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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15,275 건 검색)

굴착기에 묶인 여성, 복수심에 전 남편 살해…징역 17년
2024. 12. 20 16:30 사회|사회
... 범행 준비 창원지법. 경향신문 자료사진 전 남편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으로 살인을 저지른 60대 여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형사2부(재판장 김성환)는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60)에게...
“결혼 반드시 해야” 4.7%뿐, 여성·저소득·2030 ‘결혼·출산’ 부정적
2024. 12. 20 14:08 사회|사회
.... ‘결혼 의향이 없다’는 비율은 27.6%, 잘 모르겠다는 25.1%였다. 향후 결혼 생각이 없다는 응답은 여성(32.8%), 임시·일용직(31.4%), 40대(40~45세·35.0%) 등 여성·40대·저학력·저소득 층에서...
“다음 세대의 여성들에게 ‘야구 선수’가 당연한 일이 되기를” [‘얼빠’아니고 ‘야빠’인데요 ⑤]
2024. 12. 20 13:45 사회
... 팀입니다. <‘얼빠’아니고 ‘야빠’인데요> 연재를 시작하면서 제일 궁금했던 이야기는 여성 선수들의 이야기였습니다. 야구의 본고장인 미국에서조차 1992년까지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 ‘여자...
플랫‘얼빠’아니고 ‘야빠’인데요
강간 사주한 남편 고발한 여성이 말했다 “온 사회가 증인 되어 줄 것” [플랫]
2024. 12. 20 10:52 사회|국제
... 이 사건의 증인이 되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플랫]강간 사주한 남편 고발한 71세 프랑스 여성…“나는 부끄러워하지 않기로 했다” 19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아비뇽 법원은 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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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총 4,615 건 검색)

‘시민덕희’ 라미란, ‘2024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수상
2024. 12. 17 18:05 연예
배우 라미란. 씨제스 스튜디오 제공. 배우 라미란이 영화 ‘시민덕희’로 ‘2024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라미란은 지난 16일 개최된 ‘2024 올해의 여성영화인상’에서 ‘올해의 여성영화인상’을 받았다. 주최측은 “이번 수상은 오랜 시간 다양한 얼굴로 한국 영화를 풍성하게 채우고 변화시켜 온 라미란이 ‘시민덕희’를 통해 한국 영화의 한 자리를 굳건히 지켜냈기에 수상자로 선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라미란은 “처음 영화를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현장에서 조금씩 달라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그게 무엇일까 생각해 보면 여성 영화인을 비롯해 많은 분의 노고 덕분에 나아지고 있음에 존경과 감사의 마음 전하고 싶다”면서 “영화 ‘시민덕희’로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수상하였는데, 사실 저에게 더 큰 위로가 되는 것 같다. 제가 20년 동안 연기를 하면서 그래도 잘하고 있었구나, 잘해왔구나 하며 어깨를 토닥토닥해 주시는 것 같아서 정말 뜻깊고 감사하다. 앞으로 20년, 30년 더 노력하고 열심히 해서 공로상을 받을 수 있을 때까지 다양하게, 많은, 좋은 작품을 하고 싶다. 희망 주시고 용기 주셔서 감사하다” 라며 의미 있는 수상 소감을 전했다. 그는 올 상반기 ‘시민덕희’ 속 평범한 시민이자 강인한 여성 ‘덕희’로 출연해, 전매특허인 생동감과 현실감 넘치는 연기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이어 하반기에는 tvN 드라마 ‘정년이’ 속 매란국극단 단장 강소복 캐릭터를 집어삼키며 감칠맛 나는 열연으로 또 한 번의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또, tvN 예능 ‘텐트 밖은 유럽 - 로맨틱 이탈리아 편’에서는 캠핑 고수이자 리더로서 동생들을 아우르는 듬직한 면모와 함께 호감과 웃음, 힐링까지 동시에 선사했다. 이처럼 라미란은 작품과 역할, 분량의 크기에 상관없이 작품에 참여해 완성도를 높이고 자신의 주특기를 적재적소에서 발휘하며 대한민국 대표 배우로서 활약하고 있다. 스크린과 안방극장, 예능까지 종횡무진하며 열일 행보를 보여준 그. 라미란의 2025년 활동이 더욱 기대되는 시점이다.
분당제생병원 안광균 임상병리사, 심폐소생술(CPR)로 심정지 여성 생명 구해
2024. 12. 16 12:11 생활
분당제생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안광균 임상병리사 달리던 지하철 안에서 심정지로 쓰러진 여성의 생명을 심폐소생술(CPR)로 구한 사례가 알려져 연말에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수인분당선 모란역과 태평역 사이에서 60대 후반의 여성 A씨가 갑자기 쓰러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분당제생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안광균 임상병리사는 이 장면을 목격하고 곧바로 A씨에게 다가갔고, A씨가 호흡과 맥박이 전혀 없는 심정지 상태인 것을 파악한 후, 주변사람에게 신고를 요청하고, 즉각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 다행히 A씨는 의식을 회복했고 안정을 찾았다. 이후 안광균 임상병리사는 주변에서 119 신고를 못한 것을 확인하고, A씨를 태평역 인근의 병원 응급의료센터로 모셔다 드렸고, 환자가 쓰러졌을 때의 상황을 설명하여 진료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분당제생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안광균 임상병리사는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다. 병원에 근무하면서 주기적으로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아왔고, 이러한 훈련이 위급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되었다. 심폐소생술 하면서 어머니가 많이 생각났는데 환자분이 무사히 건강을 회복해서 다행이다”고 전했다.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여성 작가 특집 다큐멘터리 ‘유니버설 스토리-Universal Stories’ 네이딘 고디머
2024. 12. 15 06:52 연예
아리랑TV 아리랑TV ‘위 아 디플로맷-WE ARE DIPLOMATS’ 프로그램은 한강 작가의 121회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하며 이를 축하하기 위해 노벨문학상 수상 여성 작가 특집 다큐멘터리 ‘유니버설 스토리-Universal Stories’ 4부작을 제작해 방송한다. 1901년 노벨상 제정 이후, 지금까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사람들은 총 121명이지만 이 중 여성 수상자는 단 18명뿐이다. ‘유니버설 스토리-Universal Stories’는 역대 수상자를 배출한 국가들 중 칠레,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랑스 세 국가의 여성 작가와 대한민국의 한강 작가를 집중 조명한다. 이번 시리즈에선 작가와 작품 소개 뿐 아니라, 칠레,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랑스 대사가 직접 출연해 자국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와 대사 자신이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작품을 소개할 예정이다. 16일에 방송될 2부의 주인공 ‘네이딘 고디머’는 1991년 아프리카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소설가다. 그녀는 백인이지만, 악명높은 인종차별 정책 아파르트헤이트에 맞서 싸우는 작품들을 발표했다. 아리랑TV 카이스트 인문학부 이석호 교수는 네이딘 고디머를 “유럽인들이 자기 편의에 맞춰 만들어왔던 세계시민주의나 사회 동포주의 너머의 더 보편적이고 새로운 시민주의를 문학적으로 꿈꿨던 인물.”이라고 평했다. 또 옥스퍼드 출신의 남아프리카 문학 전문가 그레이엄 리아흐 박사는 “고디머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그녀는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에 반대하는 그녀의 글쓰기 경력에 마침표를 찍었다. 또 이는 남아프리카의 글쓰기와 역사가 새로운 단계로 전환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1923년 박해를 피해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이주한 유대인 부부의 딸로 태어난 고디머는 14살 때 데뷔한 신동 작가였다. 어린 시절부터 아파르트헤이트의 모순을 느낀 고디머는 대학에 다니면서 정치 현실에 눈을 뜨고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작품들을 발표하기 시작한다. 첫 장편 ‘거짓의 날들’을 시작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백인 정권에 반대하는 작품을 발표하던 고디머는 반 아파르트헤이트 운동에 적극 참여하며 넬슨 만델라가 내란죄로 기소된 재판에서 한 유명한 연설 ‘나는 죽을 준비가 되어 있다’의 원고를 편집하는 것을 돕기도 했다. 1979년 발표한 고디머의 작품 ‘버거의 딸’을 감옥에서 읽고 큰 감동을 받은 넬슨 만델라가 출소 이후 “나는 네이딘을 꼭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는 유명한 일화도 있다. 당시 정권은 네이딘 고디머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추방하기도 했지만 그녀는 다시 고국에 돌아와 금서 지정, 경찰의 사찰, 도청 등의 핍박을 이겨내며 차별을 비판하는 작품들을 계속 발표했다. 1966년 넬리 작스 이후 25년 만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네이딘 고디머. 노벨상 위원회가 칭송한 그녀의 장엄한 서사적 소설 세계는 어떤 것일까?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이후에도 이어진 그녀의 거침없는 행보와 작품 12월 16일 오후 7시에 방송되는 ‘유니버설 스토리-Universal Stories’에서 만나볼 수 있다.
배우 정영주, 공약지켰다···‘여성시대 양희은, 김일중입니다’ 통해 머리카락 기부
2024. 12. 10 23:01 연예|연예
빅타이틀 & MBC 라디오 캡쳐 배우 정영주가 MBC 표준 FM ‘여성시대 양희은, 김일중입니다’ 스페셜 DJ로 나선 가운데 10년간 길러온 머리카락을 잘라 프로그램을 통해 기부해 화제다. 정영주는 이달 9일부터 오는 21일까지 2주일간 MBC 표준 FM ‘여성시대 양희은, 김일중입니다’ (매일 아침 9시 5분 ~ 11시)의 스페셜 DJ를 맡아 활약하며, 지난 10월 7일부터 진행을 맡았을때, 머리카락을 기부하겠다고 공약한바 있다. 이에 정영주는 “9년동안 기른 머리를 공약을 지키기 위해 가져왔다! 저~공약을 지켰어요”라고 소감을 전하며 청취자분들과 소통했다. 드라마, 공연, 예능 등에서 활발히 활약하고 있는 정영주의 센스 있고 에너제틱한 진행감이 이번 ‘여성시대 양희은, 김일중입니다’에서는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정영주와 김일중이 이끄는 MBC 표준 FM ‘여성시대 양희은, 김일중입니다’ 는 매일 아침 9시 5분 ~ 11시까지 방송되고 있다.

주간경향(총 346 건 검색)

여성들은 왜 ‘비혼 출산’을 고려하나(2024. 12. 09 06:00)
2024. 12. 09 06:00 사회
20대 청년 43%가 긍정적…대통령실도 지원책 언급 ⓒUnsplash, Liv Bruce 비혼 출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 11월 12일 20대 청년 10명 중 4명(42.8%)이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통계청 조사 결과가 나왔다. 10년 전 비혼 출산에 대한 긍정 응답률(30.3%)에 비해 12.5%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비혼 출산에 관한 인식이 변했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졌다. 며칠 뒤 모델 문가비씨와 배우 정우성씨가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를 출산한 사실이 알려져 ‘비혼 출산’을 둘러싼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지난 11월 28일에는 대통령실 관계자가 “비혼 출산 아이도 차별없이 자랄 수 있도록 지원을 살피겠다”고 말하면서 정책적 측면에서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곧이어 ‘등록 동거혼제’(나경원 국회의원), ‘동반가정 등록제’(이철우 경북도지사), ‘연대관계등록제’(박홍근 국회의원) 등 비혼 출산 가구 지원 제도를 도입하자는 제안도 잇달아 나왔다. 사회적으로 비혼 출산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게 처음은 아니다. 2020년 방송인 사유리씨가 정자은행을 통해 정자를 기증받아 아이를 출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는 남성 파트너가 없는 상태에서의 비혼 출산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당시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발행한 ‘서울시민의 비혼 출산에 대한 인식 현황 및 정책 과제’(2021.09) 보고서에는 만 19~69세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인식조사 결과가 실렸다. 응답자의 57%가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데 긍정했다. 비혼 여성의 26.2%가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을 것을 생각해본 적 있다’고 응답했다. 이 보고서에는 20~50대 비혼 여성 28명(비혼 출산 당사자 12명 포함)의 면접조사가 실렸는데, 이들은 비혼 출산을 지지하고 혹은 원하지만 차별이 심하고 정책적 지원이 부족한 한국에선 실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지난 3년여 비혼 출산은 저출생 대책으로도 호명됐지만, 비혼 출산을 둘러싼 편견이나 이들을 지원할 법·제도가 크게 바뀐 것은 없었다. 이번엔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까. ■‘결혼 없이 아이만 낳고 싶다’ 45%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설문에서 비혼 여성들(응답자 108명·중복응답)이 비혼 출산을 고려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결혼은 하고 싶지 않지만 아이는 낳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45.4%)가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 ‘방송에서 비혼 출산을 선택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어서’(14.7%),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혼인 여부와 상관없이 출산을 스스로 결정하고 선택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마련되었기 때문에’(10.4%) 순이었다. 연구 책임자인 강은애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은 지난 12월 5일 기자와 서면 인터뷰에서 “(연구 보고서를 통해 파악된) 비혼 출산을 희망하는 이유를 요약하면 ‘개인의 삶에 대한 주체적 선택의 욕구’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며 “우리 사회가 배우자 유무와 관계없이 출산과 양육을 하는 데 차별 없는 사회라면, 이러한 주체적 삶에 대한 선택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지난 12월 2일 기자와 통화에서 “한국에서 결혼이라는 제도는 가부장적인 문화에 들어가야 하고, 굉장히 복잡한 절차와 관계가 뒤따르기 때문에 여성들의 진입장벽이 높다”며 “동거 상태에서 아이를 원할 수 있고, 아이는 원하지만 남편은 원하지 않을 수 있고, 아이도 남편도 원했지만 상대가 거부해서 결혼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비혼 출산을 선택하는 이유는 굉장히 다양하다”고 했다. 사유리씨의 사례처럼 남성 파트너가 없는 상태에서의 임신·출산을 원하는 여성도 늘고 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연구의 면접조사에 참여한 50대 초반의 비혼 여성 A씨는 한국사회의 성차별과 가부장적인 가족제도를 비판적으로 보기 때문에 결혼을 꼭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렇지만 ‘내 자녀는 낳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40세 때부터 냉동 난자를 이용한 보조생식술(시험관시술)로 임신을 시도했다. ■‘비혼 출산’, 어떻게 알고 있나요? 언론에서는 사유리씨의 사례를 두고 ‘자발적’ 비혼 출산(비혼모)이라 이름 붙이기도 했다. 비혼모(‘미혼모’)와 다른 특별한 사례로 다뤄지면서 비혼모에 대한 편견을 강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연구에서는 의학적 방법에 따른 비혼 출산을 ‘비혼 단독 출산’이라 표현했다. 강은애 연구위원은 “‘비혼 출산’을 ‘자발적 선택’으로 언급하면서 상대적으로 미혼모는 ‘비자발’이나 ‘무책임’이라는 상반된 이미지로 의미화하는 문제가 연구를 통해서도 확인됐다”며 “모든 형태의 출산과 양육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혼 출산을) 일부 특별한 여성들의 새로운 경향이나 흥미 있는 삶의 방식으로 묘사하는 것도 경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비혼 출산에 이르는 삶의 과정은 매우 다양해서 ‘자발적’이라는 기준으로 구분 짓기는 사실 애매하다. 면접조사에 참여한 40대 비혼 출산 여성 B씨의 말이다. “사실 우리는 다 자발적이라고 얘기하죠. 자발적으로 아이를 낳았고, 우리가 선택해서 낳았고, 마찬가지로 우리가 선택해서 지금 잘 키우고 있는 거고. 그런데 사람들이 보기에는 ‘아, 쟤네는 미혼모야, 뭐야 어떻게 낳은 거야? 버림받았어?’ 이렇게 생각을 해요.” 김민정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는 지난 12월 2일 통화에서 “(비혼 상태에서) 여성이 임신했을 때 임신을 유지할지 중단할지, 그리고 아이를 출산한 다음엔 양육할지 입양할지 결정해야 한다”며 “자발적이라는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다. 미혼모들은 자기가 한 행동에 책임을 지려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허민숙 조사관은 “외국의 사례를 많이 언급하는데 ‘비혼 출산’은 혼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즉 법률관계에 들어가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를 낳고서, 결혼한 커플과 차별 없이 삶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비혼 출산 실행이 어려운 이유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혼인 외 출생아의 비중은 전체의 4.7%(1만900명)로 1981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41.9%·2020년)에 비교하면 현저히 낮다. 비혼 출산 사실 자체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편견이 가장 큰 장벽이다.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허민숙 조사관은 “정우성씨를 향한 비판 가운데 ‘아이까지 낳았는데 왜 결혼을 안 해주냐’는 내용이 있다”며 “우리나라가 아직도 ‘이성애 가정에서 아이를 낳는 것’을 굉장히 안정적이라고 보고, 그렇지 않으면 (당사자가 아닌) 주변에서도 매우 불안해한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우성씨가 청룡영화제에서 ‘아버지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는 말을 했는데, 그것은 매우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그런 걸 ‘선언’적으로 입장을 밝히고 또 그 말로서 박수를 받았다는 것은, 그렇게 책임지지 않아도 큰 지장이 없었던 사회였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차별과 편견은 법과 제도 안에서 뿌리내렸다.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출생신고를 할 때 ‘혼인 중의 출생자’와 ‘혼인 외의 출생자’로 구분하는 것부터가 ‘낙인’의 근거가 된다는 지적이 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면접조사에 참여한 40대 비혼 여성 C씨의 말이다. “(혼외자) 낙인 제도잖아요. 애들은 자라면서 그렇게 낙인을 받고 그러면 부모를 원망하게 되죠. (중략) 그렇게 손가락질받고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한 자식을 낳으려는 부모가 어디 있겠어요. 그렇다면 그것부터 고쳐야겠는데요.” 강은애 연구위원은 “가족 형태에 대한 편견이 지속되고 법·제도가 미비한 상황에서는 비혼 출산은 선택지가 되기 어렵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한부모 가족 지원 확대 등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여전히 우리 사회의 양육환경은 두 명이 함께 양육하기에도 벅찬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비혼 여성이 출산과 양육을 선택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문제일 것”이라고 했다. 아동수당, 부모급여, 산후지원 등 아동이 태어난 다음 적용받는 복지제도는 아동을 기준으로 하기에 비혼 출산이라고 해서 차별받지는 않는다. 다만 김민정 대표는 “임신하고 출산 전까지 (혼자서) 병원비, 공과금, 통신비 등의 생계비가 부담이 된다. 임신 7~8개월 정도 되면 나가서 일하기도 어렵다”며 “예비 부모수당 지급 등 이때 경제적 지원이 이뤄지면 양육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 것”이라고 했다. 여성이 양육을 선택했더라도, 남성 파트너와 헤어진 후 양육비를 주지 않으면 인지청구 소송을 걸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승소를 하더라도 양육비 지급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현재로선 한국에서 ‘비혼 단독 출산’은 어렵다. 불법은 아니지만 대한산부인과학회 보조생식술 윤리지침에 따라 정자를 기증받기 위해서는 부부여야 하며(2021년부터 사실혼 포함) 난임치료를 위한 것임이 증명돼야 한다. 비혼 여성들의 난자 냉동에 관한 관심이 높지만 부부가 아닌 이상, 비급여이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어 실행하기 어렵다. ■변화는 시작됐다, 법·제도 바뀌어야 비혼 출산에 관한 사회적 관심이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인식·제도적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민정 대표는 “문가비씨는 많이 알려진 분인데 (비혼 출산 사실을) 공개한 게 반가웠다”며 “이제는 미혼모들도 숨을 단계가 아니다,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양육하는 것에 대해서 지탄받거나 외면당하는 시대는 끝났다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처음에 응원과 축하의 댓글들이 있었는데 문가비씨가 아이를 선택하고 출산한 것에 대해 축하하고 싶고, 저희 엄마들도 이런 축하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아이를 낳기로 결정하고 보호출산제로 숨어버리는 게 아니라 누구나 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혈연 및 혼인 관계가 아니어도 생활을 공유하면 가족으로 인정하는 ‘생활동반자법’과 비혼 여성의 임신·출산을 위한 보조생식술 대상을 확대하는 ‘독립출산지원법’(모자보건법 개정안), 동성혼 법제화를 위한 ‘혼인평등법’(민법 개정안) 등 이른바 ‘가족구성권 3법’이 발의됐으나 모두 임기만료 폐기됐다. 문가비·정우성씨 사례의 실질적 관계 유무를 떠나 이를 계기 삼아 비혼 출산 가구를 포함해 혼인이나 혈연관계에 있지 않은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하고, 지원할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제안이 나오는 것은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허민숙 조사관은 “비친족 가구에 속한 인구가 100만명을 넘어선 지 3년이 됐다. 이미 다양하게 각자의 방식으로 가족형태를 선택하고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삶을 살고 있다”며 “우리가 늘 인식 변화가 중요하다는 말을 하는데, 국가가 어떤 형태의 가정도 다 지원하겠다는 미래지향적인 정책, 제도를 마련하면 인식 변화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비혼 출산 아이가) 차별없이 자라도록 하겠다는 추상적인 말보다 혼외자·혼중자 구분을 없앤다든지, 양육비 지급 이행 행정조치를 강화한다든지 구체적인 정책들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권과 정부, 지자체가 비혼 출산 지원 정책을 만들려는 것은 저출생 대응이 될 수 있다는 판단도 포함돼 있다. 다만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의 설문에서 비혼 출산 증가와 관련해 국가의 저출생 대책에 대한 호응이라는 데는 비혼 여성들의 동의 정도가 낮았다. 강은애 연구위원은 “비혼 출산 지원 정책을 저출생 대응으로 접근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여성의 출산을 인구 증가의 도구로 보는 시각 때문이다. 비혼 출산에 관심이 많은 젊은 여성들은 특히나 이러한 관점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거부감이 큰 세대”라고 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또는 부가적인 결과로서 출산율 상승을 기대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비혼 출산 지원 제도 도입 시에 출산율을 목표로 한다면 정책 타깃층의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다. 강은애 연구위원은 “비혼 출산은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아이를 가질 권리를 선택할 수 있는 개인의 권리라는 관점으로 봐야 한다. 양육자의 결혼 여부나 가족 형태와 관계없이 모든 아동이 동등한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사회적 안전망과 복지 체계를 구성하는 것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특히, 비혼 부모의 자녀가 차별받지 않도록 법적·제도적 지원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꼬다리] 여성 전용(2024. 11. 29 15:50)
2024. 11. 29 15:50 사회
지난 11월 20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월곡캠퍼스 운동장에서 열린 학생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는 학생들. 이날 남녀 공학 전환 안건에 대해 투표를 진행했다. 정효진 기자 헬스를 시작했다. 지난해 풋살에 이어 운동을 본격적으로 배우는 건 두 번째다. 저녁 약속이 없을 때면 일터에서 헬스장으로 곧장 퇴근하는 게 일상이 됐다. 퍼스널트레이닝(PT)도 따로 받고 있다. “술을 줄이라”는 PT 선생님의 잔소리가 내심 반갑기도 하다. 직장인이 된 이후 내 밥상을 이토록 살펴봐 준 이가 있었나 싶다. 헬스장 앞엔 ‘여성 전용’이란 안내판이 붙어 있다. 집에서 도보로 7분 거리라는 점이 1순위 요인이었으나, 여성 전용이란 점도 마음에 들었다. ‘헬스’ 하면 남성 보디빌더부터 떠올리는 사람에게 일반 헬스장의 장벽은 높다. 운동하는 모양새가 조금만 어색해도 튀어 보이지 않을까? 탈의·샤워 시설 이용에서도 좀더 안전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풋살을 시작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다른 세상이 보인다. 헬스장을 찾는 여성의 연령대는 상상 이상으로 다양했다. 15㎏도 힘든데 40㎏ 무게를 거뜬하게 치는 ‘언니’(멋있으면 다 언니)들도 수두룩했다. 헬스와 별도로 열리는 스피닝 수업은 대기자가 있을 만큼 인기다. 혼자 운동할 때 자세를 바로잡기 위해 영상을 몇 번 찾아본 탓에 유튜브 알고리즘은 온통 헬스 관련한 내용이다. 헬스장 등록 전에 여성 전용 헬스장을 검색한 적이 있다. 온라인상에는 ‘여성 트레이너는 무조건 걸러라’, ‘여성 전용 헬스장은 상술이다’ 등 부정적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반면 생각보다 여성 전용 헬스장의 수가 많아서 놀라기도 했다. 절대 걸러야 한다는 여성 전용 헬스장이 성행한다는 건 그만큼 수요가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니까. 여고와 여대를 나온 내게 여성에게만 허락된 공간은 낯설지 않다. 남성 구성원이 아예 없지는 않았지만, 여성이 수적 우위인 공간을 접해봤다는 의미다. 통제받던 여고 생활과 달리 무한한 자유와 권한이 주어졌던 여대에서의 경험은 특별했다. 각종 장(長)은 물론 의사결정의 주체 등 ‘디폴트’가 여성인 그토록 거대한 세상은 여자대학 외에는 경험해보지 못했다. 직장생활을 한 햇수가 여대에서의 5년을 넘긴 지 오래다. 그때의 경험이 체화된 것 같긴 한데 기억은 희미하다. 지금 발 디딘 세상은 남성의 얼굴을 하고 있다. 역대 여성 편집국장이 한 명이던 회사는 말할 것 없고, 출입처 역시 남성이 과대 대표됐다. 22대 국회에 입성한 여성 지역구 의원은 36명, 비례대표는 24명이다. 전체 300명 중 20%로 절반에 한참 못 미친다. 그런데도 역대 최다 기록이라고 한다. 최근 ‘동덕여대 공학 전환 반대 시위’가 화두다. 시위 방식을 두고 여러 갑론을박이 오간다. 정치부에서 한 발 떨어져 사태를 본 입장에서 한 마디를 얹기 조심스럽다. 위기에 몰린 보수 정치인들이 ‘폭력 사태’ 운운하며 쉽게 여론몰이용으로 쓸 만큼 사태는 간단하지 않다는 건 알겠다. 여대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학생들의 이야기에 공감한다. 여대는 여성들이 자신의 주체성에 대해 ‘안전하게’ 논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공간이다. 이 사태에 학내 무단침입, 칼부림 예고 등 일부 남성들의 이해하기 힘든 반응이 나온 이유를 되짚는 이가 적다는 사실이 서글프다.
꼬다리
“빈민가 아이들을 길러낸 여성들의 서사”(2024. 11. 04 06:00)
2024. 11. 04 06:00 문화/과학
다큐 <열 개의 우물> 연출한 김미례 감독 인터뷰 다큐멘터리 <열 개의 우물>을 연출한 김미례 감독이 지난 10월 30일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주간경향과 인터뷰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우물가에 여성들이 모인다. 우물에서 물을 길어 아이들에게 밥을 해 먹인다. 엄마가 일터로 나가 집을 비운 사이, 아이들은 우물가로 모인다. 그러면 또 다른 여성들이 우물가로 찾아와 아이들을 돌본다. 그렇게 우물은 마을을 살린다. 지난 10월 30일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열 개의 우물>은 우물가의 여성들, 우물 같은 여성들에 관한 이야기다. 이렇게만 말하면 한 편의 동화 같지만, 이 다큐는 1970~1990년대 인천 만석동, 화수동, 십정동 등 빈민촌에서 실제 사람을, 마을을 살려낸 여성들의 서사를 켜켜이 엮어낸다. 과거 만석동은 한국전쟁 때 피란민들이 움막을 짓고 살기 시작해 형성된 판자촌이었고, 십정동은 서울 도심에서 내몰린 철거민과 농촌을 떠나온 이농민들이 모여든 철거민촌이었다. <열 개의 우물>은 이 가난한 마을에서 생계를 꾸리고 아이를 길러낸 여성들, 그리고 그들 일상으로 들어가 이른바 반빈곤운동, 탁아운동, 여성운동을 했던 여성들을 조명한다. 그런가 하면 만석동은 1970년대 유신정권 노동자들을 탄압하던 긴급조치 시대를 보여주는 공간이다. 만석동 동일방직에서 1972년 한국 최초로 여성이 노동조합 지부장으로 선출됐다. 이어 1975년에도 여성 지부장이 선출되자, 회사와 반대파 조합원들의 노골적인 활동 방해와 괴롭힘이 계속된다. 이에 항의한 여성 노동자 124명은 1978년 해고된다. 이 다큐에 등장하는 안순애는 그중 한 명이다. 다만 영화는 과거를 비추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들의 현재를 추적한다. 각자가 다른 공간에서 다른 모습으로 살고 있지만 ‘삶이 계속되고 있음’은 그들에게 그 자체로 노동이자, 사회운동이 됐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듯하다. 지난 10월 30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에서 <열 개의 우물>을 제작·연출한 김미례 감독을 만났다. 그는 이 다큐가 “아직 언어화하지 못한 여성들의 어떤 일에 대한 기록”이라고 말했다. 다큐멘터리 <열 개의 우물> 포스터. 감 픽쳐스 제공 ■그때 그곳에서 ‘사회적 돌봄’의 불씨를 키웠다 김 감독은 전작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2020)과 관련해 인천 부평 지역을 취재하면서 1980년대 십정동에 아이들을 돌보는 여성들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십정동 해님놀이방 선생님이었던 김현숙을 알게 된 후, 김 감독은 그가 강화도에서 운영하는 책방 ‘국자와주걱’을 찾아갔다. 2021년 이른 봄이었다. 그로부터 약 2년간 다큐를 찍었다. 김현숙은 빈민 지역에서 아이들을 돌봤던 일에 관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아무것도 아닌 꿈을 꾸었다”고, 그 시절을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때”로 기억했다. 김 감독은 “김현숙 선생님은 (남에게 보일 것은 아니라고) 중요하지 않다고 했지만, 저한테는 굉장히 크게 다가왔다”라고 했다. <열 개의 우물>에 출연한 1980년대 인천 십정동 해님놀이방 선생님이자 강화도에서 책방 ‘국자와주걱’을 운영하는 김현숙. 감 픽쳐스 제공 김 감독은 20여 년간 ‘노동’, ‘여성’, ‘여성 노동’이란 주제어를 들고 현장과 사람을 기록해왔다. 김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노가다>(2005)는 건설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외박>(2009)은 2007년 대형마트 홈에버 비정규 여성 노동자들의 점거 농성을, <산다>(2013)는 명예퇴직 요구에 맞선 KT 노동자들의 투쟁을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여성·노동 문제와 연결해봤을 때, 여성이 일한다고 하면 항상 아이의 문제가 걸려 있었습니다. 그때는 여성이 육아를 전담하던 시기라 가난한 집에서 돈벌이해야 했던 여성뿐만 아니라 안정된 일자리를 가진 여성들에게도 육아·돌봄 문제는 굉장히 중요했습니다. 이분들을 한번 만나봐야겠다고 생각했죠.” <열 개의 우물>은 그동안 사회가 주목하지 않은 여성의 자리를 비춘다. 정부의 무상보육이 시작되기 전인 1980~1990년대에 일터로 나가려는 여성은 아이들을 맡길 공간이 간절했다. 다큐는 김현숙뿐만 아니라 만석동 큰물공부방 선생님이었던 홍미영, 화수동 민들레공부방 선생님이었던 유효순을 따라간다. 홍미영은 대학 동아리 활동으로 만석동에서 반빈곤운동을 시작해 이후엔 십정동 주민이 됐다. 그는 해님놀이방에 아이를 보내며 자모회 활동을 했다. 그는 국회의원·구청장을 지낸 정치인이다. 유효순은 유아교육을 전공한 후 당시 민들레선교원에서 시작한 교육운동을 민들레공부방 설립으로 이어갔다. 여전히 아이돌봄 교사로 활동한다. 한국여성민우회 문화부 활동을 하다 십정동 해님놀이방과 인연을 맺은 신소영은 현재 지역아동센터 해님공부방 시설장으로 있다. 이 공부방들은 아이들만 돌본 것이 아니라 엄마들을 모이게 했다. 엄마들은 강의를 들으며 공부하고 소식지에 자기 글을 써냈다. 자모회는 문 닫을 위기에 처한 공부방을 살리기 위해 나섰고, 동네의 문제들을 해결했다. 신소영은 “해님놀이방에서 어떻게 아이를 잘 키울지, 어떻게 살맛 나는 동네로 만들지 공부하고 잔치를 하고, 같이한 경험과 가치가 있다. (지금 아파트단지가 들어서서) 동네는 헐렸어도 그렇게 자라왔던 엄마들, 할머니들, 아이들이 여기저기 퍼져 있어 자기 나름의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하면서 잘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역탁아소연합회 사무국장을 지낸 최선희는 “그때 전국적으로 100개 정도의 소위 빈민 지역, 공단 지역에서 탁아소가 만들어졌는데 그때 우리가 이 운동을 탁아운동이라고 했다”며 “탁아운동이란 육아의 문제를 사회화시켜내는 운동이었다”고 전한다. 김 감독은 “유효순·김현숙 선생님은 당시 공부방에서 엄마와 선생님이 아이를 함께 키워나간다는 철학이 있었고, 학부모 모임을 만들고, 그분들이 움직이게 하는 그런 시스템을 만들었던 것”이라며 “‘돌봄’이라고 해서 아이들 문제만을 집중적으로 본 것은 아니다. 돌봄이라는 말 안에는 다양한 결들을 포함한다. 여성과 노동이라는 측면에서 그때 그런 활동들이 (여성이 노동할 때 필요한 사회시스템과 같은) 작은 불씨를 만들어냈던 것을 비추고 싶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때는 말 그대로 닥치는 대로 일하는, 애들을 먹여 살리려고 해야 했던 여성들의 노동이 굉장히 많이 있었던 것이죠. 공장 일이든, 장사든, 부업이든, 농사든. 저는 그것도 노동이라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삶이 머무는 곳에서, 열심히 ‘일’했던 여성들 <열 개의 우물>에는 1970~1990년대 ‘일하는 여성’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1980년대 해님놀이방에서 낸 소식지에는 이런 글이 실렸다. “우리 어머니/ 우리 어머니는/ 날마다 시장에 가십니다/ 오늘도 새벽에 나가셨읍니다/ 우리 어머니는 쇳덩어리입니다”(해님놀이방 아동의 글) “어린아이를 등에 업고 이 일 저 일을 찾아 헤매야만 했을까. 그러나, 난 슬프다고 이런 내 삶이 뼈아프다고 가련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내 인생을 개척해나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해님놀이방 엄마의 글) 그때 여성들에게 일은 어떤 의미였을까. 김 감독은 “제가 학자나 연구자가 아니어서 언어화시키지 못한 부분”이라며 “여성이 생계를 위해서 일하러 나가는 것은 아주 기본적인 해석이다. 누구나 생계를 위해서 일을 한다. 여성의 사회활동이라는 측면에서도 더 이야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동이라는 것이 법·제도 안에서 근로계약 관계를 맺는 형태, 조금 더 힘든 위치에 있지만 비정규직이라고 표현하는 노동, 그렇게 이슈화가 돼서 불리는 노동이 있습니다. 그런데 말 그대로 닥치는 대로 일하는, 애들을 먹여 살리려고 해야 했던 여성들의 노동이 굉장히 많이 있었던 것이죠. 공장 일이든, 장사든, 부업이든, 농사든. 저는 그것도 노동이라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김미례 감독이 지난 10월 30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열 개의 우물>과 관련해 인터뷰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동일방직에서 8년간 투쟁한 안순애는 충북 음성으로 이주해 농민이 됐다. 안순애는 ‘WTO 쌀 수입 반대’라고 쓰인 머리띠를 두르고 집회에 나갔고, 여성 처음으로 지역 농협 이사로도 나섰다. 마을 이장을 두 번 지내면서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려 애썼다. 본인 말처럼 “누가 상 안 주나” 싶은데, 그는 스스로 대단한 철학이나 투철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살아온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내가 처한 사회적 위치가, 꼬라지가 이래서” 살다 보니 뭔가 해왔더라고 말한다. 안순애는 동학농민운동 당시 이웃을 따라나섰다가 진격대 앞에서 눈을 감고 꽹과리를 쳤던 청년의 이야기를 꺼낸다. 자신 또한 “모르면서 무서워서” 그렇게 살아왔다고 고백한다. <열 개의 우물>에 출연한 동일방직 해고 노동자이자 충북지역 농민인 안순애씨 / 감 픽쳐스 제공 김 감독은 안순애와 처음 통화했을 때 “말씀마다 시간의 묵직함, 저력이 느껴졌다”고 했다. 안순애의 이야기는 자꾸 ‘동일방직’으로 돌아갔다고 김 감독은 말했다. 안순애의 기억에 “사진처럼 박힌” 장면, 여성 노동자들이 노조 간부를 체포하려던 경찰에 맞서 ‘나체시위’를 벌였던 이야기는 다큐에서 사진 자료로 등장한다. ‘과거의 사건’이지만 그것이 안순애에게는 “해결하지 못해 가슴에 남은 사건”(김미례 감독)이다. “안순애 선생님이 ‘한국사회는 철저하게 계급사회야’라고 말씀을 했어요. 노동현장에 왔던 학생운동하던 이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다 살길 찾아갔지만, 안순애 선생님은 자신 같은 사람은 불러주는 곳도 없고 무엇이라도 하려면 학벌이 중요해서 할 수 있는 것, 농사를 최선을 다해 지으며 살았다고 했어요. 그런데 또 똑같이 가난한 사람 중에서도 동일방직 사건을 겪었기 때문에 이후의 삶에 있어서 사회를 좀더 비판적으로 보게 되면서 자신은 지역에서 뭔가를 할 때 그것이 기반이 돼서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그 두 가지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여성의 노동, 사회활동에 관해 이야기하던 다큐는 후반부 다소 결이 달라져 여성들의 지금 삶을 추적하는 것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한다. 투쟁의 서사를 강조한 김 감독의 전작들과도 조금 다르다. “제가 나이가 들었단 얘기겠죠(웃음). 노년에 이르러 이제 자기 삶을 되돌아보는 것이 필요하잖아요. 특히나 젊었을 때 열심히 사회적 활동, 사회구성원으로서 뭔가를 해왔던 분들이잖아요. 이분들이 자기 삶을 어떻게 말씀하실까 궁금했어요. 제각각의 자리에서 지나온 자신의 삶에 관해서 이야기할 때 ‘되게 당당하다’고 느꼈어요. ‘자랑할 것도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떳떳하지 않은 건 아니다’ 이런 말씀들을 해요. 그걸 기반 삼아서 이후로도 잘 살아갈 수 있겠구나, 그런 생각을 했어요.” <열 개의 우물>에는 벚꽃이 바람에 하염없이 흔들리는 장면이 나온다. 김 감독은 “힘들게 살아온 여성분들이 살다가 어느 날 봄이 되면 ‘벚꽃이 피었더라, 아름다워서 눈물이 났다’는 이런 말씀을 참 많이 한다”며 “벚꽃이 만발한 순간에 자기연민뿐만 아니라 행복감과 슬픔 등 감성이 풍부해지는 순간, 그런 순간을 누리고 볼 줄 아는 여성들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김 감독은 1970~1990년대 ‘엄마’로서 아이를 키우면서 ‘사회구성원’으로서 삶을 일궜던 동시대 여성들이 이 다큐를 보길 권한다. 이 작품이 “그들 각자의 이야기로 다가가서 위안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열 개의 우물>은 제15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제26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25회 제주여성영화제, 제15회 광주여성영화제 등에서 초청 상영됐다. 서울(인디스페이스, 아트하우스모모, CGV 용산아이파크몰·압구정·명동역 등), 인천(CGV인천, 미림극장, 영화공간주안, 강화작은영화관), 대전(소소아트시네마·씨네인디U·대전아트시네마), 대구(오오극장), 안동(안동중앙시네마), 부산(부산영화의전당·CGV서면), 광주(광주독립영화관) 등 지역 영화관에서 볼 수 있다. 상영시간 82분. 12세 이상 관람가.
‘보존이 미래’인데…여성 착취의 역사 왜 지우려 하는가(2024. 10. 21 06:00)
2024. 10. 21 06:00 사회
미군 기지촌 여성들 강제 수용한 동두천시 성병관리소 역사 보존 아닌 철거 시도에 시민들이 50일 넘게 농성 경기 동두천시 소요산 입구에 있는 성병관리소 건물. 수풀로 뒤덮이고 팻말도 없어 바깥에선 이곳에 성병관리소 건물이 있는지조차 알기 어렵다. 이혜리 기자 경기도 동두천시 상봉암동 8번지. 수도권 지하철 1호선 소요산역에서 불과 400m 떨어진 이곳엔 ‘성병관리소(낙검자 수용소)’라고 불리는 2층짜리 건물이 있다. 수풀로 뒤덮이고 팻말도 없어 멀리서는 이 건물이 있는지조차 알기 어려운, 그런 곳이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동두천시에 성병관리소 건물이 남아 있다. 성병관리소는 1960~1990년대 한국 정부가 미군과 기지촌 여성들의 성매매를 조장·방조하면서 성병 치료 명목으로 여성들을 강제 수용하던 장소다. 한국전쟁 이후의 남북 분단, 가난 속에서 한국 정부는 한·미동맹과 국가안보를 앞세워 여성들을 착취했다. 2022년 9월 대법원은 국가가 기지촌 여성들에게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처음 인정하고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 성병관리소 건물은 지금 철거 위기에 놓여 있다. 동두천시는 ‘흉물을 없애고 관광지로 개발하겠다’고 설명한다. 시민들은 “국가 폭력으로 여성 인권이 침해된 역사적·상징적 현장을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며 철거를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50일 넘게 천막 농성을 하고, 건물을 부수러 온 굴착기를 몸으로 막으며 싸우고 있다. 지난 10월 13~14일 현장을 찾아 시민들을 만났다. 한·미 동맹 위해 희생된 여성들 동두천시 성병관리소는 1973년부터 1996년까지 운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폐쇄 이후 30년 가까이 방치됐다가 지난해 2월 동두천시가 성병관리소 건물·부지를 매입해 관광지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철거 논란이 불거졌다. 박형덕 동두천시장은 “경관을 저해하고 흉물로 방치돼온 폐건물에 대한 주민 민원을 해소하고, 관광객들이 쾌적하고 편안하게 소요산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시민단체들이 지난해 4월 철거 반대를 표명했고, 이어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 철거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가 만들어졌다. 공대위 시민들은 토론회를 열고 동두천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지난 8월 25일부터는 시청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24시간 농성에 돌입했다. 하지만 동두천시는 철거한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시의회는 철거를 위한 추경예산을 의결했다. 공대위는 지난 9월 18일부터 성병관리소 바로 앞 길목에 천막과 텐트를 치고 농성을 하고 있다. 철거를 막기 위해 밤낮으로 순번을 정해 자리를 지킨다. 지난 10월 13일 오후 경기 동두천시 성병관리소 근처에 세워져 있는 굴착기의 모습. 이 굴착기는 이날 오전 4시쯤 성병관리소 건물 철거를 위해 진입을 시도하다 시민들 항의에 멈췄다. 이혜리 기자 지난 10월 8일 경기 동두천시 성병관리소 앞에서 철거를 위해 진입하려는 굴착기를 ‘철거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회원들이 연좌농성을 하며 막고 있다. 공대위 제공 왜 성병관리소를 보존해야 할까. 최희신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활동가는 “한국전쟁 이후 미군이 와서 만들어진 이 동네에서 한국의 여성들, 그리고 많은 사람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하고 역사적인 장소”라며 “우리가 앞으로 어떤 미래를 살아가야 하는지를 생각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국전쟁 이후 미군이 주둔한 동두천, 의정부, 파주 등지에는 미군을 상대로 한 상업지구, 이른바 ‘기지촌’이 형성됐다. 한국 정부는 법적으로는 성매매를 금지했지만 실제로는 허용·조장·관리했다. 법원 판결문을 보면, 유엔군사령부가 서울로 이전할 무렵인 1957년 한국 정부는 전국에 미군 위안시설을 지정해 위안부들을 집결시키며 성병을 관리하기로 했다. 정부는 1961년 윤락행위방지법을 만들어 성매매를 강하게 금지하면서도, 이듬해 성매매 영업이 가능한 ‘특정지역’을 설치·관리했다. 박정미 충북대 사회학과 교수 논문을 보면 1963년 전국의 특정지역에 등록된 위안부는 1만3947명이나 됐다. 이중 75%인 1만1044명이 경기도 거주자였다. 공무원들은 ‘외화를 벌어들이는 애국자’라며 위안부들을 치켜세우는 한편, 성병 관리라는 명분으로 강제 연행했다. 경찰과 보건소, 미군이 합동 단속을 벌여 검진증 없는 여성을 잡아가는 ‘토벌’, 성병에 걸린 미군이 자신과 성매매한 여성을 지목하는 ‘컨택(추적조사)’과 같이 폭력적인 방식이 행해졌다. 그렇게 여성들이 끌려간 곳이 바로 성병관리소다. 의사의 정확한 진단도 없었지만 여성들은 곧바로 격리됐고 페니실린 주사를 맞았다. 이런 정책은 ‘한·미동맹’, ‘국가안보’, ‘외화벌이’ 때문이었다. 법원 판결 내용이다. “위법한 성병 치료가 행해진 데에는 (정부가) 원고(위안부)들을 국가안보나 외화 획득에 활용하려는 목적이 있었다. 즉 외국군들이 성매매 과정에서 성병에 걸려 건강이나 사기가 저하되면 외국과의 군사적 동맹을 핵심으로 하는 국가안보 또는 성매매 활성화를 통한 외화 획득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한 것이다. 위안부들의 신체의 자유 등 기본권이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등한시한 채 성병 근절과 감소에만 치중했다.” 경기 동두천시 성병관리소 2층에 있는 방의 모습. 위안부 여성들이 잠을 잔 것으로 추정되는 나무침상이 좌우로 설치돼 있고 창문은 쇠창살로 막혀 있다. 이혜리 기자 경기 동두천시 성병관리소 건물의 2층 창문에 쇠창살이 설치돼 있다. 미군 위안부들이 도망가지 못하게 설치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혜리 기자 굴착기 진입 시도 시민들이 저지 공대위는 국가가 참혹하게 여성을 착취한 현장인 성병관리소를 보존해 문화·교육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상이 벌어진 역사적 장소를 돌아보며 교훈을 얻는 ‘다크 투어리즘’의 일환이다.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수용소, 캄보디아의 킬링필드 유적지, 미국의 그라운드 제로가 다크 투어리즘의 예로 꼽힌다. 한국에선 일제가 독립투사를 가둔 감옥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이 있다. 아픈 역사지만 옥사 원형과 투사들의 자료를 전시해 교육의 장으로 활용한다. 최 활동가는 “동두천시가 오랜 시간 군사도시로 있으면서 서로를 갈라놓고, 가부장적인 정서가 많다”며 “성병관리소를 잘 보존하고 가꾸면 평화·치유·위로의 장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동두천시가 철거를 강행하면서 굴착기와 이를 막는 공대위 간 충돌이 벌어졌다. 지난 10월 8일 굴착기가 농성장 쪽으로 진입하면서 공대위 시민들과 대치했다. 일요일인 지난 10월 13일엔 오전 4시쯤 농성장의 반대쪽으로 굴착기가 진입을 시도했다. 공대위 시민들이 급하게 현장으로 달려갔고, 온몸으로 굴착기를 막으며 옥신각신하다 겨우 세웠다. 이날 기자와 만난 김대용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공동대표는 “일요일 새벽에 포클레인(굴착기)이 들어올 줄은 전혀 몰랐다”며 “역사적 아픔인 성병관리소를 보존해야 다음 세대에게 경각심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두려움을 무릅쓰고 막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성병관리소 건물은 군데군데가 낡고 부서졌지만, 위안부 여성들이 수용됐던 2층 창문의 쇠창살은 여전히 단단한 모습이었다. 진료실, 식당이 있는 1층은 홑창이지만 2층은 겹창으로 돼 있었다. 여성들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만든 장치다. 이곳에서 탈출을 시도하다가 옥상에서 떨어져 다치는 여성도 있었다고 한다. 쇠창살 사이로 얼굴을 내밀며 살려달라고 부르짖는 여성을 표현한 듯 성병관리소는 ‘몽키하우스’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방 7개에 20명씩 총 140명이 수용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0월 13일 경기 동두천시 상패동에 있는 무연고 묘지. 미군 위안부 여성들의 시신이 이곳에 묻힌 것으로 전해진다. 이혜리 기자 지난 10월 13일 오후 6시 넘어 농성장에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추모굿을 한 만신 이지녀씨와 임진강 풍물패의 문화제가 열렸다.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씨는 성병관리소에서 희생된 여성들을 추모하는 치성을 올렸다. 시민들이 향을 피우고 술잔을 올렸다. 이씨가 읊었다. “국가 폭력으로 한이 맺히고, 원이 맺혀서 가신 영혼이여. 오늘 다 모여서 한 풀고, 원 풀고 가시오. (…) 저 여성들, 남이 아닙니다. 우리의 가족이요, 이웃이요, 언니요, 할머니요. 먹고살기 힘든 세상에 그래도 살아보겠다고 한 것이지. 미군의 성 노리개로, 달러벌이로. 외화벌이하는 게 민족을 위해 좋다고 할 땐 언제고, 저들의 속엔 아직도 반성이 없습니다. 이 역사의 현장에 우리가 있습니다. 여기에서 그분들의 한을 풀고, 원을 풀어야 우리도 편하게 살지 않겠어요.” 자신을 재미교포라고 소개한 한 여성 청년은 “한국계 미국인의 역사를 알기 위해서는 반드시 기지촌 여성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문화제에 참여한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에서 왔다는 다른 여성 청년은 “국가 폭력에 의한 상처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 마음 아프다”라며 “이 참상이 반복되지 않으면 좋겠다”고 했다. 밤이 깊어지자 시민들은 농성장의 텐트에 들어가 잠을 청했다. 하지만 잠은 거의 잘 수 없는 환경이었다. 조금만 큰소리가 들리면 ‘혹시 굴착기인가’ 싶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던 것이다. 날이 밝고 사람들이 다시 모였다. ‘오늘 굴착기가 올 것인가, 안 올 것인가’ 토론이 이어졌는데 이날 굴착기는 오지 않았다. 동두천시는 “철거 입장 변동 없어” 미군 위안부에 대한 사회의 관심은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국가 배상 판결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공식으로 사과한 적이 없다. 미국 정부도 마찬가지다. 미군은 여전히 한국에 주둔하고 있고, 계속되는 한·미동맹과 국가안보의 강조 속에서 미군 위안부 문제가 주목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대적·구조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돈벌이로 성매매를 했다며 여성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낙인·차별의 시선도 있다. 동두천시 성병관리소가 철거 위기인 것에 더해 동두천시 상패동에 있는 무연고 기지촌 여성들의 공동묘지도 정리 절차를 밟고 있다. 이름도, 가족도 없는 기지촌 여성들의 시신이 묻힌 비극적 역사의 공간이지만 동두천시는 여기에 ‘근린공원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자가 방문해보니 ‘분묘 연고자는 신고하라’는 팻말만 곳곳에 꽂혀 있었다. 기지촌 여성들의 쉼터인 의정부시의 두레방은 시로부터 퇴거 통보를 받았다. 일본군 위안부는 보호·지원을 위한 법이 있어 정부가 실태조사와 역사교육을 시행하지만, 미군 위안부는 법이 없다. 19·20·21대 국회 때 법안이 발의됐지만 족족 폐기됐다. 성병관리소 철거 반대 농성을 하는 안김정애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상임대표는 “미군 위안부는 한·미동맹, 국가안보라는 이름으로 여성들의 생명, 인권, 존엄성을 억압한 것”이라며 “미국에 대한 절대적인 의존과 환상, 한·미동맹과 불평등이라는 구조적인 측면에서 이 문제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성병관리소는 국민의 생명·존엄을 보장해야 할 국가가 그것을 내팽개치고 ‘위안부는 나라를 위해 희생해도 좋다’는 식의 제물로 삼은 것”이라며 “최근 딥페이크 논란과 같은 폭력의 뿌리도 이런 가부장 사회, 군사주의에 있다는 점에서 성병관리소 보존은 자라나는 세대, 미래세대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고 했다. 지난 10월 13일 경기 동두천시 성병관리소 앞에서 시민들이 천막과 텐트를 설치하고 철거 반대 농성을 47일째 벌이고 있다. 이혜리 기자 지난 10월 14일 경기 동두천시청에서 성병관리소 철거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시장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미군 기지촌 위안부 여성들의 인권과 존엄을 회복하라”고 구호를 외쳤다. 이혜리 기자 경기도와 국회의 태도는 미온적이다. 경기도는 2020년 5월 전국 최초로 기지촌 여성 지원 조례를 만들었다.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위안부 피해 여성들과 간담회에서 “이제라도 국가기관에 의한 방조·조장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고, 피해 실상이나 객관적 실태들에 대한 명확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공대위는 성병관리소를 경기도 문화유산으로 지정하자고 주장한다.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 정도만 철거 중단 촉구 성명을 냈다. 지난 10월 14일 오전 9시쯤 공대위 시민들은 동두천시청으로 가 박형덕 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했지만 박 시장을 만나지는 못했다. 동두천시 전체면적의 40% 이상을 차지하던 미군이 평택으로 빠져나간 뒤 지역경제가 침체한 상황에서 성병관리소 문제는 시민 간 충돌로 비화하기도 한다. 이날 한 고령의 시민은 공대위를 향해 “너희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했느냐. 개발을 한다는데 뭐가 문제냐”고 따졌다. 다른 시민은 “어르신들이 근대화의 역군인데, 이분들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며 “(위안부는) 득과 실이 있었다”고 했다. ‘동두천시 지역발전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성병관리소가 그렇게 좋으면 너의 별장 앞에다 보존하라”는 플래카드를 길에 내걸었다. 우리에게 필요한 개발·발전이란 무엇인지가 성병관리소 문제에 복잡하게 얽혀 있다. 공교롭게도 동두천시 성병관리소 철거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한 불특정 다수의 시민에게서 터져 나왔다. 지난 9월 2일 한 시민이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 ‘미군 위안부 기지촌에 대한 국가의 사과 촉구와 동두천시 기지촌 성병관리소 철거 반대’ 글을 올렸다. 그러자 엑스(X·구 트위터)에선 청원 동의 독려 운동이 벌어졌다. 민주당·국민의힘 등 각 정당에 철거 반대를 촉구하는 ‘문자 총공’, 굴착기 진입 상황을 언론에 알려 달라는 ‘제보 총공’이 이어졌다. 청원 글은 5만3414명 동의를 달성해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 정식 안건으로 회부됐다. 성병관리소는 보존될 수 있을까. 동두천시는 ‘철거 입장에 변동이 있느냐’는 기자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지옥 같던 성병관리소···그걸 부수면 되나요”“지옥 같았다.” 45년 전 경기 동두천시 소요산 입구의 성병관리소(낙검자 수용소)에 강제 수용됐던 일주일의 시간을 여성 A씨(66)는 이렇게 표현했다. 지난 10월 15일 ...https://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art_id=202410210600041&dept=115

레이디경향(총 284 건 검색)

이란 ‘히잡 거부’ 여성, 정신병원 수감시킨다
2024. 11. 14 17:57 화제
히잡 강요에 항의하기 위해 속옷까지 벗은 이란 학생을 응원하기 위해 ‘자유의 무대(Stage of Freedom)’ 시위대가 이번 달 런던에서 침묵 공연을 열었다. 게티이미지 미국 매체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란이 히잡 착용을 거부하는 여성을 테헤란에 설립된 ‘히잡 착용 거부 치료 클리닉’에 보내 강제 정신 치료를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클리닉은 2022년 ‘여성, 생명, 자유’ 운동 이후 이어진 여성 인권 운동 움직임을 억누르려는 이란 정부의 시도로 풀이된다. 클리닉 운영을 맡은 메흐리 탈레비 다레스타니는 “히잡 착용 거부 현상에 대한 과학적이고 심리적인 치료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주로 10대, 청년층, 사회적·이슬람적 정체성을 찾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다고 말했다. 이 클리닉은 이란 정부 출원 기관인 ‘선행 장려 및 악행 억제 본부’의 감독하에 운영된다. 이 본부는 여성들의 히잡 미착용에 대해 가혹한 처벌을 가해온 바 있으며, 영국과 여러 국가에서 인권 침해 혐의로 제재를 받고 있다. 대학생 아후 다리에이는 속옷 차림으로 테헤란 대학 캠퍼스를 걸으며 히잡 착용에 항의했다. 그녀는 체포되어 정신 병원으로 보내졌다. 소셜미디어 캡처 이달 초, 테헤란 이슬람 아자드 대학교의 한 여학생이 히잡 착용 강요에 항의하기 위해 속옷 차림으로 캠퍼스를 걸어 논란이 일었다. 현재 해당 학생은 정신질환자로 낙인찍혀 정신병원에 갇힌 상황이다. 이런 ‘반 히잡 운동’은 2022년 ‘히잡 미착용’으로 체포된 테헤란의 한 여성이 경찰 구금 중 사망하면서 점점 확산되고 있다. 이후 이란 정부는 감시를 강화하고, 경찰의 활동을 대폭 늘려 쇼핑몰, 공원 등 공공장소에서 히잡 미착용 여성의 출입을 금지하는 등 억압적 처벌을 이행하고 있다. 유엔은 이란의 이러한 조치를 성별에 따른 ‘아파르트헤이트(인종 차별)’이라며 규탄에 나섰다. 이런 규제는 연예인 등 여성 유명인들도 피할 수 없다. 히잡을 쓰지 않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여배우 아프사네 바예간, 아자데 사마디, 레일라 볼루캇 등은 매주 정신 건강 센터를 방문하라는 법원 명령을 받았고 일부는 계좌 동결과 여행 금지 등의 처벌을 받았다. 이란의 정신과학회 4곳은 히잡을 쓰지 않는 여성들에게 정신질환 딱지를 씌우는 정부의 행태를 규탄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이란의 골람호세인 모세니 에제이 대법원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정신질환 진단은 판사가 아닌 정신과 의사의 소관”이라 지적하며 비판했다. 국제앰네스티의 디아나 엘타하위 중동·북아프리카 디렉터는 이란 정부가 강제 히잡 규제에 반대하는 여성들에게 불법 구금과 채찍형을 선고하는 등 여성과 소녀들을 괴롭히고 있다며 항의의 목소리를 내는 데 동참했다.
여성 건강은 곧 ‘호르몬 전쟁’
2024. 11. 08 10:47 건강
여성호르몬은 월경, 임신, 수유, 골밀도, 심혈관 건강 등 여성의 전 생애에 걸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픽셀즈 호르몬은 새 깃털의 1000만분의 1인 나노그램 단위로 우리 몸에 작용하는 물질이다. 특히 여성호르몬은 월경, 임신, 수유, 골밀도, 심혈관 건강 등 여성의 전 생애에 걸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섬세한 조절을 통해 조화로운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여성호르몬. 그 종류와 대표적인 치료 사례들을 서울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구승엽 교수가 전한다. 1. 여성호르몬 분비 체계 호르몬 분비의 총괄 책임자는 뇌이다. 뇌 아래쪽에 있는 중요한 조절 중추인 뇌하수체에서는 난포의 성장과 배란 등 난소 기능을 담당하는 난포자극호르몬과 황체형성호르몬, 그리고 임신과 출산 시 모유 분비와 월경주기 조절에 영향을 주는 프로락틴(유즙분비호르몬)을 분비한다. 뇌하수체에서 분비된 호르몬들은 난소에 작용하여 여성호르몬의 대표주자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분비되도록 한다. 에스트로겐은 자궁내막을 증식시켜 임신을 준비할 뿐 아니라 심혈관 건강과 골밀도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프로게스테론은 자궁내막의 증식을 억제하고 자궁근육의 수축을 방지함으로써 임신이 유지되도록 돕는다. 또한,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도 신진대사의 균형을 위해 중요하고 특히 여성의 안정적인 임신과 출산을 위해 필수적이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나 항진증으로 호르몬 균형이 무너지면 월경불순이 생길 수 있다. 여성호르몬 분비 체계 이미지. 서울대학교병원 제공 2. 여성호르몬 치료란? 산부인과에서 호르몬 치료는 주로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과 같은 여성호르몬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실시된다. 치료의 목적은 갱년기 증상 관리, 난임 치료, 월경불순 개선, 피임 등으로 다양하다. 목적에 따라 먹는 약, 바르는 약, 질정, 주사, 패치 등 치료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환자의 상태를 주기적으로 체크하며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하거나 과도한 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3. 폐경기 여성호르몬 치료 갱년기 나이가 되면 인체 내 에스트로겐이 부족해지며, 그 결과 폐경기 여성 10명 중 9명은 안면홍조, 식은땀, 수면장애 등 갱년기 증상으로 고통받는다. 질 건조증 및 방광염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여성호르몬을 보충하는 호르몬 대체 요법은 이러한 증상들을 완화할 뿐 아니라 골다공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40세 이전에 조기폐경을 겪은 여성은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어 건강에 문제가 생기기 쉬우므로 이 같은 치료가 필수적이다. 한편, 에스트로겐 단독요법은 자궁내막의 성장을 촉진하여 자궁내막암 등의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적절한 용량과 종류의 프로게스테론 병용 투여가 필요하다. 대략 1년에 한 번 유방·난소·자궁검사 및 혈액검사를 정기적으로 병행한다면, 지속적인 여성호르몬 치료로 인한 암 발병에 대해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4. 여성호르몬을 이용한 자궁내막증 치료 자궁내막증은 자궁내막 조직이 골반강 등 자궁 밖 여러 다른 부위에 부착해서 증식하는 것으로, 커지게 되면 난소 등에 종양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여성 10명 중 1명, 난임 여성에서는 10명 중 3~5명에서 진단될 정도로 흔하다. 갑작스러운 월경통으로 내원하여 우연히 진단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과거 자궁내막증은 주로 수술을 통해 치료했으나, 최근 프로게스틴(합성 프로게스테론 제제)의 발달로 호르몬 치료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자궁내막증은 난소기능 저하 및 난임의 주요 원인이 되기 때문에 가임력 보존을 위해 난자 또는 배아동결을 고려할 수 있다. 5. 여성호르몬을 활용한 가임력 보존 최근 저출산 시대의 난임 문제, 암 환자 장기생존 이슈 등이 대두되면서 호르몬 치료도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가임기 여성 암 환자들에게 있어서 여성호르몬 치료는 임신과 출산 가능성을 보존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령 유방암 진단을 받은 여성은 항암치료와 재발을 막는 항호르몬 치료를 받는 동안 임신을 포기해야 한다는 우려가 컸다. 그러나 최근 미혼여성은 난자동결, 기혼여성은 배아동결을 통해 적극적으로 가임력 보존을 고려할 수 있게 되었다. 이때 과배란 유도 단계에서 여성호르몬제가 사용되며, 레트로졸 등 여성호르몬의 비정상적 상승을 억제하는 호르몬제를 병용하여 난자·배아동결 과정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드물긴 하지만 초기 자궁내막암 여성이 자궁절제 대신 성공적인 항암호르몬 치료 후 시험관시술로 건강한 아기를 출산한 예도 있다. 따라서 젊은 나이에 암 진단을 받으면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임신과 출산 계획에 대해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6. 여성호르몬 치료를 고려하는 환자들께 드리는 조언 “호르몬치료는 여성건강 회복과 유지에 매우 유용하지만, 극소량만으로도 부정 출혈이나 혈전증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에 호르몬제를 비타민과 같은 건강보조제나 기능성 제제 정도로 생각하여 함부로 복용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무월경, 자궁내막증, 갱년기 증상 등 여성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면 산부인과 전문의, 가능하면 부인과내분비를 전공하신 선생님과 상담하여 본인의 상황에 최적화된 호르몬 치료 계획을 세우고 추적 관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도 호르몬 균형을 유지하는 데 바람직한 생활습관이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평소 건강한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면 더 나은 삶의 질을 추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실 ‘정년이’는 이 사람…여성국극 부흥 일으킨 이옥천
2024. 10. 21 13:28 문화/생활
오는 22일 방송되는 EBS <지식채널e>가 여성국극의 부흥을 이끈 남역 스타, 이옥천을 조명한다. EBS 제공 현재 방송 중인 tvN 드라마 <정년이> 속 ‘윤정년’ 캐릭터처럼 실제로 국내 여성국극의 부흥을 이끈 남역 스타가 있었다. 모든 배역을 여성 배우들이 소화하며 노래와 연기를 펼치는 창극, ‘여성 국극’의 배우 이옥천은 그중에서도 남자 주연 역으로 유명한 대표 스타이다. 어린 시절 여성도 남역을 할 수 있는 국극 공연을 보고 한눈에 반해 국극 배우의 길을 걷게 되었다. 해방 직후 생겨나 1950년대 후반까지 대중예술로 한 시대를 풍미하며 지금의 아이돌 팬덤 문화를 방불케 할 정도의 인기를 얻었지만, 주류 예술 장르에서 배제되며 명맥이 끊길 위기를 겪은 여성 국극에 왕자면 왕자, 장수면 장수, 남역 간판스타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이옥천 배우가 혜성처럼 나타나 국극의 부흥을 이끌었다. 오늘날 여성 국극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하지만, 국극을 기억하고 찾는 팬들 덕분에 여전히 명맥이 이어지고 있는데…. 오는 10월 22일 밤 12시 55분 지식채널e <왕자가 된 어른>에서는 2세대 남역 대표 스타 이옥천 배우와 함께 끊어질 듯 이어지는 여성 국극의 역사를 조명한다.
여성 10명 중 8명 ‘볼빨간 갱년기’…안면 홍조에 좋은 음식은?
2024. 10. 01 15:17 건강
안면 홍조란 갱년기 여성의 70~80%가 경험하는 증상으로 땀과 열이 동반하며 수십 분 지속되며 낮과 밤 가리지 않고 무작위로 발생한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가슴에서 시작되어 목과 얼굴로 올라가는 강렬한 열로 밤잠을 설친다. 갱년기 안면 홍조 이야기다. 갱년기 여성 10명 중 8명이 경험하는 안면 홍조는 완경 전후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같은 호르몬 생성이 감소하면서 생기는 대표적인 갱년기 증상이다. 안면 홍조란 갱년기 여성의 70~80%가 경험하는 증상으로 땀과 열의 발산이 수십 분 지속되며 낮과 밤 가리지 않고 무작위로 발생한다. 전문가는 안면 홍조가 뇌의 체온 조절 센터가 있는 시상하부에 영향을 미치는 특정 생식 호르몬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열을 발산하려는 신체의 시도로 인해 생긴다고 말한다. 갱년기뿐 아니라 편두통, 요로감염, 파킨슨병 같은 신경 질환이나 심장 및 혈압약의 과다 섭취로도 유발될 수 있다. 또한 남성도 경험할 수 있다. 남성의 경우 발기부전약이나 전립선암 관련 치료로 안면 홍조가 유발될 수 있다. 안면 홍조의 치료법은 증상의 정도와 빈도 그리고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증상이 가벼운 경우 뜨겁고 매운 음식, 카페인, 알코올을 피하고 가벼운 옷을 입는 것으로 완화될 수 있다. 증상이 심해 수면을 방해하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때 세르트랄린과 플루옥세틴과 같은 호르몬 활동을 조절하는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안면 홍조에 좋은 식품이나 보충제는? 블랙 코호시는 전통적으로 완경기 증상 완화에 사용되는 허브다. 안면홍조, 발한 및 기분 변화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장기간 사용에 대한 안전성은 명확하지 않으므로, 단기간 사용이 권장된다. 레드 클로버는 식물성 에스트로겐(피토에스트로겐)을 포함하고 있어, 안면홍조와 같은 폐경 증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콩 이소플라본은 또 다른 피토에스트로겐으로, 여성 호르몬과 유사하게 작용하여 안면홍조를 포함한 완경기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콩을 많이 섭취하는 문화권에서 완경 증상이 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 E 보충제는 일부 연구에서 안면홍조를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루에 400IU 정도의 비타민 E를 섭취하면 증상이 완화될 수 있지만, 고용량 섭취는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플라세보 보충제 등 다양한 식물성 에스트로겐 보충제가 안면홍조를 포함한 폐경기 증상 완화에 사용되고 있다. 플라세보는 식물에서 추출된 성분으로, 여성 호르몬과 유사한 효과를 내며 증상을 줄여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아마씨는 리그난이라는 성분을 포함하고 있으며, 식물성 에스트로겐의 역할을 한다. 아마씨를 식단에 추가하면 안면홍조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차가버섯도 면역력 증강과 함께 안면홍조를 완화할 수 있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허브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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