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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67 건 검색)

밀 가격 한때 급등…우크라 곡물 의존도 높은 빈곤국 식량위기 우려
밀 가격 한때 급등…우크라 곡물 의존도 높은 빈곤국 식량위기 우려
2023. 07. 18 21:02국제
러, 곡물협정 중단 파장 흑해로 폐쇄 땐 수송비 늘어 가격 인플레·식량 안보 영향 ‘세계식량계획’ 활동 축소돼 러, 무기화 가능성도 경계를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
북, 러시아 파병
[다카르2 정상회담] “식량자원을 아프리카의 오일머니로 ” 식량위기 해법 직접 찾아나선 아프리카
[다카르2 정상회담] “식량자원을 아프리카의 오일머니로 ” 식량위기 해법 직접 찾아나선 아프리카
2023. 01. 26 16:07국제
...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다카르2 정상회담은 국제기구나 선진국이 아닌, 아프리카 스스로 식량위기의 해법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자는 공감대에서 출발했다. 세네갈, 나이지리아, 짐바브웨, 케냐 등...
우크라 “러, 흑해상 곡물수송 일부러 지연…식량위기 조장”
우크라 “러, 흑해상 곡물수송 일부러 지연…식량위기 조장”
2022. 10. 24 15:41국제
... 정부가 거듭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다음달 협정 기간 연장 협상을 앞두고 러시아가 식량위기를 고조시켜 유리한 조건을 끌어내려 한다고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23일(현지시간)...
북, 러시아 파병
[‘식량위기’를 증언하다]난민단지 상황, 26만명 숨진 2011년 소말리아 대기근 때처럼 심각
[‘식량위기’를 증언하다]난민단지 상황, 26만명 숨진 2011년 소말리아 대기근 때처럼 심각
2022. 10. 19 21:47국제
.... 소말리아 접경지대는 대부분 유목생활을 하는데 오랜 가뭄으로 가축까지 떼죽음을 당하면서 식량위기 상황은 심각해졌다. 유엔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현재 난민단지 상황은 26만명이 사망한...
식량위기’를 증언하다

주간경향(총 4 건 검색)

곡물가 껑충…식량위기 탈출구를 찾아라(2022. 07. 08 14:24)
2022. 07. 08 14:24 경제
ㆍ쌀 제외한 곡물 97% 수입에 의존 “식량안보, 위험한 수준” ㆍ윤 정부, 민간 주도의 해외 공급망 구축 추진 기후변화, 코로나19, 전쟁…. 전 세계 식량위기를 불러온 요인들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불에 기름을 부은 격으로 식량위기를 키웠다. 곡물 수급이 불안해지자 주요 곡물 생산·수출국들이 빗장을 걸어 잠갔다. 이는 다시 곡물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식량위기를 확산시키고 있다. 한국은 쌀을 제외한 곡물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한다. 곡물 가격이 뛰면 밥상물가도 급등한다. 식량위기 경고음이 나온 게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정부 대응은 효과적이지 않다. 안정적인 해외 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도록 민간기업의 진출을 돕는 정책과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소도시 보로디안카에서 러시아군 폭격으로 부서진 건물 사이로 우크라이나 국기가 보인다. / AFP|연합뉴스 곡물가격 급등과 수출제한 글로벌 곡물 공급망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이전부터 불안했다. 기후변화로 미국 등 주요 곡물 생산·수출국의 작황 부진이 심했다. 미·중 무역 갈등과 코로나19 대유행은 공급 상황을 악화시켰다. 2020년 하반기부터 밀과 옥수수, 콩 등 국제 곡물 가격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식량위기를 전 세계로 확산시킨 방아쇠가 됐다. 전쟁 이후 곡물 가격은 얼마나 뛰었을까.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된 밀의 선물가격(올 6월 14일 기준)은 t당 387.36달러다. 1년 전 247.65달러에 비해 56.4% 상승했다. 같은 기준 옥수수는 t당 301.86달러로 15.7%, 콩(대두)은 626.75달러로 15.9% 각각 상승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매월 발표하는 세계식량가격지수(2014~2016년 평균=100)는 157.4포인트(올 5월 기준)로 1년 전보다 22.9% 상승했다. 연간 밀 수출 규모로 보면 러시아는 세계 1위(3730만t·2020년 기준), 우크라이나는 세계 5위(1810만t)다. 세계 1위와 5위 밀 수출국 간에 전쟁이 터지자 전 세계 밀 공급이 심각한 차질을 빚으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여기에 세계 제2의 밀 생산국인 인도도 자국 사정을 이유로 밀 수출을 금지했다. 전쟁은 장기화 조짐이다. 외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동부 루한스크 지역을 장악한 직후인 지난 7월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서 공세를 계속하라고 지시했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반발도 커진다. 이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항구를 틀어막고 흑해에 기뢰를 설치하는 등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수출을 막아 의도적으로 식량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실제 러시아는 침공 직후 우크라이나의 흑해 항구를 봉쇄하고 농업 시설을 파괴했으며, 농지를 빼앗고 이미 수확한 곡물을 훔치는 등 최대 식량 수출국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를 국제시장에서 단절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푸틴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식량 인질극’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당장 전쟁이 중단되더라도 원상복구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전망이다. AFP통신은 지난 6월 13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우크라이나의 경작지 면적은 남한 전체 면적의 약 3배에 해당하는 30만㎢ 정도인데, 러시아 침공 이후 7만5000㎢가량을 못 쓰게 된 것으로 우크라이나 당국은 추정했다”고 전했다. 올해 곡물 수확량은 지난해의 60%에 머물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자국 내 곡물 저장고에 묶여 있는 곡물도 2000만t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우크라이나의 식량 생산지와 수출이 타격을 입으면서 세계 식량위기가 향후 2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전 세계의 식량위기는 주요 곡물 생산·수출국의 수출제한 조치를 불러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지난 6월 20일 내놓은 ‘식량 수출제한 조치에 따른 공급망 교란과 영향’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보면, 올해 들어 34개 국가가 내린 식량·비료 수출제한 조치는 57건에 달한다. 수출금지 42건, 수출허가제 10건, 관세 5건 등이다. 이중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시행된 조치는 78.9%인 45건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월 7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식량위기 대응과 관련해 세계무역기구(WTO) 차원에서 논의 예정인 각료 선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 기획재정부 국내 영향과 정부 대응은 한국은 국내 곡물 전체 수요량의 대부분을 수입한다. 연간 수입량(2020년 기준)은 1717만t으로, 세계 7번째 곡물 수입국이다. 곡물자급률은 쌀을 포함하면 20.2%, 쌀을 제외하면 3.2%에 불과하다. 쌀을 제외한 전체 97%가량을 수입하는 셈이다. 곡물별 자급률은 밀 0.5%, 옥수수 0.7%, 콩 7.5% 등이다.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매년 국가별 식량안보 수준을 비교 평가해 발표하는 세계식량안보지수(GFSI)를 보면, 한국(2021년 기준)은 113개국 중 32위, OECD 38개 국가 중 28위로 최하위권이다. 유엔 기후변화 전문가이자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농업 공적개발원조(ODA) 전문가인 남재작 한국정밀농업연구소장은 “한국의 식량안보는 위험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곡물의 공급 차질과 가격 급등은 국내 수입단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는 시차를 두고 국내 가공식품과 사룟값 등에 영향을 미쳐 식품·외식업계와 축산 농가의 비용 상승을 압박한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주요국의 식량 및 비료 수출제한 조치에 따른 가격 상승이 국내 물가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 수출제한 조치 이후 비료와 곡물, 유지 가격이 각각 80%, 45%, 30%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밥상물가도 뛴다. 지난 7월 5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6.0% 올랐다. 이중 농축산물은 축산물(10.3%)과 채소류(6.0%)를 중심으로 4.8% 오르며 전월(4.2%)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외식물가는 1년 전보다 8.0% 올라 1992년 10월(8.8%) 이후 약 3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향후 물가 전망은 어둡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3분기 곡물 수입단가가 2분기보다 13.4% 높아질 것으로 봤다. 김종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농식품 물가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부의 통제권이 미치지 못하는 국제 농산물 가격 상승과 한국의 높은 수입의존도라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대응은 어떨까. 문재인 정부의 식량위기 대응은 국내 생산기반 확대와 해외농업 개발에 초점을 맞췄다. 국내 생산기반의 경우 지난해 9월 내놓은 국가 먹거리 종합전략인 ‘국가식량계획’에 담겼다. 쌀과 밀 등의 공공비축 매입 물량을 확대하고 밀·콩 자급률을 오는 2025년까지 각각 5.0%, 33.0%로 높이는 게 골자다. 해외농업 개발에서는 민간기업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이 2019년 우크라이나의 곡물터미널 지분 75%를 인수하고, 하림(팬오션)이 미국 워싱턴주에 있는 곡물터미널에 2대 주주(36.0%)로 참여하는 성과가 있었다. 이를 통해 2020년 10월에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산 밀을 국내에 공급하기도 했다. 평가는 박하다. 해외농업 개발로 인한 국내 반입 곡물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정부 역할이 해외농업 개발에 진출한 민간기업에 현지 정보를 제공하거나 융자를 지원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평가다. 김승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팬오션을 통해 공급된 물량은 약 37만t(2020년 기준)에 그친다. 이마저도 모두 사료용으로, 국내 곡물 수요량의 1.9%에 불과하다. 한 민간단체 관계자는 “2008년 국제 곡물 가격 파동 이후 국내 민간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정부가 관련 예산을 늘리면서 실제 동남아 지역에 진출한 기업들도 있었다”면서도 “국제 곡물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성급하게 진행되다 보니 진출한 기업들의 어려움이 커졌고, 이후엔 식량안보에 대한 관심이 줄고 관련 예산이 쪼그라들면서 결국 흐지부지되고 말았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의 식량위기 대응은 민간기업 주도로 바뀔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는 불가피하게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곡물들의 안정적인 물량 확보 등 글로벌 공급망 구축과 개선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정부가 나서게 되면 곡물 메이저사들과의 가격 협상에서 불리한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는 만큼 민간이 주도적으로 나서고 정부가 우회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정부 대책은 하반기 중 나올 전망이다. 위기의 구조적 문제와 대안은 전 세계적인 식량위기의 근본적인 배경은 국제 곡물 시장의 구조적 문제에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제 곡물 시장은 주요 곡물 생산·수출국이 식량안보 차원에서 자국 내 소비를 우선하고, 남는 부분을 다수의 국가에 수출하는 공급자 우위의 시장이다. 밀의 경우 러시아를 비롯한 상위 5개 국가의 생산량 점유비(2021년 기준)가 65%에 달한다. 같은 기준으로 옥수수는 상위 5개 국가가 73.3%, 콩은 89.9% 등을 차지한다. 농협경제연구소는 최근 ‘세계 곡물 가격 변동성과 식량안보 연구보고서’에서 “식량위기 시 곡물 생산·수출국은 자국 수요를 맞추기 위해 수출금지 또는 제한조치 등을 시행한다”며 “이에 시장 공급량이 변동되면서 세계 곡물 가격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김종진 연구위원은 “2000년대부터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로 인해 농업보조금 감축과 자유무역이 강조되면서 글로벌 식량 공급망에서 농업경쟁력을 보유한 소수 국가의 역할이 증가했다”며 “반면 농업경쟁력이 열위에 있는 국가들의 식량 수입의존도는 높아졌다. 이렇게 세계 식량 공급이 소수의 국가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기상 요인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 신흥국 수요 증가, 바이오 연료용 수요 증가, 세계경제 위기 등의 충격은 곧바로 국제 곡물 가격 급등이라는 시장 위기로 귀결됐다”고 했다. 세계 곡물 시장의 독점적 유통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점도 식량위기를 부채질한다. 현재 세계 곡물 시장은 이른바 ‘ABCD’로 불리는 ADM(아처대니얼스미들랜드), Bunge(번지), Cargill(카길), LDC(루이스드레퓌스컴퍼니) 등 4대 글로벌 기업이 세계 곡물 교역량의 약 75%를 장악하고 있다. 이들은 곡물 유통뿐 아니라 생산과 가공판매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에 개입하고 있다. 또 세계 여러 농산물 생산지나 선물거래소 등을 통해 대규모 곡물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곡물 수급과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독점적 시장 구조이다 보니 새로운 기업의 시장 진입이 원천적으로 봉쇄될 뿐 아니라 이들을 통하지 않고서는 곡물 조달이 쉽지 않다. 한국도 곡물 수입량의 약 60%를 이들 4대 곡물 메이저 회사를 통해 구입하고 있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6월 9일 ‘분질미를 활용한 쌀 가공산업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분질미는 가루로 가공하기 쉬운 쌀의 종류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2027년까지 연간 밀가루 수요의 10%에 해당하는 20만t을 분질미로 대체할 계획이다. / 연합뉴스 곡물자급률을 높이는 게 근본적인 대책이라 할 수 있지만 여건상 쉽지 않다. 통계청이 올 초 발표한 ‘2021년 경지면적 조사결과’를 보면 지난해 전국의 경지면적은 154만6717㏊로, 2020년의 156만4797㏊와 비교해 1만8080㏊(-1.2%) 감소했다. 2012년과 비교해서는 9.5%나 줄었다. 밀과 콩 등 주요 곡물의 가격 경쟁력이 수입산보다 낮은 점도 고려해야 한다. 곡물은 규모의 경제가 크게 작용한다. 소규모 영농으로는 작물을 힘들게 수확해도 돈이 되지 않는다. 일본의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는 의견도 있다. 일본 정부는 1970년대부터 우리의 농협중앙회 격인 일본농협(젠노)과 종합상사들이 해외에 진출해 곡물터미널과 곡물저장고 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세계식량안보지수가 2012년 16위에서 2021년 8위로 뛰었다. 국제무역협회는 “한국과 비슷하게 곡물 및 식량 자급률이 낮은 일본처럼 식량 품목별 통계와 공급선 관련 통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취약 품목을 사전에 파악하고 대체 공급선을 마련하는 한편 아직 수출제한 조치가 활발하지 않은 수산물 등 품목에 대해서도 제재가 확장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해외 곡물터미널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거나 인수하는 방식으로 식량 유통망을 확보하고, 해외 메이저 곡물회사들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 단가 급등 시에도 안정적으로 물량을 국내에 조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한 정부 차원의 자금 지원, 정보 제공, 전문인력 양성 등의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남재작 소장은 “자급률을 높이려면 그에 맞는 농경지와 인력 등 인프라가 따라줘야 하는데 우리는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 따라서 안정적으로 공급처를 확보해 수입하는 게 중요하다. 주요 곡물 생산·수출국과의 무역협정에서 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도록 단서조항을 붙이거나, 해외 투자 시 식량 스와프(교환)와 같은 조치들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표지 이야기
[오늘을 생각한다]식량위기의 3가지 원인
[오늘을 생각한다]식량위기의 3가지 원인(2022. 06. 03 11:22)
2022. 06. 03 11:22 오피니언
전 세계가 먹거리 걱정에 휩싸였다. 러시아가 ‘유럽의 빵공장’이라고 불리는 우크라이나의 항구를 봉쇄하고 곡물을 약탈한다. 심각한 식량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의 경우 러시아 수입 비중이 높지 않아 위기까지 초래하진 않겠지만, 전 세계적으로 심화하는 기후위기가 지금보다 더 심각한 식량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세계식량기구(WFP)는 지난 5월 ‘전 세계 식량위기 보고서’에서 2021년 식량 불안정 상황을 겪고 있는 인구가 53개 국가와 지역의 약 1억9300만명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이미 사상 최악을 기록한 2020년보다 4000만명이 증가한 수치다. 2016년부터 2021년까지 모든 보고서에 포함됐던 39개국만 놓고 봐도 위기 수준에 해당하는 인구가 두 배로 늘어났다. 보고서는 식량 수급에 빨간불이 켜진 뚜렷한 원인으로 전쟁, 감염병(코로나19), 기후변화를 지목했다. 불행히도 이 세 영향은 심화되거나 빈도가 증가할 뿐 아니라 상호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개발도상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식량위기 우려가 커지며 밀, 옥수수, 대두 등 농산물 수출을 제한·금지하는 생산국이 늘어나면서 물가가 전반적으로 상승 중이다. 평범한 시민의 삶을 더 팍팍하게 하고 있다. 한국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비룟값도 올랐다. 글로벌 NGO 옥스팜이 최근 발간한 ‘고통으로 얻는 이익’ 보고서는, 코로나19로 양극화가 극도로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 예로, 식량 가격의 상승으로 식품 부문 억만장자의 자산이 이틀에 10억달러씩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유엔 인권위원회 식량특별조사관 장 지글러가 2007년 저서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에서 지적한 기아의 이면은 하나도 바뀌지 않은 듯하다. 코로나19는 세계 보건의 취약성을, 우크라이나 전쟁은 세계 식량 수급의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기후위기의 심화는 이 모든 취약성을 총체적으로 악화시킴과 동시에 다른 취약성을 드러내는 ‘그린 스완(예측 불가능한 위험)’이다. 인류의 엄청난 성취와 성공을 생각하면, 기본적인 인간의 욕구도 이렇듯 삽시간에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결과가 이러하다면 우리가 거머쥔 성공의 많은 부분이 ‘기울어진 성취’가 아니었을까? 한국이 1990년대 후반까지 원조를 받던 국가에서 개발도상국에 쌀을 지원하는 ‘원조 선진국’이 된 유일한 국가라는 자랑스러운 성과의 이면에는, 식량안보지수 순위가 OECD 최하위라는 상반된 성적표가 있다. 면적과 여건상 식량 수입이 불가피하지만, 식량안보 측면에서 국내 농업을 경시하는 정도는 매우 위험한 수준이다. 위기로 유통이 가로막힌 상황에서 쌀 대신 반도체를 씹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WFP의 최근 보고서가 식량위기의 장기적 대응 방안 중 하나로 “소규모 농가를 인도적 대응의 최전선에 둬야 한다”고 강조한 점은 우리 사회가 곱씹어봐야 할 중요한 제언이다.
코로나 다음엔 식량위기 올까?(2020. 03. 27 15:37)
2020. 03. 27 15:37 경제
ㆍ아프리카돼지열병·조류독감 발생… 호주 산불·사막 메뚜기떼 습격도 식탁 위협 전 세계로 확산된 코로나19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그런데 설상가상이다. 인류는 조만간 닥쳐올 가능성이 높은 식량위기까지 걱정해야 할 판이다. 지난해 9월 국내에서도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아시아권에서 여전히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있는데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는 조류인플루엔자까지 다시 발생했다. 또 동아프리카를 시작으로 중동을 거쳐 아시아로 향하고 있는 사막 메뚜기떼의 습격도 인류의 식탁을 위협할 중대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여기에 지난 1월까지 이어진 호주의 산불 여파가 호주 농업은 물론 세계적으로 곡물 및 식재료 공급에 타격을 입혔다. 2013년 네덜란드의 배양육 개발 업체 ‘모사 미트’가 발표한 세계 최초의 배양육 햄버거 패티/모사 미트 홈페이지 이런 가운데 기후변화 및 환경위기에 밀접하게 연관된 농·축산업과 식품산업의 대안으로 다양한 ‘미래 식량(퓨처푸드)’이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환경을 생각하는 적극적인 일부 소비층의 선택에만 의존했던 미래 식량을 가격과 함께 입맛도 만족시킬 수 있는 수준으로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첨단기술 개발의 최전선으로 꼽히는 미국의 실리콘밸리는 식량 기술 개발 분야에 가장 활발하고 도전적인 결과를 보여주는 곳이다.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공유주방 ‘키친타운’은 2014년 문을 연 이래 6년간 400여 개의 식품 관련 스타트업이 맛과 흥미 두 가지 측면에서 모두 이목을 끄는 실험적인 식품·식단·식재료를 개발해온 곳으로 유명하다. 앞선 기술을 빠르게 도입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에다 시장의 흐름을 이끄는 색다른 식품들을 창안해내는 능력이 결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버려지는 맥주 찌꺼기로 에너지바 아이디어가 빛을 발한 사례는 맥주 원료 찌꺼기로 에너지바를 만든 스타트업 ‘리그레인드’가 대표적이다. 맥주를 만들 때 들어가는 보리와 밀 같은 곡물은 효모가 발효시키는 데 필요한 당분만 뽑은 뒤 대부분 버려진다. 맥주 1ℓ를 만들면서 버려지는 곡물은 720g 정도. 미국에서 한 해 맥주 227억ℓ를 생산하는 동안 1630톤 규모의 곡물이 그냥 버려진 셈이다. 이 기업은 농가의 퇴비 원료로 쓰이던 곡물 찌꺼기를 공짜에 가깝게 가져와 이를 재활용해 에너지바나 프레즐을 만들었다. 제품에 ‘허니 아몬드 IPA’, ‘초콜릿 커피 스타우트’ 같은 맥주 이름을 붙이는 감각적인 마케팅도 펼쳤다. 맥주 맛이 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에너지바에 가깝지만 색다른 원료와 친환경적인 생산, 값싼 원료 덕에 주목받고 있다. 미생물에 공기를 투여해 단백질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푸드 스타트업 ‘키버디’는 특정 박테리아가 이산화탄소를 원료 삼아 단백질을 만들어낸다는 과거 미 항공우주국(NASA)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그 결과 일종의 발효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동물성 단백질과 유사한 아미노산 구성을 보이는 단백질 ‘에어 프로틴’이 만들어졌다. 아직 본격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이 단백질을 바탕으로 일반적인 고기 음식과 맛이 비슷한 시제품을 내놓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고기를 얻기 위해 가축을 기르면서 들어가는 막대한 양의 물과 곡물 그리고 가축이 배출하는 온실가스 대신 이산화탄소로 단백질을 얻는 이 식품기술은 지속가능한 지구환경을 보존하는 데 기여할 획기적인 가능성을 보인 셈이다. 실리콘밸리 키친타운이 신기술 접목으로 식품 산업과 시장의 지형도를 바꾸는 데 앞서나가는 모습은 세계 각국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2019 코리아 푸드테크 컨퍼런스’에 참석한 키친타운의 러스티 슈왈츠 대표는 “공유주방 모델을 통해 푸드 스타트업들에 필요한 규모로 제품 생산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시장에서도 쉽게 진입해 실패위험은 감소시키는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며 “도전적인 창업이 장려되면서 지역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험적인 정신을 바탕으로 한 식품산업의 새로운 시도는 다방면에서 나타나고 있다. 물론 얼마나 시장에서 살아남을지는 불투명하지만 ‘친환경’과 ‘재생원료’, ‘생산비 절감’ 같은 키워드가 한데 맞물린 덕에 판매와 생산 양면에서 적지 않은 장점을 보유한 점은 인정받는다. 포도를 전혀 쓰지 않고도 유명 빈티지 와인 맛에 가까운 와인을 만들어내는 기술이나, 식물성 원료를 사용한 대체육 대신 세포를 배양해 보통의 고기에 더욱 가까운 맛을 내는 배양육 기술 등은 시장과 정책환경이 얼마나 빠르게 재편되느냐에 따라 언제든 단숨에 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생물 단백질로 ‘미래 식량’ 개발 식품 전문가의 시각에선 이러한 대안 미래 식량의 보편화가 ‘임박한 미래’에 가깝다. 하상도 중앙대 교수(식품공학)는 “미래 식량이 빠르게 식탁 위에 자리 잡을 날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이미 대량생산이 가능한 식물성 원료의 대체육은 가격과 맛 모두 빠르게 개선됐기 때문에 지금처럼 기후변화와 환경위기가 빠르게 진행되는 추세라면 동물성 단백질을 쉽게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 교수는 “물론 미래 식량도 기술 발전 정도에 따라 시차는 날 것이기 때문에 배양육 기술은 좀 더 안착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테고, 음식을 3D 프린팅으로 찍어내 간편하게 먹는 변화는 그보다 더 먼 미래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19 사태에서도 보듯 가축을 기르는 축산환경이 바이러스 문제로부터도 자유롭지 않으므로 식탁의 변화는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려한 신기술을 접목한 푸드 스타트업의 사례가 미국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알려졌지만 국내에서도 이미 안정성이 확보된 대체 식재료의 유통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곤충 기반 단백질을 중심으로 대체 단백질 식재료 시장을 넓히고 있는 업체인 퓨처푸드랩 관계자는 “밀웜이나 귀뚜라미를 원료로 만든 파우더 가루나 에너지바는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며 “곤충 단백질에 대해 아직 거부감을 느끼는 분위기를 부정할 수는 없지만 실제 맛을 보면 고소한 견과류 비슷한 맛이 나고 고유한 풍미가 있기 때문에 재구매하는 비율도 높다”고 말했다. 환경을 생각하는 취지로 만들어진 초기 대체 식량이 결국은 맛 때문에 시장에서 좌절한 경험은 미래 식량 개발에도 교훈이 됐다. 최근의 개발 추세는 무엇보다 기존의 식재료와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다양한 맛을 구현하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 ‘콩고기’로 대표되는 식물성 고기를 소·돼지·닭고기의 맛에 가깝게 만드는가 하면 생선과 갑각류 맛을 내는 대체·배양육 개발도 궤도에 올랐다. 뿐만 아니라 젖소의 DNA를 바탕으로 개발하거나 감자·옥수수 같은 식재료로 만든 대체 유제품도 소비자의 입맛에 맞게 개발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추세는 시장의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는 데서도 확인되고 있다. 식물성 대체육과 유제품 등을 유통하고 있는 지구인컴퍼니 민금채 대표는 “곡물은 세계적으로 소비가 줄어들면서 생산량의 60%가 재고가 될 정도로 재고 비중이 높은 품목”이라며 “반면 식물성 고기 같은 대체육류의 시장 규모는 연간 7.2%씩 성장하고 있는 데서 보듯 미래 식량이 환경은 물론 시장 전체의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화제]"식량위기 극복할 감자혁명"(2004. 12. 16)
2004. 12. 16 문화/과학
"이건 기적이에요." 지난 6월 전북 김제의 한 공장에선 이런 감탄사가 쏟아졌다. 석달 전에 심은 콩알만한 씨감자 줄기에 아이 얼굴만한 커다란 감자가 달린 것을 본 농촌진흥청 임직원, 감자 전문가들, 씨감자를 개발한 바이오산업개발 직원들은 모두 감동했다. 이들을 놀라게 한 것은 MSP, 즉 기적의 씨감자(Micro Seed Potato)다. 이 씨감자는 순수한 우리 기술로 개발돼서 현재 31개국에서 특허를 받았으며 밭이 아니라 반도체를 생산하듯 청정 공장 안에서 감자줄기를 이용한 세포조직 기술로 생산되는 것이 특징이다. 5세기 페루에서 경작돼 1824년에 뒤늦게 들어온 감자. 그러나 이제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감자 혁명'을 일으킬 나라로 등장하게 됐다. 감자는 쌀, 옥수수, 밀과 함께 세계 4대 농작물로 식량부족 시대를 해결해줄 구원투수이기도 하다. 또 농작물 가운데 유일한 알칼리성 식량작물이고 영양도 풍부하다. 우리나라에선 해마다 약 2만5천ha에서 재배되며 여기에 파종할 씨감자는 대략 5만여 톤. 그러나 이 씨감자는 감자를 쪼개 심어야 하는 불편은 물론 생산에서 파종까지 6~8년이란 세월이 걸리고 바이러스 병 때문에 재배가 그리 쉽지 않다. 또 씨감자 크기도 문제여서 운송도 어렵고 물류비도 많이 든다. 그런데 이런 불편을 마술처럼 해결한 것이 콩알만한 씨감자를 그냥 심으면 아이 얼굴만한 특대형 감자로 자라는 MSP다. 이 MSP를 만들어내는 바이오산업개발의 황의충 회장은 감자만 보면 눈물이 난다. 지난 10년간 감자 때문에 너무나 많은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1ha에서 25t 이상 생산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연구원으로 일하다 농촌후계자 5만여명과 힘을 모아 '한국 농어민신문'을 운영하던 그는 한국생명공학 연구소의 정혁 박사를 만났다. 정박사는 그에게 자신이 개발해 31개국에서 특허를 얻은 씨감자를 보여주었고 황회장은 1995년 20억원에 기술과 특허권을 사들였다. 그리고 15개 분야에서 기술을 보완하고 10개 분야에서 신기술을 업그레이드시켜 현재의 MSP를 만들어낸 것. "이 감자는 육종이나 유전자 변이에 의한 신품종 씨감자가 아닙니다. 조직 배양 기술로 무균 배양용기 안에서 대량 번식시킨 감자 줄기를 이용해 콩알만한 크기로 생산한 초미니 감자예요. 크기는 0.5~1㎝, 무게는 0.5g 정도인데 한번만 증식해도 400g이 넘는 감자를 서너개씩 만들어 냅니다. 1ha에서 25t 이상의 감자가 생산됩니다." 전북 김제시 월성동 봉황 농공단지에는 그가 심혈을 기울인 배양센터가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서 하루에 20만~30만개씩 1년에 최대 1억5천만개의 MSP를 생산할 수 있다. 이 센터에서는 모두 신을 벗고 클린복을 입어야 한다. 밖에서 묻은 바이러스 등 오염물질이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감자줄기들은 품종별로 분리되어 옆방 배양실로 옮겨지며 여기서 감자가 자라기까지 3개월을 보낸다. 지난 3월 농진청 고령지 농업연구소와 바이오산업은 감자전문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MSP 공동시험 재배에 들어가 6월에 성공적으로 수확했으며 지난 8월 제주도에 심은 가을철 씨감자는 12월 15일에 수확할 예정이다. 농촌진흥청 고령지 농업연구소의 김숭열 작물과장은 "이번 재배는 품질과 경제성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시험 결과 탁월한 성과를 얻었으며 이 감자를 씨감자로 1회 증식했을 경우 그 효과는 기대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농민도 "감자는 바이러스에도 약하고 수해, 태풍 등 천연재해에 따라 수확량이 달라져 농사를 망치기도 하는데 이런 씨감자는 수확량을 예측할 수 있어 기대가 크다"며 빨리 농가에 보급되기를 희망했다. 우리 농촌도 그렇지만 황회장은 북한을 비롯, 세계 시장에도 관심이 많다. "현재 전세계 9억명 이상이 기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북한도 포함되어 있는데 감자재배는 세계 식량문제를 가장 빨리 해결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생각됩니다." 북한에서도 시험재배 관심 높아 2003년 황회장은 북한 농업과학원의 초청으로 평양 근교에서 시험재배를 했다. 이때 MSP 씨감자 4t을 가지고 갔다. 3개월 후 이 감자의 생산 시험은 1ha당 42t을 수확해 획기적인 기록을 냈다. 이 성과에 고무된 북한 농업과학원의 관계자들은 황회장에게 계속적인 협조를 신신 당부했다. 최근 북한은 옥수수에 밀려 등한시했던 감자가 식량난 타개를 위한 획기적인 방법이라고 인식하고 감자 재배확대를 위해 토지정리 사업과 우량 종자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현대 북한에 씨감자 생산을 지원하고 있는 남한 단체는 여러 곳이다. 그중 몇 군데는 씨감자 등 실물로 지원하던 것을 온실 등 생산지원 시설로 지원 방향을 바꾸고 있다. 그러려면 온실운영비(전기, 수도, 기름, 수선비 등등)는 물론 재배기술 등을 해마다 새롭게 지원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황회장은 이번 기회에 북한에 씨감자를 보내는 단체를 일원화해 남한과 북한이 서로 이익이 되는 방법을 모색하기를 기대했다. 10여년간 씨감자 사업에 몰두하던 황회장은 3년 전 뇌경색으로 쓰러지기도 했다. 몸이 불편하고 말하는데도 어려움이 있었지만 씨감자에 대한 열정으로 다시 일어나 김제, 정읍, 제주도 등 5군데에서 농가실험을 하고 있다. 지난 11월 32개국이 참가해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종자 총회에 참가해서 20여개국과 수출상담을 벌이며 몸이 아픈 것도 잊고 열심히 뛰고 있다. "씨감자가 워낙 콩알만하니 힘없는 어르신들도 쉽게 심을 수 있고 그 조그만 것이 커다란 감자를 만드니 농가에서도 수입이 증대될 테고 또 우리들은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으니 일석삼조죠. 감자로 북한을 비롯, 기아문제가 해결된다면 더 이상의 행복은 없을 것 같아요." 글|조완제 기자 jwj@kyunghyang.com 사진|김석구 기자 sgkim@k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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