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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은행 부당대출 검사 발표, 해 넘긴다
- 2024. 12. 11 20:24경제
- ... 결과 발표를 내년 초로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금감원은 지난 10월부터 진행한 우리금융·우리은행 정기검사에 대한 최종 결과를 이달 중 공개할 예정이었다. 이 원장은 지난달 28일 “우리은행의...
- 금감원, 우리은행 부당대출 검사 발표 내년 초로 연기
- 2024. 12. 11 17:39경제
- ... 발표를 내년 초로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금감원은 지난 10월부터 진행한 우리금융·우리은행 정기검사에 대한 최종 결과를 이달 중 공개할 예정이었다. 이 원장은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
- 차기 우리은행장에 정진완 부행장···“내부통제 혁신하겠다”
- 2024. 11. 29 10:27경제
- ... 단독 추천됐다. 우리금융은 29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고 정 부행장을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고 밝혔다. 정 부행장은 1968년생으로 경북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 조병규 우리은행장 “조직 쇄신 위해 연임 포기”
- 2024. 11. 26 13:57경제
- ... 흔들림 없는 업무 수행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행장의 임기는 올해 말로 만료된다. 검찰은 우리은행 손 전 회장의 친인척에게 최대 450억원의 부당 대출을 내준 혐의를 수사 중이다. 조 행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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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석코치가 외인 동시통역까지? 우리은행 전주원 코치의 ‘투잡’ 도전기
- 2024. 12. 18 14:36 스포츠종합
- 전주원 아산 우리은행 수석코치가 지난 10월 28일 인천 신한은행과의 경기 도중 미야사카 모모나에게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WKBL 제공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은 ‘분노의 작전 타임’으로 유명하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선수들을 꾸짖기도, 격려하기도 하며 목 터져라 전술을 설명한다. 이번 시즌에는 전주원 수석코치도 작전 타임마다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본인 아시아쿼터 선수들에게 위 감독의 지시를 설명하는 통역사 임무를 맡았기 때문이다. 한국 여자농구의 전설로 불리는 전 코치는 이번 시즌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번 시즌부터 WKBL에서 뛰는 일본인 아시아쿼터 선수들을 위해 전문 통역사를 고용하는 대신 일본어에 능통한 전 코치에게 통역 업무를 일임했다. 전 코치는 지난달에는 수훈선수로 선정된 미야사카 모모나(30)의 인터뷰를 통역하기 위해 기자회견장에 동석하기도 했다. 전 코치는 일본에서 유학하거나 선수 생활을 한 적이 없다. 선수 시절 일본에서 십자인대 수술을 받은 뒤 두 달간 재활 훈련을 받은 것을 계기로 일본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전 코치의 표현에 따르면 현지에서의 소통을 위해 습득한 ‘막일어(막 뱉는 일본어)’였다. 전주원 아산 우리은행 수석코치가 지난 13일 청주 KB와의 경기 도중 스나가와 나츠키에게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WKBL 제공 생활 일본어 실력을 갖춘 전 코치이지만 현장에서의 통역은 새로운 영역이었다. 한국과는 다른 일본의 전문 농구 용어도 처음에는 낯설었다. 전 코치는 “처음에는 일본인 선수들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일본 농구를 찾아보기도 하면서 공부했다”라고 말했다. 전 코치는 일본인 선수들과 언어 이상의 소통을 주고받고 있다. 오히려 전문 통역사보다 빠르고 직관적인 의사 전달이 가능하다. 선수 생활과 지도자 생활을 거친 베테랑 농구인이 통역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전 코치는 “저는 위 감독님과 오랫동안 함께 했기에 감독님의 생각을 다 알고 있다”라며 “그래서 작전타임 때에도 감독님의 지시를 바로바로 통역해 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전 코치는 일본인 선수들이 한국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경기 외적으로도 큰 노력을 기울였다. 선수의 몸 상태를 트레이너에게 전달하고 선수와 감독 사이의 면담을 돕는 등 초반에는 사실상의 매니저 역할을 도맡아 했다. 그만큼 선수들과의 유대감도 깊어졌다. 전 코치는 “생활이나 농구에 관한 어려움이나 불편함은 일본인 선수들이 제게 물어보고 선수들끼리는 통역 없이 대화한다”라며 “자기들끼리 핸드폰 번역기를 통해서 대화하는데 그러다 보니 오히려 서로 더 빨리 친해지고 일본인 선수들의 한국어도 조금씩 느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일본 리그에서 주로 식스맨으로 활약했던 모모나와 스나가와 나츠키(29)는 우리은행에서 주요한 득점 자원으로 기용되고 있다. 공격 면에서의 역할도 늘었다. 전 코치는 “일본에 있을 때보다 부담이 훨씬 커져서 선수들이 어려워하긴 하지만 팀에 잘 흡수돼서 열심히 해주고 있다”라며 “이번 올스타 브레이크 때 고향에 다녀오면 많이 재충전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선수부터 지도자, 그리고 현장 통역까지. 농구인 전주원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 단비 없는 우리은행, ‘1쿼터 0득점’ 굴욕···신한은행에 43-57 패배
- 2024. 12. 16 21:26 스포츠종합
- 인천 신한은행 홍유순. WKBL 제공 김단비가 부상으로 이탈한 아산 우리은행이 인천 신한은행에 맥없이 패했다. 우리은행은 16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과의 2024~2025 여자프로농구 경기에서 43-57로 졌다. 우리은행은 이날 1쿼터 신한은행이 14점을 넣는 동안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1쿼터 0득점’은 여자프로농구 최초의 기록이다. 우리은행은 2쿼터부터 급하게 따라가기 시작했으나 승부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날 우리은행에서는 에이스 김단비와 한엄지가 모두 빠졌다. 김단비는 팔꿈치 통증이 있고 한엄지는 발목을 다쳤다. 이민지와 박혜미 등 주로 식스맨으로 뛰었던 선수들이 베스트5에 포함돼 코트에 올랐다. 그러나 주전 선수들의 공백을 메꾸기엔 역부족이었다. 신한은행 홍유순은 이날 12득점 1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역대 신인 최초로 4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작성했다. 홍유순은 지난 5일 부천 하나은행전에 14점 10리바운드, 9일 BNK전에 13점 13리바운드, 14일 용인 삼성생명전에 10점 1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신한은행 아시아쿼터 타니무라 리카는 11득점 7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하며 팀의 승리에 이바지했다. 아산 우리은행 이민지. WKBL 제공 우리은행에서는 이명관과 이민지, 미야사카 모모나가 각각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박혜미는 10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골 밑에서 맹활약했다. 그러나 백업 선수들의 지원이 부족했다. 3연승을 질주 중이던 2위 우리은행은 이날 패배로 기세가 한풀 꺾였다. 1위 부산 BNK와는 승차가 2경기로 벌어졌다. 5위 신한은행은 4위인 청주 KB를 반 경기 차이로 따라잡았다. 여자프로농구는 이날 경기를 끝으로 올스타 휴식기에 들어간다. 리그는 해가 바뀐 다음 달 1일 다시 시작된다.
- ‘김단비 18점’ 우리은행, KB 꺾고 3연승
- 2024. 12. 13 21:28 스포츠종합
- 김단비(가운데) | WKBL 제공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이 청주 KB를 꺾고 3연승을 질주했다.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우리은행은 13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여자프로농구 KB와 원정 경기에서 52-46으로 승리했다. 3연승을 내달린 우리은행(10승4패)은 최근 맞대결에서 패배한 선두 부산 BNK(11승3패)와 승차를 1경기로 좁혔다. 또 KB와 상대 전적에서 2승1패로 앞서가게 됐다. 반대로 3연패에 빠진 KB(5승9패)는 4위에 머물렀다. 우리은행의 승리를 이끈 일등공신은 김단비였다. 김단비는 팔꿈치 통증에도 양 팀을 합쳐 최다인 18점으로 공격을 이끌었고, 이명관도 13점으로 뒷받침했다. 이날 우리은행은 김단비가 골밑 공격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스나가와 나츠키와 변하정의 3점슛이 잇달아 터지면서 전반을 23-16으로 앞선 채 마쳤다. 우리은행은 후반 들어서도 경기의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이명관의 3점슛까지 살아나면서 3쿼터 중반 점수차를 두자릿수로 벌렸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KB의 송윤하와 나카타의 연속 득점에 쫓기면서 35-27로 4쿼터에 진입했다. 4쿼터 시작과 함께 강이슬의 연속 3점슛을 얻어맞으면서 점수차는 다시 4점차가 됐다. 자칫 잘못하면 흐름을 내줄 위기에서 김단비와 이명관의 활약이 빛났다. 이명관의 3점슛이 터진 뒤 김단비의 골밑 득점까지 이어지면서 42-33으로 달아났다. 기세가 오른 우리은행은 박혜미의 연속 3점슛이 폭발해 KB의 추격을 뿌리쳤다.
- 김단비 ‘커리어 하이’ 18리바운드 우리은행, 하나은행 꺾고 3연승
- 2024. 12. 11 21:19 스포츠종합
- 아산 우리은행 김단비가 11일 부천 하나은행과의 홈경기에서 리바운드를 따내기 위해 하나은행 진안과 자리 싸움을 하고 있다. WKBL 제공 아산 우리은행이 11일 충남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5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3라운드 홈경기에서 개인 커리어 하이 리바운드를 기록한 김단비의 활약을 앞세워 부천 하나은행을 48-41로 제압했다. 이로써 우리은행은 이번 시즌 세 번째 연승과 함께 하나은행 상대 3연승을 달성했다. 공수 양면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인 김단비는 18개의 리바운드와 함께 14점, 5어시스트, 4스틸, 3블록을 기록하며 승리의 중심축이 됐다. 올 시즌 평균 22.3점의 고공 행진을 펼치고 있는 그는 이날 득점에서는 다소 주춤했으나, 리바운드와 수비에서 더욱 빛나는 존재감을 발휘했다. 경기는 1쿼터부터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하나은행의 김시온과 우리은행의 이명관이 3점 슛을 주고받으며 팽팽한 균형을 이뤘다. 이명관이 3점슛 2개를 포함해 8점을 기록하며 분전했지만, 1쿼터는 하나은행이 19-18로 근소하게 앞섰다. 2쿼터에는 양 팀 모두 극심한 슛 난조를 보였다. 우리은행은 2점슛 5개 중 1개, 3점슛 6개 중 1개만 성공했고, 하나은행은 2점슛 6개 중 1개를 성공시키는 데 그쳤다. 3점슛은 11개 모두 림을 벗어났다. 그러나 우리은행이 2쿼터를 8-4로 앞서며 전반을 26-23의 리드로 마무리했다. 3쿼터에서도 접전은 계속됐다. 우리은행은 나츠키의 3점슛으로 32-25까지 달아났으나, 하나은행이 진안과 정현의 연속 득점으로 추격했다. 박소희의 자유투로 32-34까지 따라붙었지만, 우리은행은 37-34의 리드를 지키며 4쿼터를 맞이했다. 4쿼터 초반 우리은행은 김단비의 돌파 레이업과 심성영의 3점슛으로 42-34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하나은행이 39-42까지 추격했지만, 김단비의 앤드원 플레이와 한엄지의 3점포가 터지며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 이날 승리로 우리은행은 9승 4패를 기록하며 선두 부산 BNK(11승 2패)와의 격차를 2게임 차로 유지했다. 반면 하나은행은 4승 10패로 최하위 인천 신한은행(3승 10패)과 0.5게임 차까지 좁혀졌다. 우리은행은 김단비 외에도 이명관이 11점 6리바운드, 나츠키가 8점을 기록하며 고른 활약을 펼쳤고, 하나은행은 진안이 10점 11리바운드, 양인영이 12점 8리바운드로 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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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은행 ‘로열 로드’의 끝과 새로운 시작(2019. 03. 25 15:29)
- 2019. 03. 25 15:29 스포츠
- 영원할 것만 같았던 ‘우리은행 천하’가 마침내 막을 내렸다. 아산 우리은행은 지난 3월 18일 충남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3전2선승) 3차전에서 용인 삼성생명에 68-75로 패하며 시리즈 전적 1승2패로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했다. 2012~2013시즌부터 내리 6시즌 연속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우승에 성공하며 ‘통합 6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우리은행이었기에 이번 플레이오프 탈락은 그 충격이 크다. 여자농구 우리은행 박혜진(가운데)이 2018년 11월 3일 충남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과의 시즌 개막전에서 승리한 뒤 박수를 치며 팀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 WKBL 제공 하지만 우리은행은 지난 6년간 역대 여자프로농구 그 어떤 팀도 해내지 못할 만큼 엄청나고 화려한 업적을 쌓았다. 6년 동안 우리은행이 걸어온 ‘로열 로드’를 다시 짚어본다. 프롤로그: 위기의 제국 통합 6연패 이전에도 우리은행은 ‘명가’에 속하는 팀이었다. 여자프로농구(WKBL)가 출범한 1998년 이후, 우리은행은 4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위용을 떨쳤다.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그 시기, 우리은행은 ‘특급 외국인 선수’ 타미카 캐칭에 김은혜, 이종애, 홍현희 같은 쟁쟁한 선수들이 호흡을 맞추면서 2000년대 중반을 호령했다. 잘나가던 우리은행에 위기가 찾아온 것은 2007년. 당시 우리은행의 사령탑이었던 박명수 감독의 성추행 사건이 터지면서 우리은행은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거기에 2011년 김광은 감독의 선수 폭행 사건까지 불거지면서 우리은행은 끝을 알 수 없는 암흑의 터널로 추락했다. 통합 시즌 시대가 시작된 2007~2008시즌부터 2011~2012시즌까지 우리은행은 5-6-6-6-6이라는 최악의 순위를 찍었다. #1 어둠 속에 비치는 서광 2012~2013시즌을 앞두고 우리은행은 큰 결단을 내렸다. 당시 ‘레알 신한’이라 불리며 WKBL의 무적함대로 군림했던 안산 신한은행(현 인천 신한은행)의 위성우 코치를 신임 감독으로 임명한 것이다. 위 감독과 함께 역시 신한은행 코치였던 전주원마저 영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당시 임달식 신한은행 감독 밑에서 코치 수업을 했던 위 감독이었지만, 감독으로서는 초보자였다. 그런 그에게 4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고 일련의 사건으로 분위기마저 최악이었던 우리은행 감독직은 분명 큰 모험이자 도전이었다. 위 감독은 비시즌에 친분도 없던 전창진 전 부산 KT 감독까지 찾아가 조언을 구하는 등 여러모로 공부하고 노력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하나의 답, ‘독한 훈련’을 찾았다. “선수들의 패배의식을 지워버리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강한 훈련뿐이었다”는 게 당시 위 감독이 내린 결론이었다. 2012년 7월 전님 여수 전지훈련은 그 서막이었다. 계속 반복되는 러닝과 체력 훈련에 선수들은 파김치가 됐다. 전지훈련을 마치고 서울 장위동 숙소로 돌아와서도 강훈련은 계속됐다.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위 감독은 오후 9시 넘어서까지 훈련을 하며 선수들을 몰아붙였다. 선수들이 훈련 후 숙소에 들어가 위 감독 뒷담화를 한다든가, 퇴근시간이 늦어진 식당 아주머니들이 불만을 터뜨렸다는 등의 기사가 쏟아져 나왔지만 위 감독은 훈련에서만큼은 한 치의 타협도 허락지 않았다. 상상을 초월하는 훈련으로 쌓인 선수들의 불만은 전 코치가 어루만지고 달랬다. 강훈련은 선수들을 독하게 만들었다. 이를 악물고 훈련을 하면서 선수들의 머릿속에 자리잡았던 패배의식은 조금씩 사라져갔다. 그 대신 ‘성실한 훈련과 땀은 절대 배반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이 자리잡아가기 시작했다. 철도 두들기면 강해지듯 그렇게 우리은행은 단단해지기 시작했다. #2 왕조의 시작 2012~2013시즌을 맞는 우리은행을 바라보는 다른 팀들의 시선은 이전에 그랬듯 ‘승점 자판기’였다. 겉으로 드러난 스타 선수들도 없고, 심지어 감독은 코치 경험만 있는 초짜였다. 당시 우리은행의 연고지는 강원도 춘천이었는데, “춘천 가면 닭갈비나 먹자”는 우스갯소리가 들릴 정도로 우리은행을 상대로도 여기지 않았다. 2012년 10월 12일 우리은행과 구리 KDB생명(현 OK저축은행)의 개막전. 이경은, 신정자, 한채진 등이 버티고 있는 KDB생명은 당시만 하더라도 신한은행을 견제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팀으로 꼽힐 만큼 전력이 탄탄했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그런 KDB생명에 65-56으로 승리,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첫 8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6승2패. 그래도 많은 사람들은 ‘초반에 잠깐이겠지’라는 생각을 거두지 않았다. 이런 사람들의 생각이 확실하게 바뀐 것은 11월 10일 신한은행전이었다. 첫 대결에서 18점 차 완패(48-66)를 당했던 우리은행이었기에 신한은행을 넘어설 수는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우리은행은 그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 경기에서 74-52, 22점 차 대승을 거두면서 신한은행의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 미풍은 돌풍이 됐고, 결국 시즌이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챔피언결정전에서 신한은행을 꺾고 올라온 삼성생명을 3경기 만에 돌려세우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이야기는 우리가 본 그대로다. 우리은행은 2017~2018시즌까지 통합 6연패를 달성하며 왕조를 구축했다. 2016~2017시즌에는 경쟁 팀들의 전력 약화와 맞물려 33승2패, 승률 0.943이라는 경이적인 성적을 올리기도 했다. 위 감독이 부임할 때만 하더라도 별 볼일 없었던 박혜진과 임영희는 국가대표팀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자원으로 성장했다. 챔피언결정전 우승 후 펼치는 ‘감독 밟기 세리머니’는 우리은행 고유의 문화가 됐다. #3왕조 구축 어떻게 했나 기자는 우리은행의 5~6번째 통합우승 현장을 함께했다. 당시 뒤풀이 자리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들으며 우리은행이라는 팀이 왜 강한지 스스로 생각해봤다. 로마제국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듯, 우리은행도 그저 때를 잘 만나서 왕조를 구축한 것이 아니다. 위 감독도 좋은 지도자이고, 박혜진과 임영희 같은 선수들도 기본 기량이 있었던 선수들이었기에 지금의 위치까지 성장할 수 있었지만 단순히 평가하기엔 그들이 흘려왔던 땀과 눈물은 간단하게 정리되지 않는다. 우리은행이 왕조를 구축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팀 구성원들 사이에 굳건한 ‘신뢰’가 형성돼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을 컴퓨터에 비유하자면, 위 감독과 전 코치가 부임한 뒤 우리은행은 ‘하드웨어’를 만드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어떤 극한상황도 이겨낼 수 있는 강한 체력과 정신력, 그리고 그 체력과 정신력으로 무장한 뛰어난 선수들은 우리은행 왕조를 만든 핵심 ‘부품’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하드웨어가 뛰어나도 소프트웨어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특히 성능이 뛰어난 컴퓨터를 단숨에 무력화시킬 수 있는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백신’은 현대 컴퓨터가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어야 할 소프트웨어다. 스포츠 구단의 바이러스란 선수들이 가질 수 있는 불만, 시기, 그리고 동기부여 같은 심리적인 것들이다. 그런데 우리은행은 이를 슬기롭게 잘 헤쳐왔다. 어려운 시기를 함께 해왔던 선수들은 물론 새로 가세한 선수들까지 심리적으로는 단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다. 최고참 임영희가 중심이 된 선수들은 ‘신뢰’라는 단어 아래 똘똘 뭉쳐 온갖 위기를 헤쳐나갔다. 그 과정에서 신뢰는 더욱 단단해졌고 그 어떤 위기도 우리은행을 흔들지 못했다. 이적 첫 시즌(2017~2018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고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던 김정은이 “선수로 가치가 절정에 달했을 때 다른 팀에서 우승을 했다면 이렇게 감격스럽지는 않았을 것 같다. 정말 좋은 팀을 만나서 더 값진 것 같다”고 말한 것에는 다 이런 이유가 있다. 에필로그: 우리은행 시대, 끝이 아니다 역사 속의 그 어떤 왕조도 영원하지 못했다. 스포츠 역시 마찬가지다. 뉴욕 양키스 같은 명문 구단도 암흑기가 있었고, 시카고 불스 또한 마이클 조던 시대의 영광을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다. 통합 6연패에서 여정을 마친 우리은행의 시대도 끝난 것일까. 냉정하게 따져보면, 우리은행이 우승을 차지할 가능성은 당분간 희박하다. 13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고 창단 첫 통합 우승에 도전하는 청주 KB는 박지수를 중심으로 새로운 왕조를 만들 준비를 마쳤다. 임영희까지 은퇴를 선언한 지금, 우리은행의 전력으로 KB를 넘어서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우승은 어렵더라도 정상권 전력은 충분히 가능하다. 박혜진, 김정은이 건재하며 최은실이 중심이 되는 식스맨의 전력도 나쁘지 않다. 여기에 올해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뽑은 박지현은 잘 가다듬으면 미래 우리은행의 새 구심점이 될 선수다. 어차피 해는 뜨면 지고, 또 뜨기를 반복한다. 이번에는 챔피언결정전에 오르지 못했더라도, 우리은행의 미래는 절대 비관적이지 않다.
-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잰걸음’(2018. 05. 28 14:03)
- 2018. 05. 28 14:03 경제
- ㆍ6월 이사회서 결의 예정… 금융권 ‘리딩뱅크 경쟁’ 지각변동 예고 “우리은행은 (지주사 체제가 아니어서) 다른 은행에 비해 시장에서 경쟁하기에 불리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5월 21일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 필요성을 강조하며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국내 대형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비금융지주 체제이다보니 비은행 부문과 글로벌 영역에서 상대적으로 제약을 받아왔다는 의미다. 최 위원장의 발언은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공식 선언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그러면서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 이후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우리은행 지분(18.43%)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매각하겠다”고도 했다. 지주사 전환 승인권자인 금융당국 수장의 이 같은 발언은 우리은행의 오랜 숙원과제인 지주사 전환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5월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정부의 우리은행 지분 매각 계획'을 묻는 질문에 "지주사 전환이 지난 다음에 최대한 조속하게 진행하겠다"고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최종구 “지주사 전환 후 정부 지분 매각” 우리은행은 6월 열릴 예정인 이사회에서 지주사 전환을 결의한다. 이후 금융위원회에 지주사 전환을 위한 예비인가를 신청하고, 금융위의 심사와 본인가 승인, 주주총회 승인 등을 거쳐 내년 1월 지주회사를 출범한다는 계획이다. 계획대로라면 2014년 역사 속으로 사라진 우리금융지주는 4년 만에 다시 출범해 금융그룹의 위상을 찾게 된다. 지난 연말 취임한 손태승 우리은행장도 취임사에서 3대 경영방침 중 하나로 ‘종합금융그룹 완성’을 제시한 데 이어, 올해 신년사에서는 “내실과 신뢰를 기반으로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자”고 언급한 바 있다. 정부 잔여지분 매각까지 끝나면 2001년 이후 18년 만에 완전 민영화도 이루게 된다.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 선언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2016년 일부 민영화에 성공한 후 지주사 재전환을 추진했으나, 채용비리와 그에 따른 이광구 전 행장 사임 등 내홍을 겪으며 이 문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이후엔 은행권 채용비리와 한국지엠 사태, STX·성동조선 등 기업 구조조정 이슈에 묻혔다. 최근에는 삼성증권 유령주식 배당사고,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 등 금융당국이 처리해야 할 대형 이슈들이 잇따라 터져나오면서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문제는 후순위로 밀렸다. 그러다 지난해 말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으로 지주사 전환 시 지주사에 부과되는 징벌적 과세에 대한 부담이 해소됐다. ‘선 지주사 전환, 후 잔여지분 매각’이 가능해진 것이다.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에 대한 금융권 안팎의 분위기도 우호적으로 바뀌었다. 당국과도 이 문제에 대한 교감이 형성되면서 지주사 전환 추진은 탄력을 받았고, 지난 14일 금융위 공적자금관리위 논의를 거쳐 최 위원장의 이날 발언이 나오게 됐다. 우리금융지주(가칭)가 출범하면 금융권의 지각변동은 불가피해진다. 신한, KB, 하나, NH농협에 이어 우리금융까지 5개 금융지주가 본격적인 리딩뱅크 경쟁을 벌이게 된다. 우리은행의 금융지주사 전환 시 가장 큰 기대효과는 계열사 확대와 사업영역의 다변화다. 우리은행은 우선 자산운용사, 신탁사, 캐피털 등을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주회사로 전환 시 자회사에 대한 출자여력이 대폭 확대돼 공격적인 인수·합병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은행은 은행법상 자기자본의 20%를 초과해 출자할 수 없다. 우리은행의 출자한도는 4조원이지만 기존의 타 법인 출자금을 제외하면 현재 출자여력은 7000억원에 그친다. 하지만 지주사로 전환되면 은행법이 아닌 금융지주회사법을 적용받는다. 출자여력이 자기자본의 130%까지 늘어난다. 단순 계산으로 현 7000억원을 합해 출자여력이 최대 7조원가량 될 것으로 우리은행은 예상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은행 체제에서는 은행법상 출자한도가 자기자본의 20%를 넘을 수 없는 구조인데, 지주가 되면 이런 출자제한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며 “금융지주가 출범하게 되면 규모 있는 자산운용, 부동산신탁, 캐피털 등 수익성 높은 사업에 진출해 기업가치를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금융지주 체제 내에선 은행과 자회사 간에 고객정보 공유가 가능해지는 등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최대주주인 과점주주 협력 여부 관건 증권사를 가지고 있지 않은 우리은행 입장에서는 우리종합금융의 증권사 전환도 검토 중이다. 하지만 당국 승인이 있어야 하는 데다 국내 유일한 종합금융회사를 포기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우리종금을 그대로 둔다는 전제로 대형 증권사를 인수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KB금융이 현대증권과 LIG손보를 인수한 후 비은행부문 수익성이 개선된 것처럼, 우리금융지주도 넉넉해진 ‘실탄’을 기반으로 규모가 크고 수익성이 보장된 곳들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올해 실적 전망도 이러한 분석에 힘을 보태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올해 예상 순이익은 1조6800여억원으로 전년 대비 11.5%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주사 출범까지는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찮다. 우리은행 최대주주이자 비은행 금융사로 구성된 과점주주들의 협력 여부다. 우리은행 지분은 지난 3월 말 기준 IMM프리이빗에쿼티, 동양생명, 키움증권, 한화생명,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 등 7개 과점주주가 전체의 27.22%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가 증권·보험·자산운용사 등을 자회사로 두게 되면 향후 주주들과 경쟁하는 구도가 만들어져 결과적으로 이해관계가 상충할 수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과점주주 중 향후 경쟁관계에 놓일 수 있는 보험사가 2곳, 증권사가 2곳인데, 이들의 이익을 해치지 않는 자산운용사와 캐피털 등을 우선순위에 두고 인수·합병에 나설 방침”이라며 “무엇보다 지주가 출범하면 주주 입장에선 기업가치가 상승하고 수익성이 확대되기 때문에 (지주사 전환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 우리은행 파벌 싸움 언제까지(2017. 11. 14 17:16)
- 2017. 11. 14 17:16 경제
- ㆍ19년 전 1대 1 대등하게 합병… 지금까지 고위직 차지 다툼 치열 “파벌 조성은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 만일 파벌싸움의 행위가 발생하면 금감위가 행정력을 동원해 직접 개입, 당사자를 조직에서 몰아내버리겠다.” 1998년 12월 21일 이헌재 당시 금융감독위원장이 ‘한빛은행 합병추진위원회’ 사무실을 방문해서 남긴 말이다. 1998년 7월 한국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1대 1 대등하게 합병을 하고 나서 두 은행 출신 임직원들이 파벌을 형성, 고위직을 차지하려는 다툼이 치열하다는 소문이 무성하자 금융당국 수장이 직접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채용비리 논란에 지난 11월 2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연합뉴스 상업과 한일은행 출신 파벌싸움 여전 금융당국 수장의 서슬퍼런 발언에도 정확히 19년이 지난 2017년 11월 지금까지도 이 은행에서는 여전히 파벌싸움이 진행 중이다. 우리은행 이야기다. 이광구 우리은행 전 행장은 지난 2일 전격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긴급 이사회 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신입행원 채용 논란과 관련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 전 행장이 사임하게 된 직접적 계기는 채용비리 의혹 때문이다. 지난 10월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우리은행이 지난해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 때 금융감독원, 국가정보원, 은행의 주요 고객 자녀와 친인척 등 16명을 특혜채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심 의원은 우리은행의 추천인 명단 문서를 공개했다. 우리은행은 단순히 참고만 했을 뿐 채용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고 했지만 명단에 오른 16명은 모두 최종 합격했다. 명단에 오른 16명은 당시 채용인원 150명의 약 10%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채용비리 의혹은 당장 은행장에게까지 보고가 됐는지 여부가 가장 논란이 될테고, 대통령까지 나서서 채용비리 엄단을 선포한 마당에 검찰의 압수수색은 코앞에 닥친 상황이었다. 이광구 당시 행장으로서는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채용비리다. 그러나 이면을 들춰보면 우리은행 내부의 계파갈등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이번 채용비리는 은행장 등 핵심 주요 보직을 상업은행 출신이 장악하고 있는 현실에 불만을 품은 한일은행 출신 전직 임원이 이를 의원실에 폭로하면서 불거졌다는 게 정설이다. 실제로 이 일로 직위해제된 인사들은 모두 상업은행 출신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우리은행 채용비리 사건은 내부 계파갈등 때문에 터져나온 것”이라며 “합병된 지 거의 20년이 다 되어 가는데 아직까지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계파갈등은 외부에 공히 알려질 만큼 문제가 끊이질 않았다. 인사철마다 양측을 서로 비방하는 투서들이 곳곳에서 날아드는 건 이미 흔한 일이 됐다. 심지어 언론사로 ‘제보’가 종종 들어온다. 일례로 2011년 3월 은행장 면접 진행과정에서 한 우리은행 현직 지점장은 언론사로 한일은행 출신 회장(이팔성)과 은행장(이종휘) 때문에 생긴 내부 문제점과 한일은행 출신 유력후보를 비방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보내기도 했다. 내부 알력 다툼은 결국 외부 연줄 싸움으로 이어졌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과점주주가 생기기 전까지 정부 영향력이 절대적인 은행이었기 때문에 정치권 줄대기가 극심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에서 고위직을 맡은 사람 치고 뒷배경 없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은행도 성과평가 시스템 마련해야 우리은행은 1998년 설립 초기부터 거대 은행이 작은 은행을 삼킨 흡수합병이 아니라 비슷한 은행끼리 대등합병을 했기 때문에 태생부터 파벌싸움의 ‘불씨’를 갖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 설립 초기부터 이헌재 금감위원장이 나서서 ‘파벌 엄단’이라는 발언까지 한 점을 보면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은행장을 상업·한일은행 출신이 번갈아 가며 맡아 왔고, 2011년 이후에는 행장을 상업 출신이 맡으면 수석부행장은 한일 출신이 맡는 등의 암묵적 관행도 생겨났다. 그러다 최근 이순우 전 행장에 이어 이광구 전 행장까지 상업은행 출신이 연달아 행장에 오르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광구 행장이 취임할 때 한일 대 상업 출신 절반씩 인사를 하겠다고 했는데 실제로 숫자는 맞췄지만 좋은 자리에는 상업 출신을 보냈고 한직이라고 할만한 곳은 한일을 보냈다는 뒷말이 나왔다"고 말했다. “내부 불협화음이 엄청 심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임원 구성을 할 때 한일과 상업 출신 비율을 똑같이 지키는 ‘관행’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개개인의 능력을 평가해서 하는 인사가 아닌 인위적 배분에 그친다는 것이다. 사실 국내 다른 은행에서도 계파갈등을 찾아볼 수 없는 건 아니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2015년 하나·외환은행 통합 후 임원 인사에서 예전 외환은행 출신 인사들이 배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KEB하나은행의 전무 이상 임원 20명 가운데 외환 출신은 5명에 불과하다. 부행장 가운데서는 1명뿐이다. 기존 외환은행과 하나은행 직원 간 인사체계도 다르다. 2010년 신한금융지주는 라응찬 전 회장 계열과 신상훈 전 사장 계파가 경영권을 놓고 갈등을 벌인 바 있다. KB국민은행은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장기신용은행이 합병한 곳으로 인사문제가 여전하다. 최근 KB금융지주가 회장과 행장을 분리하면서 국민은행장에 그동안 인사에서 소외됐던 장기신용은행 출신의 허인 은행장을 택한 이유도 계파갈등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인사라는 해석이 나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계파갈등이 그렇지 않아도 ‘전당포식 영업’ 등의 비판을 듣고 있는 은행업의 경쟁력 제고를 가로막는다는 데 있다. 계파갈등에 함몰될수록 스스로 문제를 풀기보다 외부의 힘에 기대게 되고, 결국 은행의 역량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이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통상적으로 합병으로 생기는 파벌문제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우리나라 은행의 경우 더욱 논란이 되는 이유는 은행이 성과와 무관한 보상체계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며 “성과 보상체계를 능력 평가와 어떻게 연동할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 [경제]대기업 본사건물에 우리은행이 많은 까닭은(2013. 06. 17 17:16)
- 2013. 06. 17 17:16 경제
- ㆍ20대 기업 중 9곳에 지점 입주… 도매금융 위주의 영업 특징 때문 2008년 이건희 삼성 회장 비자금 사건, 2013년 이재현 CJ 회장 비자금 사건에서 볼 수 있는 공통 단어가 있다. 우리은행과 차명계좌다. 2008년 삼성 비자금 사건을 검찰이 조사한 결과 당시 서울 태평로 삼성 본사에 입주해 있던 우리은행 삼성센터지점에서 1만여 차명계좌를 개설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2013년 CJ 본사 사옥에 입점해 있는 우리은행 남산출장소에서도 차명계좌를 만들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우리은행이 대기업 비자금 사건에 연루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대기업 본사 사옥(표 참조·LS용산타워의 경우 LS 본사 대신 계열사가 입주해 있다)에 입주한 은행 지점 중 우리은행이 가장 많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발표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2013년 4월 기준) 순위 20위 기업을 살펴봤다. 이들 기업의 본사 사옥에 입주한 은행 지점을 조사한 결과 우리은행이 가장 많았다. 전문가들은 “시중은행에 대해 갑의 위치에 있는 대기업 요구를 지점이 거부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매금융 위주의 영업을 하고 있는 우리은행 지점이 대기업 본사 사옥에 많이 입주해있다. | 경향신문 삼성과 CJ처럼 대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사옥에는 대부분 은행 지점이 입주해 있다. 기업 입장에서 시중은행이 사옥에 입주하면 임직원과 고객에게 편리한 점이 있고, 시중은행은 수천명의 임직원을 잠재 고객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시중은행이 대기업 사옥에 진출하려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신한은행 점포전략실 관계자는 “시중은행은 한국의 대기업 사옥에 진출하는 것을 선호한다. 대기업 사옥에 진출하면 수천명의 직원뿐 아니라 대기업과 거래하는 협력사 임직원까지 잠재 고객으로 만들 수 있다”면서 “대기업 사옥에 들어선 은행 지점은 기업고객, 협력사고객, 리테일고객(개인고객)까지 거래할 수 있다. 3박자를 모두 갖춘 셈”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 홍보실 관계자도 “대기업 사옥에 지점이 진출하게 되면 영업점 운영에 큰 도움을 받는다. 수천명의 임직원 예금 거래나 대출 상담을 할 수 있다”면서 “대기업 임직원의 급여만 관리해도 상당하다. 카드 영업 기회도 많다. 여러 모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비자금 차명계좌 개설로 구설수에 전국은행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2013년 3월 말 기준으로 시중은행의 지점과 출장소를 모두 합하면 KB국민은행이 1192곳으로 가장 많다. 그 뒤를 이어 농협이 1180개, 우리은행 994개, 신한은행이 935개, 하나은행 648개 순이다. 하지만 대기업 사옥에 입주한 시중은행 지점을 살펴보면 KB국민은행 지점은 별로 없다. 2013년 4월 기준 순위 20위까지의 대기업 본사 사옥에 입주한 은행은 우리은행이 가장 많았다. 우리은행 지점이 입주해 있는 대기업 본사 사옥은 삼성 서초사옥, 여의도 LG트윈타워, 삼성동 포스코센터, 역삼동 GS타워, 남대문로 한진빌딩, 중구 한화빌딩, 동대문 두산타워 등이다. 20개 사옥 중 9개 사옥에 우리은행 지점이 입주해 있다. 그 뒤를 잇는 곳이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이다. KB국민은행과 농협은 지점 수에 비해 대기업 사옥에 입주한 경우가 별로 없다. 은행의 특징 때문이다. 은행의 영업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개인고객 위주의 소매금융(리테일 뱅킹)과 기업고객 위주의 도매금융으로 구분된다. KB국민은행은 리테일 뱅킹을 하는 대표적인 곳이다. 주택은행과 합병한 KB국민은행은 주택담보대출이나 개인의 예금·적금 위주의 영업을 펼치고 있다. 우리은행은 도매금융 위주의 영업을 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전신인 상업은행, 한일은행 등은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기업대출, 무역금융 등의 거래를 많이 했다. 시중은행은 요즘 지점을 많이 늘리지 않는다. 경영 상태가 좋지 않은 지점은 통폐합을 하는 경우도 많다. 집값 하락과 경제 불황이 겹쳐지면서 리테일 영업에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요즘은 지점을 확대하는 추세가 아니다. 은행이 지점을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2~3년 전만 해도 시중은행은 리테일 위주의 지점을 많이 열었다. 신도시나 택지개발지구 등에 은행 지점이 많이 진출했지만, 요즘은 지점을 열기가 쉽지 않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모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도시나 택지개발지구에 은행 지점을 많이 열었는데, 지금은 영업이 안 되니까 닫는 분위기”라며 “신도시나 택지개발지구에는 빈 사무실이 많고, 이런 곳은 대부분 맞벌이 부부가 많아서 낮에 영업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요즘에는 대형빌딩이나 대기업 사옥에 지점을 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천명의 직원과 협력사까지 잠재 고객 시중은행이 대기업 사옥에 눈길을 돌리지만, 대기업 사옥에 신규로 입주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대기업은 자신들의 사옥에 예전부터 거래해오던 은행 지점을 입주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기업 사옥에 두세 곳의 은행 지점이 입주한 예가 많은 것은 대기업이 거래하는 은행이 많다는 것이다. 우리은행 다음으로 대기업 본사 사옥에 많이 입주해 있는 (위로부터) 하나은행과 신한은행 본점 모습. | 경향신문 “입주한 은행은 기업의 눈치 볼 수밖에 없다” 요즘 대기업은 여러 은행과 거래를 하기 때문에 ‘주거래은행’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 대기업을 상대로 은행의 영업 경쟁이 더 치열해진 것이다. 모 은행 관계자는 “대기업과 은행의 관계는 갑과 을이다. 이제는 대출을 해주려고 해도 기업을 찾아다녀야 할 정도”라며 “대기업 사옥에 입주한 은행은 기업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은행 관계자들은 차명계좌 개설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금융실명제를 위반하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은행장이 요구를 해도 차명계좌를 만들지 못한다”는 말까지 할 정도다. 모 시중은행 관계자는 “차명계좌를 만든 것을 보면 대기업의 요구를 은행 지점이 거부하기 힘들었기 때문인 것 같다”면서 “대기업 스스로 자금을 조달할 능력이 생기면서 은행이 을이 됐다. 대기업이 갑이기 때문에 그런 상황이 벌어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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