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1,112 건 검색)
- [도하NOW]손흥민 “2018 아시안게임 때도 어려운 일 많았다”…“말레이전, 팀 단단해지는 계기가 될 것”
- 2024. 01. 26 00:08스포츠
- ... 경기. 페널티킥으로 역전골을 넣은 손흥민이 황희찬과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8 아시안게임에서도 그렇고 중간에 어려운 일들이 많았는데, 이걸 이겨내면서 팀이 더 단단해지는 모습을...
- 카타르 아시안컵 후폭풍
- 마더네스트 호주 본사 RBK NUTRACEUTICALS, 탁구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신유빈 선수 후원 협약식 진행
- 2023. 11. 20 14:55경제
- ... 대표가 13일 오전 한국지사 (주)콜라지코리아 사무실에서 후원협약식을 가졌다.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한국 여자 탁구 복식에서 금메달을 딴 국가대표 신유빈(19)선수가 마더네스트의 호주 본사인 RBK...
-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종합 4위로 폐막…세대교체·경쟁력은 ‘숙제’
- 2023. 10. 29 22:03스포츠
- 보치아·탁구 등 예상보다 부진 사이클 3관왕, 태권도 초대 챔피언 한국 선수단 평균연령 39.1세 육상·배드민턴만 세대교체 성과 장애인 생활체육 저변 확대 필요 금메달 30개, 은메달 33개, 동메달 40개로...
-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 ‘금메달 후보’ 짱짱한 탁구 앞세워 장애인아시안게임 출격
- 2023. 10. 19 20:45스포츠
- ‘금메달밭’ 탁구를 앞세워 종합 4위 이상을 노린다. 오는 22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시작하는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 출전하는 한국선수단 목표다. 한국은 이번 대회 전체 종목 중 5인제...
스포츠경향(총 1,353 건 검색)
- 한국 수영대표팀 코칭스태프 새로 구성, 2025 세계수영선수권-2026년 아시안게임까지
- 2024. 12. 03 16:42 스포츠종합
- 연합뉴스 한국 수영대표팀을 이끌어갈 코칭스태프가 새로 구성됐다. 대한수영연맹은 3일 경영·다이빙·수구·아티스틱스위밍·오픈워터스위밍, 5개 세부 종목의 수영 국가대표 내국인 지도자 10명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경영에서는 2021년부터 함께해온 전동현, 김효열 지도자가 재선임되고, 황선우(강원특별자치도청)의 소속팀 지도자인 이보은과 2018년부터 경영 국가대표 이하 우수선수 전임 감독을 지낸 황성태가 새로 합류해 총 4명으로 구성됐다. 다이빙에서는 2022년부터 대표팀을 맡아온 손태랑, 최혜진 지도자가 활동을 이어간다.수구 종목에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이끈 김기우 지도자와 함께할 서울체고 수구부 전문 지도자 출신 정찬혁 코치가 새로 가세했다. 아티스틱스위밍과 오픈워터스위밍 종목은 김효미, 김인균 지도자가 각각 재선임됐다. 연맹은 다이빙과 아티스틱스위밍 종목에서는 외국인 지도자 1명씩을 추가로 선임할 예정이다. 새 코치진은 2025년 7∼8월 개최되는 제22회 싱가포르 세계수영선수권대회와 2026년 9월에 개막하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까지 대표팀을 지도하게 된다. 2025시즌 국가대표는 다이빙·수구·아티스틱스위밍 종목의 경우 이달 초에 개최되는 국가대표 선발대회를 통해 선발한다. 경영 종목은 내년 3월 중 개최되는 국가대표 선발대회를 통해 가려낼 예정이다.
-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 조우영, 프로선수로 첫 우승 “앞으로 승승장구 하는 조우영 되겠다”
- 2024. 10. 20 16:39 스포츠종합
- 조우영이 20일 강원도 양양 설해원 더 레전드 코스에서 열린 KPGA 투어 신설대회 더 채리티 클래식에서 프로 데뷔후 첫 우승을 거둔 뒤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KPGA 제공 임성재, 김시우, 장유빈과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단체 금메달을 획득한 조우영이 4타차 역전으로 프로 데뷔 첫 우승을 거뒀다. 조우영은 20일 강원도 양양 설해원 더 레전드 코스(파72·7292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신설대회 더 채리티 클래식(총상금 10억원)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8개를 몰아치고 최종합계 16언더파 200타를 기록, 이날 4타를 줄인 허인회(14언더파 197타)를 2타차로 제치고 대회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던 지난해 4월 아마추어 신분으로 골프존 오픈 인 제주에서 우승해 KPGA 회원자격을 획득한 조우영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고 돌아와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10월)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른 이후 1년 만에 첫 우승컵을 들었다. 아마추어 우승 당시 상금을 받지 못했던 조우영은 첫 우승 상금 2억원을 챙겨 시즌 상금 7위(4억 5468만원)로 뛰어올랐다. 공동선두(임예택, 배용준)에 4타 뒤진 공동 11위로 출발한 조우영은 전반에 4타를 줄인뒤 10번홀(파4) 버디로 처음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13번홀(파4) 버디로 임예택과 공동선두를 지킨 그는 14번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잡고 단독선두로 올라선 뒤 18번홀(파5) 9m 내리막 버디 퍼트를 넣고 2타차로 달아나며 포효했다. 이후 챔피언조의 임예택이 타수를 줄여야할 14번홀에서 보기를 범해 3타차로 멀어지면서 승부가 갈렸다. 조우영이 20일 강원도 양양 설해원 더 레전드 코스에서 열린 KPGA 투어 더 채리티 클래식 최종라운드 1번홀에서 힘차게 티샷을 날리고 있다. |KPGA 제공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동기인 장유빈이 올시즌 2승, 대상 및 상금 선두로 펄펄 난 반면 조우영은 데상트 매치플레이 준우승(연장전 패배) 외에 이렇다할 성적을 올리지 못하고 고전했다. 9월 초까지 두 차례 톱10에 그쳤던 그는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공동 4위, 백송홀딩스 아시아드CC 부산오픈 공동 3위로 상승세를 탄 끝에 마침내 첫 우승 감격을 누렸다. 조우영은 경기후 인터뷰에서 “마지막홀에서 버디 퍼트가 들어가면서 ‘아, 드디어 내가 우승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올해 부진이 길었을 때 문제점을 인정하고 냉정하게 돌아보며 멘털을 가다듬었더니 샷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마지막홀 퍼트가 들어갈 때 소름이 돋았다. 데상트 매치플레이 연장전 패배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플레이 했다”는 그는 “프로 조우영으로서 첫 우승을 거뒀으니 앞으로 2승, 3승으로 승승장구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프로 첫 우승에 도전한 임예택과 베테랑 강경남이 공동 3위(13언더파 203타)를 차지했고 장유빈은 공동 11위(10언더파 206타)로 대상, 상금 선두를 굳게 지켰다. 대상, 상금 2위 김민규는 공동 19위(9언더파 207타)로 마쳤다.
-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합작 장유빈, 조우영 부산 오픈 1R 공동선두 “최종R 챔피언조 경쟁하겠다”
- 2024. 10. 10 17:38 스포츠종합
- 장유빈이 10일 부산 기장군 아시아드CC에서 열린 KPGA 투어 백송홀딩스 아시아드CC 부산오픈 1라운드 12번홀 티박스에서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KPGA 제공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대상 선두 장유빈이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골프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한 조우영과 나란히 부산 오픈 첫날 선두로 출발했다. 장유빈은 10일 부산시 기장군 아시아드CC 파인·레이크 코스(파71·7104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백송홀딩스 아시아드CC 부산 오픈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잡고 6언더파 65타를 기록했다. 지난 7월 군산CC 오픈에서 우승한 장유빈은 지난주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1타차 2위로 물러나는 등 4차례 준우승에 머문 아쉬움을 씻을 발판을 다시 마련했다. 10번홀에서 출발해 12번(파4), 13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고 전반에 2타를 줄인 그는 후반 들어 2번, 4번홀(이상 파4), 5번, 9번홀(이상 파5)에서 버디를 추가하고 첫날 경기를 기분좋게 마무리 했다. 조우영은 버디 7개, 보기 1개를 잡고 6타를 줄였다. 지난 6월 데상트 코리아 매치플레이에서 준우승한 게 올해 최고성적인 그는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명성에 맞는 성적을 올리지 못하다가 지난주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공동 4위에 이어 이번주에도 첫날부터 날카로운 샷감을 뽐냈다. 조우영이 2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KPGA 제공 장유빈 보다 두 조 앞에서 먼저 경기를 마친 조우영은 “세컨샷과 퍼트가 너무 잘 됐다”며 “조금 더 이성적인 골프를 치려고 하면서 지난주부터 성적이 올라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공동선두 장유빈에 대해선 “연습라운드도 같이 하고 항상 연락하는 사이인데 유빈이의 시원스러운 플레이 스타일을 보고 배울 점이 많다”고 칭찬했다. 지난주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이수민에 1타차 준우승한 장유빈은 “이번주까지 샷감이 좋다. 오늘은 퍼트까지 잘 따라줬다”며 “우영이 형과 3라운드까지 잘 쳐서 최종라운드 챔피언조에서 우승경쟁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우영이 형의 지난 대회와 오늘 성적은 국가대표 때부터 투볼 퍼터를 권했던 저의 도움이 아닐까 싶다”며 웃었다. “우영이 형이 지난 대회부터 투볼 퍼터를 쓰면서 성적이 좋아졌다고 해 제가 이번 대회 연습 때 ‘내말이 맞잖아’라는 말을 했다”며 웃었다. 이재경, 장동규, 박성준이 4언더파 67타를 치고 공동 3위에 올랐고 허인회가 3언더파 68타를 쳐 김경태, 김한별, 조민규 등과 공동 6위로 출발했다. 상금 선두 김민규는 2언더파 70타(공동 14위), 2주 연속 우승을 노리는 이수민은 이븐파 71타(공동 38위)를 쳤다.
- ‘한국오픈 챔피언 Vs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 2001년생 동갑 김민규-조우영 데상트 매치플레이 결승 격돌
- 2024. 06. 02 12:27 스포츠종합
- 김민규가 2일 충북 충주 킹스데일GC에서 열린 KPGA투어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 최승빈과의 준결승전에서 드라이버샷을 날리고 있다. |KPGA 제공 2022 한국오픈 우승자 김민규와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조우영의 2001년생 동갑내기 매치플레이 결승전이 성사됐다. 김민규와 조우영은 2일 충북 충주시 킹스데일GC(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 준결승전에서 각각 최승빈과 박준섭을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했다. 김민규는 2023년 KPGA선수권 우승자 최승빈을 4&3(3홀 남기고 4홀차)로 대파했다. 첫홀에서 상대의 보기로 기선을 잡은 김민규는 8, 9, 10번홀을 연속 승리하고 5홀차로 앞서가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김민규는 2022년 한국오픈 이후 투어 2승에 도전한다. 조우영은 박준섭을 2홀차로 눌렀다. 이 대회 유일한 예선통과자인 박준섭에게 10번홀까지 1홀차로 끌려가던 조우영은 11번홀(파5) 버디로 타이를 이룬 뒤 16번홀(파4) 버디로 리드를 잡았고 17번홀(파4)에서 상대의 3퍼트 보기로 승부를 끝냈다. 조우영이 2일 데상트 코리아 매치플레이 박준섭과의 준결승에서 6번홀 티샷을 하고 있다. |KPGA 제공 아마추어이던 지난해 4월 골프존 오픈 우승 이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임성재, 김시우, 장유빈과 단체전 금메달을 따고 귀국 직후 프로로 전향한 조우영은 KPGA 정회원으로 첫 우승이자 통산 2승을 노린다. 먼저 경기를 마친 김민규는 “남은 18홀 승부에서는 체력이 관건이다. 얼른 식사하고 쉬면서 체력회복에 집중하겠다”며 “결승에서는 공격적으로 승부하겠다. 기회가 오면 과감하게 퍼트를 시도할 계획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조우영은 “원하는 만큼 경기가 풀리지 않았는데, 이길 수 없는 경기를 이긴 것도 매치플레이 대회의 묘미라고 생각한다”며 “민규와의 결승전은 힘들어도 힘들지 않은 척 하겠다. 워낙 친한 사이이고, 쉽지 않은 상대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꼭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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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저우 아시안게임서 한국 야구 명예 회복할까(2023. 09. 01 10:56)
- 2023. 09. 01 10:56 스포츠
- ㆍ국제대회 잇단 수모 후 대만·일본과 삼파전 ㆍ전력 약화에도 금메달 영광 재현할지 관심 류중일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감독(오른쪽)과 조계현 한국야구위원회(KBO) 전력강화위원장이 지난 6월 9일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개막이 한 달도 남지 않았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당초 2022년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1년 연기돼 올해 열린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이후 5년 만에 열리는 아시안게임이다. 9월 23일 시작해 10월 8일에 끝난다. 한국프로야구가 아시안게임에서 명예 회복을 할 수 있을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야구는 아시안게임에서 관심을 받는 구기 종목 중 하나다. 이번 대회에서 야구경기는 10월 1일부터 7일까지 열린다. 한국은 아시안게임에서 가장 많은 야구 우승을 거둔 국가다. 1994년 히로시마 대회에서 야구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후 1998년 방콕, 2002년 부산,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은 최근 3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땄고, 이번 대회에서도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한국 야구가 아시안게임에서 강한 면모를 보인 이유 중 하나는 강한 동기부여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시안게임은 야구가 병역 특례를 받을 수 있는 국제대회다. 올림픽에서는 야구가 사실상 퇴출됐다. 때문에 한국은 종종 정예 멤버를 아시안게임에 내보내곤 했다. 좋은 성적을 내야 하는 다른 이유 이번 대회에서는 그러나 한국이 좋은 성적을 내야 하는 다른 이유가 많다. 한국은 최근 몇 년 동안 열린 국제대회에서 자주 고개를 숙였다. 세계 무대에서 한국 야구가 위치한 현실을 뼈저리게 느껴야 했다. 2021년에 열린 도쿄올림픽에선 노메달 수모를 겪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전승으로 우승을 달성한 한국 야구의 영광을 재현하려던 대표팀이 메달권에 진입하지도 못하는 성적표를 받아들자, 팬들은 충격과 함께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올해 3월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했으나 1라운드 탈락이라는 처참한 결과와 맞닥뜨렸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WBC 3번 연속 1라운드 탈락의 수모를 맛본 셈이다. 반면 ‘숙명의 라이벌’로 불리는 일본은 투타 겸업을 하는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등을 앞세워 우승을 차지했다. 더 뼈아픈 대목은 WBC가 끝난 후 김광현(SSG), 정철원(두산), 이용찬(NC) 등 대표팀 선수들의 음주 파문이 일면서 대표팀 선수들에 대한 자격 논란이 크게 불거졌다는 사실이다. 도쿄올림픽 참패 이후 자가 진단에 들어간 한국 야구는 아시안게임에서 나이 제한을 뒀다. 직전 대회인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한국 야구는 우승을 차지하고도 ‘병역 혜택 대표팀’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대표팀 선수 중 LG 오지환은 논란의 중심에 섰고, 한국 야구대표팀 최초의 전임 감독으로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이끌었던 선동열 감독은 이 같은 비난 여론으로 그해 11월 자진 사퇴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 국제대회에서 잇달아 참패하면서 한국 야구의 미래를 위해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졌다. 그 결과 25세 이하 또는 프로 입단 4년차 이하 선수로 제한을 뒀고, 29세 이하 와일드카드 3명으로 대표팀을 꾸렸다. 이에 따라 이번 대회를 앞두고 한국 대표팀은 전력 부분에서 그간의 대표팀 구성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기본값’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한국 야구대표팀을 향해 이번에 과연 선두를 수성할 수 있을 것인지 우려가 나오는 건 그 때문이다. 또한 팀을 이끌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근심을 더 키우고 있다. 2022시즌 정규시즌 MVP를 받았던 이정후가 발목 수술로 팀 전력에서 아웃된 것은 물론 아시안게임에서도 뛰지 못하게 됐다. 이정후를 대체할 선수로, 여러 후보가 이름을 올렸지만 누가 되든 이정후의 빈자리를 온전히 채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정후는 부상을 입기 전까지 85경기에서 타율 0.319, 6홈런, 45타점 등을 기록하며 키움 타선의 중심을 잡는 역할을 했다. 이밖에 좌완 투수 NC 구창모도 6월 초 병원 검진에서 왼쪽 전완부 근육 손상을 진단받았다. 재검사에서는 왼팔 피로 골절도 나와 복귀 시점 자체가 불투명한 상태다. 아시안게임에 맞춰 몸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실전 감각을 온전히 되찾을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결국 대표팀 좌완 투수가 구창모와 이의리, 최지민(이상 KIA) 등 3명뿐이라는 점은 근심을 키우는 대목이다. KT 강백호 역시 지난 7월 26일 LG전 출전 다음 날 감기몸살과 심리적인 이유 등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뒤 아직 1군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불안요소 산재, 세간의 우려 잠재울까 게다가 올해에는 대만, 일본 등 다른 국가들의 경쟁력이 만만치 않다. 일본은 WBC에서 우승한 만큼 세계 무대에서 좋은 전력을 자랑하는 중이고, 실업야구도 프로에 견줄 만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만 역시 자국 프로리그, 실업 야구단 그리고 미국 프로야구 마이너리그 선수들로 구성된 정예 멤버를 아시안게임에 파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도 우승 때 병역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한국과 비슷한 처지다. 류중일 한국 대표팀 감독은 개인적으로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의 영광을 재현해야 한다. 류중일 감독은 2013년에 WBC 대표팀 감독을 맡았고, 2014년에는 인천 아시안게임 감독으로 대표팀을 지휘했다. WBC에서는 1라운드 탈락의 쓰라림을 맛봤지만, 인천 대회에서는 팀에 금메달을 안기며 명예를 회복했다. 류 감독은 “이번 아시안게임은 2026년 WBC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초석을 다지는 위대한 첫걸음을 내딛는 대회라고 생각한다”며 “어린 선수들이 3년 후, 5년 후, 10년 후에 얼마나 더 훌륭한 선수로 성장할지 감독으로서 굉장히 기대된다. 짧은 기간 동안 잘 지도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9월 중 소집돼 국내 훈련을 소화한 뒤 중국 항저우로 출국할 예정이다. 이런저런 불안요소를 안고 있는 대표팀이 세간의 우려를 잠재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이 기간에 KBO리그가 중단되지 않기 때문에 젊은 선수들이 주축인 팀들은 전력의 누수가 불가피하다. 아시안게임 기간에 KBO리그 순위 싸움이 어떻게 진행될지도 야구계가 궁금해하는 부분 중 하나다. 그동안 국제대회 성적은 국내 리그의 흥행 여부에도 영향을 미치곤 했다. 한국프로야구는 코로나19로 인해 흥행 침체기를 맞았다가 올해에는 거리 두기가 완화되면서 다시 인기 스포츠로서의 명맥을 이어가는 중이다. 그런 가운데 열리는 아시안게임은 프로야구의 인기 유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요 요인 중 하나가 될 수밖에 없다.
- 환희와 아쉬움, 아시안게임 16일의 기록(2018. 09. 10 15:23)
- 2018. 09. 10 15:23 스포츠
- ㆍ조 2위로 오른 남자축구의 ‘대장정’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의 무책임한 운영 등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취재진들은 긴 여정에 예민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우리 기자들을 버티게 한 것은 한국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는 인도네시아 현지인들의 따뜻한 마음이었다. 9월 1일 남자축구 결승전이 열린 인도네시아 보고르 치비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경기 후 시상식을 배경으로 촬영한 사진. 이날 한국은 일본을 2-1로 꺾고 아시안게임 2연패에 성공했다. / 치비농 | 윤은용 기자 총면적 190만4569㎦. 인구수 2억6679만5000명. 대한민국보다 19배 크고 인구는 5배 많은 동남아시아 최대 섬나라 인도네시아. 이곳에서 지난 8월 18일부터 9월 2일까지 16일간 아시아 최대의 스포츠 축제인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열렸다. ‘Energy of Asia(아시아의 힘)’. 아시아가 가진 막강한 힘을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인도네시아의 야심찬 포부는 이번 대회를 통해 확실하게 전세계인들에게 각인됐다. 놀랍고 감탄스럽지만 또 한편으로는 짜증을 감춰야 했던 22박24일간의 아시안게임 취재기를 풀어본다.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에 도착한 것은 지난 8월 12일이었다. 개막은 18일이었지만, 남자축구 일정은 15일부터 시작됐다. 사진부 기자와 함께 다른 기자들보다 먼저 ‘선발대’로 떠났다. 무덥고 습한 날씨와 숨막히는 교통체증. 한국에서 접했던 인도네시아의 ‘단편적인’ 정보들은 자카르타 수카르노하타 국제공항에 내리는 순간 바로 사라졌다. 당시만 하더라도 한국에서는 연일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던 때였기에 적도에 가까운 인도네시아는 한국보다 더 심한 폭염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막상 도착한 자카르타 현지 날씨는 예상을 정확히 비켜갔다. 자카르타 현지시간으로 오후 4시, 온도는 31도에 불과했다. 공항에 배치돼 있는 자원봉사자 한 명이 매우 덥다고 잔뜩 겁을 줬던 터였다. 단단히 각오를 하고 공항을 나섰지만 바깥 날씨는 한국보다 선선했다. 숙소에 도착한 저녁 무렵에는 바람까지 세게 불어 춥다는 느낌까지 줬다. 습도도 그리 높지 않았다. 남자축구 조별리그가 진행된 반둥도 마찬가지였다. 자카르타에 도착한 다음날 곧바로 반둥으로 이동해 20일까지 그곳에서 지냈다. 그런데 그곳은 자카르타보다 더 기온이 낮아 오히려 쌀쌀하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8월 17일 말레이시아에 1-2로 패한 ‘반둥 쇼크’는 기자의 업무량을 늘려놓았지만 그래도 기분 나쁜 출발은 아니었다. 그러나 8월 21일 자카르타로 다시 돌아오자마자 ‘지낼 만하다’는 생각은 산산조각 났다. 남자축구 일정이 ‘반둥 쇼크’ 이후 꼬일 대로 꼬인 탓이었다. 남자축구 대표팀은 말레이시아에 패해 조 2위로 통과했다. 그 바람에 16강, 8강, 4강전이 전부 다른 곳에서 열리는 ‘불상사’가 벌어졌다. 장소마다 다른 날씨는 기자의 체력도, 정신력도 고갈시켰다. 그러나 덕분에 재미있는 여러 에피소드들도 생겨났다. 특히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모은 종목이었던 남자축구는 곳곳이 취잿거리였다. 한국 남자 3대 3 농구 대표팀의 김낙현이 8월 26일 중국과의 결승이 끝난 뒤 팬과 사진을 찍고 있다. / 자카르타 | 윤은용 기자 조별리그 일정이 모두 끝나고 이란과의 16강전이 열린 치카랑에서 있었던 일이다. 8월 22일, 이란전을 앞두고 훈련을 하는 대표팀 취재를 하기 위해 치카랑의 한 국제학교 내 운동장을 찾았다. 도착해서 상태를 보고 헛웃음이 나왔다. 거북이 등껍질처럼 갈라진 땅, 군데군데 파인 잔디 등 훈련장소로는 어울리지 않는 곳이 한국 대표팀에 주어졌다. 거기에 현지 교민들 300여명이 모여들어 도저히 훈련을 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그 학교 교장이 온 동네에 “한국 축구대표팀이 온다”는 소문을 퍼트린 탓이었다. 그날 대표팀은 교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훈련장으로 들어섰지만, 끝내 훈련시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운동장을 떠나야 했다. 다만 떠나기 전 교민들과 단체사진을 찍는 것으로 응원에 대한 보답은 확실하게 했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김학범 감독의 눈물을 볼 수 있었다. 힘겹게 4-3 승리를 거둔 뒤, 김 감독은 인터뷰 도중 왈칵 눈물을 쏟아냈다. “너무 힘들었다”는 게 이유였다. 애연가로 소문이 난 김 감독은 인터뷰 후 담배 한 개비를 물고서야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결승까지 모두 끝나고 나서야 “선수들의 눈에서 절실함이 사라진 것을 봤다.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을 혼냈다. 다시 절실함을 갖게 하는 게 굉장히 힘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래서였을까. 일본과 결승전에서 황희찬이 한국의 두 번째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는 사이 손흥민과 부둥켜안는 김 감독의 모습에서 카타르시스가 느껴졌다. 다른 아시안게임 종목 취재에서도 안타까움과 환호를 골고루 맛볼 수 있었다. 남자 3대 3 농구 결승에서는 중국을 상대하는 한국 선수들이 연장전 끝에 분패한 뒤 한동안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선수들은 “내가 조금만 더 잘했으면…” 하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경기 후 주인공은 중국이 아닌 한국 선수들이었다. 자원봉사자들을 포함해 수많은 사람들이 한국 선수들과 사진 한 장을 찍고 싶다며 몰려들었다. 시범종목으로 채택된 e스포츠의 열악함도 엿봤다. 소속을 알 수 없는 한 여자직원이 ‘리그 오브 레전드’ 선수들에게 “이게 점심이다”라며 여러 취재진이 있는 앞에서 식빵 세 덩이를 던지는 모습은 잊기 힘든 장면이다. ‘한류’ 덕분에 현지인들의 환대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의 무책임한 운영 등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취재진들은 긴 여정에 예민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우리 기자들을 버티게 한 것은 한국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는 인도네시아 현지인들의 따뜻한 마음이었다. 이곳에서도 빠질 수 없는 것은 역시나 ‘한류’였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한국문화에 대해 많은 것들을 알고 있었다. 자원봉사자인 파멜라 아멜리아(23)는 “이곳에서 한국 드라마의 인기는 절대적이다. 어지간한 것은 다 챙겨본다. EXO, 블랙핑크 같은 한국 아이돌 그룹도 인기가 많다. 그래서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사람들이 모두 좋아한다”며 한류의 인기를 설명하기도 했다. 폐회식이 열리던 9월 2일은 취재진이 한국으로 돌아오기 하루 전이기도 했다. 폐회식 티켓을 얻지 못해 한 한국음식점에서 밥을 먹으며 TV로 중계를 봤다. 폐회식에 한국 아이돌 그룹인 아이콘이 나와 ‘사랑을 했다’를 부르자 식당 안에 있던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다같이 노래를 불렀다. 언제 또다시 인도네시아를 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자카르타는 2032년 하계올림픽 유치에 도전하겠다고 한다. 만약 자카르타에서 올림픽이 유치된다면 그때도 현장을 다시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아시안게임 야구 은메달을 기원합니다?(2018. 08. 20 14:38)
- 2018. 08. 20 14:38 스포츠
-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딸 경우 해당 선수의 병역이 면제된다. 이번 대표팀을 향해 ‘은메달 기원’이 벌어진 것은 이른바 ‘무임 승차’와 관련된 심리적 박탈감이 주된 이유로 풀이된다. 지난 6월 11일 KBO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 최종 엔트리 24명을 선정 발표했다. 당시 기준으로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대부분 포함됐다. 몇몇 포지션에서 쉽지 않은 결정들이 이뤄졌지만, 전체적인 전력 구성에 있어서 특별히 문제되는 부분은 없었다. LG트윈스 오지환(왼쪽)·삼성 박해민(오른쪽) / 경향DB 여론이 심상치 않았다. 팬들은 대표팀 관련 기사에 ‘야구대표팀의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기원합니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대표팀의 금메달이 아니라 ‘은메달’을 기원했다. 결승전에서 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았다. 대표선수 구성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비난보다 더 냉담한 반응이었다. 야구대표팀의 ‘은메달 기원’은 병역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관련 법률에 따르면 올림픽 메달(금·은·동)을 따거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딸 경우 해당 선수의 병역이 면제된다. 올림픽 야구 종목의 포함 여부가 대회마다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야구선수들의 병역혜택은 아시안게임이 유일하다. 팬들이 오히려 병역혜택을 원치 않는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의 병역미필 선수는 이번 대회가 적은 편이다. 당초 발표된 명단에서 부상·부진 등으로 4명이 교체되는 바람에 이번 대표팀의 병역미필 선수는 7명에서 9명으로 늘었지만, 여전히 역대 대표팀 중 가장 적은 수준이다. 1998년 방콕 대회 때는 22명 전원이 병역미필 선수였고, 2010년 대회 때는 추신수·강정호 등 11명이나 됐다. 직전 대회였던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때도 오재원·손아섭 등 13명이 병역미필 선수로 금메달과 함께 병역혜택을 받았다. 전체 엔트리 24명 중 절반이 넘는 숫자였다. 병역 미필자 역대 최저, 그럼에도 비난 그럼에도 이번 대표팀을 향해 ‘은메달 기원’이 벌어진 것은 이른바 ‘무임승차’와 관련된 심리적 박탈감이 주된 이유로 풀이된다. 비난의 화살은 내야수 오지환(LG)과 외야수 박해민(삼성)에게 집중된다. 오지환과 박해민 모두 1990년생이다. 병역을 더 이상 미루기 어려운 나이다. 선수생활을 하면서 병역의무를 다할 수 있는 길은 상무 야구단, 경찰 야구단에 입단하는 길이다. 오지환은 경찰 야구단에 지원했지만 갑작스레 강화된 ‘문신 규정’에 따라 입단이 거부됐다. ‘문신 제거수술을 받았지만 완전히 지우지 못했다’는 해명이 온전히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박해민은 경찰·상무에 지원하지 않았다. 팬들로서는 ‘아시안게임 병역혜택을 노리고 일부러 버텼다’고 생각할 여지가 있다. 두 선수 모두 대표팀에 들어갈 수준의 야구실력과 기록을 가졌음에도 집중 비난을 받았다. 오지환과 박해민 모두 크게 나쁘지 않은 시즌 기록(6월 11일 기준 오지환 타율 3할, 박해민 타율 3할6리)을 보이고 있었고, 경기 상황에 따라 쓰임새를 지녔다. 특히 박해민은 대주자·대수비로서의 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오지환의 경우 유격수 수비만 가능하다는 제한이 있지만, 왼손 대타로 활용할 수도 있다. 문제는 둘 모두 각 포지션의 주전선수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백업이라면 여러 쓰임새가 많은 다른 선수를 고려할 수도 있다는 비판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여론은 굳이 두 선수가 뽑힌 것에 대해 강한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실력이 아니라 ‘연줄’ 때문이라는 의심이 증폭됐다. 두 선수의 소속팀이 리그 인기 구단인 LG와 삼성이라는 점에서 의심의 눈길은 더욱 거세졌다. 다른 이들의 활약에 숟가락을 얹어 병역혜택을 받는다는 ‘무임승차’론이 힘을 얻었다. 실제 지난 2014년 인천 대회 때도 야구대표팀에서 병역혜택을 받은 나지완(KIA)이 무임승차와 관련해 큰 비난을 받았다. 한국 사회는 ‘병역’에 민감하고, ‘무임승차’와 관련해서는 냉혹하다. 시험에 의한 서열은 쉽게 받아들여지지만 절차가 공정하지 않다는 의심 속에 정해진 등급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오랫동안 한국 사회를 지배해온 ‘연줄’, ‘줄서기’에 대한 반작용이기도 하다. 야구대표팀이 비교적 금메달을 따기 쉽다는 점도 ‘무임승차’라는 비난의 시선을 만든다. 전세계적으로 야구 종목이 활성화된 나라는 몇 되지 않는다. 올림픽에서 야구 종목이 들락날락하는 이유도 종목의 보편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구단별 쿼터제로 선발방식 변경 제안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국가 중에는 일본과 대만에만 프로야구가 있다. 두 나라 모두 프로선수가 포함된 최정예 멤버가 나서지 않는다. 일본은 실업리그에 해당하는 사회인야구 선수들로 대표팀이 구성됐고, 대만 대표팀은 24명 중 프로선수가 절반이 되지 않는다. 대만은 4개 구단이 2명씩 대표선수를 내보냈고, 해외파 2명이 참가하기로 했으나 모두 불발됐다. NC에서 뛰고 있는 왕웨이중도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아 대만 대표팀에서 제외됐고, 요미우리 2군에서 뛰고 있던 랴오런레이도 구단의 반대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24명 모두가 프로야구 선수인 데다, 가장 뛰어난 선수로 선발한 한국 대표팀과 비교하면 전력에서 적지 않은 차이가 난다. 그럼에도 야구대표팀의 금메달을 100% 확신하지 못하는 것은 야구 종목이 단기전에서 갖는 의외성 때문이다. 야구는 140경기 이상 치르더라도 우승팀의 승률이 6할, 꼴찌 팀의 승률이 4할인 종목이다. 10경기 중 7경기를 이길 가능성이 높지만 3경기의 패배 가능성이 단기전에서는 치명적이 될 수 있다. 실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때 한국 대표팀은 일본과의 경기 때 리그 최고 마무리 오승환이 일본의 대학 선수 초노 히사요시에게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맞아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팬들의 ‘은메달 기원’ 목소리가 적지 않은 가운데 압도적인 전력을 가지고도 금메달 획득에 실패할 경우 대표팀은 심각한 후유증을 앓게 된다. 대표팀 선발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는 물론, KBO리그 전체에 대한 비난여론이 심각한 수준으로 거세질 수밖에 없다.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은 쉽게 가늠하기 힘든 커다란 심리적 부담감을 안은 채 경기에 나선다. 아예 이 기회에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재국 야구 칼럼니스트는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선발의 구단별 ‘쿼터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10개 구단이 병역을 해결하지 않은 선수 중 대표 후보 명단을 제출하고,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구단별 2명씩을 선발하는 방식이다. 나머지 4명은 아마야구에서 채운다. 대신 아시안게임 기간 동안 KBO리그를 중단하지 않는다. 구단들은 1군 전력에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후보 명단을 짜게 된다. 전원 미필이라면 대표 선발을 둘러싼 잡음은 오히려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금메달’이 당연시되는 가운데 큰 부담을 가진 채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야구대표팀은 8월 26일 대만과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인도네시아(27일), 홍콩(28일)과 경기를 치른 뒤 30일부터 슈퍼라운드에 돌입한다. 9월 1일이 결승전이다.
- 아시안게임 종합 2위 목표, 이 종목 이 선수를 주목하라(2018. 08. 13 14:51)
- 2018. 08. 13 14:51 스포츠
- 아시아 스포츠의 최대 축제인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오는 18일부터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65개, 은메달 71개, 동메달 72개로 종합 2위를 목표로 하고 있는 39개 종목·779명의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도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며 준비를 마쳐가고 있다. 이번에는 어떤 선수들이 어떤 종목에서 국민들에게 금빛 소식을 알릴까. 우리가 특히 눈여겨봐야 할 종목과 주요 선수들을 간략하게 정리했다. 8월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선수단 결단식이 열렸다. 참가 선수들이 파이팅을 외치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 김기남 기자 최고 인기 종목=축구와 야구 단연 주목할 만한 종목은 축구와 야구다. 한국 축구 사상 최초로 남녀 동반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남자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 축구 사상 첫 아시안게임 2연패에 도전한다. 손흥민, 황희찬, 이승우, 조현우 등 월드컵 영웅들이 참가해 이번 대회에서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다. 4년 전 인천에서 아쉬운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여자 대표팀은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한다. 조 1위 통과가 확실시되는 여자 대표팀은 아시아 최강 일본을 만날 것이 유력한 8월 28일 준결승전이 최대 고비다. 야구 역시 아시안게임 3연패 전선에 이상은 없다. 라이벌 일본이 사회인 야구 선수들을 중심으로 대표팀을 꾸리면서 대만 정도만 신경쓰면 금메달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8월 26일 조별리그 1차전 상대가 대만이다. 이 경기와 9월 1일 열리는 결승전만 체크하면 될 듯하다. 한국의 효자 종목=양궁, 볼링, 골프 단연 한국의 부동의 효자종목은 양궁이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에서는 양궁이 그동안 ‘의외로’ 재미를 많이 보지 못했던 종목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번 대회를 앞둔 대표팀의 각오는 남다르다. 목표는 당연히 전종목 석권이다. 못해도 금메달 5개는 딸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8월 21일부터 시작되는 양궁 일정, 맘 편히 지켜보시길. 한국 볼링은 4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7개나 합작해내는 엄청난 성과를 만들어내며 일약 한국의 메달밭으로 떠올랐다. 당시 금메달 7개를 합작한 박종우와 이나영은 이번 대회에도 출전한다. 종목수가 12개에서 6개로 줄어든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최대 난적인 대만만 조심하면 큰 문제는 없을 듯하다. 8월 22일부터 시작한다. 골프도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에 금빛 소식을 꾸준히 전해온 종목이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 4개를 모두 휩쓸었고,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 1개와 은메달 3개를 거머쥐었다. 박인비, 유소연 같은 세계 최정상급의 프로 선수들이 아닌 아마 선수들만 참가할 수 있지만, 이 선수들의 수준도 같은 레벨에서는 아시아 최상위권 수준이다. 숙명의 라이벌 일본을 넘으면 광저우의 영광을 다시 재현할 수 있다. 기록이 걸려 있다=태권도, 펜싱 태권도는 한국이 당당히 종주국임을 자랑하는 분야다. 10개가 걸려 있는 금메달 중 최소 6개를 노린다. 특히 ‘간판’ 이대훈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에서 모두 남자 63㎏급에 출전해 2연패를 이뤄낸 이대훈은 2016년 리우 올림픽 때부터 68㎏으로 체급을 올렸고, 이번 대회에도 같은 체급으로 나서 아시안게임 3연패에 도전한다. 아시아에서 중국과 함께 최강을 다투는 한국 펜싱은 이번 대회에서 7~8개의 금메달을 목표로 하는데 전망은 밝다. 가장 눈여겨봐야 할 선수는 여자 플뢰레의 간판 남현희다.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 아시안게임인 남현희는 금메달 1개만 추가하면 수영의 박태환을 제치고 한국 선수 하계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리스트(7개)에 이름을 올린다. “난 늘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자신감 또한 충만하다. 샛별의 등장을 꿈꾸며=사격, 수영 단체전이 없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 사격은 냉정하게 바라봤을 때 인천 아시안게임 때와 같은 ‘무더기 금메달’은 바라기 어렵다. 오랫동안 한국 사격을 이끌어왔던 진종오가 자신의 마지막 아시안게임이라는 것을 선언한 상황에서 이제는 다른 선수들이 등장해야 할 때다. 신예의 등장을 기대해보자. ‘마린보이’ 박태환이 한국 수영 역사에 남긴 족적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그래서 박태환이 참가하지 않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 수영에 쏠리는 관심이 적은 것도 어찌보면 당연하다. ‘여자 박태환’이라 불리는 안서현과 김서영 같은 기대주들의 역할이 크다. 이번 대회는 한국 수영의 현재 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첫 정식 종목 발탁, 스포츠클라이밍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정식 종목이 된 스포츠클라이밍. 한국도 금메달을 노린다. ‘암벽 여제’ 김자인이 있기 때문이다. 세계랭킹 1~2위를 다투는 마당에 아시아에서는 적수가 없다. 긴장만 하지 말자.
레이디경향(총 4 건 검색)
- '부활한' 추성훈, 다음 상대는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 '이 사람'?
- 2022. 06. 13 11:24 문화/생활
- ‘사랑이 아빠’ 추성훈, 아시아 최대 격투기 단체 ‘원챔피언십’에서 필리핀의 간판스타 에드워드 폴라양과 맞붙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부활한 ‘사랑이 아빠’, 추성훈(47)의 다음 상대는 2006 도하아시안게임 우슈 70㎏ 은메달리스트 에드워드 폴라양(38)이 될까? 원챔피언십 종합격투기 라이트급 챔피언을 지낸 필리핀의 간판스타 폴라양이 지난 5일 현지 일간지 ‘필리핀 스타’와 인터뷰에서 “(추성훈은 소극적인 파이팅이 아니라) 정면으로 대결하기에 정말 좋은 상대다. 추성훈은 직전 경기에서 큰 승리를 거뒀다. 더더욱 싸우고 싶어진다”고 말했다. 추성훈은 작년 4월 폴라양과 맞붙을 예정이었으나 훈련 도중 팔 근육이 파열돼 무산됐다. 이후 지난 3월 추성훈은 2000년대 후반 종합격투기 라이트급 세계 2위 출신 아오키 신야아와 맞붙었는데 1라운드 열세를 딛고 2라운드에서 아오키를 펀치로 TKO 시켜 ‘40대 후반에 접어든 노장의 불꽃 투혼’으로 화제를 모았다. 폴라양도 추성훈과 같은 날 원챔피언십 이벤트에 참가했다. 월드클래스 킥복서 존 웨인파(46)를 상대한 무에타이 공식 데뷔전에서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추성훈과 폴라양의 경기가 성사된다면 아시안게임 입상자 대결로도 관심을 끌 만하다. 추성훈은 2002 부산아시안게임 유도 81㎏ 금메달리스트다. 당시 폴라양도 한국을 찾아 우슈 65㎏ 동메달을 획득했다. 원챔피언십은 올해 네덜란드·몽골에서 첫 대회를 여는 등 2011년부터 23개국에서 204차례 이벤트를 개최했다. 한국에서는 IB SPORTS 및 쿠팡플레이로 방송된다.
-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 ‘미남 검객’ 허준
- 2014. 10. 28 16:56 화제
- 중계방송에서 처음 그의 이름을 들었을 때 「동의보감」의 ‘그분’이 떠오른 게 사실이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의 효자 종목, 펜싱 플뢰레 부문에서 세계 랭킹 1위 마지안페이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친 뒤 값진 은메달을 딴 허준. 마스크를 벗은 그는 아이돌 뺨치게 잘생기기까지 했다. 아시안게임의 꽃미남 스타 지난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가장 화제가 된 스포츠는 단언컨대 펜싱이다. 축구와 야구를 제외한 나머지 종목의 경기 중계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그 인기를 입증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종합 2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보인 한국 펜싱.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 8개를 포함해 총 17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명실상부한 효자 종목으로 자리매김했다. 그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남자 플뢰레 종목의 허준(27, 로러스펜싱클럽 소속) 선수. 서울체고와 대구대학교를 졸업하고 2013·2014 아시아선수권대회를 석권한 국가대표팀의 에이스로, 실력은 물론 빼어난 외모까지 겸비했다. 인천 아시안게임을 끝낸 뒤 해외 전지훈련을 앞두고 있는 그를 만났다. 우선 인천 아시안게임 은메달 획득을 축하해요. 박빙의 승부였는데 경기 도중 허벅지 부상을 당한 타격이 컸던 것 같아요. 살짝 아쉬운 마음도 있죠? 경기 끝나고 잠을 못 잤어요. 억울하고 분해서(웃음). 그렇지만 메달 색깔이 전부는 아니니까 나름의 성과에 만족합니다. 요즘 펜싱의 인기가 대단해요. 미남 검객 허준씨도 인기에 크게 기여하는 것 같습니다. 정말 감사하죠. 사실 펜싱이 축구나 야구처럼 인기 있는 종목이 아니거든요. 늘 텅 빈 경기장에서 시합하다가 이번 아시안게임 때 관중석이 꽉 찬 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점수를 낼 때마다 환호해주는 팬들 덕분에 힘이 많이 됐습니다. 미남이라는 칭찬은 그저 감사히 듣겠습니다(웃음). 인터뷰를 준비하며 펜싱 공부를 하느라 머리가 좀 아팠습니다. 유럽에서 시작한 스포츠, 어려운 용어 때문에 그동안 펜싱을 낯설게 느꼈던 분들이 많아요. 펜싱은 유럽 국가나 가문 간의 전투에서 사용되던 검술에서 시작된 스포츠예요. 쉽게 말해 영화 ‘삼총사’에 나오는 검투사들의 칼싸움을 떠올리면 됩니다. 종주국이 프랑스라 모든 경기 용어는 프랑스어예요. 그래서 어렵게 느껴지셨을 거예요(웃음).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김영호(현 로러스 감독) 선배님께서 아시아인 최초로 금메달을 따기 전까지 펜싱은 동양인에게 불모지나 다름없었습니다. 유럽 선수들의 텃세로 어려운 시절을 보내기도 했고요. 국내에서도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종합 2위라는 쾌거를 이뤄내기 전까지 비인기 종목으로 외면받아온 게 안타까운 현실이었습니다. 비인기 종목 선수로서 힘들었던 점은요?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때는 반짝 인기를 끌다가 화제가 되는 국제 경기가 없으면 관심이나 성원도 뚝 끊기죠. 보통 때는 경기장에도 일반 관중은 거의 없고 다들 펜싱 관계자들뿐이에요. 유럽에서는 중요한 시합이 있는 날이면 대통령도 경기 관람을 할 정도로 인기 있는 종목인데, 국내는 전혀 그렇지 않으니 가끔은 속상할 때도 있습니다. 허준씨가 속한 남자 플뢰레 부문의 특징은 뭔가요? 플뢰레는 주로 성(城)의 복도나 비좁은 공간에서 하던 칼싸움이에요. 팔과 다리, 머리를 제외한 가슴 부분만 칼끝으로 찔러 득점을 내는 종목입니다. 프랑스어로는 ‘꽃’이라는 뜻인데, 그래서 플뢰레 종목을 펜싱의 꽃이라고도 하죠. 어느 부위를 찌르고, 칼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플뢰레 외에도 상체를 베거나 찌르는 사브르,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신을 공격하는 에페 등으로 구분됩니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펜싱의 매력 펜싱은 지적인 스포츠다. 선수의 신체 조건보다 두뇌와 전략이 더욱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0.1초도 안 되는 순간의 판단이 승패를 좌우한다. 그래서 펜싱 선수는 상대방의 생각을 한 수 먼저 읽어내는 능력이 필요하다. 실제로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예일대, 프린스턴대 등 아이비리그 명문대 펜싱팀이 각종 세계 대회를 휩쓴다고 한다. 선수로서 펜싱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펜싱은 ‘바둑’과 비슷해요. 상대보다 한 수 더 생각해야 하죠. 공격이 들어왔을 때 상대방이 어떻게 피하고 반격할지 치밀하게 계산해서 칼을 찌릅니다. 그래서 펜싱 선수들이 대부분 머리가 좋은 편이에요. 물론 저를 포함해서(웃음). 짧은 시간에 상대방의 허점을 파악해야 하니 순발력도 필요해요. 본인이 가지고 있는 신체 조건이 불리해도 얼마든지 전략을 잘 세우면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입니다. 요즘은 일반인들도 펜싱을 많이 배우고 있어요. 건강에 도움이 많이 돼요. 펜싱 경기가 끝난 뒤 마스크를 벗는 선수들을 보면 땀에 흠뻑 젖어 있는데, 그것만 봐도 체력 소모가 얼마나 큰 스포츠인지 알 수 있을 거예요. 유산소운동은 물론 전신의 근력을 키우는 데도 펜싱만 한 운동이 없어요. 참, 여자분들 다이어트에도 강력 추천합니다. 다이어트 이야기에 솔깃해지는데요(웃음). 펜싱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저희 아버지께서는 그림을, 어머니께서는 음악을 전공하셨습니다. 두 분 모두 정적인 일을 하셨지만 저는 반대로 동적인 걸 좋아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운동에 소질이 있었고 지기 싫어하는 성격도 한몫해 웬만한 운동은 다 잘하는 편이었어요. 펜싱은 중학교 2학년 때 어머니의 권유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워낙 고가의 장비들을 사용하다 보니 경제적으로 부담이 컸을 텐데요. 사실 펜싱은 다른 스포츠에 비해 장비 교체 주기가 빠릅니다. 연습하다 보면 칼이 부러지는 경우도 많고 다른 보호 장비도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국가대표가 된 뒤에는 정부에서 지원을 받고 있지만, 그 전에는 경제적으로 부담이 컸습니다. 어머니께서 뒷바라지하느라 고생하셨어요. 어머니께서 든든한 지원군이었군요. 저는 대학교 때까지 운동부에서 합숙 생활을 했으니까 집에 무슨 일이 생겼는지, 부모님이 어떤 상황인지 잘 몰랐어요. 통화할 때면 늘 “별일 없다” 고 얘기하시곤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경제적으로 힘든 일도 많았더라고요. 제가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거죠. 지금 생각하면 죄송하고 또 감사할 따름이에요. 이제 효도하셔야죠(웃음). 그럼요, 이제 시작입니다!(웃음) 어머니께서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 땄을 때 저보다 더 기뻐하셨어요. 축하 전화도 많이 받고, 좋아하시는 모습 보니까 뿌듯해요. 올림픽 메달이 목표 허준 선수의 키는 168cm다. 작은 키를 극복하기 위해 그는 상대방보다 두 배, 세 배 더 뛰어다닌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발에 무리가 갔고 발바닥에 염증이 생겼다. 연습 때문에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자 만성이 됐다. 병원에 가니 ‘족저근막염’이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발바닥 근육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증상이 심할 때는 한 발 내딛는 것조차 고통스럽지만 시합을 앞두고는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오는지 아픈 것도 잊고 검을 휘두른다. 작은 키를 극복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다고 들었어요. 아마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 중 저만큼 신체적으로 불리한 사람은 없을 거예요(웃음). 펜싱은 키가 크면 유리한 스포츠입니다. 팔, 다리가 길면 검으로 상대를 공격하기 쉬우니까요. 대신 저는 큰 선수들보다 빠르고 민첩해요. 그 장점을 활용해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뛰어다닙니다. 남들보다 신체적으로 불리한데도 굳이 펜싱을 계속한 이유는 뭔가요? 우선 제가 가진 조건이 불리하다는 이유로 포기하고 싶지 않았어요. ‘노력할 수 있을 때까지 해보자’라는 마음이었습니다. 불리함을 불평하지 않고 극복해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경기 도중 상대방 과녁을 찔렀을 때 느껴지는 ‘손맛’을 잊을 수 없었습니다(웃음). 펜싱 기술을 하나씩 배워가는 성취감도 컸고요.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종목이라 ‘멘탈’ 관리도 중요하죠? 정신력은 타고난 것 같아요. 냉정하고 흥분을 잘 안 하는 성격이거든요. 가끔 다혈질인 선수들을 보면 감정 조절을 못해 아쉬운 결과를 내기도 하는데, 저는 그렇진 않아요. 한두 점 차이로 지고 있을 때도 크게 불안해하지 않고 차분하게 제 페이스를 유지하는 편이에요.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은 적은 없었나요? 대학교 2학년 때 훈련하다 도망간 적 있었어요(웃음). 당시 감독님께서 ‘호랑이 감독’으로 유명하셨는데, 스파르타식 훈련을 못 견딘 거죠. 운동도 힘든데 당시엔 경제적으로도 어려웠어요. 펜싱 그만두고 돈이나 벌자는 철없는 마음에 술집에서 서빙도 하고, 공사장에서 벽돌도 날랐습니다. 그때 서너 달 정도 방황했던 기억이 나네요. 선배들이 붙잡으러 와서 못 이기는 척하고 다시 훈련장으로 갔어요. 사회의 쓴맛을 알고 나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기더라고요(웃음). 그때부터 주말도 없이 운동하는 연습 벌레가 됐죠. 스물일곱 남자 허준 선수의 일상은 어때요? 1년 중 대부분의 시간을 태릉선수촌에서 보내요. 국가대표 선수들은 사생활이 거의 없다고 보시면 돼요. 가끔 휴가를 받으면 동네 친구들과 여느 20대처럼 술도 한 잔 하면서 재미있게 놀아요. 휴식 시간이 부족하니까 한 번 놀 때 최선을 다해 열심히 놀아야 하거든요. 하하!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고 싶어요. 꼭 금색이 아니라도 괜찮아요. 은색이든 동색이든 상관없어요. 모든 운동선수가 그렇듯 세계에서 가장 큰 올림픽 무대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싶습니다. 인터뷰 말미, 본인 스스로 보기에도 잘생겼냐는 짓궂은 질문을 던졌다. “늘, 항상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라는 재기발랄한 답변이 돌아왔다. 평소에는 이렇듯 밝고 장난기 넘치지만 펜싱 검을 든 그는 진지하고 노련하다. 역시 타고난 검객이다. 만나서 반가웠소, 미남 검객. <■글 / 서미정 기자 ■사진 / 김성구 ■의상 협찬 / TNGT 문정점(070-4010-8706) ■장소 협찬 / 로러스 펜싱 클럽(070-8882-0503) ■헤어&메이크업 / W 퓨리피(02-549-6282) ■스타일리스트 / 김영아>
- 도하 아시안게임 한국 첫 금메달 안긴 유도스타 장성호
- 2007. 01. 16 화제
- 지난 12월 15일 폐막한 도하 아시안게임은 많은 스타를 탄생시켰다. 경기 종료 11초 전 허리 후리기로 일본의 이시이 사토시를 꺾고 만년 2인자 징크스를 당당하게 깬 장성호 선수(수원 시청)의 우승은 대한민국의 첫 금메달이자, 아내에게 바치는 결혼 1주년 선물이었다. 지난 12월 3일 새벽(한국 시간) 들려온 장성호(29)의 금메달 소식에 아시안게임이 시작되었음을 실감했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은 한 장의 사진.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어느 한곳을 뚫어져라 응시하며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한 여인의 모습에서 장성호 선수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아내 김성윤씨(28)의 미모 때문에 ‘얼짱 부부’로 소문난 금메달리스트 장성호의 신혼냄새 폴폴 나는 경기도 용인시 자택을 찾았다. 금메달 소식에 그동안의 고생이 눈 녹듯 사라져 부부는 시상식 다음날에야 기사를 봤다고 했다. 김성윤씨는 울어서 얼굴이 잔뜩 부은 사진이 기사화된 것이 영 마음에 들지않는 눈치였다. “지난 1년 동안 오빠가 너무너무 고생했거든요.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갑자기 감정이 북받쳐올라서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어요.” 2005년 12월 17일, 결혼식을 올린 뒤 3개월이 채 안돼 장성호는 선수촌 생활을 시작했다. 서울 친정에서도 제법 떨어진 용인 집은 아내에게는 그야말로 창살 없는 감옥이나 다름없었다. 해질 무렵이면 다정하게 집으로 들어가는 다른 부부들의 모습을 보면서 혼자 눈시울을 붉힌 날도 많았다. 투정을 부리고 싶은 적도 있지만,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야하는 남편의 하루를 망칠까봐 속으로 삭이기만 했다. 그러던 중 아시안게임 2차 선발전을 열흘 앞두고 일이 터졌다. 훈련 중 장성호의 허벅지 근육이 파열되는 부상을 입은 것이다. 걷기조차 힘든 상황. 감독은 경기를 포기하라고 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무너지면 은퇴하리라고 독한 맘을 먹은 장성호는 경기 당일 마취제를 맞고 매트에 올랐고 1위로 당당히 출전 자격을 따냈다. 그날도 김성윤씨는 화장실에서 숨죽여 울었다. 아픈 남편을 챙겨주지 못한 것이 못내 속상해서였다. “아시안게임 대표로 선발된 뒤 아내에게 결혼 1주년 선물로 금메달을 주겠다고 약속했어요. 그동안 고생한 아내에게 해줄 수 있는 선물은 그뿐이겠더라고요.” 시합 전날 카타르에 도착한 아내의 얼굴을 보고 투지를 불사른 덕분에 장성호는 역대 전적 3전 3패를 기록한 숙적 이시이를 누르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남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혼자서 14시간을 날아가 경기를 지켜본 김성윤씨는 온 신경을 집중해 기도하느라 사진을 찍어달라는 남편의 부탁은 까맣게 잊었다며 안타까워했다. 금메달을 딴 다음날에야 두 사람은 동료 선수의 금메달을 빌려서 유도경기장에서 아쉬운 대로 기념촬영을 했다. 지금이야 유도 전문가가 다 됐지만, 김성윤씨는 올림픽을 제대로 본적이 없을만큼 스포츠에 문외한이었다. 아테네 올림픽이 끝난 2004년 10월 친구로부터 장성호를 소개받았을 때도 ‘타이즈를 입고 운동하는 사람이 뭐 저렇게 키가 큰가’하고 의아해했단다. 유도, 레슬링, 태권도의 차이를 잘 모를 정도니 장성호가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지, 잘생긴 외모로 여성팬들을 몰고다니는 스타인지 알 턱이 없었다. 결혼한 지 1년이 지났지만 하루 서너 시간 전화 통화는 끄떡없을 만큼 대화가 끊이질 않는다는 장성호·김성윤 부부. “연애가 힘든 건 자신은 변하지 않으면서 상대방이 바뀌기를 원하기 때문일 텐데, 이 사람은 저에게 100% 자신을 맞추겠다고 했어요. 말로만 그러려니 했는데 정말 하나하나 지켜나가더군요. 오빠만 나에게 맞춰가는 것이 힘들지 않느냐 물었더니 사랑하는 사람에게 어울리도록 자신이 바뀌는 것을 보는 것이 너무 재밌고 행복하대요. 그 얘기에 또 감동을 받았죠.” 교제 경험도 거의 없는데다가 워낙 수줍음이 많은 장성호는 술 기운을 빌어 “난 너 마음에 든다. 우리 사귀자”라고 고백을 했다. 이후 술을 싫어하는 김성윤씨를 위해 술자리를 멀리하기 시작했다. 한동안 등한시하던 교회도 꼬박꼬박 함께 나갔다. 김성윤씨와의 교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성팬들도 여럿 떨어져 나갔다. 그래도 마냥 좋았다. 근사한 이벤트보다 아내를 감동시킨 진심 어린 프러포즈 “아내의 첫인상은 솔직히 굉장히 도도해 보였어요. 물론 예쁘기도 했지만(웃음). 마냥 어린애처럼 천진하고 여려 보이지만, 저를 생각하는 마음만큼은 끔찍할 정도로 각별해요. 저를 좋은 방향으로 바뀌도록 이끌어주고, 먹는 것 하나까지 세심하게 챙겨주는 게 눈물날 정도였어요. 고마운 거 말하자면 한도 끝도 없죠.” 2005년 10월 17일, 장성호는 프러포즈를 했다. 더 근사하게 준비하고 싶었지만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선수촌 생활을 할 때라 대학로의 한 소극장을 빌리고, 풍선 장식을 꾸미고, 영상편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간단한(?) 이벤트를 선보였다. “제가 원래 꿈꾸던 프러포즈는 정말 간단한 거예요.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반지 주면서 ‘나랑 결혼해줄래?’라고 말하는 그거였는데…. 전 원래 이벤트를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돈이 아깝잖아요(웃음).” 그 말에 장성호가 서운한 듯 “그래도 그날 울지 않았느냐”고 하자, 김씨는 “평생 나만 바라본다고 한 말이 감동적이라 그랬지”라고 답했다. 김성윤씨의 부모는 장성호를 처음 만나던 날 흔쾌히 결혼을 승낙했다. 누가 봐도 좋은 인상 덕분이라고 김씨는 귀띔했다. 김씨는 주일·주미 대사를 지낸 김동조 전 외무부 장관의 장남 김대녕 해오 실업 사장의 맏딸이다. 그녀의 셋째 고모 김영자씨는 LG 가문의 허광수 삼양인터네셔널 회장과, 넷째 고모 김영명씨는 정몽준 회장과 혼인해 재벌가 혼맥 관련 기사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집안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첫째 고모 김영애씨는 모건스탠리사의 부사장이며 둘째 고모 김영숙씨의 딸 손정희씨는 홍정욱 헤럴드미디어 사장과, 셋째 고모의 딸 허유정씨는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의 장남 방준오씨와 각각 결혼했다. “집안 어른 중 한 분께서 ‘올림픽에 나가서 은메달을 딸 사람이면 무엇을 하든지 잘할 것’이라며 결혼시켜도 걱정없을 거라 말씀하셔서 모두들 축복해주셨어요.” 경기 종료 11초 전 허리 후리기로 일본의 이시이 사토시를 꺾고 한판승을 거둔 장성호의 값진 금메달. 결혼에 대한 부담감은 오히려 김성윤씨에게 있었다. 보통 주부들이 밥 차리기 귀찮을 때면 대충 냉장고에 있는 반찬을 꺼내 먹거나, 전화 한 통으로 배달 음식을 시켜먹지만 남편이 몸을 쓰는 운동선수다 보니 밥 한끼 대충 때우기가 어렵다고. 이번 아시안게임에 응원 갈 때도 홍삼과 쌀을 가져가 홍삼물을 달이고 죽을 끓였다니 그 정성을 짐작할 만하다. “저는 양식은 양식당에 가야지만 먹을 수 있는 줄 알았어요(웃음). 근데 그걸 집에서 다 해줘요. 연애 초기에 케이크와 쿠키를 만들어 오길래 ‘예사 솜씨는 아니구나’ 했는데 결혼하고 보니 아주 못하는 요리가 없어요. 거의 요리사 수준이에요. 제가 요리 이름을 다 몰라서 말씀을 못 드린다니까요.” 음식 잘 나오기로 소문난 선수촌에서도 갈비찜과 불고기가 나오면 손도 대지 않던 장성호가 아내표 요리는 뭐든지 잘 먹는다. 김씨의 요리 비결은 몸에 좋은 한약재를 백분 활용하는 것. 황기와 인삼 끓인 물을 음식 만들 때 육수처럼 활용하면 잡내도 없어지고 보양의 효과도 낼 수 있단다. “연애 시절에 종로 커피숍에서 아내를 만났는데, 그날이 복날이라며 삼계탕을 싸왔더라고요. 집에서 만든 거라며 보온병에서 꺼내 주는데 땀을 뻘뻘 흘리며 잘 먹었죠(웃음). 커피숍에서 식사를 하려니 민망하긴 했지만 어떻게 마다하겠어요? 남자친구를 위해 정성껏 준비해왔는데.” 멍석을 깔아 놓으니 서로에 대한 감사의 말들이 술술 터져 나온다. 내친김에 김성윤씨에게 언제 결혼을 잘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듣고 있던 장성호가 12월 3일이 아니겠느냐고 선수를 쳤다. “아, 금메달 땄을 때? 그거 말고 평소에도 많아.”남편은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아내는 현모양처를 결혼 전 김성윤씨의 친구들은 “성호 오빠같은 사람이라면 정말 결혼할 만하다”며 힘을 실어줬다. 결혼 이후 그의 애정은 더욱 깊어졌다. 다른 친구들은 자랑처럼 말하는 음식물 쓰레기 대신 버려주기는 남편의 선행 리스트에도 못 오를 정도다. 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아내의 팔을 이끌고 처가를 찾고, 인천에서 토플 시험 치르는 처제를 위해 모처럼의 주말 휴가를 반납하고 운전기사로 나서기도 했다. “어려서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큰 시합에 나가서 좋은 성적을 거둘 때면 나도 아버지가 계셔서 칭찬받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자랐거든요. 결혼하고 장인어른께서 ‘너는 앞으로 내 아들이다’라고 하셨는데 가슴이 찡했어요. 그동안 아버지가 계시지 않아서 못했던 걸 장인어른께 다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에요. 이번에 금메달 소식에도 얼마나 기뻐하셨는데요.” 2006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계기로 장성호는 은퇴 계획을 과감하게 접었다. 유도 대표선수의 최고령이 20대 후반임을 감안하면 서른 살이 되는 그는 그야말로 노장이지만, 운동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목표에 한번 더 도전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유도 대표 팀원 중 유일한 유부남인 그는 부인을 잘 만난 덕분이라며 넉넉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런데 김성윤씨는 또 한번 ‘생이별’을 준비해야할텐데. “그게 처음에는 굉장히 힘들었는데 결과가 좋으니까 그동안의 아쉬움이 눈 녹듯이 사라지더라고요. 고생은 되겠지만 남편이 원하는 일이니까 좋은 결과만 있길 바라야죠.” 아동심리학 석사를 마친 김성윤씨는 아시안게임 준비로 인해 올 3월부터 밟으려던 박사과정을 미뤄둔 상태다. 원래 아시안게임 시기에 맞추려했던 2세 계획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무렵으로 조정했다. 모든 삶의 스케줄이 남편 위주로 흘러가는 것에 대한 섭섭함은 없을까 우려했더니, 그녀가 눈을 반짝이며 한 일화를 들려주었다. 어느 날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부부가 주유소에 갔는데, 주유소 사장이 아내 힐러리가 젊은 시절 사귀었던 남자였다. 주유소를 빠져나오며 빌 클린턴이 우쭐한 마음에 “당신이 저 남자랑 결혼했으면 지금쯤 주유소 사장이 되어 있을텐데, 나와 결혼했으니 영부인이 된 줄 알라”고 했다. 그러자 힐러리가 답했다. “그랬더라면 저 사람이 지금 미국의 대통령이 되어 있겠죠.” “힐러리의 말에 공감해요. 아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남편의 앞날을 좌우한다고 믿거든요. 제 꿈은 원래 현모양처였어요. 남편에게 최고의 아내가 되도록 노력하면서 살고 싶어요. 오빠도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열심히 해서 자신의 꿈을 향해 한발 한발 나아갔으면 좋겠고요. 오빠는?” “성윤이가 너무 잘해주니까 잘되겠지(웃음). 올림픽 금메달을 따면 세상에 부러울 게 없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저를 위해 애써주는 가족이 있으니 꼭 원하는 결과를 얻고 싶어요.” 한 이동통신사의 커플 무제한 요금제가 없었더라면 한 달에 1백만원 이상을 통신 요금으로 고스란히 바쳐야할 만큼, 나눌 이야기가 많다는 장성호·김성윤 부부. 카타르에서 귀국한 지 일주일이 다 되었지만 아직도 감사의 인사를 드릴 분들이 많아서 결혼 1주년 여행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는 부부는 인터뷰로 둘만의 시간을 빼앗은 것이 미안할 만큼 애틋하기 그지없었다. 심지어 감기까지 사이좋게 나눌 정도로. ■ 글 / 장회정 기자 ■ 사진 / 박형주·경향신문 포토뱅크
- 도하 아시안게임 MVP에 빛나는 ‘아시아의 별’ 박태환
- 2007. 01. 16 화제
- ‘국민 남동생’이 탄생했다. 여고생 배우 문근영이 ‘국민 여동생’으로 전국을 흔들었다면 이제는 수영 스타 박태환이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다. 24년 만에 한국 수영에 3관왕의 영예를 안겨다 준 박태환의 인기는 한마디로 하늘을 찌른다. 인터넷 포털사이트는 물론 TV에서도 연일 박태환의 이름 석 자가 오르내리고 있다. 이쯤 되면 가히 신드롬이라 할 만하다. 올해 17살의 소년 영웅 박태환과 그에 열광하는 사람들을 집중 취재했다. 박태환 신화는‘즐기는 수영’의 승리 ‘Enjoy your game!’ 어느 광고에 나온 문구다.‘경기나 어떤 상황에 대해 부담을 느끼지 말고 그 자체를 즐겨라’는 뜻을 담고 있다. 아시안 게임 수영 3관왕에 빛나는 박태환(17·경기고)에게 딱 어울리는 말이다. 박태환은 수영 남자 자유형 200·4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한데 이어 지난 8일 벌어진 남자 자유형 1,500m에서도 14분 55초 03으로 우승하며 대회 3관왕을 달성해냈다. 100m와 계영 종목에 출전, 은메달 1개와 동메달 3개를 추가해 대회 최다 메달리스트(7개)로 이름을 날린 박태환은 자유형 1500m에서는 아시아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마의 15분벽을 돌파하며 아시아 신기록(14분 55초 03)도 세웠다. 이제 불과 17세에 불과한 고교생이 이룩해낸 쾌거라 하기엔 과히 놀라운 성적이다. 박태환 선수가 수영을 시작한 것은 4세 때. 천식 때문에 고생하던 박태환은 아버지 손에 이끌려 수영에 입문했다. 수영을 배우면서 꼬마 박태환은 이내 두각을 나타내 보였고 2004 아테네 올림픽 때 한국 선수 중 최연소로 국가대표에 발탁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박태환이 1982년 뉴델리대회 3관왕을 차지한 최윤희 이후 24년 만에 수영 3관왕을 차지한 배경엔 ‘멘탈게임의 승리’가 숨어 있었다. 박태환은 3관왕을 차지한 뒤 “이번 아시안 게임에서 즐긴다는 자세로 경기에 임했다”며 “그 덕분에 좋은 기록과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0.01초를 다투는 승부의 세계에서 경기를 즐기는 여유는 쓰라린 실패를 통해 얻었다.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자. 그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극도의 긴장감을 이기지 못해 부정출발 2회로 실격을 당했다. 이후 집중적으로 받은 게 멘탈 강화훈련. 심리전문가로부터 “잡념을 떨치고 라인만 보고 가라”는 조언을 따르자 기록이 좋아졌다. 즐기면 빨라지고 빨라지면 더 즐길 수 있게 되는 효과가 생긴다. 그는 내년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이번처럼 즐길 생각이다. 박태환은 “내년 세계선수권에서는 200m와 400m 중 한 종목을 선택하고, 1,500m까지 총 2경기에 출전할 계획”이라며 “아시안 게임처럼 즐기면서 경기하면 지금처럼 만족할 수 있는 기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박태환의 최종 목표는 한국 최초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 세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건 직후 도하 현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박태환은 “수영에 대한 지원을 부탁한다”는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아시아 스타에서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하기 위한 과정에 있는 박태환. 지금처럼 수영을 즐길 수만 있다면 그의 신기록 행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딴 박태환은 수영연맹으로부터 총 4천4백50만원의 포상금을 받게 됐다. 금메달 1개에 1천만원, 은메달은 2백만원, 동메달은 1백만원을 받게 돼 있고 아시아 신기록 5백만원과 한국 신기록 1백만원을 받는 연맹 규정에 따라서다. 매달 연금 45만원과 병역혜택의 행운까지도 덤으로 얻게 된 박태환 선수. 수영연맹은 메달과 기록 외에도 박태환에게 별도의 격려금을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얼짱, 몸짱, 실력짱! 아시안 게임이 낳은 최고 스타 이제 고등학교 2학년. 박태환은 아직 소년티를 못 벗은 풋풋한 학생이다. 어린 나이에 국제대회에서 3관왕에 오른 것만으로도 대견한데 수준급 외모까지 갖췄으니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온 국민이 반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마음 씀씀이까지도 기특하기 그지없다. 그는 3관왕을 달성한 뒤 “이 모든 메달을 불의의 낙마사고로 고인이 된 김성칠 선수에게 바친다”며 어른스런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꽃미남’으로 불릴 만큼 곱상한 얼굴에 181㎝ 76㎏의 늘씬한 몸매는 많은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특히 200m 자유형에서 우승한 뒤 금메달을 깨물며 수줍은 미소를 날린 모습이 전파를 타면서 여성 팬들의 반응이 폭발했다. 10대 후반에서 30대에 이르는 여성 팬들 사이에 그의 인기는 웬만한 꽃미남 스타를 능가하고 있다. 박태환의 인기는 인터넷에서 바로 드러난다. 박태환은 이번 아시안 게임 대회 기간 내내 각종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어 순위를 휩쓸었다. 박태환의 미니홈피는 넘쳐나는 방문자들로 마비될 지경이다. 3관왕을 달성한 뒤 8일 하루에만 2만3천여 명이 다녀갔다. 치솟는 그의 인기는 ‘짝퉁 박태환’까지 만들어냈다. 일부 네티즌들이 자신의 미니홈피 방문 횟수를 늘리기 위해 ‘가짜 박태환 홈피’를 만들어 클릭을 유혹하는 애교 어린 ‘사기’까지 수없이 등장하고 있다. 미니홈피에 자신과의 힘든 싸움을 펼치며 토해낸 글들은 팬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한 네티즌은 “어린 나이에 많은 부와 명예를 얻는 것을 보고 부러워했는데 막상 다이어리를 보니 온통 힘들다는 말뿐”이라며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면서 흘렸을 땀방울을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토로했다. 팬들의 관심이 늘어나면서 언론사도 박태환 관련 보도에 열을 올리고 있다. 4일 200m 자유형에서 첫 금메달을 땄을 때만 해도 생중계를 하지 않았던 방송사들이 생중계는 물론 스튜디오로 초청해 특별 인터뷰까지 마련하며 박태환의 얼굴을 카메라에 담아내고자 취재경쟁을 벌인 것. 이에 박태환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귀국한 뒤 지나친 방송 출연 섭외를 경계한 것이다. 어린 나이에 지나친 관심은 자칫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염려에서다. 일부 팬들은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오심파동 이후 인기가 급상승한 뒤 조기 은퇴하고 방송에 진출한 빙상스타 김동성을 예로 들며 “박태환은 아직 갈길이 멀다. 운동에 전념하게 내버려두자”며 애정 어린 충고를 하고 있다. 3관왕은 물론 아시아 기록 2개를 작성하며 모두 7개 메달을 국민들에게 선사한 박태환. 8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대로 몸무게 6㎏이 빠질 만큼 이번 대회에 모든 열정을 쏟아 부었다. 피나는 노력으로 금빛감동을 선사한 ‘어린 영웅’의 인기는 앞으로도 한동안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글 / 최용석·김은진 기자(스포츠 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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