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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2,247 건 검색)

[지웅배의 우주먼지 다이어리]슬픔을 강요한다는 이들에게
[지웅배의 우주먼지 다이어리]슬픔을 강요한다는 이들에게
2025. 01. 15 20:43오피니언
... 상징적인 인물이었다. 우주정거장에서 학생들에게 원격으로 수업도 진행할 예정이었다. 모두를 위한 우주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했던 그녀의 꿈은 비극적인 참사로 끝나고 말았다. 앞서 아폴로 달착륙...
지웅배
‘달에게’ 등 한국 시조 11편, 우주
2025. 01. 15 20:29과학·환경
... 달 착륙선 ‘블루 고스트’가 스페이스X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이는 미국 민간우주기업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한 무인 달 착륙선이다. 이번 발사의 큰 특징은 동체 화물칸에 한국...
한국 시조 작품, 옥토끼 찾아 우주로 떠났다
한국 시조 작품, 옥토끼 찾아 우주로 떠났다
2025. 01. 15 15:20과학·환경
... 15일(현지시간) 발사될 무인 달 착륙선 ‘블루 고스트’가 조립시설에 보관돼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한국 전통 문학인 시조 작품이 미국 달 착륙선에 실려 우주로 떠났다. 미래 세대를 위해...
“우주판 싼샤댐”…중국 과학자, 우주 태양광 발전소 프로젝트 소개
우주판 싼샤댐”…중국 과학자, 우주 태양광 발전소 프로젝트 소개
2025. 01. 10 15:13국제
...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보낼 수 있다고 기대된다. 중국, 미국, 일본, 러시아, 인도 등도 우주 기반 태양광 발전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우주기술원은 2015년 국제 우주개발 콘퍼런스에서 우주 기반...

스포츠경향(총 1,145 건 검색)

공효진-오정세, 위험천만 우주 유영···성공? 실패? (별들에게 물어봐)
공효진-오정세, 위험천만 우주 유영···성공? 실패? (별들에게 물어봐)
2025. 01. 11 16:58 연예
tvN 토일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 ‘별들에게 물어봐’ 공효진과 오정세가 우주 유영을 시작한다. 11일 방송되는 tvN 토일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 3회에서는 커맨더 이브 킴(공효진)과 우주과학자 강강수(오정세)가 고장 난 우주선 지오텐(G.O-10)을 수리하기 위해 위험한 미션에 나선다. 공룡과 이브 킴이 우주정거장으로 올 때 타고 온 우주선 지오텐은 현재 수트셋(우주복으로 만든 위성)과 부딪히면서 태양전지판이 손상되고 말았다. 우주인들이 임기를 마치고 돌아가기 위해서는 우주선 수리가 반드시 필요하기에 커맨더 이브 킴은 팀원들과 함께 서울 지상관제센터와 호흡을 맞춰 우주선 수리에 들어간다. tvN 토일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 공개된 사진 속에는 위험이 도사리는 미지의 공간 우주에서 주어진 미션을 수행 중인 이브 킴과 강강수의 모습이 담겨 있다. 거대한 우주복을 입고 차근차근 우주선의 곳곳을 수리 중인 두 사람의 진지한 표정이 보는 이들까지 긴장케 한다. 특히 우주는 지구와 달리 산소가 전혀 없는 진공 상태인 데다가 우주정거장의 궤도를 벗어난다면 우주 미아가 될 위험성도 높은 상황. 궤도 상에서 이루어지는 작업 중 가장 주의를 요하는 미션인 우주 유영에 들어간 두 사람이 우주선 수리를 마치고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모든 우주인의 관심이 우주 유영 중인 이브 킴과 강강수에게 쏠린 가운데 관광객 공룡(이민호)은 지구에서부터 가져온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과연 공룡은 미로처럼 복잡한 우주정거장 안에서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고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오늘(11일) 오후 9시 20분에 방송.
파루인쇄전자·잉코, ‘CES’서 우주항공·의료·가전 솔루션 선봬
파루인쇄전자·잉코, ‘CES’서 우주항공·의료·가전 솔루션 선봬
2025. 01. 05 12:14 생활
파루인쇄전자와 잉코(Inko)가 ‘CES 2025’에서 최첨단 기술력과 제품 라인업을 통해 가전은 물론, 의료와 자동차, 항공 우주까지 광범위한 분야의 솔루션을 선보인다. CES 부스 내부 조감도. |파루인쇄전자 파루인쇄전자는 7~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5’를 통해 특허받은 우주·항공 솔루션과 인쇄형 센서 모듈, 웨어러블 전자 디바이스, 유연 디스플레이 소재 등을 포함한 신제품을 대거 공개한다고 5일 밝혔다. 이번 CES 단독 부스에서 가장 힘을 준 부분은 우주 및 항공, 방산 기업 등에 적용할 면상발열 솔루션이다. 극저온(섭씨 -65도)에서도 안전한 운용이 가능한 첨단 솔루션이다. 기존 히터에서 사용하는 탄소코일 발열 기술을 면상발열 기술로 개선 및 개발, 절전과 초슬림, 초경량을 만족하는 독보적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이는 국내 유일의 인쇄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이미 많은 대형 고객사에 제공 중이다. 항공 분야에 기능성 필름을 공급한 이력도 있다. 4년간 과기부 우주기술개발사업에서 지원받아 우주용 FM급 고신뢰성 히터 소자 개발을 완료했으며, ESCC(European Space Components Coordination) 인증 항목으로 히터의 신뢰성을 검증하는 등 이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기술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CES에서는 글로벌 관계사를 대상으로 다양한 응용처를 발굴한다는 목표다. CES 부스 내부 조감도. |파루인쇄전자 스팀히터 모듈도 핵심 제품으로 꼽았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의 물걸레 청소기히터에 제공한 스팀히터를 별도 상용화에 성공, 2025년부터 본격 제작을 시작한다. 이처럼 광범위한 분야의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은 파루인쇄전자의 면상 발열 기술이 기존의 열선 히터를 100% 대체할 수 있는 혁신적 기술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에너지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동시에 높은 에너지 효율성을 제공하며, 유연한 특성을 통해 다양한 표면과 형태에 맞춰 적용할 수 있다. 특히, 셀프 퓨즈(Self-Fuse) 기능을 통해 과열 시 전류를 자동으로 차단해 안정성을 확보했다. 여기에 초슬림, 초경량 설계로 가전제품, 자동차,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으며, 기존 발열 기술 대비 절전 효과를 극대화한 점에서 산업 전반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평가받는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제까지 획득한 특허가 50건 이상에 달하며, 출원 중인 기술도 30건 이상이다. 최근에는 미국 전자공학협회(IEEE)로부터 혁신상을 수상했으며 10개국 이상에서 특허를 등록, 국제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 때문에 국내외 대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잉코는 이 회사의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이번 CES에서는 스마트 라이프를 위한 온열 제품과 의료기기, 헬스케어 전자 제품 및 스마트 홈 디바이스를 선보인다. 이번 CES에서 새로 공개할 제품은 의료기기 인증을 받은 헬스케어 디바이스다. 고도의 정밀 제어 기술을 기반으로 안전성과 효과성을 동시에 보장하며, 사용자의 건강 관리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의료기기 인증획득(GMP)에 이어 국내 홈쇼핑 론칭 등을 통해 인기를 끌었던 제품을 대폭 업그레이드했다. 현재 잉코는 15개국에 제품을 수출하며 글로벌 헬스케어 및 라이프스타일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또 환경친화적 소재와 에너지 절약 기술을 적용, 지속 가능한 전자 제품 생산의 선두 주자로 자리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잉코는 올해가 4년 연속 CES 참가로 매년 현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사업을 빠르게 확장해 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부스에 몰려든 관람객들이 전시 상품의 현장 판매를 요청하는 바람에 애를 먹었던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파루인쇄전자와 잉코는 “이번 CES에서도 기술력의 우위를 세계 시장에 입증하고, 글로벌 네트워킹을 강화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CES 현장에서는 베네치안 엑스포 & 컨벤션 센터 2층 52545 부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별물봐’ 첫방, 이민호·공효진 우주 입성
‘별물봐’ 첫방, 이민호·공효진 우주 입성
2025. 01. 05 09:07 연예
케이블채널 tvN 주말극 ‘별들에게 물어봐’ 이민호와 공효진이 좌충우돌 끝에 우주에 입성했다. 4일 방송된 ‘별들에게 물어봐’ 1회에서는 공룡(이민호)과 이브 킴(공효진)을 태운 우주선 지오텐(G.O-10)이 우주 궤도에 무사히 안착, 지구 밖 생활에 시동을 걸며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에 ‘별들에게 물어봐’ 1회 시청률은 수도권 가구 평균 3.8%, 최고 5%를, 전국 가구 평균 3.3%, 최고 4.6%를 기록하며 케이블 및 종편 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기준 / 닐슨코리아 제공) 우주정거장으로 갈 준비 중인 지오텐의 모습으로 시작된 ‘별들에게 물어봐’는 평범한 산부인과 의사였던 공룡이 천문학적인 금액을 낸 우주관광객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려냈다. 태어나자마자 친엄마를 잃은 공룡은 함께 있던 이모들을 엄마처럼 여기며 자랐고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도 수능 만점을 받아 의대에 진학, 산부인과 의사가 되는 데 성공했다. 새 생명을 태어나게 한다는 보람 속에서 난임으로 고통받는 MZ그룹 며느리의 주치의까지 됐지만 공룡의 가난은 여전히 계속됐다. 심지어 MZ전자 대표 최고은(한지은)의 자궁 외 임신 응급 수술을 집도한 바람에 MZ그룹 회장 최재룡(김응수)의 눈 밖에 난 공룡은 병원에서 해고된 것은 물론 새로운 직장도 구하지 못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그런 공룡 앞에 나타난 최고은은 갑작스러운 사랑 고백으로 공룡을 더욱 당황스럽게 했다. 설상가상 두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이 기사로 보도되면서 최재룡은 난임, 난치병 해결 등 다양한 숙젯거리와 함께 공룡을 우주로 보내버리기로 결정했다. MZ그룹 회장 최재룡의 명령으로 우주선에 올라타게 된 공룡의 항해는 숱한 고비를 맞닥뜨리기도 했다. 멀미를 하던 공룡의 목에 음식이 걸리는 돌발상황이 발생하자 커맨더 이브 킴은 발 빠르게 응급 처치에 나섰다. 자신을 구하느라 찢어진 이브 킴의 엄지발가락을 본 공룡은 고마움과 미안함을 느꼈다. 이에 공룡은 우주선이 궤도를 되찾자 이브 킴을 설득해 몸을 가누기도 힘든 무중력에서 이브 킴의 발가락을 봉합했다. 모든 것이 낯선 공간에서 엄마처럼 보살펴주는 이브 킴을 보는 공룡의 얼굴에는 묘한 감정이 서려 두 사람의 지구 밖 생활기가 더욱 흥미진진해지고 있다. 이처럼 ‘별들에게 물어봐’는 생사고락을 함께 하며 우주에 발을 들인 관광객 공룡과 커맨더 이브 킴의 좌충우돌 항해로 국내 최초 스페이스 오피스물의 첫발을 성공적으로 뗐다. 공룡의 다사다난한 일생과 우주로의 출발 과정까지 빠른 속도로 펼쳐지며 보는 이들로 하여금 공룡의 감정에 푹 빠져들게 만들었다. 특히 산부인과 의사 공룡의 파란만장한 생을 표현해낸 이민호, 이브 킴 역으로 커맨더의 카리스마를 자랑하는 공효진 등 캐릭터에 녹아든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가 극의 몰입도를 배가시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통통 튀는 감각적인 스토리와 빠른 전개, 그리고 우주인의 눈으로 사방을 둘러보는 색다른 연출 기법이 ‘별들에게 물어봐’만의 특색을 강조하며 모두를 매료시켰다. 광활한 우주 풍경과 모든 것이 0그램이 되는 무중력 환경, 우주선의 내부까지 디테일하게 구현해내며 풍성한 볼거리로 첫 방송 만에 모두의 시선을 끌어당겼다. 이에 끝없는 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질 다채로운 이야기가 더욱 기대되는 상황. 관광객 이민호와 커맨더 공효진의 지구 밖 생활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질 ‘별들에게 물어봐’는 5일 밤 9시 20분에 2회가 방송된다.
정우주·권민규 그리고 히든카드?…2025년 한화 마운드의 ‘뉴페이스’
우주·권민규 그리고 히든카드?…2025년 한화 마운드의 ‘뉴페이스’
2025. 01. 02 16:07 야구
우주가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 캠프에서 투구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는 2024시즌 종료 후 일본 미야자키에 마무리 캠프를 차렸다. 2025년 신인 투수 중엔 정우주(19), 권민규(19)가 캠프에 참가해 기량을 갈고닦았다. 프로 첫해부터 1군 마운드에 설 잠재력을 가진 선수들이다. 2025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정우주는 최고 시속 150㎞ 후반대 빠른 공을 던지는 오른손 투수다. 전주고 3학년 시절이던 지난해 고교야구에서 19경기 5승1패 평균자책 1.31의 성적을 거뒀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지명 당시 “문동주, 김서현과 함께 강속구 트리오를 만들겠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마무리 캠프에서 정우주의 공을 받아본 베테랑 포수 이재원은 “왜 1라운드에서 뽑혔는지 알 것 같다”며 후배의 재능에 감탄했다. 양상문 투수 코치도 정우주의 기량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양 코치는 “팀에 강속구 투수가 많은데, 정우주도 뒤지지 않는다”며 “빠른 공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자신감을 더 가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 캠프에서 투구 훈련하는 권민규. 한화 이글스 제공 좌완 권민규는 정우주에 이어 2라운드 전체 12순위로 한화의 지명을 받았다. 2024년 세광고 에이스로 활약한 권민규는 고교야구 16경기 6승3패 평균자책 1.50을 기록했다. 정우주처럼 빠른 공을 던지는 유형은 아니지만, 비교적 우수한 제구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9이닝당 사사구 개수는 2.3개 수준이었다. 권민규가 안정적인 제구력을 바탕으로 프로 무대에 연착륙하면 한화 좌완 뎁스도 더 단단해진다. 2024시즌 한화는 거의 유일한 좌완 승리조 김범수가 부진하며 마운드 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왼손 불펜 가운데 10이닝 이상 소화한 투수는 김범수, 황준서, 김기중, 조동욱 등 4명이었다. 양 코치는 “정우주와 함께 좌완 권민규에게도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5 신인드래프트 이후 육성 선수로 한화에 입단한 동의대 출신 박부성. 이글스TV 캡처 정우주와 권민규에 비해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내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신인 투수도 있다. 동의대 출신 박부성(25)이다. 박부성은 2025 신인드래프트에서 낙방했으나, 육성 선수로 한화에 입단했다. 한화 스카우트팀이 고교 시절부터 지켜본 언더핸드 유형의 투수다. 지난해 대학야구에서 16경기 6승3패 평균자책 4.00의 성적을 거뒀다. 제79회 전국대학야구선수권에서 최우수선수상을 받으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현장에선 공의 움직임이 좋다고 평가한다. 한화 관계자는 “대학 4학년 때 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며 “군대도 갔다 오고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더 성숙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화는 강재민 입대 후 사이드암이나 언더핸드 등 옆구리 유형 투수가 부족한 상황이다. 박부성을 육성 선수로 영입한 이유다. 양 코치는 “투구하는 걸 보니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며 “히든카드가 되면 좋겠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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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하는 호주](1)기초과학 바탕에 우주산업 키우는 호주
[부상하는 호주](1)기초과학 바탕에 우주산업 키우는 호주(2024. 05. 06 06:00)
2024. 05. 06 06:00 경제
딥테크 요람 ‘시카다’, 우주 분야 스타트업 중점 육성 호주 시드니에 있는 딥테크 육성기관인 ‘시카다 이노베이션즈’의 내부에 과거 증기기관차를 만들던 공장의 흔적이 남아 있다. 주영재 기자 증기기관차를 만들던 공장이 ‘딥테크(Deep Tech)’ 요람으로 변신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의 주도인 시드니 콘월리스 거리에 있는 ‘시카다 이노베이션즈(Cicada Innovations)’의 이야기다. 건물 입구 쪽에 증기기관차가 서 있고, 안에는 기차 엔진을 들어 올릴 수 있는 크레인이 로비를 가로질러 설치돼 있다. 12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기차 제작소의 흔적이다. 시카다 이노베이션즈는 2000년 뉴사우스웨일스주 산업부의 후원을 받아 이곳을 리모델링한 뒤 딥테크 창업보육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딥테크는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지만 아직 발견되지 않은, 수면 밑에 있어 보이지 않는 기술을 뜻한다. 지난 4월 16일(현지시간) 이곳에서 만난 알렉스 샤필스키 국가우주산업허브(NSIH) 책임자는 “산업혁명의 상징인 기차를 만들던 공장이 새로운 산업혁명, 새로운 기술혁명을 잉태하는 곳으로 바뀐 흥미로운 사례”라면서 “시카다는 혁신적 아이디어로 전 세계가 당면한 중요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이를 상업화하려는 딥테크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호주의 대표적 기관”이라고 소개했다. 이곳에서 주력하는 분야는 기후·에너지, 건강, 식품·농업, 우주, 첨단산업이다. 인간의 수명 연장과 질병 치료, 환경보호와 지속가능한 지구, 식량안보 확보, 우주 탐사와 지능형 기계를 활용한 생산성 확대가 목표다. 시카다는 영어로 ‘매미’를 뜻하는데, 매미가 허물을 벗듯 아이디어 수준의 기술을 실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화하고, 사업화하는 과정을 지원한다. 25년간 350개 이상의 딥테크 벤처기업이 여기서 탄생했고, 1000개 이상의 특허와 20억호주달러(약 1조8020억원) 이상의 자본금을 확보했다. 특히 2022년부터 운영하는 NSIH는 우주 분야 스타트업을 중점 육성하고 있다. 위성 추진체, 위성 블랙박스, 탐사 로봇, 우주 통신, 위성항법, 우주방사선 측정기 등 저마다 강점인 기술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할 채비를 하고 있다. 샤필스키는 한국 역시 위성항법 시스템 구축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시카다에 입주한 위성 관련 기업들과 한국의 협업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차 제작소가 우주산업 창업 허브로 전 세계 우주산업 시장 규모는 1973년 150억달러에서 2024년 5000억달러 이상으로 성장했다. 2040년에는 1조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주산업의 가파른 성장세에 호주 정부는 2018년 호주우주청(ASA)을 세워 우주 경제 육성에 국가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30년 호주의 우주산업 규모를 현재의 40억호주달러(3조6037억원)에서 120억호주달러로 3배 이상 늘리고, 1만2000개의 숙련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뉴사우스웨일스주는 호주 안에서도 우주 관련 기업체, 인력이 집중된 곳이다. 샤필스키는 “우주산업은 산업 자체가 초기 단계라 상업화에 도달할 수 있을 때까지 단계별로 성장을 지원한다. ASA를 비롯한 관련 기관의 보조금을 받아 프로그램을 키우고, 자본 투자를 받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선정된 창업가들은 이틀에 걸친 워크숍 동안 사업계획을 마련하고, 그다음 단계로 록히드 마틴의 임원 등 관련 전문가들을 만나 자본금을 모으는 방법 등 다양한 조언을 듣는다. 샤필스키는 “기업들이 시장을 잘 이해하고, 시장의 요구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도록 돕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기업이 가진 영향력을 전파하는 데 관심을 두지, 지분을 투자해 성공하면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은 아니다”라고 했다. 서호주대학 국제우주센터의 리처드 도슨 박사가 4월 22일 SKA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있다. 주영재 기자 시카다는 커뮤니티 형성을 중요시한다. 그래서 ‘테크23’처럼 딥테크 기업과 전문가를 비롯해 관심 있는 모든 이들이 교류할 수 있는 행사를 자주 연다. 모여서 의견을 나누는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고, 그 아이디어를 시장에서 실현하는 과정에서 커뮤니티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시카다를 거친 벤처기업 중 최근 주목받는 곳이 ‘스페이스 머신 컴퍼니’다. 위성 검사·수리, 우주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려는 우주 서비스 기업이다. 고속도로에서 차에 기름이 떨어지거나 고장이 나면 급유, 정비 차량을 불러 다시 떠날 수 있듯이, 우주에서도 재사용이 가능한 궤도 서비스 위성 개념을 만들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5일 미국 서부에서 팰컨9에 실려 발사된 옵티머스 위성에 관련 실증 장비를 탑재했다. 옵티머스는 호주에서 설계하고 만든 가장 큰 상업용 위성이다. 시카다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테크놀로지 시드니대학(UTS) 테크 랩에 있는 본사 건물에서 만난 라자 쿨시레스타 스페이스 머신 컴퍼니 최고경영자는 “옵티머스는 상업용 위성이 다른 위성을 수리, 재급유, 업그레이드 및 재배치할 수 있는 사업의 가능성을 살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이정표”라고 말했다. 2018년에서 2023년 사이 발사된 500㎏ 이하의 지구 저궤도 위성 중 12%는 발사 당일 우주 쓰레기가 됐다. 가벼운 결함으로 위성 전체가 쓸모없게 된 것이다. 위성을 수리하고, 연료를 공급하면 쓰레기가 될 뻔한 위성을 되살리고, 위성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 쿨시레스타는 “한 위성통신 회사가 위성 발사에 실패해서 4억달러를 손해 봤다. 단지 안테나가 펴지지 않아서였다. 많은 위성통신 기업이 망했고, 수십억달러의 손해를 봤다. 만약 누군가 고치고 해결했다면 그 정도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위성 서비스는 우주산업을 지속가능하게 하고, 더 많은 사람에게 접근권을 보장한다. 현재의 위성은 스스로 살아남도록 이중화 작업을 하면서 비용이 많이 든다. 궤도에서 위성을 검사·수리하면 이중화에 따른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지난해 10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는 우주 쓰레기를 방치한 업체에 처음 벌금(15만달러)을 부과했는데, 앞으로 이런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옵티머스 같은 위성이 수명을 다한 위성을 궤도 밖으로 밀어내 처리하면 벌금을 피할 수 있다. ■노벨상 수상자 15명 배출한 과학강국 위성의 고장 원인을 확인할 수 있는 블랙박스를 개발한 스타트업도 시카다에서 볼 수 있었다. 호주의 주요 발명품인 블랙박스 비행기록장치의 우주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호주는 주로 자원 부국으로 알려졌지만 사실 노벨상 수상자를 15명이나 배출한 과학강국이다. 상위 10% 과학논문 인용 횟수 기준으로 세계 4위(연구성과 평가 솔루션 사이밸(Scival) 기준)다. 세계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0.33%에 불과하지만 세계 연구 생산량의 약 3.71%를 담당했다. 이런 탄탄한 연구 기반 위에서 와이파이(WiFi)와 전자 심박 조율기, 인공와우, 초음파 스캐너 등 혁신적인 발명품을 탄생시켰다. 호주는 기초과학은 튼튼하지만 과학연구의 상업화 수준은 14위(WIPO 기준)로 한국(3위)에 크게 뒤진다. 지난 4월 13~24일 동안 진행된 한국-호주 언론인 교류 프로그램에서 호주 정부는 이런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을 보여주는 데 상당한 공을 들였다. 호주는 기초과학 성과가 상업화로 이어지는 과정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모범 사례를 확산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그 하나의 예가 ‘트레일블레이저 대학 프로그램(Trailblazer Universities Program)’이다. 정부·산업체·대학이 협업해 13억호주달러를 들여 호주 주요 대학을 대상으로 우주, 국방, 첨단제조, 식량, 청정에너지 등 전략 분야의 기초연구와 상업화를 지원한다. 기초연구와 상업화 사이의 ‘죽음의 계곡’을 넘기 위한 지원책인 ‘경제적 가속 프로그램(Economic Accelerator Program)’도 도입했다. 위성 수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실증 위성인 옵티머스가 지구 궤도에서 비행하고 있는 모습의 상상도 / 스페이스 머신 컴퍼니 제공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는 기초연구의 상업화를 지원한다. CSIRO는 호주 최대의 종합연구기관으로, 한국의 과학기술연구원(KIST)과 유사한 역할을 한다. 중소기업과 긴밀히 협업해 산업 활용이나 공공이익으로 이어질 국가적 연구 성과를 이전하고, 상업화를 지원한다. 연간 13억호주달러(약 1조1000억원) 예산으로 102억호주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불에 잘 안 타는 경량 소재, 배터리 관리 시스템, 티타늄 3D프린팅으로 만든 갈비뼈와 마우스피스 등을 시장화했다. 호주 정부는 연구자들의 연구에 간섭하지 않고, 자율성을 보장해준다. 지난 4월 18일 빅토리아주 멜버른의 클레이턴에서 만난 CSIRO 제작부서의 폴 세비지 부국장은 인내자본과 블록펀딩을 강조했다. 과학기술은 수많은 실패를 거듭한 후에야 성공의 결실을 볼 수 있는데, 한국은 기다려주는 문화가 부족하다는 기자단의 이야기를 들은 뒤였다. 폴은 “과학기술은 짧은 시기에 수익화로 이어지기 어렵고, 이는 스타트업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투자하고 5~10년을 기다려주는 인내자본이 필요하다. 호주 정부도 우리에게 4년 예산을 통째로 주는데 예산을 주면 개별 프로젝트에 개입하거나 통제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우리가 정부를 무시하는 건 아니고 CSIRO 대표가 과학 장관에게 현재 진행하는 연구를 설명하고, 평가를 받고, 긴밀히 협의한다”고 말했다. ■R&D 구조조정에 한국 SKA 참여 늦어져 대학 연구실에서의 창업도 인상적이다. UTS의 얼티모 캠퍼스에 있는 ‘익스플로 바이오로직스’는 세계 최초로 우주 재생 의료 기술을 개발한 회사다. 우주생물학자인 조슈아 초우 교수가 5년 전 창업한 회사로 우주와 같은 미세중력 환경을 만들어 줄기세포에서 추출한 엑소좀을 빠르게 대량으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 엑소좀은 세포 재생 효과가 있는데, 알약이나 주사 형태로 치료제를 만들거나 화장품에 넣을 수 있다. 초우 박사는 “엑소좀을 주사로 놓는 게 일본에선 가능해 정맥주사의 효과를 시험하고 있다. 젊게 보이는 것 외에도 파킨슨병과 같은 질병 치료에도 사용할 수 있는데 향후 수년 뒤 엑소좀을 이용한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관련 제품 개발을 위해 한국과학기술원과도 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초과학 성과의 상업화를 위해 이 분야에 강점이 있는 한국과의 협업을 기대하고 있지만, 아쉽게도 기초연구에서의 협업은 일부 주춤하는 상황도 있다. 국제 천문학계의 거대 프로젝트인 SKA(Square Kilometer Array) 프로젝트다. 영국과 남아공, 호주, 이탈리아 등 10여 개국의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 참여해서 수행하는 프로젝트로 13만 개의 소형 안테나가 받는 신호를 하나로 결합해 거대한 망원경과 같은 효과를 낸다. 안테나 면적을 다 합하면 1㎢(square kilometer)에 이르는데, 빅뱅 이후 물질과 암흑물질의 분포, 별과 은하의 생성과 진화, 중력파 검출, 우주자기장의 기원과 외계 생명체 탐색 등의 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 거대 프로젝트인 만큼 중대한 연구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SKA 프로젝트를 위한 망원경이 남아프리카와 호주에 건설되면, 별과 은하, 우주 전체에서 미세한 신호들이 쏟아진다. 2020년 한 해 동안 만들어진 데이터가 하루 만에 생성된다. 이런 거대한 양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할 데이터센터도 지어야 한다. 여기에 막대한 건설, 운영비용이 든다. 약 10년 전 계획을 세울 당시 10억유로(약 1조5000억원)로 예상됐는데, 지금은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그 이상 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2021년부터 SKA 프로젝트의 국제기구인 ‘SKAO’에 참관국으로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쯤 회원국 가입을 선언할 예정이었으나 연구개발 예산이 삭감되는 과정에서 미뤄졌다. 퍼스에 있는 서호주대학 국제우주센터의 리처드 도슨 박사는 “SKA 참여를 위한 분담금 규모를 두고 협상이 어렵게 진행되면서 발표가 미뤄지고 있다고 들었다”면서 “호주 정부도 돈을 투자했는데, 그 돈이 결국 우리 같은 연구자를 고용하는 데 돌아간다. 투자한 만큼 받는 게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화디펜스오스트레일리아의 잭슨 도거티 부사장(오른쪽 두번째)을 비롯해 관계자들이 호주 빅토리아 주 질롱에 있는 성능 시험장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주영재 기자 ■국방 투자 강화, 한국에 새로운 기회 한국과 호주 양국은 최근 수년 사이 국방·우주 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양국은 2021년 포괄적인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국방·백신·우주 및 청정 기술 분야의 공동 연구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양국 과학기술공동위원회(JCST)는 2~3년마다 모여 협력의 우선 분야를 논의하고 합의한다. 우주기술은 국방기술과도 관련이 깊다. 인도·태평양지역에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글로벌 공급망을 둘러싼 취약성이 높아지면서 국방력 강화와 사이버 안보의 중요성이 더 크게 인식되고 있다. 에너지 자원 수출을 위한 주요 통로인 해상에서의 안보 확보도 중요한 과제가 됐다. 관련해 호주는 지난해 3월 미국·영국과 체결한 오커스(AUKUS) 동맹에 따라 최대 13척의 핵추진잠수함을 구축하기로 했다. 미국산 핵추진잠수함을 최대 5척 인도받고 8척의 잠수함을 직접 건조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4월 22일 서호주 주정부 청사에서 만난 사이먼 스펜서 전략·국제개입 담당 부국장은 “여야가 합심해 핵잠수함 도입이 이뤄졌고, 호주는 2030년 첫 번째 핵잠수함을 갖게 된다. 핵잠수함은 퍼스에서 남쪽으로 30㎞ 떨어진 스털링 해군기지를 기지로 삼게 된다”고 말했다. 해군력 강화는 최근 이뤄진 국방 지출 증액의 주요 동기가 됐다. 호주 국방부는 지난 4월 18일 ‘2024 국가 국방 전략’을 발표하며 향후 10년간 국방비 지출을 기존 계획보다 500억호주달러(약 44조3000억원) 정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이 계획을 발표한 리처드 말스 국방부 장관은 “호주는 무역을 교란하거나 중요한 항공 및 해상 항로에 대한 접근을 막는 적에게 취약하다”면서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맞서 국방 예산을 확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최근 호주 해군은 호위함 11대를 도입하기로 했는데 한국도 수주전에 참여했다. 셰인 터핀 국방과학센터 수석 연구관은 “11대 중 8대는 서호주에서 만들어지는데 단일 프로젝트로는 서호주 역사상 최대 규모”라면서 “4개의 설계안이 검토되는 중인데 하나가 한국이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의 국방력 강화 계획은 한국 국방 산업이 해외로 진출할 호기를 제공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자회사인 한화디펜스오스트레일리아와 호주 육군 사이에 자주포(K9헌츠맨)와 보병전투장갑차(레드백) 납품 계약이 체결된 것은 이런 국방력 강화 차원에서 이뤄진 성과다. 지난 4월 19일 빅토리아주 질롱에 있는 애벌론 공항 인근에서는 호주형 자주포 및 레드백 장갑차를 생산하기 위한 공장 건설이 한창이었다. 조만간 완공을 앞둔 3만㎡ 규모의 공장에서 올해부터 K9시리즈를 생산하게 된다. 공장 바깥에는 자주포와 장갑차의 등판 능력을 시험할 설비가 이미 완성돼 있었다. 잭슨 도거티 한화디펜스오스트레일리아 사업 개발 담당 부사장은 “공장 건설이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면서 호주 정부가 정한 기한에 완성된 품질의 제품을 납품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면서 “한화의 투자로 지역 주민들도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호주 주정부들은 한국 방산업체들과의 협력을 확대하길 원하고 있다. 빅토리아 주정부는 한화의 레드백에 납품하는 호주 공급사를 위해 1000만호주달러의 금융지원을 할 계획이다. 지난 4월 19일 멜버른에 있는 빅토리아주 투자센터에서 만난 호주 국방과학연구소의 캘럼 라이트 부국장은 “한국은 대규모 생산능력이 있고, 생산 비용도 매우 싸다. 우주통신·전자장비에서도 강점을 갖고 있다. 이런 부분은 호주가 닮고 싶은 능력이다. 한화디펜스오스트레일리아도 매력적인 회사지만 다른 자회사도 매력적이고, 이들을 유치하면 우리 주에 혁신적 기술과 정신을 가져올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과 호주 워클리재단이 공동 주최한 ‘2024년 한-호주 언론교류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보도됐습니다.
부상하는 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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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프리뷰] 듄: 파트 2-감독이 팬심으로 만든 우주 활극의 원류(2024. 02. 28 06:00)
2024. 02. 28 06:00 연예
166분을 끌고 가는 드니 빌뇌브 감독의 연출력이 빛난다. 빌뇌브 감독은 10대 시절부터 원작 소설의 팬임을 밝혔다. ‘이번엔 한번 제대로 만들어보자’는 팬심이 영화 곳곳에서 묻어난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아마도 주목하지 않은 사람은 ‘왜 이리 호들갑일까’라는 의문이 들 것이다. 사전에 영화를 본 외국 평론가들의 극찬 러시, 심지어 유튜브 타임라인도 이 스페이스 오페라 영화 시리즈의 최신 정보를 앞다퉈 소개하고 있다(유튜브 타임라인은 정확히는 <듄>을 검색해본 기자의 경험을 반영한 결과이겠지만). 한국이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의 무덤이라는 이야기도 이젠 시효를 다한 듯싶다. 유튜브에서 3차에 걸친 <듄: 파트 2> 예고편을 프레임 단위로 쪼개 ‘썰’을 풀고 있는 영상을 보면 놀랍다. 언제부터 국내에 <듄> 팬층이 이렇게 두터웠던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관한 관심이 시들해지자 전부 이쪽으로 옮겨온 듯한 착각마저 들 정도다. 원작 소설 영화화에 실패했던 까닭 프랭크 허버트의 <듄>(1965)은 사실 그 이후에 나온 대다수의 스페이스 오페라영화-대표적으로 <스타워즈> 시리즈-의 모티브를 제공해주는 소설이었다. 그러나 정작 원류에 해당하는 <듄> 시리즈를 제대로 스크린으로 옮기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로 생각됐다.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가 영화화에 도전했다가 좌절했거나-H. R. 기거가 참여해 만든 <듄>의 설정자료집은 나중에 <스타워즈> 시리즈나 <에이리언> 시리즈에 영감을 줬다-1984년 처음 장편영화로 만들어진 <듄>의 편집권을 뺏긴 데이비드 린치가 영화에 자신의 이름을 붙이는 것을 거부한 일 등은 유명한 이야기다. 인터넷에서 풀버전으로 볼 수 있는 1984년작 확장판 감독명은 데이비드 린치가 아닌 ‘무명씨’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 알란 스미시(alan smithee)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다. 어쨌든 영화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영화의 주인공은 ‘출생의 비밀’을 안고 있는 폴 아트레이더스(티모테 샬라메 분)다. 황제 샤담 4세의 명령으로 황량한 모래 행성 아라키스로 파견되는 아트레이더스 가문의 장자다. 아라키스는 원래 하코넨 가문이 지배하고 있었으나, 황제는 아트레이더스 가문을 제거하고자 하코넨 측에 자신의 직할부대인 사다우카를 보내 하룻밤 사이 아트레이더스 가문을 몰살시킨다. 살아남은 폴과 폴의 어머니 제시카(레베카 퍼거슨 분)는 모래폭풍을 뚫고 아라키스 사막부족 프레멘족을 찾아간다. 폴 모자를 자기 집단에 받아들이는 것을 거부하는 자미스와 폴이 결투를 벌이고, 폴은 이 결투에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람을 죽인다. 여기까지가 전편의 이야기다. 파트 2는 그다음부터 바로 이어진다. 1편도 상영시간이 꽤 길었는데, <듄> 전체 시리즈에서 핵심인 폴이 자신의 이름(무앗딥)을 얻기 전까지만 나온다. 전사로서 ‘무앗딥’이라는 이름을 얻는 것은 이번에 개봉하는 <듄: 파트 2>에서다. 영화는 “스파이스를 지배하는 자, 우주를 지배한다”는 문구를 제시하면서 시작한다. 스파이스는 전 우주에서 이 변방의 아라키스 행성에서만 나는 물질로 공간을 접는 우주 항행에도 사용되지만, 예지력과 같은 정신개발에도 사용된다(게다가 수명도 수백 년으로 늘어난다). 아라키스의 사막부족인 프레멘의 눈은 흰자위까지 포함해 파란색인데, 이것 역시 공기 중에 만연하는 스파이스 덕분이다. 하코넨이나 아트레이더스가 이 행성에서 하는 것이 이 귀한 자원인 스파이스 채취업이다. 원래 행성 거주자들이었던 프레멘족은 ‘착취’에 맞서 저항하고. 잇단 게릴라전에서 승리하면서 폴은 프레멘족의 리더로 떠오른다. 감독이 원작의 ‘찐팬’이라 가능했던 것들 사실 프레멘족 사이에는 자신들을 구원하고 모래 행성을 푸른 행성으로 바꿀 ‘리산 알 가입’, ‘퀴사츠 헤더락’이라는 초인(超人)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설이 있었다. 그렇다고 모든 프레멘족이 이 전설을 믿는 것은 아니었다. 주로 아라키스 남부의 신심이 깊은 프레멘족만 믿고, 북부의 신세대 프레멘족은 별로 신뢰하지 않았다. 전편부터 폴의 예지몽에 등장했던 챠니(젠데이아 분) 역시 그냥 헛소리로 치부하고 믿질 않았다. 정말 폴은 프레멘족의 구원자일까. 예지몽대로 그는 하코넨과 황제를 제압하고 새 황제로 등극해 전 우주가 휘말려 들어가는 종교전쟁을 벌이게 되는 걸까.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은 프랭크 허버트 원작 <듄> 1권의 이야기는 대충 이번 편으로 마무리된다. 꽤 긴 상영시간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드니 빌뇌브 감독의 연출력이 빛난다. 10대 시절부터 원작 소설의 팬임을 밝힌 감독이 ‘이번엔 한번 제대로 만들어보자’고 작정한 듯 영화 곳곳에 팬심이 묻어난다. 아쉬운 것은 원작 소설에서도 그렇고, 데이비드 린치의 극화에서도 인상적인 캐릭터로 등장하는 폴의 여동생 알리아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알리아를 임신한 어머니 제시카가 뱃속에서 각성한 알리아와 이야기를 나누는 식으로 등장하는데, 전편에서 그러듯 예지몽 속에 나온 알리아는 이미 자란 성년의 모습으로만 스쳐 가듯 모습을 보인다. 넷플릭스 시리즈 <퀸스 갬빗>(2020), <라스트 나잇 인 소호>(2021) 등을 통해 대세 배우가 된 안야 테일러 조이가 앞으로 만들어질 <듄> 시리즈의 후속작에서 알리아 역을 맡을 모양이다. 극장에서 볼 계획이라면 적어도 시리즈의 전편 <듄: 파트 1>(2021)은 복습하고 가길 추천한다. 제목: 듄: 파트 2(Dune: Part Two) 제작연도: 2024 제작국: 미국, 캐나다 상영시간: 166분 장르: 액션, 모험, 드라마, SF 감독: 드니 빌뇌브 출연: 티모테 샬라메, 젠데이아 콜먼, 레베카 퍼거슨, 조슈 브롤린, 오스틴 버틀러, 플로렌스 퓨, 데이브 바티스타, 크리스토퍼 월켄, 스티븐 헨더슨, 레아 세이두, 스텔란 스카스가드, 샬롯 램플렝, 하비에르 바르뎀 개봉: 2024년 2월 28일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수입/배급: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황당한 급마무리 1984년판 <듄>의 엔딩 /경향자료 프랭크 허버트의 원작 소설을 보면 전체 이야기는 황제의 딸인 이를란 공주가 남긴 ‘기록’을 바탕으로 쓰인 것처럼 돼 있다. 말하자면 거대한 우주 이야기의 화자는 이를란 공주다. 국내에서 <사구>라는 제목으로 개봉하고 비디오로 출시된 1984년판 <듄>(사진)도 시작 장면에 이를란 공주가 내레이터로 등장한다. 인터넷 등에서 볼 수 있는 확장판에서 이를란 공주의 이 회상 장면은 삭제돼 있다. 드니 빌뇌브 감독판 <듄> 시리즈의 화자는 챠니다. 폴이 사랑하는 사람은 챠니지만, 폴은 새 황제에 오르기 위해서 이를란 공주와 정략결혼을 한다(이 정략결혼을 제안한 사람은 정무 판단이 빠른 이를란 공주다). 사실 위 리뷰에서도 지면 분량상 많은 이야기를 생략했는데 이 방대한 이야기를 보통 1시간 30분에서 2시간인 장편영화에 꾸겨 넣기는 무리다. 영화화를 시도했던 조도로프스키도 원래 구상한 것은 16시간짜리 상영판이어서 결국 갈등 끝에 잘렸다. 우여곡절 끝에 메가폰을 잡은 데이비드 린치도 5~6시간짜리 버전을 염두에 뒀다고 하는데, 소문만 무성한 그 5~6시간짜리 감독판은 존재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다. 긴 이야기를 압축하다 보니 1984년판은 뒤로 갈수록 산으로 간다. 가장 악명이 높은 대목은 초인으로 각성한 폴이 황제의 칼을 들고 맞선 페이드 로타(데이비드 린치 버전에는 가수 스팅이, 이번 드니 빌뇌브 판에서는 엘비스 프레슬리 일대기 영화 <엘비스>(2022)의 주인공 오스틴 버틀러가 이 사이코패스 악당 역을 맡는다)와 대결 후 아라키스 행성에 내린 적이 없는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를 내리게 한다는 장면이다. 이렇게 되면 전 우주에서 유일하게 ‘스파이스’를 생산하는 아라키스 사막의 모래벌레들이 몰살 당할 텐데? 원작에도 없는 설정인데 후속작을 염두에 두지 않고 우주를 지배할 초인의 등장으로 마무리하려다 보니 둔 패착이다. 영화 개봉 후 아동용 장난감까지 나와 인기리에 판매되었지만, 역시 원작에는 없는 ‘무앗딥’ 폴과 프레멘족이 사용하는 ‘사운드건’(84년 판 영화에서 이들은 “이이잇 쏴”, “무아아~딥!”이라고 외치면 광선이 나가는 신무기(!)를 동원해 우주최강 사다우카 부대를 무찌른다)도 데이비드 린치 아니랄까봐 그로테스크한 상상력을 뽐내고 있다. 다행히도(?) 이번 드니 빌뇌브판 <듄> 시리즈에서는 그런 무기는 등장하지 않는다. 원작 소설은 이를란 공주를 배필로 맞이하겠다는 폴의 선언을 두고 챠니에게 어머니 제시카가 “첩의 이름을 달고 있는 우리를 역사가들은 아내라는 이름으로 부르게 될 것”이라고 위로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1984년 작 대안 편집판 클립을 보면 데이비드 린치도 이 장면을 찍어두긴 했던 모양이다.
시네프리뷰
[신간]인류의 눈에 비친 ‘우주’
[신간]인류의 눈에 비친 ‘우주(2024. 01. 24 05:30)
2024. 01. 24 05:30 문화/과학
코스미그래픽 마이클 벤슨 지음·지웅배 옮김·롤러코스터·4만3000원 우주의 모습을 떠올리면 위성이나 전파망원경 등으로 촬영한 ‘사진(포토)’이나 영상이 먼저 생각난다. 이는 과학이 발전한 이후의 관점에서 가능한 일이다. 이전 시대 인류는 ‘그림(그래픽)’으로 우주를 표현했다. 수천 년 전부터 밤하늘과 우주를 바라보고 때로는 관찰한 결과다. 천문학자들만이 아니라 예술가와 일러스트레이터들에 의해, 그리고 여러 전문가의 협업을 통해 우주를 이해하고 시각화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어졌다. 이 책은 우주를 시각화하고, 그 안에서 인류가 자신의 위치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던 흔적을 담고 있다. 거의 기원전 2000년 무렵 구리 동판에 망치로 내리쳐 생긴 우주 형상의 유물부터 12세기 백과사전에 삽입됐던 행성 이미지, 슈퍼컴퓨터가 그려낸 우주 시뮬레이션 그래픽까지. 인류가 그려낸 다양한 우주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예술서’이자 ‘과학서’다. 17세기 이전까지 예술과 과학은 본질적으로 하나였다.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가들은 광학 분야의 과학을 발전시켰고, 계몽주의 시대 자연철학자들은 자연현상을 묘사하는 능력을 길렀다. 저자는 다채로운 색채의 이미지를 연대순으로 정리한 동시에 각각의 그림에 맞는 설명과 우주 관련 지식을 곁들여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프톨레마이오스의 ‘지구중심설’을 정교하게 구현한 그림, 뉴턴·케플러 등 과학자의 우주론적 개념을 집대성한 그림, 마리아 클라라 아임마르트의 독특한 달 그림, 갈릴레오의 태양 흑점 관측 그림 등이 책에 담겨 있다. 각 그림은 해당 시대의 지구환경과 인간의 관점 등도 담고 있다. 저자는 “지구의 상황은 하늘의 모습을 관측하는 것과 결코 따로 분리될 수 없다”며 “결국 우주를 보는 것도 지극히 지구적인 경험”이라고 말한다. 더 커밍 웨이브 무스타파 술레이만 지음·이정미 옮김·한스미디어·2만5000원 AI 기업 딥마인드의 창립자인 술레이만이 집필한 AI 전망서다. AI 발전이 가까운 미래, 인류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릴 것이라고 말한다. 이를 ‘새로운 물결’이라 칭하며 초진화성, 만능성, 자율성 등을 핵심 개념으로 제시한다. 최소한의 과학 공부 배대웅 지음·웨일북·1만9800원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과학 교양서다. 경제, 정치, 철학, 의학과 과학의 관계를 통해 과학사를 풀어낸다. 의학에선 마취제와 백신, 정치에선 원자력과 우주 개발, 경제에선 산업혁명, 철학에서는 과학적 사유의 시작과 끝을 들여다본다. 얼 나이팅게일 위대한 성공의 시작 얼 나이팅게일 지음·김현정 옮김·더퀘스트·1만9800원 론다 번, 밥 프록터 등 ‘성공학’ 대가들의 스승 격인 저자가 전하는 ‘성공의 방법’에 대한 책이다. 그는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목표 수립, 자기주도적 실행’이 반드시 수반돼야 원하는 것을 얻고 성공할 수 있다고 설파한다.
신간
[이주영의 연뮤 덕질기](15)우주보다 오묘한 ‘나’를 탐사하다
[이주영의 연뮤 덕질기](15)우주보다 오묘한 ‘나’를 탐사하다(2023. 12. 07 07:00)
2023. 12. 07 07:00 문화/과학
연극 <Tank 0-24>, 뮤지컬 <렛미플라이>·<문스토리>·<안테모사>·<이토록 보통의> 연극 <Tank 0-24> /국립극단 제공 민간인 우주여행은 더 이상 꿈이 아니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화성여행을 목표로 추진 중인 우주발사체 ‘스타십’의 2차 시험발사는 “실패했지만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빅뱅의 탑을 비롯해 여러 나라의 예술인들과 달여행을 예약한 일본인 부호 마에자와 유사쿠의 ‘디어문’ 프로젝트도 연기는 됐지만 현재진행형이다. 한국은 누리호 3차 발사 성공으로 우주여행에 성큼 더 다가선 상태다. 이런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듯 우주 탐사와 우주비행사를 소재로 한 다양한 한국 창작 무대극이 상연 중이다. 이 작품들이 궁극적으로 탐사하는 대상은 실제 우주보다 더 거대하고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나’라는 우주다. 연극 <Tank 0-24>의 무대는 실제 우주처럼 어슴푸레하다. 안개 너머로 유영하듯 천천히 커다란 구멍을 들여다보는 이들은 우주복에 헬멧을 착용하고 있다. 우주인들은 구멍 안에 돌과 인형을 던져보더니 갸우뚱하며 자기 스스로를 던져보기도 한다. 긴 정적과 암전 후 구멍에서 붉은 풍선이 천천히 솟아오른다. 이를 부여잡은 우주인은 한참 멈춰서 있다. 연이어 날카로운 무언가로 풍선을 터뜨리고 유유히 우주복을 벗어 던진 후 일상으로 돌아간다. 대사 없이 마임처럼 진행되는 국립극단의 청소년 참여극 <Tank 0-24>의 2막은 인간의 심연을 탐사한다. 여신동 연출가는 “내면에 무엇이 있는지, 깊은지, 물이 있는지 이것저것 추측을 해보지만 결국 알 수는 없다”라며 그 과정에서 떠오르는 풍선은 “또 다른 나를 상징한다”고 부연한다. 터뜨린 풍선 속에는 아무것도 없다. 관객들은 심연에 존재하며 나를 짓누르는 거대한 무언가의 실체는 결국 허상임을 깨닫는다. 뮤지컬 <문스토리>는 소외된 인간의 내면에 대한 본격 탐사다. 달에 사는 용은 오래전 지구로 간 친구들과 소식이 끊어지자 이들을 찾아 나선다. 웹툰 <문스토리>로 인기절정을 누리다 파트너의 죽음으로 폐인이 된 이헌은 ‘우리 모두 달의 아이’라고 주장하는 용이 낯설다. 죽은 파트너까지 트랜스젠더 린으로 되살아나 혼돈에 빠진다. 잡지기자 수연은 용과 린의 존재를 인정하고 이헌의 재기를 돕는다. 서로 다름을 ‘틀린 것’으로 규정하는 현대사회의 소외된 인격들에 대한 이야기다. 전체 넘버에 고루 반복되는 ‘움바콤보 쿰투미키야 알리타카 바바야케’는 비빌 언덕도, 뛰어난 재능도 없지만 냉혹한 지구 도심살이를 선택한 ‘달의 아이들’을 위한 행복주문이다. 우리 모두 사실은 달의 아이니까. 뮤지컬 <문스토리> /더블케이엔터테인먼트 제공 <문스토리>의 이헌이 상실한 꿈과 소외의 고통을 술과 약으로 망각하려 했다면 뮤지컬 <렛미플라이>의 노인 남원은 ‘치매’를 묘약 삼아 시간여행을 한다. 1969년 닐 암스트롱의 달 탐사로 세상이 들뜨던 시기로 돌아간 청년 남원은 정분과 대도시로 나아가 복장학원에 등록하려고 했으나 현실이 발목을 잡는다. 아픈 아버지를 두고 갈 수 없는 정분과 함께 고향에 남기로 한다. 서로의 존재가 꿈이라고 위로하며 반려가 된 남원과 정분은 그 후 행복하게 살았을까? 무의식 속 ‘나’는 소망대로 복장학원에 입학해 디자이너가 된다. 나사 연구원이 된 정분의 옷을 지어주고 싶었나 보다. 환갑이 넘어도 좁은 수선집 안에 멈춰 있는 노인 남원의 인생 다시 살아보기 프로젝트를 다룬 <렛미플라이>는 관객 각자의 내면에 있는 ‘나’를 소환해 새로운 꿈과 미련을 직시하게 이끈다. 뮤지컬 <렛미플라이> /프로스랩 제공 꿈을 갈망하는 자아의 목소리에 충실한 뮤지컬 <이토록 보통의>의 제이는 그토록 원했던 우주비행사가 됐건만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다. 아내와 1년간 떨어져 있어야 하는 현실에 화가 난 남편 은기가 집을 뛰쳐나가다 그만 사고사한 것. 제이는 자신과 은기의 복제 로봇을 만들어 생활하게 두고 평행세상에 존재할지 모르는 또 다른 은기를 찾아온 우주를 헤맨다. 은기를 잃고서야 자신의 꿈이 은기와의 평범한 일상이었음을 깨닫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뮤지컬 <이토록 보통의> /파크컴퍼니 제공 우주와 자아 성찰을 소재로 한 다양한 무대극 중에서 <이토록 보통의>가 의미심장한 이유는 이들 부부의 DNA를 복제한 로봇이 선택한 삶 때문이다. 일상이고 당연해서 인식하지 못한 평범한 행복을 복제 로봇 커플은 고민없이 선택한다. 인간이기에 늘 욕망에 휘둘리며 본질의 목소리를 외면한다는 웃픈 현실을 자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뮤지컬 <안테모사> /국립정동극장 제공 그런 점에서 뮤지컬 <안테모사>는 내 안의 심연과 건강하게 마주하는 또 다른 선택지를 제공한다. 페트병으로 만들어진 자작나무 숲속 재활용품 오두막 안테모사(antemosa·세이렌 설화 속 세 여성이 사는 꽃의 마을)에는 햇빛 알레르기가 심한 하얀 머리카락의 만능 수선사 몰페가 산다. 빵을 잘 만들고 버려진 물건들에 쓸모를 찾아주는 두 할머니는 몰페를 키워준 가족이자 수호신이다. 마을 사람들이 세 마녀라며 기피하고 두려워하지만, 떠돌이로 자란 우편배달부 제논이 드나들며 두 세상은 조금씩 소통한다. 마을 사람들은 몰페가 수많은 물품을 수선해주며 추억을 보전해왔음을 깨닫고 서로의 가치를 인정하며 공존 공생한다. 인간을 흔히 ‘소우주(Microcosmus)’라고 표현한다. 복잡다단한 심연을 인식한 통찰이다. 우주 같은 ‘나’는 종종 앞과 뒤가 다르거나 상황 판단이 서투르다. 하지만 그것 역시 나의 일부이다. 뮤지컬 <안테모사>의 몰페는 “나는 달라, 그게 뭐. 내가 누군지는 내가 정해!”라며 자신의 내면에 충실한 행보로 마을 사람들과의 불화를 평화로 바꾸었다. 쓸모없는 것에 가치를, 가치 있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지혜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안착한다.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검은 구멍 속 ‘나’와 평화롭게 공존하는 방법이다. 아쉽게도 다른 작품들은 최근 막을 내렸고, 뮤지컬 <렛미플라이>와 <문스토리>는 오는 12월 10일까지 상연한다.
이주영의 연뮤 덕질기

레이디경향(총 7 건 검색)

우주가 내 방으로…이케아, 아프톤스파르브 출시
우주가 내 방으로…이케아, 아프톤스파르브 출시
2023. 10. 10 14:01 리빙
아이들의 우주에 대한 지식과 호기심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된 이케아 아프톤스파르브. 글로벌 홈퍼니싱 기업 이케아가 우주를 콘셉트로 한 아프톤스파르브(AFTONSPARV) 컬렉션을 출시한다. 앞서 이케아는 아이들이 자신이 좋아하고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한 전문가라는 믿음 아래 제품 개발 과정에서 우주를 좋아하는 3~7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진행했다. 그 결과 우주에 관한 아이들의 흥미로운 아이디어는 놀이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제품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이번 컬렉션은 호기심을 자극하고 상상력을 키우는 놀이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춰 제작됐다. 주요 제품으로는 우주비행사·우주선·외계인 등 100% 재생 폴리에스테르로 만들어진 봉제 인형과 손가락 인형, 재활용 판지로 만든 로켓 놀이 텐트, 그림 그리기·색칠·만들기 등을 통해 아이들이 우주에 관한 꿈과 아이디어를 표현할 수 있는 컬러링 페이퍼롤과 종이 만들기 15종 세트, 신비로운 우주로의 꿈나라 여행을 돕는 야광 커튼, 이불 홑청과 베갯잇 세트 등이 있다. 마리아 퇴른 이케아 제품 개발 및 생산 총괄 본부 어린이 이케아 제품군 매니저는 “이케아는 아이들을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로 여기며 집은 아이들의 훌륭한 놀이터라고 생각한다”라며 “이번 컬렉션이 아이들의 창의력을 키우고 우주에 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영감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아프톤스파르브는 이케아 매장, 공식 온라인 몰 및 앱, 전화 또는 채팅을 통한 원격 주문 서비스 헤이오더를 통해 만날 수 있다.
전통주갤러리, 랜선혼술 ‘녀우주담‘ 11일 개최
2020. 06. 05 09:25 문화/생활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함께 운영하는 전통주갤러리(관장 김원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언택트’(Ontact) 문화에 발맞춰 유튜브 라이브 방송으로 온라인 시음회 ‘녀우주담(여자 벗들의 음주 이야기)’을 개최한다. □온라인 시음회 ‘녀우주담’은 인디뮤지션 요조, 웹툰작가 미깡, 유현수 셰프, 신혜영 국가대표 전통주 소믈리에가 출연해 여름에 혼자 마시기 좋은 전통주 등 술에 얽힌 다양한 사연을 소개한다. 이번 방송은 오는 11일 오후 8시 30분에 유튜브 채널‘전통주갤러리official’을 통해 라이브 방송으로 진행된다. □방송 전까지 사연을 보내면 출연진들이 사연을 읽으며 시청자와 소통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이번 온라인 시음회에서는‘그랑꼬또 청수’,‘풍정사계 춘’ 등 다양한 전통주와 경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실시된다. 유현수 셰프의 한식 레스토랑 ‘두레유’ 식사권, 요조 에세이 ‘아무튼, 떡볶이’ 친필 사인본, 미깡 작가의 신간 ‘해장 음식:나라 잃은 백성처럼 마신 다음 날에는’ 친필 사인본 등 출연진들이 마련한 선물도 받을 수 있다. <김창효 기자 chkim@kyunghyang.com>
요조미깡유현수신혜영
우주인을 꿈꾸는 아이들을 위한 생생한 체험의 장
우주인을 꿈꾸는 아이들을 위한 생생한 체험의 장
2008. 07. 21 재테크
대한민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씨의 우주비행 성공 이후, 우주과학과 우주비행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런 아이들의 호기심과 지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전문 캠프가 열린다. 바로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한 스페이스 스쿨의 ‘우주비행사 캠프’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생생한 교육 프로그램이 돋보이는 캠프의 이모저모를 살펴보자.방학을 앞두고 쏟아지는 많은 캠프 중에서 ‘우주비행사 캠프’가 특히 돋보이는 점은 우주과학에 관한 전문 캠프 프로그램이라는 점이다. ‘우주비행사 캠프’는 레크리에이션, 캠프파이어와 같은 일반적인 프로그램들은 모두 배제하고 철저하게 우주과학에 관한 학습 및 활동으로만 구성되어 있다. 그 전문성을 인정받아 대한민국 캠프 대상에서 우수 캠프 단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2박 3일 동안 합숙을 통해 우주비행사 활동을 직접 몸으로 체험해볼 수 있다. 우주인의 무중력 공간 훈련 장비인 스페이스자이로 탑승, 천체망원경을 이용한 천체 관측, 로켓 제작 발사 체험, 우주 비행 시뮬레이션, 우주선이 발사되고 다시 지상으로 귀환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역할을 체험해보는 셔틀 미션 등을 수행하면서 우주와 과학에 대한 흥미를 자연스럽게 키울 수 있다. 특히, 올해는 이소연씨가 입고 갔던 소콜 우주복부터 우주에서 먹었던 라면·김치 등의 우주식, 실제 사용했던 장비 등을 살펴볼 수 있어서 더욱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영하 40도에서 급속 냉각해 건조시킨 우주 음식을 먹어보는 프로그램은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우주비행사 캠프’는 외국의 스페이스 캠프와 차별화를 시도한다. 단순히 장비 탑승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우주과학 교육을 함께 진행한다. 로켓의 원리와 같은 우주과학 기초 지식부터 무중력 세계 등 깊이 있는 내용까지 영상 자료 및 장비를 이용한 강의가 이루어진다. 참가자들에게 먼저 질문을 던지고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풀어가는 열린 교육 방식으로 교육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높여주는 효과도 있다. 전문가들이 엄선한 교육 프로그램과 수년간 각국 우주비행사들로부터 입수한 실제 우주 장비를 활용한 체험 활동을 통해서 빛나는 우주인의 꿈에 한발 더 다가서보자. ●일정 7월 23일~8월 25일(10차, 2박 3일씩) ●신청 및 문의 www.spaceschool.co.kr, 02-3477-0933 ●참가비 19만5천원 ●모집 인원 80명 이내 ●장소 경기 남양주시 백봉청소년수련원 ■글 / 이연우 기자 ■사진 제공 / 스페이스 스쿨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씨의 열흘 간의 우주체험 생생 리포트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씨의 열흘 간의 우주체험 생생 리포트
2008. 05. 13 화제
지난 4월 19일 오후 5시 30분,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씨가 무사 귀환했다.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을 타고 지구를 떠난 지 12일, 국제 우주정거장(ISS)에 머문 지 10일 만이다. 이소연씨는 우주정거장에 머무는 동안 18가지 과학 실험을 하는가 하면, 한국 문화를 알리는 퍼포먼스나 지상 생중계 출연 등 이벤트를 소화하느라 바쁜 일정을 보냈다. 지난 17일 ISS에서는 태극기와 유엔기, 교육과학기술부기, 항공우주연구원기, 임무로고기, 한국공군기, 2009 대전 국제우주회의기 등 총 9개의 깃발로 퍼포먼스를 했고, ‘훈민정음’과 윤동주 시인의 시 ‘별 헤는 밤’이 새겨진 스카프를 두르고 ‘별 헤는 밤’을 직접 낭송하기도 했다.이소연씨의 생활&궁금한 과학 실험들 지난 17일 ISS에서는 태극기와 유엔기, 교육과학기술부기, 항공우주연구원기, 임무로고기, 한국공군기, 2009 대전 국제우주회의기 등 총 9개의 깃발로 퍼포먼스를 했고, ‘훈민정음’과 윤동주 시인의 시 ‘별 헤는 밤’이 새겨진 스카프를 두르고 ‘별 헤는 밤’을 직접 낭송하기도 했다.예상 지점 478km 벗어난 곳에 무사 착륙 소유즈호가 국제우주정거장과 도킹에 성공하는 장면이 생중계되고 있다.러시아 우주 관제센터는, 19일 우주선 소유즈 TMA-11이 이날 오후 5시 30분께 카자흐스탄 쿠스타나이공항 남동쪽 350km 초원 지대에 무사히 착륙했다고 밝혔다. 한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초조한 마음으로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씨(30)의 귀환 소식에 귀를 기울였다. 귀환모듈은 당초 예상 지점을 478km가량 크게 벗어난 곳에 착륙해 초조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지만, 이소연씨를 비롯한 우주인 세 명 모두 건강이 양호한 상태로 구출됐다. 이소연씨와 함께 소유즈호에 올랐던 두 명의 우주인은 미국 여성 우주인 페기 왓슨과 러시아 우주인 유리 말렌첸코였다. 착륙 지점이 예상에서 크게 벗어난 것에 대해 모스크바 임무통제센터 측은 귀환선이 대기권에 진입한 뒤 지상과 30도 각도를 유지하며 내려와야 하는데 40도 정도 기운 채 낙하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소연씨를 포함한 세 명의 우주인은 가가린우주인훈련센터 병원에 입원해 일주일 정도 건강검진과 회복기를 갖게 된다. 이소연씨는 오는 4월 28일쯤 귀국할 예정이다. 귀국 후 이소연씨는 우선 국내 ‘과학기술 홍보대사’로 다양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연구원 신분인 이소연씨는 선임연구원으로 직위가 격상되며, 항우연 연구원으로 우주 관련 연구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을 할 예정이다. 첫 행사로는 다음달 초 ‘국제 유인 우주기술 심포지엄’에 참여할 예정이며, 6월 초에는 국제연합(UN)을 방문해 반기문 사무총장에게 우주 퍼포먼스 때 사용했던 ‘유엔기’를 전달하게 된다. 우주를 경험한 최초 우주인으로서 실험 내용과 훈련 내용의 노하우를 전수하기도 한다. 예비 우주인 고산씨도 이소연씨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소연씨와 고산씨는 과학자로서 연구 활동도 계속할 방침이다. 항우연 관계자는 “이소연씨가 우주 비행을 다녀온 뒤에도 우주항공산업의 발전을 위해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비친 만큼 적어도 향후 5년간은 항우연에서 연구를 하며 자신의 전공 분야와 연계된 우주 과학 실험 등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주인 선발과 우주 임무 수행 과정에서 언론의 관심을 끌었던 이소연씨와 고산씨는 광고모델로도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주인의 개인적 광고 출연은 허용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공익적인 내용의 광고에 한해 항우연 우주인관리위원회가 심사를 거쳐 출연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우주에서 보내온 메시지 우주에 머무는 동안 이소연씨는 한국과 활발한 교신을 통해 숱한 화제를 낳았다. 이명박 대통령, 피겨스타 김연아 그리고 어머니 정금순씨 등과 교신하며 어록을 남기기도 했다. 다음은 이소연씨가 지구로 보내온, ‘우주로부터의 메시지’다. “꿈의 리스트를 만들어라” “어제 러시아 우주인한테 초콜릿을 얻어먹었는데 겉봉을 열어봤더니 안에 좋은 말이 쓰여 있었어요. 바로 ‘리스트 유어 드림(List Your Dream)’ 그러니까 ‘꿈의 리스트를 만들라’는 말이었어요. 리스트만 만드는 게 아니라 리스트를 만들어놓고 그것이 이루어졌는지, 아닌지 체크하고 노력해야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아주 조그마한 초콜릿이었지만 큰 선물을 받았다고 생각했어요. 우리 친구들도 꿈의 리스트를 만들고, 그 꿈이 이루어지는 것을 확인해보세요. 또 그 꿈이 다 이루어지면 삶이 끝나는 것이 아니에요. 그 꿈 너머 더 큰 꿈이 있어야 되거든요. 그래서 항상 꿈의 리스트를 적는 것을 잊지 마세요.” (TV 생중계 때 연결된 어린 세 자매에게 전하는 마지막 한마디를 요청받고)“아등바등 살지 말고…” “정말 올라와서 느끼는 것은, 지구는 파랗고 아름답고 평화롭다는 생각밖에 안 들거든요. 이제 돌아가면 아름답게 살고 싶고, 그 안에서 아등바등 살지 말고 아름답게 살자, 그런 생각이 들어요.” (우주 기자회견에서 국제우주정거장에 도착한 뒤 느낀 점을 이야기하며)대통령에게 당찬 한마디 “감사합니다. 저도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주에 와보니 과학 기술의 대단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어요. 4월 21일 과학의 날에만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지지대가 과학’이라는 말씀을 하실 게 아니라, 1년 365일 과학 기술 발전을 위해 많은 도움을 주셔서 우리나라 모든 국민이 우주를 갔다 올 수 있게 많이 도와주세요.” (이명박 대통령과 TV 생중계에서 대통령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을 요청받자)동료 우주인들과 기자회견장에서“항상 사랑하고 웃고 칭찬하며 살아요” “우주에 오니 건강과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게 됩니다. 항상 건강관리 하시고 서로 칭찬하고 서로 돕고, 웃는 얼굴만 봤으면 좋겠습니다. 여기서 보니까 지구는 아무 걱정 없이 좋아 보입니다. 아름다운 지구에서 우리가 항상 건강하고 칭찬하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구에 계신 여러분들 많이 사랑하지 못하고 웃지 못하고 건강하지 못한 모습 보여 드린 게 많이 후회됩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라디오 생중계에서 청취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음성 편지’를 부탁받은 후)이소연이 수행한 과학 실험들 이소연씨의 주 임무는 우주에서의 과학 실험이다. 일부의 지적처럼 ‘2백억원짜리 우주 관광’에 머무르지 않는 여정임을 드러내는 프로그램들이다. 중력의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초파리들이 중력 없는 우주 공간에선 어떻게 움직일까. 우주에서 식물은 어떻게 자랄까. 이씨는 이런 궁금증을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풀어야 했다. 한국은 러시아, 미국, 프랑스 등에 이어 세계 12번째로 우주에서 과학 실험을 한 국가가 됐다. 이소연씨가 수행한 연구는 청소년 교육 자료로 활용할 교육 실험 5가지와 산업&경제적 활용 가치가 큰 기초 과학 실험 13가지로 총 18가지다. 교육 실험은 청소년들이 궁금해할 만한 것들로 구성됐고, 대중적 이벤트 성격도 있었다. 물과 같은 액체가 우주에서 어떤 형태를 띠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지구와 우주에서 표면장력 차이와 그 원리가 무엇인지, 우주에서 물이 어는 과정은 지구와 어떻게 다른지 등을 살폈다. 지구와 우주에서 식물이 자라는 모습을 비교해 중력이 식물 생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도 했다. 가장 관심을 끄는 실험은 역시 초파리를 이용한 중력 반응 및 노화 유전자 탐색 실험이었다. 무중력 우주 공간에서 초파리의 움직임은 새로운 가설을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초파리의 수명은 평균 60일로, 열흘을 우주에서 보내면 사람으로 치면 10년 넘게 우주에서 살다 온 셈이다. 지구 귀환 후 초파리의 유전자 변화를 살펴보면 우주에서 10년 살다 온 사람의 유전자 변화를 가늠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섞인 실험이다. 이 실험을 제안한 건국대 조경상 교수(38)는 “초파리는 사람과 유전자가 75%가량 같은 ‘모델 동물’이다. 사람의 유전자 변형을 알아내는 단서가 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조경상 교수는 초파리 1천 마리가 무사히 우주정거장에 도착하고 지구로 귀환할 수 있도록 무게 600g 이내의 특수 초파리 집을 제작해 이소연씨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우주 저울 실험’은 ‘우주에선 무게를 어떻게 잴까?’라는 기본적인 호기심에서 비롯된 실험이다. 무게 측정은 중력을 활용한 것이어서 무중력 우주 공간에선 일반 저울이 쓸모가 없다. 이소연씨는 국내에서 개발된 우주 저울의 실효성을 테스트한다. 이 저울은 무중력 환경에서 5kg 이하 물체의 무게를 오차 0.5g 범위 안에서 측정한다. 우주정거장의 소음 문제를 파악해 개선하는 실험도 관심을 끄는 실험 중 하나다. 우주정거장에는 별다른 방음장치가 없다. 방음재는 대부분 불에 잘 타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음은 우주인을 괴롭히는 큰 적으로 꼽힌다. 이소연씨는 우주정거장의 소음을 측정해 소음원을 파악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개선하는 실험도 실행했다. 이외에도 ‘동해 독도’라는 한국 고유 미생물을 무중력 환경에서 배양하는 실험도 포함됐는데, 이 실험은 ISS에 참여하고 있는 일본을 의식해 비공개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소연씨가 귀국하면 우주인의 생활 모습과 함께 실험 결과를 CD로 제작해 전국 초·중·고교에 교육 자료로 배포할 예정이다.한식 먹을거리로 채운 우주 만찬 이소연씨가 우주로 올라간 지 닷새째 되는 지난 4월 12일, 국제우주정거장에선 한식으로 차려진 ‘우주 만찬’이 열렸다. 이씨와 동료 우주인들은 밥과 김치에 된장국을 곁들였다. 후식으론 홍삼차를 맛봤다. 더불어 한국 전통음식 열 가지도 우주 식품으로 데뷔했다. 우주정거장에서는 ‘유리 가가린의 날’을 맞아 ‘신입’ 한국 우주인을 환영하는 한국 음식 잔치가 열리기도 했다. 1962년 4월 12일은 유리 가가린이 ‘보스토크 1호’를 타고 세계 최초로 우주비행에 성공한 날이다. 우주선에 싣고 간 한식은 고온·방사선 멸균 과정을 거친 우주김치, 동결 건조된 우주밥, 빨대로 먹는 우주된장국, 고추장, 볶은 김치 등이다. 우주김치는 유산균을 모두 멸균했다. 지구에서는 이로운 유산균이지만 우주 방사선에 노출될 경우 어떻게 변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식사 메뉴에는 라면(비빔면 형태)도 포함됐다. 우주에서는 끓는점이 낮기 때문에 70도 물로 5분간 익혀야 한다. 한국형 우주식품들은 지난 1월 러시아 연방우주청 산하 생물학 연구소에서 인증을 받았다. 개발된 식품들은 한국식품연구원이 국내 업체와 함께 만든 볶은 김치(대상FNF), 고추장·된장국(대상), 밥(오뚜기), 홍삼차(한국인삼공사), 녹차(보성군)였다. 한국원자력연구원도 라면(농심), 김치(CJ제일제당), 수정과(동원), 생식바(이롬)를 만들었다. 이들 식품은 약 1백일간 미생물학적 성분 검사와 온도 변화에 따른 저장성 평가를 통과했다. 러시아 측에서도 한 품목도 낙오되지 않고 모든 식품이 한 번에 인증을 받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놀라워했다. 이소연씨는 지난 4월 13일 오후 서울 목동 SBS에 모인 기자들과의 회견에서 “한국식 만찬 때 김치와 고추장의 인기가 아주 좋았다”며 “아직 한식이 우주에서 일상적으로 쓰일 수 있는 단계인지는 모르겠지만 반응이 너무 좋아 귀환할 때 좀 남으면 러시아 우주인들에게 선물할까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글 / 정우성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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