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182 건 검색)
- [이종석 칼럼]마음에 국가가 없는 모리배의 퇴장을 위하여
- 2024. 12. 31 19:53오피니언
- ... 아닌 사람들이 퇴장하고 사리사욕에 앞서 공동체의 가치에 바탕을 두고 옳고 그름을 가리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크게 울리는 사회가 도래하기를 소망한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
- 이종석 칼럼이종석
- [이종석 칼럼]가짜 ‘자유민주주의 정권’의 자폭
- 2024. 12. 10 20:50오피니언
- ... 탈을 쓴 극우변종 정권의 망동을 바로잡는 일을 단 하루도 늦춰서는 안 되는 이유를 보여준다. 즉각적인 탄핵과 조속한 헌법적 단죄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
- 이종석 칼럼이종석
- [이종석 칼럼]트럼프의 취임과 남북관계의 진로
- 2024. 11. 12 19:56오피니언
- ... 아닌지 그 여부를 알 수 있다.” 김성진이 전하는 박 전 대통령의 말이다. 적대적으로 대결 중인 상대와도 국가안보를 위해 대화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
- 이종석 칼럼이종석
- [이종석 칼럼]미 대선 결과와 한반도
- 2024. 10. 15 21:07오피니언
- ... 따로 놓고 본다면 트럼프의 당선이 얼어붙은 한반도 정세에 대화와 협상이라는 잃었던 공간을 다시 열려는 움직임을 추동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
- 이종석 칼럼이종석
스포츠경향(총 779 건 검색)
- [종합] 아이유♥이종석, 2024년 연말 맞아 나란히 선행…마음씨도 닮았네
- 2024. 12. 25 17:02 연예
- 아이유, 이종석. 연합뉴스 아이유, 이종석 커플이 2024년 연말을 맞아 나란히 선행을 베풀어 화제를 모았다. 아이유는 25일 공식 계정을 통해 기부 인증 사진을 캡처해 게재했다. 그러면서 “서로에게 향하는 따뜻한 시선이 온기를 만들어 준다고 믿는다. 올 겨울도 우리는 사랑합시다. 고마워요 유애나”라고 전했다. 공개된 기부 및 후원 증서에 따르면 아이유는 ▲여성암 및 심뇌혈관 질환자 ▲서울시 자립준비청년 ▲장애인 공간복지와 첨단보조기구 ▲청각장애인 ▲여성 노숙인 ▲식수위생지원 및 보건의료지원 ▲어린이, 청소년 관악산 ‘올키즈스트라’ 단원들의 음악 교육 ▲취약계층 주거환경 개선 등에 도합 5억 원을 기부했다. 이보다 앞선 시기인 지난 23일에 그의 연인 이종석 역시 기부를 통해 어린이와 취약계층 환우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이날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 환우들을 위한 어린이병원과 취약계층 환자 지원 기금으로 1억 원의 기부금을 전달했다. 서울아산병원의 어린이병원은 이종석의 후원금을 경제적 부담으로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소아청소년 환우의 치료비 지원 및 중증 질환을 앓고 있는 소아청소년 환자와 가족들의 고통을 완화시키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통합적 의료 서비스에 사용할 예정이다. 취약계층 환자 지원 기금은 어려운 환경에서 병마와 싸우며 투병생활을 하고 있는 환자들을 위한 치료비와 수술비를 지원하기 위한 의료비에 지원된다. 이종석은 해당 기관에 2023년에 1억 원의 기부금을 전달한 데 이어 올해도 여지 없이 선행을 베풀었다. 한편 아이유와 이종석은 지난 2012년 8월 SBS ‘인기가요’에서 처음 만나 인연을 맺었고, 선후배 관계로 지내다가 2022년 12월 연인 관계임을 인정함으로써 연예계 공식 커플이 됐다.
- [공식] ‘♥아이유’ 이종석, 연말 맞아 1억 원 기부…“소아청소년 환자에게 큰 힘”
- 2024. 12. 23 10:42 연예
- 이종석. 에이스팩토리 제공 배우 이종석이 어린이와 취약계층 환우를 위해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배우 이종석이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 환우들을 위한 어린이병원과 취약계층 환자 지원 기금으로 1억 원의 기부금을 전달했다. 서울아산병원의 어린이병원은 이종석의 후원금을 경제적 부담으로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소아청소년 환우의 치료비 지원 및 중증 질환을 앓고 있는 소아청소년 환자와 가족들의 고통을 완화시키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통합적 의료 서비스에 사용할 예정이다. 취약계층 환자 지원 기금은 어려운 환경에서 병마와 싸우며 투병생활을 하고 있는 환자들을 위한 치료비와 수술비를 지원하기 위한 의료비에 지원된다. 이종석은 앞서 2023년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에 기부금 1억 원을 전달한 바 있다. 해를 이어 또 한 번 기부금을 전달한 이종석의 선행에 서울아산병원 측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우리 병원에 전해진 이종석 배우의 기부에 감사드린다. 지난해 전달된 이종석 배우의 어린이병원 기부금이 소아청소년 환우들에게 큰 지원이 된 만큼 올해도 어린이와 취약계층 환우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처럼 2016년부터 꾸준히 선행을 이어가고 있는 이종석은 자립준비 청년 지원부터 대한의사협회, 국제구호개발 NGO 등 해마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직접 살피며 따뜻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한편, 연말을 훈훈하게 마무리하는 이종석은 2025년 tvN 새 드라마 ‘서초동’으로 찾아온다. 서초동으로 매일 출근하는 변호사의 삶을 다룬 드라마로 이종석과 MBC 드라마 W(더블유)로 호흡을 맞췄던 박승우 감독과 현직 변호사 출신 이승현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이종석이 그려낼 현실 밀착 직장인 변호사의 삶에 대중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 이종석,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 등에 1억원 기부
- 2024. 12. 23 09:20 연예
- 배우 이종석. 사진 에이스팩토리 배우 이종석이 어린이와 취약계층 환우를 위해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이종석은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 환우를 위한 어린이병원과 취약계층 환자 지원 기금으로 1억원의 기부금을 전달하 소식이 전해졌다.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은 이종석의 후원금을 경제적 부담으로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소아청소년 환우의 치료비 지원 및 중증 질환을 앓고 있는 소아청소년 환자와 가족의 고통을 완화시키는 의료서비스에 사용할 예정이다. 취약계층 환자 지원 기금은 어려운 환경에서 병마와 싸우며 투병생활을 하고 있는 환자들을 위한 치료비와 수술비를 지원하기 위한 의료비에 지원된다. 이종석은 앞서 2023년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에 기부금 1억원을 전달한 적이 있다. 해를 이어 선행을 한 이종석에 서울아산병원 측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우리 병원에 전해진 이종석의 기부에 감사드린다. 지난해 전달된 어린이병원 기부금이 소아청소년 환우들에게 큰 지원이 된 만큼 올해도 어린이와 취약계층 환우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종석은 2016년부터 꾸준히 선행을 이어가고 있으며 자립준비 청년 지원부터 대한의사협회, 국제구호개발 비정구기구 등 해마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직접 살피며 관심과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이종석은 배우로서 2025년 tvN의 새 드라마 ‘서초동’으로 컴백한다. 서초동으로 매일 출근하는 변호사의 삶을 다룬 드라마로 이종석과 MBC ‘W’로 호흡을 맞춘 박승우 감독, 현직 변호사 출신 이승현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 이종석·문가영·강유석·류혜영·임성재, ‘서초동’ 출근
- 2024. 11. 28 09:55 연예
- 이종석, 문가영, 강유석, 류혜영, 임성재(왼쪽부터). 배우 이종석, 문가영, 강유석, 류혜영, 임성재가 ‘서초동’으로 출근한다. 오는 2025년 상반기 첫 방송될 tvN 새 드라마 ‘서초동’은 각종 로펌들이 모인 서초동에서 같은 건물 안 각각 다른 로펌에서 일하는 어쏘 변호사(법무법인에 고용되어 월급을 받는 변호사)들이 삶의 지향점을 찾아가는 법정 오피스 드라마. 배우 이종석, 문가영, 강유석, 류혜영, 임성재는 황금 같은 점심시간을 함께 하는 어쏘 변호사들의 밥 모임, 일명 ‘어변저스’ 5총사로 호흡을 맞춘다. 이들은 차가운 송사가 오가는 서초동에서 어쏘 변호사들의 유쾌하고 따뜻한 일상과 뜨거운 고민을 그려낼 예정이다. 먼저 이종석은 9년 차 어쏘 변호사 안주형 역으로 돌아온다. 안주형은 이직과 개업이 빈번한 고용 변호사들 중 단 한 번의 이직 없이 9년째 같은 회사를 다닌 최고 연차 어쏘 변호사로, 쌓인 경력만큼 모르는 것이 없는 능력자다. 변호사들의 공인 지식인 안주형 캐릭터로 이종석 표 스마트한 현실 변호사를 어떤 모습으로 탄생시킬지 기대가 모인다. 열정 가득한 1년 차 어쏘 변호사 강희지 역은 문가영이 연기한다. 신규 변호사인 강희지는 한 명의 삶을 바꾸면 세상을 바꾸는 거라 믿으며 사람을 위하는 변호사가 되는 것을 꿈꾸고 있다. 다정한 성품을 가진 강희지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물들일 문가영과의 만남이 기다려진다. 강유석은 밥 모임의 대표 수다쟁이 조창원 역으로 바람 잘 날 없는 서초동의 일상에 유쾌함을 더한다. 여기저기 안 끼는 데가 없는 오지라퍼인 조창원은 회사도 늘 모임 나가듯 즐겁게 놀러 다니는 파워 외향인이다. ‘어변저스’ 5총사의 에너자이저 조창원 캐릭터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을 강유석의 활약에 시선이 집중된다. 류혜영은 ‘어변저스’ 밥 모임의 실질적 주도자인 변호사 배문정 역으로 분한다. 터프한 성격의 배문정은 내기만 하면 승리를 향해 불나방처럼 달려드는 성격이지만, 사람에 대한 애정만큼은 그 누구보다 가장 충만한 인물. 톡 쏘는 매력으로 서초동 어쏘 변호사들을 사로잡을 류혜영 표 배문정 캐릭터에 호기심이 치솟고 있다. 말투만 착한 개인주의자 하상기 역은 임성재가 변신한다. 하상기는 일에 치이고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받다가도 돈만 들어오면 행복한 자본주의의 화신. 맛집 블로그인 ‘변호사의 밥상’을 운영하며 밥 모임에서 먹은 밥상들을 성실히 업로드 중이다. 종잡을 수 없는 반전 매력의 소유자 하상기 캐릭터에 녹아들 임성재의 새로운 얼굴이 궁금해진다. 이렇듯 ‘서초동’은 각양각색 특징을 가진 변호사들이 저마다의 고충을 가진 의뢰인들을 만나며 꿈과 현실, 일과 삶 사이에서 고민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그리며 공감대 형성을 예고하고 있다. 빌딩에서 마주치던 외로운 어쏘 변호사들이 밥 모임으로 뭉쳐 우정을 다지는 한편, 매회 주어지는 다양한 사건, 사고로 인생의 희로애락까지 선사할 예정이다. 특히 현직 변호사 이승현 작가의 경험에서 비롯된 현실감 넘치는 대본과 색다른 영상미를 보여줬던 박승우 감독의 연출이 만나 발휘할 시너지도 기대되는 상황. 어변저스 5총사 이종석, 문가영, 강유석, 류혜영, 임성재의 끈끈한 케미스트리와 서초동 법조타운의 리얼한 일상을 보여줄 ‘서초동’은 오는 2025년 상반기 첫 방송된다.
주간경향(총 4 건 검색)
- [인터뷰]참여정부 통일부 장관 지낸 이종석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2018. 03. 26 17:03)
- 2018. 03. 26 17:03 정치
- ㆍ“이번 3차 남북회담은 내용 중심 실무형 회담”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향한 정부 당국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뒤이어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까지 고려하면 올 상반기 안에 한반도에 평화의 기틀을 마련하는 새로운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하지만 예상을 깨는 파격적인 국면 전환에는 신중한 분석과 면밀한 검토가 없으면 기대에 걸맞은 성과가 나오지 못할 위험도 따른다. 참여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이종석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일찌감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점차 국제사회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관측을 내온 대표적 인물이다. 대북특사단이 북한의 비핵화 언명이라는 결과를 들고 돌아올 것이라는 예측을 적중시킨 이 전 장관을 3월 22일 만나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된 배경과 성큼 다가온 남북정상회담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에 관해 들어봤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 김기남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미 3자 정상회담까지 거론하며 대화와 협상의 판을 키울 수 있다는 의지를 보였다. “일단 연쇄적으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은 사실상 별도의 회담이 아니고, 남북정상회담의 3대 의제인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등도 다 교집합을 갖고 있어 별도의 의제들이 아니다. 반면 북한과 미국이 서로 만났을 때 양측이 대타협을 이뤄 신뢰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그에 따른 시행조치들을 이끌어낼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봤을 땐 문 대통령의 구상은 우리 정부가 중재자의 위치에서 서로의 입장을 조율하는 역할을 충분히 담당할 수 있고, 두 정상회담이 끝난 뒤 남·북·미 3자가 모여 총결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보인다.” -그 말은 두 정상회담을 통해 어떤 가시적 성과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으로 봐도 될까. “아직은 미지수다. 진행돼봐야 안다. 남북회담에서는 비핵화 조치를 우선 논의하겠지만 그에 상응하는 대북제재 해제를 위한 순서와 방법은 북·미회담까지 진행돼야 나올 문제다. 때문에 우리는 그에 앞서서 섣불리 얘기하기 어렵다. 하지만 북·미회담에서 나온 결과가 있으면 추가로 4차 남북정상회담이 연내에 이뤄져 경제협력 문제 등에 대해서도 논의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남·북·미 3자가 한반도의 대결구도를 종식하자는 쪽으로 갈 것인데, 평화체제 전환이 전제가 되는 종전선언까지 갈 수 있을지는 사실 모른다. 종전선언에는 3자에 더해 또 다른 당사자인 중국도 있으니 4자가 참여하는 쪽으로 갈 여지도 있고 변수가 많다.” -북한의 태도가 빠르게 변한 것도 좋든 나쁘든 회담 결과에 영향을 미칠까. “공개적으로 북한의 태도가 바뀐 것은 올해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로 보지만 보다 징후적인 면에서는 작년 11월 핵무력 완성 선언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나는 그 선언이 비핵화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완성이라고 보기엔 미흡한 면도 있는데 왜 그랬을까를 생각해 보니 이제 핵은 완성됐으니 대화국면으로 넘기려는 의도로 읽혔다. 내가 결정적으로 그런 판단을 하게 된 것은 작년 12월 평양 남쪽의 평남 강남군을 22번째 경제개발구로 지정한 것을 보고서였다. 북한이 최대의 제재와 압박 속에서 추가로 외자를 유치하도록 하는 경제개발구를 지정했다는 건 빠른 시간 안에 제재가 해제될 것으로 계산했기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쯤 가면 상황이 달라져 경제개발구 개방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그동안의 ‘핵·경제 병진 노선’이 단순히 구호가 아니라고 본 건가? “북한의 핵·경제 병진 노선은 2013년 김 위원장 연설에서 명확하게 나왔다. 그해 5월 북한은 개성공단 노동자들을 철수시켰다가 직후에 다시 투입시켰다. 외자유치를 하는 경제특구에서 북한 당국이 마음대로 자국 노동자들을 철수시키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던지려는 것이었다. 그런 기조는 일관됐다. 2013년 말 장성택을 처형하면서도 장성택이 관장하던 중국과의 교역분야에는 아무 타격이 없었다. 선대 김정일 시절 같으면 그런 권력자가 숙청되면 관련 사업이 모두 쑥대밭이 됐을 텐데, 숙청 이후에도 사업은 그대로 유지됐다.” -이번 회담에 나선 것도 병진 노선의 연장선상에 있는 건가. “핵개발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대외적으로 체제안전을 보장하겠다는 것이고, 둘째는 김정일 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인한 권력이양기의 체제 불안을 극복하고 권력기반을 공고화하기 위한 것이다. 핵을 이용해 2015~2016년 무렵 권력이 공고해지면서 협상을 생각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왕 한 핵개발이니까 일단 완성시키고 나서 포기할 땐 포기하고 받을 수 있는 건 받자는 쪽으로 갔다. 이번에 방남한 김여정 부부장의 행동을 보면 김정은 위원장의 잠재적 후계자라는 걸 보여준다. 권력이 안정된 것이다. 남은 건 경제다. 북한이 왜 먼저 핵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했겠나.” -김 위원장이 철저히 실용적인 인물이라는 분석인데. “경제개발이 필요한 상황에 더해 김 위원장의 개인적인 리더십 스타일이 이번 회담 성사에도 영향을 미쳤다. 김정은 위원장은 김정일 위원장처럼 자존심과 체면을 내세우기보다는 목표지상적으로 형식보다는 내용이 중요한 스타일이다. 그래서 이번 회담이 결정되는 과정에서도 웬만한 건 모두 간소화시켜 빠른 결정을 내리지 않았나.” -당연히 이번 3차 정상회담의 성격과 진행도 이전과는 크게 달라지겠다. “1·2차 회담 때와는 전혀 다르다. 의전부터 모든 것이 다르다. 1차 회담 때는 김일성 주석의 시신이 있는 금수산기념궁전을 김대중 대통령이 방문해야 한다며 나서지 않았나. 이번 회담에서는 장소가 판문점이라는 점만 봐도 달라진 분위기가 보이는데, 가장 큰 의미는 실무형 정상회담이라는 것이다. 서류가방 들고 가서 하는 회담이다. 형식보다는 내용 중심으로 비핵화 등 세 가지 현안 중심으로 논의한다. 그러니까 합의만 본다면 우리 쪽에서도 별다른 이유가 없을 경우 회담 직후 합의 내용을 발표하리라 본다.” -한편으로는 북한의 필요가 크게 작용해 성사된 회담이면 남한의 주도권이 줄어들 염려는 없을까. “북한이 다르게 나올 수 있다고 미국 정부를 설득한 것부터가 우리의 성과이자 공로다. 일방적으로 북한이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회담을 성사시키는 과정에서 미국과의 대화를 연결시키며 기회를 잡은 것도 우리다. 문 대통령이 작년 12월 미국과의 마찰을 감수하고서 군사훈련 연기를 결정해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나올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줬다. 가만히 있었던 게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상황을 만들어간 건데, 그럼에도 더 만들어가야 할 역할도 있다. 북한과 미국이 대화를 타결하려면 남한의 중재가 필수적이고, 그밖에도 우리 정부가 지금 이 결정적 국면에서 북한과 일본, 중국, 러시아 간의 대화를 조율하면서 입지를 더욱 높일 수도 있다.” -남북정상회담 준비위 자문단에도 들어갔는데 어떤 조언을 할 건가. “자문단은 형식적인 자리이고, 과거부터 긴 세월 함께 토론한 분들이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있으니 그들이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성과를 낼 것이라 본다. 1·2차 회담 때 남북 간 대화가 진행되던 것을 단순히 회복하는 게 아니다. 그때의 경험은 살리고 그동안 대화가 단절되어 오던 중 기회가 열린 새로운 상황에 맞춰 독해능력을 발휘할 때가 된 것이다. 유의할 것은 협상의 판돈이 큰 만큼 잘 안 되면 후폭풍도 더 커진다는 점이다.” -특히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예상을 벗어난 문제에 부딪칠 수도 있을 텐데. “내가 남북관계가 타결될 가능성을 낙관적으로 분석한 사람인데도 북·미 정상회담은 예측을 못 했다. 그 정도로 현재의 상황이 보통의 상상력을 넘어서는 상황이다. 구체적인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걸 전제로 하면, 북·미회담에서 대타결이 이뤄지는 큰 그림이 만들어지더라도 양쪽이 교환할 사항을 실질적으로 이행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렇게 장기적인 과제는 북한으로선 못 참는다. 큰 틀의 합의를 성공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선행적 조치가 한두 가지 북·미 양쪽에서 세트로 나오도록 하는 게 모두의 과제다. 하지만 그보다 더 구체적인 내용을 말하라면 나한테도 더 많은 상상력이 필요하다.” -미국이 노리는 것은 좀 더 상상할 수 있지 않을까. “미국으로서는 북한이 비핵화된다는 것 자체가 전적으로 유리한 결과다. 워낙 사이가 안 좋았던 양측이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하겠다는 소식에도 의구심이 나오지 않았나. 대화로 평화를 이끌어낸다는 건 큰 정치적 성공이다. 북한에 대한 의구심도 큰데 앞서 남북정상회담 합의가 나왔기 때문에 완충이 된 것이다. 미국 국민들도 회담으로 결과가 나올지 의문이 있으니 무엇보다 실질적인 실행조치가 있어야 하고, 또 한편으로 우리 정부가 국제사회에서 중재자 역할을 다해 평화 분위기를 유도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의용 안보실장을 대한 것만 봐도 우리가 단순한 중재자가 아니라는 점이 드러나지 않나.” -주변국 중에서는 그동안 북한과 가장 가까웠던 중국의 역할에 물음표가 붙고 있다. “지금이 시진핑 주석 권력 기반작업의 초창기니까 중국의 대내적 상황만을 보고 유·불리를 따지기 어려운 시점이다. 북한 지도자가 중국과 러시아를 거치지 않고 한국을 통해 바로 미국과 대화에 나선 것도 처음이기 때문에 중국에선 찬성하면서도 일면 소외된 느낌을 받고 있을 것이다. 중국도 이런 국면을 타개하고 당사자로 참가하기 위해 워밍업을 하고 있다. 북한도 남한과 미국과만 대화를 여는 게 아니라 전방위적으로 열 계획이기 때문에 중국도 이 대화의 구도 안에 들어오는 것은 당연하다. 일본과 러시아 역시 마찬가지다.” -회담 결과를 통해 한반도 정세가 안정된다면 개방될 북한을 두고 남한은 어떤 전략을 새롭게 짜야 할까. “사실 북한의 경제사정은 세간의 인식만큼 크게 어렵지는 않다. 시장화와 개방은 못 견뎌서가 아니라 김정은 위원장이 원하는 경제가 아니라서 하는 것이다. 북한이 줄곧 내세웠던 ‘고도성장’과 ‘단번도약’은 경제제재가 가로막지만 않으면 중국을 거치지 않고도 경제성장이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에 나온 구호다. 김정은 체제의 목표는 대외지원을 받아 살아남는 정도가 아니라 중국을 따라잡을 정도로 성장하는 것이고, 그래서 핵 포기에 대한 보상으로 체제안전과 함께 외국자본 유치를 노리는 것이다. 김정일 체제에서는 개방하면 혼란이 우려됐지만 지금은 김정은이 앞장서 외자 교통정리에 나설 것이니 그 문제는 우리가 걱정할 게 아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북한에 들어가 이익을 내려는 기업들을 위한 인프라 자체가 없으니 우리 기업활동을 위해 기반을 만드는 것이다. 그게 통일비용이다. 이미 중국과는 압록강과 두만강을 건너는 대교가 줄줄이 세워지고 있다. 오히려 준비가 안된 것은 개성공단과 금강산 정도밖에 연결되지 않은 우리다.”
- 인터뷰
- [정동초대석]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2007. 09. 04)
- 2007. 09. 04 사회
- “NLL문제, 남북정상회담 의제 되는 건 당연” ‘북한 사람보다 북한을 더 잘 아는 사람’, ‘순수 토종 정치학자’.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을 두고 하는 말이다. 지난해 말 통일부 장관직에서 물러나 다시 학자(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로 돌아온 이 전 장관의 마음은 뿌듯하다. 참여정부 4년여 동안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과 통일부 장관을 거치면서 관여했던 북핵, 한·미동맹, 남북문제 등 굵직한 외교·안보 현안들이 술술 잘 풀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 최대의 이슈였던 북핵 문제는 6자회담 2·13 합의로 북핵 비핵화 과정이 진행되고 있으며, 오는 10월 초순에는 남북정상회담까지 열린다. “장관직은 기차역 기관사 같은 자리입니다. 사심 없이 열심히 했기 때문에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만족스러운 일은 참여정부하에서 정상회담이 열리고, 이를 다음 정부에 넘겨줄 수 있다는 것이지요. 만약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았다면 남북관계가 아무리 발전했어도 비판론자들은 정상회담도 못 하는 정권이라고 몰아붙였을 겁니다.” 이 전 장관은 자신이 재임하는 동안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지 않은 데 대해 전혀 아쉽지 않은 표정이었다. 북한은 그동안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남북 및 북미관계를 주목해왔다. 사실 2005년에 정상회담을 시도했는데, 뜻하지 않게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가 터졌다. 북한과 미국은 BDA 문제를 2년여 동안 끌어오다가 북·미 직접 대화가 이뤄졌고, 올해 초 2·13 합의로 BDA와 북핵문제가 해결되는 전기를 마련했다. 드디어 정상회담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 셈이다. 이 모든 과정의 중심에는 이 전 장관이 있었다. 그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남북정상회담 의제로 서해북방한계선(NLL)을 포함시키느냐와 관련해 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1992년 노태우 대통령 시절 남북한은 남북기본합의서에서 “해상불가침 경계선은 계속 협의해나간다. 경계선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남북한은 현재의 선을 지켜야 한다”고 합의했다. 그 때문에 북한이 이 문제를 제기하면 남북기본합의서에 명시된 대로 남북은 협의할 수 있다는 것. 이렇게 볼 때 북방한계선 문제가 정쟁거리가 되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게 이 전 장관의 시각이다. 사실 이 전 장관처럼 참여정부에서 장관직을 하면서 마음고생을 많이 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이 그를 기용할 때부터 장관직을 마무리하는 날까지 보수·우익세력의 끊임없는 표적이 됐다. 일각에서는 그에게 항상 ‘친북·좌파’라는 꼬리표를 붙였다. 하지만 그를 더욱 어렵게 만든 것은 참여정부를 탄생시킨 민주개혁 진영에서도 이 전 장관의 외교·안보 정책을 비판했다는 점이다. 보수와 진보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였다고 할까. “청와대에 NSC 이외에 외교·안보 관련 인사들이 있었는데, 그 분들은 NSC가 대통령을 모시고 더 자주적인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당시에 (저에 대한) 불만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이라크 파병 문제가 단적인 예입니다. 진보 진영에서는 파병을 반대했고, 보수 진영에서는 정부가 보낸 3000명보다 더 많은 병사를 보내라고 주장했습니다. 저는 정무적인 생각은 않고 오직 (외교·안보) 정책적인 부분만 생각했습니다. 청와대 비서실 일부에서 비판적인 얘기가 나온다는 것도 2004년 이후에나 알았습니다.” 그래도 노무현 대통령은 그를 끝까지 믿어줬다. 일설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항상 그가 올린 보고서를 극찬했다고 한다. 그가 노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2년 1월이다. 대선 1년 전에 그는 서동만 교수, 윤영관 교수 등과 함께 노무현 후보 자문위원을 맡았다. 그는 노무현 후보에 대해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고, 노무현 후보를 중심으로 정치 세력화가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노무현 후보가 당선되자 그는 대통령인수위 외교·통일·안보 분과위원을 걸쳐, NSC 사무차장으로 청와대에 입성했다. NSC 사무차장 시절 부하 직원들은 그를 ‘세븐-일레븐’이라고 불렀다. 아침 7시에 출근해서 밤 늦게까지 일했다는 데서 나온 별명이다. 외교·안보 현안들을 대통령께 보고해야 하는 자리기 때문에 늘 엄청난 긴장과 책임이 뒤따랐다고 회고했다. 이종석 전 장관이 공직에 있을 때 한·미동맹, 용산기지 이전, 이라크 파병, 김선일 피살 사건, 북한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 등 국가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큼직한 사안이 유독 많았다. 그럼 그는 어떻게 북한 전문가가 됐을까.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그는 평범한 직장인의 길을 걷다가 서른의 나이에 성균관대 대학원 정치외교학 석사과정에 입학했다. 요즘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화려한 휴가’를 보면 대학시절이 생각난다고 한다. 그는 1980년 휴학 중인 상태에서 총학생회의 모든 문건을 만들고 기획하는 등 ‘서울의 봄’에 관여했다. 공수부대원들에게 끌려가 두들겨 맞은 기억은 ‘화려한 휴가’ 장면 그대로다. 복학 후에는 도서관에 가서 한국현대사 등 사회과학 서적을 탐독했다. 당시 학교 사회과학연구소에서 주최한 통일 관련 논문에 응시해 1등을 하기도 했다. 이런 저런 계기로 직장을 그만두고 성균관대 대학원에 들어갔다. “원래는 동북아시아 정치학을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우선 한국 정치를 공부했고, 이 과정에서 북한을 모르고는 한국 정치를 이해할 수 없더군요. 그래서 1958년 북한 정권 수립사를 우선 공부했습니다. 한국 정치를 끝내놓고 동북아 정치를 하겠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북한에만 머물게 됐습니다.” 그의 석사 논문은 ‘북한 지도 집단의 항일무장투쟁의 역사적 경험연구’다. 그는 이 논문을 통해 일본·중국 등 제3국 자료를 고증해 김일성의 실체를 객관적으로 밝혔다. 또 박사 논문 ‘조선 로동당 연구’는 북한학을 공부하는 대학원생들의 바이블이다. 그는 박사 논문을 쓰기 위해 노동신문을 창간호부터 1980년대까지 분석했다. “모 대학교 연구소 창고에 있는 노동신문을 복사기로 복사하려 했는데, 30~40장 정도 하니까 고장이 났습니다. 그래서 집에 복사기를 임대해서 들여놨고, 노동신문을 가져다가 집에서 복사했습니다. 1개월 동안 A3 용지로 무려 8000장을 복사했습니다. 복사하고 스크랩하는 데만 6개월이 걸렸습니다.” 많은 노력과 정성을 들여 작업했기 때문에 북한의 역사가 한눈에 들어왔다. 그의 세종연구소 연구실에는 아직도 50여 권의 노동신문 스크랩북이 꽂혀 있다. 요즘 우리 사회는 가짜 학력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연구원, 교수 사회에서 비록 고졸은 아니지만 국내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국내파는 명함조차 내밀기 힘든 것이 우리 정치학계의 현실이다. 하지만 이종석 전 장관은 비유학파 출신으로서 이를 정면 돌파했다. 세종연구소 임용 때도 임동원 전 국정원장이 아니었다면 들어가지 못했을 것이다.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중 국내 박사는 저뿐입니다. 세종연구소가 생긴 후로도 저하고 정세현 전 장관이 유일합니다. 이것은 세종연구소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학계의 문제입니다. 차별받았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다른 국내파들에 비하면 행운입니다.” 당시 세종연구소는 국내 박사이자, 좌파 성향의 이종석 전 장관의 임용을 꺼렸다. 그러나 고수는 고수를 알아본 것일까, 통일부 차관을 지낸 임동원 전 국정원장(당시 객원교수)이 그를 적극 추천했다. 이 전 장관은 만난 적도 없는 임 전 국정원장이 자신의 글을 보고 보증을 해준 덕분에 세종연구소에 합격할 수 있었다.
- 정동초대석
- [포커스]북핵대책 ‘이종석 소신’ 통했다(2006. 10. 31)
- 2006. 10. 31 정치
- 북핵실험 직후 대북 제재론 비등했으나 뒤늦게 대북 포용론으로 선회한 내막 10월 12일 열린 열린우리당 북핵대책특위에서 이종석 통일부 장관(왼쪽)이 회의 도중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한반도 평화의 지킴이’가 될 수 있을까. 북한 핵실험은 한국의 안보 패러다임을 바꿀 중대한 안보위협인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핵을 가진 북한과 악수할 나라는 없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냉엄한 현실이자 규범이 되고 있다. 6·25전쟁 이후 가장 강력한 대북 제재결의안이 유엔 안보리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북한은 “로마군의 승리는 병참에서 나왔다”는 논리를 앞세우고 있다. 핵개발선언쭻미사일 발사쭻핵실험쭻추가적인 핵실험 예고까지 위험수위를 단계적으로 올리고 있다. 사실 핵실험 성공은 북한 핵무장의 극적인 ‘마무리’를 뜻한다. 북한은 마치 장기판의 말처럼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정작 북한 핵문제의 당사국인 미국은 “핵개발 비용이 한국의 경협자금에서 충당되고 있다”고 한국의 외교라인을 압박하고 있다. 거기다 남한의 보수세력도 “지금은 협력이 아니라 제재가 필요할 때”라며 대북포용정책의 전면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사실 이런 대내외의 공세를 한 몸으로 버티고 있는 ‘주인공’은 이종석 통일부 장관이다. 이 장관은 “북한 핵 실험과 포용정책은 무관하다”면서 “포용정책의 버팀목인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사업은 대북제재 범위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북한의 돌발을 막기 위한 최선의 방책이 남북대화와 경협이라는 지금까지 원칙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남북대화·경협 원칙 포기할 수 없다” 이 장관의 이런 논리는 이미 한국 정부의 방침이 됐다. 노무현 대통령의 10월 19일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은 금강산관광·개성공단사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는 어렵다는 입장을 미국에 설명하는 자리가 됐다. 한국의 대북제재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송민순 청와대 안보정책실장은 10월 18일 “국제사회가 한국의 운명을 결정할 수는 없다” “제대로 된 나라는 자기 문제를 절대로 국제화·다자화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한국이 유엔 결의안 이행을 거부하는 듯한 인식을 국제사회에 줄 소지까지 있는 아슬아슬한 발언이다. 10월 19일 방한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청와대 접견실에서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러나 북한 핵실험 직후부터 정부의 방침이 일관성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북한의 핵실험이 소식이 전해졌던 지난 10월 9일에는 이종석 장관의 입지는 찾기 어려웠다. 핵실험 당일 발표된 7개항의 정부 성명에 북한과의 대화에 대한 언급은 한 글자도 없다. 북핵실험 이후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제 강경 움직임에 공조를 맞춰가는 분위기였다. 특히 미국이 주도하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기꺼이 동참의 뜻을 밝혔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우리 정부로서는 안보리가 이 문제를 다루는 것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고 안보리에서 결의가 채택되면 우리 정부도 유엔 회원국으로서 충분히 이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윤광웅 국방장관도 국회에 출석해 “PSI의 참여 여부는 유엔안보리 결의안의 결과에 따라 조치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모두 강경 일색이고 이 때문에 정부 대응책 마련 과정에서 통일부, 이종석 라인이 ‘소외’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았다. 그러나 사흘 만에 기류는 바뀌었다. PSI 참여 확대를 상정했다가 당정 간 갈등이 불거지자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사업 유지라는 원칙론으로 회귀한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대화와 제재 병행’이라는 지침이 나왔다. 이 장관의 역할이 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 장관은 “북한은 압박과 제재를 가한다고 밖으로 나올 나라가 아니다. 대북정책을 보완 수정할 필요가 있지만 원칙과 기조는 유지하겠다”(10월 12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대한 답변에서)고 말했다. 유엔 조치 동참 필요성도 밝혔으나 제재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그날까지 외교 당국자들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등에 대한 정책변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통령께서 주신 지침이 있으니…”라며 대북 강경대응 입장을 견지했다. 청와대 안보라인까지 “검토가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었지만 이 장관은 PSI에 정식 참여하는 문제에 일관되게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PSI 정식 참여 문제도 일관되게 반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0월20일 “추가적인 핵실험은 없다”면서 “유예가 아니라 계획이 없다는 뜻” 이라고 밝혔다. 일단 긴장속에 있던 국제관계는 화해분위기로 바꾸는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단 이장관이 바라던 상황이 생각보다 빨리 닦친 셈이다. 어떻든 이 장관의 주장 기저에는 북한핵실험의 1차적 책임이 미국의 대북 강경책에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한명숙 총리가 10월 11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미국의 제재와 일관된 금융압박이 북한 핵실험 사태의 한 원인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발언이 나온 것도 통일부 논리와 무관하지 않다. 그렇다면 이런 얘기가 나오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한국 정부는 지난해 북·미, 북·일 정상화를 포괄적 의제로 다뤘던 지난해 9월 19일 6자회담이 북한핵 해결의 분수령으로 기대했다. 미국이 북한의 위폐 제조를 이유로 대북 금융제재에 들어갔고 북한은 6자회담의 전제조건으로 금융제재 해소를 들고 나왔다. 결국 핵과 미사일 협상당사자인 북·미 사이의 적대감은 더 커졌다. 북한 외무성이 이 한국의 제의를 수용했다. 지난 4월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에서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와 회동을 추진했던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불발로 끝났다. 이것이 북한 외무성이나 대남파트인 노동당 통일전선부가 사실상 무력화된 계기가됐다. 한국은 송민순 청와대 안보정책실장 중심으로 미국과 ‘공동포괄방안’을 마련하고 미국 설득에 나섰다. 그러나 6자회담이 재개되기 직전 북한이 미사일 발사에 이어 핵실험까지 한 것이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핵과 미사일은 근본적으로 북·미간 사안”이라며 “모든 나라가 미국과 북한이 풀어야 한다고 했는데 미국은 북한과 다자문제라고 얘기해 6자회담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미국의 대응이 북핵사태를 불렀다는 인식을 깔고 있는 것이다.
- [커버스토리]어! 이종석 ‘위험한 입각’(2006. 01. 17)
- 2006. 01. 17 정치
- 짧은 공직기간·월권경력 싸고 ‘우려’…대표적 대북정책통 긍정적 평가도 전임 정동영 장관이 띄워놓은 사업들을 실무형인 이종석 신임장관이 와서 마저 완성하라는 의미 아니겠는가. 분위기로 볼 때 전혀 의외의 인사는 아니라는 평가다.” 노무현 대통령이 1월 2일 통일부장관에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을 내정한다는 발표가 나온 직후 이 소식을 접한 통일부 관계자의 반응이다. 정치인 출신인 정 전 장관이 남북관계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싶어했다고 한다면, 남북관계에 대해서만큼은 참여정부 내에서 가장 전문가로 꼽히는 이종석 내정자는 정 전 장관이 그려놓은 밑그림을 완성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 내정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반기문 외교부 장관. “정동영, 이종석 임명에 긍정적” 정 전 장관 역시 이 내정자를 후임으로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장관의 한 측근은 “장관 추천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한 바가 없다”면서도 “다만 정 전 장관도 자신이 구상하고 펼쳐온 대북관계 등의 큰 틀을 완성해줄 적임자로서, 이 내정자의 임명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김완기 청와대 인사수석도 개각 직후 브리핑에서 “이종석 장관 후보자는 남북문제에 정통한 데다 NSC 사무차장으로 참여정부의 외교안보 구상과 중장기 외교안보 전략 수립에 중요 역할을 담당해온 점이 높게 평가됐다”고 발탁 배경을 밝혔다. 실무형 개각이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통일부 장관을 맡게 된 이 내정자는 이와 함께 관례대로 NSC 상임위원장도 함께 맡게 됐다. NSC 상임위원장은 통일부는 물론 외교·국방·국무조정실·국정원 등을 총괄하는 자리로 그동안 통일부 장관이 맡아왔다. 그러나 이 내정자의 경우 40대라는 젊은 나이(48)와 3년이라는 짧은 공직 경험을 감안할 때 NSC 상임위원장까지 겸직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많았다. 우선 NSC 상임위원들의 나이가 대부분 60세가 넘어 이 내정자와 차이가 큰 데다 공직 경험도 NSC 사무차장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그런 이 내정자가 예상과 달리 통일부 장관은 물론 NSC 상임위원장을 겸직하게 됐다는 것은 그만큼 그에 대한 노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다는 사실을 방증해주는 부분이다. 노 대통령의 당선 직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의 활동을 시작으로 참여정부의 통일·외교 전문가로 활약해온 이 내정자가 3년 만에 국가의 대외관계를 좌지우지하는 막강한 권력의 핵심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막후 실세가 전면으로 나섰다’는 세간의 평가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닌 셈이다. 이처럼 짧은 기간 성장하는 과정에서 이종석 내정자는 긍정적인 평가와 부정적 평가를 동시에 얻었다. 참여정부의 대표적 ‘대북정책통’이라는 평가가 긍정론이라면 월권시비는 그를 비판하는 단골 메뉴였다. 자주·동맹파 갈등때 ‘위험한 파워’ 2004년 초 불거졌던 ‘자주파 대 동맹파’(NSC와 외교부)간 갈등은 이종석 내정자의 ‘위험한 파워’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다. 정권 초기 새롭게 권력을 쥔 정권실세와 기존 관료조직이 처음으로 충돌을 빚은 곳이 바로 이 지점이었다. 우선 대미관계에 있어 자주외교를 내건 NSC와 청와대는 친미 성향의 외교부 등과 사사건건 마찰을 빚었다. 자주파와 동맹파의 갈등은 2003년 말, 이라크 추가파병을 놓고 첨예화됐다. 파병의 규모와 성격을 놓고 언론에서 ‘외교부와 NSC가 사사건건 충돌을 빚고 있다’는 식의 보도가 나오자 청와대가 외교부 간부들을 조사하기도 했다. 결정적으로 2004년초 “미국을 모르는 대통령과 NSC가 한·미 관계를 망친다”라는 등 외교부 직원의 대통령 폄하발언이 나오자 노 대통령이 격노했다. 이에 대해 평소 술을 입에 대지도 않던 윤영관 당시 외교장관이 폭음한 뒤 사표를 던졌다. NSC를 주축으로 하는 자주파의 승리이자 곧 외교부-국방부 중심의 동맹파의 패배였다. 그리고 자주파의 승리는 청와대가 NSC라인의 중심에 있던 이종석 내정자의 손을 들어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사건 직후 이종석 내정자는 갈등의 핵심인물로 지목되며 한나라당 등으로부터 퇴진압력을 받기도 했다. 반면 자주파 내부와 진보세력에서는 그를 ‘자주파를 가장해 보수언론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이를 이용해 이미지메이킹하는 숭미파’라고 공격하기도 했다. 학자 시절 그가 보여준 성향에 대해서도 보수진영에서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1993년 그가 성균관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할 당시 제출한 논문의 제목은 ‘조선노동당의 지도사상과 구조변화’였다. 북한에 대한 이른바 ‘내재적 접근론’(북한 사회는 북한 내부의 눈으로 보아야 올바로 이해할 수 있다는 내용)도 수용하자는 입장이어서 야당 등으로부터 “좌파 아니냐”는 색깔론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내정자는 “내 방법은 ‘내재적 비판적 접근’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그는 북한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 문제에 대해 “남북공동어로구역으로 설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주적 논란에서도 이 내정자는 중심에 있다. 그는 2002년 4월 한 언론 기고에서 ‘북한=주적’ 표현을 삭제하자고 주장해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학자시절 성향 보수진영 의혹제기 한나라당 정책위원회가 1월 4일 성명을 내고 이종석 내정자에 대한 지명철회를 요구한 것도 이 때문이다. 황진하 의원은 “이 내정자의 경우 자문기구인 NSC의 행정적 보조역할을 해야 할 사무처가 정책입안과 조정을 하는 등 위법적·월권적 행위를 하는 데 중심적 역할을 했던 인사”라며 “그동안 정부의 외교안보 부처에서는 소위 ‘이종석 부총리’의 승낙 없이는 아무 일도 하지 못한다는 자탄의 소리가 만연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또 “이런 사실은 무시하고 이 내정자를 중용한 대통령의 결정은 전형적인 코드맞추기 인사”라며 “정부의 안보정책과 대북정책은 위와 아래가 따로 노는 혼동과 혼선 속에 빠지고, 한미관계·외교정책·안보태세 등이 더욱 왜곡과 갈등 속에 빠질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여당 내에서도 이 내정자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열린우리당 김원웅 의원은 1월 4일 한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종석 내정자의 경우 참모로는 적당하지만 장관으로는 적합하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인물의 용도를 잘못 골라 분별없이 인사를 했다”고 질타했다. 최재천 의원 역시 1월 5일 당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이종석 통일부 장관 내정이 가장 큰 문제”라며 “이 내정자는 일관된 안보철학 없이 즉흥적으로 대미관계를 처리해왔다”고 지적했다. 이종석 내정자는 ‘세븐일레븐’ 세종연구소 연구원 시절의 이 내정자가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종석 내정자는 1958년생으로 성균관대 행정학과 78학번이다. 출생지는 경기도 남양주. 1984년 대학 졸업과 함께 직장에 취직, 평범한 직장인의 길을 걷던 이 내정자는 29세의 나이에 성균관대 대학원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했고 석사 2년차이던 이듬해 ‘한국정치연구회’에 가입했다. ‘한국정치연구회’는 이수인 전 영남대 교수, 최창집 고려대 교수, 손호철 서강대 교수, 손학규 경기지사 등 이른바 진보성향의 교수들이 보수성향의 ‘한국정치학회’에 대항해서 1987년 만든 학회였다. 한국정치연구회 가입은 이종석 내정자의 인생을 바꾸는데 결정적 계기가 됐다. 서동만 전 국정원 기조실장 등이 그와 함께 한국정치연구회에서 함께 활동했던 멤버들이다. 한국정치연구회는 국제정치·한국정치사·정치사상·정치이론·북한정치 연구 등 5개 분야로 나눠 연구를 진행했다. 이 내정자는 북한정치 연구팀 멤버였다. 그는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1994년 9월 임동원 당시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의 도움으로 세종연구소에 들어갔다. 이 곳에서 북한 연구를 계속하는 한편 활발한 언론 기고와 방송 출연을 통해 ‘통일논객’으로 명성을 쌓아갔다. 이 내정자가 노무현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1년이다. 당시 대권을 준비 중이던 노 대통령에게 그가 통일·외교 분야의 자문을 해준 것이 계기가 됐다. 이 인연으로 그는 참여정부 출범 이후 지금까지 NSC 사무차장으로 통일부, 외교부, 국방부, 국정원 등 안보 관련 4개 부처간의 의견 조율을 거쳐 전술적 합의와 전략을 이끌어내는 등 노 대통령의 ‘복심’ 역할을 해왔다. NSC에서 그가 얻은 별명은 ‘세븐일레븐’. 오전 7시에 출근해서 밤 11시나 돼서야 퇴근할 정도로 업무에 매달린 덕분에 얻은 별명이다. NSC 관계자는 “이 내정자의 경우 워낙 일처리를 꼼꼼하고 완벽하게 하려고 해 밑에 있는 사람들이 꽤나 고달프다”라고 전한 뒤 “이미 이런 스타일에 대해서는 통일부 관계자들도 파악을 끝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귀띔했다.
- 표지 이야기
레이디경향(총 4 건 검색)
- 배우 이종석, 소년과 남자 사이
- 2014. 11. 23 17:31 연예
- 누나들의 마음을 쫄깃하게 만들었던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연하남이 돌아왔다. 교복을 벗은 소년에게선 어느덧 남자의 향기가 묻어난다. 배우 이종석(25)을 20대 원톱 남자 배우로 자리매김하게 하고, 이보영에게 연말 연기대상을 안겨준 지난해 히트작 ‘너의 목소리가 들려’ 팀이 다시 한번 의기투합했다. 이번엔 사회부 수습기자 이야기다. 조수원 PD와 박혜련 작가 콤비는 ‘너목들’의 인기를 재현할 수 있을까. 11월 12일 첫 방송을 시작한 SBS-TV 수목드라마 ‘피노키오’는 거짓 이름으로 사는 남자와 거짓말을 못하는 여자(박신혜 분)가 방송국 사회부 기자로 성장하는 과정과 사랑 이야기를 담은 내용이다. 꼭 1년 만에 같은 팀, 다른 역할로 브라운관에 복귀한 이종석은 신나고 들뜬 모습이었다. “‘너목들’ 이후에 여러 영화를 찍었지만 유독 조수원 감독님의 현장을 잊을 수가 없더라고요. 다시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기회가 빨리 왔어요(웃음).” 이종석은 이번 작품에서 특별한 재능을 숨긴 채 택시기사로 살아가다 사회부 기자가 돼 진실을 파헤치는 최달포 역을 맡았다. 극중 섬에서 올라온 ‘촌놈’을 표현하기 위해 방송 초반에는 더벅머리 가발을 쓰고 출연한다. “가발을 오래 쓰고 있다 보니 앞쪽 머리가 자꾸 빠져서 걱정이에요. 처음 모니터링을 할 때는 상상 이상으로 못생기게 나와서 살짝 당황했지만, 요즘은 오히려 멋있게 스타일링한 머리가 어색할 정도로 적응이 됐어요(웃음).” 사실, 사회부 기자라는 소재 자체는 흥미롭지만 지금껏 기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흥행에 성공한 드라마는 드물다. ‘스포트라이트’, ‘히어로’ 등의 작품이 톱스타를 내세웠음에도 부진한 성적으로 퇴장한 바 있다. 전문직 드라마를 표방했지만 흔한 멜로드라마로 흘러가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지난 연말 드라마 시상식이 끝나고 박 작가님께 전화를 했더니, 보도국에서 실제 기자들을 만나며 드라마를 위한 취재를 하고 계셨어요. 그렇게 꼼꼼하게 노력해서 만들어낸 작품이니 믿고 보셔도 될 거예요. 저는 평소에 성의 없이 말한다는 지적을 많이 받아서 아나운서실로 찾아가 리포팅하는 방법을 혹독하게 배우고 왔어요.” 동갑내기 박신혜와의 연기 호흡을 묻는 질문에는 “정말 사랑스럽고 예쁘다”라는 깜짝 고백을 했다. “너도 멋있어”라는 대답과 함께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이어지는 그녀의 칭찬 세례. “스태프들이 (이)종석이를 정말 예뻐해요. 같이 호흡을 맞추니 그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피곤하고 힘들 텐데도 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요. 현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자양강장제 같은 아이예요(웃음).” 4회까지 방영된 후 시청자들은 “볼수록 빠져든다”라는 반응이다. 탄탄한 스토리와 매끄러운 연출, 이종석·박신혜의 ‘케미’ 덕분에 시청률도 10%대를 유지하고 있다. 신하균의 열연으로 수목극 왕좌를 지키고 있는 MBC-TV ‘미스터 백’과 새로 시작하는 KBS-2TV ‘왕의 얼굴’까지 합세해 올겨울은 수목드라마 전쟁이 예상된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무엇을 볼까’라는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글 / 서미정 기자 ■사진 / 고이란(프리랜서)>
- 당신의 마음을 훔칠 전설의 카사노바, 이종석
- 2014. 01. 28 16:12 연예
- 지난 한 해, 드라마와 영화 속 ‘청춘’은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이뤘다. 연기력과 매력을 두루 갖춘 새로운 얼굴들이 속속 등장하며 한동안 극심했던 20대 남자 배우 기근 현상을 말끔하게 해소시켜줬던 것. 그리고 그 선두주자는 누가 뭐래도 성장을 거듭하는 배우, 이종석이다. 2013년 이종석(26)은 내일이 기대되는 ‘샛별’에서 자신만의 확고한 존재감을 확보한 ‘스타’로 우뚝 섰다. 신인급 배우들을 과감히 주인공으로 내세운 KBS-2TV 드라마 ‘학교 2013’에서 따뜻한 반항아 역을 맡아 섬세한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고, 이어 SBS-TV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로 확실하게 자신을 각인시켰다. 특히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초능력 소년이라는 쉽지 않은 캐릭터임에도 회를 거듭할수록 풍부한 감정 연기를 선보이며 드라마의 흥행을 이끌었다. 자상하면서도 남자다운 모습으로 어필했던 이보영과의 연상연하 로맨스 또한 대한민국의 여심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반짝반짝 빛을 내는 수많은 스타들 중, 지금 우리가 이종석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숨 고를 틈도 없이 계속해서 새로운 캐릭터를 통해 배우로서의 역량을 키워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년은 정말 잊지 못할 한 해였어요. 한 해를 시작하면서 세운 목표를 이뤘고, 또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그 관심과 사랑만큼 더 열심히, 더 좋은 모습으로 보답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부족한 점이 많지만 계속 도전해보려 해요.” 두려워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스물여섯 청년의 용감한 행보는 올해에도 계속된다. 이종석은 1982년, 마지막 교복 세대들이 펼치는 청춘 로맨스를 그린 영화 ‘피 끓는 청춘’에서 이제껏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는 파격 변신에 나선다. 눈빛과 숨결만으로 여학생들을 쓰러뜨리는 전설의 카사노바 ‘중길’ 역을 맡은 그는 과감한 애정 공세와 닭살 돋는 멘트, 그윽한 미소 등 다채로운 필살기로 작품 속 소녀들은 물론 관객들의 마음까지 순식간에 매료시킬 예정이다. “제가 보여드릴 ‘중길’이란 인물은 전설의 카사노바라고는 하지만 어리숙하면서도 허세 가득한 귀여운 청년이에요. 제가 그동안 무게감 있고 폼도 잡는, 멋있는 역할을 많이 해왔는데 이렇게 어리바리하고 망가지는 역할은 처음이에요. 이번 영화에서 제대로 연기 변신을 하는 셈이죠. 감독님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저도 몰랐던 새로운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어 좋았어요.” 그동안 맡았던 캐릭터들의 무게에 대해 답답한 마음도 남아 있었고, 새로운 것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도 커서 이번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는 그에게서 짐짓 뿌듯함이 묻어났다. “제 기본 성향과 반대되는 역할이라 촬영하는 동안 항상 긴장 상태였어요. 실제 학교생활을 할 때도 ‘카사노바’는 아니었거든요. 모델 일을 하면서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사실 학교생활을 열심히 하지는 못했어요. 점심시간 이후에 등교를 할 때가 많아서…. 여학생들에게 인기요? 음, 그래도 나쁘진 않았던 것 같지만요(웃음).” 충청남도 홍성을 배경으로 지역적 정서와 그 시절의 향수까지 담아낸 ‘피 끓는 청춘’은 이종석에게 또 다른 기회이자 시작점이 될지도 모른다. 그동안 자신만의 매력과 개성 그리고 재능을 뒷받침하는 성실함과 영리함으로 스펙트럼을 넓혀온 그답게 앞으로도 분명 잘해나가리라는 것을 믿는다. 그리고 당장은 이만큼이나 믿음직해진 그의 눈짓에 일단 마음을 빼앗겨보려 한다. <■글 / 이연우 기자 ■사진 / 조민정>
- 2013 최고 ‘대세남’들의 짜릿한 레이스 서인국 vs 이종석
- 2013. 10. 25 17:58 연예
-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는 차세대 스타, 서인국(27)과 이종석(25)이 흥행 물살을 가르기 위한 힘찬 발차기를 시작했다. 두 사람의 만남 자체만으로도 연일 화제에 오르내리고 있는 영화 ‘노브레싱’을 통해서다. 이제 우리 모두가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숨이 멎을 듯 강렬하게 다가오는 두 사람의 매력에 흠뻑 젖어볼 차례다. 청춘의 거침없는 도전, 뜨거운 라이벌 매치의 매력 노래에 연기까지, 진정한 슈퍼스타 서인국. 국가대표 수영선수를 꿈꾸는 두 남자의 끈끈한 우정과 신기록을 향한 패기 어린 열정을 그린 영화 ‘노브레싱’은 스포츠가 갖고 있는 역동성과 드라마틱한 정서 그리고 수영이란 종목이 주는 쾌감을 잘 살린 작품이다. 영화는 세기의 라이벌인 두 주인공의 대결을 통해 관객들에게 실제 스포츠 경기에서 느낄 수 있는 짜릿함, 박진감은 물론 속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고자 한다. 또 그 안에 친구 그리고 가족 간의 섬세한 교감을 더함으로써 풍성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전 국민의 ‘마린보이’이자 명실상부 수영계의 1인자인 정우상(이종석 분)이 예기치 않은 사건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하게 되고, 과거 모두가 인정하던 수영 천재였지만 어느 날 갑자기 수영을 그만두고 종적을 감춰버린 어린 시절의 라이벌 조원일(서인국 분)과 국내 최고의 명문 체육고등학교에서 재회하며 다시 한 번 청춘들의 승부가 시작된다. “주인공 두 사람이 인기 만화 「슬램덩크」의 ‘강백호’와 ‘서태웅’ 캐릭터를 연상시키는 서로 다른 뚜렷한 매력을 갖고 있어요. 제가 맡은 역할은 남성들도 좋아할 솔직한 성격의 은둔형 수영 천재예요. 겉만 보면 가벼워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내재된 꿈과 아픔이 있어요. 그런 상반된 모습이 더 큰 매력으로 비춰지지 않을까 싶네요.” (서인국) 박진감 넘치는 제목 ‘노브레싱’은 실제 우리나라 수영선수들이 현장에서 사용하는 발음 그대로 옮긴 것으로, 경기의 처음 혹은 마지막에 전속력을 내기 위해 숨을 참고 젖산 에너지 시스템에 의존해 역영하는 영법을 일컫는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는 단순히 전문 용어로서의 의미만이 아닌, 더 높이 그리고 더 멀리 뛰어오르기 위해 잠시 호흡을 멈추고 미래를 준비하는 청춘들의 빛나는 열정과 치열한 도전을 상징하기도 한다. 스스로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끊임없이 땀 흘리고, 또 서로를 의지하며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인물들의 모습은 뜨거운 감동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사실 많은 이들이 쉽게 연상하는 것처럼 영화 속 주인공들은 ‘수영 영웅’ 박태환 선수를 모델로 한다. 우연한 계기에 박태환 선수의 호주 멜버른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기 장면을 본 뒤 이야기를 착안하게 됐다는 조용선 감독은 지난 3년간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작품을 완성해냈다. “아시아인인 박태환 선수가 멜버른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6위로 처져 있다가 ‘노브레싱’ 영법을 사용해서 세계 최초로 자유형 400m 1위를 차지했어요. 한국에선 중계를 하지 않았는데, 저는 일본에서 인터넷 방송으로 그 장면을 보고는 굉장한 전율을 느꼈고 영화로 만들 결심을 했죠. (서)인국이가 맡은 원일이나 (이)종석이가 맡은 우상이나, 모두 박태환 선수를 그렸어요. 만약 아테네 올림픽 때 부정출발로 실격을 당했던 박태환 선수가 그 실패를 극복하지 못했다면 베이징 올림픽의 금메달은 없었을 거예요. 또 한때 찾아온 슬럼프를 이기지 못했다면 우리는 그의 좋은 모습을 보지 못했을 거고요. 결국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고 또 응원하는 영화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비유하자면 ‘과거의 박태환과 현재의 박태환이 서로 소통한다’라고 말하고 싶어요.” (조용선 감독) 국내 최초 수영 소재 영화, 배우들 탄탄한 조각 몸매 대공개 무엇보다 영화 ‘노브레싱’은 주인공 역을 맡은 배우들의 실제 수영 실력과 함께 캐릭터의 상반된 매력에 가장 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 한 해 단연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두 남자, 이종석과 서인국이 강도 높은 트레이닝을 통해 수영선수로 완벽하게 변신하며 젊음의 에너지와 남자다운 매력을 한껏 뽐낸다. 모델 출신답게 쭉쭉 뻗은 팔다리와 환상적인 비율을 자랑하는 이종석과 혹독한 다이어트로 구릿빛의 다부진 근육 몸매를 보유하게 된 서인국 모두 조각 같은 복근과 탄탄한 보디라인을 선보이며 수많은 여성들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만들 예정이다. “사실 저는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 촬영과 병행하다 보니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긴 했어요. 수영 연습이나 몸 관리도 제 딴에는 한다고는 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많이 부족했고요. 운동을 좀 더 열심히 해서 더 완벽하게 보여드렸으면 좋았을 텐데, 막상 끝나고 나니 그 점이 무척 아쉽네요. 다른 것보다 식단 조절이 힘들었어요. 드라마 촬영 일정까지 빡빡하게 돌아가는데 마음껏 먹지도 못하니까 기운도 나지 않고 몸이 금방 지치더라고요.” (이종석) 대한민국 여심을 뒤흔든 흥행 보증수표, 이종석. “저 또한 몸 관리 하는 게 정말로 힘들었어요. 특히 저는 다른 배우들과 달리 촬영 전까지 체중 감량을 하느라 고생을 좀 했어요. 본격적인 촬영을 앞두고 훈련을 받기 위해 수영부원으로 캐스팅된 친구들이 모였을 때, 제 스스로 무척이나 실망했어요. 다들 몸매가 무척 좋은데 비해 저는 살도 쪄 있는 데다 전반적으로 몸이 통통해서 진짜 힘들게 살을 뺐어요. 그래서 나중에 영화 안에서 먹는 장면을 촬영할 때마다 참 행복하더라고요. 그 핑계로 덕분에 제대로 ‘먹방’을 선보였죠.” (서인국) 극중에서 서인국의 조력자로 손발을 맞추는 감독 역할을 맡은 배우 박철민이 “그동안 꽤 많은 작품에 참여했고 나 또한 먹는 장면도 많이 찍어봤지만 이렇게까지 잘 먹는 친구는 처음 봤다”라고 증언할 정도로 서인국의 ‘먹방신’은 벌써부터 화제가 되고 있다. 그동안 명실상부한 ‘먹방’계의 전설로 입지를 탄탄히 굳혀온 하정우도 혀를 내두르게 만들 만큼 맛깔나고 ‘위대하게’ 잘 먹었다고. “워낙 제가 먹는 장면이 많았어요. 실제 수영선수들을 살펴보니 고된 훈련을 견뎌내려면 일단 체력이 뒷받침돼야 하더라고요. 그만큼 정말 많이 먹어요. 그래서 저도 삼겹살도 잘라서 조금씩이 아니라 통째로 먹고, 같은 장면 촬영이 수십 번씩 반복돼도 계속해서 한 번에 같은 양을 먹었어요. ‘먹방’ 비결이라고 하면, 제가 원래부터 뭐든 잘 먹기도 했고, 식단 조절을 하니 늘 배도 고팠고, 첫 영화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에 각오도 남달랐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서인국) 한편, 어릴 때부터 바다에서 수영을 즐겼다는 서인국과는 달리 영화에 캐스팅된 이후 난생처음 수영을 접했다는 이종석은 막상 훈련에 돌입하자 믿기 힘들 만큼의 놀라운 재능을 뽐내며 코치진을 놀라게 만들었다. 수영감독으로부터 “연습 첫날 자유형을 마스터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 아마 어릴 때부터 수영을 시작했으면 박태환이 됐을지도 모르겠다”라는 극찬을 이끌어낸 그는 훈훈한 외모와 몸매, 발군의 실력을 모두 갖춘 ‘무결점 완벽남’으로서 올 한 해 이어온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브라운관은 물론 이제 스크린까지 종횡무진하며 점차 활동 영역을 확장시켜 나가고 있는 서인국과 이종석. 반짝이는 스타성과 안정적인 연기력을 겸비한 두 사람의 청량한 질주는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이다. 그들이 보여줄 미래, 어찌 흥미롭지 않겠는가. <■글 / 이연우 기자 ■사진 / 조민정, 정혜림 ■사진 제공 / 나이너스엔터테인먼트>
- 아버지가 직접 말하는 요즘 ‘대세’ 이종석의 숨겨진 매력
- 2013. 08. 29 17:05 연예
- KBS-2TV 월화드라마 ‘학교 2013‘의 고남순, SBS-TV 수목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박수하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은 데 이어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만 무려 세 편. 이쯤 되니 올해는 ‘이종석의 해’라고 써도 무리가 없겠다. 그와 꼭 닮은 아버지 이한규씨를 만나 요즘 ‘대세’ 이종석의 숨겨진 매력을 들었다. 아들만큼 멋진 아버지 유난히 더웠던 8월의 어느 날, 배우 이종석(24)의 아버지인 이한규(50)씨가 운영하는 펜션을 찾았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Y펜션은 총 4채의 단독 건물과 10여 개의 방으로 구성된 중형 펜션이었다. 제법 큰 규모의 정원과 수영장, 족구장 등의 시설이 갖춰져 있고 근처에 에버랜드, 한국민속촌 등의 관광지가 있어 가족, 소규모 그룹이 하루를 보내기에 적합해 보였다. “제가 뭐 할 이야기가 있나요. 아빠들이 그렇잖아요. 밖에서 일만 했지. 종석이 엄마한테 혼날 텐데…. 아이들은 집사람이 다 키웠거든요(웃음).” 훤칠한 키, 한눈에 들어오는 잘생긴 외모가 아니었다면 “사장님은 외출 중이십니다”라는 직원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을지도 모른다. 정체(?)가 드러난 뒤에도 그는 혹여 자신의 말 한마디가 아들에게 해가 되지는 않을까 조심스러워했다. 이리저리 피해 다니며 할 말이 없다고 손사래를 치던 그는 얼마의 시간이 지난 뒤에야 “덥죠? 여기 시원한 그늘로 와요. 여기서 이야기합시다”라는 말로 마음의 문을 열었다. “아들의 인기가 많아진 걸 이렇게 실감하네요. 허허허. 좋아요. 어느 부모가 자식이 잘되는 걸 싫어하겠습니까. 다만 걱정이 돼 그렇지요. 저희 부모님 연세가 여든이신데, 아직도 제 걱정을 많이 하세요. 그러니 그 어린아이를, 저는 오죽하겠어요.” 이씨는 이곳에서 7년째 펜션을 운영 중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아들과 관련된 흔적이 없었다. ‘이종석의 아버지가 하는 펜션’이라고 노골적인 홍보는 하지 않더라도 작은 사진 한 장 정도는 걸려 있을 것이라 기대했던 기자의 예상은 빗나갔다. “안 그래도 홈페이지를 관리해주는 사람이 ‘사장님, 아들 사진 하나만 겁시다!’라고 만날 꼬드겨요. 그럼 제가 그러죠.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하지 마라, 이 사람아(웃음)!’ 사실 종석이가 모델 일을 시작했을 땐 우리 아들이 누구입니다, 하고 사진을 코팅해 다니고 그랬어요. 지인들과 식당을 가면 ‘우리 아들 사진입니다. 나중에 크게 될 아이니 걸어놓으세요’라고도 했고요(웃음). 또 처음 드라마에 나왔을 때도 종석이 엄마 편에서 받아온 사인들을 다 코팅해서 주고 그랬어요. 그런데 막상 유명해지니까 그게 또 걸리는 거예요. 자식 자랑스러운 건 자랑스러운 거고, 행여나 구설수에 오를까 봐….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그렇잖아요. 그래서 요즘엔 마음속으로만 응원해요. 공식적인 자리에도 안 나가려고 하고요. 그래도 워낙 동네가 좁아 그런지 아는 사람들은 다 알아요. 또 모르는 사람들도 알고 찾아오고….” 내성적이었던 어린 시절 2남 1녀 중 장남으로 성장한 이종석은 어릴 적 그 흔한 말썽 한 번 피운 적이 없었다.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이 오히려 걱정이었다고. “예쁘장하게는 생겼는데 말주변도 없고,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것 같고. 지금도 방송에 나와 ‘주목공포증’이 있다고 하던데요, 뭘. 그러다 보이스카우트를 하면서 리더십도 좀 생기고 활동적인 아이로 성격이 많이 변했어요. 사실 운동을 하다가 다쳐서 못하게 되니까 그게 또 제딴에는 상처가 됐는지 한참 방황하긴 했는데, 그래도 고1 때부턴 제 앞길을 찾아 혼자 서울에서 생활했으니 얼마나 대견해요(웃음).” 이종석 아버지 이한규씨가 운영하는 경기도 한 펜션. 중학생이었던 이종석은 패션쇼 백스테이지에 몰래 들어갔다가 디자이너 장광효의 눈에 띄어 이듬해 서울컬렉션의 최연소 남자 모델로 데뷔했다. 무대에 오른 경험이 없는 신인이었지만 때묻지 않은 소년과 성숙한 남자의 모습이 묘하게 공존하는 이미지 덕에 그는 꽤 촉망받는 모델로 성장했다. 하지만 애초 배우를 꿈꿨던 그는 언제나 연기에 목이 말랐다. 배우가 되기 전엔 소속사를 잘못 선택해 아이돌 연습생으로도 살았다. 그런 아들의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던 부모의 마음은 오죽했을까. “한 번도 내색을 하지 않아서 몰랐는데, 아내도 마음고생이 꽤 심했더라고요. ‘시크릿 가든’ 때였나? 방송을 보다가 펑펑 우는 거예요. 아들 고생하는 거 지켜보는 게 정말 힘들었다고. 이제와 하는 말이지만 처음 연예인을 하겠다고 했을 땐 심하게 반대했어요. 요즘엔 연예인이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로망이라면서요? 몇십만 명 중에 한 명, 그것도 잘돼야 살아남는 건데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그래서 운동을 하거나 공부를 하라고 했어요. 그런데 중학교 때 아들이 먼저 선언하더군요. 아버지, 전 공부는 안 되겠어요, 라고(웃음). 뭐, 지금은 엄청 좋아요. 생전 연락도 없던 내 친구들도 알고 전화를 할 정도니까.” 유쾌한 아버지의 냉정한 모니터링 드라마 ‘학교 2013’을 통해 ‘절친’이 된 동갑내기 배우 김우빈은 이종석을 가리켜 “섬세하고 따뜻한 아이다. 순수하고 착하며 배려심이 많다. 그러나 어디로 튈지 모르겠다. 적절한 단어일지 모르겠으나 말괄량이다”라고 설명했다. 아버지가 바라본 아들은, 아버지가 바라는 아들은 어떤 모습일까. “사실 그전에는 한 번도 힘들다는 소리를 안 했는데 요즘엔 가끔씩 ‘아빠, 힘드시죠? 저도 힘이 드네요’라는 문자를 보내곤 해요. 저도 알아요. 얼마나 고단하겠어요. 또 불안하고…. 그럴 때면 전 ‘그래, 힘들지? 아빠도 힘든 거 참고 살아가고 있으니까 아들도 열심히 해’라고 토닥거려줘요. 더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도 그럴 시간도 없다는 게 안타까워요. 종석이에게 바라는 건 많지 않아요. 부모가 물려준 몸 소중하게 잘 간직하고, 또 욕심내지 말고 물 흐르듯 평탄하게 자리를 잘 지키라는 것뿐이에요. 삶이란 게 그렇잖아요. 항상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고 때때로 삐걱거릴 일도 있고.” 아들이 출연한 드라마나 영화를 빼먹지 않고 챙겨봤지만 단 한 번도 “잘했다”라는 칭찬을 한 적이 없었다. 혹여 아들이 우쭐해져 자만심에 빠질까 봐 염려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종영된 ‘너의 목소리가 들려’를 보고 난 뒤 이한규씨는 마음이 바뀌었다. “제법 잘했다”라고 후한 점수도 매겼다. 물론 잘나가는 아들에게 내심 서운한 면도 있었다. “뭐, 많이 바쁘니까요. 마지막으로 본 게 아마 설이었지? 그나마 안식구는 가끔 올라가니까 보는데 아, 그래도 그렇지. 저번에 제 생일이었는데 전화 한 통화 안 하더라고요. 작년엔 저녁도 사주고 가더니…. 이해는 되면서도 내심 서운했어요(웃음). 그렇지만 저도 만만치 않아서요. 종석이가 나오는 건 다 봤는데 그전에는 ‘재밌다’라는 소리를 안 했어요. 그런 부분은 또 냉정하거든요. 오죽하면 우리 딸이 ‘아빠, 그래도 오빠가 출연한 건데 팔을 좀 안으로 굽혀 봐’라고 했을까요(웃음). 그래도 ‘너목들’은 아주 재미있었어요. 매주 수요일, 목요일엔 TV 앞에서 떠나질 않았어요. 그 녀석, 고생을 많이 한 것 같더라고요.” 인터뷰 말미에 시원한 음료를 챙겨주며 “이것밖에 주지 못해 미안하다”라던 이한규씨는 끝끝내 본인의 사진 촬영은 하지 않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건축 관련 일을 했던 것을 경험으로 직접 펜션 증축 공사를 하던 중이었는데, 땀에 젖은 티셔츠를 입고 있는 본인의 행색이 멀끔하지 않아 아들에게 ‘민폐’를 끼칠 것 같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크든 작든 아들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고 행동하는 속 깊은 아버지의 진심과 배려가 슬기로운 아들로, 내공 있는 연기자로 발돋움하는 이종석의 앞날을 더욱 빛나게 하지 않을까. “요즘 자꾸 방송에서 ‘결혼하고 싶다’라고 하기에 집사람한테 물어봤어요. 쟤 여자친구 있어? 군대도 안 갔는데 왜 만날 저 얘기야?(웃음) 그랬더니 아내가 그러더라고요. 지가 알아서 하겠죠, 라고. 듣고 보니 또 맞는 말이에요(웃음). 종석이가 친구들보다 사회생활도 빨리 시작했고, 돈도 더 많이 벌고 있으니까 행여 경솔해질까 봐 그게 걱정이에요. 그래서 늘 ‘교만해지지 말라’라고 당부해요. 종석이 친구들한테도 그래요. 지금 내 친구가 연예인이라고 치켜세우지만 말고, 나중에 시련이 닥쳤을 때도 한걸음에 달려와달라고. 그게 남자로서의 의리라고. 그래서 다들 싫어해. 항상 딱딱한 이야기만 하니까, 내가(웃음).” <■글 / 김지윤 기자 ■사진 / 김영길, 경향신문 포토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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