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10,236 건 검색)
- “대출규제에 탄핵정국까지”···수도권 아파트값 8개월만 하락전환
- 2024. 12. 26 14:15경제
- ...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수도권 아파트 값이 지난 4월 이후 8개월 만에 하락전환했다. 하락세를 이어가던 인천은 낙폭이 커졌고, 지난 5월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던 경기도도...
- 상도 14·15구역 아파트 4405가구 재개발…장안평에 36층 오피스텔
- 2024. 12. 25 14:03지역
- ..., 총 1191가구 들어서게 된다. 2022년 12월 신통기획 2차 후보지가 된 상도15구역에는 최고 35층 아파트가 33개동, 총 3204가구가 들어서게 된다. 인근에 있는 두 구역은 연계 개발된다. 상도14구역에는...
- 아파트 세입자, 월세가 전세보다 유리하다
- 2024. 12. 24 20:47경제
- ... 평균은 50만2000원인데 전세 주거비는 53만원으로 전세가 월세보다 더 비쌌다. 국토연구원은 “아파트는 전세보증금이 다른 주택 유형에 비해 높기 때문에 전세자금대출 이자비용과 보증수수료가 커서...
- 전세월세아파트부동산 시장은 지금
- 아파트 사는 임차인, 전세가 월세보다 손해다?
- 2024. 12. 24 15:34경제
- ... 있었으며, 단독주택은 월세에서 전세로 옮기면 20만4000원까지 주거비를 절약할 수 있었다. 반면 아파트는 월세에서 전세로 옮길 경우 오히려 평균 2만8000원 손해인 것으로 나타났다. 월세 평균은...
- 전세월세아파트부동산 시장은 지금
스포츠경향(총 1,010 건 검색)
- [스경X현장] “로제 이어 주목받길” 김다현, 재건축 ‘아파트’로 글로벌 도약
- 2024. 12. 18 16:31 연예
- 가수 김다현이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롯데시네마 영등포점에서 열린 ‘아파트’ 리메이크곡 발표 쇼케이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트로트 신동’에서 성숙함으로, 가수 김다현이 새로운 매력을 예고했다. 김다현의 신곡 ‘아파트’ 발매 쇼케이스가 18일 서울 영등포구 롯데시네마에서 진행됐다. 이날 오후 6시에 김다현의 ‘아파트’는 원곡인 윤수일의 ‘아파트’를 Z세대 감성으로 재해석한 곡이다. 원곡 가사를 바탕으로 EDM 사운드와 일렉트릭 기타 사운드로 새로운 노래를 탄생시켰다. 한국어 버전과 영어 버전으로 발매되며, 이후 일본어와 중국어 버전으로도 공개될 예정이다. 다국어로 발매되는 만큼, 김다현은 이날 글로벌 진출에 욕심을 전했다. 쇼케이스장에는 수십 명의 팬클럽 회원이 자리해 박수와 함성으로 응원했다. 가수 김다현이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롯데시네마 영등포점에서 열린 ‘아파트’ 리메이크곡 발표 쇼케이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다현은 “재건축한 새 ‘아파트’를 들려드릴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 새 아파트 집들이에 함께 해준 팬들도 감사하다. 오늘은 무거운 분위기보다 재밌고 밝고 즐거운 시간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뮤직비디오를 통해 공개된 김다현의 ‘아파트’는 원곡을 전혀 떠올릴 수 없는, 김다현의 말대로 리모델링이 아닌 재건축한, 완전히 새로운 노래의 탄생을 알렸다. 원곡 멜로디 대신 EDM 장르의 빠른 비트를 바탕으로 한 새 멜로디에, 랩 피처링까지 곁들어졌다. 현장에서 무대 또한 공개, 김다현은 복고풍 안무를 소화해내며 신나는 무대를 꾸몄다. 가수 김다현이 18일 서울 영등포구 롯데시네마에서 진행된 신곡 ‘아파트’ 발매 쇼케이스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그레인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다현은 “처음에 ‘아파트’ 곡을 리메이크해 보면 어떠냐고 연락을 받고 회사와 상의를 했는데, 지금 로제의 ‘아파트’도 사랑받고 있어 타이밍이 좋을 것 같았다고 생각했다. 윤수일 선배님과는 연락해보지는 못해 조언을 못 받아 봤지만, 워낙 유명한 곡이라 저도 좋아했고, 요즘 스타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고 리메이크 이유를 전했다. 이어 “제가 ‘도전의 아이콘’이라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중점을 뒀다. 180도 바뀐 모습을 새롭게 보여드리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옛날 노래를 요즘 스타일로 바꿔서 새롭게 듣는 분들께 다가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성숙한 매력 또한 이번 ‘아파트’를 통해 보여줄 새로운 모습이다. 가수 김다현이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롯데시네마 영등포점에서 열린 ‘아파트’ 리메이크곡 발표 쇼케이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다현은 “지난 활동보다 성숙해진 모습을 담았다. 아직 어리지만, 한살 한살 나이를 먹고 있고 좀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에서 트로트 가수로 활동을 계속하고 있지만, 일본을 시작으로 세계적으로 많이 사랑받는 가수가 될 수 있게 다양한 도전을 하고 있다. 다 잘되고 성공할 순 없겠지만, 실패하면서 겪는 것도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아파트’는 영어 버전도 준비했기 때문에, 로제의 ‘아파트’ 이어서 주목받길 바란다. 새로운 변화가 되지 않을까”라고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다현은 “어떤 반응이 올지 예상은 잘 안 된다. 그렇지만 신곡으로 ‘역시 도전의 아이콘이다’, ‘팔색조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싶다. 평소에도 노래할 때 다양한 스타일에 도전하고 있어서 그런 부분을 알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 스경X현장
- 로제 ‘아파트’ 신화 계속···‘빌보드200’ 3위 등극
- 2024. 12. 17 09:11 연예
- 가수 로제. 더블랙레이블 제공 가수 로제가 K팝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지난 16일(현지 시간) 미국 음악 전문 매체 빌보드의 발표에 따르면 로제의 정규 1집 ‘rosie’가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 3위로 진입했다. 이는 K팝 여성 아티스트 최고 기록으로, 로제는 히트곡 ‘APT.’의 음원 차트 기록에 이어 정규 앨범 ‘rosie’로 음반 차트까지 제패했다. 특히 로제는 이번 신보를 통해 빌보드 양대 메인 차트인 ‘빌보드 HOT 100’(핫 백)과 ‘빌보드 200’에 모두 한 자릿수로 진입한 최초이자 유일한 K팝 여성 아티스트라는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6일 발매된 로제의 첫 번째 정규 앨범 ‘rosie’는 지난 10월과 11월 순차적으로 공개된 선공개 싱글 ‘APT.’와 ‘number one girl’을 포함해 총 12곡으로 구성됐다. 로제는 이번 앨범 전곡 작사·작곡에 참여해 솔직하면서도 내밀한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또한, 신곡 ‘toxic till the end’ 뮤직 비디오 역시 발매일 당시 공개됐다. 로제는 직접 뮤직 비디오에 출연해 배우 겸 모델 에반 모크(Evan Mock)와의 로맨스 연기를 펼쳐 K팝 팬들을 열광케 했다. 로제의 물오른 비주얼과 아름다운 영상미 뿐만 아니라, 해로운 관계를 유지하면서 겪은 감정 소모를 표현한 ‘toxic till the end’의 가사를 반영한 뮤직 비디오의 스토리가 화제를 모았다. ‘rosie’는 발매 이후 국내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 리스너들의 사랑을 받았다. 신곡 ‘toxic till the end’가 국내 음원 차트 최상위권에 등극하며 ‘APT.’ 신드롬을 이어간 것은 물론, 앨범 발매 당일 중국 최대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QQ뮤직’에서 데일리 앨범 차트 1위에 등극하며 중화권 팬들의 뜨거운 인기를 입증한 것. 뿐만 아니라 ‘rosie’는 발매 이후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 8억 스트리밍을 돌파, K팝 여성 아티스트 최단 기록을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 하늘 찌르는 ‘아파트’ 인기
- 2024. 12. 13 08:46 연예
- 스페이스오디티 ‘케이팝레이더’ 또 1위 “갈수록 더 높은 상승세” 뮤직비디오 5717만뷰 그룹 블랙핑크 멤버 겸 솔로 가수 로제(ROSE)가 ‘케이팝레이더(K-POP RADAR)’의 위클리 팬덤 차트에서 또다시 1위를 차지했다. ‘케이팝레이더’는 한 주간 아티스트의 성장세를 알아볼 수 있는 증감률 기반 차트인 케이팝레이더 위클리 팬덤 차트를 13일 발표했다. 이번 주 차트에서 로제는 ‘아파트(APT.)’로 다시 한번 정상에 올랐다. 로제의 ‘아파트’ 뮤직비디오는 케이팝레이더 12월 2주차 집계 기간(2024년 12월 5일~12월 11일) 동안 무려 5,717만뷰를 기록했다. 발매 2개월이 되어가는 시점에 여전히 5천만 이상의 새로운 조회 수를 추가하며, 여전히 식지 않는 인기를 과시했다. 케이팝레이더에 따르면, 로제의 스포티파이 팔로워 수는 케이팝 평균 증가량인 2,400명을 크게 웃도는 35만 2,000명을 기록, 강력한 솔로 파워를 입증했다. 또한, 같은 기간 동안 로제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34만 2,000명이 증가해 압도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케이팝 아티스트들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평균 증가량인 3,800명과 비교할 때, 로제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에 대해 케이팝레이더 측은 “발매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더 높은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며 “전세계적 인기가 여전히 매우 뜨겁다”고 전했다. 이번 주 케이팝레이더에서 발표된 위클리 팬덤 차트의 TOP10에는 걸그룹 트레저(TREASURE)의 ‘라스트 나이트(LAST NIGHT)’가 2위, 걸그룹 트와이스(TWICE)의 ‘스트래티지(Strategy (feat. Megan Thee Stallion))’가 3위에 올랐다. 이어 그룹 크래비티(CRAVITY)의 ‘나우 오어 네버(Now or Never)’가 4위, BTS 멤버 뷔가 빙 크로스비(Bing Crosby)와 함께한 ‘화이트 크리스마스(White Christmas)’가 9위를 차지했다. 케이팝레이더 위클리 팬덤 차트는 음악 스타트업 스페이스오디티의 팬덤 데이터 서비스 케이팝레이더(www.kpop-radar.com)에서 제작하는 차트다. 케이팝레이더 위클리 팬덤 차트는 90% 이상이 해외에서 소비되는 케이팝의 현재 상황에 맞춰 글로벌 메이저 플랫폼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유일한 케이팝 전용 차트다. 유튜브 뮤직비디오 조회수와 발매일은 물론이고, 트위터 및 인스타그램 팔로워 증가량, 스포티파이 팔로워 증가량 등과 같은 주요 글로벌 메이저 플랫폼들에서 일어나는 팬덤의 증감 및 증감률 수치를 반영해 공정하고 투명한 차트로 인정받고 있다. 한편 케이팝레이더는 케이팝 팬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팬플랫폼 ‘케이팝 팬을 위한 스케줄 알리미, 블립’을 선보인 음악 스타트업 스페이스오디티에서 음악 업계를 위하여 전체 케이팝 아티스트들의 팬덤의 규모와 변화량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무료로 오픈한 서비스다. 현재 국내 약 800개 팀의 실시간 뮤직비디오 조회수, 유튜브 구독자, 트위터, 인스타그램 팔로워 등의 변화량을 웹사이트 형태로 제공하고 있으며 매년 ‘케이팝 세계지도’를 공개해 오며 화제를 만들고 있다. 지난 해 11월에는 케이팝 전문 컨퍼런스 ‘2023 K-POP RADAR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NEW CHAPTER’라는 메인 테마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팬들과 업계 관계자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 [인터뷰②] 곽범 “‘재건축 아파트’ 엄지윤, 볼뽀뽀 대신 침 뱉어”
- 2024. 12. 11 17:32 연예
- ‘로젬 & 브루지 마 - 재건축 아파트’ 중 엄지윤이 곽범에게 볼뽀뽀 대신 침을 뱉는 장면. 유튜브 ‘빵송국’ 채널 코미디언 곽범이 ‘아파트’ 패러디 영상과 관련 비하인드를 전했다. 지난 10월 29일 유튜브 빵송국 채널을 통해 공개한 ‘로젬 & 브루지 마 - 재건축 아파트(낫 오피셜 뮤직비디오)(ROZÉM & Bruzi Mar - jaegunchuk APT. (not Official Music Video))’를 공개했다. 현재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그룹 블랙핑크 멤버 로제의 ‘아파트’ 뮤직비디오를 패러디한 영상으로, 조회수 410만 회를 넘기며 화제를 모았다. 패러디 영상이지만 연출에서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며 시선을 끌었고, 이후 발견되는 코미디적 ‘B급’ 요소들이 ‘테무발 아파트’ ‘흐린 눈 하고 보면 오피셜 뮤직비디오와 똑같다’ ‘분양 사기다’ ‘자세히 볼수록 괘씸하다’ ‘온종일 아파트 뮤직비디오 보고 꾸는 꿈 같다’ 등 9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릴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끌어내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특히 많은 이가 댓글을 통해 엄지윤과의 볼뽀뽀 신에 대해 궁금증을 표했다. 원본 뮤직비디오에서는 로제가 브루노 마스에게 장난스럽게 볼뽀뽀를 하고 브루노 마스는 신난 표정으로 소리를 지른다. 브루노 마스가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알려져 더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이 장면, 곽범과 엄지윤은 과감히 포기했다. 엄지윤이 볼뽀뽀를 하는 듯 곽범에 가까이 다가갔으나 닿지 않고 이내 뒤로 물러서는 것.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아파트’(위)와 ‘로젬 & 브루지 마 - 재건축 아파트’ 영상. 각각 유튜브 채널 ‘로제’, ‘빵송국’ 곽범은 지난 3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를 통해 그 비화를 밝혔다. 그는 “자세히 보면 볼뽀뽀만 안 한 게 아니라 (엄지윤이)침을 뱉는다. 화면이 빨리 지나가 잘 안 보일 수도 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유를 묻자 “저희가 볼뽀뽀를 한다고 누가 좋아할까 싶다”며 “목적이 코미디인 영상이지 않나. 그래서 어느 정도 (원본과 다른) 꺾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화살을 쏘는 장면도 CG로 연출한 원래 뮤비와는 달리 저희는 실제 활을 쐈다. 서로 감정이 좋지 않은 느낌이 묻어나는 웃음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와 관련된 네티즌의 뜨거운 반응에 대해서는 “댓글들 다 봤다. ‘눈을 흐리게 하고 봤더니 누군지 모르겠다’ ‘실눈 뜨고 봤더니 로제랑 브루노 마스 같다’고 했던 반응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네 주민 중에 저희 유튜브를 구독했다고 하신 분이 있는데, 요즘 마주치면 ‘노래가 너무 좋다’고 ‘잘 듣고 있다’고 하시더라. ‘아파트’가 저희 노래인 줄 아시는 것 같다”며 “따로 아니라고는 하지 않았다. 그렇게 속아서 보신 분들의 조회 수가 250만은 되지 않을까”라고 웃으며 인기에 대한 겸손한 소감을 전했다.
주간경향(총 88 건 검색)
- “아파트 작은도서관 문 열게 해주세요”(2023. 12. 29 16:00)
- 2023. 12. 29 16:00 사회
- 분양·임대 혼합 ‘소셜믹스’ 아파트 입대의·임대의 갈등으로 개관 막혀 경기도 하남시의 한 공공분양·임대 아파트단지 내 ‘작은도서관’이 출입문이 잠긴 채 방치돼 있다. 송진식 기자 지난해 12월 27일 오후 찾아간 경기도 하남시의 A아파트단지. 이 단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건립한 혼합단지(공공분양·임대·장기전세 공존) 아파트다. 일명 ‘소셜믹스’로도 불린다. 단지 한복판에 들어서자 주민들의 공동시설이 모여 있는 ‘커뮤니티 센터’가 눈에 들어왔다. 깨끗한 새 건물인 외관과 달리 내부는 사뭇 을씨년스러웠다. 주민카페, 방과후교실, 작은도서관 등이 있는 1층 전체가 불이 꺼진 채 찬바람만 감돌았다. 한낮인데도 오가는 사람이 없었다. 방치된 지 오래된 듯했다. 잠시 1층을 서성이자 불 꺼진 사무실에서 아파트 관리 직원이 불쑥 고개를 내밀었다. 그는 “여긴 입주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아직 시설 조성이 안 됐다. 아무도 이용 안 한다”고 말한 뒤 다시 사무실로 들어갔다. 특히 눈에 띄는 건 1층 가장 안쪽에 있는 ‘작은도서관’이었다. 유리문 현관에 도서관 개관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내부를 들여다보니 책꽂이에 책이 가득 꽂혀 있고, 공용 테이블 위에는 미처 정리하지 못한 책들이 겹겹이 쌓여 있다. 작은도서관만큼은 조성이 완료돼 당장 사용해도 문제가 없어 보였지만 어쩐 일인지 자물쇠가 굳게 채워져 있었다. 이 단지에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길래 2년 넘도록 커뮤니티 센터가 이처럼 무용지물로 방치돼 있는 걸까. ■집주인들 반대에 작은도서관 개관 난망 이 아파트는 정부의 공공주택 소셜믹스 정책에 따라 건립돼 현재 공공분양 210가구, 공공임대 167가구, 장기전세 307가구가 거주 중인 중대형단지다. 집주인(분양) 가구보다 임차인 가구가 2배 이상 더 많다. 입주는 2021년 2분기에 시작했다. LH는 공공주택을 지을 때 ‘주택건설기준규정’을 준용한다. 규정에 따르면 500가구 이상 아파트단지를 조성할 때는 경로당, 어린이놀이터, 어린이집, 주민운동시설, 작은도서관, 다함께돌봄센터를 주민공동시설로 설치해야 한다. 이중 다함께돌봄센터는 입주자들이 원하지 않으면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이 아파트의 경우 경로당, 어린이놀이터, 어린이집은 각각 다른 건물(동)에 마련됐다. 그외 공동시설 공간은 커뮤니티 센터에 함께 들어섰다. 센터 1층에 주민카페·멀티프로그램실·작은도서관·방과후교실이, 2층에는 운동시설인 체력단련실이 자리 잡았다. 문제는 작은도서관 개관을 놓고 집주인들(입주자대표회의, 이하 ‘입대의’)과 임차인들(임차인대표회의, 이하 ‘임대의’) 간 갈등이 벌어지면서 시작됐다. LH는 2022년 3월 공공임대단지를 대상으로 작은도서관 지원을 위한 공모전을 벌였다. 임대의에서 커뮤니티 센터 내 작은도서관 개관을 위해 지원 신청을 했다. 그해 4월 LH로부터 도서관 운영에 필요한 집기류 구매 등 일정 금액을 지원받는 대상으로 선정됐다. 아파트단지 내 작은도서관의 실내 모습. 시설 조성이 완료됐지만 집주인들의 반대에 부딪혀 개관하지 못하고 있다. 임차인대표회의 제공 그러자 입대의에서 곧장 반발하고 나섰다. 본래 의무시설로 조성된 작은도서관을 개관하는 일임에도 분양 가구 집주인들의 사전동의 없이 지원금을 신청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임대의가 “본래 임차인들을 대상으로 한 지원금”이라고 설명했지만 소용없었다. 집주인들이 LH에 집중적으로 민원을 제기했고, 입대의 대표가 자진사퇴하면서 작은도서관 개관 문제는 차츰 미궁 속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입대의가 도서관 개관을 놓고 “집주인들 찬·반 의사를 물어봐야 한다”며 머뭇거리는 동안 임대의에서는 2022년 8월 초까지 도서관 개관을 위한 준비를 착착 진행했다. 임대의 관계자는 “적은 지원금임에도 발품을 팔아가며 책꽂이와 탁자 등 집기류를 마련했고, 부족한 물품은 주민들의 기부를 받아 마련했다”고 밝혔다. 기부자 중에는 도서관 개관을 바라는 집주인들도 있었다. 도서관 운영위원회를 꾸려 운영위원도 뽑았고, LH가 활동비를 지급하는 ‘도서관 매니저’도 채용했다. 작은도서관이 구비해주길 희망하는 도서 신청도 받았다. 도서관의 이름도 공모해 ‘꿈이 자라는 도서관’이란 의미의 ‘꿈자람’을 선정했다. 임대의가 개관을 준비하는 동안에도 집주인들은 지속적으로 LH와 관리사무소에 민원을 제기했다. LH는 결국 임대의에 “시설을 사용할 수 없다”는 방침을 알려왔다. 집주인들의 동의를 구하라는 얘기였다. 집주인들에게 도서관 개관 찬·반을 묻는 입대의의 투표는 해를 넘긴 2023년 1월에야 열렸다. 결과는 부결(반대)이었다. ■“어디 세입자가 겸상을”…센터 ‘개점 휴업’ 이후 임대의는 도서관 개관을 위해 LH, 하남시, 국민신문고 등에 민원을 넣는 등 온갖 노력을 기울였지만 끝내 문을 열지 못했다. 입대의 측에 여러 번 도서관 문제 협의를 위한 만남과 대화를 요청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하남시가 중재를 위해 양측 만남을 주선해 보려고도 했다. 입대의가 거절해 결국 양측이 시 관계자를 각각 따로 만나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입대의 측은 현재 작은도서관 개관 조건으로 도서관 공간의 일부를 ‘다함께돌봄센터’로 조성해 달라고 요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임대의 측은 입대의가 무리한 요구를 해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임대의 관계자는 “작은도서관 면적이 총 175㎡(약 53평) 정도인데, 이중 35㎡(약 10평)만 도서관으로 쓰고 나머지(140㎡)는 돌봄센터로 하겠다고 요구해서 받아들일 수 없었다”며 “센터 1층에 보면 다른 공간도 많은데 왜 유독 도서관 공간을 돌봄센터로 쓰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실제 센터 1층에 당초 ‘방과후교실’로 마련된 공간의 경우 현재 단지 관리업체가 사무실로 쓰는 등 용도와 다르게 사용 중이다. 아동복지법상 돌봄센터의 최소면적 기준은 66㎡(약 20평)다. 경기도 하남시의 한 공공분양·임대 아파트 내 커뮤니티센터 모습. 작은도서관 개관 문제로 주민들이 갈등을 빚으면서 센터 전체가 미사용 상태로 남아 있다. 송진식 기자 임대의는 입대의가 돌봄센터 조성을 위한 준비에 나서지 않는 점을 들어 돌봄센터를 열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고 말한다. 하남시는 최근 공고를 내고 다함께돌봄센터를 희망하는 아파트단지들의 신청을 받았는데, A아파트는 신청을 하지 않았다. 도서관 문제를 둘러싸고 입대의와 임대의가 몸싸움 직전까지 간 적도 있다. 한 집주인은 “어디 세입자가 (집주인과) 겸상을 하려고 하나”며 폭언을 쏟아냈다. 양측의 감정 대립이 격화되면서 커뮤니티센터 내 다른 주민공동시설 조성도 줄줄이 중단됐다. 체력단련실의 경우 입대의가 “운영위원의 절반을 집주인들이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역시 일정이 멈춰섰다. 결국 684세대, 2000여명에 달하는 주민들을 위해 마련된 공동시설과 커뮤니티센터는 2년 넘게 개점 휴업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주간경향은 작은도서관 관련 입대의 입장을 듣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했지만 접촉에 실패했다. 단지의 관리사무소에 취재 내용과 취지 등을 얘기하고 입대의에 전달해 달라고 요청도 해봤지만, 관리사무소 측은 거절했다. “입대의가 취재에 응하는 걸 원치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이유를 댔다. ■허술한 법령, 사태 해결에 소극적인 LH 사태의 근본 원인에는 허술한 법령 문제가 있다. 주택건설기준규정에서는 단지 규모별로 조성해야 할 주민공동시설을 말 그대로 ‘규정’만 하고 있다. 조성 의무만 부여하고 있을 뿐 시설 개관이나 운영에 대한 규정은 별도로 없다. 이렇다 보니 법적 의무로 조성된 시설이라도 개관이 지연되는 문제에 대해 제재하거나 강제할 수단이 없다. A아파트처럼 입대의와 임대의가 별도로 구성된 혼합단지에서 이 같은 문제는 더욱 두드러진다. 혼합단지라도 분양동과 임대동이 분리된 경우 입대의와 임대의가 각각 단지 운영과 관리를 맡도록 법령이 개정됐지만, A아파트의 경우 분양과 임대·장기전세가 한 동에 혼재돼 있어 이에 해당하지도 않는다. 경기도 하남시의 한 공공분양·임대 아파트단지에 ‘작은도서관’ 개관을 촉구하는 임차인들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송진식 기자 결국 기존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라 공동시설 개관이나 운영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임차인들은 ‘을’의 입장에 놓이게 된다. 공동주택관리법에서는 혼합단지의 경우 “입주자대표회의와 임대사업자가 단지의 관리에 관한 사항을 결정한다”고 규정한다. A아파트처럼 임대의가 구성된 단지에 한해 임대사업자(LH)가 임차인들과 해당 문제를 협의하도록 돼 있다. 임차인들이 집주인들과 단지 관리 문제를 놓고 직접 협의를 할 수 있는 길은 사실상 막혀 있는 셈이다. A아파트는 임차인 가구가 집주인 가구보다 2배 이상 많고, 매월 같은 관리비를 내고 있는데도 그렇다. 이 문제는 수년 전부터 논란이 돼 법 개정의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임대사업자인 LH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지만 LH는 “양측 간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임대의 관계자는 “시청에선 그래도 현장에 나와 주민들을 만나고 중재를 해보려는 시도라도 했는데 LH는 그간 문제 해결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LH 관계자는 “현재 작은도서관 공간을 할애해 돌봄센터를 설치한 후 공동사용이 가능한지 여부를 하남시와 협의 중”이라며 “단지 내 시설의 운영에 있어 LH가 강제조정할 순 없다. 지속적으로 중재와 협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 건설업계 ‘순살 아파트’ 대책도 밥그릇 싸움(2023. 11. 17 16:10)
- 2023. 11. 17 16:10 경제
- 서울시 혁신안에 업종 간 갈등…건축법 개정안도 진통 붕괴 사고가 발생한 검단 LH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이 아파트 전면 재시공 및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지난 4월 인천 검단신도시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지하주차장 상판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를 계기로 진행된 LH 아파트에 대한 추가 조사에서 조사대상 102개 단지 중 20개 단지의 철근 누락 사실이 확인됐다. 부실공사로 지어진 건축물을 의미하는 일명 ‘순살 아파트’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사고 이후 시공을 맡았던 GS건설에는 과태료 부과와 함께 영업정지 10개월의 처분이 내려졌다. 발주처인 LH엔 지금 강도 높은 감사와 구조조정 등 ‘칼바람’이 불고 있다. LH의 ‘해체설’까지 거론된다. 이한준 LH 사장은 이미 사퇴 의사까지 밝힌 상태다. 부실공사에 연루된 감리·시공업체 80여 곳이 경찰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부실공사의 책임을 묻는 과정은 진행 중이지만 근본 원인을 찾아 사전에 부실공사를 막기 위한 해법을 마련하는 작업은 더디다. 사고 발생 6개월이 넘도록 정부가 “마련하겠다”던 부실공사 방지 종합대책은 아직 소식이 없다. 국토교통부는 주택공급활성화대책(9~10월), 8만 가구 신규택지 공급 계획(11월) 등 주택공급에 더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정부가 머뭇거리는 사이 서울시는 최근 ‘부실공사 제로 서울’을 전면에 내세우고 자체적인 건설 안전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국회에는 건축물의 구조 안전을 건립 초기 단계부터 확보하기 위해 공사 발주 시 ‘설계’와 ‘구조’를 분리해 발주하도록 하는 내용의 건설법 개정안이 이미 발의된 상태다. 지자체와 국회에서 추진되는 안전대책을 놓고 건설업계의 업종 간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대립과 갈등이 이어지는 중이다. 대책이 현장에서 실행되기 전까지 숱한 진통이 따를 전망이다. 건설업계에선 “부실공사 당사자들끼리 밥그릇 다툼을 벌이고 있다”는 비판마저 나온다. ■전문건설협 “하도급 말살” 반발 서울시는 지난 11월 7일 ‘서울형 건설혁신 대책’을 발표하고 부실공사를 근절하겠다고 선언했다. 서울시가 발주하는 공공 공사는 물론 관내 민간 공사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부실공사 업체 처벌, 입찰제도 개선 및 건설 숙련공 양성 방안까지 포함하는 종합대책이다. 대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항목은 서울시가 발주하는 공사의 경우 건설 단계에서부터 안전과 직결되는 주요 공정을 원도급사가 직접시공토록 한 부분이다. 현재는 대형 건설사인 원도급사가 공사를 수주한 뒤 다시 공정별로 중·소건설사로 도급(하청)을 주는 방식으로 공사가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법 다단계 하도급(재하청)이 부실공사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철근, 콘크리트, 교량공 등 시설의 구조 안전에 영향을 미치면서 공사비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핵심 공정’은 앞으로 원도급사가 100% 직접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2022년 4월에도 ‘직접시공 확대 및 관리방안’을 통해 원도급사의 직접시공 확대 정책을 추진했다. 올 상반기에 서울시 SH공사가 발주한 ‘고덕강일 3단지’ 건설공사의 경우 철근·콘크리트공사, 흙막이공사, 전열교환기설치공사 등 전체 공정의 30%가량을 원도급사가 직접시공했다. 이번 대책에서는 직접시공의 범위가 보다 넓어지고, 명확해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1월 7일 ‘서울형 건설혁신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대체로 호의적인 반응이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공사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공사에 대해 50% 이상의 직접시공 의무제가 필요하다”며 “서울시의 직접시공 선언을 환영하며 다른 광역자치단체도 안전과 품질을 위한 직접시공 확대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건설현장에서 숙련공으로 근무하는 A씨는 “아무래도 대기업 책임 하에 주요 공정을 시공하게 되면 노동자 처우나 안전대책이 지금보다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원도급사로서 직접시공이 확대되는 데 따른 문제나 부담은 특별히 없다”면서도 “다만 인건비 등 공사금액이 다소 증액될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직접시공 확대 과정에서 나타나는 공사비 증액 등은 정부에 건의해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간 주요공정을 하도급받아 시공해오던 전문건설업체들은 집단 반발하고 있다. 대한전문건설협회는 서울시 대책이 나온 이튿날 바로 성명을 내고 “하도급을 말살하려는 이번 대책을 즉시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건설사업은 종합적인 계획·관리·조정을 하는 종합건설업이 원도급을, 직접시공을 담당하는 전문건설업이 하도급을 주로 담당하면서 상호 원·하도급 관계를 형성해 수행해왔다”며 “일방적으로 전문건설업을 배제한다면 시공할 수 있는 공사 자체가 없어지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부터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원도급사가 공사의 모든 공정을 직접시공할 수는 없다. 전문건설업체들의 반발이 이어질 경우 주요공정 외 다른 하도급 공정에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아무리 주요공정이라 해도 전문성이 높은 전문건설업체에 불가피하게 하도급을 줘야 하는 경우도 있다. 원도급사 입장에서도 협력관계인 전문건설업체들의 반발은 부담이다. 서울시는 협회 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하도급이 전면 금지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협회 주장대로 공사가 끊기는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전문건설업체들이 컨소시엄을 만들어 공동입찰에 나설 수 있는 길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건축사와 구조기술사 ‘충돌’ 인천시 서구 검단신도시 LH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에서 현장 점검 중인 국토교통부 사고조사관의 모습 /연합뉴스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인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건축법 개정안’을 놓고선 건축사와 건축구조기술사가 대립각을 세우는 중이다. 현행 건축법은 건축물의 설계와 공사감리를 건축사만 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건축물의 구조 안전에 대해선 건축구조기술사 등 관계 전문기술자의 ‘협력’을 받도록 하고 있다. 검단 LH 아파트 붕괴사고의 경우 무량판 구조물임에도 기둥의 전단근이 아예 빠지는 등 설계 단계에서부터 구조의 안전성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이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강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에서는 건축물의 구조 관련 설계는 반드시 건축구조기술사가 하도록 했고, 공사 감리 등의 업무도 직접 수행할 수 있게끔 하는 조항도 신설했다. 개정안대로라면 현행 건축설계 발주·수주 과정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지금은 법률상 설계 권한이 있는 건축사가 통째로 공사를 수주한 뒤 건축물의 구조 부분에 대해선 건축구조기술사에게 별도로 일을 맡기는 방식으로 업무가 진행된다. 보기에 따라선 ‘협력’ 관계일 수도, ‘하청’ 관계일 수도 있다. 개정안을 적용하면 건축물의 설계 부분은 건축사가, 구조 부분은 건축구조기술사가 각각 수주받아 공사를 맡게 된다. 건설업계에서는 개정안 시행 후 건축사들의 기존 업무 영역이 축소되고 수익은 감소할 것으로 내다본다. 건축사 단체들은 개정안 폐기를 요구한다. 대한건축사협회, 한국건축가협회, 한국건축설계학회 등은 지난 11월 9일 공동성명서를 내고 “LH 사고를 비롯한 건설현장 안전사고는 저가 수주 경쟁, 설계·공사기간의 절대적 부족, 감리 독립성 결여, 안전불감증과 같은 종합적인 문제로 인한 결과”라며 “이번 개정안은 건축 분야의 상호협력 시스템의 붕괴를 일으키는 ‘건축생태계 붕괴 촉진법’”이라고 밝혔다. 석정훈 대한건축사협회장은 “건축물은 다양한 건축 분야 전문가들의 협업과 확인, 수많은 조정 작업을 통해 완성되는데 구조 분리만을 담아낸 편협한 법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이런 중대한 법안임에도 충분한 논의 및 의견수렴 과정이 생략된 점 역시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건축사들 사이에서는 이번 개정안이 건축구조기술사 측의 ‘청부 입법’이라는 소문마저 돌고 있다. 건축구조기술사 단체는 아직까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관계자는 “개정안에 대해 아직 협회 측의 입장이 공식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며 “의견이 모아지는 대로 입장을 발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건축사 단체와 건축구조기술사 단체는 지난 8월 검단 LH 아파트 붕괴사고의 ‘책임 소재’를 놓고 한차례 공개적인 의견다툼을 벌인 바 있다. 당시 입장문에서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는 “구조기술사들이 협력이라는 탈을 쓴 하청으로 전락해 일부 건축사들의 갑질에 신음하는 대상이 됐다”며 설계와 구조의 분리 발주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개정안을 바라보는 학계의 입장도 설계 전공(건축학)이냐, 구조 전공(건축공학)이냐에 따라 미묘하게 갈린다. 수도권의 한 건축학부 교수는 “설계와 구조의 분리 발주냐 아니냐를 떠나서 건축사와 건축구조기술사는 건축물의 안전과 품질을 위해 협력해야 하는 관계”라며 “개정안을 놓고 싸우기에 앞서 부실공사를 근절하기 위한 건설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지방의 한 건축공학과 교수는 “해외 사례를 볼 때 설계와 구조를 한꺼번에 발주하고 수주하는 곳은 우리밖에 없다”며 “엄연히 설계와 구조의 영역이 다르고, 필요한 전문 지식이나 업무 경험 등도 다르기 때문에 분리 발주를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 10월 6일 공개한 ‘건축물 부실공사의 원인 및 개선과제’ 보고서에서는 “건축물의 구조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건축물의 설계단계에서 구조설계가 세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며 “설계단계에서 기본설계와 구조설계를 분리해 발주함으로써 건축사와 건축구조기술사의 역할과 권한을 각각 부여하는 등의 법·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번 개정안의 경우 국토부와 사전 공감이나 의견조율 없이 발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개정안을 놓고 이익단체 간 견해 차이가 크다고 들었다”며 “정부의 입장이나 방침은 아직 따로 없고, 지금은 개정안 관련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대한건축사협회, 한국건축가협회 등이 지난 11월 9일 국회에 제출된 건축법 개정안의 폐기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서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대한건축사협회 제공 ■“밥그릇 싸움 멈춰야” 부실공사를 막기 위해 서울시가 내놓은 대책도, 국회에 발의된 건축법 개정안도 제대로 효력을 발휘하려면 극복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서울시 대책의 경우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지가 관건이다. 예컨대 서울시는 2019년 11월 건설 일용직 노동자 여건 개선을 위한 표준근로계약서를 조례로 마련했다. 시가 발주하는 공공 공사의 노동자들에게 4대 보험, 주 5일 40시간 근무 시 주휴수당 지급 등을 의무적으로 보장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막상 현장에서는 표준계약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은평구에서 서울시 발주 공사에 참여했다는 B씨는 “한 전문건설업체와 계약 후 화장실 설비 업무를 맡았는데, 그 업체가 주휴수당을 주지 않으려고 ‘주 4일 근무 후 주말 초과근로’ 등 편법 근무를 요청해와 어쩔 수 없이 응했다”며 “현장 문제를 서울시가 다 관리·감독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강동구에서 시 발주 공사에 참여한 C씨도 주휴수당 등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했다. 그는 “업체를 상대로 고소장을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건축법 개정안은 당장 국회 본회의 문턱부터 넘어야 한다. 개정안에 참여한 여당 의원이 11명으로 많지 않아 당내 주류 여론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현재 여당과 정부의 경우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 1기 신도시 특별법 추진 등 건축 안전보다는 부동산 개발 문제에 힘을 싣고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분리 발주를 감당할 건축구조기술사 인력이 충분치 않다는 우려도 있다. 국회입법조사처의 집계를 보면 2022년 말 기준 건축구조기술사는 전국에 1273명으로, 건축사(2만6980명)에 비해 적다. 국가공인자격인 건축구조기술사는 고시 수준의 고난도 시험으로 합격률이 극히 낮기로도 유명하다. 학계에서도 해당 분야 전문인력 수를 더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축업계가 서로 이해관계를 따지기에 앞서 부실공사 근절을 위해 협력하는 게 우선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지금처럼 정부 따로, 지자체 따로, 국회 따로 할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김성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조직국장은 “서울시 대책이나 국회 개정안을 놓고 벌어지는 논란을 보면 결국 부실공사 당사자들끼리 밥그릇 싸움을 벌이는 양상으로밖에 안 보인다”며 “현장에서 안전 시공을 하는 인력은 노동자인데, 막상 노동자는 논의에서 배제돼 있다. 함께 대책 마련에 나서자고 정부 측에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순살 LH’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될까(2023. 08. 04 11:21)
- 2023. 08. 04 11:21 경제
- ㆍ“분양가 부풀려졌다” 비판에 철근 누락 오명까지 구조물에서 철근 누락이 확인된 LH의 한 공공분양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보강공사를 위한 임시 기둥들이 설치돼 있다. / 연합뉴스 지난 7월 5일 당첨자가 발표된 서울 동작구 수방사 부지 공공분양주택 청약(사전청약)은 여러모로 많은 화제를 낳았다. 지하철 1호선과 9호선 중간에 위치한 일명 ‘더블 역세권’에 한강 조망까지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청약 전부터 “당첨만 되면 바로 5억원 차익” 등 ‘로또 청약’으로 널리 알려졌다. 이를 입증하듯 전체 79가구 모집인 일반분양 청약에 5만957가구가 몰려 ‘645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높은 경쟁률만큼 화제가 된 건 분양가였다. 공급면적 기준 약 90㎡(전용면적 59㎡·17.88평) 아파트의 분양가가 8억7200만원으로 추산됐다. 3.3㎡(1평)당 분양가는 3196만원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6월 말 기준 서울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인 3.3㎡당 3192만원보다 높다. 수방사 부지는 국방부가 수십 년간 보유해온 공공토지다. 이 점을 들어 시민단체들은 “분양가가 터무니없이 높다”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분양원가를 공개하라고 요구 중이다. 최근에는 철근이 누락된 일명 ‘순살 LH’ 아파트 사건까지 불거지면서 분양원가 공개 요구에 보다 힘이 실리고 있다. LH의 공공분양주택 고분양가 논란은 2000년대 초반부터 본격화됐다. 핵심은 분양원가 공개이지만, 정부와 LH는 “공공주택 공급에 지장이 있다”며 줄곧 원가공개를 거부해왔다. 이 와중에 최근 대법원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LH를 상대로 제기한 분양원가 공개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려 주목된다. 앞서 1심에서도 경실련이 승소했기 때문에 다시 진행될 2심 결과에 따라 LH가 공급하는 아파트의 분양원가가 공개될 가능성이 있다. 경실련 “수방사 분양으로 국방부, LH 돈방석” HUG의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 통계를 보면 부동산 가격이 급등을 시작한 2019년 1월 3.3㎡당 2508만원이던 서울 지역 분양가는 올 1월 3063만원으로 22.1% 올랐다. 민간 통계에서도 최근 3~4년새 전국 아파트 분양가가 20~30%가량 상승한 것으로 집계된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토지비용이 높아졌고, 원자재와 인건비가 오르면서 건축비도 상승한 결과다. 수방사 부지는 지난 정부에서 본래 신혼부부를 위한 ‘신혼희망타운’으로 분양하려다 청약이 한 차례 연기됐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새 공공주택 브랜드인 ‘뉴홈’으로 개편되면서 수방사 부지의 신혼희망타운 물량 대부분이 일반분양으로 전환됐다. 분양가 상승 추세를 반영하더라도 수방사 뉴홈의 분양가는 과거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LH가 2019년 수서역 인근에 분양한 ‘수서 신혼희망타운’은 강남 역세권이라는 입지 조건에도 55㎡가 5억4100만~5억7100만원에 분양됐다. 분양 당시 “분양가가 2배 부풀려졌다”는 비판이 나왔지만, 수방사 뉴홈에 비하면 한참 저렴하다. 2021년 민간 참여 공공분양으로 공급된 ‘위례자이 더 시티’의 경우 일반물량 전용 74~84㎡가 7억~7억9000만원에, 신혼희망타운은 전용 59㎡가 5억1800~5억5600만원에 각각 분양됐다. 신혼희망타운의 분양가는 ‘주변 시세의 60~70%’로 산정한 데 반해 수방사 뉴홈은 ‘주변 시세의 80%’로 책정됐다. 기본적으로 뉴홈의 분양가가 높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수방사 부지의 경우 당초 신혼희망타운으로 조성돼 공급될 예정이었음을 감안하면 뉴홈으로 공급되면서 분양가가 오히려 높아졌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현재 공개된 수방사 뉴홈의 분양가는 사전청약에서 추산한 ‘추정 분양가’다. 향후 본청약에서 분양가가 더 오를 수도 있다. 2021년 사전청약을 진행한 성남복정1지구 전용 59㎡(일반)의 추정 분양가격은 6억7600만원이었지만, 2022년 말 진행된 본청약에서는 분양가가 7억3000만원 수준까지 올라 일부 수분양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경실련은 LH와 국방부가 수방사 부지 분양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고 비판한다. 경실련은 “국방부가 1960년대부터 보유한 것으로 보이는 수방사 부지의 3.3㎡당 당시 취득가를 1만원이라고 추정할 경우 뉴홈의 실제 분양가는 2억5000만원”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가구당 6억2000만원가량의 분양수익이 발생해 국방부와 LH가 모두 1660억원 규모의 개발 수익을 수방사 부지에서 올리게 된다는 게 경실련의 주장이다. LH, 최근 5년간 분양 등으로 21조원 수익 아파트 분양가는 크게 토지비(택지비)와 건축비로 구성된다. 이중 토지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땅값이 비싼 서울의 경우 분양가에서 토지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60~70%에 달한다. 경실련은 수방사 뉴홈의 토지비를 취득가로 계산했기 때문에 분양가가 매우 낮게 나왔다. 이에 반해 현행법상 공공택지 내 토지비는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산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볼 때 경실련이 추정한 분양가는 수긍하기 어렵다”면서도 “LH가 공공택지를 조성해 판매하거나 개발·분양하는 과정에서 많은 수익을 내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공공주택의 공급 목적이 국민의 주거안정임을 감안하면 저렴하게 조성되는 공공택지를 주변 시세와 비슷한 감정평가액으로 판매하는 게 옳은지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경기가 2015년 즈음부터 본격적인 활황기를 맞으면서 LH는 매년 수조원의 수익을 냈다. 김수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자료를 보면 LH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공공주택 분양과 신도시·택지개발로 99조5000억원의 매출, 21조24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부동산 활황이 절정에 달했던 2019~2021년의 3년 동안은 매년 평균 5조원가량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을 정도다. LH는 거둬들인 수익을 공공임대 공급과 관리에 사용한다. 같은 기간 공공임대사업으로 발생한 손실은 8조1600억원이다. 공공임대손실을 제외하고도 5년간 약 13조원가량의 순이익을 본 셈이다. 특히 임대손실 대부분은 임대아파트의 건축 연한이 오래된 데 따른 감가상각에 의해 발생했다. 건물은 낡아도 토지 가치는 계속 상승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자산가치를 고려하면 임대손실 문제가 심각하다고 볼 부분도 아니다. 김 의원은 “LH가 이미 회계상으로도 천문학적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난 상황이지만,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는 공공주택 분양원가 등을 감안하면 실제 수익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LH가 개발하는 저층 주거지 사업 후보지인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인근 지역 / 연합뉴스 LH 분양원가 공개소송 ‘2라운드’ 결과는 주택법에서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는 공공주택을 분양할 때 분양가격의 택지비와 공사비 등의 내역을 62개 항목별로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LH도 아파트 입주자 공고를 낼 때 해당 내역을 공개 중이다. 그러나 LH가 공개한 내역들을 보면 분양되는 개별 가구당 분양가격 내역이 아닌 단지 전체 조성 총액 기준으로 금액이 공개되고 있어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렵다. 내역 자체도 실분양가를 기준으로 작성돼 정작 중요한 수익과 원가가 얼마인지는 알 수가 없다. LH는 공사비 내역을 공개하면서 “분양가격의 항목별 공시 내용은 사업의 실제 소요된 비용과 다를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아놓았다. LH의 분양원가가 일부 공개된 사례도 있다. 2004년에는 LH가 공공택지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토지를 수용당한 한 개인이 “개발 후 얻은 이익에 비해 토지보상비가 너무 적다”며 원가공개 및 보상비 추가 지급 소송을 내 승소했다. 2010년에는 LH의 ‘임대 후 분양전환’ 아파트를 분양받은 수분양자들이 최초 고지금액보다 분양가가 너무 높다며 원가공개 소송을 내 승소했다. 통상적인 분양원가 공개 사례는 아니라는 한계가 있다. 그간 공공주택의 고분양가 논란이 일 때마다 정부와 LH는 “시세보다 저렴하다”고 항변했다. 이는 반대로 해석하면 “시세보다 저렴하니 얼마의 수익을 내도 상관없다”는 말이 된다. 원가공개 요구도 번번이 거절했다. 제주도지사 시절 “공공아파트 원가공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던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원가공개 질의를 받자 “취지는 공감하지만 공공임대주택 건설을 위한 재원을 순식간에 없애버릴 수 있다”고 사뭇 다른 입장을 보였다. 결국 LH 공공주택의 원가공개 문제는 법정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대법원은 지난 7월 27일 경실련이 LH를 상대로 제기한 분양원가 공개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심 파기 환송 판결을 내렸다. 경실련 손을 들어준 것이다. 경실련은 2019년에 LH에 분양원가 공개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LH를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1심 재판부가 “분양원가를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LH가 항소심에서 “경실련이 소송 청구 기한을 넘겨 소송을 제기했다”고 주장해 승소하자 경실련은 대법원에 상고심을 냈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에 따라 분양원가 공개문제는 다시 고법으로 넘어왔다. 경실련은 “법원도 인정했듯이 LH 건설원가(분양원가)는 집값 안정과 서민 주거안정, 투명 행정을 위해 중요한 정보”라며 “LH는 더 이상 분양원가 공개를 거부하지 말고 자발적으로 모든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 [시네프리뷰]콘크리트 유토피아-대재난 후 남은 유일한 아파트 속 집단광기(2023. 08. 04 11:21)
- 2023. 08. 04 11:21 연예
- 시간이 지나면서 아파트 주민들은 외부에서 아파트에 침입하려는 사람들을 ‘바퀴벌레’라고 칭하며 이 ‘바퀴벌레’들을 도우려는 주민들도 색출해 처단한다. 대재난 직후 자멸해가는 인간군상을 시니컬하게 그리고 있는 영화다. 제목 콘크리트 유토피아(Concrete Utopia) 제작연도 2021 제작국 한국 상영시간 129분 장르 드라마 감독 엄태화 출연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 박지후, 김도윤 개봉 2023년 8월 9일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제작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공동 제작 BH엔터테인먼트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를 보며 수년 전 읽은 책 한 권이 생각났다. <휴먼카인드>. 저자가 누구였더라,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뤼트허르 브레흐만이다. 책은 인간의 ‘악한 본성’을 파헤친 것으로 알려진 여러 심리학 실험의 ‘진실’을 추적한다. 예컨대 필립 짐바르도 교수의 1971년 스탠퍼드대 감옥실험(대학생들을 임의로 죄수와 간수로 나눠 역할을 부여하자, 간수 역할을 맡은 대학생들이 필요 이상의 ‘가학성’을 드러내 결국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는 결과를 보여줬던 실험. 이 실험 이야기는 영화(<엑스페리먼트>(2001)로도 만들어졌다)의 경우 한 프랑스 사회학자가 ‘팩트체크’를 해보니 실험을 생각해낸 사람은 짐바르도가 아니라 한 학부생이었고, 아무런 규칙도 없는데 자연스럽게 간수역 학생들이 가학적 규칙을 떠올린 것도 아니었다. 책에 따르면 규칙 중 상당수 역시 그 학부생이 고안해냈다. 거기다 그런 규칙이 고지됐을 때 간수역을 맡은 학생 중 3분의 2는 참여를 거부했다는 사실도 스탠퍼드 기록보관소에 보관된 문서를 통해 규명해냈다. 나머지 3분의 1조차 죄수들에게 친절하게 대함으로써 짐바르도 교수를 곤란하게 했다는 것이 책이 밝혀낸 ‘진실’이다. 요컨대 인간의 본성엔 디폴트로 ‘악(惡)’이 내재해 있다는 점을 증명해낸 것으로 알려진 짐바르도 교수의 스탠퍼드 감옥실험은 한마디로 사기극이었다는 것이 책의 주장이다. <휴먼카인드>가 밝혀낸 심리실험의 진실 영화의 기본설정은 이렇다. 원인 미상의 대지진이 일어난다. 그냥 단순 지진이 아니라 지각이 크게 출렁거려 지상의 모든 건물이 파괴된다는 설정이다. 서울시내 대부분의 주거시설이 무너졌다. 어떤 이유인지 딱 한 곳, 언덕 기슭의 황궁아파트만 무너지지 않았다. 이제 폐허 가운데 우뚝 선 황궁아파트는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사람들의 목적지가 된다. 수많은 사람이 황궁아파트로 몰려든다. 쓸데없이 허세만 부리는 그 지역구 국회의원과 비서관까지도. 이름은 거창하지만 지어진 지 꽤 된 구축아파트로 보인다. 바로 이웃에 있었지만, 집값은 더 비쌌던 드림팰리스 아파트 주민들은 대재난 이전엔 황궁아파트 사람들을 은근히 멸시하고 깔봤던 모양이다. 이제 피난처는 황궁아파트밖에 없다. 살아남은 드림팰리스 아파트 주민들도 황궁아파트에 와서 자기가 가지고 있는 생필품(이미 재난으로 사회시스템은 붕괴됐기 때문에 돈 따위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을 주는 대신, 수용해달라고 부탁한다. 앞서 짐바르도 실험, 그리고 그를 반박하는 책 <휴먼카인드>를 떠올린 건 시간이 지나면서 황궁아파트 사람들이 보여주는 가차 없는 집단광기를 영화가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홍보사 측에서 사전에 영화를 홍보하며 이 영화의 장르를 ‘블랙코미디’라고 선전했는데 영화가 후반부로 치달을수록 웃음기는 사라진다. 맞다. 마음 편히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니다. 찝찝한 여운이 가시지 않는 영화 황궁아파트 주민들은 반복적으로 ‘아파트는 주민의 것’(이들이 제정한 강령의 제1조다)이라는 구호를 외친다. 우리만의 것이니 외부의 누구에게도 일말의 권리침범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이기적인 주장으로 치닫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파트 주민들은 외부에서 아파트에 침입하려는 사람들을 ‘바퀴벌레’라고 칭하며 이 ‘바퀴벌레’들을 도우려는, 그러니까 자신의 집에 숨겨주었던 주민들도 색출해 처단한다. 이 광기의 중심엔 아파트 주민들이 스스로 만든 대책위 위원장 903호 영탁(이병헌 분)이 있다. 영화는 주인공 격인 602호 민성(박서준 분)·명화(박보영 분)의 관점에서 이 집단광기를 그리고 있다. 그런데 민성은 영탁의 최측근이 되고, 그나마 영탁이 주도하는 권력에 저항하는 것이 간호사 출신의 명화지만 주인공 부부는 물론 영탁의 캐릭터, 그리고 자신의 양심을 지키기 위해 이탈한 809호 도균(김도윤 분)에 이르기까지 누구에게도 감정이입이 쉽지 않은 영화다. 다시 말해 영화는 대재난 직후 자멸해가는 인간군상을 시니컬하게 그리고 있다. <휴먼카인드> 저자가 밝힌 것처럼 인간-호모 사피엔스 종이 지구상 지배종이 될 수 있었던 근본 동력, 타자에 대한 친화력과 유대감은 발휘되지 못한다.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고 나서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뭔가 찝찝한 여운을 떨쳐버리기 힘들 것이다. 한국의 아파트문화 비판, 공감을 받을 수 있을까 유튜브 캡처 재난이 일어났고, 불가사의하지만 모든 거주 공간이 파괴된 가운데 아파트 한 채만 우연히 살아남았다면? 이라는 질문을 영화는 던진다. 그후 인간군상의 행태들을 짚는 일종의 사고실험을 이어간다. 이 이야기는 과연 얼마나 보편성을 얻을 수 있을까. 한국의 주거문화 중심이 아파트로 바뀌게 된 건 대체적으로 1990년대 이후쯤일 것이다. 이른바 브랜드아파트 열풍을 일으킨 것이 ‘래미안, 당신의 이름이 됩니다’라는 카피와 함께 아파트 열쇠고리를 슬쩍 노출하는 ‘래미안(來美安)아파트’ 광고 이후쯤으로 기억한다(사진·이 CF가 대히트를 치면서 래미안아파트 이전에 삼성물산이 지은 아파트들도 이름을 래미안으로 변경해달라는 민원에 시달렸다는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아파트 브랜드는 거주인들의 사회적 신분과 부를 드러내는 지표가 됐다. 관련 기사들을 찾아보니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휴거’(휴먼시아에 사는 거지)나 ‘엘사’(LH아파트에 사는 사람)라는 차별 유행어가 등장한 것이 2018~2019년 무렵인 것 같은데 사실 거주 아파트 브랜드로 사람의 신분을 차등화하고 차별하는 건 지극히 한국적인 현상이다. 당장 이웃 나라 일본만 하더라도 ‘아파트(アパ-ト)’ 거주란 엘리베이터도 없는 2층짜리 허름한 건물의 단칸 월셋집에서 산다는 뜻이다(넷플릭스에 공개된 애니메이션 시리즈 <코타로는 1인 가구>(2022)에서 주인공 꼬마 코타로가 사는 집이 일본사회에서 말하는 전형적인 ‘아파트’다). 한국의 아파트에 해당하는 일본의 집단주거시설은 보통 맨션으로 통한다. 생각해보면 한국에서 아파트 열풍이 시작된 1970년대 후반이나 1980년대 지어진 아파트들만 해도 맨션이라는 이름을 많이 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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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읽는 레이디] 아파트키드의 생애 연구,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둔촌주공 40년의 기록
- 2023. 06. 28 17:21 화제
- ‘단군 이래 최대 규모’라는 수식으로 오래도록 기억될 둔촌주공아파트의 40년을 담은 이인규 작가의 신간. 도서출판 마티 제공 이인규 작가를 만난 건 지난 2017년. 나고 자란 고향인 둔촌주공아파트의 재건축을 앞두고 이를 기록하는 ‘안녕 둔촌프로젝트’를 이끄는 ‘아파트 키드’의 이야기를 듣고자 한 인터뷰를 통해서다. 당시는 새집 건축을 앞두고 헌집 거주자들의 이주가 한창일 때였다. “매일 이사하는 소리가 들리는” 둔촌주공을 이 작가와 돌아봤다. 아름드리나무 그늘과 오래된 놀이터와 추억의 흔적이 도처에 있는 공간. 그와의 대화에는 진한 향수와 포근한 낭만이 깃들어 있었다. “2022년 1만1100가구의 초고층 아파트 단지로 거듭날 예정”이었던 둔촌주공은 아직도 공사 중이다. 단군 이래 최대규모 재건축단지로 몸값을 높이던 둔촌주공은 가장 요란한 재건축 사례로 이름을 남기게 생겼다. 그리고 유년의 기억을 기록하고자 했던 이인규 작가는 자연스레 현대사에 길이 남을 이 역사를 기록하는 연구자가 됐다. 10년 간 회사를 다니다 둔촌주공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어 서울시립대 대학원 건축과에 진학한 이 작가는 석사학위 논문 <둔촌 주공아파트 단지 생애사 연구>를 썼다. 그리고 마침내 그간의 기록과 취재를 집대성한 책 <둔촌주공아파트, 대단지의 생애 건설·거주·재건축의 40년>(마티)를 펴냈다. “둔촌주공아파트에 대한 애정을 담아 진행한 아카이빙 프로젝트 ‘안녕, 둔촌주공아파트’가 예상외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던 것은 이러한 일상의 기억을 소중하게 다뤘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아파트 단지에 대한 이야기가 대체로 투기적 욕망과 그에 대한 날 선 비판으로 양극화되어 있었다면, ‘안녕, 둔촌주공아파트’는 아파트 단지가 누군가의 집이자 동네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둔촌주공아파트에서 하루하루 쌓인 소소한 일상의 기억과 기분 좋은 감각은 나이테가 켜켜이 쌓여 단단해진 나무의 밑동처럼 그곳에서 살아간 이들을 지탱해주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둔촌주공아파트, 대단지의 생애 건설·거주·재건축의 40년>. 도서출판 마티 제공 책은 ‘1부 둔촌주공아파트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를 통해 주공아파트로 대표되는 도시공동주택 건설의 역사를 입체적으로 짚어나간다. 지난해 인기리에 방영된 <재벌집 막내아들>에서도 등장했던 1980~90년대 아파트 건설 붐과 신도시 개발 광풍에 대해서도 밀도 있게 다룬다. 둔촌주공아파트의 향수에서 출발한 저자의 연구가 얼마나 넓고 깊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2부 둔촌주공아파트에서는 어떻게 살아갔을까?’에서는 거주 경험자 입장에서 아파트를 채웠던 이들의 삶을 주목한다. 저자는 “둔촌주공아파트 거주민들이 이토록 깊은 애정을 가지게 된 것은 그곳이 그들의 ‘집’이자 ‘동네’였기 때문”이라며 “‘완성형’으로 태어나 수십 년 동안 크게 바뀌는 것 없이 ‘정지된 마을’로 머무를 수밖에 없는 아파트단지의 숙명도 장소 애착 형성에 영향을 미친 중요한 요인”이라고 썼다. 40년 동안 한결같은 모습으로 머물렀던 “쾌적하고 살기 좋은 단지”의 자부심은 재건축의 바람을 타고 다른 전기를 맞는다. 저자는 ‘거주 공동체’로 묶여있던 이웃들이 ‘안녕, 둔촌주공아파트’를 통해 ‘기억 공동체’로 인식하게 되는 경험을 쌓았다. 책에는 둔촌주공의 건설 당시 및 입주 초기, 2017년 건물 반, 나무판 초록이 그득한 둔촌주공의 당시 사진부터 이주 직후, 철거 상황, 그리고 2022년 올림픽파크포레온으로 변모하는 건설 현장까지 고스란히 담겨있다. <둔촌주공아파트, 대단지의 생애 건설·거주·재건축의 40년>. 도서출판 마티 제공 3부 ‘둔촌주공아파트는 어떻게 사라져갔을까?’는 지난했던, 하지만 아직도 현재 진행 중인 둔촌주공의 거듭나기를 재조명한다. “재건축 사업을 지켜보며 이런 최악의 결말로 치닫지 않기를 바라고 바랐다”는 저자의 바람이 무색하게 둔촌주공은 한국 아파트사의 굵직한 사건으로 기록되게 됐다. 막대한 공적자금이라는 심폐소생술, 뜨거운 청약경쟁률, 새집에의 열망…결국 둔촌주공을 구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원래는 2021년 2월 완성한 논문을 바탕으로 낼 계획이었던 단행본은 “예상치 못한 일들이 계속 이어져” 이번 여름에 이르러 세상과 만났다. 생애를 관통하는 연구 결과물을 내놓으며 작가는 “둔촌주공아파트의 시간을 따라가다 보니 그사이 한국 사회와 서울의 도시 환경이 어떻게 변했는지, 발전국가 시기의 유산이 어떻게 신자유주의 시대의 자원으로 변용되는지, 이에 따라 대단지라는 환경에서 살아가던 이들의 삶의 방식과 사고방식이 어떻게 바뀌는지, 혹은 바뀌지 못하는지 두루 살펴볼 수 있었다”고 전한다. 부동산 투자 혹은 투기, 주거공간. 이분법적으로만 다뤄지던 아파트를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는 이 의미 있는 결과물이 아파트공화국을 살아가는 동시대인들에게 두루 읽히기를 바란다.
- 책 읽는 레이디
- 2023년 가장 비싼 아파트는 162억 ‘더펜트하우스 청담’
- 2023. 03. 22 17:01 화제
- 상위 10위 아파트 중 강남구 4개로 가장 많아 2~4위는 용산구가 차지, 서초·성동구와 부산 해운대구 각 1개 더펜트하우스청담 외관. 더펜트하우스청담 공식 홈페이지 22일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공개했다. 전국에서 공시가격이 가장 높은 공동주택은 서울 강남 ‘더펜트하우스 청담’(407.7㎡·162억4000만원)으로 나타났다. 공시가격은 전년 보다 약 6억5000만원가량 낮아졌다. 영동대교 남단 엘루이 호텔이 있던 자리에 들어선 더펜트하우스청담은 3개동 29채 규모로 2020년 입주했다. 연예계와 스포츠계 톱스타, 스타 강사 등이 분양 받으며 화제를 모았던 곳으로 올해로 3년 연속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싼 공동주택으로 기록됐다. 1위를 제외한 상위권은 용산구 한남동 일대 공동주택이 차지했다. 2위는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한남(244.7㎡·97억400만원), 3위는 한남더힐(244.7㎡·88억3700만원), 4위는 파르크한남(268.9㎥·82억900만원) 순이다. 용산구는 공시지가 하락 폭이 가장 작은 지역(-8.19%)으로도 조사됐다. 5위는 성동구 아크로서울포레스트(273.9㎡·81억9300만원)가 차지했다. 2006년부터 2020년까지 공시가격 1위 자리를 지켰던 서초구 트라움하우스5차(273.6㎡·77억110만원)는 전년도 5위에서 6위로 밀려났다. 상위 10위권 유일의 지방 공동주택은 부산 해운대 엘시티(244.6㎥·68억2700만원)로 7위에 이름을 올렸다. 공시가격 상위 10위 공동주택. 국토교통부 제공 ‘2023년 공동주택공시가격(안)’에 따르면 서울은 전년 대비 공시가격이 평균 17.30%하락했다. 전국 평균(-18.61%)보다 하락 폭이 낮다. 서울 자치구 중 하락 폭이 가장 큰 곳은 송파구(-23.20%)로 나타났다. 노원구(-23.11%), 동대문구(-21.98%), 강동구(-21.95%), 도봉구(-20.91%)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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