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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4,638 건 검색)

헌재, 이진숙 탄핵심판 변론 1월로 연기···윤석열 사건 집중할 듯
2024. 12. 21 14:56 정치|사회
... 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오는 24일로 예정됐던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탄핵심판 변론을 내년 1월로 연기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최근 이 위원장의 탄핵심판 마지막 변론기일을 내년 1월15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자재상가 화재…주민 3명 연기 흡입
2024. 12. 18 21:27 사회|사회|지역|지역
... 이송됐다. 18일 오후 8시22분쯤 인천시 미추홀구 학익동 자재상가에서 불이 났다. 화염과 함께 검은 연기가 치솟으면서 신고가 잇따랐다. 소방 당국은 오후 8시34분쯤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는...
대응발령학익동자재상가소방
톱 배우 사이에서도 밀리지 않는 생애 첫 연기…‘가족계획’의 신인 배우 이수현
2024. 12. 18 12:41 문화
... 누가 될까봐 걱정을 많이 했는데, ‘가서 배우자’ 라는 생각으로 일했다”고 말했다. “연기가 처음이다 보니 어색하게 나올까봐 걱정을 많이 했는데, 그래도 방송을 보니 준비한 만큼은 한 것...
‘평창송어축제’도 내년 1월 3일로 연기···이상 기후 영향 겨울 축제 잇따라 차질
2024. 12. 18 11:41 사회|사회|여행|지역|지역
... 없다. 하지만 얼음 두께가 이에 크게 미달함에 따라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해 축제 개최 일정을 연기하게 된 것이다. 지난해 12월 중순에도 진부면과 인접한 대관령 지역에 80~90여 ㎜에 달하는...
평창송어축제빙어축제평창군인제군이상기후

스포츠경향(총 9,026 건 검색)

김재영 [SBS 연기대상] 2관왕 영예
2024. 12. 22 11:44 연예
‘2024 SBS 연기대상’ 배우 김재영이 2024 SBS 연기대상에서 최우수 연기상과 베스트 커플상을 수상하며 대세 배우로 굳건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21일 ‘2024 SBS 연기대상’이 열리며 2024년의 드라마 주역들이 한데 모인 가운데, 김재영이 ‘지옥에서 온 판사’를 통해 미니시리즈 휴먼·판타지 부문 최우수 연기상과 베스트 커플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김재영은 먼저 베스트 커플상을 수상하며 “이번에 신혜씨와 작품을 하면서, ‘박신혜의 남자’가 되고 싶다고 했는데 이렇게 꿈을 이뤘다. 박신혜에게 감사하다. 제가 받고 싶었던 상이다”라며 배우 박신혜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또한 최우수 연기상 수상을 통해서는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지옥에서 온 판사’의 ‘한다온’이라는 선물을 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같이 촬영했던 감독님 외에 모든 스태프분들께도 감사드린다. 함께했던 동료 선후배 분들께도 감사드리고, 나의 악마였던 박신혜 배우에게 감사하다. 덕분에 (상을) 두 개나 받는다”며 유쾌한 소감을 밝혔다. 더해 “우리 드라마를 재밌게 봐주셨던 시청자 여러분들, 팬분들 너무너무 감사드린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배우가 되겠다. 연말 얼마 안 남았는데 모두들 따뜻하게 잘 먹고 잘 쉬고 잘 자는 연말 됐으면 좋겠다”라며 진심 어린 마음을 전했다. 김재영은 SBS ‘지옥에서 온 판사’에서 정의감 넘치는 열혈 형사 ‘한다온’ 역을 맡아 인물을 진중하면서도 재치 있게 그려내 쏟아지는 호평과 함께 많은 사랑을 받았다. 형사로서 판사 강빛나(박신혜 분)와 유쾌한 티키타카를 선보인 것은 물론 인간과 악마의 애틋한 로맨스까지 보여주며 ‘맵단 케미’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이에 더해 압도적인 피지컬과 반전되는 귀여운 매력으로 댕댕미를 발산해 보는 이들의 설렘 포인트를 충족시키는가 하면, 넘치는 인간미로 캐릭터를 그려내며 위로와 공감을 더했다. 이에 김재영이라는 색을 입힌 한다온은 매력적으로 그려졌고, 그의 빈틈없는 열연은 극의 무게를 잡아주며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이다. 이처럼 다양한 필모와 함께 단단하게 쌓아온 연기력을 바탕으로 매 작품 새로운 연기 변신과 도전을 거듭하며 그 저력을 증명한 김재영. 작품과 특별한 시너지를 발하며 2024년 시청률과 화제성, 시선을 싹쓸이한 활약으로 대세 배우로 굳건히 자리매김한 그가 앞으로 펼쳐낼 행보에 관심과 기대가 집중되고 있다.
김신비 [SBS 연기대상] 신인상 수상
2024. 12. 22 11:35 연예
‘2024 SBS 연기대상’ 배우 김신비가 ‘2024 SBS 연기대상’에서 신인상을 수상했다. 지난 21일 오후 8시 35분 상암 SBS 프리즘타워에서 진행된 ‘2024 SBS 연기대상’에서 배우 김신비가신인상을 수상했다. 그는 올해 드라마 ‘재벌X형사’에서 강하경찰서 강력 1팀의 막내 형사 ‘최경진’으로 등장해 싱그러운 MZ 모먼트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김신비는 신인상 수상 이후 떨리는 목소리로 “먼저, 재벌X형사를 시청해주신 모든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시작했고, 이어 드라마 제작진을 비롯해 함께한 배우들, 스태프들에게 진심이 담긴 감사함을 표했다. 이후 그는 “오늘 딱 하루만 즐기고, 앞으로도 계속 성장해 나가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며 감사와 열정으로 소감을 마무리했다. 김신비는 2024년 러블리하고 밝은 매력을 선보인 ‘재벌X형사’를 시작으로 천만 영화 ‘범죄도시4’에서 진중한 목소리와 표정으로 변신해 다채로운 캐릭터 소화력을 뽐냈다. 뿐만 아니라 tvN 토일드라마 ‘감사합니다’에서는 인물의 폭넓은 감정선까지 유연하게 그려내며 에피소드를 자신의 존재감으로 채웠다. 이처럼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김신비가 과연 다음 작품에선 어떤 모습을 선보일지 대중들의 눈길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SBS 연기대상] ‘열혈사제2’ 쏭삭 안창환, 신스틸러상 영예
2024. 12. 22 10:59 연예
블리츠웨이스튜디오 ‘열혈사제2’ 안창환이 신스틸러상 수상과 ‘밤양갱’ 특별무대로 SBS 연기대상을 빛냈다. 지난 21일(토) 밤 SBS프리즘타워에서 열린 ‘2024 SBS 연기대상’ 1부에서 안창환은 ‘열혈사제2’로 신스틸러상을 수상했다. 무대에 오른 안창환은 “안녕하세요 쏭삭입니다.”라고 자연스럽게 캐릭터명으로 말문을 열다가 ‘아차’ 하는 표정으로 “아, 안창환입니다.”라고 정정해 장내에 웃음을 안겼다. 열혈사제 제작진을 비롯해 동료 배우들, 가족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한 안창환은 “눈도 크고, 코도 크게 쏭삭처럼 태어나게 해주신 부모님 너무 감사하고 사랑한다.”며 재치와 애정이 묻어나는 소감을 이어갔다. 특히 안창환은 “쏭삭 지분의 99.99% 갖고 있는 사랑하는 아내 장희정에게 항상 고맙고 감사하고, 미안하다. 앞으로도 함께 연기 생활 하며 행복했으면 좋겠다.”며 잠시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안창환은 ‘열혈사제’ 시즌1부터 아내인 배우 장희정의 도움으로 쏭삭의 캐릭터를 잡아갈 수 있었다고 여러 인터뷰와 방송을 통해 고마움을 전한 바 있다. 이후 3부에서는 안창환의 또 다른 매력이 돋보이는 특별무대를 볼 수 있었다. ‘열혈사제2’에 함께 출연 중인 비비(김형서)의 ‘밤양갱’ 무대에 고규필과 함께 오른 안창환은 크리스마스 느낌이 물씬 나는 의상과 선글라스로 시선을 끌었다. 안창환은 ‘밤양갱’ 1절을 무대 위에서 함께 부른 뒤 객석으로 내려가 배우들에게 밤양갱을 직접 나눠주며 오랜 시간 자리를 빛내고 있는 배우들에게 에너지를 채웠다. 세 사람은 이어 캐롤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도 부르며 따뜻한 분위기로 무대를 마쳤다. 안창환은 현재 방영 중인 SBS 금토드라마 ‘열혈사제2’(극본 박재범, 연출 박보람)에서 ‘쏭삭’ 역을 맡아 시즌1보다 강화된 피지컬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열혈사제’ 시즌1 히든카드로서 반전 활약을 선보였던 안창환은 ‘열혈사제2’에서도 쾌감 넘치는 액션과 찰진 코믹 연기로 눈빛을 바꿔 끼워가며 극의 중심을 함께 이끌고 있다. SBS ‘열혈사제2’는 다가오는 27일(금) 10시에 종영을 앞두고 있다.
장나라, ‘굿파트너’로 SBS ‘연기대상’ 23년 만에 수상
2024. 12. 22 09:48 연예|연예
배우 장나라가 지난 21일 서울 상암동 SBS 프리즘타워에서 열린 ‘2024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SBS 배우 장나라가 2024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의 영광을 안았다. ‘굿파트너’의 이혼 변호사 차은경 역으로 사랑을 받은 장나라는 지난 21일 서울 상암동 SBS프리즘타워에서 열린 ‘2024 SBS 연기대상’에서 23년 만에 대상을 수상했다. 수상한 장나라는 “인생에서 놀라운 일을 모두 SBS에서 겪는 것 같다. 제목 그대로 굿파트너들이 만나서 대상 트로피를 만져볼 수 있었다”며 ‘굿파트너’의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배우 장나라가 지난 21일 서울 상암동 SBS 프리즘타워에서 열린 ‘2024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 SBS 특히 극 중 그와 ‘워맨스’ 호흡을 맞췄던 남지현에 대해서는 “남지현이 있어 많은 것을 할 수 있었다. 드라마에게도 나에게도 복덩이”라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SBS ‘명랑소녀 성공기’로 큰 인기를 얻었던 장나라는 ‘황후의 품격’ ‘VIP’에 이어 올해 ‘굿파트너’로 SBS 드라마 최고 시청률인 18.7%를 기록하며 대상 트로피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지옥에서 온 판사’ 강빛나 역의 박신혜가 드라마 PD들이 직접 뽑은 상인 ‘디렉터즈 어워드’를 수상했다. 최우수 연기상 미니 시리즈 장르/액션 부문은 ‘재벌X형사’의 안보현과 ‘커넥션’의 전미도가 수상했다. 시즌제 부문은 ‘열혈사제 2’의 김남길과 이하늬가 수상했다. 최우수 연기상 미니시리즈 휴먼/판타지 부문은 ‘지옥에서 온 판사’ 김재영과 ‘굿파트너’의 남지현이 수상했다. 배우 장나라가 지난 21일 서울 상암동 SBS 프리즘타워에서 열린 ‘2024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 SBS ‘올해의 드라마상’에는 ‘커넥션’, 우수 연기상 장르/액션 부문에서는 ‘재벌X형사’ 곽시양과 박지현, 미니시리즈 휴먼/판타지 부문에는 ‘굿파트너’ 김준한과 표지훈, ‘지옥에서 온 판사’ 김아영이 수상했다. 시즌제 드라마 부문에서는 ‘열혈사제 2’ 김성균과 성준, 김형서, ‘7인의 부활’ 이유비가 수상했다. 베스트커플상은 ‘지옥에서 온 판사’의 박신혜와 김재영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베스트 퍼포먼스상은 ‘지옥에서 온 판사’ 이규한과 ‘굿파트너’ 한재이가 받았다. 스튜디오S 연출진이 직접 뽑는 베스트 팀워크상은 ‘굿파트너’ 변호사 4인방 장나라, 남지현, 김준한, 표지훈이 받았다. 씬스틸러상은 ‘열혈사제 2’ 고규필, 안창환이 공동수상했다. 조연상 미니시리즈 장르/액션 부문에서는 ‘커넥션’ 권율, 김경남, 윤사봉, 정유민, 시즌제 드라마 부문에서는 ‘열혈사제 2’ 서현우와 ‘7인의 부활’ 심이영이 받았다. ‘지옥에서 온 판사’ 김인권과 김재화, 김혜화 자매는 조연상 미니시리즈 휴먼/파타지 부문에서 수상했다. ‘굿파트너’ 지승현도 조연상 미니시리즈 휴먼/판타지 부문을 공동 수상했다. 배우 장나라가 지난 21일 서울 상암동 SBS 프리즘타워에서 열린 ‘2024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 SBS 청소년 연기상은 ‘굿파트너’ 유나, ‘열혈사제 2’ 문우진이 수상했다. 신인상은 ‘재벌X형사’ 강상준, 김시비, ‘열혈사제 2’ 서범준, ‘커넥셔’의 김미주와 ‘7인의 부활’ 최유주가 수상했다. 댄스팀 라치카, 걸그룹 (여자)아이들, 2025년 방송 예정된 ‘사계의 봄’ 출연진들의 밴드 무대, 김형서(비비)X고규필X아창환 ‘구담져스’가 축하 무대를 꾸몄다. 끝으로 내년 방송될 SBS 8개 주요 작품의 티저도 공개됐다. 1월 3일 첫 방송 되는 한지민, 이준혁 주연의 ‘나의 완벽한 비서’, 박형식-허준호 두 남자의 숨막히는 대결 ’보물섬’, 육성재X김지연의 육신 쟁탈 판타지 로코 ‘귀궁’, 모두의 마음을 울릴 남궁민X전여빈의 ‘우리 영화’, 웰메이드 고밀도 범죄 스릴러 고현정X장동윤의 ‘사마귀’, 한국 최초 럭비 소재 청량 스포츠 성장기 ‘트라이’, 박지후 주연의 코믹 멜로 청춘 캠퍼스물 ‘사계의 봄’, 그리고 끝으로 MZ 구미호로 찰떡 연기 변신을 선보일 김혜윤의 ‘오늘부터 인간입니다만’이 소개됐다.

주간경향(총 46 건 검색)

[박주연의 메타뷰](22)“절절한 돌싱 연기, 다 ‘X’ 덕분이죠”(2022. 09. 30 11:06)
2022. 09. 30 11:06 문화/과학
ㆍ 미란다 역 열연… 뮤지컬 ‘믿보배’ 신영숙 “다올빠이어~?” 뮤지컬 배우 신영숙씨가 지난 9월 20일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 공연장 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있다. 이 공연장에서는 그가 워킹맘 미란다로 출연 중인 코미디 뮤지컬 를 공연 중이다. / 문재원 기자 그가 무대 위에서 수화기를 든 채 혀를 굴리며 발음하는 순간 관객은 빵 터졌다. 코미디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11월 6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보모 할머니로 목소리를 꾸민 채 전화한 전남편에게 이름을 묻는 순간, 수화기 건너편에서 한 남성을 쫓던 여성이 “다 오빠예요!”라고 외치자 내뱉는 대사다. 신영숙씨(47)는 이 작품에서 철부지 남편과 이혼한 워킹맘 미란다 역으로 출연 중이다. 수시로 여장한 채 배꼽을 잡게 하는 남자 주인공이 중심인 이 공연에서도 그의 찰진 연기는 빛난다. 지난 9월 20일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 분장실에서 신영숙씨를 인터뷰했다. 그는 흥이 많고 유머러스했다. 자주 손뼉을 치며 “아하하하…” 하고 크게 소리 내 웃었다. 간혹 익살스러운 표정과 몸짓으로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었다. 폭발적 가창력으로 <모차르트!>에서 ‘황금별’을 부르고, <레베카>에서 ‘레베카’를 부르던 엄숙한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미세스 다웃파이어> 반응이 좋아요. 객석에서 소리 내 웃는 관객도 많고, 예매율도 높고. “초연작은 배우들이 연기하기 쉽지 않은데 황석희 번역가의 번역이 신의 한 수였어요. 미국식 웃음코드를 한국인의 정서에 맞게 잘 손보셨거든요. 주인공인 다니엘 역을 맡은 임창정, 정성화, 양준모 세분의 개인기도 워낙 탁월해요. 사실 미란다 역은 다니엘이 무대에서 실컷 웃길 수 있도록 역으로 톤다운해야 해요. 그러다 보니 제가 유일하게 관객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이 ‘다올빠이어~?’랍니다.” -지난해 블랙 코미디 뮤지컬 <비틀쥬스>를 하기는 했지만, 그동안 주로 어둡고 그로테스크하고 묵직한 역할을 연기해왔잖아요. 이번에 밝은 연기를 하니 어떤가요. 뮤지컬 에서 워킹맘 미란다를 연기하는 신영숙씨와 보모 할머니로 위장한 전남편 다니엘을 연기하는 정성화씨 / 샘컴퍼니 제공 “웃음이 주는 힘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느껴요. 저는 일중독으로 살아왔어요. 이 작품 하면서 조금 쉴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요. 낮공연과 저녁공연 이렇게 하루 두차례 무대에 서는 날도 적지 않은데, 공연 시간 내내 관객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요. 배우에게 그게 얼마나 큰 힐링인지 다시금 깨달았어요. 고단한 줄 모르고 열심히 하다가 운전하며 퇴근할 때 ‘왜 이렇게 피곤하지?’ 하는 거죠. 그때 제 얼굴은 (두 손으로 입 양끝을 위로 올리며) 이렇게 미소짓고 있더라고요(웃음).” -미란다는 2막에서 보모 할머니로 위장한 전남편에게 자신이 이혼할 수밖에 없었던 속내를 설명하는 곡 ‘Let’s Go’를 울면서 부르지요. 결혼을 안 했는데도 감정이입이 수월하던가요. “엑스(ex)남친이 참 많은 도움을 줬어요. 아하하하… 연기는 경험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결혼을 안 했지만 연애를 안 하고 사는 사람은 아니니까요. 그 연애 속에서 너무 많은 일을 겪었어요. 감정을 담아 ‘Let’s Go’를 부르는데 엑스남친이 고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실제로 그가 이 노래를 부를 때 따라 우는 여성들이 있다. 엄마가 너무 많이 울자 아들이 눈물을 닦아주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만큼 그의 연기가, 노래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는 방증이다. 이 뮤지컬 넘버는 “그저 바라만 보아도 그냥 좋았던 그 시간들/ 서서히 멀어져 밤새워도 모자랐던 수많은 얘기들/ 이제 서로 할 말도 없어요/ (중략)/ 저는 늘 일해야만 했고 그는 늘 실직했죠/ 그리고 저는 늘 심각했고 그는 늘 행복했어요/ 모든 문제는 다 내 몫이었고/ 울면서 밤을 지새운 게 한두 번이 아니에요” 등의 가사로 이뤄져 있다. 배우 신영숙씨의 뮤지컬 인생에 일대 전환점이 된 . 대표 넘버 ‘황금별’을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소화해내 이후 ‘황금별 여사’라는 별명이 붙었다. 신영숙씨가 뮤지컬 에서 어둡고 음울한 댄버스 부인을 연기하고 있다. / EMK 제공 뮤지컬 에서 여주인공 도나 역을 열연 중인 신영숙씨(가운데) / 신시컴퍼니 제공 신영숙씨는 뮤지컬 팬들 사이에 ‘극장 지붕을 뚫는 성량’,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라는 칭송을 듣는다. 그만큼 탄탄한 연기력과 파워풀한 가창력, 명확한 딕션(정확성과 유창성을 두루 갖춘 발음)을 자랑한다. 그는 1975년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서 1남4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용산 미8군에서 행정 일을 했다. 신창초등학교 재학 시절 이웃집 친구가 피아노 치는 것을 부러워하자 어머니는 그를 피아노 학원에 보냈다. 체르니 40번까지 쳤다. 그는 음악이 좋았다. 초등학교 4학년 때 교내 행사에서 고교생 언니의 교과서에서 보고 익힌 ‘비목’을 불렀다. 한 교사가 그를 불러 복식호흡하는 법을 알려줬다. 이후 동급생들 앞에 나서서 노래하는 일이 잦았다. 교내 노래 대회에서 동상도 받았다. 워낙 성격이 활달하고 적극적이었다. 방학중학교에 진학해서는 합창단 지휘를 했다. -노래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생각은 언제 했나요. “정의여고에 진학해서예요. 중창단 활동을 하며 지휘까지 했는데 노래하는 게 너무 즐거운 거예요. 음악선생님도 제가 성악을 하면 좋겠다고 하셨고요. 그래서 추계예술대 성악과(94학번)에 들어갔어요. 졸업하면 이탈리아로 유학 가려고 아르바이트도 열심히 했어요. 어린이집에서 노래를 가르쳐 동요대회 입상시키고 어머님들에게도 ‘저를 잘 따라해 보세요~’ 하며 마음을 사니까 원장 선생님 이쁨을 많이 받았죠. 아하하하….” -1998년 대학을 졸업했지요. 그래서 유학은 다녀왔습니까. “아뇨. 대학 다닐 때 제가 진성 보컬로 노래하기도 했는데, 그때 선배들이 ‘너는 뮤지컬 해도 잘하겠다’고 말한 것을 기억하고 있었어요. 어느 날 뮤지컬 <명성황후> 오디션 공고가 떴어요. <명성황후>는 약간 클래식한 작품이니까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오디션을 봤는데 앙상블에 더해 조연인 손탁(조선의 러시아 초대공사 베베르의 처형으로 명성황후에게 서양문물과 풍속, 역사를 들려준 인물) 역할도 맡게 된 거예요. 연기를 해본 적이 없어 상당히 위축됐는데, 1999년 공연 첫날 무대에 선 순간 온몸에 전율이 흘렀어요. 내가 할 게 이거구나 싶었죠.” 그는 2000년 서울예술단에 입단했다. 노래, 연기, 무용 등 뮤지컬 배우로서 갖춰야 할 기본기에 대한 갈증이 많았다. -서울예술단에는 얼마나 있었던 건가요. “7년 8개월이에요. 그곳에서 단련한 것들이 뮤지컬 배우로서 살아가는 데 큰 자양분이 됐어요. 국수호·채상묵 선생님 같은 한국춤 대가들로부터 한국무용을 배우고 국립발레단 무용수들로부터 발레를 익혔어요. 세계적인 아티스트들도 많았고요. 민요와 판소리는 물론 경극, 선무도, 스포츠댄스까지 두루 터득할 수 있었어요.” -당시 어떤 작품들을 했나요. “거의 입단하자마자 주연을 맡았어요. <흥부놀부전>을 서커스와 접목한 작품이었는데 연출가가 독일인이었어요. 오디션을 통해 제가 흥부 부인 역을, 선배들이 제 자식으로 출연했어요(웃음). 신입단원이 주인공 역을 꿰찬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어요. 박칼린 선생님께 배운 판소리에 몸을 사리지 않고 연기하니까 연출가가 좋게 보신 것 같아요. 이후 <로미오와 줄리엣>, <태풍>, <바리> 등 많은 작품에서 주·조연을 했어요. <로미오와 줄리엣>에서는 몸에 솜을 집어넣어 체격 좋은 중년 유모 연기를 했는데, 코믹 연기가 제 기질과 맞다 보니 무대에서 막 날아다녔어요(웃음).” -신영숙이라는 이름 석자가 뮤지컬 팬들 사이에 널리 알려진 것은 2010년 국내 초연된 뮤지컬 <모차르트!>예요. 서울예술단에서 나와서 2~3년의 시간이 흐른 후였는데 그 사이 무명의 설움은 없었습니까. “낙천적인 성격이다 보니, 처음에는 못 느꼈어요. 꾸준히 작품을 했고, <캣츠>에서는 주요 배역 중 하나인 그리자벨라 역도 맡았으니까요. 그런데 오디션에서 최종 5명 안에 들었는데 탈락하는 일이 반복됐어요. 심지어 정말 하고 싶었던 작품에서 1등을 하고도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다른 배우에게 주인공 역할이 돌아가는 일도 있었어요. 제작사 대표님이 저한테 따로 미안하다고 했어요. 티켓이 많이 팔려야 하니까 이해는 하지만, 좌절감이 깊었죠.” 1999년 뮤지컬 에서 앙상블과 손탁 역을 맡아 뮤지컬에 데뷔한 신영숙씨는 그로부터 16년 만인 2015년 20주년 공연에서 타이틀롤을 맡았다. / 에이콤 인터내셔널 제공 -어떻게 추슬렀나요. “‘그래도 너는 실력이 있어서 1등을 했잖아, 그렇다면 가능성이 있는 거야. 나는 이 일을 너무 사랑하니까 열심히 하면 되는 거지.’ 이렇게 계속 마인드 컨트롤을 했어요.” <모차르트!>는 그의 뮤지컬 인생에 일대 전환점이 됐다. 발트슈테텐 남작 부인 역을 맡아 대표 넘버인 ‘황금별’을 빼어나게 불러 ‘황금별 여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열성팬을 지닌 ‘동방신기’ 전 멤버 김준수씨의 뮤지컬 데뷔작인 터라 시야 방해석까지 오픈해야 할 정도로 티켓은 삽시간에 동났다. 더불어 신영숙씨의 인지도도, 인기도 수직상승했다. -노래방에서 ‘황금별’을 선곡하면 신영숙이라는 이름이 뜬다죠. 이 작품과 이 넘버로 무명의 설움은 확실히 벗었습니다. “다른 오디션을 준비할 때는 노래가 저에게 착 달라붙는 느낌이 들지 않으면 새벽 3시까지도 불렀어요. 완벽히 습득해야만 오디션장에서도 자신감이 생기니까요. 그런데 ‘황금별’은 몇 번 안 불렀는데도 부드럽게 소화되는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연습을 많이 하지 않고 오디션을 봤는데, ‘노래 연습 굉장히 많이 했나 봐요’라고 하더라고요. 저에게는 운명적인 노래였던 거죠.” -2013년 국내 초연한 서스펜스 뮤지컬 <레베카>에서 댄버스 부인으로 분해 저음과 고음을 오가는 다채로운 선율과 폭발적 성량으로 대표 넘버 ‘레베카’를 부르는 장면도 압도적이었어요(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는 신영숙씨의 노래를 들으며 ‘댄버스 부인의 목소리 그 자체’라고 평가했다). “<모차르트!>, <레베카>, <엘리자벳> 등 실베스터 르베이의 작품은 클래식을 기반으로 한 넘버로 이뤄져 있어요. 성악을 전공한 저와 색깔이 잘 맞았던 거죠.” 댄버스 부인은 조역이지만 가창력이 빼어난 톱스타들이 맡을 만큼 실제로는 주역보다 더 주목을 끄는 역할이다. 국내 역대 공연에서도 신영숙, 옥주현, 차지연, 알리, 리사, 장은아씨 등이 이 역할을 맡았다. 지난 9월 20일 인터뷰가 진행된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 분장실에서 두 손을 모은 채 신영숙씨가 거울 앞에 앉아 있다. / 문재원 기자 -악하고 음울한 댄버스 부인을 비롯해 <캣츠>의 그리자벨라, <웃는 남자>의 조시아나 등 어둡고 슬픈 혹은 파괴적인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는데, 무대의 연기가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미치나요. “30대 중반에 우울한 병든 고양이 그리자벨라를 연기할 때는 분장실 불조차 끄고 지냈어요. 저 자신을 톤다운시키려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과했던 거죠(웃음). 당연히 일상에도 영향을 미쳤어요. 실제로 외국의 어느 배우는 그리자벨라를 연기하며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해요. 그래도 저는 요즘에는 그날그날 공연 후에는 감정적으로 잘 빠져나오는 편이에요.” -장기간 공연하며 노래를 쉼없이 부르다 보면 목에 무리가 갈 수도 있고 실제로 그로 인해 공연이 중단된 경우도 있어요. 평소 어떻게 관리합니까. “저는 다행히 지금까지는 펑크를 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오랜 훈련을 통해 호흡의 양만큼 소리를 내기 때문이에요. 자기 호흡보다 과하게 소리를 낼 때 목이 쉬는 거거든요. 제가 일주일에 한 번 동양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어요. 그러면서 저도 훈련을 하는 거죠. 저는 과거보다 제 소리가 더 발전했다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노래할 때 비브라토가 많고, 디테일을 잘 못 살린다는 개인적 불만이 있었거든요.” -딕션이 좋아요. 비법이 뭔가요. “저는 노래 가사를 대사로 많이 연습해요. 그러면 멜로디로 인해 자칫 놓칠 수 있는 미세한 감정들을 정확히 알게 되죠. 그런 다음 노래할 때 그 감정을 살려요. 연습이 완벽하면 무대에서 놀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연습을 아주 많이 해요. 공연 처음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몇 번씩 반복하죠. 오죽하면 동료들이 ‘너는 하루에 공연을 몇 번을 하는 거냐’고 놀려요(웃음).” 올해 그는 마음을 다치는 일이 있었다. <엘리자벳> 10주년 공연을 앞두고 스타 배우의 ‘인맥 캐스팅 논란’이 불거졌다. 이른바 ‘옥장판’ 논란이다. 배우 김소현씨와 함께 신영숙씨는 이전 <엘리자벳> 공연에서 타이틀롤을 맡았고,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두 사람이 10주년 공연 라인업에서 제외되자 관객들은 의아해했다. 이후 뮤지컬 배우 김호영씨가 SNS에 “아사리판은 옛말이다. 지금은 옥장판”이라는 글을 올리면서 파장이 커졌다. 엘리자벳 역에 절친 이지혜씨와 함께 캐스팅된 옥주현씨가 김호영씨를 고소했다. 그러자 남경주, 최정원, 박칼린씨 등 뮤지컬 1세대 배우들이 호소문을 냈고, 후배 배우들이 동조했다. 이에 대해 묻자 신영숙씨는 말을 아꼈다. 하지만 거듭된 질문에 ‘비보도’를 전제로 들려준 내막은 씁쓸했다. 이 일이 있은 후 신영숙씨는 <엘리자벳> 제작사인 EMK와 같은 회사로, 자신의 소속사였던 EMK엔터테인먼트에서 나왔다. -공연이 시작되면 체력 소모가 큰데, 평소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다행히 체력은 좋은 편이에요. 그런데 제가 먹는 것을 워낙 좋아해요. 살을 좀 빼야겠다 싶으면 등산을 해요. 등산하고 먹는 것을 조절하면 단기간에 15㎏까지 빠지거든요. 또 살 빼는 데는 도움이 안 되지만 요즘에는 골프에 빠졌어요. 치다 보면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느낌이에요. 아직은 백순이(18홀 돌면서 100타 이상 치는 초보골퍼)지만요. 아하하하….” -차기작은 정해졌습니까. “11월 6일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개막하는 <브로드웨이 42번가>예요. 왕년의 스타인 도로시 부룩을 연기해요. 이제 막 연습에 들어갔어요. 그 이후 작품도 정해졌지만, 아직은 공개할 수 없어요. 역시 전 일복은 타고났나 봐요. 감사한 일이에요.” 올해로 23년차 베테랑.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무대에 오르면 떨린다고 했다. 그런 그가 무대에 오르기 전 항상 하는 기도가 있다고 했다. “순간순간 살아 있는 연기를 하게 해달라”는 것이다. 그는 “매일 반복되는 라이브 공연이다 보니 행여 습관적으로 연기하게 될까봐 스스로 경계하는 일종의 주문”이라고 말했다. 인터뷰가 끝난 후 그는 “너무 많은 속 이야기를 한 것 같다, 내가 이래서 문제”라며 또 아하하하… 하고 허리를 젖히며 호탕하게 웃었다.
박주연의 메타뷰
[박주연의 메타뷰](18)44년차 베테랑 배우 예수정 “나에게 ‘연기’란 광활한 삶의 학원이죠”(2022. 07. 29 14:17)
2022. 07. 29 14:17 문화/과학
인터뷰할 때 배우 예수정씨(67)에게서 외견상 보이는 가장 큰 특징은 풍부한 표정이다. 그러한 표정의 8할은 그의 눈빛이 발산한다. 형형함에 희로애락이 교차하며 담긴다.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깊이 몰입해 있음을 느끼게 한다. 카메라로 그의 얼굴을 타이트하게 클로즈업하던 사진기자가 “눈에서 보여지는 다양한 감정표현에 감정이입돼 하마터면 눈물을 흘릴 뻔했다”고 고백했을 정도다. 화장기 하나 없는 민얼굴에 염색하지 않은 백발. 그는 “어느 순간부터 거울을 통해 내 얼굴을 보면 주름살과 흰머리가 편안하게 느껴져 평소 스킨과 에센스만 바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이듦이, 아직 오지 않은 내일의 시간 속에 무엇이 있을지 궁금하다”고도 했다. 오히려 그에게선 생동감이, 성찰적 삶을 살아온 이의 부드러움이 동시에 느껴졌다. 사진/우철훈 선임기자 1979년 한태숙 연출가의 연극 <고독이란 이름의 여인>으로 데뷔했으니, 44년차 베테랑. 무대연기에 잔뼈가 굵은 그는 2001년 이후 영화와 드라마까지 넘나들며 관객에 강렬한 인상을 각인시켰다. 예씨와의 인터뷰는 지난 7월 25일 서울 압구정동 ‘카페아트앤’에서 진행됐다. -최근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어요. 체력관리를 어떻게 하나요. “규칙적인 생활이 관리의 첫 번째라고 생각해요. 잘 먹고 잘 자는 게 중요하죠. 따로 하는 운동은 일주일에 3번 정도 30분씩 걷는 게 전부예요. 그 외에 경락받는 것을 좋아해요.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니까요.” -하루를 어떻게 시작하나요. “오전 4시 50분에 알람을 맞춰놓고 매일 해 뜨기 조금 전에 일어나요. 그 시간이 하루 중 가장 장엄하게 느껴지거든요. 저 먼 데서부터 해가 뜨려는 기운을 느껴요.” -그걸 몸으로 느낀다고요. “김수근 선생(1931~1986·건축가)이 1970년대에 지은 서울 종로구 신영동의 한 단독주택을 매입해 수리해 산 적이 있어요. 20년 전 이야기예요. 거실에서 보고 있자면, 해가 뜨기 직전에 오래된 나무들 사이로 스며드는 여명이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그걸 보려고 매일 이부자리를 거실에 깔고 잤어요. 당시의 강렬한 체험 때문에 그곳에서 이사 나오고 나서도 같은 시간이면 알람이 울리지 않아도 눈이 저절로 떠져요.” -이후엔 뭘 하나요. 또 그렇게 일찍 기상하면 잠자리에는 언제 듭니까. “해 뜨는 기운을 느낀 후에는 제가 직접 온갖 정성을 기울여 원두를 갈아 내린 커피를 마셔요. 커피를 좋아하거든요. 젊었을 때는 하루 10잔씩 마셨는데, 그래서 위를 많이 상했어요. 지금은 위장에 기름칠을 먼저 해주느라 삶은 달걀 하나 또는 아몬드를 곁들여 마셔요(웃음). 잠은 촬영이 있는 날을 제외하면 해가 지면 바로 자요. 해진 후에는 별로 할 일이 없어요.” 예씨의 뿌리는 연극이다. <과부들>, <밤으로의 긴 여로>, <나는 너다>, <벚꽃동산>, <하나코>, <화전가>, <신의 아그네스> 등 숱한 무대에 올랐다. 히서연극상, 김동훈연극상, 동아연극상 여자연기상, 서울연극제 연기상, 이해랑연극상 등 연극계 권위 있는 상들을 거머쥘 만큼 내공 있는 배우다. 영화·TV드라마로 활동영역을 확장한 시기는 2000년대 들어서면서다. <도둑들>, <부산행>, <신과함께: 죄와 벌> 등 1000만 관객 동원작을 비롯한 수많은 영화와 <비밀의 숲>, <마인>, <원더우먼> 등 히트 드라마에 조연으로 출연하며 대중에 얼굴을 각인시켰다. 2018년 <신과함께>로 ‘더 서울 어워즈’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데 이어 2020년에는 첫 영화 주연작 <69세>로 ‘올해의 여성영화인상’을 받았다. 올 한해에만 해도 그는 <링크: 먹고 사랑하라, 죽이게>(tvN), <인사이더>(JTBC), <마녀는 살아있다>(TV조선)에 이어 8월 1일 첫 방송되는 MBC 4부작 <멧돼지 사냥>에 출연한다. -영화와 드라마, 연극을 넘나들며 쉼 없이 많은 작품을 소화하고 있어요. 힘들진 않습니까. “재미있어요. 그게 제 삶이니까요.” -동시에 여러 작품 섭외가 들어왔을 때 선택 기준은 뭔가요. “간단해요. 하기 싫은 작품은 안 한다예요. 다행히 그 범위가 좁아요. 동조하고 싶지 않은 생각이 담긴 작품은 거부해요.” -무대연기와 영상연기는 많은 차이가 있지요. 그래서 베테랑 연극배우가 드라마나 영화 촬영현장에선 절절매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다르게 연기하는 게 익숙한가요. “연극은 연습을 두 달 이상 하면서 버릴 것이 많이 발견돼요. 칸딘스키(1866~1944·러시아 태생의 화가) 하면 저는 선을 그린 작가로만 알았어요. 창문을 통해 보이는 식탁, 그 위에 놓인 냅킨과 포크, 유리잔, 접시 등을 자세히 그려놓고 하나하나 지워가다가 결국 남겨진 게 선이니까요. 그런데 그걸 통해 우리는 사라진 것들에 대한 무한한 상상을 할 수 있음을 알게 됐어요. 연극도 마찬가지예요. 아주 구체적인 디테일까지 연습한 결과로 공연이 가까워질수록 버리는 게 많아져요. 관객이 상상하도록 하는 거죠. 반면 영화와 드라마는 많은 이가 공감할 수 있는 사실적 연기를 해요.” -연기의 정수는 연극이라는 이야기로 들리네요. 그럼에도 영화와 드라마 출연이 잦은 이유는 뭔가요. “사람들의 일상을 배워요. 연극처럼 우리 삶의 중요하고 심오한 주제를 다루지는 않지만 우리네 생활을 그대로 표현하니까요.” -배우 삶에 대한 만족도가 큰 것 같습니다. 예수정씨는 연극과 영화, TV드라마를 넘나들며 많은 작품을 소화하고 있다. 사진은 예수정씨의 출연작들. 왼쪽부터 tnN 과 MBC ,영화 과 , 연극 / 각 제작사 제공 “삶이란 무엇일까 하는 질문에 대한 아주 구체적인 학습을 하는 게 무척 재미있어요. 고맙죠. 나, 예수정 개인의 삶의 폭은 좁으나 배역을 맡아 몰입하면서 만나게 되는 무수한 인물이 있잖아요. 배우는 그 인물들의 삶과 시각을 연기를 통해 접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 자체가 광활한 삶의 학원이에요. 굉장히 흥미롭죠.” -중견배우 김학철씨가 얼마전 자신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를 통해 ‘연예계는 승자 독식’이라며 냉혹한 연예계 현실을 비판했어요. ‘이 생활을 40여년 하다 보니 다음 생엔 절대 하고 싶지 않다’고도 했고요. “배우는 선택받아야 하는 수동적 직업이죠. 하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어떤 분들은 수천, 수억의 돈을 쓰며 명품을 사는 사람들을 비난해요. 그럴 때 저는 오히려 그분들이 고맙다고 말해요. 그런 사람들이 돈을 써주니까 백화점이 건재하고 나 같은 사람이 지하 식품코너에서 질 좋은 과일을 사먹을 수 있는 거라고요. 출연료를 많이 받는 스타 배우는 그에 따른 책임이 굉장히 커요. 시청률도 책임져야 하잖아요. 제 몫을 못 하면 스러지는 거고요.” -결국 선택받고 안 받고는 배우 역량의 문제라고 보나요. “역량의 문제만은 아니에요. 때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아직 스스로 만날 준비가 안 됐거나, 사회의 질감에 부합하지 않아 선택을 못 받는 후배들이 많아요. 소비자가 원하는 기호에 맞는 배우가 스타가 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기호는 시기에 따라 변화해요.” 예씨의 어머니는 <전원일기>에서 김 회장(최불암) 어머니로 유명한 연극배우 출신 배우인 고(故) 정애란씨(1927~2005)다. 언니는 탤런트 김수옥, 형부는 1970~1980년대 안방극장 최고의 스타였던 한진희씨다. 밑으로는 남동생 하나가 있다. 예씨는 “극장 분장실에서 어머니 젖을 먹고 컸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만 네 살 때부터는 이모와 함께 객석에 나란히 앉아 어머니 공연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고 회상했다. -만 네 살이면 아주 어린 나이인데, 극장이나 어머니가 출연한 공연에 대한 기억이 남아 있습니까. “분위기만 기억나요. 명동의 시공관(현 명동예술극장)이었어요. 사위는 캄캄하고 진공상태 같은 정적이 흐르다 땡- 하는 소리가 들리고 이어서 비치는 환한 빛…. 그때의 기억이 아직도 뇌리에 남아 있는 것을 보면 무의식중에 제 삶에 큰 영향을 끼친 것 같아요.” -어릴 때 어떤 소녀였나요. “유년기부터 초등학교 들어가서까지 몸이 많이 약했어요. 팔에 링거를 꽂은 채 병원에 누워 창밖으로 무심히 하늘만 본 날이 많았어요. 학교 결석도 잦았고요. 그때 늘 주위를 감싸던 수액 냄새가 싫어 지금도 저는 비타민을 안 먹어요. 눈에 안 띄는 아이기도 했어요. 말썽을 일으키면 배우 딸이니 저렇다는 소리를 들을까봐 스스로 조심했던 거예요.” -청소년기에 농구선수를 꿈꿨다던데, 이후 건강해졌나봐요. “중2 때 몇 번이나 체육선생님을 찾아가 농구부에 넣어달라고 졸랐지만 번번이 거절당했어요. 제 키가 작다고요. 오기가 생겨 중3 때부터 수영장을 열심히 다니고 잘 먹었어요. 그랬더니 살도 찌고 키도 큰 것 같아요(그의 현재 신장은 165㎝다).” -숭의여중·고 출신이지요. 여고시절에 대한 특별한 기억이 있습니까. “말수는 늘 적었어요. 하지만 학생회 부회장을 맡았을 만큼 행동력은 있었죠. 윤형주, 송창식씨 등을 초청해 강당에서 공연을 벌이기도 했어요. 또 릴케(1875~1926)의 시를 너무 좋아했어요. 섬세하면서 깊고, 생각은 몹시 날카로우면서 합리적이고, 또 엄청 낭만적이니까요. 그래서 대학에 진학하면서 독어독문학과를 선택한 거예요. 릴케가 독일 시인이니까.” 그는 1973년 고려대 독어독문학과에 입학했다. -원래 이름은 김수정이었다죠. “고3 때 예비고사 접수를 해야 하는 것을 접수 마감날 아침에서야 기억했어요. 문제는 첨부해야 하는 호적초본이었어요. 인터넷이 없던 시절, 제 호적초본을 떼려면 아버지 고향인 경북 안동까지 다녀와야 했는데 시간상 불가능했어요. 엄마가 동사무소 직원에게 급히 도움을 요청했더니 엄마 호적으로 저를 빨리 입적시키라고 방법을 알려줬어요. 그렇게 성을 바꾸고 이후 처리는 담임선생님께서 해주셔서 무사히 접수하고 시험을 치를 수 있었어요.” -배우가 되겠다는 생각은 언제 처음 한 건가요. “대학교 1학년 때예요. 극장에서 영화 <대부>를 봤는데 말론 브랜도의 연기에 충격을 받을 만큼 강렬한 감흥을 느꼈어요. 나, 저 사람처럼 한 번 해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당시 극장 위에 있던 독일문화원에 곧장 달려가 ‘나, 이것 좀 해보면 안 돼요?’ 했어요. 이후 연기를 시작하면서 베르톨트 브레히트(1898~1956·독일의 극작가이자 연출가)를 만났어요. 브레히트의 ‘극장은 시민을 계몽하는 공간이다’라는 말이 가슴을 달궜어요.” 당시는 엄혹한 박정희 군부독재 시절이었다. 그는 압제에 맞서 거리로 나가 돌을 던지는 대신, 연극을 통해 사회 변혁에 참여하겠다고 결심했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나요. “젊은 날에는 그렇게 ‘사회 계몽에 참여하는 것이 내 인생이다’라고 푯대를 꽂았었죠. 하지만 지금은 ‘수정아, 네 눈앞의 머리카락을 잘 줍는 것이 시작이야, 너의 삶을 잘 마무리하는 자체가 원래의 목적에 반 발짝이나마 나가는 거야’라고 스스로 다독여요. 당초 내 주제에 다다를 수 없는 높은 소망을 가진 것인지, 아니면 신발을 아직 신지 않은 것인지, 생각해요.” -1979년 한태숙 연출가의 연극 <고독이란 이름의 여인>으로 데뷔했는데, 어머니는 딸이 배우의 길을 걷는 것을 반대했던 것으로 알아요. 언제 허락을 구했습니까. “전 말씀드린 적 없어요. <고독이란 이름의 여인>을 보신 유덕형 선생님(연출가·전 서울예대 이사장)이 당신 작품인 <봄이 오면 산에 들에>에 저를 스카우트하셨어요. 그런 어느 날 연습에 참여한 제가 엄마 허락을 안 받고 연극을 한다는 것을 유 선생님이 눈치채셨어요. ‘그러면 안 된다’고 하면서 당신이 직접 우리 집에 찾아가 엄마께 말씀해주셨어요.” -어머니 반응은 어땠나요. “유 선생님이 웃으면서 대화 내용을 전해주셨는데, 그때는 엄마 때문에 창피해 죽는 줄 알았어요(웃음). ‘개런티는 제대로 주면서 하시게’라고 말씀하셨다는 거예요.” -어머니는 딸이 배우가 되는 것을 왜 반대했던 건가요. “당신이 걸어온 길이기에,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아니까요. 엄마는 강단이 대단한 분이셨어요. 제게 ‘대학교 졸업한 후에는 집에서 먹고 자는 것 외에는 없다’고 하셨고, 실제로 그러셨어요. 그래서 학교 졸업 후 독일어 가정교사, 순복음교회 교지 편집장 등 각종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벌어가면서 연극을 했어요. 가족이기주의와는 거리가 먼 엄마의 그런 태도가 제게는 두고두고 좋은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해요.” 예수정씨는 이야기할 때 표정이 풍부하고 손동작이 크다. 그러한 표정의 8할은 그의 눈빛이 발산한다. 희로애락이 교차하며 담긴다. 굉장히 몰입해 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찰나적 순간을 카메라가 포착했다. / 우철훈 선임기자 -대선배인 어머니께 연기에 대해 조언을 들은 것은 없습니까. “없어요. 다만 생활 속에서 보여주신 철학이, 당신의 삶과 연기에 책임지는 태도가 나의 무의식에 들어왔을 거라고 생각해요. 엄마는 제가 하는 연극을 딱 한 번 보러 오셨어요. 그것도 저 때문이 아니라 손숙 선생님 보러 오신 거였어요(웃음).” 그는 연극 <봄이 오면 산에 들에>를 마치고 1980년 결혼했다. 1982년 딸(연출가 김예나)을 낳고 1984년 남편과 함께 독일 뮌헨대로 유학을 떠났다. 1986년 아들이 태어났다. 독일에 8년간 머무는 동안 남편은 연극이론 박사학위를 받았고, 예씨는 연극학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1991년 귀국했다. -독일 생활을 통해 뭘 얻었습니까. “제일 크게 얻은 것은 예수정 머리에 균열이 생긴 거예요. 많은 의문부호가 있었지만 이전까지는 (자신의 머리를 위에서 양손으로 누르며) 여기를 철통같이 막아버리고 사회와 발맞춰 질서와 예절을 가장 중시하면서 사는 삶이었어요. 그런데 독일로 건너가 공부하고 독일인 속에서 살면서 비로소 제 의식과 시야가 열리고 발전하고 넓어지는 경험을 했어요. 그런 나를 발견한 것이 최고의 수확이었어요. 또 우리 두 아이와 함께 만든 소중한 추억들도 너무 좋았고요.” 사진/우철훈 선임기자 -남편 뒷바라지와 육아로 정작 본인은 논문을 못 썼다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역시 한국 가부장 문화의 영향인가요. “말도 안 돼요. 뒷바라지 안 했어요. 그분은 남편으로서 민주적이고 훌륭한 사람이었어요. 우리는 각자 잘 살았어요. 한국에 들어와서도 제가 박사학위를 못 딴 것을 안타까워해 아이들을 자신이 케어할 테니 돌아가 공부를 마치라고 권한 사람이에요. 그냥 저는 아이들과 새로운 환경 속에서 삶을 배우며 사는 게 학과 공부하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었을 뿐이에요.” 두 사람은 20년 전쯤 이혼했다. 예씨는 “지금쯤 헤어지면 굉장히 잘 살았다고 서로의 인생에 남겠다는 생각이 당시 들었다”고 말했다. 다시 연극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다. -중간에 유학기간이 있었습니다만 40년 넘게 연기를 해온 배우여도 아직도 자신의 연기에 대해 부족함을 느끼나요. “느끼죠. 나의 연기의 부족은 많은 부분이 이 내 몸에 부여된 어떤 것들이 충분히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면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느냐, 물으면 충분히 노력하지 않는 것 같아요. 나를 완전히 열어놓고 어떤 의문점에 대해 타인과 대화하고 교감하는 시간 속에서 배우로서 얻는 게 많다고 봐요. 또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나 미술에 충분히 심취하는 시간도 자주 가지려 해요.” -특별히 좋아하는 음악가가 있습니까. “말러와 바흐예요. 좋은 미술전시회에 가서도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어요. 그때가 본연의 내가 열리는 순간이라고 생각해요.” “신의 존재를 믿는다”는 그는 생각이 많은 예술가로 보였다. “물비린내에 민감해 생선을 안 먹는 것은 물론이고 욕실과 주방에도 물기 하나 보이지 않게 한다”는 그는 “집의 창문은 늘 활짝 열어놓고 산다”고 했다. “먼지와 함께 사는 것은 괜찮다”고 했다. 예술가의 예민함과 자유주의적 태도를 동시에 지닌 그에게서 젊은 날 가슴속에 타올랐을 뜨거운 불덩이와는 다른, 연기와 삶을 대하는 성숙한 결기가 느껴졌다.
박주연의 메타뷰
[문화프리뷰]윤석화의 뜨거웠던 연기인생 50년(2021. 11. 05 14:48)
2021. 11. 05 14:48 문화/과학
198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에 이르기까지 윤석화라는 이름 석 자는 한 배우의 이름을 넘어 한 시대의 연극과 무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이었다. 1983년 윤석화가 직접 번역하고 주역을 맡은 연극 <신의 아그네스>는 연장에 연장을 거듭하며 10만 관객의 신화를 만들었고, 1992년 출연한 모노드라마 <딸에게 보내는 편지>는 소극장 산울림 주변이 온통 표를 구하려는 사람들로 마비됐다는 전설을 낳았다. 이후에도 <덕혜옹주>, <나, 김수임>, <마스터 클래스> 등 연극계 화제작을 연달아 선보이며 윤석화는 명실공히 한국 연극을 대표하는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무대보다 TV나 스크린에서 더 자주 만날 수 있는 얼굴이 됐고, 때로는 연출가나 제작자로 무대 뒤에서 더 많은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1975년 연극 <꿀맛>으로 데뷔한 이래 반세기에 가까운 시간 동안 윤석화가 가장 사랑하고 가장 오랫동안 지켜왔던 곳은 연극 무대였다. 연극 / 산울림 소극장 얼마 전 막을 올린 <윤석화 아카이브 자화상>은 연기 인생 50주년을 앞둔 배우 윤석화가 자신의 무대와 인생을 되돌아보기 위해 마련한 ‘윤석화 아카이브’ 시리즈의 첫 번째 공연이다. 제목 그대로 무대를 캔버스 삼아 그려내는 한 배우의 자화상을 콘셉트로 하고 있다. 총 3부작으로 기획된 이 시리즈의 첫 무대는 윤석화에게 친정 혹은 고향과도 같은 소극장 산울림에서 시작됐다. 50년간 수많은 무대 위에서 울고 웃었지만, 그중에서도 서울 서교동 한구석에 자리 잡은 소극장 산울림은 윤석화에게 남다른 인연과 소중한 추억을 남긴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인생의 대표작을 이곳에서 선보였고, 평생의 스승이자 연극 동지인 연출가 임영웅을 여기서 만났으며, 그가 만들어낸 수많은 전설이 바로 이 무대에서 시작됐으니 말이다. 이번 공연에서 윤석화는 산울림 소극장에서 공연된 자신의 대표작 중 남다른 의미를 지닌 연극 3편을 골랐다. 그가 처음으로 산울림 무대와 인연을 맺게 된 <하나를 위한 이중주>, 임영웅 연출과의 첫 작품인 <목소리> 그리고 장기 공연의 신화를 이끌어낸 <딸에게 보내는 편지>다. 원래 모노드라마 형식인 <목소리>와 <딸에게 보내는 편지>뿐만 아니라 이인극인 <하나를 위한 이중주>마저 김상중의 목소리 녹음에 맞춰 오롯이 혼자 힘으로 무대 위 공간과 시간을 감당해낸다. 사실 공연 전체를 홀로 이끌어야 하는 일인극은 배우에게는 상당히 까다로운 도전인데, 한편으론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배우 윤석화의 강한 에너지와 무대 카리스마가 매우 선명하게 드러나기도 한다. 공연 내내 혼자 울고 웃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이는가 하면 거침없는 에너지로 노래를 부르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누구보다 뜨겁게 산 한 배우의 50년 세월이 무대 위에 겹겹의 기억으로 펼쳐지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어느 극장보다 무대와 객석의 거리가 가까운 소극장 산울림이다 보니 관객 역시 그 뜨거웠던 세월의 한복판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마저 든다. 세 작품은 모두 19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에 소개된 공연들로, 소극장 산울림과 배우 윤석화의 청년시절을 담아낸 작품들이다. 공연과 함께 극장 2층 아틀리에에서는 소극장 산울림의 52년 역사를 담은 아카이빙 전시도 함께 열리고 있어 그 시절을 함께한 관객들에게 빛바랜 흑백 사진처럼 아련한 추억을 선사해준다. 11월 21일까지, 소극장 산울림.
문화프리뷰
연기? 민주 경선 ‘그들만의 싸움’(2021. 06. 18 15:21)
2021. 06. 18 15:21 정치
ㆍ흥행론과 원칙론 사이, 반복되는 경선연기 갈등에 우려의 시선 “가짜 약 장수들이 기기묘묘한 묘기를 부리거나 평소 잘 못 보던 희귀한 동물들을 데려다가 가짜 약을 팔던 시대가 있었다. 이제는 그런 식으로 약을 팔 수 없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선연기론을 ‘가짜 약 팔이’에 빗대 한 말이다. 이 지사의 발언 이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들 간 경선연기 물밑 신경전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광재·김두관 의원, 최문순 강원도지사 등 ‘친문’계는 경선연기를 요구하는 반면 이재명 지사 측은 원칙론을 내세워 맞서고 있다. 민주당 초선의원들도 찬반 여론이 팽팽히 갈린다. 경선연기를 고리로 정면충돌할 조짐마저 보인다. 당 안팎에서는 대선 레이스를 앞두고 벌이는 ‘그들만의 싸움’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5월 27일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의원 대선 출마 기자회견장에서 이낙연 전 대표(오른쪽)와 정세균 전 총리가 박수를 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경선연기 두고 정면충돌 경선연기론자들은 왜 경선을 미뤄야 한다고 말하나. 표면적인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경선 흥행과 코로나19다. 최근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광재 의원은 “‘이기는 선거’를 하려면 경선 흥행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경선연기가 불가피하다”고 밝힌 바 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도 ‘흥행’을 강조한다. 최 지사는 지난 6월 7일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 당대표 선거 때 코로나19로 인원이 제한되다 보니 너무 재미가 없었다”며 “대선 경선은 7~8월 휴가철에 진행되기 때문에 더 재미가 없을 것이다. 연기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낙연 전 대표 지지모임 신복지포럼 소속 이병훈 의원도 SNS에 “이대로는 내년 대선결과도 비관적”이라며 “경선일정을 미루고 방식도 변경해야 한다”고 경선연기론에 힘을 실었다. 반면 경선연기 반대 측은 경선연기론이 오히려 대선 승리를 위태롭게 만든다고 본다. 이재명계 조직 ‘민주평화광장’ 공동대표인 조정식 민주당 의원은 6월 15일 페이스북에 “경선연기론은 근본적으로는 이해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민심과 동떨어진 우리 내부의 소모적 논쟁”이라고 밝혔다. 조 의원은 최근 흥행에 성공한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사례를 들어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는 코로나19 집단면역이 이루어진 상태에서 치른 선거인지 되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경선연기의 목적이 다른 후보의 지지율을 높여 이 지사의 독주를 막기 위한 시간 주기에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원칙론’을 내세워 경선연기론을 압박한다. 민주당 당헌은 ‘대통령선거일 전 180일까지’ 대선후보를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9월 초까지 대선후보를 선출하려면 6월부터는 경선 일정을 시작해야 한다. 원칙대로 경선을 치르자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지난 재보궐선거의 패배도 ‘원칙을 어기고 후보를 냈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이재명계인 정성호 의원은 6월 15일 SNS에 “집권당이 가장 기본적인 원칙조차 지키지 않고 정파적·정략적 논란만 하는 것은 자멸의 길”이라고 썼다. 앞서 경선연기를 주장하는 정세균 전 총리는 “경선에 관한 규정은 절대불변의 것이 아니다”라며 “필요하면 고칠 수 있도록 당헌당규에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경선연기를 둘러싼 갈등은 민주당 대선 플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하헌기 새로운소통연구소장은 “경선 일정은 방송국으로 치면 편성표를 짜는 것”이라며 “황금시간대에 편성하자는 건데 정작 국민은 편성 시간대에 관심이 없다. 콘텐츠가 좋으면 시청자들은 다시보기로 본다. 지금 싸움은 눈앞 실리를 위한 내부 분열로 국민에게도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 의원들이 당의 쇄신 방향을 놓고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민주 경선 흥행 ‘빨간불’ 민주당이 경선연기론에 매몰돼 있는 사이 국민의힘의 대선시계는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8월에 대선 버스를 출발시키겠다’고 공언한 데 이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말 7초’ 대선 출마 선언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 전 총장은 대선 출마 선언과 함께 국민의힘에 합류할 것으로 점쳐진다. 최재형 감사원장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 외부 인사 영입 가능성도 있어 경선 흥행 요건을 갖췄다는 평가다. 여기에 홍준표 의원의 복당,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합당 논의가 진행되면 경선 레이스는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국민의힘은 내부 인사뿐 아니라 무게감 있는 장외 인물들이 등판할 수 있다. 경선 흥행카드를 여러 개 쥔 셈”이라며 “민주당이 만약 경선연기를 택한다면 미룬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방법론을 제시하고 팬시한 정책을 내놓고 바람몰이를 할 필요가 있다. 준비 없는 경선연기는 재보궐선거를 재탕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 내에서도 경선연기 갈등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6월 16일 페이스북에 “때늦은 경선연기 이야기는 국민이 보기에는 그저 후보자들 사이의 유불리 논쟁에 불과하다”며 “경선연기에 매달릴 때가 아니라 경선 흥행에 신경써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초선의원들도 경선 방식 논의에 집중하자는 입장이다. 민주당 초선의원 모임 ‘더민초’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고영인 의원은 지난 6월 15일 언론 브리핑에서 “경선 흥행이 중요하다”며 “경선 방식부터 먼저 제대로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초선의원들이 제시한 경선 흥행 아이디어는 슈스케(슈퍼스타K) 방식의 오디션 경선이다. 대선경선기획단에 예능 PD 등 외부 인사를 포함시키자는 제안도 나왔다. 하지만 오디션 경선 ‘방식’ 곧 흥행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2019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은 조직위원장을 선발하기 위한 선발 공개 오디션을 벌였다. 15개 지역구, 36명이 슈스케 방식의 오디션에 참여했다. 당시 오디션은 유튜브와 당 홈페이지·페이스북을 통해 생중계됐는데 흥행몰이에는 실패했다. 실시간 시청자는 1000명 안팎에 머물렀다. 당 공식 유튜브 구독자 4만2000명(2019년 1월 기준), 2%도 오디션을 시청하지 않았다. 하헌기 소장은 “예능적인 요소나 오디션은 내용을 담는 외피에 불과하다”며 “의제와 방향을 잡고 형식을 이야기해야 한다. 형식부터 이야기하면 그 형식으로 인한 ‘효과’ 논쟁밖에 못 한다”라고 말했다.

레이디경향(총 190 건 검색)

‘○○ 연기’ 마시면…흡연과 같다
2023. 11. 14 07:20 건강
산불로 인한 미세먼지 연기는 담배만큼 유독하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겨울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산불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산불로 인한 미세먼지가 담배만큼 유독하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9일에도 설악산 국립공원 일대에 산불이 발생해 산림 약 0.2㏊(2천㎡)를 태우고 2시간 20여 분 만에 꺼졌다. 산림 당국은 “최근 날씨가 건조해 산불 발생 가능성이 높다”며 “산행 시 지정된 등산로를 이용하고, 화기 소지를 금지해달라”고 당부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기후 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산불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 우즈 환경 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15~20년 전만 해도 미세먼지(PM2.5) 오염의 최대 10%만이 산불 연기로 인한 것이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전국 수준 25%로 상승했으며 서부 지역의 경우 화재가 많은 해는 50%에 도달했다.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수록 공기질 지수(AQI)가 더 악화된다. 스탠퍼드 대학의 소아 식품 알레르기, 면역학 및 천식학 카리 나디우 교수는 산불로 인해 20 AQI인 날 야외 활동을 하는 것은 한 개비의 담배를 피운 것과 같고, 150 AQI에서 활동한 경우 담배 7개비를 피운 것과 같다고 전했다. 지난 6월 발생한 캐나다 대형 산불로 인해 당시 뉴욕시의 AQI는 484까지 치솟아 수십 명이 입원하기에 이르렀다. 전문가들은 실내에 머물더라도 안심할 수 없다고 말한다. 오염된 공기는 실내로 침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산불 연기에 5일 이상 노출되면 뇌졸중은 물론 폐, 혈액, 심장 등에 손상이 올 수 있으며 어린이, 65세 이상 노인, 임산부 등이 특히 위험하다. 산불이나 각종 연기가 외부에서 발생하는 상황에는 가능한 실내에서 머물고 집에서는 헤파 필터가 장착된 공기 청정기를 가동시킨다. 부득이 외출할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고 활동을 제한해야 한다. 더 큰 그림을 그리자면, 일회용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고 자동차보다는 대중교통, 자전거를 이용해 메탄가스 연소를 제한하는 것이 지구의 과열을 늦출 수 있는 방법이다. 이는 잦은 산불을 줄이는 노력의 일환이 된다.
‘이화여대 화재’ 토니안 콘서트 잠정 연기
2023. 04. 12 10:43 화제|문화/생활
오는 5월 19일과 20일 개최 예정이던 토니안의 콘서트가 공연장 화재로 잠정연기됐다. 토니안의 콘서트가 잠정연기됐다. 오늘 12일 공연 기획사 ‘대박기획’은 2023 토니안 콘서트 ‘MY MY’ 연기 소식을 알렸다. 콘서트는 오는 5월 19일과 20일 저녁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다. 공연 기획사 측은 “3월 말 이화여자대학교 ECC 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공연장 측과 함께 가능한 모든 방법을 검토해 보았으나 최종적으로 2023 토니안 콘서트 ‘MY MY’ 서울 공연의 정상적인 진행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달받았다”고 연기 이유를 밝혔다. 지난달 31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의 한 건물에서 불이나 5명이 대피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신고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이 화재를 진압했고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니안 측 콘서트 잠정 연기 입장문. 이에 연기를 결정한 공연 기획사는 “빠른 시일 내에 서울 공연에 대한 추후 일정을 안내해 드릴 예정이다”라며 “기존 예매하신 티켓은 예매처를 통해 일괄 취소될 예정이다. 공연을 기다려주신 많은 분들께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게 되어 죄송하며 관객 여러분의 넓은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은 6년 만에 이뤄진 토니안의 단독 콘서트로 팬들의 많은 관심을 모았다.
‘더 글로리’ 정성일 연극 파격 행보…동성애 연기 도전한다
2023. 01. 10 14:29 문화/생활
<더 글로리> 하도영 역을 맡아 화제를 모으고 있는 정성일이 연극 <뷰티풀 선데이>의 출연을 확정했다. 키이스트 제공 배우 정성일이 연극 <뷰티풀 선데이>에 출연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에서 임지연(박연진 역)의 남편이자 송혜교(문동은 역)의 덫에 걸리는 하도영 역을 맡아 화제를 모으고 있는 정성일이 연극 <뷰티풀 선데이>의 오정진 역으로 출연을 확정, 눈길을 끄는 행보를 이어간다. 과거 영화로도 제작된 <워터 보이즈>의 일본 극작가 나카타니 마유미의 작품 연극 <뷰티풀 선데이>는 세 명의 청춘 정진, 희수, 은우가 만나 평범한 일요일 하루 동안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작품이다. 정성일은 동성애자 화가 ‘정진’ 역을 맡았다. 8년 만에 새로운 제작진과 배우들로 돌아와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배우 정성일이 연극 <뷰티풀 선데이>로 동성애 연기에 도전한다. 정성일은 “<뷰티풀 선데이>는 하나씩의 상처를 안고 사는 이들이 만나 오해와 혼란을 넘어서 다양한 형태의 사랑의 본질을 유쾌하고 즐겁게 풀어나가는 웃음과 감동이 있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그가 연극 <뷰티풀 선데이>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요즘 같은 시기에 사람들에게 웃음과 따뜻함을 전해드리고 싶어 참여하게 되었다. 절친한 동료들과 스태프들이 뭉친 만큼 더욱 좋은 공연이 될 거라 생각한다. 저 이외에도 좋은 배우들이 함께 하니 캐릭터 각각의 색깔들을 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고 훈훈한 소감을 전했다. 정성일은 “추운 날씨에 오셔서 따뜻한 마음으로 나가시길 바란다. 전 극장에서 기다리겠다”라며 ‘나이스’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정성일은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배드 앤 크레이지>, <산후조리원>, <비밀의 숲2> 등 출연했다. 연극 <뷰티풀 선데이>는 오는 2023년 1월 20일부터 4월 2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공연된다.
73세 시거니 위버가 14세 ‘키리’를 연기하는 법
2022. 12. 28 14:18 화제
영화 <아바타: 물의 길>에서 배우 시고니 위버는 14세 나비족 키리를 연기했다. 배우 시거니 위버(73)의 연기에는 한계가 없었다. 그가 14세 캐릭터 연기에 필요한 것은 오직 열정뿐이었다. 시거니 위버는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2009년 SF영화 <아바타>의 속편 <아바타: 물의 길>에서 14세 나비족 ‘키리’를 연기하기 위해 청소년 행동을 관찰했다고 밝혔다. 키리는 시거니 위버가 맡은 ‘그레이스 오거스틴 박사’의 딸로 그레이스가 죽음을 맞이한 후 키리는 제이크 설리와 네이티리에 입양되었다는 설정이다. <아바타: 물의 길>에서 시거니 위버가 그 키리 역을 맡았다. 위버는 복수의 미국 매체를 통해 10대 연기를 준비하기 위해 뉴욕 라과디아(LaGuardia) 공연예술고등학교의 수업에 참석해 다양한 청소년의 행동을 관찰했다고 밝혔다. 그는 “수업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교실 한쪽에 앉아 어린아이 같은 목소리에서 어른의 목소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목소리를 듣고 ‘키리’ 캐릭터를 설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속편의 각본을 쓰기도 전인 2010년 새로운 캐릭터 ‘키리’ 캐스팅을 시거니 위버에게 제안했다. 감독은 위버가 출연한 1986년작 <에이리언2>을 연출하기도 했다. 위버는 “감독님이 ‘당신이 14세를 연기하기엔 성숙하지만, 진정한 배우임을 잘 알기에 이 역을 맡을 수 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고 말씀해주신 덕분에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아바타2> 출연진과 함께 수중 모션 캡처 신을 촬영하기 위해 숨을 참는 훈련을 받았다. 또한 10대 나비족 연기자들과 함께 나뭇가지에 매달리거나 산속을 자유롭게 누비는 파쿠르(parcour) 장면도 소화해냈다. 1977년 영화 <애니 홀>로 데뷔한 시거니 위버는 “그들(10대 배우)이 하는 모든 것을 하기로 결심했다. 나를 아무도 나이 든 배우라고 말할 수 없도록 말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지금의 할리우드는 자신의 연령대를 연기해야만 했던 오랜 관습에서 벗어났다. 나처럼 나이 많은 배우들도 지금의 할리우드가 전하는 메시지를 수용하길 바란다”라고 동료 배우들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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