검색 옵션
닫기
범위
전체
제목
본문
기자명
연재명
이슈명
태그
기간
전체
최근 1일
최근 1주
최근 1개월
최근 1년
직접입력
~
정렬
정확도순
최신순
오래된순

경향신문(총 69 건 검색)

세운상가 공중보행로 철거계획 확정
2024. 12. 27 10:52지역
... 문제가 제기됐다. 반면 보행량은 예측치의 11% 수준에 불과했다. 오세훈 시장은 2022년 4월21일 세운상가를 방문해 공중보행로를 걷어내고 고밀도 개발하겠다는 ‘녹지생태도심 재창조전략’을 발표하기도...
세운상가공중보행로확정철거
1109억원 들인 ‘세운상가 공중보행로’ 결국 철거 수순
2024. 09. 12 11:15사회
... 구간이 우선 철거될 전망이다. 12일 서울시는 공중보행로 일부 구간 철거 등의 내용을 담은 ‘세운상가 일대 도시재생활성화계획 변경(안)’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청회는 이달...
‘개통 2년’ 세운상가 공중보행로 철거
2024. 09. 02 21:11지역
... 활성화에도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을 반영했다는 게 서울시 측 설명이다. 세운상가 공중보행로는 세운상가와 청계상가, 진양상가 등 7개 상가의 3층을 잇는 길이 1㎞ 다리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때인...
철거세운상가대못공중보행로오세훈
오세훈 “대못” 공언한 세운상가 공중보행로…철거 수순
2024. 09. 02 16:06지역
... 활성화에도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을 반영했다는 게 서울시 측 설명이다. 세운상가 공중보행로는 세운상가와 청계상가, 진양상가 등 7개 상가의 3층을 잇는 길이 1㎞ 다리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때인...
철거세운상가대못공중보행로오세훈

스포츠경향(총 2 건 검색)

넥슨, 세운상가 장인·메이커와 협업한 2차 창작물 ‘네코제’서 공개
2018. 05. 18 14:41 생활
넥슨이 26일~27일 열리는 ‘네코제’(넥슨 콘텐츠 축제)에서 서울 세운상가와 협업한 특별 프로그램을 공개한다고 18일 밝혔다. 우선 세운상가를 대표하는 50여 년 경력의 류재용 장인이 제작한 진공관 앰프 스피커를 ‘네코제’에 전시한다. 홍초선 사운드 디자이너가 모바일게임 ‘야생의 땅: 듀랑고’ 속 음악을 재구성한 ‘게임사운드 스토리’를 류 장인의 스피커를 통해 처음 선보인다. 스피커는 진공관 오디오의 아날로그 음색과 블루투스의 편리함을 결합해 탄생했다. 행사를 방문한 관람객들은 세운상가 중정에 위치한 청음 부스에서 넥슨 게임 음악을 직접 들을 수 있다. 또 세운상가에 입점한 업체인 ‘숨끼’의 권용운 대표와 자사의 <메이플스토리>를 활용한 디자인 공예 수업을 진행한다. 원데이클래스는 사전 신청을 통해 선발된 인원을 대상으로 26일과 27일 각각 2시간씩 진행된다. 이 밖에도 넥슨은 다양한 공작 도구와 재료를 갖춘 ‘팹랩서울(제작실험실·Fabrication Laboratory)’에서 온라인게임 ‘클로저스’에 등장하는 캐릭터 ‘이세하’의 무기를 직접 만들어보는 수업도 진행한다. 지난 2015년 12월 첫 행사를 시작으로 5회째를 맞는 ‘네코제’는 유저 아티스트들이 게임의 캐릭터·음악·스토리를 활용해 제작한 2차 창작물을 교류하는 참여자 중심의 문화축제로 자리매김 했다. ‘제5회 네코제’는 서울시가 시행한 도시재생사업 ‘다시·세운 프로젝트’를 통해 활력을 되찾은 ‘세운상가’에서 열린다. ‘세운상가’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청년 창업가와 노련한 기술 장인이 협업하는 복합문화 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넥슨
넥슨, ‘제5회 네코제’ 세운상가서 5월 26일~27일 개최
2018. 04. 09 14:01 생활
넥슨이 자사 게임들의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종합 콘텐츠 페스티벌 ‘네코제;(넥슨 콘텐츠 축제)를 5월 26일~27일 서울 세운상가에서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세운상가 이번 ‘네코제’는 서울시가 시행한 도시재생사업 ‘다시 세운’ 프로젝트를 통해 활력을 되찾은 ‘세운상가’에서 열린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청년 창업가와 노련한 기술 장인이 협업하는 복합문화 공간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지난 3월 16일~4월 2일 진행된 유저 아티스트 모집엔 지원자 300여 명이 몰렸고, 만화·소설을 포함해 총 5개 분야에서 150여 명이 선발됐다. 또 별도 모집을 통해 뽑힌 아티스트 4명에게는 이달 14일 미국 LA에서 개최되는 ‘MapleStory Fest’ 참가 기회가 주어졌다. 넥슨은 ‘네코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창작 분야의 현장 전문가가 멘토링을 지원하는 ‘네코랩’과 자체브랜드(Private Brand·PB) 굿즈 및 유저들이 제작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펀딩 마켓 ‘네코장’을 운영한다. 넥슨 콘텐츠사업팀 조정현 팀장은 “서울시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창작·개발의 중심지로 자리 잡은 ‘세운상가’에서 행사를 개최하게 됐다”며 “이용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 바람직한 2차 창작 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넥슨

주간경향(총 2 건 검색)

세운상가에 소상공인 상생공간 탄생(2023. 07. 28 11:06)
2023. 07. 28 11:06 경제
ㆍ상생지식산업센터 개관…재개발 세입자 재정착 긍정적 지난 2020년 8월 서울 중구 세운지구 소상공인들이 재개발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경향신문 자료사진 지난 7월 20일 서울 중구 산림동에 있는 ‘상생지식산업센터’ 개관식이 열렸다. 상생지식산업센터는 재개발로 밀려난 세운지구 일대 소상공인들이 재정착할 수 있도록 만든 임대공간이다. 서울 중구와 종로구에 있는 세운지구에는 전기, 전자, 금속, 인쇄, 조명, 공구, 통신, 자재 등 제조업체와 유통업체가 밀집해 있다. 세운지구 일대는 현재 8개 구역, 171개 부지로 나뉘어 재개발이 진행 중이다. 소상공인들이 영업하던 오래된 건물이 철거된 자리에는 주상복합 아파트, 오피스 등 고층건물이 들어서고 있다. 상생지식산업센터는 재개발로 인해 와해할 위기에 처한 이 지역의 산업생태계를 보존하려는 소상공인과 시민사회 요구에 따라 만들어졌다. 2020년 4월 서울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산림동 상생지식산업센터 건립사업 공동사업시행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와 LH가 90억원을 투입해 세운 5-2구역 내 LH 소유 땅에 공공임대상가를 짓고, 이를 세운 재개발지구 철거 세입자들에게 우선적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현재 건물 1~5층 58개의 공공임대상가에 세운3구역 등에 있던 제조업체 일부가 입주한 상태다. 상생지식산업센터 건립은 재개발로 일터를 잃은 세입자들에게 해당 지역에 재정착할 수 있는 공공임대상가를 공급했다는 점에서 기존 정책과 차별점을 갖는다. 박은선 서울과학기술대 IT정책대학원 연구교수는 “현행 도시정비법에 따르면 재개발 사업 추진 시 임대상가를 주지 않는다. 상생지식산업센터는 도시정비법 개정을 추진하는 데 중요한 사례다”라고 말했다. 현행 도시정비법은 재개발과 관련해 임시상가 및 임대상가 설치에 관한 규정은 있으나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현실에서 거의 추진되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재개발이 진행되는 지역의 상가 세입자들은 강제퇴거를 당하면서 속절없이 일터를 잃게 된다. 인근 지역으로 이주하더라도 개발 과정에서 이미 주변 임대료가 상승하기 때문에 폐업을 선택하는 사례도 많다. 박은선 교수는 “재개발 지역에서 상업이나 제조업을 영위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영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상권과 일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개발 주체가 개발 구역 내에 임대 영업장과 재정착 과정에서 임시 영업장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법이 개정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싸워서 얻어낸 결과 상생지식산업센터는 세운지구 소상공인들이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 등 시민사회와 함께 서울시와 중구청에 끈질기게 요구해 얻어낸 결과다. 30년 넘게 세운지구에서 제조업체를 운영해온 조무호 태광정밀 대표(세운 3-2구역 비상대책위원장)는 “2018년 강제퇴거가 진행된 재개발 첫 사업장인 3-1·3-4·3-5구역의 경우 세입자들은 그냥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나는 청계천을 떠날 수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싸워서 얻어낼 건 얻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회원들을 설득하면서 서울시와 중구청을 찾아다니며 공공임대상가 설치를 요구했다”라고 말했다. 세운지구 소상공인들은 재개발에 반대하며 청계천 관수교 앞에서 1년 넘게 천막 농성을 이어가기도 했다. 홍영표 한국산업용재협회 서울지회장은 “상인들이 순번을 정해 돌아가면서 2019년 12월 7일부터 412일간 먹고 자며 농성을 이어갔다. 공공임대주택은 그 과정을 통해 얻어낸 것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세운지구 소상공인들과 시민사회가 반발하자 서울시는 도심제조업과 노포 보존 측면에서 재개발 관련 계획을 재검토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나섰다. 그 결과 2020년 3월 서울시는 세운지구 재개발로 영업기반을 잃게 된 세입자들에게 공공임대상가 700호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세운지구 세입자 재정착 비율을 60% 정도로 추산하고 이들을 위해 임시상가, 이주상가 등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또 소상공인들의 재정착을 지원하고 신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산업거점공간과 프로그램에 공공재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세운3구역 200호, 세운 5-2구역에 100호, 세운 5-1·5-3구역에 110호, 수표구역에 120호 등 모두 700호의 공공임대상가를 건립하고, 세운6구역에 서울메이커스파크·스마트앵커 등 산업거점공간도 구성하겠다고 나섰다. 이 같은 정책의 첫 결실로 상생지식산업센터가 건립됐지만, 아쉬운 점은 있다. 안근철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 활동가는 “공공임대상가의 전체수량이 부족한 부분도 있고, 또 공정특성상 수직 구조의 건물에서는 실내에서 작업이 어려운 경우도 있어 입주를 포기한 분들도 있다”라며 “세입자들을 재정착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정책이지만, 이런 부분까지 다 고려한 건물이었다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라고 말했다. 서울 중구 산림동에 위치한 상생지식산업센터 / 박송이 기자 상생지식산업센터 입주자들 사이에선 높은 임대료와 관리부실 등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 지난 4월 상생지식산업센터에 입주한 조무호 대표는 몇 가지 아쉬운 점을 토로했다. 조 대표는 “새로 지은 건물이다 보니 이전보다 2배가량 높은 임대료를 내야 하고, 관리비도 많이 나와 (여름에도) 에어컨을 끄고 지내야 하는 상황이다”라며 “아직 간판이나 안내도도 없어 LH에 건의했지만,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상생지식산업센터의 사례를 눈여겨보고 있는 인근 상인들은 높은 임대료나 업체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한 건물 구조에 우려를 나타내기도 한다. 인근 제조업체 대표는 “가게마다 차이가 있지만, 월평균 80만원의 임대료를 내고 있는데,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임대료만 오르면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그나마 해당 지자체장이 바뀌고 해당 정책에 대한 시·구의 관심이 줄어들면서 산업거점공간 계획이 재검토에 들어가는 등 정책이 축소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안근철 활동가는 “사람만 건물에 입주한다고 산업활성화가 되는 건 아니지 않나. 애초에 이 계획은 서울시의 의지로 시작된 정책이고 LH는 큰 관심이 없던 것으로 안다”라며 “LH의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는 서울시의 적극적인 의지가 필요한데 시장이 바뀌면서 이전 정책에 대해 서울시가 관심을 놓아버린 측면이 있다. 거점공간 등 재개발로 위축된 이 지역 산업생태계를 복원한다는 계획도 불투명한 상태다”라고 말했다. 산업생태계 위축 2021년 11월 오세훈 서울시장은 “8월 초쯤 세운상가 위에 올라가 종로2가와 청계천을 보며, 분노의 눈물을 흘렸다”며 “저렇게 10년간 방치될 수밖에 없었던 도시행정을 한 서울시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말문이 막혔다”고 말했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 재임 당시인 2006년 세운 상가 일대를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하고 2009년 이 구역을 통합개발하는 재정비촉진계획을 수립했다. 박원순 시장 때는 주변 8개 구역을 171개 구역으로 분할하는 소규모 개발 계획으로 바꿨다. 현재 서울시는 세운상가를 철거하고 종묘와 남산을 잇는 1㎞의 녹지축을 만들며 주변에 초고층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안근철 활동가는 “초고층 건물의 경우 용도 면에서 산업용이 아니라 주거용이나 업무공간일 텐데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라며 “결국 외곽으로 나가거나 폐업하는 분들이 지금보다 더 많아질 것이다”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세운지구는 한국전쟁 직후부터 기계, 공구, 전기, 전자 등 상가가 형성된 곳이다. 자연스럽게 업종 간에 유기적으로 연결된 산업생태계가 만들어졌다. 2019년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가 세운3구역, 수표지구 500여 점포 중 321곳을 대상으로 벌인 ‘지역 기초조사 및 산업연계성 설문조사’에 따르면 세운지구 일대 입정동·산림동·장사동의 제조업체와 공구 도매업체, 수리업체 등이 유기적이고 수평적으로 얽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기술자가 서로 일을 나누거나 중간 매니저 역할을 하는 등 수평적 협력 관계로 협업 중이다. 재개발되면서 기존 상인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산업생태계도 와해하고 있다. 조무호 대표는 “이주한 상인들은 주로 영등포나 파주, 남양주 등으로 간 것으로 알고 있다. 아예 사업을 접은 사람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홍영표 지회장은 “공구 쪽 유통하는 업체를 1000여개로 추산하는데, 그중 10% 정도만 청계천에 남아 있다고 본다. 지금 연락이 안 되는 분들도 적지 않은데, 20%는 폐업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구도 여러 분야다 보니 뚫고 자르는 기술, 용접하는 기술 등 다 전문화돼 따로 있다. 이것이 모여 생태계가 만들어졌다”라며 “인쇄, 공구, 방산시장 등 사실 이 일대 도심제조업이 다 연결돼 있다. 인쇄소 물건이나 기계가 고장 나면 우리에게 부속을 사가기도 하고 가서 수리해주기도 한다. 우리가 인쇄를 의뢰하기도 한다. 도심 산업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 결과 오랜 시간 자연스럽게 구축돼왔던 산업생태계 효과가 사라지고 있다. 박은선 교수는 “과거에는 이 지역에서 하루 정도면 완성됐던 공정이 아예 안 되는 사례도 많다. CNC 공정이나 주물공장이 많이 사라지면서 청계천에서 1~2일이면 끝났던 공정이 문래동이나 파주 등으로 택배를 보내고 다시 받으면서 3~4일 이상 걸리는 경우도 많아졌다”며 “정확하게 비용을 환산할 수는 없지만 피해는 여기를 이용하는 이용자들에게 다 돌아가는 셈이다”라고 말했다.
[한국 테크노 컬처 연대기](19) 뭐든지 다 만드는 세운상가, 그 오래된 미래(2016. 05. 10 16:31)
2016. 05. 10 16:31 문화/과학
점차 일거리가 줄어들어 상가 전체의 분위기가 꺾인 것이 오늘날 세운상가의 현실이다. 경제적 가치가 약해졌다면 세운상가의 문화적 가치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1994년은 세운상가와 관련해 나쁜 소문만 가득한 해였다. 지존파를 돕던 브로커 이주현은 세운상가 근처 선반가게에서 칼날이 든 등산용 지팡이 8개를 주문 제작하고, 근처 고가도로 노점을 통해 무전기와 가스총 등을 구입했다. 지존파는 이렇게 전달받은 무기를 가지고 극악한 범죄를 실행에 옮겼다. 또한 포르노가 유통되는 주요한 채널이 세운상가였는데, 고객 중 선원들이 많아 그들이 권총을 구입할 수 있는 루트를 주선해주기도 했다. 세운상가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던 이주현은 이 경험을 가지고 부산에 내려가 총까지 구입하려 했다고 하니 만약 성공했다면 지존파는 결코 순순히 투항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건 이후 청계천에서의 무기 암거래는 공공연한 사실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같은 해 발생한 국제종교문제연구소장 탁명환씨 살인사건의 범인 임모씨는 세운상가에서 구입한 군용 특수 건전지를 이용해 사제폭탄을 만들어 탁씨를 암살하는 방법을 연구했었다. 시민들은 작은 범죄조직이 불법적인 무기를 그렇게 쉽게 소유할 수 있었다는 것에 놀랐다. 당시 세운상가는 작은 전자제품에서부터 현금인출기, 조명공사 부품, 컴퓨터 PCB, 의료용 기계 등 거의 모든 기계를 수리하거나 그 부품을 조달할 수 있었다. 게다가 미처 국내에 들여오지 못한 외국의 신제품을 신속히 유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국내 유일무이한 제작 판매 공간이었다. 사건 이후로 위험하다는 이미지 때문에 세운상가 일대의 손님이 잠시 끊겼다. 자체적으로 상가문화를 정화하려고 노력해 온 상인들 입장에서는 억울한 일이었다. 세운상가 최근 풍경 / 윤주혜 작가 제공 선풍기 처음 만든 한국 가전제품의 역사 배종호씨(범진정밀·64·2010)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선풍기를 처음 선보인 것은 신일산업이 아니라 세운상가의 제작자들이었다고 한다. 대량 제작할 형편은 안 되었지만, 철판으로 밑판을 깎고, 자동타이머와 작은 모터를 조립해 선풍기를 만들어 공급했다. KS규격 문제 때문에 더 이상 영세사업체에서 제작할 수 없었던 것뿐, 성능은 충분히 발휘되는 제품이었다. 그는 이러한 세운상가의 개발 노하우가 대기업으로 흡수되어 간 것이 한국 가전제품의 역사라고 증언한다. 한편 윤태응씨(서일콘넥터·81·2010)는 원자력발전소에 세운상가의 기술자들이 가서 전압기를 설치해 주며, 되레 한 수 가르쳐준 것을 기억한다. 원자력연구소 사람들이 이론적으로 설계를 해가지고 왔지만 정작 실제로 설치할 미군부대 부품들의 특성은 알지 못했고, 그들의 설계대로 조립하면 제 성능이 나오지 않을 터였다. 여기서 세운상가 기술자들의 힘이 빛을 발하게 된다. 그들은 경험으로 다져진 자신들만의 노하우로 재설계를 했고, 전압기를 성공적으로 설치했다. (, 서울역사박물관. 2010. 28쪽) 이 같은 숙련공과 기술자들의 활약이 “부품만 있으면 인공위성도 만든다”는 신화를 만들어냈다. 무엇이든 구하고 만들 수 있다는 세운상가의 기술력은 항상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 있었다. 당초 주상복합아파트로 당시 첨단 건물 없는 것이 없고, 못 만드는 것이 없는 세운상가는 누가 기획한 것일까? 세운상가 건설 취지는 기술제작자들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세운상가는 당초 주상복합아파트로 기획되었다. 서울 시내에 미래지향적이고 모범적인 상업주거 형태를 선보이기 위해 당시 서울시장 김현옥이 밀어붙이고, 건축가 김수근이 디자인했다. 서울 대개조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다. 1968년 건설 당시 조감사진을 보면 낙후한 주변부에 위용을 자랑하듯이 도드라지게 서 있는 건물을 볼 수 있다. 통상 세운상가로 불리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세운, 청계, 삼풍, 신성 등 4개의 상가로 구분된다. 종묘입구에서 청계천 3가, 을지로 3가, 진흥로를 거쳐, 퇴계로 3가까지 뻗치는 폭 50m 1만3708평의 거대한 건물이었다. 연속적 보행몰 조성을 위한 보행데크, 1층의 주차와 3층의 보행공간을 분리하는 혁신적인 디자인, 5층 주거공간 내 아트리움 등 60년대 서울 안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첨단의 건물이었다. 하지만 실제 운용해보니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었다. 서울 시내 차가 2만대도 안 되던 시절, 1층을 고스란히 주차공간으로 사용한다는 발상은 시기상조였고, 때문에 1층에는 상가가 빼곡히 들어섰다. 덕분에 3층 보행몰에는 애초 계획했던 것보다 사람들 발길이 뜸했고, 보·차분리 디자인은 실패하고 만다. 건물 내 아트리움은 실은 온도조절을 위한 복잡한 장치가 없는 상태에서 밀폐된 실내에 채광만 가능케 한 것으로 그리 안락함을 주지 못했다. 개장한 지 몇 달도 안 되어 화재사고가 나는가 하면, 건물 내 시설 미비에 대한 시비가 끝없이 일어났다. 게다가 상가 내 유흥업소가 많아지자 거주자들은 단지 내 교육여건이 나쁘다는 결론을 내렸다. 세운상가는 주거용으로는 시설과 환경 모두 부적합했던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자연스럽게 거주자들이 빠져나가고 그 자리는 업무용 공간으로 변경됐다. (위)세운상가 광고(, 1999. 12. 8. 29면) (아래)‘도심 가로지른 괴물빌딩’(, 1980. 4. 7. 7면) 세운상가 1층은 짐차들이 불법주차를 상습적으로 하고 있어 주변 교통상황을 악화시켜 큰 골칫거리였다. 게다가 종로, 을지로, 충무로 등 서울의 주요 장소를 직선으로 관통하고 있어 그 배치 때문에 흉물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물자가 귀하던 시절이니, 고장이 나면 고쳐 쓰는 일이 많았기에 상인들은 유통과 수리업을 같이 할 수밖에 없었다. 외국의 새 제품을 수리하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빨리 뜯어봐야 했고, 이 경험이 수리업자들에게 기술적 노하우를 얻도록 만들었다. 새로 얻은 수리기술이 쌓여 비슷하게 모방할 수 있는 실력이 되면서 독자적인 제품들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이 같은 수리→기술습득→자가 생산의 루트는 그 역사성이 있었다. 세운상가가 있기 전 청계천에는 주로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물자를 수리해서 재판매하던 고물시장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있었다. 여러 중고물건의 부품을 교차해서 성능이 발휘되는 제품을 하나 만드는 방식이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케이스 갈이 시계였다. A사의 케이스와 B사와 C사의 무브먼트를 혼합해 세상에 없는 시계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부품이 귀했기에 선택할 수밖에 없는 수리방법이었다. 이러한 경향 속에서 세운상가는 자연스럽게 유통업체와 수리·제작업체가 공존하는 문화로 발전해 나갔다. 물건의 부족에서 기인하는 수리업의 발달과 이에 따라 익히게 된 역설계(reverse engineering) 학습이 자산이 되어 세운상가의 기술자들을 만들어냈다. 애플2의 카피모델을 국내 최초로 만든 곳도 세운상가였다. 세운상가의 설계를 맡았던 윤승준은 세운상가 건설의 기획이 애초 낙후한 서울시에 영향을 줘서 상가 주변부가 같이 발전할 것을 기대했다고 한다. 그런데 웬일인지 상가 주변은 아무런 변화가 없었고 1980년대 이후에는 재개발지구로 묶여버려 결국 세운상가가 ‘서울의 벽’처럼 흉측하게 남아버렸다고 판단한다.(, 서울역사박물관, 2010. 65쪽) 실패한 기획이라는 말이다. 건물의 외관만 보면 그의 말이 맞다. 하지만 이러한 평가에는 세운상가가 전후 한국의 독특한 테크놀로지 문화를 창조적으로 계승했다는 점이 간과되어 있다. 오래된 가게에 새로 그려진 벽화. 세운상가 건물에 젊은 아티스트들이 접속해 새로운 바람을 넣고 있다. / 윤주혜 작가 제공 각 공정단위 협업 가능한 독특한 시스템 주거용도의 성격이 사라지자 세운상가는 독특한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공장이 되었다. 도심 속 가정식 공장이 가지는 한계, 즉 협소한 사업장과 제한적 기술이 각 공정단위들 간의 협업을 자연스럽게 유도했다. 주문자의 요구가 들어오면 필요한 각 공정에 최적화된 협업단위를 그때그때 구성한다. 납품가격과 기술적 난이도 같은 어려움들은 이 구성체에서 공동으로 협의해 해결해 나간다. 이러한 관계가 자주 반복되면 소위 길드 같은 소규모 공동체가 구축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냉동기 밸브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주물→단조→압연→압출→선반가공→밀링가공→용접→조립→누수실험→도장 등의 복잡한 단계가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을 공간적 제약과 기술적 제약 때문에 한 가게에서 할 수가 없다. 당연히 적당한 파트너와 협력관계를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하나의 건물 안에서 각 공정별 결과물이 신속히 배달·운송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큰 이익이었다. 거리가 멀수록 물건의 배송 및 파손 등에 대한 위험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는 작업속도를 높이고 제품불량률을 낮추는 효과를 낳는다. 그래서 무거운 짐 배달에 용이하게 개량된 삼발 오토바이는 세운상가의 상징이다. 물론 도시 외곽의 공장으로 가면 이 모든 공정을 한번에 할 수 있지만, 다양한 주문에 유연하게 대응하기가 어렵다. 현재 전자분야는 용산이나 강변 등에, 기계금속분야는 구로나 시흥 등에 그 기능을 많이 뺏겼지만, 논스톱으로 모든 공정을 시동할 수 있는 곳으로서 세운상가의 쓸모는 여전히 유효하다. 이를 두고 김용창은 도심부형 소기업 클러스터(네트워크 경제)의 원조라고 평가했다.(, 서울대 지리학 박사학위 논문, 1997) 금속가공공장에서 일했던 한 기술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혼자 할 수 있는 건 작은 거고, 협력하지 않으면 할 수 없지. 왜 바닷가에 모래알 같은 거 있잖아. 멀리서 보면 하나 같지만 가까이에서 자세히 보면 다 다르다고. 청계천도 마찬가지야, 청계천도 청계천이라고 하는 큰 곳으로 보일 뿐이지 자세히 보면 개개인이 다 달라요. 협력하지 않으면 안 돼.”(, 서울역사박물관, 2010. 115쪽) 점차 일거리가 줄어들어 상가 전체의 분위기가 꺾인 것이 오늘날 세운상가의 현실이다. 경제적 가치가 약해졌다면 세운상가의 문화적 가치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도 2015년 서울시가 세운상가에 대한 도시재생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러한 문제를 고민할 기회와 여유가 생겼다. 한국 첫 우주인 후보였던 고산씨는 이러한 세운상가의 가능성을 높게 쳐 사무실을 세운상가 내에 개설했다. 그는 작은 부품 하나도 찾기 쉽고, 숙련자에게 관련 충고도 곧바로 들을 수 있는 시스템은 세운상가가 유일하며, 이 장점을 살려 공생한다면 자신과 같은 벤처기업인도 세운상가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젊은이들로 구성된 문화기획팀 ‘세운공공’은 세운상가의 오래된 음향기기를 이용해 같이 즐기는 음감회()와 세운상가 내 장인을 찾아 추억의 기계들을 수리하는 이벤트() 등 다양한 방법으로 상가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만약 도시가 인간의 몸이라면, 세운상가는 잘못 절개된 외과수술 자국이다. 이 흉터를 없애는 것도 방법이지만, 이미 새 살과 엉켜 몸의 일부가 된 자국과 함께 살아가는 것도 또 다른 방법이다. 세운상가의 역설계 기술자와 숙련공들의 네트워크 및 경험지(經驗知)는 매우 소중한 자산이다. 이를 잘 활용한다면 시민 스스로 디자인하고 무언가 만들어내는 학습장을 발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획득하는 시민기술은 시민과학으로 나가는 첫 단추가 된다. DIY Maker 문화나 3D 프린터처럼 새롭게 떠오르는 손재주 문화는 세운상가 기술자들의 자산을 전통으로 이어받아 마땅하다.
한국 테크노 컬처 연대기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