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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1,079 건 검색)

한중연 교수들 “윤석열 신속히 처벌하라”···국책연구기관 첫 시국선언
한중연 교수들 “윤석열 신속히 처벌하라”···국책연구기관 첫 시국선언
2025. 01. 24 19:47문화
... 따르면 한중연 교수들은 전날 “대한민국을 공격한 윤석열을 신속히 처벌하라”는 제목의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시국선언에는 한중연 교수 53명 중 42명이 참여했다. 교수들은 국회가 대통령의 지시를...
윤석열시국선언탄핵계엄
[단독]국립중앙의료원장 후보 최종 1인 압축···“이 시국에 의료 핵심참모 임명을?”
[단독]국립중앙의료원장 후보 최종 1인 압축···“이 시국에 의료 핵심참모 임명을?”
2025. 01. 16 17:04사회
보건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국립중앙의료원장 임명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서울 중구에 있는 국립중앙의료원. 윤석열 대통령 탄핵으로 인해 대통령 직무가 정지된 상태에서,...
[수리하는 생활]시국은 못 고쳐도 시계는 고쳐 보자!…무브먼트 교체로 편안한 잠자리를
[수리하는 생활]시국은 못 고쳐도 시계는 고쳐 보자!…무브먼트 교체로 편안한 잠자리를
2025. 01. 11 12:00라이프
아무리 피로해도 시계 소리가 들리면 잠 못 이루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그렇다. 외박할 때는 초침 소리를 탐지해 모든 시계의 건전지를 꺼냈다가 아침이 되면 복구해둔다. 카페나 병원처럼 잠시 머무는...
수리하는 생활
“예술은 억압에 굴하지 않는다”···4·19부터 비상계엄까지, 포스터가 된 시국선언
“예술은 억압에 굴하지 않는다”···4·19부터 비상계엄까지, 포스터가 된 시국선언
2025. 01. 09 18:21문화
... 디자인 작업이 한 달여간 이뤄졌다. 안병학의 시국 선언 포스터. 일상의 실천 제공 권준호의 시국선언 포스터. 일상의 실천 제공 일상의 실천은 “시민의 목소리를 담아낸 시각적 발언이 오늘날 우리...
비상계엄시국선언시대정신

스포츠경향(총 141 건 검색)

[인터뷰] 현빈 “현 시국과 맞물린 ‘하얼빈’, 관객들에게 위로가 됐으면”
[인터뷰] 현빈 “현 시국과 맞물린 ‘하얼빈’, 관객들에게 위로가 됐으면”
2024. 12. 19 12:08 연예
배우 현빈, 사진제공|CJ ENM 의도치 않았지만 현 시국과 맞물려 묘한 여운을 남긴다. 배우 현빈이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으로 분해 나라를 구하는 외로운 여정을 보여준 영화 ‘하얼빈’(감독 우민호)이다. “그러게요. 의도치 않게 여러 대사가 시의적절하다는 반응을 받게 된 상황이 됐네요. 우민호 감독이 그런 대사를 쓸 땐 지금 시국과 상관없이 안중근 장군의 기록에 기반해 조금씩 수정해서 쓴 거거든요. 이 영화 자체 최초 목표도 시원한 결과보다 독립군의 여정과 길을 보여주고 싶었던 거고요. 이 거사로 인해서 독립이 됐다는 게 아니라 이걸로 밑거름이 되어서 나아간다고 얘기하는 건데, 시국이 맞물려서 관객들이 여러 해석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관객들에게 희망과 용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현빈은 19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하얼빈’ 촬영기와 가족에 대한 이야기, 아버지가 된 마음가짐 등을 들려줬다. 배우 현빈, 사진제공|CJ ENM ■“안중근, 감히 상상할 수 없는 범주에 있는 분이죠” ‘하얼빈’은 안중근과 대한 의군들이 이토 히로부미를 척결하기까지 7일간의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현빈은 안중근 역을 맡아 그의 대의를 대신 표현한다. “지금까지 한 작품 중 정신적으로 가장 힘들었어요. 육체적으로 힘들지 않았냐고 질문을 받는데, 오히려 전 정신적으로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압박감과 무게감도 있었고, 많이 외로운 과정이었거든요. 그래서 한차례 고사하기도 했는데요. 그럼에도 우민호 감독이 계속 여러 버전의 시나리오로 제안을 해줬고, 어느 순간 안중근을 연기하는 게 부담이기도 하지만 기회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도전했는데, 연기하면서도 ‘그 나이에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고 행동했을까’란 마음이 들었어요. 감히 제가 상상할 수 없는 범주에 있는 분 같았어요.” 영화 ‘하얼빈’ 한 장면. 우민호 감독과 함께한 현장은 신선하고 즐거웠다고. 현장에서까지 시나리오를 고쳐가며 더 나은 장면을 잡기 위해 열정을 보였다고 했다. “배우로서 돌발적인 장면 구상이 불안해할 수도 있지만, 전 그 지점에서 오히려 신선했어요. 우민호 감독의 그런 면을 높게 사고 있기도 하고요. 작품에 임하는 생각, 열정, 에너지가 어마어마하거든요. 그런 열정으로 ‘자신이 실수를 하는 게 아닐까’ 계속 생각해나가며 걷어내는 사람이기도 하고요. 작품이 끝날 때까지도요. 대단하죠.”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된 이후 다시 본 이 작품은 남다르게 느껴진다고도 덧붙였다. “자식이 있는 아버지로서 가족을 다 버리고 나라를 위해서 독립운동하는 안중근이 더 대단하다고 느껴졌어요. 나라면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그런 생각까지 했죠. 나아가서 우리나라도 더 나은 미래가 되었으면 좋겠고요. 아이에게도 좋은 세상을 물려 줄 수 있게 한 배역을 제가 연기했다는 자부심도 듭니다.” 배우 현빈, 사진제공|CJ ENM ■“손예진과 결혼, 여유가 생겼어요” 그는 2022년 손예진과 결혼해 행복한 가정을 이뤘다. 결혼과 아이의 탄생이 그의 인생을 크게 바꿔놓은 지점이라고 그는 인정했다. “가정과 아이가 생기니 또 다른 경험들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변한 것 같고요. 이 작품을 준비하고 시작하기 전에 아이가 태어났는데요. 나중에 이 아이가 이 영상을 보고 인지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그 얘기는 해주고 싶더라고요. 네가 태어날 때 아빠는 우리나라의 중요한 인물을 다룬 영화를 만들고 있었다고요. 개인적으로는 이 아이를 위해서라도 ‘하얼빈’을 잘 만들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배우 현빈, 사진제공|CJ ENM 혹시나 일본 내 인기를 의식해 출연을 주저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주저없이 아니라고 답했다. “그 우려는 저보다 주변에서 더 많이 해줬어요. 하지만 이 작품은 우리나라의 아픈 기억이고, 그럼에도 우리가 잊으면 안되는 하나의 기록이잖아요. 우리나라 배우로서 우리나라를 이렇게 자리잡게 만들어준 한 분을 연기한다는 건 전 오히려 감사하고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손예진 역시 우려하지 않았고요.” 아이를 위해 어떤 아빠가 되고 싶은지에 대해선 진지하게 고민했다. “아직 초보 아빠라서 그 길을 찾아가는 중인데요. 제 아버지를 떠올리면 엄격했고, 지금은 어릴 때보다 유해져서 더 가깝게 지내고 있거든요. 그래서 저도 엄한 아빠여야 하는지, 아니면 친구 같은 아빠가 되어야할 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하고 있어요.”
인터뷰
언론인 4000여명 시국선언 “탄핵안 가결하라, 불참 의원 심판”
언론인 4000여명 시국선언 “탄핵안 가결하라, 불참 의원 심판”
2024. 12. 14 15:53 연예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일인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촛불집회 모습.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책임을 묻는 2차 탄핵 소추안 표결을 앞둔 14일 언론인 4000여명이 “국회는 윤석열 탄핵안을 반드시 가결하라”고 촉구했다. 14개 현업 언론 단체는 “탄핵안 표결에 불참하는 국회의원들을 언론자유와 민주주의의 적으로 간주할 것이며, 국민과 함께 심판할 것”이라며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비상계엄 선포 후 발표된 계엄사령부 포고령 1호에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는 내용 등이 포함된 것에 대해 “대한민국의 모든 언론인은 군홧발에 짓이겨졌을 군사독재 시절 언론 검열과 통제를 떠올리며 분노와 공포의 시간을 보냈다”며 “민주주의의 붕괴를 목도하며 생명과도 같은 언론 자유의 가치를 되새긴다”고 지적했다. 언론인들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의 붕괴와 도약의 갈림길에서 우리 언론인은 어떤 권력으로부터도 자유로운 언론의 역할과 주권자 국민이 요구하는 보도의 정확성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시국선언은 한국기자협회, 한국사진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방송촬영인연합회, 한국아나운서연합회, 한국여성기자협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영상편집기자협회, 한국조사기자협회, 한국편집기자협회, 바른지역언론연대, 한국PD연합회,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주도했다. 전국 297개 언론사 및 언론단체에 속한 언론인 4164명이 선언문에 이름을 올렸다.
문화예술인 6000명 2차 시국선언 “윤석열 즉각 체포, 탄핵 결의 촉구”···김규리, 김홍신, 윤일상 이산하 이승환 장경호 하림 등 연명
문화예술인 6000명 2차 시국선언 “윤석열 즉각 체포, 탄핵 결의 촉구”···김규리, 김홍신, 윤일상 이산하 이승환 장경호 하림 등 연명
2024. 12. 14 14:51 연예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결의를 촉구하는 문화예술인과 단체 2차 시국선언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김규리, 김홍신, 윤일상 이산하 이승환 장경호 하림 한경혜 등 6000여명 예술인과 200여개 단체가 연대 서명한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체포·탄핵’을 요구하는 2차 시국선언문 발표와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들은 “내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광기와 망상으로 시작된 윤석열의 전면적인 헌정 파괴의 광기는 폭력과 한 몸을 이루며 공동체의 생명과 일상을 여전히 위협하고 있다. 내란을 종결하고 평화를 찾는 첫 단계는 내란 수괴 윤석열 체포와 탄핵”이라고 주장했다. 문화예술인들은 “지금까지 그 어떤 소설도, 영화도 지금의 현실을 상상하지 못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뒷전인 윤석열 친위 군부쿠테타 세력은 남북 간의 전쟁 상황까지 유발, 이용하려 했다는 정황까지 드러났다. 그런데도 12월 12일. 전두환이 군사쿠테타를 일으킨 날을 기념이라도 하듯 윤석열은 다시 나타나 ‘끝까지 싸우겠다’며 주권자들에게 총부리를 들이밀었다. 밀린 20여개의 법률안을 재가하고 그간 못봤던 대통령 업무도 처리했다고 한다”며 “인류 역사에 길이 남을 놀라운 코메디다. 음모론과 망상에 빠진 그의 주장에 일일이 반박하는 건 부질없는 일, 그의 의식은 이미 합리적 분별심이 불가능한 포악한 광인이자, 왕정시대를 사는 초법적 폭군과 다름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거듭 “더 위험한 사태를 막기 위해 즉각적인 체포·구속·탄핵은 기본”이라며 “모두가 이미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 그를 즉각 탄핵하고 물론 즉각 체포 구금해 사회에서 격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결의를 촉구하는 문화예술인과 단체 2차 시국선언에서 참가자들이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문화예술인들은 이어서 “공범, 국민의힘의 시대적 종언을 선언한다. 현재 군을 대신해 친위쿠테타를 이어가고 있는 제2부대는 국민의힘 임을 직시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세운 눈먼무사이자 신종 좀비 아바타인 윤석열로 하여금 계속해서 ‘광란의 칼춤’을 추게 하며 실패한 쿠테타의 여진을 최소화하고 반헌정세력의 유지와 재건을 위한 내란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하고 “12월 12일 윤석열의 담화 내용이 그간 국민의힘이 탄핵 등을 방해하며 얘기해 온 내용과 완전히 일치함이 그 증거다. 국민의힘은 윤석열과 한 치의 어긋남 없는 한 몸으로 제2의 전두환, 박근혜을 키워냈고, 제3의 인물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즉각 단죄·해체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내란 종범이자 실행자인 국민의힘의 즉각 해산을 촉구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문화예술인들은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는 이 광장의 시민들과 함께 기록하고 만들며 춤을 추고, 노래할 것”이라며 “또한 모두와 함께 직접민주주의의 광장에서 이 불의한 상황을 조속히 바로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2차 시국선언문에는 나라풍물굿, 문화연대, 미대의 외침, 블랙리스트 이후, 영화산업 위기극복 영화인 연대, 한국민예총, 한국민족춤협회, 한국작가회의 등 단체들이연대했다.
윤종신·김이나·신대철·조정치 등 음악인 762명 “윤석열 탄핵·체포 요구” 시국선언
윤종신·김이나·신대철·조정치 등 음악인 762명 “윤석열 탄핵·체포 요구” 시국선언
2024. 12. 14 13:28 연예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범국민촛불대행진’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는 모습. 연합뉴스 가수 윤종신, 작곡가 윤일상, 작사가 김이나 등 국내 유명 음악인 762명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과 체포를 요구하는 시국 선언을 발표했다. 14일 가요계에 따르면 이들을 포함한 ‘대한민국 음악인 연대’는 지난 13일 시국선언을 내고 “탄핵에 반대하는 자가 내란 동조자”라며 “윤석열의 탄핵과 즉각 체포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윤석열은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에 군대를 보내는 위법한 명령으로 헌정을 유린하고 삼권분립의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했으며, 평범한 일상은 파괴됐다”고 지적했다. 또 “분노한 시민들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국회 의사당 앞에 모여 한목소리로 탄핵을 외치며 응원봉을 흔들고, 아이돌의 노래를 합창하며 쿠데타 세력의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며 “우리가 만든 음악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동시에 광장에서 울려 퍼지고 있는 거다. 이 아이러니한 상황을 우리 음악인은 개탄한다”고 덧붙였다. 음악인들은 “우리의 선후배 동료들이 혼을 갈아 넣은 K팝의 나라가 정치 후진국의 나라로 해외에 비추어지고 있다”며 “우리 음악인들을 비롯한 대한민국 예술가들이 높여 놓은 K-컬처의 브랜드 가치가 대한민국 정치에 의해 추락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국 선언에는 윤종신, 윤일상, 김이나 외에 밴드 시나위의 신대철, 조정치, 루시드폴, 달파란, 작사가 서지음 등이 참여를 했다.

주간경향(총 12 건 검색)

[이주영의 연뮤덕질기](40) 시국 풍자 봇물 “숨 좀 쉬며 살자”
[이주영의 연뮤덕질기](40) 시국 풍자 봇물 “숨 좀 쉬며 살자”(2025. 01. 17 16:00)
2025. 01. 17 16:00 문화/과학
뮤지컬 <틱틱붐>·연극 <보도지침> 등 뮤지컬 <틱틱붐> 공연 장면 / 신시컴퍼니 제공 순간의 예술인 연극과 뮤지컬은 시대의 리트머스 시험지다. 대중의 문제의식과 불안감이 실시간으로 작품에 반영된다. 관객과의 상호작용에 따라 마당극 형식의 시국 풍자가 튀어나오기도 한다. 정치적 혼란이 점입가경에 이르러서인지 부조리(不條理·의미를 찾을 수 없는 것, 이해되지 않는 것) 철학도 고개를 든다. 방백(무대 위 다른 인물에게는 들리지 않고 관객만 듣는 것으로 약속된 대사)으로 무대를 여는 뮤지컬 <틱틱붐>과 연극 <클뤼타임네스트라>, 촌철살인의 대사로 시국을 은유하는 연극 <보도지침>·<내 무덤에 너를 묻고> 등 요즘 상연되는 대다수 공연이 그러하다. <틱틱붐>(조너슨 라슨 작·작곡, 황석희 번역·한국말 가사, 이지영 연출, 최영은 무대, 임재덕 조명, 이수경 영상)의 프리쇼(작품의 세계관에 몰입하게 이끄는 사전 공연 혹은 장치들)는 색다르다. 공연 시작 전부터 ‘틱틱’ 반복되는 음향과 암전 속 3층짜리 노란 정글짐 세트가 호기심과 두통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주인공의 불안과 청춘의 욕망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만드는 장치이다. 시국 답답함 반영한 사이다 슬쩍 나타난 존(배두훈·장지후·이해준 분)은 불안을 청각화한 ‘틱틱(tick tick)’ 음향, 무대예술로 형상화한 ‘붐(boom)’에 대한 소회와 시대의 답답함을 전한다. “지금은 1990년 거지 같은 시대라고. 이렇게 설명하면 이해가 더 쉽겠네. 지금 우리나라 대통령… 뭐 더 어떻게 할래. 왜 이렇게 겁이 많아. 깡 없어? 내가 할게. 역대급 꼰대 중에 손꼽히는 왕꼰대. 법 위에 군림하고 고집불통에 나라를 개판 오 분 전으로 만들고 있는 ‘조지 부시’. 이렇게 하면 돼”라는 존의 방백에 객석은 초반부터 폭발한다. 열화와 같은 박수와 환호다. 말 그대로 붐(boom)이다. 극 중 상황과 동시대 상황을 교묘하게 엮어 무대와 객석을 하나로 연결하는 마당극 방식의 재치 있는 시작이다. 뮤지컬 <렌트>로 유명한 작곡가 조너선 라슨의 자전적인 작품 <틱틱붐>은 1인극으로 출발해 3인극으로 확장돼 2001년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한국서 7번째 시즌인 이지영 연출의 <틱틱붐>은 존의 여자친구 수잔(방민아·김수하 분) 및 절친 마이클(김대웅·양희준 분)과 더불어 5명의 앙상블이 추가되면서 중대극장 규모로 커졌다. 회전하는 놀이터와 총천연색 조명, 클로즈업되는 존의 표정은 청춘의 불안과 열정, 성공과 방황을 관객들이 온전히 전유하도록 돕는다. 고대 그리스 극작가인 아이스킬로스의 비극 <아가멤논>을 모티브로 한 연극 <클뤼타임네스트라>(강훈구 작·연출, 김현 조명, 함승완 음향, 극단 공놀이클럽)는 더 직접적이다. 신탁으로 딸을 죽이고 트로이 전쟁에 출전한 아가멤논이 10년 만에 귀환해 아내 클뤼타임네스트라에게 살해당하는 서사를 동시대 한국의 예술계에 대입했다. 이야기를 진행하는 화자는 예술고등학교 3학년으로 극작을 전공하는 태주(김기주 분)다. 여배우 승완(김설 분)은 정치 풍자 연출로 유명한 남편 기문(김중우 분)과 연극 <나의 아가 아가멤논>을 올리기 전날 남편의 실수로 아이를 잃는다. 기문이 유학을 떠나고 남겨진 승완은 시누이 기영(신현실 분)이 학과장으로 있는 예고에서 기간제 교사로 지내며 고통을 삭인다. 태주의 여자친구이자 기영의 딸인 무용 전공 고등학교 2학년 다현(오예현 분)의 발랄함과 대조적이다. 태주가 방백으로 하는 등장인물 소개에서 기영을 ‘사주를 맹신하는 현 영부인과 같은 사람’이라고 표현하거나 기문이 수시로 대통령 탄핵 관련 시사프로그램을 보며 정치인들을 비판하는 모습은 폭소를 자아낸다. 연극 <클뤼타임네스트라> 공연 장면 / 공놀이클럽 제공 3년 후 돌아온 남편에게 배반감을 느끼며 예고 연극제 출품작을 지도하는 승완은 태주를 통해 <아가멤논>의 진정한 주인공은 ‘클뤼타임네스트라’임을 상기하고 연기자로 새로운 삶을 꿈꾼다. 이 작품은 극중극으로 여러 겹의 구성을 하고 있다. 그리스 비극과 현재 한국 예술계, 태주의 극작 <클뤼타임네스트라>와 기문의 극작 <나의 아가 아가멤논>, 승완의 여배우로서의 삶과 기문을 통해 복기 되는 한국 정치사회의 혼돈을 여러 시공간에 위치시킨다. 무대는 과거와 속마음을 상징하는 위층과 현재 혹은 극중극을 상징하는 아래층으로 나뉘어 복잡한 알레고리(allegory·이야기 전체가 하나의 총체적인 은유로 전달되는 기법)를 형성한다. 시대와 예술계를 풍자하는 부조리함을 연극계의 부조리와 연결한 메타연극이다. 부조리에 대한 촌철살인 연극 <내 무덤에 너를 묻고>(윤성민 작, 유영봉 연출, 장지영 드라마트루그, 이민영 미술, 김성구 조명, 극단 서울괴담)는 ‘조선시대가 배경인 현대극’이다. 무대 한가운데에 놓여 있는 거대한 관 안에서 인물이 관 뚜껑을 열고 한 명씩 등장한다. 경종(길덕호 분)과 왕세제(김민지 분) 연잉군(훗날 영조)의 권력 교체기를 현재 한국의 탄핵정국과 부동산 사기에 연동했다. 경종은 반대파 김춘택(전종용 분) 일가를 순장하겠다고 공표하며 능묘 조성을 명한다. 이들 가족인 김현주(김성환 분)와 김덕재(공하성 분)는 묘 안에 탈출구를 만들고 집이 있다고 속여 분양사기를 저지르며 생존 자금을 축적한다. 무덤 배경에 록 음악과 사이키 조명, 천장에서 쏟아지는 흙더미 등 표현주의적이면서도 부조리한 총체적 난국 속에 ‘욕심이 과했다. 우리가 도망가면 스스로 죄를 인정하는 꼴이다’, ‘일가친척 모두 끌려가고 있다. 체통이라도 지켜야 한다’ 등 정치 상황을 풍자하는 대사들이 그로테스크한 미장센과 함께 와닿는다. 시국을 풍자하는 촌철살인의 대사로 가득한 작품도 있다. 2024년 하반기 서울 주요 대학 및 전국의 대학가 축제 기간에 약속이라도 하듯 차례대로 상연됐던 연극 <보도지침>(오세혁 작, 정철 연출)은 표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매진됐다. 이 작품은 1986년 전두환 정권하에서 김주언 한국일보 기자가 월간 ‘말’에 폭로한 정부의 보도지침에 관한 재판을 다룬다. 탄핵정국 응원봉 시위에 앞장섰던 청년들이 가장 많이 인용한 구호는 “이건 미룰 일이 아니다. 한 달을 미루면 한 달만큼 더 깜깜해지는 거야. 더는 미룰 수 없는 일이니까”와 “숨 좀 제대로 쉬면서 살고 싶어 그렇습니다. 숨 좀 제대로 쉬며 살게 해주십시오”이다. 모두 <보도지침>의 대사들이다. <틱틱붐>은 수백 개의 노란 공이 천장에서 쏟아지며 숨이 탁 트이는 해방감을 선사한다. 이 글을 마감하는 내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대통령 체포영장 2차 집행을 생중계로 보았다. 양극단으로 나뉜 목소리들의 처절함에 답답함이 가중된다. 더불어 ‘적반하장’과 ‘후안무치’가 입가를 맴돈다. 현 시국에도 이런 ‘틱틱’을 ‘붐’할 만한 수천 개의 ‘노란 공’이 절실하다. <클뤼타임네스트라>·<내 무덤에 너를 묻고>·<보도지침>은 상연이 끝났다. <틱틱붐>은 2월 2일까지 상연한다 .
이주영의 연뮤 덕질기
“하필 이 시국에” 환영받지 못한 한일전(2021. 03. 19 14:05)
2021. 03. 19 14:05 스포츠
축구 한일전은 언제나 큰 인기를 모으는 ‘히트상품’이었다. “후지산이 무너지고 있습니다”라는 캐스터의 멘트로 유명한 일명 도쿄대첩처럼 극일의 역사가 쌓이다 보니 한일전이 열린다는 소식만 들어도 설레기 일쑤였다. 그런데 3월 25일 일본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한국과 일본의 평가전은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다. 대한축구협회가 10년 만의 진검승부를 예고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글에는 개최를 반대하는 댓글이 가득하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가대표 한일전을 중지시켜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을 정도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이 3월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한일전에 나설 태극전사 명단 발표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일전을 중지시켜 주세요’ 한일전이 환영받지 못하는 것은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크다. 축구대표팀은 지난해 11월 오스트리아에서 원정 평가전에 나섰다가 나상호(서울)와 이동준, 조현우(이상 울산), 권창훈(프라이부르크), 황희찬(라이프치히) 황인범(루빈 카잔) 등 주요 선수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악몽을 겪었다. 일본은 하루 확진자가 1000명대로 코로나19 방역이 완벽하지 않은 대표적인 나라다. 이 문제로 2020 도쿄올림픽 개최가 불확실하다 보니 선수 보호 측면에서 걱정할 수밖에 없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공식 부상자(햄스트링) 명단에 이름을 올린 손흥민(토트넘)을 한일전 소집명단에 올린 것은 반대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선수의 몸 상태를 확인한 뒤 최종 결정하겠다”고 선을 그었지만, 평가전에 다친 선수를 무리하게 데려온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손흥민의 소속팀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이 “소속팀에서 뛰지 못하는 선수는 대표팀에서도 못 뛴다. 손흥민은 A매치 휴식기에 완벽하게 회복해야 한다”고 사태를 정리하면서 불필요한 논란을 자초한 셈이 됐다. 국내파 차출도 환영받지 못한 것은 똑같다. 한일전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출입국에 따른 자가격리가 불가피한 터. 정부의 협조로 파주트레이닝센터에서 코호트 격리 속에 1주일(3월 27일~4월 2일)을 보내는 방식으로 자가격리 기간을 절반으로 줄였지만, 선수를 보내는 팀들은 불만이 적잖다. 4월 2일 재개되는 K리그1 일정을 감안할 때 최소한 1경기 이상은 전력 누수를 감수해야 한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돕겠다던 홍명보 울산 감독이 이번 소집에 울산 선수만 6명(김태환·이동준·윤빛가람·원두재·조현우·홍철)이 이름을 올리자 “이렇게 많이 뽑을 줄은 몰랐다. 앞으로는 소통이 필요하다”며 입장을 바꾼 것이 대표적이다. 한일전이 도쿄올림픽 개최에 사활을 건 일본의 노림수로 악용된다는 시선도 반대 여론에 한몫하고 있다. 일본이 한일전에서 선수단 건강과 안전, 관중관리 역량까지 증명하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한일전에 관중을 최대 5000명까지 들여보내기로 확정했는데, 오는 4월 도쿄올림픽 관객 수용 기준을 발표하는 것을 염두에 둔 조치로 보인다. 한일전이 열리는 3월 25일은 1년간 연기됐던 도쿄올림픽 성화봉송이 시작되는 날이다. 한일전 취소를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그래도 한일전은 필요해 벤투 감독은 한일전을 반대하는 목소리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현실론으로 맞서고 있다. 그는 “설득이 될지는 모르겠다”면서도 “모든 사회구성원이 각자가 속한 분야에서 허용하는 범위 아래 자신의 일을 하고 있다. 방역지침에 영향을 받지만 제한된 범위 내에서 우리가 할 일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이 한일전이 꼭 필요하다고 여기는 것은 역시 6월 국내에서 열리는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때문이다. 1경기를 덜 치른 가운데 H조 2위인 한국은 투르크메니스탄(6월 3일)과 스리랑카(6월 7일), 북한(6월 11일), 레바논(6월 15일)을 잇달아 상대한다. 코로나19로 3월 A매치가 모두 취소된 상황에서 한일전은 선수들이 손발을 맞추는 데 도움이 된다. 벤투 감독은 “2019년 11월 A매치를 치른 뒤 지난해 11월 오스트리아 원정까지 만 1년간 한 번밖에 정상적으로 소집을 하지 못했다. 이 같은 악재를 극복하고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치르려면 한일전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벤투 감독은 한일전에 나설 선수들의 안전에도 “의무팀에서 지난해 11월보다 더 철저하고 안전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벤투 감독의 의견대로 한일전이 강행되는 만큼 남은 과제는 승리다.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는 것처럼 한일전 결과는 단순히 1경기로 재단할 수 없다. 조 본프레레(2005년 동아시안컵 0-1 패)와 조광래(2011년 삿포로 원정 평가전 0-3 패) 등 21세기 들어 중도 낙마한 대표팀 감독들을 살펴보면 한일전 패배가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 면에서 곳곳에 구멍이 뚫린 대표팀 전력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 벤투호에서 득점을 책임졌던 황의조(보르도)와 황희찬(라이프치히)이 소속팀의 반대로 빠졌고, 그 뒤를 받치던 이재성(홀슈타인 킬)은 소속팀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에 따른 자가격리로 제외됐다. 중원의 주춧돌이자 전술 변화의 축인 황인범(루빈 카잔)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경기에 뛸 수 없는 상태다. 수비라인도 김민재(베이징 궈안)와 권경원(상무), 김진수(알 나스르), 김문환(LA FC) 등도 부상과 소속팀의 차출 반대로 빠졌다. 유럽파는 이번 소집에 정우영(프라이부르크)과 이강인(발렌시아) 둘뿐이다. 벤투 감독은 “코로나19로 선수를 소집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선수들과 함께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한일전이 갖고 있는 의미를 잘 안다”고 승리를 다짐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일본도 유럽파 소집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독일 하노버96에서 뛰는 미드필더 하라구치 겐키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선수단 전체가 2주 자가격리에 들어가면서 같은 팀 동료인 수비수 무로야 세이까지 이번 소집에서 제외된 것이 대표적이다. 일본도 2017년 동아시안컵에서 한국에 1-4로 대패한 바히드 할릴호지치 전 감독이 경질되면서 일본축구협회를 상대로 사과를 요구하는 1엔 소송을 벌인 적이 있다는 점에서 긴장을 늦출 수 없을 전망이다.
[언더그라운드 넷]코로나 시국을 뚫고 열린 ‘크리스마스 분쇄’ 투쟁(2020. 12. 28 11:32)
2020. 12. 28 11:32 사회
올해도 어김없이 열렸다. 크리스마스 분쇄 투쟁. 12월 20일 낮 일본 도쿄 시부야에서 집회행진이 열렸다. 이 코너에서는 지난해 처음으로 다뤘지만, 벌써 10년 넘게 진행되고 있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행사다. Rio Akiyama 주최단체는 혁명적 ‘비인기’ 동맹. 이들이 앞세우는 비인기(非モテ)를 한국식으로 번역하면 솔로다. 이들이 분노하는 것은 크리스마스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연애자본주의’와 ‘리얼충’, 그러니까 실제로 연애관계에서 누릴 건 다 누리면서 없는 척하는 사람들이다. 올해 집회가 예년과 다른 점은 역시 코로나 시국이라는 점이다. 이에 맞는 구호도 추가되었다. “WHO는 산타에게 면역이 있다는 것을 입증하라!”, “거리에서 유혹은 밀접접촉자다!”, “커플은 밀접접촉을 그만!” 지난해 이 시위를 소개하며 참가자를 세봤을 때는 9명이었다. 올해는 좀 더 줄었다. 언론사나 경찰을 제외하고 참가자는 많아 봐야 7명. 시국이 하 수상하니 ‘투쟁열기’도 사그라든 걸까. “참가자가 예년에 비해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취지에 찬동한다는 메시지는 많으므로 잠재적 지지자는 많다고 생각합니다.” 단체의 대표를 맡고 있는 아키모토 타카유키씨의 말이다. 인터뷰는 e메일로 진행했다. 올해 WHO 비판 구호가 등장한 이유는. “‘산타클로스가 선물을 배포하는 것에 문제는 없다’는 성명을 냄으로써 우리가 평소 비판하고 있는 ‘상업주의적 크리스마스 문화’를 옹호하기 때문입니다.” 크리스마스를 홀로 보낼 한국의 비인기, 솔로들에게 남기고 싶은 메시지는 없는지. “인기 없는 자신을 비하하거나 비굴하지 않고 자랑스러워 하십시오. 괴로운 마음이 든다면, 당신의 삶을 긍정하는 우리와 같은 단체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다음으로 만약 크리스마스나 밸런타인데이 자본과 싸울 의욕이 있다면 꼭 거리에 나가 오래 활동했으면 좋겠습니다. 온라인도 좋지만, 역시 현실세계에서 활동하는 것이 설득력 있고, 활동을 오랫동안 쌓아가면 주변 사람들의 눈도 ‘너희들은 진심으로 하고 있구나’로 바뀌게 됩니다.” 뭔가 솔로 인생 고수의 풍모가 엿보이는 조언이다.
언더그라운드 넷
[표지 이야기]비상시국 살림살이 타격은 훨씬 크다(2020. 05. 04 14:06)
2020. 05. 04 14:06 경제
ㆍ외환위기·금융위기·카드대란 때 자살 급증… “국가에서 과감하게 돈 써야” 지난 4월 20일 문재인 대통령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로 예측하면서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중에서는 최고의 성장률을 전망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방역 성과와 과감한 경기 대응 노력을 높이 평가한 것”이라며 각료진을 독려했다. 지난 3월 26일 오전 서울시청광장에서 열린 ‘코로나 경기침체로 인한 상가임대차 상생 호소 및 정부ㆍ지자체 임대료 조정 지원행정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임대인들과 임차인들의 상생을 호소하며 큰절을 하고 있다. / 권도현 기자 문 대통령은 또 “방역의 성과를 경제로 연결지어 국민의 고통을 줄이고 위기 극복의 시간을 단축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월 13일에도 “메르스·사스와는 비교가 안 되는 비상 경제시국”이라며 “정부는 전례 없는 대책을 최선을 다해 만들어내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최고의(?) 마이너스 성장률’이란 과연 어떤 의미일까? 비상한 경제시국에 어울리는, 전례 없이 강력한 대책이 강구되고 있는 것일까? 한국과 OECD 각국의 맥락에 따라 코로나발 경제난의 의미를 짚어본다. 대통령의 언급처럼 최근 IMF는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OECD 중 가장 높게 예측했다. -1.2%의 역성장을 하겠지만 여타 국가가 더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기관별로 상이한데 대부분 역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일부 기관은 0%대의 저성장을 점치기도 한다. 여타 국가보다 성장률이 저조한 것보다는 높은 것이 훨씬 낫다. 하지만 한국에는 한국만의 맥락이 있다. 과거 역성장이나 저성장은 심대한 고통을 불러왔다. 다른 나라들에 비해 성장률 감소폭이 낮아도 실제 살림살이의 타격은 훨씬 큰 것이 한국이다. 성장률은 선방, 삶은 더 곤궁 경제성장이 위축될 때 그 고난의 정도를 헤아리기 위해 자살률 지표를 참고할 수 있다. 지난 4월 17일에는 경영난에 처한 여행사 대표가 아내에게 미안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등졌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경제난으로 인한 자살자 1명의 배경에는 그에 못지않게 곤경에 처한 이들이 부지기수로 쌓여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한국의 높은 자살률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기할 것은 경제난과 매우 밀접하다는 점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는 한국의 맥락이다. 과거의 패턴이 이번에도 반복된다면, OECD 중 가장 성장세가 좋을지라도 자살자가 기록적으로 늘게 된다. 한국의 10만 명당 자살률은 1990년 8.8명에서 2016년 24.6명으로 15.8명이 증가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높은 증가폭이다. OECD의 1990년과 2017년을 전후한 최근 수치를 비교하면, 한국 다음으로 높은 자살 증가폭은 칠레의 3.7명이다. 2등과 한국의 차이가 매우 크다. 멕시코 2.0명, 미국 0.8명, 터키 0.6명, 그리스와 네덜란드가 0.5명으로 뒤를 잇는다. 이 7개국 외에는 자살률이 모두 감소했다. 한국의 압도적인 자살 증가는 몇 해에 걸친 기록적인 상승에 기인한다. 해당연도의 OECD 회원국을 기준으로 1년 사이의 자살 증가폭을 보았을 때 한국은 단연 앞서 있는 기록 보유국이다. 역대 2위와 4~6위를 한국이 차지한다. 1997~1998년 한국의 10만 명당 자살률은 6.1명이 늘어 2위다. 2002~2003년은 4위(5.4명), 2008~2009년은 5위(4.8명)였다. 2001~2002년에는 4.7명으로 6위다. 기록적으로 자살자가 늘었던 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성장률과 취업자 수, 신용불량자 수에서 특이점이 나타난다. 1998년은 외환위기를 겪으며 성장률이 -5.5%로 추락했던 때다. 2009년은 세계금융위기의 여파로 0.8%의 저성장에 머물렀다. 그런데 2009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0.8%는 OECD 4위로 아주 양호한 수준이었다. 다섯 나라를 제외하고는 모두 마이너스 성장으로 뒷걸음질 쳤다. 한국은 세계경제가 역성장의 침체에 빠졌을 때, 성장률에서 선방하면서도 여타보다 훨씬 높은 자살률 증가를 경험했다. 대부분 OECD 국가가 한국보다 성장률이 훨씬 저조했지만 자살률의 변동은 상승이든 감소이든 미미했다. 코로나발 경제난에 직면해 한국의 경제성장은 비교적 나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마이너스 성장은 사실상 확정된 상황이다. 침체의 골이 여타보다 깊지 않은 것은 그나마 천만다행이다. 하지만 남들보다 얕은 골이 파여도 훨씬 크게 넘어지고 아팠던 것이 바로 한국이다. 이 점에서 현재 정부와 정치권의 경제난 대처가 상황에 부응하고 있는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2002~2003년은 OECD 역대 4번째로 높은 자살 증가폭이 나왔던 때다. 신용카드 대란이 있었던 2003년의 성장률은 3.1%로 나쁘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단, 그 당시로써는 국내적으로 눈에 띄게 낮은 성장률이었다. 2003년의 문제점은 취업자 수에서 확연히 나타난다. 일시휴직자 증가도 역대급 10만 명당 자살률의 증가폭이 6.1명으로 OECD 역대 2위였던 1997~1998년, 5.4명으로 4위였던 2002~2003년, 4.8명으로 5위였던 2008~2009년의 공통점은 전년 같은 달 대비 취업자 수가 수개월 이상 연속으로 감소했다는 것이다(<그래프 1> 참고). 90년대 이후 이 같은 취업자 수 감소는 세 번이 있었고, 이때 예외 없이 기록적인 자살률 상승이 나타났다. 4월 17일 발표된 고용동향에 따르면, 3월 취업자 수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9만5000명이 감소했다. 2003년의 최대 감소폭보다 높고 2009년의 그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문제는 앞으로도 한동안 경제 여건은 침체를 면키 어렵다는 점이다. 이번 코로나 경제난의 심상찮음은 다른 고용지표에서도 드러난다. 1999년부터 통계가 있는 계절조정 취업자 수의 증감을 보면 2020년 3월의 경우 전달에 대비해 68만 명이 감소했다(<그래프 2> 참고). 유례없이 큰 감소폭이다. 잠재적 실업자인 일시휴직자의 증가도 역대급 수치를 찍고 있다(<그래프 3> 참고). 지난 3월의 일시휴직자는 161만 명으로, 전년 같은 달에 비해 무려 126만 명이나 증가했다. 이들이 아직 취업자로 잡히고 있음을 고려하면, 코로나발 고용 쇼크는 앞으로가 더욱 관건이다. 다같이 경제난을 겪더라도 나른 나라보다 혹독했던 시련을 이번에는 피할 수 있을까? 2001~2002년은 10만 명당 자살률이 4.7명 증가해 OECD 역대 6위에 올라 있다. 2002년은 성장률이 좋았고 고용지표도 표면적으로는 이상이 없었다. 그러나 2002년은 카드사태가 본격적으로 발화하던 시기였다. 2000년 말 80만 명이던 신용카드 관련 신용불량자가 2002년 말에는 149만 명으로 급증했다. 당분간 저소득층과 자영업자의 원리금 부담 해소 조치가 시급함을 말해주는 지난날의 교훈이다. 문 대통령은 ‘전례 없는’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수차례 밝힌 바 있다. 아니다. 국제적으로 ‘전례 있는’ 대책부터 써야 한다. 과감한 적자재정·정부부채 늘리기가 그것이다. 2008~2010년 사이 OECD 각국에서 성장률 침체가 나타난다. 이때 정부부채도 경쟁적으로 증가한다. 90년대 초반 이후로 가장 광범위하게 정부의 빚이 늘어났던 시기다. ‘표’에 잘 나오듯 경제난 시기에 정부의 빚이 대규모로 확대되는 것은 보편적인 현상이다. 경제성장 선행국가와 후행국가를 가리지 않고, 평소 정부부채 규모가 어떠한지도 가리지 않으며, 정체불명의 기축통화를 따지지도 않는다. 정부의 빚이 대폭 느는 것이 특별한 일이 아닌 것이다. 더구나 한국은 그간 정부부채가 억제돼 여타에 비해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정부부채 확대의 성과는 나라마다 다를 것이나, 경제난에 직면하여 부채 확대 자체를 금기시하는 것은 어리석고 잔인한 편견이다. 만일 한국에서 GDP의 10%가량 200조원 안팎의 적자재정을 편성한다면, 이는 ‘전례 없는’ 대책이 아니다. 여러 나라에서 기본적으로 시행하는 처방전이다. 필요하면 그보다 더 많은 빚도 정부가 내야 하는 시기다. 특히 한국처럼 복지 후진국이라면, 경제난 시기에 여타보다 훨씬 크게 고통받고 훨씬 높게 자살률이 상승하는 나라라면, 살림살이를 지탱해줄 정부의 지원이 보다 전폭적으로 단행돼야 한다. 정부의 빚을 늘리느냐 마느냐로 허송세월할 때가 아니다. 평소 복지가 허약하니만큼 더더욱 신속한 집행이 요구된다. “전례 없이 돈을 풀어야” 우리 정부와 정치권이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국이 엄중하다는 말에 비해 실천이 미약하다. 독일의 경우 이미 4월 초에 내·외국인을 가리지 않고 코로나19 지원금(Soforthilfe)을 전격적으로 지급했다. 속도를 위해 복잡한 서류 절차는 생략했다. 신분증과 인적사항, 세금 번호를 온라인으로 입력한 신청자는 대부분 사흘 안에 지원금을 수령했다. 최대 3개월간 9000유로(약 1200만 원)가 지급된다. 파격적인 재정 적자를 선언한 독일 연방정부의 경기부양 대책이 상하원에서 단 이틀 만에 통과된 덕분이다. 여유 계층에 지급된 지원금은 추후 세금 부과 등을 통해 회수한다는 방침이다. 교민들의 전언에 따르면 ‘느림보 국가’ 독일에서 이처럼 빠른 행정 처리는 그 자체가 놀라운 일이었다. 캐나다 정부와 의회도 신속한 일처리를 보여주었다. 3월 25일 상하원을 모두 통과한 지원 방안이 즉시 발효되었다. 4월 6일부터 접수가 시작된 긴급지원 프로그램(CERB)에 따라 최대 4개월간 매달 2000캐나다달러(약 170만원)가 지급된다. 작년 연소득 기준 5000캐나다달러 이상이 그 대상이다. 독일과 마찬가지로 모든 신청자에게 선지급하고 추후 심사를 통해 돌려받는다는 방침이다. 토론토에 거주하는 성우제 <시사인> 편집위원은 ‘모든 게 느린 캐나다지만 재난 지원은 전광석화’라고 평가한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28일 “대책에 시간을 끌수록 피해가 커지고 국민과 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된다”고 우려했다. 3차 추경을 비롯하여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국회의 추경 통과 전에라도 할 수 있는 것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향은 옳다. 문제는 속도와 지원 수준이다. 보수 언론과 야당의 집요한 재정 적자 반대를 뚫어낼 정부여당의 지혜를 기대한다.
표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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