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339 건 검색)
- ‘WK리그 출범’ 이끈 오규상 여자축구연맹 회장 별세
- 2024. 12. 22 20:10인물
- .... 프로축구 울산 현대 부단장과 실업축구 울산 현대미포조선 단장을 역임했고, 2003년부터 여자축구연맹 부회장을 맡으면서 여자축구와 인연을 맺었다. 2008년 여자축구연맹 제5대 회장직을 맡았고, 이후...
- 한국계 사업가 미셸 강, 미 여자축구 위해 418억원 기부
- 2024. 11. 20 20:36국제
- ... 미셸 강(Michele Kang)이 미국 여자 축구 발전을 위해 3000만달러(약 418억원)를 기부했다. 미국 여자축구계와 언론들은 “변혁의 씨앗”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ESPN은 20일 “강이 기부한 돈은 향후 5년간...
- ‘완벽 부활’ 북한 여자축구, U-20 월드컵 3번째 우승
- 2024. 09. 23 20:33스포츠
- ... 2000년대 초반 세계 무대를 주름잡았던 옛 시절을 떠올리게 만든다. 당시 북한은 국가 주도로 여자축구를 육성해 세계 무대에서 북한의 힘을 과시하는 수단으로 활용했다. 월드 클래스로 불렸던 리금숙이...
- 여자축구 올림픽 디펜딩 챔피언이 첫 상대팀 드론 염탐 ‘망신’
- 2024. 07. 24 11:00스포츠
- 뉴질랜드 훈련 시간에 띄워 발각 뉴질랜드 팀, IOC에 공식 항의 26일 조별리그 1차전서 맞대결 게티이미지코리아 올림픽 여자 축구 ‘디펜딩 챔피언’ 캐나다가 조별리그 첫 상대인 뉴질랜드 전력 분석을 위해...
- 파리는 지금
스포츠경향(총 376 건 검색)
- 여자축구 대부 고(故) 오규상 회장, 침통하고 엄숙한 영결식
- 2024. 12. 23 11:11 축구
- 고(故) 오규상 회장이 2017년 여자대표팀 공격수 조소현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축구, 어린이, 그리고 여자 축구를 너무 사랑하셨다.” “돌아가시기 전까지도 여자리그 후원사를 찾아야 한다며 아픈 걸 알리지 말라고 하셨다.” “축구가 대한민국의 혼을 이어왔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 23일 오전 10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대한축구협회장으로 열린 고(故) 오규상 한국여자축구연맹 회장 영결식에서 고인을 외고하며 축구 관계자들이 한 말이다. 김정배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이날 추모사에서 “축구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 뛰는 모습을 또렷히 기억한다”며 “솔직하며 푸근한 성격이라서 사람들을 좋아했다”고 회고했다. 한국여자축구 행정을 17년째 이끌어온 오 회장은 지병이 갑자기 악화해 지난 20일 68세로 별세했다. 협회는 “오규상 회장이 1990년대부터 대한축구협회 이사를 맡아 한국 축구 발전에 기여했다. 2009년 한국여자축구연맹 회장으로 취임한 뒤 WK리그 창설 등 오랫동안 한국 여자 축구 발전을 위해 헌신한 공로에 감사한다”며 대한축구협회장으로 영결식을 진행했다. 오규상 한국여자축구연맹 회장 영결식 장면. 연합뉴스 경신고와 고려대를 졸업한 고인은 1975년부터 2년 동안 청소년대표를 지냈고 1977년에는 국가대표 선수로 뛴 축구인이다. 프로축구 울산 현대 부단장과 실업축구 울산 현대미포조선 단장을 역임했고, 2003년부터 여자축구연맹 부회장을 맡으면서 여자축구와 인연을 맺었다. 2008년 11월 단독후보로 나서 만장일치로 추대되며 여자축구연맹 제5대 회장직을 맡았고, 이후 계속 연임에 성공해왔다. 2009년 WK리그를 출범하고 연고지 제도를 정착시키는 굵직한 업적을 세웠다. 한국여자축구를 지금의 자리에 올려놓은 인물이 고인이다. 고인은 올해도 연맹 회장 선거에 단독 출마해 연임에 성공한 뒤 얼마 안 돼 유명을 달리했다. 고인은 이날 수원시연화장에 안장됐다. 아들 오성원씨는 “사랑하는 아빠. 가족과 축구만을 위해 평생 헌신하신 것을 존경한다”며 “아빠에 미치지 못하겠지만 성실히, 열심히 엄마, 누나와 살겠다. 너무 많이 보고 싶다. 다시 꼭 만나자”고 말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오규상 한국여자축구연맹 회장 영결식에 참석해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영결식에는 홍명보 남자축구 대표팀 감독, 신상우 여자축구 대표팀 감독, 이회택 OB축구회장, 이용수 전 협회 부회장, 한웅수 프로축구연맹 부총재, 고려대 축구부 신연호 감독, 고려대 축구부 선수들이 참석했다. 정몽규 협회장은 선거를 앞두고 직무가 정지된 상태라 참석하지 않았다. 정 회장은 전날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 “WK리그 못 맡아” 한국여자축구연맹 폭탄선언에 대한축구협회 지원 확대 약속, WK리그 운영 다시 연맹으로
- 2024. 11. 27 17:21 축구
-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국여자축구연맹이 운영 포기를 선언한 여자 실업축구 WK리그에 대한축구협회가 운영을 맡는 대신 지원 확대를 약속했다. WK리그 운영은 다시 여자축구연맹이 맡는다. 오규상 연맹 회장은 27일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협회가 당분간 예산을 줄 테니 (사무국) 규모를 갖춰 리그를 별도로 책임지는 조직 운영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연맹은 이를 수용했다. 지원금 규모는 아직 논의 전인데, 이전까지는 4억원을 받았다 . 앞서 오규상 연맹 회장은 지난 14일 WK리그 운영을 그만둔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연맹은 최근 수년간 문화체육관광부의 보조금이 줄어들고,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후원사들도 이탈하면서 운영난이 심해졌다. 2018년부터 창녕WFC의 운영비도 대고 있다. 국세청 공익 법인 공시를 보면 2021년까지 매년 30억원가량 유지됐던 보조금은 2022년 25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20억원으로 떨어졌다. 연맹은 협회의 지원금이 확대되면 마케팅·홍보·대외 협력·국제 교류·대회 운영 등에 능한 전문 인력을 약 4명 정도 더 뽑아 리그 사무국을 보강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연맹 사무국은 4명 뿐인데, 리그 사무국 역할도 하고 있다. 연맹은 다음 시즌 창녕WFC 존속을 통해 8개 구단 체제를 유지하려고 노력 중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수억원을 협회를 통해 문화체육관광부 보조금을 받겠다는 계획이다.
- [김세훈의 스포츠IN] 무책임한 여자축구연맹, WK리그 운영 포기를 철회하라
- 2024. 11. 24 08:06 축구
- 한국여자축구연맹 이미지 한국여자축구연맹이 리그 운영을 포기하면서 여자실업축구(WK리그)가 내년부터 파행으로 진행될 위기에 빠졌다. 여자연맹 오규상 회장은 내년부터 WK리그 운영을 포기한다고 최근 선언했다. 오 회장은 12월 말 또는 내년 1월 초 여자연맹회장 선거에서 5선에 도전한다. 현재로서는 대항마가 없다. 단독 후보면 무투표로 당선된다. 여자연맹은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체육진흥기금, 협회 예산 등으로 25억원에서 30억원 정도를 받고 있다. 이 중에는 WK리그 운영비(약 2억5000만원), 상무축구단 운영비(약 5억원),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창녕 WFC 지원금(17억원) 등이 포함돼 있다. 물론 이돈만으로는 연맹과 리그를 여유있게 운영하기 힘들다. 별도 후원사를 잡거나 구단 회비 등으로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지만 이 또한 여의치 않은 상태다. 그래도 여자축구 수장으로서 여자축구 최고리그 운영 포기를 선언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그러면서도 여자연맹 회장선거에 출마하려는 것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가 클 수밖에 없다. 16년 동안 유지돼온 WK리그는 풍전등화다. 현재 리그는 8개 팀 체제다. 명문으로 꼽힌 이천 대교가 2017년 해체됐고 연맹이 창녕WFC를 자체 예산으로 운영해왔다. 리그 및 구단 재정 상태는 호전될 기미가 없다. 연맹 사무국 인원은 4명뿐 인데다, 전문성과 의욕 모두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는다. 구단 관중 동원력도 약하다. 이번 시즌 리그 한 경기 평균 관중은 261명이다. 유일하게 입장료를 받는 수원FC 평균관중도 183명에 불과하다. 구단 재정상태도 좋은 곳보다는 나빠지는 곳이 더 많다. WK리그를 살리려면 여자연맹부터 리그 운영을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철회해야한다. 이미 적잖은 기본 예산을 확보하고 있는 연맹으로서는 리그 운영을 포기할 게 아니라 새로운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 주체를 새로 마련하는 등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여자축구 최고 조직으로서 최상위 리그를 포기한다는 것은 결국 여자축구를 포기하겠다는 뜻으로 읽힐 수밖에 없다 대한축구협회도 조금 더 투자해야한다. 올해 협회 예산은 1800억원 정도다. 그중 천안축구센터 건립비용을 빼면 1000억원 정도가 경상비다. 각급 대표팀 운영비 277억원, 국내 대회 운영비 176억원, 기술발전 및 지도자·심판 육성비 125억원, 생활축구 육성비 97억원 등이다. 여러곳에 들어가는 예산을 조금씩 줄여서라도 여자축구 투자비를 마련해야한다. 협회가 마련하는 비용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현재로서는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 여자축구발전에 들어가는 체육진흥기금 예산을 늘릴 수 있는 힘을 가진 것은 오직 정부뿐이다. 누가 WK리그를 운영하든 적잖은 돈을 쏟아부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회수가 불가능한 환경이라 적잖은 기간 돈을 쓰기만 해야 한다. 연맹, 협회, 정부와 함께 WK리그를 살릴 기업이 나올 수 있을까. CEO가 남자든 여자든 투자하겠다고 나서는 기업이 있다면, 연맹과 협회, 정부는 기업이 흥미를 느낄만한 지원책을 적극 제시해야 한다. 전현직 여자축구 스타들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 무조건 도와달라는 식으로 미디어를 통해 읍소하는 것으로는 상황을 바꿀 수 없다. 선수, 지도자들이 후원 기업 물색, 크라우드 펀딩 조성 등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동시에, 현실적으로 실현가능성한 비전을 제시하며 협회와 정부, 정치권도 열심히 설득해야 한다.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도와주겠다” “투자하겠다”는 사람들도 나오지 않을까.
- 한국계 미국 사업가, 미국여자축구발전 위해 418억원 기부
- 2024. 11. 20 08:01 축구
- 한국계 미국 사업가 미셸 강. 게티이미지 한국계 미국 사업가 미셸 강(Michele Kang)이 미국 여자 축구 발전을 위해 3000만 달러(약 418억원)를 기부했다. 미국 여자축구계와 언론들은 “변혁의 씨앗”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ESPN은 20일 “강이 기부한 돈은 향후 5년간 여자 축구의 경쟁력 향상과 선수들의 전문성 개발, 여성 코치 및 심판 지원 프로그램 등에 사용된다”며 “이는 미국 축구 연맹 역사상 여자 프로그램을 위한 최대 규모 기부”라고 전했다. 미국축구협회는 “미국축구협회의 여성 및 유소녀 프로그램에 대한 역대 가장 큰 규모 기부이자 여성의 미국축구협회 기부금 중 최고액”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축구협회는 미셸 강을 “전 세계 여성 스포츠를 발전시키는 데 전념하는 선구적인 비즈니스 리더자 투자자”라고 소개했다. 강은 “여성 스포츠는 오랫동안 과소평가되고 외면받아 왔다”며 “여성 축구의 기준을 경기장 안팎에서 끌어올리고, 여성 선수들이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자원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투자가 ‘종잣돈’ 역할을 하여 다른 기부자들도 동참하게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미국축구연맹 신디 파를로 콘 회장은 이번 기부에 대해 “여자 축구에 있어 획기적인 변화”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기부는 2023년 여자 월드컵에서 실망스러운 성적 이후 여자 축구의 재도약을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국 대표팀 감독 엠마 헤이스는 이 기부가 “스포츠의 방향성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 첼시 감독이었던 헤이스는 “미국 축구가 중대한 전환점에 있는 지금, 이 기부는 더 많은 여성 선수, 코치, 심판을 지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은 워싱턴 스피릿(미국), 올랭피크 리옹 페미닌(프랑스), 런던 시티 라이오네시스(영국) 구단주다. 여자 축구의 발전과 성장을 위해 지속으로 노력하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강은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국계 미국인 사업가다. 11대, 13대 국회의원으로 여성 권익 신장에 이바지한 이윤자 전 의원의 딸이다. 그는 서강대에 재학하다 1981년 유학길에 올랐다. 시카고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예일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의료 정보 기술 분야 기업인 ‘코그노산테’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미국 여자 축구 대표팀은 1990년대 초부터 현대 여자 축구에서 최고 강호로 자리하고 있다. 현재까지 여자 월드컵 4회 우승, 올림픽 금메달 5회를 기록했다. 가장 최근 금메달은 이번 여름 파리 올림픽에서 획득했다. 미국여자대표팀은 2008년 3월부터 2014년 11월까지 세계 랭킹 1위를 유지했다. 이는 어떤 국가대표팀도 깨지 못한 최장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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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군기 골인! 여자축구부대 ‘부산 상무’(2010. 08. 11 18:19)
- 2010. 08. 11 18:19 스포츠
- ㆍ국군체육부대 훈련장 탐방… 부사관 선수구성 WK리그 참가 “간격을 더 벌려.” “빨리 패스해.”잠시만 서있어도 땀이 흐르는 8월의 무더위에 20대 초·중반 여자들이, 그것도 군대에서 축구를 하고 있다. 재미 없기로는 최고로 꼽히는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를 매일매일 써내려가는 이들은 국내 유일의 여자 실업축구 리그인 ‘WK-리그’에 참가하고 있는 부산 상무 여자축구단이다. 기자가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국군체육부대를 찾은 8월 4일, 부산 상무 여자축구단은 리그 3연승을 위해 오전부터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선수들은 9명씩 2개조로 나뉘어 패스 게임으로 몸을 풀었다. 3명의 수비팀이 6명의 공격팀의 패스를 뺏는 게임으로 선수와 코치가 구분 없이 하나가 돼 게임을 진행했다. 간혹 실수나 멋진 플레이가 나올 때면 곳곳에서 웃음과 환호성이 터졌다. 선수은퇴 후 군인신분 장기복무 20분 동안 이어진 패스게임이 끝나자마자 1대 1 패스 연습이 시작됐다. 패스게임 내내 가득했던 웃음이 사라지고 선수들의 앳된 얼굴에 진지함이 배었다. 땀을 닦기 위해 걷어 올린 팔과 허벅지에 감긴 테이핑이 눈에 띈다. 영락없는 프로축구 선수의 모습이다. 같은 시간 인천 국제공항에는 2010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여자 월드컵에서 3위의 성적을 거둔 대표팀이 입국했다. 많은 취재진이 몰렸으며 취재열기가 뜨거웠다. 공항에서는 기자회견까지 열렸다. 국내 여자축구 역사상 가장 화려한 금의환향이었다. 후배들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는 무관하게 부산 상무 선수들은 뜨거운 햇볕 아래 훈련에 몰두했다. 사실 부산 상무를 비롯해 WK-리그에 참가하고 있는 모든 선수는 후배들 덕분에 축구할 ‘맛’이 난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돌아온 후배들 덕에 출범 2년차인 국내 WK-리그에 때 아닌 관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WK-리그에 대한 관심이 지금처럼 높아진 것은 리그 출범 이후 처음이다. 여자축구연맹 관계자도 “월드컵 이후 남자 프로축구 K-리그가 주목 받았듯 여자 실업축구도 마찬가지로 주목받고 있다”면서 “출범 2년 만에 맞은 최고의 기회”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부산 상무의 경우 WK-리그에서 가장 특별한 팀으로서 성장 가능성이 높아 미래가 총망되는 팀”이라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부산 상무 축구팀이 8월 4일 국군체육부대 안 축구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이 관계자의 말처럼 부산 상무 축구팀은 WK-리그에 참가한 실업팀 가운데 가장 ‘특이’한 팀으로 꼽힌다. 출중한 실력을 갖췄거나 특별히 인기가 많아서가 아니다. 여자 부사관 축구팀이라는 특이한 구성 때문이다. 여자 실업축구는 드래프트를 통해 신인을 선발한다. 따라서 부산 상무에 지명된 선수는 부사관 신분이 된다. 16주 동안 군사훈련을 받고 임관식을 거친다. 부산 상무 이미연 감독은 “은퇴 후 군인으로 장기복무가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어린 선수들과 선수 가족에게 인기 있는 팀”이라고 설명했다. 특별한 구성에 비해 부산 상무는 아직까지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 지난해 1회 WK-리그에서 6개 팀 가운데 5위로 시즌을 마쳤고, 올해는 13라운드까지 3승 2무 8패로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이 성적 역시 부산 상무라는 팀의 특성과 관련이 있다. 매년 12월 신인 선수들은 16주 동안의 군사훈련을 받고 리그가 시작되는 3월에 팀에 복귀한다. 선수층이 얇은 여자축구의 특징을 감안하면 다른 팀에 비해 전력이 상당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감독은 “시즌 초반에 상당히 고전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전력이 탄탄해졌다”면서 “후반기 3경기에서 2승을 거둔 것이 그 증거”라고 말했다. 이처럼 상무라서 생기는 웃지 못할 일이 수두룩하다. 국군체육부에는 광주 상무 1·2군과 부산 상무 여자팀 등 3개 축구팀이 있지만 축구장은 하나밖에 없었다. 당연히 잔디구장에서 전술훈련을 가질 수 있는 시간도 다른 실업팀에 비해 적었다. 삽들고 나서 직접 축구장 만들기도 국군체육부대는 이와 같은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부대 내 공터에 축구장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군인답게 공터의 돌멩이를 치우는 일부터 잔디를 입히는 작업까지 부산 상무 선수단이 직접 참여했다. 예비군이 모인 술자리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가 벌어진 것이다. 이 감독은 “다른 종목 남자병사들까지 동원돼 무리 없이 축구장을 만들 수 있었다”면서 “선수들도 스스로 만든 구장에 애착을 갖고 훈련에 더 몰입했다”며 웃어 보였다. 부산 상무 소속 한 선수도 “구장이 없어서 체력훈련 위주여서 힘들었는데 경기장이 생겨서 다행”이라고 거들었다. 올 시즌 부산 상무의 희망은 최진선(23)이다. 최진선은 부산 상무 간판 공격수로서 WK-리그 13라운드 현재 7골로 득점 선두에 올랐다. 최진선은 이번 20세 이하 월드컵을 보면서 아쉬움과 만족감을 동시에 느꼈다. 최진선은 “20세 이하 월드컵 대표팀 선수들이 어렸을 때부터 지금처럼 체계적으로 훈련을 받았다면 이번 월드컵에서 더 좋은 결과를 얻었을 것”이라면서 “지금이라도 세계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는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후배들의 좋은 성적으로 인해 기대감도 높아졌다. 최진선은 “선수들 모두 실업축구라는 생각보다 프로선수라는 생각으로 매 경기에 임한다”면서 “더 좋은 실력을 보여주고 더 많은 사랑을 받기 위해 선수단 전체가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13라운드 현재 부산 상무는 승점 11점으로 선두 현대제철과 17점의 차이가 난다. 이에 비해 최진선은 리그 득점 선두를 달리며 팀 성적과 대비되는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개인 성적에 대한 욕심을 묻자 24세에 어울리는 톡톡 튀는 대답보다 투박한 군인식 말투로 대답했다. “개인 성적은 관심 없습니다. 남은 7경기에서 4승 이상을 거두면 지난해보다 좋은 성적입니다. 군인답게 할 수 있다는 자심감을 갖고 경기에 임하면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겁니다.” 최진선의 투박하고 단호한 말투에서 이번 시즌 7경기가 남은 최하위 부산 상무의 변화가 엿보였다.
- [스포츠]월드컵 3위, 여자축구리그 ‘관심 패스’(2010. 08. 11 17:42)
- 2010. 08. 11 17:42 스포츠
- ㆍ실업·상무 등 6개팀 경합… 예산부족·경기장 섭외 난항불구 인기 꾸준 지난 3월 22일부터 매주 월요일 오후 7시 강원도 화천 생활체육 주경기장과 경기도 고양, 충청남도 당진 종합운동장 등 3곳에서는 ‘그들만의 리그’가 펼쳐진다. 국내 유일한 여자 실업축구 ‘WK-리그’가 열리는 경기장에는 평균 500명 미만의 관객만이 관중석을 채우기 때문이다. 2009년 4월 21일 전북 군산시 월명체육공원에서 개막한 WK-리그 대교와 현대제철의 경기에서 양 팀 선수가 공중볼을 다투고 있다. |연합뉴스 WK-리그는 2009년 출범 당시 국내 최초의 여자 실업축구로서 남자 프로축구인 K-리그와 비교되며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그때뿐이었다. 지난해 WK-리그 총 관중은 약 3만2000여명이다. 이 수치는 지난 8월 4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바르셀로나 초청 K-리그 올스타전’ 단 한 게임의 관중 수와 거의 같다. 선수와 감독, 여자축구연맹 등 WK-리그에 관계된 모든 이들은 20세 이하 여자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모아진 관심이 WK-리그로 이어지길 바란다. 그러나 해결해야 될 숙제가 산적해 있다. 열성 서포터즈 응원전에 친목도모 가장 큰 어려움은 선수단 운영을 위한 예산과 경기장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WK-리그에 참가하고 있는 한 실업팀 감독은 “기업의 후원을 받는 팀은 그나마 운영이 괜찮지만 지역 연고팀은 운영비가 한참 모자란다”고 밝혔다. 비인기 종목이라 선수단에 대한 지원이 빈약하다는 것이다. 이 감독은 “다른 스포츠는 연간 수백억원의 비용으로 운영되지만 여자 축구단 운영비는 10억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실업팀 전용 구장이 없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올해 WK-리그는 강원도 화천 생활체육 주경기장과 경기도 고양, 충남 당진 종합운동장 등 3곳에서 치러지고 있다. 한 여자 축구선수는 “다른 종목처럼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돼야 선수들이 컨디션을 조절하기 쉽고 관객이 경기장을 찾기에도 좋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여자축구연맹 관계자도 “각 지자체에서 수익성이나 홍보효과가 적은 여자 실업축구에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어려움만 있는 것은 아니다. WK-리그가 생기면서 꾸준히 여자축구에 대해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고 있으며, 일부 팀에는 서포터즈까지 생겼다. 게다가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사회적 관심도 증가했다. 김성회씨(27)가 회장을 맡고 있는 수원 FMC 서포터즈 ‘블랙로즈’에는 WK-리그에서 가장 열성적인 이들이 모였다. 김씨를 포함해 일부 회원은 지난 13라운드까지 한 차례도 빼놓지 않고 수원 FMC의 경기 응원에 나섰다. 대부분 직장인으로 구성된 서포터즈가 강원도 화천이나 충남 당진을 찾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김씨는 “시간을 낼 수 있는 회원 20여명이 모든 경기에 응원을 간다”면서 “월차를 내면서 응원을 갈 정도로 열정적인 이들”이라고 말했다. 블랙로즈의 활동은 남자축구팀 서포터 못지않다. 모든 경기에 서포터가 참여하며, 대형 펼침막도 경기장에 걸린다. 선수단과 서포터즈가 함께 식사를 하거나 축구를 하는 시간을 갖고 유대감을 높인다. 또 서포터즈 차원에서 감독과 코치, 선수들에 대한 인터뷰를 실시하기도 한다. 김씨는 “남자축구 못지 않게 격렬하면서 아기자기한 것이 여자축구의 매력”이라면서 “유대감을 가질 수 있는 서포터즈 활동까지 감안한다면 K-리그 못지않게 재미있는 것이 WK-리그”라고 말했다.
레이디경향(총 1 건 검색)
- 대한민국 여자축구의 새 역사를 쓴 지소연의 어머니 김애리씨
- 2010. 09. 03 13:53 화제
- ㆍ“소연이는 ‘성공하면 엄마 위해 찜질방 사드리고 싶다’는 효녀예요” 대한민국 여자축구를 세계 3위에 올려놓고, U-20 여자월드컵에서 8골을 몰아넣으며 국내 여자축구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고 있는 지소연 선수. ‘지메시’라고 불리며 여자축구의 역사를 다시 쓴 지소연 선수를 키운 어머니 김애리씨를 만나 ‘지메시 탄생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었다. 여자축구 세계 3위 쾌거, 금의환향 월드컵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뜨거운 응원을 하지만, 그동안 여자축구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던 것이 현실이었다. 적어도 ‘지소연(19)’이라는 선수가 나타나기 전에는 말이다. 하지만 지소연 선수는 여자월드컵 4강 축구경기가 열리던 지난 7월, 국민을 TV 앞으로 모여들게 만들었다. 결국, 대한민국 여자축구선수 대표들은 2010 국제축구연맹(FIFA) U-20 여자월드컵에서 세계 3위를 기록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지소연 선수는 6경기 중 8골을 기록해 한국선수로는 최초로 실버볼(우수선수)·실버슈(득점 2위)를 품에 안으며 단숨에 한국 여자축구의 위상을 드높였다. 스위스와의 조별 리그에서 대회 첫 해트트릭을 기록하면서 세계 축구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고, 그 외 모든 경기에서 득점을 기록하면서 그 어느 선수보다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지소연 선수. 그 눈부신 활약 덕분에 그녀는 ‘지메시’, ‘여자 박지성’ 등으로 불렸다. 평소 그토록 바랐던 미국과 독일 팀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올 정도로 지소연 선수의 진가가 빛을 발하고 있다. 선수들이 대회를 위해 독일로 출발할 때, 언론과 대중은 아무도 그녀들에게 관심을 갖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8월 2일 이들이 입국하는 인천공항 입국장에는 수많은 취재진과 환영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당당하게 금의환향한 선수들은 떠들썩한 환대에 기뻐하면서도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 정도로 열렬히 환영해줄 거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다는 것. 귀국 기자회견에서 지소연 선수는 “어려운 형편에 고생하신 엄마에게 감사드리고, 앞으로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흘려 주위를 안타깝게 하기도 했다. ‘어머니’를 생각하면 저절로 눈물이 나는 효심 가득한 딸 지소연. 그녀가 가장 기쁜 순간에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바로 어머니였던 것. 이날 딸을 보기 위해 인천공항에 미리 도착해 있던 어머니 김애리씨 역시 딸의 그런 모습에 남모르게 눈물을 훔쳤다. 자궁암, 난소종양, 이혼… 기초생활수급자의 삶 딸을 세계적인 축구선수로 키워낸 어머니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 기자는 지소연의 어머니 김애리씨(44)를 만나기 위해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자택을 찾았다. 부푼 기대감으로 자택의 문을 두드렸지만, 때마침 김애리씨는 집을 비운 상태였다. 남동생만 혼자 집을 지키고 있었다. 작은 연립주택에는 그동안 지소연 선수가 받아온 메달과 트로피가 벽 한 면을 가득 메우고 있었고, 지소연의 국가대표 유니폼도 걸려 있었다. 그렇게 아쉬운 발길을 돌리고 며칠 뒤, 다시 연락이 된 김애리씨는 “요즘 몸이 좋지 않아서 병원을 다닌다. 집까지 찾아왔는데, 죄송했다”며 기자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지난 8월 12일 동대문 구청에서 지소연 선수에게 성금과 TV를 전했다. 지소연 선수 어머니 김애리씨, 지소연 선수,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최근 언론과 각종 단체의 잇따른 취재 요청 등으로 받은 스트레스 때문에 몸이 피곤해졌다고 한다. 사실 김애리씨는 2002년 자궁경부암 판정으로 수술을 하고, 그 뒤로도 난소종양 등으로 고생을 했다. 지금은 깨끗이 나았지만,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이 쉽게 피곤해지고 아프다고. 요즘에는 디스크와 통증 때문에 계속 병원 치료 중이라고 한다. 27년 동안 쉬지 않고 봉제공장을 다녔던 그녀는 지금 잠시 일을 쉬고 있다. “이혼까지 하고 1년에 한 번씩 수술을 했어요. 수술 후 좀 쉬어야 하는데, 계속 일을 해서 몸이 이렇게 안 좋은가 봐요. 게다가 소연이가 어릴 때여서 등에 업고 일을 다녔는데, 그게 무리가 돼서 허리 디스크까지 생겼죠.” 김씨는 남편과 이혼하고 모자가정으로 기초생활수급자로 정부 보조금을 받으면서 남매를 키워왔다. 그렇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항상 밝고 긍정적이었던 딸 지소연은 “성공하면 엄마를 위해 찜질방 딸린 집을 사드리고 싶다”고 이야기하고 다니는 효녀다. “소연이는 어릴 때부터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제가 허리가 아파서 찜질방에 오래 있다가 오니까, 돈 벌면 꼭 찜질방 딸린 집을 사드리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고생하고 살아온 걸 알아서 엄마 생각을 많이 하는 속 깊은 아이예요.” 남자 축구부에서 홍일점으로 활약 U-20 여자월드컵에서 딸이 찬 공이 골대에 들어가는 순간, 김애리씨는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기쁜 날이 올 거라고는 정말 생각 못했어요. 어찌나 기쁘던지. 다들 정말 고생 많았고, 열심히 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아요. 모두에게 마음 깊이 감사하게 생각해요.” 김씨는 지소연 선수가 국가대표가 되던 날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어릴 때부터 딸의 오랜 꿈이었던 국가대표. 그 꿈이 이루어지고, 세계대회에서 3위라는 성적표도 받았다.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것 같았다. 김씨는 어려운 살림에도 불구하고 맏딸 소연이만큼은 무엇이든지 가르쳐주고 싶었다. 피아노, 바이올린 등은 한 달도 안 돼서 “힘들다”며 그만두던 지소연. 하지만 왜소하고 약했던 딸아이를 위해 운동 삼아 시킨 축구는 전혀 힘든 내색도 없이 날아다녔다. 1 지소연 선수 유치원때 집에서 찍은 사진 2·4·5 이문초등학교 시절 남자 축구부에서 홍일점 축구선수로 활약한 지소연 3·10 동산정보 고등학교 축구부 시절이문초등학교에 다녔던 지소연은 남자들만 있던 축구부에 들어가 홍일점으로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활약상이 남달랐던 지소연을 보고, 다른 초등학교 축구부 감독들은 “남자선수 3, 4명과 트레이드를 하자”고 제의를 할 정도였다. 또한 승부근성도 강해서 지는 것을 죽기보다 싫어했고, 악바리처럼 매일 남아서 연습을 했다. 남자아이들과 어울리기 위해 머리도 짧게 잘랐을 정도라니, 지소연의 축구 열정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케 한다. “소연이는 어릴 때부터 축구를 할 때 가장 즐겁다고 했어요. 자기는 그 길을 갈 거라는 의지가 확고했죠. 워낙 빨리 진로를 정해서 저는 그냥 믿고 응원해준 것밖에 없어요.” 김애리씨는 재능이 남다른 딸을 훌륭한 축구선수로 키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하지만 현실은 마음 같지 않았다. 김씨는 어릴 때부터 고생한 이야기를 책으로 쓰면 소설책 한 권 분량은 족히 넘을 것이라고 말한다. 어려운 가정환경 때문에 오빠와 식구들을 위해 열다섯 살부터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봉제공장을 다녔다. “저는 어릴 때부터 워낙 고생을 많이 하고 살아서 소연이한테는 정말 잘해주고 싶었어요. 누구한테나 자기가 하고 싶은 게 있잖아요. 저는 제가 못 이룬 꿈을 소연이는 이루게 해주고 싶었어요.” 오빠와 동생들을 뒷바라지하다가, 전남편을 만나서 결혼을 했다. 결혼을 하면 고생 안 하고 행복하게 잘 살 줄 알았다. 하지만 어려운 가정형편은 쉽게 나아지지 않았다. 새벽 2~4시까지 미싱을 돌리다가, 반지하 집으로 돌아와서 쓰려져 잠들기를 반복했다. “남편과 헤어지고 나서 더욱 생활이 힘들어졌죠. 소연이가 지방으로 전지훈련이라도 떠나려면 돈이 필요하잖아요. 그런데 월세 내고 먹고살려면 살림이 너무 쪼들렸어요. 그래서 마음만큼 풍족하게 지원해주지 못했던 게 늘 마음에 걸렸죠. 그 점이 아이한테 참 미안했어요. 그래도 늘 저렇게 엄마 생각해주고 밝게 자랐으니, 정말 다행이에요.” 너무 일찍 철든 딸에게 미안 지소연은 워낙 어릴 때부터 자기 일도 알아서 잘하고, 컨디션 조절도 잘하는 아이였다. 시합이 있는 날도 “엄마는 아프니까 오지 않아도 된다”며 엄마 걱정만 하는 아이였다. 엄마가 잘 챙겨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말하면, 괜찮다며 눈물을 보였다. 운동할 때는 누구보다 강했지만, 마음은 여린 열아홉 소녀였던 것. 국가대표 시절그런 딸을 바라보는 김씨의 마음도 편치만은 않았다. “소연이는 너무 일찍 철이 들었어요. 가끔은 소연이가 엄마 같고, 제가 딸 같다니까요. 어딜 가나 엄마 걱정만 하죠. 가끔 부상을 당해도 제가 걱정할까봐 말을 안 할 정도예요. 제가 엄마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것 같기도 해요.” 지소연의 어려운 가정형편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주위에서 많은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기도 했다. 동대문경찰서에서는 성금 3백만원, 동대문구청에서는 성금 1천3백만원과 42인치 LCD TV를 전했다. 특히 동대문구청 유덕열 구청장은 김애리씨에게 “건강이 나아지면 구청에서 함께 일하자”고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TV가 오래돼서 상태가 안 좋았어요. 그래서 소연이가 TV 큰 거 하나 사라고 했는데, 이렇게 동대문구청에서 선물로 주시니 정말 행복하네요. 구청장님이 건강이 괜찮아지면, 함께 일하자고 말해주셔서 기뻤어요. 그런데 제가 거기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지도 모르겠고, 몸 추스르고 소연이 뒷바라지도 해야 되기 때문에 계획은 없는 상태예요.” 김씨는 평소 “고생을 많이 했으니까, 앞으로는 좋은 일만 있을 것”이라고 한 딸의 말처럼 앞으로는 좀 더 밝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고 싶다. “소연이는 비인기 종목이었던 우리나라 여자축구 발전을 위해 꿈을 크게 가지는 아이예요. 나중에는 더 넓은 무대에서 뛰고 싶어 하죠. 저도 그런 소연이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노력하고 싶어요. 앞으로 소연이와 소연이 동생이 행복하게 잘 사는 것, 그게 바로 제 바람이죠.” 지소연 선수가 세계적인 축구선수로 우뚝 설 수 있었던 데에는 ‘엄마’를 향한 사랑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자식을 위해 새벽까지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는 어머니를 편히 모시고 싶은 효심, 바로 지소연 선수를 있게 만든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 글 / 김민주 기자 ■ 사진 제공 / 김애리&동대문구청, 경향신문 포토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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