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5,617 건 검색)
- 윤 대통령 편지에 격렬해진 한남동 관저 앞···‘탄핵 반대’ 시위자 체포까지
- 2025. 01. 02 17:38사회
-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2일 서울 용산구 한강진역 2번 출구 ‘윤석열 탄핵 찬성’ 집회 장소를 점거하고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강한들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된 지...
- 윤석열 탄핵 정국
- 동덕여대 학교 측 “과잠시위는 불법”···학생들 “안 부끄럽나?”
- 2024. 12. 24 18:28사회
- ... 위배된다”며 “기한 내에 수거하지 않으면 이동시키겠다”고 통보했다. 학생들은 “과잠시위·대자보 등 평화적 방식의 항의마저 ‘불법 프레임’을 씌워 학생들을 억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트랙터 시위’ 전농, 경찰 ‘출석 요구서’ 수령···“필요한 것 소명하겠다”
- 2024. 12. 24 11:30사회
- ... 2명에 관한 출석요구서를 우편으로 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이 출석요구서에 쓴 혐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이다. 전농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출석요구서를 공개하며 “차 빼라는...
- 탄핵, 국내외 영향
- 권성동 “남태령 시위 아니라 난동···트랙터에 붙은 구호, 종북인가”
- 2024. 12. 24 11:10정치
- ... 이같이 비판했다. 그는 “윤미향 전 의원, 통합진보당 출신 김재연 진보당 대표까지 몰려들어 해당 시위의 성격이 무엇인지 보여줬다”며 “집회의 자유는 무제한의 자유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농은...
- 탄핵, 국내외 영향
스포츠경향(총 593 건 검색)
- 차강석 “우파결사대 싸워주셔서 감사” 윤석열 체포저지시위 응원
- 2025. 01. 02 16:37 연예
- ‘가로세로연구소’ 주최 집회에 참석한 뮤지컬 배우 차강석. 유튜브 방송화면 뮤지컬 배우 차강석이 윤석열 대통령 체포 반대 집회를 지지했다. 차강석은 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그들이 금일 오후부터 몰려 온다는 소식이 있다”며 “현장에 오시는 분들 안전에 유의하시고 무력 충돌로 인해 다치시면 절대 안된다”고 밝혔다. 이어 “203040 MZ우파결사대님들 앞장 서서 싸워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윤석열 대통령 체포를 반대하는 집회 참여자들을 응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르면 이날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집행될 수 있다는 관측에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일대에 집회 참여자들이 지속적으로 모여들며 관저 정문에서는 농성도 이어지고 있다. 윤 대통령 체포를 찬성하는 집회 참여자들 또한 늘어나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윤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은 “공수처가 경찰 기동대 지원을 받는 건 위법 행위”라며 “집행을 도우면 직권남용 및 공무집행방해죄로 경호처에 체포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경찰은 “공수처와 충분한 법적 검토 및 협의를 통해 집행 과정에서 위법성 문제가 제기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차강석은 윤 대통령 체포 반대 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1일 SNS에 “저녁에 일을 마치고 시위에 최대한 참석할 것인데, 요 며칠처럼은 자주 나갈 수 없을 것 같아 얼굴 비치고 인사드리려 한다”며 “현장에 나가서 나라를 위해 싸우고 계신 모든 분들 진심으로 존경하고 감사하다”고 했다. 차강석은 ‘12·3 비상계엄 사태’ 당일인 지난달 3일 SNS에 “간첩들이 너무 많다. 계엄 환영한다. 간첩들 다 잡아서 사형해달라”는 글을 올렸다. 해당 글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차강석은 이후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최근 간첩 이슈로 예민해쳐 있던 차에 반국가 세력 척결에 대한 기대심에 차득 차 글을 올렸다”며 “저급하고 과격한 표현을 사용한 부분은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외에도 차강석은 지난달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진행된 가로세로연구소가 주최한 ‘탄핵 소추 의결 저지 국민대회’에 직접 단상에 올라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 이승환, ‘구미 콘서트 취소’에도 집회 시위ing…“24일(오늘) 하림과 함께”
- 2024. 12. 24 10:31 연예
- 이승환. SNS 캡처 가수 이승환의 구미시 콘서트가 무산된 가운데 그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 시위는 계속된다. 이승화는 지난 23일 자신의 SNS 계정에 글을 남겼다. 그는 “구미 공연 취소 기사 이후 여러 곳에서 공연 유치 문의가 오고 있다. 이에 3월 말로 투어를 끝내려는 계획을 수정해 7월까지 #HEAVEN 투어 이어가겠다. 감사합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구미 관객분들꼐 미안한 마음 다시 전해 드리며 인근의 공연장에서 꼭 뵐 수 있게 되길 바란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당초 이승환은 크리스마스인 오는 25일 오후 5시 구미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콘서트 ‘헤븐’을 열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승환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 무대에 오른 것 등을 이유로 해당 콘서트에 반대하는 세력의 집회가 예고됐고, 이에 구미시는 ‘안전을 위한 결정’이라며 이승환의 공연을 취소시킨 것. 이승환은 이러한 구미시의 결정에 대해 “구미시 측은 ‘안전을 위한 결정’이었다고 하나 동의할 수 없다. 구미시 측은 경찰 등을 통해 적절한 집회·시회를 보장하면서 동시에 관람객들의 문화를 향유할 권리도 지켰어야 했다”라며 분노했다. 그러면서 그는 구미시 관계자가 부당한 서약서를 강요했다고도 폭로했다. 그의 말을 따르면 회관은 지난 20일 공연 기획사에게 공문을 보내 기획사 대표와 이승환에게 ‘기획사 및 가수 이승환은 구미문화예술회관공연 허가 규정에 따라 정치적 선동 및 정치적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음’이라는 서약서에 날인할 것을 요구했다. 음악인들도 구미시의 결정을 규탄하고 나섰다. 지난 23일 음악인 선언 준비모임은 ‘이승환 콘서트 취소 사태에 대한 긴급 성명’을 내고 “노래를 막지 마라! 예술가의 문화예술 활동은 헌법이 보장하는 시민의 기본권”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구미시가 ‘안전’을 이유로 이승환 콘서트를 일방적으로 취소한 것에 음악가들은 큰 실망과 우려를 표한다”면서 “구미시가 제시한 ‘안전상의 우려’는 행정이 해결해야 할 갈등을 회피하고, 공연 취소라는 손쉬운 선택으로 책임을 외면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일갈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이승환은 SNS에 집회 시위 관련 글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그는 “내일(24일) 집회에는 ‘굿펠로우즈’(제게 곡을 줬던 음악인들과 함께 하는 브랜드 공연명-2025년 봄에 시즌3 예정)의 멤버인 애처가 ‘하림’이 크리스마스 이브인데도 불구하고 나온다”라며 “제가 너무 좋아하는 ‘구남과여라이딩 스텔라’도”라고 전했다.
- ‘윤석열 탄핵 집회’ 바뀐 시위 문화 “K-팝·응원봉 등 대중문화의 융합” 18%··· 탄핵집회 “참여 예정” 74.5%
- 2024. 12. 13 18:22 연예
- 지난 7일 여의도 국회 의사당 앞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 모습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 참여 여부’에 대해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은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탄핵 집회 참여 이유’에 대해선 “헌정 질서 회복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라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특히 이번 탄핵 집회에서 인상적인 부분으로 청소년과 20·30대 등 젊은 세대의 적극적 참여를 첫손에 꼽았다. 국회의원 연구단체 ‘국회문화예술살롱’(대표의원 추미애, 연구책임의원 강유정) 의뢰로‘미디어토마토’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탄핵 집회에 참여하겠는지’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74.5%는 ‘참여할 예정’(‘참여한 적이 있고 앞으로도 참여할 예정’ 43.0%, ‘참여한 적은 없지만 앞으로 참여할 예정’ 31.5%)이라고 답했다. 22.3%는 ‘참여하지 않을 예정’(‘참여한 적 없고 앞으로도 참여하지 않을 예정’ 17.2%, ‘참여한 적은 있지만 앞으로는 참여하지 않을 예정’ 5.1%)이라고 응답했다. 이외 ‘잘 모르겠다’ 3.2%로 조사됐다. 조사는 지난 11일 하루 동안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2.2%로 집계됐다. 탄핵 집회에 참여하겠다는 응답자들(조사완료수: 762명, 가중값 사례수: 749명)만 따로 뽑아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6%포인트)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1.7%가 ‘탄핵 집회 참여 이유’에 대해 “헌정 질서 회복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탄핵안 폐기 사태에 분노해서”라는 응답은 35.8%로 뒤를 이었다. 또 “탄핵에 반대하는 정치인들에게 국민주권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는 응답이 19.1%로 집계됐다. 이외 “정치 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서”(2.0%), “집회 문화가 즐겁고 흥미로워 보여서”(0.6%) 순이었습니다. ‘잘 모르겠다’ 0.8%로 조사됐다. 또 ‘윤석열 탄핵 집회에서 바뀐 집회 문화, 이른바 K-시위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이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41.9%가 ‘청소년, 2030대 등 젊은 세대의 적극적 참여’를 선택했다. 이어 18.7%는 ‘K-팝·응원봉 등 대중문화의 융합’을, 10.4%는 ‘탄핵이 답이다 등 풍자 캐럴 챌린지’를 탄핵 집회에 인상적인 부분으로 지목했다. 이외 ‘카페·식당 등 선 결제를 통한 나눔’(6.1%), ‘광화문 광장에서 여의도 국회로 장소 이동’(5.4%), ‘전국 집에 누워있기 연합·강아지발냄새연구회 등 재치 넘치는 문구의 깃발 등장’(3.8%) 순이었다. ‘잘 모르겠다’ 13.7%로 조사됐다. 국민 70% 이상은 윤석열정부 들어 “표현의 자유가 침해됐다”고 평가했다. ‘윤석열정부에서 표현의 자유가 얼마나 보장됐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73.3%는 “침해됐다”(‘매우 침해됐다’ 57.6%, ‘대체로 침해됐다’ 15.7%)고 답했다. 반면 19.5%는 “보장됐다”(‘매우 보장됐다’ 9.1%, ‘대체로 보장됐다’ 10.4%)고 응답했다. ‘잘 모르겠다’ 7.2%로 조사됐다. 또한 국민 60% 이상은 한강 작가가 노벨상을 수상하게 된 이유에 대해 “한국 현대사의 아픔과 인간 내면에 대한 깊은 통찰 때문”이라고 의견을 냈다. 한강 작가가 노벨상을 받게 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65.3%는 “5·18 등 한국 현대사의 아픔과 인간 내면에 대한 깊은 통찰 때문”이라고 답했다. 12.7%는 “독창적인 문체와 탄탄한 서사”를 노벨상을 받게 된 이유로 봤다. 이어 “한국어의 아름다움을 살린 번역의 힘”(7.2%), “아시아 출신 여성 작가에 대한 안배”(3.4%) 순이었습니다. ’잘 모르겠다‘ 11.4%로 집계됐다. 국민 10명 중 7명 가까이는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이후 독서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다고 했다.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이후 독서 또는 책에 대한 관심은 어떤지‘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68.4%는 “관심이 더 커졌다”고 답했다. “별 영향이 없었다”는 응답은 23.8%였다. ’잘 모르겠다‘ 7.8%로 조사됐다. 국민들은 또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정치권에서 가장 시급하게 해야 할 일로 ’블랙리스트 사태 재발 방지 노력‘을 1순위로 꼽았다. ’한강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정치권이 가장 시급히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35.1%는 ’블랙리스트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선택했다.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 팔길이 원칙 확립‘이란 응답은 18.9%, ’신인 창작자에 대한 발굴·육성‘이란 응답은 17.1%로, 뒤를 이었다. 이어 ’출판 산업 발전을 위한 예산 지원‘(10.7%),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번역 지원‘(6.2%) 순이었다. ’잘 모르겠다‘ 12.0%로 조사됐다. 국민 10명 중 7명가량은 출판콘텐츠에도 세액공제를 도입하는 법안에 대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드라마 등 영상콘텐츠 제작비에 적용되는 세액공제를 출판으로 확대해 출판 산업을 지원하는 법안에 찬성하는지‘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68.3%는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면 10.4%는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잘 모르겠다‘ 21.3%로 조사됐다. 조사를 의뢰한 국회문화예술살롱 추미애 대표의원은 탄핵 집회에 참석하겠다는 응답이 70%를 넘어선 것을 두고 “대통령이 헌법을 어기고 계엄 선포한 행위는 내란죄”라면서 “국민을 이기는 권력은 없는 만큼 내란죄 수괴 윤석열을 즉시 탄핵하고 체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문화예술살롱 연구책임의원을 맡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은 “2030 MZ세대는 정치에 무관심할 것이라는 편견과 다르게 청년들이 탄핵 집회의 주인공으로 나선 건 놀라운 변화”라면서 “민주(Minzoo)세대로 우뚝 선 ‘MZ세대’의 목소리를 반영한 새로운 정치, 더 젊은 정치를 고민해야할 때”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2024년 8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다. 가중배율 0.7~1.5로 선거여론조사 기준에 맞췄다. 그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서치통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스경연예연구소] 라방·풍자·시위 독려·댄스 챌린지까지…계엄 내란에 순기능한 SNS
- 2024. 12. 09 16:24 연예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댄스챌린지 영상이 퍼져나가고 있다. SNS캡처. “SNS는 인생의 낭비”라는 말이 있지만, 이번 12.3 계엄 내란 사태에서 만큼은 SNS가 충실히 순기능을 실행 중이다. 세대가 바뀌며 시위의 분위기, 방법도 바뀌었다. 그 중심엔 SNS가 있다. 9일 SNS에서 인기를 끈 쇼츠 영상은 캐럴 ‘팰리스 나비다’를 ‘탄핵이 답이다’로 개사해 만든 댄스 챌린지 영상이다. 해당 영상에선 젊은 여성 3명이 길거리에서 춤을 추는 영상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고 있다. 이른바 ‘댄스 챌린지’는 요즘 K팝에서 빼놓을 수 없는 홍보 수단이다. 흥겨운 캐럴과 단순한 동작의 춤을 배경으로 ‘탄핵이 답이다…윤석열 꺼져줘야 메리크리스마스/김건희 벌받아야 메리크리스마스/ 지금 당장 탄핵해’ 등의 노랫말로 민심을 대변했다. 이 영상은 이날 오전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공유했다. 한 누리꾼은 영상 아래 “우리 세대는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는데, MZ들은 탄핵 시위도 유쾌하다”고 댓글을 달았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기습 계엄령을 선포하고 군부대를 동원해 국회 장악을 시도할 때 많은 이들은 국회의원들의 SNS 실시간 생중계, 유튜버들의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국회 현장을 지켜볼 수 있었다. 그러면서 실시간 댓글로 자신의 의견을 앞다퉈 전했다. 지난 12월 3일 유튜버의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힌 무장 계엄군과 시민의 대치 모습. 황기자TV SNS를 통해 시민들이 더 빨리 현장에 모일 수 있었고, 이들이 군과 대치하며 국회의원들을 지킨 덕에 의원들이 계엄령 해제 투표를 무사히 치를 수 있었다. 앞서 지난 여름부터 꾸준히 제기된 ‘계엄설’ 당시에도 많은 문화심리학자들이 “SNS와 라이브방송 등 달라진 매체 환경 때문에 설사 계염령이 발표되도 실패할 것”이라 예측한 것과 결을 같이 한다. 실제로 계엄령 선포 다음날 곧바로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를 조롱하는 풍자 밈과 패러디가 쏟아지고, 꾸준히 SNS를 통해 전파되고 있다. 신문, 방송 등 몇 개 매체를 통해 수동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었던 과거와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9일 SNS에 돌고 있는 풍자물 중에선 윤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해외 순방 시 전용기에서 찍힌 사진이 가장 ‘핫’하다. 해당 사진엔 ‘나 사랑 때문에 ○○까지 해봤다’라는 질문에 ‘계엄’이라고 적혀있다. 해당 게시물에는 올 가을 사랑노래로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가수 로이킴의 ‘내게 사랑이 뭐냐고 물어본다면’이 배경음악으로 삽입됐다. SNS캡처 이에 앞서는 윤대통령이 평소 술자리를 좋아한다는 것을 희화화한 게시글도 SNS를 통해 빠르게퍼져나갔다. 그가 국민의 힘 한동훈 대표와 면담하는 사진에 “내가 어제 2차 끝나고 뭘 선포했다고?” 라는 설명이 적혔다. 또 12.12 사태를 다룬 영화 ‘서울의 봄’ 포스터를 패러디해 ‘취했나 봄’으로 바꾼 포스터도 인기를 끌었다. SNS를 통한 스타들의 의견 표명도 여론을 이끄는 데 큰 몫을 했다. 배우 고아성, 고민시, 이주영, 남윤수 등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집회 참여를 인증하고 독려했다. 배우 이엘은 자신의 모교인 성균관대학교 총학생회의 비상계엄 선포 규탄 성명을 SNS에 게재해 자신의 생각을 알렸고, 강나언 역시 SNS를 통해 모교인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생들이 발표한 시국선언문을 공유해 널리 알렸다. 물론 역기능도 있다. 스타들의 SNS에 몰려가 “정치적 목소리를 내라”는 댓글을 달거나 DM을 보내는 이들 때문에 스타들이 곤혹을 치르고 있다. ‘국민사위’ 임영웅은 DM을 통해 “내가 정치인도 아닌데 왜 목소리를 내냐”고 대꾸했다가 입길에 올랐고, 역사물에 출연했던 몇몇 배우들의 SNS도 탄핵을 지지하라는 부노한 대중의 요구로 아수라장이 됐다. 이에 누리꾼들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치적 성향을 묻거나 강요하는 건 올바르지 않다”며 성숙한 태도를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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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진의 국방 B컷](3)공항 런웨이에 펼쳐지는 ‘무력시위 패션쇼’(2024. 03. 15 17:05)
- 2024. 03. 15 17:05 정치
- 공군의 ‘엘리펀트 워크(Elephant Walk·코끼리 걸음)’가 2년 만에 다시 등장했다. 한미연합훈련인 ‘2024 자유의 방패(FS·Freedom Shield)’ 연습의 하나로 실시됐다. 지난 3월 7일 수원기지에서 열린 이번 훈련에는 퇴역을 앞둔 F-4E 팬텀 8대를 선두로 F-15K, KF-16, F-16, FA-50, F-5, F-35A 등 전투기 33대가 나섰다. 공군이 보유한 전 기종의 전투기가 처음으로 모두 참가했다. 이전까지는 단일 비행단 전력으로만 이 훈련을 해왔다. 공군은 압도적 공군력을 과시하는 훈련이라고 밝혔다. 공군 전투기들이 지난 3월 7일 수원기지에서 엘리펀트 워크 훈련을 하고 있다. 이번 훈련은 한미연합군이 함께하는 자유의 방패 연습 중 하나로 시행됐다. 공군 제공 ■‘코끼리 걸음’의 시그널 원래 엘리펀트 워크는 전투기나 폭격기 등 군용기 수십 대가 미사일 등 무기를 최대한 장착하고 신속하게 출격하기 위해 하는 훈련이다. 이 훈련을 할 때면 군용기들은 활주로에서 밀집 대형으로 이륙 직전 단계까지 지상 활주를 한다. 전투기나 폭격기들이 유도로를 따라 활주로로 이동하는 모습이 마치 코끼리 떼가 한꺼번에 이동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이다. 사실 먹이나 물을 찾기 위해 지축을 울리는 굉음을 울리며 이동하는 아프리카 코끼리 떼의 모습은 상당히 공포스럽다. 엘리펀트 워크는 본래 미 공군(USAF)이 쓰는 용어였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수백 대 이상의 폭격기와 전투기가 빨리 이륙한 후 공중에서도 동일한 대형을 유지하게 하려고 고안했다. 이 훈련을 하는 나라는 미국과 우방국인 한국 등 일부 국가다.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원래 하지 않았는데 중국이 미국에 맞서 유사한 퍼포먼스를 시작했다. 엘리펀트 워크는 런웨이(runway·활주로)에서 펼쳐지는 ‘무력시위’ 성격이 짙다. 패션쇼에서 모델이 걷는 무대도 ‘런웨이’다. 현대에 와서 엘리펀트 워크는 신속 출격보다는 적국에 압도적인 군사력과 응징능력 과시로 경고를 보내기 위해 주로 이뤄지고 있다. 한국 공군도 북한의 도발 행위가 있으면 중무장한 전폭기들의 엘리펀트 워크 장면을 공개하고 있는데 가벼운 무장으로만 할 때도 있다. 공군의 이번 엘리펀트 워크는 지난 55년간 대한민국 영공을 수호하고 퇴장하는 팬텀에 바치는 전투기들의 헌정 행사였다. 실제 공군이 유사시 신속 출격을 목적으로 하는 주요 훈련은 ‘전시 최대무장 장착훈련’이다. 한국 공군의 공중종합훈련인 ‘소링 이글(Soaring Eagle)’에서는 빠질 수 없는 필수훈련이다. 미 공군은 주로 중국의 군사적 움직임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미군의 공중전력 우위를 과시하면서 경고를 보내는 방법으로 엘리펀트 워크 장면을 공개해왔다. 한국 공군과 미 공군의 엘리펀트 워크 훈련은 중국과 북한 등을 겨냥해 늘어나는 추세다. 군사적 긴장이 그만큼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엘리펀트 워크’는 그 자체로 군사적 행위를 넘어 한·미관계를 보여주는 정치·외교적 시그널이기도 하다. 한국과 미국 공군은 2012년에 처음으로 군산 미 공군기지에서 KF-16, F-16 전투기 60여 대가 참가하는 연합 엘리펀트 워크 훈련을 했다. 이전까지 미 공군은 단독으로 이 훈련을 해왔다. 한·미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나 핵실험 등에 맞대응해 연합 엘리펀트 훈련을 수시로 해왔다. 그러나 한·미가 항상 공감대를 형성한 것은 아니었다. 미국은 이 훈련을 같이하자는 한국군의 요청을 몇 차례 거부하기도 했다. 북한이 2022년 3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자 한국군은 미군과 함께 엘리펀트 워크를 하려고 했다. 그러나 미국 측이 응하지 않아 한국군 단독으로 F-35A 28대를 동원해 맞대응할 수밖에 없었다. 미군이 동참하지 않은 ‘홀로 코끼리 걸음’은 북한에 공개적으로 보낸 강력한 군사적 경고메시지의 효과를 크게 반감시켰다. 이는 당시 북한이 협상에 복귀하기를 바라는 미국 측이 군사적 대응을 자제한 데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었다. 여기에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미국 측의 불만이 섞인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북한이 2022년 5월 미 본토를 위협하는 ICBM을 발사했음에도 불구하고 미 공군의 참여 없이 한국 공군만 엘리펀트 워크를 실시한 것에 대해서도 뒷말이 무성했다. ■‘엘리펀트’ vs ‘드래곤’ 미국은 2022년 7월 해병대 F/A-18 호넷 5대, F-35B 라이트닝 II 8대, KC-130J 슈퍼 헤라클레스, 미 공군 F-22 랩터 10대, F-35A 라이트닝 II 10대 등 군용기 수십 대가 일본 이와쿠니(岩國) 공군기지 활주로에 도열한 엘리펀트 워크 무력시위 장면을 공개했다. 미 국방부는 이 모습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지원하기 위한 높은 수준의 준비성과 연합 역량을 과시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을 겨냥한 무력시위였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미국은 이전에도 중국의 해상 군사훈련이 일본 오키나와나 타이완 인근에서 이뤄지면 경고 차원의 엘리펀트 워크를 수시로 해왔다. 중국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맞대응 차원의 무력시위를 했다. 중국은 미군의 엘리펀트 워크에 맞서 인민해방군 공군의 위챗 계정인 공군재선을 통해 ‘잠룡만보(潛龍慢步·승천을 준비하는 용의 걸음)’라는 제목으로 4.5세대 전투기의 지상 활주 훈련 장면을 공개했다. 별칭이 잠룡(潛龍)인 4.5세대 젠(殲)-15 전투기 9대가 비행장 활주로에서 지상 활주 훈련을 하는 모습이었다. 공군재선은 “오늘의 영상은 내일의 역사”라면서 미국을 겨냥했다. 중국은 스텔스기인 젠-20을 비롯해 젠-16, 젠-10, 젠-11, 수호이-35, 수호이-30, 수호이-27 등 다양한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어 질과 수량 면에서 일본을 넘어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군은 일본과도 수시로 이 훈련을 하고 있다. 주로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에서 실시하는 미·일 연합 엘리펀트 워크는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지난해 7월에는 괌 기지에서 프랑스 공군과 함께한 엘리펀트 워크 훈련을 공개하기도 했다. 미 7공군은 지난해 5월 오산 공군기지에서 실시한 훈련을 ‘매머드(mammoth) 워크’로 명명했다. 미 7공군 예하 제51전투비행단과 제8전투비행단 등 여러 부대가 참여한 훈련이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차원이었다. 당시 훈련에는 F-16을 비롯해 ‘탱크 킬러’ A-10 선더볼트 II 공격기, 고공정찰기 U-2S, 수송기 C-12 휴런 등이 참여했다. 미 해군은 항공 촬영 카메라로 동시에 포착한 2~3개 항모전단의 모습을 종종 공개한다. 이는 ‘포토 EX(Photo Exercise)’의 하나로 일종의 무력시위다.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군사 옵션을 사용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엘리펀트 워크와 ‘포토 EX’는 단순한 훈련을 넘어서 자국민에게는 신뢰를, 상대에게는 두려움을 심어주기 위한 공보작전 성격을 지닌다.
- 박성진의 국방 B컷
- 전장연 지하철 시위에 과도한 대응 합법일까(2024. 01. 26 16:30)
- 2024. 01. 26 16:30 사회
- ‘침묵시위’ 중증장애인들 등 강제 퇴거…법원, 탑승시위 활동가 구속영장 기각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지하철 시위/연합뉴스 지난 1월 22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수도권 전철 오이도역 리프트 추락 사고 23주기를 맞아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했다. 전장연은 장애인의 기본권 중 하나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해왔다. 전장연은 지난해 12월 2024년도 정부 예산안에 국회 국토교통위에서 증액된 장애인 콜택시 특별교통수단예산 271억원이 반영된다면 지하철 탑승 시위를 멈추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2024년도 예산에는 전장연이 요구한 271억원 증액이 반영되지 않았다. 재개된 집회는 탑승을 시도해 열차 운행을 지연시키기보다는 침묵시위에 가까웠다. 6~7명의 휠체어를 탄 중증장애인들과 그들 옆에 선 활동가들이 이동권 보장과 “갈라치기 혐오정치 그만”이라는 피켓을 들고 승강장에 서 있었다. 다수의 경찰과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들이 이들과 스크린도어 사이를 가로막고 섰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과 서울교통공사 보안대는 활동가들을 지하철 개찰구 밖으로 강제로 끌고 나갔다. 서울교통공사가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를 막은 근거는 철도안전법 제48조 ‘철도 보호 및 질서유지를 위한 금지행위’, 제50조 ‘퇴거조치’ 등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과도한 강경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도현 비마이너 발행인은 “전장연의 지하철 행동은 근래 들어 ‘침묵시위’ 형태로 이뤄져 왔는데, 서울교통공사와 경찰이 이들을 무리하게 강제로 끌어내고 있다. 사실 법적으로 연행이 가능한 건지도 불분명한 상태다”라고 지적했다. 민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지난해 11월 23일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 탑승 시위를 원천 봉쇄한다며 ‘지하철 역사 출구 진입부터 막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해 12월 5일 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하철 역사는 서울교통공사의 소유가 아니다”라며 “지하철 역사에서의 기자회견은 공도, 즉 지상의 인도 등에서 이뤄지는 것과 본질적으로 다르게 볼 수 없고, 선전전이라 해도 집시법이 적용되지 않는 옥내집회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가 기자회견 및 선전전을 막는 근거로 제시하는 철도안전법 역시 퇴거의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민변은 “철도안전법 제48조에 따른 금지행위는 원칙적으로 ‘철도 보호 및 질서유지를 해치는’ 행위여야 한다. 즉 모든 행위를 막연하게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질서유지를 해칠 정도가 돼야 금지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라며 “전장연의 기자회견 또는 침묵시위 선전전이 승강장에서의 질서를 해치지는 않는다”라고 밝혔다. 한편 1월 24일 서울 혜화경찰서는 앞서 22일 지하철 탑승 시위를 하다 연행된 전장연 활동가에게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법원은 기각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서울교통공사와 경찰의 ‘탑승 제지’가 정당한 업무집행인지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지하철 탑승 시위에 대한 행정력 집행이 적법한지는 따져볼 여지가 있다는 취지다. 랑희 공권력감시대응팀 활동가는 “서울교통공사는 전장연이 기자회견을 하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 열차를 타는 경우에도 탑승을 제지했다. ‘지하철을 타서 무엇을 할지 어떻게 아느냐’는 논리를 댔지만, 만약 열차 안에서 그들이 우려하는 행위가 발생했다면, 그건 그때 상황에 따라 제지를 하는 것이 맞다”라며 “서울교통공사가 자체적인 판단으로 이동 자체를 가로막는 것은 당연히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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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애뜰’ 시위 가능한데 ‘허가’받아야(2023. 10. 13 11:06)
- 2023. 10. 13 11:06 사회
- ㆍ헌재, 인천시 시위 금지 조례 위헌 결정 ‘허가’ 조항은 판단 안 해 아쉬움 남아 인천시청사 바로 앞에 조성된 인천애뜰 잔디마당 / 인천시청 제공 시민에 개방된 광장에서 집회·시위를 원천 금지한 조례는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해당 조례가 집회·시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헌재는 광장에서 집회·시위를 개최하기 전에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조항을 두고는 위헌 여부를 판단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다소 아쉬운 결정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간 이런 내용의 조례가 집회의 허가제를 금지한 헌법과 배치돼 위헌성이 짙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 터다. “집회 장소로 상징성 큰 곳” 헌법재판소는 지난 9월 27일 인천시의 ‘인천애(愛)뜰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 가운데 제7조 제1항 제5호 가목은 위헌이라고 밝혔다. 재판관 9명 전원 일치 의견으로 이같이 결정했다. 해당 조항은 인천애뜰 내 잔디마당에서 집회·시위를 아예 금지하는 내용이다. 인천시는 2019년 11월 청사 담장을 허물고 그 앞에 인천애뜰을 조성해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인천애뜰은 잔디마당, 바닥분수광장, 음악분수광장 등 3곳으로 나뉜다. 인천시는 해당 조례도 함께 제정했다. 조례는 기본적으로 인천애뜰을 사용하려면 시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또 시청사 바로 앞에 조성된 잔디마당에서는 집회·시위를 무조건 금지토록 했다. 잔디마당은 시의 청사부지(행정재산)라는 점 등이 근거였다. 청사에서 조금 떨어진 바닥분수광장과 음악분수광장에서는 허가를 받으면 집회를 할 수 있다. 인천차별금지법제정연대 준비위원회 등 시민사회단체가 그해 12월 잔디마당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인천시는 조례를 근거로 불허했다. 그러자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인천지부 등은 해당 조례가 위헌이라며 헌재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집회 금지 조항이 ‘침해의 최소성’과 ‘법익의 균형성’을 갖추지 못했다며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우선 “집회 장소는 집회의 목적·효과와 관련해 중요한 의미를 지니기 때문에 집회 장소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야 집회의 자유가 비로소 효과적으로 보장된다”고 전제했다. 이는 그간 헌재가 일관되게 견지해온 견해다. 헌재는 잔디마당 또한 주변에 인천시, 시의회, 시교육청 등이 들어서 있는 점을 거론하며 “상징성이 큰 곳”이라고 했다. 이어 “이런 장소적 특성을 고려하면 집회의 장소로 잔디마당을 선택할 자유는 원칙적으로 보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인천시는 잔디마당이 시청사 부지에 속한다는 점을 집회 금지 이유로 들었다. 또 바닥분수광장 등 다른 공간에서는 집회를 개최할 수 있기 때문에 집회의 자유를 위축시키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헌재는 그러나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바닥분수광장은 시청사에서 상대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어 집회·시위의 효율적인 목적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라며 “바닥분수광장에서 집회를 개최할 수 있다는 점이 잔디마당에서 집회를 금지하는 것에 대한 대안이 될 수는 없다”고 일축했다. 헌재는 인천시가 집회를 전면 제한하지 않더라도 방호인력 확충 등을 통해 시청사의 안전과 기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봤다. 또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이 적용되기 때문에 폭행 등 직접적인 위협이 발생할 수 있는 집회는 경찰의 금지·제한 통고 등을 통해 대응하는 방법도 존재한다고 했다. 헌재의 위헌 결정으로 해당 조항은 즉시 효력을 상실했다. 잔디마당에서도 집회 개최가 가능하게 됐다는 뜻이다. 인천시는 헌재 결정의 내용과 취지를 반영해 조례를 개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잔디마당에서 집회를 개최하겠다는 신청이 들어오면 시가 허가하는 내용으로 조례가 개정될 것 같다”라며 “다만 현재까지 바닥분수광장 등에서의 집회 개최 신청이 들어오면 반려한 적이 없어 사실상 신고제로 운영해왔기 때문에 잔디마당도 같은 방식으로 운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자체의 ‘집회 허가 권한’ 논란 지속 애초 헌법소원 청구인 측은 집회를 개최하기 위해서는 인천시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내용의 조항을 두고도 위헌 여부를 판단해 달라고 했다. 헌법은 집회의 허가제를 금지한다. 이 때문에 광장에서 집회를 개최할 때 인천시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건 헌법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다른 여러 지자체에서도 집회 개최 전에 허가를 받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조례를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서울시의 ‘광화문광장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다. 광화문광장을 사용하려면 기본적으로 허가를 받아야 하고, 더불어 ‘건전한 여가선용과 문화활동’이라는 사용 목적에 부합하지 않으면 사용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시민사회단체가 집회를 열겠다며 제출한 사용신청을 반려한 바 있다. 인천, 부산, 대전 등의 도시공원 관련 조례에도 집회를 위해 공원을 사용하려면 허가를 받도록 한다. 지자체 측은 공유재산법에 따라 행정재산의 사용허가 권한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집회 또한 허가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지자체의 집회 허용 권한을 두고 ‘헌법 위배’와 ‘정당한 권한’이라는 견해가 대립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헌재가 이번 헌법소원심판에서 이 부분을 명확하게 판가름하면 논란이 정리되리란 기대가 있었다.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린다면 다른 지자체의 조례에도 영향을 끼치는 등 파급력이 상당히 클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헌재는 이 조항들을 이번 심판 대상에 넣지 않았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집회·시위를 금지한 조항을) 제외한 나머지 조항들에 대해서는 해당 조항 고유의 위헌성에 대한 구체적인 주장을 하고 있지 않으므로 심판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한다”고 밝혔다. 청구인 측을 대리한 박한희 변호사(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는 “헌법소원을 낼 때 집회 허가제를 금지한 헌법을 위반했다는 점을 충분히 주장했는데 아쉬움이 있다”라며 “이런 조례들에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집회·시위를 ‘공공질서 문란행위’라고 표현하고 제한 사유로 규정하거나 종교·노동·정치집회 등 특정 종류의 집회만 금지 대상으로 둔 조례들도 위헌 소지가 크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인천차별금지법제정연대와 민변 등은 헌재 결정 직후 성명을 내고 “인천시를 비롯해 전국 지자체는 공공청사 부지와 광장 등 시민들에게 열려 있어야 할 공간에서의 집회·시위를 통제하는 조례들은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 [시사 2판4판]불법시위 엄정대응(2023. 05. 26 10:59)
- 2023. 05. 26 10:59 정치
- 시사 2판4판
레이디경향(총 2 건 검색)
-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수요시위 1천 회 현장 스케치
- 2011. 12. 30 16:11 화제
- ㆍ우리가 기억해야 할 이야기, 우리가 함께 내야 할 목소리 “일본 정부는 진심으로 사죄하라”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한 목소리로 외쳤다. 20년이라는 세월 동안 굳게 귀를 막고 있는 일본 정부를 향한 단호하고도 간절한 외침이었다. 묵묵부답 일본 정부를 향한 천 번의 외침 지난 12월 14일 정오,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동원에 따른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책임 이행을 촉구하는 수요시위가 열렸다. 1992년 1월 8일, ‘미야자와’라는 피켓을 든 제1회 수요시위가 시작된 이후 천 번째 날이었다. 같은 자리에서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단 한 번도 거르지 않고 20년 동안 이어진 수요시위는 단일 집회로는 유례없는 세계 최장 기록을 세웠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주관으로 열린 제1천 회 수요시위에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 중 강일출, 길원옥, 김복동, 김순옥, 박옥선 할머니가 참석했다. 한명숙 전 총리,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 등의 정치인과 배우 김여진, 이서진 등 각계 인사는 물론 3천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뜻을 같이했다. 배우 권해효의 사회로 진행된 집회는 할머니들을 응원하는 풍물패의 공연을 시작으로 20년 동안 할머니들과 함께 정의와 평화를 외쳐온 이들의 활동 보고와 연대 발언이 이어졌다. 생존자 대표로 발언에 나선 김복동 할머니(86)는 이 자리에서 “일본은 이 세상에 태어나 한 번 활짝 피어보지도 못한 어린 소녀들을 먼 나라 전쟁터로 끌고 가 노예로 짓밟았다”라며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 정부가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백발 늙은이들이 매주 거리에 나앉아 외치는 이 소리를, 그리고 이 아픈 역사를 모르지는 않을 것인데 일본 정부에 하루빨리 사죄하라고 엄중하게 말해주면 좋겠다”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뒤이어 시위 참석자 전원은 일본 정부를 향해 △전쟁 범죄 인정 △진상 규명 △공식 사죄 △법적 배상 △전범자 처벌 △역사 교과서에 기록 △추모비와 사료관 건립의 일곱 가지 요구사항을 촉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이번 수요시위에서는 매주 평화를 염원하는 시위를 계속해온 일본대사관 앞 거리를 ‘평화로’로 이름 붙이는 캠페인과 함께 시민들의 기부로 제작된 ‘평화의 비(평화비)’ 제막식이 열렸다. 지난 2010년 10월 13일에 열린 제939회 수요시위에서 발의된 ‘천원으로 세우는 평화비 건립 모금 제안’에 따라 피해자 할머니들과 정대협 봉사자들을 비롯한 국내외 수많은 이들이 십시일반 성금을 모았고, 이를 드디어 ‘평화로’에 세우게 된 것이다. 한복을 입고 작은 의자에 걸터앉은 소녀는 ‘위안부’란 이름으로 희생당해야 했던 피해자들의 모습을 형상화했고, 의자 옆 돌바닥에는 ‘1992년 1월 8일부터 이곳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가 2011년 12월 14일 천 번째를 맞이함에 그 숭고한 정신과 역사를 잇고자 이 평화비를 세우다’라는 문구가 한글·영어·일본어로 새겨져 있다. 먼저 세상을 떠난 할머니들과의 가교 역할을 하는 작은 새 한 마리가 소녀의 어깨에 앉아 있고, 피해자들의 오랜 기다림을 반영하는 의미로 바닥에는 소녀가 아닌 할머니 모습으로 그림자를 형상화했다. 이에 대해 일본 후지무라 오사무 관방장관은 12월 8일 기자회견을 열어 평화비 설치를 중단시켜달라는 요청을 전달했고, 제막 이후인 12월 18일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가 우리 정부에 평화비 철거를 요구하고 나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1천 회를 맞는 이번 수요시위는 서울뿐 아니라 대구, 부산, 광주 등 30여 도시에서도 함께 열려 연대의 희망을 꽃피웠다. AP·로이터통신과 일본 NHK·후지TV 등 해외 언론사들도 취재에 나섰다. 미국, 일본, 독일, 이탈리아 등 세계 각국에서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게 정의를!’이라는 공동 슬로건으로 평화 행렬에 동참했다. 등록된 남은 생존자 63명, 시간이 많지 않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의 역사는 1992년 1월 8일 미야자와 기이치 당시 일본 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시작됐다. 1990년 37개 여성단체가 참여해 정대협을 출범하고, 1991년 8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는 처음으로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공개 증언에 나서면서 수요시위의 싹이 움트게 됐다. 이후 혼자서 한 맺힌 세월을 감당해온 피해자들이 속속 목소리를 내게 됐고, 점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뿐만 아니라 일제 강점기 과거 청산 문제, 여성 인권 문제 등을 공론화하는 계기로 확산되기도 했다. 정기 수요시위에 모인 이들은 20년 동안 지속적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진상 규명과 문제 해결 및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 회복을 요구해왔다. 처음에는 ‘내 잘못’이라며 가슴을 치고 고개를 숙여 피하던 할머니들은 점차 당당하게 세상 밖으로 나왔고, 고통스러움을 견뎌내며 쓰라린 역사를 증언했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삼복더위에도,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날에도, 한겨울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엄동설한에도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할머니들은 수요시위를 통해 ‘내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일본 정부가 부끄러운 것’임을 깨달았다고 한다. 정대협과 피해자 할머니들 몇몇이 모여 시작한 외로운 싸움은 일반 시민, 학생들, 일본을 비롯한 외국의 시민단체가 함께하는 평화의 연대로 확산됐다. 정대협이 주최하는 수요시위는 20개 정대협 회원단체와 여성단체, 뜻을 함께하는 수많은 시민사회단체, 종교계 등 일반 시민들이 주관하고 참여해 이어온 소중한 역사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폴란드, 남아프리카공화국, 필리핀, 태국, 버마 등 약 23개국 60여 도시의 수만 명이 이끌어온 소중한 세계 연대의 열매이기도 하다. 또 피해자와 시민들이 연대하는 장소, 살아 있는 역사교육의 공간, 여성 인권과 평화를 외치는 장, 국경과 이념은 물론 세대와 성별을 초월한 연대의 장이라는 의미도 갖고 있다. 하지만 수요시위는 이제는 더 이상 열리지 않아야만 할 우리 역사의 아픔이자 시대의 비극이다. ‘다 함께 모여 한 목소리를 내면 빨리 해결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집회를 시작했던 피해자 할머니들은 수요시위가 1천 회를 맞는다는 사실이 암담하고 막막하기만 하다. 2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늙고 아픈 몸을 이끌고 거리로 나왔지만, 일본 정부는 아직까지 그 어떤 공식적인 해명이나 사과를 하지 않고 있으며 우리 정부 또한 특별한 대책이 없다. 뻔뻔한 일본 정부의 태도에 가슴을 치다가도, 한국 정부의 무관심과 냉담한 시선이 더욱 서운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이곳에 모이는 할머니들의 소원은 ‘마지막 수요시위’에 참석하는 것이다. 일본의 진심 어린 사죄를 받아내고, 함께 목소리를 내준 고마운 사람들과 모여 마지막 수요시위를 연 뒤, 짧게나마 후련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살다 눈을 감게 되길 매일 간절히 기도한다. 중요한 것은 이제 우리에겐 시간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시간은 속수무책으로 흐르고, 할머니들은 가슴속 응어리를 묻어둔 채로 세상을 등지고 있다. 올해만 해도 벌써 열여섯 명의 할머니들이 떠났다. 여성가족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신고자 234명 가운데 생존자는 이제 63명뿐이다. 그나마 남아 있는 분들도 고령으로 인한 각종 질병과 일본군 ‘위안부’ 생활로 인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피해자들의 평균 나이 86세. 그들 중 3/4이 돌보는 가족 없이 혼자 지내고 있으며 60% 이상이 주위 사람의 부축 없이는 거동조차 힘든 상태다. 우리가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하는, 그들의 목소리에 함께 힘을 실어야 하는, 간절하고도 강력한 이유다. 오늘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는 1천 회 수요시위에 쏟았던 관심을 함부로 놓아버리지 말고, 할머니들의 소원이 이루어지는 그날까지 가져가야만 하는 의무가 있다. 앞으로 시간이 더 흐른다면 일본 정부는 지난날의 과오를 씻고 잘못을 사죄해야 할 대상을 모두 잃게 될지도 모른다. 그것은 또 다른 범죄이자 비극을 저지르는 일이다. 일본 정부가 일본 국민 앞에 당당하게 설 수 있으려면, 세계평화를 선도하는 나라로 제 몫을 할 수 있으려면, 그리고 무엇보다 인간과 역사에 대한 예의를 다하려면, 지금이라도 하루빨리 행동에 나서길 바란다. 과거에 눈을 감는다면, 현재도 미래도 볼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때이다. “제1천 회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 함께한 이들의 목소리”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 팀 올해로 한국 초연 10주년을 맞는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의 출연 배우들은 이날 직접 무대에 올라 극중 ‘말하라’ 독백을 낭독하며 참가자들의 마음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여성의 성(性)에 대한 신랄하고도 유쾌한 이야기를 다룬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는 매 공연마다 한국 사회의 현실과 문제를 반영한 연출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왔는데, 이번 10주년 공연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모놀로그를 통해 사회에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여덟 번째 독백으로 삽입된 ‘말하라’는 원작자인 이브 앤슬러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를 직접 만난 뒤 보고 들은 얘기를 한 편의 시로 만든 것으로, 당시의 혹독한 현장을 담담하지만 강한 문체로 묘사한다. ‘위안부’ 시절의 모습을 생생하게 표현한 ‘말하라’가 흘러나오는 동안 현장에 있던 할머니들은 애써 참아왔던 눈물을 쏟아내며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고, 사회를 맡은 권해효는 “가슴이 먹먹해진다”라고 했다. 더불어 제작사는 연극의 수익금 일부를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터전인 ‘나눔의 집’에 기부할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공연을 하면서 ‘말하라’ 모놀로그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됐어요. 마침 천 번째 수요시위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저희 모두 반드시 참석해야 된다는 사명감 같은 걸 느꼈어요. ‘말하라’는 연습 때나 공연 때 수십 번도 넘게 했던 독백인데, 직접 이 무대에서 하려니 다른 때와는 무척이나 느낌이 달라서 마음을 다잡으며 읽느라 힘들었어요. 사실 공연 때는 너무 격정적으로 읽으면 관객들이 받아들이는 데 힘들어하실 수도 있기 때문에 감정을 순화시키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막상 앞에 할머니들이 앉아 계시니 단어 하나하나가 더 절절하게 느껴지고 가슴이 찢어지는 것만 같아서 힘겹게 읽었네요. 앞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해 우리 배우들도 더 많이 애써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단순히 연기로만 끝낼 것이 아니라 계속 가슴에 새기고 가야 할 문제라는 생각을 했어요. 책임감과 의무감을 갖고 공연해야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어린 나이에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감내해야 했고 또 평생을 그 상처 속에 살아야만 했던 그분들을 위해서, 그리고 어디선가 또다시 자행될 수도 있는 이러한 폭력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조속히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전곡고등학교 2학년 임수진·홍다솔·김솔 1천 회를 맞은 수요시위에는 사회적 관심을 반영하듯 각계 인사들은 물론 시민들과 학생들이 모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특히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다수 참여해 희망을 확인하게 했다. 학생들은 시위 내내 일본 정부에 대한 규탄의 내용과 할머니들에 대한 응원의 메시지를 담은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학생들 중에는 현장 자원봉사를 지원해 참여한 이들도 있었고, 역사 수업의 일환으로 같은 반 친구들이 단체로 찾기도 했다. “매주 수요시위가 열린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얼마 전 뉴스를 보다가 이번이 1천 회라는 것을 듣고 의미 있는 자리라 생각해서 찾아오게 됐어요. 직접 현장에 와본 건 처음이에요. 참여해보니 마음이 뭐라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이상하고 미묘해요. 할머니들을 뵈니 반갑기도 하고, 이렇게 함께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무척 다행이란 생각도 들어요. 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외치는데 꼭꼭 문 닫아 걸고선 아무 말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본 정부가 야속하게 느껴져요. 할머니들의 요구를 꼭 들어줬으면 좋겠어요. 사실 학교 수업시간에는 일제강점기 내용을 배울 때 강제징용이나 위안부에 관한 이야기가 짧게 한두 줄 정도만 나오기 때문에 정확하게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어떤 피해를 겪었는지 잘 몰라요. 더 자세히 확실히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할머니들이 아까 우리 같은 어린 학생들이 많이 와서 정말 고맙고 힘이 된다고 하셨는데, 저희도 할머니들이 일본으로부터 정당한 사과와 보상을 받으실 수 있도록 계속 힘을 드리고 싶어요. 이제 방학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20년 동안이나 일본이 모른 척했으니 그 사이에 이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겠죠. 방학하고 나면 또 다른 친구들을 더 모아서 이 현장에 다시 나올 거예요.” # 일본인 시민사회단체 회원들 수요시위 1천 회를 맞아 세계 각지에서는 다양한 연대 행동이 열리고 있다. 하루 전날인 12월 13일에는 뉴욕 쿠퍼버그 홀로코스트센터에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홀로코스트 피해자들이 만나는 행사가 열렸고, 14일 일본 정부부처가 집결되어 있는 가스마가세키의 외무성 건물 주변에서는 일본 시민들이 서로 손을 잡은 채 ‘외무성을 인간 사슬로 포위하자’라는 연대집회를 가졌다. 이렇듯 서울 수요시위 현장에서도 많은 외국인들이 참여해 일본 정부의 조속한 문제 해결을 촉구했는데, 특히 일본의 책임에 공감하는 일본인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눈에 띄었다. “저희는 일본 아이치 현 나고야에서 ‘아이치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모임’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어요. 오늘 이 시위에 함께하고자 회원들과 함께 어제 한국에 왔어요. 이 플래카드는 회원들 한 명 한 명이 할머니들을 응원하고 일본 정부의 행동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마음을 담아 직접 손으로 쓴 천 조각들을 모아 만든 거예요. 직접 이 자리에 와보니 가장 인상 깊은 점은 무엇보다 학생들과 젊은 사람들이 많다는 거예요. 참 대단하네요. 그들이 귀여운 목소리로 ‘할머니, 힘내세요’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니 기쁜 마음이 들어요. 저는 20년쯤 전에 아시아여성회의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처음 접하게 됐어요. 굉장한 쇼크였죠. 이 문제는 한국인들뿐만이 아니라 일본인들도 함께 고민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일본은 과거의 행동에 대해 명확하게 사죄하고 책임져야 하고요. 일본이 사과하지 않는다면 앞으로의 발전도 없을 거예요.” “저희(야만바·나쓰미)는 직업이 아티스트이기 때문에 어떤 단어나 말보다는 그림으로 표현하고 힘을 보태려고 해요. 규슈 유후인에 살고 있는데 몇 년 전에 ‘위안부’ 문제를 알게 되면서, 관심을 갖고 공부하게 됐어요. 오늘이 시위 천 번째 날이라고 하는데 저희가 할머니들에게 조금이라도 희망을 주고 싶어요. 이 무궁화 그림은 ‘상처 위에 핀 꽃’이라는 내용이에요. 부디 빨리 이 문제가 해결되고 양국이 서로 도와가며 잘 살 수 있게 되길 바라요.” <■글 / 이연우 기자 ■사진 / 박동민 ■자료 제공 /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www.womenandwar.net)>
- 학내 종교자유 위해 또다시 1인 시위 재개한 강의석
- 2005. 11. 01 화제
- “제가 원하는 건 강의석이란 이름도 서울대란 타이틀도 아닌 오직 ‘종교의 자유’예요” 지난해 자신의 고등학교에서 종교의 자유를 외치다 퇴학 조치 당한 강의석이 대학생이 됐다. 하지만 그는 다시 1인 시위를 재개했다. 더불어 모교 재단인 대광학원과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5천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사람들의 색안경에도 뜻을 굽히지 않는 특별한 젊은이 강의석을 만나본다. 1인 시위, 손해배상 청구, 권투… 잠시도 쉬지않는 젊은이 강의석(20)을 만나기 위해 처음 전화를 한 날. 그는 병원에 있었다. 권투를 너무 열심히 한 나머지 뇌가 부었다고 했다. ‘뇌가 부어?’ 아픈 사람에게는 미안하지만 속으로 웃었다. 간이 부었다는 소리는 들어봤어도 뇌가 부었다는 말은 태어나서 처음 들었다. 속으로 ‘간이 부어서 고등학생 신분으로 학내 종교의 자유를 외치더니, 대학에 가서는 너무 공부를 열심히 해서 뇌가 부었구나’ 생각했다. “작년 겨울부터 권투를 다시 시작했어요. 권투는 정말 힘든 게 매력인거 같아요. 곧 개최되는 전국 대학생 권투 동아리 선수 시합 때문에 평소보다 무리하게 운동을 한 게 화근이었어요. 몸이 안 좋아 병원에 갔더니 의사선생님께서 뇌가 부었다고 당분간 쉬는 게 좋겠다고 하시더라구요. 몸이 회복할 때까지는 당분간 권투를 못 할 거 같아요. 아직 학생이니까 공부도 해야 되고, 쉬면서 그동안 진행하던 캠페인도 다시 구상해야죠.” 강의석은 지난해 학내 종교의 자유를 외치며 1인 시위와 단식농성을 해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당시 학교 측은 고3이던 강의석을 제적했다. 기말고사를 치르기 위해 학교에 등교하던 강의석은 시험 도중 불려나가 학교 징계위원회로부터 제적통보를 받은 후 퇴교조치 당했다. 그리고 그해 강의석은 서울대 수시2학기 모집전형에서 법대에 지원해 최종 합격했다. “처음에는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다가 제가 서울대에 입학한 후에 관심을 갖은 분도 많았어요. 서울대에 입학한 후에 제가 학교 이름을 말하면 상대방은 의래 ‘대단하다’란 말을 해요. 이제는 그런 말이 예상되니까 대답하기가 꺼려지네요. 그런데 본질은 제가 서울대생이 아니라 종교의 자유거든요.” 강의석은 최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아직 해결되지 않은 ‘학내 종교 자유’ 문제로 1인 시위를 벌였다. 또 자신의 모교 재단인 대광학원과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5천만1백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1인 시위를 재개하고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하면서 인터뷰 요청이 좀 많아졌어요. 또 ‘1년을 비교한다’와 같은 식으로 지난해와 달라진 제 모습을 취재하겠다는 분도 있었구요. 권투를 한 것도 화제가 됐죠. 언론과 사람들은 자꾸만 ‘강의석’이란 인물만을 부각시키려고 해요. 제가 하고 있는 종교의 자유 캠페인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갖지 않고 말이죠.” “돈도, 권력도 없는 저를 도와준, 법을 배워야죠” 강의석은 이제 스무 살이 된 청년이다. 주말이면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고, 친구들과 게임을 하는 평범한 대학생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은 그를 특별한 시선으로 본다. “선입견을 갖고 있는 분과 만나는 게 제일 불편해요. 저에 대해서 잘 알기도 전에 미리 자기 나름의 기준으로 판단해버리죠. 그런 분과 만나면 전 괴로울 때가 많아요. 안타깝지만 그렇게 본다는데 어쩌겠어요. 그냥 그 시간에 다른 일에 매진하면서 타인의 시선을 신경 안 쓰도록 노력해야죠.” 말은 그렇게 했어도 한동안 자신을 특별한 사람이라고 보는 편견이 그도 부담스러웠다고. 자신과 만날 기회조차 없었던 사람이 자신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그보다 더 가슴 아픈 건 따로 있었다. “사실 나와 상관없는 타인의 시선은 견딜 만했어요. 별로 관심도 없구요. 그보다는 진짜 믿었던 사람들에게 실망했을 때가 가장 힘들었어요. 고등학교 때 정말 의지하던 한 선생님이 ‘TV에 나오니까 좋으냐’ ‘제는 대통령 되려고 저런다’란 말을 하셨을 때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저를 비난해서라기보다 당시 그 말을 한 사람의 인격을 믿었기 때문에 실망감은 훨씬 컸죠.” 강의석은 중1 때가 자신의 사춘기라고 말했다. 당시에 어떤 변화가 있어서는 아니다. 다만 그때부터 삶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삶에 대한 고민?’ 너무 조숙한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대부분 그렇지 않나요?”라고 답했다. 일찍부터 고민을 해서인지 그는 대학 진로를 정할 때 법학과가 아닌 철학과와 정치학과를 희망했다. “원래는 철학과에 가고 싶었는데, 주위 사람들이 ‘철학과 간다고 철학하는 것 아니다’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정치학으로 진로를 결정했죠. 그런데 작년에 고등학교에서 퇴학당하면서 입시 직전에 법학과를 선택했어요.” 강의석은 지난해 고등학교에서 퇴학을 당하고 검정고시를 봐야 할 상황이었다. 그 당시 검정고시에 대한 준비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꼼짝없이 1년을 쉬어야 했다. “퇴학을 당해서 학생 신분을 잃게 되니까 대학원서조차 제출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저를 관심 있게 지켜본 변호사님께서 도움을 주셨죠. 다행이 법원에서 빨리 판결이 나고, 임시 학생 신분을 얻었죠. 그 순간 법이 내 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는 돈이 많은 사람도 아니고, 권력을 가지고 있지도 않아요. 그런데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저를 도와준다고 하니까 법에 대한 인식이 바뀌더라구요.” 그는 어느새 특별한 사람이 돼버렸지만 그의 어머니는 대한민국 보통 엄마였다. 아들이 좋은 성적으로 대학에 입학하기를 바랐다. 특히나 공부를 썩 잘하던 모범생 아들이 내심 명문대학에 진학하기를 희망했다. “공부에 재미도 느꼈지만, 성적이 좋으면 선생님들이 무시하지 못하고, 부모님들도 제 행동에 대해서 걱정을 덜 하세요. 모범생인 줄 안 아들이 학교에서 욕을 먹고, 갑자기 퇴학까지 당해서 어머니가 많이 놀라셨어요. 우리나라 정서상 자식을 대학 보내는 게 부모의 의무잖아요. 하나뿐이 아들이 남들이 가지 않는 가시밭길을 갈까 봐 걱정을 많이 하셨죠. 하지만 퇴학 후에는 오히려 걱정하지 말라며 다독여주셨어요.” 요즘 그의 어머니는 말썽꾸러기 외아들이 운동을 하다가 머리를 다쳐 또 걱정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강의석은 지금까지 해온 종교 자유 캠페인을 계속해서 진행할 계획이다. 강의석은 사회운동이 거창한 게 아니라고 말한다. 자기가 살면서 느낀는 것을 바꾸려는 노력이 사회운동이라고 말했다. “모든 사람이 살면서 불편하거나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 게 있잖아요. 저는 당번을 정하는 일처럼 사소한 것도 불합리하다면 바꿔야 한다고 생각해요. 주변에 펼쳐진 모든 것이 사회운동의 범주에 포함돼요. 대부분 ‘이제까지 참았는데…’라고 생각하시는데, 저는 참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나쁜 제도는 빨리 고쳐지는 게 좋잖아요. 불편해도 참는 것보다는 조금 힘들어도 불편을 없애는 게 낫지 않나요?” 강의석은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자신의 의지가 남보다 강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자신이 처한 환경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절박했기 때문에 언론에서 관심을 갖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뷰가 끝나고 주위에 불합리한 것이 무엇일까 생각했다. 너무 불합리에 익숙한 탓에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소신에 따라 용기를 낼 수 있는 청년 강의석. 시간이 지나 그가 기성세대가 된 후에도 지금과 같이 불합리와 싸워주기를 바란다. 글 / 김성욱 기자 사진 / 박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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