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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53 건 검색)

이경규·장도연 등 출연료 미지급…기획사 대표 횡령 혐의 집유
2024. 01. 24 07:16 사회
... 오고 간 자금의 차액이 10억원을 넘지 않는 점은 양형에 유리한 요소로 고려됐다. ‘K스타즈’는 이경규와 유세윤, 장동민, 장도연 등 유명 연예인이 소속돼 활동했던 엔터테인먼트 업체다. 이들은 모두...
인천항만공사 사장에 이경규
2023. 05. 14 22:19 인물
인천항만공사 제7대 사장에 이경규 전 해양수산부 수산정책실장(56·사진)이 임명됐다. 인천항만공사(IPA)는 이 신임 사장이 15일부터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한다고 14일 밝혔다. 전남 광주 출신인 이 사장은...
인천항만공사해양수산부낙하산인천지방해운항만청수산해양
인천항만공사 새 사장에 이경규 전 해수부 간부 임명…또 ‘해피아’ 논란
2023. 05. 14 09:22 경제|경제|경제|지역
... 제7대 이경규 사장.|인천항만공사 제공 인천항만공사 제7대 사장에 이경규 전 해양수산부 수산정책실장(56)이 임명됐다. 인천항만공사(IPA)는 이 신임 사장이 15일부터 본격적인 업무를...
인천항만공사해양수산부낙하산인천지방해운항만청수산해양
[경향포토] 돈치킨ㆍ이경규 신메뉴 '허니마라치킨' 출시
2019. 08. 20 15:25 경제
20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돈치킨 X 이경규 신메뉴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방송인 이경규(왼쪽부터), 박의태 돈치킨 대표이사, 김주희 아나운서가 신메뉴'허니 마라 치킨'을 선보이고 있다....

스포츠경향(총 766 건 검색)

이경규, 위출혈로 졸도 고백 “죽을 고비 몇 번 넘겨” (경이로운 습관)
2024. 12. 14 13:36 연예
SBS 제공 ‘경이로운 습관’ 이경규가 위출혈로 졸도한 경험을 털어놨다. 오는 15일 방송되는 SBS ‘이경규의 경이로운 습관’에서는 위암의 공포에 대해 다룬다. 주제가 공개되자 마자 이경규는 “우리나라는 K팝, K푸드... 자랑할 게 얼마나 많은데 왜 하필 위암이 1위냐!”며 탄식했다. 과거 위궤양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발견된 적이 있다는 이경규. 그래서인지 위암 발병률을 듣고 남의 일 같지 않다며 탄식하더니, “나야말로 건강 프로그램에 최적화된 MC다. 안 아픈 데가 없다”라고 자신을 치켜세웠다. SBS 제공 그러면서 이경규는 위궤양으로 출혈이 생겨 졸도했던 에피소드를 풀어 놓았다. 과거 곰장어집을 찾았다가 의식을 잃었다는 이경규. 응급실에서 긴급하게 내시경을 한 결과 위궤양으로 인한 출혈이 문제였다고. 이에 함께 출연한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궤양성 출혈이 생겼다는 건 몸 안에서 피가 콸콸 나고 있는 상태인데, 피를 흘리면서 곰장어를 굽고 있었던 것이나 다름없다”며 일침을 날렸다. 그런 와중에 이경규는 “하필이면 곰장어를 막 굽고 나서 쓰러져 한 점도 먹지 못했다”며 안타까워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래도 “죽을 고비(?)를 몇 번 넘긴 끝에 술을 많이 줄었다”고 반성하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경규는 위 건강을 위해 하루 세끼를 규칙적인 시간에 먹는 것이 좋겠다는 의사의 권유에 갑자기 한숨을 쉬어 궁금증을 안겼다. 15일 오전 8시 35분 방송.
‘예능 대부’ 이경규, 사위 K리그1 승격 축하 ‘함박웃음’
2024. 11. 11 14:54 축구|연예
이경규가 9일 딸 이예림과 함께 사위 김영찬의 K리그1 승격 축하 행사장을 찾아 기쁨을 함께 만끽했다. 이예림 인스타그램 ‘예능 대부’ 이경규가 K리그1 승격 경사를 맞은 사위를 축하했다. 이경규의 딸 이예림은 1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축하!”라는 글과 함께 우승을 기뻐하고 있는 남편 김영찬과 아버지 이경규 사진을 올렸다. 소문난 축구팬인 이경규는 FC안양의 K리그1 승격 기념 행사 현장을 찾아 딸과 사위와 기쁨의 시간을 함께했다. 안양은 9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2 39라운드 최종전에서 경남FC와 2-2 무승부를 거뒀다. 승점 63점에 도달하며 단독 1위를 재확인했다. 직전 부천FC전에서 창단 11년 만에 첫 승격에 성공했던 안양은 홈 최종전에서 창단 후 가장 많은 1만 3451명의 관중 앞에서 성대한 승격식을 열었다. 이 행사에 이경규는 딸 이예림과 함께 참석해 사위의 영광스러운 승격식을 함께 기뻐했다. 2013년 전북 현대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센터백 김영찬은 부천(2020)과 경남FC(2021~2023)을 거쳐 올 시즌 FC안양에서 활약하며 팀 승격을 이끌었다. 이경규가 딸 이예림의 결혼식에서 환호하고 있다. 아이패밀리SC 제공 김영찬과 이예림은 3년 전인 지난 2021년 12월 4년여의 열애 끝에 결혼식을 올렸다. 이경규는 과거 방송과 자신의 유튜브 등에서 “월드컵도 안 보는 애가 어느 순간 K리그 경기를 보더라”면서 그때 이예림이 축구선수와 사귀고 있음을 알았다고 밝힌 바 있다.
[봤다 OTT] ‘코미디 리벤지’, ‘난장’도 이경규가 끼니 말끔해졌다
2024. 10. 17 18:00 연예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코미디 리벤지’ 포스터. 사진 넷플릭스 이번 ‘흑백요리사:요리계급전쟁’(이하 흑백요리사)의 성공으로 넷플릭스에서 한국 예능의 글로벌화 가능성이 활짝 열렸다. 하지만 여전히 세계를 공략하기 어려운 것이 한국 예능의 현실이기도 하다. 특히 코미디 특화 콘텐츠는 더욱 그렇다. 지난해 이른바 ‘모르모트’라는 별명을 갖고 있던 권해봄PD의 ‘코미디 로얄’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로 공개됐을 때도 반응은 극단이었다. ‘용기있는 도전’ ‘K-코미디의 세계화 시작’이라는 호평도 있었지만, 일부 코미디언들의 연기에 대해 ‘더럽고 불편하다’ ‘형식이 어렵다’는 혹평도 있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코미디 리벤지’에 출연한 개그맨 이경규의 리허설 장면. 사진 넷플릭스 지난 15일 공개된 넷플릭스의 ‘코미디 리벤지’는 마치 이러한 평, 특히 혹평에 대한 제작진의 ‘복수혈전’ 같은 작품이다. 지난해 공개된 ‘코미디 로얄’에서 우승을 차지한 ‘팀 이경규’의 멤버 이경규와 엄지윤, 이창호, 조훈이 다시 한번 코미디 경연을 열고, 탈락의 쓴맛을 삼킨 코미디언들이 다시 모인다는 내용이다. 지난해 ‘코미디 로얄’에서 지적됐던 형식에 대한 부분은 여럿 있었다. 일단 1라운드였던 콩트 코미디의 식상함, 2라운드 로스팅(roasting·상대에 대한 조롱 개그) 배틀을 건너 3라운드 캐릭터 코미디의 끝장 승부가 적절하지 않았다는 평이었다. 특히 상대를 무조건 웃겨야 하는 3라운드의 규칙은 개시 몇 시간이 지나자 말초적인 웃음으로 변질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코미디 리벤지’의 한 장면. 사진 넷플릭스 이 모든 부분은 이경규의 개입으로 몰라보게 세련되게 바뀌었다. 이경규는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영화 ‘복수혈전’의 콘셉트로 ‘코미디 리벤지’를 기획해 이 두 가지 약점을 보완했다. ‘코미디 리벤지’는 1라운드 로스팅 개그 배틀인 ‘조롱잔치’, 2라운드 애드리브 연기를 보는 임프랍(Improv) 장르 대결, 3라운드 캐릭터 배틀로 꾸며졌다. 로스팅 배틀은 지난 시즌과 유사하다. 하지만 콩트를 개그맨들이 직접 짜와야 했던 애드리브 대결은 제작진이 섬세하게 짜놓은 6개의 상황으로 6팀이 들어가는 상황극으로 바뀌었다. 최홍일, 김병기, 프리지아, 고말숙 등 이름이 알려진 인물들이 상황을 만들고 출연자들이 순발력을 겨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코미디 리벤지’의 한 장면. 사진 넷플릭스 캐릭터 배틀은 상대를 웃기는 게 아닌 100명의 청중 평가단이 2분 안에 각자 10번씩 총 1000번의 ‘좋아요’를 누를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다. 팀당 4명씩 총 24명의 출연자들은 한결 다져진 틀 위에서 자신의 개그에 대한 끼를 겨룰 수 있었다. 권PD는 이를 이경규의 공으로 돌렸다. 이경규는 자신의 오리지널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 전 시즌 ‘코미디 로얄’ 우승의 특전을 다시 한번 후배들을 위한 경연으로 기획했다. 거기에 자신이 마스터로서 중심을 잡고, 미진했던 첫 시즌의 경연을 손보면서 세련되게 재창조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코미디 리벤지’의 한 장면. 사진 넷플릭스 그 과정에서 후배들의 개그를 평가하거나, 자신이 직접 조롱의 대상이 될 때는 활동 40년이 훌쩍 넘은 ‘원로 개그맨’이라는 사실을 가끔 잊을 정도로 트렌드에 열린 모습을 보여준다. 중심이 없던 ‘난장’ 같았던 개그 서바이벌은 이경규의 개입으로 매끄럽게 변모했다. 물론 ‘코미디 리벤지’가 ‘흑백요리사’처럼 당장 세계적인 호응을 얻기엔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이번 시즌을 통해, 프로그램은 체계를 얻었다. 이것이 어찌 보면 ‘대부’ 이경규의 대단한 점이며, 그가 코미디의 ‘레전드’로 명성을 이어갈 수 있는 이유였다.
‘이진호 불법도박’에 이경규 “개인 사생활 개의치 않고 프로그램 순환”
2024. 10. 14 12:08 연예
이경규. 넷플릭스 제공 ‘코미리 리벤지’ 측이 출연자였던 이진호의 불법도박 고백과 관련해 입장을 전했다. 권해봄 PD는 14일 서울 중구 브이스페이스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코미디 리벤지’ 제작발표회에서 “저희가 좀 더 파악할 시간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제작바표회)들어오기 직전에 들었다. (이진호의)글도 제대로 읽지 못한 상태다. 파악 중인 상황이다. 제작진과 관계자들 전혀 몰랐던 상황이다. 지금 아직 파악 중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미디 리벤지’는 22명의 코미디언이 한 판 뜨는 컴피티션이다. 프로그램에 좀 더 집중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이경규는 “‘코미디 리벤지’는 한 명이 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개인적인 사생활로 인해 개의치 않고 순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미디 리벤지’는 지난해 11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되 화제를 모은 ‘코미디 로얄’의 우승팀인 이경규팀이 판을 깔고 K-코미디 대표주자들이 펼치는 코미디 컴피티션이다. 이경규팀의 마스터 이경규와 이창호, 엄지윤, 조훈이 우승 혜택이었던 넷플릭스 단독쇼 대신 웃음으로 복수하는 ‘복수혈전’의 장을 화끈하게 깔았다. 44년 차 코미디 대부이자 마스터 이경규가 K-코미디의 저력을 보여주자는 대의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기획에 나서 기대를 더한다. 오는 15일 공개된다.

주간경향(총 2 건 검색)

[클릭TV]이경규, 패널로의 변신은 무죄(2017. 05. 02 13:36)
2017. 05. 02 13:36 문화/과학
“이제부터는 패널도 하겠습니다. 한 스무 개 정도 하겠습니다.” ‘예능 대부’ 방송인 이경규가 변했습니다. 과거 등의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대한민국 예능의 중심에 서 있었던 그가 MC 자리를 내려놓고 적극적으로 ‘패널’이 되기를 마다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 그가 지난해 1월 방송됐던 MBC 의 ‘예능 총회’에서 패널 변신을 언급했을 때 시청자들은 그의 말이 단순히 예능에서 웃기기 위한 말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가 이후부터 선택한 행보는 그동안 이경규를 아는 사람이라면 모두 고개를 갸우뚱할 법합니다. 그는 곧바로 MBC 에 도전해 연이은 1위를 차지합니다. 에서 처음 언급한 ‘누워서 하는 방송’(눕방)을 실제로 실현해 화제가 됐고 ‘낚방(낚시방송)’ ‘말방(말타는 방송)’ ‘골방(골프방송)’ 등의 신조어를 연속으로 만들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SBS 과 JTBC 여행 버라이어티 에 출연해 게스트로 활약했으며, 같은 채널의 에도 출연해 프로그램을 주도하는 MC의 역할에서 벗어났습니다. tvN 에서도 최고의 콤비가 되기 위해 박명수, 김구라, 은지원, 권혁구, 이기광 등 후배들과 경쟁을 벌입니다. / 경향신문 자료사진 가장 의외인 것은 SBS 출연이었습니다. 그는 이 방송의 촬영에 앞서 “정글에 가서 아무 것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긴 했지만 방송인들이 모두 부담스러워하는 극한의 정글환경 체험에도 기꺼이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예전의 그 같았으면 자신이 주도가 된 여행단을 꾸리거나 토크쇼를 기획하고, 아니면 본인의 제어 아래 굴러가는 프로그램을 택했을 겁니다. 그의 선택은 적절한 효과를 내는 듯합니다. 일단 그가 출연한 프로그램들은 그의 출연 자체만으로도 홍보 효과를 내고 있고 실제 시청률도 소폭 상승한 것으로 기록됐습니다. 무엇보다 그가 방송에서 독특한 ‘버럭 캐릭터’를 드러내는 장면들은 하나하나 회자되며 시청자들에게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이경규는 현재 방송가의 최상위급 MC라고 손꼽히는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 김구라 등의 진행자들이 모두 한 목소리로 ‘예능 대부’로 떠받드는 인물입니다. 데뷔 37년을 맞았으며 급변하는 방송가의 유행 변화 속에서도 최고의 위치를 좀처럼 놓은 적이 없는 인물입니다. 그의 내공은 그가 진행을 하면서 한 번도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거나 논란이 된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점도 크게 평가되고 있습니다. 그가 이렇게 MC에서 패널로 전환한 전략을 택한 것은 ‘역시 이경규’라는 평가를 나오게 하는 부분입니다. 어떤 화려한 꽃도 10년은 가지 못하듯 예능인의 영화 역시 오래가지 못합니다. 계속 정해진 역할로 그 자리를 지키려는 아집이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결과를 낳게 한다는 것을 그는 누구보다 정확히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스스로의 위치를 적극적으로 낮춰 새로운 활로를 뚫고 오히려 후배들에게 당하는 모습을 연출해 인간미를 높이는 것 역시 그의 그림에 들어 있을 겁니다. 그 어느 곳보다 빠르게 변화는 곳이 바로 예능 프로그램입니다. 이경규의 적극적인 변화 모색은 후배 예능인들의 ‘롱런’에도 시사하는 의미가 크고, 방송의 분위기 변화를 관찰하는 데도 유능한 시금석으로 활용될 겁니다.
클릭 TV
[터치스크린]‘영화인 이경규’ 절반의 성취(2013. 05. 06 16:39)
2013. 05. 06 16:39 문화/과학
인앤인픽쳐스 제목 전국노래자랑 제작연도 2012년 감독 이종필 출연 김인권-봉남, 류현경-미애, 김수미-주하나 상영시간 112분 등급 12세 관람가 개봉 2013년 5월 1일 이종필의 장편 데뷔작이라기보다 이경규가 제작한 영화로 남을 공산이 큰 영화 이 공개되었다. 일단 연출의 호흡만을 두고 보면 이경규가 연출하거나 제작한 이전 영화들과 비교해 훨씬 안정적인 모양새다. 그러나 여전히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은 절반의 성취에 그친다. 이야기는 크게 세 가지 사연을 축으로 전개된다. 주인공 봉남은 사실상의 반백수다. 낮에는 아내의 미용실에서 일하고 밤에는 대리운전을 하지만 어느 것 하나 열심히 하지는 않는다.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아내를 외면하다시피 하면서 봉남이 끝까지 매달리고 포기하지 못하는 건 가수의 꿈이다. 그런 그의 앞에 전국노래자랑이 열린다는 소식이 날아든다. 또 다른 주인공은 산딸기 엑기스를 만드는 회사의 직원인 현자다. 그녀는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동수를 짝사랑하고 있다. 아무래도 매출이 오르지 않자 사장은 현자에게 전국노래자랑에 출연해서 제품 홍보를 하라고 주문하면서 동수에게 이를 보조하라고 지시한다. 동수와 함께하는 시간이 그녀는 마냥 행복하다. 마지막 주인공은 오영감과 살고 있는 소녀 보리다. 언뜻 티격태격하는 것 같아 보여도 보리와 오영감은 사이좋은 손녀와 할아버지다. 어느 날 엄마가 찾아와 보리를 데려갈 뜻을 밝힌다. 이별할 날짜가 다가오자 보리는 할아버지를 위해 전국노래자랑 무대에 설 계획을 세운다. 한국의 대중오락영화에는 특정한 감정을 필요 이상으로 과장하고 무리하게 고취시켜 흡사 관객의 멱살을 잡아 쥐고 당장 웃을 것을 강요하는 듯한 나쁜 버릇이 있다. 이러한 나쁜 버릇을 답습하지 않는다는 점은 의 가장 큰 미덕이다. 전체적인 구성이 일단은 정돈되어 있고 캐릭터들이 큰 틀에서 잘 제어되고 있다. 그러나 이야기의 찰기를 끌어내는 상승효과가 거의 존재하지 않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는 점은 문제다. 과장하지 않는 것과 이야기를 기-승-전에서 결로 가져가는 전략의 공백은 전혀 다른 문제다. 문제는 주인공들의 사연이 모이는 전국노래자랑 무대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은 전형적인 다중플롯의 영화다. 다수의 주인공이 있다. 굵직한 세 가지 사연이 극의 축이다. 그러나 다중플롯이라고 해서 결말이 다중이어야 하는 건 아니다. 다중플롯은 이야기를 풀어가는 전략의 한 형태일 뿐이다. 주인공이 몇 명이든 사연이 몇 가지든 간에 관계없이 그 모든 것들은 한 편의 극영화 안에서 동일한 비전과 목표 아래 종사되어야 한다. 의 공연 시퀀스는 세 가지 사연의 주인공들이 저마다 무대에 올라 자신만의 엔딩을 갖고, 이는 전체 영화에 있어서 세 번의 결말이 반복되는 인상을 준다. 영화는 급격하게 산만해지고 이게 전국노래자랑을 배경으로 하는 한 편의 독립된 극영화인지, 아니면 전국노래자랑이라는 프로그램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트리뷰트 영상물인지 모를 혼돈에 이른다. 그러다보니 이후의 사족 같은 결말은 급격하게 허물어진다. 카메오와 뮤직비디오의 소란스러움만이 남는다. 제작이든 연출이든 이경규의 영화는 그가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가지고 있는 영화적 비전이 무엇인지, 예능이 아닌 굳이 영화라는 도구를 통해 그가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잘 감지되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소란스럽거나 산만하거나 야심이 없거나 장르물이거나에 관계없이, 그 모든 걸 관통하는 창작자로서의 비전이 드러나지 않는다. 스스로 누르고 있을 수 있다. 혹은 애초 비전이 없는 야심뿐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의 다음 영화에서 나는 반드시 ‘영화인’ 이경규의 비전을 찾고 싶다. 허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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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경향(총 4 건 검색)

장학재단 설립한 이경규, 사랑과 배려의 아이콘을 꿈꾸다
2012. 03. 05 17:36 연예
개그맨 이경규가 장학 사업에 나선다. KBS-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을 통해 닭 육수로 끓인 신개념의 라면을 선보이며 ‘꼬꼬면’을 탄생시킨 그는 대중의 폭발적인 사랑에 힘입어 수익금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다. 오랜만에 공식 석상에서 만난 이경규(52)는 예전보다 한결 편안해진 모습이었다. 개그 무대나 방송 녹화 현장이 아닌 자신의 이름을 내건 장학 사업을 발표하는 자리가 조금은 어색한 듯 보이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제가 나눔의 행복을 말한다니까 참 안 어울리죠?”라며 재치 있게 웃어넘기는 센스는 가히 개그계의 대부다웠다. 이경규는 ‘꼬꼬면’의 성공을 토대로 장학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빨간 국물이 대세를 이루던 라면 시장에서 닭고기를 우려낸 맑은 육수에 칼칼한 청양고추를 넣어 만든 ‘이경규표 라면’은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 결과 그의 라면은 한 식품 전문 업체를 통해 ‘꼬꼬면’이라는 이름을 달고 실제 상품으로 출시돼 뜨거운 돌풍을 일으켰고, 출시 6개월 만에 총매출액 700억원 달성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방송에서 우연히 공개했던 자신만의 특별한 요리법이 전 국민의 입맛을 자극하는 효자 상품을 탄생시킨 것이다. “‘꼬꼬면’은 저한테 뜻밖에 찾아온 큰 손님이에요. 이렇게 잘될 줄 전혀 몰랐거든요. 사실 제가 과거에 다른 여러 제품들도 몇 번 만들었다가 망한 적이 좀 있잖아요(웃음). 하지만 오히려 그런 경험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이 자리에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는 처음 ‘꼬꼬면’을 출시한 업체와 계약을 맺을 때부터 장학재단 설립을 염두에 두었다고 한다. 최경주, 양준혁 등 평소 절친하게 지내는 운동선수들이 장학재단을 꾸려나가는 모습을 보며 ‘언젠가 나도 반드시 내 이름의 장학재단을 만들고 싶다’라는 생각을 해오던 차에 ‘꼬꼬면’을 상품화하자는 기업의 제의를 받았고, 사업의 성공과 실패 여부를 떠나 이왕이면 거기서 나온 판매 수익금으로 조금이라도 일찍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고 싶다는 바람 때문이었다. “소외된 계층들을 위해 나누고 베풀면서 더 많은 사람들과 더불어 살고 싶다는 생각을 몇 년 전부터 쭉 해왔어요. 저 스스로도 훨씬 행복해질 것 같았고요. 그래서 더 늦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꼬꼬면’을 통한 장학 사업을 준비하게 된 거예요. 오랜 숙원이었던 장학 사업을 펼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해요. 가문의 영광이죠.” 이경규는 장학재단의 구체적인 운용 계획까지 모두 세워뒀다. 우선 그동안의 수익금에서 5억원을 기본 자산으로 기부한 뒤 자신 앞으로 배당되는 수익금 일부와 기업에서 벌어들인 총매출액의 일부를 모아 장학금으로 차곡차곡 쌓아나갈 계획이다. “제 생각으로는 1년에 2, 3억원 정도 사회에 환원할 수 있을 듯해요. ‘꼬꼬면’ 2탄, 3탄이 계속해서 성공을 거둔다면 그보다 더 많이 나눌 수 있겠죠. 간혹 제가 ‘꼬꼬면’으로부터 로열티를 얼마나 받는지, 그중 얼마를 장학 사업에 내놓을지 물어보는 분들이 있는데 그 금액은 저도 모르고, 제 아내도 몰라요. 가슴속에 묻어둘 비밀이죠. 생각보다 많이 받지 않고, 생각보다 많이 내놓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면 돼요(웃음).” 장학금은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 개그맨, 영화배우, 탤런트를 꿈꾸는 청소년들의 학술 활동을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 이경규는 “학생들을 일일이 찾아가 직접 장학금을 전달하면서 그들이 원하는 길에 이미 발자국을 남긴 인생 선배로서의 따뜻한 조언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연말에는 후배들과 함께 자선 공연을 열어 공연 수익금 전액을 장학재단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한다. 게다가 이경규는 요즘 ‘꼬꼬면 2탄’을 준비하고 있다. 몸에 좋은 마늘을 주재료로 한 그의 두 번째 작품은 오는 3월에 출시된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꼬꼬면’ 시리즈는 앞으로 계속 나올 계획이에요. 이왕 이 바닥에 뛰어들었으니 라면 업계에 큰 획을 그어봐야죠. 라면 시장의 1인자가 되고 싶어요. 저 개인적으로도 돈 좀 벌고, 또 꼬꼬면 수익금을 계속 장학재단을 통해 사회에 환원해 좋은 일도 하면서 즐겁게 살았으면 해요.” 올해 초 방송을 통해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라고 고백하기도 했던 이경규는 ‘꼬꼬면’을 성공시키고 장학재단 설립의 꿈을 이루면서 내적으로도 많은 변화를 경험하는 중이라고 한다. 남모를 아픔을 겪는 와중에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자신의 본분에 충실했던 이경규. 그가 몸소 실천하며 보여주는 따뜻한 나눔에 행복의 참된 의미가 숨어 있었다. “요즘 저는 개인적으로도 다시 태어났어요. 사랑과 배려의 아이콘이 되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성격을 많이 바꾸려고 노력했고, 담배도 끊었고, 술도 자제하고 있고 그야말로 수도승처럼 지내고 있어요. 정말 행복해요. 그런데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죽는다던데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니까 조금 불안하기도 하네요(웃음).” <■글 / 윤현진 기자 ■사진 / 원상희>
이경규·김구라·김성주 마음 터놓고 아픔을 이야기하다!
2009. 05. 15 연예
독특한 일반인들을 게스트로 초대하는 버라어티쇼 tvN ‘화성인 바이러스’. 이 프로그램의 MC를 맡은 이경규·김구라·김성주를 녹화 현장에서 만났다. 이날의 뜨거운 감자는 김성주의 공중파 방송 하차 소식. 바로 그 전날, 그가 출연했던 모든 MBC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경규와 김구라는 방송인 선배로서 이를 극복하고, 한걸음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들도 방송을 통해 수없이 실패의 쓴맛을 보았고, 좌절과 재기를 반복한 사람들이다.‘화성인 바이러스’에서 다시 만난 세 남자 이경규, 김구라, 김성주. 세 사람은 ‘명랑히어로’에 이어 ‘화성인 바이러스’에서 다시 만났다. 그래서인지 세 사람의 조합은 자연스럽다. 이경규의 말을 김구라가 받아치고, 김성주가 합류해 정리한다. 이경규_ 우리 셋은 잘 맞아요. 서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대충 다 알기 때문에 호흡을 맞추는 데 큰 어려움이 없죠. 김성주_ 저는 잘 안 맞아요. 아직도 두 선배가 어려워요. 두 분 모두 고수잖아요. 제가 조금 편한 분들과 방송을 하면 어떨까 생각하죠. 그런데 두 분이 워낙 세고 거치니까,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분들은 저에게 부드러운 부분을 기대하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자꾸 맺어주시는 거죠. 그런데 이분들이 의외로 중독성이 있어서 함께하다 보면 즐거워요. 김구라_ 김성주씨가 그럴 만한 입장은 아닌 것 같은데…. (김성주의 당황한 기색을 보고) 뭘 가려, 사람이. 저는 이경규 선배와는 호흡이 잘 맞는 편이에요. 그리고 제가 ‘원조 케이블 가이’ 아니겠습니까. 예전부터 케이블 TV에서 종횡무진 활약해왔고, 케이블이라는 매체 자체를 사랑하고 좋아해요. 종영됐지만 지금도 방송되어 아직도 진행하는 줄 아시는 ‘위자료 청구소송’을 1년간 진행한 경험이 있어서 이곳 스튜디오가 낯설지 않아요. 마음이 아주 편안해요. 김성주_ 저도 1995년 겨울에 ‘케이블 가이’로 활동을 시작했어요. MBC에 입사하기 전까지. 그래서 케이블이 낯설지는 않아요. 이경규_ 저보고는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김구라씨와 방송을 같이하지 말라고 해요. 제가 손해 본다고요. 제가 갖고 있는 이미지 중 안 좋은 걸 들춰내잖아요. ‘성격이 안 좋네’ 하면서. 그런데 저, 성격 좋아요. 성격이 좋으니까 김구라씨가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성격이 나쁘면 그런 이야기 못하거든요. 그런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오해하는 경향이 있는데 저는 그런 게 재미있어요. 우리 (김)성주 동생은 너무 예민해. 우리는 무슨 일이 있어도 개의치 않는 편인데 김성주씨는 고민을 많이 해요. 우리가 옆에서 고치라고, 대범하게 하라고 해요. (김성주를 향해서) 뭐 감추려고 그러냐. 요즘 잘 안 되면, 안 된다고 말해. 김성주_ (당황하며) 감추지 않습니다.상처와 마주하기 본격적으로 이경규와 김구라가 김성주의 상황을 하나씩 파헤치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김성주는 당황할 뿐이다. 김구라_ 포털 사이트에 ‘김성주, 공중파 안녕’이라는 기사가 떴는데, 그 때문에 김성주씨가 상처를 많이 받은 것 같아요. 김성주_ 그게 아니에요. 김구라 선배가 아침에 저를 보자마자 “너, 안 좋은 기사 떴더라”고 하셨잖아요. 신경을 안 쓰려고 해도 쓸 수밖에 없죠. 저와는 달리 두 분은 의연한 것 같아요. 이경규_ 다들 알다시피 저는 작년에 (맛이) 갔어요. (방송 다 없어지고) 죽은 걸로 되어 있었어. 그래도 의연하게 대처해요. 김구라_ 저 같은 경우도 (다르지 않아요) ‘명랑히어로’ 마지막 방송에서 SS501이 출연해 아이돌의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했잖아요. 저는 아이돌의 틀 안에 갖춰 있는 느낌을 이야기하면서 문희준이 여자친구를 사귈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여자친구가 없다는 것에 대해 ‘아이돌이 무슨 환관, 내시인지 만날 여자친구 없다고 한다’고 말했는데, 어느 인터넷 신문에서 제목을 ‘문희준 환관’으로 뽑았더라고요(김구라는 이 때문에 방송에서 사과를 해야 했다). 뭐, 그 부분은 충분히 이해하고, 저같이 단련된 사람은 괜찮은데 김성주씨는 조금 힘들어하는 것 같네요. 김성주_ 형님들이 보시기에는 제가 그렇게 보이나 본데, 저 자신은 예전보다는 예민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다만 그 기사를 접했을 때 ‘만약에 내가 공중파에 다시 돌아가면 이 기사가 오보인데, 너무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은 들었죠. 이경규_ 예민하네, 예민해. 예민한 거야. 김성주_ 회사를 나올 때는 ‘하고 싶은 걸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방송사가 아닌 개인 사업자도 경기 중계권을 사서 재분배를 할 수 있거든요. 그렇다면 제가 몸담고 있는 방송사에서 중계권을 따지 못하면 제가 아무리 축구 중계를 잘한다고 해도 그 축구 중계를 할 수 없거든요. 그런데 만약 제가 프리랜서라면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되면 스포츠 중계도 할 수 있고, 예능도 하고요. 그런데 현실은 달랐어요. 판단 착오였죠. 방송 환경은 조직적인 부분도 있고, 여러 다른 부분이 있더라고요. 이경규_ 한마디로 예전에는 축구 중계를 프레스 카드 걸고 들어가 차범근 감독과 함께했는데, 프리랜서 선언 후에는 스탠드에서 저와 축구 중계를 해야 하는 거죠. 아마 그게 가장 크게 바뀐 거 아닐까요. 그런 아픔이 있는가 하면 더 큰 성취감도 있을 거예요.마음을 터놓고 상처를 이야기하다 김성주는 본격적으로 자신이 맞닥뜨린 좌절과 실패의 아픈 시간에 대해 털어놓기 시작했다. 진솔하게 이야기하다 보니, 슬픈 상황인데도 이야기는 재미있게 흘러갔다. 김성주_ 저는 방송을 하면서 프로그램이 없어지기 전에 잘린 적이 없었어요. 제가 나간다는 건 다른 프로그램으로 갈아타기 위해서였죠. 그때는 MBC 직원이었으니까요. ‘명랑히어로’가 종영되기 2주 전에 그만두게 됐어요. 담당 PD가 입사 동기였는데, 제게 그 이야기를 하기가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두 살 동생인데, 어느 날 저를 불러서 “형, 프로그램은 살려야겠고 위에서 잘 만들라고 압력이 있어. 자꾸 최양락씨 쓰라고 하는데, 형이 알다시피 여기서 내보낼 수 있는 사람이 없잖아”라고 하는 거예요. 이경규_ (웃으며) 정말 재미있다. 이런 얘기를 하란 말이야. 재밌잖아. 김구라_ (이경규를 향해) 이걸 어디서 해요? 김성주_ 저를 하차시키기까지 반대를 많이 했대요. 너무 미안해하는데 저는 정말 담담하게 받아들였죠. 그래도 서럽더라고요. 라디오 ‘FM 대행진’ 담당 PD도 저와 입사 동기예요. 그 동기도 어느 날 갑자기 저더러 나오라고 하더니 “형, 정말 미안한데 나도 기본급이 깎일 판이고 회사가 너무 어려워요. 제 마음 알죠?” 하더라고요. 예전 같으면 “알았어, 다른 거 하지”라고 했을 텐데…. 김구라_ 그런 게 다 진정한 프리랜서가 되는 첫걸음이지. 사실 MBC에 잘못한 거 있잖아.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잖아. 이경규_ 저 같은 경우는 프로그램 자체가 없어지고 잘리고, 열심히 녹화를 했는데 방송이 아예 안 되는 일도 많이 겪었어요. 올해만 해도 몇 개 없어졌잖아요. 그래서 담담해요. 김성주씨는 안정적으로 일하다가 갑자기 PD가 관두라고 하니까 충격이 심했을 거예요. 이제는 김성주씨도 관두라고 하면 그냥 관두지 않을까요. (김성주를 향해 농담을 던진다) 이 프로그램에서도 그런 이야기 나오던데, 그렇게 되면 내가 이야기해줄게. 김성주_ 사실 ‘명랑히어로’ 그만두었을 때, 경규 형님 때문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프로그램 중간에 들어오셨거든요. ‘내가 형님 때문에 밀려나는구나’ 했죠. 이번에도 형님이랑 같이한다고 해서 ‘지독한 인연이다’ 생각했어요. 이경규_ 이거 진짜 재미있는데? 대박이다!세 MC, ‘화성인 바이러스’에서 제 역할 찾아 ‘명랑히어로’ 출연 당시, 김성주는 녹화 전날이면 잠을 이루지 못했다. 대본도 몇 번씩 봤지만, 캐릭터를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 때에 비해 ‘화성인 바이러스’를 진행하는 그의 얼굴은 편안하다. 이경규_ ‘화성인 바이러스’에서 김성주씨가 잘해낸다면 다른 방송도 할 수 있고, 다시 공중파 방송도 할 수 있을 거예요. 지금은 잠시 쉬고 있을 뿐이죠. 저는 이 프로그램에서 김성주씨가 제 역할을 찾았다고 생각해요. 이 프로에서는 김성주씨가 정리하는 사람이거든요. ‘명랑히어로’에서는 웃기는 사람이었는데, 당황스러울 수밖에요. 지금이 제일 편할 거라고 생각해요. 김성주_ ‘명랑히어로’ 할 때는 이경규 선배에게 많이 혼났죠. 이경규_ (김성주를 향해) 그런 이야기하지 말란 말이야. 그러면 나는 만날 혼내는 사람인 줄 알잖아. 김성주_ ‘화성인 바이러스’ 하면서는 칭찬을 많이 해주셨어요. 이경규_ 술자리에서 김국진씨하고 김성주씨가 방송에 대해 조언을 구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잘하려고 하지 마. 잘하려면 학원을 다녀(웃음). 부담 갖지 마.” ‘화성인 바이러스’를 하면서 이제 자기 역할을 찾은 거 같아요. 김성주씨가 있어야 우리가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거든요. 우리가 편하려고 하는 거죠. 김구라_ 정말 많이 편해진 것 같더라고요. 벌써 브이 걸들(화성인 복장을 한 여성 출연자들)과 이야기도 하고. 김성주_ (당황하며) 그건 전체적인 흐름을 알아야 해서…. 김구라_ 지금은 김성주씨가 굉장히 편하게 진행하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겉으로만 봤을 때는 아주 차갑고 이성적인 사람인 줄만 알았어요. 그런데 막상 같이 진행하다 보니 인간적인 허점도 많아서 우리에게 소스도 많이 제공해줘요. 지금은 서로 의지하며 방송을 하고 있죠. 김성주_ 제작진이 제게 정리하는 역할을 주셨는데 정리라면 두 선배가 더 잘하시죠. 예능적인 감각이 탁월한 분들이지만, 캐릭터가 독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의) 케이블이니까 제 역할이 필요한 거죠. 그래도 두 선배들이 방송 중간중간 흐름을 잡아주세요. ‘이번에는 이쪽으로 가자, 이건 너무 간다’ 하시면서요. 김구라_ 이경규 선배가 끊으라고 많이 하죠. (시간이) 너무 많이 갔다면서. 이경규_ PD들이 편집할 때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거지. 김성주_ 프리랜서 선언 후 예능에만 몰두한 건 제의가 많았기 때문이에요. 만약 스포츠나 교양 프로그램에서 저를 원했다면 그 쪽으로 매진했겠죠. 저는 아직 부족해서 선배들을 따라가기에는 벅차요. 이경규 선배는 “네 모습을 보여줘. 그러면 예능 안에서 캐릭터가 잡혀. 네가 20~30년 한 사람들을 따라가려고 하니 과장된 모습이 나오는 것 같다”고 조언해주셨죠. 사실 아직도 감이 안 잡혀요. 김구라, 이경규보다 김성주가 더 특이하다? ‘화성인 바이러스’에서 이경규와 김구라는 비슷한 듯 정반대의 역할을 맡고 있다. 이경규가 출연자들의 이야기에 동조하는 쪽이라면, 김구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며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시각을 제공한다. 김구라_ ‘화성인 바이러스’에는 특별하게 사는 분들이 나오세요. 조폭 출신 가수가 출연한 적이 있는데, 과연 조폭 생활을 어디까지 했을까 궁금할 수 있잖아요. 애니멀 커뮤니케이터가 나온 적이 있는데, 저는 태어나서 자의로 동물을 만져본 적이 한 번도 없거든요. 동현이가 강아지를 사달라고 졸라도 일언지하에 잘랐어요. 그러니 (공감보다는) 의심의 시각으로 보게 되죠. 시청자들은 제 시각을 통해서 그분을 이해하거든요. 김성주_ 김구라씨 최고의 장점은 프로그램을 보는 눈이 객관적이라는 데 있죠. 지난 방송에 서울대 출신 악플러가 나왔는데, 김구라씨는 “요즘 같은 시대에 서울대라고 특이한 게 아니잖아”라고 하시는 거예요. 이런 식의 접근이 우리 프로그램의 퀄리티를 잘 잡아준다고 생각해요. 김구라_ 참 좋은 이야기야. 김성주_ 경규 형님도 마찬가지예요. 출연자가 나오면 ‘50분 아니고, 20~30분짜리야’라고 판단하시죠. 이건 몇 분 정도 방송에 나가야 하는지 아세요. 아이템을 받자마자 더 들어갈 게 없다 싶으면 자르고요. 이 역시 프로그램 퀄리티를 높게 만들죠. 이경규_ 저는 사실 동물과 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어느 정도는…. PD가 그렇게 하라는 것이 아니라 성향이에요. 프로그램을 하다 보면 이상하게도 성향이 많이 나타나요. 김구라_ 그렇죠. 이경규 선배는 출연자들과 이야기하면서 슬쩍 영화 홍보까지 해요. 프로그램 세팅하면서 역할을 정하고 가면 안정적이긴 하지만 굳이 그러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경규 선배와 나는 살아온 길이 다르고 나이 차이도 나니까 시각도 다른 것 같아요. 저보다는 경험이 많으니까 포용력이 더 있죠. 이경규_ 사실 일반인과 방송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일반인들은 일단 조명과 카메라를 보면 긴장을 해요. 첫 대사를 들어보면 떨고 있어요. 저와 김성주씨를 보면 괜찮은 것 같은데, 김구라씨를 보면 딱 얼어버리죠. 어떤 욕을 할지 모르니까. 또 제가 버럭 화를 낼까봐 긴장하는 것 같더라고요. 김구라_ 저희와 이야기를 해보면 아시지 않습니까. 우리가 얼마나 이성적이고 젠틀하고, 매너가 좋은지. 이경규_ 녹화가 끝나고 나면 사람들이 오히려 ‘김성주, 이상한 사람이구나, 다른 두 사람 이미지가 훨씬 좋구나’ 생각한다니까요. 김성주_ 저는 화성인이 아니고 당연히 지구인이라고 생각하는데, 두 분은 독특한 분들과 통하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방송 진행하다 보면 출연자를 포함해서 세 사람이, 한 팀이고 저만 따로 떨어진 것 같아요. 이경규_ 저는 캐릭터를 바꿨죠. 저희가 소재에 따라서, 그분의 행동에 따라서 맞춰주죠. 연예인들이야 우리가 막 하면 같이 가는데 일반인들은 당황할 거예요. 그래서 자제하는 편이이에요.야생 버라이어티는 이경규가 원조! 최근 이경규는 새로 시작한 KBS-2TV ‘해피 선데이’ 코너 ‘남자의 자격, 죽기 전에 해야 할 101가지’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제목처럼 남자로 태어나, 한번쯤 해보면 좋은 것들을 체험하는 버라이어티쇼다. 이경규를 비롯한 출연자들이 1박 2일 동안 합숙하면서 금연했던 방송은 좋은 반응을 얻었다. 김구라는 같은 시간에 MBC-TV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대망’이라는 코너에 출연해 이경규와 본의 아니게 시청률 경쟁을 하게 됐다. 이경규_ 녹화 길게 하는 거 안 좋아하는데, 30시간씩 해야 하니 힘들죠. 그래도 해야 합니다. 사람이 궁지에 몰리면 다 해요. 안 할 이유도 없고요. 방송 형식이 30시간이다, 그럼 해야죠. 그게 불편하진 않은데 부담스러워요. 녹화 전날 되면 답답하고 부담스러워요. 그 속에서 무엇을 보여줘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해요. 요즘 MBC ‘일밤’은 새로 ‘대망’을 하고 있잖아요. 김구라_ ‘대망’은 김용만씨 코너죠. 사실 첫회 시청률은 ‘남자의 자격’이 높게 나왔더라고요. 후배로서 감히 말씀드리는데, 경규 형님이 KBS에 출연한다고 했을 때는 걱정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시청률이 잘 나와서 다행이었어요. 사실 SBS ‘패밀리가 떴다’가 시청률이 워낙 높기 때문에, 우리끼리 3~4%는 큰 의미가 없어요. 욕심 부리지 않고 13~14%만 나왔으면 좋겠어요. ‘대망’과 ‘남자의 자격’이 각각 자기네 색깔을 발휘해 ‘패떴’을 주저앉히면, 세 프로그램이 박빙의 승부를 펼치지 않겠어요. 같은 시간대에 방송되었던 ‘세 바퀴’가 월요일로 시간을 옮겼을 뿐인데, 바로 시청률이 14~15%로 올랐어요. 그런 걸 보면서 일요일 그 시간대는 정말 야외로 나가야 성공하는 것인가, 그것밖에 대안이 없나 생각하죠. 이경규_ 사람들이 ‘30시간씩 방송하려면 힘들지 않냐’고 묻곤 하는데, 사실 예전에 제가 다 한 거예요. 다른 사람들이 다 스튜디오에 있을 때 혼자 밖에 나가서 ‘도로 위의 양심’을 밤새면서 했어요. 너구리 찍을 때는 텐트 치고 양재천에서 3개월 살았고요. 혼자 할 때는 돋보였는데, 이제는 흥이 안 나. 내가 돋보이지를 않잖아. 전에 내가 이미 했던 형식인데 다시 하니까 마치 후배들이 하는 걸 따라 하는 것으로 보여요. 하지만 원조는 저예요. 입담이 좋은 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예정된 시간이 금세 지났다. 이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1박 2일이 아닌, 그 이상도 가능할 것 같은 느낌이다. 적절하게 드러내고 이를 희화화하는 과정에서 재미가 생기고, 바로 이런 가운데 진솔한 대화가 오갔다. 가장 곤혹스러웠을 법한 김성주도 인터뷰 이후 다소 홀가분한 기분이지 않았을까. 선배 방송인 이경규와 김구라는 상처에 의연하게 맞서고 빨리 털어버려야 한걸음 내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이미 잘 알고 있었다. ■글 / 두경아 기자 ■사진 / 이성원
[장기자 정기자의 도발인터뷰]꿈꾸는 사람의 외로운 질주- 이경규
2008. 03. 12 연예
진흙탕에 몸을 던지고, 양재천에 텐트를 치고 3개월 동안 살기도 했다. ‘이경규’라는 이름에 떠오르는 숱한 예능 프로그램들은 그가 항상 새로웠다는 증거다. 한국을 오래 떠나 있을 때는, 뜬금없이 이경규가 보고 싶을 때가 있었다. 나, 왜 이렇게 힘들게 살지? 목욕탕에서 진행된 녹화가 생각보다 길어졌다. 다섯 시간 동안 물 속에 있었다. 이경규는 주문한 커피에 각설탕을 넣고, “담배 좀 피워도 될까요?”라고 물었다. 이 남자가 이렇게 피곤한 건, 녹화 때문만은 아니다.정기자 담배는 많이 태우세요? 한 갑은 피우는 것 같아요. 전에는 두세 갑씩 피웠죠. 난 몸에 안 좋은 거 좋아해. 알코올, 카페인, 커피 같은 거. 맨 이런 것만 좋아하고. 정기자 ‘무릎팍 도사’에 출연하셨을 때는 “나, 왜 이렇게 힘들게 살죠?”가 고민이셨죠. 그냥 하신 말씀은 아니죠? 영화도 그렇고, 그렇게 힘들게 안 살아도 되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웃음). 지금 감독하고 저하고 둘이 시나리오를 쓰고 있어요. 오는 12월이나 내년 1월에 개봉할 거예요. 7월 정도에 촬영 들어가고, 이번에도 휴먼 코미디예요. 힘들게 살죠. 나 왜 이렇게 힘들게 살지? 참 하하. 죽겠어 아주. 장기자 조금 쉬었다가 하셔도 될 텐데, 왜 그렇게 급하게 하세요? 이게 쉬었다 하면 안 돼요, 막 하다가 안 되면 딱 때려치워야 돼. 쉬고 뭐 재충전하고 이런 거 없어요. 딱 하다가 이건 아니다 그러면 그냥 끝. 미련 없이 이 바닥을 떠나버려야 돼.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방송도 마찬가지예요. 정기자 일본으로 유학 가셨을 때는 좀 쉬어 가는 느낌이었죠? 그때는 좀 쉬었죠. 너무 힘들고 그래가지고. 좀 쉬다가 왔죠. 유학 한 번 더 가고 싶긴 한데, 이제 가면 안 돼. 쭉 가야 돼. 쉬면 아웃이야(웃음). 장기자 위기감을 느끼세요? 위기감은 없고요, 세상이 너무 빨리 바뀌니까. 여기에 어떻게 대응을 하느냐가 더 문제겠죠? 언제든지 관두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별로 위기감 같은 건 없어요. 그보다 어떻게 하면 이걸 계속 밀고 나갈 수 있을까, 이 열정과 정열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까. 이런 게 걱정이 되죠. 정기자 시대가 바뀌어서 느껴지는 부담이나 위기감보다는 열정이 떨어질까 봐 걱정된다는 말씀이네요. 디지털 시대에 감각적으로 뒤지면 안 되니까요. 그리고 포장을 새롭게 하니까. 사실 하는 건 다 똑같아요. 포장을 다르게 하는 거죠. 항상 남들이 안 했던 것을 해야 하는데, 요즘은 프로그램을 하나 만들면 똑같은 것들이 너무 많아요. 노하우를 나눠 가졌어요. 장기자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세요. 편집이라든지, 소재 선택. ‘일요일 일요일 밤에’ 옛날에 할 때만 해도 다른 데서는 야외 촬영은 잘 안 했거든요. 지금은 다 하잖아요. 컨셉트도 많이 공유하고 있어요. 프로그램 만드는 실력들이 다 비슷비슷해지는 것 같아요. 장기자 좀 전에 ‘라인업’에서 벌칙 받으시는 거 봤어요. 진흙탕에 철푸덕, 하고. 얼굴까지. 너무 혹사하신다 싶었어요. 시청자들이 워낙 강한 것을 원하니까 거기에 맞춰가야 하잖아요. 나는 옛날부터 혹사를 좀 했어요. ‘다큐멘터리 이경규가 간다’ 했을 때는 양재천에서 3개월씩 텐트 치고 살았거든요. 지금은 다 하잖아요. ‘1박 2일’도 그렇고. 전에는 나 혼자만 혹사하면 돋보였어요. 지금은 뭐 다 하니까 별로 안 돋보여(웃음). 뭔가 독보적인 것을 해야 하는데. 정기자 “이건 이경규 아니면 못했을 거야. 나 아니면 못했을 거야” 그런 건요? 혼자 하는 프로그램들. ‘다큐멘터리 이경규 보고서’, 혼자 하고. 동물들하고 같이 하고. 지금은 다 그룹 지어서 하잖아요. 저는 다 혼자 했어요. 정기자 장단점이 있겠죠? 혼자 하면 아무래도 힘이 부족할 수도 있고요. 혼자 하면 컨셉트를 향해 달려갈 수 있습니다. 장점이죠. 내 머릿 속에서 구상한 것을 향해서 달려가는데, 떼로 하게 되면, 이 자식들이 어디로 갈지를 모르기 때문에 컨셉트에 벗어나는 것들이 많이 나와요. 그래서 오히려 힘들 때가 있어요. 단점은, 여럿이 같이 하면 하다가 녹화하면서 좀 쉴 수 있잖아요. 혼자 하는 것은 쉴 수가 없어요. 장기자 단점은 그거 하나? 결국 혼자 하는 게 더 편하다는 말씀이네요(웃음). ‘아, 얘는 정말 통제가 안 된다’ 그런 사람도 있죠? - 통제 안 되는 애들 많아요(웃음). 진짜 많아요. 난 보통 녹화를 하면 두 시간 반, 세 시간밖에 안 해요. 패널로 나온 사람들이, 내가 한다고 하면 바로 나와. 빨리 끝내니까. “어, 너 몇 시에 가야 되는데?” “저 두시 반에는 가야 되는데요” “알았어” 그러면 딱 맞춰서 끝내줘요. ‘무릎팍 도사’ 나갔다가 기절할 뻔했어요. 녹화를 여섯 시간 하더라고. 정기자 여섯 시간 찍고 30분 나갔죠. 그래서 진을 뺀다고 하셨구나. 제 것도 통으로 다 내보내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내가 좀 잘라달라는 부분이 있었죠. 그 때, 영화 얘기 하다가 울었어요. 너무 부끄러운 거죠. 뭘 울어, 무슨 큰일 한다고. 그래서 제발 좀 편집해달라고 그랬죠. 내가 오래 해야 후배들도 오래 하죠 언제부턴가 ‘규라인’이라는 말이 따라다녔다. 예능계에 이경규만 한 권력자가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지금 현장에는, 이경규보다 나이 많은 사람이 없다. ‘구봉서 선생님’과 함께 연기했던 사람은 그뿐이다. “이경규, 왜 오래 가는가”라는 분석도 나오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다.장기자 말씀하시는 성향이나 평소 방송에서 볼 수 있는 모습으로 미뤄 봐도, 후배들을 챙기실 것 같지는 않은데 ‘규라인’이라는 얘기가 많이 나와요. 잘 챙겨주시나요? 많이 챙겨주죠. 술도 한잔씩 하고. 녹화 끝나면 조언을 많이 해주죠. 내가 오래 해야 지들도 오래 할 거 아닙니까(웃음). 재석이도 만날 “형님이 오래 하셔야 되는데” 그래요. 오래 하게 될 겁니다. 일본도 마찬가지예요. 방송 환경이 일본이랑 비슷하잖아요. 제가 유학할 때 나오던 사람들이 지금도 나오고 있어요. 우리도 10년 전에 강호동, 유재석 있었잖아요. 지금도 나오고 있고. 그 세대가 그대로 가지 않을까 생각해요. 장기자 이경규씨 앞 세대는 끊긴 것 같네요. - 그렇죠. 홍렬이형, 세원이형 방송 활동 거의 안 하시잖아요. 그리고 요즘은 옛날에 비해서 버라이어티에 관심이 많아졌어요. 너무 관심이 많아(웃음). 그냥 즐기면 되지, 분석을 하고 막. 그놈의 인터넷 그거 폭파시켜야지. 아마추어들이 나를 분석해놓은 것을 보면 기가 막히더라니까. 분석도 맨 그런 거야. “왜 이 사람은 오래 하는가” 오래 하거나 말거나(웃음). 정기자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보이는 것은 어디까지가 진실일까요? 한 30%는 본인 성격이 들어 있겠죠. 저 실제로는 별로 ‘버럭버럭’ 하지 않아요. 카메라 돌면 조금 ‘쇼’ 하고 그러는 거지. 방송에서는 애들 막 발로 차고 그러는데, 실제로 그러겠어요? 지금은 리얼 버라이어티를 자꾸 내세우니까, ‘`리얼로 하니까 실제로도 저럴 것이다’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장기자 ‘저 녀석 조만간 치고 올라오겠는데’ 그런 느낌, 혹은 ‘나랑 닮았다’고 생각하는 후배는요? 잘하는 후배들이 있으면 PD들한테 추천을 많이 해줘요. 작년에는 (김)구라를 많이 추천했죠. 새로운 것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지금 잘하고 있어요. 약간의 독설과 막말. 아무나 못하는 거거든요. 워낙 고생을 많이 하고 살았고, 인터넷에서의 습관, 그런 것들이 자유스럽게 몸에 배어서 나오는 거죠. 일부러 한다고 되는 게 아니에요. 장기자 요즘 가수들이나,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이 버라이어티에서 활약하고 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서로 도움이 되죠. 그리고 본인들이 먹고살겠다고 하는 것을(웃음), 그거를 뭐 그렇게 가수라고 뭐라고 하고 그건 안 되는 거죠. 그럼 나는 개그맨인데 왜 영화하겠어요. 그랬으면 강호동이도 방송 안 시켰죠. 씨름 하는 애를 뭐 하러 이걸 시켜요, 씨름 하면 되지. 스포츠 하는 사람들이 연예계로 많이 오는 환경이 올 거라는 걸 예측하고 있었어요. 그걸 강호동이 제일 먼저 했죠. 후발로 했으면 잘 안 됐을 가능성도 있었어요. 정기자 요즘의 강호동씨는 어떠세요? 잘하고 있어요. 결혼할 때 고민 많이 했어요. 결혼하면 ‘X맨’ 같은 것도 못해요. 아무래도 여자 이야기는 좀 삼가게 되고, 소재가 줄어들죠. 한창 연예인들 ‘접붙이기’ 많이 했잖아요. ‘러브 라인’ 같은 거, 유부남은 못하잖아요. 결혼하면 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잃어버리죠. 정기자 이경규씨 결혼하실 때는 어떠셨어요? 와, 너무 오래돼서 기억이 잘 안 나(웃음). 요즘에 구라 아들 보면 그 생각이 많이 들어요. “우리 딸이 다 한 건데 저거. 옛날에 다 한 건데 구라 아들이 하는구나.” 장기자 예림이가 그때를 기억하나요? 전혀 기억 못해요. ‘라인업’에서 자꾸 나와달라고 그러는데, 지금 중 2라 얼굴이 알려지면 생활이 불편하잖아요. 본인도 별로 내켜하지 않는 것 같아. 광고도 하자고 들어오는데, 안 찍어요. 돈 많이 주면 하는데(웃음). 장기자 예림이가 방송에 관심을 갖고 있진 않나요? 소질이 좀 있는 것 같아요?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소질은 잘 모르겠어요. 걔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떻게 알겠어요. 집에서는 조용히 있지만 밖에서는 어떤지 모르잖아요. 저는 크게 될 것 같으면 시키고, 대충 뭐 되겠다 싶으면 안 시키려고 해요. 모 아니면 도니까요. 각박해요 이 바닥은. 우리는 그런 거 다 경험했잖아요. 스스로 새로워진다는 것, 정말 어렵죠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는 한 번도 웃어본 적이 없다. 다른 사람의 방송을 보고 웃었던 건 일본 유학 시절 때가 처음이었다. 처음으로 팬(fan)의 입장이 됐고, 자신이 방송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행복다고 느꼈다. 지금도, 권태를 느낄 때는 그때의 마음을 생각한다.장기자 방송 감각은 타고나는 거라고 생각하세요? 아무래도 타고나야겠죠. 버라이어티에서 대화를 나누는데 거기서 순발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정도의 감각은 필요하죠. 노홍철이 어디 연습했겠어요? 학원 다녔겠어요? 걔는 그냥 자체가 ‘노홍철’이잖아요. 그런 걸 보면 70%는 타고나는 거고, 30%는 기술을 익히는 거죠. 테크닉과 메커니즘을. 정기자 그럼 이경규씨가 습득한 것은 뭔가요? 습득한 것은 그런 거죠. ‘이렇게 프로그램을 만들면 좋아할 것이다’ 지난 1994년 미국 월드컵에 관광객으로 놀러 갔어요. 그때 스페인하고 2:2로 비기는 것을 보고 “아, 이거 프로그램으로 만들면 대박이겠구나” 싶었죠. 그래서 1998년도에 프랑스 월드컵을 갔어요. 그때 축구가 작살이 났잖아요. 잘 안 됐어요. 하지만 반향은 있었죠. 그때 노하우를 가지고 2002년에 대박을 했잖아요. 축구장 뒷이야기가 참 재미있단 말이죠. ‘사람들이 좋아할 것이다. 이걸 전달해야겠다’ 생각했죠. 그런 것은 학습의 효과가 있는 거죠. 정기자 계속 새로운 걸 찾는 삶은 힘들 수밖에 없죠. ‘내가 서 있는 무대가, 지겹다’ 그런 느낌이 들 때도 있어요? 그럴 때마다 다시 외국 나가서 TV를 봐요. 지금 한국 TV 프로그램에 나오는 사람들은 내가 거의 아는 사람들이잖아요. 그러니까 TV를 봐도 직업적으로 봐요. 전혀 안 웃어요. 일본에서 유학할 때 TV를 보니까, 나는 그 사람들을 모르잖아요. 그런데 내가 매일 보는 사람이 있어. 그 사람이 나오면 그냥 좋아. ‘`아, 이래서 팬이라는 사람들이 생기는 거구나’ 그걸 처음으로 느껴봤어요. 정기자 처음으로 타자(他者)가 돼서 보신 거죠. 그렇죠. 그리고 그런 사람들을 보면 부러워요. MC 같은 사람들. 부러워. 그런데 내가 지금 그걸 하고 있단 말이죠. 한국에 있을 때는 그게 부러워할 만한 일이라는 것을 몰라요. 잊어요. 직업이니까. 그래서 가끔씩 일본 가면 TV 보면서 그런 마음을 자꾸 되새기죠. 방송은 행복한 거다. 오래 해야지. 그런 마음. 장기자 스스로 새로워질 수 있는 방법은요? 스스로 새로워진다는 것이 정말 어렵죠. 하지만 나를 믿는 것. ‘내가 오늘 잘할 것이다’ 라고 생각하는 것. ‘잘해야 되는데, 뭘 하지? 웃겨야 하는데’ 그럼 잘 안 떠올라요. 그러다 ‘모르겠다, 잘하겠지 뭐’ 하고 올라가면 또 잘하고 있어. 이렇게 나가는 거죠. 가수라든지, 악기를 다루는 분들, 국악 하시는 분들. 수십 년간 했기 때문에 달인의 경지에 올라 있잖아요. 뭔가 남는 게 있고. 그런데 우리는 남는 게 없어. 정기자 최근 이경규씨를 보면서 ‘예술 하시는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예술가의 자세라고 생각했죠. 요즘은 많이 생각해요. 어디 앉아 있는데 “뭐 좀 보여주세요” 그러면. 악기 다루는 사람은 음악을 들려주고, 가수는 노래 부르는데, 우리는 뭘 해야 되는 걸까. ‘혼자서 하는 스탠딩 코미디를 한번 해볼까’ 혼자 한 시간을 떠들 수 있을까. 한 주제를 가지고. 그런데 그것도 다 비슷한 것 같아. 예를 들어 황수관 박사님은 ‘건강’을 가지고 웃기잖아요. 구성애 선생님은 ‘성(性)’을 가지고 말씀하시고, 장경동 목사님은 기독교가 소재고. 우린 포인트가 없어요. ‘`이걸 몇 십 년 했는데, 이렇게 남는 것이 없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정기자 하지만 이경규의 진행, 이경규의 코미디에는 ‘이경규’가 있잖아요. 있죠. 하지만 개인에게는 없어요. 프로그램을 떠나면 아무것도 없어요. 우리한테는 프로그램이 남는 거예요. 뽀빠이 이상용 아저씨는 수첩에 레퍼토리 한 2천 개를 적어 다녀요. ‘방앗간’ 하면 방앗간 얘기 딱 하고. ‘그걸 한 번 해볼까?’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그것도 다 뻔한 얘기야. 장기자 이경규만의 테마를 찾고 싶은 거군요. 그렇죠. 테마를 찾아야 하는데, ‘웃으며 삽시다, 웃기는 방법’ 이거는 아닌 것 같아(웃음). 그렇다고 부부생활을 행복하게 하는 것, 이것도 아니야. 아니야. 예전에 김밥 장사 할 때는 제가 웃겼어요. 사업설명회 하면 제가 한 시간 동안 강의하잖아요. 내가 김밥 가지고 한 시간 동안 떠들었는데 무지하게 웃겨요. 그건 ‘`내 거’거든. 장사하는 방법, 그런 거. 이런 고민들을 많이 하죠.우리는 놀잖아요, TV에서 보면 만날 놀잖아 인터뷰 중에도 고민을 멈추지 않는다. 새로운 것, 이경규만의 것을 찾는 작업은 따로 시간을 내서 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웃음은 순간의 쾌락이고, 전파는 기록되지 않는다. 이경규는 쉬지 않는다. 나훈아의 기자회견에서는 그가 말했던 열정과 꿈만 보였다. 장기자 하루 중에 ‘이건 내가 쉬는 시간이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다’ 이런 시간은 없으세요? 완벽하게 혼자. 그런 거 없어요. 전 자요 그냥. 낮에도 자고. 장기자 ‘지금의 이경규’를 만드는 데 아내의 몫은 얼마나 될까요? 그런 거 없어요(웃음). ‘마누라 덕분에 잘됐다’는 말들 내가 볼 때는 약간 접대성 멘트예요. 그런데 일이 끝나고 돌아가면 쉴 곳이 있다는 것은 좋은 것이죠. 저번에 ‘라인업’ ‘산사에 가다’편 촬영 때 주지스님이 저한테 물었어요. “결혼이라는 것은 어떤 겁니까?” 그래서 제가 이런 얘길 했어요. “주지스님도 밖에 있으면 절에 돌아오고 싶지 않습니까?” 아, 그렇대. “저도 밖에 있으면 집에 가고 싶습니다. 그런데 주지스님, 절에 오래 있으면 절을 떠나고 싶지 않습니까?” 아, 맞대. “저도 그렇습니다” 그랬더니 이해를 하시더라고요(웃음).자꾸 ‘이경규 오래간다’는 얘기가 들리는 건,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일본 유학 시절을 제외하고는 대중의 곁을 떠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가 주는 웃음에는 긴장이 가신 적이 없다. 우리는 당대 최고의 감각과 연륜을 보고 웃을 수 있는 행운을 누리고 있다. 이제 그리기 시작한 ‘꿈의 그림’은, 아직 멈출 때가 아니다. ‘사오정’ ‘오륙도’ 이런 것들 많잖아요. 어느 정도 나이 들면 “오래 했다. 적정기가 됐다. 은퇴를 해야 한다” 그런 말들. 사실 그런 건 없죠. 이번에 나훈아씨 보면서 너무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남자가, 60이 넘은 분이 우리나라 최고의 배우들과 스캔들이 나고. 내용이 어떻든 간에 말이죠, 사람이 저렇게 열정적으로 살 수 있구나. 나훈아씨가, 꿈에 대해서 얘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그렇죠? 그런 맥락은 비슷한 것 같아요. 내가 그렸던 꿈의 세계, 그것을 지금 그려가는 중이니까, 멈춘다는 것은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어느 정도 되면 딱 접어버리고, 식당에서 일을 하든지 아니면 낚시터에 가서 내가 좋아하는 낚시를 매일 하고. 그렇게 살면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도 많이 들어요.정기자 사람들은 코미디 하는 분들이 얼마나 소중한 일을 하고 있는지를 모르죠. 어딜 가도 나를 웃겨주는 사람은 없잖아요. 가수는 만약 불행한 일이 생기면, 그걸 노래로 부르면 또 폼이 나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아픔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면, ‘저 새끼는 배알도 없는 새끼야 저거. 뭐야 저거’ 그런 사고가 많아요. 그런 면은 어렵죠. 그래서 후배들한테 그런 얘기 많이 해요. “어려운 일 생기면, 그것을 승화하거나 그러지 마라” 그냥 사는 거지, 그걸 가슴에 담고. 뭐 ‘슬픔이 있지만 웃겼다’ 뭐야, 그게. 그냥 시키면 웃기는 거지. 그렇게 의미를 두면 안 돼요. 난 그렇게 생각해요. 가수들은 노래 부르면 멋있잖아요. 우린 안 그래요. 직업적 으로 다른 측면이 있죠. 우리는, 놀잖아요. TV에서 보면 만날 놀잖아요. 정기자 그렇게 보이는 거죠. 집에서 나갈 때, “아빠 녹화하러 간다” 그러는데 집에서 예림이가 TV 보면 농담하면서 놀고 있잖아요. 비치는 모습이 그래서 인 것 같아요. 정기자 혼자 가시는 것 같아요. 외로워 보여요. 이제는 녹화장 가면 제가 나이 제일 많잖아요. 제작진, 연기자 다 합쳐도 제가 나이 제일 많아요. 챙겨야 하는 것도 많고 책임도 늘고. 외로워질 수밖에 없죠. 녹화하기 전에 애들 모여서 시시덕거리고 하잖아요? 쭉 모여 있는데 내가 딱 가면 다 나가(웃음). 그리고 일단 한번 일어서잖아요. 그런 거 별로 안 좋은 것 같아. 자꾸 사람을 외롭게 만들어요. 대기실에도 나 혼자 앉아 있고 말이야. 장기자 일종의 ‘권력자’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규라인’의 실체(?)가 뭔가요? 뭐, 나하고 친한 애들이죠. 그것도 그렇게 말을 하니까 있는 거지. 실체는 없어요. 전화도 제대로 안 하는데 무슨(웃음). 권력도 없고 아무것도 없어요. 정기자 영화사 직원은 아직도 한 명뿐이세요? 고정비 많이 나가니까(웃음). 정기자 이거 보세요, 외로우시다니까요. 외롭죠. 약간 외로워야지 사람이 힘을 얻습니다. 배가 고파야지 밥도 맛있잖아요. 어느 정도의 외로움은 가지고 있어야지. 털어내기 위해서 열심히 하는 거죠. 가난한 애들이 잘 웃기잖아요. 돈 많은데 뭐 하러 웃겨, 얼굴 잘생겼는데 왜 웃겨요. 잘생긴 애들 중에 노래 잘하는 애들 별로 없어요(웃음).다큐멘터리에 호랑이가 나오면, 밤새 봅니다 결국 꿈 때문이었다. 새로운 컨셉트의 프로그램도, 독한 진행도, 영화도 마찬가지다. 쉴 틈은 없다. 이런 삶은, 꿈꾸는 게 쉬는 거다. 그리고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낭만. 그가 이소룡을 사랑했던 것처럼 사랑받고 싶은 마음은 이경규만의 욕심이 아니다. 장기자 예능인으로서 탐나는 외모가 있다면요? (유)재석이 보면 얼굴 참 선하게 생겼잖아요. 그런 얼굴 좋은 것 같아요. 우리는 사납잖아요. 독하고 뭔가 확 물어뜯어야 살고. 항상 독기를 가지고 있잖아요. 그런 건 안 좋은 것 같아요. (김)용만이, 선하잖아요. 그래서 날로 먹잖아요(웃음). 선한 외모들 보면 부러워요. 편안한 프로그램은 용만이나 재석이가 하잖아요. 우린 편안한 게 안 들어 와. 뭔가 독하고, 서로 끌어내리고. 아, 편안한 거 하나 있구나. ‘전파견문록’ 그건 애들이랑 했죠. 장기자 애들한테도 독하게 하셨잖아요(웃음). 그렇죠. 독하잖아요. 애들 앉혀놓고 막 사람 놀리고 그러잖아요(웃음). 장기자 댁에서 고양이랑 개를 여덟 마리나 키우던데, 누가 키우세요? 전 원래 짐승을 좋아해요. 정기자 어떤 짐승을 보면, 참 ‘나 같다’고 느껴질 때가 있죠. 호랑이 좋아하죠. 내셔널지오그래픽에 호랑이만 나오면 정신없이 봐요. 밤새도록 봐요. 그 외로움. 확! 물어뜯고, 목 물어뜯고 달려가는 거. 프로그램을 해도 이거 대박 확! 나게 해야 한다. 그런 생각을 하니까. 그게 힘들어요. 정기자 ‘이경규, 내 인생의 대박’이라면? 프로그램 좋은 거 많이 맡은 것. ‘양심냉장고’ 같은 거. 프로그램들이 저한테는 대박이고, 개인적으로는…. 아, 우리 딸이 예쁘게 태어난 것. 그거 대박이고(웃음). 부모님에게 건강 물려받은 거. 그것도 대박이죠. 정기자 결국 ‘꿈’ 때문에 힘들게 사시는 거죠, 이경규씨는. 제가 전에 직장인 상대로 강의하면서도 그랬어요. 웬만하면 꿈을 갖지 마라. 진짜 피곤하다. 꿈을 좇아서 사는 건요, 정말 힘들어요. 좌절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고. 말이 좋지 자신을 학대하는 거예요. 꿈을 가지면, 대단히 힘든 일이 많이 생겨요. 방송 스케줄 마치고 영화사 가서 시나리오 쓰고, 머리가 깨질 것 같아. 그냥 ‘헬렐레’ 하면 좋아(웃음). 그래도, 꿈은 갖고 살아야죠. 올해 마흔아홉인데. 5, 6년 후에 감독하겠다는 꿈이 있어요. 그걸 위해서는 방송을 더 열심히 해야 해요. 지칠 틈이 없죠. 또 버라이어티 일선에서 가장 오래 하는 코미디언으로 남고 싶어요. 영화감독을 한 번 해서, “저 친구 감독 참 잘하네” 그렇게 인정받고 싶고. 그런 것이 힘인 것 같아요.장기자 독자 여러분께 한 말씀 해주세요. 한번 좋아했잖아요, 그럼 영원히 좋아하세요. 중간에 바꾸고 그러지 말고(웃음). 같이 늙어가는 거니까, 옛날에 좋아했던 것을 계속 좋아하면서, 그렇게 살아야 인생이 행복한 거죠. 새것 나왔다고 확 달라지고 그러면, 남는 게 없어요(웃음). 일본에 이시하라 유지로라고 있어요. 탤런트 겸 가수죠. 홋카이도 오다로에 가면 그 사람 생가(生家)가 있어요. 역에 내리면 그 사람 노래가 나와요. 그 사람 죽은 날은 와인이 20만 병이 팔려요. 그 사람이 와인을 좋아했대요. 팬들이 그 사람을 잊지 못하고, 그 사람이 죽은 날 같이 와인을 마시는 거죠. 멋있지 않아요? 우리는 활동 안 하면 그냥 끝이야. 아웃이에요(웃음). 그 나라 사람들은 와인이 20만 병씩 팔릴 정도로 그 사람을 못 잊는 거거든요. 그렇게 살아가는 것, 행복하잖아요. 낭만을 갖고 있어야 되는 거예요. 예능인들은 웃음을 주는 게 직업이다. 스스로 ‘웃음거리’가 되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다. 자세를 낮출수록 유리한 것도 사실이지만 이제는 알 때도 됐다. 좋아하면서 무시하는 이상한 이중성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 ‘복수혈전’은 오랫동안 웃음거리였지만 이경규의 꿈을 꺾지는 못했다. “열정이 사라지는 게 가장 두렵다”는 예능인의 삶의 자세를 감상하는 행운은, 뉴스에서 볼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진행 / 장회정 기자&정우성 기자 ■ 글 / 정우성 기자 ■사진 / 원상희 ■ 장소 협찬 / 카페 무(mu)(02-783-2336)
장기자 정기자의 도발 인터뷰
14년 만에 ‘복면달호’로 영화계 복귀한 이경규
2007. 02. 15 연예
이경규가 또다시 ‘일(?)’을 냈다. 영화 ‘복면달호’의 제작자로 나선 것이다. 1992년 자신이 직접 제작·감독·주연한 영화 ‘복수혈전’ 이후 14년 만의 일이다. 영화 ‘복수혈전’이 흥행과 비평에서 모두 참담한 실패를 맛보았던지라 그의 재기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오로지 작품으로 승부하겠다는 그의 각오가 대단하다.영화제작자로 서기 위해 버틴 5년 그토록 오랫동안 영화 만들기를 꿈꿔왔던 이경규(47)의 바람이 드디어 이루어졌다. 그가 제작에 참여한 영화 ‘복면달호(감독 김상찬, 제작 스튜디오 2.0·인앤인처스)’가 설을 앞두고 개봉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14년 만의 영화계 복귀’라는 타이틀이 무겁긴 한가 보다. 제작보고회장에 나타난 그는 평소와 달리 긴장한 모습이었다. “14년 만에 영화계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14년 전에는 제작·감독·주연 모두 제가 했죠. 이번에는 좋은 감독과 배우들이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도록 멍석만 마련해주고, 저는 뒤로 빠졌습니다. 그런데 빠지기를 정말 잘한 것 같습니다. 제가 빠지고 나니 영화의 완성도가 높아졌습니다.” 5년여 동안 철저히 준비해 영화 ‘복면달호’를 만들어낸 이경규. 그는 그 기간 동안 자신에 대한 선입관과 편견 때문에 힘들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전작 ‘복수혈전’의 실패와 코미디언으로서의 영화 제작이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실제로 일부 영화 관련자들은 이경규의 영화 제작은 아직 불안요소가 많다고 이야기한다. 이런 현실에서 영화를 만드는 이경규의 심적 부담이 어느 정도였을지는 굳이 말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 영화제작자로 서기 위해 지난 5년을 버텼다고 말하는 그는 분명 긴장하고 있었다. 이경규는 대학 시절부터 영화감독을 꿈꿨다. 개그맨으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한 1992년, 혼자서 영화 ‘복수혈전’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 영화는 흥행에서 별다른 반향을 얻지 못했고, ‘개그맨이 만든 영화가 그러면 그렇지’라는 비난까지 들어야 했다. 그 뒤 오늘에 이르기까지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서 그의 ‘복수혈전’은 개그의 소재로 사용되어왔다. 사람들의 입에서 ‘복수’라는 말이 나올 때마다 그는 ‘복수혈전’의 실패로 인한 수모를 겪어야 했던 것. 그럴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았을 이경규는 지난 14년 내내 마음속으로 ‘복수의 칼’을 갈고 있었을 것이다. 한없이 인내하고, 한없이 노력한 결과가 바로 영화 ‘복면달호’ 아닐까? 영화에 대한 열정 하나로 모든 것을 딛고 일어섰다는 그의 말이 애절하게 다가왔다.봉달호의 유쾌한 가수 도전기 영화 ‘복면달호’는 록가수를 꿈꿨지만 기획사를 잘못 만나 신비주의 트로트 가수로 풀려버린 청년, 봉달호의 가수 도전기를 그린 작품이다. ‘사무라이 픽션’으로 유명한 사이토 히로시의 「엔카의 꽃길」을 원작으로 했다. 이경규는 시나리오만 해도 2년이 넘게 걸렸을 정도로 공을 들였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그는 영화의 재미를 더할 에피소드 구상을 위해 트로트 가수 장윤정에게 많은 조언을 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노력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할 만하다. 영화 ‘복면달호’는 임채무·차태현·이소연이라는 세 주인공으로도 관심을 끈다. 영화 속에서 트로트 전문 기획사 ‘큰소리 기획’의 대표로 변신한 임채무는 가요계를 휩쓸 새로운 인재를 찾아 전국을 떠돌아다니다 봉달호를 발견하고, 그를 최고의 가수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스스로 ‘트로트광’이라 밝힌 임채무는 “‘지성이면 감천’이라더니 영화 속에서 이렇게 음반 관련 역할을 하게 돼 좋다”고 말했다. 사실 임채무는 그동안 신곡 앨범을 4장 발표했고, 리메이크 앨범은 13개나 냈을 정도로 트로트를 사랑한 실력파 가수(?)였다. 봉달호는 차태현의 영화 속 이름이다. 차태현은 “이경규 대표가 감독을 한다고 했으면 그러지 말라며, 과감히 뿌리쳤을 것”이라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영화 관련자들은 이경규 대표에 대한 선입견을 많이 갖고 있더라고요. 이 대표는 영화에 대한 열정이 정말 대단한 분입니다. 이번 영화가 잘돼서 이경규 대표의 영화가 더 이상 개그의 소재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소망이 있습니다.” 이경규에 대한 차태현의 마음 씀씀이를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영화 속에서 차태현은 ‘가수 데뷔’라는 말에 무작정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그날 이후, 트로트 가수로 인생이 180도 바뀌어버린 봉달호를 연기한다. 록가수가 되기를 고대하던 그에게 트로트 가수를 하라니, 청천벽력이 따로 없었을 것이다. 허나 이런 봉달호의 마음을 바꾸게 만든 주인공이 있으니 바로 차서연이다. 차서연 역은 이소연이 맡았다. 그녀는 “차서연은 트로트에 대한 열정만큼은 누구보다 넘치나 실력이 따라주지 않는, 얼굴과 몸매만 예쁜 여자”라며 자신의 역을 소개했다. ‘웃음’ 하나로 모든 이의 마음을 사로잡고, 더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고 싶다는 이경규. “좋은 영화는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웃게 만든다”는 그의 말이 실현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람 하나 살려주시기 바란다는 그의 호소가 오랫동안 맴도는 걸 보니, 아무래도 다가오는 설에는 영화관을 찾을 것 같다. 14년 만의 복귀작, 이경규의 ‘복면달호’의 흥행을 기원해본다. ■ 글 / 김민정 기자 ■사진 / 원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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