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146 건 검색)
- [속보]오세훈 서울시장 “계엄에 반대, 철회돼야”
- 2024. 12. 04 00:28정치
- 오세훈 서울시장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충무기밀실에서 2024년 을지연습 최초 상황 보고를 받고 있다. 정효진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반대 뜻을...
- [속보]오세훈 서울시장, 비상계엄 선포에 시장단 소집
- 2024. 12. 04 00:02지역
- 오세훈 서울시장.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은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서울시청 집무실로 나와 상황 변화에 대비 중이다. 4일로 예정됐던 인도·말레이시아 공무국외출장 일정은...
- 오세훈 서울시장, 충칭 임시정부 청사 첫 방문…“내년 광복 80주년, 독립운동가 후손 초청할 것”
- 2024. 07. 29 20:23지역
- 오세훈 서울시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지난 28일 중국 충칭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에서 독립운동가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8일 중국 충칭 대한민국 임시정부...
- 중국
- “오세훈 서울시장, 탈시설 폄훼 발언에 경악”···유엔도 충격
- 2024. 07. 08 14:22사회
- ... 장애인 권리위원회의 성명을 환영하고, 오세훈 서울시장·서울시의회의 탈시설 지원조례 폐지를...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 성명을 환영하고 오세훈 서울시장 등을 규탄했다.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
- 유엔탈시설
스포츠경향(총 22 건 검색)
- 오세훈 서울시장 등 여권 시도지사들, ‘尹 탄핵 반대’ 입장···“대통령, 거국내각 구성하고 2선 물러나야”
- 2024. 12. 06 21:07 생활
- 연합뉴스 국민의힘 소속 시도지사들은 6일 “윤석열 대통령은 책임총리가 이끄는 비상 거국 내각을 구성하고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 시도지사협의회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회의를 마친 후 입장문을 내고 “정치 상황에 대해 참회하는 마음으로 사과드린다. 그러나 대통령의 탄핵만은 피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그러면서 윤 대통령을 향해 “임기 단축 개헌 등 향후 정치 일정을 분명히 밝혀달라”고 말했다. 또 “혼란한 상황이지만 극단적 대립을 자제하고 국정을 수습하면서 국민의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며 “지금부터 집권 여당의 책임을 다하겠다. 혼란과 무질서를 수습하고 국민 여러분의 자부심을 회복하는 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입장문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이장우 대전시장, 김두겸 울산시장, 최민호 세종시장, 김진태 강원지사, 김영환 충북지사, 김태흠 충남지사, 이철우 경북지사, 박완수 경남지사가 이름을 올렸다.
- 오세훈 서울시장,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에 집무실 대기
- 2024. 12. 04 00:11 생활
-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 서울시청 집무실로 나와 상황 변화에 대비 중이다. 오 시장은 행정1부시장, 행정2부시장, 정무부시장 등 시장단에 시청 본청에 집결하도록 지시했으며 긴급 간부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시장단 이하 국장급 이상 간부들에게는 유선상 대기를 명했다.
- 오세훈 서울시장 “명태균 여론조사, 의뢰하거나 결과 안받았다” 주장··· 오시장 측 지난 21일 해명은?
- 2024. 11. 27 00:19 생활
-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도움을 받았다는 의혹을 반박하고 부인했다.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적도 없거니와 조사 결과를 받아본 적도 없다는 것이 요지다. 오 시장은 또 허위·음해성 보도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 측은 앞서 지난 21일에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명태균씨가 도움을 줬다는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오시장 지인이 명씨 측에 금품을 전한 것이 언론에 보도가 된 후 파문이 이어지고 있다. 오 시장은 이날 시청에서 열린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대책’ 기자설명회에서 명태균씨와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직접 답했다. 오세훈 시장은 우선 명씨와 만남에 대해 “2021년 1월 중하순 정도 김영선 전 의원 소개로 저를 찾아왔다”며 “그때 두 번 만난 것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또 “두 번째 만나고서 당시 캠프를 지휘하던 강철원 전 정무부시장에게 ‘선거를 돕겠다고 하니 이야기를 들어보고 판단해보라’며 넘겨준 것이 저로선 마지막이었다”며 “그 이후 명씨와 연락하거나 의견을 주고받을 일도 없었다”고 말했다. 명태균씨가 강 전 부시장과 두 번째 만났을 때는 여론조사 방법에 대한 이견 탓에 격한 언쟁을 벌였다는 게 오 시장 설명이다. 당시 명씨가 제시한 여론조사 방법이 형식과 격식에 맞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세훈 시장은 자신의 지인으로 알려진 사업가 김모씨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명씨 측에 ‘여론조사 비용’을 제공한 것과 관련해 “오히려 의문을 가질 정도로 지금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그 미공개 여론조사가 우리 캠프 선거전략에 어떤 측면에서 도움이 되겠냐”고 반문했다. 당시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며칠이 멀다고 모든 매체에서 많은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할 때”라며 “그런 정도의 여론조사가 왜 필요하냐? 그걸 왜 비용 주고 부탁할 일이 뭐가 있냐”고 반문했다. 사업가인 김씨는 보궐선거(4월 7일) 전인 2021년 2월 1일부터 3월 26일까지 미래한국연구소 실무자였던 강혜경씨에게 송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한국연구소는 서울시장 선거 관련 비공표 여론조사를 13차례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앞서 지난 23일 여론조사 비용을 댄 것은 오 후보 선거캠프와는 무관한 일이며, 오 후보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여론조사를 해주겠다는 명씨의 말에 개인적으로 비용을 댄 것뿐이라고 언론을 통해 해명한 바 있다. 오 시장은 김씨에 대해선 “1년에 두세번 각종 행사에서 보는 관계여서 이런 대화를 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며 “사건이 터진 다음에는 제가 일부러 연락을 안 드렸고 그분도 연락이 없다. 지금 연락하면 사전에 말을 맞췄느니 하는 얘기 나올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오세훈 시장은 “명씨와 강씨가 마치 우리 캠프 쪽에 자기네들의 여론조사가 온 것처럼 전제해서 주장하는 것은 정말 납득하기 어려운 논리적 전개”라고 지적한 후 선거캠프를 통해 중앙 정계에 진출하고자 했던 꿈이 좌절되면서 자신에 대해 악담하는 것이 아닌가 추론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마음 같아선 추측성 음해, 왜곡, 과장보도에 재료를 제공하는 명씨 변호인, 강씨 이런 분들을 전부 일괄적으로 고소·고발하고 싶다”며 “아마도 보름 내지 한 달이면 검찰 수사가 마무리될 텐데 그러면 백일하에 진실이 드러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법적조치 하기 전 명씨와 강씨에게 공개적으로 질문하고 싶은 게 있다”며 “누구한테 자료를 넘겼는지 밝혀라. 왜 자꾸 ‘오세훈 측’이라고 표현하나. 받은 사람이 분명히 있을 텐데 누군지 분명히 밝히라”고 말했다. 그는 또 “추측성 음해성 보도는 검찰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확정된 뒤에는 반드시 형사상 민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오세훈 시장은 명태균씨가 한 여론조사가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과 보궐선거 당시 비상대책위원회 쪽으로 전달됐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일 경우 “참으로 통탄할 일이고 정당의 기초가 허물어지는 일”이라며 “공신력 있는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그 결과를 알려주고 도움을 주는 것이 연구원과 비대위가 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1일 오 시장 측은 명씨가 관여한 여론조사를 받아보거나 ‘금전적 거래’를 한 적이 없다며 명예훼손이자 허위 주장이라고 주장을 한 바 있다. 오세훈 시장 지인인 사업가 김모씨는 5회에 걸쳐 3300만원을 명태균씨가 실질적인 운영자로 알려진 여론조사업 미래한국연구소 실무자 강혜정씨에게 송금한 사실이 언론으로 보도가 됐다.
- [로컬] 오세훈 서울시장 측 “명태균 여론조사 도움·금전거래 없었다” 주장
- 2024. 11. 21 21:44 생활
-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 측이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브로커 명태균씨가 도움을 줬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명씨가 관여한 여론조사를 받아보거나 금전적 거래를 한 적이 없다며 명예훼손이자 허위 주장이라고 주장했다. 이종현 서울시 민생소통특보는 21일 설명자료를 통해 “오세훈 후보의 선거캠프는 최초 방문에서 설명받은 자료를 제외하고 명씨 관련 여론조사를 일절 받거나 본 적도 없다”며 “명씨가 최초 선거캠프를 방문해 얘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캠프 보좌진과 충돌이 있었고, 그 이후에는 선거본부에서 접촉 자체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명태균씨가 오세훈 시장 측근 재력가 김모씨로부터 여론조사와 관련해 돈을 받았다는 보도에 대해선 “오 후보 캠프는 어떠한 금전적 거래를 한 적도 없다. 후보는 물론이고 선거캠프 관계자 누구도 알지 못하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명씨와 김씨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고 어떤 거래가 있었는지는 향후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일”이라고 부연했다. 명씨 여론조사의 기초자료를 오세훈 후보 측에 건넸다는 강혜경씨 주장에 대해선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 특보는 “시장 후보 단일화는 100% 무작위 국민여론조사 방식으로 여론조사 기관 역시 상호 검증방식을 통해 선정했다”며 “조사 대상자의 성향 분석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왜곡 보도”라고 말했다. 명씨가 단일화 판을 짰다는 주장도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이 특보는 “단일화 과정은 양쪽 선거캠프가 협상팀을 구성해 단일화 룰 결정을 위해 치열하게 협상하는 과정이었다. 특정인이 판을 짜고 그에 맞춰 단일화 룰이 정해지거나, 외부의 조작이 개입될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또 “명씨의 주장대로 유선전화와 무선전화 비율이 영향을 줬다고 하는데, 이 또한 당시 단일화 방법이 100% 무선전화였다는 것만 확인해봐도 신빙성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종현 특보는 명태균씨와 강혜정씨를 향해 “여론조사 결과를 누구에게 제공한 것인지 명백히 밝히길 바란다”며 “오세훈 측이라는 애매한 표현으로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가짜 뉴스를 부추길 것이 아니라 13회 여론조사를 언제 누구에게 전달했는지 확실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특보는 오세훈 시장이 2020∼2021년 사이 명태균씨와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가 검찰 포렌식을 통해 복원됐다는 보도와 관련 “검찰 조사 내용을 정확히 공개하지 않고 확인된 사실도 아닌 전언을 사실인 양 보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 3월 오 시장이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했을 당시 녹화 일정에 명씨가 동행했다는 보도 내용에 대해서도 “동행자 명단에 명씨는 없었다”며 “(해당 방송)작가의 뇌피셜에 의한 일방적 추측을 사실인 양 보도한 기사는 개인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종현 특보는 “확인되지 않은 내용과 일방적 추측, 주장을 사실인 것처럼 보도해 국민에게 혼란을 주고 개인의 명예를 훼손한 보도에 대해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 시장 측 설명은 명태균씨가 오 시장 당선을 위해 전략을 짜고 여론조사 자료를 건네는 등 도움을 줬다는 주장을 전면적으로 부인한 것이다. 지역 정가 일각에서는 향후 이와 관련된 결정적인 자료나 증거가 추가로 나올 경우 ‘정치적 사형선고’가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주간경향(총 5 건 검색)
- [신동호가 만난 사람]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정치생명 건 오세훈 서울시장(2011. 07. 13 15:12)
- 2011. 07. 13 15:12 정치
- ㆍ“투표에 지고 물러난 사람이 대권에 나와요?”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가시화되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뜨거워졌다. 지난해 지방선거 국면과는 차원이 다르다. 정치적 산술이 복잡해지고 싸움의 성격과 무게도 달라졌다. 이미 여·야 정치권이 중앙당 차원에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말하자면 올 여름을 달굴 최대 정국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영화로 치면 블록버스터가 될 이 한여름 정치 이벤트는 ‘철없는 5세 훈이’이자 ‘소통 불능의 리틀 MB’가 기획·연출한 야심작으로 불린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고약한 별명들은 ‘이른바 복지 포퓰리즘의 장자격인 부자급식에 홀로 저항’하면서 얻은 처절한 훈장이라는 역설이 성립될 만하다. 잃은 것도 있겠지만 얻은 것도 있지 않을까 해서다. 오 시장의 달력에는 8월 20일에서 25일 이후의 일정이 비어 있다. 1년 이상 벌여온 무상급식 논란의 마지막 대회전에 임하는 비장함이 엿보인다.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심지어 정치인생을 걸겠다고도 했다. 한나라당 새 지도부가 출범한 지 사흘째인 지난 7월 6일 오 시장을 만났다. 낯설 정도로 그의 모습은 예전과 달랐다. 짧은 머리의 노타이 차림만이 아니었다. 그의 표정은 단호했고 목소리에는 결기가 넘쳤다. 새 지도부가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리라고 봅니까. “오늘 아침 보도를 보니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주민투표는 반드시 치러야 된다는 내용의 인터뷰를 했어요. 이번 주민투표가 민주당이 주장하는 이른바 보편적 복지라는 게 과연 지금의 우리 경제 형편으로 감당할 수 있는 것인지, 그리고 그게 바람직한 복지의 방향인지에 대한 국민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잖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대부분의 한나라당 최고의원이 주민투표의 필요성에 동의할 겁니다.” 대표 경선 과정에서 주민투표에 반대한 분도 있었잖습니까. “그건 전략적으로 유리하지 않다는 거죠. 남경필 최고위원 같은 경우에는 이겨도 부담스럽다는 것 아닙니까. 중산층 이상, 소득 상위 50% 되는 분들에게 이미 3개월 정도 (무상급식의) 혜택이 갔는데 안 가게 되면 이분들이 섭섭하실 것이고, 이게 내년 총선에서 표심으로 작용할 것 아니냐는 거죠. 정당이란 게 뭡니까. 정치적 가치를 중심에 놓고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의 결사체 아닙니까. 바람직한 복지의 방향이라는 가치와 선거를 위한 전략을 놓고 큰 틀에서 논쟁이 벌어진다면 어느 쪽을 선택할까요. 저는 불을 보듯 뻔하다고 봅니다. 아무리 선거를 목전에 두고 있어도 가치 앞에 전략을 놓을 순 없는 거죠.” 당의 무게중심이 ‘친박’으로 옮겨갔지 않습니까. 유승민 최고위원은 무상급식을 찬성하는 입장이고 박근혜 전 대표는 ‘따뜻한 복지’를 말했을 뿐 주민투표에 대해서는 어떤 태도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당 방침이 주민투표 철회 쪽으로 기운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크게 웃으며) 그럴 리 없고요. 말씀이 없으시다는 게 그런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 건데, 저는 이렇게 봅니다. 따뜻한 복지, 그건 저소득층과 어려운 분들을 향해서 따듯해야죠. 그렇지 않겠어요?” 서울시 교육청에서는 급식은 학교 행정에 관한 사안이기 때문에 서울시가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주체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법적 근거가 있는 것 아닌가요. “법률적인 해석이야 늘 여러 가지가 있는 것이고… 불만이 있으면 이의제기를 하면 선관위가 최종적인 유권해석을 하겠죠.” 주민투표 문안을 놓고도 논란이 예상되는데…. “그야 뭐 객관적인 진실이 있지 않습니까. 작년에 지방선거 치를 때 민주당이 내걸었던 공약이 있잖아요. 그리고 무상급식 조례에 반영했던 객관적인 내용이 있잖아요. 그 내용을 담으면 되죠. 그 안이냐, 제가 주장하는 소득 하위 50%까지냐를 선택하게 하면 되죠. 그동안에 해왔던 주장들이 인터넷에 고스란히 쌓여 있기 때문에 거짓말도 못해요. 그걸 바탕으로 해서 주민투표청구심의위원회에서 결정을 하는 겁니다. 민주당이 뒤늦게 자기네가 진짜 ‘단계적 무상급식’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는데, 그 주장까지 포함해서 판단을 하겠죠.” 주민투표가 실시돼 이긴다고 해도 아까 말한 정치적 부담은 물론 이미 시행하고 있는 무상급식을 중단해야 하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텐데요. “무상급식을 중단한다는 표현은 적합하지 않아요. 급식은 하고 있어요. 교육청에서 이번 학기부터 시행하고 있는 건 기존에 학생 한 명당 월 5만원의 급식비가 부모님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게 아니라 교육청이나 구청 예산으로 들어가는 것이었죠. (소득 상위 50%에 대해) 그것이 못 들어가는 것이죠. 급식은 똑같이 하는 겁니다.” 투표율이 3분의 1에 못 미쳐 주민투표 자체가 무산되는 것도 패배라고 할 수 있는데…. “3분의 1 이상 투표장에 나오고 B안(민주당안)이 더 많다고 하면 그게 패배겠죠. 그건 정말 소득수준과 무관한 복지를 하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의미의 패배인 거죠. 3분이 1이 투표장에 나오지 않았을 때도 굳이 패배라고 본다면 그 패배는 (무상급식이) 그만큼 중요한 사안이 아니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패배죠.” 오 시장은 주민투표를 제안하면서 ‘정치인생을 건다’고 말했다. 질 경우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한 바 있다. 그 과정에서 시의회와 6개월간 시정협의를 중단하는 등 초강수도 불사했다. 시정의 차질은 물론 개인적으로 입을 정치적 손해를 감수하면서 그가 얻거나 지키려고 한 것을 그는 ‘가치’라고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 민주당이 보편적 복지라는 기치를 들었을 때 많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움찔했습니다. 미래형 복지의 화두를 민주당에 선점당했다는 패배의식과 민심이 한나라당을 떠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낀 거죠. 양극화 때문에 그렇습니다. 어려운 분들이 더 어려운 위치가 됐습니다. 그렇다면 어려운 분들을 집중적으로 도와야지 보편적 복지를 이야기할 게 아니잖아요. 무상급식 사례가 전형적인 겁니다. 서민 자녀만이 아니라 중산층과 부자 자녀까지, 그것도 똑같은 액수를 주자는 것 아닙니까. 밥을 주는 게 아니라 식대를 주는 것이거든요. 이게 과연 양극화 해소에 도움이 되는 겁니까? 아니죠. 당연한 진실이 호도되고 있었던 거죠. 거기에 저항을 시작한 겁니다.” 오 시장은 이번 주민투표의 의미에 대해 길게 설명했다. 대한민국 복지정책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180억여원의 경비를 들여서라도 유권자의 뜻을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곽노현 서울시교육감께서 인터뷰를 하면 내년에 이런 가치를 물을 수 있는 기회가 두 번이나 있는데 왜 따로 주민투표를 하느냐는 논리를 펴세요. 본질을 피하고 싶은 심정이 읽히잖아요. 선거라는 건 복합적으로 사회 분위기를 반영합니다. 정권 초반에는 정권에 힘을 실어주자고 여당에 표가 몰리잖아요. 정권 중·후반에는 정권 심판론이 등장해서 야당에 표가 몰립니다. 그걸 정책에 대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습니까? 그리고 제가 처음부터 주민투표를 제안했나요. 아니거든요. 곽 교육감님께, 그리고 시의회에 학부모님 전수조사하자는 제안을 분명히 했었어요. 혜택을 받을 분들을 대상으로 하는 조사가 저한테 결코 유리한 게 아니잖아요. 그래도 제가 따르겠다고 했어요. 안 하시더라고요.” 보편적 복지의 허구성을 강조하면서 3무정책(사교육·학교폭력·학습준비물 없애기)을 공약했고, 전면적 무상보육을 찬성하는 건 앞뒤가 안 맞는데요. “피상적으로 보면 맞지 않는다고 볼 수도 있죠. 그러나 한번 생각해 보세요. 학교 현장에 들어가는 돈이 참 많습니다. 학습준비물은 일종의 교과서입니다. 교육본질적인 거죠. 곽 교육감님은 밥 먹는 것도 교육의 일종이라고 하시지만 그건 논쟁의 여지가 있습니다. 우선순위에서 차이가 난다는 거죠. 그래서 그 판단은 저나 곽 교육감님이 아니라 유권자가 해야 한다는 거죠.” 무상보육 문제도 철저히 정책 우선순위를 놓고 따져야 한다는 게 오 시장의 논리다. “중요한 것은 지금 학교 현장에 밥 굶는 아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 비용을 부모님이 대느냐, 나라에서 대느냐의 차이인 거죠. 그런데 보육은요, 얘기가 달라요. 10년 뒤면 저출산 고령화로 한국의 성장잠재력이 급전직하한다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예측입니다. 정부가 비상이 걸렸어요. 아이를 왜 안 낳습니까. 애들 키우는 게 너무 힘듭니다. 돌봐줄 사람이 없습니다. 부부가 같이 벌어야 먹고사는데 친정 부모님도 안 봐주고 시부모님도 슬슬 피하고….” 요즘 상견례할 때 양가 부모가 정한다고 하더군요. 누가 키울지를….(함께 웃음) “그러니 낳고 싶겠어요. 답이 자명하게 나오잖아요. 무엇이 우선순위냐를 놓고 따져야죠. 제가 무상급식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닙니다. 저소득층 무상급식을 해야 된다는 입장이잖아요.” 오 시장은 선별적 복지를 기반으로 한 서울시 복지정책의 대표적인 예로 희망플러스통장 사업을 들었다. 철저히 자립형, 참여형, 맞춤형 복지를 지향하는 ‘서울형 복지’의 전형이라고 했다. 저소득층이 노력해서 매월 일정액을 저축하면 서울시와 자선단체가 반반씩 부담해서 똑같은 액수를 불입해주는 제도다. “이게 굉장히 성공적이라서 전국으로 벤치마킹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어렵지만 노력하는 분들한테 더 혜택이 가도록 (서울시 복지정책이) 디자인돼 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아무 노력도 하지 않고, 소득도 중산층 이상 되는 사람한테 월 5만원씩을 그냥 현금으로 줘라? 저는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희망플러스통장 같은 걸 이어갈 동력이 사라져요. 이런 현금을 살포하는 식의 과잉복지를 펴기 시작하면 그걸 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오세훈 대권 프로젝트’의 일환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이기면 이기는 대로, 지면 지는 대로, 무산되면 무산되는 대로 ‘꽃놀이패’라고 하는데…. “제가 한 가지만 예를 들게요. 지고 나서 책임을 지고 물러나서 대권에 나온다고 그래요. 그게 꽃놀이패의 핵심 시나리오 아닙니까. 아니, 세상에 투표에서 져가지고 책임지고 물러난 사람이 대권에 나와요? 자랑스럽게 물러나도 그 다음 행보가 쉽지 않은 지금의 당내 사정을 잘 아시잖아요. 세상에 그런 계산법이 어디 있습니까. 그런 식의 무책임하고 비논리적인 정치공세는 유권자들이 다 알아요.” 여지를 남겨놓으니까 그런 얘기가 나올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그러죠. 정리하겠다, 적절한 시기가 되면 입장을 분명히 하겠다, 그 정도까지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겁니다.” 주민투표가 잘 되게 하기 위해서라도 ‘쿨하게’ 지금 정리하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그걸 포함해서 지금 모든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저라고 왜 생각이 없겠어요.(웃음)” 오 시장은 감사원으로부터 지적을 받은 서해뱃길 사업에 대해서도 꼭 해야 할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좋게 말하면 소신이고 나쁘게 말하면 소통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방송 출연을 통해 대중과 잘 소통한 덕에 정치에 입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환경운동연합 출신으로서 친환경 이미지가 그의 중요한 정치적 자산 가운데 하나이기도 했다. 서해뱃길 사업에 대해 환경운동연합이 가장 앞장서서 반대하고 있는데, 그들과 대화가 안 되는 겁니까. “저는 시민단체가 어떻게 보면 부러워요. 하나의 가치를 보고 인생을 살 수 있잖아요. 하나의 가치나 잣대로 모든 정책을 판단할 수 있잖아요. 저는 환경운동연합 활동을 할 때는 갈등이 없었습니다. 환경의 가치로 모든 걸 재면 됩니다. 환경의 가치를 들이대면 한강에 손대는 걸 반대할 수밖에 없죠. 저는 그분들을 이해해요. 그런 주장을 할 권리가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환경단체를 이 사업에 참여시키거나 찬성의 입장으로까지 그분들을 설득해내는 건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형편이 된다면 보편적 복지를 하는 게 좋다고 했는데, 국민소득 수준이 어느 정도일 때 보편적 복지가 가능하다고 봅니까. “절대적인 수치로 얘기하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굉장히 유동적일 수 있거든요. 예를 들게요. 공공근로자들이 하루에 3만5000원 받습니다. 이분들이 한 달에 가져가는 게 100만원이 채 안 돼요. 부잣집 아이들 무상급식할 돈 있으면 이분들 한 5만원 올려드렸으면 좋겠어요. 이런 문제들이 다 해결되고 난 다음에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될 날이 올 겁니다. 그건 액수로 얘기할 수 없어요. 국민이 판단합니다.”
- 신동호가 만난 사람표지인물표지 이야기
- [신동호가 만난 사람]여소야대 속 재임 100일 오세훈 서울시장(2010. 10. 20 14:48)
- 2010. 10. 20 14:48 정치
- ㆍ“청계천하고 바꾸지 않을 사업이 10개쯤 됩니다” “원빈 아님 모든 아저씨가 짐승처럼 보여요.” 영화 를 본 어느 여성 트위터리안의 말이다. ‘원빈 현상’을 보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원빈과 비슷한 나이였던 시절의 일화가 하나 생각났다. 그가 환경운동을 돕기 위해 환경운동연합을 처음 찾았을 때의 일이다. 그 순간을 선명하게 기억하는 한 남성 활동가의 말. “갑자기 사무실이 훤해졌다. 여성 활동가들이 웬일인지 모두 입을 다물었다.” 오 시장을 만나면서 엉뚱하게도 그의 가장 큰 장점이랄 수 있는 외모가 약점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빈이 모든 ‘아저씨’에게 본의 아닌 상처(?)를 주듯이 말이다. 그런 한국적 정서를 보여주는 언어문화가 있다. ‘너 잘 났다’는 칭찬이 아니라 욕이고, ‘잘 먹고 잘 살아라’는 덕담이 아니라 악담이다. 꼭 그 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오 시장은 재선 임기를 시작하면서 혹독한 시달림을 당하고 있는 듯하다. 스스로 ‘사실상 패배’라고 했을 정도로 어려운 선거를 치렀고, 시의회까지 압도적인 여소야대 구조로 반전됐다. ‘인생에서 가장 다사다난했던 100일이었다’고 말할 정도다. 지난 10월 13일 서울시장 집무실에서 만난 오 시장에게서 예전에 볼 수 없었던 털털한 모습이 느껴졌다. 헤어스타일을 바꾸고 서민 행보를 강화한 때문일까. 말투도 약간 투박해진 듯하고, 그 내용에서도 언뜻 전투적인 요소가 감지됐다. 그래도 ‘꽃미남’이고 ‘신사’인 건 분명하다. 원빈이 망가진 모습을 보여도 원빈인 것은 어쩔 수 없듯이 말이다. 재임 100일이 지났는데, 이전 임기 때와는 감 자체가 다르지 않습니까. “아무래도 그렇죠. 첫 취임 때는 비전밖에 없었는데, 그동안 비전도 많이 가다듬어졌고 일을 해본 경험도 쌓였으니까요. 이렇게 하면 이렇게 갈 수 있겠다고 하는 대충의 그림이 머릿속에 그려져 있는 상황인데 시의회에서 여소야대라는 복병을 만났잖아요. 한편으로는 일 욕심으로 가득하고, 한편으로는 좀 답답하기도 하고….” 오 시장을 만나기 전 그의 저서 (21세기북스)를 읽었다. 지난 4년 동안의 업적과 중장기 비전을 설득력 있게 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 따르면 오 시장은 서울에 ‘미쳐’ 있다. 서울시민이 흔히 알고 있는 ‘디자인 서울’이나 ‘한강르네상스’ 같은 가시적인 사업 외에도 서울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서울의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부분에서 많은 성과를 거뒀다. 관심을 갖고 서울시정을 들여다보니 한 일이 많더군요. 해외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하면서 본인에 대한 마케팅은 별로 안 한 것 같습니다. “(웃으면서) 고맙습니다. 관심 있게 봐주셔서….” 그런데 질문은 좀 까칠하게 해도 되겠죠? “아, 예! 하하하.(함께 웃음)” 이번에 서울광장 조례 개정안이라든가 낙지머리 사건, 이런 일을 거치면서 오 시장에 대한 이미지가 좀 변한 듯해서요. 고집스럽다고 할까요, 그런 이미지가 새로 생긴 것 같은데…. “아, 그건… (국가적인) 큰 아젠다하고 달라서 서울시의 이런 결정들은 바로 실생활에 영향을 미치게 되죠. 서울광장 건은 시의회가 수의 논리로, 대화를 통하지 않고 일방통행식의 결정을 하지 않았습니까. 일단 제동을 걸어야 된다는 게 제 생각이고요. 그 다음은 실무적으로 판단해서 합리적이어야 한다는 거죠. 이 두 가지 측면에서 서울광장 사안은 문제가 있습니다.” 오 시장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 달리 말하면 ‘원칙’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그런 다음 서울광장 사용을 허가제로 해야 하는 실무적인 이유를 설명했다. “두 단체가 광장 사용을 신청했다고 합시다. 행사 규모라든가 시민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고 단지 빨리 신청한 쪽에 사용권을 주어야 합니다. 이해관계 조정이 불가능해져버리죠. 런던의 트라팔가 광장이라든가 워싱턴의 내셔널몰, 파리의 시청앞 광장과 같은 세계적 광장이 그래서 허가제를 다 하고 있는 겁니다. 그 나라라 해서 민주화가 덜 됐거나 집회나 시위에 대한 수요가 우리보다 적겠습니까.” 낙지머리 사건에 대해서도 오 시장은 물러서지 않았다. 낙지머리에 중금속이 기준치보다 많이 들어있다는 서울시의 발표로 시작된 논란은 국회 국정감사장까지 이어져 오 시장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던 터다. 식품 안전에 대해서는 ‘안심하고 드세요 프로젝트’ 등을 통해 서울시가 지속적으로 노력해온 배경이 있더군요. “그럼요. 다른 음식물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안전도를 검사해 시민에게 알려 왔습니다. 낙지머리만 갖고 발표한 게 아니에요. 다만 이번에 낙지가 주로 잡히는 철에 낙지 어민들께서 굉장히 낙담을 하는 결과로 이어졌기 때문에 민감해졌던 것이죠. 그렇더라도 식약청에서 서울시는 틀렸고 자기네만 옳다고 발표할 수는 없는 겁니다.”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겠습니다. “사실 강경 대응을 주문하는 내부 의견이 많았습니다. 제가 눌렀어요. 왜냐하면 논란이 거듭되고 증폭될수록 피해는 어민들이 보기 때문이죠. 그런데 국정감사에서 질문을 받고 답변을 안 할 수 없잖아요. 질문하신 의원님께 섭섭하다는 표현이 적절할지 모르겠는데, 서울시가 양보할 수 있는 건 한계가 있어요. 저희도 나름대로 조사한 데이터와 과학적인 분석 결과를 가지고 있었어요. 그 자료도 내놓을 수 있는 상황까지 준비는 다 돼 있었지만 자제를 한 거죠. 서울시가 고집이 있어서라기보다도 나름대로의 자구책이었습니다.” 행정적인 판단이나 원칙도 중요하지만 정치적 유연성도 필요하다고 보지 않습니까. 정치를 해봤으니까 알 텐데요. “많은 오해가 있고 정치적인 덧칠이 칠해져 있습니다. 순수하고 합목적적이고 합리적인 이유에 의해서 설정된 비전과 목표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업에 대해 덧칠을 해가지고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래서 안 되고, 이건 ‘삽질’이고 저건 ‘꽃단장’이고… 이렇게 되어 있잖아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명을 드리고 납득과 이해를 구해서, 즉 대화를 통해서 해결하려고 합니다.” ‘디자인 서울’이라든가 ‘한강 르네상스’와 같은 대형 사업이 많잖습니까. 여기 들어오면서 보니까 해치상이 있던데 이를테면 그런 것도 너무 크게 만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종대왕상도 그렇고요. “저는 디자인 정책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는 리더일 뿐이지 디자인 전문가는 아닙니다. 거꾸로 이렇게 생각할 수 있죠. 세종대왕상을 실물 크기로 만들었다면 이순신장군상과 균형이 맞을까요?” 이순신장군상 자체도 너무 크죠. “그럼 그것도 없애버려야 할까요. 문제가 이렇게 된단 말이에요. 그 부분에 대해서 크다, 작다, 모양이 어떻다는 논의가 얼마든지 제기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한 가지 믿어주셔야 할 것은 동상의 크기는 서울시 공무원이 아니라 각 분야 최고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분들이 결정한 결과라는 거죠.” 디자인은 ‘오세훈의 청계천’이라고 할 만하다. 오 시장의 서울시정을 한 단어로 집약해놓은 개념이다. ‘조선시대 서울 성곽이 보존된 남산 산책로를 걸으며 스마트폰으로 그 유래를 검색한다.’ 서울시의 풍경을 그린 이 말 속에 역사디자인, 블루디자인(한강르네상스), 그린디자인(남산르네상스), IT디자인이 다 들어 있는 셈이다. 서울이 알게 모르게 많이 바뀌었습니다. 세계 27위였던 서울의 도시 경쟁력이 오 시장 재임 4년 만에 9위로 뛰어올랐는데, 어떤 점이 서울을 ‘글로벌 톱10 도시’로 평가받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까. “굉장히 복합적이지만 우선 ‘서울형 신성장동력 산업’을 들 수 있습니다. 과거의 서울시 행정 패러다임에서 관광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어요. 디자인 산업 역시 전무하다시피 했고요. 여기에 더해 디지털 콘텐츠, R&D, 금융 등 미래형 산업에 집중 투자한 결과라는 거죠. 지금 결과만 본다면 금융 경쟁력이 지난 3~4년 동안 20계단 이상 뛰어 24위까지 올랐고요. 관광 경쟁력 역시 중국·일본·동남아에서 가보고 싶은 도시 1위가 됐어요.” 오 시장은 외국인 투자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 휴식·녹지 공간의 증가, 공기가 맑아진 것 등 수십 가지 요소가 영향을 미쳐 서울의 경쟁력 수치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재선 임기 동안 특히 교육·보육복지에 비중을 둘 것이라고 밝힌 적이 있는데,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어떤 일을 할 생각입니까. “서울의 미래에 대한 투자 중에 국제적 브랜드를 갖는 측면에서의 투자도 중요하지만 자라나는 미래 세대에 대한 투자도 중요한 몫을 차지하죠. 실제로 교육환경이 학부모님들이 만족하는 수준은 아닙니다. 그래서 사교육 없는 학교, 학교폭력 없는 학교, 준비물 없는 학교라는 ‘3무학교’ 공약을 한 것이고요. 이런 건 교육청의 주요 업무이지만 예산 관계나 여러 가지로 힘들어하기 때문에 서울시가 지원과 협력을 하겠다고 하는 관점에서 교육지원 사업을 해왔던 것이고, 지난 4년 동안 3000억원을 썼다면 앞으로 1조원을 쓰겠다는 것이 이번에 마련한 새로운 교육 비전이죠.” 그런데 서울시교육청과는 무상급식 문제에서부터 아직 접점을 못 찾고 있지 않습니까. “3무학교는 교육청이 싫다고 할 이유가 없는 거죠. 거기에 더해서 무상급식까지 해달라는 것 아닙니까. 서울시가 이런 부분(3무학교)에 지원을 하면 무상급식은 자체 재원으로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그런 토론을 하고 있는 거죠. 지금 어디까지 왔느냐 하면 서울시는 소득 하위 30%까지 하기로 한 무상급식을 소득 하위 50%까지 하겠다고 양보한 상황인데 저쪽에서는 내년도에 전면 무상급식을 하자며 전혀 양보하지 않습니다.” 오 시장이 추구해온 서울시 중장기 비전 가운데 인상적인 것은 디자인 개념으로 말하면 그린디자인이다. 300㎞ 자전거전용도로 구축, 북한산에서 관악산까지 녹지축 연결, 한강 공공성 회복 등이 그런 대표적인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언젠가 ‘종로통에다 자전거길을 내겠다’고 했는데, ‘도로 다이어트 방식의 자전거 전용도로’ 계획은 잘되고 있습니까. “실무적으로도 그렇고 상식적으로 많은 난점이 있는 사안인 것은 사실입니다. 기존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정책이라 거부감이 크거든요. 목표는 시 외곽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17개 간선축에 자전거 전용도로를 내고 도심에 2개의 동심원 형태의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어 시내 전역을 연결시키는 겁니다. 300㎞ 정도 길을 2014년까지 만드는 계획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는데, 워낙 저항이 커서 지금 속도조절이 필요한가 고민 중에 있습니다.” 아파트 병풍으로 둘러쳐져 사유화된 한강변을 공공에게 돌려주겠다는 계획은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습니까. “경관 자체가 재산적 가치가 매우 큰 공공재인 강변을 거의 사유화시켜놓은 도시가 없습니다. 그것을 이미 지어진 걸 어떻게 하란 말이냐 하고 포기할 게 아니라 과감하게 발상을 전환해서 중장기 프로젝트로 한번 만들어보자고 해서 시작한 게 한강 공공성 회복 선언입니다. 그 기회가 재건축이죠. 아파트들을 새로 짓는 김에는 고도차를 두어 스카이라인과 풍경축을 만들고 한강 쪽으로 30% 정도 땅은 받아내서 대중이 이용할 수 있는 공원으로 돌리는 겁니다. 뚝섬, 여의도, 압구정, 이촌, 합정 등 5군데가 1차로 대상지로 선정됐고, 추가로 5군데 정도가 올해나 내년 중에 발표가 됩니다. 일단 진도가 제일 빠르게 나가는 곳이 뚝섬 지역이고요.” 자전거 전용도로로 도심을 누비고, 북한산 다람쥐가 한강까지 내려가 물을 먹고, 한강변 아파트가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는 서울. 오 시장은 저서 제목처럼 ‘불가능이 없는 도시’를 꿈꾸는 듯하다. 이즈음에서 우문을 한번 던져보았다. 서울이 너무 살기 좋고 근사하게 바뀌면 지방과 너무 격차가 생겨 균형발전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을 텐데요. “하하하.(웃음) 그 정도까지는… 이제 시작 단계인데요, 뭐. 4년 동안 비전을 세우고 그 비전을 위한 기초작업을 마련하고 일부 시작이 되는 정도라고 보면 되고요.” 서울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정치적인 힘도 필요할 텐데, 대권후보군의 한 사람으로서 그점에 너무 신경을 안 쓰는 것 아닙니까. “양면의 칼이죠. 대선주자 반열에 올려서 자꾸 여론조사를 해주고 끊임없이 기사가 나온다는 게 영광이긴 합니다만 공무원 조직을 통솔해 나가는 데 있어서 자꾸 그런 이야기가 필요 이상으로 증폭되면 오히려 역기능으로 작용할 수 있는 측면이 분명히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서울의 미래라든가 서울을 바꾸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여건이 된다면 3선까지 도전할 겁니까. “하하하, 그건 재선 말기쯤에 생각해보겠습니다.” 서울시 정책 가운데 제일 마음에 드는 것은 무엇입니까.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게 있나요? 저의 관심사는 전방위적입니다. 제가 ‘디자인’에만 신경을 쓰는 걸로 알려져 있지만 그렇지만은 않아요. 복지정책도 절대로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문화정책, 디자인정책도 마찬가지고요. 한강과 6개 지천, 그리고 내사산(인왕산·북악산·낙산·남산), 외사산(덕양산·북한산·용문산·관악산)을 활용해서 시민들이 쾌적하게 여가 시간을 즐길 수 있는 휴식공간을 만드는 데 정말 많은 노력을 해왔고요. 서울의 공기, 많이 좋아졌고요. 수돗물도 올해부터 고도정수처리가 시작되면서 아마 3년 내에 서울시민 전체가 마시는 물이 고도정수처리가 됩니다. 120 다산콜센터라든가 시프트(장기전세주택) 등 주옥 같은 정책들이 서울시에 있습니다. 청계천하고 바꾸지 않는다는 사업이 한 10개쯤 됩니다.”
- 신동호가 만난 사람
- [HOT 피플]오세훈 서울시장 “재선 포기하고 싶은 심정” 外(2009. 12. 17 11:21)
- 2009. 12. 17 11:21 사회
- 오세훈 서울시장 “재선 포기하고 싶은 심정”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선홍보’ 논란을 일으킨 광화문광장 스노보드 대회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오 시장은 12월 10일 자신의 블로그에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한 이야기고 근거 없는 오해”라며 세간의 비판을 반박했다. 오 시장은 “서울을 세계 각국에 널리 알리기 위한 고심 끝의 결정”이라면서 “재선 의지를 밝혀 오해가 생긴 것 같아 재선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1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 스노보드월드컵을 개회해 오 시장 재선을 위한 홍보 기획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엄기영 MBC 사장 사표 반려 엄기영 문화방송(MBC) 사장의 사표가 반려됐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12월 10일 이사회를 열어 엄 사장의 유임을 결정했다. 그러나 방문진은 엄 사장을 제외한 보도·편성·제작·경영 본부장의 사표를 수리해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방문진 대변인 차기환 이사는 “경영 혁신과 조직 안정을 고려했다”면서 “표결 결과 이사들의 의견이 통일되지 않았으나 엄 사장에 대해서는 유임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MBC 경영진 8명은 지난 12월 7일 일괄적으로 사표를 제출했다. 이영애 의원 소신 둘러싸고 자유선진당 내홍 이영애 자유선진당 의원이 당론에 반하는 소신론을 펼치면서 선진당이 내홍을 겪고 있다. 이 의원은 12월 7일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대통령과 국회가 서울에 있는데 행정부가 연기군으로 이전한다면 국정 운영의 비효율과 국가안보에 위험을 초래한다”고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찬성의 뜻을 밝혔다. 세종시 원안 추진에 사활을 건 선진당 의원들은 “당이 싫고 국회의원이 싫으면 사표를 제출하라”며 이 의원의 사퇴를 주장했다. 배우 이병헌씨 전 여자친구로부터 두 차례 피소 배우 이병헌이 전 여자 친구 권 모씨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권씨는 12월 8일 “결혼하자는 유혹에 속아 정신적·육체적 피해를 보았다”면서 이병헌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이어 권씨는 10일 이씨를 상습도박 혐의로 형사고발했다. 이에 이병헌 측은 “이병헌의 이미지에 타격을 주려는 악의적 의도가 있다”면서 “협박 혐의 등에 대해 수사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 HOT피플
- [조명]‘여행(女幸) 프로젝트’ 지휘자 오세훈 서울시장(2009. 02. 11)
- 2009. 02. 11 사회
- “여행 프로젝트, 남성적 사고가 문제” “‘여행 프로젝트’(여성이 행복한 도시 프로젝트)가 유명해지면서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넘어 굉장한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있다.” 1년 7개월 된 여행 프로젝트의 기안자이며 지휘자인 오세훈 서울시장의 말이다. 무엇이 그를 이처럼 심한 업무적 스트레스에 빠지게 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의외였다. 그는 “여행 프로젝트에 대한 시민의 관심이 예상 밖으로 크고 호응이 높아서”라고 말했다. 2월 4일 오 시장을 만난 그의 집무실에는 여행 프로젝트 광고 스크린이 장식돼 있었다. 여행 프로젝트에 대한 그의 관심과 열정이 남다르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여행 프로젝트는 어떤 사업이고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지 오 시장에게 직접 들어봤다. 여행 프로젝트는 이전 시장이 펼쳤던 서울시정과 전혀 다른 방식이다. “여행 프로젝트는 생활시정의 전형이다. 사업 내용도 아주 자질구레한 것이다. 사소한 것을 개선하자는 게 콘셉트다. 사실 일상생활이 전부 시정이다. 시정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여성의 감각과 섬세함을 시정에 반영하자는 취지다. 시장으로 2년 6개월여 동안 일하면서 굉장히 섬세한 시정이 필요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임 시장들이 청계천 사업, 여의도공원화 사업 등 굵직한 사업을 했다. 그런 시각이라면 여행 프로젝트는 사각지대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1년 7개월 동안 추진한 여행 프로젝트에 대해 중간 평가를 한다면. “취임한 뒤 6개월 정도 아이디어를 숙성시켰다. 그로부터 6개월 뒤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보인 것은 채 1년이 되지 않는다. 사실 여행 프로젝트는 생각이 바뀌어야 가능한 사업이다. 밀어붙인다고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어느 순간 자치구로 전파되기 시작했다. 외국 도시에 알려지면서 여행의 인지도가 올라갔다. 시민의 호응이 대단하다. 오히려 시민의 관심과 호응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굉장한 스트레스를 느낀다. 문제는 이 사업은 결코 단기적 사업이 아니라는 것이다. 화장실과 보도를 하루아침에 다 여성이 편리하도록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시민을 위한 시정으로 틀을 바꿨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 또 이런 취지를 시민 고객들이 알아주는 것이 무엇보다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사업에 대한 좋은 호응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공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시민의 관심 그 자체가 여행 프로젝트 성공의 대전제다. 행정서비스에 대한 비판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서 고객의 만족도를 높여갈 것이다. 지금은 사업의 초기 단계다. 이 때문에 홍보도 이미지 위주에 치중한 측면이 있다. 홍보는 행정서비스 창출을 위한 것이다.” 이 사업을 추진하는 데 난관도 많았을 텐데. “프로젝트의 발안자로서 한동안 무척 답답했다. 속도가 나지 않아 속상했다. 무엇보다 남성적 사고가 문제였다. 간부진이 남성이어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 여성적 감수성과 세심함이 체화되지 않은 탓이다. 여성가족정책관(1급)의 권한을 강화했다. 그에게 이 사업을 지휘할 수 있는 권한을 줬다. 서울시 안에 있는 180여 개 과를 지휘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줬다. 남성들의 심리적 저항도 컸다. 이 사업을 실무적으로 집행하는 과장들이 대부분 남성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여행동반자’ ‘여성포럼’ 등을 만들었다. 그 뒤부터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근본적으로 시간이 필요한 사업이다. 당장의 가시적 성과가 보이는 물리적·하드웨어적 시정보다는 긴 안목의 성장동력을 키우기 위한 소프트웨어를 바꾸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외국의 긍정적인 평가가 이 사업의 큰 힘이 됐는데. “사업 초기에 국내보다 국외에서 더 알아줬다. 2008월 유엔 여성지위위원회에서 발표한 여행 프로젝트의 반향은 정말 기대 이상이었다. 특히 세계적 여성학자들이 오히려 ‘이게 바로 여성을 위한 정책’이라며 고무됐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여행 프로젝트를 전 세계에 전파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2008년 7월 스페인 마드리드의 세계여성학대회 포럼에서 여행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또 지난해 10월 열린 세계여성포럼, 올해 개최될 세계대도시협의회 여성네트워크 서울포럼에서도 중요한 의제가 될 것이다. 지난해 1000여 명의 외국 공무원이 서울시정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서울을 방문했는데 특히 여행 프로젝트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정책 수요자는 외국이 아니라 한국 국민이다. “국내의 반향도 크다. 1월에 열린 여행경진대회에 133개 개선 사례가 출품됐다. 전남, 경기, 인천, 익산 등 자치단체에서도 여행 프로젝트를 벤치마킹하여 여성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여성이 행복하면 모두 행복할 수 있다는 사업 취지에 공감하고 있는 것이다. 또 기업으로도 전파되고 있다. 여성친화주유소(SK에너지 ‘엔느’), 여성특화 증권사(현대증권 브띠끄모나코 지점), 여성창업지원(삼성생명 비추미 드림샵) 등이 여성 친화적 서비스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렇다고 여행 프로젝트 홍보에 이용할 생각은 없다. 행정 서비스와 기업은 발상 자체가 다르다.” 경제가 어려운데 경제 회복에 일조할 수 있는 여행 프로그램은 있는가. “경제가 어려우면 가정주부도 사회활동에 더 많이 나설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일을 가질 수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특히 경력이 단절된 여성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그게 바로 ‘엄마가 신났다’ 프로젝트다. 고학력 경력 단절 여성을 위한 재교육과 맞춤 일자리, 여성 일자리 현장 안내 시스템 등을 가동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주부들이 직장으로 나오지 못한다. 육아문제 때문이다. ‘서울형 어린이집’ 프로젝트는 보육서비스만이 아니라 주부의 사회활동을 간접 지원하는 사업이다. 여성 취업의 장애가 되는 육아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서울형 어린이집’은 일종의 인증제도다. 인증을 받은 보육시설 어디에서나 공고보육시설 수준의 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지원사업이다.” 정부가 5대 음식강국론을 펴면서 음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도 보건환경연구원과 함께 ‘식품안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과거엔 먹을거리에 신경 쓰지 않았다. 위생업소를 단속하는 것이 전부였다. 일상생활의 음식은 모두 체크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서울시가 ‘식품안정추진단’을 만든 것도 이 때문이다. 추진단에서 수족관를 조사해 그 속에 불순물을 찾아냈다. 어린이가 농약이 묻은 바나나 껍질을 깐 손으로 바나나를 먹을 수 있다. 시민의 건강의 문제다. 이처럼 사소한 시민건강의 문제까지 시장이 챙겨 나갈 것이다.” 여성이 구매권도 갖고 있지만 투표권도 갖고 있는 것 같은데 여행 프로젝트에 오 시장의 정치적 야심이 숨어 있는 것은 아닌가. “여행 프로젝트를 표로 환산해보지 않았다.”(웃음)
레이디경향(총 3 건 검색)
- [서울시장 후보에게 바란다]① 경험을 무기로 재선에 도전하는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
- 2010. 05. 31 15:49 화제
- ㆍ“디자인 서울은 도시경쟁력뿐 아니라 좀 더 안전하고 쾌적한 삶을 위한 정책” 6·2 서울시장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서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책임질 일꾼에게 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매우 중요한 날이다. 아직 표심을 굳히지 못한 독자를 위해 「레이디경향」에서는 주부들의 시선을 통해 4인의 서울시장 후보들의 면면을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특집 기사를 기획했다. 「레이디경향」 주부 독자들이 각 당의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궁금해하는 점을 직접 들어본다. 오세훈 후보의 서울시장 재선 도전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6·2 서울시장 선거를 코앞에 둔 지금, 삼삼오오 모인 술자리에서는 지난 4년간 오 후보가 보여준 서울시정 운영에 대한 갑론을박이 종종 벌어진다. 오 후보 자신이 평가한 지난 4년에 대한 성과는 무엇이고, 그가 재선을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일들은 무엇일까. 오세훈 후보는 자신이 서울시장 재선에 도전하는 가장 큰 이유로 ‘경험’을 꼽았다. 지난 4년 동안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숙성된 경험이 앞으로의 4년을 더욱 기름지게 해줄 것이라 믿는 것. 오 후보는 지난 4년 동안의 시정 운영에 대해서는 서울 시민들이 평가를 해주어야 할 부분이라면서도, ‘환경 개선’과 ‘복지정책’ 개선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표현했다. 일단 한강공원, 북서울 꿈의 숲, 서서울호수공원 등을 통해 녹지면적이 100만 평 늘어나 가족 나들이가 편해졌으며, ‘시프트’로 전셋값 걱정을 덜었고, 서울형 어린이집이 생기면서 양육 부담이 훨씬 줄어들었으며, 아이들 교육 환경이 개선되었고, 부모님 치매 걱정도 덜게됐다고 평가했다. 이런 성과들에도, 오세훈 후보는 ‘서민정책’보다 ‘디자인 서울’ 정책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오세훈 후보는 “21세기 도시경쟁력은 디자인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디자인 서울은 도시경쟁력을 강화하는 차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서울에 질서를 부여해서 좀 더 안전하고 편리하며 쾌적한 서울을 만들어 서울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때문입니다. 사실 4년 동안의 디자인 예산은 1천억원인 데 비해, 서민정책에 쏟은 예산은 서울시 1년 예산의 1/4입니다. 예산 책정만 봐도 서민정책에 소홀하지 않다는 게 증명된 셈이죠.” 오세훈 후보는 서울시장의 역할에 대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이 두 가지 있다고 말한다. 우선 시민들을 위해 ‘삶의 질’을 높이는 것, 그리고 두 번째는 10년, 20년 뒤 우리의 아이들이 살아갈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강화해가는 것이다. “지난 4년간 기반을 잘 닦아놓은 창의시정, 디자인 서울, 서울형 복지, 한강 르네상스, 강남·강북 균형 발전 프로젝트를 완성해서 10~20년 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1세금 예산 집행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 대책은 없나요? (박혜숙 주부(30), 서울 강남구) 시민 여러분들의 귀중한 세금을 낭비하지 않고 집행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민의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홈페이지를 통해 시민이 직접 참관해서 예산 집행 과정에 대한 안내를 받고, 예산 집행에 관한 의견을 제시하는 ‘시민참관인’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2영유아 무상교육과 공공 보육시설 확대 계획이 있는지요?(김유경 주부(37), 서울 서대문구) 앞으로는 아이만 낳으면 서울시가 함께 키워드린다는 각오로, 2012년까지 영유아 무상보육을 평균 소득 70% 이하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국공립 보육시설을 1,000개로 늘릴 뿐 아니라 365일 24시간 보육 서비스를 확대해서 맞벌이 부부들의 보육 부담을 대폭 줄여드릴 것입니다. 3학교 무상급식에 관한 후보님의 생각과 정책이 궁금합니다.(허미행 주부(40), 서울 노원구) 무상급식을 받는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아이들이 심리적 위축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해야 한다는 논의가 시작됐습니다. 이 부분은 교사들에 대한 충분한 교육과 행정 시스템 개선을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서울시는 이미 서울시 교육청과 함께 매년 1,000억원가량(2009년 기준)을 투입해 저소득층에게 무상급식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부유한 학생들에게까지 무상급식을 제공하기보다는 친환경 급식과 동시에 공교육을 강화해 ‘사교육비’, ‘학교 폭력’, ‘학교 준비물’이 없는 학교를 만들어 소득의 격차가 교육의 격차로 벌어지는 것을 막는 교육 복지를 추진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4서민을 위한 후보님만의 서울 집값 안정 대책을 듣고 싶어요. (이선영 주부(45), 서울 관악구) 서울시의 집값은 단기적 대안보다는 시스템을 통해 집값 안정을 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제가 서울시장 취임 후 정부에서도 도입하지 못했던 ‘원가 공개 및 후분양제’를 도입해서 아파트 분양가에서 거품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었습니다. 그 후 주변 전세가의 55~80% 수준인 ‘시프트’를 공급해 전셋값 폭등을 막을 수 있었으며, 지난해에는 재개발, 재건축, 뉴타운 과정을 공공이 직접 관리하는 ‘공공관리자’ 제도와 재개발시 모든 정보를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클린업 시스템’으로 주거사업의 비리를 없애면서 분양 원가를 낮출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위의 정책들을 통해 서민들의 집값, 전셋값 걱정을 완전히 해소시키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5다양한 주택 형태를 갖춘 새로운 뉴타운 정책이 있나요? (정진 주부(54), 서울 서대문구) 지금처럼 서울시가 아파트 일변도의 도시가 되면 시민들의 삶의 질은 물론이고 도시경쟁력 측면에서도 절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아파트와 단독주택, 타운하우스 같은 저층 주거지가 공존하는 ‘휴먼타운’으로 서울의 주거 패러다임을 바꿔가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저층 주거지를 복원해 도시와 시민 모두가 만족하는 주거환경 개선사업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6그린벨트가 해제된 후 녹지 보완 환경정책이 궁금합니다. (이인숙 주부(50), 서울 강북구) 서울시는 그린벨트를 풀어서 뉴타운이나 시프트 같은 개발사업을 하는 것을 최대한 자제하는 중입니다. 아울러 이번에 발표한 ‘서울시 그린벨트 종합계획’에 따라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그린벨트를 관리해 나갈 것입니다. 자연환경을 보전할 필요성은 있지만, 난개발로 훼손된 녹지축은 복원하고, 접근성이 좋은 지역은 정비사업을 통해 녹지공원으로 조성해 생활에 필요한 녹지를 최대한 보전해 나가겠습니다. 7시청 앞 광장을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 생각은 없나요? (김경하 주부(32), 서울 도봉구) 서울광장은 애초에 모든 시민의 건전한 여가활동과 문화생활을 위해 조성된 공간입니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그 원칙에 입각해 서울광장을 운영해갈 것입니다. 무료 문화예술 공연과 스케이트장도 시민들의 건전한 여가활동과 문화생활의 연장선상입니다. 여기에 더해 내년 말 완공되는 서울광장 앞 신청사는 30% 정도가 전적으로 시민들을 위한 문화예술 공간으로 만들어집니다. 서울 시민들이 자유롭게 잔디밭에 누워 책도 읽고 담소도 나눌 수 있는 시민의 공간으로 업그레이드하겠습니다. 8저출산 문제가 심각한데 후보님의 출산장려정책이 궁금합니다. (송현주 주부(35), 서울 강남구) 지금까지의 저출산 대책은 저소득층 혹은 셋째 아이 이상의 다자녀 가정 등 한정된 계층에만 지원이 이뤄지면서 충분한 효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앞으로는 양육·보육 문제를 넘어 결혼에서부터 육아까지 통합 지원하고, 저소득층의 선별적 지원에서 보편적 지원으로, 또 다자녀 가정의 개념도 셋째 아이 이상에서 둘째 아이 이상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기업 내 보육시설을 운영하는 기업에 다양한 세제 혜택을 줘서 사내 보육시설 구축을 유도하고, 워킹맘들이 자유롭게 출산휴가, 육아휴직을 이용하도록 하는 ‘직장맘 뱅크’를 실시하겠습니다. 9고령화 사회에서 노인들의 일자리 확대를 위한 계획은 있나요? (김채영 주부(44), 서울 동대문구) 어르신들의 일자리는 경제적 문제뿐 아니라, 여생을 사회에 봉사한다는 의미도 크기 때문에 너무 힘들지 않으면서도 그동안 쌓아온 삶의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는 보람 있는 일자리 중심으로 제공해드리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퇴직 경찰관들에게 ‘학교보안관’ 직을 맡기면 일자리도 드리면서 공교육도 정상화시킬 수 있습니다. 치매 노인 돌보미, 서울형 어린이집의 은빛 돌보미, 다문화 어린이집 보육교사 등 공공·민간을 다양하게 활용해서 충분한 일자리를 확보할 것입니다. 10서울에서 재해·재난 발생시 극복하기 위한 대책을 세우고 있나요? (서상희 주부(43), 서울 광진구) 올해 초 ‘100년 만의 폭설’로 시민 여러분들이 큰 불편을 겪으셨을 것입니다. 폭설에 좀 더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장비를 현대화하는 한편, 제설 대응 매뉴얼을 전면 수정 보완했습니다. 아울러 내 집 앞 눈 치우기에 대해서는 서울시 조례로 정해진 부분인데, 강제적으로 하기보다는 모든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성숙한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글 / 김민주 기자 ■사진 제공 / 오세훈 선거대책본부>
- 45세 ‘소통령’된 서울시장 당선자 오세훈 바로 보기
- 2006. 07. 01 화제
- 오세훈 시대가 열렸다. 서울시장은 공무원 4만7천여 명, 투자·출연기관 2만 명을 포함해 7만 명 가까운 사람의 인사권을 쥐고 있다. 관련 사업 종사자까지 합하면 10만 명이 넘는 사람의 생사여탈권을 쥔 가히 제왕적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서울공화국’ 수장이 펼칠 4년의 서울시정을 이해하기 위해, 그가 과연 성공적인 시장을 거쳐 더 큰 뜻을 펼칠 수 있는지 검증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오세훈 백과’ 공개. 판사나 검사 같은 재조 경험도 없는 변호사 출신에 초선 국회의원이 사실상 경력의 전부인 오세훈 시장. 그는 달동네의 가난한 집 장남으로, 대학 편입생으로 10~20대 시절을 보냈고 사법고시 ‘한 방’을 통해 훌륭한 가문과 결합하는 신분상승의 기회를 잡았다. 그래서 그는 행운아이기도 하지만 여자에게 꼼짝 못하는‘ 쩨쩨한’ 남자라는 평가도 따른다. 부드럽다는 평가와 유약하다는 평가는 사실 같은 말이다. 정치권 진출도 시장 출마도, 주변의 권유로 결정할 정도로 유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도 그런 맥락이다. 하지만 좀더 내밀하게 오세훈 시장을 파고들면 의외의 강인함도 발견된다. 주변 관리도 철저히 하고 내면의 실력도 갖췄다. 특히 서울시장 오세훈, 인간 오세훈을 완벽하게 이해하기 위해선 그가 살아온 삶과, 특히 그의 인맥을 완전히 연구할 필요가 있다. ‘젊은 시장’ 그 걱정과 기대 사이 “세상은 결과만 알고 싶어한다. 남에게 산고(産苦)를 말하지 말고 거기서 얻은 아기만 보여줘라.” 젊고 잘생기고 신명나게 노래를 부르고 재미나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말솜씨를 가진 ‘새내기 서울시장’. 민선시장 중 최연소인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45)는 7월 1일 ‘당선자’라는 꼬리를 떼고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인구 1천 만 명의 수도 서울을 이끌 오세훈 당선자는 대통령에 버금가는 실질적 ‘소통령’으로서 수도 서울의 행정 수장 역할을 기다리고 있다. 뛰어난 서울시장이 되기 위해선 ‘감성과 이미지’를 탈색하고 진정한 실력으로 ‘행정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오 당선자는 “4만5천 명의 서울시 공무원을 뒤에서 서서히 몰아가겠다”며 ‘마차형 리더십’이란 해법을 내놓았다. 그에게 기대를 거는 사람은 ‘서울시장 오세훈’을 ‘시대의 선택’으로 본다. 낡은 시대를 새로운 정신으로 바꾼다는 의미에서‘혁명가’라는 뜻을 담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걱정스런 눈길을 보내는 사람은 ‘서울시장 오세훈’을 ‘시대가 낳은 행운아’로 여긴다. 오 당선자는 과연 서울시장 자리를 행운으로 얻은 것일까, 아니면 서울시장이란 의자를 행운에게 내주고 맞아들인 것일까. 사람들은 그에게 주어진 ‘행운’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서울시장 출마를 강권하다시피 했던 한나라당 박계동 의원은 “강금실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의 부상이 오 당선자에겐 천우신조였다”면서 “행운으로만 치부한다면 그의 당선의 의미는 사라지고 만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은 ‘마더 라이크 리더십(어머니형 리더십)’과 ‘노블리스 오블리제 리더십’”이라면서 “이는 환경이나 여성, 경제적 약자 등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커지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나올 수 있는 리더십의 유형”이라고 말했다. 사실 오 당선자의 능력, 특히 행정 능력은 검증되지 않았지만 사회 기여에 대한 그의 철학과 정신은 높이 살 만하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 시각이다. 정치개혁을 위한 ‘오세훈법’ 개정과 총선 불출마 선언, 당 혁신을 위한 5·6공 이너서클의 퇴진 요구, 그리고 환경운동 등 역시 어느 정도의 자기희생 없이는 해낼 수 없었던 일이다. 그는 선거가 끝난 뒤인 6월 1일 유세 취재를 했던 기자들을 식사에 초대했다. 식사를 마칠 즈음 오 당선자는 “더치페이를 하자”고 제안했고 초대받은 기자들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오 당선자는 “어렵게 당선됐는데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 취소되면 되겠느냐”는 농담으로 상황을 넘겼다. 도덕적 기준만 놓고 보면 자기 소신이 매우 뚜렷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기자들은 그를 ‘삼종’이라고 부른다. 그가 철인 3종경기를 완주한 것을 빗댄 서울시장 후보 홍보물 ‘카피’를 원용한 것이다. 카피 내용은 ‘순종’ ‘독종’ ‘별종’이다. 국민과 국민의 뜻에 ‘순종’하고 자기관리와 정책 일관성에는 ‘독종’처럼 굴면서 국민에게 새로운 서비스와 깨끗한 이미지를 주는 ‘별종’이라는 뜻을 함축하고 있는 것이다. 오 당선자의 브랜드가 ‘정치개혁가’와 ‘환경운동가(변호사)’로 압축될 정도로 그의 경력과 경험은 ‘단순’하다. 그의 의사결정 과정이 매우 ‘의존형’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서울시 행정의 핵심은 개발과 환경보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고 균형과 조화가 요구되는 정책이다. 오 당선자는 ‘환경’에 지나치게 기울어져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 입문 당시 “나의 고향은 환경이다. 환경에서 나의 정치적 정체성을 찾겠다”고 말했을 정도다. 오 당선자는 특히 녹색 사인펜을 이용하길 좋아한다. 그 이유에 대해서 “나는 뼛속까지 ‘녹색’이 파묻혀 있다”는 얘기를 서슴없이 한다. 환경주의자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하지만 행정은 환경과 자주 충돌한다. 열악한 서울시민의 주거 환경을 바꾸는 것, 낙후된 도심을 재개발하고 편의시설을 개선하는 것은 곧 개발로 나타나고 이것은 보존이나 환경과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 일각에서 그의 환경 우위 정책이 행정과 얼마나 조화를 이룰지 의문을 제기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서울시장으로서의 그의 능력과 역량은 곧 드러나고 평가받게 돼 있다. 행정 행위는 분명한 실적으로 평가받는 것이다. 그 평가는 그가 과연 시대의 운을 잘 타고 넘은 행운아였는지, 아니면 진정한 노력과 실력에 바탕을 둔 것인지도 함께 입증할 것이다. 오세훈 처갓집엔 뭔가 특별한 게 있다? 오세훈 당선자의 부인 송현옥씨(45·세종대 영화예술학과 교수)는 오 당선자를 고2 때 처음 만났다. 현옥씨는 조각가 송영수 전 서울대 교수의 딸이다. 현옥씨의 오빠인 상호씨(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몸이 아파 학교를 1년 쉰 뒤 오 후보와 같은 반이 되면서 세 사람은 함께 과외를 하게 됐다. 난생 처음 과외를 하게 된 오 후보는 10분이라도 더 공부하고 싶었지만 과외가 새삼스럽지 않던 현옥씨는 ‘농땡이’였다. 과외는 깨졌다. 두 사람은 고3 때 입시학원에서 다시 만났다. 오 후보가 길에서 자판기 땅콩을 사주며 “너 고등학생의 몇 %가 담배 피우는 줄 아니?”라며 실없이 묻는 모습에 1년 전 ‘꽁생원’과는 다른 면모를 봤다고 현옥씨는 회상했다. 두 사람은 나란히 고려대 문과대에 응시했지만 오 후보만 낙방했다. 후기인 한국외대에 입학했던 오 후보는 2학년 때 고려대 법대에 편입, 영문과에 다니던 현옥씨와 소문난 캠퍼스 커플이 됐다. 당시 고려대 도서관은 늘 자리가 부족했다. 아침 7시에 도서관에 자리를 잡은 오 당선자가 송씨의 집으로 전화해 그녀를 깨우곤 했다. 송씨의 어머니 사공정숙씨(71)는 반듯하고 성실한 송씨의 남자친구에게 늘 감탄했다. “결혼을 반대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그런 것 같지 않다. 모친 사공정숙씨는 “학생 신분이기 때문에 친구처럼 지내라”는 조언을 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오 후보가 사법시험에 붙은 직후인 1985년 결혼했다. “친구처럼 지내라”는 조언을 했지만 송씨의 모친은 일찍부터 오 당선자를 사윗감으로 염두에 뒀다. 송씨의 오빠 송상호씨의 친구였던 오 당선자는 상호씨가 수술 때문에 오래 결석했을 때 매일 수업 내용을 전해주기 위해 그 집에 찾아갔다. 고교 시절부터 유달리 성실하고 심성이 고왔던 오 당선자를 그는 깊은 관심과 애정의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친구들은 “오 당선자가 대학 때 다른 여학생과 미팅도 안 했다”고 ‘증언’한다. 결국 24세 때 동기생 중 가장 빨리 결혼했다. 오 후보 부부는 ‘행복한 가정재단’의 홍보대사로도 활동했다. 친구들은 “공처가 분위기가 좀 있다”고 하지만 부인은 “그의 내면이 얼마나 강철 같은지 모르고 하는 말”이라고 일축한다.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포기할 때도 그는 부인과 가족에게 별다른 상의 없이 결단을 내렸다. 송현옥씨 일가는 모두 고대 출신이다. 어머니 사공정숙씨는 1968년부터 고려대 수학과 교수를 지냈다. 1975년 고려대 사범대에 수학교육과가 생길 때 그 산파 역할을 맡았다. 1991년 사범대학장, 2000년에 교육대학원장을 지내고 2003년 정년 퇴임했다. 송 교수의 부친 송영수씨(작고)는 한국 철조 추상 조각의 제1세대로 알려진 조각가다.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한국전쟁이 나던 1950년 서울대 미대 조형과에 입학, 한국 현대 조각의 선구 김종영에게 조각을 배웠다. 송씨는 앵포르멜 경향의 추상 철조를 개척한 조각가로 평가되는데, 테라코타와 목조, 석조에도 관심이 깊었다. 추상 조각에 대한 이해가 거의 전무했던 시절, 그는 이 분야를 개척한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다. 1960년대는 박정희 대통령이 추진한 국토 건설 드라이브로 수많은 동상과 조형물들이 제작됐다. 이 시기 조각가 송영수는 국가가 발주한 추상 조형물의 거의 전부를 독차지할 만큼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국전 추천작가와 심사위원을 지낸 송씨는 1968년 서울대 전임교수가 됐으나 2년 뒤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경부고속도로 기념 조형물 구상으로 심신이 지칠 대로 지친 상태에서 그는 죽음을 맞았다. 대표 조형물로는 ‘경부고속도로 준공기념탑’ ‘이준 열사 동상’ ‘육군사관학교 화랑천 쌍사자’ 등이 있다. 부인 사공씨는 남편을 ‘정열의 인간’으로 기억한다. 짧았던 40평생을 조각을 위해 송두리째 바친 그를 “새로운 소재를 탐구하고 그 소재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 몸과 혼을 바친 사람”으로 평가한다. 집안에 두 개의 커다란 산소통을 설치하고 동판의 용접을 손수 했던 기억을 떠올린다. “추상으로 가기 위해서는 구상의 기초가 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조각관이었다. 1백10권에 달하는 스케치북이 그대로 남아 있고 미술계에서는 그가 남긴 스케치 자체가 ‘위대한 미술품’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가 심장마비로 숨진 당일 새벽에도 송씨는 부인 사공씨를 깨웠다. “새롭고도 놀라운 구상이 떠올랐다”는 이유에서였는데 송씨는 “그렇게 무리해서 일하다가는 큰일을 내겠다”며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사공씨에게는 그 새벽의 일이 큰 한으로 남아 있다. 송현옥씨의 오빠 송상호씨(47)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 경영학계의 큰 별 김인수 교수의 직계 제자로 유학을 하지 않은 ‘토종 경영학자’다. 김인수 교수는 개강 전에 과제를 주고 첫날부터 학생들에게 혹독한 연구와 학습을 강요했던 것으로 ‘악명’이 높다. 그는 김 교수 밑에서 기업 조직론을 공부했다. 최근 송 교수는 벤처기업의 조직과 인적 요소의 중요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벤처 창업자의 리더십, 구성원의 역량, 조직의 혁신이 벤처 성공의 관건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미술에 재능을 보였지만 ‘뒷바라지할 자신이 없어’ 경영학 공부를 권했다는 것이 모친의 말이다. 송현옥씨의 남동생 송상기씨(40) 역시 고대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모교의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예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재원이다. 여동생 송현영씨(43) 역시 고려대 교육학과를 졸업해 어머니와 4명의 자녀, 사위 오세훈 당선자까지 모두 고대 출신으로 이뤄진 독특한 가족 구성원이다. 송현영씨의 남편은 동아일보 기자로 재직 중이다. 오 당선자의 장모 사공씨는 사위의 더 큰 장래에 대해 “성실하고 착한 사위로, 훌륭한 업적을 남긴 시장만으로도 대만족”이라고 말했다. 오세훈을 키운 대일고 고대법대 학맥의 힘! “사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를 영입한 것도 대일고 선배인 한나라당 박형준 의원 아닙니까. 대일고에서 드러내놓고 선거운동을 하지는 못했지만 선거기간에 각종 행사장에서 오 당선자에게 가장 열성적으로 호응한 사람들을 가만히 보니까 대부분 고등학교, 대학교 동문들이더라구요.”(대일고 총동창회 관계자)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의 학맥은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 당선자에게 음으로 양으로 든든한 배경이 됐다. 오 당선자는 서울 미동초등학교와 중동중학교를 거쳐 대일고와 고대 법대를 졸업했다. 먼저 대일고 출신 인맥들의 적극적 지원에 주목할 만하다. 1973년 처음으로 신입생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대일고는 당시 신흥 명문고 가운데 한 곳으로 꼽혔다. 오 당선자는 대일고 4기 졸업생이다. 한 해 선배가 박형준 한나라당 의원이고 두 해 선배가 같은 당의 한선교 의원이다. 박 의원은 오 당선자에게는 고려대 한 해 선배이기도 하다. 박 의원은 오 당선자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조언을 아끼지 않는 선배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오 당선자의 동기생을 중심으로 하는 대일고 동문들 20~30명은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장 등 선거기간 내내 주요 행사장을 찾아다니면서 조직이 없던 오 당선자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오 당선자의 동기인 황오성 일등산업 대표(4기 동창회장)는 “오 당선자가 워낙 깔끔한 성격이라 우리에게 도와달라는 말을 일절 하지 않았지만 동문이 큰 선거에 나선 마당이어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발적으로 모였다”고 밝혔다. 대일고 동기들이 기억하는 고교 시절의 오 당선자는 앞장서서 이끄는 리더의 모습이라기보다는 얌전하고 조용한 모범생에 가까웠다. 성적도 우수한 편이어서 문과생 1백80여 명 가운데 10~20등 사이를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 대다수가 그렇듯 오 당선자 역시 자신과 비슷한 학업 수준의 친구들과 어울렸다. 게다가 당시 대일고는 모두 12개 반이 문과 3반과 이과 9반으로 나뉘었는데 수업을 할 때면 우열반으로 반편성을 하는 바람에 교제의 범위가 제한적이기도 했다. 오 당선자의 대일고 출신 친구들은 지금 학계와 언론계, 법조계에 분포돼 있다. 법조계에 진출한 친구들 중 이건웅 변호사(법무법인 바른)와 오규섭 변호사(법무법인 청풍)가 가까웠다. 이 변호사는 선거 기간 오 당선자의 홈페이지에 ‘내가 본 오세훈 후보’라는 글을 써서 응원하기도 했다. 오 당선자의 친구들은 언론계에도 많이 진출해 있는데 이 가운데 특히 월간 ‘포브스코리아’의 이용택 편집위원과 가까웠다. 이거산 ‘주간조선’ 차장과 현재 ‘스포츠서울’ 경영기획실에 근무하고 있는 이성춘 실장도 오 당선자의 ‘친구’들로 지목된다. 학계에 진출한 동기들로는 송상호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와 정우봉 고려대 국문학과 교수가 있다. 동기들은 오 당선자가 고교 시절부터 가장 가깝게 지낸 단짝으로 송상호 교수를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오 당선자의 동기인 송우영 화인텍정보시스템 대표는 “우리가 고3이 되던 1978년 1학기가 시작되며 오 당선자가 새로운 짝을 맞았는데 그 사람이 바로 송상호였다”면서 “상호의 한 살 여동생은 지금 오 당선자의 부인 송현옥씨다”라고 말했다. 원래 송 교수는 오 당선자보다는 한 학년 위였지만 몸이 좋지 않아 학교를 한 해 쉰 뒤 3학년으로 복학했다. 오 당선자는 수술 후유증으로 학교를 자주 결석하던 송 교수의 숙제를 위해 그 집을 자주 찾았다. 여기서 그는 송 교수의 여동생이자 자신과 동갑내기였던 현재의 부인 송현옥씨와 인연을 맺었다. 오 당선자는 송상호 교수와 친구로 만나 처남매부지간이 된 셈인데 공교로운 것은 이 인연이 ‘고려대 학맥’으로도 이어진다는 사실이다. 송상호 교수의 집을 자주 왕래하며 함께 공부했던 세 사람은 1979년 졸업과 동시에 잠시 떨어지게 됐다. 송상호 교수는 고려대 경영학과, 송현옥씨는 고려대 영문과로 진학했지만 고려대 영문과에 낙방한 오 당선자는 외대에 입학했다. 그러나 오 당선자는 이듬해 기어이 고려대 법대로 편입하는 ‘집념’을 보였다. 오 당선자의 친구인 오규섭 변호사는 “당시 재수를 했던 내가 1980년 고려대 법대 80학번으로 입학하고 보니 오 당선자가 2학년으로 편입한 상태였다”면서 “송상호 교수의 모친이자 오 당선자의 장모인 사공정숙 교수가 당시 고려대 수학과에 재직 중이었으니까 결과적으로 보면 완전히 ‘고대 가족’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1980년 ‘편입생’ 오세훈 당선자가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친구는 같은 법대 79학번이자 과대표였던 홍승기 변호사(법무법인 세진종합)였다. 고려대 법대 친구 사이에서 오 당선자와 홍 변호사는 심심찮게 ‘친구이자 라이벌’로 거론된다. 두 사람 모두 고려대 재학 시절 일명 ‘CC(캠퍼스 커플)’로 지내며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변호사 재직 시절부터 언론의 조명을 받으며 ‘스타’로 떠오른 점도 자주 비교 대상이 된다. 홍 변호사는 “우리 두 사람 모두 캠퍼스 커플이어서 놀러 다닐 때 자주 어울렸고 최근까지 휴가를 함께 보내기도 했다”면서 “대학 시절 친하기는 했지만 오 당선자는 주로 도서관에서 지냈고 나는 밖으로 많이 놀러 다녔던 것 같다”며 웃었다. 한 법대 동기는 오 당선자가 국회의원 시절 홍 변호사에게 강남구청장 공천을 주겠다며 정치권 입문을 권유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홍 변호사처럼 오 당선자의 고대 법대 학맥은 대부분 법조계에 퍼져 있다. 특히 고대 법대 79학번의 경우 절반 이상이 사시에 합격하면서 진로가 어느 정도 결정된 측면도 작용했다. 법대 학맥 가운데 오 당선자와 직접적으로 가까운 사람은 박철민 변호사(법무법인 휴먼)와 이호철 충주지청장, 윤관 전 대법원장의 아들인 윤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이다. 법조계 이외의 분야에 진출한 동기로는 한희원 국가인권위원회 국장과 구희천 삼성 SDS 상무, 벤처기업을 운영하는 박상신씨 등 손에 꼽을 정도이다. 특히 오 당선자는 고려대 재학 시절 스승인 정동윤 법대 교수의 직계 제자였는데 지금도 정 교수를 중심으로 친구들과 이따금 모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 / 김경은 기자(뉴스메이커)·최성진 기자(뉴스메이커)·한기홍(뉴스메이커 객원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오세훈 아내 송현옥 교수 인터뷰
- 2006. 05. 01 화제
- “서울시민으로 절실하게 여겼던 부분을 소신 있고 합리적으로 추진해나갈 것” 열린우리당 강풍(康風)에 대응할 만한 다크호스로 급부상해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에 가세한 오세훈 후보. 강금실의 완승으로 예상되었던 서울시장 선거 판도는 그의 등장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오세훈 후보의 아내 송현옥 교수에게 듣는 ‘내 남편이 서울시장이 되어야하는 이유’. 클린 서울, 강북이 사는 녹색 서울 만들 것 오세훈의 정치계 재등판은 일단 여론조사에서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하며 핑크빛 무드를 조성하고 있다. 그가 내놓은 제1호 정책은 ‘강북 도심 부활 프로젝트’. 강북 도심을 활성화하며 문화와 환경 그리고 복지가 어우러진 수도 서울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그러나 17대 총선 직전 정계 은퇴를 선언한 그의 복귀 명분이 미약하며, 강금실과 더불어 실질적인 정책 수립보다는 인기와 이미지에 치중했다는 지적도 대두되고 있다. 4월 25일로 예정된 당내 경선을 앞두고 서울시내 당원협의회 순방 일정으로 분주한 오세훈을 대신해 그의 아내 송현옥(세종대 영화예술학과) 교수가 인터뷰에 나섰다. “솔직히 남편의 정계 복귀가 달갑지 않아서 결정에 신중하기를 당부했다”는 송 교수는 시종일관 조심스러운 태도로 질문에 답했다. 오세훈 후보가 경선 출마 결심을 한 뒤 어떤 말을 해줬나? - 남편이 추사유시(趨舍有時)라는 말을 자주한다. 사람의 진퇴에는 각각 그 시기가 있다는 뜻인데, 용퇴보다는 용진을 잘하는 것이 어려우니 신중을 기하자는 얘기를 나눴다. 경선에 나선 이후 매일 인터넷을 통해 여론조사 결과를 확인하는데, 국민의 사랑을 많이 받으니 감사한 한편 두렵기도 하다.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으로서 오 후보의 출마 배경을 들려준다면 - 17대 총선을 앞두고 불출마 선언을 한 뒤 억측이 많았지만 이후 2년 4개월 동안 평범하게 잘 지냈다. 작년 11월 서울시장 관련 여론조사에서 남편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부터 출마설이 나온 걸로 아는데, 당시만 해도 남편은 적극적인 입장이 아니었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우세가 점쳐지던 상황이 강금실 전장관의 등장으로 판세가 역전되자, 한나라당에서 오세훈이 아니면 안 된다는 바람이 거세게 일었다. 며칠 사이 고심 끝에 친지 및 객관적인 입장을 들려줄 수 있는 이들 등 다수의 의견을 수렴해 출마로 마음을 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나조차도 출마선언 당일 아침까지 알지 못했을 정도로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정치 개혁의 밑거름이 되기 위해 용퇴를 결정했으나, 당시와 지금 상황이 그다지 달라진 거 같지 않다. - 이건 내 생각인데, 국회의원 선거였다면 안 나갔을 것이다. 물론 정치가 아니라고는 말 못하겠지만, 서울시장은 당적을 초월해 시민을 위한 행정의 수장이라는 역할이 강하기 때문이다. 왜 오세훈이 서울시장이 되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 20년 이상 같이 살면서 느낀 남편은 반듯하고 매사에 틀림없다. 시민단체와 언론에서 뽑은 가장 열심히 의정활동을 한 의원 베스트 3(한나라당 1위)에 선정되었다는 것은 그 증거일 것이다. 서울시장이 되어도 인기 위주의 정책을 펴기보다는 지금껏 서울시민으로 살면서 스스로 절실하게 느꼈던 것을 소신 있게 합리적으로 추진할 거라는 믿음이 있다. 강금실 후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우리 부부가 그분에 대해 얘기해본 적은 없다. 남편이 훌륭한 분이라고 알고 있다고 얘기했다는 기사는 봤다. 강금실 전 장관이 해온 일이나 이미지가 좋다고 생각하는 건, 나도 일반 시민들과 같은 입장일 것이다. 요즘 오 후보의 고민은 무엇인가 - 아무래도 정책 개발이다.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를 전문가들과 상의해서 옳게 정립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또한 당내 경선도 코앞에 있으니 그 또한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나는 (경선 승리 여부가) 반반이라고 생각한다. 경선이라는 게 아무래도 조직력, 대면 접촉 등이 중요한데, 그 점에 관해서 아직 확신하지 못하겠다. 오 후보의 정책 중에서 공감하는 대목은 - 연극을 하는 사람으로서 서울을 문화의 도시로 만든다는 계획이 가장 와 닿는다. 깨끗하고 멋있는 서울을 만들 거라는 희망이 생긴다. 인기 있는 정책을 획기적으로 내놓는 것이야말로 이미지 정치가 아닐까 싶다. 이명박 시장이 청계천 복원 등 하드웨어 구축에 애썼는데, 그에 걸맞는 소프트웨어를 내놓는 게 후임 시장의 몫이 아닌가 싶다. 그게 시민을 위해서도 득이 되지 않겠나. 강남권 성향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 그건 오해다. 개인적으로는 환경 관련 정책이 우선일 줄 알았는데, 남편은 강북 도심 개발 프로젝트를 제1정책으로 내놓았다. 그만큼 강북 발전에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의지의 표현일 것이다. 육아와 사회활동을 병행한 엄마의 입장에서 여성 관련 정책에 대한 할말이 있다면 - 모든 공공기관과 사업장에 의학·과학적으로 최고의 시설을 갖춘 탁아시설이 마련되어야 한다. 여성의 결혼 적령기가 늦어지고 저출산 문제가 부각되는 것은 이제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체가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바라는 점이 있다면 - 얼마 전 ‘강금실을 지지하는 사람으로서 오세훈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타이틀의 인터넷 매체 기사를 보고 감동을 받았다. 서울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누가 시장이 되든 잘하리라는 희망 있는 선거, 서로 비방하지 않고 북돋워가면서 치를 수 있는 선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그게 가능하다면 남편이 정치에 나서는 것을 걱정하거나 우리 가족이 상처 입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정말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게 현재 심정이다. 출마 선언 당시 녹색 넥타이를 선보이며 초록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오세훈 후보. 강금실의 보라색에 맞서는 보색 작전이냐는 질문에 송 교수는 “환경운동연합이 만들어지던 초창기부터 환경운동을 시작했던 만큼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을 담은 것”이라며 ‘이미지 정치’로 연결되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고등학교 시절 과외를 함께 받는 친구로 만나 6년 교제 끝에 결혼한 동갑내기 오세훈·송현옥 부부. 송 교수는 정치나 정책관련 질문보다는 오세훈의 인간적인 면면에 관한 질문을 받았을 때 눈빛을 반짝이며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철인3종경기를 완주할 만큼 강철 체력으로 유명한 오 후보가 실은 어려서부터 약한 체력에 대한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었기에 끊임없이 운동하고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보려는 습관을 길렀다는 것, 자기 생각을 숨기지 못하고 얼굴에 드러내는 것이 정치인으로서의 약점이라는 등의 얘기는 그녀만이 들려줄 수 있는 영역이었을 것. 공교롭게도 지방선거와 일정과 겹치는 시기에 올릴 연극을 준비 중이라는 송 교수는 “나 역시 공인으로서 약속된 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그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남편을 돕겠다”며 향후 계획을 전했다. 부부의 슬하에는 이화여대 무용과와 사회과학계열에 재학 중인 두 딸 승원, 주원 양이 있다. 오세훈 1961년 1월 4일생 고려대 법대대학원 대한변협 환경문제연구위원 16대 국회위원 법무법인 지성 대표변호사 글 / 장회정 기자 사진 / 박원태·경향신문 포토뱅크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