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3,541 건 검색)
- [오늘도 툰툰한 하루]‘예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긴 답변 같은 그래픽노블 ‘이것이 새입니까?’
- 2024. 12. 20 14:00 문화|문화
- ... 산 거겠죠? 그가 바나나를 먹는 것까지가 작품의 완성이라는 생각과 함께, 한편으로는 ‘현대 예술이란 대체 무엇인가’라는 고전적인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제가 바닥에 큰 원 하나를 그려놓고...
- 오늘도 툰툰한 하루
- 바이든 ‘북·러·중·이란 협력강화 대응’ 각서 승인
- 2024. 12. 11 20:19 국제
- ... 통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집권 2기에서 북한·러시아·중국·이란의 협력에 대응하는데 로드맵 역할을 할 새로운 국가안보각서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 각서는 올해...
- “사랑이란 상호보완성을 위한 위대한 실험”
- 2024. 12. 08 15:00 문화|문화
- 천문학자 레빗 그린 연극 ‘사일런트 스카이’ 대세 배우 안은진, 7년 만의 연극 출연 연극 ‘사일런트 스카이’의 한 장면. 국립극단 제공 바지 입은 여성에게 눈치를 주는 시대였다. 여성은 투표권이 없었다...
- 국립극단
- [책과 삶] “힐링이란 누군가의 감정을 소모해 얻는 것 아닐까”
- 2024. 12. 06 08:30 문화
- .... ‘나’ 또한 혜수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내심 답답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힐링이란 누군가의 감정을 사는 것 아닌가. 누군가의 감정을 소모시켜 서비스를 받는 것 아니냐는 말이다. 내...
- 책과 삶
스포츠경향(총 1,094 건 검색)
- 가수 주현민, 웹툰 ‘우리집 고양이는 베지테리언’ OST ‘이별이란 책을 쓰고 있어’ 18일 발매
- 2024. 12. 15 04:19 연예|연예
- 요구르트 스튜디오 가수 주현민이 웹툰 ‘우리집 고양이는 베지테리언’ OST 주자로 나선다. 오는 18일 정오 주현민이 참여한 웹툰 ‘우리집 고양이는 베지테리언’ OST ‘이별이란 책을 쓰고 있어’가 발매된다. ‘이별이란 책을 쓰고 있어’는 ‘감성 보컬리스트’로 사랑받고 있는 주현민이 가창에 이어 직접 작사, 작곡에 참여한 곡으로, 수많은 드라마의 OST를 프로듀싱한 작곡가 필승불패W, 정미현, 도한석이 합세해 작품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OST 탄생을 예감케 한다. 잔잔한 멜로디와 함께 이별에 대한 아픔을 녹여낸 가사가 몰입감을 높일 전망이다. 특히 주현민 특유의 매력적인 보이스와 진솔한 보컬이 마음을 적실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주현민은 지난 2020년 첫 싱글 ‘헤어지고 오는 길에’로 가요계 데뷔했다. 독보적인 색깔의 앨범과 다양한 OST 가창자로 참여하며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집 고양이는 베지테리언’은 사람보다 고양이가 더 좋은 까칠한 채식주의자 수의사 태준. 태준이 운영하는 병원 맞은편에 고기 냄새를 자극하는 효민의 식당이 들어서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웹툰. 성격부터 입맛, 가치관까지 모두 다르지만, 고양이만큼은 너무나 사랑하는 태준과 효민의 까탈스러운 로맨스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주현민이 참여한 웹툰 ‘우리집 고양이는 베지테리언’ OST ‘이별이란 책을 쓰고 있어’는 오는 18일 정오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 [전문] 러블리즈 진 “연예인이란 이유로 악플 받아야 하냐” 법적대응 예고
- 2024. 11. 30 10:43 연예
- 러블리즈 출신 진. 인스타그램 캡처 러블리즈 출신 진(박지우)이 악플 피해를 호소하며 법적대응까지 시사했다. 진은 30일 인스타그램에 “따뜻한 연말에 다소 무거운 얘기를 전하게 돼 우선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며 “최근 지속적으로 제 인스타, 유튜브 영상들에 근거없는 댓글들이 달리고 있어 글을 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몇 년 전 아이돌 연애에 관련된 영상을 올린 뒤 제가 그룹이라는 걸 자각하지 못하고 당시 활동하고 있는 멤버들에게 누를 끼친 것 같아 많이 반성했다”며 “저 역시 어느정도 각오는 했고 그래도 멤버들과 콘서트를 하고 싶음 마음이 더 컸기에 함께 하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공인이라는 이유로 대체 언제까지 악플들을 보며 그냥 가만히 있어야 하냐”며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악플 받는 게 당연시 돼야 하는 거냐”고 반문했다. 진은 “그러기엔 제 마음은 이미 수없이 갈기갈기 찢겨져 나갔고 소중한 저의 인생을 놓아버리고 싶을 만큼 긴 시간 동안 홀로 힘든시간을 보냈다”며 “저를 응원해 주시지 않으셔도 된다. 하지만 굳이 제 인스타와 유튜브 계정까지 찾아오셔서 유언비어와 악플은 남기지 말아달라”고 했다. 이와 함께 진은 악플러에 대한 법적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는 “악플 남기지 말아달라는 부탁도 저의 욕심이라면 나중에 와서 울면서 선처해 달라고 하지 말아달라”며 “악플러들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 게 최선의 방법임을 알지만 허위사실 유포와 도가 넘는 악플은 저 역시 참지 않겠다”고 했다. ■ 이하 러블리즈 출신 진 심경글 전문 따뜻한 연말에 다소 무거운 얘기를 전하게 되어 우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최근 지속적으로 제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영상들에 근거 없는 댓글들이 달리고 있어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몇 년 전 아이돌 연애와 관련된 영상을 올린 뒤 제가 그룹이라는 걸 자각하지 못하고 당시 활동하고 있는 멤버들에게 누를 끼친 것 같아 많이 반성했습니다. 그 뒤로는 제 활동에 있어서 최대한 피해를 끼치지 않도록 노력하며 지냈습니다. 제가 다른 길을 택했다고 한들 러블리즈의 멤버라는 건 변함이 없으니까요. 그래서 이번 무대에 오르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고 수십 번, 수백 번 고민했습니다. 제가 다른 길을 선택했다는 이유로 저를 응원하지 않는 분들도 계실 테니까요. 하지만 저는 그분들의 마음도 존중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멤버들과 콘서트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기에 함께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공백기가 길었던 만큼 더 악착같이 연습했던 것 같아요. 어느 날은 혼자 남아서, 또 어느 날은 연습실을 따로 대여해 평소 소화하지 못했던 파트들을 힘껏 질러보며 오직 멤버들과 팬분들을 생각하며 매일을 연습했습니다. 저는 정말 솔직히 말해 이번 콘서트가 저에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준비했습니다. 이 마음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첫째로는 제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고 싶었고, 둘째로는 공백기가 길었다는 이유로 팬분들께 실망을 끼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직 콘서트가 끝나지 않았지만 제 선택이 정말 잘한 선택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무엇보다 팬분들께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 남들이 쉽게 경험해보지 못할 소중한 추억들을 선물해 주셨고, 무대에 있는 저를 진심으로 반겨주셨으니까요. 저는 현재의 저를 응원하지 못하시는 분들에게 앞으로 저를 응원해 달라고 하고 싶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느끼고 생각하는 건 다를 수 있고, 그건 자유니까요. 그런데 제가 공인이라는 이유로 대체 언제까지 악플들을 보며 그냥 가만히 있어야 하나요?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악플 받는 게 당연시되어야 하는 건가요? 그러기엔 제 마음은 이미 수없이 갈기갈기 찢겨져 나갔고, 소중한 저의 인생을 놓아버리고 싶을 만큼 긴 시간 동안 홀로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누구보다 더 열심히, 재미있게, 후회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제가 현재 불법적인 물건들을 판매하고 있나요? 한번 선택한 직업, 평생 그 직업으로만 먹고 살아야 하나요? 아니면 제가 잘 먹고 잘 사는 게 부러워서 질투가 나시는 건가요? 저는 러블리즈와 러블리너스를 만나 행복했고, 다시 16살로 돌아간다고 한들 한 치의 고민 없이 가수라는 직업을 선택할 거예요. 그 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저를 응원해 주시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굳이 제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계정까지 찾아와 유언비어와 악플을 남기지는 말아 주세요. 악플 남기지 말라는 부탁도 저의 욕심이라면, 나중에 와서 울면서 선처해 달라고 하지 말아 주세요. 저는 아직까지도 하루에 수많은 악플들을 받고 있습니다. 공인이라 악플을 당연히 받아야 한다면 받을게요. 하지만 허위사실 유포와 도를 넘은 악플은 저 역시 더는 참지 않겠습니다. 미켓 오픈 중과 대만 팬분들을 만나러 가기 전 안 좋은 마음을 전해드려 다시 한번 죄송드리며, 주어진 소중한 일정까지 잘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항상 저를 응원해 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하고 싶어요.
- ‘팔레스타인전 무승부’ 한국, FIFA랭킹 23위로 하락···15위 일본, 18위 이란과 더 벌어져
- 2024. 11. 29 08:46 축구|축구
-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9일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팔레스타인전에서 무승부로 경기를 마친 뒤 교민과 응원단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한 단계 하락했다. 아시아 1·2위인 일본과 이란과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FIFA는 29일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마지막 랭킹을 발표했다. 아르헨티나가 변함없이 1위를 유지한 가운데 2위 프랑스, 3위 스페인, 4위 잉글랜드, 5위 브라질로 이어지는 톱5의 순위는 변동이 없었다. 아시아 팀들의 순위는 적잖은 변동이 있었다. 일본이 아시아 최고인 15위를 그대로 유지한 가운데, 아시아 2위 이란이 19위에서 18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반면 한국은 22위에서 23위로 한 계단 내려갔다. 아시아 톱3 중 한국만 랭킹이 떨어졌다. 지난 19일에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에서 약체 팔레스타인(101위)에게 무승부에 그친 여파다. 한국은 지난달보다 포인트가 4.48점이 하락하면서 1585.45점으로, 오스트리아(1589.84점)와 순위를 맞바꿨다. 앞서 7월과 9월 모두 23위를 유지했던 한국은 지난달 22위로 순위를 한 계단 끌어올렸지만, 다시 23위로 떨어진 채 올해를 마무리했다. 축구대표팀 이강인이 19일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팔레스타인전에서 슈팅이 빗나가자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 고전하고 있는 호주는 2계단 떨어진 26위, 역시 졸전이 이어지고 있는 카타르도 2계단 하락해 48위로 주저앉았다. 이달 카자흐스탄(3-0), 카타르(5-0)에 대승을 거둔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아랍에미리트(UAE)는 무려 5계단이 올라선 63위로 껑충 뛰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도 이달 사우디아라비아전 승리가 반영되면서 130위에서 125위로 5계단 올라섰다. 중국도 92위에서 90위로 올라섰다. 북한은 113위로 3계단 하락했다.
- “형우 형이 최고령 기록은 포기하라고···” 불혹의 홀드왕, 노경은은 노장이란 말이 싫지 않다
- 2024. 11. 28 13:52 야구
- SSG 노경은이 지난 26일 홀드상 수상 후 소감을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인 첫 타이틀까지 22년이 걸릴 줄은 몰랐다. 그게 홀드 타이틀일 줄은 더 몰랐다. SSG 노경은(40)은 26일 KBO 시상식에서 홀드상을 받았다. 그는 트로피를 손에 들고 “후배들에게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 몸은 거짓말 안 한다. 루틴에 맞춰 열심히 해서 꾸준히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생애 첫 타이틀 수상소감에서도 그는 ‘루틴’을 말했다. 노경은은 올 시즌 불펜 투수로 리그 최다 경기(77경기), 최다 이닝(83.2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90에 8승 5패 38홀드를 기록했다. 홀드 1위를 차지하며 KBO 역사상 40대 선수 첫 개인 타이틀 홀더가 됐다. 노경은은 “홀드로 상을 받을 거라고는 꿈도 꿔보지 못했다. 선발로 하다가 도태되면 롱릴리프, 거기서도 도태되면 방출될 거라고만 생각했다. 불펜에서 필승조로 던져본 적도 없다”고 감개무량한 표정을 지었다. 2003년 데뷔 이후 꾸준히 프로 생활을 했지만 에이스는 아니었고, 마무리도 아니었고, 그의 말대로 불펜 필승조도 아니었다. 2012년과 2013년 2시즌 연속 선발로 10승을 올리며 반짝 주목을 받았지만 길지 않았다. . 노경은은 “옛날 방황했던 시절이 필름처럼 돌아간다. 그때 좀 더 열심히 할 걸. 계속 반성하게 된다. 22년이나 걸려 상을 받은 게 한편으로 기쁘면서도 한편으로 아쉽다”고 말했다. 가장 후회스런 시절이 2시즌 연속 선발 10승을 올렸던 그때다. 노경은은 “그때를 생각하면 정말 땅을 치고 싶다. 시즌 끝나고 많이 던졌으니 그냥 운동은 가볍게 했다. 마사지 받고, 월풀하면서 비시즌을 보냈다”고 말했다. ‘쉬는 것도 운동’이라고 합리화를 했지만, 대가가 참혹했다. 2014시즌 그는 평균자책점 9.03으로 추락했다. 3승 15패로 리그 최다패 불명예까지 떠안았다. 꾸준한 루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큰 대가를 치르고 알았다. 부진한 성적으로 근근이 버텨가면서도 노경은은 조금씩 자기 몸을 새롭게 만들어갔다. 노경은은 “지금도 시즌 끝나면 야구공을 던지는 대신 드라이브라인 훈련을 계속한다. 더 무거운 공을 던지면서 몸을 만들면 시즌 들어가서 야구공이 훨씬 더 가볍게 느껴진다. 야구공 무게를 버틸 수 있는 근력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거르지 않는다. FA 협상 중이던 최근까지 그는 아파트 헬스장에서 운동을 했다. 노경은은 “계약 중이라 밖으로 나가기도 눈치 보이고 해서 아파트 헬스장을 끊었다. 주민분들도 많이 안 오시더라. 넓게 쓸 수 있어서 운동하기 참 좋았다”고 말했다. 올해로 40세, 내년이면 41세다. 리그 전체를 통틀어도 그보다 나이 많은 선수는 한 손에 꼽는다. 노장이란 수식어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노경은은 “노장을 노장이라고 하지 어떡하겠느냐”며 “베테랑이라는 말도 있지만, 나는 오히려 그게 더 부담스럽다. 베테랑이라고 하면 정말 잘해야 한다는 느낌 아니냐. 노장이라고 하면 팬들도 조금 더 너그럽게 봐주실 것 같다”고 웃었다. 노경은이 노장이란 말을 거리끼지 않는 건 그만큼 몸에 자신이 있어서다. 팀 후배들과 비교해도 아직 체력 테스트에서 밀리지 않는다. 노경은은 지난 22일 SSG와 ‘2+1년’ 총액 25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길면 43세까지 더 현역으로 뛴다. 물론 그 이후 재계약 역시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 최고령 기록 욕심은 없을까. 노경은은 “KIA (최)형우 형이 만날 때마다 자기는 끝까지 야구 계속할 거라고 ‘최고령은 포기해라’ 하고 농담을 한다”고 웃었다. 최형우는 올해 41세로 노경은보다 한 살 위다. KBO 역대 최고령 출전 기록은 한화 송진우의 43세 7개월 7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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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과 이란, ‘그림자 전쟁’은 끝났다(2024. 05. 01 06:00)
- 2024. 05. 01 06:00 국제
- 맞불 공격으로 중동서 게임 규칙 완전히 바꿔 예측 불가능한 상황과 판단 착오 가능성 우려 이스라엘의 대 미사일 방어시스템이 지난 4월 14일(현지시간) 이란이 발사한 드론과 미사일들을 요격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가자 전쟁 이후 갈등이 심화해온 이스라엘과 이란이 최근 서로의 영토에 공격을 감행하며 중동의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지난 4월 19일(현지시간) 이란 이스파한에서의 공방 이후 양쪽이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긴장은 일단 누그러졌으나, 은밀히 대립해온 양국이 ‘직접 공격’이라는 금기를 깼다는 점에서 중동 정세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대씩 주고받은’ 이스라엘과 이란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당국은 지난 4월 19일 오전 4시쯤 중부 이스파한주 주도 이스파한시 인근에 있던 군 공항이 외부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공격 수단을 두고는 무인기(드론)와 미사일 등 여러 분석이 나왔으며 명확히 확인되진 않았다. 이란군은 “방공망이 의심스러운 물체를 격추했다”며 특별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핵시설도 피해가 없었으며,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 국제사회에선 이번 공격을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재보복으로 봤다. 이스라엘은 앞서 지난 1일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을 공격해 이란혁명수비대(IRGC) 정예 쿠드스군 사령관인 모하마드 레자 자헤디 등 13명을 사살했으며, 이에 이란은 4월 13일 드론 170여 기와 미사일 140여 발을 동원해 이스라엘 본토를 보복 공격한 바 있다.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은 대부분 요격돼 피해는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재보복을 거론했다. 다수의 군사시설이 있는 이스파한은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한 원점 중 하나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이 4월 19일 공격을 감행하자 이란 현지 주민들은 동요를 감추지 못했다. 피해는 적어 일상에 특별한 변화는 없었으나, 자칫 양국의 전면전이 발발하진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아스파한의 한 주민은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했을 때 우리는 모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 걱정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면전은 곧 ‘5차 중동전쟁’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공격을 평가절하하며 당장 반격에 나서진 않았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4월 19일 미국 NBC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우리의 이익에 맞서 새로운 모험을 하지 않는 한 새로운 대응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란 정부를 대표하는 고위 인사가 이스라엘에 대한 신중한 대응 기조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미국 언론은 이스라엘이 애초 긴장 격화를 피하기 위해 이란에 제한적인 공격을 벌였으며, 이로 인해 파국까지 이르진 않았다고 봤다. 이스라엘의 재보복이 이뤄졌지만 그 강도 면에서 절제된 것이었으며, 여기에는 전면전을 피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파국을 피하려는 미 정부의 방침도 이스라엘의 수위 조절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미 언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재보복 계획을 미국에 사전 통보했으나, 미 당국은 이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한 직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반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이스라엘이 재보복에 나서면 전쟁이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4월 1일(현지시간) 구조대원들이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파괴된 시리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 건물에서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날 폭격으로 이란혁명수비대(IRGC) 고위 간부 등 여러 명이 숨졌다. | 신화연합뉴스 ■‘그림자 전쟁’ 이후 중동의 운명은 이스라엘과 이란이 한 차례씩 공격을 주고받은 뒤 상황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다만 양국이 ‘그림자 전쟁’으로 알려진 막후 대결을 벗어나 무력 공세의 물꼬를 튼 것은 우려스러운 지점으로 남아 있다. 중동의 오랜 앙숙인 이스라엘과 이란은 그간 반목을 거듭하면서도 직접적인 충돌은 피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시설을 은밀히 공격하고 요인을 암살하면서 이를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이란 역시 팔레스타인 하마스와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등 ‘친이란’ 대리 세력을 통해서만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 ‘그림자 전쟁’의 지속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7일 시작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가자지구 전쟁으로 이러한 구도는 흔들렸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을 압박하고자 이란혁명수비대를 겨냥해 공격 수위를 높였고, 이란은 가자 전쟁에 개입할 수 있음을 내비치며 이스라엘을 위협했다. 그 뒤 이스라엘이 이란 영사관을 폭격했고, 양측의 대응이 이어지며 ‘그림자 전쟁’은 실제 군사적 충돌로 표면화됐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이번 맞불 공격으로 중동지역에서 게임의 규칙이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미 외교안보 연구기관 ‘우드로윌슨센터’의 메리사 쿠르마 중동국장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은) 두 적대국 사이의 교전수칙을 완전히 바꿨다는 점에서 획기적 사건”이라며 “지역 전체의 긴장을 고조시켰고, 역내 여러 국가에는 전면전의 망령이 현실이 됐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특히 우려스러운 지점은 예측 불가능한 상황과 판단 착오의 가능성이다. 그간 가자지구 전쟁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이스라엘과 이란 모두 예측하기 힘든 행동을 보였으며, 판단 착오로 갈등을 확대하기도 했다. 이번 이란 영사관 공격에서도 이스라엘은 이란의 격렬한 보복을 예상하지 못했으며, 미국은 이스라엘의 공격 계획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의 중동 전문가 알리 바에즈는 “(이스라엘과 이란이)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다른 문제에 직면한다면 전 세계가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일단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이 잠잠해진 만큼 당분간 다시 가자지구의 포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스라엘은 앞서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진입하는 작전을 계획하고 있었으나, 이란과의 긴장이 격화되자 일시 보류한 바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네타냐후 총리가 긴장 확대를 자제할 것을 요구하는 미국과 이란, 하마스를 상대로 좀더 과감한 조치를 원하는 이스라엘 내 강경론자 사이에 끼어 있어 의사 결정의 여지가 많지 않다고 봤다. 이에 기존에 하던 대로 하마스를 상대로 공세를 강화하는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으며, 이는 가자 전쟁에 다시 화력을 집중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 박정훈 대령 뒷배, 해병대 정신이란 무엇인가(2024. 01. 12 16:15)
- 2024. 01. 12 16:15 사회
- 상명하복보다 정의와 자유가 우선…예비역까지 “진상규명” 촉구 해병대 예비역들이 지난해 11월 5일 서울 용산 국방부청사 부근에서 해병대 군가를 부르고 있다. 이들은 채 상병 순직 사건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전날 경기도 화성 해병대사령부에서 출발해 국방부청사까지 50㎞를 행군했다. 행군 도중 시민들로부터 메모지에 지지 서명을 받아 채 해병과 박정훈 대령의 이름을 쓴 펼침막을 만들었다. 김창길기자 이런 전개가 또 있을까. 해병대 장병의 사망 사고가 벌어졌고, 수사책임자는 이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려 했다. 일단 사건이 있으면 덮기 급급하던 군에서는 못 보던 일이다. 더 놀라운 건 수사책임자가 항명죄로 입건되자 그 부하들이 직을 걸고 상관의 무고함을 주장했다는 점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급기야 전역한 예비역 해병들까지 삼삼오오 모여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여기엔 지난해 전역한 MZ세대 해병 장교도 있고, 28년 전 3개월간 수사책임자와 동고동락한 동기들도 있으며, 군을 떠난 지 수십 년이 지난 월남전 참전 노병도 있다. 이들을 하나로 묶는 이름은 해병뿐이다. 조사를 둘러싸고 정권 차원의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이 나오는데도, 그 반대편에 선 예비역의 대오는 흔들림이 없다. “진상규명”이라는 요구 아래 사람들을 모으고, 집회 등 행사를 기획하고, 1박2일 행군에 나서는 일은 생업을 가진 이들에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한 예비역 해병은 “역시 해병대라는 말을 듣고 싶다(905기 해병 안신현)”고 했다. 세대도, 정치색도 다른 이들을 하나로 묶는 것. 해병이란, 해병대 정신이란 무엇인가.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 지난해 9월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해병대 예비역들이 채 상병 순직 사건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해병대의 상징인 빨간 티셔츠를 입은 예비역 해병 400여명이 참석했다. 김세훈 기자 “저는 사실 해병대 정신 때문이 아니에요.” 해병대 1158기 정원철 해병은 지난해 8월 중순 채 상병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개설했다. 그는 전역 후 전우회 활동을 하거나 ‘해부심(해병대라는 자부심)’을 부리던 사람도 아니었다. 오히려 “해병대 예비역들 모여 있으면 서로 ‘내가 더 힘들었다’ 자랑하는데 내가 당한 악습이 무슨 자랑거리예요. 북한을 덜덜 떨게 하는 게 멋있는 거지”라고 생각했다. 그랬던 그가 오픈채팅방을 만든 건 채 상병 때문이다. 정 해병은 늦둥이, 외동아들이다. 수차례 시험관 시술을 통해 세상에 나왔다는 채 상병의 일이 남 일 같지 않았다. 그는 “우리 집에 대입해 봤는데, 제가 없다면 우리 집도 초상집이죠. 그 마음이 컸어요”라고 했다. 해병대 예비역을 대표하는 공식단체 해병대전우회가 지난해 8월 낸 성명이 행동에 나서는 직접적 계기가 됐다. 당시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갔다. 채수근 상병의 사고를 조사하던 박정훈 대령은 수사 자료를 경찰에 이첩했다가 ‘집단항명수괴죄’로 입건됐다. 국방부 장관은 수사 자료를 경찰에 넘기겠다는 내용이 담긴 박 대령의 수사보고서에 사인했다가, 이틀날 돌연 이를 보류하라고 지시했다. 국방부 장관보다도 윗선의 수사 외압을 의심하는 게 자연스러웠다. 해병대전우회는 “외부개입 없이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군이 명확한 결과를 도출해야만 한다”는 내용의 점잖은 성명을 냈다. 이 성명을 예비역 해병들이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는 전우회 홈페이지에 달린 댓글을 보면 알 수 있다. “단순히 관망하는 제 3자의 입장문처럼 보인다” “해병대 전 가족들이 분개하고 있는 게 안보이느냐” “부끄럽고 창피하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정 해병은 “전우회가 밖에 나가서는 봉사활동도 참 많이 하는 가장인데 집 안에 제 자식은 안돌본다”고 느꼈다. 해병대 정신 때문에 나선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그는 얼굴도 모르는 채 상병의 죽음도, 개인적 연이 없는 박 대령의 고난도 제 가족의 일처럼 바라봤다. 정원철 해병이 지난 1월 2일 대전 국립현충원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채 상병에 대한 참배를 요구했을 때, 최병태 해병(76)도 그 곁에 있었다. 그사이 정 해병이 개설한 오픈채팅방은 ‘해병대 예비역 전국연대’라는 이름의 단체가 됐다. 600여명의 해병이 가입했다. 해병대 부사관 78기로 전역한 지 반세기가 다 돼가는 최 해병도 그 중 한명이었다. 인천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최 해병은 채 상병의 생일이던 이날 가게 문을 닫고 대전을 찾았다. 그는 “우리 후배가 억울하게 사망한 일이다.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고 하지 않나. 우리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날 정원철 해병의 참배 요구에 한동훈 위원장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최 해병은 “한 위원장이 그날 거기 오는 줄도 몰랐다. 기왕 왔으면 몇 발짝만 가면 되는데 못 들은 체하고 가더라. 채 해병 사건에 아예 관심이 없는 사람 같았다”고 했다. 최 해병은 1970년대 전쟁 중이던 베트남에 파병돼 분대장으로서 대원들과 몇차례 전투를 수행했다. 그는 “자기 부하를 부모 같은 마음으로 아끼고, 대원 잘못도 책임지는 게 해병 지휘관이다. 아랫사람 책임으로 미룬다면 지휘관 자격이 없다”고 했다. 이번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에는 채 상병 소속 부대의 최고 책임자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소장)이 있다. 박 대령은 당초 임 사단장 등 지휘관 8명에게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가 있다고 봤다. 그를 보직해임하고 이 사건을 재조사한 국방부는 그러나 임 사단장의 이름을 빼고 대대장 2명의 혐의만을 적시한 수사기록을 경찰에 넘겼다. 외압이 있었다면, 그 목적은 ‘임성근 구하기’였을 가능성이 있다. 경찰에 입건된 대대장은 채 상병 사고의 원인인 수중수색이 임 사단장의 지시였다고 주장하는 반면, 임 사단장은 ‘수중수색 중인 걸 알지도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해병 장교로 전역한 20대 A해병은 임성근 당시 1사단장 휘하에서 군 생활을 했다. 그는 지난해 7월 해병대 1사단이 경북 예천의 실종자 수색에 투입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도 의문이 들었다고 한다. 경북 예천에는 육군 부대가 이미 주둔하고 있는 데다, 해병대 1사단이 있는 포항에서 예천까지의 거리도 그리 가깝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관은 ‘지난해 1사단이 성공적으로 작전을 했기에 그 노하우를 전수하면서 대민지원을 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2022년 태풍으로 인해 포항의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물에 잠기는 일이 발생하자, 해병대 1사단은 상륙장갑차를 투입해 성공적으로 구조 작전을 수행한 바 있다. 지난해에도 상륙장갑차가 포항에서 예천까지 이동했지만, 급류로 인해 작전에 투입되지도 못했다. A 해병은 “사단장 지시 없이 부대가 타 도시로 이동해서 대민지원하기는 쉽지 않다. 대대장들 잘못도 있겠지만 부대가 예천에 투입되게 한 사단장 잘못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의와 자유를 위하여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하다 해임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지난해 9월 4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보직해임 집행정지 신청 첫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박 대령의 해병대 사관 81기 동기들도 이날 동행해 박 대령을 응원했다. 연합뉴스 해병대는 군기가 강한 부대다. 전역 후에도 기수로 선후배를 가린다. 군기의 핵심을 상명하복이라 할 때, 박 대령은 상부 지시를 불이행한 군인이라 볼 수도 있다. 이 이야기를 꺼내면 해병들은 하나 같이 “정의와 자유를 위하여”를 얘기했다. 이 문구는 금색 닻 위에 은빛 독수리가 앉아 있는 해병대 마크에도 담긴 문구로, 해병대가 존재하는 목적을 의미한다. 정원철 해병은 해병대 예비역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구전되는 부마항쟁 진압작전 이야기를 꺼냈다. 1979년 부마항쟁 당시 시위진압을 위해 부산에 투입된 박구일 해병대 7연대장은 대원들에게 ‘시민들이 때려도 맞아라. 총기만 빼앗기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정 해병은 “엄밀히 말하면 이것도 지시 불이행이거든요. 그렇지만 ‘정의와 자유를 위하여’라는 해병대 정신에 부합하는 거죠. 잘못된 지시는 따르지 않는 게 상식이죠”라고 했다. 김태성 해병대 사관 81기 동기회장(50)은 “윗사람의 잘못을 덮으라는 명령을 따르라는 건 해병대 정신이 아니다. 해병대 정신은 정의와 자유를 위한 정신이지, 맹목적 충성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박 대령과는 해병대 사관 동기인 김태성 회장은 해병대 예비역들이 이 사건에 관심을 갖도록 가슴에 불을 지핀 인물이다. 지난해 8월11일 박정훈 대령이 국방부 검찰단에 출석할 때 동행해 우산을 받쳐준 것을 시작으로 이 일에 발을 들였다. 이후 동기들과 함께 성명서를 내고,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박정훈 대령이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를 받기 위해 군사법정에 출석할 때는 동기들과 함께 찾아가 해병대 군가 ‘팔각모 사나이’를 불렀고, 지난해 11월에는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1박2일간 50km를 행군했다. 박 대령과는 별 친분도 없었다. 1996년 3개월간 훈련을 같이 받은게 인연의 전부다. 그 스스로 말하듯 처음엔 단순히 “오지랖” 때문이었다. 그러나 속속 밝혀지는 사실관계는 박 대령이 잘못한게 없다는 확신을 줬다. 박 대령 휘하의 중앙수사대장(중령), 1광역수사대장(중령), 수사지도관(준위) 등은 모두 군검찰 조사에서 ‘임성근 사단장을 혐의자에서 제외하라’는 취지의 외압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김태성 회장은 “잘못되면 군생활이 끝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굴하지 않고 증언을 했다. 자기 목을 건 사람이 한 두명이 아니다. 여론조사에서 이 사건에 대한 특검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73%가 나왔다. 이 사건이 진행되는 과정이 상식선을 넘어서 있기에 국민들이 화가 난 것이다”라고 했다. 전국연대에서 각종 행사의 물품 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905기 안신현 해병(44)은 21대 국회 회기가 종료되기 전에 채 상병 사건에 대한 특검법이 통과되길 원한다. 군 장병이 목숨을 잃은 사건에 대해 진상을 규명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의무라고 본다. 회사일을 마치고 밤늦게까지 전국연대 집행부 회의를 이어가야 하는 그로서는 “얼른 일상을 회복하고 싶다”는 소박한 마음도 있다. 그는 “해병대의 명예가 무너져 가는 게 싫어 나서기도 했지만, 제 자식이 가야하는 군대일 수 있다는 생각도 컸다. 이런 일이 또 일어나선 안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김태성 회장은 장기전을 준비 중이다. 오랫동안 문제가 풀리지 않더라도 시민들이 잊지 않도록 그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예정이다. 올해에는 해병대 2사단이 있는 김포 애기봉에서 출발해 대전 현충원과 예천 사고 지점을 거쳐 포항까지 가는 행군을 준비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씩 주말에 1박2일 행군을 진행한다면, 약 2년만에 포항에 닿을 수 있다는 계산이 섰다. 예비역 해병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까지 참여의 폭도 넓힐 계획이다. 그는 “해병대의 모토는 ‘안 되면 될 때까지’다. 전시에 총알이 빗발치는 상륙작전에 투입되는 해병대는 무모한 도전이 그 근간에 깔려 있다. 이 사건이 올바르게 끝날 때까지 행군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동기들에게 연신 미안해하는 박정훈 대령에게 김태성 회장은 다음과 같이 답했다고 한다. 다소 오글거리고 촌스러울 수 있지만, 예비역 해병들을 움직인 것은 이런 마음일 수도 있다. “너만 해병이냐, 나도 해병이다.”
- 특집
- [취재 후]‘정치는 살아 있는 생물’이란 격언(2023. 12. 18 07:00)
- 2023. 12. 18 07:00 정치
- 정용인 기자 “에이, 그게 가능하겠어요?” ‘청년정치에 미래가 있는가’라는 주제로 주간경향 좌담회가 열렸고, 좌담회에 참석한 우석훈 경제학자가 “차기 대선은 한동훈 대 이준석의 싸움이 될 것이며, 이준석이 다음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을 내놨다고 전하자 한 정치권 인사가 보인 반응입니다(아직 기사가 노출되기 전이었습니다). 기사 노출 이후 반응도 별반 다르진 않았습니다. 모두 수천 개 이상 달린 댓글을 일별하면 “기자가 소설 쓰고 있네”와 같은 반향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각종 여론조사 지표만 놓고 보면 이제 겨우 4개월 남은 내년 총선에서 ‘정권심판론’은 분명 우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일부 지지층에서는 야당이 200석 이상 차지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습니다. 외부로 유출돼 논란을 빚은 국민의힘 내부 판세 보고서에서 “다음 총선 서울에서 국민의힘이 얻을 수 있는 의석은 6석”이라 전망한 것도 야당 압승론을 뒷받침하는 사례로 읽힙니다. “정치는 살아 있는 생물과 같다”는 말의 유래는 어떻게 될까요. 옛날 기사를 뒤져보니 1960년대엔 문화를, 1980년대 초에는 경제를 살아 있는 생물에 빗댄 비유가 있더군요. 명시적으로 정치를 살아 있는 생물에 빗댄 사람은 1988년 11월 김대중 당시 평민당 총재였습니다. 김 총재는 당시 5공 청산 ‘협조’를 부탁하기 위해 윤길중 민정당 대표를 만났다는 보도를 부인하지 않으면서 “정치 자체는 살아 있는 생물과 같아서 말 한마디라도 잘못되면 엉뚱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대화와 타협을 본령으로 하는 정치의 본질을 보여주는 통찰이었지요. 현재까지의 예상으로 내년 총선은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 이은 윤석열 대 이재명의 3차 대리전이 될 듯합니다. 지난 두 차례 대전과 달리 이번 세 번째 대회전에서 진 쪽은 몰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니 양쪽 모두 승리를 위해 사활을 걸 것으로 보입니다. 총선이 끝나면 바로 대선정국입니다. 현재로선 야권 대선주자는 사법리스크 해소 여부와 상관없이 이재명이 될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여권 후보로 거론되는 오세훈이 됐든, 한동훈이 됐든 지난 대선처럼 박빙 승부가 될까요. 여기에 제3세력이 등장해 ‘연합전술’을 쓴다면 그때도 이재명 대세론은 계속된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요. 정치는 살아 있는 생물이라는 말을 다시 한 번 떠올립니다. 때때로 정치가 드러내는 간지(奸智)는 당대의 정치적 상상력을 뛰어넘을 때가 많습니다.
- 취재 후
- [신간]공정이란 무엇인가(2023. 10. 20 10:44)
- 2023. 10. 20 10:44 문화/과학
- ㆍ‘공정’을 외치는 이들에게 벤 펜턴 지음·박정은 옮김·아이콤마·1만8000원 전 세계적으로 ‘공정(公正)’이 화두임에 틀림없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외교와 무역에 있어 ‘공정관계’를 강조했다. 세계적인 축구 리그에는 공정한 판정을 위해 VAR(비디오판독)이 도입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집권 기치 역시 ‘공정과 상식’이다. 그렇다면 공정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저자는 인류에게 내재된 본성으로 ‘경쟁’과 ‘협력’을 꼽으며 이 둘 사이의 균형을 찾기 위해 ‘공정’이란 개념이 생겨났다고 파악한다. 이 같은 공정에 관한 공동의 합의를 바탕으로 법과 민주주의, 자본주의 등 인류의 발전이 이뤄졌다고 분석한다. 책에서는 공정의 원칙부터 시작해 신경학·심리학에서는 공정을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하는지, 인류 연사를 거치며 공정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발전돼 왔는지를 차근차근 살핀다. 단지 정치적 수사 개념에서 벗어나 비즈니스, 인간관계, 정부, 스포츠 등 사회 모든 영역에서 공정이 어떻게 적용되고 있으며 문제점이 무엇인지도 파헤친다. 이를 통해 오늘날 모든 문제의 궁극 질문이자 답변으로 ‘공정’에 왜 주목해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저자는 공정을 통해 인류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으로 권력집단을 꼽는다. 민주주의에서는 선거와 투표로 이들에게 권력이라는 ‘권리’를 부여했지만, 이들은 공정의 개념을 자신들을 위해서만 작동시킨다는 것이다. 예컨대 이 같은 정치 리더들이 권한을 통해 현실을 개선하고 바꾸려는 노력 자체는 공정하다. 하지만 이를 명목으로 그들이 가장 먼저 공격하는 대상이 만약 ‘자신들의 권력에 제약을 가하는 것’들이라면 이야말로 불공정의 시작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저자는 “공정한 사회에서 권한을 위임할 필요성은 인정해야 하지만, 권한을 버릴 필요는 없다”고 지적한다. ▲KBS 죽이기 정영주 외 지음·스리체어스·1만4000원 진보나 보수를 가릴 것 없이 정권이 바뀌면 늘 KBS도 변한다. 최근 벌어지는 수신료 분리 징수와 이사장·사장 해임은 낯익은 풍경이다. 공영방송의 책임과 목표 재설정을 통해 어떻게 KBS를 고쳐써야 하는지 밝힌다.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 5·6 유홍준 지음·눌와·2만6000원(제5권)·3만2000원(제6권) 2010년 첫 출간 이후 많은 관심을 모은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 시리즈 완간이다. 제5권에서는 자유롭고 독특한 분청사기와 도자기의 ‘정수’로 불리는 조선백자를, 6권에서는 생활·장식 미술 등 조선시대 공예를 조명한다. ▲열정에 대하여 필립 피셔 지음·백준걸 옮김·앨피·2만원 미국 문학계의 거목인 저자가 문학의 관점에서 철학을 비판한다. 서양 고대철학부터 근세철학, 현대 선택이론 등 다양한 철학과 사상을 통해 <일리아드>, <리어왕>, <로미오와 줄리엣>, <모비딕> 등의 작품을 재해석한다.
- 신간
레이디경향(총 21 건 검색)
- 이란 ‘히잡 거부’ 여성, 정신병원 수감시킨다
- 2024. 11. 14 17:57 화제
- 히잡 강요에 항의하기 위해 속옷까지 벗은 이란 학생을 응원하기 위해 ‘자유의 무대(Stage of Freedom)’ 시위대가 이번 달 런던에서 침묵 공연을 열었다. 게티이미지 미국 매체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란이 히잡 착용을 거부하는 여성을 테헤란에 설립된 ‘히잡 착용 거부 치료 클리닉’에 보내 강제 정신 치료를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클리닉은 2022년 ‘여성, 생명, 자유’ 운동 이후 이어진 여성 인권 운동 움직임을 억누르려는 이란 정부의 시도로 풀이된다. 클리닉 운영을 맡은 메흐리 탈레비 다레스타니는 “히잡 착용 거부 현상에 대한 과학적이고 심리적인 치료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주로 10대, 청년층, 사회적·이슬람적 정체성을 찾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다고 말했다. 이 클리닉은 이란 정부 출원 기관인 ‘선행 장려 및 악행 억제 본부’의 감독하에 운영된다. 이 본부는 여성들의 히잡 미착용에 대해 가혹한 처벌을 가해온 바 있으며, 영국과 여러 국가에서 인권 침해 혐의로 제재를 받고 있다. 대학생 아후 다리에이는 속옷 차림으로 테헤란 대학 캠퍼스를 걸으며 히잡 착용에 항의했다. 그녀는 체포되어 정신 병원으로 보내졌다. 소셜미디어 캡처 이달 초, 테헤란 이슬람 아자드 대학교의 한 여학생이 히잡 착용 강요에 항의하기 위해 속옷 차림으로 캠퍼스를 걸어 논란이 일었다. 현재 해당 학생은 정신질환자로 낙인찍혀 정신병원에 갇힌 상황이다. 이런 ‘반 히잡 운동’은 2022년 ‘히잡 미착용’으로 체포된 테헤란의 한 여성이 경찰 구금 중 사망하면서 점점 확산되고 있다. 이후 이란 정부는 감시를 강화하고, 경찰의 활동을 대폭 늘려 쇼핑몰, 공원 등 공공장소에서 히잡 미착용 여성의 출입을 금지하는 등 억압적 처벌을 이행하고 있다. 유엔은 이란의 이러한 조치를 성별에 따른 ‘아파르트헤이트(인종 차별)’이라며 규탄에 나섰다. 이런 규제는 연예인 등 여성 유명인들도 피할 수 없다. 히잡을 쓰지 않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여배우 아프사네 바예간, 아자데 사마디, 레일라 볼루캇 등은 매주 정신 건강 센터를 방문하라는 법원 명령을 받았고 일부는 계좌 동결과 여행 금지 등의 처벌을 받았다. 이란의 정신과학회 4곳은 히잡을 쓰지 않는 여성들에게 정신질환 딱지를 씌우는 정부의 행태를 규탄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이란의 골람호세인 모세니 에제이 대법원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정신질환 진단은 판사가 아닌 정신과 의사의 소관”이라 지적하며 비판했다. 국제앰네스티의 디아나 엘타하위 중동·북아프리카 디렉터는 이란 정부가 강제 히잡 규제에 반대하는 여성들에게 불법 구금과 채찍형을 선고하는 등 여성과 소녀들을 괴롭히고 있다며 항의의 목소리를 내는 데 동참했다.
- 뇌졸중 대표 전조증상 ‘미니 뇌졸중’이란?
- 2024. 10. 31 10:36 건강
- ‘미니 뇌졸중’이란 ‘일과성 뇌허혈발작’ 뇌로 가는 혈액 공급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질환이다. EBS 제공 병원에 오니 사라진 증상, 알고 보니 미니 뇌졸중? 급하게 응급실에 온 80대 여성 환자. 산책 도중 기력이 떨어지고 왼쪽 몸의 힘이 빠져 내원했다는데.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영상 검사를 마치자 거짓말처럼 증상이 호전되었다! 그럼에도 김치경 교수는 환자를 입원시키고 며칠 경과를 살펴보기로 했다. 김 교수가 진단한 환자의 병명은 ‘미니 뇌졸중’! 이었다. ‘미니 뇌졸중’이란 ‘일과성 뇌허혈발작’ 뇌로 가는 혈액 공급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질환이다. 팔다리 마비, 시야 장애, 언어 장애 등의 뇌졸중 증상이 나타났다가 24시간 내로 없어진다. 증상이 사라지기 때문에 심각성을 간과하고 병원에 오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미니 뇌졸중도 뇌졸중이다! 미니 뇌졸중 이후 후유증이 남는 ‘진짜’ 뇌졸중이 올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증상이 호전되었음에도 환자의 입원을 결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미니 뇌졸중, 또 어떤 특징이 있으며 어떻게 진단할까? 미니 뇌졸중, 뇌졸중을 부른다! 미니 뇌졸중을 한 번 겪었던 70대 남성 환자. 그냥 증상이 지나가나 보다 하고 병원을 가지 않고 지냈다. 그런데, 얼마 전 다시 발생한 어지럼증 및 헛구역질, 균형 감각 상실 등의 증상으로 응급실에 왔다가 뇌경색 진단을 받고 퇴원했다. 미니 뇌졸중을 겪다가 진짜 뇌졸중을 맞은 것이다. 그리고, 퇴원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비슷한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이번엔 미니 뇌졸중을 진단받았다. 이 남성에게 이렇게 미니 뇌졸중과 뇌졸중(뇌경색)이 번갈아가며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혈관에 낀 ‘콜레스테롤 때’ 때문이다. 혈관에 나쁜 콜레스테롤이 쌓이며 생기는 혈관 석회화로 인해 혈관이 막혀, 뇌로 가는 혈류가 차단됐던 것이다. 미니 뇌졸중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미니 뇌졸중은 뇌졸중의 대표적인 전조증상으로,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초기 1주일, 길게는 한 달 안에 다시 뇌졸중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 특히 고위험 환자일수록 미니 뇌졸중의 재발을 조심해야 한다. 미니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는 ‘이것’은? 다리가 저리고, 물을 마시려는데 자신도 모르게 물이 새서 흘렀다는 60대 남성 환자. 다행히 바로 뇌졸중 증상임을 알아본 주변인의 도움으로 응급실에 갔다. 뇌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쌓인 동맥경화증이 있는 건 아니었다. 그렇다면, 이 남성에게 뇌졸중을 일으킨 원인은? 여러 검사 끝에 심장에 생긴 혈전이 뇌 혈관으로 날아갔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전에 뇌경색을 겪은 적 있던 또 다른 70대 남성 환자는 손가락 마비로 병원을 찾았다 ‘경동맥 협착증’이 심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두 환자 모두 뇌졸중의 발생 위험을 줄이고자 시술을 진행했다. 두 환자 모두 증상이 좋아졌다고 병원 방문을 하지 않았더라면 더 큰 일을 당할 수 있었던 상황이다. 미니 뇌졸중은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지만 공통으로 조심해야 하는 것은 바로 ‘혈전’이다. 혈관 자체의 문제로 뇌졸중이 생길 가능성도 있지만 다른 부위에서 생긴 혈전이 뇌혈관 쪽으로 날아가며 생길 위험도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등 혈관을 망가트리는 질환을 가진 환자들은 더욱 미니 뇌졸중 예방이 중요하다. 부부, 미니 뇌졸중까지 공유한다? 미니 뇌졸중으로 경동맥 스텐트 시술까지 받았던 70대 남성 환자. 사실 그의 아내도 1년 전 미니 뇌졸중을 겪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구토 및 마비로 응급실까지 갔으나 증상은 이내 곧 호전되었다. 그렇게 입원 후 바로 다음 날 같은 증상을 다시 겪고 결국 중환자실 신세까지 지게 됐다는데. 공교롭게도 부부가 미니 뇌졸중을 겪었는데, 여기엔 어떤 의미가 있을까? 뇌졸중은 생활 습관에 의한 병이다. 그래서 부부와 같이 유전인자를 공유하지 않아도 생활 습관을 공유한다면 함께 미니 뇌졸중을 겪을 수 있다. 음식과 운동, 수면까지 몇 십년을 부부가 함께 지내다보면 뇌졸중 위험 인자가 없어도 생활 습관 자체가 위험 인자가 될 수 있다. EBS <명의> ‘‘미니 뇌졸중’을 아십니까?‘ 편에서는 신경과 명의 김치경 교수와 함께 아직 생소한 ‘미니 뇌졸중’이라는 질환에 대해 낱낱이 살펴본다. <명의> ‘‘미니 뇌졸중’을 아십니까?‘ 편은 11월 1일 (금) 밤 9시 55분 EBS 1TV에서 방송되며, EBS 홈페이지에서 다시 볼 수 있다.
- 남은 밥 먹으면 죽을 수도…해외 논란 ‘볶음밥 증후군’이란?
- 2024. 10. 21 18:11 건강
- 재가열된 남은 탄수화물, 특히 밥과 파스타를 먹는 것이 위험할 수 있다는 경고가 온라인상에서 확산되고 있다. 일명 ‘볶음밥 증후군’은 사실일까? 픽셀즈 최근 소셜미디어에 ‘볶음밥 증후군(fried rice syndrome)’이라는 음식 안전에 대한 키워드가 논란이 되고 있다. 그 시작은 2008년 상온에서 5일 방치된 스파게티를 재가열해 먹고 숨진 한 학생에 대한 기사가 재점화되면서다. 해당 사건은 미생물학 임상 저널(Journal of Clinical Microbiology)에 게재되기도 했다. ‘볶음밥 증후군’이란? 2008년 숨진 사람의 경우 그 사망 원인이 바실러스 세러우스라는 세균에 의한 것이라 밝혀졌다. 바실러스 세레우스는 보통 휴면 상태의 포자 형태로 환경에 존재하며, 평소에는 질병을 일으키지 않는 세균이다. 이 세균은 전분이 많은 음식인 밥이나 파스타에서 발견되며 특히 조리된 밥에서 자주 발생해 ‘볶음밥 증후군’이라고 불린다. 특이한 점은 가열된 음식에서 세균의 포자가 발아하고 활성화되어 독소를 생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섭씨 4도에서 60도에 가장 잘 발아한다). 음식을 조리했다면 상온에서 방치하지 말고 빨리 냉장고에 보관해야 하는 이유다. 조리된 음식 식중독 피하려면? 조리된 음식의 세균 증식을 방지하려면 상온에 4시간 이상 두어서는 안 된다. 일부에서는 막 조리한 따뜻한 음식을 냉장고에 바로 넣어선 안 된다는 의견이 있지만 세균 전문가들은 ‘오히려 반대’라고 말한다. 독소는 4도에서 60도인 ‘위험 온도대’에서 형성되기 때문에 음식을 빠르게 냉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게다가 양이 많은 음식이라면 4도 이하로 빨리 식힐 수 있도록 작고 얕은 용기에 나눠서 냉장고에 넣어 빠르게 식힌다. 냉장고의 온도 역시 4도 이하로 유지해야 음식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바실러스 세레우스에 감염되면 증상은? 바실러스 세레우스는 섭취 후 30분에서 5시간 사이에 구토와 설사 같은 증상이 일어날 수 있다. 이 증상은 세균이 아닌 세균에 의한 독소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항생제를 먹어도 효과가 없다. 병에 걸렸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다. 이 질환은 보통 하루에서 이틀 내 증상이 사라지며 2008년 사망한 사람이 특이한 경우로 치사율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 [세기의 비하인드] ‘동쪽의 재클린’으로 불렸던 이란 마지막 왕비 ‘파라 팔라비’
- 2023. 10. 15 09:42 문화/생활
- 1979년 이슬람 혁명 후 몰락한 샤 왕조의 마지막 왕비 파라 팔레비의 생애를 들여다봅니다. 외신 자료. 1979년 이란 제국에서 ‘이란 혁명’이 일어납니다. 팔라비 왕조를 무너뜨리고 이슬람원리주의에 입각한 신정 정치가 득세하며 이란 이슬람공화국을 탄생시킨 사건입니다. 마지막 왕비 파라 팔라비는 왕과 함께 이집트로 망명합니다. 왕조시대 서구 문화권과 비슷하게 자유로웠던 이란은 이슬람 혁명 이후 교리에 따라 사회는 보수성이 굳어지고 여성에게 가혹해집니다. 현재 이란 여성들은 외출 시 히잡을 써야하고 결혼하려면 처녀 증명서가 있어야 합니다. 또 이란은 여성 사형 최다 집행국이 되죠. 이슬람원리주의자들은 마지막 왕비 파라를 ‘폭정과 사치의 화신’이라고 비난합니다. 정말 그랬을까요? 파라 팔라비. 외신 자료 파라 팔라비 왕비는 올해 85세입니다. 워싱턴 D.C. 근처 메릴랜드주 포토맥의 작은 아파트에 홀로 살고 있습니다. 그녀는 왕비 시절 과거의 영광을 회상하며 절망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이란에 남아있는 여성들의 처지를 걱정할 뿐이죠. 이란의 마지막 왕비 파라는 1938년 태어났습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러시아 황제 로마노프를 섬긴 것으로 유명한 외교관의 아들입니다. 한 마디로 이란 귀족 명문 집안이죠. 파라는 숙녀의 예절을 익히며 자랐고 프랑스어, 역사, 문학을 배웠습니다. 당시도 이슬람교의 일부 여성은 히잡을 썼지만 그녀의 아버지는 파라가 히잡을 쓰는 것을 원치 않을 정도로 그녀는 진보적인 가정환경에서 자랐습니다. 파라는 곧 프랑스로 유학을 갔고 아버지의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파라는 유럽 최고의 건축학교인 파리 건축 연구소 대학에서 학업을 이어갑니다. 젊은 시댈 파라 팔라비. 그는 샤 모하메드 레자 팔라비의 세 번째 아내다. 그러다 1959년 이란의 왕이었던 샤 모하메드 레자 팔라비가 파리를 공식 방문하면서 운명적인 만남이 이뤄집니다. 파라는 이란 대사관에서 열리는 군주를 위한 축하 파티에 초대됩니다. 왕은 마침 세 번째 아내감을 찾고 있던 참이었죠. 첫 번째, 두 번째 아내가 대를 이어 왕위에 오를 아들, 즉 왕세자를 낳지 못하는 터였기 때문입니다. 파라는 단정한 모노톤 트위드 정장 옷깃에 동백꽃을 달고 대사관에 도착합니다. 화려하지 않은 차림새는 아름다운 외모를 한층 더 발산하도록 했고 겸손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마치 빛이 나는 사람을 찾은 듯 모하메드는 파라에게 다가와 악수를 청했습니다. 당시 대학생이었던 그녀에게 학업 진도에 대해 물었고 파라는 왕에게 웃음으로 답했습니다. 왕과의 짧은 만남은 신기한 경험이었지만, 쌓인 학업과 여름 휴가를 준비하는 파라는 금세 잊어버리고 맙니다. 왕은 이미 모든 미래 계획을 세우고 파라에게 청혼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말이죠. 모하메드는 훗날 “파라를 본 순간 이미 마음을 정했다”며 그녀와의 인상적이었던 만남을 회상합니다. 모하메드는 천천히 섬세하게 파라에게 다가갔습니다. 해외 이란 유학생에게 장학금을 준다는 명목으로 다시 파라를 초대합니다. 파라는 이것이 청혼을 위한 계획된 만남이었다는 것을 전혀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저녁 식사 후 왕이 그녀에게 단둘이 이야기하고 싶다고 청했을 때 비로소 자신의 인생이 바뀔 것이란 것을 예감했습니다. 왕은 두 번의 불행한 결혼 생활을 털어놓고 진정한 아내가 되어 달라고 청합니다. 왕의 청혼을 받고 고민할 수 있는 여성은 없을 것입니다. 파라 팔라비 결혼식. 외신 자료 두 사람은 곧바로 1959년 성대한 결혼식을 올립니다. 파라는 당시 디올의 디자이너였던 이브 생 로랑의 드레스를 입고 미국의 유명 보석상에게 공수한 325개 다이아몬드가 달린 티아라를 씁니다. 그 무게가 2kg에 달했다고 하네요. 화려한 결혼식이 끝났고 파라의 앞길은 파란만장해집니다. 두 왕비와 그들의 딸인 공주들의 질투와 시기에 맞서야 했기 때문이죠. 파라는 궁정에 남아 질투를 받는 대신 활발한 대외활동으로 바쁘게 일상을 보냅니다. 이란 여성의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 팔레비 대학을 세웠습니다. 이란 최초의 미국식 대학이었습니다. 프랑스 문화부 장관 앙드레 말로와 친구가 되어 이슬람 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 프랑스와 이란 간 유물을 활발하게 교환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왕과 국민이 그녀에게 바라는 것은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왕위 계승자의 생산입니다. 1960년 20년 동안 기다렸던 왕실의 아들이 드디어 태어났습니다. 그녀의 출산은 고급 클리닉이 아닌 테헤란의 가난한 지역 한 병원에서 이뤄졌습니다. 왕실과 국민들의 친밀감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고 이란 국민은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습니다. 파라는 왕자 둘과 공주 둘을 낳고 왕비의 지위는 하늘 높이 높아져 갔습니다. 샤 모하메드 레자 팔라비왕과 왕비 파라 팔라비. 외신자료 후계자 생산에 성공해 주요 임무를 완수했으니 그녀는 더욱 활발하고 대담하게 대외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세계 명화를 수집하는 기쁨도 누렸죠. 그녀의 컬렉션은 현재 30억 달러(약 4조 원)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녀가 이슬람 원리주의들에게 사치 왕비라고 비난을 받는 단 하나의 이유입니다.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고 아름답고 감각이 뛰어나며 여성 권리에 대해 힘쓰는 파라는 외신 기자들에게 ‘동쪽의 재키 케네디’라는 별명으로 불렸습니다. 왕비의 여권 신장 정책으로 이란 여성들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자유롭게 자동차를 운전하며 그들의 자녀를 다른 나라로 유학 보낼 권리를 얻습니다. 1967년 왕은 세 번째 부인인 파라 왕비를 샤바나, 본격적인 왕후로 앉히겠다고 선언합니다. 세 번째 부인에게 주는 이런 영예는 7세기 이후에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은 파격적인 일이었죠. 왕후는 왕이 사망했을 때 후계자가 왕위 계승에 적합한 나이가 되지 않았을 경우 통치자가 되는 권리를 얻습니다. 그러나 개방적이고 진취적인 파라 왕비를 눈엣가시처럼 보는 이도 있었습니다. 바로 이슬람 종교계 인사들입니다. 왕비가 서구의 방탕함을 들여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비난했죠. 진보적인 왕비를 쓰러뜨리고 이슬람의 가치로 국민을 통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습니다. 1978년 이슬람 종교계 인사들은 원리주의를 옹호하는 사람들을 모아 궁정 앞에서 왕조의 퇴진을 요구합니다. 모하메드는 자신의 왕조를 지키기 위해 군대를 보내고 총탄을 발포합니다. 반 왕조 세력을 막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폭동은 전국으로 확산됐습니다. 이렇게 되자 군대도 왕을 배신하고 왕의 권력은 추락하고 맙니다. 1979년 이란 제국에서 발생한 혁명으로 입헌군주제(사실상 권위주의 전제군주제)인 팔라비 왕조가 무너지고 이슬람 종교 지도자가 최고 권력을 가지는 이슬람 공화국을 만들었다. 외신 자료 1978년 12월 왕실 가족들은 긴급하게 나라를 떠났고 이집트로 망명합니다. 이슬람 혁명을 주도한 이들은 파라 왕비에게 왕을 독살한다면 아이들과 이란으로 돌아와 사는 것을 허락하겠다며 편지로 거래를 제안합니다. 파라 왕비는 단호히 이를 거절하고 암 투병 중인 왕은 이듬해 사망합니다. 여러 나라로 떠돌던 가족들에게 비극이 이어집니다. 2001년 31세 딸 레일라가 런던에서 약물 과다복용으로 사망하고 2011년 왕위 계승자였던 44세 알리 레자가 보스턴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합니다. 파라 왕비는 자녀들이 이슬람혁명 동안 받았던 어린 시절 스트레스를 극복하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그녀는 1979년 이후로 이란 땅을 밟아본 적이 없지만 이란의 운명을 걱정하며 평생을 살았습니다. 왕조의 독재 정치가 나았을까요? 아니면 이슬람원리주의가 통치하는 지금의 이란이 나았을까요? 역사는 선악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어떤 관점이냐에 따라 역사의 해석은 달라집니다. 그러나 이것만은 분명합니다. 이란 여성들이 처한 현실입니다. 왕비가 교육에 힘쓰던 당시 대학에 입학한 여성의 수가 남성의 수보다 많았다는 사실입니다. 지금의 이란 여성들은 그들의 권리와 자유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습니다. ■자료제공: 유튜브 채널 <지식 아닌 지식> 지식 아닌 지식역사의 뒤안길 인물을 조명합니다. 매주 토,일 업로드합니다https://www.youtube.com/@yeswawa/vide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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