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3 건 검색)
- 44년차 배우 예수정 “나에게 '연기'는 광활한 삶의 학원이에요”[플랫]
- 2022. 08. 09 10:10 문화
- ... 우리 삶의 중요하고 심오한 주제를 다루지는 않지만 우리네 생활을 그대로 표현하니까요.” 예수정씨는 이야기할 때 표정이 풍부하고 손동작이 크다. 그러한 표정의 8할은 그의 눈빛이 발산한다....
- 플랫예수정인터뷰배우연극배우
- [박주연의 메타뷰(VIEW) (18)] 예수정 “나에게 ‘연기’란 광활한 삶의 학원이죠”
- 2022. 07. 31 08:45 문화
- ... “삶이란 무엇일까 하는 질문에 대한 아주 구체적인 학습을 하는 게 무척 재미있어요. 고맙죠. 나, 예수정 개인의 삶의 폭은 좁으나 배역을 맡아 몰입하면서 만나게 되는 무수한 인물이 있잖아요. 배우는 그...
- 박주연의 메타뷰(VIEW)예수정배우 예수정하나코마인69세신과함께
- [올댓아트 연극] 헌신적인 현실 엄마 ‘예수정’, 시카고 갱스터 ‘정경순’…무대로 돌아온 관록의 배우들
- 2019. 09. 30 14:08 문화
- ... 그의 모습에서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재벌 회장 캐릭터가 탄생했습니다. 이전에 예수정은 사천만 영화배우로도 알려져 있었습니다. 영화
- 올댓아트 연극
스포츠경향(총 41 건 검색)
- 예수정, 안석환과 설렘 유발 키스에 미칠 듯한 고백까지? (실버벨이 울리면)
- 2024. 12. 20 13:12 연예|연예
- STUDIO X+U 황혼 청춘 로맨스 ‘실버벨이 울리면’의 4인4색 주인공들 송옥숙X박상원X예수정X안석환이 인생 황혼에 찾은 끝사랑을 선보이며 올 연말 잊고 있던 몽글몽글한 설렘을 피워내고 있다. 지난 18일에 공개가 된 STUDIO X+U의 휴먼 드라마 ‘실버벨이 울리면’(극본 홍윤정/감독 최병길)에서는 황혼에 찾아온 사랑으로 고민에 빠진 자매, 박금연(송옥숙 분)과 박수향(예수정 분)이 등장했다. 한복 명장 박금연은 홀로 떠난 여행에서 ‘밥 친구’를 찾다가 용기를 내 ‘데이팅앱’에 들어가 봤다. 그곳에서 금연은 지적인 풍모에 탄탄한 체격을 가진 근사한 남자 성낙원(박상원 분)을 만났다. 두 사람은 ‘젊은 애들’처럼 데이팅앱으로 만났으니 나이나 체면을 생각하지 않고 자유를 누리기로 결심했다. 온갖 유치한 행동 속에, 둘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쌓였던 홧병까지 날려버리는 해방감을 맛봤다. 무르익은 분위기 속에 두 사람은 함께 하룻밤을 보내게 됐다. 일상으로 돌아온 금연은 낙원이 자꾸만 생각났지만, 하룻밤의 일탈로 여기며 잊으려 노력했다. 그러나 우연히 금연은 모임에서 ‘건축사’의 모습으로 나타난 낙원을 다시 만나게 됐다. 어렵게 다시 이야기를 나눈 두 사람은 그날 밤 느꼈던 설렘이 결코 분위기에 취해서가 아님을 확인하고,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며 가까워져간다. 하지만 사랑을 판타지로 남기고 싶은 낙원과 서로가 일상이 되고 싶은 금연은 충돌했다. 게다가 두 사람의 연애 사실이 ‘데이팅앱’이라는 자극적인 단어와 함께 유출돼, 사람들의 편견으로 뭇매를 맞게 됐다. 금연 스스로도 편견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으며 낙원에게 이별을 고했다. 짜릿했던 금연과 낙원의 열애가 하룻밤의 꿈으로 남겨질 것인지, 이들의 황혼 로맨스의 향방에 대한 기대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박수향은 초기 중증 인지기능 장애로 기억을 잃어가고 있는 남편 오석조(안석환 분) 때문에 일상에 변화를 겪고 있었다. 초등학교 선생님에서 시작해 교장 선생님 자리에 오르며 주변의 존경을 받던 석조는 초기 중증 인지기능 장애 증상으로 멍하니 무기력하게 시간을 보내는 게 일상이었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갑자기, 오후만 되면 석조는 스스로를 28살의 초등학교 선생님이라 생각했고, 수업 교구들을 만들며 활기를 되찾았다. 이럴 때 석조는 평생 함께해온 아내 수향을 ‘하숙집 아주머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수향과 마주할 때면 “아주머니를 보면 누가 떠오르는데 생각은 안 나요. 아주머니랑 같이 있으면 그냥 좋아요. 이렇게 같이 오래 살고 싶어요”라며 애틋한 감정을 드러냈다. 또 석조는 과거 수향이 좋아했던 노란 튤립을 꽂아두고 ‘아픈 남편’의 모습이 아니라 한 ‘남자’로서 수향을 지키려는 든든한 모습을 보였다. 수향은 무뚝뚝하기만 했던 석조가 수향 그 자체를 미치도록 사랑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청춘의 그때 그 시절처럼 솔직한 석조에 수향 또한 마음속 깊은 곳 숨어있던 ‘소녀 감성’을 되찾는다. 그렇게 삶의 끝에서 다시 불타기 시작한 사랑과 함께 수향과 석조는 진한 입맞춤을 나누었다. 황혼 청춘 로맨스 ‘실버벨이 울리면’은 18일 수요일을 시작으로 LG유플러스의 영화 월정액 서비스 ‘유플레이’에서 하루 한 편씩 공개됐으며, U+tv와 U+모바일tv에서 시청이 가능하다. ‘실버벨이 울리면’ 대망의 마지막 회는 21일 토요일 공개된다.
- [공식] 손종학, 예수정·황정음과 한솥밥
- 2024. 11. 21 10:14 연예
- 손종학. 와이원엔터테인먼트 와이원엔터 전속계약 배우 손종학이 와이원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와이원엔터테인먼트는 21일(목) “손종학 배우와 전속계약을 맺게 되어 기쁘다. 연극 무대부터 드라마, 영화까지 멈춤 없는 연기 열정으로 늘 새로운 도전을 이어나가는 그의 연기 발자취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함께 소통하며,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손종학은 데뷔 이후 다양한 연극 무대에서 활약, 서울국제공연예술제 남자연기상, 서울연극제 연기대상 등을 수상하며 배우로서의 진가를 증명했다. 연극뿐 아니라 드라마, 영화에서도 활동을 이어가던 중 2014년 드라마 ‘미생’에서 가부장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악질 상사 ‘마 부장’으로 인생캐릭터를 만나 주먹을 불끈 쥐게 하는 밉상 캐릭터를 오랜 시간 쌓아온 연기 내공으로 완벽하게 소화해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하고 대중들에게 이름을 각인시켰다. 이후 드라마 <아름다운 나의 신부>, <아는 와이프>, <스토브리그>, <모범형사>, <악의 꽃>, <연모>, <금수저>, <커튼콜> 등과 영화 <내부자들>, <검사외전>, <강철비 2: 정상회담>, <늑대사냥>, <악마들>, <필사의 추격> 등에 출연. 어떤 캐릭터든 자신만의 색으로 표현해 차별화된 인물을 연기하며 대체 불가한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올해 초에는 데뷔 37년 만에 미국 할리우드에 진출한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액션 누아르 영화 ‘24-Hour Sonata’(24-아우어 소나타)에 캐스팅, 극 중 한국 조직의 보스이자 전 세계 범죄조직과 거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중요 인물로 등장할 예정이다. 한편, 다수의 연기파 배우들이 소속된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매니지먼트뿐만 아니라 드라마, 영화, OTT 제작을 아우르며 사업 영역을 전방위적으로 넓히고 있는 와이원엔터테인먼트는 류승범, 예수정, 황정음, 이범수, 이엘, 김선화, 이지훈, 이태리, 김송일 등이 소속되어 있다.
- 떴다 ‘갓순재’, 김용건X예수정X임채무X송옥숙의 완벽한 합까지 (개소리)
- 2024. 10. 28 20:36 연예|연예
- KBS 방송 캡처 ‘개소리’가 소름 돋는 사건과 감동적인 에피소드, 변화무쌍한 인물 관계성을 모두 담은 흥미진진한 스토리 속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KBS2 수목드라마 ‘개소리’(극본 변숙경/ 연출 김유진/ 제작 아이엠티브이)는 거제도를 지키는 이순재와 소피 ‘탐정 듀오’의 케미스트리, 매회 색다른 반전을 선보이는 사건들, 다채로운 캐릭터들의 서사 등 다채로운 장르의 드라마로 사랑받고 있다. 특히 개성 강한 인물들이 복잡한 관계로 얽히고설켜 있어, 이를 풀어가는 과정이 방영 내내 이목을 집중시켰다. 최종회까지 단 2회만을 남겨 둔 ‘개소리’가 몰입도를 극대화하기 위한 특별한 관전 포인트를 공개했다. 마지막까지 예측을 불허하는 이야기가 예고되면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고조시키고 있다. 먼저 ‘국민 배우’ 이순재, 재기 가능할까가 궁금하다. 전 국민의 사랑을 받던 원로 배우 이순재가 촬영장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려 거제도로 도피성 요양을 떠났고, 방송가 동료들까지 따라와 그와 함께 머물면서 ‘시니어벤져스’의 활약이 시작됐다. 절친한 동료 배우인 김용건은 이순재가 하차한 역할을 대신 맡게 되고, 작품과 광고 출연으로 승승장구하면서 활발히 활동하는 상황이다. 이순재가 ‘진상 배우’의 불명예를 벗을 수 있을지, 도망치듯 향했던 거제도에서 다시 도약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이기동-홍초원 부녀 관계의 향방과 출생의 비밀 드러나기 직전인 상황도 흥미롭다. 자신이 아버지임을 밝힐 수 없어 먼발치에서 친딸 홍초원(연우 분)을 지켜보기만 하는 이기동(박성웅 분)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내 왔다. 하지만 지난 10회에서 홍초원이 불의의 사고를 당해 과다 출혈로 응급 상황을 맞이했고, 이기동이 긴급 수혈을 해 줌으로써 아버지로서 딸을 지켜낼 수 있게 됐다. 이후 의식을 되찾은 홍초원이 이기동을 향해 “아빠”라고 부르는 장면은 안방극장에 놀라움을 안겼고, 비로소 출생의 비밀이 밝혀져 두 부녀가 서로를 가족으로 받아들이게 될지 앞으로의 전개가 궁금해진다. 거제도 최고 ‘명예 탐정’ 이순재와 소피, 그리고 ‘시니어벤져스’ 공조는 어디까지일지도 궁금하다. ‘개소리’를 알아듣는 이순재와 은퇴한 경찰견 소피가 힘을 합쳐 거제도에서 일어난 여러 사건을 성공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은 시청자들에게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하지만 개와 소통하는 이순재의 능력은 초현실적 현상이기에 주변인들에게 알릴 수 없어 수사에 난항을 겪는가 하면 소피가 억울한 일을 당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이순재의 동료인 ‘시니어벤져스’가 합세해 사건 해결에 결정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우연히 만나 빠르게 가까워진 이순재와 소피가 앞으로도 두터운 우정을 쌓아갈 수 있을지, 거제도를 무대로 펼쳐지는 이순재와 소피 그리고 ‘시니어벤져스’의 공조가 계속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가슴 따뜻한 에피소드와 예측을 불허하는 사건의 향연으로 안방극장에 강한 전율을 선사하고 있는 수목드라마 ‘개소리’는 수, 목요일 밤 9시 50분에 11회와 최종회가 방송된다.
- ‘개소리’ 말문 막힌 이순재·김용건, 참담한 표정의 예수정과 임채무 그리고 눈물 흘리는 송옥숙
- 2024. 10. 22 18:39 연예|연예
- 아이엠티브이 ‘개소리’ 시니어 5인방이 큰 상심에 잠긴다. 오는 23일과 24일 오후 9시 50분 방송되는 KBS2 수목드라마 ‘개소리’(극본 변숙경/ 연출 김유진/ 제작 아이엠티브이) 9, 10회에서는 날이 갈수록 발전하는 이순재와 소피의 공조 수사 능력, 그리고 사건 해결 과정에서 빛을 발하는 ‘시니어벤져스’의 다채로운 면면이 그려질 예정이다. 결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개소리’는 매주 새로운 사건과 충격적인 반전, 허를 찌르는 이순재와 소피 듀오의 사건 해결 방식을 보여줘 왔다. 미스터리한 사건 외에도 이순재와 김용건, 예수정, 임채무, 송옥숙을 비롯한 ‘꽃청춘’ 시니어들의 서사를 담은 에피소드가 함께 전개되며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22일 공개된 스틸에는 한자리에 모여 무언가를 바라보는 시니어 5인방의 모습이 담겨 시선을 모은다. 식탁에 둘러앉은 이들은 핸드폰으로 다함께 무언가를 시청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표정이 굳어지고 있다. 과연 산전수전 다 겪은 시니어들을 일제히 놀라게 한 사건의 정체가 무엇인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들은 불과 5분 전까지만 해도 화기애애한 식사 시간을 즐기다가 갑자기 날아든 소식에 충격을 받는다고. 아무리 심각한 상황에서도 늘 볼멘소리를 해 왔던 이순재와 김용건은 갑작스러운 비보에 말문이 턱 막혀 고개를 떨구고, 강인한 성격의 예수정과 항상 개구쟁이 같은 임채무 역시 참담한 표정으로 괴로워하고 있다. 특히 감정 표현에 솔직한 송옥숙은 눈물까지 흘리고 있어 심각한 분위기를 짐작케 한다. 시니어 5인방에게 깊은 슬픔을 안긴 소식이 과연 어떤 내용인지, 오랜 세월 동료로 가까이 지내며 희로애락을 함께한 이순재와 김용건, 예수정, 임채무, 송옥숙이 어떻게 서로를 보듬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제작진은 “사건 발생과 해결 과정이 ‘개소리’의 주된 관전 포인트지만, 인생에 찾아오는 기쁘고 슬픈 일들을 대하는 시니어들의 모습 또한 우리 드라마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와 맞닿아 있다. 마음만은 ‘꽃청춘’인 시니어 5인방이 지닌 삶의 자세를 통해 위로와 교훈을 얻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수목드라마 ‘개소리’는 23일 밤 9시 50분 9회가 안방극장에 배달된다.
주간경향(총 1 건 검색)
- [박주연의 메타뷰](18)44년차 베테랑 배우 예수정 “나에게 ‘연기’란 광활한 삶의 학원이죠”(2022. 07. 29 14:17)
- 2022. 07. 29 14:17 문화/과학
- 인터뷰할 때 배우 예수정씨(67)에게서 외견상 보이는 가장 큰 특징은 풍부한 표정이다. 그러한 표정의 8할은 그의 눈빛이 발산한다. 형형함에 희로애락이 교차하며 담긴다.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깊이 몰입해 있음을 느끼게 한다. 카메라로 그의 얼굴을 타이트하게 클로즈업하던 사진기자가 “눈에서 보여지는 다양한 감정표현에 감정이입돼 하마터면 눈물을 흘릴 뻔했다”고 고백했을 정도다. 화장기 하나 없는 민얼굴에 염색하지 않은 백발. 그는 “어느 순간부터 거울을 통해 내 얼굴을 보면 주름살과 흰머리가 편안하게 느껴져 평소 스킨과 에센스만 바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이듦이, 아직 오지 않은 내일의 시간 속에 무엇이 있을지 궁금하다”고도 했다. 오히려 그에게선 생동감이, 성찰적 삶을 살아온 이의 부드러움이 동시에 느껴졌다. 사진/우철훈 선임기자 1979년 한태숙 연출가의 연극 <고독이란 이름의 여인>으로 데뷔했으니, 44년차 베테랑. 무대연기에 잔뼈가 굵은 그는 2001년 이후 영화와 드라마까지 넘나들며 관객에 강렬한 인상을 각인시켰다. 예씨와의 인터뷰는 지난 7월 25일 서울 압구정동 ‘카페아트앤’에서 진행됐다. -최근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어요. 체력관리를 어떻게 하나요. “규칙적인 생활이 관리의 첫 번째라고 생각해요. 잘 먹고 잘 자는 게 중요하죠. 따로 하는 운동은 일주일에 3번 정도 30분씩 걷는 게 전부예요. 그 외에 경락받는 것을 좋아해요.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니까요.” -하루를 어떻게 시작하나요. “오전 4시 50분에 알람을 맞춰놓고 매일 해 뜨기 조금 전에 일어나요. 그 시간이 하루 중 가장 장엄하게 느껴지거든요. 저 먼 데서부터 해가 뜨려는 기운을 느껴요.” -그걸 몸으로 느낀다고요. “김수근 선생(1931~1986·건축가)이 1970년대에 지은 서울 종로구 신영동의 한 단독주택을 매입해 수리해 산 적이 있어요. 20년 전 이야기예요. 거실에서 보고 있자면, 해가 뜨기 직전에 오래된 나무들 사이로 스며드는 여명이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그걸 보려고 매일 이부자리를 거실에 깔고 잤어요. 당시의 강렬한 체험 때문에 그곳에서 이사 나오고 나서도 같은 시간이면 알람이 울리지 않아도 눈이 저절로 떠져요.” -이후엔 뭘 하나요. 또 그렇게 일찍 기상하면 잠자리에는 언제 듭니까. “해 뜨는 기운을 느낀 후에는 제가 직접 온갖 정성을 기울여 원두를 갈아 내린 커피를 마셔요. 커피를 좋아하거든요. 젊었을 때는 하루 10잔씩 마셨는데, 그래서 위를 많이 상했어요. 지금은 위장에 기름칠을 먼저 해주느라 삶은 달걀 하나 또는 아몬드를 곁들여 마셔요(웃음). 잠은 촬영이 있는 날을 제외하면 해가 지면 바로 자요. 해진 후에는 별로 할 일이 없어요.” 예씨의 뿌리는 연극이다. <과부들>, <밤으로의 긴 여로>, <나는 너다>, <벚꽃동산>, <하나코>, <화전가>, <신의 아그네스> 등 숱한 무대에 올랐다. 히서연극상, 김동훈연극상, 동아연극상 여자연기상, 서울연극제 연기상, 이해랑연극상 등 연극계 권위 있는 상들을 거머쥘 만큼 내공 있는 배우다. 영화·TV드라마로 활동영역을 확장한 시기는 2000년대 들어서면서다. <도둑들>, <부산행>, <신과함께: 죄와 벌> 등 1000만 관객 동원작을 비롯한 수많은 영화와 <비밀의 숲>, <마인>, <원더우먼> 등 히트 드라마에 조연으로 출연하며 대중에 얼굴을 각인시켰다. 2018년 <신과함께>로 ‘더 서울 어워즈’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데 이어 2020년에는 첫 영화 주연작 <69세>로 ‘올해의 여성영화인상’을 받았다. 올 한해에만 해도 그는 <링크: 먹고 사랑하라, 죽이게>(tvN), <인사이더>(JTBC), <마녀는 살아있다>(TV조선)에 이어 8월 1일 첫 방송되는 MBC 4부작 <멧돼지 사냥>에 출연한다. -영화와 드라마, 연극을 넘나들며 쉼 없이 많은 작품을 소화하고 있어요. 힘들진 않습니까. “재미있어요. 그게 제 삶이니까요.” -동시에 여러 작품 섭외가 들어왔을 때 선택 기준은 뭔가요. “간단해요. 하기 싫은 작품은 안 한다예요. 다행히 그 범위가 좁아요. 동조하고 싶지 않은 생각이 담긴 작품은 거부해요.” -무대연기와 영상연기는 많은 차이가 있지요. 그래서 베테랑 연극배우가 드라마나 영화 촬영현장에선 절절매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다르게 연기하는 게 익숙한가요. “연극은 연습을 두 달 이상 하면서 버릴 것이 많이 발견돼요. 칸딘스키(1866~1944·러시아 태생의 화가) 하면 저는 선을 그린 작가로만 알았어요. 창문을 통해 보이는 식탁, 그 위에 놓인 냅킨과 포크, 유리잔, 접시 등을 자세히 그려놓고 하나하나 지워가다가 결국 남겨진 게 선이니까요. 그런데 그걸 통해 우리는 사라진 것들에 대한 무한한 상상을 할 수 있음을 알게 됐어요. 연극도 마찬가지예요. 아주 구체적인 디테일까지 연습한 결과로 공연이 가까워질수록 버리는 게 많아져요. 관객이 상상하도록 하는 거죠. 반면 영화와 드라마는 많은 이가 공감할 수 있는 사실적 연기를 해요.” -연기의 정수는 연극이라는 이야기로 들리네요. 그럼에도 영화와 드라마 출연이 잦은 이유는 뭔가요. “사람들의 일상을 배워요. 연극처럼 우리 삶의 중요하고 심오한 주제를 다루지는 않지만 우리네 생활을 그대로 표현하니까요.” -배우 삶에 대한 만족도가 큰 것 같습니다. 예수정씨는 연극과 영화, TV드라마를 넘나들며 많은 작품을 소화하고 있다. 사진은 예수정씨의 출연작들. 왼쪽부터 tnN 과 MBC ,영화 과 , 연극 / 각 제작사 제공 “삶이란 무엇일까 하는 질문에 대한 아주 구체적인 학습을 하는 게 무척 재미있어요. 고맙죠. 나, 예수정 개인의 삶의 폭은 좁으나 배역을 맡아 몰입하면서 만나게 되는 무수한 인물이 있잖아요. 배우는 그 인물들의 삶과 시각을 연기를 통해 접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 자체가 광활한 삶의 학원이에요. 굉장히 흥미롭죠.” -중견배우 김학철씨가 얼마전 자신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를 통해 ‘연예계는 승자 독식’이라며 냉혹한 연예계 현실을 비판했어요. ‘이 생활을 40여년 하다 보니 다음 생엔 절대 하고 싶지 않다’고도 했고요. “배우는 선택받아야 하는 수동적 직업이죠. 하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어떤 분들은 수천, 수억의 돈을 쓰며 명품을 사는 사람들을 비난해요. 그럴 때 저는 오히려 그분들이 고맙다고 말해요. 그런 사람들이 돈을 써주니까 백화점이 건재하고 나 같은 사람이 지하 식품코너에서 질 좋은 과일을 사먹을 수 있는 거라고요. 출연료를 많이 받는 스타 배우는 그에 따른 책임이 굉장히 커요. 시청률도 책임져야 하잖아요. 제 몫을 못 하면 스러지는 거고요.” -결국 선택받고 안 받고는 배우 역량의 문제라고 보나요. “역량의 문제만은 아니에요. 때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아직 스스로 만날 준비가 안 됐거나, 사회의 질감에 부합하지 않아 선택을 못 받는 후배들이 많아요. 소비자가 원하는 기호에 맞는 배우가 스타가 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기호는 시기에 따라 변화해요.” 예씨의 어머니는 <전원일기>에서 김 회장(최불암) 어머니로 유명한 연극배우 출신 배우인 고(故) 정애란씨(1927~2005)다. 언니는 탤런트 김수옥, 형부는 1970~1980년대 안방극장 최고의 스타였던 한진희씨다. 밑으로는 남동생 하나가 있다. 예씨는 “극장 분장실에서 어머니 젖을 먹고 컸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만 네 살 때부터는 이모와 함께 객석에 나란히 앉아 어머니 공연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고 회상했다. -만 네 살이면 아주 어린 나이인데, 극장이나 어머니가 출연한 공연에 대한 기억이 남아 있습니까. “분위기만 기억나요. 명동의 시공관(현 명동예술극장)이었어요. 사위는 캄캄하고 진공상태 같은 정적이 흐르다 땡- 하는 소리가 들리고 이어서 비치는 환한 빛…. 그때의 기억이 아직도 뇌리에 남아 있는 것을 보면 무의식중에 제 삶에 큰 영향을 끼친 것 같아요.” -어릴 때 어떤 소녀였나요. “유년기부터 초등학교 들어가서까지 몸이 많이 약했어요. 팔에 링거를 꽂은 채 병원에 누워 창밖으로 무심히 하늘만 본 날이 많았어요. 학교 결석도 잦았고요. 그때 늘 주위를 감싸던 수액 냄새가 싫어 지금도 저는 비타민을 안 먹어요. 눈에 안 띄는 아이기도 했어요. 말썽을 일으키면 배우 딸이니 저렇다는 소리를 들을까봐 스스로 조심했던 거예요.” -청소년기에 농구선수를 꿈꿨다던데, 이후 건강해졌나봐요. “중2 때 몇 번이나 체육선생님을 찾아가 농구부에 넣어달라고 졸랐지만 번번이 거절당했어요. 제 키가 작다고요. 오기가 생겨 중3 때부터 수영장을 열심히 다니고 잘 먹었어요. 그랬더니 살도 찌고 키도 큰 것 같아요(그의 현재 신장은 165㎝다).” -숭의여중·고 출신이지요. 여고시절에 대한 특별한 기억이 있습니까. “말수는 늘 적었어요. 하지만 학생회 부회장을 맡았을 만큼 행동력은 있었죠. 윤형주, 송창식씨 등을 초청해 강당에서 공연을 벌이기도 했어요. 또 릴케(1875~1926)의 시를 너무 좋아했어요. 섬세하면서 깊고, 생각은 몹시 날카로우면서 합리적이고, 또 엄청 낭만적이니까요. 그래서 대학에 진학하면서 독어독문학과를 선택한 거예요. 릴케가 독일 시인이니까.” 그는 1973년 고려대 독어독문학과에 입학했다. -원래 이름은 김수정이었다죠. “고3 때 예비고사 접수를 해야 하는 것을 접수 마감날 아침에서야 기억했어요. 문제는 첨부해야 하는 호적초본이었어요. 인터넷이 없던 시절, 제 호적초본을 떼려면 아버지 고향인 경북 안동까지 다녀와야 했는데 시간상 불가능했어요. 엄마가 동사무소 직원에게 급히 도움을 요청했더니 엄마 호적으로 저를 빨리 입적시키라고 방법을 알려줬어요. 그렇게 성을 바꾸고 이후 처리는 담임선생님께서 해주셔서 무사히 접수하고 시험을 치를 수 있었어요.” -배우가 되겠다는 생각은 언제 처음 한 건가요. “대학교 1학년 때예요. 극장에서 영화 <대부>를 봤는데 말론 브랜도의 연기에 충격을 받을 만큼 강렬한 감흥을 느꼈어요. 나, 저 사람처럼 한 번 해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당시 극장 위에 있던 독일문화원에 곧장 달려가 ‘나, 이것 좀 해보면 안 돼요?’ 했어요. 이후 연기를 시작하면서 베르톨트 브레히트(1898~1956·독일의 극작가이자 연출가)를 만났어요. 브레히트의 ‘극장은 시민을 계몽하는 공간이다’라는 말이 가슴을 달궜어요.” 당시는 엄혹한 박정희 군부독재 시절이었다. 그는 압제에 맞서 거리로 나가 돌을 던지는 대신, 연극을 통해 사회 변혁에 참여하겠다고 결심했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나요. “젊은 날에는 그렇게 ‘사회 계몽에 참여하는 것이 내 인생이다’라고 푯대를 꽂았었죠. 하지만 지금은 ‘수정아, 네 눈앞의 머리카락을 잘 줍는 것이 시작이야, 너의 삶을 잘 마무리하는 자체가 원래의 목적에 반 발짝이나마 나가는 거야’라고 스스로 다독여요. 당초 내 주제에 다다를 수 없는 높은 소망을 가진 것인지, 아니면 신발을 아직 신지 않은 것인지, 생각해요.” -1979년 한태숙 연출가의 연극 <고독이란 이름의 여인>으로 데뷔했는데, 어머니는 딸이 배우의 길을 걷는 것을 반대했던 것으로 알아요. 언제 허락을 구했습니까. “전 말씀드린 적 없어요. <고독이란 이름의 여인>을 보신 유덕형 선생님(연출가·전 서울예대 이사장)이 당신 작품인 <봄이 오면 산에 들에>에 저를 스카우트하셨어요. 그런 어느 날 연습에 참여한 제가 엄마 허락을 안 받고 연극을 한다는 것을 유 선생님이 눈치채셨어요. ‘그러면 안 된다’고 하면서 당신이 직접 우리 집에 찾아가 엄마께 말씀해주셨어요.” -어머니 반응은 어땠나요. “유 선생님이 웃으면서 대화 내용을 전해주셨는데, 그때는 엄마 때문에 창피해 죽는 줄 알았어요(웃음). ‘개런티는 제대로 주면서 하시게’라고 말씀하셨다는 거예요.” -어머니는 딸이 배우가 되는 것을 왜 반대했던 건가요. “당신이 걸어온 길이기에,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아니까요. 엄마는 강단이 대단한 분이셨어요. 제게 ‘대학교 졸업한 후에는 집에서 먹고 자는 것 외에는 없다’고 하셨고, 실제로 그러셨어요. 그래서 학교 졸업 후 독일어 가정교사, 순복음교회 교지 편집장 등 각종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벌어가면서 연극을 했어요. 가족이기주의와는 거리가 먼 엄마의 그런 태도가 제게는 두고두고 좋은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해요.” 예수정씨는 이야기할 때 표정이 풍부하고 손동작이 크다. 그러한 표정의 8할은 그의 눈빛이 발산한다. 희로애락이 교차하며 담긴다. 굉장히 몰입해 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찰나적 순간을 카메라가 포착했다. / 우철훈 선임기자 -대선배인 어머니께 연기에 대해 조언을 들은 것은 없습니까. “없어요. 다만 생활 속에서 보여주신 철학이, 당신의 삶과 연기에 책임지는 태도가 나의 무의식에 들어왔을 거라고 생각해요. 엄마는 제가 하는 연극을 딱 한 번 보러 오셨어요. 그것도 저 때문이 아니라 손숙 선생님 보러 오신 거였어요(웃음).” 그는 연극 <봄이 오면 산에 들에>를 마치고 1980년 결혼했다. 1982년 딸(연출가 김예나)을 낳고 1984년 남편과 함께 독일 뮌헨대로 유학을 떠났다. 1986년 아들이 태어났다. 독일에 8년간 머무는 동안 남편은 연극이론 박사학위를 받았고, 예씨는 연극학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1991년 귀국했다. -독일 생활을 통해 뭘 얻었습니까. “제일 크게 얻은 것은 예수정 머리에 균열이 생긴 거예요. 많은 의문부호가 있었지만 이전까지는 (자신의 머리를 위에서 양손으로 누르며) 여기를 철통같이 막아버리고 사회와 발맞춰 질서와 예절을 가장 중시하면서 사는 삶이었어요. 그런데 독일로 건너가 공부하고 독일인 속에서 살면서 비로소 제 의식과 시야가 열리고 발전하고 넓어지는 경험을 했어요. 그런 나를 발견한 것이 최고의 수확이었어요. 또 우리 두 아이와 함께 만든 소중한 추억들도 너무 좋았고요.” 사진/우철훈 선임기자 -남편 뒷바라지와 육아로 정작 본인은 논문을 못 썼다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역시 한국 가부장 문화의 영향인가요. “말도 안 돼요. 뒷바라지 안 했어요. 그분은 남편으로서 민주적이고 훌륭한 사람이었어요. 우리는 각자 잘 살았어요. 한국에 들어와서도 제가 박사학위를 못 딴 것을 안타까워해 아이들을 자신이 케어할 테니 돌아가 공부를 마치라고 권한 사람이에요. 그냥 저는 아이들과 새로운 환경 속에서 삶을 배우며 사는 게 학과 공부하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었을 뿐이에요.” 두 사람은 20년 전쯤 이혼했다. 예씨는 “지금쯤 헤어지면 굉장히 잘 살았다고 서로의 인생에 남겠다는 생각이 당시 들었다”고 말했다. 다시 연극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다. -중간에 유학기간이 있었습니다만 40년 넘게 연기를 해온 배우여도 아직도 자신의 연기에 대해 부족함을 느끼나요. “느끼죠. 나의 연기의 부족은 많은 부분이 이 내 몸에 부여된 어떤 것들이 충분히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면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느냐, 물으면 충분히 노력하지 않는 것 같아요. 나를 완전히 열어놓고 어떤 의문점에 대해 타인과 대화하고 교감하는 시간 속에서 배우로서 얻는 게 많다고 봐요. 또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나 미술에 충분히 심취하는 시간도 자주 가지려 해요.” -특별히 좋아하는 음악가가 있습니까. “말러와 바흐예요. 좋은 미술전시회에 가서도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어요. 그때가 본연의 내가 열리는 순간이라고 생각해요.” “신의 존재를 믿는다”는 그는 생각이 많은 예술가로 보였다. “물비린내에 민감해 생선을 안 먹는 것은 물론이고 욕실과 주방에도 물기 하나 보이지 않게 한다”는 그는 “집의 창문은 늘 활짝 열어놓고 산다”고 했다. “먼지와 함께 사는 것은 괜찮다”고 했다. 예술가의 예민함과 자유주의적 태도를 동시에 지닌 그에게서 젊은 날 가슴속에 타올랐을 뜨거운 불덩이와는 다른, 연기와 삶을 대하는 성숙한 결기가 느껴졌다.
- 박주연의 메타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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