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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6,858 건 검색)

북한군 손편지 언급한 오세훈 “민주당 반대한 북한인권재단 설립하자”
2024. 12. 26 13:55지역
... 지키는 것이다. 이 단순한 진리를 잊는 순간 정치는 괴물로 변하고 만다”며 민주당이 반대해 북한인권재단 설립이 멈췄다고 언급했다. 그는 “북한의 참혹한 인권 실태를 밝혀내고, 실질적 지원과 희망의...
손편지오세훈민주당북, 러시아 파병
“입 닥치라” 폭언 후에도 “공무집행 방해로 현행범” 폭언 이어간 인권위원
2024. 12. 23 18:53사회
... 대자보를 인권위 내에 붙였다. 인권위는 이날 재상정된 ‘12·3 비상계엄 사태’에 관한 인권위 직권조사의 건을 논의하면서 재차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중대한 사안이니 공개 안건으로...
‘여성소방관’ 산불 현장 출동 제외…인권위 판단은 ‘성차별’[플랫]
2024. 12. 23 14:26사회
... 발생한 충남 홍성과 대전·금산에서 발생한 산불의 현장 출동에서 배제됐다며 직속 팀장인 B씨를 인권위에 진정했다. B씨가 산불 지원에 화학차를 출동시키며 담당자인 A씨를 제외하고 남성 대원을...
플랫
인권위, 여성 소방관 산불 현장 출동 제외는 성차별 인정
2024. 12. 23 12:00사회
... 발생한 충남 홍성과 대전·금산에서 발생한 산불의 현장 출동에서 배제됐다며 직속 팀장인 B씨를 인권위에 진정했다. B씨가 산불 지원에 화학차를 출동시키며 담당자인 A씨를 제외하고 남성 대원을...

스포츠경향(총 347 건 검색)

인권위, ‘격리·강박 환자 사망사건’ 양재웅 허위기록 발견…수사 의뢰”
2024. 12. 26 16:59 생활
쇼닥터 양재웅 지난 5월 30대 여성 입원환자가 폐쇄병동에서 17일 만에 격리·강박 당하다 사망한 부천 더블유(W)진병원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경찰에 수사 의뢰 결정했다. 지난 23일 한겨레에 따르면, 인권위의 한 관계자가 신문에 “조사 실무부서가 유족의 진정에 따라 지난 8월 부천 더블유진병원에 대해 방문조사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수사 의뢰 의견으로 보고서를 제출했다”며 “지난 20일 담당 소위인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에서 이런 결론을 인용하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수사 의뢰 대상에는 양재웅 원장은 물론 사망 피해자 A씨의 주치의와 당직의 등이 모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권위는 조사과정에서 피해자에 대한 격리·강박과 관련한 허위 의무기록도 발견했다고 밝혔다. A씨의 유족들은 지난 6월30일 인권위에 사망사건의 진실을 밝혀달라는 진정을 낸 데 이어 부천원미경찰서에 양재웅 병원장 등 의료진 6명을 상대로 의료법 위반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고소했다. 사건을 담당하는 부천원미경찰서 관계자는 지난 20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아직 검찰 송치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의료단체에 자문요청을 해놓고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인권위가 수사 의뢰를 하게 되면 답보상태였던 경찰 수사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쇼닥터로 잘 알려진 양재웅 원장은 최근 100억원대 건물 소유 사실이 알려졌다. 24일 파이낸셜뉴스에 따르면, 양재웅 원장은 지난 2022년 7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대의 건물을 자신이 대표로 있는 주식회사브라더월드 명의로 매입했다. 브라더월드는 양 원장이 친형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양재진 원장과 함께 운영 중인 광고 대행사다. 파이낸셜뉴스는 양 원장이 매입한 한남동 건물은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로, 2022년 당시 호가는 105억원이었으나 실제 거래는 100억원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양 원장은 KBS 2TV ‘생생정보’, SBS ‘모닝와이드’ 등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자문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채널A ‘하트시그널’, MBC 에브리원 ‘장미의 전쟁’ 등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5월 다이어트 약인 디에타민(펜터민) 중독 치료를 위해 양재웅이 원장으로 있는병원에 입원했던 A씨는 며칠 후부터 배변의 어려움 등을 호소하다 27일 새벽 1시30분쯤 격리·강박됐고 2시45분쯤 강박에서 풀려났지만 4시쯤 숨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사인은 ‘급성 가성 장폐색’으로 추정됐다.
“‘김호중 방지법’ 명칭은 인권침해···불필요한 오명” 팬덤 목소리
2024. 11. 18 11:50 연예
음주 뺑소니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가수 김호중. 연합뉴스 ‘음주 뺑소니’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가수 김호중 팬덤이 행동에 나섰다. 일명 ‘김호중 방지법’으로 불리는 도로교통법 일부 개정안을 두고 가수의 인권침해라는 것이다. 김호중 일부 팬덤은 지난 17일 일부 언론사에 항의 내용을 발송하며 “특정 개인의 이름을 법안에 비공식적으로 결부시키는 것은 해당 개인의 명예와 인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본래 법적용과는 무관하게 개인에게 불필요한 오명을 씌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에서 통과된 법안은 명확한 명칭과 목적을 갖고 있다. 이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언론의 본분은 정확성과 객관성을 지키는 것”이라며 “정식 명칭 대신 자극적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오히려 대중의 오해를 초래하며 법의 취지를 흐리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기사 작성 시 ‘김호중 방지법’이 아닌 공정한 법적 명칭 사용 ▲개인의 명예와 인권을 훼손하지 않는 언론 윤리 준수 ▲대중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품격 있는 기사 작성과 함께 ▲김호중 가수 이름과 사진을 즉시 삭제와 사진 도용에 대해 정정 보도 및 공식 사과를 게시할 것을 요구했다. 앞서 여야는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도로교통법 일부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술타기 수법으로 음주 측정을 방해하는 행위가 법적으로 금지된다. 음주 측정 방해자가 음주 측정 거부자와 동일한 처벌인 ‘1년 이상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도 이번 개정안에는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은 자동차 등, 노면전차 또는 자전거를 운전한 후 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으로 추가로 술을 마시거나 혈중알코올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의약품 등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물품을 사용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했다. 앞서 김호중이 지난 5월 9일 음주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달아난 뒤 캔맥주를 마시는 등 술타기 수법을 썼다는 의혹을 받으면서다. 음주운전을 부인하던 김호중은 뒤늦게 음주운전을 시인했으나 검찰은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추산하는 위드마크 공식으로는 사고 당시 김호중의 정확한 음주 수치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결국 음주운전 혐의는 제외한 채 기소했다. 이후 김호중 사례와 유사한 술타기 수법으로 음주운전을 회피하는 사례가 연이어 적발되자 법안을 개정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김호중은 음주 뺑소니 사건으로 인해 지난 13일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았다. 김호중은 음주운전 사고를 낸 뒤 매니저가 대리 자수를 하고 소속사 본부장이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를 삼키는 등 소속사 관계자가 조직적인 범행 은폐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매니저에게 대리 자수를 지시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소속사 대표 A씨와 본부장 B씨는 각각 징역 2년과 징역 1년 6개월, 매니저는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1심 재판부는 “음주운전 사고 후 전반적인 태도가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죄책감을 가졌는지 의문이다”며 “뒤늦게나마 범행을 인정, 피해자와 합의한 점을 고려했다”고 했다. 김호중은 법원의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2034 사우디 월드컵, 연봉 2000억 네이마르는 “최고 대회 될 것” vs 인권단체 “개최 중단하라”
2024. 11. 12 13:39 축구
사우디 프로리그 알힐랄 소속 네이마르가 팀 동료와 함께 웃고 있다. EPA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의 2034 FIFA 월드컵 개최가 유력한 가운데 상반된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사우디 프로페셔널리그에서 2000억원 넘는 연봉을 받는 브라질 축구 스타 네이마르는 “역대 최고의 대회가 될 것”이라며 적극 지지했지만, 국제인권단체들은 인권침해 우려를 이유로 개최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알힐랄 소속 네이마르는 11일(현지시간) 사우디 월드컵 유치위원회와의 인터뷰에서 “사우디의 실제 모습은 외부에서 보는 것과 매우 다르다”며 “모든 면에서 선수들을 배려한 최고의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극찬했다. 특히 “경기장과 호텔 간 이동 시간이 짧아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에 최적화되어 있다”며 대회 개최를 위한 인프라를 높이 평가했다. 사우디는 리야드, 제다, 알코바르, 아브하, 네옴 등 5개 도시에 15개의 경기장을 건설하거나 개보수할 계획이다. 또한 18만5000개 이상의 호텔 객실을 추가로 확보하고, 전 세계 인구의 60%가 8시간 비행거리 내에 있다는 지리적 이점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와 스포츠인권연맹(SRA)은 FIFA에 사우디의 월드컵 개최권 부여 절차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한다. 앰네스티의 스티브 콕번 노동권 및 스포츠 분야 책임자는 “적절한 인권 보호 조치 없이 사우디에 월드컵 기회를 주면 심각하고 광범위한 인권침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우디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 게티이미지코리아 특히 인권단체들은 성 소수자 차별, 이주노동자 착취, 표현의 자유 제한 등을 주요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사우디에서는 동성 간 성관계가 사형 선고 대상이 될 수 있으며, 대규모 건설 사업에 투입되는 이주노동자들의 인권 보호 장치도 미흡하다는 것이다. 사우디 월드컵 유치단의 하마드 알발라위는 “성 소수자 팬들을 환영하며 그들의 사생활은 보호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사우디는 유치 제안서를 통해 “차별 없는 대회 환경을 조성하고, 강제노동과 아동노동 금지, 산업안전보건 기준 준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당초 호주, 인도네시아도 2034 월드컵 유치전에 나섰지만, 인도네시아가 사우디 지지를 선언하며 철회하고 호주마저 포기하면서 사우디가 단독 후보로 남았다. FIFA는 다음 달 11일 총회에서 최종 개최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스포츠윤리센터, 스포츠계 비리 및 인권 침해 예방 캠페인
2024. 10. 01 09:57 스포츠종합
스포츠윤리센터, 스포츠계 비리 및 인권 침해 예방 캠페인 스포츠 관련 다양한 비리를 조사하고 징계여부를 권고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이사장 박지영)가 지난 28일 경기 광명스피돔에서 ‘체육계 비리 및 인권침해 예방 캠페인’을 위한 홍보부스를 운영했다. 이번 행사에는 임오경 국회의원, 스포츠윤리센터 박지영 이사장, 경륜경정사업본부 정철락 본부장, 한국금융인재개발원 이득호 대표와 경륜 선수 및 관계자, 지역 시민 등 약 2500여명이 참석했다. 임오경 국회의원은 축사로 “스포츠 분야에서도 투명, 공정, 윤리의 가치 확립이 매우 중요하다”며 “윤리센터가 공정한 스포츠의 가치와 역할을 널리 알리고, 공정하고 건전한 스포츠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지영 이사장은“스포츠윤리센터는 체육인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기관으로서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시민들과 체육인 모두가 스포츠 투명·공정·윤리 의식을 높일 수 있도록 전국체전·전국장애인체전·소년체전· 장애학생체전·생활체육대축전 등 체육 현장에서의 홍보활동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간경향(총 131 건 검색)

‘북한 인권’에 역대급 예산 쏟는 정부, ‘가족 송금’은 수사해놓고 나 몰라라(2024. 11. 18 06:00)
2024. 11. 18 06:00 사회
경찰, 지난해부터 ‘북한 가족 송금’ 탈북민들 수사 “인도적 지원은 면책해야” 지적에도 재판은 계속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회 북한이탈주민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북한 주민은 대한민국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으로,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국가의 가장 기본적 책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통일 독트린’이라는 남북통일 구상을 발표했다. 구체적 방법으로는 ‘북한 주민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인도적 지원’, ‘북한이탈주민(탈북민)의 역할을 통일 역량에 반영’을 제시했다. 통일부는 통일 독트린에 맞춰 내년도 예산을 편성했다. 북한 인권 개선 사업은 올해의 2배인 124억원, 북한인권센터 건립에는 106억원을 책정했다. 탈북민 정착기본금은 1인당 1000만원에서 1500만원으로 늘렸다. 그런데 최근 기자가 만난 한 탈북민은 “윤석열 정부가 탈북민, 북한 인권을 위해 무슨 정책을 편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오히려 “정부는 탈북민을 탄압하고 있다”고 했다. 경찰이 이전 정부에서 수사하지 않았던 ‘북한 가족 송금’을 지난해부터 갑자기 수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탈북민들이 가난에 시달리는 북한 가족을 돕기 위해 돈을 보내는 ‘북한 가족 송금’을 단순히 형식적 법으로 재단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국회 등에서 나왔다.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지난 10월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문제가 제기돼 (안보수사대에서) 수사하지 않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러 탈북민이 이미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남북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 설 수밖에 없는 탈북민들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가족 소식 알려면 브로커 통할 수밖에 “북한의 ‘북’ 자만 떠올려도 눈물이 나요. 북한에 있는 가족들 때문에요. 늙은 부모가 울면서 도와달라고 영상을 보내오면 일이 손에 잡히겠어요? 돈을 안 보내면 밤잠을 못 자요. 여기 사람들은 자기 부모 다 같은 땅에 살고 굶지도 않잖아요. 여기서 웃고 떠들고 살아도 가슴이 타서 재가 남아요, 재가.” 지난 10월 21일 기자와 만난 50대 탈북민 여성 A씨가 말했다. A씨는 2007년 한국에 들어와 18년째 살고 있는데 지난해 7월 갑자기 경찰에서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수사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탈북민들은 한국에 들어오면 브로커부터 찾는다고 한다. 먹고살기 어려운 북한 가족들에게 돈을 보내고 어떻게 지내는지 소식을 주고받고 싶지만 정식 경로가 없어 중국, 북한의 브로커들이 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은 A씨가 외국환 업무 등록을 하지 않은 채 탈북민들 돈을 받아 브로커 쪽 계좌로 보내준 게 법 위반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월 14일 ‘제1회 북한이탈주민의 날 기념식’에서 “북한 주민은 대한민국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으로,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국가의 가장 기본적 책무”라고 말했다. 검찰도 이 논리를 내세워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에서 문재인 정부 인사들을 수사했다. 그러나 경찰은 한국 국민인 탈북민이 북한 주민인 가족에게 돈을 보낸 것은 ‘외국환 거래’라 미등록이면 처벌해야 한다며 수사에 나섰다. A씨는 벌금 1000만원 약식명령을 받자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북한에 살던 어린 시절 선생님이 되겠다는 꿈을 꿨던 A씨는 ‘출신성분’ 때문에 모두 포기했다고 했다. A씨의 친척이 해방 이후 남쪽으로 가 한국전쟁에 참전한 반동분자라는 이유로 A씨 가족도 북한에서 반동분자로 분류됐다. 가난과 탄압을 피할 수 없었다. 탈북 후 한국으로 온 A씨는 밤낮없이 식당 일을 하며 돈을 벌었다. 모은 돈으로 자녀를 비롯해 다른 가족 몇 명을 한국으로 데려왔고, 북한에 남은 부모와 가족들에게는 브로커를 통해 돈을 보냈다. 그러면서 중간에서 다른 탈북민의 돈을 전달해주는 일도 하게 됐다. 북한이 경의선과 동해선 남북 연결도로를 폭파한 다음 날인 지난 10월 16일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전망대에서 북한의 선전마을이 뿌옇게 보인다. 김창길 기자 송금 과정엔 위험이 뒤따르지만 A씨는 탈북민들이 송금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감자나 콩을 심어도 싹이 나기도 전에 다 파먹으니까 나질 않는 거예요. 농사를 지으면 하룻밤 깜빡하면 금세 다 없어져요. 오죽하면 군대가 농장 밭을 지키겠어요? 겨울엔 먹을 게 없으면 남의 집 감자를 도둑질할 정도니까요.” 세 살배기 딸을 북한에 두고 온 탈북민, 80세 넘은 부모의 건강을 걱정하는 탈북민이 A씨에게 소식을 좀 알아봐 달라고 연락해왔다. A씨의 동생들은 송금 문제로 북한 보위부 조사를 받았고 소식이 끊겼다. 이마저도 브로커 같은 선이 없으면 정보를 듣지 못한다. A씨가 말했다. “(돈을 전달하면서) 저는 단 1전도 뗀 게 없어요. 정부도 이날 이때까지 몇 년 동안 돈을 보냈지만 한 번도 잡은 적이 없어요. 정말 문제가 있으면 정부에서 그동안 왜 가만히 뒀겠어요? 먹고살라고 조금씩 보내주는 건데 그걸 문제 삼으면 어떡하나요. 탈북민들은 북한 가족이 어떻게 될까봐 여기서도 떠들지 못하고 조심히 사는데요.” 휴민트 역할 탈북민도 송금 수사 대상 탈북민 부부인 주수연(45)·황지성씨(45)는 지난해 4월 경찰에게 갑작스러운 압수수색을 당했다. 경찰이 내민 압수수색 영장엔 주씨가 북한 가족 송금에 관여했다는 내용뿐 아니라 북한과의 연계 혐의도 적혀 있었다. 경찰은 영장에 “대금의 정확한 전달을 위해 북한 내 공범이 수수료 일부를 반국가단체 구성원에게 제공했을 가능성이 있고, 외화벌이 사업이나 국내 탈북민 정보수집을 위해 반국가단체 구성원이 브로커로 활동하거나 공모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향후 불법과 탈법적인 자금 거래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커 수사가 필요하다”고 썼다. 주씨는 지난 9월 약식기소돼 벌금형을 받았고, 조만간 정식재판을 청구할 예정이다. 지난 11월 2일 기자와 만난 주씨 부부는 윤석열 정부 경찰의 송금 수사에 강한 분노를 표했다. 그 배경엔 이들 부부가 중국, 북한의 브로커들과 교류하면서 북한 가족들의 생계 지원, 소식 전달을 넘어 탈북민들의 탈북을 돕는 역할을 해왔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주씨는 “갈 곳이 없을 때 나를 받아준 게 고마워서 이 땅에 해되는 짓을 안 하고 애국하며 살았다”며 “그런데 경찰이 증거도 없이 우리를 간첩으로 몬 것”이라고 했다. 황씨는 구출한 탈북민 중에는 인신매매로 팔려 갔던 여성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이다. “제가 데려온 (북한) 사람이 2000명이 넘어요. 작년에 입국한 탈북민의 절반은 우리 가족이 입국시켰어요. 중국에 팔려 가 있는 사람들을 돈 지불하고 구출했단 말이에요. 왜 우리 조선 여성들이 이렇게 비참하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마음에 한 사람이라도 빼 오자고 시작한 일이었어요. 이런 아픔을 정부가 알고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엉뚱한 수사만 하는 거예요. 탈북민 정책이라는 게 밑바닥에서 고생하면서 비참한 삶을 겪은 사람들의 말을 들어서 만들어야죠. 정착금 올려주겠다고요? 아래는 탄압하면서 북한 인권을 이야기할 무슨 자격이 있나요? 내 부모한테 내가 돈을 보내는데 대통령이라도 보내지 말라고 할 자격이 있는 건가요?” 지난 10월 14일 한 시민이 출입이 통제된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내 자유의 다리를 바라보고 있다. 김창길 기자 주씨 부부는 브로커들 사이에 오가는 북한 관련 정보를 수집해 한국 정보기관에 넘겨주는 일종의 ‘휴민트’(정보원) 역할도 수행했다고 했다. 그러나 경찰 수사로 정보를 주고받던 선들이 끊어지고 있다고 했다. 황씨가 말했다. “북한의 물가 같은 것은 초보적인 정보예요. 탈북민들이 수집하는 거죠. 내가 거기 가서 장 볼 일이 있나요? 왜 알아보겠어요? 탈북민 송금이라는 게 부모·형제의 생계도 있지만 대북 휴민트로 정보기관이 많이 이용합니다. 총칼 없는 전쟁 시대에 이런 휴민트를 죽인다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죠. 나라에 충성한 결과가 수사라니 정말 분하고 억울하고…. 경찰이 통장 내역을 다 파헤치고 15년간 구축한 인맥을 다 파괴해버렸어요. 토사구팽이잖아요. 결국 정권을 연장하는 구실이 필요한 거 아닌가 싶어요. 만약 우리가 간첩으로 밝혀졌다면 보수 정부 들어서 숨어있던 간첩을 잡았다고 자랑했을 거 아니냔 말이죠. 웃기는 일입니다.” 이들 부부는 과거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 네 명을 잡는 실마리를 제공해 정부로부터 포상금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제는 탈북민들의 북한 가족 송금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재판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통일부는 탈북민 지원과 북한 인권 증진을 연일 강조하면서도 경찰의 송금 수사는 방관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수사·재판에서) 인도적 측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외국환거래법은 합법적인 금융 거래가 제도화된 나라와의 관계를 상정한 것이고, 그게 안 되는 나라(북한)와 상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제도 개선은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지만 현행 제도하에서 유연하게 운용할 필요는 있다”고 했다. 처벌 사례 없어 법원 태도도 오락가락 북한 가족 송금을 처벌한 사례는 거의 없다. 그렇다 보니 판사마다 사건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오락가락하고 있다. 탈북민 A씨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북부지법 판사는 현 경찰과 통일부의 자료, 과거 정부의 합법화 추진 등을 추가로 검토해보기로 했다. 반면 D씨 사건을 심리하는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판사는 “이게 대체 무슨 사건인데 변호인들이 많이 붙냐”, “최대한 조용히 처리해야 맞는 것 아니냐”며 심리를 서둘러 종결하자고 했다. 대한변호사협회 북한이탈주민 법률지원위원회가 공익소송으로 이 사건들을 수임해 무료 변론하고 있다. 탈북민들이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 가족에게 소액의 돈을 보낸 것이 외국환거래법상 ‘등록하지 않고 외국환 거래를 업으로 한 것’에 해당하는지, 북한에 돈을 보낸 행위가 외국환 거래인지가 재판 쟁점이다. 탈북민 측은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는 헌법 제3조를 근거로 외국환 거래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A씨 사건의 경우 탈북민들이 A씨 계좌로 입금한 액수만 확인될 뿐, 실제 북한으로 넘어간 돈이 얼마인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검찰은 재판에서 “금액이 중요한 것은 아니고 외국환 거래를 업으로 한 게 문제”라고 주장했다. 앞서 경찰의 송금 수사는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을 넘겨받는 과정에서 실적 쌓기를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찰청 안보수사국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외국환 업무를 업으로 등록하지 않고 수수료를 챙기는 것은 현행 실정법 위반이기 때문에 (기소된 탈북민들에 대한) 사법처리 절차는 그대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가족 송금 명목으로 과도한 수수료를 요구해 탈북민이 피해를 입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그런 고소·고발이 들어오면 수사는 이뤄질 수 있다”며 “(안보수사대에서는) 인도적 목적 등을 고려해 단순히 돈을 보낸 사실만으로 인지수사를 하기보다는 안보에 직접 관련이 있는 중요사범 위주로 수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북한 가족에게 돈 보내면 범죄?…탈북민 “이게 말이 되냐”[주간경향] “북한이 도발해 온다면 우리는 이를 몇 배로 응징할 것입니다. ‘전쟁이냐 평화냐’의 협박은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것은 북한 정권이지, 북한 주민은 아닙니다. 정부는 탈북민들이 우리 사회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지난 1월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한 말이다.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407130900051
[신간]얘들아, 인권이 무엇인지 아니?(2024. 08. 28 06:00)
2024. 08. 28 06:00 문화/과학
창비 인권만화 세트 손문상 외 지음·국가인권위원회 기획·창비·세트 49000원 “우와~ 할아버지는 이 많은 장난감을 어떻게 다 만드세요?” 산타 할아버지로부터 여러 개의 장난감 선물을 받은 아이가 묻는다. 산타 할아버지는 대답한다. “간단하단다! 외국인 노동자를 시키지. 하루 12시간씩 휴일 하루 없이 월급 60만~70만원으로 부려먹을 수 있단다.”(창비 인권만화 <십시일反> 중 ‘산타 할아버지와의 대화’) 한국을 대표하는 20명의 만화가와 국가인권위원회, 창비가 함께 펴낸 <창비 인권만화> 시리즈 개정판(전 3권)이 20여 년 만에 출간됐다.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인 <십시일反>이 나온 2003년만 해도 한국사회에서 인권은 낯선 단어였다. 6년 전인 1997년 첫 평화적 정권교체가 이뤄지고 군사독재 정권의 그림자가 걷혔지만, 일상에선 여전히 폭력이 난무하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인권이 무엇인지를 만화를 통해 친근하게 알려주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시리즈다. 첫 책을 낼 때만 해도 작가들과 출판사는 널리 읽힐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지만, 예상외의 큰 사랑을 받았다. 학교와 어린이·청소년 공공기관 등에서 입소문이 났다. <십시일反>은 초등학교 6학년 국어활동 교과서에도 수록됐다. 20여 년의 세월이 흐른 만큼 과거의 역사가 돼버린 이야기도 있다. 태아가 여아라서 낙태를 고민한다는 내용 등이 그렇다. 출판사는 만화를 수정하는 대신 단출한 설명을 붙였다. 인권사의 중요한 장면들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만화 주인공이 유명인이 된 사례도 있다. 두 번째 책인 <사이시옷>에 실린 장차현실 작가의 ‘여배우 은혜’ 주인공 정은혜씨는 배우이자 캐리커처 작가로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보정을 통해 그림이 더 선명하고 또렷해졌지만, 펜과 붓으로 종이에 그림을 그리는 수작업 만화의 결은 그대로 살아있다. 2024년에도 유효한 인권교육 만화이면서 한국사회 ‘인권 역사’를 증언하는 책이다. RNA 특강 송기원·사이언스북스·17900원 잘 알려져 있다시피, 코로나19 백신은 인류 역사상 최초로 사람을 상대로 한 mRNA 백신이다. 저자는 최근 큰 주목을 받는 RNA의 가능성과 한계를 전하며 “지난 50년이 DNA의 시대였다면 다가올 30년은 RNA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습지에서 지구의 안부를 묻다 애니 프루 지음 ·김승욱 옮김·문학수첩·14000원 영화로 제작된 <브로크백 마운틴>을 통해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인정받은 애니 프루의 두 번째 논픽션. 쓸모없는 땅으로 치부돼온 습지와 그곳에서의 삶을 다양한 관점과 방식을 통해 살펴보고 ‘습지 파괴’의 폭력성을 고발한다. 놀랍도록 길어서 미치도록 다양한 칠레 민원정·휴머니스트·18000원 칠레 가톨릭대학 교수로 16년간 칠레에서 머문 저자가 쓴 ‘칠레 입문서’다. 우리에겐 한·칠레 FTA나 피노체트, 아옌데의 이름으로만 알려졌지만, 저자는 칠레의 정치, 경제, 사회 등을 두루 들여다본다.
신간
[오늘을 생각한다]‘감금 쇼’를 벌이는 인권위원(2023. 11. 15 07:00)
2023. 11. 15 07:00 사회
2022년 7월 1일, 국가인권위원회에 군인권보호관이 설치됐다. 군인권보호관 출범식에는 군에서 자녀를 잃은 유가족이 여럿 자리했다. 군에서 발생한 숱한 사망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진 기구였기 때문이다. 2014년 윤 일병 사건 이후 10여 년간 유가족들이 국회와 거리를 다니며 입법을 촉구한 결과이기도 했다. 출범식에 참석한 유가족들은 저마다 눈물을 닦았다. ‘이런 제도가 좀더 빨리 생겼더라면’ 그런 무망한 회한으로. 인권위 역시 이들의 아픔을 잊지 않겠노라 다짐하며 유가족과 함께 인권위 건물 10층에 ‘군인권보호관’ 현판을 걸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현판식 기념사진에 담긴 유가족은 전부 군인권보호관으로부터 수사 의뢰된 상태다.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한 김용원 군인권보호관은 지난 10월 18일 유가족들이 자기 사무실에 난입해 자신을 감금하고 공무집행을 방해했다며 이들을 모조리 경찰에 넘겼다. 하지만 현장에 있었던 이들과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에 따르면 유가족들은 김 보호관 사무실에 들어가기는커녕 문조차 열어보지 않았다. 이날 유가족들이 찾아갔던 사람은 김 보호관과 같은 층에서 집무를 보는 송두환 인권위원장이었다. 이들은 군인권보호관이 정파적 이해관계에 매여 군 인권침해 피해자들을 외면하고, 고(故) 윤 일병 사망 사건 조사를 중단·각하시킨 상황에 대해 기관장인 위원장의 해법을 듣고자 인권위를 찾았다. 아무도 자기 방에 들어오지도, 문을 막지도 않았건만 김 보호관 스스로 밖에 나오지 않았던 것뿐이다. 그런데 유가족들이 위원장을 만나고 돌아간 뒤, 마치 여러 사람이 자신에게 위력을 행사하며 가둬둔 양 일방적 언론플레이를 하며 피해자 행세를 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들어 인권위는 하루도 조용할 날 없이 엉망진창이다. 지난 11월 8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국가인권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렸다. 증인석에는 장관급 위원장과 차관급 상임위원들이 나란히 앉았다. 보통 국감에서는 의원과 감사 대상 기관 간에 공수 관계가 형성되는데 이날 감사에서는 위원장과 김 보호관이 여야 의원의 입을 빌려 서로 다투는 씁쓸한 싸움판이 벌어졌다. 여의도 정쟁의 대리전이 인권위에서 벌어진 셈이었다. 그뿐인가. 요즘 김 보호관은 마음대로 기관 엠블럼을 걸고 출입기자들에게 공식 보도자료인 양 자기 입장문을 배포하고 위원장을 비방한다. 마치 대법관들이 대법원장의 재가도 받지 않고 대법원 명의로 현안에 대한 개별 입장을 발표하는 격이다. 세상 어느 국가기관에서도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일부 인권위원들의 패악은 이제 인권위를 찾은 피해자와 유가족들에게까지 번지고 있다. 금도를 넘었다. 지금의 패악을 막지 못한다면 앞으로의 인권위는 언제나 지금과 같은 난장판일 것이고, 그렇게 점차로 무력해질 것이다. 도와달라고 했더니 수사를 의뢰하는데 이제 어느 피해자가 인권위를 찾아가겠는가. 인권위 스스로 이 기막힌 수사 의뢰부터 철회시켜야 한다.
오늘을 생각한다
[취재 후]두 인권위 상임위원의 ‘자질’(2023. 11. 14 07:00)
2023. 11. 14 07:00 정치
“표현이 정제되지 않은 것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2023년 11월 8일. 인권위 국정감사가 거의 끝나가는 시점, 김용원 상임위원이 한 말입니다. 마지 못한 사과입니다. 이날 오전 여러 운영위 위원이 김 위원의 ‘막말’ 문제를 지적해도 요지부동이었습니다. 국회 운영위 위원인 윤영덕 위원의 끈질긴 사과 요구에 꺼낸 말이었습니다. 송두환 인권위원장이 11월 8일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윤재옥 위원장이 증인선서 절차를 문제 삼자 다시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 앞줄 맨 우측이 김용원 상임위원이고 그 옆이 이충상 상임위원이다. /박민규 선임기자 지난주 기자는 ‘인권위의 추락’ 기사를 썼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새 정부에서 임명된 상임위원과 비상임위원들로 인적 구성이 바뀌면서 ‘인권위의 보수화’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기 보수화된 인권위를 대표하는 현병철 인권위원장 시절 인권위로의 ‘회귀’ 내지는 ‘시즌 2’가 되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걸 넘어섰습니다. 지난해 10월 국회가 지명한 이충상 상임위원, 그리고 올해 2월 대통령이 지명한 김용원 상임위원으로 상임위원이 교체된 뒤의 풍경입니다. 특이한 것은 두 상임위원이 싸우는 대상이 박진 사무총장을 위시한 인권위 사무처 직원들이라는 점입니다. 취재 과정에서 기자가 전해 듣기로는 이들 두 상임위원의 막말·협박에 스트레스를 받은 사무처 직원들의 휴직이 속출하고 있다고 합니다. 정용인 기자기자는 지난 10월 30일 열린 인권위 전원위원회를 취재했습니다. 회의가 열리기 전, 방청신청한 인권단체 사람들이 침해구제1소위 파행과 운영규칙 개악을 시도하는 김용원 상임위원의 사퇴를 요구하는 구호를 복도에서 외쳤습니다. 김용원 상임위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이들의 시위가 회의 방해를 시도하는 불법시위라며 집시법 위반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직을 사퇴하라고 요구하면 적법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무슨 이유가 있는지 도저히 알 수 없는 주장을 한다. 자기네 입맛에 맞지 않으면 물러나야 하는가”라는 것이 그의 논리였습니다. 김 위원에게 “집시법은 옥외집회를 대상으로 적용하는 것 아니냐”고 되물으니 입을 닫았습니다. 이충상 위원은 전화 통화를 거부하고 문자나 카톡으로만 취재를 요구했습니다. 그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박진 총장의 청탁으로 나에게 질문하는 거냐”고 물었습니다. 그는 주간경향의 취재가 ‘박진 총장 및 그 추종자인 인권위 직원들의 청탁 취재’인 근거로 “전원위 이틀 뒤에서야 뜬금없이 연락했으니 인권위 직원들에게 연락을 먼저 하지 않았을 것이고, 인권위 직원들이 주로 일간지 기자들에게 공격을 부탁하다 안 되니까 주간지 담당 정 기자에게 연락해 공격적 취재를 청탁한 것일 것이며, 인권위 직원들과 기자님 사이의 전화·문자·카톡을 조사하면 하청취재인 것이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황당하기 그지없는 주장이기도 하지만, 무슨 권리로 직원들이나 외부인인 기자의 휴대전화를 뒤질 수 있다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다 차치하고서라도 인권위의 진정·조사 대상인 ‘반인권적 직장내 갑질’ 행위를 다름 아닌 인권위 상임위원이 할 수도 있다는 발상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잘 모르겠습니다. 인권위 상임위원의 ‘자질’을 따질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취재 후

레이디경향(총 5 건 검색)

인권 활동’ 조지 클루니, 쌍둥이 자녀까지 위협받고 있다
2024. 08. 31 12:00 연예
조지 클루니가 인권 변호사 부인과 함께 국제 활동을 벌이며 각종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자녀 보호를 위해 사설 보디가드까지 고용한다고 밝혔다. 영화 <셰이브 오브 뮤직> 스틸컷 할리우드 배우이자 감독 조지 클루니는 자녀의 미디어 노출을 극도로 꺼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평상시 경호원까지 고용하고 아플 때는 병원 출입도 하지 않은 채 주치의를 고용하는 등 아이들의 안전에 신경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유는 국제 인권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부인 아말 클루니와 조지 클루니가 ‘클루니 재단’을 통해 국제적 이슈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조지 클루니는 최근 GQ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매우 심각한 주제를 다루고 있으며, 매우 위험한 사람들과 대면하기도 한다. 그래서 자녀들의 사진이 공개되지 않도록 매우 노력해야 한다. 우리는 사생활을 지키기 위해 힘쓰고 있다”라고 전했다. 로이터연합 최근 러시아는 조지 클루니와 부인 아말 클루니가 2016년 함께 설립한 국제 인권 보호 비영리 단체 클루니 정의재단(CFJ)의 활동을 문제 삼으며 러시아 내 활동을 금지했다. 복수의 매체에 따르면 러시아 검찰총장실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클루니 정의재단(CFJ)을 ‘바람직하지 않은(undesirable)’ 단체로 선언하고 러시아에서의 운영을 금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지 클루니는 지난 8월 20일(현지 시각) 자신을 경매에 부쳐 8만 달러 이상(약 1억 원)을 모았다. 낙찰자는 오는 9월 24일에 조지 클루니와 뉴욕에서 함께 칵테일을 즐기고, 저녁 식사를 하며, 사적인 Q&A 시간을 가질 기회를 얻는다. 그러나 그와 부인 아말이 키우고 있는 일곱 살 쌍둥이 엘라와 알렉산더에 관한 질문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조지 클루니는 1989년 배우 탈리아 발삼과 결혼했다가 1993년 이혼했으며, 두 사람 사이에 자녀는 없었다. 이후 레바논계 영국인 아말 클루니와 만나 두 자녀를 키우고 있다. 아말 클루니는 영국 옥스퍼드대와 뉴욕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인권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해리·메건 부부, 美 '케네디 인권상' 받는다…"영국 왕실 인종차별에 용기"
2022. 11. 22 07:21 문화/생활
영국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이 케네디 인권상인 ‘희망의 물결상’을 받는다. 연합뉴스 전 영국 왕자 해리 윈저와 메건 마클이 로버트 F. 케네디 인권상인 ‘희망의 물결상’을 받는다. 다수의 미국 매체에 따르면 ‘로버트 케네디 인권재단(RFKHR)’ 회장이자 로버트 케네디 딸인 케리 케네디는 “오는 12월 6일(현지시간)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이 영국 왕실 내 인종차별에 맞설 수 있는 용기를 보여줬기 때문에 ‘희망의 물결상’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부부와 더불어 ‘희망의 물결상’을 수상할 인물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 프로농구 선수 빌 러셀이다. 케리 케네디는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은 오랜 역사에서 영국 왕실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왕실 내에서 구조적 인종 차별을 갖고 있는지 밝혔다”며 “그런 움직임이 왕실 사람들에게 배척당하고 가족 내 지위를 잃고 사람들이 비난할 것이란 것을 알면서도 용기를 냈다”고 수상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해 3월 메건 마클은 ‘오프라 윈프리와의 인터뷰’에서 유색 인종 여성으로서 “아치를 임신 중 아기의 잠재적인 피부색에 대해 왕실 관계자들 사이에서 우려의 대화가 있었다”며 왕실에서 당한 인종 차별을 폭로했다. 해리 전 왕자와 메건 마클은 ‘오프라 윈프리쇼’에 출연해 왕실에서 겪었던 인종 차별에 대해 폭로했다. 이와 관련해 생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성명을 통해 “제기된 문제, 특히 인종 차별 건에 관해서는 깊은 우려를 전한다. 일부 기억이 다를 수 있지만 해당 발언에 대해서 가족 내에서 진지하게 논의할 것”이라며 “해리, 메건, 아치는 우리에게 항상 사랑받는 가족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해리 전 왕자와 마클은 영국 왕실과 결별을 선언하고 미국에 정착한 뒤 왕실 구성원으로서 모든 지위와 특권을 내려놓았다. 비영리인권단체 RFKHR에서 수여하는 ‘희망의 물결상’은 ‘보다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추구하는 변혁적인 노력’을 한 개인에게 수여된다. 수상자 중에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데스몬드 투투 대주교, 배우 겸 활동가인 조지 클루니 등이 있다. 국내에는 고 김근태 의원과 인재근 의원이 해당 인권상을 수여했다.
대법원 ‘군대 동성 간 성관계’ 무죄 판결…국제엠네스티 “LGBTI 인권에 중요한 승리”
2022. 04. 23 09:16 화제
인권단체 국제엠네스티는 지난 21일 대법원이 내린 ‘군대 동성 간 성적 행위’ 무죄 판결을 두고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국네엠네스티 제공 대법원이 지난 21일 전원합의체를 열고 군형법(제92조의6ㆍ추행)으로 인한 유죄 판결을 뒤집고 국내 LGBTI(성소수자) 군인의 인권을 보장하는 획기적인 판결을 내렸다. 국제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해당 판결에 환영의 뜻을 전하며 “차별에 직면한 성소수자 인권 투쟁에 있어 중요한 순간”이라고 논평했다. 앞서 2017년 군 당국은 동성 간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의심되는 군인을 확인하고 처벌하기 위한 공격적인 수사를 진행했다. 두 군인은 각각 징역 3개월과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수사로 20명 이상의 군인이 같은 혐의를 받고 군형법 제92조의6에 따라 기소됐다. 2심도 1심 판결을 유지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동성 간 성적 행위가 부대 밖에서, 근무 외 시간에, 상호 합의하에 이뤄졌다면 군형법의 동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나아가 이러한 행위의 범죄화는 합리적인 이유없이 군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한하고 헌법상 보장된 차별받지 않을 권리와 평등권과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그리고 행복추구권을 침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선고로 근무시간 여부와 상호 합의 여부에 상관없이 동성 간 합의된 성적 관계를 유죄로 판결한 기존 대법원 판례가 변경된 것이다. 국제앰네스티 장보람 동아시아 조사관은 “이번 대법원의 획기적 판결은 차별에 직면한 LGBTI 인권 투쟁에 있어 중요한 승리다. 한국이 오랜 기간 군대 내 동성 간 합의된 성적행위를 범죄화해온 것은 충격적인 인권 침해였다”며 “오늘의 판결은 군인들이 기소의 위협없이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는데 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한국의 LGBTI 공동체가 직면하고 있는 만연한 낙인을 끝내기 위한 다음 조치로 즉각 군형법 제92조의6을 폐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제앰네스티는 2019년 ‘침묵 속의 복무: 한국 군대의 LGBTI’ 보고서를 발간하고 한국 군대 내 동성 간 합의된 성적 행위의 범죄화가 LGBTI에 미치는 파괴적 영향을 폭로한 바 있다. 자세한 내용은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어린이를 위한 인권 도서
2015. 10. 05 16:14 문화/생활
가족의 울타리를 넘어 주변 환경에 대한 관심을 갖고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기 시작하는 어린이들에게 인권 교육만큼 중요한 게 또 있을까. 국가인권위원회가 추천한 어린이 인권 도서 330권 중 일부를 주제별로 정리했다. ‘틀림’이 아닌 ‘다름’ 아이들은 자신과 다르다고 해서 상대방이 ‘잘못됐다’라고 생각하기 쉽다. 과거보다 훨씬 다원화된 우리 사회에서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고 인정하는 자세는 특히 중요하다. 유아 달라도 친구 다리가 불편한 찬이, 부모님과 따로 사는 지우, 피부색이 다른 미누, 조선학교 학생 리향이 등 서로 다른 아이들을 통해 ‘나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이들이 편견 없이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보여주며 자연스럽게 타인과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법을 깨닫게 한다. 다름의 영역을 성격, 외모, 취향, 장애, 가족 형태, 인종 등으로 점차 넓히면서 다문화 가정이나 장애 같은 사회적 이슈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허은미 글, 정현지 그림 / 웅진싱크빅 초등 저학년 왜 차별하면 안 되나요?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세상, 차별하지 않는 바른 아이로 성장하도록 이끄는 책.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틀림’으로 받아들여 타인의 마음에 쉽게 상처를 입히곤 하는 아이들을 위해 창작됐다. 다양한 선입견을 실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사례를 통해 살펴본 뒤 올바른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눈다. 모든 사람은 생명을 지닌 인격체로서 성별, 인종, 장애, 학력 등에 상관없이 똑같이 존중받을 권리가 있음을 깨닫게 한다. 조지혜 저 / 참돌어린이 초등 고학년 다르니까 재미있어! 모두가 다르니까 저마다 소중하고 특별하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다양성 백과사전’. 생김새, 움직임, 가족, 문화 등 세상의 모든 것들이 얼마나 다양한지, 그 속에 살고 있는 우리가 얼마나 다른지를 알려준다. 세상에 대한 수많은 질문을 쏟아내며 다양성의 가치를 설명하는 이 책은 인권 문제, 빈부 문제, 인종차별 문제, 문화의 다양성 문제까지 폭넓게 다룬다. 엘레나 앙굴로 안투네스 외 2명 저 / 찰리북 다문화 우리 사회는 10가구 중 1가구가 다문화 가정일 정도로 급속히 다원화되고 있다. 편견의 눈으로 바라보기보다 한 나라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 마주해야 할 때다. 유아 모든 가족은 특별해요 누구든 가족이 될 수 있고, 가족이 되는 방법은 참으로 다양하다고 말한다. 피부색이 다른 가족도 있고, 아빠가 없는 가족도 있고, 취향이 서로 다른 가족도 있다고 말이다. 하지만 다양한 삶의 방식을 가진 가족들의 한 가지 공통점은 서로를 사랑한다는 것. 사랑이야말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가족의 본질임을 일깨워준다. 단순한 선과 알록달록한 원색의 그림이 사랑스럽다. 토드 파 저 / 문학동네 초등 저학년 함께 걷는 길 아시아공동체학교로 전학을 간 러시아 소녀 이리나가 친구를 사귀고 꿈을 찾는 과정을 그린다. 다문화 가정의 아이라면 차별받고 힘들게 살아갈 것이라는 어른들의 편협한 시각과 달리, 처한 환경이 다를 뿐 대부분의 아이들은 모두 씩씩하고 건강하게 자란다. 이 책은 차별받는 슬픔이나 고통에 중점을 두지 않고, 다문화 가정의 독특한 배경을 보여주면서 아이들에 대한 긍정적이고 따뜻한 시선을 이끌어낸다. 김서정 글, 한성옥 그림 / 웅진주니어 초등 고학년 무에타이 할아버지와 태권 손자 다문화 가정의 아이가 할아버지를 만나면서 자신의 정체성과 가족의 참의미를 체험해나가는 모습을 담았다. 관우의 아빠는 태국인, 엄마는 한국인이다. 어느 날 태국에 계신 할아버지가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처음 본 할아버지는 관우에게 무척 낯설게 느껴진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라면을 즐겨 먹고 태권도를 따라 하는 동안, 두 사람은 서서히 진짜 가족이 돼간다. 시종일관 아이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묘사해 코믹함과 사랑스러움이 묻어난다. 김리라 글, 김유대 그림 / 웅진주니어 장애 장애를 가졌다는 건 ‘비정상’을 의미하지 않는다. 다만 조금 차이가 있을 뿐이다. 하지만 어른들까지도 장애인의 반대말을 ‘비장애인’이 아닌 ‘정상인’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게 서글픈 현실이다. 유아 나무를 만져보세요 시각장애예술인협회 ‘우리들의 눈’과 협력해 만든 점자 촉각 그림책으로 시각 장애아들을 위해 기획됐지만 비장애아도 읽을 수 있다. 왼쪽 페이지는 점자와 그림을 입체적으로 도드라지게 하고, 오른쪽 페이지는 우리가 시각적으로 접하는 빛과 그림자가 존재하는 세계를 표현했다. 한 소년이 마당에 있는 나무와 자신의 키를 비교하며 서로 다름을 이해하는 이야기가 주요 내용. 크기를 익히도록 도와주는 개념 그림책이지만 성장에 대한 깊은 여운을 담고 있다. 송혜승 저 / 창작과 비평사 유아 내 동생과 할 수 있는 백만 가지 일 엠마의 천진한 시선과 목소리를 통해 동생 아이삭의 장애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동생이 생기면서 아이들이 느끼는 거부감, 기대감, 불안감 등의 심리도 그대로 반영했다. 엠마의 아빠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우리가 기다려준다면 아이삭이 못할 일은 없다”라고 들려준다. 이 책은 동생이 막 태어난 아이들에게 동생과 함께하는 기쁨을 깨닫게 해주고, 더 나아가 인간의 다양성을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스테파니 스투브 보딘 글, 팸 드비토 그림 / 한울림어린이 초등 저학년 날개 달린 풍차바지 민서는 팔다리가 제멋대로 움직이고, 말도 잘 못하고, 태어날 때부터 항문이 없어서 수술을 해서 만들었다. 이 때문에 아홉 살이 되도록 기저귀를 찬다. 외할머니는 손녀를 위해 옛날 아이들이 절로 똥을 가리게 해줬다는 ‘풍차바지’를 만들어준다. 지체 장애를 가진 민서가 스스로 성장해가는 모습에는 따뜻함이 녹아 있다. 아이들에게 장애를 가진 친구도 자신과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최은순 글, 에스더 그림 / 우리교육 초등 저학년 롤라와 나 시각 장애를 가진 소녀와 안내견의 소소하고도 애틋한 일상을 그린다. 항상 침울해 있던 소녀는 안내견 롤라와 티격태격하면서 웃음과 자신감을 되찾는다. 시각장애인의 일상을 밝게 그림으로써 동정이 아닌 공감을 유도한다. 또 안내견에게 보조적 역할을 부여하는 대신 소녀를 이끄는 주체적인 캐릭터로 살려냈다. 의외의 반전도 숨어 있다는 사실! 국제 어린이 도서평의회(IBBY)로부터 ‘2015년 장애 어린이를 위한 우수 도서’로 선정됐다. 키아라 발렌티나 세그레 글, 파올로 도메니코니 그림 / 씨드북 초등 고학년 날아간 작은 새 장애를 가진 아이가 일반 학교에 다니며 겪는 편견과 사춘기 고민을 밀도 있게 다뤘다. 희귀 근육병 때문에 걸을 수도 없고 휠체어에 앉아 지내야 하는 도현이. 미술과 시 쓰기에 재능이 있지만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절망감에 점점 삶에 대한 희망을 잃어버린다. 담담하게 써내려간 도현이의 일상은 장애인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27년 동안 특수학교에서 장애아들을 가르쳤던 작가가 써내려간 글 곳곳에 진정성이 담겨 있다. 이수배 글, 김형근 그림 / 한림출판사 초등 고학년 봄이 오면 가께 지적 장애아 유타와 친구들의 우정을 그렸다. 유타는 학교에서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인물로, 몇몇 선생님들은 자꾸 문제를 만드는 유타를 전학 보낼 생각까지 한다. 작품 속 선생님과 아이들은 우리가 한 번쯤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작가는 그런 사람들을 나쁘다고 말하는 대신, 변화하는 모습을 통해 저마다 갖고 있는 인간적인 따뜻함을 보여준다. 또 아이들만의 순수함이 만들어내는 우정은 끝까지 작품에 몰입할 수 있는 힘이 된다. 기시모토 신이치 글, 야마나카 후유지 그림 / 한림출판사 관계의 소중함 집단 따돌림을 가리키는 ‘왕따’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에는 교실 안에서 뿐만 아니라 온라인, 모바일 공간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상황. 우리 아이들에게 ‘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워줄 필요가 있다 초등 저학년 나와 우리 따돌림, 편 가르기 같은 친구 관계로 상처받고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넓은 눈으로 상대방의 입장을 볼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책. 똑같은 상황을 ‘나’와 ‘우리’의 두 입장에서 보여주는 독특한 구조를 가진다. 가시에 콕 찔린 듯한 아픔을 겪은 ‘나’와 새로 이사 온 아이와 놀 궁리에 여념 없던 ‘우리’의 작은 오해와 갈등, 화해의 과정이 따뜻한 그림으로 펼쳐진다. 양쪽 입장의 차이를 동시에 보여줌으로써 상대방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이끈다. 이선미 글·그림 / 글로연 초등 고학년 시간표 저편 냉혹한 현실을 벗어나 또 다른 미지의 공간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다섯 아이들의 활약상. 겉으로 보기에는 별 탈 없이 반복적인 일상을 살아가는 아이들이지만 부모나 친구에게 말 못하는 고민을 안고 있다. 공통점은 모두 ‘따돌림’과 관련 있다는 것. 이들은 미지의 세계에서 알 수 없는 존재의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한다. 현실 이면에 존재하는 신비로운 판타지를 통해 상처받은 아이들의 아픔을 위로하며 따뜻하고 가슴 찡한 감동을 전한다. 고하마 유리 글, 김무연 그림 / 한림출판사 초등 고학년 악플 전쟁 ‘악플’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 작품은 사람을 대하는 예의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질투심에 사로잡혀 거짓 글을 쓰는 미라, 전학 오자마자 악플에 시달리는 서영, 사건의 진실을 알면서도 일부러 모른 척하는 왕따 민주가 등장한다. 세 아이의 진솔한 내면 고백을 통해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해자와 방관자의 입장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악플의 사회적 심각성을 고발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나아가 배려와 존중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이규희 저 / 별숲 양성평등 여성의 역할과 남성의 역할이란 건 따로 없다.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제약하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난다면 진짜 ‘나’를 만나 바람직한 미래를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유아 이상해! 이모와 조카가 바닷속을 탐험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사고를 담았다. 두 사람은 흰동가리, 도화돔, 초롱아귀, 해마 등 다양한 물고기를 만난다. 알과 새끼를 돌보는 이 물고기들은 성 역할에 대한 편견을 없애게끔 도와주는 매개체다. 당연하게 생각해온 여성의 역할과 남성의 역할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삶에 맞게 변화시켜 나가야 하는 것임을 일깨워준다. 감각적인 유화 기법의 그림은 아이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나카야마 치나쓰 글, 야마시타 유조 그림 / 고래이야기 초등 저학년 삐순이의 일기 전업주부 아빠와 딸이 가족의 의미를 찾아가는 작품. 주부인 아빠를 ‘백수’로 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개의치 않고 오히려 자랑스럽게 여기게 되는 딸의 모습이 흐뭇하다. 칠순을 넘긴 할머니인 이가을 작가는 연륜에서 묻어난 현실감을 바탕으로 성 역할에 대한 주제를 진지하면서도 무겁지 않게 그려낸다. 집안일은 엄마 몫이고 바깥일은 아빠 몫이라는 고정관념을 뛰어넘어 진정한 행복과 가족이 무엇인지 묻는다. 이가을 저 / 한림출판사 초등 고학년 어린이를 위한 양성평등 이야기 저마다 다른 재능과 개성을 발휘하는 데 방해되는 성차별적 인식과 사회 현황을 살펴보고, 여자와 남자라는 틀에서 벗어나 재능을 맘껏 발휘하도록 돕는 책. 여성이 재산권과 교육권, 참정권을 얻기까지의 길고 험난한 여정과 함께 우리나라 여성이 성차별을 극복하고 삶의 가치를 실현했던 과정도 보여준다. 아울러 세계적인 여성 지도자들을 소개하며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여성 리더십이 왜 부각되고 있는지를 일러준다. 이해진 저 / 파라주니어 평화 아무리 인권이 중요하다고 외쳐도 전쟁이 발발하면 그동안의 외침은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인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평화’는 우리 모두가 추구해야 할 가치 중 하나다. 유아 대포 속에 들어간 오리 대포 속에 들어간 오리가 전쟁을 멈추게 한다는 독특한 발상에서 시작됐다. 전쟁 상황과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는 장면을 보여주며 죽음과 삶의 모습을 함께 제시한다. 적과 적이 대치한 위험천만한 상황이지만 작가 특유의 유머와 휴머니티로 도리어 따뜻한 마음을 느끼게 된다. 재치 있는 설정과 인물 하나하나의 표정이 살아 있는 그림이 매력적인 이 책은 어린이들에게 전쟁보다 아기 오리의 탄생이 더 행복한 일이라는 것을 알려줄 것이다. 조이 카울리 글, 로빈 벨튼 그림 / 베틀북 초등 저학년 끝나지 않은 겨울 평화운동가 강제숙이 한국과 일본에서 활동하면서 할머니들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썼다.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고통받고 돌아온 뒤에도 고향을 떠나 고생하며 살아온 할머니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한 당시 위안소의 모습, 할머니들이 탔던 배 등을 묘사한 사실감 있는 그림은 아이들의 이해를 돕는다. 전쟁 피해자인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목소리는 우리가 지켜야 하는 평화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해준다. 강제숙 글, 이담 그림 / 보리 초등 저학년 노란 별 덴마크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 같은 이야기. 제2차 세계대전 무렵, 독일의 나치 군대는 유태인을 알아보기 위한 표식으로 노란 별을 달게 했다. 유태인 국민을 지키고자 했던 크리스티안 왕은 인종에 상관없이 모두 노란 별을 달자고 외친다. 마침내 유태인을 박해하는 데 사용된 노란 별은 덴마크 백성들에게 단결과 희망의 상징이 된다. 평화와 평등을 일깨워주고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용기를 북돋아주는 좋은 본보기가 될 듯하다. 카르멘 애그라 디디 글, 헨리 쇠렌센 그림 / 해와나무 인권 인간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인간답게 살 권리인 ‘인권’ 자체에 주목하며 인권의 다양한 측면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책들을 모아봤다. 초등 고학년에게 추천한다. 나도 권리가 있어!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인권 문제를 다룬다. 인권은 어린이와 어른, 여자와 남자, 인종을 구별하지 않고 누구나 가지는 권리다. 이 책은 우리는 과연 타고난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으며 살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차별, 표현의 자유와 의견 존중, 사생활, 교육, 휴식, 건강, 폭력, 학대 등 다양한 권리를 접할 수 있다. 인권교육센터 ‘들’ 글, 윤정주 그림 / 책읽는곰 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15 인권 인권에 대한 거시적인 안목과 균형 감각을 키워주는 데 탁월한 인권 교육서. 대부분의 인권 도서는 서구적 인권 개념을 바탕으로 쓰인 경우가 많지만 이 책은 홍익인간이나 인내천 사상, 맹자의 역성혁명 등 동양의 가치에 중점을 뒀다. 또 미국, 영국 등 서구가 오히려 인권에 반하는 행위를 하거나 인권을 구실로 이익을 취하고 서구적 가치를 강요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은우근·조셉 해리스 저 / 내인생의책 모두를 위한 인권선언문 자칫 딱딱하게 여겨질 수 있는 인권선언문의 내용을 일상생활과 연관 지어 재미있고 쉽게 엮었다. 자유와 평등,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재산을 가질 권리, 시민권, 다른 사람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할 의무 등 인권과 관련한 여러 내용을 소개한다. 현실과 판박이처럼 닮은 짤막한 이야기들로 구성된 이 책은 세상 모든 사람이 행복하게 살 권리와 의무를 가졌다는 주제를 유쾌하고 충실하게 전달한다. 안드레이 우사체프 글, 타티야나 코르메르 그림 / 꼬마이실 사람이 누려야 할 권리 인권 인권 변호사 ‘1331아저씨’가 인권의 사각지대에 살고 있는 3학년 1반 친구들 이야기를 들려준다. 부모 없이 가난하게 살다가 하루아침에 철거민이 된 귀인이와 할머니, 아빠에게 맞고 사는 형준이, 사교육에 시달리는 준형이, 아이들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 아빠와 살고 있는 환희와 유민이. 이들 모두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친구들이다. 인간의 존엄성, 이주민, 노동자, 어린이, 여성, 노인 인권 등에 대해 다루며 왜 인권을 지켜야 하는지 쉽게 알려준다. 신현영 글, 황수민 그림 / 한솔수북 세계 어린이 인권 여행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나오는 40개 조항을 세계 어린이들에게 실제로 일어난 일들과 연결해 쉽게 설명했다. 저자는 직접 세계 여행을 하며 보고 들은 세계 어린이들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하루 종일 고된 일을 해야만 하는 방글라데시의 여웰, 국적이 없는 탓에 여행의 자유를 빼앗긴 채 살아가야 하는 크로아티아의 메이테 등을 만나면서 ‘아동 인권’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 아렌트 판 담 저 / 별숲 우리 모두 틀림없이 다르다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단어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인권 차별을 보여주며,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 끊임없이 투쟁해온 세계의 역사를 돌아본다. 또 인권이 철저히 짓밟힌 제2차 세계대전을 겪은 후 그런 비극을 다시 겪지 않기 위해 맺었던 약속인 ‘세계인권선언’을 돌아보며 인권이 세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기본임을 강조한다. 인권을 지킨다는 것은 어렵고 특별한 것이 아니라 작은 관심에서 비롯된 소중한 가치라는 메시지가 와 닿는다. 김현식 외 3명 글, 이광진 그림 / 열다 Tip ‘인권아, 놀자!’ 어린이 인권 도서 전시회 국가인권위원회는 2009년부터 매년 ‘어린이 인권 도서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전국 15개 도서관에서 순차적으로 열리며 도서 전시와 함께 다양한 인권 관련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자세한 일정과 전시 도서 목록은 국가인권위원회 인권도서관 홈페이지(library.humanrights.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리 / 노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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