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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132 건 검색)

유인촌 문체부 장관, 계엄 옹호 의혹 KTV 감사 예고
2024. 12. 20 14:18문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KTV(국민방송)의 비상계엄 옹호 의혹과 관련해 감사를 예고했다. 유장관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서 KTV 간부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윤석열 탄핵 정국
‘한예종 폐쇄 논란’ 유인촌 “계엄은 잘못된 것”
2024. 12. 18 16:05문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12월 정례브리핑에서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 국무위원으로서 사과’ 한다고 말하며 고개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유인촌...
“계엄령 직후 한예종 폐쇄 지시 의혹” 시민단체, 유인촌 문체부 장관 고발
2024. 12. 16 20:37사회
...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시로 학교를 폐쇄한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단체들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고발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범죄 대응 기구 ‘블랙리스트 이후’와...
비상계엄유인촌문체부탄핵, 국내외 영향
비상계엄 휴교령 내린 한예종···“유인촌·문체부 즉각 수사하라”
2024. 12. 16 15:26사회
... 지시로 12·3 비상계엄 사태 때 학교를 폐쇄했던 사실이 알려지며 시민단체가 16일 유인촌 문체부 장관을 고발했다. 강한들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가...
비상계엄유인촌문체부탄핵, 국내외 영향

스포츠경향(총 42 건 검색)

‘한예종 폐쇄’ 유인촌, 내란죄로 피고발···“즉각 구속수사 촉구”
2024. 12. 17 10:47 연예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9월 24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문재원 기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의 폐쇄 및 통제를 지시한 혐의로 고발당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범죄 대응 기구 ‘블랙리스트 이후’와 116개 문화예술·시민단체 등을 지난 16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란과 직권남용 혐의로 유 장관을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했다. 이들은 유 장관이 비상계엄을 논의하는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문체부 소속인 한예종이 계엄 직후 폐쇄된 것을 두고 유 장관이 비상계엄에 동조한 것으로 판단했다. 한예종은 현재까지 비상계엄 당일 전국에서 휴교령이 확인된 유일한 대학으로 교육부 산하의 다른 대학과 달리 문체부 산하에 있다. 이들 단체는 “문체부가 윤석열의 불법적인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동조했고 소속기관이라는 이유만으로 대학에 대한 불법적인 계엄 통제를 집행했고 문체부의 신속하고 과감한 동조 행위는 장관의 판단과 지시 없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라고 했다. 이뿐 아니라 문체부의 지시를 따른 한예종 관계자들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알고 문화 정책을 수항하는 실무 부처가 블랙리스트 사태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위 지시를 그대로 따랐다”며 “학생들의 기본권을 침해한 인정과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수습과 (내란을 동조한) 책임의 시간”이라며 “국가수사본부에 유 장관에 대한 즉각적인 구속수사와 문체부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했다. 김대진 한예종 총장은 지난 13일 입장문을 내고 “문체부는 출입문 폐쇄 및 출입자 통제 지시를 전달 받아 이를 모든 소속 기관에 전달했고 문체부 소속 기관인 학교 또한 출입자 통제와 학생들의 귀가조치를 전달받았다”며 “학교가 독자적인 판단을 내린 것이 아님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했다.
문체부, 유인촌 국감 뉴진스 발언 사과 “하이브 사안 살필 것”
2024. 11. 12 13:41 연예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과 뉴진스 팬덤 버니즈 로고. 경향신문 자료사진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국정감사 도중 템퍼링 사태를 지적하며 뉴진스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진스 팬덤 버니즈가가 12일 공개한 문체부 민원 답변서에 따르면 문체부는 “우리부 국정감사 시 해당 발언은 ‘템퍼링은 콘텐츠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이고 이는 법 규정보다 업계에서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라는 취지의 발언이었고 혼동을 초래할 수 있는 발언으로 몇몇 부정적 여론이 생성된 것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부(문체부 대중문화산업과)도 하이브와 관련한 사안에 대해 주의 깊게 살피고 있고 우리 부 소관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학인되는 경우, 법에 따른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보다 공정한 대중문화산업 환경으로 개선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버니즈는 “지난달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 중, 국민의힘 진종오 의원과 유 장관의 질의응갑 과정에서 ‘템퍼링 관련 발언’(이게 똑같지는 않지만 뉴진스도 이거의 연장선이라고 본다)에 대해 당일 즉시 유 장관 및 문체부를 수신 대상으로 해 항의서한을 송부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문체부의)빠른회신과 조치에 감사를 표하며 앞으로도 회신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하이브가 범하고 있는 여러 부정행위에 대해 위반 사실이 있는지를 주의 깊게 살펴주시고, 그에 따른 법적 조치를 검토해 주시기를 촉구드린다”고 했다. 유 장관은 이날 진행된 2024년도 국회 문체위 종합국정감사에서 피프티피프티 템퍼링 사건과 관련해 징 의원의 질문에 대해 “사실 업계에서 자정 노력을 많이 해야 할 일이다. 이게 법으로 규정하기는 어려운 문제”라며 “이게 똑같지 않지만 뉴진스도 이거에 연장선이라 본다”고 답했다. 유 장관의 이와 같은 발언과 관련해 뉴진스와 피프티피프티를 동일 선상에서 보는 것은 ‘틀린 것’이라는 일부 지적이 나왔고 버니즈가 문체부와 유 장관에게 항의서한을 보내 답변을 받은 것이다. 하이브는 이번 국감에서 뉴진스 멤버 하니의 따돌림 문제가 안건으로 올라와 김주영 어도어 대표와 하니가 각각 증인과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했다. 이외에도 김태호 하이브 COO(최고운영책임자) 겸 빌리프랩 대표가 어도어 경영권 문제에 따른 아티스트 대우 문제 등과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돼 진술했다.
‘전원일기’ 인연 유인촌, 김수미 추모 “가족 잃은 것 같다”
2024. 10. 25 14:15 연예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과 배우 김수미. 경향신문 자료사진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배우 김수미의 죽음을 애도했다. 유 장관은 이날 메지시로 “화려한 배우라기 보다 따뜻한 인간미와 유머로 가족처럼 다가오신 분이라 슬픔이 더 크다”라고 밝혔다. 이어 “스타를 잃었다기보다는 가족을 잃은 것 같은 슬픔으로 다가온다”며 “후배 배우들에게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신 김수미 선생님께 감사드리며 마음 깊이 애도한다”고 덧붙였다. 유 장관과 김수미는 MBC드라마 ‘전원일기’에서 오랜 기간 호흡을 맞췄다. 김수미는 ‘일용 엄니’ 역으로 유 장관은 이장댁 둘째 아들 ‘용식이’ 역을 맡았다. 유 장관과 김수미는 지난 3월 방송된 예능 프로그램 ‘회장님네 사람들’에서 전화 통화를 하는 모습을 공개해 여전한 우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유 장관은 이날 ‘2024 문화예술발전 유공 시상식’과 국립극단 후원회의 밤 행사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고인의 빈소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김수미는 이날 오전 8시쯤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김수미의 아들 정명호 나팔꽃F&B 이사가 밝힌 고인의 사인은 고혈당 쇼크사로 최근 뮤지컬 ‘친정엄마’ 출연료 미지급 문제로 스트레스를 겪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강유정 의원 “축협에 문체부 ‘축피아’, 두 단체 한몸 의혹도”···유인촌 장관 “파악하겠다”
2024. 10. 24 20:53 축구
강유정 의원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화체육부 산하 공공기관 국정 감사에서 대한축구협회(KFA)와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의 ‘카르텔’ 의혹을 언급하고 이의 시정을 관계부처에 요구했다. 강 의원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체부 산하 대한체육회 등 6개 공공 기관 종합 감사에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향해 “문체부와 축구협회의 관계가 깔끔하냐는 얘기가 있다. 소문 중엔 협회가 문체부 위에 있다더라”며 “문체부 고위 공직자 출신이 전관예우로 협회 임원으로 가 있는 게 너무나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체부 2차관 출신인 김정배 KFA 상임 부회장을 언급했다. 강 의원은 “지난달 김정배 부회장이 (자기를 국회에)출석하지 않게 하고, 문체부 후배에게 미리 질의를 파악하겠다고 했다는 제보도 있다”며 “이 정도면 한 몸이 아니라는 것을 (문체부에서)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문체부 측에 지금까지 정몽규 회장 취임 이후 10년간 협회 임원 명단 중 문체부 출신을 표기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런데 (현재) 54대 집행부의 김정배만 있다고 허위 자료를 줬다”면서 “우리가 체크한 결과 52대 곽영진, 53대 조현재, 54대 김기홍이 누락됐다”고 지적했다. 강유정 의원은 또 “52대부터 55대까지 집행부 안에 계속 문체부 인사가 있었다”면서 “이 정도면 카르텔, 이른바 ‘축피아’ 아니냐. 두 단체가 한 몸 같다는 의혹도 있다”고 덧붙였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KFA 내부의 문체부 출신 인사들이 포함된 사실을 지적한 강 의원이 제기를 한 ‘축피아(축구+마피아)’ 의혹에 “용납할 수 없다. 파악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강유정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축구협회가 문체부 고위공직자를 전관예우로 영입하는 관행이 있다 해서 이에 대해서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축구협회에 임원 명단 제출을 요구하면서 문체부 출신 임원은 별도 표기해달라 했으나 문체부 전 차관이었던 김정배 현 상근부회장 밖에 없다는 거짓 답변을 했다”며 “김기홍 전 문체부 국장은 근무 경력을 빼버리거나, 곽영진 전 차관은 임원 명단에서 누락시키는 방식을 선택했다. 의원실로부터 자료 제출을 요구 받았지만 허위 자료를 작성한 축구협회, 그리고 엉터리 자료를 확인하고도 별도의 확인없이 제출한 문체부, 저는 둘 다 국회를 기망한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또 “동료의원들이 다 경험하셨고 국민께서도 이미 알고계시다시피 축구협회의 허위 자료 제출, 허위 공시가 한 두 번이 아니라 매우 상습적”이라며 “이에 저는 국회증언감정법 제4조의2에 따라 계속 국회에 허위 자료를 제출해 온 축구협회 그리고 그 전달경로였던 문체부 관계자에 대한 징계 요구를 안건으로 상정하고 의결해 주실 것을 위원장님께 요청드린다”고 입장을 밝혔다.

주간경향(총 9 건 검색)

유인촌 장관 내정과 윤 정부 문화정책 퇴행(2023. 09. 22 11:24)
2023. 09. 22 11:24 정치
ㆍMB 정부 예술계 좌파척결·블랙리스트 사건 재현 우려 ㆍ문체부를 ‘이념부처’ 규정, 극단적 실용주의 노골화할 듯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29일 대통령실 출신 차관 내정자들과 만나 약탈적인 이권 카르텔과 과감하게 맞서 싸워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 KTV 화면 캡처 유인촌 대통령실 문화체육특별보좌관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내정됐다. 유인촌은 과거 막말 논란과 이명박 정부 당시 문체부 장관에 재직하면서 실행했던 블랙리스트 논란 등으로 인사의 적절성을 두고 공방이 뜨겁다. 특히 이명박 정부 시기에 유인촌 장관을 경험했고, 박근혜 정부 때 본격화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논란과 맞닥뜨렸던 문화예술계는 이번 인사가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으로 대표되는 이명박 정부의 예술계 좌파척결 프레임이 다시 재현되는 것은 아닌지, 제2의 블랙리스트 사건이 반복되는 것은 아닌지 현장의 불안감은 커져만 가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집권한 지 1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과거의 망령과도 같은 유인촌이 다시 등장한 배경은 무엇일까? 유인촌 장관 내정이 가지는 의미를 분석하고, 이후 윤석열 정부의 문화정책이 어떠한 방향으로 굴러갈 것인지를 조망해본다. 윤 정부의 문화정책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 현재까지 보여준 윤석열 정부의 문화정책은 그야말로 참담한 수준이다. 어떠한 가치도 의미도 담지 못하고, 실체도 없는 수사에 불과한 ‘K컬처’를 주요 키워드로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제대로 된 문화정책의 비전은 없다. 뚜렷한 방향성도 제시하지 못한 상태다. 문재인 정부에서 발표했던 ‘문화비전 2030’처럼 정부 문화정책의 철학과 방향, 계획을 제시하는 정책 비전까지는 아니더라도, 현 정부의 문화정책을 대표하는 정책이나 사업은 있어야 할 것 아닌가. 대표 정책으로 제시 중인 사업들도 대부분 이전 정부에서 해왔던 사업이거나 사업의 규모를 확대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이전 정부들에서도 문화정책이 다른 분야의 정책에 비해 비중이 낮게 다뤄지는 경향은 있었지만, 윤석열 정부만큼 문화정책에 무관심한 정부가 있었을까 싶다. 이는 문체부 예산에서도 드러난다. 총예산 대비 문체부 예산 규모는 2000년대 들어서 처음으로 1%를 넘어선 이후, 문화정책의 중요성이 강조되며 꾸준히 증가해왔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에도 1.2%대를 유지해왔으나, 윤석열 정부 집권 이후 문체부 예산의 비중은 1.0%대로 줄어버렸다. 물론 예산의 규모가 정책의 모든 것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예산이 정부의 정책 의지와 방향성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큰 폭의 예산 삭감이 시사하는 바를 결코 간과할 수는 없다. 유인촌이 문체부 장관으로 재임했던 이명박 정부의 문화정책도 대부분 기존에 해오던 방식을 답습하는 데 그쳤고, 문화정책에 대한 비전보다는 소위 ‘좌파 예술인’에 대한 탄압에만 집중했었다. 이러한 두 정부의 유사성이 유인촌 장관 내정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결과를 만들었다. 내년부터 달라지는 주요 사업을 소개한 문체부 2024년 예산안 설명자료 /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또다시 반복되는 문화예술계 이념 전쟁 윤석열 대통령은 문체부를 ‘이념부처’로 규정한다. 좌파 성향을 띤 시민단체들과 이권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으며 좌파 인사들이 문화예술계를 오랫동안 장악해왔다고 발언했다. 이는 문체부를 비롯한 문화행정기관들에 진보적이거나 반정부 성향의 문화예술계에 대한 탄압에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주문이나 마찬가지다. 지난 몇 년간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와 제도개선을 통해 이뤄져온 문화행정 혁신의 과정을 무력화하려는 의지를 보여준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의 강한 의지를 실행할 수 있는 경험 있고 강력한 인물로서 유인촌 장관을 선택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유인촌은 장관 재임 당시 이전 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들을 ‘좌편향적인 코드인사’로 규정하고 사퇴를 종용한 바 있다. “이전 정권의 정치색을 가진 문화예술계 단체장들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발언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명확하게 보여주었고, 이러한 태도는 장관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변함없음을 인터뷰 등을 통해 여러 차례 밝혔다. 유인촌의 이러한 입장은 오랫동안 반복되고 있는 문화예술계 이념 논란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함께,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자행됐던 블랙리스트 사건을 부정하는 모습마저 보여주고 있다. 장관 내정 이후 있었던 인터뷰에서 “(문체부 장관 시절에) 대립적인 관계는 있었지만 블랙리스트 같은 것은 없었다”며, 오히려 문체부 공무원이나 지원기관 직원들의 블랙리스트에 대한 트라우마를 우려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단순히 이명박 정부에서 발생한 블랙리스트 명단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블랙리스트가 없었다는 식으로 해명한 것일 수도 있다. 블랙리스트는 물리적 의미에서의 명단(리스트)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사상이나 정치적 견해에 따라 사찰·감시·검열·배제·통제·차별하는 모든 행위를 일컫는다. 그런 점에서 유인촌 장관 시절에 자행됐던 블랙리스트 의혹은 명단의 존재 여부와 관계없이 헌법에서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국가범죄다. 이를 부정하는 발언은 블랙리스트로 인해 피해를 받은 문화예술인에 대한 2차 가해이기도 하다. 결국 유인촌의 발언들은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한 몰이해가 아니라면, 문화예술계의 이념 논쟁을 통해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는 협잡에 불과하다. “(장관에) 임명이 된다면 그런(블랙리스트) 문제를 다시 한 번 잘 들여보겠다”는 말이 블랙리스트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문화정책의 극단적인 실용주의 노선화 윤석열 정부의 문화정책은 극단적인 실용주의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이명박 정부와 상당한 유사성을 보인다. 콘텐츠와 관광 중심의 문화산업 영역에 집중적인 투자를 약속한 데 반해, 문화예술의 기반이자 토대가 되는 문화예술 창작지원, 문화기반 시설 육성, 생활문화 정책과 같은 사업들은 폐지하거나 축소해 버렸다. 대표적으로 ‘예술창작활동 지원’(65억원 삭감)이나 ‘영화 창·제작 지원’(62억원 삭감)과 같은 창작지원사업과 ‘예술의전당 지원’(110억원 삭감), ‘한국예술종합학교 운영’(108억원 삭감)과 같은 문화기반 시설 육성 사업들에서 대폭적인 예산 삭감이 이뤄졌다. 또한 ‘국민독서문화 증진 지원’(56억원 폐지)이나 ‘전통생활문화진흥’(117억원 폐지)과 같은 시민의 일상과 연결성이 높은 사업들을 폐지했다. 그에 반해 콘텐츠 업체들에 대한 금융지원 예산은 1조7700억원 규모라는 역대급 예산을 편성했다. 경제적 효과 창출에만 집중하겠다는 상반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윤석열 정부는 “방만한 보조금 운영, 낭비적 요소, 이권 카르텔적 요소를 점검하고 모든 예산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불공정, 비합리, 비효율을 제거”하겠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어떠한 지점에서 문제가 있었는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은 채, 예술인과 영세 예술단체들을 마치 예산을 낭비하는 부도덕하고 비효율적 존재로 몰아가고 있다. 또한 문화정책이 가지는 다양한 긍정적 효과, 예를 들어 시민의 삶의 질 향상, 사회문제 해결과 사회통합, 사회적 창의성 및 다양성 증진과 같은 효과는 무시한 채 오로지 경제성장과 고용창출이라는 경제적 효과에만 매몰된 극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이명박 정부 시기 비효율적이라는 이유로 전개됐던 독립영화 지원사업에 대한 폐지와 국립오페라단 합창단에 대한 일방적 해체와 매우 유사하다. 유인촌 당시 장관은 “문화·예술도 경쟁을 통해 살아남아야 한다. 쥐꼬리만 한 예산을 모두에게 똑같이 나눠주면 경쟁이 될까?”와 같은 발언을 통해 경쟁과 성과 중심의 문화정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한 “생계 보조형 지원은 그만해야 한다.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을 확실하게 밀어줘야 한다”며 극단적인 실용주의 입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이러한 방식은 문화정책이 가지는 다양한 가치와 목적을 오로지 경제적 이윤으로 환원한다는 점에서 문제의 소지가 다분하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문화정책의 발전과정을 통해 만들어온 성과를 무너뜨리고, 전근대적인 방식의 문화정책 퇴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대착오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문화예술인들이 유인촌 문체부 장관 임명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문화연대 제공 유인촌 장관 내정, 가속화되는 문화정책의 퇴행 이번 유인촌 장관 내정은 유인촌이라는 인물에 대한 자격 논란과 적절성에 더해 윤석열 정부의 막무가내식 인사 선정이라는 문제를 다시 한 번 사회 전체에 환기시켰다. 그리고 그에 대한 우려와 분노가 문화예술 현장에서 점차 확산 중이다. 그와 동시에 이번 사건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윤석열 정부의 문화정책 퇴행에 가속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불거진 블랙리스트 사건은 국민의 기본권과 권리를 침해했다는 점에서 중요하지만, 문화행정과 문화예술계에서 오랫동안 쌓여왔던 문제들이 드러난 계기였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비민주적인 문화행정과 소통 부재, 관료주의 심화와 문화기관의 비대화, 지원사업 위주의 관 주도 중심 정책 등과 같은 문제는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와 재발 방지 마련의 중요한 이유이기도 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집권 이후 이러한 노력과 성과들이 물거품이 될 위험에 처했다. ‘윤석열차’ 사건으로 대표되는 예술검열 사건은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이며, ‘오정희 사건’이나 이번 유인촌 내정과 같이 블랙리스트를 실행했거나 가담했던 자들이 문화권력의 요직에 속속 복귀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문화예술계는 블랙리스트 사건과 코로나19와 같은 큰 사건들을 겪었다. 그러다 보니 예술인의 생존과 문화예술의 지속가능성이 너무도 중요한 문제가 됐다. 그 여파로 과거의 문제를 끄집어내고 되돌아보는 데 심각한 피로감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우리의 미래와 직접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과거의 문제를 마냥 외면하고 있을 수는 없다. 유인촌의 문체부 장관 내정은 앞으로 다가올 우리의 미래를 결정짓는 문제이며, 문화정책의 미래라는 점에서 더욱 심각한 사안이다.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
특집
[HOT피플]유인촌 장관, 아이패드 국내사용 금지 ‘예외’ 外(2010. 05. 06 10:38)
2010. 05. 06 10:38 사회
유인촌 장관, 아이패드 국내사용 금지 ‘예외’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국내 통관이 금지된 애플사의 ‘아이패드’를 이용해 언론 브리핑을 했다가 구설수에 올랐다. 유 장관은 4월 26일 전자출판 육성 방안을 발표하는 공식석상에서 인증과 형식등록 절차 문제로 국내 반입이 금지된 아이패드를 사용했다. 유 장관의 행동에 대해 비판이 일자 방송통신위원회는 이튿날인 27일 “비상업적 목적인 경우 형식등록 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태도를 바꿨다. 네티즌들은 ‘유인촌법’ ‘제 식구 감싸기’라며 유 장관과 방통위를 비판했다. ‘도망자’ 민종기 충남 당진군수 검거 위조여권을 이용해 중국으로 출국하려다 도주한 민종기 충남 당진군수가 잠적 5일만인 4월 48일 검찰에 검거됐다. 대전지검 서산지청 검거팀은 “민 군수가 탄 차량을 발견하고 추적해 서울 양천구 신월동 부근에서 민 군수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민 군수는 검거 뒤 서산지청으로 압송돼 뇌물 등 혐의에 대한 조사를 받았다. 민 군수는 건설사로부터 3억원 상당의 뇌물을 받는 등 혐의가 드러나자 위조여권을 이용해 중국으로의 출국을 시도했다. 오은선, 세계 여성 등반사 신기원 열어 ‘2010 안나푸르나 원정대’ 오은선 대장이 여성으로는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등정에 성공했다. 오 대장은 4월 27일 해발 7200m에 위치한 캠프를 오전 5시(한국시간)에 출발해 13시간만인 오후 6시 16분 안나푸르나 정상(8091m)을 무산소로 등정했다. 이로써 오 대장은 1997년 가셔브룸Ⅱ봉을 무산소 등정한 이후 13년만에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의 위업을 달성했다. 청화 스님, 이명박 대통령에 ‘거침 없이 쓴소리’ 조계종 교육원장을 지낸 청화 스님이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청화 스님은 4월 25일 봉은사에서 열린 법회에서 “이 대통령도 정치인들도 모두 비난의 대상으로 여기저기서 씹히는 껌이 됐다”면서 “심각한 문제는 자신이 왜 껌이 됐는지 허물을 보지 않고 씹는 입만 탓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봉은사 주지인 명진 스님을 대신해 법회를 주재한 청화 스님은 이 대통령 외에도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 보수 언론 등에도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HOT피플
[언더그라운드 넷]‘회피연아’ 고발사태, 유인촌 장관의 행보는?(2010. 03. 24 22:34)
2010. 03. 24 22:34 사회
유인촌 문화관광부 장관과 브라이언 오서 코치의 ‘포옹’ 직후 김연아 선수는 왜 저런 표정을 지었을까.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블로그결국 사단이 났다. 등 일부 매체(뉴스 포털에서 검색해 보니 본지를 포함한 딱 두 곳이다)가 ‘회피연아’를 보도한 뒤 문화체육관광부는 ‘회피연아’ 동영상을 제작한 누리꾼을 상대로 고소했다. ‘회피연아’는 유인촌 문화부 장관이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귀국한 김연아 선수를 마치 포옹하려는 듯한 포즈를 취하자 김 선수가 살짝 피한 것처럼 보이는 애니메이션 GIF 파일 동영상에 붙은 이름이다. ( 866호 ‘언더그라운드.넷’ 참조) 고소 사실이 알려진 것은 3월 16일 인터넷토론 사이트 서프라이즈에 ‘스프레이’라는 누리꾼이 “종로경찰서로부터 전화가 왔다”며 글을 올리면서부터.(문화부 관계자는 3월 8일 고소했다고 밝혔다) 17일 이 ‘이슈’는 공중파 뉴스를 비롯해 각 포털 뉴스를 일제히 달구며 검색어 1위를 기록했다. 일단 여론은 문화부 쪽에 호의적이지 않다. 실명 인증해야 글 작성이 가능한 문화부 게시판은 누리꾼의 비난 글로 가득 차고 있다. 문화부는 17일 해명자료를 내고 “공인인 유 장관이 국민영웅인 김 선수를 성추행하려는 듯한 의도를 가진 것처럼 설명을 붙여 악의적 명예훼손을 의도했다”고 주장했다. 문화부는 해명자료와 함께 KBS에 요청해 받은 ‘풀 영상’을 참고자료로 제시했다. “정 기자는 어떻게 봅니까.” 해명을 담당한 문화부 홍보담당관실의 전성호 과장은 ‘풀 영상’에 대한 기자의 소감을 물었다. 글쎄. 확실히 ‘회피연아 동영상’보다는 포옹(?)의 느낌이 크지 않다. ‘회피연아’는 찰나의 순간을 편집해 만든 동영상이다. 전 과장은 풀 영상을 확보한 뒤 문화부 출입기자단에 들고 가 보여 줬다고 했다. ‘모두 이건 아니다 라고 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당시의 미묘한 분위기’에 대한 증언이 있었다. 김 선수 대신 포옹당한(?) 브라이언 오서 코치도 있고, 그 전후의 김 선수 표정은 사진으로 남아 있지 않은가. 전 과장은 말한다. “오서 코치는 남자고….” 그는 패러디와 악의에 찬 조작을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패러디는 농담이라는 것을 누구나 알지만 ‘회피연아’의 경우 실제 유 장관이 포옹을 시도한 것으로 사람들이 믿지 않았냐는 반론이다. 그나저나 이 코너의 지난 기사에서 심장섭 문화부 대변인이 “3월 4일 오전에 유 장관에게 ‘회피연아’ 동영상과 관련된 인터넷 동향이 보고됐고, 장관은 그저 웃기만 했다”고 했는데 칼을 뽑아들었으니 어떻게 된 걸까. 전 과장은 “유 장관이 처음에는 그냥 보고만 받고 웃기만 한 건 사실”이라면서 “‘인터넷 문화가 공공연하게 현실을 왜곡하는 것이 일상화돼 있는 상황이어서 뭔가 반성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밑에서 건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말하자면 문광부 직원들의 고발 요청을 유 장관이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3월 18일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누가 올렸는지, 퍼 나른 사람은 누구인지 조사 중”이라면서 “진정한 당사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수사가) 중단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을 흐렸다. ‘회피연아’ 동영상 제작자에 대한 처벌도 유 장관의 의지에 달렸다는 설명이다. 유 장관은 어떤 선택을 할까.
언더그라운드. 넷
[독자댓글]830호 ‘유인촌 장관 양촌리 용식이가 완장찬 격’ 外를 읽고(2009. 06. 25)
2009. 06. 25 사회
유인촌 장관 양촌리 용식이가 완장찬 격’을 읽고 권력에 굴하지 않고 신념과 정의를 외치는 진중권씨의 용기에 응원을 보냅니다. 많은 분이 양심선언 하시고 국민들도 뜻을 모았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우리나라 너무 암담하지만 포기할 순 없죠.. 내 나라인데… _ 경향닷컴 moto21 저는 주부인데요. 진심이 느껴집니다.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세대가 되었네요. 진중권씨 파이팅하세요. 대단한 용기입니다. 각자의 의견 표현은 좋지만 가슴에 손을 얹고 후손에게 가시가 되는 발언은 삼가주세요. 용기는 아무나 있는 게 아니랍니다. _ 경향닷컴 푸른소망 속시원하다. 밑에 보면 그만합시다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계속해주십시오. 저 같은 일반인은 기껏 한다는 게 자판 두드리는 것뿐입니다. 속시원하게 질러주시니 꽉 막혔던 마음이 다 뚫리는 듯합니다. _ 경향닷컴 대왕아빠 대다수 국민의 울분을 대신 터뜨려주어서 그나마 조금 숨통이 트입니다. 모든 비유가 완벽하게 딱 들어 맞는 표현이라 속시원하네요.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아직도 돈으로 장관 자리를 거래하는지 참으로 속 터지는 정권입니다, 검사들도 정권의 개가 되어 기소권을 남발하는 작태를 벌인다고 신문 보던 딸도 화를 내지만, 힘없는 서민으로선 그냥 속수무책, 속만 터집니다. _ 경향닷컴 핑크레이디 진중권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그의 말투나 태도를 문제로 제기한다. 사실 나도 간혹 당황한다. 그의 직선적인 표현들과 태도는 때론 너무 과격하다거나 공격적이게 여겨질 수도 있고 토론하는 태도도 좀 미흡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가 사람들에게 지지를 받는 이유는 바로 가려운 데를 정확하게, 아주 시원하게 긁어준다는 데 있다. 최소한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비판한다. 약자보단 강자를 비판한다. 그런 점들 때문에, 그의 토론 태도나 말투 따위는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다. _ 다음 엄지공주 ‘이명박 정권, 내년 하반기엔 레임덕 올 것’을 읽고 현 정부가 얼마나 못하면 저런 말을 할까. 대통령은 지금 귀를 막고 있습니다. 국민을 조롱하고 자신의 입맛대로 길들이고 있습니다. _ 경향닷컴 풍초 ‘서울광장 충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를 읽고 민주주의의 다른 말은 대의정치이다. 그러나 지금 위정자들은 정확하게 민심을 대변하고 있지 못하다. 당장 국민이 위임해준 자리에서 물러나거나 국민의 뜻을 반영해야 한다. 쌍용차 문제도 그렇다. 리서치결과에서 보듯이 정부가 잘못했다. 정부가 잘못했으니 책임지고 공적자금을 투입하거나 산업은행을 압박하거나 여러 가지 방법으로 국민의 생각을 바로 반영해야 한다. _ 다음 알다마다
독자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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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 Issue Maker]12월에 무대 오르기 위해 몸 만들기 나선 유인촌
2005. 10. 01 연예
“봉평 야외극장은 박물관으로 만들고 싶어요. 연극 공연도 하고, 전시회도 열고, 연극 자료들도 보관할 수 있는 종합 공간으로요.” 1년에 1백억 예산 집행하는 수장 “개인적으로는 갑갑하지만, 어쩌겠어요! 제가 하는 일이 동료 예술인들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거든요.” 유인촌이 ‘서울시의 문화관광부’라고 불리는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로 선임된 지 1년이 넘었다. ‘왜 욕먹을 일을 하느냐?’며 말리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그는 과감히 도전했다. 1년에 1백억원의 예산을 집행하는 수장으로서 그동안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제도부터 바꿨다. ‘나눠 먹기’식의 예산 집행을 ‘선택과 집중’으로 바꿨다. 예산 지원을 받으려는 예술 단체나 개인은 철저히 준비해야 했고, 심사위원들 앞에서 직접 실연을 하기도 했다. 불평이 나올 만도 한데, 예술인들은 그의 시도에 박수를 보냈다. “사람들도 저를 인정해주는 거죠. 편한 길을 놔두고 어려운 길만 택했으니까요. 처음 3개월 동안은 여러 사람을 만나서 토론하고 설득하는 게 일이었어요. 시민 단체, 예술 단체, 공무원 등등 사람들 만나서 설득하는 게 정말 힘들었죠.” 아시아권 축제 감독들을 한자리에 모아서 국내 예술팀 작품 쇼케이스를 열어 계약을 하게 만들고, 국내에 처음으로 에든버러 축제 예술감독을 초청하기도 했다. 오는 10월에는 ‘Art Market Performance’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리고 10월 1일부터 3일까지 열리는 청계천 복원 준공식 준비로 하루가 모자랄 지경이다. 인터뷰 도중 10분마다 한 번씩 걸려오는 전화가 그의 바쁜 일상을 보여준다. 서울문화재단을 떠나기 전에 중요하게 준비하는 것이 ‘축제 전문 부서’의 설립이다. “축제 전문 부서를 만들고 싶어요. 우리나라는 1년 내내 축제가 열리지만, 축제에 관해서 기록, 보존, 교육하는 기관이 거의 없어요. 행정가부터 일반인까지 축제에 관해서 교육받을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어요.” 변변한 소극장 하나 없는 창동에 텐트 극장인 ‘서울열린극장 창동’을 만들어 운영하는 것도 지역민에게 문화 혜택을 주기 위해서다. 이곳이 만들어진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인구 밀집 지역에 제대로 된 문화 공간이 없다는 생각에 만들었는데, 예상만큼 지역 주민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어린이 뮤지컬과 마술 공연 등 가족 공연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입소문이 나면서 많은 사람이 찾고 있어서 1년 후면 확실하게 자리잡을 것 같다면서 환하게 웃는다. 유씨어터 10년, 돈 벌려면 못 한다 ‘연극의 불모지’라고 불리던 청담동 한복판에 극장을 마련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그에게 미쳤다고 했다. 그들의 예상처럼 극장 오픈은 고생문을 여는 것과 같았다. 작품 하나 올리려면 스폰서를 해줄 만한 기업체를 찾아 이곳저곳을 뛰어다녀야 했고, 티켓을 직접 팔기도 하고 포스터도 붙였다. 예상은 했지만 고생은 생각한 것 이상이었다. 하지만 극단 유씨어터를 만든 지 벌써 10년이 됐고, 극장을 개관한 지는 6년이 넘었다. “누가 극장을 인수한다면 말리고 싶어요. 돈 벌려면 절대 하지 못할 일입니다. 제가 교수 하고, CF 찍고, 배우 하면서 번 돈이 있었기에 버텼죠. 아니면 힘들었을 거예요. 하지만 처음 시작할 때는 몇 명 안 됐는데, 벌써 식구가 1백 명이 넘어요. 다행히 우리 극장에서 올린 작품 중에서 실패한 것은 별로 없어요. 힘은 들지만 보람은 상당히 커요.(웃음)” 공형진, 김수로, 박선영 등 단원으로 활동하던 배우들이 잘 돼서 나가는 것도 흐뭇한 일이다. 배우 이무현은 일본의 유명한 극단 ‘사계’와 계약을 맺고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런 일들이 하나 둘씩 쌓이면서 지친 그의 마음을 다시 추스르게 한다. 유씨어터 하나로도 힘들 텐데, 그는 지난해 봉평에 있는 폐교를 인수해 야외극장을 만들었다. 4~5년 전부터 꿈꿔온 일이지만, 역시 쉬운 일이 아니었다. 여름과 겨울에만 공연을 하고, 그외에는 배우들의 교육 기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아직도 부족한 시설이 많아 틀이 갖춰지려면 몇 년 걸릴 것이라고 한다. “최종 목적은 연극 박물관처럼 만드는 거예요. 야외와 실내에서 공연을 하기도 하고, 전시회도 열고, 연극 자료들도 보관하는 종합 공간이죠. 시간은 좀 걸리겠죠!(웃음)” 그의 마지막 꿈은 배우다.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마라톤으로 몸을 관리하는 이유는 언제라도 무대에 설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유 대표이사는 연극 ‘햄릿’에서 햄릿의 숙부역을 맡아 오는 12월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다. 연습이 시작되면 밤 시간은 오로지 연습에만 전념할 예정이라고 한다.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 유인촌의 모습을 오랜만에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글 / 최영진 기자 사진 / 최병준
봉평 작은 폐교를 ‘달빛 극장’으로 만든 유인촌의 예술 꽃 필 무렵
2004. 09. 01 연예
“폐교를 살려내 예술 공간으로 만든 ‘편작’의 신기로 대중문화의 고질병 치유할 터” 1971년 연극 무대에 데뷔한 후 30년 넘게 배우로, 대학 교수로 활동해온 유인촌. 그가 최근 서울문화재단 대표를 맡으면서 더욱 바빠졌다. 서울을 세계적인 문화 도시로 만들겠다는 각오도 대단하다. 또 강원도 봉평의 폐교를 리뉴얼해서 복합 예술 공간으로 만들었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것 같은 유인촌 대표를 막바지 개관 작업중인 봉평에서 만났다. 3년간의 노력, 이제야 결실 맺다 강원도 폐교에 피는 열정적 예술꽃 메밀꽃이 지천일 때, 강원도 산골의 아담한 폐교는 생명이 된다. 초록의 대지에 하얀 메밀꽃 알알이 스타카토를 찍어내면 야외극장인 ‘달빛극장’에는 예술이 올올이 타오를 터. 이효석이 그려냈던 문학 속 허 생원과 동이가 그러했듯 메밀꽃 향기 어우러지는 봉평의 가을 밤, 가족임을 확인하는 통과의례를 벌여보면 어떨지. 쌩쌩, 무미건조한 고속도로의 아스팔트를 뒤로하고 조금 더 좁고 조금 더 출렁이는 국도와 지방도로를 연이어 달린다. 강원도 가는 길은 언제나 도로를 추격하고 험산에 쫓기는 긴장이 팽팽하다. 달리는 속도만큼 비옥한 논은 달아나고 종류를 헤아릴 수 없는 밭뙈기의 영접이 이채롭다. 이 예술 공간을 찾으려면 종단에는 구불구불 시골 소로로 접어들어야 한다. 차창을 활짝 열고 스피드를 죽이며 유영하듯 즐기는 드라이브는 서울발 두어 시간의 피로를 날리기에 충분하다. 옥수수 대는 알을 품었고, 촌로가 캐 올리는 감자는 영글대로 영글어 볼살이 터질 것 같다. 이정표라고는 마을 초입에 세워진 손바닥만한 방향 표시가 전부. 이게 맞는 길인가 싶지만, 설령 틀려도 돌아가면 그뿐이란 생각에 그냥 그 여유를 즐기기로 했다. 칼 루이스의 멀리뛰기 실력이면 조력이 필요 없을 것 같은 소담한 시골 다리를 지나니 마을 끝에 잣나무 숲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얼핏 보이는 깔끔하게 리모델링된 학교 건물! 바로 이곳이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덕거리의 옛 덕거초등학교 자리에 문을 여는 ‘유씨어터 봉평’이다. 유인촌이 3년째 공을 들이고 있는 곳으로, 효석문화제(9월 10~19일)에 맞춰 문을 연다. “일단은 조그맣게 시작하지만 3~4년 후 청담동 유씨어터와 역할을 분담, 확실한 ‘연극 공연장’으로 키울 예정입니다. 청담동 유씨어터는 서울의 대표적인 예술연극 공연장으로, 유씨어터 봉평은 워크숍, 전시, 페스티벌 등 예술가들의 창작·연습·축제 공간으로 활용해 열악한 지역 공연 문화 발전의 거점으로 키워갈 예정이에요. 서울과 지방이 예술적으로 어떻게 협력, 상생할 수 있는지 하나의 모델을 만들어보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걱정했던 만큼 계획과 포부는 더욱 명확해진 듯. 서울문화재단 대표로서 바쁜 일정을 보내면서도 자주 이곳을 찾아 개관 진행 상황을 체크하고 있는 유인촌 대표(53)의 말엔 힘이 들어가 있었다. 학교 주위로는 30년 전 이 학교 아이들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심었다는 전나무 숲이 빼곡하다. 그 폭과 높이가 어찌나 일정한지 솜씨 좋은 정원사가 공들여 가꾼 듯하다. 운동장의 4분의 3은 메밀밭으로 거듭났고, 그 사이를 오솔길로 만들어 가을밤 정취를 업그레이드할 구상도 마무리됐다. “서울문화재단 이사장을 맡기 전인 2001년부터 폐교를 통해 예술촌 건설을 기획해왔어요.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요. 공연 예술의 복합 공간을 굳이 지방에 설치할 필요가 있느냐는 문화계 일각의 지적도 어느 정도 맞는 말이고요. 하지만 봉평은 오페라극장, 조각공원, 허브농장 등 문화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서 공연 무대를 꾸미기에 손색이 없어요. 지역 주민들의 문화적 소외감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니 뿌듯하고요. 개관 첫해인 올해는 유씨어터 자체 무대만으로 조촐하게 꾸미지만 내년부터는 해외 유명 공연 예술가와 공연 예술팀을 초청, 강연과 축제가 어우러지는 국제적 문화 공간으로 만들어나갈 계획입니다.” 달빛극장의 구조는 스튜디오와 세미나실, 전시실, 숙소 등을 갖추고 있으며, 운동장은 야외 무대로 꾸며졌다. ‘2004 봉평 달빛극장 축제’로 이름 붙여진 이번 개관 기념 연극 공연에는 야외 무대인 달빛극장에서 유씨어터의 젊은 연출가와 배우들이 출연하는 ‘리어왕’이 올려진다. 폐교를 단장해 꾸민 실내 스튜디오 ‘바람카페’에선 한국 연극을 빛낸 명배우들의 사진과 ‘연극, 그리고 삶’을 주제로 한 포토 에세이 와 가수 유열, 연극배우 박정자 등 대중 예술가들과 함께 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또 운동장 안에 메밀꽃밭으로 조성되는 ‘하늘공원’에서는 유씨어터의 10년 역사를 돌아보는 포스터·무대 세트·소품 설치전이 마련되며, 폐교 뒤뜰의 야외 식당인 ‘구름집’에선 전통 식당이 운영된다. 한동안 운동장에서 목검으로 검술 연기의 호흡을 맞추던 배우들의 모습을 보더니 갑자기 한마디를 던진다. “요즘 저런 배우들 구하기 쉽지 않아요. 키도 훤칠하죠, 다들 잘생겼고 연습도 열심이에요” 하며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이번에 공연할 ‘리어왕’은 지역 주민들을 배려해 액션을 많이 넣는 등 쉽고 재밌게 꾸미려 한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사실, 배우들은 이미 오랫동안 이곳에서 합숙 훈련을 하고 있다. 무더웠던 이번 여름, 휴가 계획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래서 가족이 있는 배우들은 피서 겸 이곳에 와 함께 지내기도 했다. 유인촌 대표는 이렇게 연기 연습에 매진하는 배우들의 모습이 자랑스러운 듯했다. 이곳을 실력 있는 배우를 키우기 위한 ‘배우 사관학교’로 활용할 생각이란 말도 잊지 않았다. 실제로 유씨어터는 올해 신입 단원을 ‘봉평 1기’라는 이름으로 뽑았다. 이들은 일주일에 나흘 정도는 이곳에서 합숙하며 6개월간 철저하게 배우 수업을 받는다. 단원 선발 기준은 연기와 무용, 노래 실력까지 다양하다. “연기자는 연극뿐 아니라 뮤지컬처럼 대중과 쉽게 만나는 공연도 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딱딱한 정통연극만으로는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이는 데 한계가 있어요. 다양한 무대를 빛낼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를 배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의 선택, 2004는 서울문화재단 대표 문화 갈증 해소 위해 누구라도 만난다 사실, 그는 요즘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특히 서울문화재단 대표는 ‘서울시의 문화시장’이란 별칭답게 챙겨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서울문화재단(www.sfac. or.kr)은 지난 5월 공식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올 3월에 설립된 서울문화재단은 서울시에서 기금 5백억원을 출연받아 운영하는 비영리 문화 예술 법인. 앞으로 서울시 문화 인프라 구축과 문화 예술 기금 지원 사업 등을 펼칠 예정이다. 그 중심에 유인촌 대표가 있다. “인구 천만이 넘는 도시, 서울은 문화 예술이 열악한 형편입니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어요. 문화는 밥 먹고 배부른 후에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발전이 안 되는 거예요. 사회 지도층의 인식부터 바꿔야 합니다. 정부 차원에서 문화 예술을 적극 지원해야죠.”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로, 이미 10년 전에 ‘유씨어터’를 설립하는 등 누구보다 예술 현장 경험이 풍부한 그가 서울문화재단 초대 대표이사의 적임자로 발탁된 것이다. 그러나 인선 초기 구설수가 적지 않았다. 그런 반응에 그가 한 일은 문제 제기를 하는 사람과 그룹을 일일이 만나며 대화로 설득한 것. “시에서 문화 분야를 이렇게 독립시킨 이유는, 좀더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재단을 이끌어 나가라는 뜻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시의 재정은 한계가 있잖아요. 지원할 곳은 많고, 줄 돈은 적고, 공평하게 나눠주려고 해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어요. 불만도 생기고 이런저런 말들도 많죠. 그것을 조금씩 고쳐 나가려고 문화재단이 설립됐다고 할 수 있어요.” 사실, 올해는 유인촌 대표에겐 선택의 시기였다. 교수 생활 10년째를 맞아 안식년으로 쉬면서 일본에 있는 대학에 교환 교수로 가기로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화재단 일을 맡으면서 불필요한 시비에 휘말릴까 봐 다른 일들을 모두 정리했다. 심지어 이미 문화재단에 제출했던 유씨어터의 공연 지원금 신청도 모두 철회했다. 극단 입장에서 보면 오히려 손해인 셈. 이처럼 개인적으로 봐선 여러 가지 불이익을 감내하며 시작한 일이라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 “재단 일은 거액의 지원금이 걸려 있으니 단체마다 첨예한 입장 차를 보일 수 있죠. 그래서 모든 것을 정확하게 해야 돼요. 지원 단체 선정도 우리가 하지 않고 심사위원을 위촉해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생각입니다. 가장 큰 변화는 선택과 집중이죠. 종전의 지원이 생색을 내기 위한 소액 다건주의였다면, 될 만한 것을 선택해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는 것도 새로운 모습이랄 수 있어요. 원칙에 따라 객관적으로 집행한다면 결국에는 납득할 거라고 믿어요. 이제 출범 2개월째니 모든 일의 기둥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죠.” 그의 하루는 그야말로 쉴 틈 없이 꽉 짜여 있다. 관공서를 비롯해 기업, 민간단체 등의 관련 인사들을 만나 설득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새로운 정책을 세우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그래서 사무실에 있는 시간보다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다. 정규 출근하는 직업은 처음 업무에 몰입하다 보니 몸 열 개라도 모자라 라이프스타일도 재단을 맡기 전과 후가 천양지차다. 남산에 있는 서울문화재단으로 출퇴근하려면 새벽 6시에는 일어나야 한다. 배우 시절부터 달리기와 함께 아침 일찍 하루를 시작하는 습관을 이어오고 있어 이 부분은 문제가 안 된다. 하지만 정확한 시간에 출근하는 일은 평생 처음이라 어색하다고. 하지만 일을 한번 시작하면 몰입하는 편이라 서서히 적응해가고 있단다.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스트레칭과 줄넘기다. 밤새 잠들어 있던 육체와 정신을 깨우는 것. 그리고 나서 맑은 정신으로 조간신문을 읽는다. 그날의 주요기사를 살펴보고 특히 시정과 문화, 예술에 관련된 기사를 꼼꼼히 읽는다. 그리고 오늘 만나야 할 사람과 방문할 곳, 회의 안건, 세미나 등 주요 일정을 확인한다. “배우라는 직업의 특성상, 전에는 생활이 매우 불규칙했어요. 한번 공연에 들어가면 밤새는 일도 많았고요. 그때는 내가 할 일만 하면 되고 자유롭게 생활해서 특별히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었어요. 그러다 이번에 서울문화재단 일을 맡으면서 처음 이렇게 짜인 조직 생활을 해봅니다. 매일 아침 9시에 출근해 오전에는 주로 회의와 업무를 보고, 오후에는 전시장, 저녁에는 공연장을 순회하고 관련 인사들을 만나요. 그렇게 현장의 소리를 들으려고 해요. 문화인들이 의외로 대화에 목말라 있더라고요. 3년 임기가 끝나는 2007년 4월까지 이런 마음을 지켜가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그의 계획은 문화 예술과 관련된 정책의 방향을 많은 예술가와 시민들이 몸소 느낄 수 있도록 문화적 갈증을 해소하고 참여의 기회를 확대해 나가는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울을 ‘문화의 도시’로 새롭게 포장해 세계를 대표할 수 있는 서울만의 ‘문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앞으로 재단에서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한다. “문화 예술계에 있는 사람들이 자금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마음껏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큰 책임감을 느낍니다. 문화 예술계가 갖고 있는 어려운 점을 개선하고, 하나의 큰 포럼이 형성될 수 있도록 차근히 노력해 나가야겠죠.” 아직 해야 할 일이 많고 가야 할 길이 멀다. 마라톤을 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실제로 유인촌 대표는 3개월 전에 마라톤을 시작했다. 올 가을쯤 마라톤대회에 나가 42.195km의 풀 코스를 완주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마라톤은 초보자지만 지난 80년대 중반부터 ‘달리기 마니아’였다. 서울 강북 지역에서 연극 연습이 끝나면 늘 강남구 청담동 집까지 달렸다. 달리기는 호흡 조절과 발성 연습에 더없이 좋단다. 그래서 그는 달릴 때 항상 대사를 소리 내면서 외웠단다. 재단 일 역시 마찬가지다. 마라톤 코스를 달리며 수많은 장애물을 극복해야 하듯 재단 일을 하는 데도 녹록지 않은 장애물이 많을 게다. 그렇다고 주저앉을 수는 없는 일. 어차피 가야 할 목표가 정해졌으니 달리는 수밖에. 마라톤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힘들 때 다른 사람이 그 괴로움을 대신 해줄 수 없다. 그러나 모든 역경을 이겨낸 뒤 얻는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재단 일도 힘들수록 더 열심히 해야 하는 것. “우리가 하려는 일은 장차 큰 나무가 될 수 있도록 어린 나무에게 아낌없이 비료를 주는 일이라고 할 수 있어요. 재단이 기둥을 튼튼히 세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이죠.. 서울을 국제적인 도시,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재단이 먼저 시야를 넓히고 기초를 튼튼히 세워야 합니다.” 어쩌면 그가 언젠가 돌아가야 할 무대에 대한 정지 작업인지도 모른다. 제대로 시스템을 갖춰놓으면 나중에 그 역시 그런 체계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대중문화 전 영역에 아쉬운 점이 많은 듯하다. “연극을 하는 사람은 신입 단원이나 10년을 한 베테랑이나 똑같은 것 같아요. 한마디로 꿈을 꿀 수 없다는 것이죠. 물론 그 영세함이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죠. 미국도 연극하는 사람들은 배가 고프거든요. 그러나 오프 브로드웨이의 설움을 겪고 자라면 브로드웨이로 갈 수도 있다는 희망이 있잖아요. 그러나 우리에겐 그런 희망의 대상이 없다는 것이죠. 후배들에게 열심히 하면 돈도 벌 수 있는 브로드웨이 같은 비전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대중 문화의 주 소비층인 젊은 사람들의 취향을 맞추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대세일 수 있다. 하지만 불특정 다수에게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대중 예술의 특성상 어느 정도 균형 감각은 있어야 한다. 대중에 대한 영향력이라는 측면에선 대중 예술이 순수 예술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중문화가 일회성 소비 문화로 전락한 듯한 느낌은 염세주의자의 불손한 상상만은 아닌 듯. 이런 척박한 문화적 토양에서 유인촌 대표가 꾸는 꿈은 구름과도 같은 일장춘몽일까, 아니면 우리 앞에 놓일 현실일까. 그가 죽은 폐교를 살려내 문화 예술 공간으로 거듭나게 한 ‘편작’의 신기를 가졌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가 문화 예술계에 대는 메스가 고질병을 떨치는 기적의 의술이길 바랄 뿐이다. 글 / 강석봉 기자  사진 / 최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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