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3,021 건 검색)
- [단독 인터뷰]조국 “정권교체·사회개혁 위해 ‘새로운 다수 연합’ 만들어야”
- 2025. 02. 02 15:54정치
- ... 기초하여 ‘새로운 다수 연합’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조 전 대표는 2일 경향신문과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경향신문은 지난달 23일 질문지를 전달했고, 이에 조 전 대표는 직접 손으로 쓴...
- [인터뷰]“K방역 초기에만 성공, 오미크론 유행 때 ‘초과사망’ 봐야해”
- 2025. 01. 24 06:00사회
- ... 쏟아지던 시기에도 K방역에 대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2020년 말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K방역의 성공 경험에 얽매이면 지금 유행을 못 막는다”고 경고했다. “의료자원을 제대로...
- [인터뷰] <불안 세대> 저자가 ‘16세 미만 SNS 금지’를 주장한 이유는?
- 2025. 01. 17 06:00사회
- 책 <불안 세대> 저자인 미국 사회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 뉴욕대학교 교수 | Jayne Riew ‘교내 스마트폰 사용, 더 나아가 아동·청소년에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허용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는...
- “빅뱅 멤버들에게 상처 주려던 게 아니었다”···‘오겜 2’ 최승현, 11년 만의 인터뷰
- 2025. 01. 16 08:00문화
- ... 떨렸다. 검은색 정장을 입고 선 그의 얼굴엔 긴장이 역력했다. 그럴 만했다. 최승현의 마지막 언론 인터뷰는 2014년. 그가 주연한 영화 <타짜: 신의 손> 개봉 때였다. 최승현이 11년 만에 언론 앞에...
스포츠경향(총 7,919 건 검색)
- [인터뷰] ‘선의의 경쟁’ 강혜원 “‘예쁨’만 추구하는 캐릭터? 강단 있는 내면에 매력 느껴”
- 2025. 02. 05 17:55 연예
- 강혜원. STUDIO X+U ‘선의의 경쟁’ 강혜원이 ‘선의의 경쟁’을 자신의 연기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밝혔다. 오는 2월 10일 첫 공개되는 STUDIO X+U 드라마 ‘선의의 경쟁’(기획: STUDIO X+U / 제작: 와이랩 플렉스, STUDIO X+U / 연출: 김태희 / 극본: 김태희, 민예지)은 살벌한 입시 경쟁이 벌어지는 대한민국 상위 1% 채화여고에 전학 온 ‘슬기’에게 각자의 욕망을 드러내는 친구들, 그리고 수능 출제 위원이었던 아버지의 의문사를 둘러싼 미스터리 걸스릴러다. 그중 강혜원은 상위 1%만 모인 채화여고에서 공부가 아닌 화려한 외모로 주목받는 주예리를 연기한다. 치열하고 살벌한 경쟁 속에서 공부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살아남고자 하는 주예리의 활약은 ‘선의의 경쟁’의 재미를 풍성하게 하는 요소 중 하나다. 이쯤에서 강혜원에게 직접 ‘선의의 경쟁’과 ‘주예리’의 매력에 대해 들어봤다. 강혜원은 주예리의 매력을 예쁜 겉모습으로 국한하지 않았다. 그는 “예리는 겉으로 보여지는 ‘예쁨’ 이상으로, 강단 있는 모습이 매력적인 캐릭터”라며 “어려운 상황을 맞닥뜨려도 낙담하거나 가만히 있기보다 늘 자기가 살길을 찾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록 안 좋은 쪽일지라도, 예리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줄 아는 캐릭터라는 점이 좋았다. 눈치가 빨라 이해타산적으로 행동을 하기도 하지만, 예리의 인생 전체를 본다면 그를 마냥 미워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그래서 연기하는 나도 시간이 지날수록 예리에 대한 애정이 점점 더 커졌다”고 이야기해 예리가 극 중 사람을 어떻게 이용할지, 또 미워할 수 만은 없는 예리의 서사는 무엇인지 궁금증을 자극했다. 강혜원. STUDIO X+U ‘선의의 경쟁’ 강혜원. STUDIO X+U ‘선의의 경쟁’ 강혜원은 채화여고의 셀럽인 주예리를 그리기 위해 외적으로도 다양한 스타일링을 준비했다는데. 그는 “예리는 겉으로 보여지는 것에 강박이 있는 아이다. 겉만 꾸미는 것에 더해 자신의 외모를 유지하려는 예리의 불안한 심리와 감정을 잘 살리고 싶어서 촬영 내내 긴장감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여 겉모습뿐만 아니라 내면까지 ‘주예리’라는 인물에 몰입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선의의 경쟁’의 매력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강혜원은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스토리가 긴박하고 흥미로웠다. 예리를 포함해 제이, 슬기, 경이 각각의 캐릭터가 가진 스토리가 재미있었다”며 “‘걸스릴러’라는 장르에 새롭게 도전하면서 배우들 간의 서로 다른 케미를 보여드릴 수 있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였다. 이를 통해 내가 성장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서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선의의 경쟁’ 속 유제이(이혜리 분), 우슬기(정수빈 분), 주예리(강혜원 분), 최경(오우리 분) 사이의 각기 다른 관계성은 팬들이 작품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 중에 하나다. 강혜원은 “예리는 제이, 경이, 슬기에게 대하는 태도가 다 다르다. 말투나 시선 등 상대방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느껴지는, 그런 디테일한 부분을 놓치지 않으려고 신경을 썼다”고 이야기해 각 조합 마다 어떤 케미를 자아낼지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마지막으로 강혜원은 ‘선의의 경쟁’이 자신의 인생에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냐는 질문에 “‘선의의 경쟁’은 강혜원이 연기자로서 조금 더 성장한 모습, 그리고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는 전환점이 되는 작품”이라고 말하며 “이번 작품을 통해 보여드리는 저의 다양한 모습을 즐겨 주셨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선의의 경쟁’을 기점으로 강혜원의 연기 인생이 어떻게 변화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강혜원의 연기 인생 전환점이 될 STUDIO X+U 드라마 ‘선의의 경쟁’은 오는 2월 10일 월요일을 시작으로 매주 월, 화, 수, 목요일 오전 0시 U+tv와 U+모바일tv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 [인터뷰] 정준호 “정계 입성? 하라는 사람은 많지만”
- 2025. 02. 05 14:56 연예
- 배우 정준호,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배우 정준호가 코믹액션극 ‘히트맨2’(감독 최원섭)서 ‘아재 개그’를 펼친다. 최근엔 작품보다는 전주국제영화제 위원장 등 영화계 안팎으로 정치적 행보를 보여주다가, 오랜만에 꺼내드는 코믹 연기라 관객이 어떻게 봐줄지, 그도 기대하는 바가 높다고 했다. 배우 아닌, 정치인이 될 수 있는 가능성도 궁금했다. “에이, 정치를 하려면 대통령을 해야죠. 하하. 아무래도 성향이나 성격도 그렇고, 다양한 사람들과 잘 어울리다보니까 제 지역구에서도 공천 제의를 두 세번 받았거든요. 하지만 정치를 본격적으로 하려면 배우라는 직업을 내려놓고 정치를 공부해서 그쪽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생각에 정중하게 고사했죠. 정치 수업을 받고 지역 현안까지 파악한 다음에 정치를 시작해야지, 공천 준다고 그냥 가서 정치하니까 지금처럼 어수선해지는 거예요. 정치를 하려면 준비가 필요한 겁니다.” 정준호는 ‘스포츠경향’과 만난 자리에서 ‘히트맨2’로 권상우, 이이경과 다시 뭉친 기쁜 마음과 시리즈 확대로서의 기대감 등을 털어놨다. 영화 ‘히트맨’ 속 정준호, 권상우, 이이경(왼쪽부터),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권상우·이이경·정준호, 세 사람의 강점은? ‘히트맨2’는 대히트 흥행 작가에서 순식간에 ‘뇌절작가’로 전락한 ‘준’(권상우)이 야심 차게 선보인 신작 웹툰을 모방한 테러가 발생하고, 하루아침에 범인으로 몰리면서 벌어지는 코믹 액션 영화다. 정준호는 2020년 개봉한 ‘히트맨’에 이어 이번에도 국정원 내 특수임무를 하는 ‘방패연’ 팀의 리더 천덕규 국장 역을 맡아 권상우, 이이경과 웃음 사냥에 나선다. “권상우는 그만의 독보적인 캐릭터가 있잖아요. 운동을 워낙 좋아하는 친구라 액션 연기가 자연스러워요. 주성치, 성룡 연기를 보고 연구도 많이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키는 나와 비슷해도 화면으로 보면 그의 피지컬이 더 강력하고 센 남자처럼 비치잖아요? 자신이 좋아하면서도 잘 맞는 캐릭터를 ‘히트맨2’에서 효과적으로 뽑아낸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여성들에게 보호본능을 일으킬 때도 있고요.” 배우 정준호,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이이경에 대해선 농담을 던지며 친분을 자랑했다. “이이경은 자신의 노력에 비해 결과가 더 잘나오는 것 같아요. 노력은 많이 하는 것 같진 않거든요? 그런데 타고난 기질인 건지, 부산하게 왔다갔다해도 자신의 역은 다 해내는 걸 보면 얄밉기도 하고요. 아마 어릴 때부터 사랑 많이 받고 화목한 집안에서 잘 자란 친구라 어딜 가도 대범하게 구는 것 같아요. 선배들 어려워하지 않고 주눅들지도 않죠. 게다가 자기 관리도 잘 하고요. 만능 멀티플레이어예요. 노래면 노래, 연기면 연기, 다양한 재주가 있으니까요. 어딜 가든 밥상 위 김치처럼 많이 찾는 존재가 될 겁니다.” 자신의 강점도 꼽아달라고 했다. 쑥쓰러운 듯 웃다가 이내 입술을 뗐다. “전 감독이 뭐라고 해도 다 맞춰주는 스타일이에요. 고집을 피우지 않죠. 결혼 이후에도 부부싸움을 거의 안 하는 게 아내에게 다 맞춰주기 때문이고요. 그게 과하면 영혼없이 사는 것 같아 보이지만, 아무래도 장손으로 커서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이상하게 신현준만 만나면 양보하고 싶지 않은 걸까요?” 배우 정준호,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히트맨’ 시리즈, 권상우만 멀쩡하면 계속 될 것” ‘히트맨’ 이후 속편이 또 개봉하면서 시리즈로서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 작품은 권상우만의 캐릭터 매력이 중심인 터라, 주인공은 바뀌지 않을 거예요. 그럼 권상우만 멀쩡하다면 이 시리즈는 계속되겠죠? 사실 할 얘깃거리들도 많거든요. 남북 분단 상황이니 국정원의 비밀들도 많을 것이고, 국가 안보 의식을 강화하는 면도 강조할 수 있고. 이런 요원들이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걸 보여주면서 역사 인식을 고취시킬 수도 있죠. 또 ‘방패연’ 팀에 새로운 멤버가 들어올 수도 있는 거고요. 신현준은 말고요.” 그는 미들급 영화 제작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사회적으로 밝은 기운을 주는 이런 코믹 액션물은 꾸준히 제작될 거로 봅니다. 또 많은 신인배우도 기용되는 게 크기 부담되지 않는 장르기 때문에, 제작자들도 많이 기획할 거로 생각해요. 한국 영화가 살아나려면 이런 허리급 영화들을 많이 만들어야 하고요. 좋은 아이디어만 있다면 적은 돈으로도 아주 훌륭한 영화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업계도 더 풍성해질 수 있지 않겠어요?” ‘히트맨2’는 전국 극장가서 절찬리 상영 중이다.
- [미니인터뷰 ④] ‘옥씨부인전’ 추영우 “모델 활동 아버지(추승일), ‘인사 잘하라’ 활동 조언”
- 2025. 02. 05 08:59 연예
- JTBC 드라마 ‘옥씨부인전’에서 천승휘·성윤겸 역을 연기한 배우 추영우. 사진 제이와이드컴퍼니 JTBC 드라마 ‘옥씨부인전’을 마친 배우 추영우가 연예계 활동을 했던 아버지 추승일씨에게 들었던 조언을 소개했다. 추영우는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옥씨부인전’ 종방 인터뷰에 나섰다. 추영우는 이 작품에서 주인공 구덕(임지연)을 일편단심 연모하는 예인 천승휘와 구덕이 신분을 바꾼 옥태영과 비밀을 간직한 채 결혼하는 성윤겸 등 1인2역을 했다. 2021년 KBS2 드라마 ‘학교 2021’로 이름을 처음 알리기 시작한 추영우는 ‘오아시스’ ‘경찰수업’ 등의 작품으로 경력을 쌓았다. 이 과정에서 그의 아버지가 실제 1990년대 톱모델로 이름을 높였던 추승일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추영우는 방송 후 가족의 반응에 대해 “다들 너무 좋아하시고 재밌어하신다. 두 작품이 연달아 나오다 보니 저 덕분에 집에서 안 심심해하시는 것 같다”고 웃으며 “아버지께서는 친구분들께 전화를 많이 받으신다고 하신다. 동창분들과 10년 만에 연락이 닿은 분도 있었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배우 추영우의 아버지 모델 추승일의 현역시절 모습.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그는 먼저 연예활동을 한 아버지의 조언에 대해 “특별히 연예인으로서의 조언은 없으시다. 오히려 아버지로서의 충고가 많아지시지 않았나 싶다”며 “인간으로서의 조언이다. 아버지 활동 시대와는 다르기 때문에 일과 관련된 부분은 맡겨주신다. 단, ‘인사 잘해라’ ‘늦지 말아라’ 그런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고 덧붙였다. 추영우가 출연한 JTBC 드라마 ‘옥씨부인전’은 노비 출신으로 양반의 신분을 얻어 조선의 변호사인 외지부로서 활약하는 구덕(옥태영)의 활약을 그린 작품이다. 지난달 26일 방송된 마지막회 시청률이 닐슨코리아 집계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 14%를 기록하는 등 흥행 호조 속에 마무리됐다. 추영우는 올해 넷플릭스 ‘광장’과 tvN 드라마 ‘견우와 선녀’를 차기작으로 정하고 촬영에 한창이다.
- [미니인터뷰 ③] ‘옥씨부인전’ 추영우 “동생 차정우 대역 연기, 실제 내 연기보다 더 떨려”
- 2025. 02. 05 08:58 연예
- JTBC 드라마 ‘옥씨부인전’에서 천승휘·성윤겸 역을 연기한 배우 추영우. 사진 제이와이드컴퍼니 JTBC 드라마 ‘옥씨부인전’을 마친 배우 추영우가 극 중 친동생인 차정우와 함께 호흡을 맞춘 소감을 밝혔다. 추영우는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옥씨부인전’ 종방 인터뷰에 나섰다. 추영우는 이 작품에서 주인공 구덕(임지연)을 일편단심 연모하는 예인 천승휘와 구덕이 신분을 바꾼 옥태영과 비밀을 간직한 채 결혼하는 성윤겸 등 1인2역을 했다. ‘옥씨부인전’에는 추영우의 친동생인 배우 차정우가 함께 출연했다. 차정우는 1인2역을 하는 추영우의 대역으로 드라마 중간중간 등장했다. 두 사람은 1990년대 톱모델로 활동한 추승일의 아들로 추영우가 3살이 더 많다. 추영우는 “동생보다 보는 제가 더 떨렸다”며 “걱정했던 것보다 촬영현장에서 많이 환영해주시고 귀여워해 주셔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정우도 열심히 준비해 곧잘 연기했다. 승휘와 윤겸의 대사를 모두 외워야했을 텐데 잘 해줬다”고 칭찬했다. JTBC 드라마 ‘옥씨부인전’에 출연한 차정우(왼쪽), 추영우 형제. 사진 JTBC 유튜브 화면 캡쳐 그는 동생의 활동명이 차정우인 것에 대해 “원래 ‘추정우’가 본명이다. 생긴 것도 비슷하고 추씨가 흔하지 않다 보니, ‘추정우’로 활동하면 비슷하다는 느낌을 드릴 수 있어 활동명을 바꾼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먼저 활동해 ‘추’씨를 선점했는데, 동생이 먼저 활동했다면 제가 ‘차영우’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고 웃었다. 추영우가 출연한 JTBC 드라마 ‘옥씨부인전’은 노비 출신으로 양반의 신분을 얻어 조선의 변호사인 외지부로서 활약하는 구덕(옥태영)의 활약을 그린 작품이다. 지난달 26일 방송된 마지막회 시청률이 닐슨코리아 집계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 14%를 기록하는 등 흥행 호조 속에 마무리됐다. 추영우는 올해 넷플릭스 ‘광장’과 tvN 드라마 ‘견우와 선녀’를 차기작으로 정하고 촬영에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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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운동권 청산이 총선 이슈? 양당 패권 정치 끝내는 것이 급선무”(2024. 02. 02 17:35)
- 2024. 02. 02 17:35 정치
- 조응천 미래대연합 공동창당준비위원장 조응천 미래대연합 의원이 지난 1월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주간경향과 인터뷰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그가 민주당 재선 중진이었다는 게 오래전 일처럼 느껴진다. 인터뷰 한 날(1월 31일)을 기준으로 채 한 달이 안 됐다. 조응천 미래대연합 공동창당준비위원장. 지난 1월 9일 출판기념회를 열었고, 이튿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선언을 했다. 현재 그의 소속은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미래대연합이다. 이 당적도 곧 달라진다. 2월 4일 이낙연 측 새로운미래와 합친 개혁미래당(가칭) 창당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이 ‘제3신당 중텐트’ 소속 현역의원은 3명이다. 모두 미래대연합을 준비하던 사람들이다. 재선인 조응천 의원은 앞으로 만들어질 새 정당의 원내대표를 맡을 예정이다. 역시 재선인 김종민 의원은 8년 동안의 의정활동 경험을 살려 정치개혁-선거제 개혁을 전담하는 정치개혁위원장을 맡아 활동할 계획이다. 3선인 이원욱 의원은 잠정적으로 ‘빅텐트 3지대 통합’을 전담하기로 역할을 분담했다고 조 의원은 밝혔다.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닌데 우리들의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제왕적 당대표의 폐해에 너무 시달렸던 사람들입니다. 정당법을 개정할 때까지 당대표를 없앨 수는 없으니 그냥 n분의 1로 가려고 합니다. 그러니까 당대표를 두기는 두되 원내대표가 겸직하는, 원내 정당을 지향하는 체제로 가려고요.” -여의도 정치권 속어 중 ‘당 밖은 시베리아’라는 말이 있습니다. 재선 의원이지만 탈당이나 당적 변경은 처음인데, 그사이 너무나 빠르게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집 나오면 고생한다…와 같은 말이겠지요? 예전 같으면 신경 안 써도 되는 일을 일일이 챙겨야 하니 몸이 많이 피곤하긴 합니다. 그래도 마음은 편안합니다. 이재명 대표 테러 사건에 대해 경찰이 은폐 축소 수사를 했다고 주장하잖아요. 국회 본청 계단에 의원들이 쭉 모여 손팻말을 들고 항의 집회를 하더라고요. 아이고, 저 당(민주당)에 내가 있었다면 속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디다. 아마도 저는 안 나갔겠지만요.” -당 주장에 동의하지 않아도 참석을 강요하는 무언의 압력 같은 것이 있었다는 말씀일까요. “지난 여름에 후쿠시마 오염수 이슈화를 하겠다고 대표가 단식도 했고, 매일 저녁 본청 앞에서 항의 집회를 했는데 저는 한 번도 안 갔습니다. 왜냐면 그게 과학적으로 명확히 입증이 안 된 상황이라서요. 당대표 사법리스크에 대한 방탄 물타기라고 생각해서 온당치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방탄을 위해 왜 전 당력을 동원해 저러고 있나, 출석 여부를 체크하더라도 불이익을 받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고, 나가는 게 제 양심에 맞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둘째는 의원총회입니다. 거기에 안 나가도 되니 마음이 또 편안해지더라고요. 어차피 결론을 내놓고 지도부나 원내지도부의 의중에 반하는 그런 쪽 발언이나 주장을 해봐야 받아들여지지도 않거든요. 아마 이재명 체포동의안 가결되고 박광온 당시 원내대표를 주저앉히기 위한 심야 의총 때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거기서 친명이나 강성 의원들 주장에 부합하는 이야기를 하면 막 박수 치고 ‘옳소!’ 그러는 게 있었는데, 그에 반하는 이야기를 하면 막 야유하고 ‘사퇴시켜라’ 하는 그런 말이 나왔죠.” “탈당 이후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편해요. 빅텐트는 가능성이 아닌 당위와 생존의 문제입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에서 떨어져나온 사람들이 모여야 가운데가 돼요. 어느 쪽에서든 우리 때문에 표가 갈라져서 졌다는 말도 못 하고요.” -의원총회에서요? “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쓸데없는 소리한다고 야유도 하고, 그러는 것을 보면서 ‘진짜 참, 의총인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그런 생각을 했는데 이제는 안 들어가게 되니 참 좋습니다.” -말씀을 들으니 궁금한 것이 여러 가지입니다. 하나는 이전에 ‘민주당의길’이나 ‘원칙과상식’이 처음 만들어질 때도 그렇고 당내에서 동조하는 의원들이 굉장히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리고 오히려 의총을 하면 몇몇 의원이 이른바 강성 친명 성향을 드러내지만, 상당수 의원은 당내에서 이렇게 하면 안 된다, 강성 팬덤에 휘둘려선 안 된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고, 그게 주류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막상 원칙과상식이 만들어질 때나 탈당 과정에서 의원들 대부분은 강성 팬덤에 휘둘리는 건 고쳐야겠고 사당화는 막아야겠지만 그래도 민주당은 지켜야 한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듯했거든요. 그러니까 박용진 의원이나 1월 9일 출판기념회에 왔던 이소영 의원 같은 사람들도 탈당을 만류한 거 아닙니까. “음… 아무리 해도 바뀌지 않으니까 남아서 장기전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주장도 있었는데 저를 비롯한 우리 ‘원칙과상식’을 하다가 나온 사람들은 내부충격으로는 이제 한계가 왔고, 답은 외부충격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안 되는 것 뻔히 아는데 안에 남아서 계속 뭐라고 하는 것도 사실은 좀 난감한 일이죠. 일제강점기 항일운동에 비유하자면 신간회와 의열단으로 나눠 합법투쟁과 무력투쟁, 뭐 그렇게 나뉠 것이라고 저는 주장하고 다녔어요.” -원칙과상식이 의열단입니까. “네. 의열단. 그런데 의열단 활동하기가 그렇게 쉽지 않죠. 20대 국회 때도 SNS가 없진 않았지만, 유튜버·개딸 영향력이 지금처럼 크진 않았어요. 있었다면 고작 트위터였죠. 그때도 계속 문제 제기를 했는데 그때 몇몇 다선의원이 말하길, 그때가 4·15 총선 때였나? 21대 총선에서 당선만 딱 되면 이제 청와대와 갑을이 바뀐다, 왜냐 임기가 대통령보다 훨씬 더 길기 때문에 (당이) 대통령·청와대 쪽에 아쉬울 게 없게 된다. 그러니 소신껏 하면 된다고 했죠.” -다선의원들 전망대로 흘러가지 않았다는 거네요. “더 심해졌죠. 더군다나 지금은 ‘무당 유튜버’들이 거의 방향을 잡고 세게 흔들면, 이렇게 말하면 심한 표현이긴 하지만 지령을 내리는 식이죠.” -무당 유튜버라고요? “네. 이슈를 일으키고 몇 번 방송하면 그게 금방 강성 당원에 전파되고 또 지도부도 그대로 거의 그 뜻에 맞춰서 그냥 움직이니까요. 총선이 지나면 지도부에도 소신껏 말할 수 있다는 말, 저는 별로 믿지 않았습니다.” -당에 남은 의원들도 결국 팬덤과 동조하는 지도부 눈치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결국 공천 때문에? “수박으로 찍히면 안 되니까요. 그 무당 유튜버들이 운영하는 몇몇 프로그램이 있는데 제가 구체적인 고유명사를 거론하지는 않겠습니다. 거기에 총선 출마 예정자가 출연하면 굉장히 인지도를 높여주는 쪽으로 굴러갑니다. 이런 식이에요. 개인적인 것 묻고 앞으로 어떻게 할 거냐, 이재명 대표는 어떻게 지키려고 하느냐. 그다음엔 출마하려는 지역에 누가 나오냐, 그 사람은 당신과 생각이 같냐 다르냐 묻고 다르니 수박이네, 그러면 당신이 돼야겠네 이렇게 딱 편 가르기를 해줘요. 그래서 그 지역에는 이 사람이다, 뭐 그렇게 하고 또 컨설팅 회사 운영하는 사람이 한때 당직도 겸업하고 요즘에는 여론조사회사까지 만들어 수박 지역구만 찍어서 여론조사 돌려서 그 수박이 지는 결과를 계속 반복해서 언급합니다.” -여론조사에서 기관편향 문제를 많이 거론하기는 하는데, 평론하는 분 중에서는 40대 민주당 지지자 전체가 정치고관여/강성 팬덤화됐다는 지적을 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당이 거기에 얹혀 가는 듯한 느낌도 들었고요. 이재명 당대표의 말이나 당 공식 사이트의 청원 같은 걸 통해 계속 수박들을 배척하라는 글이 올라오고, 공천 역시 저는 그 단계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이른바 검증이라면서 대놓고 셀프 단수공천을 하고 이제 하…(한숨) 뭐 훌륭한 분 모셔와 공관위를 꾸렸겠지만 과연 제대로 진용을 갖출 수 있을까, 소위 말하는 ‘찐명’이 아닌 의원은 그저 표적이 되지 않으려고만 하고 있어요. 표적이 되면 죽으니까.” -그래서 목소리를 못 내는 거네요. “목소리를 내면 표적이 되니까. 그러니 이낙연 전 대표 탈당 전에 100명이 넘는 의원이 탈당 반대 서명을 했죠? 한 서른몇명 빼놓고는 다 했다는 것 같은데 당 지도부를 빼고 나면 실제 안 한 사람은 20명 안쪽이에요. 그러니까 서명에 참여하지 않으면 표적이 되는 거죠.” “윤·한 갈등은 내부적으로 항복을 받아낸 한동훈이 남는 장사를 했죠. 그런데 ‘86 운동권 청산’은 국민의힘이 야당이면 모르되, 여당으로 내걸 총선 핵심 이슈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민생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이 ‘공백’으로 남거든요.” -국민의힘 ‘윤심’ 초선들이 주동해 당대표 후보자를 몰아냈던 과정과 비슷한 일이 민주당에서도 일어났다고 보는 거로군요. 알겠습니다. 빅텐트는 실현 가능할 것 같습니까. “이건 가능성의 문제가 아니고 당위의 문제이자 실존적인 문제라고 봅니다. 국민께서 보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어쨌든 기득권 정치를 타파하겠다고 뛰쳐나왔고 패권 싫다고 뛰쳐나왔는데 그새 한 줌 권력을 놓고 도토리 키 재기식의 신경전을 벌인다면 국민은 ‘싹수가 노랗다’고 할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뭐 한 줌도 안 되는 사람들끼리 ‘나, 이것은 꼭 해야 해’, ‘이렇게 하면 안 돼. 이건 못 받아. 이건 패권이야’ 하는 식으로 밀고 당기고 할 게 아닙니다. 기득권을 내려놓고 패권에 대해서는 배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하나로 모일 때 국민이 ‘봐줄 만하네’라고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그게 자신들이 기반을 두고 있는 지지자들 내지는 조직의 덫을 벗어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을 지지하는 사람 중에는 민주당 쪽 사람들과 합치는 것을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고, 이준석의 최근 발언도 그것을 반영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당장 미래대연합만 해도 이낙연 총리 쪽과 지지기반이나 정치개혁 비전이 많이 다르지 않습니까. “우리 내부에서 그것을 두고 정말 엄청난 격론과 진통이 있었습니다. 그 끝에 새로운미래와 합당이라는 결과를 발표했는데 ‘무엇무엇 때문에’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꾸기로 했고요. 그 무엇보다 그것 하나 극복하지 못하고 모아내지 못한다면 국민께 표를 달라고 할 용기가 어디서 생겨날 수 있을까, 그건 염치없는 짓이다, 그래서 저는 진짜 우리 내부와 또 다른 중텐트·소텐트들에 ‘그냥 내려놓자, 다 내려놓자’는 이야기를 계속해서 하고 있습니다. (잠시 침묵) 이게 안 되고 각자도생하면 그냥 다 죽는다는 걸 모두 잘 알 겁니다.” -총선 결과는 어떻게 전망하세요. “잘 모르겠습니다.” -한 가지 예상되는 건 결국 총선은 전체 의석의 절반을 차지하는 수도권 싸움입니다. 거기서 신당이 등장해 3자 대결 구도가 되면 제3신당 후보가 ‘당선되기는 어렵지만 야당 표는 분산시켜 결과적으로 여당 당선에 기여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그 비난의 화살을 맞을 수 있어요. 2010년 6·2 서울시장선거에서 한명숙이 석패한 것을 두고 당시 노회찬 정의당 후보에게 비난이 쏟아진 것처럼요. 지금 민주당 강성지지층이 보여주는 어떤 경로 의존성으로 놓고 볼 때 지난 대선 때 ‘당내 경선에서 진 수박의 비협조로 졌다’라고 한 것처럼 민주당이 혁신 부족이나 중도층을 못 잡았기 때문이 아니라 제3당이 표를 가져갔기 때문에 졌다, 이런 식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높거든요. 제 생각에 이 팬덤 정서는 바뀌기도 쉽지 않아 보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빅텐트로 다 뭉쳐야 하는 거 아닌가요. 국민의힘에서 떨어져 나온 세력이나 민주당에서 떨어져 나온 세력이나 다 뭉쳐야 너희 때문에 표가 갈려서 우리가 졌다는 말을 못 할 것 아니겠습니까. 2010년 노회찬은 가장 왼쪽에 있었는데 왼쪽에 있는 사람들에게 가장 왼쪽에 있는 너희가 도와주지 않아서 오른쪽에 밀렸다고 말했다는 것 아닙니까, 그렇죠? 그런데 우리는 가운데 있으려고 해요. 가운데인데 아직은 완전히 합치지 않았으니 좀 왼쪽에 치우친 가운데일 수 있긴 합니다. 저기(이준석 개혁신당)하고 합치면 완전히 가운데잖아요. 그러면 국민의힘이나 민주당 양쪽 모두에게 ‘너나 잘해’라고 말할 수 있는 거죠.” /박민규 선임기자 -민주당 강성지지층 쪽에서는 결국 탈당한 사람들이 이상민 의원이 택했던 길, 국민의힘 입당으로 갈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하하. 우리는 1당·2당을 저울질해가며 몸값을 높여 받으려고 나온 게 아닙니다. 경우에 따라 특정 지역구에서 선거연대 제의가 들어왔을 때 당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주고받을 것을 받아 의석수를 확보하는 일은 있을 수 있어요. 그런데 그걸 가지고 빨간 당으로 간다, 파란 당으로 간다 그렇게 할 건 아닙니다.” -‘검사 출신 물 빠지려면 좀 오래 걸린다’는 말씀을 예전에 하신 적 있습니다. 지금 윤·한 갈등을 보며 남다르게 읽으시는 수(手)가 있을 듯싶습니다. “검사 출신과는 상관없고요. ‘한 수 위다. 한동훈이가.’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상대방은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어놓고 자기는 마음대로 움직이면서 ‘(윤석열)아바타’라는 딱지를 뗄 수 있는 그 정도로 힘 조절을 할 수 있는 만큼만 했습니다. 밖에는 갈등을 봉합한 것으로 돼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목숨만은 살려줄게’ 하고선 항복을 받아낸 거죠. 윤석열로부터.” -한동훈이 들이받았다는 걸 국민도 다 간파하는 거죠. 그렇다면 그게 총선에서 국민의힘에 유리한 방향으로 가게 되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한동훈 비대위는 ‘86 운동권 청산’을 이번 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키우려는 듯싶고요. “만약 국민의힘이 야당이고 민주당이 여당인데 운동권 청산을 내세웠다면 완벽했겠죠. 여당은 어쨌든 정부와 손잡고 나라를 이끌어가야 하고 국민을 좀더 살기 좋게 해야 할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당이니까요. 또 민심을 수렴해서 전달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앞엣것을 안 해. 마치 야당처럼 상대방 공격만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런데 ‘당신들은 도대체 뭐를 하는데’라는 부분이 공백으로 남습니다. 가장 취약점이 바로 수직적 당정관계나 ‘윤석열 아바타’를 극복할 수 있느냐 하는 겁니다. 제가 페북에도 적었는데 임기를 야구로 비유한다면 한동훈이 아무리 특급 마무리 투수라고 하더라도 8회말 9회초도 아니고 ‘3말4초’에 들어온 거잖아요. ‘롱 릴리프(중간계투)’도 아니고. 그나마 결정구도 못 던져요. 수직적 당정관계, 김건희, 공천 이 세 가지는 못 건드리는 겁니다. 만약 건드리면 감독이 투수를 교체할 거라고 전망했습니다.” -한동훈이 첫 격돌에서 생각보다 영리하고 민첩하게 대응했습니다. “영민하죠. 비유하자면 감독의 비리를(하하). 어쨌거나 한동훈의 입장에서는 남는 장사를 했습니다. 이번에 쫓겨나더라도 해외 출국했다가….” -돌아오면 되죠. 이번에는 진짜로 구원투수로. “그럼요. 그냥 업혀 가는 거니까. 그때는 국정은 완전히 결딴나 있을 것이고, 민주당도 어떻게든 이재명 방탄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을 것 같긴 합니다만….” -왜 윤석열 대통령은 사과에 인색할까요. 자기 잘못으로 벌어진 문제를 더 키우는 스타일 아닙니까. 이건 윤 대통령 개인의 ‘인성’ 문제로 보십니까. “개인의 인성에 기인한 문제라기보다는 소수 정파 출신 대통령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 이야기가 가끔 나오던데 이런 처지를 쿨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그걸 더 상황을 몰아붙이는 땔감으로 쓴다는 겁니다. 그래서 안 그래도 ‘다이내믹 대한민국’에선 뜨겁던 이슈가 며칠도 못 가고, 그냥 넘어가면 또 다른 게 터지는 식으로요. 또 요즘엔 잠잠하지만 압수 수색하고 누구 진술 나오면 언론은 동네 축구에서 공 쫓아다니는 것처럼 그리로 우르르 몰려가잖아요. 그렇게 하다 보면 또 망각합니다. 그러니 그냥 ‘좋은 공’ 하나씩 던져주면서 그때그때 모면하면 된다, 그런 생각인 것 같아요.” -혹시 덧붙일 말씀은 없는지요. “네. 어쨌거나 봄이 되면 새싹이 좀 볼 만하게 올라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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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이준석 “12월 말 지나면 돌아갈 다리도 끊는다”(2023. 11. 17 16:10)
- 2023. 11. 17 16:10 정치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1월 15일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신당 창당과 관련해 주간경향과 인터뷰하고 있다./서성일 선임기자 ‘정치권의 풍운아인가, 대중의 관심을 좇는 기회주의자인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011년 정계에 입문한 뒤 달고 다니는 꼬리표다. 보수정당에 기반을 두고 정치를 했지만, 그에 대한 평가는 보수, 진보 내부에서부터 엇갈린다. 그를 평가절하하는 사람들이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폭넓게 나타나고, 그를 높게 평가하는 사람들 역시 진영을 초월해 포진해 있다. 한국 정치사에서 진영과 무관하게 비난과 찬사를 동시에 듣는 보기 드문 인물인 셈이다. 이 전 대표를 향해 붙는 또 다른 꼬리표 중에는 이른바 ‘싸가지’가 있다. 주로 “나이도 어린데 예의가 없다”는 내용이다. 심지어 주요 언론사 칼럼 제목에서도 ‘이준석 싸가지’를 찾아볼 수 있다. 한국에서 정치인을 평가하는 기준이 ‘능력’인지, ‘싸가지’인지 헷갈릴 정도다. 정치인이 ‘싸가지 있는 말과 행동’을 한다고 국민들이 직면한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 그럼에도 이 전 대표를 향한 비판의 초점은 그곳에 맞춰진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이 전 대표에게도 책임이 있다. 그가 툭툭 내뱉는 말 속에 포함된 날 선 단어, 말싸움을 하면서도 꼭 들고나오는 통계자료 등은 국민감정에만 편승하려는 기존 정치인들과는 다른 모습이다. 상황에서 느끼는 감정과 현실의 차이를 ‘꼬박꼬박’, ‘따지듯’ 지적하는 그가 곱게 보일 리 없다. 정치 입문 이후 늘 논란의 중심에 서온 이 전 대표는 이제 그 정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알 수 없지만, 예의를 숭상한다는 한국 정치에서 감히 ‘대통령’과 ‘여당’을 향해 싸움을 걸었다. 총선을 5개월여 앞두고 제3지대 신당 추진에 불을 지피고 있다. 당과 대통령을 향한 날 선 비판을 쏟아내며 언론 보도의 중심에도 섰다. ‘지금의 윤석열 대통령, 국민의힘으론 미래가 없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의 한마디, 한마디가 주목받는 상황에서 주간경향은 지난 11월 15일 서울 강서구에 있는 한 스튜디오에서 이 전 대표를 만났다. 더욱 자극적인 발언을 찾는데 집중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정치인 이준석이 꿈꾸는 ‘신당이 과연 무엇인지’를 더 듣고자 했다. 윤 대통령, 국민의힘을 향한 비난이 눈과 귀를 사로잡을 수 있을진 몰라도 한국 사회가 직면한 각종 문제까지 해결해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신당 관련 추측성 보도들이 쏟아지고 있다. 가능성을 매일 퍼센트(%) 단위로까지 따지는데. “신당 가능성에 관해서는 명확하게 ‘12월 말’이라는 시간 조건을 못 박았다. 그 시점이 지나면 100% 신당으로 간다. 그전까지는 60%든 70%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정도로밖에 설명할 수 없다.” “유리한 곳 공천? 지금 국민의힘이 유리한 곳이 전국 어디에 있다고 그런 소리가 나오는지 모르겠다. 탈당 후 무소속 출마? 언급한 적도 없고, 생각하고 있지도 않다. 다들 자기들 상식선에서만 이야기하니까 틀리는 것이다.” -12월 말까지 여지를 두는 것은 왜인가. ‘허장성세’다. ‘대구처럼 당선에 더 유리한 곳에서 공천받기 위한 전략이다’라는 말까지 나온다. “지금 국민의힘이 유리한 곳이 전국 어디에 있다고 그런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만약 유불리를 따졌다면 여러 조건을 제시했을 것이다. ‘이 시점 이후론 끝이다’는 시간 조건 외에 어떤 요구 사항도 밝힌 것이 없다. 단순 폄훼가 목적이 아니라면 무슨 맥락에서 그런 추측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요구 사항을 건 적도 없고, 그런 전략을 고려하고 있지도 않다. 총선 전 국민의힘을 개혁할 수 있는 마지노 시점과 신당이 필요한 최소한의 리드 타임(설계 이후 본격적인 생산이 시작되기까지의 시간)이 겹치는 때가 딱 12월 말이다. 그래서 기다리는 것이다.”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고려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탈당 후 무소속 출마’도 선택지에 있나.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언급한 적도 없고, 생각하고 있지도 않다. 신당 관련해서 평론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정치권 언저리에 머물며 추측성 발언을 한다. 그런데 역사가 그렇게 움직였나. 자기들 상식선에서만 이야기하니까 자꾸 예측이 엇나가는 거다.” -정치인은 대권이 목표가 아닌가. 탈당보다 신당 창당 후 복당이 더 어렵다, 그래서 대권을 생각하는 이준석이 신당보다 탈당 후 무소속 출마하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대표를 하며, 대선을 승리로 이끌어봤다. 그만큼 당의 취약점도 잘 알고 있다. 이미 당의 개성, 특징이 사라진 지 오래다. 지금은 검찰조직의 원칙까지 이식된 듯한 모습이다. 국민의힘이 지금처럼 윤석열 대통령을 따르는 거수기 노릇만 한다면 다음 총선 결과가 100석 밑으로 나올 수도 있다. 사실상 영남당이 된다는 말이다. TK나 PK 지역에서도 극보수인 지역에서만 당선자를 배출한다는 것인데 이후 당의 진로는 뻔하지 않나. 더욱 오른쪽으로만 가려고 할 것이다. 이런 스펙트럼으로는 도저히 전국, 수도권을 아우르는 선거를 감당할 수 없다. 국민의힘이 변하지 않는다면 어떤 대선주자가 등장하든 탄핵 직후 자유한국당 시절보다 더 어려울 수도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오른쪽)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지난 10월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면담하기 전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이 개혁하면 어떤가.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계속 기다리고 있다. 들어와서 함께 고치자’고 한다. “인요한 위원장은 문제 해결보다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는 역할만 하는 것 같다. 인 위원장에게 정치에 대해 조언을 듣거나 지령을 받을 입장이 아니다. 무엇보다 인 위원장이 정치를 바라보는 관점도 모르겠고, 말하고 있는 것이 본인 생각인지조차 의문이다. 강서구청장선거에서 성적이 안 나와 혁신위 체제로 갔으면 누구 때문에 결과가 안 좋은지 진단해야 할 것 아닌가. ‘환자는 서울에 있다’고까지 알려줬지만 ‘영남 중진 의원 수도권 출마 혹은 불출마’를 처방이라고 내놓았다. 콧물이 흐르는데 다리를 고치겠다는 격이다. 이게 무슨 진단과 처방인가. 주호영 의원이 불출마하면,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가 수습되나.” -인 위원장과 협상할 여지는 없나. “다시 말하지만, 인 위원장이 하는 말의 의미나 의도를 전혀 모르겠다. 굉장히 위험한 발언만 쏟아내고 있다. 대통령이 ‘소신껏 맡은 임무를 거침없이 하라’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하는데 그럼 윤 대통령 지령을 받고 있단 말인가. 또 요즘은 저와 ‘밀실’에서 만나서 대화하고 싶다고 한다. 이분은 한국어에서 밀실이라는 단어가 갖는 뉘앙스도 이해를 못 하는 것 같다. 무슨 음침한 대화를 할 것이 있다고 밀실에서 만나나. 생소한 인물을 내세워 호기심을 자극할 때가 있고, 엄중한 상황에서 말 한마디 한마디에 주의해야 할 때가 있다. 적어도 지금 상황이 인 위원장을 내세워 정치적 호기심을 끌 단계는 아니지 않나. 의미 없는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 -복귀 가능성은 없나. 이 정도면 돌아갈 만하다는 조건이 있을 수 있지 않나. “오해 사는 것이 싫어서 시간 외에 조건은 하나도 걸지 않았다. 내가 조건을 제시할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본인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면 신당의 동력은 자연히 사그라들 것이다. 대통령이 어떤 것을 제안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무얼 하든 윤 대통령을 믿지 않는다. 옆구리 찔러서 절 받고 싶지도 않다. 앞으로도 조건을 걸거나 이렇게 해달라고 할 생각이 전혀 없다. 12월 말까지 대통령이 변할 것이란 기대도 하지 않는다.” -국민의힘 혁신도 어렵다고 보나. “애초에 기대도 하지 않았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윤 대통령의 변화된 태도와 상황을 이렇게 만든 윤핵관들이 상응하는 처벌을 받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면, 인 위원장이 ‘제발 윤핵관분들 좀 물러나 달라’고 요청하는 모양새다. 과거 하나회 척결 때를 생각해보라. 김영삼 전 대통령이 물러나 달라고 요청했나. 어느 날 자고 일어나 보니 모두 척결됐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이런 과감함과 전격성이다. 인 위원장처럼 해서는 국민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없다. 오히려 윤핵관이 불출마를 선언하면 구국의 영웅처럼 띄워줄 분위기 아닌가. 대체 뭐 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 -모든 갈등의 중심에 대통령이 있는 것 같다. 윤 대통령의 문제는 뭐라고 보나. “두려움이 대통령을 둘러싸고 있다. 그래서 명목상의 권력을 휘두르며 두렵지 않은 척한다. 당장 국민이 이상함을 느끼지 않나. 집권 1년 반이 지나도록 아직도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이 무엇인지, 교육정책이 무엇인지, 통일정책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한다. 통치의 기회가 왔는데 윤 대통령은 아무런 통치도 하지 않았다. 이 치명적 약점을 국민이 알아채기 시작하자 두려움을 느끼는 것 같다. 또 하나는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다. 본인이 검사 시절에 전직 대통령 2명을 잡아넣지 않았나. 지금 국민의힘에서 대통령이 됐지만, 절대권력을 장악하지 않으면 나중에 자신을 배신하고 칼을 들이댈 것을 아는 것이다. 그러니 지난 1년 반 동안 정적 제거만 하고 있다. 보수 정당을 기반으로 한 대통령이 이준석, 유승민, 홍준표, 안철수, 나경원 누구 하나하고도 잘 어울리지를 못한다. 한 사람과 다섯 사람 이상이 반목하면 확률적으로 그 한 명이 별난 것 아니겠나. 더 큰 문제는 이제 두려움을 넘어 외로움의 단계까지 보인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재 기용이다. 대통령 스스로 ‘이제 내가 모르는 사람도 써야겠다’고 한다. 뒤집어 보면, 지금까지 아는 사람만 기용했는데 더 쓸 사람도 없다는 것 아닌가. 대부분 잊고 있지만,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한 이후 후속 인사가 아직도 발표가 안 되고 있다. 청문회 하나를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두렵다는 것과 기용할 만한 사람이 없는 외로운 상황임을 직·간접적으로 잘 보여준다. 과거 사례를 보면, 대통령이 두려움과 외로움을 느낄 때 상식 밖의 통치행위를 보이는 사례가 있었다. 그래서 더욱 걱정된다. 대통령 스스로 자존심과 무오류성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극복될 텐데 쉽지 않으리라고 본다.” 2021년 11월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가 서울 마포구 한 음식점에서 대화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신당으로 간다고 해도 기존 보수정당과 차별점이 있나. 대구를 기반으로 한 지역정당 하나가 더 생긴다거나 이준석 개인 당이 탄생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신당의 시대정신이 뭔가. “신당의 기치는 출범과 함께 구체적으로 밝힐 것이다. 아직 공개적으로 말하지 않는 것은 신당이 어떤 구성원과 함께하느냐를 통해 방향성이 확정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합리적 토론이 가능하다면 정의당 계열과도 함께할 수 있다고 이미 말했다. 신당이 가진 기대치를 바탕으로 어느 정도로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지 보고 이에 맞춰서 강령, 정강, 정책 같은 것을 구성할 것이다. 그래야만 총선 이후에도 흔들리지 않고 안착할 수 있다. 신당에 합류하려고 본인 생각을 바꾸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과거 당대표 시절부터 강조해온 것이 공존이다. 억지로 끼워 맞추려고 하면 조직이 경직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 어떤 방향성 하나를 정해놓고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다. 과거 바른미래당, 국민의당 시도에서 가장 안타까웠던 점이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일방적인 이야기만 한다는 점이었다. 그런 걸 탈피해 보려고 한다. 신당에서는 주요 사안에 대해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토론해서 결정할 것이다. 동의하는 사람이 많다고 무조건 옳은 것이 아니고 수가 적다고 틀린 것도 아니다. 누구든지 자신의 이름을 걸고 나와서 자유롭게 토론해 결과를 만들어갈 것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만큼 완벽한 합의에 이르긴 어려울지 모른다. 하지만 국민에게 우리가 토론과정을 통해 정반합에 이르렀다는 것을 보여줄 순 있다. 그게 일반적이고, 정상적인 정당 운영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억지로 끼워 맞추려고 하면 조직이 경직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 어떤 방향성 하나를 정해놓고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다. 신당에서는 주요 사안에 대해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토론해서 결정할 것이다.” -진보·보수·중도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인물을 모은다는 것이 약점이 될 수도 있지 않나. 명확한 ‘합류 기준’이 있나. “토론을 할 수 있는 능력, 즐길 수 있는 자세를 갖춘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함께할 수 있다. 구호에 매몰되거나 본인만의 독선에 빠진 사람들은 최대한 배제하려고 한다. 토론할 가치가 있는 것들에 대해서 우선순위를 정하고 공개토론을 할 것이다. 정치인도 논리를 제시하고 이를 뒷받침할 자료를 제공하면 합리적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전문성·당사자성에 집착해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고 듣기만 하는 정치는 그만하려고 한다. 토론을 통해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면 국민들도 정치가 바뀌었다고 느낄 수 있다.” -진보·보수로 대표되는 이념의 정치에서 능력주의 정치로 패러다임 변화를 추구한다는 것인가. 그렇다면, 굳이 보수를 표방할 필요가 있나. “패러다임 전환을 꿈꾸는 것이 맞다. 과거 정의당이 제시한 어젠다 중에 수용자 인권 문제처럼 관심있는 부분이 있었다. 그런데 이게 보수, 진보의 문제인가 하면 그렇지 않다. 보편적 인권의 문제다. 보수든 진보든 이런 담론의제를 피하면 안 된다. 이를 위해 안보 보수, 수구 보수와는 결별하겠다. 북한, 전쟁이라는 공포를 이용해 국민에게 표를 달라고 하는 보수에서 탈피하겠다는 것이다. 대신 정책적인 면에서 따뜻한 보수를 지향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지난 선거에서부터 애착을 가진 공약이 양육비 미지급 사태 해결 방향이다. 국가가 아이를 키우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돈을 지급하고 이후 비양육 배우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정치권이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싸우는 대신 이런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다. 기존의 한국형 보수는 종말을 고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부정적으로 통용되는 한국형 보수에 갇힐까봐 불안할 때도 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1월 15일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신당 창당과 관련해 주간경향과 인터뷰하고 있다./서성일 선임기자 -문제는 총선에서 살아남아야 뜻을 펼칠 수 있는 것 아닌가. 당장 국민의힘 현역의원들의 동조 움직임이 없는 것 같다. “국민의힘 현역의원들은 특징이 있다. 의외로 이분들이 선거에서 떨어지거나 져본 적이 없다. 지난 총선에서 180석이나 민주당에 내주며 졌는데 반대로 생각하면 지금 국민의힘 현역의원들은 어떻게든 살아남았다는 뜻이다. 대부분 지지기반이 탄탄한 영남이 지역구거나 비례의원이다. 이들은 기여도와는 별개로 자기 선거, 오세훈 서울시장의 보궐선거, 대통령선거, 지방선거 등 다 승리 경험뿐이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이르러서야 우리가 질 수도 있다는 것을 처음 깨달았다. 공천도 마찬가지다. 초선 위주다 보니 공천에서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모른다. 공천을 떨어뜨리기 위해 얼마나 다양한 방법을 쓸 수 있는지도 모른다. 현실을 직시하라고 여러 차례 조언해도 여전히 판단을 못 하는 분이 많다. 그런 맥락에서 이분들이 빠르게 신당에 합류하거나 동조 움직임을 보이기는 어려우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냄비 안 개구리라도 주변이 뜨거워지기 시작하면 분명 느낄 것이다. 그때는 여러 사람이 뛰쳐나오리라고 본다.” -유승민 전 의원은 어떤가. 교감하는 것 없나. “모른다. 특별히 교감하거나 하는 것은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 비명계의 합류 여부는 어떤가. “누군지는 밝힐 수 없지만 비명계로 분류되는 분들과 소통하고 있다. 만나서 이야기도 한다. 그런데 그때마다 꼭 물어보는 것이 ‘의원님, 새로 만들 당에서 끝까지 버텨서 대통령선거까지 함께 치를 수 있겠느냐’다. 그 정도로 진정성을 계속 확인하고 있다. 당장 공천이 불리해졌다고 민주당 정체성은 버리지도 않고, 신당에 합류하는 것은 서로 불편한 일밖에 안 된다. 저부터 기존의 ‘안보 보수’, ‘수구 보수’와는 결별할 뜻을 분명히 하지 않았나. 과거의 정체성과 결별하지 못한 채 새로운 담론에 뛰어들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갈라치기, 혐오의 정치를 했기 때문에 이준석 신당에 참여하기 어렵단 지적도 있다. “깊은 고민이나 토론도 없이 무조건 혐오로 규정하는 일은 그만둬야 한다. 먼저, 장애인 혐오를 했다고 하는데 지금껏 장애인 관련 이야기를 한 것은 전장연이 지하철을 막아세우는 시위 방식을 지적한 것이 전부다. 그 외엔 장애인에 대해 어떤 말도 한 게 없다. 이게 혐오인가. 이런 방식의 낙인찍기는 진보 진영도 잘 생각해봐야 한다. 배울 것이 없어서 보수의 ‘종북 담론’을 배우나. 과거 통일 정책에 대해 조금만 다른 의견을 말하면 ‘너 종북이지’라며 말문을 막지 않았나. 그걸 그대로 배워 장애인 단체의 행동을 비판하면 ‘너 장애인 혐오하지’라며 정체성 문제로 치환한다. 북파공작원 동지회가 지하철을 점거하는 방식의 시위를 했더라도 똑같이 ‘비문명적 시위’라고 비판했을 것이다. 이런 문제에 대해 토론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대한민국 정치인 대다수는 사회적 이슈에 관한 토론을 진행할 역량이 안 된다. 국민생활과 관련된 실질적 문제를 형이상학적 담론으로 바꾸고 대화조차 하지 않는 분이라면 나 역시 함께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페미니즘 관련 논란도 있지 않나. “여성혐오를 했다고 하려면 적어도 내가 했다는 혐오 발언이 문장 형태로 존재해야 할 것 아닌가. 지금까지 그런 지적을 하는 사람을 많이 봤지만 혐오발언을 인용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실제로 없으니까.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여성 할당제에 대한 정책적 의견을 제시한 것 외에 페미니즘에 대해 구체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적이 없다. 오히려 이렇게 중요한 문제를 다뤄야 할 정치권은 논란이 될 것 같으니 아예 회피해 버리지 않나. 사회에 꼭 필요한 담론이라면 설사 욕을 먹더라도 정치인들이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 조금만 반발이 나오면 비겁하게 도망가는 게 맞는 일인가. 만약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여성 경력단절’에 관해 토론하자고 하면 얼마든지 나설 것이다. 그런데 ‘여자라서 죽었다’에 관해 토론하자고 하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그건 정책의 관점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 페미니즘 운동의 전개를 보면, 정책적으로 무엇인가를 하자는 것보다 공감해 달라는 구호가 많다. 가장 현실적이어야 할 정치권부터 정책보다 철학이나 신념으로 페미니즘을 소비한다. ‘여성이 걷기 안전한 거리를 만들어보자’고 외치면 얼마든지 정책적으로 논의가 가능하다. 단순히 ‘여자라서 죽었다’, ‘남성은 잠재적 가해자다’고 외치면 그때부턴 개인적 신념이다. 따지고 보면, 사실 이 문제는 젠더 문제도 아니다. 치안을 강화하자는 것 아닌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1월 15일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신당 창당과 관련해 주간경향과 인터뷰하고 있다./서성일 선임기자 -문제는 의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꼭 필요한 인물을 영입하기 힘들 수 있다는 것 아닌가. 금태섭 전 의원 등 중도세력과의 관계가 그렇지 않나. “정치를 하려면 본인이 흔들림 없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 젠더, 장애인 담론에 있어서 혐오라고 지적하는 분들이 과연 얼마나 진지한 고민을 해왔는지 모르겠다. ‘좋은 게 좋은 것이다’는 식의 두리뭉술한 통합은 반드시 폐해가 남는다. 비겁하게 회피하면서 정치할 생각은 없다.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어야 한다. 금 전 의원이 했던 말들은 알고 있다. 그러나 언론이나 전언을 통한 이야기로 평가할 것은 아니고, 실제로 만나서 들어보고 접근 방법이 어떤지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지만, 페미니즘도 구체성을 갖고 정책 중심으로 토론한다면 언제든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다.” -그럼에도 신당에 대한 의구심은 많다. 많은 시도가 있었지만 결국, 양대 정당에 흡수되지 않았나. “우리 국민이 제3지대에 대한 시도를 볼 때 안철수 트라우마가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 안철수 의원은 지금보다 제3지대를 추진하기 좋은 조건이었다.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제3지대를 지킬 동기, 능력, 인물 등이 갖춰져 있었다. 그런데 그걸 스스로 포기했다. 제3지대라는 개념이 안철수 의원과 결부돼 평가받는 것이 안타깝다.” -12월 말, 국민의힘을 떠난다면 돌아갈 다리는 완전히 끊고 나온다고 이해하면 되나. “그때가 되면 그렇게 생각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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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위 인터뷰 의혹’ 수사, 언론 자유 침해로 가나(2023. 09. 15 10:58)
- 2023. 09. 15 10:58 사회
- ㆍ특별수사팀 구성·‘명예훼손’ 혐의 적용… PD수첩 때와 기시감 신학림씨가 지난 9월 1일 경기 고양시 자택 인근에서 김만배씨와의 ‘허위 인터뷰 의혹’ 관련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만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의 ‘허위 인터뷰 의혹’을 두고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두 사람이 공모해 대통령선거에 영향을 끼치는 등 특정한 의도를 갖고 거짓 인터뷰가 언론에 보도되도록 했는지가 의혹의 골자다. 특히 김씨가 신씨에게 책값 명목으로 건넨 1억6500만원의 실제 성격이 무엇인지가 사법처리 여부를 가를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해당 책은 신 전 위원장이 집필한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혼맥지도>(이하 <혼맥지도>)로, 혼인관계로 맺어진 언론과 재벌 등 권력층의 가계도를 분석한 내용이다. 검찰은 두 사람의 인터뷰를 보도한 뉴스타파, 이와 유사한 내용을 다룬 JTBC 등 언론사와 기자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이들에게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했다. 명예훼손의 피해자는 윤석열 대통령이다. 시민사회에서는 공직자의 도덕성·청렴성 등에 관한 비판·평가를 담은 언론보도를 명예훼손으로 처벌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들어 ‘비판 언론 옥죄기’라고 비판한다. 허위 인터뷰? 사적 대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지난 9월 1일 신학림씨의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김만배씨와 신씨가 금품을 대가로 허위 인터뷰를 진행했다는 의혹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물증 확보에 나선 것이다. 이어 서울중앙지검은 9월 7일 검사 10여명을 투입해 특별수사팀까지 구성했다. 서울중앙지검은 그 배경을 밝히면서 “대통령선거를 목전에 두고 유력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을 공표”해 “민의를 왜곡하는 시도”를 함으로써 “헌법상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제도를 농단한 중대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대선 공작 사건”으로 규정하자 이에 보조를 맞춘 듯한 모습이다. 논란이 된 인터뷰는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씨와 신씨는 2021년 9월 15일 경기 성남에 있는 한 카페에서 만났다. 둘은 과거 같은 언론사에서 일했던 선후배 사이다. 신씨는 김씨와의 대화를 녹음했고, 6개월 뒤인 2022년 3월 4일 대화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 등을 뉴스타파에 제보했다. 신씨는 당시 뉴스타파 전문위원이었다. 뉴스타파는 이 대화를 발췌해 20대 대통령선거 사흘 전인 3월 6일에 보도했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지난 9월 7일 오전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돼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뉴스타파 보도 내용의 핵심은 윤석열 대통령이 2011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2과장을 지낼 당시 부산저축은행 비리 사건을 수사하면서 대장동 관련 불법 대출 내용을 인지했음에도 수사를 무마한 의혹이 있다는 취지다. 의혹의 근거로 김씨와 신씨의 대화 내용을 제시했다. 검찰은 해당 의혹이 거짓이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김씨와 신씨가 고의로 허위 내용을 인터뷰해 뉴스타파를 통해 보도하도록 했다고 의심한다. 대선에 개입하려 한 정황도 있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두 사람이 만났을 당시는 대장동 개발 사업을 둘러싼 검찰수사가 윗선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띠고 있던 시점이었다. 이에 따라 김씨가 유력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현 대표에게 불리한 상황이 전개될 것을 우려해 거짓 인터뷰를 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김씨가 이 대표의 당선을 도와 범행을 은폐하고 책임을 축소할 목적으로 상대 후보(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불리한 허위사실 유포를 계획했다”는 주장이다. 검찰은 김씨와 신씨, 그외 관련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면서 사전모의 정황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하지만 김씨와 신씨는 의혹을 일축한다. 김씨는 “15~20년 만에 처음 (신씨에게 전화가 왔다)”이라며 “이 사건(대장동)으로 패닉 상태에 있었고, 오랜 지인으로서 위로 자리가 되지 않을까 해서 만난 것”이라고 말했다. “사적 대화를 녹음하는 줄도 몰랐다”고도 했다. 대화 내용이 담긴 녹취에는 실제로 김씨가 “이거 기사 나가면 큰일 난다”, “이 얘기는 죽을 때까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 신씨도 과거 부고 기사를 통해 김씨의 연락처를 파악해 인터뷰 전날 연락을 취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신씨가 연락을 했다고 주장하는 날은 김씨가 기존 휴대전화를 폐기하고 연락처를 바꾼 시점이어서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 두 사람이 만난 시점은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결정되기 약 두 달 전이어서 대선 개입 의도로 허위 인터뷰를 했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고 뉴스타파 측은 해명하고 있다. <혼맥지도>, 1억5000만원 가치? 무엇보다 주목되는 부분은 김만배씨와 신학림씨의 금전 관계다. 김씨는 신씨와 만난 이후 1억6500만원을 건넸다. 이 돈은 신씨의 저서 <혼맥지도> 1세트, 총 3권의 구매 대금이라고 두 사람은 주장한다. 책값 1억5000만원에 부가가치세 1500만원을 더한 액수다. 검찰은 그러나 1억6500만원이 허위 인터뷰를 하고 이를 보도한 대가였다고 보고, 돈의 성격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계약서에 기재된 매매 일자가 실제 거래일보다 6개월 빠른 점 등을 특히 석연찮게 보고 있다. 김씨와 신씨는 <혼맥지도>가 이 정도 가치가 있는 책이라는 입장이다. 신씨는 “김씨는 언론사에 있는 사람이고, 언론사를 인수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이 책이) 어마어마한 데이터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했다. 신씨는 다른 사람에게도 책을 판매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신씨는 “책의 모양을 띤 데이터베이스”라며 “이 때문에 1억5000만원 이상 받아야 한다”고도 했다. 신씨는 10년 이상 권력층의 혼맥과 인맥 등 관계망을 조사·분석해왔다고 한다. 그 결과물이 2020년에 발간한 <혼맥지도>다. 책은 서점에서 판매하지 않는다. 다만 내용은 신씨의 과거 인터뷰 내용을 통해 미뤄 짐작할 수 있다. 그는 2021년 7월 경남 남해의 지역언론인 남해시대와 저서를 주제로 인터뷰를 했다. 뉴스타파 소속 직원들이 지난 9월 14일 서울 중구 뉴스타파 사무실 앞에서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위해 나온 검찰 관계자들과 대치하고 있다. / 성동훈 기자 신씨는 인터뷰에서 “한국사회 부조리의 뿌리에는 혼맥이 있다”라며 “혼맥을 알지 못하면 부정부패의 고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책은 우리나라 0.1%인 최고위층이 어떻게 혼인관계로 엮여 있는지 가계도만을 정리한 책”이라고 소개했다. 신씨는 “나만의 노하우로 검증을 거쳐 제작한 것”이라며 “대한민국 1만명의 ‘족벌 클러스터’가 돈, 권력, 명예를 완벽하게 독점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자료”라고 부연했다. 책은 조선·중앙·동아일보 사주 일가의 가계도로 시작한다고 매체는 전했다. 신씨는 “언론노조 위원장 임기 후반으로 갈수록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족벌신문의 혼맥이 언론 문제의 근간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라며 “권력을 감시해야 하는 기관이 언론임에도 불구하고 그 사주들은 이미 혼인관계를 통해 재벌과 한몸이 된 지 오래였다”라고 집필 배경을 밝혔다. 신씨는 후속편을 준비 중이라며 “후속편은 (가계도) 하나하나의 의미와 뒷이야기를 담은 책이 될 것이다. 현재 작업을 지원해줄 후원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언론 탄압” 검찰은 김씨와 신씨 사이에 금전이 오간 점을 근거로 배임증·수재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두고 수사 중이다. 또 명예훼손 혐의를 추가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별수사팀에는 명예훼손죄에 전문성을 갖춘 검사도 참여했다. 검찰은 지난 9월 14일 김씨와 신씨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한 뉴스타파, 유사한 보도를 한 JTBC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뉴스타파 소속 기자 2명(1명은 전 JTBC 소속)의 자택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뉴스타파 측은 “언론 탄압”이라고 반발했다.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는 당일 오전 서울 중구 뉴스타파 앞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무도한 윤석열 정권과 정권을 수호하는 정치검찰이 얼마나 악랄하게 언론을 탄압하는지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준 날”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뉴스타파가 검찰의 특수활동비 검증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하필 오늘 같은 날을 검찰이 택한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특히 검찰이 언론사와 기자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이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적용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공직자의 도덕성과 청렴성, 정부 정책을 대상으로 한 공익 목적의 언론보도는 그것이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이 아니고서는 명예훼손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게 대법원 판례다. 시민사회에서는 검찰이 언론을 압박하려는 목적으로 명예훼손죄를 꺼냈다는 비판이 나온다. 참여연대는 성명을 내고 “의혹 제기 자체를 형사적으로 처벌하고 이를 빌미로 집권세력이 언론사를 공격하는 사례가 반복된다면 언론의 자유는 물론 고위공직자 비위에 대한 국민의 알권리는 형해화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2011년 대검 중수부가 부산저축은행 비리 사건을 수사할 때 실제 수사 무마가 있었는지부터 가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도 논평을 내고 “언론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과 법원의 영장 발부 남발은 언론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고 했다. 민변 미디어언론위원장인 김성순 변호사는 “기본적으로 압수수색을 당하면 업무에 상당한 지장이 있고, 향후 보도에서 자기검열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라며 “해당 언론사뿐 아니라 다른 언론사까지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PD수첩> 사건 재연? 2008년 MBC <PD수첩> 사건이 연상된다는 말도 나온다. 검찰이 언론보도와 관련해 특별수사팀을 꾸린 것도 <PD수첩> 사건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PD수첩>은 2008년 4월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를 방영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위험성과 정부 협상 과정의 문제점을 다뤘다. 그러자 정운천 당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이 제작에 참여한 PD와 작가 등을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서울중앙지검은 특별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1년 만에 제작진 5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그러나 1·2심에 이어 대법원에서도 2011년 9월 최종 무죄가 나왔다. 문재인 정부에서 출범한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2019년 1월 검찰이 <PD수첩> 사건 수사 과정에서 검찰권을 남용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당시 수사팀은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검찰 지휘부는 그러나 수사팀에 기소와 무관하게 강제수사를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나아가 ‘무죄가 나와도 상관없으니 기소하라’는 지시도 수사팀에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팀장이던 임수빈 부장검사는 지휘부와의 마찰을 이유로 결국 사표를 냈다. 당시 대검 형사부가 강제수사의 필요성을 검토한 문건을 보면,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요건이 아니라 ‘정국 안정’, ‘야권 반발’, ‘사회 분위기나 여론’ 등을 고려 대상으로 삼기도 했다.
-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인터뷰 “연금 문제, 진영논리 개입해선 안 된다”(2022. 02. 04 15:49)
- 2022. 02. 04 15:49 경제
- “국민연금 개혁은 진영·이념과 상관없이 제대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에게 국민연금의 미래에 관해 묻자 이러한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5년마다 시행하는 국민연금재정추계에서 1~4차(2002~2018년)에 걸쳐 국민연금재정추계위원회 위원을 역임한 국민연금 전문가다. 한국연금학회장도 겸하고 있어 지난해 말 여야 대선후보들의 국민연금 공약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연금의 재정안정을 중시하는 전문가로 꼽힌다. 사진 윤석명 연구위원 제공 35년 역사의 국민연금이 중대기로에 섰다. 국민연금은 20년 뒤면 적자로 돌아선다. 출산율이 워낙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어 그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 그 뒤로는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 한다. 대선과 올해부터 논의를 시작할 5차 재정추계를 앞두고, 국민연금이 ‘가야 할 길’을 짚어보고자 윤석명 연구위원에게 인터뷰를 청했다. 1월 26일 오후 줌 화상회의로 만났다. 그는 “다음 세대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조속한 연금개혁이 필요하며, 국민을 설득하기 위해선 정부가 올바른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차기 정부는 정치중립적인 전문가를 중심으로 연금개혁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달 사이 국민연금 문제가 많이 나왔다. ‘1990년생부터 국민연금 못 받는다’는 보도자료가 나와 주목받기도 했다. “MZ세대가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연금 문제가 수면 아래에 있다가, 근래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지난해 12월부터 논의가 꽤 이뤄졌다. 한국연금학회가 대선후보 연금 공약 토론회를 열었고, 진보·보수 할 것 없이 언론에서도 문제의식이 터져나오던 참이었다.” -국민연금은 어떤 상태인가. “연금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인구 변수다. 연금을 얼마나 오랫동안 받는가(평균수명)와 누가 이들을 부양할 것인가(합계출산율·15~49세 가임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와 연결된다. 한국은 평균수명과 더불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노인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출산율은 OECD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장 낮다(유엔인구기금·2020년). 연금 재정이 굉장히 나빠지고 있다.” -쌓아둔 돈, 적립금으로 재정을 충당하면 된다는 견해도 있다. 약 920조원(2021)이 있으니 고갈 걱정은 과하다는 주장이다. 한국만큼 적립금을 쌓아둔 나라가 없다고도 한다. “국민연금은 확정급여, 즉 정확히 얼마를 주기로 약속한 제도이다 보니 이미 그렇게 국민에게 약속한 액수가 2021년 9월 기준으로 2500조원이 넘는다. 실제로 920조원을 쌓아뒀더라도 1500조원 넘게 부족한 상태다. 그걸 두고 920조원이 있으니 다른 나라에 비해 재정적으로 좋은 상황이라고 하면 안 된다. 정치인들이 이 적립금에 관한 내용을 악용하고 있어서 국민연금 논의가 굉장히 어려워졌다. 2500조원이 필요한데 920조원만 가지고 있으면서 충분하다고 하면 되겠나. 독일, 스웨덴 같은 나라는 연금 역사가 100년 안팎으로 성숙 단계다. 고조부 시절부터 연금을 주고받아온 경험이 쌓였다. 한국의 국민연금은 35년밖에 안 됐다. 아직 베이비붐 세대(좁게 잡을 경우 1955~1963년생·약 730만명)가 전부 연금 수급을 시작한 게 아니어서 연금지급액이 크지 않다. 이들이 본격적으로 받기 시작하는 2030년쯤 되면 곪아온 문제가 터질 것이다. 그 시점이 되면 수습이 불가능할 정도로 이미 빚을 많이 졌다.” -연금개혁이 시급하다는 얘기인가. “그렇다. 개혁하지 않고 보낸 세월은 흘러간 강물처럼 되돌릴 수 없다. 이미 노동시장에서 퇴직한 사람들한테는 보험료를 더 걷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연금개혁을 빨리하자는 것의 의미는 현재 노동시장에 있는 이들이 연금수급자가 되기 전에, 아직 보험료를 낼 수 있을 때 더 걷자는 것이다. 20년 전에 보험료를 올렸더라면 그만큼 더 걷을 수 있었을 텐데, ‘나중에 세금을 걷어서 주면 된다’, ‘적립금 있으니 문제없다’는 얘기를 하면서 많은 시간이 흘러가 버렸다.” -정부가 2018년 발표한 4차 재정계산을 보면 국민연금은 2042년 ‘적자 전환’, 2057년 ‘소진’이다.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인가. “15~16년 사이에 적립금이 없어지는 셈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그때 없어지는 게 단순히 (기존에 쌓아둔) 1788조원뿐만 아니라 그 기금으로 나오는 투자 수익과 (납부자보다 수급자가 많아지면서) 매년 가입자들이 내는 보험료도 다 없어진다는 점이다. 이를 감안해 계산을 해봤는데, 대략 2500조원 이상이 불과 15~16년 사이에 사라진다.” -기금을 다 쓰고 나면 그때그때 걷는 보험료에다 세금을 더해 연금을 지급하면 된다는 주장은 어떻게 보나. “세금 투입으로 메꿔야 할 게 국민연금뿐만이 아니다. 이미 국가부채가 발생하고 있는 공무원연금, 군인연금과 건강보험 적자도 세금으로 때워야 한다. 그 세금은 도대체 누가 다 내나. 우리나라 경제활동 인구 중 약 40%가 소득세를 안 낸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19년 자료를 보면 국민연금 기금 소진 이후 (후세대가 국민연금 유지를 위해 내야 하는) 보험료율은 2080년 소득의 34%까지 올라간다(현재는 9%). 다음 사람들에게 다 걷으려는 이런 사회에서 젊은이들이 살려고 하겠나.” -4차 재정계산 중 ‘기본안’을 보면 출산율을 2017년 기준 1.2명, 2030년 1.32명, 2060년 1.38명으로 예상해 적용했다. 기본안보다 출산율이 악화될 것을 가정한 ‘저출산 대안’ 역시 2017년 1.14명, 2030년 1.07명, 2060년 1.12명으로 적용했다. 실제로는 2019년 0.92명, 2020년은 0.84명으로 더 떨어졌다. “답답한 것은 일본은 5년마다 하는 재정계산에 더해 중간에도 한 번씩 추계를 한다. 지금 출산율 급락과 코로나19 때문에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지 않나. 이런 엄청난 변화가 있으면 최소한 책임 있는 정부라면 5년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다. 기존 계산에 인구 가정의 변화만 새로 적용하면 되는데 안 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안 좋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내년에 나올 5차 재정계산에선 4차 때보다 전망이 악화되리라고 보는 게 합리적이겠다. “골든타임을 다 날려버렸으니…. 예를 들면 지금은 적이 눈앞에까지 쳐들어왔는데 ‘괜찮다’고 외치며 다리를 끊고 도망쳐버린 것과 똑같은 상황이다. 출산율을 비롯한 여러 변수도 훨씬 안 좋아졌다. 보험료를 걷어 운영하는 사회보험 성격의 연금제도로선 5년 전에 비해 더 어려운 상태로 진입한 셈이다. 4차 재정계산 자체도 낙관적 시선을 반영한 건데, (현재로선) 좋아질 만한 부분이 별로 없어보인다.” -국민연금 ‘팩트’를 제대로 알리자는 얘기를 계속 강조하고 있다. “제일 먼저 해야 할 건 사실을 있는 그대로 알리는 일이다. 연금 문제는 진영논리가 개입해서도 안 되고 이념적 제물이 돼서도 안 된다. 연금마저 진영논리에 휩쓸리다 보니 사실이 사실대로 드러나지 않는 구조다. 4차 재정계산 때 회의록이 있을 것 아닌가. 그 회의록을 실명으로 다 공개해야 한다. 지금은 비실명화한 요약문만 제공해 누가 도대체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없게 해버렸다. 일본은 후생연금(한국으로 치면 국민연금) 홈페이지에 중요 회의의 회의록 전문을 올려둔다. 공개하지 않으면 왜곡이 발생하고, 팩트와 다른 이야기를 했던 사람들이 나중에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말을 바꾼다.” -한국은 24년간 보험료율을 9%로 유지했다. 보험료율 인상 문제를 피해온 만큼 앞으로 올린다면 너무 크게 오르는 건 아닌지 궁금하다. “24년 동안 못 올렸다는 건, 아주 극단적인 예를 들어 서구로 치면 한 80년 정도에 해당하는 기간이다. 우리 경제가 그만큼 압축적으로 성장했고 인구 고령화도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2003년 열린 재정안정위원회에서 보험료 인상을 주장했더니 전문가 집단 내에서도 격렬한 반대가 나왔다. ‘경제 사정이 안 좋다는 이유로 지금 보험료를 안 올리면 나중에는 할 수 있겠냐’고 되물었다. 결과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자동안정장치를 도입해 출산율이 떨어지고 평균수명이 늘어나면 자동적으로 연금을 조정하게끔 만든 국가들이 있다. 우리처럼 보험료 좀 올릴까, 급여 좀 깎을까 싸울 필요가 없다. 국민연금 개혁의 강도를 더 높여야 그런 나라와 비슷하게나마 갈까 말까 한 상황이다.” -보험료는 매달 바로바로 빠져나가는 돈이기 때문에 올리면 반발이 심할 것 같다. 실제로 2018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대국민 인식조사를 보면 연금개혁 필요성에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동시에 더 내는 것엔 반대가 높았다. 이러한 모순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정부와 전문가가 괜히 있나. 2007년 노무현 정부의 연금개혁이 그냥 이뤄진 게 아니다. 정부가 사회구성원들과 대화를 해야 한다. ‘원래는 이렇게 운영할 게 아니었는데 사회적으로 꼬였다, 다른 나라는 이미 진통 거치면서 바꿨다, 국민연금을 그냥 놔두면 기다리는 건 우리 사회의 총체적 붕괴밖에 없다’고 설명해야 한다. 노무현 정부는 그런 역할을 많이 했다. 지금은 국민에게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설문조사 등을 하니 대답이 제대로 나올 리가 없다. 현 정부에 뼈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국민연금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의제다. 국가의 운명이 걸린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자신이 없다면 공론화라도 해야 한다. 부담스럽다고 이게 회피할 사안인가. 그러라고 180석 의석을 몰아준 것 아닌가.” -노무현 정부의 연금개혁 당시에도 반발이 컸다. 그때 정부가 소득대체율을 60%에서 40%로 깎으면서 내민 당근이 기초연금 도입이었다. 현재 65세 이상 노인 70%를 대상으로 매달 3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이런 기초연금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급 기준이 대상자의 소득과 자산을 폭넓게 포함해야지, 무조건 어떤 연령에 도달했다고 해서 주는 나라는 거의 없다. 한국의 노인 빈곤 문제는 절대빈곤에 노출된 노인들이 핵심이다. 70%에게 월 30만원을 준다고 이들의 빈곤이 나아질 것인가. 보편성을 포기하고 취약계층 위주로 선별해 그들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최적화해 돈을 쓰자는 게 내 주장이었다. 빈곤에 노출된 하위 30%를 대상으로 ‘필요한 분들에게 최소한의 빈곤에서 벗어날 정도로는 보장하겠다’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 무조건 반대한 게 아니다.” -일각에선 국민연금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법에 지급 보장을 명문화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한다. 어떻게 보나. “연금제도가 지속불가능하게 된 건 국가가 운영을 잘못했기 때문이다. 지급 보장을 명문화해서 못을 박아 놓으면 그 이후로 연금개혁이나 연금을 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려는 논의를 아예 막아버릴 수 있다. ‘지급이 보장되는데 뭐하러 개혁하냐’는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다. 독일에 지급 보장 규정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사실과 다르다. 독일도 일본도 명문 규정이 없다. (신뢰 회복을 위해선) 지급 보장 명문화보다 재정안정화를 위한 장치 도입이 우선이다.” -현 정부의 국민연금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다른 나라는 연금제도를 가급적 탈정치화했다. (적립금 규모같이)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보다 내재된 문제가 한둘이 아니고 파괴력 있는 여러 이슈가 서로 얽혀 있는 중요 사안이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지만 우리는 이미 골든타임을 놓쳤다. 이번 정부는 팩트를 숨기면서 논의했다. 글로벌 트렌드에서 굉장히 동떨어진 시각을 가진 소수의 전문가가 연금개편 논의를 주도하다 보니 국제사회에서도 웃음거리가 될 만한 안을 가지고 허송세월하면서 귀중한 시간을 흘려보냈다. 역대 정부 중 연금 문제와 관련해서는 최악의 정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음 정부의 역할과 과제는 뭐라고 보나. “차기 정부는 정치중립적인 전문가들을 모아 최소한 국민연금 문제가 처한 상황을 왜곡하지 말고 객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보고서를 만들면 좋겠다. 그 보고서를 바탕으로 정치권과 언론, 시민단체가 개편 방향을 논의해야 한다. 공적 연금을 둘러싼 전체적인 사회보장 방안을 공론화하고 팩트를 가감없이 들춰내 국민에게 보여주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연금개혁이 1~2년 늦어지더라도 그 방향으로 가야 한다. 본받을 만한 다른 나라들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를 우선적으로 살펴야 한다. 국민연금의 개혁만큼은 진영이나 이념과 상관없이 정말 제대로 하기를 바란다.”
- 표지 이야기
레이디경향(총 156 건 검색)
- ‘대세’ 숏폼 대본 어떻게 쓰나요?…스토리피아 랩 인터뷰③
- 2024. 10. 31 07:00 문화/생활
- 드라마도 영화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국내 콘텐츠 업계, 숏폼만이 살아남고 있다. 숏폼 크리에이터 1세대로 왕성한 활동 중인 윤수영 작가를 만났다. 픽셀즈 영화 업계도 드라마 업계도 사정이 좋지 않은 요즘이다. “요즘 자본은 거의 숏폼과 웹드(라마)에만 몰린다”라는 업계의 이야기가 들린다. 유일하게 숏폼 콘텐츠 업계만 살아남고 있다. 숏폼 대세의 이유는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과 사용자들의 소비 패턴에 있다. 사람들이 짧고 즉각적인 정보를 선호하게 되면서, 짧은 시간 안에 핵심을 전달할 수 있는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 <뉴미디어 신기술 스토리피아 랩>에서 드라마 시나리오 <동네사건일지>로 당선된 윤수영 작가는 숏폼 1세대부터 글을 써왔다. 그에게 숏폼 글쓰기에 관해 물었다. 숏폼 1세대 윤수영 작가에게 물었다 “숏폼 대본 어떻게 쓰나요?” 스토리피아 제공 숏폼 1세대라 불리는 윤수영 작가는 제작사 몬스터유니온과 숏폼 콘텐츠 한 편 계약을 마친 상황이다. 치정 로맨스의 고전 <위험한 관계>를 숏폼으로 각색해 제작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만 벌써 몇 편의 영화 리메이크작으로 활용된 고전이라 어떻게 ‘숏하게’ 탄생할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인물 관계가 굉장히 많은 작품이지만, 그중 두 명이나 세 명만 캐릭터를 따오는 거예요. 리메이크라기 보다는 인물과 관계의 특징만 따오는 레퍼런스를 토대로 현대식으로 재구성하는 정도예요.” 그는 2018년부터 쇼츠 극본을 써왔다. 웹드라마를 제외하고 1분짜리 쇼츠 콘텐츠만 따져도 여섯 작품을 썼다. 앞으로 써야 하는 작품이 4편 더 남아있다고 말한다. “처음 시작할 때는 중국과 함께 제작을 했어요. 중국이 우리보다 쇼츠 콘텐츠 제작을 일찍 시작했거든요. 카카오페이지에서 공개됐던 <공감성 수치심>이라는 코미디 숏폼이 제 데뷔작이에요. 그러다 사드 문제가 터지고 점점 제작 편수가 작아졌는데, 요즘 다시 업계가 살아나는 분위기예요.” 그는 숏폼 대본의 첫 단추는 하이라이트에 해당하는 ‘훅(Hook)’과 ‘엔딩’만 두세 줄 써놓고 일단 모든 회차를 완성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적은 신(Scene)에 많은 내용을 담아야 하는 만큼 감독과 협업이 중요하다. 장면마다 논의하고 그것에 맞게 글을 쓴다. 제작 과정에서 수정도 많다. 배우들의 대본 리딩 단계에서 연기 스타일을 보고 수정하기도 한다. 제작 과정 전반을 작가가 함께해야 한다. 그래서 장편 작가는 숏폼을 절대 쓸 수 없다는 말이 나온다. 윤 작가의 경우 반대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드라마 대본인 <동네사건일지>로 스토리피아 랩에 당선되긴 했지만 장편을 쓰다 보면 너무 느린 것 같다는 느낌이 많이 들어요. 쇼츠는 1분 안에 계속 터져야 하는데 장편은 브릿지도 있고 중간에 쉬어가는 느낌도 담고, 또 인물을 좀 더 심층적으로 보여줘야 하는 장르잖아요. 문체를 바꾸려 많이 노력 중이에요.” 그는 숏폼은 섬세한 묘사보다는 기발한 아이디어와 의외성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저희끼리 약간 우스갯소리로 ‘숏폼은 뇌를 빼고 써야 한다’라고 해요. 반대로 이야기하면 기존의 틀을 깬 창의력이라고 할 수 있죠. 예를 들어 장편에서 인물이 죽는다면 심도를 기울여 극적으로 써야 하잖아요? 숏폼에서는 그냥 넘어졌는데 죽여볼까 하는 식으로 의외성을 담아야 사람들이 오히려 더 재밌어하는 장면이 되죠.” 현재 미디어 환경으로 숏폼이 대세라고 하지만 윤 작가는 더 큰 미래를 내다보려고 한다. 작법 자체가 다른 숏폼과 장편의 틈을 메워, 두 장르 모두 쓸 수 있는 작가가 되는 것이 그의 목표다.
- AI로 나도 크리에이터, 해보시겠습니까?…스토리피아 랩 인터뷰②
- 2024. 10. 30 17:18 문화/생활
- 인공지능 시대.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은 커다란 변화의 파도 앞에 섰다. AI 융합 글쓰기를 주제로 한 공모전에 당선된 작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픽셀즈 인공지능 시대.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은 커다란 변화의 파도 앞에 섰다. AI 파도를 탈 것인가, 망망대해 홀로 맞설 것인가. 생성형 인공지능은 원천 스토리로 장르까지 바꿔버리는 시대다. 시나리오 대본을 웹소설로 바꾸는데 인공지능이면 12분이면 가능하다. 인공지능 기반 스토리창작 플랫폼 스토리피아가 주최한 <뉴미디어 신기술 스토리피아 랩> 당선자 서준석 작가와 서랑팀(서하영, 김현수)을 만났다. 이들은 AI를 글쓰기와 영상 만들기에 적극 활용 중인 젊은 작가들이다. <귀신 잡는 공익>으로 드라마 공모전에 당선된 서준석 작가는 법학을 전공하고 신림동 고시촌에 머물던 고시생 출신이다. 로스쿨이 생기면서 진로를 영화 전공으로 바꿔 다시 만학도의 길을 걷고 있다. 현재는 영화와 드라마 시나리오를 쓰며 창작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작품은 스토리피아 랩 심사위원들에게 참신하며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전에는 단편이나 영화 시나리오를 썼어요. 드라마는 처음 기획해서 썼는데 다들 좋게 봐주셔서 감사했어요. 요즘 영상 업계가 좋지 않아 사실 힘들고 불안한 면이 많은데 위로가 됐습니다. 이 길을 조금 더 가보게 하는 동력이 된 것 같아요.” 서준석 작가는 “발전 속도를 봤을 때 AI 글쓰기는 인간이 쓴 것과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스토리피아 제공 글과 영상을 동시에 다루는 콘텐츠 크리에이터인 만큼 그는 AI시대를 앞두고 다양한 시도를 하는 업계 젊은 피이기도 하다. “창작자 입장에서 처음에는 AI 창작물이 인간의 창작물에 견줄 수 있을까 의구심이 많았어요. 그런데 요즘은 생각이 달라졌어요. 점점 가능하리라고 여겨져요. 발전 속도를 봤을 때 인간이 만든 것과 거의 구별이 안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거기서 오는 두려움도 있지만 저는 AI를 하나의 도구로 이용하는 창작자가 되고 싶어요.” 흐름이라면 거스를 수 없는 일이다. 적극적으로 AI를 창작에 활용할까를 생각하는 것이 더 발전적인 일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는 실제로 시나리오 기획안에 필요한 사진이나 이미지를 AI로 창작해 제출했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녹여낸 짧은 AI 영상으로 공모전에 도전하기도 했다. “글쓰기에 꿈을 가진 분이라면 창작과 무관한 삶을 살았다 해도 한 번 꺼내 보시라고 권하고 싶어요. 새로운 쾌감이 있거든요. 기회가 다양해지고 당신을 위해 자료 조사를 해주거나 당신의 기획안을 풍부하게 꾸며줄 AI의 서포트가 있으니까요.” 영화연출을 공부 중인 그는 내년을 목표로 자신만의 AI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작가들이 그저 한글 프로그램에 갇혀있을 필요는 없다고 강조한다. 기획력과 아이디어만 있다면 AI의 도움을 받아 장르를 넘나들 수 있는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시대인 것이다. 스토리피아 랩 당선자들 중 서랑팀(서하영, 김현수)는 본격적으로 AI 기술을 활용해 큰 호응을 얻은 팀이다. 그들은 AI 활용의 무궁무진함을 역설했다. 스토리피아 제공 서랑팀의 김현수, 서하영은 같은 대학 연극영화과에서 만난 동료다. 김현수는 연출가로 서하영은 배우로 의기투합했다. 연기만 하던 서하영이 AI 영상 작업 기술을 익히면서 대본 기획안을 AI 트레일러 영상으로 만들어 심사위원들에게 주목받았다. 두 사람은 2020년 <명산도>라는 작품으로 울산국제영화 장편 영화 부문 상을 받았다. 현재는 유튜브 채널 <오늘의 깨달음>에서 숏폼 콘텐츠를 만들어 운영 중인 시너지 좋은 팀이다. “작가가 글만 쓰는 시대, 배우가 연기만 하는 시대는 지났어요. 제 글이 웹툰 느낌의 애니메이션 IP로 확장되는 모습을 보니 실제로 퀄리티가 우월했고 가능성이 보였어요.”(김현수) “매체 연기 수업을 같이 들으면서 친분이 생겼어요. 그 수업에서 유튜브에 올릴 영상 프로필을 만드는 법을 배우다 보니 프리미어를 배우고 AI 영상 제작까지 손을 대기 시작했죠.”(서하영) 김현수 작가 겸 연출가가 글을 쓰면 서하영 배우 겸 AI 제작자가 연기하고 영상으로 표현한다. 소수정예로 다양한 장르에서 성과를 일궈낸 셈이다. 그들은 모두 AI 덕분이라고 말한다. “시나리오 대본을 웹소설로 바꾸는데 생성형 인공지능이면 12분이면 가능하다고 해요. 원천스토리 출판인 거죠. 불과 5년 전에는 불가능했던 일이죠. 저희가 경험해본 바로 현재 AI의 수준은 전문가 정도는 아니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주면 1.5~1.8인분은 하는 성실한 직원 같은 느낌이에요. 인간의 자리를 빼앗는 것은 아니냐는 염려도 많지만 AI를 다루면서 제가 마치 리더십 교육을 받는 느낌이 들었어요. 저는 효율적으로 명령하는 법을 익히고 있더라고요.”(김현수) “저 역시 AI 활용에서 커스터마이징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일관되게 그림이 뽑히지 않아 굉장히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고 또 시행착오도 겪어야 하거든요. 이런 것들이 감으로 쌓이게 되면 AI를 통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수 있는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서하영) 이들은 ‘세상이 우리를 사랑하게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창작자가 밝힌 매우 인간적인 목표다. 자신의 기획력을 AI를 거쳐 다양한 방법으로 세상에 공개하겠다는 뜻이다.
- 당신도 ‘웹소설’을 쓰고 싶나요?…스토리피아 랩 인터뷰①
- 2024. 10. 30 14:37 문화/생활
- 나이나 직업에 얽매이지 않고 바쁜 일상 속에서 시간을 쪼개어 글을 쓰는 이들을 만났다. 웹소설 시장으로 모두가 작가가 되는 시대가 열렸다. 픽셀즈 드라마로도 제작된 웹소설 <재벌집 막내아들>의 산경 작가도 대기업 무역 업무 담당자로 일하다 늦은 나이에 웹소설 작가로 등단한 경우다. 그는 <재벌집 막내아들>로 월 매출 1억원 그리고 편당 유료 조회 수 3만 뷰를 돌파하며 한국 웹소설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글쓰기에 연륜과 경험은 강력한 자산이 된다. 늦은 나이란 없다. 경력단절여성, 투잡러… 나이나 직업에 얽매이지 않고 바쁜 일상 속에서 시간을 쪼개어 글을 쓰는 이들이 있다. 뉴미디어 신기술 스토리피아 랩 창작자들이다. 1975년생 정재휘 작가는 영화 시나리오 작가로 오랜 기간 일하다 코로나19로 인해 극장 시장이 전체적으로 어려워지면서 드라마 작가로 전향했다. 드라마 공모전에 몇 차례 수상한 이후 정식 계약으로 이어졌고 드라마 작업도 진행 중이다. 영화 시나리오 작가에서 드라마, 웹소설 작가로 활동 중인 정재휘 작가, 그는 “글쓰기에 늦은 나이는 없다, 그저 나만의 타이밍이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스토리피아 제공 그는 <정장표씨 대리인> <와일드 카드> <나의 주인님> <소금별> <크로스로드> <하드캐리 박동팔>까지 6편을 출간한 웹소설 작가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작업한 시나리오 습작 작품을 스토리피아를 통해 소설로 바꾸어 완성했다. 웹소설 창작에 대해 그는 자신의 창작물이 소리소문없이 사라지지 않고 정식으로 대중 앞에 설 수 있다는 점에 큰 의의를 두었다. 그는 ‘늦고 빠르고는 없다 타이밍이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제가 2022년도 모 방송국 드라마 공모전에 당선된 적이 있어요. 당선자들을 만나는 자리에 갔더니 저만 전업작가고 다들 투잡러시더라구요. 경찰, 변호사, 기자… 그만큼 드라마나 웹소설 작가의 진입 장벽이 낮아진 거죠.” 그는 특히 웹소설 쪽은 누구나 접근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재벌집 막내아들>의 사례처럼 소재만 독특하다면 드라마나 영화의 원작이 되는 상상이 현실이 될 수도 있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한다. “용기를 갖고 문을 두드리세요. 과거에는 인맥이 작가 등단의 유일한 통로였지만 지금은 다양한 공모전이 있습니다. 기존의 직업을 놓지 마시고 3~5년간 묵묵히 글을 써보고 공모전에 도전해보세요. 그래도 상을 받지 못했다면 취미로 남겨두면 되죠.” IT 개발자 출신으로 직장 생활 5년 후 서른 즈음 글쓰기를 시작한 장희재 작가는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환경이 된 만큼 겁먹지 말고 일단 ‘쓰라’고 조언한다. 스토리피아 제공 장희재(가명) 작가는 IT 개발자 출신이다. 5년 간 직장 생활을 한 후 서른이 다 되어서 ‘자아 탐색’을 시작했고 오랜 꿈이었던 글쓰기에 돌입했다. 그는 드라마 교육원 출신으로 보조작가 생활을 하다 결혼을 계기로 최근 웹소설과 웹툰 스토리 작가로 거듭났다. 짧은 기간이지만 웹소설 작가로서의 성과는 화려하다. 2권의 소설을 출간했고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웹소설 전자책도 나올 예정이다. 그는 웹소설 작가의 가장 큰 역량을 ‘엉덩이의 힘’이라고 말한다. “웹소설의 양은 방대해요. 판타지 로맨스에 비해 현대 로맨스 장르의 분량이 더 짧긴 하지만, 웹소설은 30만 자는 기본으로 나와야 해요. 엉덩이의 힘, 성실함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또 웹소설은 빠르게 성장한 만큼 트렌드도 빠르게 달라져요. 그 흐름을 분석하며 다른 작품도 봐주는 것이 좋아요.” 장 작가는 웹소설을 쓰고 싶다면 ‘일단 써보는 게 답’이라고 말한다. “사실 글을 쓰라고 하면 겁이 먼저 나잖아요. 뭔가 완벽하게 쓰겠다고 시작하면 자기가 그것이 매몰되어 쉽게 포기하고 말아요. 한 문장 한 문장 그냥 좀 부족해 보여도 쓰세요. 10회까지 완성하면 내가 부족한 것이 ‘인풋’인지, ‘레퍼런스’인지 ‘어휘력’인지 ‘심리 묘사’인지 알게되거든요. 부딪혀가며 써보는 것이 바로 웹소설 장르입니다.” 장 작가가 꼽는 웹소설에서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리듬감이다. 스크롤하며 보는 글이라 호흡이 빠르고 간결한 문장 구사가 중요하다. 그 리듬을 체득하는 방법은? ‘다독’ 그리고 ‘다작’이다. 지름길은 없다. “드라마는 쓸 기회조차 얻기 힘들고 운이 필요한 장르지만, 웹소설이나 장르 소설은 나 혼자 쓰면 돼요. 망해도 나만 망하는 것이고(웃음) 망했다고 기회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니 겁낼 필요가 없어요.” 나이 서른에 작가가 된 그는 40대에는 글을 이용한 사업을 꿈꾸고 있다. 글을 통해 인생을 바꿨고 또 꿈을 꾸게 된 것이다.
- ‘구씨는 잊어요’ …영화 제작자 도전한 손석구 [인터뷰]
- 2024. 06. 14 12:30 연예
- 영화 ‘밤낚시’ 연출자로 나선 손석구. 스태넘·마켄필름아시아 제공 배우 손석구가 영화 <밤낚시>의 제작자로 나섰다. 이 작품은 어두운 밤 전기차 충전소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다룬 휴머니즘 스릴러다. 12분 59초 영화, 단돈 1천 원으로 보는 스낵 무비 등 새로운 도전에 나선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영화 <밤낚시>에 출연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 현대자동차 쪽에서 ‘자동차의 시선’으로 새롭고 혁신적인 콘텐츠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연출 제안이 왔다. 콘텐츠를 제작하는 방식은 어떤 포맷이든 상관없다고 자연스럽게 논의를 했다. 나에게 가장 친숙한 매체인 ‘영화’를 한번 찍어보면 어떨까 하고 아이디어를 냈다. 연기, 제작, 연출 모두 다 도맡기보다 배우와 제작으로 참여를 하고 연출은 직접 섭외를 해 보고 싶었다. 그 과정에서 오랜 동료이자 친구인 문병곤 감독을 현대자동차 측에 역으로 제안을 했다. 문병곤 감독과는 장편 영화 준비를 계획하고 있던 와중, 아무래도 시간이 소요되는 작업물이다 보니, 미리 우리가 손발을 한번 맞출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이런 기회가 오기 힘들기에 여러 가지 의미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싶었다. 어떤 영화를 찍는 데 있어서 자동차 카메라로 찍는다는 것도 신선한 시도이고 단편으로 뭔가를 찍는 것도 새로운 방식이라 이런 시도에 대해 현대자동차 쪽에서 좋게 생각을 해 주셨다. 사실 이 작품을 하면서 가장 고민된 지점은 기존의 브랜드 컬래버레이션 콘텐츠들이 광고성이 짙었던 경향이 있었기에 독립적인 콘텐츠가 되기를 희망했다. 사실 반신반의한 마음으로 현대자동차가 과연 우리가 구상하고 있는 콘텐츠를 과연 계약해줄까 걱정했는데, 아이디어 회의를 하면서 이들 역시 나만큼이나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시도를 해 보고 싶어 하는 집단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예술가들에 대한 존중이 200%였고 영화 시스템에 대비하자면 현대자동차가 기획과 투자를, 우리가 제작과 연출을 한 셈이다. 굉장히 색다르고 즐거운 시도였다. 영화 <밤낚시>는 손석구 배우가 직접 제작사를 설립하고 제작자로서 참여한 것도 화제가 됐다. 첫 제작 소감은 어떤가. = 스스로 제작에 참여하는 작품이 이렇게 빨리 나오게 될 줄은 전혀 상상을 못 했다. 2024년 1월 스태넘이라는 제작사를 설립했는데, 벌써 6월에 하나의 작품이 나오게 될 수 있는 건 굉장히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배경은 어떻게 보면 배우 크레디트와 입지가 어느 정도 작용한 것은 분명하다고 생각하고 정말 많이 배우게 된 계기였다. 이번 작품에는 특별히 제작 스텝들이 배려를 많이 해 주셨다. 예를 들어서 편집을 하거나 믹싱을 하거나 제작 업무를 할 때 있어서 저도 이제 어떻게 보면 단순히 제작사 대표이거나 그냥 내가 출연을 했기 때문에 제작자로서의 크레디트를 받는 게 아니라 온전히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감 있게 경험을 다 하고 나서야만 그 크레디트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을 했었기 때문이다. 스태프분들이 어떻게 보면 제시간이라도 좀 맞춰 주시고 우리는 야간에 대부분 작업을 하기도 하고 그런 조금 제 편의를 봐주면서 치열하게 준비를 했다. 되도록 많은 경험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번 기회를 통해 정말 많이 배웠고 앞으로 이 작품을 통해 제작과 창작에 대한 전 과정이 쉽지 않다는 것을 다시 많이 배웠다. 단순히 영화를 만드는 것 자체가 그것도 일이지만 그 안에서 제가 주체적으로 여러 가지 관계를 만들어나가야지 또 이제 모두가 평화롭게 또 할 수 있는 거니까 그런 경험 한편 좀 인간적으로도 좀 성숙을 하게 된 것 같다. 공간이나 설정이 기존 한국 영화에서 보지 못했던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그 배경은 어떻게 구상했나? = 영화의 설정에 관한 아이디어는 전적으로 이제 문병곤 감독의 아이디어다. 자동차 카메라로 찍었지만 단순한 광고물이 아니기 때문에 영화의 기능을 고려해 촬영 기법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문병곤 감독과 함께 많이 고민한 결과, 아이디어로 경찰들이 어떤 범죄 현장이나 작전을 수행할 때 어떻게 보면 그 수행 과정을 보디캠을 통해서 기록해 놓은 영상에서 착안했다. 12분 59초의 영상인 영화이지만, 그 이전에 어디선가 발견된 잃어버린 또는 잊힌 푸티지 같은 느낌의 콘셉트를 우리가 가져가고자 했고 물론 그 후에 많은 변형의 아이디어가 담겼다. 카메라도 7개나 사용을 해야 되어서 편집이 들어간 보디캠 푸티지의 느낌으로 구현해 보고자 톤앤무드를 맞췄다. 그리고 단편 영화다 보니, 인서트나 클로징 개념이 없기에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는 콘셉트였다. 영화 ‘밤낚시’ 연출자로 나선 손석구. 스태넘, 마켄필름아시아 제공 극장에서 1천원에 보는 스낵무비 신선하다. 이 단어의 탄생 배경이 궁금하다. = 내가 직접 제작과 함께 홍보마케팅 회의에 참여하면서 팀원들과 끝까지 고민하고 요구했던 것이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우리의 작품의 성격을 한 번에 이제 직관적으로 알아들을 수 있는 어떤 단어가 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그래서 오랜 고심 끝에 ‘스낵무비’라는 단어가 나왔고 단번에 너무 좋았다. 어떻게 보면 우리가 처음으로 만든 하나의 단어이기도 하다. 그간 우리가 봐 왔던 단편 영화와 다르게 천 원만 내고 극장에서 손쉽게 영화를 볼 수 있는 것뿐 아니라 상업적인 가치를 지닌 쇼트폼 콘텐츠 영화이기 때문에 스낵무비와 절묘하게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단순히 천 원이다는 금액을 지불하고 상업 영화를 본다는 측면에서, 그러니까 단편 영화가 상업적이 아니라는 게 아니라 사실은 훨씬 더 문학적이고 작가적인 주장이 많이 들어가는 영화와는 다르게 대중 친화적이고 대중을 위한 상업 영화의 기능을 하는 쇼트폼 영화라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시간은 짧지만 장편 상업 영화와 같은 양의, 어떻게 보면 재미를 갖고 갈 수 있게 제작된 영화가 제일 큰 차이점이 아닐까? 다양한 시도를 통한 판로를 개척해 보고 싶은 마음으로 처음부터 그걸 기획한 건 아니었지만 그게 나중에는 우리의 첫 번째 시작점이 된 것 같다. 처음에는 그렇게 의도해서 만든 건 아니었지만 이렇게 해서 이런 영화가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고 어찌 됐든 소기의 성과는 저는 이미 거뒀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해서 관객 여러분들이 10분짜리 영화를 극장에서 천 원에 볼 수 있는 스낵무비가 나왔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영화 업계에는 하나의 활력소가 될 가능성을 엿봤다. 하여 쇼트폼영화가 극장 상영을 할 수 있는 도전 과제를 이룬 것 자체가 매우 큰 성과라고 볼 수 있다. 또 하나의 주인공인 자동차의 시선으로 촬영하는 방식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달라. = 자동차에 내장된 카메라로 인물을 잡아주고 배경을 찍고 사물을 찍으려면 앵글이 고정된 상태에서 어떤 스토리를 전달한다는 건 큰 제약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늘 생각하지만 제약이 클수록 그 안에서 더 큰 자유가 온다고 생각한다. 그 제약을 극복했을 때 오는 자유는 매우 크고 그 제약을 극복했을 때 오는 자유는 예전에 없던 새로운 무언가가 나오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만큼 극복하기 위해서는 많은 생각과 아이디어를 내야 하므로 참신하고 신선한 게 나오기 마련이다. 그래서 이런 촬영의 제약이 있었기 때문에 이 참신한 소재가 나왔다고 생각을 한다. 그게 없었으면 보디캠 콘셉트의, 미지의 외계 생명체를 잡는 요원이라는 설정이 안 나왔을 것 같다. 어떻게 보면 기존에 있었던 캐릭터나 기존에 있었던 상황들이 나올 수밖에 없지만 창작이라는 행위 자체가 쉬운 게 아니니까. 그래서 저는 항상 이런 걸 긍정적 한계라고 표현을 한다. 카메라 자동차에 시점으로 이 상황을 바라본다는 것 자체가 긍정적 한계점과 제약이기에 처음에 제안한 현대자동차의 의도가 좋았다. 그리고 영화적으로 한번 풀어보자 했던 것을 흔쾌히 받아준 점이 아티스트와 기업 간의 올바른 협업의 과정이었던 것 같다. 친구이자 파트너인 문병곤 감독과의 협업은 어땠나? = 문병곤 감독과 영화 촬영 전부터 밀접한 관계로 의견이 오갔는데, 영화적 독해 중에서도 어떤 캐릭터인 점이 가장 재미가 있어야 했다는 것이다. 이 작품이 카메라가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기에 캐릭터의 특징이 잘 잡혀 있어야 했다. 그래서 주인공이 마치 정체불명의 외국에서 온 전쟁 베테랑 전사 같기도 하고 웨스턴 카우보이 같기도 하고, 미스테리나 서스펜스적인 측면을 일부러 전반부에 넣었다. 후반부 액션이 나오기 전에 캐릭터도 정체가 처음에는 모호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공통 의견이었다. 하여 의상이나 대사에도 절제미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더불어 글로벌 관객들을 위해서라도 대사를 최소화함이 좋을 것 같았다. 비주얼 측면에서는 독특한 캐릭터와 액션, 그리고 이 요원이 싸우는 매개체도 동물이나 인간이 아닌 외계 생명체로 지정했다. 이런 지점들이 영화의 재미를 위한 요소들로 발전하면서 캐릭터 디벨로프에 대해 많이 얘기를 나눴다. 무엇보다 시간과 공을 가장들인 부분은 아무래도 기존에 없었던 액션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었다. 특히 낚싯대로 하는 액션은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낚싯대 끝에는 무언가 있는지도 나오지 않기 때문에 이들을 한계점으로 설정했다. 하여 액션 동선이 1:1로 맞서는 대결 액션이 아니라 위로도 날아가고 부딪히기도 하고 뭘 뚫고 지나가야 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렇게 하면서 자동차를 중간에 두고 할 수 있는 액션들은 다 한 것 같다. 액션을 짜는 것도 주안점을 뒀다. 무엇보다 제일 중요했던 것 중의 하나는 역시 CG였다. 극장 개봉을 위한 완성도를 위해서 CG가 무척 중요했는데, 제작에 참여한 마켄프로덕션 대표님이 독일과 인연이 있어 독일 CG팀과 협업하게 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글로벌하게 사운드 믹싱은 영국에서, 그리고 CG는 독일에서 진행했다. 특히 CG는 다큐멘터리 같은 리얼하면서도 판타지적 측면을 모두 담아야 했기에 심혈을 기울였다. 파격적인 설정의 또 하나가 사실 1인극으로 거의 이끌며 연극적인 매력도 느껴지는데 어떻게 준비했는지 궁금하다. = 외국에서 처음으로 연기와 공연 생활을 시작했는데, 그때 제가 처음에 도전했던 공연 네다섯 개가 모두 다 1인극이었다. 그래서 <밤낚시>의 포맷이 낯설지 않았다. 연기하는 사람이 몇 명 나오느냐는 그렇게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이야기를 끌고 가는 주체는 보통 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 한 사람의 뒤에 서서 그 사람의 시선으로 그 상황들을 겪어나가는 게 대부분 영화니까 웬만한 건 다 1인극 형식이라고 본다. 영화 ‘밤낚시’ 연출자로 나선 손석구. 스태넘·마켄필름아시아 제공 선댄스 영화제 셰프댄스에서 해외 관계자들에게 굉장히 호평을 받았다고 한다. 그때 분위기를 알려 달라. = 선댄스 영화제 특성상 그걸 즐기는 분들이 모이기도 했지만, 할리우드에서 저명한 관계자분들과 유명한 분들이 많이 참석했고 영화를 보고 많은 피드백을 줬다. 영화에 관한 질문도 많이 해주고 그들 역시 이 작품 같은 포맷에 참여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그중 뜻깊은 분은,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도 출연한 성강 배우가 영화가 금세 끝나고, 자동차를 활용해서 이런 액션을 보여주는 것이 정말 신선하고 멋지다고 전하셨다. 세계적인 카체이싱 액션의 대가인 성강 배우가 영화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해 주셔서 감명받았고 아직도 잊지 못할 순간이다. 쇼트폼 영화 콘텐츠의 극장 개봉, 스낵무비가 영화계의 끼치는 영향이나 바람이 있다면? = 앞으로도 극장에서 보는 2시간 전후의 상업 장편 영화는 지속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극장도 이제 변화를 해야 하는 과도기인 점은 분명하다. 저는 그것에 맞게 2시간짜리 전통적인 포맷은 계속 유지가 되면서 더불어 사람들이 갖는 극장에 대한 이미지가 다변화될 수 있게 하는 데에 목표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 제2의, 3의 스낵무비가 나오고 저나 문병곤 감독 같은 아티스트가 현대자동차 같은 기업과 또 다른 형태의 협업으로 어떤 또 다른 포맷에 콘텐츠가 극장에서 나오게 되고 그 결과로 이제 사람들이 극장을 가는 행위가 재미있다고 느껴지게 하는 게 제일 큰 목표다. 물론 좋은 시나리오가 있으면 하는 건 당연한데 배우로서 좀 더 큰 목표는 이번 계기로 새로운 영감을 받은 다른 아티스트가 다른 형태의 스낵무비를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 극장 개봉에 앞두고 관객들에게 전하는 한 마디. = 영화 자체의 재미도 재미지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연인과 데이트를 하건, 친구랑 놀러 나가건, 극장에 가서 10여 분이라는 시간을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엔터테인먼트이기 때문에 그 경험 자체를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 친구들과 10분짜리 영화를 보게 되면 기존과 달리 앞뒤로 하게 되는 경험이 또 달라지지 않겠나? 작은 사이즈의 팝콘을 들고 가서 스낵무비를 보고 친구와 다른 약속을 또 할 수도 있는 또 다른 체험이 될 것이다. 우리가 스낵무비라는 콘텐츠를 즐기게 될 하루의 경험을 좀 즐겨 주셨으면 좋겠다는 게 제 바람이다. 영화를 재미있게 보는 것도 물론 당연하지만 스낵무비라는 영화 콘텐츠의 새로운 방식을 통해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기능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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