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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2,653 건 검색)

이스라엘 시민들 “인질들, 이번엔 살려서 데려오라” 휴전 협상 촉구 시위
2025. 01. 12 20:43국제
...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 등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텔아비브를 비롯해 이스라엘 주요 도시에서 휴전 및 조속한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인질 가족과 시민들은...
인질이스라엘시위가자지구휴전
이스라엘 시위 격화···인질 추가 사망에 “살려 데려오라” 분노
이스라엘 시위 격화···인질 추가 사망에 “살려 데려오라” 분노
2025. 01. 12 15:25국제
... 지연시켜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인질 가족들로 구성된 ‘인질가족포럼’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날 고위급 대표단을 협상이 진행 중인 카타르로 파견하기로 한 결정을 “모든 이들이...
인질이스라엘시위가자지구휴전
해외여행 갔다가 체포 될라···이스라엘, 군인 인터뷰 ‘보도 지침’ 발표
해외여행 갔다가 체포 될라···이스라엘, 군인 인터뷰 ‘보도 지침’ 발표
2025. 01. 09 14:30국제
... 이스라엘 군인들에 대한 체포를 요청한 상태다. 5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알발라에서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숨진 15세 소년의 시신 앞에서 가족들이 애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의 탱크...
가자전쟁 1년
미 중동 특사 “이스라엘군, 레바논 나쿠라 철수 시작”
미 중동 특사 “이스라엘군, 레바논 나쿠라 철수 시작”
2025. 01. 07 08:32국제
... 나쿠라에서 철수를 시작했다”면서 “블루라인(유엔이 설정한 이스라엘-레바논 경계선) 남쪽의 이스라엘 본토로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에서 완전히 철수할 때까지 이...
이스라엘레바논아모스 호치스타인헤즈볼라블루라인중동 전운 고조

스포츠경향(총 134 건 검색)

호날두를 꿈꾼 14세 팔레스타인 소년, 이스라엘 총격에 사망
호날두를 꿈꾼 14세 팔레스타인 소년, 이스라엘 총격에 사망
2024. 12. 08 06:28 축구
세계적인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꿈꾼 14세 팔레스타인 소년이 이스라엘의 총탄에 사망했다. 서남 아시아 대표 언론 알자지라는 7일 “14세 나지 알바바가 최근 헤브론 인근에서 축구하다가 이스라엘 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고 전했다. 요르단강 서안에 살던 알바바는 “호날두와 같은 선수”가 되는 꿈을 꿨다. 알바바는 키가 크고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아 다정하고 배려심 깊은 소년으로 인정받았다. 그는 지난달 3일 친구들과 함께 가족 집 근처 숲에서 축구를 하면서 놀다가 이스라엘 군에 의해 총격을 받았다. 아버지 니달 알바바는 “치킨을 점심으로 먹은 뒤 친구들과 놀겠다고 하고 나갔다”며 “사촌이 다급하게 집으로 뛰어와 아들의 총격 소식을 전했다”고 회고했다. 식구 휴대전화에 있는 나지 알바바 사진. 알자지라 아버지와 삼촌은 급히 숲으로 달려갔지만, 이스라엘 군인들에게 가로막혔다. 아버지는 “내 아들을 보게 해달라”며 외쳤지만, 군인들은 오히려 그를 폭행했다. 그는 손이 묶인 채 40분 동안 땅에 방치됐고 군인들이 나지의 시신을 들고 떠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아버지는 “그 순간 내가 본 것이 내 아들이 아니길 바랐다”며 “그가 며칠 전에 사달라고 한 검은 운동화를 보고 아들임을 알았다”고 말했다. 법의학 보고서에 따르면, 나지는 골반, 발, 심장, 어깨에 총 네발을 받았다. 그리고 30분간 아무런 의료 처치를 받지 못했다. 나지의 장례식 모습. 알자지라 나지의 장례식은 마을 주민 수백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스라엘 군 폭행으로 부러진 손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는 아들 시신을 직접 어깨에 메고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어머니 사마하르 알자마라는 “아들이 떠난 뒤 내 일부가 영원히 사라진 느낌”이라며 울었다. 할머니 인티사르 알바바는 “손자는 마치 30살 남자처럼 모든 일을 알아서 했고, 우리와 함께 밥을 먹으려 하며 우리가 외롭지 않도록 해줬다”고 말했다. 할훌 스포츠 클럽 매니저 나세르 메립은 “나지는 강력한 오른발을 가진 재능 있는 선수”라며 “그는 늘 국제적인 선수가 되고 싶어 했다”고 전했다. 알자지라는 알바바 죽음에 대한 이스라엘 국방부의 의견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알자지라는 “아버지는 ‘왜 14살 아이를 죽였는가’는 질문은 오늘도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슈 PICK 쌤과 함께’ 이스라엘 VS 헤즈볼라–레바논의 비극은 어떻게 시작됐나
‘이슈 PICK 쌤과 함께’ 이스라엘 VS 헤즈볼라–레바논의 비극은 어떻게 시작됐나
2024. 11. 17 06:27 연예
KBS 17일 오후 7시 10분에 방송이 될 ‘이슈 PICK 쌤과 함께’에서는 현재 레바논이 겪고 있는 비극의 시작은 언제였고 원인이 무엇인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쟁이 레바논 그리고 나아가 중동정세에 미칠 영향은 무엇일지 대한민국의 손꼽히는 이스라엘, 중동 전문가 성일광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눠본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대립이 저강도 전투에서 고강도 전투로 격화, 수도 베이루트를 포함한 레바논 전역이 큰 피해를 입고 있고 사상자도 계속해서 늘고 있다. 가자 전쟁은 1년 넘도록 이어지며 수많은 희생자를 낳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 가운데,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또 다른 전쟁을 치르는 중이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바로 다음 날,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공격하며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저강도 접전이 본격화되었다. 그런데 최근 두 세력 간의 전투는 ‘저강도 접전’에서 ‘고강도 전쟁’으로 성격을 완전히 바꾸었는데, 신호탄이 된 사건이 바로 지난 9월 17일과 18일 이틀에 걸쳐서 발생한 ‘헤즈볼라 대원 삐삐 폭발 사건’이다. 레바논 전역에서 발생한 이 사건으로 인해 11명이 사망하고 약 4천 명이 부상을 입었다. KBS 이 삐삐 폭발 사건은 수년간 헤즈볼라를 속여온 이스라엘의 작전으로, 이스라엘의 해외정보기관 ‘모사드’의 공작으로 밝혀졌다. 헤즈볼라가 타이완의 골드아폴로 사에 무선 호출기를 주문, 헝가리의 제조사 ‘BAC’로부터 납품을 받았다. 하지만 이 BAC라는 회사가 사실은 모사드의 유령회사로 밝혀졌다. 제조 과정에서 소량의 폭탄을 장착하여 설계한 탓에 삐삐를 사용한 헤즈볼라 대원들은 손과 얼굴 등에 치명상을 입었다. 수년에 걸쳐 공모해 온 작전을 이 시기에 시행한 이유에 대해 성 교수는 “헤즈볼라가 무선 호출기의 결함을 감지하고 이란에 정밀 감식을 의뢰하자 작전이 발각되기 전에 서둘러 시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이전부터 헤즈볼라와의 전면전을 준비해 온 이스라엘의 표적 공습으로 헤즈볼라의 지휘부 인사가 모두 사망한 가운데, 헤즈볼라를 32년간 이끌어 온 수장 ‘하산 나스랄라’마저 지난 9월 27일 사망했다. 하산 나스랄라의 지도로 헤즈볼라는 세계적인 조직으로 성장했다. 헤즈볼라군의 병력은 헤즈볼라의 주장에 따르면 약 10만 명에 달하며 이는 7만 명으로 구성된 레바논 정규군을 능가한다. 그야말로 ‘국가 안의 국가’로 자리 잡은 헤즈볼라는 학교, 병원 등 국민에게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지원하며 헤즈볼라에 대한 대중들의 지지를 얻었고, 레바논 곳곳에 오랜 시간에 걸쳐 깊이 뿌리 내릴 수 있었다. KBS 헤즈볼라는 언제,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레바논은 1차 세계대전 이후 마론파 기독교인들의 요청으로 프랑스 통치령에서 벗어나 1926년 레바논 공화국이 건국된다. 그러던 중 1967년 3차 중동 전쟁으로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레바논으로 유입,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는 레바논 영토에서 이스라엘에 무장 투쟁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레바논 기독교 민병대와 PLO 사이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한다. 결국 1975년, 레바논을 15년간 비극으로 몰아넣은 ‘레바논 내전’이 발발한다. 레바논 정부는 1976년 시리아에 개입을 요청한 데 이어 1978년 이스라엘군이 PLO 소탕을 목적으로 레바논을 침공한다. 1982년, 친이스라엘 마론파 대통령인 바시르 제마엘이 임기 시작 전 폭탄 테러로 피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기독교 민병대는 대통령 암살의 배후로 PLO를 의심했고, 팔레스타인 난민촌을 급습해 주민들을 무차별 학살했다. 학살은 이스라엘군이 마을을 포위, 봉쇄하는 가운데 행해졌다. 9월 16일에서 18일까지, 사흘에 걸쳐 자행된 ‘사브라-샤틸라 마을 학살 사건’으로 어린이들을 포함한 민간인들이 약 460명에서 3,500명이 사망하는 비극이 벌어졌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은 레바논에 대한 내정 간섭 노선에서 한발 물러났다.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1982년, 헤즈볼라가 탄생한다. 1979년 이란혁명 후 시아파의 맹주로서 우뚝 선 이란이 소수파로 차별을 받던 레바논 내의 시아파를 지원하여 헤즈볼라라는 강력한 시아파 무장단체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헤즈볼라는 결성 직후인 1983년 4월, 베이루트의 미국 대사관 폭탄 테러, 그리고 같은 해 10월 베이루트의 미 해병대 사령부 자살 폭탄 테러와 프랑스군 사령부 테러를 가했다. 결국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으로 이루어진 평화유지군은 레바논에서 철수했다. 이에 더해 1982년 침공 후 철수하지 않고 레바논 남부에 주둔하던 이스라엘군까지 몰아낸 헤즈볼라의 인기는 고공 행진을 이어갔다. 그 후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군인 공격 및 납치를 계기로 2006년 7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34일간 전면전을 벌여 레바논 민간인이 1,000명 이상 사망한다. 전쟁 당시 베이루트의 기간 시설이 이스라엘에 의해 무차별적으로 파괴되었고, 국민들이 입은 큰 피해는 헤즈볼라에 대한 지지 약화로 이어진다. 이는 이스라엘의 ‘대헤즈볼라 전략’으로 볼 수 있으나,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했다는 점에서 이스라엘은 국제적인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KBS 성 교수는 “헤즈볼라와의 전면전을 통해 이스라엘이 얻고자 하는 것은 크게 이스라엘 국가적 차원과 네타냐후 총리 개인적 차원 두 가지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적 차원으로 볼 때, 이미 헤즈볼라의 포격으로 이스라엘 북부는 초토화되어 레바논 국경 근처의 주민 6~7만 명이 대피한 상황이다. 전쟁이 길어질 경우 더 커질 피해를 고려한다면 헤즈볼라와의 최종적인 합의와 휴전이 필요하다. 그러나 헤즈볼라의 수장을 비롯하여 주요 인사들이 대부분 사망하여 합의 주체가 부재 중이다. 이스라엘의 딜레마인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의 개인적 차원으로 본다면 그는 현재 뇌물수수, 사기, 배임 등 여러 혐의로 재판 중이다. 전쟁을 계속 이어 나간다면 재판이 늦춰지고, 총리직을 유지하는 동안은 처분을 면할 수 있기에 개인적인 이득과 국민의 지지를 고려하여 전쟁을 그만둘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세간의 분석이다. 2026년 예정된 이스라엘 총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네타냐후는 현재 이란과도 무력 충돌을 빚으며 ‘헤즈볼라 섬멸’을 넘어 ‘중동의 재편’을 꿈꾸고 있다. 현재 중동의 정세는 이란과, 이란의 대리조직이 이스라엘과 미국, 그리고 수니파 걸프 국가와 맞서고 있다. 이란이 맹주인 시아파 ‘저항의 축’은 이스라엘뿐 아니라 미국 역시 적대적 세력으로 간주하고 있고, 예멘 등지에서는 미군에 대한 공격도 일부 일어나고 있다. 미국은 수니파 벨트와 이스라엘을 지원하고 있고,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수니파 걸프 국가들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쟁에서 중립을 고수하고 있다. 이란은 미국의 제재 속 최악의 국가적 위기를 맞아 핵 합의를 통한 경제력 회복이 필요한 상황으로, 최고지도자인 하메네이의 선택이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동 평화를 위해서는 미국의 새 대통령인 트럼프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관계 정상화에 집중한 바이든의 대중동 전략은 소극적인 대처로 결국 실패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성 교수는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의 핵심은 팔레스타인 국가를 건설하여 이스라엘과 분리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힘이 들더라도 ‘이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트럼프가 미국과 이란과 핵 협상을 진행하고, 이란 역시 대리조직 지원을 중단해 대화의 실마리를 찾는 것이 중동 평화를 위한 길”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출구 전략이 없는 이스라엘이 전쟁을 잘 이어 나가는 것이 아닌, 전쟁을 어떻게 끝낼 것인지에 대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년간 중동 전쟁으로 생겨난 약 4만 5천 명의 사상자와 약 240만 명에 달하는 수많은 전쟁 난민을 떠올리며, “더 이상 전쟁과 비극이 이어지지 않도록 모두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을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한다”는 말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이슈 PICK 쌤과 함께’ 207회 ‘이스라엘 vs 헤즈볼라 – 레바논의 비극은 어떻게 시작됐나’는 11월 17일(일) 저녁 7시 10분 KBS 1TV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방송 후에는 KBS홈페이지와 wavve, 유튜브 KBS교양에서 다시 볼 수 있다.
‘음바페 공백?’ 프랑스, 슈팅 24개에도 이스라엘과 0-0 무승부 ‘굴욕’
‘음바페 공백?’ 프랑스, 슈팅 24개에도 이스라엘과 0-0 무승부 ‘굴욕’
2024. 11. 15 11:42 축구
프랑스 콜로무아니가 15일 이스라엘과의 유럽 네이션스리그 경기에서 헤딩하려 몸을 날리자 자버가 뒤에서 붙잡고 있다. AFP연합뉴스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가 빠진 프랑스가 이스라엘에 무득점 무승부에 그쳤다. 프랑스는 15일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25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UNL) A그룹 2조 5차전에서 이스라엘과 0-0 무승부로 경기를 마감했다. 슈팅 24개를 퍼붓고도 단 1골도 넣지 못하면서 결국 승점 1점을 쌓는 데 그쳤다. 프랑스는 UNL 5경기에서 3승 1무 1패(승점 10점)를 기록했다. 2조 4개국 가운데 2위다. 프랑스와 1위 이탈리아와의 승점 차가 3점으로 늘어났다. 이스라엘은 5경기 만에 첫 승점을 따내며 1무 4패(승점 1점)를 기록하게 됐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위 프랑스는 홈에서 전력의 우위를 앞세워 81위 이스라엘을 압도적으로 몰아쳤다. 콜로 무아니가 초반부터 상대 뒷공간을 노렸다. 전반 19분 콜로 무아니의 헤더가 이스라엘 골문을 위협했다. 전반 21분엔 은골로 캉테의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이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프랑스 코나테가 15일 유럽 네이션스리그 이스라엘전에서 공중볼을 처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프랑스는 이후에도 이브라히마 코나테, 마이클 올리세가 잇달아 슈팅을 했다. 전반 43분엔 브래들리 바르콜라가 문전에서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지만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프랑스는 후반에도 계속 이스라엘을 위협했다. 올리세, 자이르 에메리가 잇달아 골문을 두드렸고, 교체 투입된 킹슬리 코망, 마르쿠스 튀랑, 크리스토퍼 은쿤쿠도 득점을 노렸지만 끝내 이스라엘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프랑스는 최근 부진과 여러 논란 속에 이번 A매치 명단에서 제외된 음바페의 공백이 적잖게 보였다. 이스라엘 축구팬들이 15일 프랑스와의 유럽 네이션스리그 경기 도중 프랑스 팬과 충돌하자 보안 요원들이 막고 있다. TPX연합뉴스 한편 이날 경기는 이례적으로 삼엄한 경비 속에 펼쳐졌다. 7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이스라엘 축구 팬들이 공격받는 일이 벌어지면서 프랑스 당국과 축구계는 이날 경기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프랑스 정부는 이 경기를 고위험 상황으로 분류한 뒤 경기장 안팎에 총 4000명의 경찰과 군 경찰을 배치했으며, 1600명의 경기장 보안 요원도 투입했다. 경기장과 다소 떨어진 파리 시내에도 1500명의 병력을 동원해 이튿날 새벽 1시까지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경기장 주변 상점들도 보안 대비 차원에서 이날 오후 일찌감치 문을 닫았다. 이날 총 8만명 규모의 관중석에 1만 4000여명이 자리를 채웠다. 이스라엘 정부는 자국민에게 이날 경기를 보러 가지 말라고 당부했으나, 원정팀 관중석에는 적지 않은 이스라엘 팬들이 있었다. 경기 초반 관중석에서 프랑스와 이스라엘 팬들 사이에서 충돌이 일었으나, 곧바로 보안 요원들이 개입해 이들 사이에 안전선을 설치하며 상황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이스라엘 경기 앞두고 극도로 긴장하는 파리
프랑스-이스라엘 경기 앞두고 극도로 긴장하는 파리
2024. 11. 14 08:01 축구
UEFA 네이션스 리그 프랑스-이스라엘 축구 경기를 앞둔 13일 열린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에서 한 여성이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고 있다. 로이터 프랑스 당국이 프랑스-이스라엘간 남자축구 대표팀 맞대결을 앞두고 긴장하는 분위기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14일 “프랑스는 15일 프랑스 파리에서 이스라엘과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 리그 홈경기를 치른다”며 “프랑스 당국이 파리에서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 프랑스 대통령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수아 올랑드, 전 상원 의장 제라르 라르셰 등 주요 정치 인사들도 경기를 관람할 예정이다. 지난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는 네덜란드 프로팀과 이스라엘 프로팀이 경기를 치른 뒤 그날 밤 네덜란드 사람들과 이스라엘 축구 팬들 간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가디언은 “파리에서 열리는 이번 네이션스 리그 경기는 미묘한 외교적 시기에 진행된다”며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전쟁으로 인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간의 외교 관계도 긴장된 상태”라고 전했다. 최근 프랑스 외무장관 장-노엘 바로가 예루살렘 방문 중 프랑스 소유의 엘레오나 지역에서 이스라엘 경찰이 무장한 채로 나타나 프랑스 영사관 소속 헌 병 두 명을 잠시 구금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 외무부는 이스라엘 대사를 소환하여 항의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를 공습하여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자, 프랑스는 이를 강력히 비난하는 공식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한 사건에 대해 프랑스는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우려를 표명하며, 중동 지역의 긴장 완화를 촉구했다. 파리 경찰청은 경기장 내부, 외부 및 대중교통에 경찰 4000명을 배치한다. 파리 경찰서장 로랑 누네즈는 “경기장이 만석일 때 통상 배치되는 인원의 세 배에서 네 배에 해당하는 특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누네즈는 또한 “경기장 내에서는 프랑스와 이스라엘 국기만 허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팔레스타인을 응원하는 문구 또는 국기 등을 철저하게 제한하겠다는 뜻이다. 이스라엘 당국도 경기장 참석을 자제하고, 이스라엘이나 유대인 상징물이 드러나는 의상을 입지 말라고 경고했다.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는 이날 경기장에서 약 20분 거리에 있는 생드니 시청 앞에 모여 경기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할 예정이다. 친팔레스타인 단체들은 프랑스가 이스라엘이 가자, 점령지인 서안, 레바논에서 전쟁과 치명적인 공격을 벌이는 동안 이스라엘 팀을 초청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최근 피력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했을 때 유럽이 러시아 선수들에 대해 취한 유사한 조치를 이스라엘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축구 경기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침공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지난 주 파리 생제르맹 팬들은 홈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경기 중 ‘팔레스타인에 자유를’이라는 배너를 내걸기도 했다. 서남아시아 주요 언론 알자지라는 “스타드 드 프랑스 8만 석 중 현재까지 판매된 티켓은 2만 장에 불과하다”며 “이는 경기장이 개장한 이래 가장 낮은 관중 수”라고 전했다. 이전 최저 기록은 2003년 6월 뉴질랜드전에 모인 3만 7000 명이다. 프랑스는 이스라엘전을 치른 뒤 3일 후 이탈리아로 이동한다. 이탈리아는 4경기에서 승점 1차로 프랑스에 앞선 조 1위다. 벨기에는 이스라엘을 제치고 3위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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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군까지 공격하는 이스라엘···‘부글부글’ 들끓는 국제사회
유엔군까지 공격하는 이스라엘···‘부글부글’ 들끓는 국제사회(2024. 10. 21 06:00)
2024. 10. 21 06:00 국제
국제사회 ‘국제법 위반’ 비판 불구 더 노골적 공격에 나서 이스라엘의 막무가내 행보 막을 실질적 방법 없어 속앓이 10월 12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에서 레바논 지역 유엔 평화유지군(유엔 평화유지군) 소속 차량이 순찰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이 레바논 지상전 과정에서 유엔 평화유지군까지 공격했다. 유엔 회원국인 이스라엘이 평화유지군을 공격하는 상황을 두고 국제사회에선 ‘국제법 위반’이자 ‘전쟁범죄’라는 비판이 빗발치고 있다. 이스라엘은 아랑곳하지 않고 되레 더 노골적으로 공격에 나섰다. 동시에 레바논 전역으로 공습 범위를 넓혀 민간인 인명 피해도 불어나고 있다. 유엔 기지 ‘헤즈볼라 방패’라는 이스라엘 유엔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지난 10월 13일(현지시간) 오전 레바논 남부 접경 지역에 있는 레바논 지역 유엔 평화유지군(UNIFIL) 기지 정문을 탱크로 부수고 강제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유엔 평화유지군 대원 15명이 다쳤다. 앞서 지난 10월 11일부터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유엔 평화유지군 대원이 잇따라 다치자 파병한 40개국은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이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하루 만에 유엔 평화유지군 기지를 공격했다. 레바논 지역 유엔 평화유지군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에 따라 이스라엘·레바논 국경 지대에 주둔하며 양국의 완충지대 역할을 해왔다. 한국을 포함한 50개국에서 파병한 1만여명의 병사와 지원 인력이 이곳에 주둔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에도 유엔 평화유지군 공격을 정당화했다. 처음엔 “고의적 공격이 아니었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이내 이스라엘·레바논 국경을 따라 넓게 주둔하는 유엔 평화유지군 뒤에 숨은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무력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유엔 평화유지군이 헤즈볼라를 위한 ‘인간 방패’가 되고 있다”며 유엔에 레바논 지역 유엔 평화유지군 철수를 공식 요청하기도 했다. 이스라엘군은 유엔 평화유지군 기지 인근 현장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 일부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스라엘군이 기자들에게 국경지대 산비탈에 있는 땅굴 입구 2개를 공개했으며, 여기에서 불과 90m 떨어진 곳에 유엔 평화유지군 기지가 있었다고 전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부 최대 병원인 알시파 병원 진압 작전으로 국제사회 비판에 직면했을 때도 병원 아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땅굴이 있다며 외신에 현장을 공개한 적이 있다. “레바논 남부의 눈과 귀 없애려는 것” 국제사회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10월 14일 처음으로 성명을 내고 “유엔 평화유지군과 시설은 절대 공격 대상이 돼선 안 된다”라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유럽연합도 지난 10월 13일 “레바논에서의 즉각적 휴전과 안보리 결의안 1701호의 이행을 위해 이스라엘의 유엔 평화유지군 공격 중단을 촉구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4개국 외교장관도 같은 취지의 공동 성명을 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이 유엔의 결정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이스라엘은 국제법 위반의 새로운 장을 연 것”(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 등 국가수반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국제형사재판소(ICC) 설립의 근거가 된 로마 규정에 따르면 평화유지 임무와 관련된 요원이나 시설 등에 대한 고의적 공격은 전쟁범죄에 해당한다. 국제형사재판소는 전쟁범죄 혐의를 조사·기소하고 재판 절차를 밟을 수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그동안 국제형사재판소뿐 아니라 국제사법재판소(ICJ)가 대량학살(제노사이드) 등 전쟁범죄 혐의를 두고 있는 상황도 모른 채 해왔다. 지난 10월 16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 지역에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은 2006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전쟁 종식을 위해 채택된 안보리 결의 제1701호 내용을 위반했다는 비판도 받는다. 안보리 결의 제1701호는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에서 완전히 철수하고 레바논 리타니강 이남에는 헤즈볼라가 아닌 레바논 정규군과 유엔 평화유지군만 주둔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스라엘은 안보리 결의 제1701호가 제대로 지켜진 적 없어 유명무실하다고 주장하지만, 미국과 레바논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더 이상의 확전을 막기 위해 이 결의의 기능을 회복시키고자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스라엘의 막무가내 행보를 막을 실질적 방법이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지상전의 구체적인 실상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유엔 평화유지군을 공격하고 철수까지 요구한다고 본다. 유엔 평화유지군은 극히 제한된 조건에서만 무력을 사용할 수 있어 억지력이 사실상 없다는 평가를 받지만, 안보리 결의 위반 상황 등을 유엔에 보고할 수 있다. 미셸 마틴 아일랜드 외교장관은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에서 눈과 귀를 몰아내고 자유로운 통치권을 얻으려 한다”며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이 국제 질서를 지키도록) 매우 분명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엔 평화유지군은 계속되는 이스라엘의 철수 요구에도 이스라엘·레바논 국경 지역에 잔류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전역으로 공격 확대, 민간인 피해 속출 이스라엘은 레바논과의 국경 지역에서 지상전을 이어가는 동시에 공격 범위를 확대해 레바논 전역을 폭격하고 있다. 헤즈볼라 본부 중심지로 알려진 남·동부와 거리가 먼 북부의 기독교 마을까지 공습하자 레바논이 ‘제2의 가자지구’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총 22명이 숨졌으며 공습받은 건물엔 피란민들이 거주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지난 10월 15일 기준 레바논 전체인구의 25% 이상에 대피령이 내려졌다. 레바논 정부는 120만명 이상이 피란길에 올랐다고 전했다. 이중 어린이는 약 40만명에 달한다. 테드 차이반 유니세프 인도주의적 행동담당 부국장은 “(한 달 사이) 레바논의 학교는 접근할 수 없게 됐거나 전쟁으로 손상돼 피란처로 사용되고 있다”며 “레바논 어린이들이 ‘잃어버린 세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끝나지 않은 전쟁 속에 분쟁 지역 아이들은 학교뿐 아니라 미래를 위해 최소한의 희망조차 꿈꿀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는 뜻이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후 1년 동안 레바논에서 2300명이 사망했다. 이중 75%는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상대로 군사 작전을 확대한 최근 한 달 새 숨졌다.
“국제사회는 왜 이스라엘의 전쟁범죄를 방치하는가”
“국제사회는 왜 이스라엘의 전쟁범죄를 방치하는가”(2024. 10. 07 06:00)
2024. 10. 07 06:00 국제
중동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제정치 전문가들 e메일 인터뷰 “서구 이중잣대가 문제의 핵심”…전면전보단 국지전에 무게 중심 지난 10월 1일(현지시간) 진행된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폐허가 된 레바논 베이루트 시가지 모습/신화통신사=연합뉴스 ‘다른 나라를 침범하여 공격함’.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정의한 ‘침공’의 정의다. 이스라엘은 지난 9월 23일(현지시간) 레바논 전역을 폭격한 데 이어 지난 10월 1일에는 레바논 남부(이스라엘 북부) 국경지역에서 작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고로 이스라엘은 레바논을 ‘침공’했다. 주권국가 성립 이후 국제사회는 ‘침공’ 행위에 관한 정의를 문서로 확립해 왔다. 국제법의 한 영역인 ‘개전에 관한 정의론(jus ad bellum)’이다. 대표적인 것이 국제연합헌장(유엔헌장) 제2조 제4항이다. ‘모든 회원국의 무력 위협이나 행사를 금지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피해 합법적으로 침공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딱 하나다. 국제연합헌장 제51조에 나온 예외조항에 따라 ‘무력공격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개별적 또는 집단적 자위권(self-defence)을 발동했다’고 인정받는 것이다. 지난 1년, 이스라엘의 행보는 이 예외조항의 성격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가 됐다.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이스라엘 남부지역을 기습공격했다. 즉각적 보복을 밝힌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본거지인 가자지구 폭격과 지상전을 시작했다. 압도적 무력을 앞세운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궤멸하고, 단기간에 전쟁을 끝낼 것처럼 보였다. 개전 후 1년이 지났다. 가자지구에는 여전히 이스라엘군의 폭격이 진행 중이다. 첫째로 자위권 행사는 정해진 종료 기한이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스라엘은 전쟁 시작 1주년을 맞아 오히려 레바논으로 전선을 확대했다. 레바논 내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하마스를 돕는다는 것이 침공 명분이 됐다. 둘째로 자위권 행사는 보복 대상에 한계가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 행보에 제동을 걸지 못했다. 특히, 미국은 이스라엘 지상군의 레바논 진격을 두고 “자신과 자국민을 방어하고 민간인을 안전하게 집으로 돌려보낼 권리에 부합하는 것”이라며 자위권을 인정했다. 반면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 움직임을 두고는 “어떠한 공격을 가하든 엄정한 후과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7월 31일,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를 암살했다. 셋째로 자위권을 시행할 수 있는 국가는 ‘미국과 그 우방국’으로 정해져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지난 10월 1일 진행된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폐허가 된 레바논 베이루트 시가지 모습/신화통신사=연합뉴스 기간, 대상에 한계가 없는 이스라엘의 ‘자위권 행사’가 길어지는 만큼 사상자 수도 비례해서 늘었다. 이미 지난 8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사망자가 4만명을 넘었다는 외신 보도가 쏟아졌다. 유엔인권사무소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레바논 폭격으로 단 2주 만에 이미 10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바논 보건부는 지난 10월 1일 하루 동안에만 폭격으로 55명이 숨지고, 156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하마스의 공격으로 발생한 이스라엘인 피해는 1200여명 사망이었다. 자위권 행사는 필요성과 비례성을 충족해야 한다는 국제사법재판소(ICJ)의 판례는 쓰레기통으로 들어갔다. 이스라엘은 자위권 행사와 침략전쟁을 구분 불가능한 것으로 만들었다. 전쟁 목표가 ‘귀환’인가, ‘패권’인가 이스라엘은 전쟁을 중동 전역으로 확장할 기세다. 구체적으로 레바논(헤즈볼라)-예멘(후티)-이란으로 이어지는 ‘시아파 벨트’가 목표로 꼽힌다. 같은 시아파인 이라크·시리아 역시 잠재적 대상이다. 이중 가장 주목받는 것은 ‘시아파 맹주’로 불리는 이란이다. 하마스, 헤즈볼라, 후티 등의 무장단체는 이란의 전통적 군사전략인 ‘포워드 디펜스(Forward Defense)’의 핵심이다. 이는 ‘이란 국경 밖에서 적과 전쟁을 치른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이들 무장단체는 이란이 상정한 적에 맞설 대리인(Proxy)이 된다. 즉 이들의 궤멸을 목표로 한 공격은 이란 안보에 대한 실질적 위협이라는 의미다.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이스라엘은 이란을 향해 “전쟁에 나오라”고 외친 것이다. 중동 지역에 형성된 시아파 벨트 이란은 응답했다. 지난 10월 1일 새벽 이란에서 발사한 미사일이 이스라엘 텔아비브 상공에 나타났다. 이스라엘 당국에 따르면 이날 발사된 미사일은 180여발이다. 다만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X(옛 트위터)에 “이스라엘 정권이 추가 보복을 하지 않는다면 이란의 보복 조치는 종료된다”며 확전을 경계하는 발언을 남겼다. 또 테헤란에서 암살당한 하마스 지도자 하니예와 지난 9월 27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다히예 지역 표적 공습으로 사망한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에 대한 보복이라는 설명까지 곁들였다. 이란은 최소한의 자위권만 행사했음을 거듭 밝힌 셈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반응은 “이란이 큰 실수를 저질렀다.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경고였다. 그러면서 팔레스타인 자치구인 요르단강 서안 및 가자지구, 헤즈볼라 거점 레바논, 친이란 정부가 통치하는 시리아, 후티 반군이 있는 예멘, 이란을 ‘악의 축’으로 거명했다. 이들은 이스라엘에 맞선 ‘저항의 축’으로 자임하고 있는 국가 및 단체다. 이스라엘이 이들의 파괴를 목표로 하고 있음이 분명해 졌다. 지난 10월 2일 이스라엘의 폭격을 받은 레바논 베이루트 시가지에서 한 남성이 이스라엘에 의해 살해된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의 사진을 들고 있다./EPA=연합뉴스 이스라엘의 시아파 무장단체 공격→이란의 반격→이스라엘의 재반격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은 ‘전쟁의 목적’을 의심케 한다. 명분은 ‘이스라엘 북부(레바논 남부) 피란 주민들의 귀향’이지만, 실질은 ‘이스라엘의 지역패권 도전’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외교 전문지 ‘폴리티코’, ‘포린어페어스’, ‘포린폴리시’ 등에는 ‘이스라엘이 중동 권력의 현상변경을 추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의 행보가 언제까지 중동의 ‘움마’(이슬람 공동체)를 깨우지 않고 지속될 수 있느냐에 관심이 쏠린다. 중동 내 이슬람 국가들은 수니파, 시아파로 나뉘어 대립하는 종파 갈등에 놓여 있다. 그런데 이 대립 구도에 시오니즘(유대 민족주의)이 끼어들면 어떻게 되느냐가 문제다. 답을 유추해볼 수 있는 선례가 있다. 지난해 이스라엘과 수교를 논의했던 수니파 맹주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스라엘이 시아파 이란의 지원을 받는 하마스를 공격하자 협상을 중단했다. 종파 갈등과 별개로 이슬람권이 공유하는 움마가 있다는 의미다. 이스라엘의 행보가 이를 자극할 경우 초래될 결과는 하나다. ‘제5차 중동전쟁’이다. 주간경향은 이스라엘 행보에 대한 중동 내 분위기, 확전 가능성 등을 확인해보기 위해 지난 9월 30일부터 10월 3일까지 중동지역에서 활동하는 교수, 언론인, 연구원 등과 e메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가장 먼저, 이번 전쟁의 의미를 물었다. 이에 대한 답변으로 이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한 키워드는 ‘Unjustified’(정당하지 않은)였다. 중동이 느끼는 ‘이중잣대’ 하마다 샤반 박사(Dr. Hamada Shaaban)는 반극단주의 및 평화 연구로 유명한 이집트 알 아즈하르 대학 연구소의 책임 연구원이다. 그는 이번 전쟁의 의미를 두고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이나 레바논에서 자행한 민간인 거주 건물 폭격 사례는 이번 전쟁의 부당함을 잘 보여준다”며 “우리는 전 세계가 침묵하는 상황에서 인권을 강조한 서구식 가치관이 무너지고, 이를 보호해야 할 국제기구의 필요성이 말살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은 ‘대이스라엘(Greater Israel)’ 건설을 목표로 중동지역을 전쟁터로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선 다소 생소한 개념인 ‘대이스라엘’은 이스라엘 국경에 관한 정치적 개념이다. 좁게는 팔레스타인, 넓게는 1921년부터 1946년까지 존재했던 영국령 자치국 트란스요르단 지역이 전부 이스라엘 영토라는 인식이다. 이곳은 현재 대부분 요르단 영토다. 쿠웨이트에서 활동하고 있는 ANA(Arab news agency) 소속 언론인 마그디 톨바(Magdy Tolba) 에디터 역시 유사한 인식을 드러냈다. 그는 “이스라엘 군대가 헤즈볼라 사령관이나 무장세력을 넘어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수천명의 민간인 사상자를 내고 약 10만명에 달하는 레바논, 시리아 국민을 난민으로 만들었다”며 “이스라엘은 자신들의 아랍 영토 점령에 단호히 반대하는 모든 저항 단체를 말살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의 압박이 없다면 이스라엘은 ‘저항의 축’을 구성하는 하마스, 헤즈볼라, 시리아, 이라크, 예멘을 박멸할 때까지 휴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스타파 알사왈리(Mustafa Alsawahly) 이집트 알 아즈하르 대학 교수는 “이스라엘은 레바논을 무자비하게 폭격하며 가자지구 저항세력(하마스)을 지원하면 어떻게 보복당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며 “이는 모든 문제가 그들이 가자지구를 야만적으로 점령한 것에서 비롯됐음을 무시한다는 측면에서 부당할 뿐만 아니라 사실상 정치생명이 끝난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권력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전쟁을 이용한다는 측면에서도 부당하다”고 말했다. 세 사람 모두 이스라엘 주장과 달리 이번 전쟁을 단순한 자위권 행사로 보지 않는다. 주목할 점은 전쟁의 근원에 대한 이들의 관점이다. 이스라엘이나 이란 등의 주요 행위자가 아닌 서구사회의 ‘이중잣대’를 문제의 핵심으로 지적한다. 샤반 박사는 “미국을 포함한 서구국가들의 경고를 보면 ‘이스라엘에 대해 어떠한 공격도 하지 말라’고만 할 뿐, ‘이스라엘이 새로운 단체나 국가를 표적으로 삼는 것’을 문제 삼지 않는다”며 “이스라엘이 공격하면 자위권 행사이고, 공격받으면 확전이라는 논리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의 행보보다 서구사회의 이중잣대가 아랍 세계의 ‘움마’를 더 자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톨바 에디터는 “아랍인들 대부분이 인권과 도덕을 강조하는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벌인 범죄행위를 중단하도록 하지 않는 태도에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미사일 공격으로 지난 10월 2일 긴급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아미르 사이드 이라바니(왼쪽) 주유엔 이란 대사와 대니 다논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가 발언하고 있다./AFP=연합뉴스 다만 이란의 미사일 공격 이후 단기적 상황에 대해서는 세 사람 모두 ‘전면전’보단 ‘국지전’에 무게를 실었다. 가자지구, 레바논을 넘어선 지역에서 국지전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면전 형태의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다. 알사왈리 교수는 “이스라엘은 이란의 공격에 직접 대응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헤즈볼라를 완전히 궤멸시키지 못한 상황에서 지리적 거리가 있는 이란으로까지 전선을 확장하기를 원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상황이 관리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샤반 박사는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사실이 알려지며 주요 산유국들 수출 통로인 호르무즈해협이 폐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생겼고, 지난 10월 2일 WTI(서부텍사스유) 국제유가가 한때 5% 이상 급등했다”며 “이로 인해 미국 및 유럽 국가들이 경제적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판단한다면 극적인 휴전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쟁은 중동 내 이스라엘, 레바논, 이란 등이 하고 있지만 이를 지속할지, 말지는 전적으로 미국 및 서구 지역이 두드리는 계산기에 달려 있다는 의미다. 미국에 전쟁은 어떤 의미인가 미국의 군사력은 이스라엘을 겨냥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서도 빛났다. 공격 감행 3시간 전 이미 이란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것이고, 이스라엘에 도달하는데 12분 정도 걸릴 것이라는 분석까지 내놨다. 지중해 동부에서 작전 중이던 미군 구축함 두 척이 요격미사일 12발을 발사해 이란 미사일을 격추하기도 했다. 문제는 중동에서 바닥을 친 외교력이다. 본래 바이든 정부의 정책은 ‘탈중동’이었다. 이스라엘과 사우디를 연결해 이란과 힘의 균형을 맞추고, 미국이 ‘역외균형자’ 역할을 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전략이 일그러졌다. 이스라엘은 이를 ‘중동 재편’의 기회로 삼고 사실상 미국의 의사를 무시한 채 움직이고 있다. 지난 9월 17일, 미국에 알리지 않고 헤즈볼라 대원들의 삐삐(호출기)와 무전기를 폭발시키며 단숨에 전선을 확장했다. 가자지구에서 휴전 협정 역시 이스라엘 측 거부로 공전을 거듭하는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란의 참전은 미국이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전쟁에 휘말리게 된다는 뜻이다. 지난 10월 1일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건물이 무너진 레바논 베이루트 시가지 모습/EPA=연합뉴스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는 이를 두고 “미국이 중동지역 분쟁에 너무 쉽게 끌려들어 가고 있다. 중동에서의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핵심은 ‘셔틀 외교’(서로 직접 대화하지 않는 두 나라를 중재하는 외교)의 복원이다. 이스라엘이 주도하는 전쟁에서 뒷짐을 지고 있는 이집트, 카타르 등과 함께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압박하고, 하마스를 고립시켜 휴전안에 서명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미 레임덕에 빠진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에 필요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느냐다. 게다가 중동에 만연한 미국의 ‘이중 잣대’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걸림돌이다. 톨바 에디터는 “미국이 이스라엘을 맹목적으로 지원하는 한 중동지역의 대립 구도는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큰 걸림돌은 이스라엘에 대한 조치가 오는 11월 5일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어느 쪽에 유리하게 작용할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스라엘 문제는 미국 정치적으로 ‘유대인의 돈’이냐, ‘젊은 유권자의 지지냐’의 문제로 치환된다”며 “선거를 치르는 데 유대인의 자금력이 필요하지만 젊은 유권자를 중심으로 나오는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경우 최선은 선거가 끝날 때까지 중동 문제를 현상 유지 수준에서 내버려 두는 것이다. 미국 대선이 끝난 후에야 중동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미국 대선까지 한 달 남짓 남았다. 현재의 전쟁 기조가 이어진다면 산술적으로 발생 가능한 사망자 수는 최소 2000명이다.
이스라엘과 이란, ‘그림자 전쟁’은 끝났다
이스라엘과 이란, ‘그림자 전쟁’은 끝났다(2024. 05. 01 06:00)
2024. 05. 01 06:00 국제
맞불 공격으로 중동서 게임 규칙 완전히 바꿔 예측 불가능한 상황과 판단 착오 가능성 우려 이스라엘의 대 미사일 방어시스템이 지난 4월 14일(현지시간) 이란이 발사한 드론과 미사일들을 요격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가자 전쟁 이후 갈등이 심화해온 이스라엘과 이란이 최근 서로의 영토에 공격을 감행하며 중동의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지난 4월 19일(현지시간) 이란 이스파한에서의 공방 이후 양쪽이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긴장은 일단 누그러졌으나, 은밀히 대립해온 양국이 ‘직접 공격’이라는 금기를 깼다는 점에서 중동 정세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대씩 주고받은’ 이스라엘과 이란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당국은 지난 4월 19일 오전 4시쯤 중부 이스파한주 주도 이스파한시 인근에 있던 군 공항이 외부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공격 수단을 두고는 무인기(드론)와 미사일 등 여러 분석이 나왔으며 명확히 확인되진 않았다. 이란군은 “방공망이 의심스러운 물체를 격추했다”며 특별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핵시설도 피해가 없었으며,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 국제사회에선 이번 공격을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재보복으로 봤다. 이스라엘은 앞서 지난 1일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을 공격해 이란혁명수비대(IRGC) 정예 쿠드스군 사령관인 모하마드 레자 자헤디 등 13명을 사살했으며, 이에 이란은 4월 13일 드론 170여 기와 미사일 140여 발을 동원해 이스라엘 본토를 보복 공격한 바 있다.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은 대부분 요격돼 피해는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재보복을 거론했다. 다수의 군사시설이 있는 이스파한은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한 원점 중 하나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이 4월 19일 공격을 감행하자 이란 현지 주민들은 동요를 감추지 못했다. 피해는 적어 일상에 특별한 변화는 없었으나, 자칫 양국의 전면전이 발발하진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아스파한의 한 주민은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했을 때 우리는 모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 걱정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면전은 곧 ‘5차 중동전쟁’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공격을 평가절하하며 당장 반격에 나서진 않았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4월 19일 미국 NBC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우리의 이익에 맞서 새로운 모험을 하지 않는 한 새로운 대응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란 정부를 대표하는 고위 인사가 이스라엘에 대한 신중한 대응 기조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미국 언론은 이스라엘이 애초 긴장 격화를 피하기 위해 이란에 제한적인 공격을 벌였으며, 이로 인해 파국까지 이르진 않았다고 봤다. 이스라엘의 재보복이 이뤄졌지만 그 강도 면에서 절제된 것이었으며, 여기에는 전면전을 피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파국을 피하려는 미 정부의 방침도 이스라엘의 수위 조절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미 언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재보복 계획을 미국에 사전 통보했으나, 미 당국은 이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한 직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반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이스라엘이 재보복에 나서면 전쟁이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4월 1일(현지시간) 구조대원들이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파괴된 시리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 건물에서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날 폭격으로 이란혁명수비대(IRGC) 고위 간부 등 여러 명이 숨졌다. | 신화연합뉴스 ■‘그림자 전쟁’ 이후 중동의 운명은 이스라엘과 이란이 한 차례씩 공격을 주고받은 뒤 상황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다만 양국이 ‘그림자 전쟁’으로 알려진 막후 대결을 벗어나 무력 공세의 물꼬를 튼 것은 우려스러운 지점으로 남아 있다. 중동의 오랜 앙숙인 이스라엘과 이란은 그간 반목을 거듭하면서도 직접적인 충돌은 피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시설을 은밀히 공격하고 요인을 암살하면서 이를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이란 역시 팔레스타인 하마스와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등 ‘친이란’ 대리 세력을 통해서만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 ‘그림자 전쟁’의 지속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7일 시작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가자지구 전쟁으로 이러한 구도는 흔들렸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을 압박하고자 이란혁명수비대를 겨냥해 공격 수위를 높였고, 이란은 가자 전쟁에 개입할 수 있음을 내비치며 이스라엘을 위협했다. 그 뒤 이스라엘이 이란 영사관을 폭격했고, 양측의 대응이 이어지며 ‘그림자 전쟁’은 실제 군사적 충돌로 표면화됐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이번 맞불 공격으로 중동지역에서 게임의 규칙이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미 외교안보 연구기관 ‘우드로윌슨센터’의 메리사 쿠르마 중동국장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은) 두 적대국 사이의 교전수칙을 완전히 바꿨다는 점에서 획기적 사건”이라며 “지역 전체의 긴장을 고조시켰고, 역내 여러 국가에는 전면전의 망령이 현실이 됐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특히 우려스러운 지점은 예측 불가능한 상황과 판단 착오의 가능성이다. 그간 가자지구 전쟁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이스라엘과 이란 모두 예측하기 힘든 행동을 보였으며, 판단 착오로 갈등을 확대하기도 했다. 이번 이란 영사관 공격에서도 이스라엘은 이란의 격렬한 보복을 예상하지 못했으며, 미국은 이스라엘의 공격 계획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의 중동 전문가 알리 바에즈는 “(이스라엘과 이란이)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다른 문제에 직면한다면 전 세계가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일단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이 잠잠해진 만큼 당분간 다시 가자지구의 포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스라엘은 앞서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진입하는 작전을 계획하고 있었으나, 이란과의 긴장이 격화되자 일시 보류한 바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네타냐후 총리가 긴장 확대를 자제할 것을 요구하는 미국과 이란, 하마스를 상대로 좀더 과감한 조치를 원하는 이스라엘 내 강경론자 사이에 끼어 있어 의사 결정의 여지가 많지 않다고 봤다. 이에 기존에 하던 대로 하마스를 상대로 공세를 강화하는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으며, 이는 가자 전쟁에 다시 화력을 집중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 대학 ‘문화전쟁’ 번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미 대학 ‘문화전쟁’ 번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2024. 01. 02 07:00)
2024. 01. 02 07:00 국제
고액 후원자들 ‘반유대주의’에 빼든 칼 학내 정치적 표현의 자유 한계 쟁점으로 반(反)유대주의 논란을 빚은 클로딘 게이 하버드대 총장을 “국가적 수치”라고 비난하는 광고판을 단 트럭이 지난해 12월 12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하버드대 주변을 돌고 있다. AFP연합뉴스 석 달째 계속되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은 미국사회를 갈라놓았다. 그중에서도 갈등이 극명하게 드러난 곳은 대학 캠퍼스다. 학생들은 ‘친이스라엘’과 ‘친팔레스타인’ 진영으로 나뉘어 시위 등을 벌이며 대립했다. 의회 청문회에 출석한 아이비리그 대학 총장들에겐 ‘반유대주의’에 모호한 태도를 취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펜실베이니아대(유펜)는 총장의 자진 사퇴로 일단락되고, 하버드대에선 총장이 유임됐지만 논문 표절 의혹 제기 등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대학 내 ‘표현의 자유’의 경계를 둘러싼 논쟁도 불거졌다. 고액 후원자들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미 대학들의 실상도 드러났다. 아이비리그 대학들의 진보 색채에 불만을 품어온 보수 일각에서 이참에 ‘문화전쟁’에 나섰다는 지적도 있다. ■유펜 v 하버드의 경우 지난해 12월 5일(현지시간) 미 하원 교육·노동위원회가 연 청문회에는 세 곳의 명문대학 총장이 나란히 자리했다. 엘리자베스 매길 유펜 총장, 클로딘 게이 하버드대 총장, 샐리 콘블러스 매사추세츠공대(MIT) 총장이었다. 이들은 ‘유대인 학살을 주장하는 학생들의 발언이 대학 윤리 규범 위반에 해당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답해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학생들의 반유대주의 언사를 분명히 규탄하지 않고 “그런 위협이 실제 행동으로 옮겨지면 괴롭힘이 될 것”이라며 ‘법률가적’ 태도로 발언한 매길 총장에게 공세가 집중됐다. 사실 청문회 이전부터 매길 총장은 이사회와 고액 기부자, 펜실베이니아 유력 정치인들로부터 눈총을 받는 상태였다. 하마스의 공격과 캠퍼스 내 반유대주의 시위 등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처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오랜 후원자이자 부호 가문인 존 헌츠먼 전 주러시아 미국 대사는 매길 총장을 겨냥해 “침묵은 반유대주의다”라고 성토하기도 했다. 매길 총장이 표현의 자유 존중을 내세워 지난해 9월 학내 팔레스타인 문학축제 개최를 승인한 것도 비판을 받았다. 당시 후원자들은 반유대주의 발언 전력이 있는 연사가 초청됐다면서 행사 취소를 요구했다. 여기에 전국에 생중계된 청문회 발언까지 겹치면서 매길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여론이 증폭됐다. 매길 총장은 공개 사과에 나섰지만, 결국 청문회 나흘 뒤 사임했다. 매길 총장이 물러나자 청문회에 함께 출석했던 게이 총장에 대한 퇴진 압박도 거세졌다. 그런데 하버드대의 처분은 달랐다. 교수들은 대학의 독립성과 학문의 자유를 위해 총장 사퇴 요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그의 유임을 결정했다. 그러자 총장 해임을 줄기차게 요구해온 헤지펀드 거물 빌 애크먼 등은 게이 총장의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관련해 하원 내 공화당 의원들은 정식 조사에 나섰다. 이사회가 논문 표절 문제에서도 사실상 게이 총장 재신임을 확인하자 하버드 이사회 특유의 비밀·폐쇄적 의사결정 구조를 문제 삼는 목소리도 나왔다. 고액 후원자들의 기부 중단 행렬도 멈추지 않고 있다. 하버드 역사상 첫 흑인 총장인 게이 총장은 자리를 지켰지만, 여전히 논란의 한복판에 서 있다. 지난해 12월 12일(현지시간) 하버드대 앞에서 활동하는 친 팔레스타인 시위대 모습./AP 연합뉴스 ■후원자 압박에 문화전쟁 양상까지 일련의 사태에서 두드러지는 점은 고액 후원자들의 막강한 힘이다. 특히 유대계 자본가인 후원자들은 전쟁 발발 이후 대학 내에 상당한 입김을 행사해왔다. 기부금 의존도가 높은 명문 사립 대학들의 재정 구조상 취약점이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게이 총장과 각을 세우고 있는 애크먼 역시 유대계로 모교 하버드의 ‘큰 손’이었다. 그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직후부터 ‘실력 과시’에 나섰다. 전쟁 초기 하버드대 일부 학생 단체들이 하마스 공격의 책임을 전적으로 이스라엘에 돌리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자 그는 즉각 성명 참여자들의 신상 공개를 요구했다. 특히 학생들의 월가 취업을 막겠다며 ‘취업 블랙리스트’까지 공언했다. 애크먼이 게이 총장에 대한 개인적 불만으로 퇴진 운동에 앞장서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자신이 대학에 낸 수천만 달러의 기부금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아무런 상의도 없었다는 점에 분노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의회 청문회를 주도한 공화당 등 보수 진영이 반유대주의를 빌미로 대학 내 진보 담론을 겨냥해 ‘문화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보수파는 그동안 명문 대학들이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강박에 경도돼 있다고 비판하며, 성소수자, 인종차별, 임신 중단 등 첨예한 이슈에 대해서도 학내 표현의 자유를 옹호해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표현 규제에 힘을 실으면서 대학들을 압박하다니 정치적 의도가 다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반유대주의를 둘러싼 미 대학 내부의 혼란은 표현의 자유에 관한 질문들도 환기하고 있다. 미국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제1조를 금과옥조로 여기며, 혐오 등을 담은 발언의 경우에도 실질적이거나 임박한 위해가 명확할 때만 규제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전쟁 이후 학내 정치적 발언을 어디까지 허용할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판단 이전에 이해” 학문의 역할 화두로 전쟁이 촉발한 미국 대학 내 갈등이 단기간에 가라앉을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희망이 전혀 없지는 않다. 이코노미스트 등 외신은 다트머스대 사례에 주목했다. 전쟁 발발 직후 이 대학은 이스라엘, 레바논, 이집트 출신 교수들이 주축이 돼 두 차례 공개 포럼을 열었다. 한쪽에 대해 섣불리 가치판단을 내리기보다 양쪽 모두의 입장과 분쟁의 복잡한 맥락을 충분히 듣고 토론해보자는 취지였다. 많아야 십수명이 참석할까 싶던 행사에 수백명이 모여들었다. 이집트의 전직 외교관이자 소설가인 에제딘 피셰레는 포럼 참석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여러분은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이해하기 원합니까, 아니면 비난할 누군가를 찾으려고 합니까? 그저 분개하려 한다면 아이비리그 대학까지 올 필요는 없습니다. 이곳에서 여러분이 누리는 것은 배움의 기회입니다.” 포럼을 공동 개최한 수새나 헤셸 다트머스대 유대인학과 교수는 “어떤 경우에도 단순한 내러티브에 만족하지 않는 법”을 학생들이 배우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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