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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2,073 건 검색)

고 이소선 여사 ‘계엄법 위반’ 44년만에 무죄···“역사 없는 미래 없다”
2024. 12. 26 15:48사회
... 분신한 뒤 아들의 동료들과 함께 1970년 청계피복노조를 만들었고 노동운동가로 활동했다. 이 여사는 2011년 9월 작고했다. 이 여사는 1980년 연설·집회로 계엄포고를 위반했다는 혐의로 징역 1년을...
“김건희 여사 ‘종묘 휴관일 차담회’는 국가유산 사적 사용 맞다”
2024. 12. 20 19:47문화
... 20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긴급현안질의에서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 여사의 종묘 차담회가 국가행사라고 생각하느냐’고 질의하자 “개인적인 이용의 소지가 있다고...
윤 대통령, 변호사 구하는 중···김건희 여사 사건 변호인 접촉
2024. 12. 10 16:09정치
... 사건 수임을 논의했다. 최 변호사는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행정관을 지낸 바 있고,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 등의 법률 대리인이다. 최 변호사는 최근 대통령실로부터 제안을 받았지만 수락...
윤석열 탄핵 정국
허창수 GS 명예회장 모친 구위숙 여사 별세
2024. 12. 03 19:10사회
... 맺게 됐다. 구 창업주도 이웃 허만정 GS 창업주의 6촌 허만식씨의 장녀와 1920년에 혼인했다. 구 여사는 LG 창업주 고 구인회씨 첫째 동생인 고 구철회 LIG 명예회장의 4남4녀 중 장녀였다. 허준구...
허창수허준구GS

스포츠경향(총 351 건 검색)

“이영애, 김건희 여사와 친분” 주장 유튜버, 손배소 승소
2024. 12. 20 16:31 연예
배우 이영애. 경향신문 자료사진 배우 이영애의 기부 행위를 두고 김건희 여사와 연관설을 제기한 유튜버가 승소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서울지법 민사합의12부(김진영 부장판사)는 20일 이영애가 유튜브 열린공감TV 정천수 전 대표를 상대로 2억5000만원을 배상하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지난 10월 정 전 대표 측에 문제가 된 영상 삭제, 이영애와 김건희 여사 친분 관련 방송 금지, 이영애 정치적 성향을 방송할 때 이영애 측 입장 반영 등을 제시하며 화해권고결정을 내렸으나 양측 모두 이의신청을 해 재판이 진행됐다. 앞서 유튜브 채널 열림공감TV는 지난해 9월 18일 ‘김건희와 이영애, 그리고 김행’이라는 제목의 영상으로 이영애가 앞서 이승만 대통령기념관 건립모금에 5000만원을 기부한 것이 김 여사와의 친분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영애 측은 해당 방송을 두고 ‘가짜뉴스’라고 반박하면서 방송 중지와 사과를 요청했지만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자 지난해 9월 정 전 대표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형사 고소 사건은 서울 용산경찰서에 접수됐지만 이후 경기 양주경찰서로 이송됐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의정부지검은 지난 6월 무혐의 불기소결정을 내렸지만 이영애 측이 항고해 지난 8월 재수사 명령을 내렸다. 이영애 소속사 그룹에이트는 지난 10월 26일 입장을 내고 “이영애는 가짜뉴스를 인정하고 사과한다면 소유권 다툼을 하고 있는 정 전 대표를 고소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영애는 한 달 넘게 사과와 방송중단을 기다렸다. 보도 내용이 잘못됐다면 솔직히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도 참된 언론인의 자세”라고 했다.
김건희 여사 의혹 다룬 ‘퍼스트레이디’, 탄핵 가결과 함께 전국관객 1만 돌파
2024. 12. 14 21:22 연예
영화 ‘퍼스트레이디’ 포스터. 사진 영화사 키노, 주식회사 블루필름웍스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다룬 영화 ‘퍼스트레이디’가 다큐멘터리 장르로는 개봉 3일 만에 전국 관객 1만명을 넘어섰다. 1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 전산망 집계에서 ‘퍼스트레이디’는 지난 13일 하루 5934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박스오피스 순위로는 8위였고 12일 개봉 이후 누적관객수는 1만 2982명을 기록했다. 이로써 ‘퍼스트레이디’는 개봉 3일 만에 1만명 관객을 넘겼다. 다큐멘터리 장르로는 이례적이다. 1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아내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논란을 다룬 이 영화 역시 주목을 받고 있다. ‘퍼스트레이디’는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각종 논란을 다뤘다. 이른바 명품백을 건넸던 최재영 목사, 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김건희 여사와 7시간 넘게 통화한 서울의 소리 이명수 기자, 김건희 일가와 10년 넘게 소송을 벌였던 정대택 회장 등이 출연했다.
“내가 정권 잡으면···” 김건희 여사 다룬 ‘퍼스트레이디’ 12일 전격 개봉
2024. 12. 11 00:29 연예
배급: 영화사키노ㅣ공동배급: 블루필름웍스 ‘12.3 비상계엄 사태’의 후폭풍이 몰아치는 가운데,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곡과 논란들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전격 개봉한다. 오는 12일 개봉하는 영화 ‘퍼스트레이디’ (감독: 아에몽ㅣ제작: 서울의 소리, 오늘픽처스 ㅣ배급: 영화사키노ㅣ공동배급: 블루필름웍스ㅣ개봉: 2024년 12월 12일)는 명품백 수수,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민간인 국정 개입 의혹 등 김 여사와 관련된 여러 파문을 정면으로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서울의 소리’ 이명수 기자, 최재영 목사, 백은종 대표 등의 인터뷰를 통해 다각적으로 그려진 영화로 입소문이 났다. 제작사 측은 “정치적 무관심층과 중도층 특히 20~30대 젊은이들이 이 영화를 편견 없이 봐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오후 10시 23분쯤 ‘비상계엄령’을 선포해 내란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7일 진행된 1차 탄핵안 표결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투표 불참으로 의결정족수(200명 이상)를 충족하지 못해 ‘투표 불성립’으로 폐기됐다. 이후 야당은 오는 14일 2차 탄핵소추안을 재추진할 계획이다.
장윤정♥도경완 딸 하영, 오빠 연우 美 여사친 등장에 질투심 폭발 (내생활)
2024. 11. 15 09:42 연예
ENA ‘내 아이의 사생활’ ‘내 아이의 사생활’ 연우의 여자 사람 친구 등장에 하영이의 질투심이 폭발한다. 16일 방송되는 ENA 토요예능 프로그램 ‘내 아이의 사생활’(이하 ‘내생활’) 11회에서는 연우가 등교한 사이 둘만의 데이트를 즐긴 도경완과 하영이와, 공원에서 여사친(여자 사람 친구)을 만난 연우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스튜디오에서는 MC 도장부부 도경완-장윤정과 스페셜 MC 이현이가 아이들의 사생활을 지켜보며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이날 도경완과 하영이는 연우가 학교에 간 사이 집 근처 유명한 핫도그 집에 들른다. 직접 직원에게 메뉴를 추천받은 도경완은 핫도그 재료를 듣고 두 귀를 의심한다. 그래도 시그니처 메뉴라는 말에 이를 시킨 그는 하영이와 함께 핫도그 데이트를 즐긴다. ‘먹하영’으로 유명한 하영이는 용감하게 시그니처 핫도그를 먹는다. 그러나 자신이 먹은 핫도그의 정체를 듣고 나서는 하영이의 동공이 크게 흔들린다. 스튜디오에서 이를 보던 장윤정은 “하영이가 좋아하는 동물 두 개가 다 들어갔어”라며 함께 경악한다고 해, 핫도그의 정체가 더욱 궁금해진다. ENA ‘내 아이의 사생활’ 알콩달콩 데이트를 이어가던 중 도경완은 하영이에게 “언제까지 아빠랑 이렇게 데이트해 줄 거야?”라고 묻는다. 이때 예상 못 한 하영이의 대답이 도경완은 물론 스튜디오의 장윤정과 이현이까지 감동케 했다는데. 사랑둥이 하영이는 어떤 답변으로 아빠의 미소를 자아냈을지 호기심이 상승한다. 둘만의 데이트를 마친 도도부녀는 수업을 마친 연우와 함께 공원을 찾는다. 낚시가 가능한 큰 호수가 있는 큰 규모의 공원에서 세 사람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힐링을 즐긴다. 이런 가운데 연우는 우연히 놀이터에서 만났던 동갑내기 여사친 요나를 만난다. 이때 하영이는 자신보다 여사친 요나를 더 챙기는 오빠 연우를 보며 질투심이 폭발한다. 계속해서 연우의 옆자리를 사수하려는가 하면, 연우와 요나가 함께하는 모든 것에 “나도 할래”라며 끼어드는 하영이. 그런 하영이를 보며 도경완은 “지금 전형적인 시누이 같아”라고 말해 모두를 빵 터뜨렸다는 후문이다. 과연 연우는 그런 하영이의 마음을 풀어줄 수 있을까. 도가네의 공원 나들이는 어떤 결말을 맞이할까. 오는 16일 토요일 오후 8시 30분 방송될 ENA 토요예능 ‘내 아이의 사생활’ 11회가 기다려진다.

주간경향(총 27 건 검색)

민주, 내란 특검법·네 번째 김건희 여사 특검법 발의(2024. 12. 09 10:27)
2024. 12. 09 10:27 정치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왼쪽)와 김용민 원내수석부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내란특검법’과 ‘김건희특검법’을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12월 9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그 과정에서의 위법성을 조사하기 위한 특검법을 발의했다. 민주당 김용민 원내 정책수석 부대표와 김승원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는 이날 국회에 ‘12·3 윤석열 내란 사태에 대한 특검법’을 제출했다. 특검법은 특검이 이번 계엄 사태와 관련한 일체 의혹을 수사하도록 했다. 특검 추천에서 여야를 불문하고 국회가 아예 배제됐다. 대신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변협) 회장, 한국법학교수협회장이 각각 1명씩 추천하고 대통령이 3명 중 한 명을 임명하게 했다. 김 부대표는 “특검 추천방식이 정쟁의 불씨가 돼 내란이라는 국가 사태를 해결하는 데 지체 요인이 되지 않도록 정부·여당의 반대 명분을 최대한 배제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비상계엄 사태 관련 상설특검 수사요구안을 별도로 발의했다. 이르면 이날 법제사법위원회, 12월 10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상설특검 후보가 추천되더라도 윤 대통령이 임명하지 않을 가능성을 대비해 일반 특검법까지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김 부대표는 “(검찰은)구국 영웅인 척하지 말고 수사에서 손을 떼길 바란다”며 “검찰은 내란죄 수사권이 없고 직권남용으로 이를 수사하겠다는 것도 위헌적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네 번째 ‘김건희 여사 특검법’도 발의했다. 김 여사 특검법은 김 여사 관련 15가지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삼았다. 민주당이 1명, 비교섭단체가 1명의 특검 후보를 추천하고 대통령이 1명을 임명하게 했다. 김 여사 특검법은 앞서 세 차례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국회에 다시 돌아와 재의 투표에서 부결, 폐기 순서를 밟았다. 지난 12월 7일 실시된 세 번째 김 여사 특검법 재의 투표에서는 국민의힘에서 6명의 이탈표가 나와 통과에 두표가 부족했다. 민주당은 김 여사 특검법은 12월 12일, 내란 특검법은 12월 14일 각각 본회의에 올려 표결한다는 계획이다.
[취재 후] ‘여사 문제’ 입에 올리지 못하던 윤석열 대선캠프(2024. 11. 20 06:00)
2024. 11. 20 06:00 정치
신용한 전 윤석열대선캠프 정책조정본부장이 11월 5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일한 안종범 전 경제수석 비서관은 자신의 기록이 사초(史草)가 됐으면 한다고 했습니다. 실제 안 전 수석이 수기로 남긴 수첩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휴대전화 통화 녹음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결정적 근거가 됐습니다. 감옥에서 나온 뒤 안 전 수석은 수첩 속 메모에 기반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건을 재구성하는 책 두 권(<안종범 수첩>·<수첩 속의 정책>)을 썼습니다. 정윤회씨와 최서원씨(개명 전 최순실)가 박근혜 정권의 비선 실세라는 이야기는 박근혜 정부 출범 전부터 정·관계나 언론 주변에서 떠돌았습니다. 그런데 당시 ‘공식’ 대선캠프에서 일하던 사람들을 취재했지만, 캠프 내에서 최씨나 정씨를 봤다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비선 국정농단이 사실로 드러난 건 JTBC가 최씨가 쓴 것으로 알려진 태블릿PC를 공개한 뒤였습니다. JTBC 보도가 나오고 1년쯤 뒤 포렌식으로 복구한 해당 태블릿PC의 전체 파일을 입수해 분석해보니 대선 시기 정씨 또는 최씨는 암호화된 구글 e메일을 통해 이른바 ‘문고리 권력 3인방’(안봉근·이재만·정호성 전 비서관) 등에게 지시를 했습니다. 이들을 포함한 7~8명이 별도의 비선라인을 만들었다는 물증이었습니다. 정용인 기자 안 전 수석의 책들을 읽으며 2012년 대선 이후 이 비선 국정농단이 어떤 식으로 지속했는지 궁금했습니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사람 중 적어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청와대 경제수석이 비선 국정농단에 관해 얼마나 알고 있었는지 궁금했습니다. 적어도 책에 기술된 내용만 놓고 보면 ‘비선 최순실의 존재’는 당시 청와대에서 근무하던 사람은 김기춘 비서실장을 비롯해 누구나 알고 있었지만, 입 밖으로 꺼내긴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책에는 JTBC의 첫 보도가 나온 다음 날 안 전 수석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 등 3인이 모여 “최순실 문제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사과를 하라고 건의하러 가자”고 용기 내(?) 의기투합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모두 여사 문제를 알고 있었지만 아무도 말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왜? 후보가 불같이 화를 내니까. 대신 누구누구가 비선이다, 여사와 어떤 관계다라는 소문만 횡행했다. 아닌 게 아니라 당사자들이 그걸 자랑스럽게 떠들고 다니기 때문이다.” 지난주 표지 이야기를 쓰기 위해 지난 대선 때 윤석열 캠프에 있었던 신용한 전 서원대 석좌교수를 만나 들은 이야기입니다. 기시감이 느껴지는 대목이었습니다.
취재 후
민주당 ‘김 여사 특검법’ 수정안 검토···대상 줄이고 제삼자 추천(2024. 11. 11 13:47)
2024. 11. 11 13:47 정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지난 11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과 ‘명태균 의혹’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해명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11월 11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의 수사 대상을 줄이고, 제삼자에게 특검 추천권을 부여하는 수정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명태균씨로부터 촉발된 ‘명태균 게이트’, 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선거 개입 의혹에 국한한 특검법 수정안을 오는 11월 14일 본회의에 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대변인은 아울러 “제삼자의 (특검) 추천 (요구를) 수용해 이 방식을 포함한 수정안을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지난 10월 17일 발의한 세 번째 김 여사 특검법에서 수사 대상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 13개와 이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이다. 특검 추천권은 민주당과 비교섭단체에서만 부여했다. 한 대변인은 “선거 개입 의혹이 있는 명태균 게이트를 밝히고 국민의 요구인 김건희 특검을 관철하기 위해 수정안을 제출했다”며 “민주당이 이렇게까지 하는데도 국민의힘이나 한동훈 대표, 대통령실이 반대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한 대변인은 명태균 씨가 지난해에도 대통령 부부와 연락했다는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사과하고 노력하겠다는 대통령이 거짓말과 국민 무시로 일관하고 있다. 거짓말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특검을 통한 수사가 정답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말했다.
정진석 “윤 대통령, 명태균 매몰차게 끊었다”···“여사는 그렇게 못해”(2024. 11. 01 15:09)
2024. 11. 01 15:09 정치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왼쪽)이 11월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 대통령 경호처 대상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1일 1일 윤석열 대통령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인물로 알려진 명태균씨에 대해 “(윤 대통령이) 초반에는 조언을 들었지만 지내고 보니 안 되겠다 싶어서 매정하게 끊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대통령 출마를 하게 됐는데 유명한 정치인을 많이 아는 사람이 이런 관점으로 이야기하면 솔깃하지 않았겠는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실장은 “본질은 명태균 씨의 조력을 중간에 끊었다는 것”이라며 “사실 매몰차게 끊으셨다고 한다. 경선룰에 이런저런 간섭을 해서 ‘앞으로 나한테도 전화하지 말고 집사람한테도 전화하지 마’하고 딱 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은 매몰차게 명태균씨를 끊었지만 배우자인 김 여사는 그렇게 못하는 것”이라며 “어떻게든 남편 몰래 명태균 씨를 달래고 좋게 좋게 얘기해서 선거를 끝까지 끌고 가고 싶은 게 가족의 심리 상태가 아닌가”라고 말했다. 정 실장은 “(윤 대통령은) 그래 놓고 연락을 안 하다가 취임식 전날 전화가 와서 그 사람도 초반에는 조언도 하고 도왔으니 전화 받은 것”이라며 “전화 받아서 덕담은 건넬 수 있는 것 아닌가. 그게 전부”라고 말했다. 이어 “선택적으로 발췌해서 공천개입이라고 규정짓고 일방적으로 몰아가는 것은 과도한 정치 공세”라며 “지난 2년 동안 계속돼 온 대통령 죽여서 당 대표 살리자는 야권의 정치 캠페인의 지속된 맥락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과 명씨와의 통화 내용을 두고는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이런 정도의 누구누구를 공천했으면 좋겠다는 의견 개진은 설사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전혀 문제 될 게 없다”고 주장했다. 또 “‘대통령이 불법 선거 개입을 했다’, ‘불법으로 공천 개입을 했다’는 이야기는 당의 권한. 즉, 공천관리위원회와 최고위원회의 마지막 의결에 영향을 끼쳤다는 얘기”라며 “공천관리위원장인 윤상현 의원과 당시 당 대표인 이준석 대표도 김영선 후보를 공천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이어 “녹취에 등장하는 명태균씨도 전혀 공천 개입이 없었다고 이야기하고 있고, ‘이 녹취는 모든 내용이 아니라 잘린 것 같다’, ‘당에서 다 알아서 하겠다’는 워딩이 잘렸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대통령이 불법적으로 공천에 개입했다고 야당 위원들이 주장하지만, (취임식 전날인 2022년)5월 9일 통화는 대통령이 민간인인 당선인 시절이었다”며 “공무원 직위에 없던 시점에서의 워딩으로 문제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공무원으로서 정치적 중립 의무도 없는 것이고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어떤 정치적 중립 의무 규정한 법률은 없다”며 “이것은 다분히 정치적인 견강부회라는 것이 제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레이디경향(총 25 건 검색)

[너와나의 소녀시대]전에 없던 여자들···'별난 여자'와 '순악질 여사'의 등장
2022. 09. 25 09:26 문화/생활
박미선의 ‘별난 여자’ 한 장면. 그는 특유의 능청 연기와 독설로 새로운 여성 개그 캐릭터를 완성했다. 80·90년대에는 심형래와 같은 바보 연기, 김병조에서 주병진으로 이어지는 뉴스형 개그, ‘회장님 회장님’으로 정치 풍자 개그를 보여준 고 김형곤 등이 큰 인기를 끌었다. 심형래는 바보 캐릭터로 기성세대의 세태를 꼬집는 역할로 어린이들을 사랑을 독차지 했고,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은 5공 청문회를 재현해 당시 정치 상황을 고발했으며, 1987년에 시작된 ‘쇼 비디오자키’의 ‘네로 25시’에서는 최양락이 폭군을 연기해 지금과 비슷한 남녀평등 이슈, 농촌 문제 등을 화제로 삼았다. 아무런 문제도 해결하지 않으려는 회장님 역의 김형곤, 역시나 모든 사회 문제에 일말의 관심도 없으며 오로지 권력 유지에만 집착하는 왕 네로 최양락은 어른 팬은 물론이고 어린이 팬들도 거느리고 있었다. “밥 먹고 합시다”, “잘될 턱이 있나” 등의 유행어는 당시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유머 1번지’의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 코너 등 시사 개그로 맹활약했던 김형곤. 지난 2006년 별세했다. ■개그맨 전성시대 혜성 같이 나타난 박미선 ‘별난 여자’ 남성 개그맨 전성시대와 같던 시절에 등장한 혜성같은 캐릭터가 바로 ‘별난 여자’의 박미선이다. 1988년 MBC 개그 콘테스트 금상으로 데뷔한 후, MBC의 일요일 황금시간대 버라이어티 쇼 프로그램 ‘일요일밤의 대행진’의 ‘나의 이야기’를 통해 이름을 알렸다. 많은 개그맨들이 등장해 연기로 재미를 보여주는 콩트형 개그가 주를 이루던 시절에, 박미선은 혼자 무대에 서서 스탠딩 개그를 선보였고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압도했다. 조선일보(1988년 7월 22일)는 당시 박미선의 밥 호프식 능청 연기를 “반전에 의한 코미디란 시청자들을 계속 몰고 가다 막다른 골목에서 이야기 머리를 홱 돌리고 자기는 도망가는 수법으로 쟈니 윤이나 자니 카슨, 봅 호프 등 세계적인 코미디언들이 즐겨 사용하는 기법”이라고 소개했다. 당시 조선일보에 소개된 박미선의 개그를 보자. “쌍둥이 동생이 있었는데. 집안이 어려워서 미국으로 입양갔어요. 제가 방송일을 해서 돈도 벌고 하니까 갑자기 동생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수소문을 하고 있는데 마침 얘가 프리올림픽쇼에 출연하기 위해 한국에 온다지 뭐예요. 여러분도 아마 아실 걸요, 브룩 쉴즈라고….” “우리 언니는 남자직업으로 군인하고 의사를 가장 싫어했는데 글쎄 얼마전 결혼하고 보니까 상대가 군의관인 거 있죠….” 1991년 재치연기 돋보이는 ‘귀여운 악동’이라는 타이틀로 경향신문에 소개된 박미선. ‘별난 여자’의 인기에 힘입어 MBC 코미디 프로그램 ‘청춘 행진곡’의 ‘청춘 교실’에 출연할 당시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나의 이야기’로 스탠딩 개그의 새로운 스타로 등극한 박미선은 그 후에도 같은 흐름을 지속한다. 이번에는 ‘별난 여자’다. 매번 게스트들이 등장하는데 박미선은 이들에게 주눅들지 않고 할 말은 다하는 입장을 유지한다. 박미선은 시종일관 나긋나긋하지만 능청스럽다. ‘별난 여자’에는 소방차, 박남정, 이상은 등 당대 인기 스타들이 출연했다. 소방차가 나왔을 때 박미선은 “어, 어디서 많이 본 분 같은데. 아 맞다, 그때 목욕탕 불 났을 때…” 하면서 입을 가리고 웃는다. 그러더니 농담이었다며 종이를 한 장 꺼내 “좀 적어주세요.” 하더니 “전영록 씨 전화번호 좀 적어주세요”라고 한다. 지금 보면 몹시 무례한 개그로 보일 수도 있지만, 당대의 스타들을 이렇게 푸대접할 수 있는 그 콘셉트만으로도 웃음이 터질 수 밖에 없는 코너였다. 박미선의 행보는 그후 이봉원과 부부를 연기한 ‘철없는 아내’로 이어진다. 1993년 결혼식을 올린 박미선과 이봉원 부부는 무좀약 광고까지 찍는 등 스타 부부의 입지를 쌓아갔다. 1994년 경향신문은 임백천·김연주 부부, 김영철·이문희 부부, 유동근·전인화 부부 등 연예인 가족의 부쩍 늘어난 CF 나들이 기사에 박미선 커플도 소개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철없는 아내’에서 박미선은 ‘요리를 못하는’ 전업주부로 등장한다. 박미선이 요리를 해주자 남편인 이봉원은 국이 소금물이라며 화를 낸다. 그러자 무대 조명이 꺼지고 박미선의 독백이 시작된다. “우리 사랑으로 뛰어넘기엔 소금물의 벽이 너무나 높기에…”. 박미선이 집을 뛰쳐나가라려고 하자 이봉원은 “우리 소금물의 벽을 사랑으로 뛰어넘어 보자”고 회유한다. 티격태격 하면서도 티키타카가 되는 부부를 열연한 박미선과 이봉원은 이 코너를 통해 결혼했고 박미선은 결혼을 계기로 많은 방송에서 잠시 사라지게 된다. 당대 최고의 개그우먼도 결혼 앞에서는 가정을 지키겠다고 말하는 것이 어떤 의미에서 자연스러웠던 시절이었을 것이다. 김미화는 ‘순악질 여사’로 억척스럽지만 할 말 다 하는 여성상을 표현했다. ■여성이 득세하는 자체가 코미디였던 시대, 김미화의 ‘순악질 여사’ 1984년 데뷔한 김미화는 1987년 ‘쇼비디오 자키’의 ‘쓰리랑 부부’의 순악질 여사로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다. 일자 눈썹의 순악질 여사는 길창덕의 만화 ‘순악질 여사’의 캐릭터를 차용했으며 만화 ‘순악질 여사’는 1980년 장미희, 이영하 주연으로 영화화되기도 했다. ‘순악질 여사’는 이름 그대로 아주 억척스러운 여성이다. 일자 눈썹을 하고 한복을 입고 야구 방망이를 분신처럼 들고 다닌다. 돈을 밝히고 남편을 채근한다. 불우이웃돕기 바자를 한다며 동네 사람들에게 억지로 돈을 뜯어내거나 남편의 물건을 가져와서 판다. 남편의 출장에 동행해 일을 방해하기도 한다. 구박 받는 남편과 남편을 주눅들게 하는 아내라는 콘셉트도 신선했다. 공처가라는 단어를 전 국민에게 알린 코너이기도 했다. 김한국과 김미화를 실제 부부로 오해하는 시청자가 많았을 정도로 찰떡궁합을 자랑했던 ‘쓰리랑 부부’ 코너. 경향신문 자료사진 한겨레 신문(1988년 11월 13일)을 통해 한국 여성노동자회 회원 서영주는 “평수 넓은 코에 흉측스러운 일자눈썹. 도저히 미인이랄 수 없는 여자가 맨날 잘생긴 남편을 달달 볶고, 장난기는 지나치다 못해 심술로 발전하고 게다가 야구 방망이를 들고 설치면서 남편을 위협한다. 이처럼 매력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아내에게 꼭 잡혀 사는 남편, 이 상황이 바로 코미디인 것이다. 그러나 생각없이 웃어넘기는 화면 속에 동등하고 평등한 관계를 위해 부부에게 보내는 보이지 않은 강한 경고장이 숨어 있다”고 평했다. 순악질 여사는 남편을 구박하기도 하지만 남편을 몹시 위한다. 생일상을 차려주고 편지까지 써서 읽어준다. 아주 평범한 남편을 둔 그녀의 몽둥이는 남편을 향하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남편을 위협하는 것들, 그리고 서민인 자신을 위협하는 것들을 향하고 있다. 그녀의 순악질적인 요소들은 서민으로 살아가기 위한 방패가 되고 가정을 지키는 든든함이 된다. SBS 스타상 코미디부문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는 김미화. 당대 최고의 코미디언으로 각종 굵직한 상을 휩쓸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마을 주민들에게도 순악질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매번 국악인 신영희 명창이 등장해 혼을 내고 타일러서 마무리되는 교훈적인 코너이기도 했다. 순악질 여사 김미화도 한때는 “나도 알고보면 얌전한 여자”(동아일보 1991년 3월 22일)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녀 자신은 자신을 집에서는 다정하고 다소곳한 아내라고 밝혔으며, 동아일보는 “TV에 나오는 여성들이 대부분 요조숙녀형인데 반해 다소 짓궂고 거친 그녀의 모습은 또다른 친근감을 불러일으키는 모양이다”라고 적었다. ‘여자가 말 좀 할 수 있는 세상’에 대한 요구에 코미디언 박미선과 김미화가 등장했다. 그들은 별나고 악질적인 캐릭터로 조금 더 다양한 여성들을 표현해냈다. 뛰어난 연기력, 재빠른 두뇌회전과 좌중을 집중시키는 카리스마로 말이다. 이들이 연기한 캐릭터 그리고 그 인기는 한국의 코미디 역사 뿐 아니라 여성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민정 작가는… 재일작가. 게이오대학 종합정책학부 졸업, 도쿄외대 종합국제학 석박사 수료. 도쿄에 거주하며 번역가로 활동하면서 에세이를 발표하고 있다. 관심사는 ‘한일 여성사’와 ‘80, 90년대 한일 사회.’ 저서로는 ‘엄마의 도쿄’ ‘떡볶이가 뭐라고’, 공저 ‘소설도쿄’ ‘SF김승옥’, 한국어 번역서 ‘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 ‘시부야 구석의 채식식당’ ‘애매한 사이’ ‘가나에 아줌마’ ‘바다를 안고 달에 잠들다’, 일본어 번역서 ‘저는 남자고 페미니스트입니다’가 있다. 육아하는 여성이 글을 쓸 곳이 마땅하지 않아 메일 매거진 발행을 시작했다. 더 많은 여성들이 자신들의 일상을 편하게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은 격일 메일 매거진 ‘김민정은 김민정이다’(월 구독료 8800원)에서는 소설 ‘남편을 버렸습니다’, 만화 ‘달링은 넷우익’, 80-90년대 한일현대사, 일상다반사 등을 선보이고 있다. ‘김민정은 김민정이다’ 구독 문의 writeforhappy@hanmail.net
젤렌스카 여사, 외국 대통령 부인 최초 美의회 연설…사망 어린이 사진 공개 지원 호소
2022. 07. 21 13:32 화제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젤렌스카 여사가 20일(현지 시간) 미국 의회 연설을 통해 자국 지원을 호소했다. 야후 뉴스 캡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가 20일(현지시간) 미국 국회의사당 단상에 섰다. 그는 러시아의 로켓 공격으로 숨진 아이들과 여성들의 사진과 영상을 공개하며 서방 국가를 향해 공무기 시스템 지원을 호소했다. 미국 야후 뉴스에 따르면 젤렌스카 여사는 “나는 미 의회에서 연설하는 첫 외국 대통령 아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는 나와 내 나라에 중요한 일이며 오늘 나는 정치인과 당 대표뿐만 아니라 어머니와 아버지, 할머니와 할아버지, 딸과 아들로서 여러분에게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우크라이나어로 연설을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젤렌스카 여사가 20일(현지 시간) 미 의회에서 러시아 공격에 쓰러진 아이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야후 뉴스 캡처 젤렌스카 여사는 자신이 지난 크리스마스에 만난 4살 여아 리사의 쓰러진 유모차 사진을 포함해 러시아 미사일 공격으로 사망한 어린 소녀와 소년들의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나는 리사가 쾌활하고 장난기 넘치는 아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는 더이상 우리와 함께 있지 않다. 지난 7월 14일 리사는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사는 러시아군에 의해 폭격당한 우크라이나 쇼핑몰에서 발견된 직원의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그들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쇼핑몰은 더이상 없다. 러시아의 로켓이 모두를 죽였다”라고 밝혔다. 젤렌스카 여사는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시작된 이래 러시아는 3천여개의 순항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전쟁으로 사망한 우크라이나 아이는 몇 명일까? 전쟁으로 얼마나 많은 가정이 파괴될 수 있을까?”라고 강한 어조로 반문했다. 젤렌스카 여사는 사망한 우크라이나 민간인의 사진을 공개하며 지원을 호소했다. 야후 뉴스 캡처 최근 유엔 발표에 따르면 이번 전쟁으로 우크라이나에서 300명 이상의 어린이를 포함해 민간인 5천 명 이상이 사망했다. 젤렌스카 여사는 “일반적으로 대통령의 아내의 발언은 평화적인 문제, 교육, 인권, 평등에 그친다. 그리고 어쩌면 여러분들은 내가 그런 주제로 말하길 기대했을 거라고 본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침략과 테러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어떻게 그런 이야기에만 머물 수 있을까. 러시아는 우리 국민들을 파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러시아는 평화로운 우크라이나와 사람들을 상대로 ‘헝거게임’을 하고 있다. 그들은 결코 자신들의 뉴스를 방송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며 연설을 마쳤다. 젤렌스카 여사가 연설을 끝내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미치 맥코넬 상원의원을 포함한 여러 의원들이 그에게 오랜 기립박수를 보냈다. 젤렌스카 여사는 향후 워싱턴 D.C.에 도착해 바이든 대통령, 영부인 질 바이든, 안토니 블링켄 국무장관 등 다양한 미국 관리들과 만난다. 그녀의 의회 연설은 미국 국방부 대변인 존 커비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를 추가로 합병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고 경고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아름다운 한 세기를 보낸 죽음교육의 선구자, 김옥라 여사 별세
2021. 08. 31 13:33 화제
“제가 지금 거의 1세기를 살고 있잖아요? 인생의 위기도 많이 겪으면서 느낀 게 뭔가 하면, 내가 태어날 때의 세상보다는 떠날 때의 세상이 조금 더 나아졌기를, 나의 존재로 인해서 이 세상이 조금 더 좋아졌으면 하는 생각으로 살아줬으면 하는 거예요. 그 나아진 변화를 스스로 느낄 수 있고, 제3자가 느껴주면 더 좋고요.” - 2014년 레이디경향 인터뷰 중에서 지난 2014년 레이디경향 인터뷰를 위해 서울 신문로 자택에서 만난 고 김옥라 명예이사장. 당시 96세였던 이사장은 “제가 거의 1세기를 살고 있잖아요?”라며 환히 웃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1950∼1960년대 한국걸스카우트의 육성에 힘썼으며 삶과 죽음의 의미를 돌아보고, 말기 환자들을 보살피는 호스피스 교육을 하는 선구자적인 활동을 펼친 김옥라 각당복지재단 명예이사장이 30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102세. 1918년 강원도 간성에서 10남매 중 여덟째로 태어난 고인은 간성공립보통학교를 우등 졸업했지만, 집안 형편상 상급학교에 가지 못했다. 독학으로 지금의 검정고시 과정을 마친 뒤 독지가의 도움으로 감리교신학교에 입학했으나, 일제 탄압으로 학교가 문을 닫게 되자 일본으로 건너가 어렵사리 장학생 자격을 얻어 일본 도시샤여대 영문과에 진학했다. 광복 이후 미군정청과 문교부, 외자청 등에서 근무했다. “나는 일제강점기에 태어난 사람이거든요. 어리니까 식민지 백성으로서의 슬픔을 직접 몸으로 겪지는 못했어도 늘 마음으로는 남아 있었어요. 일본 아이들이 ‘이 다음에 아이를 낳으면 야마토 정신(무사도에 기반을 둔 일본의 군국주의 정신)을 넣어줘야지’라는 얘기를 할 때마다 ‘그럼 나는 무슨 정신을 넣어주어야 하나’ 하고 고민했지요.” 한국전쟁 발발 후 부산으로 피란을 내려간 고인은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돌보는 걸스카우트 천막촌을 찾은 것을 계기로 “우리 딸들”을 잘 기르기 위한 방안에 골몰한다. 부산에서 만난 걸스카우트 지도자 이계숙씨와의 인연을 토대로 ‘대한소녀단 단보’라는 이름의 소책자를 펴내 배포하기 시작했다. 서울 수복 후 한국걸스카우트연맹의 실질적인 책임자를 맡은 고인은 1963년에 한국걸스카우트연맹이 세계연합회 정회원 가입을 성사시켰다. 1967년 한국교회여성연합회 초대 부회장, 감리교여선교회 전국연합회장을 지냈으며 1981년부터 5년간 세계감리교여성연합회 회장을 맡아 한국 여성 최초 국제기구 수장이 됐다. 1986년에는 남편 나익진(1915∼1990) 전 상공부 차관과 함께 국내 첫 전문자원봉사자 양성기관인 사회복지법인 ‘한국자원봉사능력개발연구회’를 설립했다. 4년 후 남편이 세상을 떠나자 남편의 아호를 따서 각당(覺堂)복지재단으로 이름을 바꾸고 이사장에 취임했다. 남편과의 황망한 이별 이후 고인은 ‘삶과 죽음을 생각하는 회’를 설립하고 본격 죽음 교육의 토대를 마련한다. 각당복지재단은 호스피스 봉사자 교육 및 웰다잉 교육의 선구자로 통한다. 김 명예이사장은 한국전쟁 당시 부산 피란 시절의 사진을 따로 모아두었다.지난 2014년 레이디경향 인터뷰에서 인생에 후회되는 순간이 있느냐고 물었을 때 고인은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한다”라고 답했다. 누구보다 바쁜 삶을 살았으며 나열하기 힘들 정도의 표창이나 훈장을 가졌지만 예순이 넘어서 자원봉사를 시작하고, 아흔이 넘어서도 학생(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이 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고인의 인터뷰는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생생한 서사였다. “지난 9월 27일에 내가 95세(2014년)가 됐거든요. 그날 앉아서 깊이 생각을 했어요. 강원도 촌에서 태어나 중학교도 못 다녔어요. 간성공립보통학교에서 여학생이 13명 졸업했는데 부잣집 딸 두 명은 중학교에 갈 수 있었어요. 공부는 내가 제일 잘했거든. 물론 걔네들이 부러운 마음이 있었지만 내가 공부할 마음이 없었다면 촌에서 늙었겠죠. 그런데 공부는 해야겠더라고. 그런 마음을 주신 분이 하나님이예요. 제 삶을 떠받쳐준 신앙. ‘제가 제 주위를 조금이라도 더 아름답게 만들기 위한 봉사심을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했어요. 내 95세 생일에 그렇게 느꼈어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The Lady](1)후회 없는 한 세기 김옥라 - 인터뷰 원문 읽기
김옥라각당복지재단죽음교육
최현숙 여사와 피아니스트 딸 손열음의 어떤 앙상블
2015. 06. 29 10:58 화제
과연 뜨거운 것을 냉정하게 읽어내는 연주자로 평가받는 피아니스트 손열음을 키워낸 어머니다웠다. 손열음의 어머니는 시종일관 담담했고, 딸의 뛰어난 재능 앞에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다. 천재라 불리는 딸에게 가장 박한 사람은 아마도 어머니일지 모른다. “엄마, 그렇게 단답형으로만 답하면 안 되지 않아?” ‘예술가의 장한 어머니상’을 수상한 소감을 묻는 질문이었다. 주변의 반응도 궁금하다고 했다. 하지만 손열음(29)의 어머니 최현숙씨(55)는 “네, 축하 많이 받았죠. 뭐, 그냥” 정도였다. 표정도 담담했다. 멀리서 누군가 지켜보고 있었다면 결코 수상 소감 인터뷰라고 생각하지 않을 정도였다. 담담하다 못해 덤덤한 엄마의 반응을 보다 못한 손열음이 기자의 역성이라도 들어주듯 한마디 해준 것이다. 그런데 최 여사의 답이 걸작이다. “그렇다고 거짓말을 할 순 없잖아?” 시크하게 한마디 던진다. 우리 엄마는 내가 가장 잘 안다는 듯 손열음이 엄마의 답을 듣고 소리 내 깔깔 웃는다. 최 여사도 익숙한 일인 듯 같이 웃는다. 마주 앉아 짧은 몇 마디에도 웃을 수 있는 모습이 편안해 보인다. 서로에 대해 “내가 가장 잘 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두 사람이다. 엄마와 딸을 넘어 친구 같고, 동료 같고, 멘토 같은 인생의 앙상블을 이루는 최고의 파트너.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그녀를 훌륭한 음악가로 키워낸 엄마 최현숙 씨다. 차가운 열정을 가진 엄마와 딸 세계 유수의 콩쿠르를 휩쓸며 천재라 불리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그리고 그 피아니스트를 길러낸 어머니라니, 상상만 해도 어마어마한 뜨거움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무척이나 감정적이고 감성적이며 섬세하다 못해 예민할 거라고 짐작했다. 조심스러운 인터뷰가 돼야 할 것 같았다. 하지만 웬걸, 손열음과 최현숙씨는 요즘말로 시크했다. 자신들은 ‘순진하다’라고 표현했지만, 남들에겐 잔수를 쓰지 않는 배짱이었다.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누구라도 그럴 것 같았다. 더욱이 그 어떤 ‘척’도 없었다. 그쯤 되면 용인될 만한 조금의 ‘난 체’가 전혀 없었다. 기분 좋은 청량감이 밀려왔다. 최현숙씨는 딸과 함께 한참 웃고 난 뒤, 수상 소식도 미리 알았고 또 짐작도 했었다고 답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미리 연락이 오잖아요. 그래서 알고 있었고, 또 언젠가 받지 않을까, 생각도 했었어요(웃음). 그래서 상 받았다고 해서 특별히 말할 게 없네요. 다만 열음이를 가르쳐주셨던 김대진 한예종 교수님의 어머님께서 이 상을 전에 받으셨거든요. 그리고 이번에 제가 받게 돼서… 그게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어요.” 최현숙씨의 답을 듣고 손열음에게 어머니의 성격을 물었더니 “완전 쿨해요!”라고 망설임 없이 답한다. 지난해 화제가 된 JTBC 드라마 ‘밀회’를 보면 오혜원(김희애 분)의 대사 중 “손열음이 대단한 건 뜨거운 걸 냉정하게 읽어내서야. 그래야 진짜 뜨거운 게 나오지”라는 대목이 있었다. 드라마 대사는 차치하고서라도 손열음은 이성적으로 무대를 지배하기로 유명하다. 차가운 무아지경이랄까. 젊은 거장이란 수식은 장식이 아니다. 손열음도 자신은 무대에 올라가기 전까지 굉장히 치밀하게 준비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한다. ‘차갑게’, ‘열심히’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런 손열음의 음악 세계는 최현숙씨로부터 온 것은 아닐까 싶었다. 엄마를 표현하는 손열음의 단어는 ‘쿨’, ‘담담’, ‘대담’, ‘객관적’, ‘이성적’ 등등이었기 때문이다. 한국 음악계에 우뚝 솟은 딸을 앞에 두고도 태연하게 “난 얘가 그렇게 잘하는 줄 몰랐어요”라는 말을 했고, “내가 얘에 대해서는 좀 평가절하하고 살아요” 하고 웃었다. “유명한 딸을 둔 엄마의 삶이요? 그냥 뭐, 손열음은 개인적인 삶이라기보다는 내던져진 삶이랄까? 공적인 삶이죠. 엄마로서 소유권을 주장할 순 없다고 봐요. 개인적으로 본인은 힘들겠지만…. 그래서 안쓰러운 거요? 그건 벌써 지났죠. 원래도 별로 없었고(웃음). 본인이 해야 할 몫이 있고, 그 몫을 잘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정도예요.” 엄마와 비교했을 때 남달랐던 딸? 천재라 불리는 딸을 키우면서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은 언제 재능을 알게 됐는지가 아닐까. 음악적인 재능이 있구나, 하고 알게 된 것은 손열음을 처음 피아노 학원에 보냈을 때였다고 한다. 다섯 살, 갓 세 돌 반을 채웠을 무렵이었다. 아이가 너무 어리다고 학원에서 받아주지 않으려 했다. 그런데 학원에 보낸 첫날 수업이 끝난 뒤 남다른 재능을 알아챈 이는 어리다고 받아주지 않으려던 피아노 학원 선생님이었다. “다섯 살짜리 아이가 한 시간을 꼬박 앉아서 피아노를 치니까 선생님이 놀라신 거예요. 그 무렵 아이들은 5분 앉아 있기가 힘든데 말이에요. 전 그렇게 할 줄 알고 보냈어요. 집에서도 피아노든 책이든 한 번 앉으면 그렇게 한두 시간씩 붙잡고 있었거든요. 그때 느꼈어요. 아, 남다른 게 이런 거구나, 하고요.” 손열음에게 처음 피아노 학원에 갔을 때가 기억나는지 물으니, 기억은 나지만 오래 앉아 있었던 의식 같은 것 없다고 했다. 엄마의 기억이 아닌 손열음 본인의 기억 속에서 재능을 느낀 적이 있는지 궁금했다. 재능이 없는 사람들에겐 그것처럼 신기하고 궁금한 게 없으니 말이다. “원주에서 살았고, 누구랑 같이 뭘 한 게 아니니까요. 비교 대상이랄까, 남들이 어떻게 하는지 몰랐어요. 그러니 제가 잘한다는 걸 인식 못했죠. 그냥 열심히 할 뿐이었어요. 그런데 예비학교 말고 (한)예종 가서 처음으로 느끼긴 했어요. 예를 들면 악보를 좀 빨리 본다든지 하는 거요.” 처음 본 악보로 피아노를 치면 옆에서 선배들이 “너 그거 처음 보는 거야?”, “그럼 그게 초견이야?”, “아니, 어떻게 그렇게 칠 수 있니?”라는 반응들이 쏟아졌다고 한다. 그제야 본인이 남들보다 잘하는 건가, 재능이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손열음의 말을 듣던 있는 최현숙씨가 자신의 경험과 비교해 딸의 남다른 재능을 직감했다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사실 최현숙씨는 음악 애호가로 유명하다. 피아노와 성악에도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스로도 남들이 따라올 수 없을 만큼 피아노를 치던 실력이었다고 자부했다. 그러나 어린 딸의 재능 앞에선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바하 3성이 나왔을 때 악보를 어렵게 봤어요. 아무 문제없이 피아노를 쳐왔는데 3성이 나오니까…. 오른손 왼손 따로 쳐서 맞추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게 만만찮아요. 그런데 얘는 예닐곱 살 무렵에 벌써 진도 다 나가고 바하 3성을 치는 거예요. 제가 어렵게 보던 악보를 한 번 보더니 스윽 치는 거예요(웃음). 아, 얘가 다르구나 싶더라고요.” 자신은 글을 읽듯 악보를 봤는데 열음이는 사진을 찍는 것 같았다고 했다. 구조가 완전히 다른 것처럼 느껴졌다고. 나중에 물어보니 스캔하듯, 사진을 찍듯 그렇게 딱 악보가 찍힌다고 답하더란다. 딸아이를 키우면서 늘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 다르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고 한다. 그것은 단지 남들 앞에 내보여지는 자랑이 아닌, 엄마만이 느낄 수 있는 아이 특유의 집중력 같은 것이었다. 손열음은 큰 슬럼프나 방황 없이 성실하고 기복 없는 음악가로 평가받는다. 그런데 그것은 어린 시절부터 가져온 특유의 집중력에서 나오는 것 같았다. 하나를 물고 늘어지는 마음의 심플함이랄까. “다른 데 관심을 갖거나 시도 같은 건 잘 안 했어요. 먹는 것도 늘 먹는 몇 가지만 먹고 음료도 하나만 마셨어요. 한번은 유치원에 갔다 와서 묻더라고요. ‘엄마 왜 다른 애들은 과자를 뺏어 먹어?’라고요(웃음). 그때 생각했죠. 어, 너 이상한 애구나 하고요. 그것 봐요, 제가 뭐랬어요. 인터뷰해도 할 얘기 없다니까요(웃음).” 다 함께 웃었다. 그리고 꼭 하나만 고집해 먹었다던 그 음료가 뭐였는지 물었다. 모녀는 약속이라도 한 듯 “밀키스!” 하고 입을 맞춘다. 다시 한번 모두 웃었다. 피아노 그만두자! 천재에게도 위기의 순간은 있었다. 하지만 그 순간을 말할 때도 최현숙씨는 “위기까진 아니고”라고 했다. 피아노를 그만두자는 결정을 했을 정도였다면서 말이다. 이쯤 되니 보통 강심장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정작 최현숙씨는 “복잡하게 생각하는 성격이 되지 못한다”라고만 한다. “가장 힘든 순간은 아무래도 배울 선생님이 없었을 때였죠. 열음이가 6학년 때였는데요. 어떤 사정으로 오랫동안 배운 선생님과 헤어지게 됐어요. 그때가 영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에서 입상하고 왔을 때였어요. 저희는 한 번 선생님을 찾으면 웬만하면 바꾸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선생님이 없을 때가 가장 힘들었죠.” 최현숙씨는 가끔 교육 비결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 선생님을 믿고 잘 바꾸지 않는다고 답한단다. 다른 엄마들은 선생님을 찾고 배우다 또 바꿔서 가르치곤 하는데, 자신은 한 선생님을 찾으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바꾸지 않았다고 한다. 처음 선생님과도 6년을 함께했다. 어려움은 한꺼번에 몰려온다고 했던가. 마침 남편의 사업도 어려워져 안팎으로 사정이 복잡해졌다. 당시 손열음은 러시아 영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로 입상을 했다. 최현숙씨는 당시를 떠올리며 “나는 욕심이 없는 사람이다”라고 했다. “열음이한테 피아노 그만하자고 했어요. 이 정도 했으면 됐다고요. 진짜 네 길이었다면 이렇게 끊어지지 않았을 텐데 하면서요. 공부해도 잘할 것 같았고, 제가 교사니까 ‘내가 가르쳐도 되겠지’ 싶었어요. 공부해서 대학 가자! 그만하자! 했어요(웃음).” 집안도 어려워지고 상황도 복잡해지니 직장 생활을 병행하며 딸의 선생님을 찾고 뒷바라지해줄 만큼 여유가 없었단다. 그리고 그때는 지금의 피아니스트 손열음은 상상도 못했다고. 더 정확히는 ‘이만치 클 줄 몰랐다’였다. 남들은 영재다 천재다 하는 딸이건만 엄마가 너무 박한 것 아니냐고 했더니, 사실 그런 면이 있다고 인정하며 살며시 웃는다. 그렇게 잘난 줄 몰랐다고도 했다. 예체능이라고 하면 과열된 교육열이 당연하게 여겨지기도 하는데, 최현숙씨 특유의 ‘쿨’함은 딸에 대한 자신감에서 나오는 것인지, 정말 말 그대로 딸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는 데서 나오는 건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어쨌든 보는 사람 입장에선 대단한 포스가 느껴졌다. 한마디로 멋있었다. “위기이기도 했지만 새삼 열음이의 음악에 대한 열정을 확인하는 기회의 순간이기도 했어요. 열음이는 어릴 때부터 ‘No’를 모르는 아이였어요. 이거 하자, 하면 ‘어!’ 했죠. 열심히 했지만 피아노가 좋다거나 이런 말을 한 적은 없었죠. 그래서 전 얘가 진짜 좋아서 하는지 몰랐어요. 가지고 있는 능력만큼 한다, 였을 뿐.” 이 정도 하면 됐다고, 피아노 그만하자고 하니 언제나 “Yes”라고 답하던 손열음이 처음으로 “No!”를 외쳤다. 손열음도 그때만큼은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피아노 할 거야!’ 하고 말했던 게 기억나요(웃음). 저한테 슬럼프나 흔들려본 적이 있느냐고 물으셨죠? 그때 딱 한 번이었어요. 피아노를 할까, 말까 생각한 건 말이죠. 엄마나 저나 흔들리는 성격이 아니거든요. 음료도 하나만 먹었댔잖아요(웃음).” 손열음의 엄마라는 것이 참 좋아 최현숙씨는 무조건 좋아하는 것을 시키자는 원칙이 있었다. 하고 싶으면 시키고, 하기 싫다면 시키지 않았다. 상황이 여의치 않아 피아노를 그만두자고 먼저 제안했지만, 딸이 피아노를 선택하자 최현숙씨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야말로 ‘정신을 차리고 방법을 찾았다’라고 한다. “당시에는 콩쿠르에서 상도 타고 이름이 어느 정도 알려졌던 때라 선생님을 만나는 일에 신중해야 했어요. 그렇다고 서울의 다른 엄마들처럼 같이 다녀주며 헌신해주는 데도 한계가 있었고요. 그때 친분이 있던 지휘자 임헌정 선생님을 멘토 삼아 상담하고 지휘자님 소개로 김대진 교수님을 만나게 된 거예요. 그로부턴 알려진 대로 별 위기 없이 순탄하게 갔죠.” 이야기가 깊어질수록 과연 대한민국에서 장한 어머니상을 탈 만큼 범상치 않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짙어졌다. 과장은커녕 조금 축소해 말하는 것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담담하게 말하는 최현숙씨에게선 묘한 에너지가 강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남다른 분 맞아요. 되게 특이한(웃음). 다른 엄마들과 어떻게 다르냐는 질문도 많이 받는데요. 사실 전 다른 엄마들과 비교하지 않아도 알아요. 예전에 남동생을 1년 반 정도 독일에서 데리고 있었어요. 남동생이 학원에 가기 싫다고 하면 왜 학원을 빠지냐며 화를 내고, 저는 저대로 힘들었거든요. 그런데 엄마한테 하소연을 하면 ‘냅둬! 가기 싫은 애를 왜? 네가 스트레스를 왜 받아?’라고 하시곤 했어요(웃음).” 그저 막연하게 엄마는 대단하다고 생각했지만, 당시를 떠올리면 엄마는 좀 남다른 사람이라는 걸 절실하게 느낀다고. 손열음의 말을 듣고 있던 최현숙씨는 “이거 욕인 것 같은데?” 하고 웃었다. 손열음이 엄마를 따라 웃으며 “스스로 걷게 하는 엄마”라고 표현했다. 손은 잡고 있으되 안거나 업어서 가는 것이 아닌 스스로 걸어서 갈 때까지 기다리는 엄마라고 했다. 그래서 자신이 독립적이고 강한 예술가로 자랄 수 있었다고 했다. 피아노만 치라고 엄마들이 물까지 떠다 주다 보면 자칫 의존적이고 약해지기 십상이라면서 말이다. 엄마는 지지 않고 “나도 너 어렸을 때 물 떠다 줬어!” 하고 웃는다. “절대 엄마는 애들을 앞서가면 안 돼요. 중학교 교사 시절에 많이 느낀 건데요. 엄마들이 초등학교 때는 다 나서서 해주다가 중학교 때 확 놓아버려요. 그러니 애들이 맥을 못 추죠. 그래서 엄마가 나서서 해주면 안 돼요. 항상 그렇게 생각했어요. 울타리만 만들어주고 그 울타리만 벗어나지 않게. 거기까지만.” 최현숙씨는 ‘손열음 엄마’인 것이 좋다고 했다. 자신에게 손열음이 되라면 절대 ‘No’란다. 손열음 엄마가 더 좋단다. 왜냐하면 손열음의 연주를 언제든 집에서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성적이고 객관적인 엄마 최현숙씨에게 마지막으로 딸에 대한 칭찬을 부탁했다. “매번 연주마다 실망시키지 않는다는 것, 음악에 대한 열정이 나이를 더할수록 뜨거워지는 것, 그래서 날마다 새로운 연주를 한다는 거예요. 그게 제가 딸 손열음에게 해주는 최고의 칭찬입니다.” 다시 한번 엄마와 딸이 마주 보며 웃는다. 음악을 넘어서는 최고의 앙상블이다. <■기획 / 장회정 기자 ■글 / 강은진(객원기자) ■사진 / 김동연(프리랜서) ■장소 협찬 / 갤러리 카페 Seo Culture 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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