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7,023 건 검색)
- 솔라온케어 운영사 에이치에너지, 과기부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선정… 에너지 전환 선도
- 2025. 02. 05 09:55경제
- ... 있는 행사다.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각 부처에서 추천한 정부 지원 연구개발(R&D) 과제 중 우수한 연구 성과를 선정한다. 지난해에는 총 869건의 연구 성과가 심사 대상에...
- 이은형 대한건설연 연구위원, 용인특례시 도시재생위 위원 위촉
- 2025. 02. 04 16:36인물
- ...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사진)이 경기도 ‘용인특례시 도시재생위원회’ 신임위원으로 4일 위촉됐다. 전문 분야는 건축 및 주거로, 임기는 오는 2027년...
- “반도체 연구직에 한해 주 52시간 예외 검토”…이재명 또 우클릭 행보
- 2025. 02. 03 21:13사회
- ... ‘주 69시간제’ 비판에 포기한 정부안과 유사…노동계 반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반도체 연구·개발(R&D) 노동자 중 고소득·전문직에 한해 주 52시간 적용 예외를 검토해볼 수 있다는 입장을...
- 삼성전자 연구·개발직 노조원 90% “반도체법 52시간 예외 규정 반대”
- 2025. 02. 03 20:10사회
- ... 담은 반도체특별법 처리를 추진하고 있다. 전국삼성전자노조는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2일까지 연구·개발 직군 조합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904명 중 814명(90%)이 주 52시간...
스포츠경향(총 2,243 건 검색)
- [스경연예연구소] 故 오요안나와 김대호, MBC가 ‘정론’의 대명사가 되려면
- 2025. 02. 03 13:06 연예
- MBC 본사 사옥 전경. 사진 스포츠경향DB 방송사는 줄잡아 수천 명의 근로자가 거의 24시간을 돌아가는 TV 편성표를 채우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곳이다. 근로자들은 공개채용을 통해 입사한 정규직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방송은 실제로 주요 스태프와 작가들이 계약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의 역할 역시 방송의 핵심이며 이들 역시 직원으로 속해있다. 하지만 최근 MBC에서 보여주는 몇 개의 사례는 과연 ‘정론’을 추구하고, 그곳으로 방향성을 잡는 방송사인지 의문을 품게 한다. 결은 다르지만, 그 안에서 드러나는 조직문화는 비슷하다. 기상 캐스터 故 오요안나의 사례와 김대호 아나운서의 사례다. 故 오요안나의 사건은 지금 방송가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다. 지난해 9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고인은 지난해 12월 처음 사망과 관련한 소식이 나왔고, 최근 유서가 공개되면서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일고 있다. 지난해 사망한 MBC 전 기상 캐스터 故 오요안나의 방송출연장면. 사진 MBC 오요안나의 입사 이후 MBC 보도국 기상과학팀 프리랜서 기상 캐스터 사이에서 알력이 있었으며, 실제 다양한 형태로 고인이 압박을 받을만한 정황이 있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유족이 지칭한 실제 기상 캐스터들은 대중의 비난을 받으면서 각종 출연 프로그램에서 하차 여론이 이는 중이다. 김대호 아나운서의 퇴사 역시도 화제였다. 2011년 MBC의 아나운서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김대호 아나운서는 지난주 방송된 MBC 예능 ‘나 혼자 산다’를 통해 퇴사 의사를 밝혔다. 이미 회사에 퇴사 의사를 전했으며,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사망한 MBC 전 기상 캐스터 故 오요안나의 방송출연장면. 사진 MBC 방송화면 캡쳐 물론 인기가 있는 아나운서가 프리랜서 선언을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김 아나운서의 퇴사는 유난히 대중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가 최근 MBC 프로그램을 통해 ‘혹사’ 수준으로 여겨질 정도의 일정을 소화 중이었기 때문이다. 김대호 아나운서는 ‘나 혼자 산다’ ‘구해줘 홈즈’ ‘푹쉬면 다행이야’ 등 고정 예능에 지난해 하반기에는 ‘마사지로드’ ‘대장이 반찬’에 출연했고, 각종 내레이션과 뉴스, ‘오늘 저녁’ 등 교양 프로그램에도 등장했다. 어쩌면 전혀 다른 소식이라고 보일 수 있는 두 사례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MBC 직원인 당사자가 계속, 다양한 형태로 자신의 처지에 대한 신호를 보냈다는 점이다. 故 오요안나는 유서를 통해 생전 4명의 MBC 관계자에게 상황을 전했다고 적었다. 하지만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고인의 유서에는 다양한 형태로 자신의 상황을 헤아려주지 않는 회사에 대한 서운함이 녹아있다. MBC 김대호 아나운서. 사진 MBC 김대호 아나운서 역시 군말 없이 일정을 따르고 있었지만, ‘라디오스타’ 등의 예능을 통해 반 농담으로 스케줄에 대해 회사에 건의하고 싶다는 의사를 여럿 밝혔다. 하지만 오히려 일정은 늘었고, 지난해 여름에는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캐스터 업무가 추가됐다. 물론 늘어난 인기도 있지만, 김대호 아나운서의 퇴사에는 많은 업무를 가볍게 해주지 못했던 MBC 조직문화의 경직성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퇴사’라는 탈출구라도 있었던 김대호 아나운서에 반해 故 오요안나에게는 그것마저도 허락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고인의 사고가 생기고, 의혹이 나오자 MBC의 입장은 “진정이 있으면 조사를 하겠다”는 등 수동적인 형태로 일관됐다. 그리고 차후 입장문에서는 “‘MBC 흔들기’ 차원에서 접근하는 세력들의 준동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한다”고 해 논란을 키웠다. MBC 김대호 아나운서. 사진 MBC에브리원 언론사의 내부 문제에 대한 언론사의 시각은 그 회사의 보도를 보면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다. MBC가 사외 다른 기업이나 국가기관 등에서 이러한 사건이 생겼다면 이렇게 보도했을까. 그 기관이 “‘흔들기’를 준동하는 세력”이라며 MBC를 지칭했다면 과연 어떻게 했을까. 결국 이 두 개의 사례는 MBC가 사외와 사내의 문제를 다르게 바라보는 시선이 녹아있다. 정론을 지향하는 언론사를 보는 입장에서 이 같은 사안은 대중의 실망감을 자아낼 수 있다. 모든 내부직원들의 고충 역시 사외를 보는 날카로운 시각과 같이 다뤄져야 한다. 그 균형이 결국 언론사의 신뢰로 이어진다.
- [스경연예연구소] ‘별들에게 물어봐’ 또 묻지 못한 대한민국 ‘우주극의 잔혹사’
- 2025. 02. 02 16:52 연예
- tvN 주말극 ‘별들에게 물어봐’ 포스터. 사진 tvN ‘별들에게 물어보고’ 싶었지만 결국 별들은 대답해주지 않는 분위기다. tvN ‘별들에게 물어봐’가 대한민국 ‘우주극’의 잔혹사에 한 페이지를 더할 기세다. 최근 16회 전체의 반환점을 돈 tvN 주말극 ‘별들에게 물어봐’는 갈수록 떨어지는 지표를 받아안고 있다. 지난 1일 방송된 9회의 경우 닐슨 코리아 유료방송 기준(이하 동일기준) 시청률에서 수도권 가구 2.1%, 전국 가구로도 2.1%를 기록했다. 문제는 그 수치가 갈수록 ‘우하향’한다는 점이다. 방송 전 ‘파스타’ ‘질투의 화신’ 서숙향 작가의 대본과 6년 만이자 결혼 후 처음으로 안방에 돌아온 ‘공블리’ 공효진 그리고 역시 TV 드라마에는 5년 만에 돌아오는 이민호의 존재로 화제성을 불렀다. tvN 주말극 ‘별들에게 물어봐’ 8회 주요장면. 사진 tvN 방송화면 캡쳐 하지만 수치상으로는 거기까지였다. 지난달 5일 2회 전국과 수도권 3.9%의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는 이후 1%대까지 떨어지는 수모를 당했다. 2020년대 이후 tvN 주말극으로 1%의 수치는 처음일 뿐 아니라 아직 4%를 넘지 못한 작품도 없다. 두 톱스타와 스타 제작진, 거기에다 500억 원대의 제작비를 들인 야심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수치는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무엇보다 ‘노선’을 분명하게 정하지 않은 것이 작품은 큰 패착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작품은 우주정거장(ILS)을 배경으로 익스페디션 3기 원정 대장 이브킴(공효진)과 비밀스러운 과제를 갖고 관광객으로 올라탄 공룡(이민호)의 로맨스를 담고 있다. 2021년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승리호’. 사진 넷플릭스 하지만 로맨스라고 하기엔 그 호흡이 시청자를 유려하게 이끌지 못한다. 초반에는 두 사람이 도무지 가까워지지 않는 상황이 나와 다소 지루함을 유발하더니, 또 언젠가부터는 갑작스럽게 사랑에 불이 붙어 우주정거장에서 베드씬이 나오는 ‘새로운 경지’를 보여줬다. 이 작품은 ‘로맨스물’이라고 정의하기에도 쉽지 않은 모습을 하고 있다. 초파리와 실험용 쥐 등 갖은 생명에 대해 경외감을 가지고 큰 애정을 가진 이브 킴과 이를 이해하는 공룡을 통해 우주라는 무한의 공간 안에서 피어나는 생명에 대한 존중과 경이를 표현하는 작품이라고 하기에도, 우주정거장 구성원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오피스물’이라고 하기에도 그 분량과 비중이 어중간하다. 2021년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고요의 바다’ 포스터. 사진 넷플릭스 서숙향 작가의 지금까지 작품으로 미루어 봐 그 성향을 짐작하자면 직업인들의 소명을 통해 인간 존중에 대한 공통의 메시지를 도출하는 과정이어야 하는데, 우주공간이라 그런지 이런 면이 과도하게 드러나 여타 로맨스와 인간관계를 가리는 경향이 짙다. 이미 이러한 상황은 박신우 감독의 언질로 어느 정도 예견됐다. 지난해 12월18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박신우 감독은 “러브라인이 특이하다. 특히 기존의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그 호흡으로 보시면 조금 힘들 수도 있다”고 했다. 이러한 예견이 부정적으로 적중한 셈이다. 2023년 개봉한 영화 ‘더 문’ 포스터. 사진 CJ ENM MOVIE ‘별들에게 물어봐’의 반등은 현재로서는 요원하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우주극’의 ‘비극’ 역시 연장될 공산이 크다. 본격적인 한국의 우주물로는 2021년 송중기·김태리 주연의 넷플릭스 ‘승리호’를 처음으로 친다. 당시 이 작품은 야심만만한 도전에 비해 빈약한 기술적 성취와 신파 등 클리셰로 아쉬움을 자아냈다. 이후 같은 해 넷플릭스 ‘고요의 바다’ 그리고 2023년 영화 ‘더 문’이 등장했다. ‘고요의 바다’는 우주정거장과 함께 신인류의 존재를 괴생명체로 들여 스릴러, 크리처물의 성격을 띠었지만 ‘고요’하게 끝났다. ‘더 문’ 역시 ‘도전’과 ‘신파’라는 한국 우주물의 과제를 벗어나지 못했다. tvN 주말극 ‘별들에게 물어봐’ 7회 주요장면. 사진 tvN 방송화면 캡쳐 ‘별들에게 물어봐’의 경우, 조금 더 특별한 우주에서의 평범한 인간과 생명을 그리려고 했다. 하지만 오히려 우주를 벗어나는 게 오히려 낫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준다. 이후 기획될 우주극에까지 이 같은 전작들의 잔혹사가 그림자를 드리울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결국 ‘별들에게 물어봐’는 별들에게 한국 드라마의 미래를 물었지만, 대답 없는 메아리가 되고 있다. 남은 회차 유의미한 결론으로 마니아 시청자들의 만족이라도 끌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 ‘감자연구소’ 새 토일극, 따끈따끈 코믹 로맨스 온다
- 2025. 01. 22 15:14 연예
- tvN 이선빈X강태오X이학주X김가은X신현승 첫 대본 리딩부터 웃음보 터져···기대감 ↑ ‘감자연구소’가 왕감자 포스터와 대본리딩 현장을 공개하며 힐링 코믹 로맨스의 시작을 알렸다. 오는 3월 1일(토) 방송되는 tvN 새 토일드라마 ‘감자연구소’(연출 강일수·심재현 극본 김호수, 기획 CJ ENM 스튜디오스, 제작 (주)초록뱀미디어)는 감자에 울고 웃는 감자 연구소, 감자가 전부인 미경(이선빈 분)의 인생에 차가운 원칙주의자 백호(강태오 분)가 나타나 뱅글뱅글 회오리 감자처럼 휘몰아치는 힐링 코믹 로맨스를 그린다. 산골짜기 감자연구소를 배경으로 두 남녀가 굽고 튀기고 삶아내는 뜨끈뜨끈한 로맨스가 유쾌한 웃음과 설렘을 자아낸다 ‘신입사관 구해령’ ‘솔로몬의 위증’ 등 장르를 넘나들며 다채로운 감성을 보여준 강일수 감독과 김호수 작가가 다시 뭉쳐 기대를 더한다. 지난 14일 설렘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왕감자’ 포스터가 호기심을 자극한 가운데, 이날 공개된 대본 리딩 현장은 기대를 더욱 높인다. 이 현장에는 강일수 감독과 김호수 작가를 비롯해 이선빈, 강태오, 이학주, 김가은, 신현승 등이 참석해 유쾌한 에너지를 뽐냈다. 이선빈은 감자와 사랑에 빠진 감자 연구원 ‘김미경’을 연기한다. 털털하고 호탕한 매력부터 소백호의 등장 후 보여주는 다이내믹한 변화까지 다채롭게 풀어낸 이선빈의 열연은 캐릭터의 매력을 배가했다. 제대 후 첫 복귀작으로 이목이 집중된 강태오는 평정심이 무기인 원한리테일 조직혁신 담당 이사 ‘소백호’로 분해 색다른 연기 변신을 한다. 첫 사랑이 떠오를 만큼 해사한 미소를 가졌지만, 실상은 인정머리 없는 원칙주의자 소백호는 원칙이 통하지 않는 감자연구소에서 예측 불가의 변수 김미경을 만나 변화하는 인물이다. 강태오는 진지와 코믹을 넘나드는 변화무쌍한 연기로 ‘국민 섭섭남’을 넘는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선보일 예정이다. 무엇보다 시도 때도 없이 으르렁대며 스파크를 튀기는 미경과 백호를 완성한 두 배우의 케미스트리는 유쾌한 설렘을 자아내며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tvN 원한리테일 전략기획실 전무이자 김미경의 구남친 ‘박기세’ 역은 이학주가 열연했다. 깔끔한 외모와 처세술의 달인다운 사교적인 성격으로 모두에게 호감을 사는 인물이지만 ‘전 연인’ 김미경에게는 비호감인 인물. 이학주는 캐릭터 소화제다운 연기로 극적 텐션을 높였다. 김미경의 절친이자 잘나가는 웹소설 작가 ‘이옹주’ 역은 김가은이,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김미경의 동생이자 전투력 제로의 낙천주의자 ‘김환경’ 역은 신현승이 분해 활력을 더했다. 감자연구소를 유쾌한 에너지로 가득 채울 ‘믿보배’ 군단의 활약도 빛을 발했다. 감자연구소의 레전드 고인물, 감자 박사 ‘부재중’ 부장 역은 유승목이 맡아 이선빈과 손발 척척 맞는 티키타카 호흡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자칭 대관령 힙스터 ‘고정해’ 과장 역은 곽자형이, 부재중 부장의 꼰대 모먼트 방패막이자 감자연구소 팀워크 일등 공신 ‘주승희’ 차장 역은 우정원이 열연을 펼쳤다. 감자연구소 ‘장충동 트리오’도 활력을 더했다. 김지아는 ‘장충동 트리오’의 첫째이자 틈만 나면 이직을 엿보는 ‘장슬기’ 대리 역을 맡아 존재감을 드러냈다. 매사 담담하고 과묵한 감자연구소 ‘이충현’ 사원 역은 윤정섭이, 에너지 넘치는 감자연구소 ‘권희동’ 신입 역은 남현우가 맡아 환장의 케미스트리를 선보였다. 한편, 지난 14일 공개된 ‘왕감자’ 포스터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삶은 감자보다 뜨거운 코믹 로맨스가 온다’는 문구 아래 귀여운 감자 커플 한 쌍이 보는 이의 웃음을 자아낸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설렘과 앙증맞은 감자꽃은 미경, 백호가 그려갈 따뜻하고 포슬포슬한 힐링 코믹 로맨스를 더욱 기다려지게 한다. tvN 새 토일드라마 ‘감자연구소’는 오는 3월 1일(토) 밤 9시 20분 첫 방송된다.
- [스경연예연구소] ‘배 볼록 김민희 볼 수 있나’…홍상수 감독, 베를린 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 2025. 01. 22 08:48 연예
- 로카르노국제영화제 최우수연기상 수상 후 포즈를 취하는 배우 김민희(오른쪽). EPA 연합뉴스 홍상수 감독 신작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가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임신 6개월로 알려진 그의 연인 김민희도 함께 영화제 무대에 설지 관심이 쏠린다. 20일(현지시간) 베를린국제영화제 사무국은 홍상수 감독의 영화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가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고 밝혔다. 제75회 베를린영화제 진출작 발표 화면.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는 한 젊은 여성이 남자친구를 가족에게 소개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홍상수 감독이 메가폰을 쥐었고 배우 하성국 권해효 김민희가 출연한다. 홍상수 감독은 2008년 ‘밤과 낮’을 시작으로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밤의 해변에서 혼자’, ‘도망친 여자’, ‘인트로덕션’, ‘소설가의 영화’, ‘물안에서’, ‘여행자의 필요’까지 총 8번 베를린국제영화제의 초청을 받았다. 특히 이번엔 10년째 불륜 관계를 이어가며 최근엔 임신 소식까지 알린 김민희의 참석 여부가 주목을 받고 있다. 그간 국내에선 두문불출했지만 베를린영화제엔 꼭 참석했던 그가 임신부의 몸으로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을지에 모두의 이목이 쏠린 상태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2015)로 인연을 맺은 이들은 22세 나이 차를 극복하고 사랑에 빠졌다. 두 사람은 2017년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시사회에서 불륜 관계를 공개적으로 인정한 바 있다. 그러나 홍상수 감독은 법적으론 기혼자다. 1985년에 결혼해 딸을 두고 있는 홍상수 감독은 현재까지도 법적으로 전 아내와 부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홍상수 감독은 2016년 11월 아내를 상대로 이혼 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나 서울가정법원은 2019년 기각 결정을 내렸다. 홍상수 감독은 이후 항소하지 않았다. 제75회 베를린영화제는 2월 13일부터 23일까지 독일에서 열린다.
주간경향(총 245 건 검색)
- [후마니타스연구소·주간경향 공동기획-2024 총선, 함께 생각해봅시다] “장애인 격리는 그만…탈시설 예산 늘려야”(2023. 11. 20 07:12)
- 2023. 11. 20 07:12 문화/과학
- ④ 장애인의 시민권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와 김정하 ‘장애와 인권 발바닥 행동’ 상임활동가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시작된 출근길 지하철 타기 운동은 멈추지 않았다. 2021년 12월 3일 시작된 이후 지난 11월 13일로 466일째를 맞았다. 이날 경향신문 후마니타스연구소와 주간경향이 공동으로 기획한 ‘경향시민대학-시민이 동료 시민에게’ 강연의 마지막 강사로 나선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장애인 시민권이 온전히 보장될 때까지” 지하철 행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아침도 수도권 4호선 혜화역에서 ‘지하철 행동’을 하고 온 터였다. 그가 집회에서 소개받을 때의 일화를 말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우리 단체의 이름이 길다 보니 사회자가 가끔 이렇게 부르곤 해요. ‘전국장애인철폐연대 오셨습니까’라고요. 농담처럼 말씀드렸지만 한국사회가 장애인 차별을 철폐하려는 사회인지, 장애인을 ‘철폐’하려고 하는 사회인지 질문을 던지고 싶어요.” 박 대표는 1983년 행글라이더를 타다 추락해 장애를 입게 됐다. 여러 해 절망 속에 살았다. 죽더라도 교회에서 죽고 싶다는 생각에 형의 도움을 받아 택시를 탔지만 “왜 119를 부르지 택시를 타냐”는 기사의 핀잔에 중간에 내렸던 일도 언급했다. 노들장애인야학 교사로, 교장으로 일하면서 장애인 운동을 시작했다. 그러던 와중, 1999년 자신이 가르치던 학생이 지하철 리프트가 추락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를 계기로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첫 집회가 열렸다. “리프트가 불편하니 엘리베이터를 설치해주세요라고 당시 서울시장에 요구했지만, 전혀 달라지지 않아서 결국 2년간 소송 끝에 승리했습니다.” 하지만 그 뒤에도 바뀐 건 없었다. 오히려 2001년 12월 오이도역에서 지하철 리프트가 추락해 노부부 중 장애인 아내가 죽고, 남편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났다. 비슷한 사고는 발산역에서, 신내역에서 되풀이됐다. 서울의 모든 지하철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달라는 전장연의 요구는 더디게 실행됐다. 2021년 세계 장애인의 날을 맞아 출근길 지하철을 타고, 선전전을 시작한 이유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가 11월 13일 경향신문 후마니타스연구소가 개최한 ‘경향시민대학-시민이 동료시민에게’ 강의에서 ‘한국사회, 차별과 혐오의 민낯-장애인 이동권 투쟁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예산 없이 권리 없다” 이동하지 못하면 교육을 받을 기회도, 일할 권리도, 건강권도, 다른 사람과 교류할 자유도 제한된다. 이동하더라도 안전하지 않으니 늘 불편하고, 죽음의 위기마저 겪어야 한다. 신체와 거주·이전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에 따르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권리는 시민의 기본권이다. 장애인에게는 그러나 온전히 보장되지 않는 권리다. 그 권리를 달라고 20년 넘게 싸우고 있다. 박 대표는 “예산 없이는 권리도 없다”고 강조했다. “맛있는 과자를 주고, 연예인이 공연을 하는 장애인의 날을 거부하자, 그게 효과가 있었는지 2000년부터 정부가 장애인실태조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때 한 달에 몇 번 외출하냐고 물었는데 70% 넘는 사람들이 한 달에 다섯 번도 못 한다고 답했죠. 계단이 있고, 거리에 턱이 있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못해서라는 이유를 말했죠. 그렇게 외출을 못 하면 교육을 받기 어렵습니다. 당시 초등학교 교육도 40% 가깝게 받지 못했다고 나왔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장애인도 이동을 하고, 교육을 받고, 노동하면서 감옥 같은 시설이 아니라 지역에서 함께 살자. 이를 위한 ‘장애인권리예산’은 립서비스가 아니라 예산으로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사고가 나면 반짝 관심이 쏠렸다, 곧 잊히길 반복했다. 장애인 이동권, 장애인 돌봄 활동 등을 보장하기 위한 예산은 효율성과 비용의 문제를 들먹이는 기재부의 칼날에 곧잘 잘려나갔다. 2023년 예산안의 경우 전장연이 증액을 요구한 장애인권리예산의 0.8%인 106억원만 반영됐다. 내년 예산안도 비슷하다. 특별교통수단(장애인콜택시) 예산은 거의 증액되지 않았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시행령이 지난 7월 개정되면서 특별교통수단의 24시간 운행과 인접 시·군을 넘나드는 광역이동이 가능해졌지만, 정작 운전원 인건비로 배정된 예산이 없어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2021년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개정에 따라 노선버스 대·폐차 시 저상버스 도입이 의무화됐다. 교통약자 5개년 계획에 따라 4차 계획연도(2022~2026년) 저상버스 도입 목표율도 62.0%로 높아졌다. 하지만 아직 달성률은 32.8%에 불과하다. 정부의 의지도 약해지고 있다. 내년 저상버스 도입 보조금은 1674억9500만원으로 올해보다 11.6% 줄었다. 전장연은 내년 정부 예산안을 ‘이동할 자유를 무시한 예산’이라고 보고 있다. 장애인의 권리를 권리가 아닌 비용의 문제로 보는 시각은 낯설지 않다. 박 대표는 이날 강연 중 넷플릭스에 올라온 단편영화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소서>(Forgive us our trespasses)를 소개했다. 영화는 나치의 장애인 안락사 정책인 ‘T4 작전’을 소재로 했다. 영화 말미의 자막은 “1939년 히틀러가 실행한 T4 작전으로 인해 30만명이 넘는 장애인이 학살당했으며 추가 40만명은 강제 불임수술을 당했다. 이 비밀 프로그램을 통해 제2차 세계 대전 중 수용소에서 사용된 가스실 기술이 개발되었다”라고 나온다. 차별과 혐오가 끔찍한 학살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국민의힘은 전장연을 민주노총에 이어 폭력 조장 단체로 꼽았다. 서울시는 6억5290만원이라는 거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박 대표는 비폭력 시민불복종 운동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마틴 루서 킹은 비폭력 흑인 인권 운동을 하면서 최소 30번 정도 구속을 당합니다. 경찰은 경찰 명령에 불복종한 혐의, 인도를 막고 허가 없이 행진했다는 이유 등을 들었죠. 우리도 만만찮습니다. 같은 논리라면 지금은 우리도 폭력 조장단체라고 불릴지라도 역사가 지나면 흑인차별, 인종차별에 맞섰던 이들처럼 장애인 차별에 맞섰다고 평가받지 않을까요.” 김정하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활동가(왼쪽)와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가 11월 13일 경향신문 후마니타스연구소에서 강연을 마친 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불편한 존재, 안 보이는 곳으로 보낸 사회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서 탈시설 시범사업에 59억8200만원만 편성한 반면 장애인거주시설에는 112배 큰 6695억원을 편성했다. 전장연은 이 예산안을 ‘수용시설 감금 예산’이라고 규정했다. 중증장애인 지역맞춤형 취업지원 예산 23억원도 전액 삭감해 활동지원가 187명이 전원 해고 위기에 놓였다. 서울시도 ‘권리중심 공공일자리’를 폐지하고, 거주시설연계사업을 폐지했다. 이 과정에서 최중증 장애인 노동자 400명, 전담인력 105명 등 505명을 해고했다. 권리중심 일자리 사업은 2020년 서울시가 노동 능력을 인정받기 어려운 최중증·탈시설 장애인에게 노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목적에서 도입했다. 중증장애인 노동자들은 이 사업을 통해 장애인 권익옹호 및 문화예술,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 등의 활동을 해왔다. 정부와 서울시의 움직임은 장애인의 탈시설을 권고하는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에 위배된다. 2008년 한국도 이 협약에 비준해 보고서를 내는데 한국 정부가 지난해 제출한 2·3차 병합보고서에 대해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는 장애인이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예산을 강화하라고 지적했다. 장애인이 시설을 나와 자립하려면 일자리와 이들 곁에서 활동을 지원하는 활동지원가가 있어야 한다. “정부와 서울시는 유엔의 권고를 정면으로 무시하면서 13만명의 중증·발달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자립해 살아갈 수 있도록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예산을 깎았습니다.” 2005년부터 ‘장애와 인권 발바닥 행동’을 만들어 활동하는 김정하 상임활동가 역시 이날 강연에서 탈시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간은 모두 늙고 아프고 연약해지고, 그때가 되면 누군가의 지원을 필요로 합니다. 그때 우리는 어떤 지원을 받길 원할까요. 제 어머니는 치매가 심해져서 생활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시설로 가게 되는 걸 가장 두렵다고 해요. 우리 할머니·어머니의 이야기이고, 곧 올 나의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요양병원에서 요양보호사 한명이 담당하는 노인이 15명 이상입니다. 노인이 되면 밤에 소변을 자주 보는데, 밤에 미안해서 혼자 가려다가 낙상하면 골반이 부러지고, 누워있게 되면서 욕창이 생기죠. 의사 지시로 신체 구속을 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이 겪게 되는 일입니다. 한국사회 돌봄의 미래이죠. 이렇게 가면 정말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장애가 있다고 늙었다고 병들었다고 시설로 가게 될까 두려워하지 않는 사회, 모두를 위한 탈시설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김정하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활동가가 11월 13일 경향신문 후마니타스연구소에서 강연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김 활동가는 최중증 발달장애인 아동과 가족을 지원하는 일을 하다 다수의 사회복지시설에서 인권 침해 사례를 접하게 됐다. 정신요양시설에 있는 이들의 58.3%가 타인에게 노출된 상태로 목욕을 하고 95.2%가 개인 핸드폰을 사용할 수 없는 등 외부소통권이 제한된 비인권적 환경에서 거주한다. 특히 정신의료기관이 아닌 정신요양시설까지 본인 동의 없는 입소가 가능하다. 민간이송 차량에서 손발 묶기, 목줄 등 폭력적인 연행이 이뤄지고, 본인 동의로 입원해도 퇴원을 할 때는 보호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퇴원이 불가능하다. 정신·행동장애 환자의 평균 재원기간은 200.4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하는 나라 중 가장 길다. 2위 스페인에 비해 140일 많다.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인데 아동시설 입소율은 높다. 전국 240개 아동양육시설에 1만명 넘게 산다. 김 활동가는 시설이 인권침해의 온상이었음에도 유지되고 있는 이유로 ‘침묵의 카르텔’을 들었다. “정부는 거액의 예산을 들이거나 제도의 미비점을 보완하지 않고서도 장애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기 때문에 시설의 인권침해 문제를 외면한 채 침묵했고, 일반 국민은 손쉽게 별다른 부담 없이 장애인을 우리 주변으로부터 격리할 수 있었기 때문에 침묵했습니다. 시설운영자는 장애인들을 위해 봉사해왔다는 동정론에 기대며 보호와 안전이라는 미명하에 장애인의 사회적 격리를 당연시하고, 이들의 삶의 존엄에 대해서는 침묵했습니다. 장애인 가족은 국가의 지원이나 보조가 없는 상태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부양 부담을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에 침묵했습니다.” 집단으로 시설에 거주하게 하는 방식은 통제에 용이할 뿐 개별성을 존중받기 어려운 구조다. 행정조직이나 가족에 의한 비자의적 입소가 많다는 점에서 선택권을 침해하고, 사회적으로 장애인을 격리하고, 배제하려는 목적이 크다. 그래서 노인이든, 장애인이든, 학대받는 아동이든 해외에선 시설에 입소해 살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자립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마련 중이다. 한국에선 그러나 탈시설이 지지부진하다. 중앙정부 6695억원과 지방정부 예산을 합하면 시설에 쓰는 예산이 1조원이 넘지만, 탈시설 사업 관련 예산은 8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정부의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다. 김 활동가는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 한국에서 국가적 돌봄 체계를 만드는 고민을 서두를 때라고 말했다. 장애인탈시설지원법 제정으로 탈시설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지역사회기반의 주거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유엔의 탈시설 권고안에 근거해 정부의 탈시설국가계획을 수정·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 [후마니타스연구소·주간경향 공동기획-2024 총선, 함께 생각해봅시다] “오염수 반대가 괴담? 정부 주장이 괴담!”(2023. 11. 13 07:00)
- 2023. 11. 13 07:00 문화/과학
- (3)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한국 시민의 자세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명예교수와 일본인 스즈키 아유미씨 8월 24일 오후 1시 5분, 방류가 시작됐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약 12년 만이다. 도쿄전력이 밝힌 하루 오염수(일본은 처리수라는 표현을 고집하고 있다) 방류량은 200~210t. 도쿄전력이 밝힌 방류계획에 따르면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통해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내 탱크에 보관된 오염수를 바닷물에 희석해 1㎞의 해저터널을 거쳐 후쿠시마 앞바다에 방류한다. 도쿄전력이 밝힌 바에 따르면 1차 방류분 7800t은 모두 바다에 흘려보냈으며, 10월 5일부터 시작한 2차 방류도 1차와 같은 7800t이다. 3차 방류는 11월 2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명예교수(오른쪽)와 스즈키 아유미 한살림 수원 생협 이사가 11월 6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 후마니타스연구소에서 개최한 ‘경향시민대학-시민이 동료 시민에게’ 행사에서 강연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경향신문 후마니타스연구소와 주간경향이 공동기획한 ‘경향시민대학-시민이 동료 시민에게’ 세 번째 강연주제는 ‘인류에 닥친 재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중심으로’였다. 강사는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명예교수·국립암센터 초빙의와 일본인으로 후쿠시마 사건 후 한국인 남편과 두 아이와 함께 한국에 건너와 살면서 먹거리·환경 문제를 고민하고 대안적인 삶을 실천 중인 스즈키 아유미씨가 맡았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대하는 자세 백 교수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후, 특히 한국 정부가 오염수 방류에 대한 걱정과 비판을 ‘괴담’으로 몰아붙이면서 오염수 방류가 과학이고 측정·예측이 가능하며 방사능 오염 문제도 미미한 정도이므로 문제 될 것이 없다는 ‘논리’의 문제점을 짚었다. “후쿠시마 오염수의 해양투기는 원인도, 결과도 인류가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다. 희석한 다음 투기한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희석한다고 방사성 핵종이 변화하거나 없어지지 않는다. 지금도 오염된 후쿠시마 앞바다, 지금도 진행 중인 기후변화와 그에 따른 어류 서식지와 이동 경로의 변화, 또한 먹이사슬로 촘촘히 연결된 생태계의 취약성에 따른 불확실성 등 어느 하나 제대로 평가되지도, 밝혀지지도 않고 있다.” 그는 정부가 제작한 ‘후쿠시마 오염수에 관한 괴담’ 카드뉴스 중 하나를 제시하며 “괴담이라는 정부 발표야말로 괴담”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만들어 배포 중인 ‘후쿠시마 오염수 10가지 괴담’ 카드뉴스를 보면 ‘방류된 오염수는 방사성 물질 범벅이다’라는 주장을 대표적 괴담이라고 단정한다. 정부의 카드뉴스는 일본은 오염수에 남아 있는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를 기준치보다 훨씬 적은 1ℓ당 1500베크렐 이하로 떨어뜨려 바다로 배출할 계획이기 때문에 “이 양은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방사성 물질보다 적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커피 한 잔에는 삼중수소 4900베크렐만큼의, 바나나 하나에는 삼중수소 6000베크렐만큼의 방사성 물질이 들어 있으니 “처리된 오염수에는 커피, 바나나보다 방사성 물질량이 훨씬 적다”는 것이 이 카드뉴스의 주장이다. 백 교수는 말한다. “커피 한 잔에는 삼중수소가 아니라 포타슘40에 해당하는 10베크렐, 바나나 하나에는 15베크렐이 들어 있다. 사람 몸 안에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은 포타슘이 들어 있어 바나나 한 개나 커피 한 잔은 전혀 문제가 안된다. 포타슘은 다른 말로 칼륨인데 우리가 포타슘을 제일 많이 접하는 건 겨울에 눈이 왔을 때 뿌리는 염화칼륨이다. 칼륨은 바나나와 커피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몸, 시금치에도 있다. 심지어 후쿠시마 오염수에도 있다. 바닷물에도 칼륨이 있다. 그런데 그걸 삼중수소로 바꾸면 이만큼 된다는 건데, 결국 커피를 마시거나 바나나도 먹지 말라는 소리다. 완전히 이상하게 환산해서 이상한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셈이다. 우리 몸의 필수 전해질인 포타슘과 원전에서 만들어지는 인공방사능인 삼중수소와 단순 비교하고 심지어 바나나와 커피를 위험하게 보이게 할 정도로 정부가 진짜 괴담을 퍼뜨리고 있다.”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명예교수/ 문재원 기자 무엇이 “괜찮은 것”일까 ‘바닷물로 희석하니 괜찮다’는 논리도 정말 그런지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 백 교수의 주장이다. ‘괜찮은 것’이 무엇인지 먼저 확인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예컨대 흔히 통용되는 방사선 연간 허용량이라는 것도 국제원자력기구(IAEA)나 국제방사선방호협회(ICRP)와 같은 단체가 임의로 정한 양이지 그 수치 이하면 안전하다는 절대적인 안전치가 있지는 않기 때문에 혼동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후쿠시마 사고 후 당시 일본 정부는 국제방사선방호협회의 기준에 따라 연간 20밀리시버트(m㏜)를 주민대피 기준으로 제시했는데, 후쿠시마 원전 노동자들에게 연간 허용량은 250밀리시버트였다. 다시 말해 이 허용량이라는 것은 행정적 관리수단일 뿐, 그 이하는 안전하다는 수치를 뜻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제한치’라는 개념도 마찬가지다. 백 교수에 따르면 이 개념은 동물실험을 통해 나온 그래프에 바탕을 둔 것이다. “아주 단순화시켜 말하면 실험동물이 높은 농도에서 죽는지 사는지 보는 방식이다. 실험실에서는 한꺼번에 짧은 기간, 예컨대 1주일 동안 집중 노출하는 반면, 실험실 밖의 실재에서는 저강도로 일생 영향을 받는 것이니 그 결과가 다를 수밖에 없다.” 오염수 방류 후 ALPS가 처리 못 하는 삼중수소 문제가 불거지자, 오염수 방류가 문제가 없다는 쪽에서는 한국이나 중국에서도 삼중수소를 바다에 버리고 있는데 그에 대해서는 침묵한다고 반박한다. 그는 “중수로 방식의 원전에서 삼중수소 배출이 경수로보다 10배 정도 많이 나오는 것은 사실”이라며 “한국의 경우 경주 옆 월성원전이 바로 이 중수로 방식으로 배출 삼중수소 농도가 문제 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월성 주변 거주 주민들의 소변을 측정하면 삼중수소가 상당히 높게 나오는데 그것이 문제인지 아닌지 아직 논란은 진행 중이다. 쉽게 이야기해서 나이 많은 사람들의 염색체가 많이 깨져 있고, 손상된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가 오래 살아서인지 삼중수소 때문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삼중수소의 유해성은 우리 몸 안에 들어가서 우리 몸의 구성 성분이 됐을 때 나타난다. “식물이 광합성을 통해 물과 이산화탄소를 합성해 포도당을 만든다는 것은 다 알 것이다. 그때 사용되는 물에 삼중수소가 끼어들어 일반수소(H) 대신 삼중수소가 결합하면 삼중수소당이 되고 더 합성이 되면 지방도 되고 식물성 단백질도 된다. 그게 몸에 들어와 대사 작용을 하면 그때 만들어지는 DNA 염색체에 삼중수소가 들어갈 수 있다. 예컨대 난자 DNA에 삼중수소가 섞여 들어가면 세포분열 하면서 DNA 손상으로 난자가 죽거나 태아에 이상이 생기는 생식독성, 유전독성, 소아암 등의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ALPS가 걸러내지 못하는 삼중수소뿐 아니라 걸러낸 뒤에 남는 저선량 방사선도 문제가 된다. “앞으로의 해양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 전 세계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또 생각해야 하는 것이 기후변화 문제다. 얼마 전 동해에서 참치가 잡혔다는 보도가 나왔다. 참치는 대표적인 아열대 어종으로 전 세계 바다를 돌아다닌다. 해류도 바뀔 수 있다. 기후변화로 생태계가 바뀔 것이 예상되는데 바다에 오염수를 버리는 것은 불확실성을 증가시키는 일이다. 인권과 평화의 문제를 같이 생각해야 한다.” 일본 지바현 출신의 스즈키 아유미씨는 2011년 3월 11일 지진이 났을 때 자전거를 타고 친구들과 공원에 놀러 가던 중이었다. “땅이 엄청 흔들렸다. 병이 생겨 어지럽나, 싶어 다리를 바닥에 댔는데 그렇게 해도 흔들렸다. 일본은 단독주택이 많은데 기와집 기와가 두루룩 떨어져 깨지고 안에 있던 할머니가 나와 울면서 ‘이런 것은 처음이고 너무 무섭다’고 말하는 광경을 목격했다.” TV에선 쓰나미 영상을 반복해서 틀었다. 동일본 대지진 영향권에 후쿠시마 원전이 있다는 건 그 이전부터 알았다. “대학을 가기 전에는 부모님들이 원전은 지속가능한 에너지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해줬다. 결국 후쿠시마 원전이 터졌고 엄청 무서웠다. ‘아이들을 앞으로 어떻게 키워야 할까’ 생각했다. 요코하마에서 회사에 다니던 남편은 그날 집에 돌아오지 못했다.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했다.” 2012년, 그는 한국인 남편과 두 아이와 함께 한국으로 이사를 왔다. 아유미씨는 일본에 있을 때도 ‘생활클럽 생협’이라는 48년 역사의 일본에서 제일 큰 생협에 참여했다. 아이들의 아토피 때문이었다. 생활클럽 생협은 ‘먹거리와 에너지·복지가 정방향으로 가게끔 노력하는’ 소비자 생활협동조합이다. 믿을 만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은 한국에 와서도 밥상살림·농업살림·생명살림을 기치로 1986년부터 80만 세대가 조합원으로 참여 중인 한살림 활동으로 이어졌다. 그는 현재 한살림 수원생협 이사와 자연의벗연구소 국제협력위원 활동을 겸하고 있다. 전국의 한살림 매장엔 “생명의 바다에 아무것도 버리지 마라!”라는 포스터가 걸려 있다.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문제에 대한 “우리도 반대한다!”는 의지 표명인 동시에 조합원들이 같은 시민으로서 알고 있어야 하고, 계속 요구하고 연대하며 개선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소비자로서 안전한 먹거리만 먹고 싶다에서 더 나아가 어떤 상황인지 잘 파악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계속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비라는 것이 투표와 같다. 열심히 만들고, 열심히 활동하면서 뭔가 물품을 제공하는 분들에게 우리가 돈을 써야지, 그분들도 지속가능한 생산이 가능하지 않겠나.” 스즈키 아유미 한살림 수원 생협 이사/문재원 기자 투표는 ‘투표권 없는 미래세대’ 위한 것 “시민이 동료 시민에게”라는 주제로 열린 경향신문 후마니타스연구소-주간경향 공동기획 강좌의 큰 전제는 ‘내년, 2024년 총선’이었다. 2024년 총선에서 큰 이슈가 될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를 대하는 시민의 자세는 어때야 할까. 아유미씨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일본 사람이고, 국적이 일본이어서 투표권이 없다. ‘한국인인 당신께’라는 제목으로 메시지를 생각해봤다. 투표를 한다면 탈핵·탈원전을 지향하는 후보에게 했으면 한다. 또한 정보공개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사람, 미래세대 먹거리를 고민하는 사람, 대규모 생산보다 지역, 수입보다 국산으로와 같은 요구를 하는 사람이나 정당을 지지하고 투표하면 좋을 것 같다. 나 혼자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이런 내용이 있다고 알리는 활동을 하면 어떨까.” 백도명 교수는 아유미씨가 활동하는 한살림이란 단체의 이름은 ‘식구’를 뜻한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식구(食口)를 풀어쓰면 같은 입으로 먹는 걸 말한다. 다시 말해 우리는 한 식구라는 것이다. 먹는 게 살아가는 것,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먹는 것에 대한 정보, 알권리가 중요하다. 알권리를 얻기 위해서는, 권리를 쟁취할 수 있는 투표가 중요하다. 투표는 투표권이 없는 사람들, 다시 말해 앞으로 올 사람들, 미래세대를 위해 행해져야 한다.” 그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시민들이 요구해야 하는 것이 바로 “알권리”라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무턱대고 괴담으로 몰 것이 아니라 차분히 물어볼 수 있어야 한다. 예컨대 방사능 기준치가 나라마다 다 다르다면 각 나라가 나름대로 가진 논리가 있을 텐데, 그 논리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뭔지, 자료는 뭔지 물어볼 수 있어야 한다. 다른 나라에서는 우리나라와 같게 이야기하는지 아니면 다르게 이야기하는지, 어떤 결정이 내려진다면 어떤 나라들이 합의한 것인지, 그 상식의 근거는 정부가 제시해줘야 한다. 투표를 통해 이런 요구를 할 수 있는 우리의 대표를 제대로 뽑는 일이 중요하다.”
- “중견 연구자로 성장할 사다리를 없애버린 것”(2023. 11. 10 17:00)
- 2023. 11. 10 17:00 문화/과학
- 오경수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가 본 R&D 예산 삭감 오경수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교수가 11월 1일 연구실에서 주간경향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정부의 갑작스러운 R&D 예산 삭감은 과학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대통령이 ‘나눠먹기’라고 지적한 소규모 연구개발 과제는 신진 학자들이 실험실을 꾸리고, 기반을 닦는 마중물이었다. 이런 사업을 모두 없애고, 잘하는 일부 연구자, 일부 분야에 연구비를 몰아주자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지만 현장에선 연구의 다양성을 죽이고, 미래 연구 역량을 잃게 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오경수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 역시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 그는 지난 11월 1일 주간경향과 만나 연구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예산을 삭감한 것도 문제지만 기본과제와 생애첫연구사업 등이 사라지면서 신진 연구자들이 중견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는 사다리를 없앤 것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한국의 기초연구가 지난 10년 사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한 것은 모두 기초과학 분야 지원을 늘린 결과였다면서 연구비 삭감은 이런 성장세를 꺾이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 교수는 정부가 우수 연구집단을 선정해 연구비를 지원하는 선도연구센터 이학 분야 과제수행기관으로 선정한 ‘메타리셉톰(Metarecetome) 제어 연구센터’장으로, 암의 전이 원인을 밝히고 새로운 항암 전략을 수립하는 연구를 수행 중이다. 국내 30개 기초연구학회·단체가 속해 있는 기초연구연합회의 이사이기도 하다. 기초연구연합회는 2017년 창의성·다양성을 추구하는 연구 환경조성과 과학의 저변 확대라는 목표 아래 창립한 단체로 기초연구 진흥을 위한 국가 R&D 정책을 제안하는 활동을 주로 하고 있다. 기초연구의 근간은 다양성에 있는데, 이번 예산안은 그냥 일괄 삭감이다. 기초연구 예산을 모니터링하며 만든 선순환 구조가 갑자기 무너졌다. 연구자나 과학단체, 심지어는 과기부 안에서도 논의가 없었다. 누군가 뚱땅뚱땅 올린 거다. -연구비 삭감을 어떻게 보나. “한국에서 대학 기초연구는 99% 교수가 책임을 지고 있다. 교수가 실험실을 꾸리고 연구원과 돈을 끌어와 연구하는데 연구비가 갑자기 줄거나 끊기면 전체 시스템이 멈추게 된다. 연구만이 아니라 우리 실험실에 있는 13명의 생계가 달려 있는 문제이다. 교육의 문제이고, 국제 경쟁력의 문제이다. 선진국과 중국은 물론 개도국들도 굉장히 많은 연구비를 투여해 기초과학 성장을 도모하는데 우리만 지름길에서 벗어나 옆길로 새는 형국이다.” -연구비 삭감의 폭은 어느 정도로 예상하나. “계속 과제는 25% 삭감될 것 같다. 개인 과제로 1억원을 받는다면 2500만원은 학교에 간접비로 내고 7500만원을 학생 인건비와 재료비 등으로 쓴다. 요즘은 다 인건비로 나간다. 연구는 사람이 하는 거라 어쩔 수 없다. 여기서 연구비가 25% 줄면 2명 정도는 내보내야 한다. 올해 과제가 끝나면 다시 신규 과제로 들어가야 하는데 신규가 될지 안 될지는 모르는 일이라 갖고 있는 연구비마저 25%가 깎이면 거의 절반 정도의 연구비가 사라지게 된다. 한두 달 정도는 월급을 주고, 다른 소요 비용을 줄이는 식으로 버티겠지만, 그다음에는 어쩔 수 없이 연구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다른 자리를 알아보라고 하는 수밖에 없다.” -연구원 연봉은 어느 정도인가. “박사후연구원은 대략 한 4000만원, 박사·석사생은 2400만원 정도다. 사실 취직해도 되는데 다들 연구에 대한 흥미와 열정이 있어서 버티는 사람들이다. 뜻을 품고 여기서 더 좋은 커리어를 만들어 보겠다고 왔다. 연구는 사람인데, 갑자기 사람이 빠지면 새로 연구원을 데려와도 프로젝트를 진행하려면 전 사람이 했던 만큼의 시간을 또 들여야 한다. 거기서 벌써 예산이 낭비된다. 무엇보다 사람이 바뀌면서 프로젝트가 뒤처지게 된다. 연구자들은 내가 먼저 발표를 하느냐 다른 데서 먼저 발표를 하느냐에 따라 우열이 가려지는 경쟁 속에 있다. 프로젝트가 지연될수록 세컨 티어가 된다. 자존심 상하는 일인데 한국에 있는 대부분의 연구자가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몇 년을 지내야 한다.” -새로 연구원을 채용하는 곳이 많이 줄었다던데. “보통 연구가 2월 말에 끝나고 3월 1일 새로 시작한다. 사람 뽑는 건 1년 365일 진행이 되는데 문제는 사람을 뽑으려면 학교에 이 사람의 인건비 근거를 대야 한다는 점이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이 정도 연구비를 받으니 그 돈에서 인건비를 주겠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어느 정도 깎일지 정확히 모르니 증명할 수가 없다. 있는 사람도 내년에 내보낼 수 있는데 새로운 사람을 뽑기란 굉장한 부담일 수밖에 없다. 지금 오프닝을 기다리는 학생들로선 큰 불운을 맞은 거다.” -1억원 미만 신규과제 지원이 중단된다고 들었다. “우리나라의 연구 지원 체계는 미국, 일본, 유럽의 장점을 조금씩 합쳐 만들었다. 젊은 사람들, 유행 타지 않는 연구를 위한 것들이 촘촘히 갖춰져 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연구가 독특해야 한다. 독특하고 도전적인 연구가 대중화됐을 때 명성을 얻는다. 그런 연구를 도와줄 수 있는 연구 시스템도 있다. 무턱대고 돈을 많이 줘서 결과를 내게 하는 것보다 꾸준히 조금씩 돈을 주면서 가능성을 보는 건데 그게 대부분 1억원 미만의 연구 과제들이다. 내가 받는 건 중견 과제인데 2억원, 4억원에서 더 높은 리더급은 7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 그보다 훌륭한 연구자들은 심지어 기초과학연구원(IBS) 과제로 30억~50억원까지 쓸 수 있다. 그 사람의 경력과 연구 분야 특성에 맞게 촘촘한 심사를 거쳐 지원하는데 정부에서 갑자기 ‘나눠먹기’라면서 다 없애겠다고 한다. 1억원짜리 풀뿌리 과제를 주는 이유가 다 있다. 젊은 사람은 앞으로 30~40년 연구를 해야 한다. 유행을 따라가다 유행이 끝나면 그 사람 커리어도 끝난다. 학계에서 원하는 건 차라리 처음부터 너만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너만의 분야를 창출하라는 거다. 이런 의미에서 돈을 여러 사람한테 주고 있다. 기초연구의 다양성을 위해서인데 갑자기 수월성 위주로 잘하는 사람 몇명 뽑아서 몰아줘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우리가 쌓아놓은 시스템을 완전히 다른 시각에서 보고 있는 거다.” 오경수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교수가 11월 1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 연구실에서 주간경향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우리 분야에서 연구를 잘하는 사람들은 다 중국에 있다. 5년 사이 이렇게 달라졌다. 한 연구실에 50명이 넘는다. 연구비가 끊임없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한국처럼 연구비를 삭감하면 기초과학에서 도태되는 건 한순간이다. -누가 싹을 틔울지 모르는 상황에서 큰 씨앗 몇개만 뿌린 셈이다. 왜 이렇게 결정이 된 걸까. “기초연구의 근간은 연구의 다양성에 있다. 기초과학과 거대과학 그리고 응용과학이 각각 성격이 다른데 지금 예산안의 핵심은 그냥 일괄 삭감이다. 기초연구연합회가 만들어진 이유 중 하나가 이렇게 탁상행정을 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우리가 기초연구 예산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문제 제기를 해서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는데 올해 갑자기 무너졌다. 두 달 사이 예산안이 바뀌는 사이에 현장 연구자나 과학단체, 심지어는 과기부 안에서도 논의가 없었다. 누군가 얼렁뚱땅 올린 거다. 국감에서도 왜 그랬냐고 물어보면 대답도 잘 안 하고 보여달라고 하면 데이터도 안 보여준다. 왜? 없기 때문이다. 체계적으로 진행됐다면 그 근거가 있을 텐데 그게 아니다. 한 사람이 일괄로 적용한 거다. 1억원 미만 과제가 있어야만 하는 이유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없앤 거다.” -정부·여당이 현장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하는데. “현장 연구자들과 대화해 어느 정도 고치겠다고 하는데 문제는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지금 과학계를 대하는 태도가 이런 식이라면 사실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많은 교수가 하고 있다. 새 정부가 조정이 필요하다면 지출을 줄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현장의 연구자들, 우리 같은 단체와 만나 어떻게 줄이는 게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지 미리 소통했다면 우리가 이렇게까지 자괴감을 느끼지는 않았을 거다.” -대통령은 카르텔을 언급했다. “그동안 투자했는데 나온 성과가 뭐냐는 식으로 말하는데, 기초과학의 세계 랭킹, 대학교 랭킹이 올라가고, 수학계의 노벨상이라는 필즈상 수상자가 동시다발적으로 나왔다. 기초연구가 물건을 만드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좋은 페이퍼를 내는 역량 있는 연구자들을 만드는 거다. 그 사람들이 어디 가겠나. 삼성, 현대, 셀트리온 이런 회사들은 조상님이 아니라 우리가 키운 인재로 먹고사는 거다. 그런 건 다 빼고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결과를 달라고 하는데, 결과를 줘도 이해를 못 한다. 논문 수가 줄어든 건 사실이지만 상위 25%의 영향력 있는 저널에 내는 논문은 늘었다. 그 비율은 이미 지난해 일본을 따라잡았다. 일본이 충격을 받아 연구비를 올렸을 정도다. 우리나라는 12위권에 있는 그 자체가 기적이다. 교수 개개인이 자기를 갈아넣어서 여기까지 올라왔다. 그런 교수 몇명만 무너뜨리면 연구그룹이 무너지는 건데 지금 어떻게든 이 교수들을 무너뜨리려고 하는 것 같다. 갑자기 교수 연구 사회를 카르텔화됐다고 몰아붙이면서 자존심을 꺾고 있다. 아무리 우리가 그동안 투자한 기초연구비가 우리를 이렇게 성장시켰다고 얘기해도 듣지를 않는다.” -과학계 대응책은. “적어도 국회에서 예산 심의를 할 때 삭감의 폭이 좁아질 수 있도록, 더불어서 R&D 시스템 변화의 폭을 줄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과기부도 어느 정도 방향성에 공감을 하고 있는데 워낙 정부의 기조가 있어서 그 기조를 뛰어넘기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피해를 최소화하고 어떻게든 원래 모습대로 조금이라도 돌려놓는 게 최대치라고 생각한다. 이상적으론 2023년 6월 예산으로 복귀하는 건데 그게 안 된다면 일단 기본과제, 생애 첫 과제를 살리고 과제별 단가의 삭감 폭을 줄일 생각이다. 돈에 관해선 그렇고, R&D 시스템을 완전히 뒤바꾸는 건 강력 반대한다. 강제적으로 글로벌 연구 지원 기준을 획일적으로 적용하겠다는 정부 방침도 바꿔야 한다.” -앞으로 과학계 인재 확보가 더 어려워 보인다. “지금 있는 사람들마저 이런 식으로 실망시켜 과학에서 등을 돌리게 하면 의대쏠림은 더 심각해진다. 아이들에게 너는 과학에 잠재력이 있으니 과학자가 되라는 말을 어찌 할 수 있겠나. 연구비 삭감 흐름이 올해, 내년 이렇게 한시적이라면 그나마 버틸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게 방향성이 되고, 사람들이 과학에서 등을 돌리는 결과로 이어지면 그때는 더 이상 돌이킬 수가 없다. 내년부터 출산율이 높아지더라도 지금 애들이 태어나지 않는 데서 오는 악효과를 20년 후 온몸으로 버텨야 하는 것처럼 과학도 한 번 뒷걸음질 치면 다시 나아가기가 매우 어렵다.” -정부에 바람이 있다면. “최근 중국 상하이에 다녀와서 한참을 울었다. 중국을 마지막으로 간 게 5년 전인데 그땐 그렇게까지 자존심이 상하진 않았다. 비슷한 수준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를 가니 우리 분야에서 제일 연구를 잘하는 사람들은 모두 중국에 있었다. 지난 5년 사이 이렇게 달라졌다. 한 연구실에 연구인력이 50명이 넘었고, 작은 규모라고 해도 20명 수준이었다. 연구비가 끊임없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한국에선 연구비 깎을 생각만 하고 있다. 연구비가 줄어 남아 있는 사람 몇명 데리고 중국의 과학기술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안 되는 일이다. 결국 투자가 돼야 하는데 이런 식으로 자꾸 연구비를 삭감하면 기초과학에서 도태되는 건 한순간이다. 5년 만에 중국이 천지개벽했는데 지금 여기서 2~3년 더 지체하면 그 차이는 훨씬 벌어질 것이다. 정부가 이런 상황을 자각했으면 한다. 그게 우리 기초연구 하는 사람들의 바람이다.”
- 표지 이야기R&D예산
- 연구비 삭감에 기초연구 뿌리부터 흔들…“시약 살 돈도 없을 판”(2023. 11. 10 17:00)
- 2023. 11. 10 17:00 문화/과학
- 경북 포항 가속기연구소의 4세대 방사광가속기 외벽에 “파장 0.1나노미터, 새로운 과학의 세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주영재 기자 “파장 0.1나노미터, 새로운 과학의 세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지난 11월 6일 찾은 포항가속기연구소 4세대 방사광가속기 시설 한쪽에 적힌 문구는 이곳이 과학 연구의 최전선에 속한 곳임을 말해준다. 방사광가속기는 전자를 가속시켜 자외선이나 X선과 같은 빛(방사광)을 만드는 장치다. 순수한 구리에 레이저를 쏘면 전자가 튀어나오고, 이 전자를 빛의 속도로 가속시켜 자기장을 지나가게 하면 전자가 힘을 받아 휘어지고 이때 빛이 나온다. 이 빛을 시료에 비춰 내부 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 인공으로 만들어낸 강력한 빛으로 물질과 생명 현상을 탐구하는 현미경이라고 할 수 있다. 3세대 방사광가속기에서 만든 빛은 바이러스의 단백질 구조를 파악해 코로나19 치료제와 같은 신약을 개발하거나 새로운 촉매를 개발하는 데 활용된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에서 나오는 빛은 태양보다 100경(10의 18제곱) 배 강하고, 파장은 0.1㎚(10억분의 1m)로 짧다. 펨토초 수준에서 깜빡이는 빛으로 극히 짧은 순간 일어나는 생명현상, 자연현상을 관측할 수 있다. 1펨토초는 빛조차 머리카락 두께의 300분의 1밖에 이동하지 못할 정도로 짧은 시간이다. 광합성에서 엽록소가 에너지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 약 350펨토초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하면 광합성이 어떤 과정을 거쳐 이뤄지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해 인공 광합성 구현에 필요한 원리나 물질을 알아낼 수 있다. 화학과 바이오 분야 연구자들에게 화합물의 구조나 성분을 분석하는 방사광가속기는 필수적이다. 3세대·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보유한 포항가속기연구소에 국내외 연구자들이 매년 수천명씩 몰리는 이유다. 이날 포항가속기연구소에서 만난 구태영 XFEL(X선 자유전자레이저) 연구단장은 “물질현상과 생명현상이 우연히 펨토초 단위에서 일어나는데, 이를 실험할 장치가 필요해 지은 시설이 4세대 방사광가속기”라면서 “3세대에선 동시에 36개 빔라인에서 독립적인 실험이 가능한데 4세대는 선형이라 한두개밖에 못한다. 하지만 실험영역이 다르고, 매우 도전적인 실험이 이뤄지는 곳이라 비교가 무의미하다”고 설명했다. 전기료 인상에 따라 방사광가속기가 단축운영에 들어간 가운데 11월 6일 3세대 방사광가속기의 한 빔라인에 가동중단 상태를 의미하는 표시등이 커져있다. 주영재 기자 R&D 예산 삭감에 가속기연구소도 미래 걱정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한 첫 실험인 물 분자구조 변화 연구과제가 ‘사이언스’ 표지에 실리는 등 괄목할 만한 연구성과들이 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해 탄생했다. 신소재 개발, 나노물질 분석, 단백질 구조 분석, 이차전지와 반도체 소재 개발, 광화학 촉매 개발을 통한 에너지 혁신 등 산업에 전방위적으로 활용된다. 이용자들이 협회를 만들어 연구 중요도를 심사해 방사광가속기 이용 여부를 결정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최근 방사광가속기는 전기료 인상을 감당하지 못하고 단축 운영에 들어갔다. 방사광가속기는 연구 지원을 위한 빔타임(190일), 장치성능시험(50~70일), 정비·유지보수(100~110일) 일정으로 운영되는데 올해는 전기료 인상으로 빔타임을 130일로 단축할 상황이었다. 자구노력 끝에 단축 기간을 한 달 정도로 줄였는데, 이날은 가동이 중단된 상황이라 모든 빔라인 전광판에 ‘빔 오프’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방문 연구원들이 가속기로 찍은 영상을 분석하는 연구실도 비어 있었다. 구 단장은 “내년 전기료 추가분 43억원을 전액 배정하는 등 국가대형연구시설 운영 정상화에 노력하고 있고, 올해 운전단축으로 실험을 지원받지 못한 연구자들에게 해당 실험을 취소하지 않고 내년 상반기에 실험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 8월 22일 국회에 제출한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 배분·조정(안)에 따르면 내년 국가 R&D 예산은 25조9000억으로 올해 31조1000억원에서 5조2000억원(16.6%)이 삭감됐다.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이나 4대 과학기술원(한국·광주·대구경북·울산과기원), 대학이 직격탄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데 가속기연구소는 상대적으로 나은 상황이다. 한해 600억원 정도의 운영비를 전적으로 국가에서 받지만, 포항공대가 위탁경영을 하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다. 국내만이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사용자가 있기 때문에 함부로 할 수 없다. 구 단장은 “이곳 연구원들도 자기 개인 과제를 할 때는 예산 삭감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되지만 기본적인 기관 운영에는 큰 지장이 없다”면서도 “외부 연구자와 가속기연구소의 협업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가속기연구소에서 이뤄지는 연구는 가속기를 쓰려는 외부의 연구자들과 가속기연구소 소속 연구자들의 공동연구 형태로 주로 진행된다. 연구비 삭감으로 이용자들의 연구 수준이나 이용도가 떨어진다면 연구소 역시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포항가속기연구소의 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삽입장치(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된 전자가 자기장을 통과하면서 X선을 만들어내는 장치) 옆으로 라인 증설을 위해 비워놓은 공간이 있다. 주영재 기자 4세대 방사광가속기 빔라인 추가 건설에 필요한 예산이 제대로 반영될지도 미지수다. 전자를 가속시키는 가속기라인은 공동으로 쓸 수 있어서 방사광을 발생시키는 삽입장치만 추가하면 된다. 이날 방문한 4세대 방사광가속기 내부의 삽입장치가 있는 공간은 추가 라인을 건설할 수 있도록 비어 있는 공간이 꽤 컸다. 4세대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5개가 운영되는데 선형이라 이용할 수 있는 수가 제한돼 있다. 세계적 수준의 연구자들만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국내외 연구자들에게 이용 기회를 넓혀주려면 빔라인의 추가 건설이 필요하다. 처음 건설에 든 비용(약 4000억원)보다 훨씬 적은 비용(약 500억원)을 들여 규모를 배로 키울 수 있지만, 예산 삭감 분위기 속에 원하는 만큼 예산이 배정될지는 확실치 않다. 구 단장은 일단 내년 설계비로 할당된 20억원이 반영되길 기대하고 있다. 그는 “비싼 장비를 구축했는데 경쟁력이 떨어지기 전에 활용도를 높이는 게 좋다”면서 “일본의 이화학연구소는 2006년 4세대를 완성 후 3년 만에 라인 하나를 더 지었고, 미국의 스탠퍼드선형가속기센터(SLAC)도 2009년 4세대를 지은 후 3년 뒤 라인을 추가했고, 최근에는 초전도 라인으로 바꿨다. 우리는 세계 3번째로 빠르게 구축했지만, 그후 투자가 전혀 없으니 너무 늦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과학 연구에선 시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같은 돈을 투자하더라도 언제 어느 시기에 투자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아무리 정교하게 실험하고 아름답게 이론까지 만들어 논문을 내더라도 직관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새로운 것, 최초의 가치를 따라갈 수 없다. 이런 성격을 잘 이해하고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월 2일 대전시 유성구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글로벌 우수 신진 연구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지난해 10월부터 정부 R&D 심의과정을 거쳐 6월 마련된 예산안은 2023년의 24조9392억원에서 2% 증가한 25조4351억원으로 편성됐다. 지난 8월 22일 제출한 최종예산안에서는 그러나 대폭 삭감된 안으로 바뀌었다. 올해 6월 28일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나눠먹기식, 갈라먹기식 R&D는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한 후이다. 대통령의 발언 이후 삭감은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이렇게 큰 폭으로, 거의 전 분야에서 일괄적으로 삭감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다. 정부 R&D 예산안을 보면 기초연구(-6.2%), 정부출연연구기관(-10.8%) 관련 예산이 크게 줄었고, 4대 과기원 주요사업비도 약 12% 삭감됐다. 노벨과학상급 기초연구 성과를 키우겠다는 목표로 2011년 설립된 IBS 주요사업비도 올해 2104억8600만원에서 내년 1826억원으로 줄었다. 정부 R&D 예산 삭감은 신진 연구자들의 연구 환경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25개 과학기술 출연연에서만 약 1200명이 넘는 신진 연구자 감원이 예상된다. 기존 연구자들의 인건비 삭감도 예상된다. 출연연의 한 연구자는 “출연연의 R&D 예산을 깎는 건 사실 임금을 깎는 것과 같다. 우리를 불필요하고, 부도덕한 집단으로 몰아가면서 여기 몸담고 있는 사람들도 박탈감을 크게 느끼고 있다. 사기업보다 처우가 좋지 않아도 국가출연연구소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는데, 그런 동기마저 뺏긴 상황에서 더 이상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해 전략핵심소재자립화기술 개발 예산을 늘려왔는데 이번에 대폭 삭감했다. 1486개의 계속사업 중 54.7%인 813개 사업이 전년 대비 감액됐다. 절반 이상 감액된 사업이 전체의 39.2%를 차지한다. 신소재를 연구하는 이 출연연의 연구원은 정부가 소재자립화 관련 예산을 깎은 데 대해 “소재혁신선도본부를 만들며 집중하다 문제가 표면적으로 사그라드니 그 예산을 빼는데, 문제가 다시 발생하면 이런 일을 반복할 것인가. 겉과 달리 소재·부품·장비 분야는 해결된 게 전혀 없다. 소위 카르텔이라는 명분 아래 예산을 깎고 있는데 무슨 철학을 갖고 일을 벌이는 건지 의문스럽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나눠먹기’ 운운하며, 소규모로 여럿을 지원할 게 아니라 잘하는 일부에 연구비를 몰아주자는 입장이다. 그 결과 1억원 미만 연구과제에 대한 신규지원이 사라졌다. 기초연구사업에서 신진 연구자에게 주는 생애 첫 연구과제와 기본연구과제가 전액 삭감됐고, 비전임 연구자가 참여할 수 있는 창의도전과제도 없어질 예정이다. 소규모 실험실에서 이루어지는 연구가 사라지면서 연구의 다양성이 줄고 연구자가 신진에서 중견으로 성장할 수 있는 사다리가 없어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과기부 측은 오히려 신진 연구자 연구비와 인프라 구축 지원을 확대했다는 입장이다. 과기부는 주간경향의 문의에 “신진 연구자들의 초기 연구 정착을 위해 연구비 확보와 최초 연구실 구축을 위해 최대 8억원까지 지원을 대폭 확대했다”고 말했다. 과기부에 따르면 우수신진 연구비는 올해 2142억원에서 내년 2632억원으로 22.9% 늘었고, 연구실 구축 지원은 올해 53억원에서 내년 600억원으로 늘었다. 다만 여전히 우수신진과제를 얻지 못한 경우 가능한 생애첫과제나 기본과제 등은 빠져 있다. 과기부 측은 “경쟁률과 성과가 낮은 과제나 연구자가 독립적으로 수월성 있는 연구를 하기 위한 최소한의 규모가 되지 않는 소규모 과제는 효율화했는데 정부가 미처 살피지 못한 사항이 있다면 국회 심의과정에서 보완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 과기원 소속 교수는 연구비 삭감에 따른 우려를 이렇게 토로했다. “연구비 삭감으로 다음 세대의 연구자가 될 학생들에게 이쪽 분야 전망이 좋지 않은 것처럼 느껴질까봐 그게 걱정이다. 대부분의 교수나 연구자들이 동일한 생각이다. 기존에는 연구자의 경력 단계별로 프로그램이 잘 돼 있었다. 내가 어느 수준이 되면 어떤 과제를 해야겠다는 게 있었고, 그에 맞춰 경력을 설계했는데 예상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 학회 갈 때마다 뒤에서 교류하면 그가 서울대 교수든 카이스트 교수든 다 같은 생각이다. 경제 상황을 볼 때 삭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느 정도 합리적으로 진행되는 게 아니라 갑자기 절벽처럼 연구비가 끊긴다면 연구실을 운영할 수 없다. 출연연에 있는 분들은 IMF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한다. 그때도 힘들었지만 미래를 대비해 삭감은 안 했다. 지금은 그런 상황도 아닌데 갑작스레 삭감되고 그것도 ‘카르텔’이라는 불투명한 이유를 대고 있다. 부정하게 썼다면 그 부분을 드러내거나 관리를 잘하면 되는데 이상하게 접근하고 있다. 연구는 원래 모르는 문제를 파악하고 답을 찾는 과정이라 실패가 많다. 100번 하면 한번 성공한다. 우리가 따라가는 게 아니라 남들이 하지 않은 걸 하려면 실패할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성과가 없다고 하는 건 어폐가 있다. 안정적인 분위기여야 실패를 감안하고 연구하는데 이렇게 되면 도전적인 연구를 하지 못하고, 너무나 당연한 연구만 하게 된다. 그게 과연 국가 연구 역량에 좋을 것일까.” 과학계는 정책 수립과정의 합리성·투명성이 부족하다며 반발했다. 변화를꿈꾸는과학기술인네트워크(ESC)는 지난 9월 26일 발표한 대정부 질의서에서 “8개월 동안 수렴된 예산안이 한 달 반 만에 급작스럽게 대폭 수정됐는데 그 근거와 이유를 밝혀주시기 바란다”면서 “정부가 주장하는 R&D 카르텔의 실체는 무엇인지, 정부에서 파악하고 있는 카르텔 자료를 공개하고, 그것이 이번 R&D 예산 대폭 축소를 해야 하는 근거가 되는지 밝혀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국가 연구개발 계획·사업에 대한 조정, 연구개발 예산의 운영 등을 심의하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한 관계자도 “솔직담백하게 세수가 부족하니 고통 분담 차원에서 연구비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면 문제가 되지 않았을 텐데 정말 나쁜 방향으로, 황당할 정도로 예산을 깎았다. 나뿐만 아니라 관련된 사람들도 전혀 예상을 못 했다”고 말했다. 두 달이 안 되는 사이 예산안이 증액에서 감액으로 바뀐 변곡점은 국가재정전략회의이다. 과기부 측은 “재정전략회의는 정부의 예산 편성방향을 결정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라 당연히 그 결과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면서 “기초과학 분야에서 전체 연구자에게 고루 기회를 주는 보편성 트랙에서 크게 삭감되긴 했지만 전략기술분야를 비롯해 증액된 사업도 많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말 대통령과 과학계 원로와의 오찬에서 나눠먹기식 배정에 대한 원로의 지적을 받은 이후 대통령의 생각이 그 방향으로 굳어졌다는 해석도 있다. 국회 관계자는 “설사 원로들이 주문했다고 해도 몇 사람의 말을 듣고 수십조원짜리 예산안을 하루아침에 뒤집는 건 말이 안 된다. 수립과정에서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등 전문가 의견을 수렴할 제도적 장치가 정착돼 있다. 왜 멀쩡한 본선을 두고 비선의 말을 듣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10월 24일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시작 전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관계자들이 R&D 예산 삭감 등에 항의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강제적인 글로벌 연구로 기술 유출 우려 정부는 소규모 연구지원사업의 성과가 없다고 하지만, 기초과학을 연구하는 이들의 생각은 다르다. 연구비 투입 대비 가장 효율적인 사업이 기초연구사업이라는 것이다. 실제 2021년 국가연구개발사업 성과분석보고서를 보면 정부 R&D 비용의 8.2%를 차지하는 기초연구사업이 정부 R&D 논문 성과 논문 수의 43.7%, 정부 특허출원 성과의 15.4%, 기술료 징수액의 19.3%에 기여했다. 한국 기초과학의 국제적 위상도 지난 10년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문부과학성이 지난 8월 발표한 ‘과학기술지표’에서 한국은 피인용 상위 10% 논문 수가 4100편으로 전년도 조사보다 한 계단 상승한 10위를 기록했다. 반면 일본은 13위로 한 계단 떨어졌다. 지난해 수학계의 노벨상인 필즈상 수상자도 나왔다. 기초과학 분야 연구자들은 정부가 국제협력사업(글로벌)을 주요기초연구 사업에 획일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문제라고 본다. 이미 높은 수준의 연구는 국제 공동연구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들 연구비 지원은 줄이면서 새롭게 ‘글로벌’을 붙여 예산을 늘리는 게 앞뒤가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가령 정부가 우수연구 집단을 선정해 연구비를 지원하는 선도연구센터의 경우 모두 글로벌 사업을 하도록 강제됐다. 사업 목적에 맞지 않은 분야에까지 획일적으로 글로벌 사업을 강요하는 건 오히려 R&D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다. 가령 지역혁신 분야(RLRC) 경우 지역 사회의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인데 글로벌 협력으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의문이고, 국가 안보와 관련된 핵심기술을 연구하는 혁신연구센터(IRC)에서도 글로벌을 강제하면 지적자산의 유출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기초연구연합회 이사인 오경수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는 이를 강제화된 글로벌이라고 비판했다. “선도연구센터는 중요한 과학적 난제가 있을 때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집단연구를 맡는다. 굉장히 연구를 잘하는 사람들의 모임이기도 하지만, 국제적으로도 굉장히 역량이 있고 국제 공동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기초의과학 분야(MRC)나 이학 분야(SRC) 같은 경우에는 신약 개발이나 아주 민감한 최신 정보를 바탕으로 제품과 초고난이도의 기술을 축적하는 사업이다. 물론 국제공동연구도 하지만 우리만의 기술이기 때문에 이걸 굳이 공개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이번에 집단연구를 일괄적으로 25% 삭감한 후 거기에 글로벌 집단연구라는 걸 모두 넣었다. 융합 분야(CRC)는 다양한 사회 문제와 국민 요구를 받아 세계적 수준의 신지식을 창출하는 게 목표다. 그러니까 우리 사회의 문제이고 우리 국민이 요구하는 문제를 풀라는 것 아닌가. 그런데 거기에 글로벌을 붙였다. 해외에 나가서 ‘우리 문제를 좀 해결해 주세요. 아이디어 있습니까’라고 얘기하라는 거다. 이미 하고 있는 건 필요에 의해 하는 거지 억지로 하는 게 아닌데 앞으론 무조건 해야 한다. 그리고 그에 따라 평가한다는 건 완전 허구다. 이미 국내에서 나오는 논문 10개 중 3개가 해외 사람들하고 같이 내는 거다. 우리 같은 나라가 없다. 잘하고 있는 걸 예산을 깎으면서 강제하는 형국이다.” 글로벌 협업 사업에 대한 비판에 과기부는 “국제협력이 활발한 선도연구센터 등 기초연구도 글로벌 R&D로 포함했으며, 글로벌 협력 활동을 보다 장려하기 위해 평가체계와 관리방식 등을 보완하려는 것”이라면서 “글로벌 R&D로 발생하는 연구성과 관리, 보안 문제 등에 대해서는 관련 제도를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과학계는 예산안이 국회로 넘어간 이후 여야를 만나면서 예산안 감축의 여파를 줄이려고 하고 있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일부 증액 가능성도 예상되지만 큰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이준영 대학원생노동조합 수석부지부장은 “현재 약 8만명의 대학원생이 국가연구개발사업에 참여해 학생인건비를 수령하거나 연구 장비구입비, 연구 재료비, 간접비를 지급받고 있다. 정부 R&D 예산 삭감은 대학원생의 경제적 환경을 비롯한 연구 환경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 대학원생은 국가연구개발사업을 통해 수행한 연구를 바탕으로 학위 논문을 작성하거나 졸업에 필요한 자격 요건을 채우는데 이번 예산 삭감으로 연구를 수행하지 못하거나, 연구를 급하게 마무리하고 임팩트팩터나 인용지수가 낮은 학술지에 제출하여 졸업하라고 강요받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학문후속세대가 연구를 포기하지 않고, 또 연구자로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지 않도록 우리 사회가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 표지 이야기R&D예산
레이디경향(총 46 건 검색)
- 미국 FDA ‘탐폰 속 중금속’…대대적 연구 착수
- 2024. 09. 17 09:00 건강
- -FDA, 탐폰에 함유된 중금속 위험 파악을 위한 연구 착수 -유기농·비유기농 탐폰 모두 포함 지난 7월 12개 이상의 탐폰 브랜드에서 비소, 수은, 납을 포함한 다양한 중금속 성분을 발견했다는 연구 발표가 있었다. 사진 픽셀즈 12일(현지 시각)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탐폰에 함유된 독성 중금속 관련 영향을 조사하는 역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7월 유기농과 비유기농 탐폰 포함 12개 이상의 제품에서 비소, 수은, 납을 포함한 다양한 금속이 발견됐다는 발표에 따른 것이다. 해당 연구의 공동 저자인 컬럼비아 대학교 공중 보건 대학원 조교수 캐서린 실링은 “독성 금속은 어디에나 있으며 낮은 농도에 노출되어 있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독성 금속이 월경용품에도 존재하며 여성이 이러한 제품을 사용할 때 노출될 위험이 더 클 수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미국 여성의 최대 80%가 생리 기간 탐폰을 사용한다. 해당 연구에서는 탐폰에서 중금속을 검출했지만, 그것이 여성에게 어떤 해를 끼쳤는지는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다. 이 결과는 미국 민주당 여성 간부회(Democratic Women’s Caucus)의 관심을 끌었다. 그들은 FDA에 이 문제를 더 자세히 조사해 달라고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해당 간부회는 “여성들은 생애 생리를 하는 기간 동안 약 7400개의 탐폰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러한 제품에 잠재적으로 유해한 금속과 화학 물질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다”이라며 “여성들이 탐폰에 함유된 유해 및 독성 물질로부터 안전할 수 있도록 FDA가 신속한 조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FDA는 이번 연구를 통해 여성의 체내에 탐폰이 있을 때 얼마나 많은 중금속이 침출되는지 알아볼 것이라며 “주변의 화학 물질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사용 가능한 데이터를 도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FDA 연구 결과 발표 일정은 미정이다.
- ‘우리, 건강 육수 팩 만들어볼까?’ 키자니아, 수산 식품 연구소 오픈
- 2024. 07. 03 17:18 육아/교육
- 키자니아 서울이 수협중앙회와 함께 신규 직업 체험 ‘수산 식품 연구소’를 오픈한다고 밝혔다. ‘부모들이 자녀 교육에서 가장 관심을 두거나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키자니아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영유아와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1만200명에게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44.8%가 ‘생활∙식습관’을 꼽았다. 외식과 간편식, 포장∙배달 음식 섭취, 자극적인 음식의 유행 등으로 잘못된 식습관이 형성된 어린이가 증가하는 추세를 반영한 결과다. 생선∙해조류∙어패류 등 우리 수산물에는 성장기 어린이에게 중요한 양질의 동물 단백질, 아연, 마그네슘, 칼슘을 섭취할 수 있어 성장기 아이들에게 꼭 필요하다. 우리 수산물의 우수성을 알리고 올바른 식습관 형성에 이바지하기 위해 키자니아는 수협중앙회와 함께 신규 직업 체험 ‘수산 식품 연구소’를 오픈한다. ‘수산 식품 연구소’에 입장한 참가자들은 우리 바다와 수산물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국토의 삼면이 바다에 둘러싸여 있는 한반도는 수산물 자원이 풍부하며 사계절이 뚜렷하여 제철 수산물이 다양하다. 해당 연구소는 시설 벽면에 있는 우리나라 수산물 지도 위에 자석으로 된 수산물을 부착해 이러한 정보를 아이들 스스로 배울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미리 만들어 놓은 수산물 육수와 함께 어묵을 시식하고 나만의 수산물 육수 팩을 만들어보는 시간도 갖는다. 칼슘이 듬뿍 담긴 멸치, 식이섬유가 풍부한 다시마, 키 성장과 혈액 건강에 좋은 건새우 등을 넣어 만든 수산물 육수 팩은 특유의 시원함과 감칠맛으로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 체험이 끝나면 직접 만든 육수 팩과 함께 육수 팩을 활용한 요리 레시피까지 증정한다. 자세한 내용은 키자니아 서울 공식 홈페이지와 고객센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여성 호르몬 요법 “암 위험 없다”, 새 연구 결과 발표
- 2024. 04. 12 07:21 건강
- 유방암 논란 있던 호르몬 대체 요법, 새 연구에서는 65세 이후 호르몬 요법은 그 복용량과 시기에 따라 안전하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픽셀이미지 “갱년기 호르몬 요법을 받고 싶지만 암에 걸릴 수 있다던데….” 2000년대 초반 갱년기 증상 치료를 위한 호르몬 요법(HT)이 암이나 심장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이는 65세 이후 갱년기 여성들이 호르몬 요법을 사용하기 주저하게 만드는 정설로 굳혀졌다. 그러나 65세 이후 호르몬 요법은 그 복용량과 시기에 따라 안전하다는 주장을 담은 새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호르몬 요법의 정식 명칭은 호르몬 대체 요법으로 감소한 에스트로겐 혹은 프로게스틴을 약으로 먹는 것을 말한다. 호르몬 요법은 안면 홍조, 식은땀, 질 건조증, 뼈 손실 같은 갱년기와 관련된 증상을 관리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간주돼 왔다. 그러나 2003년 발표된 여성 건강 이니셔티브(Women’s Health Initiative) 임상시험으로 호르몬 요법이 기피되기 시작했다.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틴의 조합은 심장병, 뇌졸중, 혈전, 치매 및 유방암의 위험 증가와 관련있다고 발표됐기 때문이다. 암이나 심장질환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 탓에 2020년 조사에 따르면 여성의 6.86%만이 호르몬 요법을 처방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계에서는 해당 연구가 이미 심장마비, 뇌졸중, 혈전 등의 위험이 큰 65세 이상의 여성을 대상으로 연구했다는 점, 여성이 호르몬 요법을 받기 시작한 나이 같은 중요한 정보를 분석하지 않은 점 때문에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미국 야후 라이프는 G. 토마스 루이즈 산부인과 전문의의 말을 빌려 “여성 건강 이니셔티브의 연구는 많은 갱년기 환자를 두렵게 했지만 제대로 설계되지 않은 연구다. 이는 호르몬 대체 요법 개념에 큰 해를 끼쳤다”라고 전했다. 기존 논란을 뒤집은 완경(폐경)학회(The Menopause Society)에 발표된 새 연구는 2007년과 2020년 사이에 메디케어에 가입한 노인 여성 1천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65세 이후 호르몬 요법을 사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은 여성이 복용하는 유형, 경로, 용량에 따라 다르다고 결론지었다. 연구진은 여성이 나이만을 근거로 호르몬 치료를 중단하는 기존의 규칙은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 연구에서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틴 요법을 병용한 사람들은 유방암의 위험이 증가했지만, 환자가 경피(패치를 통해) 또는 질 프로게스틴을 저용량으로 복용했을 때는 오히려 유방암의 위험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한 호르몬 요법에 프로게스틴을 사용하면 자궁내막암, 난소암, 허혈 심장 질환, 울혈성 심부전 및 정맥 혈전 색전증의 위험이 많이 감소한다고도 덧붙였다. 또한 최근 갱년기(Menopause) 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에스트로겐 단독요법, 즉 에스트로겐만 복용하면 사망률, 유방암, 폐암, 대장암, 울혈성 심부전, 정맥혈전색전증(정맥에 혈전이 형성될 때), 심방세동, 급성 심근경색(심장마비라고도 함) 및 치매의 위험이 많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발표된 한 연구는 완경기 시작 무렵 호르몬 요법에 돌입한 사람들이 알츠하이머병의 특징인 뇌에서 타우 단백질을 발달시킬 위험이 증가하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호르몬 요법이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음을 시사했다. 새 연구 내용에 대해 대부분의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동의하는 추세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파인버그 의과대학의 산부인과 임상 교수인 로렌 스트라이처 박사는 “압도적인 다수 여성에게 호르몬 요법이 단기적·장기적으로 이득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데이터는 매우 확실하다”며 “갱년기 전문가들은 특정 나이에 호르몬 치료를 중단하지 말라고 오랫동안 주장해왔다”라고 말했다.
- 새 연구 “다낭성 난소 증후군, 자살 시도 확률 8배 높인다”
- 2024. 02. 06 11:36 건강
- 다낭성 난소 증후군(PCOS)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자살을 시도할 확률이 8배 더 높다고 새로운 연구가 나왔다. 픽셀 이미지 다낭성 난소 증후군(PCOS)을 앓고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자살을 시도할 확률이 8배 더 높다고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호르몬 장애로 생기는 대표적인 여성 질환인 다낭성 난소 증후군(PCOS)은 호르몬 불균형으로 난소에 많은 작은 낭종(물혹)이 생기며 무월경, 생리불순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가임기 여성 10명 중 1명이 앓고 있는 흔한 질환이다. 5일(현지 시각) 의학 저널 미국 내과 학회 학술지 ‘내과학 회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대만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1만8000명 이상의 여성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PCOS 진단을 받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자살을 시도할 가능성이 8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PCOS가 자살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6년 스웨덴에서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PCOS를 앓고 있는 여성은 다른 여성보다 자살을 시도할 가능성이 40% 높았다. 연구진은 PCOS가 불안과 우울증을 일으킨다는 결론을 내렸다. 전문가는 불규칙한 생리 주기와 그에 따른 호르몬의 변화가 우울증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가임기의 모든 여성은 생리 주기에 따른 호르몬 변동을 겪지만 이런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여성들이 있다. 또한 PCOS로 인한 각종 질환이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좌절감을 느끼게 해 우울증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PCOS는 항안드로젠, 메트포르민 같은 호르몬 조절제로 적극적인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라고 말한다. 또 우울증이 동반됐다면 이에 대한 적절한 치료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