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239 건 검색)
- 이주민도 ‘무이자·무담보·무보증’으로 500만원까지 대출…전남 영암 ‘천사펀드’ 눈길
- 2024. 12. 26 13:51사회
- ... 주는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무이자·무담보·무보증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이 대출은 영암군에 사는 이주민도 이용할 수 있다. 영암군은 26일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군민에게 긴급 생활자금을 대출해 주는...
- 천사펀드무이자무담보무보증
- [현장 화보] 세계 이주민의 날 “이주민 기본권 보장하라”
- 2024. 12. 18 16:04사회
- ..., 주거권, 건강권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문재원 기자 유엔(UN)이 지정한 세계 이주민의 날인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이주인권단체들이 ‘이주민의 노동권·주거권·건강권 등 기본권...
- 현장 화보이주민기본권UN유엔인권노동권주거권
- 트럼프의 이주민 떠넘기기, 단호히 거부합니다
- 2024. 12. 06 20:24국제
- ... 홈페이지에 게시한 ‘트럼프 정권 인수팀 제안에 대한 성명’에서 “다른 나라에서 온 이주민을 추방하는 항공편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트럼프 정권 인수팀 문의가 있었다”며 “우리는 이를...
- 다시, 트럼프
- 이탈리아, 알바니아로 이주민 첫 이송…‘난민 골치’ EU도 제도화 관심
- 2024. 10. 16 21:35국제
- ... 라마 알바니아 총리는 ‘해상 구조 이주민 알바니아 이송’과 ‘이탈리아 재정을 통한 알바니아 내 이주민센터 설립’을 골자로 하는 이주민 협정을 체결했다. 셴진항에는 망명 신청 심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 이탈리아이주민알바니아
스포츠경향(총 14 건 검색)
- 고아성 “뉴질랜드 이주민 역 위해 태닝·교포 메이크업 도전”
- 2024. 08. 21 18:01 연예
- 고아성. ㈜디스테이션 배우 고아성이 영화 ‘한국이 싫어서’ 속 주인공 계나를 연기하기 위해 태닝 등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고 말했다. 고아성은 21일 오후 2시 서울 용산 CGV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한국이 싫어서’의 언론배급시사회에서 “극 중 계나는 수년 간 뉴질랜드에서 생활을 한 인물이다. 그래서 가시적인 변화를 주려고 노력했다”면서 “교포 메이크업을 받거나 피부 톤을 바꿨다. 실제로 태닝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계나는 한국뿐만 아니라 뉴질랜드 와서도 녹록지 않은 생활을 이어갔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다 담아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또 고아성은 장건재 감독의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맨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이번 영화를 놓치면 영영 후회할 것 같았다”고 했다. 행복을 정의해달라는 질문에는 “좋은 감독과 배우를 만나 연기를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를 듣고 옆에 있던 장 감독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한편 영화 ‘한국이 싫어서’는 20대 후반의 계나(고아성)이 갑자기 자신의 행복을 찾아 직장과 가족, 남자친구를 뒤로하고 홀로 뉴질랜드로 떠나는 이야기다. 시대를 아우르는 공감과 희망의 메시지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오는 8월 28일 개봉.
- 경희대의료원, 이주민 가정 200여명 대상 ‘새해 첫 치과봉사’ 실시
- 2024. 01. 12 11:41 생활
- 안산시글로벌청소년센터·안산 산정현교회 협력 3일간 실시 경희대학교의료원(원장 김성완)이 어제(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글로벌공공협력팀을 중심으로 안산시글로벌청소년센터, 안산 산정현교회와 협력해 2024년 새해 첫 치과봉사를 실시한다. 이번 봉사는 경희대치과병원과 경희기독치과봉사단(이하 CDSA)이 안산시글로벌청소년센터 내 3,4층 공간에서 안산에 거주하는 이주민 가정 200여명을 대상으로 무료 치과진료와 구강보건교육을 제공한다. 봉사에는 경희대치과병원 황의환 병원장, CDSA의 지도교수인 경희대치과병원 김성훈 교수와 회원 60여명 등이 참여한다. 치아방사선 촬영, 치아검진, 충치치료, 스케일링, 잇몸치료, 불소도포 등 다양한 치과치료와 어린이 대상 구강보건교육으로 제공된다. 경희대의료원 김성완 의료원장은 “기후변화의 가속화로 ESG경영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데, 의료기관으로서 지속가능한 발전과 사회적 책임을 깨닫고 실천하는 활동을 펼치고자 한다“며 ”대학과 연계한 거교적 치과봉사활동 참여는 의료진에게도 큰 보람이고 앞으로도 이런 기회를 만들어 나가고 실천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성훈 CDSA 지도교수(바이오급속교정센터장)는 “열악한 환경에서 더 나은 미래를 향해 열심히 살고 있는 이주민들에게 작은 도움이 될 수 있어 뜻깊고 의미있는 새해를 시작하게 됐다”며 “안산 산정현교회가 치과봉사팀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송요섭 CDSA 회장은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이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치과봉사 활동에서 의미있는 경험을 했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분들에게 진료를 제공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안산시글로벌청소년센터 이승미 센터장은 “이주민 가정이 이주와 정착과정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그런 시기에 자녀들은 중요한 성장 과정을 거치기도 한다”며 “특히 치아발달도 그중 하나인데 제대로 된 관리를 받지 못해 치아상태가 아주 안 좋은 청소년들이 많다. 부모 역시 치아 관리가 어려워 치통을 참아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희대의료원에서 60여명의 치과 의료진이 3일간 200명의 이주민 가정을 진료하고 치료해준다니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전했다.
- 부천성모, ㈜NTI 기부 아기띠 이주민산모에 전달
- 2023. 11. 17 08:39 생활
- ㈜NTI 박현 대표, 부천성모병원에 1500만원 상당 유아용품 기부 ㈜NTI가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에 1500만원 상당의 유아용품을 기증, 부천성모병원이 기증받은 유아용품을 이주민산모들에게 전달했다. 좌로부터 ㈜NTI 박현 대표, 부천성모병원 영성부원장 김범준 신부.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병원장 김희열)은 지난 11월 16일(목) 의료 소모품 제조 공급업체인 ㈜NTI(대표 박현)로부터 1500만원 상당의 유아용품인 아기띠(베이비캐리어)를 기부 받아 이주민 산모들에게 전달했다. ㈜NTI 박현 대표는 부천성모병원을 직접 찾아 아기띠(베이비캐리어) 50개를 기부했으며, 부천성모병원 사회사업팀이 기부 받은 아기띠가 가장 적절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별사랑이주민센터’에 전달했다. ‘별사랑이주민센터’는 이주민, 난민, 탈북민을 돌보는 지역사회복지센터로, 현재 여성쉼터를 운영하며 출산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겪는 이주민, 특히 미등록 체류 여성을 지원하고 있다. 기부 받은 아기띠 중 일부는 국내외 취약계층 임신부를 지원하는 부천성모병원 프리맘케어(Pre-mom care) 지원사업에도 사용될 예정이다. 프리맘 케어 사업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외 저소득층 산모를 대상으로 산전검사비, 출산비, 만3세까지의 영아의료비, 출산용품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2018년부터 시행된 부천성모병원 취약계층 임신부 대상 지원사업이다. ㈜NTI 박현 대표는 “지역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부천성모병원에 기부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유아용품이 필요한 이주민 산모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병원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의료용품 기업 ㈜NTI가 부천성모병원과 함께 사랑을 나누는데 앞장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주)NTI는 수술포, 수술가운, 마스크 등 수술 관련 용품을 비롯한 의료소모품을 생산, 공급하는 의료용품 전문업체로, 대한병원협회 전문위원이었던 박현 대표가 올 8월 CEO로 취임하여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 ‘세계는 지금’ 배터리 핵심 광물 ‘리튬’, 생산지 칠레 수자원 65% 사용에 가뭄 초래···튀니지, 이주민과 극한 갈등 상황
- 2023. 07. 15 01:15 연예
- KBS 15일 오후 9시 40분 KBS1에서 방송이 될 ‘특파원보고 세계는 지금’ 318회는 윤수영 아나운서 진행으로 박종훈 기자, 김준형(사단법인 외교광장 이사장), 박현도(서강대학교 유로메나연구소 연구교수) 출연해 우리의 시각으로 글로벌 이슈를 조명한다. 먼자저리튬의 이면을 살펴본다. 최근 전기 자동차가 미래 산업 주역으로 각광받으며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광물인 리튬의 가치가 급등하고 있다. 리튬에 대한 전 세계 수요가 2040년까지 4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리튬을 확보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 그러나 리튬 열풍의 이면에는 환경 파괴라는 그늘이 자리하고 있다. 리튬 1톤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약 200만 톤의 물이 필요한데, 이러한 생산 과정이 결국 채굴 지역의 환경 파괴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리튬 매장량 세계 1위 국가인 칠레의 경우, 심각한 환경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이다. 칠레 정부는 이미 지난해 4월 아타카마 소금 호수에서 리튬을 채굴하는 기업 3곳을 환경 파괴 명목으로 기소한 바 있다. KBS 리튬 생산을 위한 업체의 과도한 소금물 사용이 주변 환경을 파괴하고 가뭄을 초래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외신에 따르면 칠레의 주요 리튬 생산 지역에서 수자원의 65%가 리튬 채굴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진과의 인터뷰에 응한 현지 주민은 “사람들은 전기차를 타고 행복하겠지만 우리는 (리튬 채굴로 인해) 물 없이 이곳에 남겨지게 될 것”이라며 리튬 열풍이 지역 사회와 생태계에 가져온 악영향에 대해 고충을 토로했다. ‘특파원보고 세계는 지금’에서는 현지 취재를 통해 칠레 리튬 생산 지역의 환경 파괴 실태를 생생히 전달하고, 전 세계에 부는 리튬 열풍 이면에 자리한 문제점을 전문가의 시선으로 분석한다. KBS 유럽 뒤흔드는 이주민 문제도 살펴본다. 지난 3일(현지시각), 튀니지에서 이주민과의 몸싸움 도중 현지 주민이 칼에 찔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망자의 장례식에 참석한 주민들은 “그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할 것”이라며 이주민을 향한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튀니지로 이주한 이들과 현지 주민 사이의 충돌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 지난 5월에는 튀니지 현지 주민 세 명이 이주민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사실 튀니지는 유럽과 불과 130km 떨어진 위치 때문에, 망명을 꿈꾸는 아프리카인들에게 일명 ‘유럽행 관문’으로 불리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튀니지 사회의 분열 양상 증가 배경에는 반(反)이민 정서의 확대가 자리 잡고 있다. 올해 2월 카이스 사이에드 튀니지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 무리는 폭력과 범죄를 가져온다”며 공식적으로 비난한 이후 현지인과 이주민 사이의 마찰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상황은 비단 튀니지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6월, 유럽 연합(EU)은 유럽으로 들어오는 이주민 수의 감소를 위해 튀니지에 10억 유로 상당의 원조를 지원할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유럽에 불기 시작한 반이민 정서는 유럽 내 정치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는 실정이다. KBS 네덜란드에서는 난민 문제에 관해 정치권 내 이견을 좁히지 못한 연립 정부가 끝내 해체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뤼터 총리가 속한 자유민주당이 네덜란드로 망명을 신청한 가족의 수를 제한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에 반발하는 정당들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연정이 끝내 분열된 것이다. 13년간 장기 재임했던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결국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특파원보고 세계는 지금’의 취재진은 이주민과 현지 주민 간의 갈등이 극에 달한 튀니지의 상황을 살펴보고, KBS 글로벌 통신원의 현지 취재를 통해 이주민 문제를 둘러싸고 분열된 유럽 사회의 현황을 생생하게 전한다.
주간경향(총 8 건 검색)
- ‘본국 갈 때까지’ 이주민에겐 너무 먼 치과(2021. 11. 05 14:50)
- 2021. 11. 05 14:50 사회
- ㆍ비용 부담, 언어 장벽, 근무시간 조정 어려움 토로… 자녀들 치과 치료도 엄두 못 내 경기도 안산에 있는 자동차부품공장에서 일했던 필리핀 국적의 A씨. E-9(비전문취업) 비자를 받아 한국을 찾았다. 치통이 오자 시민단체에 통역을 요청해 치과에 갔다. 첫 번째 신경치료를 마치고 두 번째 치료 직전, 제동이 걸렸다. 회사에서 잔업을 해야 한다며 밤 8시 야간진료마저 허락해주지 않았다. 치과 치료는 ‘개인사정’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3개월을 참고 기다린 뒤에야 휴가를 내고 필리핀에 가 치과 치료를 받았다. 지난 9월 25일 서울의 한 무료 치과진료소에서 이주노동자가 치과 치료를 받고 있다. / 김원진 기자 경기도 외국인인권지원센터에 지원요청이 접수된 사례다. 치과 치료 특성상 최소 3~4차례는 치과를 주기적으로 방문해야 한다. 사장이 허가해주지 않으면 치과 치료조차 받지 못하는 게 이주노동자들의 현실이다. 2020년 7월 기준으로 이주민들의 의료보장(건강보험+의료급여) 적용률은 77.1%지만, 국내 거주 이주민들의 의료 접근성 은 떨어진다. 국가인권위원회의 2020년 12월 ‘이주민 건강권 실태와 의료보장제도 개선방안 보고서’(이하 인권위 실태조사)를 보면, 국내 거주 이주민의 10명 중 3명(28.2%)은 의료서비스를 받고 싶어도 받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유로는 비용 부담(54.1%), 시간 없음(37.4%), 의사소통의 어려움(27.9%)을 꼽았다. 비급여 비중이 높아 건강보험에 들더라도 부담되는 비싼 치과 치료는 부담이 더 크다. 2020년 이주노동자들의 월평균 임금은 세후 211만2000원 수준. 충치 치료 3~4개에 한달치 월급을 다 써야 할 수도 있다. 치아 상태가 안 좋아져도 일단 참고 보는 이주노동자들이 적지 않다. 인권위 실태조사에서 이주민들이 의료기관을 이용한 비율은 약국(42%), 다치거나 아파서 외래진료(32.4%) 다음이 치과 치료(23.7%)였다. 이주민들의 치과 치료를 가로막는 장벽은 여럿이다. 토요일까지 일하는 작업장이 많아 치과 방문이 어렵고 “의사소통이 안 돼 병원에서 진료 거부를 하는 사례도 흔하다”(아이잔 ‘이주민과 함께’ 의료팀장). 양현봉 ‘함께 아시아’ 대표는 “치과 치료 한 번 하면 몇백만원이 들 수도 있는데, 이는 본국으로 가면 차원이 다른 돈이다. 혹시나 과잉진료처럼 큰 비용을 물릴까봐 치과 가기 머뭇거리는 이주민들도 꽤 있다”고 했다. 기댈 곳은 무료진료소 지난 9월 25일 토요일, 오후 2시. 서울 강북지역의 상가건물 5층에는 이주노동자들이 하나둘 모였다. 이곳에는 매주 토요일 오후 무료 치과 진료소가 열린다. 이날 치과 치료를 예약한 이주노동자는 7명. 경기도 오산에서, 인천에서도 왔다. 온 순서대로 체온을 쟀고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했다. 필리핀에서 온 B씨(47)가 먼저 진료를 받았다. B씨는 수도권에서 봉제공장에 다닌다. 격주로 토요일에 쉬는 날 진료소를 찾는다. B씨는 “우리 회사는 그래도 토요일에 종종 쉬지만, 주말까지 출근해야 하는 동료들이 많아요”라고 했다. B씨는 상한 이가 많아 틀니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릴랙스, 릴랙스(Relax, Relax). 괜찮아요. 힘 빼세요.” B씨의 입에 힘이 들어가자 진료를 보던 성민제 원장이 말했다. “(이주노동자들의) 입안을 들여다보면 발치된 이가 보통 많죠. 살릴 수 있었을 텐데 통증이 심하니까, 혹은 치료가 길어지고 비용도 들어가니까 그냥 뽑아버린 것 같아요.” 이주민들이 치과 치료를 고민하다 결국 찾게 되는 곳은 무료진료소다. 이주민 중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이들은 병·의원보다 무료진료소를 더 찾았다(인권위 실태조사). 이마저도 2020년 2월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하나둘 운영을 중단했다. 몇몇 무료진료소가 최근 제한된 인원을 받으며 다시 문을 열었다. 김성숙 ‘함께 아시아’ 사무국장은 “대기가 길어 환자의 우선순위를 정할 수밖에 없어요. 건강보험에 든 이주민들에게 보험이 적용되는 치료는 일단 일반 치과에서 받고 오라고 알려드려요”라고 말했다. 부산에서는 ‘이주민과 함께’에서 치과 진료소를 운영한다. 최근 5년간 4088명이 치과 진료를 받았다. 부산에선 코로나19 확산 이후 의료관광을 하던 치과가 이주노동자를 상대로 통역과 함께 진료제공을 하지만 비용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한다. 치과의사들이 서울의 한 무료진료소에 이주노동자 진료를 하고 있다. / 김원진 기자 지난 10월 31일 부산 진구의 진료소에는 25명이 찾아왔다. 주로 경남 창원, 마산이나 부산 내에서 오지만 멀리 대전, 충청 지역에서도 알음알음 찾아온다. 상당수는 건강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미등록 이주노동자다. 최근에는 한쪽에 통증이 오면 반대쪽으로만 씹다가 반대쪽 이가 마모된 사례, 이가 상해 염증이 심해졌는데도 본국에서 가져온 진통제로만 버틴 사례가 진료소에 접수됐다. 남은 이가 하나도 없어 한국에서 식당일을 하며 모은 돈으로 임플란트 5개를 하려는 이주여성의 통역을 돕기도 했다. 치료할 곳이 많으면, 조금이라도 비용을 아끼려 본국에 돌아갈 때까지 버티는 이들도 적지 않다. 키르기스스탄 출신인 아이잔 의료팀장은 “고향에서 받았던 보철 치료와 이곳의 가격 차이가 4~5배까지 났어요. 본국에서 치과 치료 비용이 더 저렴한 분들은 휴가 때 돌아가서 (치료를) 하려고도 해요”라고 말했다. 이주민 가정의 아이들 구강 건강을 지키는 데 어려움을 겪는 건 어른들만의 일은 아니다. 이주민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도 상대적으로 구강 건강이 좋지 않다. “충치가 많을수록 키와 몸무게 등 발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한동헌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교수)는 점에서 더 문제다. 2019년 경기 안산시에서 만 12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를 보면, 부모가 이주민일 때 치아 상태가 상대적으로 좋지 않았다. 영구치의 충치 유병률은 부모가 이주민일 때 29.8%로, 그렇지 않은 경우(13.4%)보다 2배 넘게 높았다. 이주민 가정에서 자란 어린이는 충치경험 지수가 1.5배가량 높다는 2012년 연구도 확인된다. 미등록 이주민 가정의 아이들은 더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다. 아파도 치과에 가지 못하고, 예방 차원에서의 치과 진료는 엄두도 못 낸다. 2019년 경기도 미등록 이주아동 건강권 지원을 위한 실태조사를 보면, 자녀가 치통을 호소했을 때 10명 중 4명(40.7%)은 ‘치과를 이용하지 않았다’. 예방 목적의 치과 검진은 4명 중 3명이 받은 적이 없다(75%)고 답했다. 류재인 경희대 치의학과 교수는 “이주민 가정의 아이들은 상한 이가 치료가 안 된 경우가 많았다”며 “직접 진료를 해보면 언어 장벽 때문에 부모의 검진 참여에도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어떻게 버텼을까’ 싶은 이주민 많아” 서울 동대문구의 이주노동자 무료 치과진료소 ‘함께 아시아’ 간판 / 김원진 기자 ‘함께 아시아’는 한국에 거주하는 이주민들에게 무료 치과 치료를 제공하는 비영리 단체다. 2017년 3월 치과의원 15곳, 의료봉사팀 4곳, 기공소 3곳, 치과 의료기기업체 1곳이 참여해 ‘함께 아시아’를 꾸렸다. 현재 회원은 100명 안팎. 운영비는 대부분 회원의 회비로 충당한다. 환자들에게서 비용은 받지 않는다. 다음은 양현봉 ‘함께 아시아’ 대표와 일문일답. -이주민을 상대로 치과 치료를 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이주민들이 한국에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한국 사람들이 하지 않으려는 일을 하는데, 한국에서 받는 처우는 좋지 않다. 갑질도 당하고 상처도 많이 받고. 처음에는 막연히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는 다른 팀들과 힘을 합쳐 서울 중심가에 사무실을 냈다.” -찾아오는 이주민들의 치아 건강 상태는. “아프고 못 먹는 걸 떠나 ‘어떻게 버텼을까’ 싶은 환자분들도 적지 않다. 먹는 것은 물론이고, 심미적·심리적 부분도 크게 문제가 있었을 것 같은 분들을 보면 매번 놀란다.” -상태가 안 좋을 때까지 버틴 이유는 무엇일까. “먹고사는 생존의 다급함이 훨씬 우선하는 분들이 이곳을 찾아온다. 말씀은 안 하지만, 본국에 보내고 남은 돈 중에서 치과 치료를 우선순위로 삼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비싼 비용 말고도 치료를 주저하는 이유가 있을까. “몇년 전 한겨울이었다. 얇은 점퍼를 입고 마산인가, 부산인가에서 온 분이 있었다. 멀쩡한 이가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이분이 이를 하려고 돈은 조금씩 모아둔 상황이었다. 애초에 치과 치료비가 비싼데다 이주민이라는 이유로 더 큰 비용을 낼 것 같아 불안했다고 하더라. 그때 위아래 다 틀니가 필요했고 해드렸다.” -코로나19 때 잠시 문을 닫았다 최근 다시 진료를 시작했는데. “우리도 고민이 참 많았다. 감염병 확산 때문에 의료진이 위축되고. 그런데 확 멈춰버리면 다시 시작이 어려워진다. 조금씩 부분 진료를 시작했고, 10월 말부터는 코로나19 이전처럼 운영한다.” -무료진료소만으로는 한계가 느껴질 때도 있을 텐데. “아무래도 오려는 분들이 많다 보니 저희도 보험이 있는 분들은 보험되는 치료는 받고 와달라고 요청한다. 정부의 역할에도 한계가 있겠지만, 이주민들 또한 조금 더 공적 의료체계 내에 들어오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
- [오늘을 생각한다]이주민 삶 유예하는 출국 유예(2021. 02. 05 14:52)
- 2021. 02. 05 14:52 오피니언
- 알고 지내는 이주민들 여럿이 체류자격 갱신이나 변경, 신청을 위해 출국 후 재입국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국내에 발이 묶여 있다. 국제선 항공편을 운항하지 않아, 항공편이 부정기적이고 소규모로 운항하고 있어, 해외 입국자를 위한 자가격리 시설의 수용 능력이 부족해 등 출신 국가마다 사정은 제각각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출국 유예 상태로 한국에 머물고 있다는 것, 그로 인해 기본적인 삶마저 유예되고 있다는 것이다. A는 지난해 4년 10개월간의 체류 기간이 만료됐다. 하늘길이 막히면서 입국이 여의치 않자 정부는 A와 같은 이주노동자들이 취업 활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체류 기간을 일괄적으로 50일 연장해주었다. 50일이 지나도 귀국할 수 없는 상황은 변하지 않았지만, 더 이상 체류 기간을 연장받을 수는 없었다. 비전문직 이주노동자들에게 5년 연속 체류 기회를 주지 않는 정주화 방지 원칙에 따라 A는 체류 기간 연장 대신 출국을 유예받았다. 출국 유예를 받으면서 A는 외국인등록증을 반납해야 했다. 체류가 ‘불법’은 아니지만, 체류 기간은 끝난 것이기 때문에 원래 갖고 있던 체류자격도 사라졌다. 체류자격이 없으니 취업을 할 수도 없다. 출국 유예를 수차례 갱신하면서 벌어둔 돈을 까먹다 보니 초조해졌다. 일자리를 구하자면 못할 것도 없지만 그러다가 적발이라도 되면 고용허가제로 재입국해 4년 10개월을 더 일하려던 계획이 물거품이 될 터였다. 걱정이 쌓이니 몸도 안 좋아졌다. 하지만 병원에 갈 수도 없었다. 체류자격이 없어지면서 건강보험 자격도 상실되었기 때문이다. 난민 청소년 B는 난민 불인정 결정 후 당장 본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사정으로 출국 유예를 받았다. 체류자격도 취업허가도 없는 B에게 그나마 법이 허용하고 있는 것은 초·중등교육이었다. B는 고등학교에 다니며 대학 진학을 준비했고, 얼마 전 원하던 대학에서 입학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출입국 당국은 출국 유예 상태로는 대학에 다닐 수 없다며 B에게 본국이든 제3국이든 나가서 유학생 비자를 발급받아 올 것을 요구했다. 항공권을 구하기도 어렵거니와 자가격리와 비자발급에 소요될 시간까지 고려하면 도저히 대학의 등록 기간을 맞출 수 없겠다는 계산에 B는 절망에 빠졌다. 코로나19가 올해도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라고 한다. 국경 간 이동 제한도 한동안은 이어질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A나 B처럼 이미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이주민들에게 체류관리의 원칙을 내세우며 무조건 나갔다가 들어와야 한다고 떠미는 것은 불합리하다. 나갈 수 없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이들에게 아무런 권리도 자격도 가질 수 없는 출국 유예만을 허락하는 것은 부당하다. 출국 유예가 기약 없이 길어지다 보면 이주민들은 생존의 위협을 감수하거나 위법한 길을 택하는 기로에 설 수밖에 없다. 이주민들에게 출국 유예가 아닌 국내에서 체류 기간을 연장하거나 체류자격을 신청할 수 있는 기회를 허용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 [주목! 이 사람]‘이주민통번역센터 링크’ 김나현 센터장 “언어장벽으로 인한 차별 없어야”(2020. 02. 14 15:50)
- 2020. 02. 14 15:50 사회
- “한국어가 모국어가 아닌 동료 시민들에게 알려주세요!” 올해 설 연휴 전날인 1월 23일부터 27일까지 소셜미디어(SNS)에 15개 언어로 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예방수칙’ 포스터가 공유됐다. 이 기간 질병관리본부가 공개한 한국어·중국어·영어 포스터 외에 베트남어·타갈로그어·캄보디아어·네팔어·러시아어·일본어·인도네시아어·미얀마어·스리랑카어·태국어·방글라데시어·우즈베키스탄어 등 13개 버전이 더해졌다. 부산에 있는 ‘이주민통번역센터 링크’가 손수 내놓은 번역물이었다. 김나현 링크 센터장(46)은 “200만 명이 넘는 한국의 이주민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활동가들이 힘을 모았다”고 했다. 김 센터장도 베트남에서 온 이주민이다. 1995년 산업연수생으로 부산에 와 3년간 일했고, 한국인과 가정을 꾸렸다. 2012년 문을 연 링크는 이주노동자·결혼이민자·난민 등 이주민들에게 모국어 통·번역을 지원한다. 부산·경남 이주노동자 인권단체 ‘이주민과 함께’가 의료팀을 운영하다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깨닫고 부설기관 링크를 설립했다. 15개 언어 50명의 이주민 활동가가 참여한다. 주력 분야는 의료통역. 지난해부터는 부산대병원과 부산의료원에 베트남어·중국어·영어 통역활동가를 파견하고 있다. 올해는 2년 전부터 진행해온 사법통역 전문교육에도 집중할 예정이다. “저 역시 이주여성으로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간 뒤 우연한 기회에 ‘이주민과 함께’에서 일하게 됐어요. 이주민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돕고 싶은 마음이었죠. 이주여성 교육상담, 이주노동자 지원 분야를 거쳐 2018년 중순 링크에 왔어요. 그러고보니 부산에 산 기간이 베트남에 있던 기간보다 훨씬 길어졌네요.(웃음)” 매 순간 통·번역 지원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낀다. 일요일마다 단체에서 운영하는 무료 진료소를 찾은 한 이주노동자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다른 병원에서 받은 진단서를 내밀었다. 진단서에는 ‘담낭염이 있어 다른 병원에 가야 한다’고 쓰여 있었다. 하지만 노동자는 문장을 이해하지 못했다. 병원에 다녀온 뒤에도 며칠간 혼자 앓기만 했다. 그는 무료 진료소에서 곧바로 응급실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언어소통만 잘 됐으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겠죠. 임금체불 같은 경우도 말이 잘 안 통하다보니 자신이 생각한 체불임금보다 적게 받거나 아예 못 받는 경우가 있어요. 미리 링크에 지원신청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 일이 다 끝난 후에 이야기를 듣게 되니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사업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사업주가 동의하지 않으면 다른 업체로 옮길 수 없는 게 현실이에요. 이주노동자들이 나중에 본국에 돌아가더라도 한국에 있는 동안에는 노동자답게 일하고, 원하는 여가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링크는 언어장벽으로 인한 차별을 뛰어넘는 사회를 꿈꾼다. 김 센터장은 “한국에 사는 이주민으로서 어떻게 한국인과 이주민들이 어울려 살 수 있을까 고민하고, 좀 더 동등하고 평화로운 사회를 만들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 주목! 이 사람
- 이주민 프로그램에 ‘차별과 배제’ 있다(2019. 11. 25 14:01)
- 2019. 11. 25 14:01 문화/과학
- #“저는 국밥!” 무슨 음식을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한 외국인 출연자가 말한다. “미국에서 한식 파는 분들이 많이 생기는데 불고기·삼겹살은 있지만 국밥은 찾을 수가 없어요. 새우젓 찍어 먹으면 정말 맛있어요” 패널들은 감탄한다. “진짜 한국 사람이다”, “국밥 좋아하면 끝나는 거지.” #미국에서 온 운동코치가 동네에서 수업을 한다. 운동복 차림의 이주여성들이 공원에 모여 있다. 그 위로 ‘중국·몽골·필리핀·네팔·캄보디아 다문화 이주여성들을 위한 수업’이라는 자막이 뜬다. 일러스트/김상민 기자 대다수는 무슨 이야기인지 갸우뚱할 것이다. 이주민 이야기를 다룬 예능·교양 프로그램 속 차별 요소들이다. 방송이 공익성과 오락성을 적절히 버무려가며 다문화를 다루는 건 반가운 일이다. ‘서로를 이해하자’는 기획의도 아래 만들어진 프로그램인데 차별이라니. 무슨 소리일까. 선량한 차별 “한국에서 음식문화가 굉장히 중요하고, 같이 먹는다는 게 가까워진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어요. 처음엔 한국음식 먹는다고 ‘한국 사람 다 됐다’는 말 들었을 땐 칭찬 같았죠. 많이 듣다보니 나는 나인데, 한국 사람이 돼야 하는가. 무언의 압력으로 느껴져요.”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통·번역지원사로 일하는 장동희씨(49·일본)는 말한다. 이주한 지 20년이 넘었다. 매운 걸 잘 못 먹어서 김치를 즐기진 않는다. 한국음식을 잘 먹어야만 인정해주는 듯한 분위기가 부담될 때가 있다. 이주민이 출연하는 방송 프로그램은 한국인다운 식습관과 일상생활을 매우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꼭 ‘한국 사람 다 됐다’라는 말이 따라붙는다. 이는 한국문화를 흡수하도록 하는 ‘동화주의’와 맞닿아 있다. 이주민들이 하루빨리 한국문화에 동화되기를 기대하지만 그들 문화를 배우려는 모습은 찾기 힘들다. ‘다문화’라는 용어도 적절하게 사용하지 못한다. 단적인 예로 서구에서 온 사람들의 국제결혼은 ‘글로벌’이라고 포장되지만 다른 지역이면 ‘다문화’가 돼버린다. 다문화는 동남아시아 등 일부 지역을 가리키는 용어가 아니다. 어린이용 사전에서도 다문화 사회를 ‘한 국가나 한 사회 속에 다른 인종·민족·계급 등 여러 집단이 지닌 문화가 함께 존재하는 사회’라고 알려준다. 다문화 개념을 잘못 쓰면 주류사회 성원과 구분하고 배제하는 도구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 교실에선 이주 배경이 있는 아이들의 이름이 사라지기도 한다. ‘다문화’로 불리기 때문이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의 모니터링 결과를 보자. 이주민 4명, 한국인 4명이 지난 6월부터 3개월간 이주민이 출연하는 7개 프로그램을 살펴봤다. EBS의 <다문화 고부열전>·<글로벌 아빠 찾아 삼만리>, KBS1의 <이웃집 찰스>, MBC에브리원의 <대한외국인>·<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등이다. 거의 모든 프로그램에서 ‘동화주의’ 요소가 발견됐다. 결혼 이주여성이나 이주노동자를 가난하고 도움을 줘야 할 대상으로 묘사하는 관행도 여전했다. 모니터링 보고서는 “방송이 차별과 배제의 원인을 인종적인 편견과 차별로 다루기보다 개인적인 감정이나 일시적·감정적 갈등 상황으로만 봉합하고 있다”며 “공적 매체인 방송이 차별과 배제를 강화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위험한 포맷 <다문화 고부열전>은 가장 많이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프로그램이다. 갈등의 원인 제공자는 주로 이주여성으로 그려진다. 이후 두 사람이 며느리의 고향을 여행하고, 서로 이해하게 됐다는 결말을 낸다. 갈등과 화해 구도지만 이주 배경이 있는 가정의 부정적 모습만 부각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다. 지금은 종영한 KBS1 <러브 인 아시아>가 ‘착한 며느리와 순종적 아내’ 포맷이었다면, <다문화 고부열전>은 ‘못된 며느리’를 등장시켰다는 평도 나온다. 민언련 모니터링 기간에는 짧은 바지를 즐겨입는 며느리가 등장했다. 시어머니는 “한국에 왔으니 한국 법을 알라”며 며느리를 나무란다. 일터에서 늦게 돌아온 며느리 때문에 밥때를 놓쳤다며 “날 놀리느냐”고 타박하는 시어머니도 있었다. 며느리는 “늦게 들어와서 잘못했어요”라고 어머니를 달랬다. 내레이션은 이 상황을 화기애애하게 전한다. “금세 화가 풀린 시어머니. 아이처럼 투정 부리다가도 며느리가 살뜰하게 챙겨주면 금세 촤~ 풀립니다.” 정혜실 이주민방송 MWTV 대표는 “위험한 포맷”이라고 지적했다. 이주여성이 가부장 문화를 그대로 따라야 한다는 뉘앙스를 풍기기 때문이다. 그는 “이주여성들은 굉장히 다양한 삶을 살고 있는데 (시청자들은) 개인의 맥락은 알지 못한 채 갈등 구조 안에서 성차별적인 것들을 받아들이게 된다. ‘못사는 나라에서 온 여성이니 내가 당연히 우월한 위치에 있다’, ‘돈 주고 사왔는데 그렇게 사는 게 어디야’라는 인식을 내면화한다”고 말했다. 찍어야 한다 “(방송을) 찍는 건 너무 중요하다. 아무것도 안 만드는 건 더 큰 문제다.” 모니터링 참가자들은 입을 모은다. 하지만 ‘불편한 것도 참 많다’는 비웃음 섞인 시선을 거두기 힘들다. 핵심은 이것이 개인이 아닌 미디어의 문제라는 데 있다. 채영길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다양한 1인 미디어들이 유튜브 등에서 개인 표현을 자유롭게 하는 시대다. 이들은 이주민같이 소수자에 대해 편견이나 선입견이 들어간 이야기를 자주 하는데, 언론·방송이 그 단서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우리가 잘 모르는 소수자에 대한 생각을 머릿속에만 담아두거나 친구와 이야기하는 정도였지만, 지금은 개인적인 네트워크에 의해 사회적으로 확산된다”며 “방송의 사회적 책임이 더 커졌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일 의무도 커졌다”고 했다. 김언경 민언련 사무처장은 “자꾸 차이를 드러내 서로의 경계를 보여주려 하지 말고, 똑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공감의 요소를 찾아나가는 데 방점을 찍으면 실수가 덜 나올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차이를 말한다면 우위를 따지지 않고 그대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며 “방송을 만드는 사람에겐 취사선택의 여지가 아니고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라고 했다. 이주여성 단체 ‘톡투미’를 이끄는 이레샤(44·스리랑카)는 말한다. “저는 20년을 이레샤가 아닌 ‘다문화 여성’으로 살고 있어요. 방송이 이주민들을 신기하고 특별한 존재로만 다루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방송의 힘이 정치인의 말, 다문화 정책보다 크다고 보거든요. 사람들은 이주민에게 ‘어디서 왔냐’고 묻고 ‘스리랑카에서 왔다’는 대답을 기대하지만, ‘안양에서 왔어요’라고 말할 수 있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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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금희·박상영, 이주민 삶과 음식 맛보러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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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왓챠 오리지널이 2월 28일 미식 여행 리얼리티 <조인 마이 테이블>을 첫 공개한다. <조인 마이 테이블>은 우리나라 곳곳에 자리 잡은 이주민들의 삶, 그들의 음식을 따라가는 여행을 그린 프로그램이다. 정감이 묻어나는 따뜻한 목소리로 ‘국민 아나운서’로 불리는 방송인 이금희와 소설 <대도시의 사랑법>, 에세이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 등으로 잘 알려진 박상영 작가가 진행자이자 관찰자로 출연한다. 프로그램은 우리나라에 터를 잡고 살고 있는 이주민들이 자신의 사연과 음식에 관한 정보가 담긴 가이드북과 함께 초대장을 보내면 두 관찰자가 가이드북을 따라가며 각 지역을 여행하고 음식을 맛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존의 친숙한 음식 예능 포맷에 이민자들의 삶을 녹여내, 사람과 삶에 대한 따스한 시선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또한 음식 예능의 대표이자 아름다운 영상미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2>의 제작진이 참여해 제주도부터 김해, 광주 등 대한민국 방방곡곡의 다채로운 풍경을 담아낼 예정이다. 낯설지만 흥미로운 이국의 음식들을 더욱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조인마이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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