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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121 건 검색)

민주당, 국민의힘에 ‘채 상병 특검법 찬성’ 표결 촉구···“윤심 아닌 민심 따라야”
2024. 07. 25 11:02 정치|정치
... 난파당하게 될 것임이 명약관화하다”고 말했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도 한 대표를 겨냥해 “윤심이 아닌 민심을 따라야 한다”며 “입으로 민심을 말하고 행동은 윤심만 받드는 게 아닌지 국민은...
채 상병 1주기
한동훈 첫날 ‘용산과 소통’…윤심과 민심 사이 ‘정치력’ 시험대
2024. 07. 24 21:03 정치
... 축하난 받고 “당정이 받는 저항 함께 이겨낼 것” 친윤 “대통령과 척 지면 다 망해” 윤심 따르도록 ‘압력’ 윤 대통령이 보낸 축하난 한동훈 신임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홍철호 대통령실...
윤석열한동훈국민의힘 당대표 한동훈
원희룡, 윤심 업고도 2위…나경원은 ‘3연속 좌절’
2024. 07. 23 21:02 정치
... 저조한 득표율을 기록하며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차기 대선주자 레이스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을 등에 업은 원 후보는 한 후보를 두고 ‘절윤’(윤 대통령과 인연을 끊음)이라고...
국민의힘 당대표 한동훈
총선 책임론·배신자론 안 먹혀…‘윤심’보다 ‘미래권력’ 택했다
2024. 07. 23 20:53 정치
표심 분석 및 과제 개표 결과 기다리며 ‘혁신 토크’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가 열린 2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당대표에 출마한 한동훈, 윤상현, 나경원, 원희룡(앞줄 왼쪽부터) 후보가 개표가 진행되는...
국민의힘 당대표 한동훈

스포츠경향(총 4 건 검색)

[종합] ‘선녀들’ 조선 슈퍼스타 윤심덕과 악플
2021. 08. 09 09:54 연예
전현무가 대중의 비난에 상처받은 조선 최고의 소프라노 가수 윤심덕의 이야기에 공감했다. 이와 함께 악플에서 벗어나는 자신만의 방법을 밝혔다. 지난 8일 방송된 MBC ‘선을 넘는 녀석들 : 마스터-X’(연출 한승훈/이하 ‘선녀들’) 14회에서는 역사와 심리가 컬래버레이션된 배움 여행이 펼쳐졌다. 전현무, 김종민, 유병재는 ‘역사 마스터’ 심용환, ‘상담 심리 마스터’ 박재연과 함께 1920년대 일제강점기 활동한 ‘조선의 슈퍼스타’ 윤심덕의 파란만장한 삶을 살펴봤다. 먼저 심용환은 대중의 찬사를 받으며 당대 최고 스타로 떠오른 윤심덕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윤심덕은 구름 위를 나는 듯한 천상의 목소리와 당차고 쾌활한 성격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윤심덕의 일거수일투족이 기사화되는가 하면, 전국 순회 공연을 나섰을 정도로 그녀는 핫한 스타였다고 한다. 그러나 윤심덕을 향한 비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심용환은 신여성을 대표하는 윤심덕이 받아야했던 부정적인 시선과 시대적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당시 사회는 여성이 단발로 머리를 잘랐다는 이유만으로 지적을 받고, 신여성들의 변화에 대한 논란들이 끊이지 않는 시절이었다고. 윤심덕은 노래 부르는 표정까지 트집을 잡히며 비판을 받았다고 한다. 전현무는 “이런 상황을 오늘날로 치면 악플로 볼 수 있다”라며, “저도 (악플에) 마음이 많이 아파봐서 안다”고 공감을 더했다. 이어 박재연에게 비난으로 힘들었을 윤심덕이 찾아오면 어떤 상담을 해줬을지 질문을 했다. 박재연은 “자신을 공격하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모든 말을 할 수 있도록 조언하겠다”며, 실컷 욕을 하며 마음을 푸는 방법을 말했다. 그러면서 비난에 반응하지 않고, 화투판을 얻고 나오듯 그대로 나와야 함을 강조했다. 이에 전현무는 공감하며 “(악플에서) 나와 버리면 분이 풀린다. 그런데 거기에 갇혀 있으면 미쳐버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악플을 이겨내는 자신만의 방법도 공유했다. 전현무는 “악플이 달리면, 그걸 보고 혼자 상황극을 한다”라며, 악플러에게 화를 내는 자신의 모습을 롤플레잉했다. 혼자만의 상황극으로 감정을 해소하는 전현무의 방법에, 박재연은 “좋은 방법이다”라고 덧붙였다. 조선의 슈퍼스타로 반짝였던 윤심덕의 최후는 충격을 선사했다. 윤심덕은 연인 김우진과 함께 배 위에서 동반 투신을 했다고. ‘사의 찬미’는 윤심덕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예정에 없던 곡을 녹음해 남긴 마지막 노래였다. ‘선녀들’은 마음이 힘들었을 윤심덕의 마지막 선택을 안타까워하며, 그녀가 남긴 죽음의 메시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전현무는 윤심덕이 죽은 후 동생이 세상에 던진 일침을 말해 눈길을 끌었다. 윤심덕의 죽음은 또 한번 조선을 떠들썩하게 했다고. 동생은 ‘남이야 어떻든 관심 좀 갖지 마시오’라고, 윤심덕의 죽음에 대해 떠드는 사람들에 대해 일침을 한 것이다. 전현무는 “요즘에도 그대로 통용되는 메시지 같다. 전 이 말이 너무 소름이 돋았다”라고 말했다. 역사를 통해 마음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은 조선의 슈퍼스타 윤심덕과, 세상에 상처받은 그녀의 비극적인 마지막은 안타까움을 남겼다. 역사 속 인물의 삶을 심리로 들여다보는 ‘선녀들’의 배움 여행은 많은 생각거리를 안기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한편, ‘선녀들’의 다음 배움 여행은 광복을 향해 금빛 질주를 한 마라토너 손기정의 이야기와 함께 8.15 광복절 특집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MBC ‘선을 넘는 녀석들 : 마스터-X’는 매주 일요일 밤 9시 5분 방송된다.
역사 예능
윤심덕의 사랑과 삶을 그린 소설 ‘사의 찬미’
2018. 08. 05 20:09 생활
‘정의공주’, ‘선덕여왕’ 등 역사 속에 모습을 드러낸 여성을 소설로 재조명 해온 작가가 최초의 여성 성악가 윤심덕(1897∼1926)의 삶을 소재로 한 ‘사의 찬미’(한소진 지음·해냄출판사)를 펴냈다. 유심덕의 어린시절부터 시작해 노래를 위해 유학을 떠나는 여정과 유학을 한 일본에서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또 그녀와 김우진과의 운명적인 만남과 조선으로 돌아온 후의 성공과 좌절이 펼쳐진다. 윤심덕이 데뷔 후 3년 만에 맞이한 피할 수 없었던 현해탄에 몸을 던진 마지막 선택까지 이야기가 노래와 시를 함께 엮어 작가의 상상을 더해 서술했다. 윤심덕이 사회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당했던 모욕과 수모, 전근대적인 당시 세상에 반하는 생각과 언행을 한 그녀에게 퍼부어진 비난도 책 속에 담았다. ‘최초의 소프라노 가수’, ‘최초의 대중가요 가수’라는 타이틀을 지닌 뛰어난 예술적 재능을 지닌 윤심덕이 유부남 김우진과 한 사랑은 세상의 도덕에서 벗어난 것이었다. 이 소설은 놀라운 실력을 지녔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시대와 불화를 겪은 여성들의 초상을 윤심덕의 모습에 투영하고 있다. 작가가 궁극적으로 독자들에게 묻는 것은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세상이 윤심덕이 살던 시대와 얼마만큼 달라졌느냐는 것이다. 야사에 따르면 김우진과 윤심덕의 사랑과 극단적 선택을 단순하게 ‘불륜’으로 부르기에 안타까운 전근대적인 모순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그녀가 사랑한 김우진이 ‘유부남’이 된 것도 조혼 풍속 때문이었다고 한다.
사의 찬미
윤심덕이 부른 한국 최초 캐럴 ‘파우스트 노엘’ 음원 복원 성공
2013. 12. 24 15:46 연예
윤심덕이 부르고 1927년 발표된 한국 최초의 캐럴 ‘파우스트 노엘’이 86년만에 복원됐다. 대중음악평론가 박성서씨는 음반수집가 이경호씨가 소장한 축음기 음반을 복원해 디지털 음원으로 재생하는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박성서씨는 2010년 발간한 <한국전쟁과 대중가요, 기록과 증언>이라는 책에서 이 노래의 존재를 알린 적이 있다. 박씨는 “음반에 금이 가 노래를 직접 들을 수 없었지만 이번 복원 작업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캐럴을 들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파우스트 노엘’은 일본어식 영어 표기에 따른 제목으로 ‘퍼스트 노엘’이라는 캐럴을 번안한 곡이다. 동방박사들이 예수가 태어난 마구간 주변을 돌며 이를 축복했다는 내용의 노래로 원 재료가 된 노래는 찬송가다. 1927년 일본의 일동축음기주식회사가 국내에 ‘제비표 조선레코드’란 라벨을 붙여 발매한 음반에는 동생 윤성덕의 피아노 반주가 곁들여 있다. 박성서씨는 ‘파우스트 노엘’을 28일 남이섬 남이섬 노래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박시춘 탄생 100주년 특별전>에서 처음 대중에 공개할 예정이다. 윤심덕은 1926년 일본으로 건너가 그해 8월 이 노래를 녹음했다. 당시 창가나 민요만 있던 한국 음악계는 찬송가를 위주로 한 서양 음악이 들어오면서 대중음악의 원형을 갖게 되었다. 박성서씨는 “윤심덕은 1926년 당시 일본에서 ‘사의 찬미’도 같이 취입했다”며 “이 노래를 통해 한국 대중음악의 초창기 형태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음대 성악과 출신인 소프라노 윤심덕은 일본에서 이 곡과 ‘사의 찬미’ 등을 취입한 후 1926년 8월 귀국길에 극작가이자 연인인 김우진과 현해탄에 투신했다.
[미스터K의 음악편지]윤심덕과 김우진, 그리고 ‘멘붕 사랑’
2012. 06. 19 17:53 연예
1926년 8월4일 새벽 4시 무렵이었습니다. 일본 시모노세키를 떠나 부산을 향하던 부관 연락선에 한바탕 소란이 일어납니다. 연락선 선원 한 명이 1등석 3호실 문이 열려 있는 걸 보고 이상하다 싶어 들여다 봤는데, 손님은 없고 메모 한장과 소지품만이 덩그러니 놓여있었지요. ‘이 돈으로 우리 짐을 집으로 좀 부쳐주시오. 목포부 북교동 OOO 번지 김수산, 경성부 서대문정 OOO 번지 윤수선.’ 선장은 배의 시동을 끈 채 선실 구석구석을 몇 시간째 뒤졌지만 끝내 남녀의 행방을 찾지 못했지요. 1926년 발매된 윤심덕의 ‘사의 찬미’. 노래 제목 위에 ‘결사의 독창’이라는 ‘마케팅용’ 문구가 쓰여있다. (사진= 동국대 한국음반아카이브연구단, 경향DB)이튿날 신문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실립니다. ‘남녀 한 쌍이 서로 껴안고 갑판에서 돌연히 바다에 몸을 던져 자살했는데, 즉시 배를 멈추고 부근을 수색했으나 종적을 찾지 못했다. 승객명부에 남자는 김수산, 여자는 경성부 윤수선이라고 씌어 있지만 본명이 아니고, 남자는 김우진, 여자는 윤심덕으로 밝혀졌다. 부관연락선에서 조선 사람이 정사(情死·사랑을 위해 목숨을 끊는 것)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향에 아내를 둔 유부남 김우진은 당시 일본 와세다 대학 영문과에 재학하며 실험성 짙은 표현주의 희곡을 창작했던 유망 극작가였고, 처녀인 윤심덕은 성악가로 이름께나 알렸던 유명인이었습니다. 두사람 모두 당시 스물아홉이었답니다. 윤심덕의 프로필은 남달랐습니다. 일본 도쿄음악대학에 입학한 ‘최초의’ 조선인, 조선에서 첫 성악회를 개최했던 ‘조선 최초의’ 성악가 등 화려한 수식어를 달고 다녔습니다. 사건 이틀 뒤 윤심덕이 배에 오르기 전 일본 오사카에서 ‘닛토 레코드’와 레코드를 녹음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전해진 겁니다. 스물 일곱곡의 노래를 작업한 뒤 윤심덕의 제안으로 또하나의 노래가 더 녹음됐는데, 그게 바로 ‘사(死)의 찬미’라는 노래죠. 이 노래는 여러분들도 잘 아는 멜로디를 지녔습니다. ‘다뉴브강의 잔 물결’이라는 이바노비치의 가곡 아시지요? 거기에 윤심덕이 죽음을 찬미하며 쓴 가사가 붙였습니다. ‘너는 무엇을 찾으려 하느냐/ 눈물로 된 이 세상에 나죽으면 그만일까/ 행복찾는 인생들아 너찾는 것 허무….’ 그때나 지금이나 엔터테인먼트계 종사자들의 발놀림은 빠른가 봅니다. 사건 1주일 뒤 오사카를 시작으로 일본과 조선 전역에서 ‘죽은 이’의 유작 앨범이 속속 발매돼 당시로서는 전대미문의 판매고를 달성합니다. 또 그 즈음 대중들에게는 낯설었던 유성기 판매가 폭증했지요. 확실치는 않지만 당시 음반과 관계된 회사의 한 명은 이때다 싶어 급히 언론에 전갈을 넣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유인나와 지현우. (사진= tvN, 경향DB)지현우·유인나 두 연예인의 ‘멘붕 사랑’으로 시끄러운 요즘입니다. “시청자들의 문의가 빗발쳤다”는 말로 그들이 출연했던 드라마 <인현왕후의 남자>를 서둘러 재방송하고 있는 tvN의 처신이 너무 재빠르지 않았나 싶습니다. 기획사의 말대로 ‘사생활’이라고 할 것이라면 굳이 조용히 고백하면 됐을 것을, 애시당초부터 대중들을 귀를 빌린 스물 아홉 지현우의 ‘떠들썩함’ 역시 부담스럽습니다. 아무쪼록 여러가지를 경계해봅니다. 혹여 ‘사건이 된 사랑’으로 의도된 장사를 꾀하는 이는 없는지, 그리고 ‘마음’을 시험하려 해본 이는 없었는지 눈 흘겨 볼 일입니다. 꼭 읽어야 할 뉴스가 퍽 많은 지금, 소소한 남녀상열지사가 연일 포털 사이트 검색 순위를 평정하는 일, 그것 역시 그리 환영할 만한 현상은 아니다 여깁니다.
미스터K의 음악편지

주간경향(총 5 건 검색)

[시사 2판4판]국민의 힘, 윤심의 힘?(2023. 12. 18 07:00)
2023. 12. 18 07:00 정치
시사 2판4판
윤심’ 앞세워 전경련까지 접수하나(2023. 02. 24 11:16)
2023. 02. 24 11:16 정치
ㆍ김병준 회장직무대행 선출…정경유착 고리 복원 우려 지난 2월 23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정기총회에서 김병준 미래발전위원장 겸 회장직무대행이 선출됐다. 만장일치 형식의 선출로 사실상 추대에 가깝다. 김 위원장은 “국민에게 다시 사랑받는 전경련을 만들어 가겠다”라며 “전경련의 환골탈태를 이끌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임기는 6개월이다. 일종의 전경련 비상대책위원장 역할이다. 향후 6개월간 전경련의 혁신방안을 마련하고 신임 회장에게 자리를 넘기고 물러날 예정이다. 지난 2월 2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김병준 전경련 미래발전위원장 겸 회장직무대행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 전경련 제공 회장 공석으로 외부인사가 직무대행을 맡은 사례는 1961년 전경련 설립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김병준 위원장은 학자 출신 정치인이다. 국민대 행정대학원 원장으로 재임하다 참여정부에서 대통령 정책실장,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 대통령 정책특보 등을 지냈다. 2016년 11월 국정농단 사태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무총리로 지명했지만, 대통령 탄핵 여론이 거세지면서 철회한 바 있다. 2018~2019년에는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지난 20대 대선에서는 윤석열 후보 캠프의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았고, 선거 이후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특별위원장을 지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며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과 상당히 잘 통하는 친밀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대통령과 무관?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가 전경련 회장대행으로 내정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경실련은 2월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전경련이 윤석열 정부와의 통로로 활용해 다시금 재벌·대기업의 정경유착 고리를 복원하고 이어가겠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김병준 위원장은 대통령과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학자로서 자유시장 경제에 철학적이고 이론적인 기반을 좀더 넓히고 강화하고 싶다는 소명의식이 있다”라며 “내가 뭘 하려고 했으면 선출직이고 임명직이고 공직을 일체 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를 했겠나. 안 그래도 대통령께서 이거 해달라, 저거 해달라 해도 내가 집필 중인 책이 있어 공직을 안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지금 전경련 생각할 시간이 있겠나. 대통령과는 전혀 별개의 일이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웅열 전경련 회장후보추천위원장을 비롯해 여러분이 요청하셔서 자문만 하려고 했던 것이 여기까지 오게 됐다”라고 말했다. 전경련 또한 현재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외부 인사를 통한 개혁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한다. 전경련은 2016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 당시 K스포츠와 미르재단 후원금 모금으로 논란을 빚었다. ‘국내 재계의 맏형’으로 불리던 전경련은 여론의 호된 비판을 받았다. 이후 삼성·LG·현대차·SK 등 4대 그룹이 줄줄이 전경련을 탈퇴했다. 600곳이 넘었던 회원사가 400여 곳으로 줄어들었다. 위상은 급속도로 추락했다. 당시 전경련은 단체명을 ‘한국기업연합회’로 변경하겠다고 밝히는 등 쇄신안을 내놨지만, 여론은 싸늘했다. 20대 대선 이후 윤석열 정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면서 잠깐 입지를 회복하는 듯했다. 전경련은 대선 직후 윤석열 당선인과 경제6단체장(전경련·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영자총협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무역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과의 도시락 오찬 간담회를 주선하면서 ‘전경련의 부활’을 예고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허창수 전경련 회장이 대통령과 경제단체장의 비공개 만찬에서 배제되고,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 순방 경제사절단에서도 빠지면서 이번 정부에서도 전경련의 입지 확보가 쉽지 않으리란 분석이 나왔다. 차기 회장 추대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1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사퇴 의사를 밝힌 허창수 전 회장은 2011년 회장에 추대된 이후 6차례 연속 회장을 맡았다. 이웅열 회장추천위원회장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 주요 기업 총수들에게 회장직을 제안했지만, 대부분 고사했다. 차기 회장 물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전경련 안팎에서는 비기업인까지 포함해 후보를 찾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전경련 혁신을 위해서는 객관적이고 냉정한 시각으로 전경련을 평가하고 개혁할 외부 인사가 필요하다는 말도 나왔다. 지난 2월 19일 전경련은 김병준 위원장의 내정 사실을 알리면서 전경련의 위기상황을 강조했다. 전경련은 “비상 상황으로 대대적인 혁신과 변화가 선행돼야 할 시점”이라면서 “객관적인 시각으로 전경열을 진단하고 조직의 변화를 이끌어낼 구원투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웅열 위원장은 김병준 위원장을 회장 직무대행으로 추천한 이유에 대해 “전경련은 탈퇴한 기업과 국민으로부터 여전히 외면받고 있는 위기상황이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에서 객관적인 시각과 뛰어난 역량으로 개혁을 이끌 적임자로 김병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을 추천한다”라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전경련 건물 / 강윤중 기자 정경유착 아닌 이심전심? 정치권에서는 다른 해석이 나온다. 김병준 위원장의 행보가 대통령과 무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 1월 25일 윤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 순방 이후 첫 국무회의에서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 신발이 닳도록 뛰고 또 뛰겠다”고 말했다. 지난 2월 13일 대통령실이 공개한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 명함에는 “한국 시장은 열려 있고 제 집무실도 열려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12개월째 계속되는 무역수지 적자에 윤 대통령이 수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김병준 위원장의 행보도 이 같은 정부 기조와 함께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여권 관계자는 “1980년대 전경련이 정부의 경제정책을 뒷받침해주는 측면에서 효용이 컸다. 수출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어야 하는 상황에서 정부만으로는 부족하다. 1980년대 경제체제처럼 기업 인맥을 총동원해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김병준 위원장의 전경련행에는 대통령의 뜻이 담겨 있다는 설명이다. 야권은 ‘관치’의 연장선상에서 바라본다. 최근 정부가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내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관치 금융’ 논란이 거세지는 상황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전경련이 김병준 위원장에게 요청했다고 하지만 다른 어떤 힘에 의해 김병준 위원장이 내정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라며 “경제인도 아니고 정치인이 전경련을 운영한다는 게 말이 되나. 정확한 내막은 알 수 없지만, 지금의 방향성으로 보면 그렇게 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국회 기재위)실 관계자는 “정권에서 각종 협회나 단체에 사람을 보내는 일은 많다. 그러나 다른 곳도 아닌 전경련에 대통령과 가까운 정치권 인사가 회장 권한대행으로 가는 것은 굉장히 상징적이고 이례적인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말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삼성전자의 법인세 실효세율이 대만 TSMC보다 2배 가까이 높다면서 삼성전자의 실효세율을 21.5%라고 발표한 적이 있다. 그 근거가 뭔지 모르겠더라. 기재부에 자료를 요청했지만, 기재부도 그런 자료를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자료를 찾아보니 2019년에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였다”라며 “생각보다 전경련의 입김이 많이 들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던 차에 김병준 위원장 내정소식을 들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강한 관치 드라이브를 거는 상황에서 상당히 안 좋은 신호로 본다”라고 말했다. 김병준 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우려가 나오자 “권력을 중심으로 서로 무언가를 주고받으면 유착이지만, 정책과 관련해 서로 지원하는 것은 유착이 아니라 협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경제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가치를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윤석열 정부가 자유시장경제를 존중하고 전경련도 중시한다. 굳이 인간관계를 내세우지 않아도 가치적인 측면에서 이심전심으로 서로가 협력하는 그런 관계가 되리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전경련은 최우선 과제로 4대 그룹의 복귀를 꼽는다. 김병준 위원장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4대 그룹의 복귀를 우선 과제로 언급한 바 있다. 2월 23일 전경련 기자간담회에서 김병준 위원장은 4대 그룹 재가입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묻자 “앞으로 진행될 일을 당장 이야기하기는 적절치 않다. 전경련의 위상과 전경련의 역할 및 활동 방향을 제대로 정립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국민으로부터 지지받는 전경련을 만들면 4대 그룹이 아니라 어떤 기업이든 전경련과 함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이것이 가장 기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임기 6개월이라는 시간을 못 박은 상황에서 단시간에 신뢰를 회복할 만한 쇄신은 쉽지 않아 보인다. 전경련은 쇄신 방안의 하나로 산하 연구소인 한경연을 글로벌 싱크탱크로 키우는 것을 골자로 하는 뉴웨이 선언을 발표했다. 전경련을 싱크탱크 중심의 조직으로 개혁하는 방안은 몇 년 전부터 전경련 혁신 방향으로 꾸준히 거론돼왔다. 선언만 있을 뿐, 여전히 구체적인 로드맵은 보이지 않는다. 김병준 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4대 그룹이 탈퇴하면서 한경연이 상당히 축소돼 있는 상태다. 이를 무한대로 키워서 큰 연구소로 만드는 것은 현재로서는 힘든 일이다”라며 “바깥에 있는 학술적, 정책적 네트워크를 잘 활용해서 나름대로의 정책이나 정부, 시민사회나 기업에 도움이 되는 제안을 만들어내는 일종의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면 어떨까 한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3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경제 6단체장들과 오찬 회동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4대 그룹 복귀 불투명 재계는 김병준 위원장 선출 이후 행보를 일단 지켜본다는 분위기다. 전경련이 아직까지 변화의 모습을 보이지 않은 만큼 재가입에 대해 논의할 만한 시점은 아니라는 것이다. 2017년 삼성전자를 비롯한 기업들은 전경련에 탈퇴서를 제출하고 이를 언론에 알리는 등 적극적인 탈퇴 의사를 보였다. 복수의 재계 관계자들은 재가입을 하기 위해서는 전경련의 변화라는 확실한 사회적 공감대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민적인 공감대 속에서 탈퇴가 이뤄졌던 만큼 재가입 또한 기업이 가입절차를 밟고 회비를 납부하는 등 적극적인 의사의 표현이므로 여론의 지지가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대부분의 기업이 대한상의나 경총에 가입돼 있어 따로 전경련 가입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목소리도 있다. 대한상의나 경총, 전경련 등 경제단체들은 조직의 설립목적이나 성격이 달라 고유의 역할은 모두 다르다. 전경련이 위축된 몇 년 사이 영향력이 커진 대한상의가 민·관 창구 역할 및 기업외교의 역할을 도맡고 있어 전경련의 공백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 3~4년 동안 대한상의가 역할을 잘해왔는데, 전경련의 위상 회복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가 무엇일지 사실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경련이 위상을 회복한다고 크게 바뀐다기보다 단체가 하나 더 늘어나는 플러스알파 정도의 효과가 있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학계와 시민사회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참여연대는 2월 20일 “전경련이 윤석열 캠프 출신 정치인을 회장 권한대행으로 인선하려는 시도가 정경유착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미 존재하는 조짐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가 아니다. 윤석열 정부가 집권 이후 전경련 등 재계가 요구해왔던 친재벌 정책을 노골적으로 펴고 있기 때문이다”라는 논평을 발표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경련은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많았다. 박근혜 정부에서 미르재단을 만드는 과정에 대통령실이 전경련 재벌총수들을 압박해 돈을 내게 했다. 당시 안종범 경제수석 밑에 지금의 경제수석인 최상목 비서관이 있었다”라며 “불미스러운 기억이 국민에게 남아 있는 상황에서 색안경을 끼고 볼 여지가 많다”라고 말했다. 전 교수는 “전경련 자체가 정치권으로부터 거리를 두는 개혁을 하겠다고 표방한 상황에서 누가 봐도 정치인이 명백한 김병준 위원장을 권한대행으로 추대한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윤심’ 논란(2023. 01. 27 14:49)
2023. 01. 27 14:49 정치
ㆍ나경원 불출마 선언 막전막후…어디서부터 스텝 꼬였나 “저는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겠습니다.” 끝내 무릎을 꿇었다. 1월 5일 ‘헝가리식 저출산 해법’ 언급에서 25일 불출마 선언까지. 윤심(尹心)을 내세우는 쪽 입장에서 바라본 ‘반란’은 20일 만에 진압됐다. 1월 25일 오전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나경원 전 의원은 당대표 출마 의지를 꺾었다.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1월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대표 선거 불출마 기자회견에서 굳은 표정으로 질문을 듣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뒤끝은 남았다. “인중유화(忍中有和)”, “질서정연한 무기력함보다는 무질서한 생명력이 필요하다”는 그의 불출마 선언문에 등장하는 말들의 의미를 두고 설왕설래를 남겼다. 이어진 기자들과 문답을 포함해 그는 여러 차례 ‘솔로몬 재판의 진짜 엄마 같은 심정’을 거론했다. 차마 아이, 그러니까 국민의힘이라는 당을 분열로 이끌 수 없어 자신이 내려놓는다는 이야기인데 그렇다면 그 아기가 내 아이라고 주장한 ‘가짜 엄마’는 누구일까. 심지어 나 전 의원이 이날 재킷 안에 받쳐 입은 옷 색깔(청록계열 민트)까지 주목을 받았다. 과거 바른미래당의 상징색(유튜브 매체 스픽스 채널 ‘김종대의 이슈탱크’에 출연한 오현주 이후정경연구소 소장)이다. “전당대회에서 자신이 역할을 할 공간이 없다”고 했지만 바른미래당 출신으로 남겨진 유력주자, 안철수에게 보내는 무언의 메시지가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다. 스텝 꼬였다? 동상이몽? 불출마 배경은 “중간에 스텝이 좀 꼬였다.” 불출마 선언 직후 나 전 의원의 ‘입’ 역할을 했던 박종희 전 의원의 백브리핑에서 나온 말이다. 박 전 의원에 따르면 갈등의 기원은 지난해 10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이후 저출산위) 부위원장을 맡은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통령직속 자문기구인 저출산위 위원장은 대통령이다. 위원은 8명의 관계부처 장관과 민간위원으로 구성된다. 나 전 의원은 민간인 신분으로 부위원장을 맡았다. 저출산위 부위원장이 장관급이라는 설명이 나오는 까닭이다. 지난해 10월 14일 부위원장직을 맡았지만, 사표를 쓸 때까지 저출산위는 대통령을 모시고 하는 회의를 한 번도 열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밖에서는 장관급이라고 하지만 본인은 조금 한계가 있다고 느꼈고, 또 민간위원의 신분이니 겸임도 가능해 당원 행사도 가고 당협위원장(서울 동작구) 지위도 유지한 거다.” 박 전 의원의 말이다. 그에 따르면 상황이 달라진 것은 당대표 경선에 당원 100% 룰이 도입되면서부터다. 오전에는 (저출산위에) 가서 일하고 오후에는 당원 교육 등을 다니면서 인기 있는 강사다 보니 지지율이 30~35% 나오더라는 것이다. “당연히 본인으로서는 고민을 안 할 수가 없는 거죠.” ‘스텝이 꼬였다’는 무엇을 말하는 걸까. 저출산위 부위원장 자격으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헝가리식 저출산 해법을 이야기했는데(1월 5일), 그다음 날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이 정색을 하고 “정부 정책을 조율 없이 발표했다”고 공개 비판했다. 그때 사직서를 냈으면 설왕설래 논란이 없었을 텐데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으면서 장고에 들어가는 모양새가 되니 일이 이상하게 꼬였다는 얘기다. 저출산위 말고도 임명직인 기후환경대사까지 중요 보직을 둘이나 맡겼는데 당대표 여론이 좋으니 나 전 의원이 ‘선을 넘었다’는 것이 대통령실 측의 시각이라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1월 11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가 열렸다. 이날 신년인사회에는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나경원 전 의원의 ‘처신’을 둘러싼 대통령실과의 기싸움이 한창이던 설 연휴 직전, 대통령실 관계자를 만났다. 나 전 의원의 당대표 출마 여부를 두고 ‘격노’ 분위기를 보이는 대통령실 분위기가 이해가 되지 않아서였다. 이 인사는 나 전 의원의 출마를 확신하고 있었다. 설 연휴 직후인 1월 25일이나 26일쯤 출마 선언을 예정에 두고 있고, 나 전 의원 주변에 모여 있는 사람들이 출마선언문을 윤독하며 문구를 다듬고 있다고 했다. 이 인사가 파악한 ‘정보’에 근거한 예측이었다(실제 출마 전날까지 나 전 의원은 출마할 경우와 불출마할 경우를 대비해 각각의 입장문을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사는 ‘동상이몽’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했다. “저출산위 부위원장이라는 자리는 상근도 아니고 비상근도 아니다. 그 자리를 줄 때 당대표에 나오라는 이야기도, 나오지 말라는 이야기도 없었다. 나경원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맡은 자리가 비상근인데 만약 기회가 되면 그런 정도는 그냥 넘어가는 것 아닌가.” 만약 그 자리(저출산위 부위원장)를 줄 때 명시적으로 대신 당직은 맡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했다면 나 전 의원도 처음부터 받지 않았을 텐데 자리의 의미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을 했다고 보고 있었다. 이 인사는 사의 표명에 해임으로 맞서는 과정에서 대통령실이 상당히 오버했다고 평했다. “사실은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나 전 의원이 그건 대통령의 본심이 아닐 것이라고 이야기한 것에 대해 ‘그게 대통령의 속내’라고 비서실장이 찍어 이야기하다니(…) 너무 뭉개버린 것이다.” 대통령의 진의(眞意)가 뭐든 당무와 관련해서는 모호한 태도를 유지해야 만약 대통령의 뜻대로 진행이 되지 않더라도 대통령이 나서서 판을 정리할 수 있는데 나 전 의원이 ‘4선 원내대표 출신의 정치인’이라는 점을 간과한 데다 패가 다 읽혀 쓸 수 없게 돼버렸다는 이야기다. 기자는 대통령실 내의 이 ‘이해할 수 없는 기류’와 관련해 항간에 떠도는 소문처럼 김건희 여사가 모종의 역할을 한 게 사실인지 물었다. 그의 대답이 흥미로웠다. “김대기(비서실장)가 저렇게까지 성명을 내는 것은 그 뒤에 V1, V2가 아니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누굴까. V1이라면 저렇게까지 했겠냐(는 뒷말이 나온다).” 맥락상 ‘V1’은 윤석열 대통령, ‘V2’는 김건희 여사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까 대통령실 내에서도 나 전 의원의 무릎을 꿇린 데는 김건희 여사의 의지가 상당히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다는 전언이다. 당대표 선거 논란과 관련한 이 인사의 해석이다. “V2가 장제원을 좋아한다. V1이 장제원을 야단치고 V2는 장제원을 칭찬하는 식이다. 그러니 그 힘을 믿고 지금 저렇게 사달이 난 것이다.” 결국 이 사태를 만들어낸 것은 ‘V2와 이어져 있는’ 윤핵관이라는 설명이다. 정말 그런 걸까. 김건희의 작품인가, 윤석열의 분노인가 당 측 인사를 접촉해봤다. 이 인사는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 “대통령실에 있는 사람이라고 윤 대통령이나 김건희 여사 속내를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건 다 말 만들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말이다.” 이 인사는 지금 벌어진 사태는 ‘스타일의 충돌’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공직을 보는 감이 남다른 사람이다. 기존 정치가의 언행이 자기 이해관계를 의식해 한 것이었다면 윤 대통령은 다르다. 그다음에 (나 전 의원이 자신의 해임과 관련해 페이스북에 쓴) 본의가 아니라는 뜻이 뭔가. 대통령이 볼 때 받아들이기 매우 힘든 이야기다. 당신이 간신에게 놀아나고 있다는 이야기밖에 더 되는가. 윤 대통령은 담백한 스타일이다. 나 전 의원은 거기에 너무 어긋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나 전 의원이 완전히 ‘뻑수’를 뒀다. 사임에 해임으로 맞선 거나 김대기 실장이 나서서 못을 박은 것은 김건희 여사가 어쩌고 이야기할 것도 없이 윤 대통령의 감출 수 없는 분노를 드러낸 것이다.” -나 전 의원의 행보가 마음에 안 든다고 하더라도 노골적으로 감정을 실어 공격하는 게 맞나. “윤 대통령이 담백한 건, 그런 걸 안 좋다고 보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 보면 정의감이 넘치는 것이다. 물론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사정도 많이 있다. 나경원이 왜 그만두려고 하느냐. 대통령이 볼 때는 너무 이기적이다. 그 양반은 그런 거 되게 싫어한다. 헝가리 저출산 제도 발언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나경원의 이후 행보를 보면 오해하기 딱 좋다. 처음부터 꼬여버린 데다 출마 명분도 마땅치 않으니 의도적으로 대통령과 각을 세우라고 누가 조언을 했을지는 몰라도, 아무튼 실수든 전략이든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이다. 심지어 나 전 의원이 페이스북에 작정하고 쓰지 않았나.” -당대표 경선은 당무인데 ‘윤심’을 이렇게 밝히는 게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 아닌가. 노무현 전 대통령도 열린우리당이 많이 당선되면 좋겠다는 발언으로 탄핵 직전까지 가는 등 고생을 했는데. “우리 선거법 해석은 당내 선거는 아무 상관 없다고 돼 있다. 노 전 대통령은 공직선거여서 문제가 됐다. 우리가 볼 때는 윤심이 중요하지만, 대통령실에서는 공직자로서 나경원의 처신만 문제 삼았다. 나경원 쪽에 여러 경로로 여러 차례 경고를 한 것으로 안다. 한덕수 총리를 통해서도 이야기를 했는데 나경원은 정치인이다 보니 내가 어떻게 한덕수 밑이냐, 뭐 이렇게 생각한 거 아닌가 싶다.”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당 문제에 대해 현직 대통령이 자신의 의중을 이렇게 노골적으로 드러낸 경우가 있었나. “거꾸로 이야기하면 나경원 같은 사람이 있었나. 중립적으로 보면 나경원과 같은 행태도 이런 사례가 없었다. 그거(저출산위) 맡았으면 당대표는 출마 안 하려 하나 보다라고 대통령실에선 생각했을 것이다. 결국 나경원의 처신 문제다.” 이 인사는 안철수가 당권 선거에 출마하는 것도 이해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원래대로 하면 대권주자들이 임기 초에 당대표하겠다고 나서지 않는다. 명분도 뭔지 모르겠다. 명분도 불분명하고 그렇다고 각을 세우고 나오는 것도 아니고 동력을 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는 이준석이 당대표가 됐던 지난 전당대회 때와는 달리 당원들의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원래 우리 당은 장제원류에 대한 견제심리가 되게 강했던 당인데 이제는 그런 것은 부차적인 변수가 됐다. 유승민같이 대통령을 흔들고 그런 것은 용납되지 않은 분위기가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결국 결선투표 없이 윤심이 실린 김기현 후보가 당대표가 될 거라고 이 인사는 전망했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김기현 의원이 1월 10일 경기도 수원시 국민의힘 경기도당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수원 | 성동훈 기자 윤심 업은 김기현, ‘당대표’ 될 수 있을까 나경원 불출마 선언 후 기자가 접촉한 대부분의 선거 컨설턴트·정치평론가의 생각은 달랐다. “내년 4월에 치러질 총선은 좋든 싫든 윤석열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이 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의 국정수행 능력에 대한 여론은 악화되고 있는데 울산 출신 당대표가 결국 선거의 핵심승부처가 될 수도권 공천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선거를 잘 치러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신철우 시사평론가의 말이다. 그는 “국민의힘 경선을 보면 아무리 윤심(尹心)이 실려 있는 후보라지만 김기현 후보의 체급에 비해 실질적인 양강구도를 이룰 안철수 후보는 어찌 됐든 대권주자라는 점에서 네임밸류에서 너무 차이가 난다”라면서 “차라리 안철수가 당대표가 돼 총선을 치르면 집권동력이 떨어진다기보다 당내 견제와 균형에 더 바람직한 결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도 “총선은 안철수 카드가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정치사를 보면 전당대회에서 대선주자와 붙는 경우 대체적으로 대선주자가 이겨왔다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일단 명분이 있다. 공동정부라는 그 자체로 중도확장성도 있다. 당원들도 그것을 보고 당대표를 선택할 것이다. 반면 김기현은 명분에서도 밀리고 대선주자도 아니고 수도권 중도확장을 이뤄낼 수 있는 입지가 안 된다. 여기에 결국 김기현이 윤심 마케팅을 해온 까닭에 나머지 후보들은 자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반(反)김기현 또는 비(非)김기현으로 몰려 있다. 김기현은 이들에 의해 거꾸로 포위되는 형국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윤심을 업은 김기현이 당대표가 된다면?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그렇게 된다면 당대표 선거에서 총선과의 상관관계는 거의 생각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라며 “다시 말해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선거를 진두지휘해 승부를 보겠다는 뜻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윤석열 대통령이 선택한 것은 ‘기동전을 특징으로 하는 몽골기마병식 전략’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공성전을 했던 유럽에 비해 몽골기마병식 전략의 특징은 전선이 붙으면 상대 진영의 지도부로만 몰려간다.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을 통해 유명해진 말처럼 ‘한 놈만 패는 전략’이다. 윤석열은 지금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건재하면 총선을 못 이긴다고 보고 이재명만 집요하게 공격하고 있다. 그런 전략을 펴니 훨씬 덩치가 큰 민주당이 혼비백산해서 갈라지고 있다. 거기에다 중선거구제 제안까지 던져 정치적으로 흔들고 깨려는 전략이다. 윤 대통령은 자신감을 가지고 있을 거다. 윤 대통령 시각에서는 총선에서 그것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더 뭐가 있겠는가. 과연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이길 수 있을까를 두고 윤석열식 계산으로 할 때 승리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는 뜻이다. 기존 정치인들은 여의도식 문법으로 정치판을 해석하고 수를 읽다 보니 결국 자기들 논리에 빠진다. 기존 문법을 따르지 않는 윤 대통령은 전혀 다른 전략으로 다르게 접근 중이라는 사실을 민주당도, 이번에 낙마한 나경원도, 또 기존 정치권들이 아직 잘 모르는 듯하다.” “나경원은 흐름을 놓친 것 같다. 기사도 그렇지만 정치도 시의성이 중요하다. 타이밍이 생명이다. 나경원은 타이밍을 잘못 이해한 것 같다.” 박신용철 더체인지플랜 선임연구위원의 말이다. 그는 ‘윤심을 업은 김기현’ 당대표로는 내년 총선의 핵심승부처인 수도권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이 승리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4선 중진의원이라고 하지만 울산은 국민의힘 후보에게는 공천받아 깃발만 꽂으면 되는 동네다. 수도권은 전혀 다른 전쟁터다. 천양지차다. 김기현 의원이 당대표가 된다고 치자. 수도권 지역구에서 민주당 쪽과 1등을 다투는 국민의힘 출마자가 당대표를 부를까. 수도권을 알고 스펙에 도움이 되는 사람을 부르지. 그런 지역구가 총선의 승패를 가르는 지역이 될 거다. 문제는 김기현이 그런 역할을 잘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설혹 당대표가 되더라도 내분이 생길 수밖에 없다. 어쩌면 이조차 윤 대통령의 구상일 수 있다. 수도권에 자신의 말을 잘 듣는 사람들을 꽂아 넣고 시키는 대로 하기 위한. ‘명단 줄 테니 그림 만들어와’ 이런 당대표가 될 가능성이 없지 않아 보인다.” 안철수는 이준석·나경원처럼 배제될까 결국 대통령 또는 ‘여사 라인’에서 자기 사람을 꽂아 넣기 위해 ‘실권 없는 당대표’를 세우려는 거 아니냐는 의심이다. 만약 현재 2강을 형성하고 있는 안철수 의원이 현재 여론조사 흐름대로 1위가 되면 이 계획은 흐트러진다. 윤석열 대통령이 1월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위원회 위촉장 수여식에 입장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대기 비서실장.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제3의 가능성은 없을까. 예컨대 3월 8일 또는 12일로 예정된 전당대회와 관련 현재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은? 앞서 당 인사는 “유승민의 출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지금 윤심이니 어쩌고 하는 사람들이 소환하는 것이 2016년의 ‘진박감별사’ 논란이다. 그때 그 논란이 나온 직접적인 계기가 유승민이었다. 돌이켜놓고 보면 개인이 아니었다. 원내대표가 대통령을 공격했다. 그 유승민을 떨어뜨리려고 진박감별사 소동이 벌어졌다. 유승민은 정말 문제가 많은 사람이다. 생각하는 것이 민주당하고 같으면 민주당으로 가야지. 공약은 문재인과 똑같은 사람인데. 나경원도 스스로 보수라고 하지만 전형적인 보수는 아니다. 안 좋은 보수다. 자기 것만 챙기고 자기 이해 중심적이다. 말로는 어마어마한 이야기를 하는데 가만 들어보면 누구한테도 감동을 주지 않는다. 국민의힘 지지자들 사이에서 나경원의 지지율이 왜 급락했을까. 나는 유승민·이준석 효과가 당원들에게 트라우마를 남겼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나는 안철수도 위험하게 본다. 스탠스가 여차하면 나경원 쪽으로 흐를 것 같다. (유승민의 거취는 어떨 거로 보나) 100% 탈당한다고 본다. 유승민 주도로 만들어질 ‘제3세력’이 살려면 국민의힘이 죽어야 한다. 안 죽으니 죽으라고 고사를 지내는 것이다. 유승민이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 나올 정도로 간이 클까. 당원들의 적대감을 감당할 수 있을까.” 유 전 의원의 이후 행보도 앞으로 지켜봐야 할, 이번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윤심쫓기’에 쏠리는 여권, 각자도생 도모하는 야권(2022. 12. 09 11:26)
2022. 12. 09 11:26 정치
ㆍ여당, 의원공부모임 ‘국민공감’ 출범 ㆍ야당, 당대표 ‘사법리스크’에 발목 잡혀 “다시 한 번 우려하는 언론인 여러분에게 말하겠다. 이 모임은 순수한 공부모임이다.” 국민의힘 친윤계 의원들이 12월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공부모임 ‘국민공감’에 참석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박민규 선임기자 12월 7일 아침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 “국민공감의 심부름, 뒷일을 담당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소개한 이철규 의원의 말이다. “일부 우려처럼 계파모임이나 다른 길로 결코 가지 않을 것이다. 오로지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대한민국 모두의 성공과 행복으로 돌려드리도록 의원뿐 아니라 원외 위원장, 전문가들이 참여해 정책 대안을 도출해 국민께 도움되는 모임으로 발전시킬 것이다.” 지난 12월 1일 유상범 의원실 명의로 발송된 이 모임의 출범 보도자료를 보면 모임은 2주에 한 번씩 열린다. ‘한국 정치와 보수정당이 가야 할 길에 대해 현안별, 정책적 논의와 함께 분야별 전문가와 지도층 인사들로부터 고언을 듣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적극 돕는다는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총괄 간사는 이날 오전 인사말을 한 이철규 의원이 맡고, 김정재 의원이 총무를, 박수영 의원이 기획, 유상범 의원이 공보를 맡아 간사단으로 활동한다. 행사가 끝난 후 다시 국민공감 명의의 문자메시지가 왔다. 문의가 많아 이날 행사에 참여한 국회의원 71명의 명단을 공개한다는 것이다. 이 의원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언론은 이 71명의 회동을 ‘국민의힘 친윤모임 활동 개시’로 보도했다. 이날 행사에 불참한 주호영 비대위원장, 정진석 원내대표와 이준석 전 대표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김웅 의원 등을 제외한 국민의힘 대다수 의원이 ‘얼굴도장’을 찍은 행사였다. ‘친윤’ 계파모임 아닌 순수 공부모임? 이날 당 지도부의 공식적인 불참 사유는 사전에 약속된 특정 종교행사 참석 관계였다. 김웅 의원은 이튿날인 12월 8일 페이스북에 한국은행 경제교실과 국회 의정연수원이 공동개최한 ‘최고위 경제금융과정’ 수료증을 올리며 다음과 같이 해시태그를 달았다. “#나는_공부는_떼로는 안함.” 반면 역시 친이준석으로 분류되는 하태경 의원은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이튿날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한 하 의원은 “계파모임이면 안 갔을 텐데 강사(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의 강의 내용에 관심이 있어 갔다”라며 모임의 성격에 대해 “안철수·권성동도 참여한 일종의 플랫폼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어렵게 출발한 공부모임인데 너무 정치만 물어보는 것 아닙니까.” 이날 행사 뒤 기자들을 만난 장제원 의원의 말이다. 기자들의 질문이 윤 대통령의 이른바 ‘관저정치’와 주호영 원내대표의 ‘MZ세대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차기 당대표’ 발언, 특히 한동훈 법무부 장관 당대표 차출설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집중된다는 항의였다. “하태경이든 안철수든 당연히 가야 할 자리 아니냐. 국회의원으로서는 자기 정치가 최우선인데. 공천권을 행사하는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면 누가 되든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 박신용철 더 체인지플랜 상임연구위원의 말이다. 그의 평가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당내의 친윤핵심 인사들을 용산 관저에 불러 저녁을 함께하는 이른바 ‘관저정치’는 퇴행적 정치행태다. “정치권 주변에서는 윤 대통령이 당대표를 넘어 공천권 행사를 통해 기존의 국민의힘 의원들을 싹 날릴 것이라는 예상이 돈다. 대신 자기네 사람들, 크게 세 그룹 정도로 나뉘는데 기존 윤핵관과 말 잘 듣는 관료, 나머지는 검찰 출신 인사들을 삼각편대로 당에서 공천을 주려고 진두지휘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한동훈 법무부 장관 당대표 차출론도 그런 맥락에서 나오는 이야기라는 해석이다. “한 장관은 누가 봐도 윤석열 대통령의 복심이다. 문제는 한동훈 같은 사람이 당내에는 없다는 점이다. 당 사람들을 여럿 불러서 관저에서 당 행태를 비판한다. 한동훈 차출론은 작위적으로 만든 자가발전 논리가 아닌가 싶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도 답답할 것이다. 차라리 윤심을 대변하는 게 확실한 한동훈을 앉혀놓고 당대표 역할을 하게 하면 당장의 당 운영이 편하리라는 생각이다. 예전에는 4인회이니 7인회이니 그런 것이라도 있었는데 지금은 사실상 한동훈 ‘원톱체제’ 아닌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왼쪽)이 12월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김의겸 민주당의원을 쳐다보고 있다. 한 장관은 김 의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 박민규 선임기자 논란이 집중되자 한동훈 장관이 당대표 차출론에 대해 입을 열었다. 12월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출석길에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이다. “나에게 그런 이야기를 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법무부 장관으로서 할 일을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 왔고, 앞으로도 그 생각밖에 없다.” 주호영 원내대표가 거론한 ‘MZ세대의 지지를 받는 당대표’가 한동훈일까. 현실적으로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대표가 되려면 최소 3개월 전에는 입당해야 한다. 그러니까 전당대회가 치러질 내년 2월 말에서 3월 중순의 3개월 전인 현시점에는 이미 국민의힘에 입당원서를 냈거나 최소한 그런 움직임을 보여야 하는데 그런 조짐은 없다. 한동훈 차출론 근거 MZ세대 지지의 실체 여권의 유력주자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떠오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리서치뷰가 지난 11월 29일부터 30일까지 진행한 정기조사에서 한 장관은 ‘범보수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 17%를 차지해 유승민(21%)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관의 전달 조사와 비교해보면 유승민은 1% 하락한 대신, 한 장관은 2% 상승했다. 뚜렷한 상승기류다. 조사대상을 보수층으로 좁히면 한 장관 지지세는 더 뚜렷해진다. 한 장관은 29%를 차지해 2위 오세훈(17%)과 큰 폭의 차이를 보인다. 보수층에서 유승민 후보 지지율은 4%로 이준석, 안철수(각 5%)에도 못 미친다. (휴대전화 100% RDD, 95% 표본오차에 신뢰수준 ±3.1%p, 응답률은 4.6%.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및 리서치뷰 홈페이지 참조) “국정감사와 같은 자리에서 한 장관이 여러 번 어필했다. 그 전까지는 이준석 전 대표가 상당히 선방했는데, 당원권 정지로 시련을 겪으면서 언론 지면에서도 많이 사라졌고, 그런 영향으로 한 장관이 반짝 빛을 본 것 같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의 말이다. 한 장관이 MZ세대의 두 자릿수 지지를 받았지만 전체 추세에서 그동안 국민의힘이 주력했던 2030 남성그룹이 절반 이상 이탈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안 대표는 덧붙였다. “MZ세대는 전 정권 시기의 이른바 ‘불공정 내로남불’에 분노했는데 윤석열 정권의 제1국정 과제인 공정과 상식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데 따른 실망감이 높아져 있다”고 그는 분석했다. “출구조사 때 결과를 보면 윤석열에 대해 20대 남성의 58%, 30대 남성의 50% 가까운 사람들이 지지했는데 현재 지지율을 보면 대선지지율도 안 나오고 있다. 예전에는 지역구도가 온전한 상황에서 세대구도가 펼쳐져 4050·여심(女心)이 결정요인이었다면 4050과 6070이 맞붙은 이번 대선이나 지선에서는 평소에 당파성이 옅어 무당파가 많았던 2030세대가 누구 손을 들어주냐가 주요한 변수가 됐다. 그 구도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한 장관이 앞으로 정치로 뛰어든다면 추가적인 정치적 검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법무부 장관이 됐지만 여전히 과거 이력, 특수통 검사의 연장선에 있다고 봐야 한다. 사실상 검찰권력을 지휘하고 있는 그가 실제 정계에 입문했을 때 청년들의 눈높이에 호응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윤석열 정부하에서 지금 대한민국이 검찰국가가 돼버린 것은 사실 아니냐. 지금까지는 야권의 악재가 연이어 터지면서 재미를 보고 있는데 이게 정치의 존재 이유와 부합할지,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일정 부분이나마 청년세대의 관심을 끌 수 있을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 12월 1일 국가미래발전계획 주관으로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원인규명과 대안 및 추모를 위한 개선과제’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국가미래발전계획 사무국 제공 국가미래발전계획: 이재명판 광흥창모임? 대선과 지선에서 패배한 야권에서도 전열 재정비 작업이 한창이다. 특히 주목을 받는 건 12월 1일 국회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원인규명과 대안 및 추모를 위한 개선과제’ 토론을 주관한 국가미래발전계획이다. 국가미래발전계획은 경기연구원장을 지낸 이한주 가천대 석좌교수가 이사장을 맡은 모임이다. 행사 보도자료를 통해 국가미래발전계획은 “이한주 이사장을 중심으로 각 분야 교수진 및 전문가를 전국적으로 포괄하는 매머드급 정책대안 조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정치사에 비춰보면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2년 대선 패배 후 최측근인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과 조대엽 고려대 교수 등이 주도해 만든 광흥창모임(심천회)과 비슷한 성격의 공부·정책대안 모임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국가미래발전계획은 국회사무처 등록 사단법인화를 추진 중이다.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이낙연 전 대표 측의 싱크탱크로 주목받고 있는 ‘연대와 공생’의 이후 행보도 관심 대상이다. 지난 11월 28일 ‘글로벌 경제위기와 한반도 안보’를 주제로 사단법인화 후 첫 행사를 연 연대와 공생은 격월간 형식으로 학술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국민의힘 의원공부모임인 국민공감처럼 야권의 정책대안 모임도 정치적으로 읽히는 건 경계하는 모양새다. 12월 1일 열린 국가미래발전계획 행사에서 이재명 당대표는 서면으로 인사말을 대신했다. 남평오 연대와 공생 운영위원장은 “미국에 체류 중인 이낙연 전 대표와 10월쯤 학술대회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은 맞지만 이 대표가 한국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해서 이번 행사에서 정치적 메시지는 발표하지 않았다”라며 “지난 대선 시기 이낙연 전 대표의 싱크탱크로 출발했지만 앞으로는 대중적인 시민정책 연구그룹을 지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른바 윤심(尹心)이 어디에 있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여권 쪽 사정과 달리 야권은 각자도생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남평오 연대와 공생 운영위원장은 “지난 대선에서 이낙연 측이 이재명을 돕지 않았다는 주장이 있는데 0.7% 차이로 추격한 공은 이낙연에게 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대표 지지자 쪽에서 ‘지난 대선 국면 때 대장동 의혹을 이 대표 쪽에서 흘렸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대장동 의혹에 어떤 실체가 있다면 이재명에게 있는 것이지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서 이쪽에서 어떤 정치적 이득을 취한 바 없다”라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가장 유력한 야권의 차기 대권주자는 이재명 당대표다. 앞의 리서치뷰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가 받은 범진보후보 적합도는 37%로 진보·보수 주자를 통틀어 가장 높은 지지율을 나타냈다. 하지만 사법리스크의 장벽을 넘어야 한다. 역시 리서치뷰의 조사에서 이 대표의 거취에 대한 질문에 ‘당대표직을 유지해야 한다’와 ‘물러나야 한다’는 대답이 각각 45%로 동률을 이뤘다. “적어도 내년 봄 전에는 소환되고 사법처리, 기소되리라는 게 민주당 의원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이른바 친명파인 처럼회 의원들의 의견도 비슷하다. 그쪽에 법조인 출신이 많은데 자기 쪽에서 봐도 이 정권은 그렇게 할 것이라는 것이다.”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의 말이다. “거기에 대해 무슨 수가 있나. 수가 없다. 수가 없으면 엎드리고 지나가야 한다. 지금 저렇게 하면 본인의 재기 및 부활, 재도전에도 마이너스다. 마지막 남은 순간이 정기국회가 끝난 뒤인 내년 초라고 본다. 본인이 먼저 당대표직을 내려놔야 한다. 본인의 사법리스크는 당과 아무런 상관 없는 문제 아닌가. 측근들이 연루됐다는 혐의로 당이 압수수사를 당했다. 당원들에게 일단 사과를 하고 국민에게도 폐를 끼친 것이니 사과하면서 동시에 정권 탄압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 취임 100일을 맞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2월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사회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 박민규 선임기자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 벽 넘을 수 있을까 그는 윤 대통령의 이른바 ‘관저정치’와 국민의힘 윤핵관을 앞세운 측근 정치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이다. “국민공감이 공부모임이라는 것은 하나의 포장이다. 결국은 친윤세력이 차기 대권까지 내다보며 어쨌든 당을 친윤정당으로 완전히 바꾸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 아닌가. 여야 모두 내부에서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없다. 이 당 저 당 모두 때를 기다린다고 하는데 경제나 민생을 생각하면 지금이 과연 마냥 기다릴 때인지 되묻고 싶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야권의 진로와 관련 “이재명의 리더십이 회복되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7월부터 차기 대권주자 조사를 해왔는데 당대표 되고 40%대로 올랐다가 10월, 11월 연속 빠지고 있다. 호남에서도 겨우 40%대에 머무르고 있다. 진보지지층에서도 이재명 사법리스크가 장기화되고 확대일로를 거치면서 점점 우려감이 커지는 것으로 보인다. 뭔가 특별한 반전포인트가 없다면 부활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는 당대표직과 관련 “이 대표가 본인이 소환되고 구속되더라도 끝까지 자신의 무고함을 주장하며 직을 유지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구속까지 된 상황에서 추가적인 혐의로 유죄가 유력한 상황이 펼쳐지더라도 이 대표가 버틴다면 민주당으로서는 어쩔 수 없다. 그렇다고 버티는 당대표로 다음 총선을 치를 수도 없고 이래저래 진퇴양난의 형국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출신 대통령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지 않습니까. 잘할 수 있는 것이 그것밖에 없다는 점이 가장 우려스럽죠. 정말 난세입니다. 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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