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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212 건 검색)

[기자칼럼]달 착륙과 ‘선거 음모론’
[기자칼럼]달 착륙과 ‘선거 음모론
2025. 01. 13 21:20오피니언
... 수 있는 대단한 세력이 자비심을 발휘했거나 큰 실수를 했다는 얘기인데, 이는 논리적이지 않다. 음모론에 대응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합리적 증거에 의지해 음모론이 확대 재생산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기자칼럼음모론부정선거윤석열
‘이재명 친중 비밀회동’ 국민의힘 음모론에···외신기자들도 화났다
‘이재명 친중 비밀회동’ 국민의힘 음모론에···외신기자들도 화났다
2025. 01. 10 17:08정치
... 회동’이라고 비판하자, 간담회에 참석했던 외신기자들이 직접 “기초적인 사실확인도 하지 않은 음모론”이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와 지난 8일 간담회를 가졌던 외신기자들은 10일 공동 입장문을 내...
尹 탄핵심판 시작
[정동칼럼]음모론
[정동칼럼]음모론
2025. 01. 06 21:30오피니언
... 경향이 있다. 그것이 사실과는 먼 주장으로 밝혀진다 해도 별 사과나 반성 없이 넘어간다. 즉 음모론에 관대한 편이다. 아마도 오랜 시간 축적된 반민주적 공간 속에서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고 합리적인...
정동칼럼권혁범
정치에 침투한 극단의 목소리…공론장에서 음모론 무력화해야 [신년기획, 더 나은 민주주의로]③
정치에 침투한 극단의 목소리…공론장에서 음모론 무력화해야 [신년기획, 더 나은 민주주의로]③
2025. 01. 02 14:22정치
... 때문이다. 이씨의 발언 후 4일만에 이 대표가 같은 입장을 내놨다. 세월호 고의 침몰설과 부정선거 음모론을 제기한 유튜버 김어준씨도 야권에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2025 신년기획

스포츠경향(총 41 건 검색)

[인터뷰①] ‘설계자’ 강동원 “음모론 믿는 편”
[인터뷰①] ‘설계자’ 강동원 “음모론 믿는 편”
2024. 05. 24 15:00 연예
배우 강동원, 사진제공|NEW 영화 ‘설계자’(감독 이요섭) 주연 강동원이 음모론에 대해 믿는다고 밝혔다. ‘설계자’는 24일 오후 서울 삼청동에서 진행된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극 중 사고사가 설계됐다고 믿는 ‘영일’처럼 음모론을 믿느냐고 묻자 “믿는 편이다”며 빙긋 웃었다. 강동원은 “난 뭘 들어도 곧이 곧대로 믿지 않는 스타일이다. 이게 진짜인지 검증할 때도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를테면 외계인 존재설도 가능성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나라에서도 분명히 외계인 존재에 대한 정보가 있지 않을까 싶다. 우리나라엔 비행접시가 왜 안 떨어지지? 과학적으로 충분히 가능성 있지 않나란 생각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극 중 ‘영일’이 그러지 않나. 우리(사고사를 설계하는 집단) 같은 사람들도 있는데 우리보다 더 큰 집단이 어떻게 없을 수 있겠느냐. 나도 ‘설계된 사고사’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도 있었고, 나중에 밝혀진 것도 있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런 선상에서 외계인도 비슷하게 가능성 있다고 믿는 이론이다”고 장난스레 덧붙였다. ‘설계자’는 의뢰받은 청부 살인을 완벽한 사고사로 조작하는 설계자 ‘영일’(강동원)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오는 29일 개봉 예정.
인터뷰인터뷰&
코쿤, ‘놀토’ 음모론 “음원에 손대는 듯”
코쿤, ‘놀토’ 음모론 “음원에 손대는 듯”
2023. 03. 25 17:56 연예
tvN ‘놀라운 토요일’ 가수 코드 쿤스트와 엑소 카이가 ‘놀라운 토요일’에서 활약한다. 25일 방송되는 tvN 예능 ‘놀라운 토요일’에서는 가수 코드 쿤스트와 엑소 카이가 스튜디오를 찾았다. 프로듀서라 신체에서 귀가 제일 발달했다는 코쿤는 ‘놀토’ 음모론을 제기해 도레미들의 공감을 얻었다. 카이는 화려한 신곡 쇼케이스 무대에 이어 김동현과 합동 공연을 선보여 분위기를 달궜다. 이후 본격적인 받아쓰기가 시작되고, 코쿤은 ‘전문가 귀’로 활약을 펼쳤다. 열심히 의견을 내고, 결정적인 단어를 캐치하며 영웅 자리를 노렸다. 카이 역시 존재감을 뽐냈다. 과거 ‘놀토’ 출연 당시 활약하지 못했는데도 4번이나 자신을 초대한 ‘놀토’는 정이 많은 곳이라며 도레미들의 사랑에 보답하고자 고군분투를 이어갔다. 그런 가운데 이날은 고난도의 받쓰를 풀어내기 위한 도레미들의 집단 지성이 흥미를 돋웠다. 코쿤으로부터 “지식은 짧지만 뇌 자체는 천재”라는 극찬을 받은 김동현은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놀라움을 안겼다. ‘키어로’ 키, ‘캐치 요정’ 태연, ‘문맥의 신’ 신동엽 등도 한마음 한뜻으로 저력을 드러냈다. 한편 매주 신선한 힌트를 선보이고 있는 MC 붐은 이날도 도레미들의 원망을 한 몸에 받은 새 힌트를 공개했다고 해 궁금증을 높인다. 이밖에 이날 간식 게임으로는 ‘가사 네모 퀴즈’가 출제됐다. 카이는 엑소 메인 댄서답게 현란한 골반 댄스를 보여줬다. 키, 박나래, 태연, 김동현 등도 남다른 무대 장악력으로 환호를 받았다. 여기에 독창적인 오답 퍼레이드로 모두의 배꼽을 저격한 신동엽, 김동현, 코쿤까지 차별화된 재미는 오늘 방송에서 모두 확인할 수 있다. 매주 토요일 저녁 7시 30분에 방송한다.
“범인은 이미···” 존 레논-마이클 잭슨, 사망 음모론의 진실은? (다크투어)
“범인은 이미···” 존 레논-마이클 잭슨, 사망 음모론의 진실은? (다크투어)
2022. 10. 18 09:24 연예
JTBC ‘세계 다크투어’ 제공 존 레논과 마이클 잭슨, 두 레전드 뮤지션의 죽음에는 의문이 뒤따른다. 19일 방송되는 JTBC ‘세계 다크투어’에서는 비틀즈의 존 레논과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두 레전드 뮤지션의 죽음과 관련된 음모론을 파헤친다. 김지윤 다크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다크 투어리스트들은 레전드 뮤지션 존 레논과 마이클 잭슨의 음악을 들으며 감상에 젖는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두 뮤지션의 갑작스러운 사망에 이들의 죽음에 대한 의혹 역시 무수히 쏟아졌다. 이번 다크투어에서는 이들의 죽음에 관련된 음모론을 하나하나 분석해볼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비틀즈의 운명을 바꿔놓은 두 인물에 관련된 이야기도 공개된다. 현재 우리가 아는 비틀즈의 이미지를 만든 핵심 인물부터, 세계적인 명곡 ‘Hey Jude’ 와 연관된 뜻밖의 인물까지 언급된다. 존 레논에게 영향을 미친 두 사람의 사연을 듣던 박나래는 “이런 사연이 있는 줄 전혀 몰랐다”며 놀라워했다는 후문이다. 존 레논은 한밤중 갑작스러운 총격으로 인해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했다. 도대체 누가 그를 살해했을지 궁금해지는 가운데 김지윤 다크가이드가 “여러분은 범인을 이미 봤다”며 존 레논이 죽기 직전 마지막으로 찍힌 사진에 답이 있다고 밝힌다. 과연 그 사진에는 어떤 이의 얼굴이 담겨 있을지 범인의 정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세계적인 록스타 존 레논을 살해한 범인의 정체가 밝혀지는 JTBC ‘세계 다크투어’는 19일 오후 10시 30분 방송된다.
TBS ‘신박한 벙커-기후위기 음모론의 진실’ 이달의 PD상 수상
TBS ‘신박한 벙커-기후위기 음모론의 진실’ 이달의 PD상 수상
2022. 08. 04 16:44 연예
TBS ‘신박한 벙커’ 시즌2 ‘기후위기 음모론의 진실’편TBS ‘기후 위기 작전상황실-신박한 벙커’의 ‘기후 위기 음모론의 진실’ 편이 한국PD연합회가 선정하는 제268회 TV 예능 부문 ‘이달의 PD상’을 수상했다. TBS ‘신박한 벙커’는 기후 위기 문제에 특별한 관심을 보여온 친환경 모델 송경아와 방송인 타일러 라쉬가 진행하고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 이유진 박사가 고정 패널로 출연하는 국내 유일 기후 위기 전문 토크쇼이다. 이번 수상작은 ‘신박한 벙커’ 시즌2 첫 회에 방송된 ‘기후 위기 음모론의 진실’ 편으로 기후 위기가 거짓이라고 주장하는 기후 위기 음모론자들의 주장을 전문가와 함께 과학적 팩트로 짚어봤다. 또한 지구환경박사 ‘제임스 후퍼’가 기후 위기 회의론자로 알려진 ‘패트릭 무어’와의 영상 인터뷰를 시도, 기후 위기 음모론의 위험성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었다. 심사위원회는 “가짜뉴스와 음모론의 폐해를 드러내고 팩트 체크를 통해 시민들의 혼란을 해소했으며, 과학적 원리와 시각적 장치 및 자료를 활용해 기후 위기를 효과적으로 제시했다”고 호평했다. 제작진은 “기후 위기는 당면한 가장 큰 문제이자 과제라고 생각한다. 기후 위기를 인식하고 작은 것부터 함께 실천하자는 생각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는데, 이렇게 상을 받게 되니 더 책임감이 생긴다”며 “프로그램을 통해 기후 위기에 대한 시민적 관심이 더 높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말했다. TBS는 대표적인 환경 과학 프로그램인 ‘신박한 벙커’ 이외에도 기후 위기 전문 유튜브 채널 ‘싸바나’를 운영하며 세계적 현안인 기후 위기 문제를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수상을 통해 차별성과 공익성을 인정 받은 TBS ‘기후 위기 작전상황실-신박한 벙커’는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 TBS TV에서 방송된다. 또한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 30분 유튜브 ‘TBS 시민의방송’ 채널을 통해서도 시청할 수 있다.
TBS

주간경향(총 32 건 검색)

[IT 칼럼] 부정선거 음모론의 달콤한 중독성
[IT 칼럼] 부정선거 음모론의 달콤한 중독성(2024. 12. 20 15:00)
2024. 12. 20 15:00 경제
지난 12월 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공개한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선거관리위원회에 투입된 계엄군이 선관위 시스템 서버를 촬영하는 장면이 찍힌 CCTV 화면 / 연합뉴스 부정선거 음모론은 달콤하다. 내 답답한 처지를 남 탓으로 돌릴 수 있어서다. 그래서 그런지 현실에 승복하기 싫어지는 음모론자들은 주기적으로 진영을 막론하고 등장한다. 하지만 3·15 부정선거라는 역사가 알려주듯 선거 조작이야 하려면 해볼 수야 있지만 들키지 않는 일은 쉽지 않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결국 터무니없는 짓의 흔적이 적나라하게 바로 드러나고 만다. 다 함께 무지몽매했던 시기라면 벌여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학교 교육을 받은 이들이 선거 과정에 참여하는 현대사회에서는 힘든 일이다. 끊임없이 전 세계 각국에서 심심치 않게 부정선거 음모론이 대두되지만, 문명국이라면 하나같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는 이유다. 그런데도 선진국에서조차 부정선거론이 시들지 않는 이유는 전산이라는, 학교에서 배우지 않았던 개념이 끼어들기 때문이다. 원래 이해하지 못하는 건 의심하게 된다. 엑셀 장표의 숫자를 바꾸듯 누군가가 손쉽게, 그리고 흔적 없이 혼자서라도 부정선거를 해치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버린다. 해커가 침투해서 명령어를 치니 휙 결과가 바뀌었으리라 순진하게 믿어버린다. 하지만 하다못해 결산서 하나도 숫자 하나가 바뀌면 여기저기가 뒤틀리면서 아귀가 맞지 않게 된다. 데이터란 이처럼 서로를 보정하도록 설계되게 마련이라서다. 겹겹이 가동 중인 로깅(일련의 정보 제공기록인 로그를 생성하도록 시스템을 작성하는 활동)과 모니터링을 속여야 하는 일까지 굳이 들먹이지 않아도 데이터 조작은 고도의 두뇌를 써야 하는 일이다. 타인의 집에 문을 열고 들어가서 헤집어 놓고 파괴하기는 쉽다. 그러나 남의 집에 침투해서 아무도 모르게 인테리어를 새로 해놓고 주인도, 방문자도 눈치채지 못하게 하는 일은 쉽지 않다. 게다가 30만명이 관여하는 개표와 집계 과정이니 조직적 가담을 이야기하려면 전제로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다. ‘오컴의 면도날’이라는 말이 있다. 건전한 사고 추론의 나침반으로 유명한 방법론인데, 어떤 현상을 설명할 때 불필요한 가정을 도려낸 가장 깔끔한 것이 진실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오컴의 면도날은 달착륙 음모론을 예제로 자주 설명된다. 달착륙 기념사진에서 별이 보이지 않는 건 카메라 노출의 문제라든가 성조기에 주름이 간 건 꽂는 순간의 반동이라든가 이처럼 훨씬 간명한 설명이 있는데, 수많은 인원이 동원돼 비밀리에 달착륙을 날조했으리라 가정하는 건 불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논리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의 ‘러셀의 찻주전자’도 있다. “화성 궤도를 도는 주전자가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존재를 부정하기 위해 다른 사람이 그 반대의 증거를 제시할 필요는 없다”는 말로, 불필요한 가정은 그걸 주장하는 사람이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일갈한다. 문제는 이러한 과학적 사고와 논리적 추론의 상식적 원칙을 모두 이해하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삶에 지친 이들에게 내 마음에 맞지 않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일이란 힘든 과제라서다. 그들은 근거를 제시하는 대신 새로운 망상을 자신의 근거로 삼아 나만의 세계를 구축한다. 현실의 과학은 사치가 된다. “서버를 까”라고 외치지만 그 서버를 들여다볼 능력도 없다. 전산을 이해할 능력이 있는 이들은 오컴의 면도날이나 러셀의 찻주전자를 알고 있으니 그 세계에 기웃거리지 않아서다. 결국 군까지 동원해 사진이라도 찍어 오라는 것이 할 수 있는 전부라도 상관없다. 잠시라도 기분이 풀린다면. 음모론은 그렇게도 중독적이다.
IT칼럼
‘극우 유튜버’ 판박이? 부정선거 음모론에 사로잡힌 대통령
‘극우 유튜버’ 판박이? 부정선거 음모론에 사로잡힌 대통령(2024. 12. 16 06:00)
2024. 12. 16 06:00 사회
담화서 ‘음모론’이 계엄 추동 배경임을 실토…진위 따져보니 CCTV에 잡힌 그날의 행적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 3일 오후 10시45분쯤 계엄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천청사 내 전산 서버를 사진 촬영하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제공 “선관위는 헌법기관이고, 사법부 관계자들이 위원으로 있어 영장에 의한 압수수색이나 강제수사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극우 유튜브 채널의 전형적인 ‘부정선거 음모론’이지만, 이번엔 발화자가 달랐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2월 12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추동한 배경에 이 음모론이 있었음을 실토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야당의 대선후보로 나서 투표를 통해 대통령에 당선된 이가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것은 그 자체로 모순이다. 선출된 권력 스스로가 자신의 민주적 정당성을 훼손하는 자해와 다름없기 때문이다. 불통과 실정으로 지난 총선에서 참패한 대통령은 부정선거 음모론을 통해 스스로 면죄부를 주고, 성찰 없는 위안을 얻었을 가능성이 크다. ‘12·3 비상계엄 사태’는 음모론이 어떻게 민주사회를 극단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단적인 예로 역사책에 기록될지 모른다. 차고 넘치는 반증에도 부정선거 음모론은 밑도 끝도 없이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며 생명을 연장해왔다. 진보든 보수든 진영을 가리지 않고, 기대와 다른 선거 결과를 받아든 일부 유권자들에게 부정선거 음모론은 ‘인지 부조화’를 해소할 도피처를 제공했다. 대통령까지 사로잡힌 부정선거 음모론의 진위를 따져봤다. 극우 유튜버 빙의한 대통령 음모론은 약간의 진실에 거짓을 섞어 제조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부정선거 음모론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받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물론 그 이유가 대법관이 선관위원장을 맡는 등 ‘사법부 관계자들이 위원으로 있어’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는 법원이 ‘팔이 안으로 굽어서’는 아니다. 민경욱 전 의원이 2020년 4·15 총선에서 패배하고 선관위를 상대로 제기한 선거무효 소송에서 대법원은 “선거를 통해 구성된 국가기관의 지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의혹을 제기한 쪽에 입증 책임이 있다고 봤다. 선거소송의 중대성만 고려해 이같이 판단한 게 아니다. 선거인명부의 작성부터 투표와 개표, 결과 공표까지 전 과정에 여야 정당의 참관인, 시민 참관인이 참여하는 선거 절차에 대한 고려도 있었다. 명백한 부정이 발생했다면 정당 참관인으로 자기 사람을 보낸 원고 측이 모를 수 없고, 입증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입증 책임을 들어 대법원이 이 사건을 접수 직후 바로 기각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대법원은 2년 넘게 이 사건을 심리했다. 선거 당일 투표에서 1등을 하고도 사전 투표에서 2등을 해 낙선한 민 전 의원은 사전투표지가 위조됐고, 전산을 통해 개표 결과가 조작됐다는 주장을 폈다. 선관위는 QR코드를 통해 사전투표지에 선거구별 일련번호를 부여하는데, 선관위가 부여하지 않은 일련번호가 담긴 사전투표지가 다수 포함됐다는 주장이었다. 압수수색은 없었지만, 강제수사에 버금가는 검증이 이뤄졌다. 대법원이 사전투표지 4만5000여매의 QR코드를 민 전 의원 측이 제공한 프로그램을 통해 판독했다. 그 결과 선관위가 부여하지 않은 일련번호가 적힌 사전투표지는 한 장도 없었고, 일련번호가 중복된 경우도 없다는 걸 밝혀냈다. 부정선거 음모론 관련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되지 않은 건 사법부의 ‘제 식구 감싸기’ 때문이 아니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할 정도의 혐의 소명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2월 12일 담화에서 비상계엄을 결심하게 된 배경 중 하나로 선관위에 대한 국정원의 보안 점검을 꼽았다. 극우 유튜버의 부정선거 음모론에서 빠짐없이 등장하는 재료를 대통령도 언급했다. 그러나 이는 부정선거 음모론을 뒷받침하는 근거라기보다 부정선거 음모론이 확산하는 데 권력의 의지가 투영된 흔적에 가깝다. 권력기관이 음모론 확산에 일조? 국정원과 선관위,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선관위에 대한 합동 보안 점검을 실시한 것은 사실이다. 이 보안 점검은 여러모로 이례적이었다. 일단 법적 근거도, 유례도 없었다. 국정원은 정보통신기반보호법에 따라 중앙행정기관 등 공공부문의 사이버 보안을 담당한다. 하지만 선관위 등 독립된 헌법기관은 국정원의 보안 점검 대상이 아니다. 법적인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선관위가 국정원에 보안 점검을 요청해야 했지만,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관으로서 국정원 보안 컨설팅을 받으면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생길 수 있다’며 보안 점검을 거부했다. 그러나 선관위 고위직의 자녀 채용 비리가 불거지면서 여론의 압박이 거세지자, 선관위는 국정원에 보안 점검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수상한 점은 더 있다. 3개 기관의 합동 점검인데도 결과는 국정원과 선관위가 지난해 10월 10일 ‘각각’ 발표했다. 두 국가기관이 같은 날, 같은 주제로 공표하면서 상반된 내용을 발표하는 보기 드문 일이 벌어졌다. 국정원은 가상 해킹을 해보니 선관위가 해킹에 취약하다고 발표했다. 유권자 이름과 투표 여부 등이 담긴 ‘통합선거인명부시스템’을 해킹해 사전 투표한 사람을 투표하지 않은 것처럼, 사전 투표하지 않은 사람을 투표한 것처럼 바꿔치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개표시스템의 보안관리가 허술해 해커가 개표 결괏값을 변경할 수 있다고도 했다. 당락을 조작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국정원 발표는 부정선거 음모론에 기름을 부었다. 발표 이튿날 한 극우 유튜버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해킹 실력을 자랑하는 북한 해킹부대가 움직였다면 안방 드나들 듯이 선관위를 드나들었을 것이다. 안 했을 리가 없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같은 날 선관위는 “부정선거로 이어지려면 다수의 내부 조력자가 조직적으로 가담해야 한다”며 “사실상 불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반박했다. 가상 해킹이 이뤄질 당시 선관위는 국정원에 시스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 상태였고, 해커의 침입이 있을 때 경고음 등을 울리는 자체 보안시스템도 꺼뒀다고 밝혔다. 해커 침입이 특별히 용이한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개표 결과를 변경할 수 있다는 주장도 반박했다. 개표 결과는 개별 개표소의 개표상황판과 전산시스템 양쪽에 입력된다. 양쪽의 값이 다르면 검증을 할 수밖에 없다. 특히 개별 개표소에는 정당 참관인 등 많은 사람이 상주하며 개표 상황을 감시하고 있다. 곧 부정선거가 가능하려면 전산시스템에서 개표 결과를 조작하는 거로는 충분치 않고, 실물 투표지 조작은 물론 폭넓은 참관인 매수까지 해야 한다는 얘기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당시 양측이 별도로 보안 점검 결과를 발표한 이유에 대해 “결과 발표 범위나 발표 내용에 대해서 협의를 하긴 했는데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해 선관위와 국정원이 각자의 입장을 담은 보도자료를 내기로 했다”고 했다. 보안 점검 후 취약점을 공개하는 건 보안업계의 관례에 비춰도 일반적이지 않다.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민간기업의 경우에는 점검 결과를 절대 공개하지 않게 돼 있다. 기업의 평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데다 악용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더구나 보안 점검 결과 발표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하루 앞두고 나왔다. 선거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시기에 선거시스템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는 내용이 발표된 것이다. 당시 사정을 아는 한 관계자는 “외부로부터의 해킹 시도로 개표 결과 조작이 이어지는 건 사실 논리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하다. 발표가 이뤄진 건 부정선거 음모론을 제기하려는 용산의 정서와 독립된 헌법기관들까지 보안 점검 업무를 확대하려 했던 국정원 내부의 욕망이 맞아떨어진 거로 본다”고 했다. 증오하며 닮아간 좌우 부정선거 음모론은 극우 유튜버의 전유물이 아니다. 원조는 그 반대편에 있는 방송인 김어준씨다. 주장이 ‘세련됐냐, 투박하냐’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양측의 논리구조는 상당한 유사성을 띤다. 부정선거 음모론은 학계에서 진지한 의혹 제기로 다뤄지지 않았다. 공인된 전문가가 많지 않다는 얘기다. 오히려 몇몇 누리꾼이 부정선거 음모론에 대한 자료를 자발적으로 수집해 끈질기게 반박해왔다. 누리꾼 ‘길벗’이 대표적이다. 그는 김어준씨가 부정선거 음모론을 제기한 2012년부터 음모론을 반박하기 위한 파워포인트 자료를 만들어 왔는데, 2020년부터 이뤄진 극우 유튜버의 의혹도 반박하다 보니 이 자료가 430페이지까지 늘어났다. 그는 “양측의 논리가 판박이”라고 본다. 일단 양측은 통계학적 의혹을 제기한다는 점에서 닮은 꼴이다. 김어준씨는 박근혜 후보가 승리한 2012년 18대 대선을 문제 삼았는데, 의혹의 골자는 투표지분류기가 분류를 못 해서 수개표한 표 중 박근혜 후보의 표가 문재인 후보의 표보다 1.5배 많았다는 것이다. 이른바 ‘K값’ 의혹이다. 이 음모론은 모든 유권자가 동일하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그러니 두 후보의 미분류표 득표율도 1 대 1이 나와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이 음모론은 문 후보의 지지층보다 박 후보의 지지층이 고령화됐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고령층 유권자는 노안, 손떨림으로 인해 기표가 상대적으로 부정확할 가능성이 크고, 미분류표도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할 수 있다. 극우 유튜버들이 2020년 4·15 총선 이후 주장하기 시작한 사전 투표 조작 의혹도 모든 유권자가 동일하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는 점에서 ‘K값’ 의혹과 닮은 꼴이다. 실제로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이 사전투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고, 미래통합당 지지자들은 사전투표에 소극적인 양상을 보였다. 다만 이 음모론을 해소하는 데 있어 양측은 차이를 보였다. 길벗은 “소위 좌파 진영은 비교적 빠르게 정리했다. 민주당이 시연도 하면서 현재의 투·개표 시스템에서 조작은 원천 불가하다는 걸 파악했다”며 “우파 진영은 상대적으로 게을렀다. 이준석 전 대표, 당 중진들이 여러 차례 경고했는데도 적극적으로 정리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2020년 총선 끝나고 우파 진영에서 이 음모론을 제기할 때 싹을 잘라야 한다고, 폐해가 클 거라고 그렇게 얘기했는데 비상계엄까지 이어질 줄은 몰랐다”고 했다. 양승훈 경남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소위 진보진영이 음모론으로 영화도 만들고 논문도 쓰면서 성공의 방정식을 증명했고, 보수진영이 이를 투박하게 답습하고 있다. 모든 사람이 미디어가 되면서 확산 채널이 많아진 것, 온라인상의 에코챔버(자기 생각과 비슷한 의견만 접하며 자기 확신을 갖는 현상)와 필터버블 현상(알고리즘을 통해 사용자가 선호하는 콘텐츠만을 노출하는 현상)도 원인이다. 유튜브도 외부 자문을 받아 극단적 주장을 하는 유튜브 채널을 퇴출하고 있는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국가 기관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적어도 돈이 되는 수익 구조를 제약하거나 처벌해야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표지 이야기
[신간] 음모론은 왜 살아남을까
[신간] 음모론은 왜 살아남을까(2024. 07. 31 06:00)
2024. 07. 31 06:00 문화/과학
페이크와 팩트 데이비드 로버트 그라임스 지음·김보은 옮김·디플롯·2만5800원 물리학자이자 생물통계학자인 저자가 흑역사의 논리적 오류를 탐색한 책이다. 죽어 변론할 수 없다는 이유로 살인자로 몰린 교황, 19세기 미국 대륙횡단 철도사업 당시 뱀 기름을 만병통치약으로 팔아 억만장자가 된 판매원, 혐오의 생산자이자 범죄 용의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2016년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사례 등을 통해 우리가 속는 오류를 추적한다. 주변을 파악하는 인간의 능력과 호기심은 문명을 탄생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 본능 때문에 인간은 종종 잘못된 판단을 내린다. 무작위로 발생한 사건들 사이에서 패턴을 찾거나 자신이 관찰한 결과만을 토대로 추론하는 경향이 생긴 것이다. 정치적 상황도 영향을 끼친다. 1950년대 중국 공산당은 참새를 ‘프롤레타리아를 착취하며 기생하는 부르주아의 상징’으로 여기고 중국에서 박멸시킨다. 유일한 천적이던 참새가 사라지자 대륙에는 메뚜기 떼가 들끓었고, 1959년부터 3년간 대기근이 덮쳤다. 과학자 정저쉰이 사태를 막으려 했지만, 마오쩌둥은 정저쉰을 ‘권위적 반동분자’라며 강제노동형을 선고했다. 마오쩌둥의 잘못된 정치적 편향은 수천만명을 아사시키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SNS 시대에 음모론과 유사 과학은 더 빨리 퍼진다. 한국에서도 이태원 참사 당시 ‘각시탈을 쓴 사람이 길바닥에 아보카도 오일을 뿌리고 다녔다’는 음모론이, 코로나19 시절에는 ‘백신 괴담’이 떠돌았다. 책은 역사 속 실패를 통해 과거의 오류를 비판적으로 수정해 나가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러한 과학적 태도가 페이크와 팩트가 뒤섞인 사회에서 비합리적으로 사고하는 패턴에 속지 않고 개인과 사회를 지킬 수 있다고 역설한다. 지도로 보아야 보인다 에밀리 오브리 외 지음·이수진 옮김·사이·2만9800원 5대륙 28개국의 21세기 지정학적 현황을 지도와 함께 설명한다. ‘지도의 향연’이 펼쳐지는 이 책은 저널리즘의 시선으로 현대사를 지정학에 접목한다. 특히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변화된 상황을 다루며 급변하는 우리 시대의 지정학적 격변을 생생히 들려준다. 아무도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퍼트리샤 록우드 지음·김승욱 옮김·알에이치코리아·1만9800원 부커상, 여성소설상 등 쟁쟁한 문학상 후보에 오르며 주목받는 퍼트리샤 록우드의 소설 데뷔작이다. 농담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저자의 재능을 따라 읽다 보면, 실제 삶보다 중요한 건 없다는 단순한 교훈을 향해 가는 단순하지 않은 여정으로 이어진다. 고잉 인피니트 마이클 루이스 지음·박홍경 옮김·중앙북스·2만5000원 기업가치가 55조원을 넘던 세계 제2의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급작스러운 파산은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머니볼>·<빅숏> 등을 쓴 저자는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재산을 어떻게 모았는지부터 시작해 그 모든 것이 무너지는 광기와 패닉의 과정을 기록했다.
신간
바이러스보다 무서운 ‘음모론’ 전염병(2020. 04. 17 15:02)
2020. 04. 17 15:02 국제
지난 2월 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불명의 한 트위터 계정이 미국의 블로그 글 하나를 퍼나르기 시작했다. ‘코로나19는 생화학 무기’라는 내용이었다. 최근 영국에서는 5세대(5G) 이동통신이 코로나19를 확산시킨다는 소문이 돌았다. 모두 ‘음모론’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이러한 음모론이 횡행한다면서 이를 ‘인포데믹(거짓정보 유행병·infodemic)’이라고 명명했다. 문제는 음모론이 방역 시스템에 불신을 키워 코로나19 사태를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누가 음모론을 만들고, 사람들은 왜 음모론을 믿을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월 24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외곽에 있는 한 병원을 방문해 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는 의료진을 격려했다. / AP연합뉴스 코로나19의 대표적인 음모론은 “코로나19는 생화학 무기”라는 주장이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전쟁과 맞물려 급속히 퍼져나갔다. 특히 정치인들이 음모론을 부채질했다. 미국 공화당 톰 코튼 상원의원은 지난 2월 중순 코로나19가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인근의 생화학 실험실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자 중국 자오리젠(趙立堅)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3월 12일 트위터에 “미군이 우한에 코로나19를 가져왔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음모론을 만드는 이들 이탈리아 극우정당 동맹을 이끄는 마테오 살비니 상원의원은 중국이 박쥐와 쥐를 이용해 ‘슈퍼 바이러스’를 만들어냈다고 주장했고,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코로나19는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생물무기”라고 선동했다. 정치인들이 자국 정치적 입맛에 따라 음모론을 만들고, 뿌린 것이다. 음모론 확산을 이끈 건 단연 러시아였다. 러시아 친정부 매체들은 “미국이 중국 경제에 타격을 주기 위해 코로나19를 만들어냈다”는 허위정보를 유포했다. <뉴욕타임스>는 4월 1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음모론 역사’를 집중 보도했다. 1975~1991년 옛 소련 정보기관인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이었던 푸틴 대통령은 허위정보를 만들고 유포하는 데 정통하다는 것이다. 서방은 푸틴 대통령이 에이즈부터 신종플루, 에볼라, 코로나19까지 세계 공중보건 위기 때마다 음모론을 퍼뜨리는 데 일조했다고 보고 있다. 음모론은 주로 전염병 발병 및 확산의 책임을 미국에 돌리는 것이었다. 베트남 하노이 도심에서 4월 14일(현지시간) 한 남성이 ‘가짜뉴스’에 대한 경고문이 붙어 있는 건물 옆을 지나가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 출신의 영국 언론인 피터 포메란체프는 “러시아가 음모론을 퍼뜨리는 것은 미국 정부기관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럽연합(EU)의 외교·안보 정책 실행을 담당하는 유럽대외행동청(EEAS)의 러시아 허위정보 대응 태스크포스팀이 지난 1월 말부터 3월까지 코로나19 음모론을 분석한 결과, 크렘린발 가짜뉴스가 150건 이상 나돈 것으로 드러났다. 코로나19가 퍼질수록 누가 만들었는지 알 수 없는 허위정보도 확대 재생산됐다. 그림자 정부가 전 세계 인구를 조절하기 위해 코로나19를 퍼뜨렸다거나, 빌 게이츠가 제약회사를 대신해 코로나19를 만들었다는 음모론도 소셜미디어(SNS)를 타고 퍼졌다. 남미에서는 코로나19가 에이즈를 퍼뜨리기 위한 수단이라는 소문이 퍼졌고, 이란의 친정부 단체들은 코로나19가 서방의 음모라고 했다. 코로나19 음모론을 믿는 사람들 사람들은 음모론을 쉽게 믿었다. 미국인 3분의 1은 코로나19가 자연적으로 발생한 게 아니라 연구소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음모론을 믿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4월 8일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의 자료를 보면, 미국인 성인 891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3%가 코로나19가 자연 발생한 것으로 생각했지만 29%는 ‘연구소에서 만들어졌다’고 믿는다고 답했다. 심지어 ‘코로나19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는다는 응답도 1% 있었다. 영국 방송통신규제위원회(Ofcom)가 4월 9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영국인의 약 40%가 “코로나19에 대한 진실 또는 거짓을 구분하기 어렵다”고 응답했다. 페이스북·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는 ‘코로나19 음모론’이 확산하는 매개체가 됐다. / AFP연합뉴스 전문가들은 건강과 장수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높은 반면, 정보는 부족해 정보 불균형 속에서 허위정보들이 믿음을 얻고 있다고 진단한다. 또 코로나19가 매우 빠른 속도로 전 세계로 확산되다 보니, 코로나19와 관련한 콘텐츠가 압도적으로 많이 나오면서 음모론을 차단하기에 역부족이라는 분석도 있다. 특히 자택 생활이 길어지면서 페이스북·트위터·왓츠앱 등 SNS 이용이 늘면서 음모론이 급속하게 퍼졌다는 지적도 있다. 영국의 팩트체크 단체인 ‘풀 팩트(Full Fact)’의 부편집장인 클레어 밀른은 알자지라 방송에 “세계의 모든 국가에서 코로나19에 관한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다. 한 곳에서 허위정보가 생산되면, 곧 다른 언어로 번역되고, SNS를 타고 빠르게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4월 8일 “음모론은 또 다른 음모론에 대한 믿음을 키우는 경향이 있다”며 “음모론은 환상에 불과하지만, 보건당국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훼손해 전염병을 더욱 퍼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영국·네덜란드 등 유럽에서는 5G 이동통신 전파를 타고 코로나19가 퍼진다는 괴소문이 SNS에 유포됐다. 지난 1월 벨기에의 한 의사가 “5G 이동통신과 코로나바이러스는 연관성이 있다”고 주장한 언론 기고문이 화근이 됐다. 이 기고문은 삭제됐지만, 음모론은 점점 커졌고, 단지 음모론에 끝나지 않았다. 영국과 네덜란드 곳곳에서 5G 기지국 및 중요 인프라에 대한 방화사건까지 발생했다. 또 관련 기술 노동자들에 대한 괴롭힘도 빈번해졌다. WHO는 4월 9일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5G 이동통신은 코로나19를 전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스테판 파위스 영국 보건국장도 “5G 이야기는 전적으로 쓰레기 같은 난센스”라고 했다. 파위스 국장은 “보건위기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바로 그 인프라에 대해 행동하려는 사람들에게 분노와 역겨움을 느낀다”고 말하기도 했다. 밀른 부편집장은 “온라인상의 허위정보가 오프라인에 실제 피해를 끼치는 것을 보고 있다”며 “우리는 자신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여러 정보에 의존하고 있지만, 자신이 공유하기로 선택한 것에 대해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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