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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444 건 검색)

“정치적 논란 될 수 있으니…” 청소년들 정책 제안 막아선 여가부 산하기관
2024. 12. 15 16:35사회
... 삶과 연관된 예산을 조속히 복원해야 한다”며 “장관 임명을 비롯해 청소년정책 주무부처인 여가부 기능을 정상화하라”고 했다. 특별회의 내부에선 여가부와 진흥원의 운영 방식을 둘러싼 불만도...
한동훈 “난 페미니스트 아니다···여가부 폐지 효율적으로 정책하겠다는 것”
2024. 12. 03 16:03정치
...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걸 페미니스트라고 말한다면 맞을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여가부 존폐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어떤 부서를 없앤다는 것이 기능을 없앤다는 건 아니다”라며...
페미니스트여성한동훈국민의힘여가부여가부폐지
가정 밖 청소년에 ‘문신 제거 시술’ 박재웅 원장 여가부 장관 표창
2024. 11. 07 20:18인물
... 문신 제거 시술을 지원한 박재웅 클린타투의원 원장(사진)이 여성가족부 장관 표창을 받는다. 여가부와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은 8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2024년 청소년복지시설 운영성과...
ㅇㅇ
여성폭력 방지·청소년 부모 양육 지원 예산 줄인 여가부
2024. 10. 31 20:31사회
... 지급한다. 예산 삭감으로 지원 대상이 올해 1500명에서 내년 1060명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청소년 부모 가구 수가 줄어든 통계와 전년도 집행률을 종합해 지원 대상 가구를...
청소년여성가족부예산안여성폭력한국여성인권진흥원

스포츠경향(총 23 건 검색)

[단독] ‘쯔양 협박사건’은 ‘디지털성범죄’···여가부 민원 접수
2024. 07. 19 10:03 연예
확인되지 않은 과거 이력 등을 빌미로 여러 유튜버와 변호사 겸 기자로부터 협박과 공갈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유튜버 쯔양. 유튜브 방송화면 “여성의 치부로 사익 추구한 범죄” ‘n번방 사태’와 같은 지원 필요 범부처적 엄중 대책 강력 촉구 ‘쯔양 협박 사태’와 관련해 이에 가담한 사이버 렉카(사이버 레커)들과 이에 가담한 변호사 겸 기자 등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여성가족부의 범부처적인 대책 마련이 촉구됐다. 여가부에는 지난 18일 ‘사이버 렉카 연합의 쯔양 공갈 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해 관계부처와 협력으로 범부처 대책을 수립하는 등 엄중히 대중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는 민원이 접수돼 19일부로 여성정책과에 배정된 것이 확인됐다. 이 민원인은 자신을 ‘2019년 불법촬영물을 유포한 ‘기자 단체 카톡방’ 관련해 여가부의 입장을 요구했으며, 2021년 식품위생법(유흥종사자의 범위) 시행령에 명시된 ‘부녀자’ 표현 관련해 여가부에 개정안을 요구한 시민’이라고 소개하며 이번 민원에서 “사이버 렉카 연합회의 쯔양 공갈 혐의 사건은 한 여성의 치부를 볼모로 사익을 추구한 기생충들의 잔악무도한 범죄가 낱낱이 드러난 사건”이라고 했다. 이어 “‘100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대형 유튜버도 사회 이면에서 인권이 말살되고 정신이 피폐해질 때까지 고통받을 수 있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로 그로 인해 온라인상에서 여전히 2차·3차 가해가 이어지는 등 너무도 참담한 광경이 목도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검찰에서 수사 중인 상황이긴 하나 피해 사실이 구체적이고 뚜렷해 파급력 또한 큰 사건”이라며 “이에 주무 부처인 여가부는 과거 ‘텔레그램 n번방 사태’ 당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해 특별지원단을 구성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적극적인 지원방안을 발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민원인은 김현숙 여가부 전 장관이 2022년 5월 취임사에서 “우리가 하는 일이 곧, 대한민국의 희망을 키우고,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우며, 가족의 행복을 지키는 일이라는 공무원의 자긍김으로 시대적 사명을 실천하겠다”는 발언을 인용하며 “여가부는 해당 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해 관계부처와의 협력으로 ‘범부처 대책’을 수립하는 등 엄중히 대응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사이버렉카 모임 ‘렉카연합’ 소속된 유튜버 구제역과 전국진 등은 쯔양의 확인되지 않은 과거 이력을 빌미로 쯔양 측에 접근해 수천만원을 공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구제역 등에게 쯔양의 확인되지 않은 과거 이력 자료를 전달한 이는 쯔양을 수년간 폭행하고 협박한 전 연인 B씨의 법률대리인 A씨인 것으로도 드러났다. A씨는 변호사이자 현직 언론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인물이다. 쯔양 측을 압박한 구제역은 5500만원의 용역계약을 맺었고, A씨 또한 2300만원 가량의 돈을 받았다. 이외에도 A씨는 사망한 B씨의 유서를 들고 쯔양 측을 찾아가 자신의 사업 광고를 강요하기도 했다. 또 다른 ‘렉카연합’ 소속 유튜버 카라큘라는 구제역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을 알리자 이를 독려하고 지지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외에도 또 다른 유튜버로부터 수천만원을 공갈한 혐의도 받는다. 카라큘라, 구제역, 전국진 등은 각각 관련 혐의로 피고발 또는 피소된 상태도 현재 수사기관의 수사를 받고 있다.
단독
여가부 폐지”…신남성연대 시위에 등장한 전효성
2021. 11. 15 17:56 연예
유튜브 채널 ‘신남성연대’ 영상 캡처여성가족부 폐지를 촉구하는 집회를 연 신남성연대가 가수 전효성의 사진이 그려진 애드벌룬을 띄워 눈길을 끌었다. 신남성연대는 지난 13일 오후 2시부터 약 3시간 동안 신촌역 인근에서 여성가족부 폐지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어 거리 행진을 벌였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참가자 100여 명(주최 측 추산)은 “여가부 해체” “우리가 이긴다” “정치권 응답하라” “페미니즘 독재타도” 등의 구호를 외치며 분노를 표출했다. 배인규 남성연대 대표는 “페미니스트들이 여가부 출범 20년이란 짧은 역사에도 권력과 작금의 대한민국을 삼킨 이유는 이들이 혜화역·강남역 시위에서 아스팔트로 나서 행동했기 때문”이라며 해당 단체 또한 이날 집회를 통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튜브 채널 ‘여성가족부’ 영상 캡처이날 집회에는 가수 전효성이 그려진 애드벌룬이 등장해 시선을 모았다. 해당 애드벌룬에는 “응. 누나 페미코인 못 타”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는 전효성이 데이트 폭력에 대해 밝힌 소신 발언을 놓고 반발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전효성은 지난달 25일 여성가족부 공식 유튜브 채널에 출연했다. 해당 영상에는 젠더 폭력 근절에 대한 희망을 전달하는 여가부 ‘희망 그림 캠페인’에 참여한 전효성이 캠페인 참여 이유를 비롯해 자신이 꿈꾸는 안전한 대한민국의 모습 등을 밝히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에서 전효성은 “요즘 뉴스를 보면 유독 전보다 젠더폭력에 관해서 많이 접하게 되더라.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캠페인이라면 같이 힘을 보태고 싶은 생각이다”라고 캠페인 참여 이유를 전했다. 이어 그는 “관대한 분위기 때문에 자칫하면 범죄의 이유를 피해자한테서 찾을 수 있다. 범죄라는 건 엄연히 가해자 잘못인데 ‘그 범죄가 일어난 이유는 너 때문이야’라는 불필요한 시선까지 받게 되어야 하니까 그건 너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관대하게 바라보는 시각은 달라져야 한다고 본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러나 영상 말미 전효성의 발언을 두고 논란이 제기됐다. 영상 속 그의 발언이 ‘모든 남성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한다’는 것. 전효성은 자신이 꿈꾸는 대한민국의 모습에 대해 전하는 과정에서 “어두워지면 집에 들어갈 때마다 항상 ‘내가 오늘도 안전하게 잘 살아서 들어갈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들어간다”며 “‘집에 잘 들어갔어?’ 안부 인사를 묻지 않느냐. 어떻게 보면 그런 게 당연한 게 아닌데 우린 당연하게 하고 있다. 모두가 자유롭게 자신의생각을 잘 말하고, 다니고 싶을 때 다닐 수 있고, 사랑하고 싶을 때 사랑하고, 헤어지고 싶을 때 헤어질 수 있는 자유가 있는 사회가 안전한 사회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를 본 일부 누리꾼들은 “귀가길이 생존을 위협받을 정도로 걱정된다는 말은 과도한 불안과 우려를 조성하는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후 해당 영상은 남녀 대결 구도의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고, 조회 수 32만 뷰 돌파, 댓글 약 2.6만 개가 달리며 남녀 갈등의 장으로 변질됐다. 한편, 전효성은 15일 자신이 진행하는 MBC ‘전효성의 꿈꾸는 라디오’ DJ 석을 일주일간 비우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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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익 10억 ‘로또’…여가부 차관 포기한 세종아파트 22세 당첨
2020. 11. 04 13:38 생활
지난 2017년 12월 리더스포레 분양 당시 모델하우스에 모인 인파. 연합뉴스여성가족부 차관이 포기한 세종시 아파트 분양권에 대한 잔여 가구 추가 분양에 22세 여성이 당첨된 것으로 확인돼 세종시 부동산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세종시 주상복합 아파트인 ‘세종 리더스포레 나릿재마을 2단지’ 전용면적 99.26㎡ 잔여 1가구 추가 분양에 1998년생 여성인 이모 씨가 당첨됐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 아파트는 2017년 12월 분양돼 내년 6월 입주를 앞두고 있었는데, 갑자기 잔여 세대가 나와 화제가 됐다. 세종지역 아파트값이 연일 전국 최고 수준을 경신하며 오르는 와중에 인기 좋은 아파트 잔여 물량이 갑자기 나오자 충청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청약 신청이 쇄도했다. 청약통장 보유나 무주택 여부 등 특별한 자격 제한 없이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청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무순위 청약은 일반분양 당첨자 계약 이후에 계약 포기자나 청약 당첨 부적격자로 주인을 찾지 못한 가구에 대해 무작위 추첨으로 당첨자를 뽑는다. 청약통장 보유나 무주택 여부 등 특별한 자격 제한 없이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청약할 수 있어 지난해에는 미계약분만 ‘줍고 줍는다’는 의미의 ‘줍줍’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전날 진행된 세종리더스포레 무순위 청약에는 24만9천여명이 청약하면서 한때 해당 사이트가 마비되고, 신청 시간이 애초 정오에서 오후 6시로 연장되기도 했다. 건설업계와 여가부 취재를 종합하면 이 물건은 김경선 신임 여가부 차관이 차관에 인선되기 직전에 포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차관은 고용노동부 재직 시절 실거주 목적으로 세종시에 아파트를 분양받았으나 다주택을 해소하기 위해 여가부 차관으로 오기 전에 분양권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차관은 이 아파트 외에도 서울에 2주택을 포함해 3주택을 소유했으나 현재는 다주택 상황을 해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가부 관계자는 “공식 입장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화건설·신동아건설·모아종합건설 컨소시엄이 2017년 12월 세종시에 공급한 세종리더스포레 2단지는 당시 1순위 청약 경쟁률이 99대 1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세종시에서 상권이 좋은 나성동에 위치한 이 아파트는 호수공원과 수목원 등과도 가까워 세종에서도 고급 아파트 반열에 들 것이라는 기대감을 받고 있다. 이번에 무순위 청약이 진행된 물건의 분양가는 4억4천190만원(발코니 확장 비용 제외)에 책정됐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인근 주변 단지인 세종시 새롬동 새뜸마을 10단지와 11단지 전용 98㎡의 현재 시세가 14억∼15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최소 10억원의 차익이 남을 것으로 보고 있다.
“태클 건다고 뒤집나” 여가부 성교육책 회수 질타
2020. 09. 01 15:36 생활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표현이 노골적이라는 일부의 비판을 이유로 아동 성교육 도서를 급히 회수한 여성가족부의 조치를 놓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질타를 쏟아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민주당 신동근 의원은 1일 여성가족위 전체회의에서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을 향해 “극우 매체, 종교 관련 매체 등이 이번 지적을 주도했다”며 “그런 극우 성향 매체에서 지적하면 정부 정책을 하루아침에 바꾸느냐”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여성단체에서도 사업을 지속하기를 요구하고 있다”며 “확신도 없이 문제제기가 나온다고 무작정 정책을 철회하는가. 이러니 여가부를 없애자는 청원이 올라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같은 당 권인숙 의원도 “대부분 서구 국가에서도 정확한 성지식과 정보를 토대로 성교육을 하자는 공감대가 크다”며 “해당 도서를 회수한 것은 그러한 현장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정옥 장관은 “정부 정책이라기보다는 사회적기업 협력사업”이라며 “학부모단체와 만났는데 해당 학부모가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진이 돼서 여가부 직원이 능동 감시가 되는 등의 상황이 벌어지면서 학부모들의 동의를 구하기 어렵겠다고 판단하고 회수했다”고 해명했다. 권인숙 의원이 “이번 사태로 성교육에 대한 인식이 퇴행했다. 어떻게 책임지겠느냐”고 묻자 이 장관은 “성인권 교육을 강화하고 콘텐츠 개발을 하겠다”고 하며 직접적인 거취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해당 도서의 회수를 취소할 생각이 없느냐는 민주당 유정주 의원의 질문에는 “코로나19로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 부분을 또 다른 갈등으로 유발하는 것 같다”며 난색을 표했다.

주간경향(총 5 건 검색)

여가부, 차관 체제로 가나(2023. 10. 20 10:45)
2023. 10. 20 10:45 정치
ㆍ김행 장관 후보자 사퇴 전후 여권 “임명하지 말자” ㆍ‘부처 폐지’ 위한 인물 세우니 늘 자질 논란 ‘딜레마’ 10월 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전 후보자가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10월 12일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사퇴했다. 김 전 후보자는 ‘주식파킹’ 의혹, 청문회장 이탈 등으로 논란을 빚었다. 여성가족부 장관으로서 자질 및 전문성이 결여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9월 15일 김 전 후보자는 여성의 임신중지권에 대해서 “여성의 자기결정권이라는 미사여구 포장 뒤로 감춰진 낙태의 현주소를 여쭙고 싶다”고 말했다. 형법상 낙태죄에 대해 2019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헌법재판소의 판단과 역행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인사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가 공동창업한 위키트리에 실린 노골적인 여성혐오 기사들이 지적됐다. 10월 5일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성희롱적 보도를 악질적으로 양산했다”며 “해당 보도 대부분이 김행 후보자가 경영에 관여한 이후의 기사들이고 언중위의 시정 권고를 받았던 기사들인데도 지금까지 위키트리 홈페이지에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10월 7일 ‘여성가족부 폐지 저지와 성평등 정책 강화를 위한 범시민사회 전국행동’은 “성차별과 폭력, 혐오에 기생해 100억원이 넘는 자산을 증식시킨 언론사 수장이 여가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윤 대통령은 또다시 부처 폐지를 자신의 역할로 인식하는 자격 미달의 여가부 장관 후보자를 지명했다”고 비판했다. 장관의 임무, 부처 폐지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각종 지표는 정반대를 가리키고 있다. 2022년 한국 성별임금격차 31.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다. 2021년 세계경제포럼(WEF)의 글로벌 젠더격차지수(GGI)는 156개국 중 102위다. 2020년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피해자 4973명 중 81.4%가 여성이다. ‘구조적 성차별’을 보여주는 근거들은 뚜렷하지만, 윤석열 후보의 ‘여가부 폐지’ 기조는 당선 이후에도 계속됐다. 이에 따라 현 정부의 여가부 장관 핵심 임무도 ‘부처 폐지’가 됐다. 성평등 정책 추진과는 거리가 먼 장관의 자질과 전문성 논란이 이어졌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양성평등과 출산율의 상관성에 대해 연구해온 경제학자다. 19대 국회에서는 비례대표 의원으로 특정 성별이 위촉직 위원의 60%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여성발전기본법 개정안, 지역구 여성 공천비율 30% 이상을 의무화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을 대표발의했다. 장관 임명 이후에는 그러나 ‘여가부 폐지’를 우선순위로 두고 무리하게 정부 기조를 따라가면서 자질 논란을 빚었다. 지난해 5월 인사청문회에서는 ‘구조적 성차별이 있냐’는 질의에 “여가부가 20년간 있었는데, 세계성격차지수가 나아지지 않고 102위로 떨어졌는지 의원들과 토론하고 싶다”며 말을 돌렸다. 지난해 9월 발생한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을 두고 “여성과 남성의 이중 프레임으로 보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고 말해 비난을 자초했다. ‘인하대 성폭력 사망 사건’을 두고서도 “학생 안전의 문제이고 성폭력이지, 여성폭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가 비난을 받자 “여성폭력이 맞다”고 정정하기도 했다. 김행 전 후보자도 “드라마틱하게 엑시트하겠다”며 여가부 폐지를 목표로 앞세웠다. 여가부 장관이나 후보자가 ‘부처 폐지’를 앞세우다 보니 정작 성평등 등 여가부 본연의 정책과 관련해서는 시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발언을 한 셈이다.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는 이를 여가부 폐지를 내건 현 정부의 ‘딜레마적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권 대표는 “정부는 여가부 폐지라는 자신의 기조에 맞는 사람을 여가부 장관으로 임명하려고 하다보니 여가부의 존재 방향과 목표에 맞지 않는 사람을 임명하게 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진경 여성노동자회 대표는 “현 정부는 어떤 사람을 여가부 장관에 앉혀야 하는가 그 자체를 모르고 있다”며 “여가부가 무슨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상 자체가 없다는 반증이다”라고 비판했다. 권수현 대표는 “여성가족부는 정부 내 야당 역할을 해야 하는 부처다. 다른 부처가 젠더 관점이나 성인지 의식 없이 정책을 실행하는 것에 대해 여가부가 성인지 관점에서 방향을 잡는 야당 역할을 해야 한다. 이를 성주류화라고 하는데 이 같은 책임을 갖고 있는 부서가 여가부”라며 “그런 만큼 장관을 잘 임명해야 한다. 하지만 현 대통령은 ‘그런 부처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무책임한 인사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9월 19일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차관 대행 체제로? 김현숙 장관에 이어 김 전 후보자까지 이 같은 딜레마적 상황이 이어지면서, 후임 여가부 장관 인선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당분간 김현숙 장관 체제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잼버리 파행 이후 김 장관이 장관직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한편 정부·여당 일각에서는 김 장관의 사표를 수리하고, 여가부를 차관 체제로 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0월 11일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김행 후보 지명 철회를 정부에 요구하며 “철회의 뜻이 다른 후임자를 지명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여가부 폐지를 위해 지명을 안 하겠다는 그런 뜻으로 지명을 안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가부 폐지가 우리 대통령 공약”이라며 “여가부 폐지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그 의지는 장관을 임명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관 대행 체제로 가면서 내년 총선에서 여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한 후, 정부조직법을 개정해 부처를 폐지한다는 시나리오다. 이 같은 여당 일각에서 나오는 주장에 대해서는 시민사회에서는 책임 회피라고 지적했다. 배진경 여성노동자회 대표는 “만약 진짜로 그렇게 한다면 정부가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며 “아무리 시한부라고 해도 장관을 임명하지 않는 행정부가 어디 있나. 장관과 차관의 역할은 엄연히 다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가부가 해야 할 일이 많은데, 대놓고 일을 안 하겠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권수현 대표는 “여권 일각에서 차관 대행 체제로 가자는 이야기가 나왔다면 굉장히 우려스러운 이야기다. 지금 정부가 사회적 약자와 관련한 사업 예산을 삭감하고 있는데, 여가부 업무 중에 그런 사업이 상당히 많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장관이 추진해도 어려운데 차관 대행 체제라면 훨씬 힘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대통령이 장관을 임명하면 그 장관이 책임을 진다는 뜻이다. 만약 정말로 장관 임명을 하지 않는다면 그건 정부가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신호”라며 “그렇게 되면 피해는 결국 시민들이 짊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관 체제가 논의되면서 당장 11월 2~3일 예정된 여성가족부 국정감사에 누가 출석할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분분하다. 야당 여가위 관계자는 “김현숙 장관이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고 있어서 가부가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기관 증인으로 여가부 장관을 의결했기 때문에 여가부의 답을 기다리는 중이다. 정부에서 정확하게 여가부 장관의 거취에 대한 답을 해줘야 하고, 만약 김 장관이 국감에 나오지 않고 제대로 답할 수 없는 차관이 나온다면 어떻게 할지 다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가위 관계자는 “여가부 장관 관련해 다른 소식을 듣지 못해 김 장관이 국감에 나오는 것으로 알고 준비하고 있다”며 “현 정부 들어서 여가부 예산이나 사업이 축소되는 조짐이 있는데, 폐지를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어 그런 것들을 주로 지적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여가부 관계자는 국감 출석과 관련해 “지금 김현숙 장관이 재직 중인 만큼 국정감사에 출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부처 폐지하기도 전에 청소년·성평등 정책 마비 여가부 폐지가 여가부 장관의 주요 임무가 되면서 성평등 정책이 축소·폐지되고 여가부 본연의 사업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장 먼저 관련 예산 축소다. 지난해 11월 15일 국회 여가위 예산결산심사소위는 2023년도 예산안을 심의했다. 위성곤 민주당 의원은 “일반회계는 432억원이나 감액했다. 일할 마음이 있다면 일반회계 예산이 줄어들 동안 장관은 무엇을 했는지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며 “특히 성평등정책기반강화 및 여성경제활동지원사업은 전년대비 75%나 감액을 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 사업’ 관련 예산이 빠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2021년과 2022년 1억600만원이 배정된 디지털 성범죄 인식개선 홍보 예산은 전액 삭감됐다. 2024년도 예산안에서도 성평등 및 청소년 정책 예산은 쪼그라들었다. 지난 8월 29일 정부가 의결한 여가부 예산은 1조7153억원으로 올해보다 9.4% 증액됐다. 가족 정책 분야가 1조1970억원으로 16.6% 인상된 반면, 양성평등 지원 예산은 2407억원으로 2.5% 줄었다. 청소년 정책은 전년 대비 6.9%가 감소했다. 이에 따라 성인권교육 사업과 청소년 근로권익보호 사업 등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비장애학생과 장애학생이 참여하는 ‘성인권교육’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결정을 두고 “여성가족부가 장애인 성폭력 예방의 일환으로 수립한 정책을 폐지하는 것은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여가부 폐지 기조가 지방자치단체의 성평등 정책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 7월 19일 한국여성단체연합은 ‘민선 8기 1년, 광역자치단체 성평등 정책 평가 토론회’를 열었다.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이후 지역 성평등 정책 현황 분석 및 시사점’을 발표한 김민문정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지방정부의 성평등 정책 전담부서는 대부분 여성가족부의 위임사무를 집행하는 수준의 정책 기구만 있고, 주로 여성·아동·청소년의 안전과 복지 등을 중심으로 역할이 한정됐다”고 분석했다. 지방정부의 성평등 정책이 중앙정부의 기조에 따라 변화하는 만큼 여가부 폐지 기조에 따라 지자체 또한 성평등 정책 전담부서 위상이 격하되고 성평등 정책 연구기능이 축소·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잼버리 파행 또한 ‘여가부 폐지’를 우선순위로 두면서 주무부처인 여가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데서 기인한 측면이 크다. 야당 여가위 관계자는 “김현숙 장관이 여가부 폐지에만 몰두해 정작 여가부가 해야 하는 본연의 업무에 소홀했기 때문에 잼버리 파행 사태도 나타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여가부 기능 강화·폐지 동시 추진?(2022. 09. 30 11:07)
2022. 09. 30 11:07 사회
ㆍ김현숙 장관,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에도 ‘마음은 콩밭에’ “장관님의 앞으로 역할은 여성가족부 폐지에 있습니까, 여가부에서 하는 역할의 기능 강화에 있습니까?”(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그 두개는 배치되는 게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김현숙 여가부 장관) “저는 이해할 수 없는 논리이기는 한데…(하략).”(한 의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국무위원 임명장을 수여했다. /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지난 9월 16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의 한 장면이다. 회의에선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과 관련한 여가부의 대처를 두고 질의가 쏟아졌다. 이와 맞물려 여가부 폐지 문제도 거론됐다. 김 장관은 이날 여가부 업무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일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지금의 (조직) 형태가 가장 바람직하고 가장 합리적이고 가장 효율적이라고 말할 순 없다”고 했다. 여가부 폐지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다. 여성계에서는 김 장관의 이런 언행은 모순이라고 지적한다. 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인 여가부 폐지를 흔들 수 없는 ‘절대가치’로 여기면서 그 틀 속에 갇혔다고 진단한다.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윤 대통령의 인식에 보조를 맞추는 점도 김 장관의 한계로 지적된다. “피해자 지원, 주요한 일” 여가부는 여성폭력과 관련한 업무를 관장하는 부처다. 이번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을 계기로 여가부 역할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이유다. 김현숙 장관도 지난 9월 23일 연합뉴스TV에 출연한 자리에서 “스토킹 피해자 지원을 담당하는 여가부 장관으로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유가족과 국민께 송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여가부의 역할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피해자 지원에 대한 부분이 여가부의 주요한 일”이라며 “스토킹 범죄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리는 역할, 폭력 예방 교육, 2차 가해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도 여가부가 주요하게 하는 일이다. 이 부분에 애를 쓸 생각”이라고 했다. 동시에 김 장관은 여가부 폐지도 추진 중이다. 지난 6월에는 ‘전략추진단’이라는 별도 조직까지 꾸려 각계 의견 수렴 작업을 벌였다. 여가부 폐지와 관련한 기한이 정해진 건 없다. 여가부는 법무부 및 고용노동부 등 유관부처, 행정안전부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는 이번 국회 회기 내에 여가부 폐지를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김 장관은 여가부를 폐지하더라도 관련 기능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소관 업무가 다른 부처로 이관되는 것이므로 ‘폐지’와 ‘기능 강화’가 양립 가능하다는 논리로 풀이된다. 그러나 여가부의 업무 가운데는 여러 종류가 유기적으로 얽힌 게 많아 이를 분산하면 정책 집행의 효율성과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무엇보다 여가부의 주요 업무인 성평등 관련 정책이 위축되리라는 우려가 크다. 여가부 폐지와 기능 강화는 모순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대선 후보 시절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밝혔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지난 5월 인사청문회에서 해당 발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질의를 수차례 받았으나 끝내 직접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구조적 성차별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각종 여성폭력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기 때문이다. 김 장관이 ‘구조적 성차별은 없고 여가부는 폐지해야 한다’는 명제에서 벗어날 수 없다 보니 이번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에서도 본질적인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전국의 535개 단체 활동가들이 지난 4월 7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근에서 여성가족부 폐지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우철훈 선임기자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활동가의 말이다. “구조적 성차별의 결과가 여성폭력이다. 여성을 동등한 인간으로 보지 않는다. 집, 일터, 거리 등 곳곳에서 차별한다. 존중하지 않으니 때려도 되고, 살해해도 되고, 불법촬영을 해도 된다고 여긴다. 근본적인 원인인 구조적 성차별을 제거해야 문제가 해결된다. 사후에 피해자를 보호하고 지원하는 게 다가 아니다. 여가부는 성평등을 지향하며 관련 정책을 다루는 부처다.” 성차별적 인식을 고치지 않고서는 어떤 대책도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고 말한다. “윤 대통령은 성폭력 범죄를 엄중 처벌하겠다고 했다. 득표전략의 일환으로 성차별은 없다고 말했을지 모르지만, 성폭력의 젠더적 성격과 시민의 분노는 외면할 수 없으니 이렇게 말한 것 같다. 하지만 검사나 판사의 성인지가 낮아 성범죄자에게 가벼운 구형을 하거나 형을 선고한다. 성차별적 인식을 바꾸지 않고서 성폭력을 엄중하게 처벌하고 피해자를 지원하겠다는 건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구조적인 문제이고 사회 전체가 변해야 풀 수 있는 문제다. 이런 이해 없이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하니, 김 장관이 중요한 원인은 제쳐두고 현상만 얘기한다는 비판을 받는 것이다. 윤 대통령의 기조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컨트롤타워는 누가? 여가부는 여성폭력과 관련한 정부 내 ‘컨트롤타워’이다. 2018년 12월 제정된 여성폭력방지기본법만 봐도 관련 업무를 진두지휘하는 여가부의 역할을 확인할 수 있다. 기본법은 여성폭력 방지 정책의 종합적·체계적 추진을 규정한다. 폭력 방지와 피해자 보호·지원에 관한 국가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여성폭력의 정의가 담겼고, 최초로 ‘2차 피해’의 개념도 규정했다. 기본법은 여가부가 여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 보호·지원 정책을 5년마다 수립하도록 한다. 이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연도별로 세부적인 시행계획도 만들어야 한다. 여가부뿐 아니라 관련 정부부처와 시·도 등 지방자치단체도 계획을 세워야 하고, 추진 실적을 여가부에 제출해야 한다. 여가부는 실적을 분석·평가하고 결과를 통지하는 역할까지 한다. 이처럼 여가부를 중심으로 수립한 정부 계획은 여성폭력방지위원회에서 최종 심의·의결한다. 위원장은 여가부 장관이다. 여성폭력과 관련된 15개 부처의 차관급 인사들과 민간 위원 12명으로 구성된다. 부처 간 협력을 통해 대응체계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한다는 취지다. 위원회는 여성폭력 방지와 관련한 정부 내 최고 의사결정 기구로 평가할 수 있다. 여가부를 폐지하면 어느 부처가 이런 컨트롤타워 역할을 대체할지가 난제로 부상할 수 있다. 양이현경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여성폭력방지위원회는 운영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조직으로 앞으로 기능이 더 강화돼야 한다”라며 “여가부를 없애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을 마땅한 부처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는 “여가부가 예산과 인력 면에서 상대적으로 열악해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더 보완해야 한다”고도 했다. 한편 위원회가 지난 3월 심의·의결한 2022년도 시행계획에는 스토킹 범죄와 관련한 내용도 담겼다. 법률 개정을 통해 가해자가 ‘긴급응급조치’를 불이행했을 때 형사처벌하는 방안도 있다. 이는 최근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발생 직후 경찰청이 내놓은 대책과 같다. 긴급응급조치는 피해자나 그 주거지로부터 100m 이내 접근 금지, 휴대전화 등을 통한 연락 금지 등이다.
김경선 여성가족부 차관 “여가부 폐지는 평등과 통합 포기하는 것”(2021. 07. 23 15:04)
2021. 07. 23 15:04 사회
‘여성가족부에 대한 오해, 사실은 이렇습니다’ 지난 7월 15일 여성가족부(여가부)가 공개한 ‘팩트체크’ 자료에 붙은 제목이다. 야당 대권주자를 중심으로 여가부에 대한 ‘폐지론’이 다시금 불붙고 있는 상황에서 여가부가 ‘정공법’으로 반박에 나섰다. 팩트체크에서 여가부는 “리얼돌을 여가부가 규제한다”, “여가부는 유일하게 한국에만 존재한다” 등의 주장을 바로잡았다. 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재 일주일 만에 트위터에서 158만8000회 가까이 노출됐고, 페이스북에서도 4만3000명 가까이 도달했다. 김경선 여성가족부 차관이 7월21일 주간경향과 인터뷰하고 있다. 여가부는 존폐 여부가 주기적으로 입길에 오르내리는 사실상 유일한 정부 부처다. 여가부가 ‘욕을 먹는’ 이유는 다른 정부 부처와는 다소 다르다. 개중에는 따끔한 비판도 있지만, 불성실한 편견과 루머가 크게 작용한다. 지난 7월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경선 여가부 차관을 만나 폐지론을 둘러싼 고민, 여가부의 근본적인 존재의의를 비롯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들었다. 김 차관은 “여가부를 폐지한다는 것은 평등과 공존, 통합이라는 가치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여러차례 강조했다. -여가부에 대한 루머는 아주 오래됐지만(죠리퐁 판매 금지 등) 그동안은 적극적인 대응을 하는 모습을 찾아보긴 힘들었다. 최근엔 대응 전략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특별한 전략은 아니다. 과거엔 여가부에 대한 오해가 일부 커뮤니티 같은 곳에서 주로 얘기된 반면 최근엔 ‘폐지론’이 정치 이슈화가 됐다. 국민께서 똑바로 알고 판단하려면 사실이 아닌 내용이 확대 재생산되는 건 막아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 저희가 역할을 다 하지 못한 부분에는 겸허하게 생각하지만 정말 사실이 아닌 것에 대해 정확하게 알릴 건 알려야 한다고 봤다.” -내부 구성원들이 사기가 저하되거나 상처를 받기도 하나. “너무 과격한 표현들, 예를 들어 ‘암적인 존재’라고까지 이야기하는 것은 구성원들에게 비수처럼 다가오는 것 같다. 막 부임한 어린 직원들도 마음 아파하고 상처를 받더라. 공무원으로서 ‘우리가 좀더 잘해야겠다’ 싶으면서도 ‘뭔가 부족한 면이 있지 않았나’ 생각도 하고 다들 좀 힘든 시기다.” -폐지론을 어느 정도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나. “정말 여가부가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이대로 가선 안 된다’, ‘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여가부가 하는 일을 제대로 몰라 과소평가하는 부분도 있지 않겠나. 여가부는 평등과 통합을 지향하는 조직이다. 여가부를 폐지한다는 것은 그 정부가 평등과 공존, 통합이라는 가치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 -다른 부처가 가지지 못하는 여가부만의 역할과 존재의의는 무엇인가. “여가부의 업무가 다른 부처와 결코 중복된다고는 보지 않는다. 중복의 문제가 아니고 어떻게 특화되고 통합된 지원을 할 것인가의 문제다. 예를 들어 여성인력 차원에서 보자면 고용노동부가 고용정책을 담당하긴 하지만 이는 기능적인 구분이고, 여가부 쪽에선 현재 한국서 가장 심각한 고용문제는 여성들의 경력단절이다. 경력단절 여성은 육아, 돌봄과 관련돼 있다는 고유한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고용정책이나 고용서비스만으론 안 된다. 돌봄 문제 해결, 성희롱·성폭력에서부터 안전한 근무환경, 가족친화적인 문화를 만드는 일을 여가부가 고민한다. 또 성폭력 문제는 단순히 처벌로만 해결되는 것이 아니고 예방과 피해자 보호가 중요하다. 법무부와 경찰이 처벌은 할 수 있겠지만 성폭력 문제엔 전문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예방과 보호를 통합적으로 할 수는 없다. 특히 성폭력 피해자들은 일반적인 ‘복지’의 지원 대상은 아니다. 여가부가 이들을 지원하는 통합 체계가 있기 때문에 함부로 폐지할 수는 없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여가부는 역사적 소임을 다했다’고 했다. “여가부가 여성권익 향상만을 위한 조직이라고 생각해 말씀하신 것이 아닐까. 이미 2014년에 여성발전기본법을 양성평등기본법으로 바꿨다. 어떤 조직이 특정 성으로만 지배돼선 안 되고 양성이 균형되게 가자는 취지고, 그 혜택을 남성도 받는다. 양성평등채용목표제의 경우 공공부문에서 혜택을 본 이들 중 남성이 75.7%였다.” -폐지론자들은 박원순·오거돈 성폭력 사건 등에서 여가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점을 근거로 댄다. “그분들이 여가부의 피해자 지원체계 안에 계셨고, 우리도 나름 최선을 다했다. 미진했다는 지적은 달게 받겠다. 하지만 그 역할(피해자 지원)이 필요 없다는 의견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 부분에 있어 여가부를 비판했던 단체도 여가부 폐지에는 반대 의견을 냈다. 결국 여가부가 똑바로 하란 것이지, 없어지라는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여가부에는 충분한 예산과 권한이 부여돼왔다고 볼 수 있나. “예산이 많지는 않다. 그렇지만 예산과 권한이 많다고 곧 일을 잘하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없는 살림이지만 여가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분들에겐 충실하게 쓰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산사업과는 별도로 여가부에는 제도나 법률을 추진하는 역할이 있다. 여가부 장관은 국무위원이기 때문에 국무회의에서 양성평등에 필요한 제도에 대해 의견을 내고, 이것이 부처로서 역할을 다하는 데에 꼭 필요한 요소다. 일각에선 여가부를 없애고 성평등위원회를 만들면 되지 않느냐는 이야기도 하는데 위원회는 정부의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 기구인 국무회의에 들어가지 못하고, 법안도 발의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차라리 이름을 바꾸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명칭을 바꾸는 것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명칭 문제는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양성평등가족부, 양성평등가족청소년부 이런 식의 이름도 좋을 것 같다. 평등과 통합, 균형 등 우리 부가 추구하는 가치가 포함된 명칭이면 좋겠다.” -특히 청년층에서 젠더 이슈에 대한 인식 차이가 몹시 크다. “심각하게 보고 있다. 자신의 경험에서 인식이 만들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의 청년기 남성들이 특별히 자신이 뭔가 혜택을 봤다고 생각하기 어려운 것도 이해는 된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인식 격차를 어떻게 하면 좁힐 것인가를 가장 고민해야 한다. 갈등을 해소하는 데에 여가부가 주력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대화와 소통의 장이 필요하다. ‘젠더갈등이 심하므로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고 하면서 여가부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동감하기 힘들다.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문제인식은 같지 않은가.” -앞으로 여성가족부가 나아가야 할 길은 무엇이라 보나. “여가부의 존립 기반은 평등이라는 가치와 사회적 약자를 위한 통합 기능이다. ‘평등 가치 추구’가 여가부가 계속해야 할 핵심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디지털 성폭력과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폭력을 제대로 예방하고 피해자의 사회 복귀를 돕는 일이 중점이 돼야 할 것 같다. 또 사회통합 차원에서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 다문화 가족과 자녀를 위한 포용 정책을 힘줘서 추진해야 할 것이다.” -여가부 현안에 대한 질문으로 넘어가겠다. 한국에도 유엔 위민(UN Women)이 출범하기로 양해각서(MOU)를 맺었는데, 정식 출범은 언제쯤인가. “유엔에서 ‘대한민국 성평등 정책이 좋은 모델이 될 것 같다’며 우리에게 먼저 제안을 해왔다. 지난 5월 MOU를 맺은 이후 연말까지 출범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출범하면 유엔 기구로서 일을 하게 되는 것이고, 어떤 역할을 할지는 우리와 협정을 맺을 때 미션을 공유할 것 같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국제기구가 많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는 측면이 있다고 본다.” -지난 3월 발표한 ‘여성고용 위기 극복 및 대책’에서 여가부는 올해 안에 약 77만개의 여성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 전망했다. 현재 성과는 어느 정도로 잠정 집계되나. “‘여성(she)’과 ‘불황(recession)’을 합친 ‘쉬세션(shecession)’이란 용어가 만들어질 정도로 전 세계 여성들이 코로나19에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한국은 코로나19로 대면 서비스가 위축되면서 여성 일자리가 많이 줄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면서 돌봄 때문에 일을 쉬는 ‘이중고’를 겪는 상태다. 그래서 여가부가 주관해 정부 주도 일자리 77만개를 공급하겠다고 했던 것이다. 현재까지 80% 정도 성과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기적 차원에선 여성 일자리 체질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같이 벌고 같이 돌보는’,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하고 여성들도 정말 힘들지만, 자신의 일자리에서 악착같이 버텨야 한다.”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에는 1인 가구, 비혼 동거, 한부모, 청소년 부모 등 다양한 가족 형태를 언급했다. “정부의 기능은 1인 가구와 다문화 가족의 증가 같은 사회의 변화에 맞춰가야 한다. 1인 가구는 최근 38%에 달하고, 한 해에 태어나는 아이의 5.9%가 다문화 가정 소속이다. 가족정책은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것과는 차별화되기 때문에 복지정책이라고만은 볼 수 없다. 가장 핵심은 사회통합이고 이 같은 역할은 앞으로 점점 확산되고 커져야 한다. 특히 헌법에도 보장된 혼인과 가족생활에서의 핵심가치, 양성평등 원칙이 이뤄져야 한다.” -양육비 이행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감치까지의 절차를 줄이고 처분 기준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지적에 우선은 공감한다. 감치명령까지 받는 데에 상당히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우려를 한 바 있다. 출국금지, 운전면허 정지, 신상공개의 세가지 조치가 서로 보완적으로 작동한다고 생각해주면 좋겠다. 일단 제도가 시행되는 것을 보고 평가하면서 추가적인 개선을 생각해볼 수 있겠다.” -게임 셧다운제를 두고 최근 김부겸 총리가 ‘전향적인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가부의 입장은 어떤가. “셧다운제 시행 10년이 되면서 규제방식이 과도하다, 게임 환경이 모바일로 넘어가면서 예전보단 실효성이 적다, 어느 정도 자율적인 문화가 정착됐다는 등의 논거가 나왔다. 폐지, 부모선택제 등 법안이 국회에 발의된 상태다. 여가부도 폐지를 포함해 제도 개선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생각이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어쨌든 여가부는 없앨 것“(2021. 07. 19 10:38)
2021. 07. 19 10:38 정치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사회의 주요 쟁점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름이다. 그는 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소신을 밝힌다. 과거부터 쌓여온 쟁점에 대한 그의 명확한 입장은 평소 성향을 가늠해보기 충분할 정도다. 이러한 하 의원이 지난 6월 15일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경선 참여를 선언했다. 그가 주목받는 것은 기존 대권주자와 다른 정치 문법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대권에 도전하는 후보들은 찬반이 엇갈리는 쟁점에 가급적 말을 아낀다. 국민 다수를 만족시켜야 하는 선거에서 ‘소신’은 패배의 지름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 의원은 거침이 없다. 최근 논란이 된 ‘여성가족부 폐지’, ‘도쿄올림픽 보이콧’ 등에 대해서도 입장이 명확하다. 사람마다 정답이 다른 논쟁에서 답을 외치는 것은 적어도 그가 ‘미움받을 각오가 돼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 의원을 지난 7월 9일 국회에서 만났다. 스스로 평가하는 강점, 야권 주요 후보에 대한 생각, 여가부 폐지 등에 대한 논리를 들어봤다. 여성정책에 관한 질문이 이어지자 그는 “하태경 여혐 아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어쨌든 내가 대통령이 되면 여가부는 없앨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의 소신이 득이 될지, 독이 될지 그 결과에 따라 한국 정치의 새로운 문법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출마 이유가 청년세대를 위한 정치다. 청년세대가 누구를 의미하나. “미래다. 대한민국의 미래. 2030세대에만 국한하는 것이 아닌 미래 대한민국에 살아갈 모든 세대를 지칭한다. 이들을 위해 나서야겠다고 결심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문제는 ‘미래 체념론’이다. 희망이 사라졌다. ‘우리 자식 세대는 부모 세대보다 못 사는 최초의 세대가 될 것’이라는 말을 공공연히 한다. 이걸 불가피한 숙명처럼 당연시한다. 정말 위험한 상황이다.” -‘미래 체념론’이 퍼진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 “지난 몇년간 온통 ‘어떻게 분배할 것이냐’, ‘어떻게 있는 돈을 나눠 쓸 것이냐’로만 논쟁했다. 기본소득이니 안심소득이니 하는 것들이 다 같은 맥락이다. 굉장히 건강하지 못한 논쟁이다. 여기에 과감하게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미래에도 충분히 고성장이 가능하고 완전고용도 가능하다. 100만명 출생아 시대도 아니고 30만명 출생아 시대다. 국가지도자들이 이를 감당하지 못해 ‘성장은 더 이상 안 된다. 분배밖에 답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창피한 일이다.” -‘성장’을 이끌 구체적 방법이 있나. “첫 번째 과제는 인식 전환이다. 이 정부가 제일 잘못한 것이 기업을 적폐로 만든 것이다. ‘부’나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다. 정부가 기업을 적폐로 보니까 공무원 일자리만 나온다. 공무원들이 주로 하는 일은 기업 규제다. 창의성을 가두는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기업이 적폐가 아니고 미래라는 인식 전환을 이끄는 것이 시급하다.” -인식 전환이 어떻게 성장으로 이어지나.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면 이를 통해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중국과 한국을 비교해보면 중국은 창업 붐이다. 그런데 우리는 젊은 사람들 대부분이 공시족이다. 중국은 하루에 300명씩 기업인이 생기고, 한국은 하루에 300명씩 공시족이 늘어난다. 이런 추세를 뒤집어야 한다.” -그럼에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국민의힘 외부 대권주자들이 더 주목받는데. “현재 지지율 같은 사소한 것에 집착할 필요 없다고 본다. 자기 갈 길을 가다 보면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믿는다. 아직 대선까지는 시간이 남았다. 누가 더 국가지도자로서 준비가 돼 있느냐가 점차 주목받을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동등한 경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언론이나 대중의 관심은 뉴페이스에 쏠리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 아닌가. 선의의 경쟁을 하면 된다고 본다.” -윤 전 총장이나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은 다방면에서 능력을 보여준 것은 아닌데. “심판 리더십은 미래 리더십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분들이 관심을 많이 받는 것은 국민의 정권심판 의지가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를 봐도 이전 정권에 대한 분노만으로 미래권력이 탄생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이번 대선도 심판 열기에 의존해서만 정권을 가져올 수 없다고 본다. 고달픈 국민의 삶을 누가 더 잘 개선하고 누가 더 미래 리더십을 갖추고 있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다. 이러한 부분이 준비되지 않으면 정권을 가져오기 어렵다.” -윤 전 총장 측에서 전화가 왔다고 공개했는데 만남 일정은 잡혔나. “만날 날짜를 잡자는 문자 정도 교환했다. 아직 구체적 일정은 잡지 않았다.” -윤 전 총장을 만나면 조언하고 싶은 부분이 있나. “내가 정치를 먼저 시작했기 때문에 윤 전 총장에게 해줄 수 있는 이야기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우리는 크게 하나가 돼야 한다. 미래 대안에서 생각이 같은 부분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한 부분에서 공감대를 넓혀 가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대선까지 개인이 아닌 함께하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아직 깊은 소통을 한 적이 없지만 앞으로 더 자주 대화하고 의견을 나누는 그런 관계가 될 것이라고 본다.” -국민의힘 경선을 100% 국민경선제로 하자고 제안했다. 입당 가능성이 높은 후보들을 배려한 것인가. “보수는 선공후사(공적인 일을 먼저 하고 사사로운 일은 나중에 한다)하는 사람을 더 좋아한다. 얄팍한 계산 정치를 하면 국민이 다 안다. 누가 더 정권교체에 헌신적이고 적극적으로 나서느냐가 중요하다. 그리고 사실, 대선은 당심과 크게 관계가 없다. 당 내부 선거하는 것도 아니고 국민이 결정하는 대선 아닌가. 나는 한발 더 나아가 더 큰 민심 경선을 주장한다. 1000만 모바일 경선을 하자는 것이다. 우리 당 경선에 관심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1000만명 정도 국민이 참여하는 경선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7월 9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화합은 과거 선거 방식과는 다른데. “내리깎는 정치는 20세기 정치다. 구태정치는 문재인 대통령이 잘한 부분도 잘못했다고 한다. 어떻게든 깎아내리려고만 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정치가 ‘공멸의 정치’였다. 내가 잘해 이기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못해 이기는 식이다. 21세기 정치는 통합·상생의 정치로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 내리깎는 정치부터 하지 말아야 한다. 입당도 안 한 윤 전 총장, 최 전 감사원장의 지지율이 높다고 흑색선전이나 하면 국민이 다 안다. 부메랑이 돼서 돌아갈 거라고 본다.” -2030 ‘남성’들 사이에서 지지를 받는다. 기존 정치 문법과의 차별화가 주요하다고 보나. “청년세대 문제에 목소리를 많이 내고 있다. 특히 채용 비리, 취업 문제에 집중했다. 채용 비리는 우리 시대에 가장 심각한 적폐라고 생각한다. 이걸 뿌리 뽑아야 한다. 그래서 관련 법을 발의하고, 고용세습 문제에 대해서도 물증을 찾아 발표하기도 했다.” -반면 ‘젠더갈등’ 목소리를 많이 낸다는 인식도 있다. “일자리 문제는 남녀 문제가 아니지 않나. 정확히 말해 나는 ‘젠더 문제’가 아닌 ‘세대 문제’와 관련해 목소리를 높여왔다. 여성들에게 인기 많았던 적도 있었다. 프로듀스101의 투표 조작 실태를 밝히고 했을 때는 인지도가 높았다(웃음). 하태경은 여혐 아니다. 우리 딸이 있는데 내가 여혐을 한다는 것이 말이 되나. 그런 프레임에 가두는 것은 악의적이라고 생각한다.” -본인도 586세대이지 않나. 세대 문제와 관련해 차별점이 있나. “청년세대와 소통이 잘되는 유일한 586세대라는 자신감이 있다. 권력에 가까운 586세대는 친북좌파 성향이 강하다. 거기에 대해 나는 20대 중반 때부터 싸워왔다. ‘너희와는 같이 일 못 하겠다’고 했다. 그게 내 인생의 첫 번째 큰 전향이었다. 나는 20대 때부터 586이라는 동세대와의 불화를 지금까지 겪고 있다.” -인구 구조상 청년세대에 집중하는 것이 선거에는 유리하지 않을 수 있다. “꼰대 정치인에서 노력하는 꼰대 정치인, 일명 ‘노꼰’이 돼서 청년 문제에 관심을 가지겠다고 선언했다. 이게 나의 두 번째 전향이다. 앞으로도 내 정치는 미래세대와 함께할 것이다. 그리고 사실, 어르신들도 나를 좋아하신다(웃음). 미래세대 문제는 부모 세대 문제이기도 하다. 부모님들 제일 큰 걱정이 자식 걱정이다. 결혼, 취직, 출산 문제는 청년세대뿐만 아니라 기성세대의 문제이고, 국가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다.” -자식 걱정 외에 기성세대가 직면한 문제는 뭐라고 보나. “결국 성장 문제다. 인간의 수명이 과거보다 늘었다. 기성세대도 미래 체념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기성세대의 미래 체념론에는 두가지 원인이 있다. 하나는 부동산이고, 또 하나는 소득주도 성장이다. 은퇴 이후 자영업 등으로 계속 소득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게 힘들다. 내 지역구인 부산을 보면 자영업 민생이 박살이 나 있다. 깊게 들어가면 이는 최저임금을 너무 과도하게 인상하는 것 등이 원인이다. 앞으로 공약을 내겠지만 현재 최저임금 결정 제도를 바꿔야 한다. 매번 협상하는데 갑자기 확 뛰어오른다.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가야 한다. 물가상승률과 GDP 성장률 등을 반영해 매년 최저임금 인상폭이 얼마가 될지 미리 계산할 수 있게 하겠다. 예측이 가능해지면 미리 운영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청년 중 절반은 여성이다. 이들을 사로잡을 공약이 있나. “일자리다. 이 정부가 제일 잘못한 것이 젠더갈등을 키워왔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586세대는 이렇게 심각한 젠더갈등을 겪지 않았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일자리가 풍부했다는 것이다. 성장으로 나눌 수 있는 파이가 작아지면 경쟁이 커지게 된다. 여기서 불거지는 것이 군대 문제다. 일자리 경쟁에서 누군가 출발선이 늦어지는 것이다. 결국 젠더갈등 문제도 일자리를 통해 줄일 수 있다고 본다.” -여가부 폐지를 공약했다. 여성층에게 지지받기 어려운 공약이라고 보지 않나. “잘못된 인식이다. 여론조사를 보면 여성들도 여가부를 별로 안 좋아한다. 여가부에 대한 불만이 높은 것은 여가부가 여성 기득권만 보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가부는 정치 기득권이 전리품으로 가져가는 부서 아닌가. 활동도 보라. 여성단체 대표들이 여가부 장관을 한다. 그러면서 보호하는 것이 윤미향, 윤지오 같은 사람들이다. 그러면서 실제 여성 약자들은 외면했다. 대표적인 것이 박원순, 오거돈 전 시장의 피해자들이다. 또 이번 공군 여중사 사건도 여가부가 감독하는 양성평등센터에서 외면해 발생한 문제 아닌가. 일반 여성들에게 여가부는 도움이 안 된다.” -여가부 폐지가 구조적·계층적 차별 때문이라면 대안은 있나. “젠더갈등해소위원회를 만들고 여가부가 맡았던 일들은 원래 담당 부서로 돌리면 된다. 여가부 폐지의 가장 큰 근거는 여가부의 역사적 역할이 끝났기 때문이다. 여가부는 원래 시한부 부서다. 과거 20년 전만 해도 사회적으로 남녀 차별이 심했다. 그래서 기능적으로 분류돼 있는 정부부처 내에 유일하게 보호대상을 명시한 여가부를 만들었다. 남녀평등 가치를 내재화하라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러한 역할이 줄었다. 경단녀 문제는 노동부가 하고 여성인권은 국가인권위원회가 담당한다. 역할은 줄었는데 계속 존속하다 보니 청년도 붙이고, 가족도 붙이고 해서 좀비 부서가 된 것이다.” -여가부가 여권신장이라는 상징성은 있지 않나. “그럼에도 할 일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예산도 계속 줄고 있다. 자기들 할 일을 억지로 만들고 있다. 여가부가 젠더갈등을 조장한다는 것은 이러한 상황에서 출발한다. 심지어 요즘은 자기들 영역을 넘어서는 셧다운제에까지 개입한다. 정부부처 평가도 꼴등이다.” -‘젠더갈등을 정치에 이용한다’는 비판도 있다. “욕을 들어도 소신을 굽히지 않는 정치를 해왔다. 10년 동안 많은 욕을 들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환경에 굴복하는 것이면 정치를 안 했을 것이다. 두렵지 않다. 이번에도 그런 프레임으로 공격할 텐데 결국 시간이 지나면 다 이해하고 해결될 것이라고 본다.” -여가부 폐지가 당론으로까지 갈 것이라고 보나. “소통을 통해 오해가 있는 부분을 풀면 결국, 당론이 될 것이라고 본다. 다만 시간은 좀 걸릴 것이다. 이 부분은 논쟁이 필요한 부분이다. 공격이 두려워 논쟁을 피하지는 않겠다. 여가부 폐지가 이번에 처음 나오는 이야기도 아니고, 더 건강한 논쟁이 되도록 이끌어갈 생각이다.” -젠더갈등은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나. “일단 젠더갈등이 심각하다는 걸 인정하고,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집중해야 한다. 해결하기 위한 과정이 오히려 갈등을 부추기는 식으로 가면 안 된다. 여가부 폐지는 우리 사회의 젠더갈등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릴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내가 대통령이 되면 여가부는 없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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