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1,229 건 검색)
- 시리아 24년 독재의 상처…최소 10만명 묻힌 암매장지 발견
- 2024. 12. 18 21:47 국제
- ... 40㎞ 떨어진 쿠타이파에 대규모 매장지가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현장을 방문한 시리아비상태스크포스(SETE) 대표 모아즈 무스타파는 이곳에 최소 10만명이 암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 중동 전운 고조
- 실체 드러나는 시리아 집단매장지···“한곳에 10만구 이상 암매장”
- 2024. 12. 18 16:43 국제
- ... 비밀경찰에 의해 체포됐다가 구금 중 고문 등으로 사망한 이들로, 시리아 공군 정보사령부가 시리아 전역의 군병원과 교도소 등에서 시신을 모아 집단 매장지로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암매장에...
- 중동 전운 고조
- 네타냐후, 시리아 영토 내 헤르몬산 정상 찾아 ‘무기한 점령’ 시사
- 2024. 12. 18 14:33 국제
- ..., 레바논, 시리아 3국의 국경에 걸쳐 있는데, 해발 2814m 최고봉은 시리아 영토다. 과거 시리아군 진지가 있었으나 1974년 체결된 양국 간 휴전협정에 따라 이 일대가 ‘비무장 완충지대’로...
- 중동 전운 고조
- [국제칼럼]시리아의 봄은 올 것인가
- 2024. 12. 17 20:58 오피니언
- ... 만드는 근본적 이유다. 시리아의 반군을 이끄는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는 최근 CNN 인터뷰에서 시리아의 정상국가로의 복귀와 통합 문제를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알카에다라는 과거 이력에 분명히...
- 국제칼럼국제칼럼구기연
스포츠경향(총 248 건 검색)
- 북한 비기기만 해도 최종예선 막차탄다, 일본 시리아 5-0 대파
- 2024. 06. 11 21:13 축구
- 북한축구대표팀 | 게티이미지코리아 제공 북한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막차를 탈지 모른다. 북한에 몰수패를 안겼던 일본이 최종예선 진출을 다투던 시리아의 발목까지 잡아준 덕분이다. 일본은 1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B조 최종전에서 시리아를 5-0으로 대파했다. 이날 일본은 전반 13분 우에다 아야세가 선제골을 터뜨린 뒤 6분 뒤 도안 리츠가 추가골까지 넣었다. 전반 21분에는 구보 다케후사의 패스가 상대 수비수의 자책골로 연결돼 3-0으로 앞서갔다. 후반 들어서도 공세를 늦추지 않은 일본은 후반 28분 소마 유키와 후반 40분 미나미노 타쿠미의 득점을 묶어 5-0 대승을 결정지었다. B조 1위로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했던 일본(6승)의 시리아전 대승은 최종예선 진출이 걸린 마지막 한 장을 북한에 유리하게 바꿔놨다. B조 2위인 시리아(2승1무3패·승점 7)가 3위인 북한(2승3패·승점 6)과 승점차를 벌리지 못했다. 북한은 이날 오후 10시 B조 최약체인 미얀마(1무4패·승점 1)와 최종전을 치르는데, 비기기만 해도 자력으로 최종예선에 오를 수 있다. 북한(+1)과 시리아(-3)가 승점에서 동률을 이룰 경우 골득실에서 4골차로 앞서기 때문이다. 2차예선은 각 조의 1~2위가 최종예선에 오르는 가운데 승점과 골득실의 순으로 순위를 가린다. 북한은 미얀마 원정으로 열렸던 지난해 11월 21일 2차예선 2차전에서도 6-1로 대승을 거둔 터라 최종예선 진출 가능성이 높아졌다.
- ‘몰수패’ 당하고도 WC 최종예선 가능성 남긴 북한···시리아에 1-0 신승, 11일 2차예선 최종전서 ‘결판’
- 2024. 06. 07 11:36 축구
- 연합뉴스 북한이 제3국에서 열린 홈 경기에서 시리아를 간신히 꺾고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진출의 불씨를 살렸다. 북한은 6일 라오스 비엔티엔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B조 5차전에서 막판에 터진 정일관의 결승골로 시리아에 1-0으로 이겼다. 2승3패로 승점 6점을 쌓은 북한은 조 3위를 유지했으나, 조 2위(승점 7·2승1무2패) 시리아와 격차를 승점 1점으로 좁혔다. 조 1위 일본(승점 15점)이 일찌감치 최종 예선 진출을 확정한 가운데, 시리아와 북한의 운명은 마지막 6차전에서 갈리게 됐다. 오는 11일 북한은 조 4위 미얀마(승점 1점)와, 시리아는 일본과 최종전을 치른다. 상대만 놓고 보면 북한이 유리하다. 2차 예선에서는 각 조 1~2위 팀이 최종 예선에 진출한다. 북한은 지난 3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일본과 3차전에서 0-1로 패한 뒤 같은달 열릴 예정이던 4차전을 홈인 평양에서 치르기 어렵다고 일방적 통보를 감행해 0-3 몰수패를 당했다. 하지만 그 몰수패를 당하고도 최종 예선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남겼다. 원래 이 경기도 북한 평양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제3국인 라오스로 장소가 바뀌었다. 앞서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 뉴스는 “시리아 매체들이 이달 초 시리아축구협회가 AFC에 중립적인 경기 장소를 찾아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보통 월드컵 예선은 아시아축구연맹(AFC) 홈페이지를 통해 경기가 실시간으로 중계되는데, 이날 북한과 시리아의 경기는 그렇지 못했다. 경기가 끝났을 시점을 훌쩍 넘긴 뒤에야 홈페이지에 북한이 막판 정일관의 골로 시리아를 1-0으로 이겼다는 사실만 공지됐을 뿐, 다른 정보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일본은 미얀마를 홈으로 불러들여 5-0으로 대파하고 전승 행진을 이어갔다. 연합뉴스
- 이란-일본, 아시안컵 8강 빅매치···이란, 타레미 퇴장 변수에 시리아와 승부차기 끝에 승리
- 2024. 02. 01 08:22 축구
- 게티이미지코리아 이란과 일본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에서 격돌한다. 이란은 1일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16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시리아에 5-3으로 이겨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란은 바레인을 3-1로 물리치고 올라온 일본과 3일 오후 8시30분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일본과 이란은 각각 동아시아와 서아시아를 대표하는 강팀으로 한국과 함께 대회 우승 후보로 꼽히는 팀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대회 출전국 가운데 일본이 17위로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다. 그다음으로 높은 나라가 21위인 이란이다. 1968년 대회부터 1976년 대회까지 아시안컵 3연패를 이뤄낸 이란은 통산 4번째이자 48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대회 최다(4회) 우승 기록을 보유한 일본은 통산 5번째이자 2011년 대회 이후 13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이날 이란의 주축 공격수 메디 타레미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해 일본전에 나설 수 없는 건 이란에 큰 악재다. 이란은 전반 34분 타레미의 페널티킥 선제골로 앞서나갔다. 이란은 70%에 육박하는 공 점유율로 경기를 지배하고도 타레미, 사르다르 아즈문 등 최전방 공격수들의 무거운 움직임 속에 추가골을 넣지 못했다. 그러다 후반 이란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가 후반 중반에 페널티킥을 헌납하면서 승부의 흐름은 요동쳤다. 키커로 나선 시리아의 오마르 카르빈은 후반 19분 침착하게 슛을 성공시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란은 후반 막판에 타레미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수적 열세에 놓였다. 앞서 시뮬레이션으로 옐로카드를 받았던 타레미는 후반 46분 측면에서 드리블하는 상대를 거친 파울로 막았다가 두 번째 경고를 받고 말았다. 위기 속에서도 실점하지는 않은 이란은 연장전을 잘 넘기고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베이란반드가 시리아 두 번째 키커의 슈팅을 막고, 이란은 5명의 키커 모두가 슈팅을 성공시켰다.
- ‘0골’ 중국의 기적을 지운 팔레스타인·시리아, 전쟁의 상처를 잊게 하다
- 2024. 01. 24 12:41 축구
- 홍콩을 상대로 득점을 넣은 뒤 기뻐하는 팔레스타인 선수들. 신화 | 연합뉴스 스포츠에선 종종 전쟁의 아픔을 발판으로 드라마가 펼쳐지기도 한다. 제18회 아시안컵에선 팔레스타인과 시리아가 주연이 됐다. 팔레스타인은 24일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오데이 다바(힐랄 알 쿠드스)의 멀티골에 힘입어 홍콩을 3-0으로 눌렀다. 팔레스타인이 아시안컵에서 기록한 첫 승리다. 팔레스타인은 2015년 호주 대회(3패)와 2019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대회(2무1패)에선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전쟁으로 목숨을 잃은 이들을 위로하는 묵념으로 시작한 이번 대회에선 승점 4점(1승1무1패)을 확보해 이란(승점 9)과 UAE(승점 4)에 이은 C조 3위로 사상 첫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팔레스타인 선수들은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에 휩싸인 가자지구 주민들을 언급하며 16강 진출의 의미를 부여했다. 가자지구 출신인 수비수 모하메드 살레(플로리아나)는 “가자지구 주민들이 우리가 보여준 결과에 행복해 한다. 가자지구의 순교자들, 팔레스타인 땅에 사는 모든 사람, 인류애로 우리 뜻을 지지하는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이 자랑스럽고 역사적 성취를 바친다”고 강조했다. 마크람 다부브 팔레스타인 감독은 “어려운 상황을 겪는 팔레스타인 국민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16강 진출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이곳에 왔다. 그 목표를 이제 이뤘다”고 기뻐했다. 길고 긴 내전에 신음하고 있는 시리아도 첫 16강의 기쁨을 공유했다. 시리아는 23일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인도와 조별리그 B조 최종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2011년 카타르 대회 사우디아라비아전(2-1 승) 이후 13년 만에 승리를 품에 안은 시리아(1승1무1패·승점 4)는 역시 조 3위로 16강에 합류했다. 팔레스타인과 시리아의 극적인 16강 진출은 거꾸로 기적을 꿈꾸던 중국에 악몽을 안기기도 했다. 24개국이 참가하는 아시안컵은 각 조의 1~2위와 조 3위 중 상위 4개팀이 16강에 오른다. 중국은 A조에서 득점 없이 2무1패(승점 2)로 3위에 올랐는데, B조에서 시리아와 인도가 득점 없이 비기는 동시에 C조에서도 팔레스타인과 홍콩과 비겨야 했다. 중국의 ‘시나스포츠’가 빅데이터를 통해 계산한 확률에서 이 모든 조건이 이뤄질 가능성은 0.52%. 그야말로 실낱같은 희망은 에상대로 물거품이 됐다. 16강 진출이 좌절된 중국은 이날 씁쓸한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중국 현지에선 알렉산다르 얀코비치 감독의 경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주간경향(총 17 건 검색)
- “평화로운 시리아로 돌아가고 싶어요”(2021. 03. 26 12:59)
- 2021. 03. 26 12:59 사회
- ㆍ시리아인 1호 유학생 압둘와합, 내전으로 귀국 못 하고 한국으로 귀화 시리아 내전이 만 10년을 맞았다. ‘아랍의 봄’ 여파로 시리아 국민이 첫 전국 동시 시위를 벌인 2011년 3월 15일이 시작일이다. 그날 시리아 남부 도시 다라에선 담벼락에 정권 비판 낙서를 했다는 이유로 16명의 중학생이 붙잡혀 심한 고문을 당했다. 사흘 뒤 학생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열렸고, 정부는 군대를 동원해 진압했다. 이 과정에서 4명이 죽었고, 이날부터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은 물러가라”라는 구호가 시작됐다. 비행기와 탱크를 동원한 정부의 무자비한 진압에 반발한 군인들이 ‘자유시리아군’을 조직하고 정부군과 전투를 시작한다. 반군은 부족한 자원에도 승리를 거듭하며 아사드 정권을 붕괴 직전까지 몰고 갔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반군을 지원했던 나라들이 지원을 끊고 수도 다마스쿠스 진입을 막았다. 사진/이석우 기자 시리아 내전 상황은 더 악화 2013년 8월 자유시리아군이 망설이던 사이 시리아 정부는 다마스쿠스 인근 민간인 지역인 구타를 화학무기로 공격했다. 1400여명의 희생자를 낳았지만 국제사회는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정부군은 더 잔인한 방식으로 시민을 공격했다. 반군이 분열되고, 정부군을 지원한 러시아가 2015년 이후 직접 개입에 나서면서 전황은 정부군 우위로 바뀐다. 내전은 외세의 개입으로 국제 대리전 양상으로 바뀌었다. 희생은 컸다.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내전으로 인한 사망자는 최소 38만8652명에서 최대 59만4000명에 달한다. 약 560만명이 난민이 됐고, 670만명은 실향민이 돼 시리아 안을 떠돌고 있다. 언론의 관심은 줄었지만 상황이 나아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크고 작은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21일에도 러시아군은 전투기로 반군의 임시 정유시설을 공습했다. 같은 날 시리아 정부군은 알레포주 아타리브의 병원에 포격을 가했다. 와해된 듯싶던 무장 테러단체 ‘이슬람 국가(IS)’도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에서 이런 상황을 무섭고 힘들다고 말하는 이가 있다. 시리아에서 변호사로 일하다 2009년 시리아인 1호 유학생으로 한국을 찾은 압둘와합(37)이다. 그는 시리아 내전이 터지자 시리아 난민을 돕기 위한 구호단체 ‘헬프시리아’를 한국 친구들과 함께 세웠다. 오랜 친구이자 헬프시리아 활동을 함께하는 김혜진씨가 최근 출간한 <내 친구 압둘와합을 소개합니다>는 그간의 구호 활동을 기록한 증언이자 고통받는 시리아를 도와 달라는 호소이다. 무슬림과 난민을 향한 한국사회의 편견과 차별의 시선도 돌아보게 만든다. 책의 출간을 계기로 지난 3월 24일 와합을 만나 시리아 내전과 난민 문제에 관한 생각을 들었다. 강대국이 철수해야 해법 찾을 수 있어 2021년 현재 시리아 정부군이 시리아 전역의 62%를 차지하고 있다. 터키의 지원을 받는 반군이 알레포와 이들립주를 포함한 북서부 지역, 미국의 지원을 받는 쿠르드 세력이 북동쪽을 차지하면서 시리아 내전은 교착상태에 있다. 와합은 “아직 국경선으로 인정되지 않았을 뿐 현실에선 여러 나라로 나뉜 것과 같다.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넘어가기가 위험하고, 국경을 넘어갈 때 요구하는 정도의 공문서와 허가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언론에서 다루지 않아 잊어버렸을 뿐 지옥 같은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 생필품 부족에 물가는 터무니없이 높아졌고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 주변국이 국경을 꽉 틀어막으면서 실향민들은 오가도 못 한 채 국경 근처 임시 캠프에서 열악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거의 900㎞에 이르는 시리아와 터키 국경선에는 최근 예전에 없던 드론과 카메라, 지뢰까지 설치됐다. 저격수도 배치해 국경을 넘으려는 이들을 노리고 있다. 요르단도 마찬가지 방식으로 국경을 통제해 시리아 사람이 떠날 수 있는 방향은 이라크나 혹은 레바논인데 레바논으로 가려면 정부군 통제지역을 지나가야 하고, 이라크는 시리아만큼 어려운 나라다. 와합의 가족은 다행히 2019년 가을 우여곡절 끝에 터키로 넘어와 이즈미르에 정착했다. 남동생 2명은 노르웨이에서 난민 신분으로 생활하고 있다. 고향인 락까는 IS에서 쿠르드 민병대로 손바뀜한 후 조금 안전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살기는 어렵다고 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사마에게>가 증언하듯 알아사드가 이끄는 시리아 정부는 유독 병원과 학교를 파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교육과 의료를 차단해 반군 지역을 도저히 살 수 없는 지역으로 만드는 것이다. 주민들은 그곳에서 죽음을 각오하거나 떠나야 한다. 정부군 입장에선 이들이 떠나는 게 좋다. 주변국을 압박하는 데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미 450만명에 이르는 시리아 난민을 받아준 터키를 곤란하게 만들 수 있다. 와합은 “시리아 정부군은 난민 카드로 국제사회를 압박하고 있다”면서 “알아사드를 인정하면 전투를 멈추고 난민이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다. 그렇지 않으면 시리아 사람을 너희 나라에 보내겠다는 태도”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유럽국가가 난민 부담을 덜려고 알아사드와의 관계를 살리려고 노력하는 걸 보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와합은 강대국이 시리아에서 철수해야만 시리아 내전을 해결할 수 있다고 봤다. 러시아가 직접 운영하는 다마스쿠스 인근 지역은 시리아 대통령도 허가를 받지 않으면 안에 들어갈 수 없다. 반군 지역이나 쿠르드 민병대 지역도 터키와 미국의 입김에 좌우되고 있다. 그는 외국 세력이 떠나야만 각 세력이 서로의 입장을 절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터키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반군이 3월 15일(현지시간) 시라아 북부 탈 아비야드(Tal Abyad)에서 시리아 내전 10주년을 맞아 혁명기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완벽한 해결책은 현재의 난맥상을 만든 국제사회가 결자해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선 오히려 각국이 자국 이해에 맞게 현 상황을 유지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군을 지원하다 자신의 이해에 맞지 않자 손바닥 뒤집듯 반군을 ‘테러범’이라 칭하며 공격했던 미국을 지적했다. 그는 강대국들이 내심에서 ‘아랍의 봄’을 원치 않았다고 봤다. 민주화된 아랍보다 독재자가 지배하는 아랍이 통제하기 쉽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전화 한통화로 사우디에 무기 구매를 관철시켰는데 만약 민주화된 나라였다면 트럼프가 그렇게 함부로 했을까요. 한국 정부가 미국 요구를 그렇게 받아들였다면 국민이 들고일어나 난리가 났겠죠. 옛날처럼 국민의 눈치를 보지 않고 권력자끼리만 결정할 수 있도록, 겉으로 내세우진 않았지만 ‘아랍의 봄’이 실패하도록 모든 방법을 이용했습니다.” 민주화 운동이 내전으로 바뀔까봐 미얀마 사태도 걱정스럽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얀마는 시리아처럼 되면 안 된다”면서 “국제 압박과 국민의 연대된 힘으로 쿠데타 세력을 물러나게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리아처럼 내전으로 변한다 해도 민주화 운동의 대의를 부정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50년간 2~3세대가 독재를 이어가는데 혁명을 하지 않으면 스스로 물러날까요. 병이 있으면 그 병을 제거하기 위해 치료를 받아야지 치료가 잘못될까 두려워 병원을 안 가는 건 옳지 않습니다.” 유엔아동기금에 따르면 시리아 어린이 240만명이 전쟁으로 학교를 떠나야 했다. 학교의 3분의 1은 폐허가 되거나 군 기지로 이용됐다. 열 살이 넘어도 초등과정을 시작하지 못한 아이들이 많다. 헬프시리아는 그간 난민 캠프에 음식과 생필품을 보급하는 데 주력했는데 2019년부터는 학교 건립이라는 좀 더 큰 목표를 추가했다. “2019년 3월 터키에 가서 음식을 보내려고 어떤 음식을 원하는지 실향민 캠프에 물었는데 돌아온 대답은 음식보다 교육과 의료를 지원해주면 좋겠다는 것이었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어렵겠다고 봤는데 터키 정부와 손이 닿는 분의 도움으로 추진할 수 있었습니다.” “후원금 모아 두 번째 학교 세우고 싶어” 시리아에 학교를 세우려면 국경을 오갈 수 있도록 터키 정부군의 허가가 필요하다. 터키 정부는 교육 프로그램 운영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교육과 의료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면 굳이 위험한 난민 신세를 택할 필요가 줄어든다. 시리아와 터키 정부 모두에게 득이 되는 학교 건립은 그렇게 시작됐다. 약 900명의 학생을 수용할 수 있는 초등학교가 시리아 알레포주 소란지역에 2019년 8월 완공됐다. 학교 이름은 아랍어로 ‘읽으라’라는 뜻인 ‘이끄라’이다. 학교 건설 계약서상 6~9개월로 건축 기간을 정했는데 3개월 만에 완공됐다. 와합은 “학교를 완공해야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보다 시리아에 있는 분들이 몇배 마음이 급했다. 실향민들이 3팀으로 8시간씩 24시간 쉼없이 일했다”고 말했다. 낮에는 초등학교 입학 연령의 아이들을 위한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저녁에는 전쟁으로 공부할 때를 놓친 아이들을 위한 압축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주말에는 장애인과 폭격 등으로 부상을 입어 매일 이동하기 어려운 학생들이 하루 동안 몰아서 수업을 받는다. 와합은 지난해 말 한국에 귀화했고, 지난달에는 주민등록증도 받았다.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귀화였다. 시리아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라가 여권 갱신이 안 되면서 터키로 구호활동을 떠나기도, 한국에서 생활하기도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앞서 두차례의 여권 갱신도 쉽지 않았다. 두 삼촌이 여권 갱신을 하러 갔다가 구금돼 고문을 받은 후 풀려나기도 했다. 시리아 국적 때문에 터키공항을 오갈 땐 늘 붙들려 조사를 받아 비행기 탑승 시간이 임박해서야 풀려나기 일쑤였다. 그는 “한국 국적을 갖게 돼 그나마 다행이고 행복하지만 이런 상황 자체가 안타깝다”고 했다. 귀화가 쉽진 않았다. 한국인과의 결혼을 통한 간이귀화가 아닌 일반귀화라 절차가 더 엄격했다. 국적 취득 허가는 받았지만, 시리아 국적 포기 증명서를 받을 수 없어 막판까지 마음고생을 했다. 일본 주재 시리아대사관은 “시리아에 직접 와서 받아가라”고 했다. 결국 이런 사정을 입증할 증거와 시리아 국적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쓴 후에야 귀화 절차를 완료했다. 그는 한국사회에도 난민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존재하지만 그래도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무슬림과 시리아 사람을 조금이라도 제대로 알게 되면 막연한 두려움은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IS를 지칭할 때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라고 흔히 쓰지만 그들은 이슬람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무장테러단체일 뿐이고 그렇게 써야 한다고 했다. 극히 일부의 사례로 난민을 테러범이나 성범죄자로 일반화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헬프시리아 후원금은 코로나19 탓에 많이 줄었다. 예전처럼 야외에서 모금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일상을 회복하면 후원금을 모아 새 학교를 열고 싶다고 했다. 가장 바라는 것은 <내 친구 압둘와합을 소개합니다>에 나온 말처럼 다시 평화로운 시리아로 돌아가는 것이다. “집 앞 맑은 유프라테스강에 발을 담그고 꿀같이 단 수박을 먹으며 한국에서 시리아를 사랑해주는 이들에게 편지를 쓰는 것”이다.
- [시네프리뷰]사마에게-시리아 내전, 고향을 뺏긴 죄 없는 사람들(2020. 01. 10 16:37)
- 2020. 01. 10 16:37 문화/과학
- 제목 사마에게 영제 For Sama 제작년도 2019년 감독 와드 알-카팁, 에드워드 왓츠 출연 와드 알-카팁, 사마 알-카팁, 함자 알-카팁 상영시간 95분 개봉 2020년 1월 23일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엣나인필름 봄은 짧았고, 고통의 시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착잡하다. 영화 <사마에게>의 기자 시사회를 보러 가던 날 오후, 이란이 표적 폭사를 당한 군 지도자에 대한 보복으로 이라크의 미군 기지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는 속보가 휴대폰에 떴다. 다큐멘터리 영화 <사마에게>의 배경은 지난 10여 년 간 벌어진 시리아 내전이다. 내 편과 상대편을 구분하기 쉽지 않은, 복잡한 구도의 전쟁이다. 이 전쟁에는 종교분파, 소수민족, 지정학적 정세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아랍의 봄’ 때 구도는 간단했다. 시리아의 알 아사드 정권은 이집트 무바라크 정권처럼 민중봉기로 축출될 것으로 보였다. 소셜미디어(SNS)가 자유전파의 촉매자였다. 이집트 민중봉기의 중심인물로 떠오른 와엘 고님은 구글의 중동지역 마케팅 담당 임원이었다. 자유를 기치로 종교·이념을 초월해 만들어진 반정부·반독재 동맹은 싸움이 장기화되면서 와해·분화됐다. 레바논의 헤즈볼라와 러시아 정부는 알 아사드 정권을 지지했고, 반정부 동맹 사이에서는 21세기 최악의 종교근본주의단체로 기록될 이슬람국가(IS)가 탄생해 시리아 북부와 이라크로 세를 늘리면서 칼리프 국가를 선포했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내전’ 영화의 주인공이자 감독인 와드 알-카팁은 ‘아랍의 봄’ 때 알레포 대학에 다니던 학생이었다. 저널리스트가 되고 싶었던 그는 언론의 카메라가 미치지 않는 곳에서 정권의 폭거를 기록했다. 비디오카메라는 진실을 기록하는 그의 무기였다. 그리고 결국 그 활동 속에 만난 남편 함자. 운동권 의사다. 부상자를 치료하는 한편, 죄 없는 사람들의 희 생을 폭로하는 활동을 벌였다. 2016년 2월 이들 사이에 첫째 딸 사마가 태어난다. 부부와 딸을 둘러싼 상황은 점점 악화된다. 정부군은 반정부세력이 장악하고 있는 알레포시를 포위하고 매일 공습한다. 영화는 와드 알-카팁이 딸의 이름을 부르며, ‘아이의 의지와 상관없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전쟁 속에서 살아야만 했던 딸에게 어른으로서 사과를 반복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딸에게 붙인 ‘사마’라는 이름은 아랍어로 하늘을 뜻한다. 날마다 공습하는 정부군의 비행기, 하늘로 치솟는 불길과 폭연 없는 하늘을 꿈꾸며 지은 이름이다. 함자와 와드 알-카팁 부부는 병원을 운영하며 폭격으로 다친 부상자들을 치료한다. 공습은 병원이라고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진행된다. 몇 차례의 위기가 있었고, 폭격으로 동료들과 환자들이 희생된다. 와드 알-카팁의 카메라에 그 장면들은 생생히 잡힌다. 결국 그해 말 이들은 최종적으로 패배한다. 함자는 봉쇄된 알레포에서 외신을 상대로 많은 인터뷰를 했다. 포위망 밖으로 나가면 그는 이미 반정부인사 수배 리스트에 올라 있어 피살될지 모른다. 정부군 검문소를 통과해 밖으로 나가는 것은 사실상 죽음의 길이다. 앞서 시리아 내전은 종교와 복잡한 지정학적 요소가 결합된 전쟁이라고 했지만 영화의 시각은 단순하다. 와드 알-카팁의 기록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2011년 알 아사드 정권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시위부터 시작한다. 자유를 원하는 한편 반정부군이 외치는 구호도 ‘알라 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다. 정부의 학정에 맞선 반정부세력 내부의 갈등은 영화에서 거의 노출되지 않는다. 웃고 아이들처럼 장난치기도 하지만, 알레포에 남아 있는 사람들을 사로잡고 있는 것은 공포다. 그 와중에도 사마뿐 아니라 생명은 끝없이 태어난다. 그런 한편, 또 아무 죄 없는 영혼이 세상을 떠나고. 교차하는 희망과 비극, 슬픔과 안도를 영상은 기록하고 있다. 그들의 구원 호소에 우리는 무엇을 했나 영화의 구도는 철저하게 희생자의 프레임에 맞춰져 있다. 어떻게 보면 프로파간다다. 폭격으로 죽은 아이들, 그를 안고 울부짖는 엄마, 폭격으로 다쳐 정신을 잃은 임산부와 제왕 절개 후 죽을 뻔했던 태아를 살려내는 장면, 역시 폭격으로 사망한 부부의 의사 동료와 자원봉사자들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그리고 그 가해의 주체는 끈질기게 살아남아, 악랄하게 반대자들을 죽이는 알 사이드 정부와 그를 배후에서 지원하는 러시아다. 그들은 죄 없는 사람들, 특히 여성과 아이로부터 결국 고향 알레포를 빼앗아갔다. 영화 주인공들이 시리아 알레포에서 절망의 나날을 보내며 SNS나 유튜브 동영상으로 전 세계 시민들에게 구원의 호소를 보내고 있을 때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공교롭게도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이 폭로되어 탄핵을 요구하는 시위에 온 관심이 집중되어 있었던 2016년 겨울이었다. 한편으로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한다. 단순 비교는 어렵겠지만, 만약에 박근혜 정권이 물러나지 않고 버텼다면 그때 한국의 촛불혁명도 유혈사태로 흘렀을지 모른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오싹한 대목이다. 러시아 대사를 암살한 터키 청년 AP연합 경향자료 2016년 12월 20일 저녁, 터키 수도 앙카라의 현대미술관에서 여덟 발의 총성이 울렸다. 총탄에 쓰러진 이는 터키 주재 러시아대사 안드레이 카를로프. 대사를 쏜 양복을 빼입은 남자는 저격 직후 “알레포를 잊지 말라, 시리아를 잊지 말라”고 외쳤다.(사진) <사마에게> 영화에서 알레포에 남아 있던 반군과 그 가족들이 정부군의 포위망을 빠져나온ㅈ 며칠 후의 일이다. 그 이전, 이미 10만이 넘는 시민과 여성, 어린아이들이 희생당했다. 시리아 정부군은 통폭탄과 함께 심지어 독가스를 살포하기도 했다. 유엔에 올라간 시리아 휴전결의안은 번번이 좌절됐다. 알 아사드 정권의 배후에는 러시아가 있었고, 시아파 민병대가 있었다. 헤즈볼라와 이란도 알 아사드 정권을 지지했다. 미국과 터키는 반정부군을 돕고 있었다. 미군은 봉쇄된 반정부군 지역에 무기를 공중에서 살포하기도 했다. 러시아 대사를 쏜 남자는 터키 찰관이었다. 메블뤼트 메르트 알튼타시라는 이름의 22살 청년이었다. <뉴욕타임스> 기사를 보면 이날 행사장 안팎에서 찍은 영상이 링크되어 있다. 연설하던 안드레이 대사가 쓰러지는 장면에서부터 알튼타시가 구호를 외치는 장면까지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 그 후 그는 어떻게 되었을까. 경찰특공대와 대치하던 그는 3명에게 부상을 입힌 후 사살되었다. ‘알레포, 시리아를 잊지 말라’는 말과 함께 ‘알라 후 아크바르’가 나왔지만, 그의 행동을 IS의 무차별적 테러와 동급으로 보기엔 묘한 울림이 남는다. 보통 사건 후 관련된 종교단체 등이 있는 경우 “우리 조직이 일으켰다”는 성명 같은 것이 발표되지만, 알튼타시가 사살된 뒤 입장을 표명한 단체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 알려진 사연은 없다. 그의 이야기도 언젠가는 조명받을 것 같다.
- 시네프리뷰
- [해외문화 산책]“아시리아 제국을 복원하라”(2019. 11. 01 15:51)
- 2019. 11. 01 15:51 문화/과학
- 어디서나 그렇듯 이라크의 젊은이들도 온라인 게임을 좋아한다. 게임중독이 늘자 지난 4월 의회는 온라인 게임 규제 결의안을 내놨을 정도다. 그러나 ‘꼰대’들의 잔소리는 오히려 게임의 인기만 더 끌어올렸을 뿐이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놀이문화에서 기원한 ‘우르 게임’의 도구들. / regencychess.co.uk 쿠르드계 고고학자인 라나 하다드도 온라인 게임을 즐겼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환상에 기반을 둔’ 게임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졌다. 그 대신 이라크의 풍부한 문화유산이 그의 흥미를 끌기 시작했다. 하다드는 현장 발굴을 다니면서 보고 배운 것들을 게임으로 만들어 이슬람국가(IS)의 폭력에 지친 이들에게 보급하기로 했다. 중동 온라인매체 알모니터는 지난 9월 29일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문명을 담은’ 보드게임을 만든 여성 고고학자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곧 시판될 게임의 이름은 ‘우르빌룸(Urbilum): 아시리아 제국’이다. 성서에도 나오는 우르빌룸은 쿠르드 지역의 중심도시 아르빌의 옛이름이다. 게임은 두 사람이 하는데, 정착지들을 짓는 것으로 시작해 더 강력한 고대 제국을 건설하는 쪽이 이긴다. 이라크 고고학자 라나 하다드가 개발한 보드게임 ‘우르빌룸’의 이미지. / 우르빌룸 페이스북 플레이어들은 먼저 아시리아의 유명한 왕들에서 따온 ‘세나체리브’와 ‘아슈르바니팔’이라는 두 캐릭터 중 하나씩을 고른다. 요새와 사원을 짓고, 군락을 만들고, 왕궁도 건설한다. 전차와 정복군, 사냥과 노동, 사자와 제왕. 고대의 돋을새김 조각들과 점토판이 게임으로 옮겨왔다. 문명의 요람에서 자라난 그에게도 고대 문명을 게임으로 옮기는 것은 ‘특별한 도전’이었다. 완성된 제품은 아랍어, 아시리아어, 쿠르드어, 영어판으로 제작됐다. 오늘날의 이라크에서 시리아로 이어지는 지역에 있었던 아시리아 제국은 기원전 2500~609년 존속하다가 쇠락했다. 하지만 지금도 중동과 미국, 유럽에 200만~350만명이 살고 있다. 인류 초기 제국이지만 아시리아의 역사는 많이 알려져 있는 편이다. 고대 도서관의 장서들을 비롯해 남아있는 유물과 유적이 많다. 점토로 된 유물들은 숱한 침략 속에서도 상당수가 살아남았다. 또 19세기 중반부터 유럽 고고학자들이 들어가 유적을 많이 발굴했고, 이라크도 발굴에 열심이었다. 이라크 북부 니느웨(니네베)의 왕궁에 있던 기원전 7세기 아시리아 제국 아슈르바니팔 황제의 조각. 영국 고고학자들이 떼어가 지금은 런던의 영국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 위키피디아 고대 메소포타미아가 담긴 보드게임은 전에도 있었다. 무려 5000년 전부터 이 지역 사람들이 즐겼던 ‘우르 게임’은 우르 제국으로부터 기원했다 해서 후대에 붙여진 이름이다. 다양한 그림이 그려진 H자 모양의 나무판을 이용한 2인용 게임으로 체스와 비슷하다. 지금은 온라인 게임으로도 나와 있다. 이라크 북부 라니야에 있는 라파린대학은 지난해 이 게임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뒤 지역 주민들에게 보급하기도 했다. 두라 알로마르라는 이라크 디자이너는 유퍼 깊은 바그다드를 재건하는 ‘임페리얼 레이스’라는 온라인 게임을 올 초 두바이 게임쇼에서 선보였다. 시리아와 이라크의 정권들은 소수민족을 탄압했다. 미국은 시장과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카우보이 문화’를 이식하려 했다. IS는 인류의 유산들을 파괴했다. 그러나 수천 년 역사는 사라지지 않는다. 유형·무형의 요소들이 어떤 형태로든 전달되고, 공동체에 뿌리를 상기시키는 근원이 된다.
- 해외문화 산책
- 시리아와 러시아 “트럼프야 고마워”(2019. 10. 18 16:04)
- 2019. 10. 18 16:04 국제
- 시리아 정부군이 지난 10월 14일(현지시간) 쿠르드족을 터키군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러시아군과 함께 북부 접경지대 도시 만비즈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만비즈는 2012년 미군의 대테러전 파트너인 쿠르드민병대(YPG)가 이슬람국가(IS)로부터 탈환한 이래 시리아 정부군이 단 한 번도 진입하지 못했던 곳이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왼쪽)이 10월 14일 리야드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사우디 살만 국왕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이날 군대 투입은 앞서 미국 정부가 시리아 북부 터키 접경지대에서 약 1000명의 미군을 철수시키겠다고 발표한 지 몇 시간 만에 이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테러전 파트너를 저버리는 등 무책임한 결정으로 중동지역 혼란만 가중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와 지원군인 러시아만 이득을 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아사드 “미국의 오판은 나의 힘” 현재 상황은 여러모로 아사드 정권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쿠르드족이 터키의 거센 공세에 맞서 아사드 정권에 의존하는 상황이 되면서 당장 쿠르드 지역정부와 자치권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 쿠르드족은 대테러전 과정에서 시리아 전체 영토의 약 28%에 해당하는 자치지역을 북동부에 구축했다. 특히 이 지역은 곡창지대와 유전이 몰려 있어 시리아에서도 ‘노른자 땅’으로 분류된다. 아사드 정권 입장에서는 그동안 미국이 버티고 있어 함부로 건드리지 못한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터키의 공격, 미군의 철수로 상황이 달라졌다. YPG는 앞서 시리아 정부군에 군사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히면서 “고통스러운 양보를 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쿠르드 자치지역 축소 내지는 자치권 축소 등을 제시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터키군이 시리아 내 쿠르드 지역에 화력을 집중하는 사이, 시리아 정부군이 그동안 눈엣가시처럼 여기던 반군지역을 밀어버릴 가능성도 높아졌다. 아사드 정권은 러시아의 지원을 등에 업고 현재 전체 국토의 약 62%를 수복했다. 하지만 나머지 지역은 쿠르드, 그리고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고 있는 터키·이란이 장악하고 있다. 이슬람 수니파 반군을 지원하는 터키는 알레포를 비롯해 북서부 일대에 시리아 전체 영토의 10%에 해당하는 지역을 차지했다. 아사드 입장에서는 러시아의 군사지원을 등에 업고 수니파 반군조직을 칠 절호의 기회다. 아사드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때부터 시작된 미국 정부의 잘못된 판단 덕분에 이제까지 정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영국 <더타임스>는 칼럼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이 우물쭈물하는 사이 아사드 정권만 더욱 공고해졌다고 비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아사드 정권을 교체하겠다면서도 가장 확실한 방법인 미군 지상전 투입 카드를 배제했다. 시리아 정부군이 내전 도중 반군지역에 화학무기를 사용한 데 대해 경고하면서도 끝내 응징하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이 좌고우면하는 사이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는 러시아가 재빨리, 그리고 과감하게 시리아에 파고들었다. 시리아 정부군은 IS와의 전투보다 수니파 반군과의 싸움에 집중했는데, 러시아군의 공습 지원 덕에 승승장구했다. 러시아군이 시리아 내전에 본격적으로 개입한 2015년 9월부터 시리아 정부군은 북서부 이들리브를 제외한 모든 지역 전투에서 승리했다. 러시아가 시리아에 ‘무력완화지대’를 세우면서 결과적으로 아사드 정권을 도왔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수니파 반군은 시리아 남부와 남서부, 수도 다마스쿠스 동부 외곽지역인 구타, 서부 홈스를 장악하고 있었다.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고 있던 터키, 이란과 함께 2017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이들 지역을 무력완화지대로 설정하는 데 합의했다. 하지만 시리아 정부군과 러시아는 이슬람 근본주의 테러 세력의 위협을 이유로 이들 지역을 차례차례 집중공격하며 탈환했다. 미국의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무력완화지대 설정은 실제로는 아사드 정권의 한정된 군사자원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러시아의 악의적인 계획이었다고 지적했다. 시리아 북부 데리크에서 10월 13일 쿠르드족 주민들이 터키의 지원을 받는 무장세력에 처형당한 여성 정치인 헤브린 칼라프의 관을 옮기며 터키를 규탄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을 계기로 중동지역 군사작전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시리아 타르투스에 해외 군사기지를 뒀는데 이는 구소련권 국가를 제외하고는 유일한 해외 기지다.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이 격화되는 와중에 지중해 항구도시 라타키아에 공군기지도 만들었다. 중동지역 영향력 키우는 러시아 러시아는 터키의 쿠르드지역 공격사태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며 국제사회에서 입지를 더욱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는 최근 터키에 방공미사일 시스템 S-400을 인도하는 등 군사협력 관계를 강화했다. 러시아의 만비즈 주둔만으로 터키의 공격 수위를 낮추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러시아군이 이 지역에 버티고 있는 한 터키와 시리아 정부군 간 전면전으로 치닫는 최악의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눈은 이미 시리아에서 다른 중동국가로 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지역의 가장 확실한 대테러전 파트너인 쿠르드를 배신하면서 생긴 영향력의 공백을 파고드는 모양새다. 푸틴 대통령은 10월 14일 미국의 걸프지역 맹방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다.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관계 확대와 관련해 경제분야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협정 20여건을 체결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날 방문은 2007년 방문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었다. 사우디는 냉전시절 공산주의 이념을 전파하려는 구소련(러시아의 전신)을 경계했다. 러시아는 사우디의 역내 최대 라이벌인 이란과도 우호적인 관계다. 하지만 최근 국제정세가 급박하게 변화하면서 러시아와 관계개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사우디의 젊은 실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지시 의혹을 받으며 국제사회에서 입지가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 미국 내에서도 사우디와의 관계를 재고해야 한다는 비판 목소리가 거세지는 상황이다. 무함마드 왕세자가 러시아와 관계개선을 지렛대 삼아 난국을 돌파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 앞서 사우디에도 S-400 판매를 제의했고 사우디는 분명하게 거절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최근 드론 공격을 당해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주요 시설 2곳의 가동이 멈춘 사우디 입장에서는 유가조정을 위해서라도 주요 산유국 중 하나인 러시아와 협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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