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5,192 건 검색)
- 작년 K수출 6838억달러 ‘역대 최대’에도…웃을 수 없는 까닭
- 2025. 01. 01 20:48경제
- ... 설명했다. 세계무역기구(WTO) 통계 기준으로 한국은 1년 만에 수출국 순위 8위에서 6위로 올라섰다. 자동차 수출은 전년과 유사한 수준인 708억달러로 집계됐다. 선박은 2021년 높은 가격에 수주한...
- 한국 수출 웃을 수만은 없다…트럼프 2기 출범 등 불확실성 산적
- 2025. 01. 01 16:32경제
- ... 설명했다. 세계무역기구(WTO) 통계 기준으로 한국은 1년 만에 수출국 순위 8위에서 6위로 올라섰다. 자동차 수출은 전년과 유사한 수준인 708억달러를 기록했다. 선박은 2021년 높은 가격에 수주한...
- 반도체 호실적에 작년 수출 6838억달러 ‘역대 최대’
- 2025. 01. 01 10:25경제
- ... 기존 최대 실적인 2022년(1292억달러) 기록을 뛰어넘었다. 지난해 분기별 월평균 반도체 수출액은 1분기 103억달러, 2분기 116억달러, 3분기 122억달러, 4분기 132억달러를 나타냈다. 산업부는...
- [신년 여론조사] 트럼프와 정상외교 현안은 ‘수출과 관세’…‘일본에 과거사 문제 제기해야’ 우세
- 2024. 12. 31 14:04정치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외교에서 가장 중점을 둬야 하는 현안’을 물은 결과 37%가 ‘수출과 관세’를 꼽았다. ‘한·미동맹 강화’(29%)를 꼽은 답변보다 8%포인트 높았다. 국내 경기 불황과...
- 2025 신년기획
스포츠경향(총 585 건 검색)
- 제이제이글로벌그룹, 베트남·태국에 ‘이츠비 레이샷’ 수출 계약 체결
- 2024. 12. 26 15:58 생활
- GS25, 인천공항면세점 등에 입점 제이제이글로벌그룹이 베트남과 태국에 자사 ‘이츠비 레이샷(IT’S BE RAY SHOT)’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이츠비 레이샷’은 피부 개선을 목적으로 개발된 스피큘 세럼으로, 천연 미세 바늘을 활용해 피부에 미세한 자극을 주어 유효 성분의 흡수를 높이는 기능성 화장품이다. 이 제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미백과 주름 개선의 2중 기능성을 인증받았다. 이츠비 레이샷 브라이트닝 익스트림(왼쪽)과 이츠비 레이샷 부스팅 세럼 스탠다드. 제이제이글로벌그룹은 ‘이츠비 레이샷’을 국내 주요 편의점 체인 GS25와 인천공항 면세점에 납품했으며, 베트남과 태국에 각각 10만 개씩 수출 계약을 맺으며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태국과 베트남 시장 진출은 동남아시아 K-뷰티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제이제이글로벌그룹의 글로벌 확장 전략의 일환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를 통해 현지 유통 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제이제이글로벌그룹은 동남아시아 시장이 SNS와 인플루언서 바이럴 마케팅의 영향력이 큰 지역이라는 점에 주목해, 현지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맞춤형 홍보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브랜드 신뢰도와 제품 인지도를 높이며, K-뷰티의 동남아시아 확산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제이제이글로벌 임하준 대표는 “10여년간 미디어 커머스 사업을 추진해 온 경험이 ‘이츠비 레이샷’에 녹아 있다”며, “2025년에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에서 전시회 및 콘서트 개최, 영상 프로그램 제작 협력 등 차별화된 콘텐츠 기반 마케팅으로 제이제이글로벌그룹만의 ‘이츠비’ 브랜드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이제이글로벌그룹은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발판으로 일본과 중국의 MCN사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일본과 중국 시장을 대상으로 2025년까지 ‘이츠비 레이샷’ 1억 파우치 이상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 ‘넷플릭스 파워’ 유통업계 흔들어 GS리테일 올해 수출액 9백만불 “1위는 넷플릭스 협업 상품”
- 2024. 12. 26 10:29 생활
- ‘넷플릭스 파워’가 식음료 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새로운 소비 트렌드의 탄생으로도 엿볼 수 있는데 최근엔 넷플릭스와 콜라보한 ‘IP’제품들이 국내 간편식, 식탁까지 오르고 있다. 홍콩 파크앤샵에 진출한 GS리테일X넷플릭스 IP 제휴 상품 이는 콘텐츠 스트리밍의 선두주자 넷플릭스가 드라마와 영화를 넘어, 우리 식생활 분야에서 협업상품들이 다양해 지고 있어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속 음식이 단순한 배경이 아닌, 하나의 문화 아이콘으로 떠오르면서 식음료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GS리테일이 올해 수출 실적 9백만 불을 넘어 글로벌 수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해외 수출 실적은 2017년 2억 원을 시작으로 매년 증가해 2020년 ‘300만 불 수출의 탑’ 수상, 2022년 ‘700만 불 수출의 탑’ 수상한 바 있다. 올해 실적으로 GS리테일은 수출 첫해 대비 65배 이상 신장한 성과를 거둔 것은 물론 7년 만에 1천만 불 돌파를 목전에 두게 됐다. GS리테일 분석 결과, 국내외에서 소비 트렌드를 고려해 시장에 진입하는 ‘현지화 전략 다양화’를 세웠던 부분도 주효했다. 실제 2017년 40여 종에 불과하던 수출품목은 올해 기준 600여 종에 달하며 수출 대상국은 유럽, 북미,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등 30여 개다. 올해는 K 콘텐츠 열풍으로 넷플릭스 IP 제휴 상품 10여 종이 200만 불 수출 성과를 달성하며, 전체 수출 실적 1위에 올랐다. 특히 ‘오징어 게임’ 시즌2 공개를 앞두고 달고나, 에너지드링크 등 관련 상품을 앞세워 미국이나 호주에 위치한 다양한 유통 채널로까지 판로를 확장했다. GS리테일로서는 넷플릭스와 협업으로 수출 저변을 확대하고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이처럼 넷플릭스와 식음료 브랜드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상품이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영향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식음료 업체들은 넷플릭스와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 나갈 전망이다. 박지환 GS리테일 수출입MD팀장은 “이번 성과는 GS리테일이 다년간 수출사업을 통해 쌓아온 노하우를 기반으로 수출 활로를 개척한데에 따른 결과”라며 “우수 상품을 더 많이 수출해 K 편의점 위상을 전세계에 알리고 나아가 해외 시장 판로 개척으로 중소협력업체와 상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 ㈜원강, 2024 부산무역의 날에서 300만불 수출의 탑 수상
- 2024. 12. 13 17:54 생활
- ㈜원강 (좌)회장 강낙준과 (우)대표 강태영이 300만불 수출의탑 수상. 시대제공|㈜원강 주식회사 원강(대표 강태영)은 지난 12월 11일 한국무역협회가 주관한 2024 부산무역의 날 전수식에서 3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탁월한 성과를 입증했다. 이는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품질 혁신을 통해 이룬 원강의 성과로, 전 세계 17개국에 주요 제품을 수출하며 국내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인 공로를 인정받은 결과다. 원강은 이어서 bauma CONEXPO INDIA 2024전시회에 참가하여 글로벌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BC Cutter Teeth, BCF Gearbox, Mud Pump 등 주력 제품을 선보이며 인도 시장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고객들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 강태영 대표는 “300만불 수출의 탑 수상은 원강 임직원 모두가 이뤄낸 값진 결실이며, 이번 인도 바우마 전시회를 통해 글로벌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며 “앞으로도 주식회사 원강은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품질 혁신으로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에서의 선도적인 역할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인도 바우마 전시회 출품하여 (우)허엽 연구소장이 고객과 상담하고있다. 사진제공|㈜원강 서울 강서구 마곡에 위치한 ㈜원강의 Total Foundation R&D Center(연구소장 허엽)에서는 연구 개발을 통해 최상의 품질을 제공하고 있다. 건설기술연구원의 수요&패밀리 기업으로 함께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원강(WONKANG ROADBIT)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특허 6건과 국내상표권 2건, 국외 상표권 3건을 취득했으며, ISO 9001, 14001, 45001 인증으로 국제 표준에 부합하는 품질 관리 체계를 갖추고 있다. 그 외 국제 건설장비 해외전시회 BAUMA, CONEXPO 등 다수 전시회에 출품을 하고 있다. 24년에는 벤처기업협회로부터 우수벤처기업으로 선정되었으며, 부산시 대표기업 브라이트클럽 회원의 자격을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23년 수출 200만불탑 수상에 이어 24년에는 300만불탑을 수상할 예정이다. 또한, 자매사인 원강초경, ㈜유진이렉션개발산업과의 협력을 통해 고객에게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혁신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다. 주식회사 원강 강태영 대표는 “이번 신규 장비 도입을 통해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설비 투자와 기술 개발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고맙다, 반도체·차 수출’ 호조, 10월 98억달러 ‘흑자’
- 2024. 12. 06 10:36 생활
- 반도체·차 수출 호조에 10월 98억달러 경상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업계에선 계엄 사태 이후, 환율이 올랐지만, 경상수지 방향성 흐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자동차 등의 수출 호조와 함께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여섯 달째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다만 석유제품 등 비(非) 정보기술(IT) 제품의 수출 감소 등에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줄었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경상수지는 97억8천만달러(약 13조8천500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4월 외국인 배당 증가 등으로 1년 만에 적자(-2억9천만달러)를 낸 뒤 5월(89억2천만달러)·6월(125억6천만달러)·7월(89억7천만달러)·8월(65억2천만달러)·9월(109억4천만달러)에 이어 6개월 연속 흑자다. 흑자액은 작년 10월(74억4천만달러)보다 많지만, 9월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해마다 10월끼리만 비교하면 역대 3위 기록이다. 1∼10월 누적 경상수지는 742억4천만달러 흑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241억8천만달러)보다 500억6천만달러나 늘었다. 10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81억2천만달러)가 작년 4월 이후 19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했다. 하지만 흑자 규모는 9월(104억9천만달러)과 비교해 23억7천만달러 줄었다. 수출(600억8천만달러)이 1년 전보다 4.0% 늘었다. 지난해 10월 1년 2개월 만에 전년 동월 대비 반등한 뒤 열세 달째 증가세가 이어졌다. 품목 중에서는 통관 기준으로 반도체(39.8%)·철강제품(6.8%)·승용차(5.2%)·정보통신기기(5.2%)가 늘었고, 지역별로는 중국(10.8%)·동남아(7.7%)·EU(5.7%)·미국(3.4%) 등으로의 수출이 호조를 보였다. 하지만 석유제품(-34.5%)·기계류 및 정밀기기(-4.2%) 등은 뒷걸음쳤다. 수입(519억6천만달러)은 0.7% 줄었다. 원유(-17.9%)·석유제품(-13.3%)·석탄(-9.5%)·화학공업제품(-6.7%) 등 원자재 수입이 4.7% 감소한 데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반대로 반도체 제조장비(48.6%)·반도체(18.2%)·정밀기기(3.3%) 등 자본재 수입은 7.5% 늘고, 귀금속·보석류(72.9%)와 직접 소비재(15.1%)를 비롯한 소비재 수입도 8.8% 증가했다. 서비스수지는 17억3천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적자 규모가 전월(-22억4천만달러)보다는 작지만, 작년 동월(-12억8천만달러)과 비교하면 오히려 커졌다. 서비스수지 가운데 여행수지는 4억8천만달러 적자였다. 중국 국경절 연휴 등의 영향으로 여행 수입이 늘어 적자가 9월(-9억4천만달러)보다 줄었다. 운송수지는 컨테이너선 운임 하락 등에 9월 4억달러 흑자에서 10월 2억3천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34억5천만달러로 9월(30억9천만달러)보다 늘었다. 배당소득 수지(24억9천만달러)가 전월(25억8천만달러)과 비슷한 규모로 흑자를 유지했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10월 중 129억8천만달러 불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2억8천만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22억5천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채권을 중심으로 29억1천만달러 늘고 외국인의 국내 투자도 채권 위주로 12억달러 증가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올해 경상수지 전망치(900억달러) 달성 가능성에 대해 “10월까지 누적 흑자가 742억달러인데, 11월 통관 기준 수출입 수치 등으로 미뤄 연간 전망치에 부합하는 흑자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답했다. 아울러 “내년 전망치(800억달러)의 경우,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더라도 수입 역시 국제 유가 하락 등으로 증가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달성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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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찬의 실용재정](30)수출주도 모형의 한계(2023. 10. 13 11:06)
- 2023. 10. 13 11:06 경제
- 지난 9월 2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 연합뉴스 우리 경제는 수출주도 모형을 통해 발전했고, 발전동력의 큰 부분을 여전히 수출에서 얻고 있다. 2022년 한국의 수출의존도는 45%에 달했다. 수출과 수입을 합한 수출입의존도는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2022년 102.0%로 전년도인 2021년의 85.3%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30여년 전인 1990년의 53.0%에 비하면 두 배 수준이 된 셈이다. 수출의존 비중이 높으면 대외경제 여건 변화에 따라 부침이 커서 안정적인 경제운영이 어렵다. 한국경제의 규모와 수준을 반영할 때 우리가 향후에도 이러한 방식으로 계속 발전해 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우리는 이 모형에 내재하는 한계와 리스크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하며, 이 모형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획과 로드맵을 준비하고 실행해 나가야 한다. 탈글로벌화가 주는 메시지 경제의 글로벌화가 당연시되던 시기에 수출주도형 발전모형을 추구하던 일본, 독일, 한국, 중국 등과 같은 제조업 중심 국가들은 세계 수요를 겨냥해 생산했다. 한국은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에서 타의에 의해 자본시장을 열게 됐고, 이후 개방경제에 잘 적응했다. 한국은 대중 수출을 중심으로 한 구조적 흑자를 실현했다. 하지만 중국의 자국 기업들이 수출완제품에 필요한 부품을 하나둘 자체 생산해내기 시작하면서 한국경제의 구조적 흑자는 향후 재현이 불가능하게 됐다. 구조적 흑자는 특정한 시기에만 가능했던 것으로 영원히 갈 수 없는 성격이었다. 코로나19 위기 이후 세계는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새로운 개념에 직면하게 됐다. 중국 기업과 생산품의 규모나 질이 크게 향상됐다. 이에 패권적 위치로 중국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으려는 미국은 유럽연합(EU)과 동아시아 동맹국들을 중국과의 공급망 사슬에서 (특히 반도체 등 핵심재화에 대해) 떼어 놓으려는 강한 시도를 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겪으면서 독일을 비롯한 유럽국가들의 에너지 대외 의존에 대한 경각심과 위기의식은 그 이상 높을 수 없었다. 주요국가들은 에너지, 식량, 수자원이나 반도체 등 핵심재화에 대해 발생 가능한 모든 상황에 대비한 대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탈글로벌화가 세계경제의 새로운 성격을 설명하는 중요한 키워드가 됐다. 탈글로벌화가 한국경제에 주는 의미는 명확하다. 몇몇 주력 업종에 의존하는 수출주도형 경제는 향후 지속가능하지 않다. 한국의 수출 주력 업종인 반도체나 2차전지와 같은 재화에 대해 경제 규모가 큰 모든 국가가 사활을 건다. 미국은 해외기업들에 보조금을 제시하며 반도체와 전지의 미국 내 투자와 생산을 추진 중이다. 최근 독일도 미국의 인텔과 대만의 TSMC에 막대한 액수의 지원금을 주면서 자국 내에 반도체 생산기지를 만들기로 했다. 우리 기업들이 이들 국가로 진출해 생산을 계속하고 경쟁력을 유지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투자와 고용, 기술개발은 해외에서 이루어지게 된다. 지난 10월 3일 수출중소기업 현장 방문에 나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서울 금천구 고려기연을 찾아 이원태 대표의 설명을 들으며 제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 연합뉴스 우리의 수출주도 경제가 다른 제조업 강국들과 비교할 때 얼마나 허약한 기반 위에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국의 수출의존도는 네덜란드와 독일에 이어서 주요 20개국(G20) 국가 중 세 번째로 높다. 그런데 네덜란드와 독일은 EU라는 거대한 단일시장에 속하는 국가들이다. 독일이 네덜란드에 파는 재화나 네덜란드가 독일에 제공하는 서비스는 수출로 통계에 잡히지만, 독일과 네덜란드는 (유로라는 동일한 화폐적 기반을 가지고 역내 모든 기업에 무차별이 제도적으로 보장된) EU라는 단일시장에 같이 속해 있다. 단일시장 내 거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우리 경제 여건과는 크게 다르다. 대외 여건의 부침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얘기다. 아시아의 제조업 강국들로 눈을 돌리면 중국은 수출의존도가 우리의 절반 수준이며, 일본은 그보다 더 낮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중국은 경제발전의 초점을 수출보다 내수시장에 주력하는 전략을 택했다. 중국의 가장 큰 장점인 많은 인구를 통해 내수경제를 활성화시켰다.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릴 만큼 대외수출이 많은 중국이지만, 성장은 내수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것이다. 그러면서도 일대일로 정책을 통해 중동과 동유럽 그리고 아프리카 국가들을 자신의 경제영역에 묶어두려는 작업에도 몰두하고 있다. 일본은 오랜기간 동남아 국가들에 공을 들였다. 중국과 일본은 내수 그 자체의 규모도 우리보다 수배 이상 크다. 세계 주요국가들을 둘러볼 때 우리와 같이 수출에만 매몰돼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사례는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수출주도 경제의 리스크와 한계를 의식했으면서도 그 경로에서 벗어나게 될 때 발생할 결과에 대한 불안으로 탈출의 준비를 시작하지도 못했다. 반도체 수출액 한 종목이 대폭 줄자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지고 경제 전체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정부는 반도체 등 핵심전략산업에 더 지원하겠다고 하지만 지금까지 국가적 지원이 부족했던 것은 아니다. 몇몇 효자 종목의 수출에 의존해 경제를 운영하는 한국의 방식이 세계경제의 변화된 구조와 이제 더 이상 맞지 않게 됐을 뿐이다. 수출주도형 모델은 시효가 지났다.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 내수시장을 키워야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불리함을 상쇄할 수 있어야 한다. 국가 미래를 위한 단일시장 구상 유럽의 개별국가들에 EU라는 조직과 단일시장은 커다란 제약을 의미하므로 회원국들이 수용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공동의 시장을 마련하면서 규모의 경제에 도달하는 것이 국제적인 경쟁에서 의미 있는 존재로 남기 위한 유일한 선택지로 보았기 때문에 그렇게 어려운 선택을 했을 것이다. EU 단일시장을 주도하는 독일과 프랑스는 역사적으로 힘든 전쟁을 수없이 겪었다. 감정적으로는 그 이상 나쁠 수가 없는 이웃이었다. 우리와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이웃은 일본과 중국이다. 우리의 과거사나 국민감정도 극복하기 어려운 관계다. 한편 달리 생각하면 이미 우리는 양 국가와 밀접한 경제 관계에 있고, 이 두 국가는 각각 크고 강력한 경제권을 구성하고 있다. 이들 국가와 우리 사이에서 투자와 교역은 거의 장벽 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단일시장은 이를 더 밀접한 관계로 발전시키는 일이다. 장벽 없는 투자와 교역을 불가역적으로 만드는 것, 통화정책의 공조, 공동으로 국가들이 연구개발사업을 수행하고 결과를 공유하는 것, 각급 학교의 학위나 각종 면허를 서로 인정하면서 인적자원의 이동을 자유롭게 하는 것 등은 단일시장에 속한 국가들이 합의해 이행하면서 상호혜택을 볼 수 있는 범주의 일이다. 단일시장은 역사와 정치적 진영의 문제로 다툴 일은 다투더라도 그로 인해 경제적 교류와 협력이 방해받거나 멈추게 되지 않도록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단일시장이 만들어지고 공고해지면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도 경제적 피해를 우려하지 않으면서 더 자유롭게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세대에 대한 책임을 생각한다면 향후 100년을 위한 선택으로 단일시장을 숙고할 필요가 있다.
- 김유찬의 실용재정
- ‘수출 악재’에도 목표치 올려 잡은 이유(2023. 03. 03 11:28)
- 2023. 03. 03 11:28 경제
- ㆍ정부, 대중국 수출 부진 심화 불구 하반기 반등 기대감 6850억달러(약 890조원). 정부가 제시한 올해 수출 목표치다. 지난해 12월 예상치보다 무려 4.7%포인트 높다. 2~3개월 사이 대내외 여건이 더 나빠졌음에도 수출 목표치를 높인 이유는 뭘까. 정부는 올해 한국 경제가 상반기에 바닥을 찍고 하반기에 반등할 것으로 본다. 전망의 주요 배경은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와 반도체 경기 회복 등에 대한 기대감이다. 일각에선 리오프닝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한다.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 가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주요국 긴축 확대 등 우리 수출을 위협할 글로벌 악재도 산적해 있다. 지난 3월 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2월 수출액은 501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541억6000만달러)보다 7.5% 감소해 5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했다. / 연합뉴스 먹구름 드리운 수출 전선 글로벌 경기 침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우리 경제를 지탱해온 수출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과 반도체 업황 악화 등 악재가 겹치면서 지난해 10월(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부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올 2월 수출액은 501억달러(66조3825억원)로 1년 전(541억6000만달러)보다 7.5% 감소했다. 5개월 연속 감소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 경기는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대(對)중국 수출 부진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2월 반도체 수출액은 59억6000만달러다. 1년 전에 비해 42.5%(44억달러)나 급감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8월부터 7개월 연속 감소세다. 월별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 폭을 살펴보면 지난해 8월 7.8%, 9월 5.6%, 10월 17.4%, 11월 29.9%, 12월 29.1%, 올해 1월 44.5% 등으로 최근 감소 폭이 커졌다. 수출 비중이 60%가량인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줄면서 가격이 바닥을 치고 있고, 재고 물량은 줄지 않고 있다. D램 고정가격은 지난해 초 3.41달러에서 올해 1~2월 1.81달러까지, 낸드 고정가는 4.81달러에서 4.14달러로 각각 떨어진 상태다. 최대 교역국인 대중국 반도체 수출액(2월)도 전년 대비 39.0% 감소했다. 한국의 반도체 수출국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0.3%(2022년 기준, 홍콩 경유 포함 55.3%)로 최대 수출시장이다. 이를 반영한 2월 대중국 수출은 24.2% 쪼그라들었다. 대중 수출 감소는 지난해 6월부터 9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수출 다변화 요구가 커지면서 대안으로 급부상한 아세안 지역으로의 수출(2월, -16.1%)도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수출은 줄어든 반면 수입은 소폭 늘었다. 2월 수입은 554억달러(73조4000억원)로 전년 동월보다 3.6% 증가했다. 이에 따른 2월 무역수지는 53억달러(7조225억원) 적자로, 지난해 3월부터 12개월째 적자 행진이다. 무역적자 12개월 이상은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25년여 만이다. 반도체, 배터리, 철강, 석유화학 등 주로 중간재를 수출하는 한국은 글로벌 경기 변동에 취약한 구조다. 한국의 지난해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전년 대비 0.06%포인트 더 하락하며 2.83%로 집계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월 2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4차 수출전략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 연합뉴스 수출 목표치, 어떻게 나왔나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월 23일 “모든 외교의 중심을 경제와 수출에 놓고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겠다”고 했다. 또 정부와 민간기업, 금융기관, 관련 단체 등의 ‘원팀’을 강조하면서 6850억달러라는 연간 수출 목표치를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수출액(6836억달러) 대비 0.2% 높고,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12월 21일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서 발표한 올해 수출(통관 기준) 예상치(-4.5%)보다 훨씬 높다. 근 석 달 사이에 수출 목표치를 4.7%포인트나 올린 것이다. 무역수지 적자와 수출 둔화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이런 목표치를 내건 배경엔 ‘상저하고’ 기대가 깔려 있다. 윤 대통령이 ‘수출 사투’를 천명한 날 한국은행은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수출이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상반기에는 상품 수출이 4% 감소하지만, 하반기엔 5% 증가하면서 연간 수출은 0.5% 소폭 늘어날 것”으로 봤다. 정부 당국의 전망도 비슷하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앞서 2월 9일 발표한 ‘2023 경제전망’에서 당시 브리핑을 한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소비 감소와 수출 부진으로 경기 둔화가 심화하고 있어 상반기 (성장률) 전망치를 (1.4%에서 1.1%로) 낮췄지만, 하반기엔 중국의 리오프닝이 국내 수출에 기여하면서 경기 회복세가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2월 1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재정경제금융관 간담회에서 “향후 무역수지는 여러 변수가 작용하겠지만 1월을 지나면서 계절적 요인이 축소되고,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중국의 리오프닝이 글로벌 경기 회복 신호탄이자 우리 수출의 반등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조의윤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경쟁 사이에 끼어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주요국 긴축 등 올해 우리 수출에 미칠 악재 속에서 중국의 리오프닝은 우리 수출에 긍정적인 요인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막강한 영향력을 갖춘 중국 내수시장과 교역 여건에서 중국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우리 경제 구조를 감안하면 중국의 리오프닝은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하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19년 이미 1만달러를 돌파해 중진국 기준을 넘어섰으며 대도시인 상하이, 베이징 등은 지난해 3만달러 수준에 도달했다. 투자 규모는 중국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을 추월했으며 오는 2026년에는 격차가 약 1.7배로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 경기의 견조한 성장세도 하반기 수출 반등을 기대하는 요인이다. 이형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고물가에 대응한 긴축 기조가 지속되면 글로벌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미국 1월 소매판매가 시장 전망치를 웃돌고 중국 리오프닝과 함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을 넘기면서 글로벌 경기 반등 시기가 예상보다 더 빨라질 수 있다”고 했다. 미국의 1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3.0% 늘어난 6970억달러를 기록했고, 중국의 2월 PMI는 2012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52.6(기준 50)을 기록했다. 국내외 기관들의 전망은 엇갈린다. 한은이 2월 27일 발표한 ‘중국 리오프닝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보면 우리 경제가 긍정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은 재화 수출과 중국 관광객 유입이다. 보고서는 “재화 수출의 경우 우선 중국 내수 경기에 민감한 화학공업제품 등의 수출이 늘고 최대 2개월의 시차를 두고 휴대전화·반도체 등 IT 제품 수출이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월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리오프닝 효과 제한적” 근거는 리오프닝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은 대중국 수출 비중 감소와 중국시장의 구조 변화에 주목한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 비중은 2021년 25.3%에서 지난해 14년 만에 가장 낮은 22.8%로 하락했다. 품목별로는 여전히 반도체 수출이 1위를 차지했으나 전년 대비 수출 증가율은 2021년 22.9%에서 지난해 3.7%로 크게 둔화했다. 중국의 중간재 수요도 줄었다. 지난해 기준 전체 우리의 대중국 수출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83.6%에 달한다. 중국은 2015년 첨단 제조업 육성을 목적으로 한 ‘중국제조2025’ 전략을 통해 제조업 기술력 향상과 자체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면서, 원자재를 들여와 가공한 후 중간재로 수출하는 한국과 경쟁 관계로 전환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중국의 중간재 수입은 금융위기 이전(2001~2007년)엔 연평균 32.4% 증가하다가 금융위기 이후(2010~2021년)엔 연평균 8.9% 증가에 그쳤다. 한은도 “중국의 소비중심 회복, 재고누증 및 대외 수요 부진 등으로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국내 성장 제고 효과가 과거 평균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있으며 중국의 중간재 자급률 상승도 대중 수출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했다. 한은에 따르면 중국이 해외에서 중간재를 구입하는 글로벌 가치사슬(GVC) 후방 참여도는 2007년 23.1%에서 2021년 18.3%로 하락하는 추세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중국의 리오프닝에 따른 한국의 수출 개선 효과가 2.7%에 그칠 것으로 봤다. 이는 인도네시아(4.8%), 인도(4.2%), 태국(3.9%)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2월 23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중국 경제가 1% 성장하면 한국도 0.2~0.25% 올랐는데 이제는 그 효과가 절반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중국 리오프닝이 국제유가 상승과 국내 물가 상방압력으로 작용하는 부작용도 키울 수 있다. 수출·수입선 다변화를 강조하는 와중에 불거진 고위 당국자들의 논란성 발언이 대중 수출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예를 들면 지난해 8월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서 “중국을 통한 수출 호황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고 했고, 정재호 주중한국대사는 “기업들이 중국에 투자할 때 지정학이 주는 리스크를 정확히 파악하고 (중국에) 들어와야 한다”고 했다. 7월엔 한덕수 국무총리가 “중국 경제가 꼬라박는 수준으로 가고 있다”고도 했다. 나원준 경북대 교수는 경향신문 칼럼(올해 2월 8일)에서 “작년에 사상 최대 무역적자를 기록했지만, 그 기록이 올해 다시 깨질 듯하다”면서 “윤석열 정부가 미국의 중국 배제에 선제적으로 ‘올인’하는 정책은 경제 현실에 맞지 않다”고 했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전문위원은 “중국의 리오프닝과 경기 부양에 따른 추가 수요가 분명 있겠지만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과 중국의 자급산 비중 확대 등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 우리의 대중 수출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기업 경쟁력 제고와 수출 지원에 정부가 적극 나서는 한편 미국의 중국 견제 구도를 활용해 수출 기회를 늘리고 기술격차를 확대해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 [이기환의 Hi-story](61)신석기인들은 고래잡이하며 ‘명품 팔찌’ 수출?(2022. 12. 02 11:08)
- 2022. 12. 02 11:08 문화/과학
- 올해 최고의 화제작인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등장하는 고래가 인구에 회자했죠. 고르기 힘든 것을 골라야 할 때 남들은 “산이냐 바다냐, 짜장면이냐 짬뽕이냐, 부먹이냐 찍먹이냐”라고 했지만 우영우(박은빈 분)는 “대왕고래냐 혹등고래냐”라고 고민했죠. 특히 유명세를 탄 고래가 바로 혹등고래입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나 지하철을 타고 출근할 때 등장하는 고래죠. 부산 동삼동 패총에서는 조개로 만든 팔찌와 각종 장신구가 나왔다. 대량생산 시스템을 갖춘 것으로 짐작된다. / 동삼동패총전시관 제공 또 자폐 때문에 변호사 일을 더는 할 수 없어 퇴사를 결심한 우영우에게 ‘국민 섭섭남’ 이준호(강태오 분)가 대회의실에서 보여준 것도 ‘혹등고래’ 사진입니다. 그 많은 고래 중 왜 하필 ‘혹등고래’였을까요. 이상한 변호사의 혹등고래 우선 혹등고래는 평균 몸길이가 15m, 체중이 약 30t에 달하는 대형고래입니다. 등 위에 혹 같은 등지느러미가 있고, 위턱과 아래턱에 혹들이 산재하고 있기 때문에 ‘혹등고래’라는 이름을 얻었는데요. 큰 몸집에도 물 위로 힘차게 솟구쳤다가 다시 수면으로 떨어지는 이른바 ‘브리칭(breaching)’으로 유명한 고래 중 하나가 바로 혹등고래이기도 합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는 조용한 수면에서 갑자기 물보라를 일으키며 솟구쳐 오르는 혹등고래의 모습에서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르거나 새로운 반전이 일어나는 이미지를 담고 싶었을 겁니다. 혹등고래는 또 보호본능이 강한 고래로 알려져 있는데요. 2009년에 남극 바다에서 포악한 범고래의 공격으로부터 위기에 처한 빙하 위의 새끼 물범을 배 위에 올려 구조하는 사진이 촬영됐고요. 2017년에는 남태평양 쿡제도 연안에서 상어의 접근을 감지한 혹등고래가 여성 다이버를 보호하는 영상이 공개됐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는 우영우를 낳고 모른 척했던 어머니(태수미·진경 분)가 등장하잖아요. ‘혹등고래’가 이 드라마에서 여러 이미지로 활용된 겁니다. “혹등고래냐 대왕고래냐” 최근에 부산 동삼동 패총(조개무덤)에서 발굴된 신석기 시대(5000년 전)의 동물 유체를 다룬 보고서(복천박물관의 <동삼동패총 정화지역 동물유체 연구보고서>·2011)를 보았는데요. 단 50평 정도만 팠는데, 신석기인들이 살았던 자취가 발견됐고요. 특히 갖가지 동물 중 포유류(1만3000여점)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그중 고래류(2172점), 사슴(1666점), 강치(941점) 등이 주류를 이뤘고요. 이중 눈에 들어온 동물은 뭐니 뭐니 해도 고래류였죠. 특히 일본 국립역사민속박물관의 니시모토 도요히로(西本豊弘) 교수 등의 분석에 따르면 혹등고래와 대왕고래 뼈가 검출됐답니다. 어떻게 밝혀냈을까요. 사실 발굴된 고래뼈 대부분이 잘게 부서져 있어 정확한 종의 분류는 쉽지 않았는데요. 연구팀은 그나마 종의 분류가 가능한 대형 고래류의 고실골(고막 안쪽에 청각기관을 감싸고 있는 일종의 귀뼈) 6점에 주목했습니다. 고래 연구자인 안용락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국가해양생명자원 전략센터장에 따르면 이 고실골은 소리를 잘 들리게 하는 일종의 증폭기관이라는군요. 6개의 고실골 중 완전한 1점은 길이 93.7㎜, 최대폭 86.7㎜, 두께 53.4㎜ 정도였는데요. 니시모토 교수가 일본 국립과학박물관에 있는 현생 혹등고래의 ‘고실골’ 표본과 비교해봤는데요. ‘둥그런 것’이 특징인 혹등고래라는 사실을 확인했답니다. 혹등고래뿐이 아닙니다. 당시 분석팀에 소속됐던 김헌석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전문위원은 “파편만 남은 2점 중 1점의 고래뼈가 77.8㎜, 두께 63.4㎜ 정도였는데, 일부에서 둥근 형태의 홈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대왕고래로 판단됐다”고 밝혔습니다. 극중에서 우영우 변호사가 “대왕고래냐, 혹등고래냐, 그것이 문제로다”라 했던 바로 그 두 고래가 6000년 전 유적에서 그대로 나온 겁니다. 동삼동 패총에서 출토된 혹등고래의 고실골(귀뼈). 출토된 혹등고래의 귀뼈는 길이 93.7mm, 최대폭 86.7mm, 두께 53.4mm에 이른다. / 동삼동패총전시관 제공 반구대 암각화의 고래잡이 장면 부산 동삼동 패총뿐이 아닙니다. 신석기~청동기 시대의 바위그림인 울산시 울주 반구대 암각화에는 총 353점의 그림이 새겨져 있는데요. 그중 핵심은 역시 57점에 달하는 고래 그림입니다. 그만큼 고래의 비중이 높다는 건데요. 안용락 센터장의 설명으로 반구대 그림 속 고래를 한번 짚어볼까요. 암각화의 왼쪽 아래에 비슷한 모양의 고래 세마리를 살펴보죠. 머리 위에 양쪽으로 갈라진 고리 같은 문양이 보이는데요. 세마리 모두 등지느러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셋 다 북방긴수염고래의 전형적인 특징입니다. 이 세마리의 오른쪽에는 머리를 아래로 둔 고래 한마리가 있습니다. 그 고래가 바로 혹등고래일 가능성이 짙습니다. 복부의 주름이 항문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아 그렇다는 겁니다. 반구대 암각화에 새긴 모든 고래 그림이 옆이나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을 하고 있는데요. 이 고래만 유달리 뒤집힌 채 복부의 주름을 강조해 표현했습니다. 과연 혹등고래는 복부(배)를 하늘로 향해 드러눕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는데요. 이것이 대왕고래, 참고래, 브라이드고래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라는군요. 또 혹등고래는 고래뛰기, 가슴지느러미치기, 꼬리지느러미치기 등 다양한 행동을 보여주는 특징이 있습니다. 더욱이 혹등고래는 해안 가까운 바다를 천천히 유영하고 죽더라도 유체가 가라앉지 않는 특징이 있답니다. 이 혹등고래의 꼬리지느러미 왼쪽에는 목 부분에 5개의 줄을 그려놓은 고래가 있습니다. 귀신고래의 특징을 보입니다. 귀신고래 역시 유영 속도가 느리고 연안에 가까이 분포합니다. 그림 중 새끼를 밴 것 같은 고래가 보입니다. 혹자는 새끼를 업고 있는 고래라 하고, 누구는 고래에 기생하는 물고기라고도 하죠. 작살을 맞은 고래도 보입니다. 배 그림도 4곳이나 나타나는데요. 가운데 암각화 군의 맨 위쪽에 있는 배가 가장 선명한데, 길이가 19㎝에 이릅니다. 이 배 그림은 하늘에 오르듯 둥실 떠 있습니다. 중심 바위 면에 2척의 배가 더 있는데요. 고래 떼 사이에 1척이 있고, 그보다 가늘게 처리된 또 다른 배가 보입니다. 이 배의 길이는 18.5㎝이며, 배에 탄 인원만 20명가량 됩니다. 중심 바위 서쪽 면에 떨어진 곳에는 고래잡이배가 선명하게 보입니다. 배 밑에 고래의 꼬리가 묘사돼 있어요. 물속의 고래를 공격하는 고래잡이배로 해석됩니다. 2004년 BBC 인터넷판은 “반구대 암각화엔 배 위에서 작살과 낚싯줄을 사용하는 모습이 보인다”면서 “이것이야말로 고래사냥의 시원이라 할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요. 반구대 암각화에서는 이와 같은 고래잡이 모습은 물론, 성기가 과장되게 표현된 인물이 춤을 추는 장면도 보이고요. 또 과장되게 표현한 팔과 다리를 수평으로 벌린 인물상이 있는데요. 연구자들은 “인간과 신을 연결해주는 제사장과 같은 존재일 수 있다”고 추정하죠. 손·발가락을 쫙 편 인물상은 마치 벼락을 맞은 듯 보이는데, 접신의 경지에 접어든 제사장 같습니다. 긴 성기를 앞세우고 선 채로 긴 나팔을 불고 있는 인물도 인상적이죠. 무리 중에서 특이한 행동양식을 보여준 혹등고래. 배 주름이 항문까지 이어지고 있다. 다른 고래와 달리 복부(배)를 하늘로 향해 드러눕는 행동을 보이고 있다. / 울산대 반구대 암각화 유적보존연구소 제공·안용락 센터장 신석기 시대 풍속화와 실증 유물 동삼동의 패총 유적은 어떨까요. 반구대 암각화가 ‘신석기 시대 풍속화’라면, 동삼동 패총은 그 풍속화를 입증할 ‘실증 유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혹등고래와 대왕고래의 고실골(이석) 등 2172점에 달하는 고래뼈 조각이 그렇습니다. 이 고래뼈 외에도 반구대 암각화가 제시한 신석기인들의 삶을 복원할 고고학 자료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는데요. 패총은 신석기부터 청동기 시대까지 선사인들이 먹고 버린 조개껍데기 무덤이죠. 석회질로 된 조개껍데기는 토양을 알칼리성으로 바꿉니다. 덕분에 패총 안에 들어 있는 유물은 잘 썩지 않고 지금까지 보존된 경우가 많습니다. 도(토)기와 석기, 뼈연모, 토제품 등 생활도구는 물론 무덤과 집터, 화덕시설까지 발견되는 경우가 많죠. 만약 선사인들이 지금처럼 ‘쓰레기 분리수거’를 했다면 어찌됐을까요. 선사시대가 남긴 숱한 삶의 정보를 잃어버렸겠죠. 동삼동 패총은 1929년 동래고보 교사인 오이가와 다미지로(及川民次郞)가 처음 발견했답니다. 그후 30년이 지난 1962년 미국 위스콘신대 출신인 A. 모아와 L.L 샘플 부부가 발굴을 주도했다가 떠났고요. 1969~1971년 국립중앙박물관(서울대와 공동발굴)의 3차례 조사로 이어졌습니다. 여기서 조기 신석기 시대(기원전 6000년)부터 청동기 시대(기원전 2000~기원전 1000년)가 시작될 때까지 4000년 이상 지속됐다는 고고학 자료가 나옵니다. 동삼동 패총은 신석기 문화의 전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유적이 됐습니다. 동삼동에서 출토된 곰 인형 찬찬히 뜯어볼까요. 이곳에서 숱하게 출토된 덧무늬(융기문) 토기들은 유적 조성연대가 기원전 6000년임을 알려줍니다. 중국 동북방의 ‘차하이(査海)-싱룽와(興隆窪) 유적’과 울산 세죽유적, 강원 고성 문암리 출토 덧띠무늬토기와 같은 시기임이 판명된 겁니다. 중국 동북방부터 한반도 남부까지가 기원전 6000년 전부터 같은 문화권임을 알 수 있는 증좌가 나온 거죠. 또 다양한 문양의 빗살무늬 토기류가 쏟아졌는데요. 신석기인들은 이렇듯 토기에 갖가지 문양을 새기면서 예술적 감각을 발휘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반구대 암각화에서는 고래잡이 모습은 물론 성기가 과장되게 표현된 인물이 춤을 추는 장면도 보인다. 손·발가락을 쫙 편 인물상은 접신의 경지에 접어든 제사장 같다. 성기를 앞세우고 선 채로 나팔을 불고 있는 인물도 인상적이다. / 울산대 반구대 암각화 유적보존연구소 제공·안용락 센터장 설명 유물 중에는 크기가 12.9㎝, 11.8㎝ 정도인 조개 가면이 있는데요. 가리비에 사람의 눈과 입 모양으로 구멍을 뚫은 형상입니다. 곰(熊) 모양의 흙인형도 의미심장합니다. 이 유물은 기원전 4500~기원전 3500년 문화층에서 확인됐는데요. 동시기 중국 훙산문화(紅山文化·기원전 4500~기원전 3000년) 유적지인 중국 뉴허량(牛河梁) 유적에서 발굴된 곰 이빨과 흙으로 만든 곰 소조상 및 옥기 등과 흡사합니다. 곰을 숭상했던 단군 조선이 연상됩니다. 또 하나, 2003년 유물 정리 과정에서 극적으로 찾아낸 사슴 그림이 있죠. 뼈나 대칼 같은 도구로 그렸는데요. 세밀한 형상은 과감하게 생략하고 그 특징만 잡아 묘사함으로써 대상물의 이미지를 간결하고 단순하게 형상화했습니다. 신석기인이 이토록 첨단의 미술기법을 발휘하다니요. 발굴자들이 놀란 유물이 또 있었습니다. 신석기 시대 명품 팔찌공장 혹등고래와 대왕고래 뼈가 확인된 1999년 조사에서 1500여점에 이르는 조개팔찌(패천·貝釧)가 쏟아져나왔습니다. 이들 조개팔찌는 심상치 않았습니다. 완제품은 물론 파손된 제품과 아직 제작되지 않은 제품 등이 섞여 있었습니다. 출토 팔찌의 70~80%는 중간단계에서 파손됐고, 일부는 마연 및 마무리 단계에서 깨졌습니다. 무슨 말일까요. 조개팔찌의 생산공정을 웅변해주고 있죠. 동삼동에 대규모 ‘팔찌공장’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이 팔찌의 재료가 투박조개(90%)라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투박조개는 수심 5~20m 사이의 모래밭에서 서식합니다. 동삼동 패총에서 확인된 고래뼈들. 주로 뼛조각의 형태로 2172점 확인됐다. / 동삼동패총전시관 제공 바위가 많은 일본 쓰시마(對馬島)에서는 볼 수 없습니다. 당시 하인수 복천박물관 보존연구실장은 실증적인 연구 끝에 ‘동삼동 조개팔찌=광안리산 투박조개’일 가능성을 개진했습니다. 투박조개는 매끈매끈하고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을 정도로 단단한데요. 그만큼 가공하기도 어렵죠. 조개팔찌를 만드는 사람들은 당대 최고의 기술자였던 셈입니다. 출토된 유물에서 보듯 실패율이 높았어도 투박조개만 고집한 이유가 있었죠. 투박조개팔찌는 최고급 명품 장신구였습니다. 또 일본 규슈(九州) 사가(佐賀) 패총에서 출토된 조개팔찌 113점 가운데 투박조개팔찌가 84%(95점)나 되는데요. 일본에서는 출토되지 않는 투박조개팔찌가 규슈에서 나온 이유가 있죠. ‘동삼동산 조개팔찌’가 일본으로 대량 수출됐다는 이야기입니다. 반복하자면 동삼동은 당대 수출용 명품 팔찌를 제작한 ‘산업단지’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지금으로부터 8000년 전부터 4000년 전까지 신석기인들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역동적인 삶을 살았습니다. 바다에서는 혹등고래와 대왕고래 등 각종 고래를 관찰·사냥했고, 육지의 첨단 수출단지에서는 대량 생산한 최고급 명품 팔찌를 수출하면서 말입니다(이 기사는 안용락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국가해양생면전략센터장, 김헌석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전문위원, 하인수 전 복천박물관장, 임수진 동삼동패총전시관 학예사, 전호태 울산대 교수 등이 도움말과 자료를 제공해주었습니다). <참고자료> 동삼동패총전시관, <동삼동 패총문화>(동삼동패총전시관 학술총서 Ⅲ>, 2008 복천박물관, <동삼동 패총 정화구역 동물 유체 연구보고>(복천박물관 학술연구총서 제36책), 2011 울산대 반구대 암각화 유적보고연구소, <한국의 암각화-2020>, 2020 임세권, <한국의 암각화>, 대원사, 1999 전호태, <울산의 암각화-울산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론>, 울산대 출판부, 2005
- 이기환의 Hi-story
- ‘미국의, 미국을 위한’ 야심, 수출주도형 한국경제 흔든다(2022. 10. 07 14:01)
- 2022. 10. 07 14:01 경제
- ㆍ‘예고된 날벼락’ IRA 양향자 국민의힘 반도체특위 위원장(무소속 의원)은 지난 9월 5일 방한한 존 뉴퍼 미 반도체산업협회(SIA) 회장을 만났다. 미국에서는 8월 9일 ‘반도체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이 8월 16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발효됐다. ‘반도체과학법’과 IRA는 바이든 정부와 미국 민주당이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던 법안이다. ‘미국산 반도체’, ‘미국산 전기차’에 거액의 보조금과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이 법안들은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산업의 미국 내 생산시설 확대를 의도하고 있다. 양 의원은 존 뉴퍼 회장에게 어느 정도까지 반도체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옮길 생각이냐고 물었다. 존 뉴퍼 회장은 코로나19와 같은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해도 자국의 생산만으로 미국 경제에 문제가 없을 만큼 하겠다고 답했다. 양 의원은 이에 대해 “미국의 야심을 여과 없이 드러낸 것”이라며 “반도체과학법’, IRA 등 미국 공급망 재편은 중국을 견제하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지만, 본질은 반도체·배터리·전기차 등 미래 첨단산업을 내재화하고 인텔 등 자국의 기업을 키우겠다는 뜻이고, 결국 미국이 미래 산업의 패권을 쥐겠다는 의도다”라고 말했다. 지난 8월 1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감축법안에 서명한 후 펜을 조 맨친 민주당 상원의원에게 건네고 있다 / 연합뉴스 이러한 흐름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부터 예고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행정명령으로 반도체, 배터리, 핵심광물, 의약품 등 4개 핵심 품목에 대한 공급망 검토 지시를 내렸다. 중국 중심의 공급망 현황을 파악하고 자국 산업을 중심으로 동맹국들과 새로운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반도체과학법’, IRA 그리고 지난 9월 12일 서명한 ‘국가 생명공학 및 바이오제조 이니셔티브(NBBI)’ 행정명령은 이 같은 흐름을 구체화한 결과다. 국제통상 전문가인 박효민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지정학적 위기, 코로나19 위기, 공급망 위기가 맞물리면서 미국 내에서는 자신들의 큰 시장을 외국에 빼앗길 수 없다는 위기감이 고조됐다”며 “지금까지 미국은 기술력 중심으로 산업을 발전시켜왔고, 제조업은 다른 국가에 아웃소싱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제조공정이 상당히 미세해지면서 제조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기술만으로 그 산업을 지배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기후변화와 그에 따른 친환경 기술 개발은 미국에는 신산업 구조라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박 변호사는 “전통적인 석유가스 산업 분야에서 미국은 업스트림(원유 탐사와 생산을 하는 단계)부터 소비까지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했지만, 태양광 산업 등 친환경 산업은 중국에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위기감이 있었다”라며 “친환경 정책으로 전환하면서 국내 산업을 부흥시키고 미국의 생산기반 확보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IRA가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 미국의 새로운 공급망 정책은 수출주도형 한국경제에 상당한 파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시장의 새로운 기준에 맞춰 생산체계를 구축해야 하고, 원자재 조달의 새로운 공급처를 확보해야 하는데 단기간에 해결하기 쉽지 않은 문제이기 때문이다. IRA는 미국 내 인플레이션 억제와 기후변화 대응을 내세우며, 친환경 에너지, 헬스케어 등의 분야에 4370억달러 규모의 재정을 투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중 전기차 세액공제 관련 규정은 국내 자동차 업계와 배터리 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IRA는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에 달하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 요건을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로 한정하고 있다. 또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는 ‘배터리 핵심 광물 조건’과 ‘부품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핵심광물은 2023년에는 40% 이상이 미국 또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추출 또는 처리된 것이어야 하고, 이 비율은 2027년 이후 80%까지 증가한다. 배터리 부품 조건 역시 2023년 50%에서 매년 증가해 2029년 이후부터는 100% 전량 북미에서 제조 또는 조립이 이뤄져야 한다. 최종 조립 조건은 발효 즉시 적용돼 현재 시행 중이며, 배터리 관련 두 규정은 2023년 1월 1일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가장 시급한 문제로 떠오른 건 ‘북미 최종 조립’ 조건이다. 미국은 한국 전기차의 가장 큰 수출시장이다. 지난 9월 8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코로나 이후 주요국 전기차 시장동향’에 따르면 미국은 2021년 한국 전기차 수출국 중 1위를 차지했고 독일, 영국이 그 뒤를 이었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상반기에는 포드, GM을 제치고 미국 내 시장점유율 2위에 올라섰고 아이오닉5는 ‘올해의 전기차’에 선정되기도 했다. 미국 현지에서 호평을 받으며 성장세던 현대차·기아에게 IRA 발효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조지아주에 약 30만대 규모의 전기차 전용공장을 내년 상반기에 착공 2025년에 완공·가동할 예정이다. 그러다 보니 공장 가동 시점인 2025년 이전까지는 세액공제 혜택을 받지 못한다. 산업연구원(KIET)이 9월 29일 발표한 ‘미국 IRA의 국내 산업영향과 시사점: 자동차와 이차전지 산업을 중심으로’는 IRA 발효로 현대차·기아 경쟁사들의 가격경쟁력 강화와 미국 기업인 테슬라와 GM의 시장점유율 확대를 우려했다. “포드, GM 등 미국 기업은 물론 현재 북미지역에서 공장을 가동 중인 독일, 일본 등 경쟁사들의 일부 차종들은 IRA 세제 혜택 대상에 포함돼 우리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경쟁력 상승효과를 누리게 됐다. 또한 테슬라와 GM의 경우 내년부터 업체당 한도 조건(20만대까지만 혜택 부여)이 없어지면서 향후 배터리 관련 조건 충족 여부에 따라 2023년부터 판매차 전량에 대해 세제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고 분석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옆 야적장에서 자동차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 연합뉴스 IRA 발효 직후인 지난 9월 미국 내 현대차·기아 전기차 판매량이 전달 대비 큰폭으로 감소하자 이를 두고 IRA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 10월 3일(현지시간)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은 전기차 아이오닉5를 1306대 판매했다고 밝혔다. 이는 8월의 1517대, 7월의 1984대와 비교해 각각 14%, 34% 감소한 수치다. 기아의 전기차 EV6도 9월 1440대가 판매돼 8월의 1840대와 7월의 1716대보다 각각 22%, 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번 떨어진 시장점유율을 높이기는 전례상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9월 29일 민주당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가 개최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기업평균연비규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김주홍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운영위원장은 “시장점유율이 떨어지면 다시 올리기가 굉장히 힘들다. 과거 포드 사례를 보면 시장점유율을 회복하는 데 4~5년이 소요됐다. 현대차·기아는 현재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점유율 2위인데 2025년에 미국에 공장이 들어설 때까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지난 8월 미국으로 넘어가 정관계 인사들을 만났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애초 내년 상반기로 잡았던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 착공 시점을 올해 안으로 당기는 방안을 제시한다. 공장 완공 및 전기차 양산 시점은 2025년에 상반기에서 2024년 하반기로 앞당겨진다. 하지만 4~5개월 앞당기는 조기 착공이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외교적으로 해결될 부분들, 여러 변수와 변화를 살펴봐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일자리 유출 장기적으로는 국내 일자리 유출 우려도 나오고 있다. IRA 영향으로 국내에서 전기차 30만대를 생산하는 수출 공장이 없어지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바이든 대통령은 2030년까지 신차의 50%를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 판매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극단적인 경우를 상정한 것이지만, 그 목표를 달성하면 결국 우리가 미국에 수출하는 차의 50%가 감소한다고 가정할 수 있다. 지금 60만대를 수출하고 있으니 적어도 30만대는 감소하리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IRA 발효로 전기차는 미국 수출이 아닌 현지 생산으로 전환되고, 미국 내 내연기관차 판매가 줄고 전기차 판매가 늘어나는 만큼 국내의 수출 물량은 줄어들고 일자리도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전기차에는 악재인 IRA가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기업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미국 IRA의 국내 산업영향과 시사점: 자동차와 이차전지 산업을 중심으로’는 “우리 이차전지 기업의 북미지역 생산기반 확대 추세가 규모와 속도 양면에서 모두 일본, 중국 등 경쟁국보다 확실히 우위에 있다는 점, 그리고 우리 기업들이 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내 제조 기반을 갖고 있는 완성차 업체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갖고 있다는 점을 볼 때 IRA 발효는 중장기적으로 국내 이차전지 산업에 악재보다는 수혜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분석했다. IRA 발효 이후, 미국 시장에서 중국 배터리 기업의 배제가 가속화되고 세계 시장 1위인 CATL과 BYD 등 중국 배터리 업체의 미국 시장 진출이 제한되면서 국내 기업의 미국 시장 내 지위가 공고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내년부터 시작돼 점차 강화될 배터리 관련 규정들을 외국 기업들은 물론, 국내 기업들도 충족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현재 배터리 핵심 광물 대부분이 IRA가 요구하는 미국 또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 이외 지역에서 생산과 정제가 이루어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주요 배터리 업체들은 호주, 캐나다 등과 양해각서(MOU) 등을 맺으며 공급망 다변화를 꾀하는 중이다. 최근 SK온은 호주 퍼스시에서 ‘글로벌 리튬(Global Lithium Resources)’과 리튬의 안정적 수급을 위한 MOU를 체결했고, LG에너지솔루션도 캐나다 광물업체 아발론(Avalon)·스노레이크(Snowlake)와 수산화리튬을 공급받는 내용이 담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기업들이 자구책으로 추진 중인 공급망 다변화는 현재 상황을 타개하기에는 역부족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IRA 이전부터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지금 현재 IRA 기준으로 광물 조건을 맞추기는 만만치 않다. 미국 재무부에서 아직 최종 시행령을 안 내고 있는데, FTA 체결국 외에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 등으로 범위를 넓히면 상황이 좀더 나을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의 면담 자리에서 정 회장의 영어 연설이 끝난 뒤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동환 국제전략자원연구원장은 광물 공급망 문제와 관련해 “미국이 중국과 싸울 준비가 덜 된 상황에서 너무 일찍 선전포고를 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2025년까지 미국 내 13개의 배터리 공장을 신규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광물은 리튬, 니켈, 코발트 등 배터리 핵심 광물의 주요 생산국이면서 미국과 FTA를 체결한 호주에서 공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환 원장은 ‘배터리 공장 증설’과 ‘호주 광산’의 공급망 사이에 빠진 연결고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제련소다. 예컨대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인 리튬은 배터리에 쓰이기 위해 탄산리튬·수산화리튬 등으로 정제·가공해야 한다. 리튬을 정제·가공하는 제련소는 대부분 중국에 있다. 현재 중국의 세계 정제 리튬 시장 점유율은 60% 수준에 달한다. 김 원장은 “새로 제련소를 지어야 하는데 제련소는 탄소 배출이 많은 대표적인 환경오염 시설이다. 미국과 FTA를 맺은 국가 중 건설을 환영할 만한 곳이 있을지 의문이다. 짓는다 해도 완공까지 오래 걸린다. 이는 리튬뿐만 아니라 희토류 등 다른 광물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중국 중심의 공급망이 20~30년에 걸쳐 구축된 것인 만큼 당장 몇개월 후인 내년 1월부터 새로운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김 원장은 “기업의 선에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몇년간은 공급망을 새로 구축하기 어렵다. 또 미국과 FTA를 맺은 국가 외에 다른 국가들에 우리 기업들이 투자해놓은 공급망이 전 세계적으로 많다.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에 또 재투자가 들어가게 되면 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선을 넘어버린다. 그러다 보면 미국 외 시장에서는 중국기업과 가격경쟁력에서 밀리게 된다”며 “정부가 유럽과 우리 기업으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는 포드(Ford) 등 미국 완성차 업체들과 함께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한국기업에 대한 보조금 차별, 배터리 광물 및 부품 기준 비현실성 등으로 IRA 법안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법안을 유예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박효민 변호사는 지난해 통과한 미국 인프라 법안과 비교하며, IRA에는 유예 규정이 없다고 지적했다. 인프라 법안은 노후한 교통시스템 개선을 위해 1조달러를 투자하는 법안이다. 박 변호사는 “예를 들어 인프라 법안에는 미국산 철강을 이용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데, 교통부에서 이를 유예하고 있다. 인프라 법안은 내용 자체도 상당히 광범위하고 유예 근거조항도 마련돼 있다. 하지만 IRA는 내국세법을 개정해 기존에 있던 세액공제를 새로 대체하는 내용이다. 입법에 따라 국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줘야 한다. 또 유예 규정이 없다 보니 행정부에서 함부로 유예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미국의 자국산업보호 정책기조가 앞으로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연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제안보팀장은 “내년 하반기부터 미국 대선 정국이 시작되면서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강력한 대중국 조치가 쏟아질 수 있다. 우리 정부가 대미협상력을 굉장히 높여야 할 시기라고 본다”고 말했다. 연원호 팀장은 이러한 조치들이 IRA처럼 의회에서 통과돼 법제화되기 전에 협상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 팀장은 지난 9월 15일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외국인 투자심사를 강화하는 행정명령 14083을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행정명령은 두가지 불명확한 표현으로 IRA 이상의 부정적 영향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 팀장은 “이 행정명령은 외국인이 미국 기업을 인수하려 할 때, 그 기업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국가와 연관이 돼 있을 경우 심사를 강화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문제는 연관성에 대해 명확하게 정의를 내리고 있지 않은데, 정책적인 목적을 갖고 이를 상황에 따라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지금 당장 미국의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첨단기술이 아니더라도 그러한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면 앞으로 심사를 하겠다고 한다. 이 또한 우리 기업으로서는 예측 불가능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는 국내 대기업이 미국 기업을 인수·합병하려고 할 때 이 행정명령이 작동하면 인수·합병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연 팀장은 “강한 대중견제책이 중국과 교역관계를 맺어온 우리 기업들에 영향을 안 미칠 수 없다. 아직까지 문제가 발생하진 않았지만 잠재적으로 인플레이션 감축법 이상으로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는 시한폭탄과 같은 행정명령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흐름이 강화되면 글로벌 시장이 단일 시장이 아닌 2개의 시장으로 나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박효민 변호사는 “‘글로벌 시장’이라는 개념 자체도 상당히 변할 수 있다. 미국의 IRA, EU의 CBAM(탄소국경조정제도) 등의 규정은 값싼 재료를 함부로 쓰지 말고, 기업의 탄소 감축 기여도를 평가하는 등 높은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 기업이 모든 물건을 미국이나 EU 기준에 맞춰 만들면 다른 시장에서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 미국 등 높은 수준의 기준을 요구하는 시장과 그 외의 시장으로 기업이 선택해야 하는 시점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자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으로 글로벌 시장에 일대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수출 중심 한국경제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 표지 이야기
레이디경향(총 3 건 검색)
- 이영도 작가의 ‘눈마새’, 역대 최고가 선인세로 해외 수출
- 2023. 01. 02 13:45 문화/생활
- 영미권 최대 출판사 하퍼 콜린스를 비롯한 각국 대표 출판사와 출간 계약을 체결한 ‘눈물을 마시는 새’. 황금가지 제공 <드래곤 라자>의 창조주 이영도 작가의 판타지 장편소설 <눈물을 마시는 새>(전 4권)가 출판저작물 단일 수출 사상 최대 선인세인 3억여 원 기록을 달성했다. 현재 출간 및 계약을 마친 국가는 총 12개국, 총 수출액은 6억여 원(50만 달러)에 달한다. 황금가지 출판사에 따르면 대하소설 전체가 한 번에 서구권에 계약된 경우는 이례적이다. 한국문학번역원 기준 대하소설의 해외 출판 기록은 조정래 작가의 <태백산맥>, 박경리 작가의 <토지>에 이은 사례다. 수출 금액에 있어서도 주목할 만하다. 소설 분야에서는 김언수 작가의 <설계자들>이 1억 여원에 미국으로 수출됐고, 비소설 분야에서는 2020년 김수현 작가의 에세이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가 일본에 2억여 원에 수출된 바 있다. 이 작가의 대표작 <드래곤 라자>는 일본, 중국, 대만에서 총 200만 부가 판매되는 기록을 남겼다. 지난 2003년 출간된 <눈물을 마시는 새>는 중세 판타지에서 벗어나 한국적 색채가 강한 독특한 세계관으로 국내에서 60만 부 이상 판매고를 올렸다. 영미권 대표 출판사 하퍼 콜린스와 계약을 체결한 <눈물을 마시는 새>는 영국, 미국, 독일, 폴란드, 이탈리아 등에 이어 1월까지 최소 15개 국가에서 출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국내 팬들을 위해 출간 20주년을 맞아 올 초 <눈물을 마시는 새> 특별판 출간을 앞두고 있다.
- 함께일하는재단-한전KDN, 사회적경제기업 온라인 수출상담회 지원사업 성료
- 2022. 02. 07 10:27 화제
- 함께일하는재단(이사장 이세중)과 한전KDN(사장 김장현)은 사회적경제기업의 원활한 해외판로 개척을 지원하고자 사회적경제기업 온라인 수출상담회 지원사업(이하 지원사업)을 운영, 성공리에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신규 해외 바이어 발굴에 어려움을 겪는 사회적경제기업 10개사를 선발, 2021년 7월부터 ▲ 미국, 베트남 온라인 수출상담회 ▲ 기업별 해외개척자금(1,000만원) ▲ 해외수출제품 블로그 마케팅 등을 지원하였다. 지원기업을 대상으로 21년 11월 온라인 수출상담회를 진행, 기업별 최소 4 ~ 최대 7건의 바이어를 매칭, 총 53건의 상담을 진행하였으며, 이후 실제 계약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난 1월까지 지속적인 사후관리를 통해 기업-바이어간 3건의 수출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또한 기업별 패키지 개선 및 생산비, 물류비 등의 사업비를 지원, 원활한 수출과정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이를 통해 지난 6개월 간 총 약 2억 5천만원(21년 12월말 기준)의 수출성과를 달성하였다. 이와 더불어 12월 한달동안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블로그 마케팅을 진행, 사회적경제기업 및 수출제품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인지도 강화에 힘썼다. 함께일하는재단 박지영 사무국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신규 바이어 발굴에서 더 나아가 단기간 내 수출 계약 체결 성과를 이뤄내는 과정을 통해 국내 사회적경제기업들의 사회적 가치에서 나아가 해외시장에서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우수한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사회적경제기업의 실질적인 판로개척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이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 함께일하는재단-한전KDN사회적경제기업 온라인 수출상담회 지원사업 성료
- 뮤지컬 ‘겜블러’ 수출하는 장강 엔터테인먼트 대표 허준호
- 2004. 11. 01 연예
- “아버지 이름을 걸고 평생의 꿈을 이루려 합니다” 허준호를 만나기 위해 방문한 그의 사무실은 무척 분주했다. 수북이 쌓인 서류 뭉치가 눈에 확 띄었다. 새롭게 시작하고픈 마음에 지난 두 달 동안 하루도 쉬지 않았다. 드라마 출연까지 겹쳐 겹경사가 났지만 누구에게도 말 못할 책임감이 어깨를 짓누른다. 이럴 때면 아버지 생각이 더욱 간절하다. 회사명은 아버지 이름을 딴 ‘장강’ 시기가 그래서일까. 엔터테인먼트사를 시작한 허준호를 향해 “왜 사업을 시작하느냐?”는 질문을 던지는 이들이 종종 있다. 배우가 하면 쉽게 망한다는 편견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혼의 아픔이 채 가시기 전에 갑자기 시작한다는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대답은 간결하고 단호했다. “지금의 주변 상황과 연결 짓지 마세요. 3년 전부터 단 하루도 빠짐없이 생각하고 고민하던 사업이거든요. 이제야 번듯한 사무실 하나 꾸리고 동료들과 밤을 지새우며 본격적인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첫 작품은 내년 5월경 선보일 예정입니다.” 그는 드라마, 영화, 연극, 뮤지컬 등 배우라면 한번쯤 도전하고픈 일들을 골고루 섭취한 만능 ‘배우’다. 그 누구보다 전 분야에 걸쳐 ‘감’은 풍부하다며 자신한다. 그래서 더욱 용기가 생겼고 자신감도 있었다. 자만심은 결코 아니다. 바닥부터 시작한 배우 생활에 겹겹이 쌓인 경험을 풀어내고 싶은 마음이 다져지면서 품은 또 하나의 도전인 것이다. 회사명 하나 짓는 데도 몇 달이 걸렸다. 거듭된 생각 속에서 자신을 지탱해주는 힘은 ‘아버지’라는 세 글자였다. “연예인들은 경영에 약한 편입니다. 물론 저도 마찬가지구요. 정도 많고 사람도 잘 믿다 보니 엉뚱한 사건에 연루되기도 하고, 본의 아니게 피해를 주기도 하며, 결국 엄청난 이미지 손상을 입는 일을 겪기도 하죠. 그래서 아버지 존함을 크게 걸어놓은 겁니다. 책임감을 갖고 일하자는 취지에서요. 장난치지 말자는 거죠.” 미소를 띤 얼굴에 비장함마저 묻어난다. 이미 한두 차례 낭패를 당한 경험도 있다. 판단 착오로 생긴 문제였지만 큰 피해를 입진 않았다. 이런 일들이 있고 나서 꼼꼼히 체크하는 습관이 생겼다. 사무실에서만큼은 사업가의 강한 카리스마가 필요함을 절실히 깨달은 계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결정한 회사명이 바로 ‘장강 엔터테인먼트’다. 엔터테인먼트사라면 흔히 매니지먼트사라는 색깔이 강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엔터테인먼트사에 대한 개념은 달랐다. “연예인 매니지먼트가 주된 업무가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좋은 작품을 기획하고 제작해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 수출도 하는 굵직한 일들을 하는 것이 주 목적이어야 하거든요. 그래서 고민하던 끝에 결정한 겁니다. 주로 뮤지컬 공연을 기획할 예정입니다.” 내년 5월경, 뮤지컬 ‘겜블러’를 중국, 일본 등 아시아권에 수출할 계획이다. 이 작품을 선택한 계기는 월드컵 열기가 뜨겁던 지난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해, 그에겐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하나 있다. 일본에서 공연한 뮤지컬 ‘겜블러’. 일본을 진출할 당시엔 객석이 절반만 채워져도 대단한 성과라고 생각했다. 막상 공연이 무대에 오르고 입소문이 퍼지면서 연일 매진 행진이 이어졌다. 대박이었다. 상품성을 인정받은 그때의 기억은 그에게 충격적이었다. 충분한 가능성이 보였다. 자신감이 생겼고 그때부터 공연 기획의 매력에 빠졌다. 그때 떠올린 사업 구상이 드디어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국내 배우들과 함께 전세계를 누비며 공연을 펼칠 것이라는 꿈을 위해 커다란 보폭으로 한 발짝 내디딘 셈이다. 내년이면 연예계에 데뷔한 지 햇수로 20년째다. 사람으로 따지면 다져진 결과를 선보일 나이. 그는 3년 전부터 이것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다. 그가 상상하는 완벽한 미래 도안은 ‘뮤지컬 전용 극장’이다. “국내 최초 뮤지컬 전용 극장을 지을 생각입니다. 뮤지컬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용 극장 하나 없는 게 현실입니다. 제가 이런 방대한 꿈을 꿀 수 있는 것도 저를 믿고 도움을 주는 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욱 성실한 모습을 보이려 고노력하게 됩니다.” 평생 ‘레슨’을 받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없다. 외국의 유명 배우가 연기를 위해 평생 레슨을 받는다는 말에 동감한다. 이제 경영 수업을 받을 차례다. 꽉 찬 인생을 위해 경영 수업이 필요했다. 주위의 도움을 받아 개인 지도를 받으면서 새로운 세상을 맛보고 있다. 한 가지에 몰두하면 헤어날 줄 모르는 성격 때문에 한동안 서류 속에서 파묻혀 지냈다. 연기자에겐 치명적일 수 있는 ‘서류’와의 씨름. 감정이 메말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시나리오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연기파 배우인 그에게 작품은 끊임없이 도착했다. 사업 시작한 지 두 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김수현 작가의 ‘러브콜’을 받았다. 처음엔 거절했다. 이제 막 시작한 사업에 전념하고 싶은 생각이 강했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속내는 달랐다. 배역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었다. 이혼남이라는 설정이 두려웠다. 팬들 앞에 나설 면목도 없었다. 자신을 바라보는 따가운 시선을 피하고 싶었다. 한 달간 피해 다녔지만 결국 ‘운명’이라 여기고 받아들였다. 사무실로 직접 찾아온 이들의 제안을 거부할 순 없었다. 더이상 도망치지 말자고 다짐했다. 그래서 결정한 드라마가 ‘부모님 전상서’다. “상대역이 김희애씨라서 결정했다는 소문도 있었어요. 맞아요.(웃음) 이보다 좋은 조건이 없죠. 김수현 작가에 김희애씨와 맞추는 호흡이라면 어떤 배우라도 탐낼 거라고 생각해요. 이런 ‘복’이 제게 들어왔으니 열심히 해야죠.” 카메라 앞에 서면 신명나는 것이 배우다. 1년 만에 카메라 앞에선 그의 모습도 상기돼 있었다. 머릿속에 가득하던 고민들이 말끔히 사라지고 배우 허준호의 열정적인 모습만 남았다. 그는 드라마에서 사업에 성공한 성실한 남편이었지만 아내가 자폐아를 낳은 후 사업 실패란 악운까지 겹쳐 인생의 도피처를 찾아 떠도는 역할이다. 그때 한 여인과 마음을 주고받는 사이로 발전하면서 이혼을 하는 ‘악역’을 맡았다. “집에 계신 노모에게 죄송할 따름입니다. 얼굴 뵐 면목이 없어서 밤늦게 들어가서 새벽에 나옵니다. 지금으로선 충실히 사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길밖엔 없습니다. 언젠가 제 마음을 이해해주실 날이 오겠죠. 그날을 위해 열심히 살 겁니다.” 구차한 변명을 하거나 두서없는 몇 마디로 상황을 표현하기엔 부족함이 너무 많다. 그 사실을 그도 아는 듯했다. 그저 주어진 운명을 따라 자신감과 나침반 하나에 의지해 길을 찾아가고 있을 뿐. 자신이 세운 목표를 위해 하루하루를 채워가며 사는 그의 모습이 조금씩 밝고 아름답게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글 / 강수정 기자 사진 / 이규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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