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옵션
닫기
범위
전체
제목
본문
기자명
연재명
이슈명
태그
기간
전체
최근 1일
최근 1주
최근 1개월
최근 1년
직접입력
~
정렬
정확도순
최신순
오래된순

경향신문(총 3,354 건 검색)

7명 사망·1명 실종 ‘경주 어선사고’…60대 항해사 ‘구속’
2024. 12. 12 17:08 사회|지역
... 감포항 남동쪽 약 6㎞ 바다에서 29t급 어선과 456t급 모래운반선이 충돌해 7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영상은 전복된 어선위에서 구조대가 구조활동을 벌이는 모습. 포항해양경찰서 제공 A씨는 경찰...
경주어선모래운반선충돌
7명 사망·1명 실종 ‘경주 어선’…예인 중 밧줄 끊겨 침몰 추정
2024. 12. 11 08:38 사회|지역
... 모두 심정지 상태로 경주와 포항 등의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모두 사망 판정을 받았다. 1명은 실종 상태다. 9일 경북 경주 앞바다에서 어선과 모래운반선이 충돌해 7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된 가운데...
포항해양경찰구조사망
7명 사망·1명 실종 ‘경주 어선 사고’…경찰, 60대 항해사 긴급체포
2024. 12. 10 16:09 사회|지역
... 제공 경북 경주 앞바다에서 가자미 조업 어선과 모래 운반선이 충돌해 7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된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모래 운반선 항해사를 긴급체포했다. 경북 포항해양경찰서는 부주의하게 배를...
항해사긴급체포전방주시좋음
경주 어선 사고 실종자 수색 이틀째…7명 사망·1명 실종
2024. 12. 10 08:40 사회|지역
... 따르면 수색당국은 어선 인근 해상에 함정과 헬기 등을 동원해 실종자를 찾고 있으나 아직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해경은 어선 승선원 8명 중 7명이 어선 내부인 선내에서 발견된 만큼 실종자...
포항경북해양경찰구조

스포츠경향(총 976 건 검색)

‘신데렐라 게임’ 나영희-최종환, 실종된 딸 찾아 나선다!
2024. 11. 27 21:23 연예|연예
KBS ‘신데렐라 게임’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2차 티저를 공개했다. 오는 12월 2일 첫 방송 예정인 KBS2 새 일일드라마 ‘신데렐라 게임’(연출 이현경 / 극본 오상희 / 제작 미라클케이스토리, 지담미디어)은 원수에 의해 가짜 딸로 이용당해 복수의 화신이 된 여자가 진정한 복수의 의미를 깨달으며 성장, 치유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27일 공개된 2차 티저 영상에는 20년 전 딸 유진이를 잃어버린 신여진(나영희 분)과 윤성호(최종환 분)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병원에서 유진을 찾는 성호와 슬픔을 주체하지 못하는 여진의 모습은 큰 시련이 닥쳐왔음을 예고했다. ‘사라진 아이 엇갈린 운명’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결혼 준비를 하는 듯 서로 마주 보며 웃고 있는 진구와 웨딩드레스를 입은 세영이 등장한다. 실종 당시 기억을 잃은 유진은 이두나라는 이름으로 살게 된다. 그런가 하면 실종 사건의 진실을 함구하고 있던 어린 세영이 불안에 떠는 모습은 보는 이들의 심박수를 폭발시킨다. 아역들의 열연에 이어 성인이 된 구하나(한그루 분), 황진구(최상 분), 윤세영(박리원 분), 구지석(권도형 분)의 등장과 함께 나타난 ‘한 줄기 빛 같이 찾아온 행운 그리고 비극의 시작’이라는 의미심장한 자막은 네 사람을 집어삼킬 비극의 소용돌이를 암시한다. 아버지 공장만이라도 살려달라는 지석의 간절한 외침을 차갑게 외면하는 혜성그룹 회장 여진, 아이를 안은 채 눈물을 흘리고 있는 하나의 모습 또한 흥미를 끌어올린다. 그뿐만 아니라 하나를 향해 “너 뭐냐고”라며 분노하는 세영과 그녀의 옆에 서 있는 진구의 모습은 세 사람의 팽팽한 신경전을 알렸다. 단 30초의 티저 영상만으로 눈을 뗄 수 없는 몰입감을 선사한 ‘신데렐라 게임’은 운명의 수레바퀴에 갇힌 등장인물들의 복수극의 서막을 올리며 예비 시청자들의 본방사수 욕구를 제대로 자극했다. 새 일일드라마 ‘신데렐라 게임’은 ‘스캔들’ 후속으로 오는 12월 2일 월요일 저녁 7시 50분 첫 방송 된다.
10년만에…ML 100승팀 실종사태
2024. 08. 19 06:40 야구
주축선수 부상·치밀해진 데이터 분석·PS 제도 변화 등 특정팀 독주 어려워져…치열한 순위 경쟁 속 트레이드 빅딜 줄고 의외성도 감소 현재 아메리칸리그 승률 1위를 달리고 있는 클리블랜드와 내셔널리그 승률 1위 필라델피아, 그 뒤의 LA 다저스는 물론 지난해 104승을 거뒀던 애틀랜타(왼쪽 위부터 시계방향)도 주축들의 부상으로 승률이 떨어져 올시즌 메이저리그는 10년 만에 100승 팀 없는 시즌이 될 것으로 보인다. AFP연합뉴스·게티이미지코리아 KBO리그가 역대 최소경기 800만 관중을 넘어 시즌 1000만 관중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은 그 어느 해 보다 촘촘한 순위 싸움 덕이 크다. 17일 기준 선두 KIA는 67승2무46패로 승률 0.593을 기록 중이다. 키움은 최하위에 머물고 있지만 50승63패로 승률 0.442를 기록 중이다. 선두 KIA와 꼴찌 키움의 승차가 17경기밖에 나지 않는다. 정규시즌 1위 승률이 6할을 넘지 않은 것은 2021시즌 KT와 삼성이 나란히 0.563을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그 이전으로는 2013년 삼성의 0.595가 마지막이었다. 최하위 팀의 승률이 0.440을 넘은 것은 2001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8개 구단 체제에서 7위 SK가 0.458, 8위 롯데가 0.457을 기록했다. 최고 승률 팀의 성적이 예년보다 좋지 않은 것은 KBO리그뿐만이 아니다. 메이저리그도 올시즌 최고 승률팀의 기록이 낮다. 야후스포츠는 최근 “10여년만에 처음으로 100승팀이 한 팀도 안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17일 기준 아메리칸리그 최고 승률 팀은 클리블랜드로 72승50패, 승률 0.590을 기록 중이다. 내셔널리그 최고 승률 팀은 필라델피아로 72승50패, 0.590이다. LA 다저스가 72승51패(0.585)로 바짝 뒤를 쫓는다. 지난 시즌에는 볼티모어(101승), 애틀랜타(104승), 다저스(100승) 등 3팀이 100승을 넘겼고 2022시즌에는 4팀이 100승 고지를 밟았다. 2014년 이후 매년 평균 2.75팀이 100승 이상을 거뒀다. 10년 동안 이어져 오던 메이저리그의 트렌드가 올시즌 바뀌는 모양새다. 야후스포츠에 따르면 올시즌 100승팀이 나오지 않는 이유에 대해 현장에서는 주축 선수들의 부상을 이유로 꼽는다. 시즌을 앞두고 최강으로 꼽혔던 애틀랜타는 에이스 스펜서 스트라이더가 2번 등판만에 팔꿈치 수술이 결정됐고, 주축 타자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마저 주루 플레이 도중 무릎을 크게 다치면서 시즌 아웃됐다. 하지만 100승 팀 부재는 부상 선수의 증가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 아닐 수 있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는다. 야후스포츠는 “메이저리그 시즌 운영 제도의 변화가 각 구단의 인센티브를 다른 식으로 자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트시즌 출전 팀이 늘어나면서 가을야구 참가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기에 거의 대부분의 구단이 보다 치밀한 데이터 분석에 나서면서 특정 팀의 독주가 더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포스트시즌 제도의 변화다. 각 지구 1위와 최고 승률 한 팀이 와일드카드로 올라가는, 15개 팀 중 4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방식에서 와일드카드 팀 2개가 추가되면서 모두 6개팀이 가을야구에 오른다. 양대리그를 합하면 30개 팀 중 12개팀, 전체 40%가 가을야구에 오를 수 있다. 지난해 애리조나는 정규시즌에서 겨우 84승을 거뒀지만 와일드카드를 걸쳐 내셔널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시애틀 제리 디포토 야구 부문 사장은 지난 시즌 아쉽게 가을야구에 실패한 뒤 “아무도 팀의 목표가 승률 54%라는 말을 듣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러나 54%가 어떤 해에는 60%를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승률 54%면 87승 또는 88승이다. 100승이 아니라 이 정도를 목표로 팀을 운영하고 나머지는 포스트시즌을 통해 채울 수 있다. 실제 다저스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7시즌 동안 100승 이상을 5번이나 이뤘지만 정작 우승한 것은 코로나19로 단축시즌을 치른 2020년이었다. 100승 이상 시즌 5번 중 월드시리즈 오른 것도 단 한 번뿐이었다. 덕분에 메이저리그는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순위 경쟁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반론도 존재한다. 모두가 가을야구를 노릴 수 있다보니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빅딜’이 이뤄질 가능성이 낮다. 적극적인 셀러가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포스트시즌의 재미가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야후스포츠는 “스포츠는 의외성이 스토리를 만든다. 다윗과 골리앗의 경기가 재미있지, 다윗과 다윗의 경기는 팬들이 관심을 끌기 어렵다”고 전했다.
제국의 아이들 김태헌 “실종된 누나 찾기 위해 가수 포기 못 해” (특종)
2024. 07. 12 11:03 연예
MBN ‘특종세상’ 그룹 제국의 아이들 출신 김태헌이 누나를 찾기 위해 가수의 꿈을 포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 11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는 김태헌이 출연해 근황을 알렸다. 10년 전 아이돌 그룹의 메인 래퍼였던 김태헌은 현재 중국집에서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무언가를 할 수가 없었을 때 5일 동안 아무것도 안 하고 침대에 누워있었다. 그때를 생각해보면 지금 너무 행복한 거다. 내가 일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게 가장 큰 행복”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태헌은 무대를 서지 못하는 지금도 매주 연습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무대가 너무 그립다. 무대에서 춤추는 모습과 노래하는 모습, 랩 하는 모습이 아직까지도 너무 그립다 보니까 계속 연습한다”고 했다. MBN ‘특종세상’ 솔로 앨범을 내기 위해 맹렬한 연습을 하던 그는 제국의 아이들 멤버로 함께 활동했던 가수 겸 배우 김동준과 영상통화했다. 김태헌은 김동준과 최근 근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자신의 가게로 그를 초대하는 등 훈훈한 모습을 보였다. 여전히 멤버들과 형제처럼 멤버들과 지낸다는 그는 “9명이 섰던 무대가 너무 그립다. 팬분들의 함성, 시끌벅적하게 연습했던 거, 연습실 거울에 다 습기 찰 정도로 춤을 췄던 것들이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는다. 그때로 돌아가고 싶기도 하다”고 했다. 그가 이렇게 가수의 꿈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누나 때문이라고. 그의 누나는 현재 8년째 연락 두절 상태라고 했다. 김태헌은 “누나가 원래 꿈이 연예인이었다. 제가 데뷔했을 때 엄청 행복해하고 친구들한테 저를 자랑할 정도로 많이 뿌듯해했었다. 연예인을 사실 포기할 수 있다. 지금도 포기할 수 있는데,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저희 누나를 찾는 것도 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용감한 형사들3’ 실종 여성에게 편지 남긴 남성···“시체라도 가져와 보라” 뻔뻔한 태도
2024. 07. 12 03:12 연예|연예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3’에서 한 여성의 실종 뒤 숨겨진 사건의 실체를 파헤친다. 12일 방송되는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3’(연출 이지선) 45회에는 방수일, 김영경, 이용운 형사가 출연해 직접 발로 뛴 수사기를 공개한다. 사건은 거동이 힘든 고령의 할머니가 경찰서로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혼자 사는 딸이 계속 연락이 안 되는데, 차마 혼자 가기 무섭다며 같이 가달라고 간곡한 부탁을 한 것이다. 집안엔 외부자의 침입이나 범죄의 흔적 없이 깔끔했다. 하지만 딸의 휴대전화와 매일 챙겨 먹던 상비약이 그대로 발견되면서 실종팀이 나선다. 딸 행방을 찾던 중 그녀가 이단인 교회의 독실한 신자였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가깝게 낸 교인들도 연락이 안 된다며 입을 모았다. 수사가 난항에 빠질 무렵, 실종자의 집에서 오직 한 여인만을 사랑하겠다는 한 남성의 절절한 고백이 담긴 의문의 ‘서약서’ 한 장이 발견된다. 편지를 쓴 남성 정체가 밝혀지고 증거들도 하나씩 드러나지만, 용의자인 남성은 교묘하게 말을 바꾸며 급기야 “시체라도 가져와 보라”며 뻔뻔한 태도를 취한다. 남성이 빌린 렌터카에서 실종자의 DNA까지 확인되지만, 그녀의 행방은 점점 더 묘연해진다. 실종자는 어디에 있는 건지, 그녀에게 편지를 쓴 남성의 정체는 무엇인지 ‘용감한 형사들3’ 본 방송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용감한 형사들3’는 매주 금요일 밤 8시 40분에 방송되며,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등 주요 OTT에서도 공개된다. E채널 공식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서도 프로그램에 대한 생생한 소식과 영상을 만나볼 수 있다.

주간경향(총 45 건 검색)

‘지지율 20%대’ 대통령이 만든 정치 실종 시대…결국은 ‘각자도생’(2024. 09. 09 06:00)
2024. 09. 09 06:00 정치
지지율 하락에도 변화 없어…대통령으론 국회 개원식에 첫 불참 견제기능 제대로 못 한 여야 책임…쟁점들 정치적 해결 어려울 듯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월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대통령실사진기자단 한국사회가 대통령제에 관해 ‘참교육’을 당하고 있다. 여론, 지지율 변화에 무감한 대통령에게는 특별한 견제 장치가 없다는 것이 이번 교육의 핵심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은 30%를 밑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리얼미터의 일간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국정브리핑에 나선 지난 8월 29일 이후 하루동안 지지율은 2.1%포인트 급락했다.(30.4→28.3%) 이날 윤 대통령은 의료개혁, 친일 논란, 김건희 여사 수사, 채 상병 특검, 당정관계, 영수회담 등에 관해 설명했다. 지지율 하락은 현안에 대한 대통령의 설명과 여론의 괴리감에서 비롯됐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대통령실은 어떤 변화도 보이지 않았다. 역대 대통령들은 지지율이 급락하면 국정운영을 쇄신하는 척이라도 했다. 그러니 지지율은 대통령제 민주주의에서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유효한 장치처럼 여겨졌다. 윤 대통령은 달랐다. 국정브리핑 직후 참모들에게 “선거 없는 지금이 개혁을 추진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 2일에는 ‘민의의 집합체’인 국회 개원식에도 불참했다. 이른바 ‘87년 체제’ 이후 대통령이 불참한 첫 사례다. 대신 “국회를 먼저 정상화하고 초대하는 것이 맞다”는 꾸지람을 전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여당인 국민의힘 지지율에도 미치지 못한다.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랫 하버드대 교수는 책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How Democracies Die)에서 “민주적 선거를 통해 집권한 지도자가 행정부 권력을 확대해 자유와 법치를 훼손하고, 서서히 민주주의를 질식시킨다”고 지적했다. 이 공식은 한국 대통령제에도 어김없이 적용된다. 국회가 제정한 법이 아닌 정부의 행정명령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대통령이 ‘정치적 부채, 책임’에서 자유로울 경우 이는 더욱 극대화된다. 다음 선거에 출마할 일도 없고, 정치적 계보가 있어 정권연장이 사명인 것도 아닌 경우다.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한 사실이 발견되지 않으면 ‘정치적 이유’로 탄핵당할 일도 없다. 이렇게 위기에 무감각해진 대통령은 국민의 불편에도 무감각해진다. 실제로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경험담이 나오고 있지만 윤 대통령은 “의료 현장을 한 번 가보라. 비상 진료체제가 그래도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다”라거나 “국민 여러분, 어떻게 생각하나. 국가가 정부가 어떻게 해야 하겠나”라고 말했다. 의료개혁과 관련해 여야가 제안한 의견을 모두 일축하고 있는 정부가 국민에게 의견을 되묻는 상황은 기만에 가깝다. 문제는 앞으로도 이러한 상황이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가장 가까운 전국단위 선거가 2026년 6월 3일 예정인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다. 윤 대통령 임기를 1년 정도 남겨둔 시점이다. 선거 승패가 국정운영 방향에 영향을 주기엔 너무 늦다. 국회가 삼권분립 취지에 맞게 행정부를 견제할 것이라 기대하기도 어렵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주요 현안에 목소리를 내지만 대통령실에 무시당하거나(2026년 의대 정원 증원 유예 제안) 뒤늦게 자기검열(제3자 추천 방식 채 상병 특검법) 중이다.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정책적 측면에선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을 두고 당내 혼선부터 정리해야 한다. 정치적 측면에선 계엄령과 같은 확인 불가능한 의혹에 스스로 휘말리고 있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정치가 완벽히 실종된 상태”라며 “이번 정기국회에서도 정쟁 외에 민생 의제들이 해결되는 모습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과거 행보로 볼 때 국정기조 변화는 굉장히 어려운 만큼 추석 명절 즈음이면 대통령 지지율이 지금보다 더 하락하는 상황을 볼 것 같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월 4일 경기도 의정부시 권역응급의료센터인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을 찾아 응급 의료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은 현실을 어떻게 보나 윤 대통령의 국정브리핑은 대통령의 현실 인식에 많은 의문을 만들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우리 경제가 확실하게 살아나고 있고, 앞으로 더 크게 도약할 것”이라고 말한 점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지난 7월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을 2.5%로 전망했는데, 이는 미국(2.6%)에 이어 주요 선진국 중 두 번째로 높다는 것이다. 해당 전망치에는 기초적인 함정이 있다. 윤 대통령이 단순히 경제성장률이라고 말한 내용은 본래 ‘전년 대비’ 경제성장률이라고 말해야 정확하다. 어떤 해의 성장률이 유독 낮으면 이듬해 성장률은 높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전쟁으로 2022년 -1.2%로 역성장한 러시아의 2023년 경제성장률은 3.6%였다. 2023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1.4%, 미국은 2.5%, 일본은 1.9%였다. 주요 선진국 평균은 1.7%로 명시됐다. 기저효과를 고려하지 않고, 해당 수치로만 비교하면 지난해 한국은 주요 선진국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게 성장했고, 전쟁 중인 러시아는 주요 선진국을 뛰어넘어 성장했다는 의미가 된다. 심지어 러시아는 올해도 3.2%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윤 대통령 말대로면 전쟁 중인 러시아가 세계에서 경제성장이 가장 빠른 나라 중 하나다. 게다가 한국은 2024년 2/4분기에 1/4분기보다 -0.2% 역성장했다. 전망치 하나를 보여주며 “경제가 확실하게 살아나고 있다”는 말을 체감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외교, 통일 측면에서도 현실과 괴리감을 만드는 말들이 쏟아졌다. 외교 영역에선 “한·일관계를 12년 만에 정상화시켰고, 정부 출범 이후 11차례의 정상회담과 활발한 고위급 교류를 통해 안보와 경제협력을 활성화시켰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윤석열 정부를 향해 ‘친일’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한·일관계’ 개선을 업적으로 언급했다. 특히 이러한 행위가 대통령 스스로 외교적 ‘운신의 폭’을 좁히는 것이란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 스스로 어떻게든 대일관계가 악화하지 않게 관리해야 할 상황을 만들고 있다는 의미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퇴임을 앞두고 방한한 것을 두고 “기시다 총리의 ‘최고 성과’는 ‘윤석열 대통령’”이란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임기 3년차에 통일 정책으로 내놓은 ‘8·15 통일 독트린’ 역시 마찬가지다. 자유와 번영을 북한에 전파하겠다는 발상은 기존 정부의 통일정책을 역행한다. 이는 박정희 정부의 7·4 남북공동성명, 노태우 정부의 남북기본합의서 등 보수 정부의 대북정책도 포함한다. 윤 대통령의 정치적 지향점이 국민의힘 계열이 맞느냐는 지적은 이와 무관치 않다. 윤 대통령의 독특한 인식은 민주주의에 대한 관점에서도 드러난다. 이준한 인천대 정외과 교수는 “대의 민주주의라는 것이 한 번 선출되면 눈치 보지 말고 마음대로 하라는 것이 아니다”며 “대통령 책임하에 국가적 과제에 대한 여론을 수렴하고, 국회 지원을 받아 수행하라는 것인데 윤 대통령은 이를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정부와 국회의 관계를 동등한 ‘분립’이 아닌 상하 ‘위계적’ 구조로 본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개원 연설 불참 역시 해당 맥락의 연장선에 있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국회에 가면 ‘이제 그만두셔야죠’라고 야당이 면전에 대고 시위를 하고, 어떤 의원은 ‘살인자’라고까지 퍼붓는데 이런 곳에 왜 대통령이 가야 하나”라고 말했다. 누구든 대통령을 비판할 수 있다는 것이 윤 대통령이 강조하는 자유민주주의의 본질이다. 실제로 1987년 이후 집권한 대통령은 어떤 상황에서도 빠짐없이 국회 개원 연설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4년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상태에서도 국회를 찾았다. 유독 윤 대통령만 특별하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지난 9월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여야 대표가 정부를 견제할 수 있나 정부의 국회 경시는 결국 제대로 견제기능을 하지 못하는 여야 정당의 책임이다. 특히 국민의힘을 두고는 오히려 “윤 대통령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견제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주요 국면마다 당정 불화설이 나오고 있다. 한 대표가 제안한 ‘의대 증원 유예‘뿐만 아니라 채 상병 특검법을 둘러싼 ‘제3자 추천 방식’ 역시 사실상 거부됐다. 한 대표가 당을 장악할 겨를도 없이 대통령의 거부가 이어진 것이다. 당내 친윤계를 중심으로 ‘제3자 추천 방식’에 반대하는 기조도 분명하다. 윤석열 정부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채 상병 특검법 안에 숨은 나쁜 의도, 즉 정쟁용으로 대통령 탄핵을 빌드업하기 위한 음모라는 게 저희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음 대선까지 2년 넘게 남은 상황에서 한 대표의 대안이 없는 것도 아니다. 홍준표 대구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등도 자기 목소리를 내는 중이다. 한 대표는 점점 진퇴양난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제3자 추천 방식’은 오히려 민주당을 포함한 야 5당이 받았다. 이들은 한 대표 구상대로 특검 후보를 대법원장이 추천하도록 하되, 야당에 특검 후보 비토권(재추천 요구권)을 추가로 부여해 지난 9월 3일 발의했다. 이를 두고 한 대표는 “(민주당이 발의한 특검법안) 내용을 봤는데 바뀐 게 별로 없더라”며 선을 그었다. 다만 “제 입장은 그대로”라며 향후 대통령과의 갈등 가능성은 남겼다. 결국 본인 말을 뒤집고 대통령에 굽히거나 맞서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상황이다. 지지율이 20%대로 주저앉았지만 임기는 2년 이상 남은 대통령을 따를 것이냐의 문제다. 이 교수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굉장히 가까운 것 같으면서도 결코 서로를 인정하지 않는 독특한 관계”라며 “특히 한 대표는 대통령실과 물밑에서 조율해야 할 일을 공개적으로 말하고 거부당하고 있다. 이를 볼 때 대통령에게 굽힐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9월 4일 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위와 함께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을 방문, 추석 명절 의료 대응 여력 등을 살핀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상황이 복잡한 것은 민주당 역시 마찬가지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다시 돌아왔다.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과 위증교사 혐의 1심 재판 선고가 오는 10월로 예고돼 있다. 정부를 향한 견제가 모두 ‘이재명 방탄용’이라고 정쟁화되는 상황이다. 특히 증거 없는 계엄령 의혹 제기는 역공의 빌미만 되고 있다. 정작 대통령 및 여당과 정책대결로 갈 수 있었던 금투세는 빠르면 9월 말에나 당내 입장이 정리될 전망이다. ‘보완 후 입법’을 말하지만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끝까지 관철할 수 있느냐가 문제다. 자칫 이름뿐인 금투세로 남을 수도 있다. 결국 한국의 정치 지형은 ‘지지율 20%대에도 경로 변경은 없는 대통령’과 ‘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여야 대표’의 각축전 상황이다. 의료개혁을 포함해 현안이 정치적으로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의미다. 한국은 스스로 살아남아야 하는 ‘각자도생 사회’라는 오명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인권 감수성 실종…인권위 짓밟으러 왔나”(2023. 11. 03 11:13)
2023. 11. 03 11:13 사회
ㆍ석원정 전 국가인권위 위원 인터뷰 석원정 노동인권회관 부소장(65)은 2020년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원으로 임명돼 올해 7월 23일까지 활동했다. 문재인 정부 때부터 윤석열 정부 임기 1년을 지난 시점까지 인권위 내부의 상황변화를 겪고 나온 사람이다. 그는 2023년 인권위의 현 상황을 “아수라장이 됐다”라며 “참담한 심경”이라고 밝혔다. 인권위원 임기를 마치고 이주노동자 인권운동 활동가로 돌아온 석 부소장을 지난 11월 1일 서울 중구 동호로 소재 노동인권회관에서 만났다. -지난 9월 25일과 10월 30일 열린 국가인권위 전원위원회를 방청했습니다. 저 같은 기자들뿐 아니라 10월 30일엔 인권단체 사람들까지 방청하고 있었는데도 일부 인권위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사무처에서 월권했다며 ‘비켜라’라는 등의 말을 하고 다른 인권위원은 ‘사무처 직원들에게 대신 사과드린다’고 맞받는 등 공방을 벌였습니다. 석원정 부소장께서는 가장 최근에 인권위 비상임위원을 마쳤습니다. 지금 인권위 내부에선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가요. “자세한 이야기는 못 들었고 인권위 운영 규정을 바꾸겠다고 하다가 일단 차기 회의로 미뤘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사실 올해 상반기부터 분위기가 영 아니었습니다.” -올해 상반기부터 이렇게 된 겁니까. “그전부터 회의 분위기는 별로 안 좋았습니다. 새로 임명된 특정위원이 본인의 주장을 담은 문건을 배포할 때도.” -어떤 주제였습니까. “에이즈예방법 전파매개행위 처벌에 대해 위헌이라고 헌법소원이 들어오면서 그에 대해 인권위가 헌법재판소에 의견을 내는 절차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분이 합헌이라는 주장을 펴면서 문건을 돌렸어요. 개인적으로 그분 주장이 놀라웠어요. 우리 내부에서도 한바탕 논란이 있었는데요. 그게 시작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상임위원회 간담회에서 오간 발언 같은 게 언론에 나기 시작했죠.” -해군 두발 기준 관련이었던가요. “네. 초안에 의견을 넣었던 것을 언론이 특정 위원의 혐오발언이라고 보도하면서 밖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거죠. 그전에도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그러다 보니 저도 그만둘 때쯤 국가인권위가 소위원회에서 많은 진정 사건을 다루고 실태조사 같은 걸 했는데, 아주 중요한 문제는 결국 전원위원회에서 많이 다루게 되거든요. 전원위원회에서 토론이나 의견·주장, 또 전문가들의 의견이 조사되고 제시되지만 결국 의견이 합치 안 되면 나중에는 표결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원위를 구성하는 인권위원이 11명이니 6명이면 과반인데 이제 지형이 뚜렷해져 버린 겁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임용된 두 상임위원 중 한 분은 올 때부터 ‘진보가 어떻고 민주당이 어떻고 기존에 있었던 분들은 다 좌파’다, 기존에 나온 결정은 거의 진영논리에 의해 결정된 것 같다,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는데 어이가 없어서 일일이 하나하나 대꾸하기도 그랬습니다. 정말 그분들 눈에 그렇게 보여서 그렇게 말씀하신 것인지 묻고 싶었어요. 서미화 위원님 그만두시고 저도 그만두면서 인적 구성이 확 바뀌니 이후의 상황이 뻔히 예상됐습니다. 남아 있는 분들에겐 미안하기도 하고 착잡하기도 합니다. 제가 있을 때 지금 분란이 되는 상임인권위원을 피진정인으로 하는 갑질 진정 같은 사건이 이미 진행 중이었으니까요. 상상 이상으로 불편했지만 너무나 빨리 정말 아주 더 안 좋은 방향으로 치닫는 것을 보니까 요새는 참담하다는 생각밖에 안 듭니다. 드디어 인권단체들까지 나서서 참….” -10월 30일 전원회의가 열리던 날 인권단체들이 인권위 앞에서 특정상임위원은 물러나라는 기자회견을 열었어요. “해당 위원들이 구체적 개별사건에서 저렇게까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을 하고 결론도 그렇게 몰고 가니 참 그렇습니다.” -그만둔 뒤로 이주노동자 인권운동으로 복귀했는데 인권위 내부에서는 그 역할을 하는 분이 사라진 겁니까. “인권위원 구성 중에서요? 그런 셈이죠. 저뿐 아니라 소수자에 속하는 장애인 쪽도 서미화 위원이 그만두면서 현재 공백이 된 상태입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새로 임명된 분들이 회의 석상에서 ‘좌파민주당 논리’, ‘진영논리에 오염돼 있다’는 등의 언급을 많이 하는데 실상은 반대 아닙니까. 예컨대 많이 거론된 반례가 과거 보수 쪽 추천으로 왔던 홍진표 상임위원인데, 이분은 보수를 대표해서 왔고 또 보수적 시각을 견지했지만 적어도 사무처와 갈등관계는 아니었다는 평가를 받거든요. 전원회의 방청을 했을 때 인상적이었던 것이 취재기자 방청석 뒷줄에 그날 안건과 관련된 인권위 사무처 직원들이 앉아 있었는데, 특정 위원들이 언성을 높일 때마다 뒤에서 나직한 한숨 소리가 들리더군요. “지난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한 송두환 인권위원장의 발언이 생각납니다. 인권은 좌우의 문제가 아니고 인류 문명의 문제라고요. 저는 그 말씀이 맞다고 봅니다. 현 윤석열 정부 이전에 임명된 상임위원 중에도 정말 보수 인사가 있었는데, 사무처 직원 중에는 그분을 존경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물론 아주 예민한 문제는 전원위에서 각자 주장을 내세우면서 티격태격하지만 그럼에도 그렇게 인권위의 권위나 기존의 관행을 짓밟는 방식으로 지금처럼 하지는 않았어요. 인권위의 위상이라는 것이 무엇보다 국민의 기대감, 그다음으로 정권과 정부에서 인권위 결정을 존중하는 태도 등으로 가늠해볼 수 있을 텐데 일단 인권위 내부가 저렇게 아수라장이 돼 있는 상황이고요. 현재 산적해 있는 인권사안에 대해 제대로 연구라든가 정책개발 같은 것이 될까 싶습니다. 인권위원뿐만 아니라 직원들도 아마 일이 손에 안 잡히는 상황 아닐까요.” 석원정 전 인권위원이 11월 1일 서울 중구 노동인권회관에서 주간경향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조태형 기자 -자괴감이나 이런 것도 굉장히 많이 느낄 듯하고요. 문재인 정부 때 인권위원으로 임명됐는데, 지금 상황과 뚜렷이 대비되는 당시 성과 중에 특별히 기억나는 게 있나요. “하도 여럿이라 특별한 기억은 안 나는데…. 스텔라데이지호 재수색 관련해 진정이 들어온 적이 있어요. 한번 수색은 했는데 인양은 안 했잖아요. 예산 편성해서 인양해 달라, 그런 진정이 들어왔는데 논의 끝에 최종적으로 기각인가 각하됐던가 아마 그랬을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를 포함해 네다섯 분의 인권위원이 소수의견을 냈습니다. 그때 우리가 주장한 것이 신원권이었거든요. 세월호도 그렇고 이태원도 그렇지만….” -신원권이 뭡니까. “가족의 한 사람이 억울한 죽음을 당했을 때 그 유가족들이 진상을 규명하고 또 원상회복을 요구한다든가 진상을 파악하고, 손해배상을 받거나 치유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그걸 신원권이라고 이름을 붙였더라고요. 그게 딱히 국내 어떤 법규나 이런 데 명시돼 있지 않지만, 국제인권규약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세월호 때 신원권 이야기가 등장한 것으로 압니다. 지금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서도 이게 딱 맞는 이야기예요. 그러니까 이태원 특별법이 도대체 무슨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 만드는 거냐고 할 때 가족들·유족들에겐 신원권인 거죠.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만들고, 그다음에 수습할 수 있는 권리·치유의 과정 이런 것들을 다 전체적으로 신원권으로 보는 건데, 스텔라데이지호의 사례도 거기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거죠. 인용은 안 됐지만 우리는 적어도 소수의견을 담았고, 그 과정에서 진정을 낸 유족 측으로부터도 당시 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를 했고, 그리고 또 소수의견이었지만 그 설파된 논리로 위안을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이태원 건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다른 많은 진정 사건도 그렇겠지만 어떻게 보면 한 개인에게만 해당하는 일이라도 당사자에게는 세상의 전부일 수밖에 없는 그런 사건이 많습니다. 스텔라데이지호나 세월호 같은 사건에 대해 인권위가 어떤 입장을 취했느냐 하는 점은 정확히 기록해둬야 합니다. 인용되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정을 제기한 당사자들이 이해를 받고 인정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는다는 것 그 자체가 굉장히 중요한 문제거든요.” -어찌됐든 유족들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는 말씀이군요. “네. 그런 역할은 사실 거의 최소한의 역할이에요. 하여튼 인권위가 우리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분명히 있습니다. 사실 인권침해가 기존법이나 법을 포함한 규범, 정책·제도·문화 이런 것이 완전히 잘못돼 있어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또는 그런 것이 형성돼 있어도 거의 제대로 기능을 못 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사례도 많거든요. 그런 경우도 어딘가에서는 그 부분을 짚어주면서 이게 제자리, 제 궤도를 찾아갈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예컨대 정부나 정부기관이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함에도 이게 잘 안 되니 누군가는 지적해주고 바른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어야 하고요. 결국 인권위가 제 역할을 해줘야 합니다. 그래서 독립된 합의제 기구로 만들어놓은 거죠. 그런데 지금은 대통령이나 현 정부가 어떤 특정사안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면 인권위가 그걸 그대로 따르는 방향으로 가고 있으니…. 정의연(정의기억연대) 집회방해 구제 진정 기각 건도 그렇고 ‘윤석열차’ 논란도 그렇고, 마음이 무겁습니다.” -정권이 바뀌었으니 새로 오는 인권위원들이 보수적일 것이라는 점은 어느 정도 예견된 문제였습니다. 인권위의 미래가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논란이 됐던 ‘현병철 인권위 2기’가 되지 않겠느냐는 비관론도 있었고요. 문제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이런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라는 건데…. “어떤 특정한 이슈를 놓고 위원들이 각기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이게 인권적이냐 반인권적이냐는 분명히 다른 결의 문제입니다. 굉장히 놀라운 게 보수 진영을 대표하는 분들의 인권 감수성이에요. 물론 모든 사람이 이걸 다 갖출 수는 없겠지요. 그래도 적어도 인권위원 직을 맡았으면 최소한 그때부터 노력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사실 그분들이 왜 인권위원회 일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그분들이 여기에 온 게 인권위를 짓밟으려는 목적이 아니라면 달리 어떻게 해석할 방도가 없는 거죠.” -전 정부에서 임명된 인권위원장과 사무총장을 빨리 쫓아내고 자신 중 한명이 위원장이 되거나 다른 인물을 세우려는 목적으로 보인다는 건가요. “본인들이 인권위원장을 맡고 싶어서 그러는지까지는 잘 모르겠는데 현재 위원장과 사무총장을 조기에 사퇴시키려 하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위원장에게 대하는 태도를 보면 알 수 있어요. 공개적인 회의 석상에서도 그렇게 무례하게 구는데 그렇게밖에 해석할 수 없지 않겠습니까.”
표지 이야기
또 얻어맞은 ‘다음’ 여론 수렴 기능 실종(2023. 10. 13 11:07)
2023. 10. 13 11:07 정치
ㆍ한·중전 종료 후 쏟아진 해외 IP발 ‘클릭 응원’ ㆍ‘매크로 놀이’ 가능성에도 여권 ‘여론조작’ 공세 경기도 성남에 있는 카카오 판교 사옥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 문재원 기자 정말로 “반국가세력(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국내 포털 여론을 조작하려고 획책한 것일까. 시스템의 맹점을 악용한 일부 사용자들의 ‘장난’에 여당과 정부가 낚인 것일까. 10월 1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한·중 축구 8강전에서 발생한 포털사이트 ‘다음’ 내 과다 ‘클릭 응원’ 현상의 여파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다음의 집계를 보면 당시 약 3130만 건의 클릭 응원 중 중국을 응원한 클릭이 93.2%(2919만 건)로 한국 응원 클릭(6.8%·211만 건)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누가 봐도 이상한 이 결과에 화들짝 놀란 다음은 8년 넘게 운영해온 클릭 응원 사이트를 닫았다. 여당과 정부는 “제2의 드루킹 사태”, “반국가세력의 개입” 등을 운운하더니 지난 10월 4일 ‘여론 왜곡·조작 방지 대책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다. TF가 출범한 날 다음을 운영하는 카카오의 주가는 52주 신저가(4만1600원)로 추락했고, 수많은 주주가 손해를 봤다. 진실이 무엇인지를 떠나서 이 같은 ‘이상 클릭’ 응원을 실행한 측과 뚜렷한 물증 없이 TF를 띄운 당정 모두 책임이 가볍지 않다. 다음은 2008년 ‘광우병 쇠고기 촛불집회’ 이후 줄곧 정치적 편향성 논란에 시달렸다. 논란의 중심이었던 ‘아고라’를 닫았고, 댓글창도 사실상 닫았지만 ‘색안경’을 끼고 다음을 바라보는 일각의 시선은 여전하다. 클릭 응원 현상을 놓고 “다음은 상대적으로 이용자가 적어 여론조작이 용이하니 중국인 이용자나 친중국 한국인 이용자의 여론조작 놀이터가 되고 있단 말인가”라고 의혹을 제기한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의 말은 현 정권이 다음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가늠케 한다. 해외 2개 IP에서 1989만 번 ‘클릭’ 판단을 위해선 우선 집계된 ‘수치’를 정확히 봐야 한다. 당시 클릭 응원이 끝났을 때 화면에 표시된 최종 응원 수는 약 3130만 건이었다. 이중 접속지역이 확인된 인터넷주소(IP)로 클릭된 응원 수는 2294만 건이었다. 두 수치가 차이가 나는 이유는 ‘클릭 응원’ 시스템이 특정 IP에서 과도한 중복 클릭이 발생할 경우 이를 응원 수에서 제외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단순 최종 응원 수만 따지자면 실제로는 3130만 건보다 더 많았을 것이란 게 다음 측의 추정이다. 중요한 건 확인된 IP에서 나온 2294만 건의 클릭 응원이다. 여기에는 모두 5591개의 IP가 관여했다. 다음의 ‘클릭 응원’의 경우 별도의 로그인 없이 계속 응원 버튼을 누를 수 있는 구조다. IP 지역을 보면 국내 IP가 95%(5318개)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렇다면 정말 ‘친중국’ 국내 사용자들이 대거 중국 응원에 나섰을까? 아니다. 이들 95%에 해당하는 국내 IP가 생성한 클릭 응원 수는 고작 301만 건(13.1%)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나머지 86.9%에 해당하는 1993만 건의 응원은 어디서 나왔을까. IP 비중에서는 전체의 5%에 불과한 해외 IP에서 나왔다. 더 놀라운 건 이 1993만 건 중 99.8%에 해당하는 1989만 건이 단 2개의 IP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예컨대 하나의 IP를 1명의 사용자로 간주한다면 단 2명이 중국을 응원하는 클릭을 1989만 번이나 누른 셈이 된다. 2개의 해외 IP 중 네덜란드 IP에서 79.4%에 해당하는 1539만 건이, 일본 IP에서 20.6%에 해당하는 449만 건이 각각 클릭됐다. 2개의 IP에서, 사람의 힘으로 단시간 내 1989만 번을 클릭하기란 불가능하다. 다음은 해당 사용자가 ‘매크로(자동완성프로그램)’를 사용해 고의적으로 중국 응원 클릭을 높였다고 보고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중국 응원을 주도한 2개의 IP 주인은 몇명일까. 이들의 국적은 중국인일까, ‘친중국’ 한국인일까, 아니면 일부 극우세력이 주장하는 ‘북한 세력’일까. 지금으로선 아무도 모른다. 해당 클릭 응원이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들어왔다고 추정되기 때문이다. 가상사설망을 통하면 실제 접속지역을 속일 수 있다. ‘생뚱맞게’ 네덜란드 IP가 나온 이유다. “반국가세력” 운운한 당정의 발언이 무색해지는 부분이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매크로와 VPN을 이용하면 한 사람이 해외 IP로 수천만 번 클릭을 올릴 수 있고, 그리 놀랄 만한 일도 아니다”라며 “오히려 다음의 한·중전 클릭 응원에 참여한 IP가 겨우 5500여개로 너무 적다는 사실이 더 놀랍다”고 말했다. 2008년 6월 11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광우병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다음의 ‘아고라’ 깃발을 들고 있다. / 서성일 선임기자 촛불집회부터 아고라 논란까지, 다음의 ‘수난사(史)’ IT업계에선 이번 사건을 단순한 ‘매크로 놀이’로 보고 있다. 아무리 봐도 실행자 측에서 얻을 실익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중국에 대한 응원이 시작된 시각부터 이상하다. 한·중전은 국내 시각으로 10월 1일 오후 9~11시에 치러졌다. 2개의 해외 IP에서 집중 클릭이 시작된 건 경기가 끝난 뒤인 10월 2일 0시 30분 이후부터였다. 이미 한국의 승리로 끝난 경기에 뒤늦게 들어가 중국 응원을 잔뜩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의문이다. 모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이번 클릭 응원 매크로를 ‘재미삼아’ 주도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특정되기도 했다. ‘클릭 응원’을 통해 뭔가 금전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도 아니었다. 애초에 IT업계에서 “놀랐다”고 할 정도로 접속 IP가 적었던 점을 감안하면 여론조작을 노린 클릭 응원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이번 사건은 일부 커뮤니티에서 해당 결과를 문제삼으면서 알려졌다. 이후 국민의힘에서 넘겨받아 잇달아 ‘중국발 여론조작’ 의혹을 제기했고, 한덕수 국무총리가 “TF를 구성해 대응하겠다”고 나서면서 일이 일파만파 커졌다. 여당은 본격적으로 ‘다음 때리기’에 나선 모양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0월 4일 페이스북에 “다음이 여론조작의 숙주 역할을 하고 있다”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또다시 여론조작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는데, 발본색원해서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보수의 ‘다음 때리기’는 익숙한 장면이다. 2008년 ‘광우병 쇠고기 사태’ 이후 다음은 보수세력으로부터 “좌익”, “좌빨” 등의 오명을 얻었다. 다음이 개설한 온라인 여론광장인 ‘아고라’에는 당시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는 글과 토론이 연일 열렸다. 아고라에 필명 ‘미네르바’로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썼던 박대성씨는 검찰에 구속됐다가 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고 풀려났다. 당시 한남동에 있던 다음 사옥 앞에서는 하루가 멀다고 아고라를 폐지하라는 극우·보수단체들의 집회가 이어졌다. 박근혜 정부 때는 다음, 네이버 등 포털 규제를 위해 연구기관을 통해 시장 경쟁상황 평가에 나섰다가 ‘포털 길들이기’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일었다. 2018년에는 조선일보 출신 기자를 고위 임원으로 영입하는 등 노력했지만 아고라는 결국 2019년 초 문을 닫았다. 지난 총선 및 대선 국면에서는 다음에서 제공하는 뉴스 댓글을 놓고 편향성 논란이 제기됐다. 올 6월부터는 24시간 동안만 댓글이 남아 있는 ‘타임톡’으로 체계를 완전히 개편했다. 댓글이 가져오는 사용자들의 재유입 효과가 분명함에도 과감하게 이를 포기한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스포츠팀 응원을 위해 만든 ‘클릭 응원’도 닫았다. 여론 수렴 공간으로서 다음의 역할은 갈수록 쪼그라드는 중이다. 카카오에서 다음 등 ‘포털 비즈’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10% 이하다. 국내 포털·검색 시장에서도 네이버·구글에 이어 3위까지 밀렸고, 시장 점유율 추정치도 5% 이하로 적다. 이에 반해 매번 편향성이나 규제 논란에 오르는 등 ‘리스크’는 여전히 크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여차하면 포털 사업을 매각할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올봄에도 카카오가 포털 비즈 사업부를 별도로 독립시키자 매각설이 돌았다. 카카오는 이를 부인한다. 다음 관계자는 “확인 결과 비로그인 방식의 서비스는 ‘티스토리’ 내 게시물에 대한 ‘좋아요’ 및 ‘댓글’ 외에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서비스 전반에서 어뷰징 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모니터링 체계를 점검하고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여당 “댓글 국적 표기해야”, 업계 “역차별 우려” 이번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여당의 의도는 분명해 보인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본인이 올 1월 발의한 일명 ‘댓글 국적 표기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이참에 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IT업계에선 실효성 부족과 역차별 우려 등을 들어 제도 도입에 반대한다.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 실명제가 위헌으로 판단된 상황에서 단지 IP 주소만으로 국적을 따져 표기하는 게 무슨 실효성이나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 규제를 받지 않는 해외 사업자와의 역차별로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만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도가 마련돼 실행될 경우 업체들 모두 시스템을 새로 도입하고 유지해야 한다. 여기에는 상당한 금액의 비용이 소요될 수밖에 없어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위헌 결정이 난 인터넷 실명제의 경우도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후 도입되면서 규제를 받던 국내 동영상 플랫폼 사업자들이 줄줄이 몰락했다. 반면 해외 사업자라는 이유로 규제를 받지 않던 유튜브는 급격히 시장을 확대했고, 현재는 점유율을 따지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국내에서도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됐다. 김남근 참여연대 정책자문위원장은 “포털이나 플랫폼이 제공하는 뉴스나 미디어의 편향성이 가져오는 각종 부작용을 고려할 때 투명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면서도 “다만 이는 업계에서 자율적인 조치를 통해서 해야 하는 부분이지 정부나 정치세력이 관여한다면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억압할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앞으로 클릭 응원 수사를 맡은 경찰이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만약 별 의미 없는 ‘매크로질’로 드러난다면 여당과 정부는 다음(카카오)에 사과라도 해야 할 판이다.
표지 이야기
[취재 후]저출생 정책에서 실종된 중요한 고리(2023. 09. 08 11:23)
2023. 09. 08 11:23 사회
오세훈 서울시장이 외국인 가사노동자 도입을 제안하면서 “황무지에서 작은 낱알을 찾자는 것”이라고 말했을 때, 다소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황무지 작은 낱알’은 해볼 만한 정공법은 다 쓰고 난 후에야 쓸 만한 비유 아닐까. 강은미 정의당 의원의 “(외국인 가사노동자 도입은) 낳고 키울 환경 다 갖춘 다음에나 고려해볼 정책”이라는 말에 공감했던 이유다. 박송이 기자 ‘낳고 키울 환경’의 핵심 중 하나가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양육자는 아이를 돌볼 시간과 스스로를 돌볼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장시간 노동에서 벗어나야 하고,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을 보장받아야 하며, 여전히 여성의 몫으로 전가되는 돌봄을 남성에게도 끊임없이 요구해야 한다. 노동시간 단축과 성평등이라는 과제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 저출생 정책의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 배경이기도 하다.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저출생 핵심 원인 중 하나로 장시간 노동과 남성생계부양자 모델을 지적하면서 “남성이 장시간 노동을 하고 여성이 남성을 대신해 가사와 육아를 전담하는 ‘남성생계부양자 모델’을 보편적 생계부양자 및 돌봄자 모델로 전면 개편해야 한다. 남성과 여성 모두 일과 돌봄을 병행할 수 있게 하려면 당연히 노동시간 단축이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맥락에서 정부가 쏟아내는 각종 저출생 대책에서 중요한 연결고리가 하나 빠졌다는 생각을 했다. 기업의 부담과 책임이다. 정재철 강남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강사는 “기업 책임을 유도해야 한다는 발상 없는 지금의 위기대응은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공동체적 관점에서 기업도 책임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뜻이다. 저출생 예산은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낳고 키울 환경’으로의 유의미한 전환책이 보이질 않는다. 외국인 가사노동자 도입에 대한 다양한 우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빠른 속도로 해당 정책을 추진 중이다. ‘저출생은 해결할 수 없다’는 무능한 한국 정치의 고백처럼 들린다.
취재 후

레이디경향(총 4 건 검색)

실종 수사의 달인’ 서울 구로경찰서 서제공 형사
2013. 03. 11 17:22 화제
지난 한 해 전국에서 발생한 14세 미만 실종 아동 수는 1만9천여 명. 그중 4백여 명의 아이들이 아직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어디 아이들뿐일까? 치매 노인과 장애인, 청소년, 그 외에 수많은 실종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가족들의 애타는 심정을 어찌 말로 다 할 수 있을까? 사람 찾는 형사, 서제공 팀장의 이야기에는 찡하게 가슴 울리는 삶의 희로애락이 녹아 있다. 서울경찰청 ‘베스트 킹핀상’에 빛나는 베테랑 형사 “어린 시절 자신을 돌봐준 작은아버지를 13년 동안 찾아 헤맨 분이 찾아 오셨어요. 수사를 시작해 만 24시간 만에 찾아드렸죠. 하루면 찾을 수 있었던 사람을 10년 넘는 세월 동안 찾아 헤매신 거예요. 연락을 해보니 그분은 이미 돌아가셨더라고요. 그래도 수십 년 만에 나머지 가족을 만나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찡하더라고요.” 지난해 말, 구로경찰서 실종수사전담팀(이하 실종팀)을 통해 43년 만에 가족 상봉을 한 이은희씨(가명)의 이야기다. 어린 시절 부모와 헤어져 작은아버지집에 맡겨진 그녀는 “서울에서 식모살이를 하면 배를 곪지 않고 산다”라는 옆집 아주머니의 말을 듣고 작은아버지 몰래 서울 가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엿장수를 하며 5남매를 키우는 어려운 형편임에도 그녀를 친딸 이상으로 아끼셨던 분이었다. 세월이 지나고 어느 정도 살림이 편 후 남편과 작은아버지를 찾아 백방으로 수소문을 해보았지만 이미 가족은 살던 곳에서 이사를 간 지 오래였고 어렴풋이 기억하는 이름 하나로 그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왜 그동안 못 찾았을까 살펴보니 이름을 잘못 알고 계셨더라고요. 다행히 사촌 형제들이 다녔던 초등학교를 기억하고 있어서 금방 찾을 수 있었어요. 아주 작은 단서 하나도 실종 수사에 큰 열쇠가 돼요.” 1989년 처음 경찰복을 입은 서제공(57) 형사는 올해로 경찰 경력 24년 차의 베테랑이다. 형사기동대를 시작으로 경제팀, 광역수사팀, 강력계를 두루 거친 뒤 2009년 구로서 실종팀으로 오면서 실종자 수사에 뛰어들었다. 최근 3년 동안 이곳에서 해결한 사건만 1천5백여 건. 그 활약을 인정받아 서울경찰청이 지난 한 해 동안 실적이 우수한 경관들에게 수여하는 2013년 ‘베스트 킹핀상’의 주인공이 됐다. 수상 소감을 묻는 질문에 그는 쑥스러운 듯 함께한 경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지난 2011년 있었던 ‘안양 예슬이 실종 사건’ 이후로 실종 수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어요. 강력 범죄와 실종 수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거든요. 실종 수사는 초기 대응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사건 해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요. 강도나 도둑을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종자 가족들의 애타는 마음을 해결해주는 것도 그에 못지않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인원도 보강되고 실질적 수사도 강화됐어요. 실종자들을 찾아 열심히 발로 뛴 후배 동료들 덕이 큽니다.” 잃어버린 가족, 신고도 못하고 가슴에 묻어야 했던 사연 작년 한 해 구로서 실종팀에 접수된 실종 신고는 총 8백78건이다. 시기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하루에 서너 건의 실종 신고가 들어온다고. 다른 팀으로 이관된 실종 사건들까지 포함하면 그 숫자는 더 많다. 종류도 다양하다. “원래 경찰에서 ‘실종’이라고 하는 것은 갑자기 행방불명된 사람을 말해요. 거기에 본인 스스로 집을 나간 ‘가출’과 일을 보러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은 ‘미귀가’ 사건까지 모두 수사하고 있어요. 단순 가출과 미귀가 사건은 해프닝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가족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불안한 일이죠. 워낙 세상이 흉흉하다 보니 짧은 시간이라도 초조해하는 게 당연해요. 일단 신고가 들어오면 실종팀에서 1차적으로 확인 수사에 나섭니다. 경찰이 움직인다는 것만으로도 많이들 안심하세요.” 서제공 팀장에게 날아드는 실종자 가족들의 편지들. 예전에는 납치로 의심이 될 때 즉 범죄와의 연관이 예상될 때만 수사에 착수하는 경우가 많았다. 경찰 인력이나 시스템적인 면에서 가출과 미귀가 사건까지 해결할 여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가족을 잃어버려 아무리 애탄다 해도 경찰서의 문턱은 높았을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수십 년 전 발생했던 실종 사건들은 실종 신고조차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서 팀장도 수사를 하며 놀랐던 부분이다. “작년 이맘때쯤 맡았던 사건 중에는 집 앞에서 사라진 여덟 살짜리 아들을 22년 만에 신고해 찾았던 경우도 있어요. 자신의 생년월일을 제대로 모르는 어린아이들은 실종된 후 보호기관에 위탁되면 기관에 들어온 날짜가 생년월일이 되는 경우가 많아요. 원래 가지고 있던 호적과 전혀 다른 주민등록이 생성되는 거죠. 나이가 달라질 수도 있고요. 그랬던 경우라 찾는 데 어려움이 많았어요. 찾고 나서도 DNA 검사까지 해서 만날 수 있었는데, 왜 이제야 신고를 했냐고 하니 당시에 신고하는 방법을 몰랐대요. 신고조차 못하고 잃어버린 아들을 22년 동안 가슴에 묻고 살았던 거예요.” 어려웠던 시절, 그야말로 ‘먹고살기 바빠’ 잃어버린 가족을 묻고 살아야 했던 가슴 아픈 사연이다. 지난해 11월, 46년 만에 잃어버린 어머니와 상봉한 김순금씨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어린 시절 시골마을에서 알고 지내던 이웃 아주머니에 의해 식모로 팔려간 그녀는 서울에서 고된 식모살이를 하며 가족의 기억을 까맣게 잊었다. 지인의 손에 이끌려 46년 만에 신고를 했고 서 팀장은 휴일도 반납해가며 수사에 매달렸다. 결국 그녀가 살았다는 경북 봉화군 석포면 반야마을까지 가 그녀의 어머니를 찾았고 두 사람은 반세기 가까이 잃어버린 세월을 눈물로 달랠 수 있었다. “김순금씨 역시 신고도 못하고 50년 가까이 가족과 헤어져 산 경우였어요. 우연히 수영장에 함께 다니는 친구와 이야기를 하던 중에 잃어버린 가족이 있다는 얘기를 했는데, 친구분이 ‘그럼 진작 신고를 했어야지 왜 아직까지 안 했느냐’라고 다그치셨대요. 그 얘기를 듣고 신고를 해 찾은 거예요.” 어려운 시절이라고 왜 가족이 그립지 않았을까. 나름 기억을 더듬고 소문을 좇아 무작정 찾아 헤매긴 했지만 경찰에 신고해서 도움을 받을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당시의 상황을 생각하면 누구를 탓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이렇듯 수십 년 만에 가족의 품에 안겨 흘리는 눈물에는 말로는 다 하지 못할 우리네 아픔이 담겨 있다. “실종 수사를 하다 보면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상식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일들이 많아요. 경찰에 신고조차 못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거예요. 김순금씨의 사연이 보도된 후로 많은 분들이 찾아오셨어요. 대부분 예전에 경찰서에 가셨다가 문전박대당하거나 신고를 하고도 감감무소식인 경우들이에요. 지금이라도 신고를 하시면 찾을 수 있다는 걸 많은 분들이 아셨으면 좋겠어요.” 아이들과 ‘카톡’ 주고받는 형사 아저씨 언뜻 무뚝뚝한 인상에 전형적인 ‘형사 아저씨’의 모습이긴 하지만 이래봬도 서 팀장은 관할구역 학교 아이들과 스마트폰 메신저로 연락할 정도로 돈독한 사이다. SNS를 통해 아이들의 안부를 살피고 ‘엄빠주의(엄마, 아빠 주의의 줄임말로, 주로 컴퓨터로 야한 사진이나 동영상을 볼 때 쓰는 말)’와 같은 요즘 아이들 용어에도 빠삭하다. 사회적으로 청소년 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는 만큼 가출 청소년 사건은 그가 실종팀에서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이다. 두 딸을 키우는 아버지로서의 마음도 크다. “청소년 실종 신고가 들어오면 우선 신고자를 만나 아이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를 수집해요. 특별한 미귀가나 가출 사유가 있는지, 최근 가정이나 친구, 학교 문제는 없었는지, 아이가 좋아하는 것, 자주 가는 곳은 어디인지 파악하고 주변 수사에 들어가죠. 대부분 자주 어울리는 친구들의 이야기가 결정적인 힌트가 돼요.” 아이들 중에는 친구가 가출했다는 걸 자랑스럽게 여기거나 비밀을 지켜주는 것이 의리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낯선 형사 아저씨를 보고 입을 꾹 다물어버리는 아이들 때문에 처음 가출 사건을 조사할 때는 어려움도 많았다고. 이제는 어느 집 아이가 집을 나갔다 하면 누구에게 물어봐야 하는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대충 수사망이 그려질 정도가 됐다. 아이들에게 먼저 마음을 열고 진심을 다한 결과였다. ‘아이들에게 먼저 어떠한 요구도 하지 않는다’. 그가 가출 청소년을 대할 때 생각하는 원칙이다. “아이를 찾으면 야단치기보다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왜 집에 가기 싫은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이야기를 들어줘야 해요. 스스로 마음이 풀어져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하는 거죠. 몇 년 동안 아이들을 만나오다 보니 무조건 집으로 돌려보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더라고요.” 한번은 아이가 집을 나갔다는 아버지의 신고를 받고 여중생을 찾아 나선 적이 있다. 친구들을 통해 아이를 찾아냈지만 단순 가출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아이의 허벅지와 종아리 그리고 얼굴에는 짙은 화장으로도 가리지 못한 가정 폭력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평소에도 아버지가 손찌검을 자주 했는데 그날은 아예 아이의 두 손과 두 발을 역기에 묶어놓고 폭행을 했더군요. 가출이 아닌 탈출이었던 거죠. 이대로 돌려보내선 안 되겠다 싶어 일단 아이를 친구네 집에 가 있게 하고 아버지를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입건했어요. 아이들이 그냥 집을 나가는 것이 아니에요. 이러한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더라도 아이의 상황과 힘들어하는 점을 모르시는 부모님들이 의외로 많아요.” 다행히 그 후 아버지의 행동에 변화가 찾아왔고 그 아이도 올해 무사히 중학교를 졸업할 수 있었다. 인터뷰가 있던 날은 서 팀장이 아이와 점심을 함께한 날이었다. “‘아저씨, 나 오늘 졸업해요’라고 문자메세지를 보냈더라고요. 친구들과 놀러 오라고 해서 점심으로 삼겹살을 사줬어요. 졸업 선물을 준비하지 못해서 ‘고등학교 졸업도 아저씨가 축하해줬으면 좋겠구나’라고 쪽지를 써서 용돈과 함께 주고 나왔는데 경찰서에 도착해보니 고맙다고 문자메세지가 와 있더군요. 이런 걸 보면 저절로 미소를 갖게 돼요. 이제껏 형사 생활을 하며 요즘처럼 보람을 느낄 때가 없어요.” 그는 “부모가 바뀌면 아이들도 바뀐다”라고 말한다. 문제가 심각한 경우 부모와 아이들에게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것을 적극 권장한다. 몸에 생긴 상처만 치료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무관심과 폭력으로 아이들의 마음에 생긴 상처도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걸 많은 아이들을 만나며 절실하게 느꼈다. “아이들이 가출을 했을 경우 몇 가지 특징이 있어요. 휴대전화를 꺼놓거나 교통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등 나름 자신의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한 방법들을 써요. 휴대전화 유심칩을 아예 빼놓기도 하고요. 인터넷이나 게임 사이트에 접속할 때 자신의 아이디가 아닌 다른 아이디를 사용하는 것도 가출한 아이들의 특성이에요.” 인터뷰를 하는 동안 그는 몇 번이고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신고해달라”라는 말을 강조했다. 사건이 많아지면 그만큼 힘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순진한 걱정을 읽었는지 “바빠도 괜찮다”라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짓는다. “아이가 없어지면 어떻게든 부모님이 찾으려고 시간을 지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일단 신고를 해주세요. 혹시라도 경찰에 기록이 남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신고를 꺼리시는 부모님들이 계신데 전과 기록으로 남는 것이 아니니 안심하시고요. 전문가들이 정황을 듣고 보면 범죄와 연결이 돼 있는지, 단순한 갈등으로 인한 가출인지 알 수 있거든요. 그에 맞는 맞춤 수사를 하기 때문에 신고해주시는 것이 가장 빨리 아이들을 만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치매 노인과 아동, 지적장애인의 경우 그 사람이 있어야 할 곳에 있지 않은 것이 인지됐을 때 즉시 신고를 하는 게 좋아요.” 기구한 사연에 울고 웃는 실종 수사 실종 수사 전문 형사로서 잃어버렸던 가족을 찾아주었을 때보다 기쁘고 보람된 순간이 또 있을까. 하지만 모두가 헤어진 가족을 기쁘게 만나는 것은 아니다. 애타게 찾던 가족을 눈앞에 두고도 만나지 못한 경우도 많다. “남편이 사라졌다는 신고가 들어왔어요. 사연을 들어보니 원래 부유했던 가정이었는데 남편의 거듭된 사업 실패로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더라고요. 그 와중에 남편까지 사라졌으니 부인 입장에선 애가 탔겠죠. 수사를 통해 한 요양병원에 남편이 입원해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부인과 함께 달려갔어요. 그런데 찾고 보니 남편의 밀린 병원비가 어마어마한 거예요. 부인이 ‘잠시만요’ 하고 나가더니 돌아오지 않으시더군요.” 그런가 하면 잃어버린 동생이 죄를 짓고 교도소에 수감 중인 사실을 알고 “죽은 줄로만 알았던 동생이 살아있는데 교도소에 있는 것이 뭐가 중요합니까? 살아 있는 것만으로 감사합니다”라며 한달음에 달려오는 형도 있었다. 저마다 기구한 사연에 울고 웃는 것이 바로 실종자 수사다. “사실 저도 어린 시절 집안 형편이 어려워 어머니가 막내 동생을 이웃집에 수양딸로 보낸 적이 있어요. 어머님이 며칠을 우시더니 결국 ‘굶어 죽어도 내가 키우겠다’라며 동생을 데려오셨죠. 그런 아픔을 겪어봤기에 헤어진 가족들의 심정을 잘 알아요. 남의 일이 아닌 내 가족의 일이라 생각하면 절로 발길이 움직여져요.” 실종자 가족들은 꿈속에서도 고통을 느끼며 살아간다. 차라리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다면 세상과의 끈을 놓을 수 있으련만, 사망한 것도 아니고 살아 있는 것도 아니니 희망과 절망 사이에서 눈물 마를 날이 없는 것이 다. 이것이 바로 실종자 가족들의 아픔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3년째 찾고 있는 아이, 하늘이 이야기를 꺼냈다. 1995년 당시 네 살이었던 하늘이는 집 앞에서 사라진 후 아직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처음 실종팀에 왔을 때부터 있었던 사건이에요. 전국에 있는 7백90여 개 아동보호시설에 전부 전단지와 편지를 보냈는데 제보가 하나도 없었어요. 아주 사소한 제보만 있어도 움직일 수 있는데 참 어렵네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찾을 생각입니다. 많은 분들께서 관심 가져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글 / 노정연 기자 ■사진 / 민영주>
하의 실종 대신 상의 실종
2012. 07. 11 12:24 패션
다리에 자신이 없다면 하의 실종 대신 상의 실종 패션에 도전해보자. 스킨 컬러나 배클리스(Backless), 시스루 스타일의 톱으로 연출하는 상의 실종 룩이 핫한 트렌드로 떠올랐다. ▲가슴 윗부분의 스킨 컬러와 아래쪽 네이비 컬러의 대비로 튜브톱 원피스를 입은 듯 섹시한 느낌을 주는 원피스. 10만원대, 탑걸. 아이보리 스트랩 슈즈. 28만9천원, 에스콰이아. 플라워 패턴 토트백. 32만9천원, 탱커스. ▲비즈 장식이 화려함을 더하는 화이트 펀칭 톱. 이너로 슬리브리스를 받쳐 입기보다 브래지어가 비치도록 연출하는 것이 포인트. 19만9천원, g-cut. ▲네크라인과 가슴 부분에 러플 장식으로 포인트를 준 오렌지 컬러 톱. 가격미정, 하니와이. ▲아이보리 컬러 점프슈트. 이너로 비비드한 컬러의 브래지어나 길이가 짧은 튜브톱을 선택해 섹시한 스타일을 연출하기에 좋다. 8만9천9백원, 에잇세컨즈. ▲스킨 컬러와 블랙 컬러의 선명한 대비로 더욱 날씬해 보이는 원피스. 29만9천원, ZOOC. ▲어깨의 리본 장식으로 포인트를 준 블랙 샤 소재 슬리브리스 톱. 가격미정, 제이미앤벨. ▲파이톤 패턴 프린트가 섹시한 분위기를 한결 살려주는 홀터넥 톱. 가격미정, 에잇세컨즈. ▲플라워 장식으로 소매를 강조한 스킨 컬러 톱. 11만8천원, 제시뉴욕. ▲골드 비즈 장식으로 포인트를 준 화이트 레이스 원피스. 컬러 속옷 위에 입으면 섹시한 분위기를 내기에 그만이다. 14만8천원, 에고이스트. ▲등 부분이 망사로 돼 섹시한 느낌을 주는 블랙 슬리브리스 톱. 가격미정, 에고이스트. Styling Tip See-through + Vivid Bra 시스루 스타일의 톱은 블랙, 레드 등 비비드한 컬러나 레오퍼드와 같은 강렬한 패턴의 브래지어를 이너로 선택해야 섹시함을 한결 더 강조할 수 있다. 레드 브래지어 6만원대(팬티와 세트), 게스언더웨어. 핑크 아플리케 장식 샤 소재 슬리브리스 톱 가격미정, 제이미앤벨. 블랙 언밸러스 스커트와 레깅스 세트 5만9천원, 예츠. 화이트 샌들 19만8천원, 바바라. 팔찌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Nudie Top + Shorts 스킨 컬러로 입지 않은 듯한 효과를 주는 톱은 선명한 컬러나 화려한 스타일의 팬츠나 스커트와 매치한다. 톱 하나만 입기 부담스럽다면 비슷한 톤의 베스트를 함께 매치해보자. 스킨 컬러 브라 톱 1만4천9백원, 유니클로. 아이보리 레이스 베스트 5만원대, 에잇세컨즈. 데님 쇼츠와 벨트 세트 17만9천원, 보브. 민트 컬러 숄더백 43만8천원, 빈폴액세서리. 베이지 웨지힐 15만8천원, 일레븐 파리스 by 솔트앤초콜릿. <■제품 협찬 / 게스언더웨어·예츠·잠뱅이(02-514-9006), 바바라(02-540-4725), 보브·빈폴액세서리·g-cut(02-3446-7725), 에고이스트·제시뉴욕(02-3442-0220), 에스콰이아·유니클로(02-3442-3012), 에잇세컨즈·탱커스(02-3447-7701), 엘리타하리·하니와이(02-3444-1737), 일레븐 파리스 by 솔트앤초콜릿(02-542-0385), 제이미앤벨(070-8247-7834), 탑걸·ZOOC(02-546-7764) 헤어&메이크업 진아, 허정아(429, 오프레, 02-3444-0255) ■모델 / 천영은 ■스타일리스트 / 김유미 ■진행 / 이은선 기자 ■사진 / 이성원>
[‘옷 잘 입는 30대’ 프로젝트]하의 실종, 각선미 커버 트릭으로 자신 있게 입자
2011. 05. 16 11:20 패션
박시한 실루엣의 티셔츠형 원피스에 여성스러운 레이스 레깅스를 매치해 가볍고 산뜻한 느낌으로 스타일링. 톤온톤 컬러 연출로 키가 커 보이는 확장 효과를 노렸다. 스킨톤 원피스·볼 모티브의 롱 목걸이 가격미정, Classi+CO+project. 스킨톤 레이스업 부티 가격미정, 헬레나앤크리스티. 화이트 레이스 레깅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이슈화되는 연예인들의 패션 중심에 하의 실종이 있다. 초미니 원피스나 팬츠로 각선미를 드러낸 옷차림은 아슬아슬한 매력을 뽐내지만 일반인들이 따라 입기엔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 섹시와 민망 사이를 오가는 하의 실종 패션의 센스 있는 스타일링 방법, 디자이너 민채의 조언으로 알아봤다. 최근 들어 ‘하의 실종’이라는 패션 신조어가 유행이다. 하의 실종이란 길거나 박시한 상의에 핫팬츠를 매치해 마치 상의만 입은 것처럼 보이는 패션을 말한다. 긴 상의에 상대적으로 짧은 하의를 매치하면 몸의 비율이 우월해 보이고 시선을 상체에 집중시킬 수 있어서 작은 키를 커버할 수 있다. 여기에 액세서리 길이까지 조절하면 실제보다 키가 더 커 보이니 한 번쯤 따라 해보고 싶은 스타일임에 틀림없다. 이렇게 매력적인 하의 실종 패션의 포인트는 각선미다. 각선미가 뛰어날수록 아름다운 실루엣이 연출되기 때문. 하지만 타고난 신체 조건이 훌륭하지 않더라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만약 작은 키가 고민이라면 컬러를 통일하면 된다. 누구나 기본으로 가진 블랙 레깅스에 블랙 상의를 매치하면 손쉽게 하의 실종 패션을 연출할 수 있다. 이러한 스타일이 지루하다면 소재에 변화를 주거나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주면 된다. 하늘거리는 시폰이나 레이스 소재의 미니 원피스 혹은 긴 블라우스를 매치하고, 여기에 화려한 목걸이나 브로치 혹은 시원한 느낌의 프린트가 있는 시폰 스카프를 매치하면 시선을 위로 머물게 해 하체 비율을 길어 보이게 할 수 있다. 상의와 하의의 컬러를 통일하고 얇은 카디건이나 핸드백으로 포인트를 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키가 큰 여성의 경우 상의 길이가 애매하면 자칫 다리가 짧아 보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허벅지가 타이트한 하의를 입으면 다리가 가늘어 보일 수 있는데, 박시한 티셔츠에 레깅스만 매치해도 다리를 얇아 보이게 연출할 수 있다. 어두운 색상일수록 날씬한 정도가 커지는 것은 당연지사.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모두 활용할 수 있는 레깅스와 올 여름 잇 아이템인 핫팬츠를 이용한 하의 실종 패션으로 좀 더 어려 보이고 좀 더 길어 보이는 여름을 맞이하는 건 어떨까. 각선미 걱정 없이 말이다. 패션디자이너 민채는… ‘Classi+CO+project’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여러 대학에 출강 중인 30대 초반의 디자이너다. 모던 클래식을 바탕으로 유머러스한 감성과 핸드크래프트적인 감각을 더한 의상을 만든다. <■제품 협찬 / Classi+CO+project(샌프란시스코 엄브렐러, 02-518-8642), 헬레나앤크리스티(02-512-4395) ■ 헤어&메이크업 / 작은차이 현실고(02-549-3470) ■ 모델 / 이수진 ■스타일리스트 / 최현주 ■기획 / 정수현 기자 ■ 진행 / 이은아(프리랜서) ■사진 / 원상희>
‘옷 잘 입는 30대’ 프로젝트
하의 실종 패션에 어울리는 날씬한 각선미 만들기
2011. 04. 15 16:40 뷰티
소녀시대, 카라, 애프터스쿨…. 아이돌 여성 그룹들이 미니스커트나 쇼츠를 입고 등장할 때면 시선이 집중된다. 군살 하나 없이 날씬하고 예쁜 각선미를 자랑하는 그녀들의 하의 실종 패션이 여성들의 워너비 스타일이 된 것. 손쉽게 그 각선미를 따라잡을 방법은 없을까? 날씬한 다리를 원하십니까? 과거 홈쇼핑 피트니스 기구 판매 방송에서 쇼호스트가 우리를 유혹하던 이 멘트를 떠올리면 다시금 촉각이 곤두선다. 최대한 다리를 많이 드러낼수록 스타일이 산다는 하의 실종 패션 때문이다. 날씬하던 다리에 점점 알이 생기고 두꺼워지는 건 후천적인 영향이 크다. 다리가 굵어지는 주요 원인으로는 크게 근육 뭉침, 지방 축적, 부종, 셀룰라이트 형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근육 뭉침은 다리에 알이 생기는 것으로 살을 만졌을 때 딱딱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경우에는 근육 트레이닝보다는 허벅지나 발목, 종아리 등 부위별 스트레칭으로 근육이 커지는 것을 최소화해야 한다. 다리에 피하지방이 붙어 굵어지는 것은 근육 뭉침과 달리 살이 부드럽기 때문에 운동과 식사 제한만으로도 다리가 가늘어지는 효과를 쉽게 볼 수 있다. 부종은 하루 종일 서 있거나 앉아서 생활했을 경우 다리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다리가 붓는 것으로, 이를 풀어주지 않으면 그대로 살이 되거나 근육이 된다. 한편 장기간 체내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고 신진대사가 나빠지게 되면 다리에 셀룰라이트가 형성돼 다리가 굵어지기도 한다. 이처럼 굵어진 다리를 아름답게 가꾸기 위해서는 평소 생활습관이나 식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먼저 체내 혈액순환이나 신진대사를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지방을 형성하는 육식이나 부종을 일으키는 인스턴트식품, 과다한 소금 섭취를 줄이고 채소나 과일을 많이 섭취하면서 아침저녁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잘못된 생활습관으로도 다리가 굵어지므로 주의할 것. 장시간 사무실 의자에 앉아 근무를 하거나 서 있는 날엔 다리 근육의 체액이 심장으로 순환되는 것을 촉진시키기 위해 틈틈이 일어나 휴식을 취하거나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줘야 부종을 막을 수 있다. 지나치게 피로가 쌓여도 다리에 부종이 생길 수 있는데, 자기 전 물구나무서기를 한다거나 베개나 쿠션을 사용해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하면 부종을 가라앉히고 지방을 분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또 간단한 하체 스트레칭은 하루 종일 쌓인 다리의 피로를 풀어주며 다리를 자주 주물러주는 것도 부종 해소에 도움이 된다. 특히 다리를 꼬고 앉으면 허벅지 혈류의 순환이 떨어져 종아리 부종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등받이에 허리를 붙이고 가슴을 편 채로 무릎은 가지런히 모아 앉아야 피로감을 줄일 수 있다. 다리 부위별 운동법 앞쪽 허벅지를 가꿔주는 운동 두 다리를 번갈아 굽혔다 폈다를 반복하는 연속 동작으로 앞쪽 허벅지에 긴장감을 줘 날씬한 허벅지를 만들어준다. 1~3까지 연속 동작으로 실시하며, 12세트 반복한다. 1 어깨 너비로 다리를 벌린 뒤 팔은 직각으로 굽혀 어깨 높이만큼 든다. 2 오른쪽 다리는 직각으로 들어 올리고 왼쪽 다리는 곧게 편 뒤 팔과 상체를 굽힌 다리를 향해 모은다. 이때 엉덩이는 뒤로 빼지 않고 허리를 곧게 편다. 3 굽힌 다리를 앞을 향해 뻗고 모은 두 팔은 아래를 향해 곧게 편뒤 제자리로 돌아온다. 방향을 바꿔 실시한다. 뒤쪽 허벅지를 가꿔주는 운동 허리와 다리를 곧게 뻗어 보디라인의 균형을 맞춘 뒤 무릎과 발목 근육에 긴장감을 줘 뒤쪽 허벅지가 날씬해지도록 한다. 돌돌 만 수건이나 붕대를 미리 준비하고 1~3까지 연결 동작을 12회 반복한다. 1 바닥에 누워 두 팔은 몸에서 20cm 정도 떨어진 위치에 놓고 수건이나 붕대를 무릎 사이에 고정한 채 다리는 직각으로 세운다. 두 발은 어깨 너비만큼 벌린 뒤 발의 방향은 일자로 만든다. 2 등과 머리는 바닥에 밀착시킨 채 허리와 허벅지 힘을 이용해 허리를 곧게 편채 들어 올린다. 이때 팔과 발은 바닥에서 떨어지지 않게 고정한다. 3 ②의 상태에서 그대로 발끝을 위를 향해 올리고 약 1분간 버텼다가 원래 위치로 돌아온다. 날씬한 발목을 가꾸는 운동 접시를 사용해 한 발로 크게 원을 그리며 발목과 다리 전체를 자극하는 운동법. 좌우 번갈아 실시하는 것이 1회 동작으로 약 20세트 반복한다. 1 양손은 허리에 짚은 채 두 다리를 모으고 차려 자세로 선다. 왼쪽 다리는 무릎을 살짝 굽히고 접시를 짚은 오른쪽 다리는 앞으로 곧게 뻗는다. 2 오른쪽 다리는 접사를 짚은 채로 천천히 원을 그리며 돌린다. 몸이 흔들리지 않도록 무게중심을 잘 잡은 채 접시를 돌린다. 3 다리는 곧게 뻗은 자세를 유지하며 뒤쪽까지 종아리를 예쁘게 만드는 운동 발의 뒤쪽 아킬레스건을 이완·수축해 종아리 근육에 자극을 줘 종아리를 날씬하게 만드는 운동. 좌우 1회 동작으로 약 20세트 반복한다. 1 허리에 두 손을 짚은 채 계단에 똑바로 선다. 그 뒤 오른쪽 발을 반걸음 정도 뒤로 뻗어 발끝만 계단 끝에 걸쳐지도록 자세를 취한다. 2 왼쪽 다리를 굽히고 오른쪽 발뒤꿈치를 뒤로 당기듯 계단 아래로 누른다. 슬림한 각선미를 만들어주는 아이템 1 매직 쉐이핑 슬리밍 프로그램 다리 속 지방은 분해하고 탄력을 잃은 각선미 라인을 매끈한 실루엣으로 바꿔주는 고농축 지방 분해 크림과 고농축 탄력 앰플 세트. 4만원대, 쏘내추럴. 2 글램 바디 에스라이트 디자이너 키트 셀룰라이트, 지방 등 복부나 팔, 다리와 같은 부위별 관리가 가능한 8주 보디 셰이핑 프로그램 키트. 22만5천원, 헤라. 3 애프터 슬림 크림 피부에 탄력을 제공해 지방 축적을 방지하는 크림. 1만2천원, 에뛰드하우스. FIA 휘트니스클럽 정훈 실장이 말하는 탄력 있고 건강한 각선미 관리법 영화배우 김옥빈의 슬림한 몸매 라인을 코치해온 FIA 휘트니스클럽의 정훈 실장은 태어날 때부터 다리가 두껍거나 못생긴 사람은 없다고 말한다. 그만큼 후천적 영향으로 다리가 두꺼워지거나 휘게 된다. 어릴 적부터 바른 자세를 지니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종이나 근육이 생기는 환경에 직면했을 때 그 즉시 다리 근육을 풀어주는 간단한 스트레칭이나 적당한 근육 트레이닝을 병행해야 아름답고 탄력 있는 다리 라인이 될 뿐 아니라 건강미 넘치는 매력적인 라인을 얻게 된다고 조언한다. <■도움말 / 정훈(FIA 휘트니스클럽·EZ Health 어플리케이션 실장) ■제품 협찬 / 소내추럴(1644-6912), 에뛰드하우스(02-3446-4058), 헤라(080-024-5454) ■의상 협찬 / 쉬즈미스·엘리자벳(02-3442 0220), CMT(02-549-3130), 아디다스(02-547-2771) ■헤어&메이크업 / W퓨리피(02-549-6282) ■모델 / 허여진 ■기획/ 조혜원 기자 ■진행 / 김미경(프리랜서) ■사진 / 민영주>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