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1,430 건 검색)
- [금요일의 문장]장밋빛 약속을 동력 삼는 ‘투기 자본주의’
- 2024. 12. 05 20:06 문화
- ...>에 따르면 ‘투기’는 자본주의의 예외적 일탈 현상이 아니라 현대 자본주의의 본질이자 자본주의를 굴러가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과거 자본주의는 건전한 자본 축적에 의한 성장을 추구했으나...
- 금요일의 문장
- 회수 포기한 채권 7700억…농협·수협·축협 자본 규제 조인다
- 2024. 12. 03 16:00 경제
- ...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조합의 분할·해산 등에 사용되는 법정적립금의 의무적립한도를 자기자본의 3배로 상향 평준화한다. 평상시에 더 많은 자본을 쌓도록 하고, 출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도록...
- 수협부실채권농협PF상호금융
- 자본시장법 ‘핀셋’ 개정···“재계와 두더지잡기 하자는 개악”
- 2024. 12. 02 16:07 경제|경제
- ... 당초 충실의무를 주주로 확대하는 상법 개정안을 주장했다가 최근 합병 절차를 고치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금감원은 “예기치 않은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며 입장 변화 이유를...
- 자본시장법주주상법
- 소액주주 보호, 합병·분할시로 한정한 정부 자본시장법 개정안 나왔다
- 2024. 12. 02 11:30 경제
- ... 방향에 따르면 상장법인이 합병, 분할, 중요한 영업·자산의 양수도,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전 등 자본시장법 165조의 4에 규정된 4가지 행위를 하는 경우 이사회가 주주의 정당한 이익이 보호될 수 있도록...
- 합병자본시장법두산상법주주쪼개기분할
스포츠경향(총 145 건 검색)
- ‘알리바바 자본’ 한국으로 몰려 ‘에이블리 지분’ 인수 왜?
- 2024. 12. 02 14:36 생활|생활
- MZ세대들에게 의류쇼핑 마켓으로 주목 받아온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 등을 운영하는 에이블리코퍼레이션에 중국 거대 자본이 더해진다. 투자자는 ‘중국 알리바바그룹’으로 투자 규모는 ‘1천억원’이다. 이번 투자로 알리바바는 5% 안팎의 에이블리코퍼레이션 지분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알리바바가 한국 이커머스 플랫폼 지분을 확보한 첫 사례다. 에이블리는 특히 이번 투자 유치 과정에서 3조원대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며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스타트업)으로 이름을 올렸다고 전했다. 국내에서 유니콘 기업이 나온 것은 지난해 12월 네이버의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 이후 1년 만이다. 2022년 1월 ‘프리(Pre) 시리즈C’ 투자 유치(약 670억원) 당시 기업가치가 9천억원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약 3년 새 세 배로 불어난 셈이다. 에이블리는 글로벌 자본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요인으로 세계 무대에서의 K-패션 인지도 상승과 한국 판매자의 활발한 해외 진출 등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꼽았다. 거래액 규모가 2021년 7천억원대에서 올해는 2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등 가파른 성장세와 탄탄한 재무구조도 주요 요인이라고 에이블리는 설명했다. 에이블리는 이번 투자 유치를 시작으로 미국 실리콘밸리와 해외 국부펀드 등으로부터 1천억원대 추가 투자 유치를 모색할 계획이다. 에이블리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왓챠’ 공동 창업자인 강석훈 대표가 2018년 설립한 패션 플랫폼으로 서울 동대문의 소호 패션몰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남성 패션 전문몰 4910(사구일공), 일본 패션몰 아무드(amood) 등도 운영한다. 에이블리는 지난해 매출액이 2천595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를 거뒀고 영업이익도 33억원으로 첫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지난해 연간 흑자를 기록한 패션 플랫폼은 에이블리가 유일하다. 모바일앱 분석 업체인 와이즈앱·리테일·굿즈 기준으로 에이블리의 지난달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도 880만명으로 패션을 포함한 모든 카테고리 전문몰 중 1위다. 강 대표는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에서도 기업가치 제고를 통해 유니콘 기업이 되는 데 성공하며 에이블리의 사업성과 성장 가능성을 다시 한번 인정받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강 대표는 “빅데이터 등 독보적인 기술력을 기반으로 추천 기반 스타일 커머스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지속해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국내에서 ‘C커머스’(중국 전자상거래업체) 확산 우려도 나온다. 에이블리에 대한 이번 지분 투자를 기점으로 알리바바가 국내 온오프라인 패션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알리바바그룹의 글로벌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는 일찌감치 한국 시장에 진출해 보폭을 넓히고 있다.
- EPL 구단, 절반 이상이 미국 자본에 넘어갈까
- 2024. 11. 21 08:37 축구
- 미국 자본이 지분을 소유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구단들. 디애슬레틱 프리미어리그 구단 절반이 미국 자본으로 넘어갈까. 미국 스포츠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이 21일 보도한 기사 제목이다. 디애슬레틱은 최근 플로리다에서 열린 사커엑스(Soccerex) 컨퍼런스를 취재하면서 프리미어리그 구단이 미국 자본으로 넘어갈 날이 다가왔다고 21일 전했다. 디애슬레틱은 “사커엑스 컨퍼런스는 전 세계 축구계 투자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이틀간 진행된 컨퍼런스에는 미국과 유럽 축구단 소유주, 투자자, 경영진뿐 아니라 스포츠 에이전트, 리그 대표, 변호사, 소프트웨어 전문가, 인공지능 마케터,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모였다”고 전했다. 매체는 “그런데 그중 가장 눈길을 끈 참석자는 영국 정부의 대표단이었다”고 지적했다. 영국 정부를 대표해 참석한 인물은 리처드 앨버트다. 그는 영국의 북미 자본 투자 부서를 이끄는 인물이다. 앨버트 임무는 북미 자본을 영국 경제, 특히 청정 에너지, 부동산, 기술 분야에 유치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1년 동안 그의 업무에 새로운 미션이 추가됐다. 스포츠, 특히 잉글랜드 축구다. EPL 구단, 절반 이상이 미국 자본에 넘어갈까. CHATGPT 4o 영국 정부는 프리미어리그와 2부리그인 풋볼 리그에서 자본이 필요한 구단이나 매각을 고려 중인 구단과 신뢰할 수 있는 투자자를 연결해주는 ‘매칭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앨버트는 “거의 매일 우리 팀이 잉글랜드 축구 구단 매각 또는 인수 문의를 받고 있다”며 “미국 사모펀드, 벤처캐피탈, 부동산 펀드, 공공 부문 연금 펀드 등이 활발하게 관심을 보이거나 실제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프리미어리그는 영국 경제에서 가장 성공적인 수출품 중 하나다. 프리미어리그는 전 세계 193개 유엔 회원국 중 189개국에 방송된다. 약 18억 7000만 명이 프리미어리그를 시청한다. 또한, 미국 NBC와의 미디어 권리 계약에서 시즌당 4억5000만 달러(약 6299억원)를 벌어들일 정도로 상업적 가치도 크다. 디애슬레틱은 “불과 20년 전만 해도 프리미어리그에서 다수 지분을 보유한 미국 소유주는 전무했다”며 “2024년 현재, 프리미어리그 20개 구단 중 9개 구단이 미국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구단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널, 애스턴 빌라, 리버풀, 첼시, 풀럼, 본머스, 크리스탈 팰리스, 입스위치 타운이다. 이 중에는 프리미어리그 팬들 사이에서 논란을 일으킨 글레이저 가문(맨유), 크뢴케 가문(아스널), 토드 보엘리(첼시)와 같은 인물들도 포함된다. 디애슬레틱은 “텍사스 기반 프리드킨 패밀리가 에버턴 인수를 앞두고 있다”며 “현재 토트넘, 브렌트퍼드, 웨스트햄 같은 구단들도 외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로스차일드 은행에 의뢰한 상태”라고 전했다. 미국 자본이 프리미어리그 구단에 군침을 흘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진입장벽이 낮다. 미국 스포츠와 비교했을 때 프리미어리그 구단의 인수 비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2022년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팀 베가스 골든 나이츠 소유주인 빌 폴리는 본머스를 1억2000만 파운드(약 2125억원)에 인수했다. 미국 NFL 팀 평균 가격은 47억 달러(약 6조 5786억원)다. 글로벌 성장 가능성도 많은 편이다. 프리미어리그는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팬층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디어 권리와 직접 소비자 대상 스트리밍에서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가능성이 있다. 수익모델도 비교적 안정적이다. 디애슬레틱은 “리버풀과 브라이튼 같은 구단은 스마트한 선수 거래와 혁신적인 수익 창출 모델로 높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며 “리버풀은 2017~2018시즌 1억 2500만 파운드(약 2214억원) 세전 수익을 기록하는 등 매력적이었다”고 분석했다. 미국 투자자들은 프리미어리그 구단을 단순히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투자 자산으로 보고 있다. 첼시 대주주 클리어레이크 캐피털은 젊은 선수들을 장기 계약으로 영입하며 지속 가능한 성공을 노리고 있다. 리버풀 소유주 펜웨이스포츠그룹은 성공 사례로 꼽힌다. 2010년 리버풀을 3억 파운드(약 5312억원)에 인수했는데 현재 구단 가치는 40억 파운드(약 7조 833억원) 이상으로 평가된다. 리버풀은 2020년 프리미어리그에서 30년 만에 우승했다. 미국 투자자들이 프리미어리그에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면 여러가지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경기가 해외에서 개최될 가능성이 커진다. 펜웨이스포츠그룹 회장 톰 워너는 “언젠가 프리미어리그 경기가 뉴욕에서 열리기를 바란다”며 전 세계 도시를 돌며 경기를 개최하는 구상을 언급했다. 수익 극대화 전략도 강화될 것이다. 디애슬레틱은 “팬들과의 직접적인 연결을 통해 새로운 수익 창출 방식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부동산 개발, 기술 통합, 경기장 확장과 같은 분야에서도 확장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과정에서 팬들과의 갈등도 점쳐진다. 글레이저 가문처럼 수익에만 초점을 맞추는 운영 방식은 팬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디애슬레틱은 “프리미어리그는 이미 글로벌 스포츠 산업 중심에 있다”며 “새로운 미국 자본이 프리미어리그 미래를 어떻게 형성할지 앞으로 몇 년간 주목할 이슈”라고 전했다.
- ‘박지윤과 이혼’ 최동석 “자본주의 미소 12시간째 일하는 중”
- 2024. 07. 03 01:30 연예
- 최동석 SNS 방송인 박지윤과 이혼 한 후 방송에 복귀하는 방송인 최동석이 근황을 알렸다. 2일 최동석은 자신의 SNS에 “자본주의 미소 12시간째 일하는중”이라는 글과 함께 현장 사진으로 보이는 하얀 셔츠를 입은 모습을 공개했다. 최동석은 TV조선 새 예능 프로그램 ‘이제 혼자다’ 출연을 앞두고 있다. ‘이제 혼자다’는 다시 혼자가 된 사람들 삶을 담아낸 관찰 예능이다. 앞서 최동석은 “다시 방송을 시작하는 게 스스로에게 도전이었고, 용기가 필요했다”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 많은 분들이 위로해 주셨고, 방송에서 다시 만나고 싶다는 말에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이제 혼자다’ 출연 계기를 전한 바 있다. 그는 “마치 처음 소개팅에 나가는 것처럼 설레고 두근거린다”라며 긴장감을 드러냈다. 스스로를 “부족함이 많은 사람”이라며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봐 주시고 응원해 주신다면 좋은 방송으로 보답하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최동석은 2009년 KBS 아나운서 동기 박지윤과 결혼해 슬하에 1남 1녀를 뒀으나 지난해 10월 결혼 14년 만에 이혼조정신청서를 제출하며 파경을 맞았다. 이후 두 사람은 양육권을 두고 갈등 중인 상황이 알려지기도 했으며, 최동석은 최근 스토리앤플러스와 전속계약을 체결하며 본격적인 방송 활동을 예고했다.
- 사우디 자본 투자로 금방 슈퍼클럽이 될 것 같았던 뉴캐슬, 왜 다시 내리막? “지난 시즌 성적은 신기루, 감독도 1군 신뢰 못해”
- 2024. 03. 21 15:52 축구
-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에디 하우 감독과 알렉산데르 이사크. 게티이미지코리아 뉴캐슬 유나이티드(잉글랜드)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복귀한 2023~2024시즌 명가 재건을 꿈꿨다. 그러나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조기 탈락했고, 프리미어리그에서는 28라운드까지 치른 현재 선두권에 멀어져 10위(승점 40점·12승4무12패)에 그치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의 칼럼니스트 크레익 호프는 21일 ‘슈퍼클럽이 될 것처럼 보였던 뉴캐슬은 왜 추락했나’는 글에서 “뉴캐슬은 검정색과 흰색(유니폼 컬러)이 아니라 현실 상황은 회색지대(암울한 상황)에 있다”고 평가했다. 뉴캐슬은 2021년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인수하며 거대한 자본을 등에 업었다. 1990년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빅클럽이었다가 화려했던 시간과 멀어졌던 뉴캐슬의 대도약이 기대됐다. 브루누 기마랑이스, 알렉산데르 이사크, 키어런 트리피어 등을 영입하며 단 19개월 만에 리그 19위에서 지난 시즌 4위로 도약, 21년 만에 챔피언스리그에 복귀했다. 그러나 뉴캐슬의 반등은 일시적이었다. 조 편성 운이 따르지 않은 챔피언스리그는 조별리그 최하위 탈락이라는 좌절로 이어졌다. 아울러 주축 선수 부상 등으로 리그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기대했던 자금 환경도 개선되지 않는 상황이다. 뉴캐슬은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적극적인 보강에 나서지 못했다. 수익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 무리한 투자 여파까지 더해져 프리미어리그 수익성 및 지속 가능성 규정(PSR) 위반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PSR 위반으로 승점 삭감을 피하기 위해서는 주요 선수들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력 약화도 불가피하다. ‘데일리메일’은 “돈 문제가 빨리 해결되지 않고 있다. 사막의 지평선 위의 물처럼 지난 시즌 호성적도 신기루였다”고 했다. 4개 대회에 출전할 만큼 충분하지 않은 스쿼드에 줄부상까지 겹쳐 리그 최악의 뎁스를 보여준다. 아울러 수요나 기업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경기장 크기, 열악한 환경의 훈련장, 유망주를 계속 잃고 있는 아카데미 등 총체적인 문제가 겹친 결과다. 시즌 전 1억5000만파운드를 투자해 영입한 4명이 리그 선발 17회에 그친 실패작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상업 수입은 토트넘 보다 2억파운드나 차이가 난다. 뉴캐슬 유나이티드 에디 하우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뉴캐슬은 3월 A매치 기간에 현재 아랍에미레이트(UAE) 두바이에서 전지 훈련 중이지만, 스쿼드 부족으로 5인제 게임을 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우려가 나올 정도다. ‘데일리메일’은 “에디 하우 감독이 그들의 1군 스쿼드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했다. 재정 위기를 피하기 위해 기마랑이스, 트리피어, 칼럼 윌슨 등의 매각 가능성이 꾸준히 나온다. 이 매체는 PIF가 뉴캐슬에 대한 흥미를 잃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과감한 투자를 당장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데일리메일’은 “(뉴캐슬의)꼬리가 그 어느 때보다 무겁게 느껴진다”며 빠른 변화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예상했다.
주간경향(총 116 건 검색)
- [신간] 기술은 자본주의를 어떻게 바꿨나(2024. 09. 11 06:00)
- 2024. 09. 11 06:00 문화/과학
- 테크노퓨달리즘 야니스 바루파키스 지음·노정태 옮김·21세기북스·2만4000원 빅테크 기업의 기술은 편의를 제공하는 혁신, 인공지능(AI)은 충직한 비서라고 광고한다. 하지만 빅테크와 그들이 만든 디지털 혁명이 정말 편의만 제공할까? 저자인 전 그리스 재무장관 야니스 바루파키스는 “빅테크는 플랫폼으로 봉건제의 영지를 꾸리고 알고리즘으로 우리를 자발적 데이터 농노로 만들어 새로운 봉건주의 시대의 영주가 되었다”고 말한다. 책 제목 <테크노퓨달리즘>(Technofeudalism)은 기술을 뜻하는 테크(Tech)와 봉건제도(feudalism)를 합친 말이다. 페이스북 등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사람들이 생각 없이 쓴 온갖 의견을 모두 알고 있다. 애플과 구글 등은 우리가 무엇을 보고 누구를 어디서 만나는지 등 개인정보를 우리보다 더 자세히 기억한다. 클라우드 기반의 기업들이 시민의 정보를 모아 우리가 모르는 사이 정체성의 일면을 훔치고 있다. 저자는 “우리는 놀이처럼 정보를 제공하며 클라우드 기업의 자본을 대신 생산해주고 있다”며 “무급 생산 노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도 못한 채 빅테크 기업의 배를 불리는 클라우드 농노로 전락하고 있다”고 말한다. 책은 클라우드 자본과 알고리즘 등의 디지털 혁명이 자본주의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탐구하고, 국가 시스템과 지정학적 이해관계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살펴본다. 또 그리스신화를 바탕으로 기술의 변화가 우리 정신을 어떻게 황폐화하는지와 세계 권력의 규칙을 다시 쓰는지 보여준다. 궁극적으로 이를 전복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선택을 조정하는 AI와 클라우드 영주에 맞서 자유를 되찾는 방법을 강구한다. 너는 미스터리가 읽고 싶다 김희선 지음·민음사·1만7000원 혼령이 출몰하는 소설 세계와 살인마가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현실 세계 중 더 불가사의한 곳은 어디일까. 거대한 미지의 세계를 탐험할 준비가 된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스릴러와 환상, 추리물을 종횡무진 넘나드는 소설가 김희선이 꼽은 미스터리 서평집이다. 미스터리로부터 배운 현실 감각은 소설의 안과 밖을 넘나들며 삶의 지혜를 제공한다. 헬렌 켈러 맥스 월리스 지음·장상미 옮김·아르테·4만4000원 헬렌 켈러의 여정을 다시 추적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평전이다. 책은 성별과 계급, 인종 등 차별에 맞서 싸워 온 정치적 활동에 초점을 맞춰 조명한다. FBI 비밀 문건과 개인 일기, 서신 등 방대한 증거를 쫓으며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통해 복잡한 20세기 정치사 속 신념을 지닌 인물로 그려냈다. 사카나와 일본 서영찬 지음·동아시아·2만9800원 에도시대부터 21세기 도쿄까지 갯내음 가득한 밥상을 통해 일본 사회를 들여다본다. 30여 가지 수산물로 요리한 이야기에는 우리와 닮은 듯 다른 일본 어식 문화가 담겨 있다. 일본에서 수산물이 어떻게 소비되고 지역에 따라 다르게 인식됐는지, 왜 같은 재료를 다른 조리법으로 요리했는지 등을 통찰하며 사회를 읽어낸다.
- 신간
- 1000만, 영화의 힘인가 자본의 힘인가(2024. 05. 20 06:00)
- 2024. 05. 20 06:00 문화/과학
- 영화 <범죄도시 4>가 촉발한 ‘스크린 독점’ 논란 배우 마동석 주연의 영화 <범죄도시 4>가 개봉 22일째인 지난 5월 15일 누적 관객 수 1000만명을 돌파했다. 사진은 지난 5월 15일 서울의 한 영화관의 <범죄도시 4> 홍보물 /문재원 기자 1000만. 한국 영화계에서 흥행 대박을 상징하는 ‘고유명사’ 같은 수치다. 2024년 기준, 한국 인구수가 약 5175만명인 만큼 전체 인구의 약 5분의 1에 해당한다. 그런데 한국에서 개봉하는 상업영화는 대부분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는다. 한국의 15세 이상 인구수는 약 4627만명이다. 이에 따라 특정 영화의 관객이 1000만명이라는 것은 ‘한국 15세 이상 인구 4~5명 중 1명이 같은 영화를 본 것’일 수 있다는 의미다. 해당 수치를 유사한 오락거리와 비교해볼 수도 있다. 1982년 시작한 프로야구의 역대 최고 관객동원 수치는 2017년 달성한 840만688명이다. 지난해는 810만326명을 동원했다. 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총 144경기 중 41경기쯤 치른 5월 14일 기준, 296만1205명을 동원했다. 전국 5개 야구장에서 동시에 치러지는 야구경기의 하루평균 관객은 약 7만2000명이다. 수치대로라면 올해 약 741만6000명을 더 모을 수 있다. 이로 인해 프로야구는 사상 첫 1000만 관객을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받는다. 즉 관객 1000만이라는 수치는 프로야구가 한 시즌 내내 흥행을 이어가야 달성할 수 있는 꿈의 숫자라는 의미다.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를 제외하면 한국에서 ‘입장권을 사서 관람’하는 오락거리 중 영화와 비교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인정하든, 그렇지 않든 영화는 한국인이 가장 즐기는 여가임을 수치가 증명한다. 실제로 상반기도 채 끝나지 않은 올해 1000만 영화가 이미 두 편이나 탄생했다. 지난 3월 24일 영화 <파묘>는 개봉 32일 만에 관객 1000만명을 돌파했다. 역대 32번째, 한국 영화로는 23번째 1000만 영화다. 곧바로 33번째 1000만 영화도 탄생했다. 지난 5월 15일,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범죄도시 4>다. <파묘>보다 10일이나 빠른 개봉 22일 만에 세운 기록이다. 연이은 1000만 영화의 탄생에 업계는 반색 중이다. 그런데 <파묘>의 1000만 달성 때와 달리 <범죄도시 4>를 두고는 조금 다른 이야기가 나온다. 영화계에서 터져 나온 <범죄도시 4>의 ‘스크린 독점’ 문제다. 지난 3월 24일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파묘>. 사진은 지난 2월 28일 서울 한 영화관에 <파묘> 홍보물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상반된 기록이 보여주는 현실 <범죄도시 4>의 1000만 관객 동원은 한국 영화사에서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진기록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영화는 시리즈물이다. 주연배우와 이야기의 큰 틀이 변하지 않는다. 형사 마석도 역할의 배우 마동석이 범죄를 해결한다는 것이다. 결말을 누구나 알 수 있는 이야기의 빈틈은 주·조연 배우들의 연기력, 이들이 상호작용하며 만드는 웃음이 메운다. 예를 들어, 배우 마동석이 가진 힘 센 이미지가 과장되고 폭력적인 상황에 개연성을 부과하고, 장이수 역의 박지환이 이에 상응하며 재미를 만드는 식이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마동석이 나쁜 놈들을 혼내준다는 단순·명확한 이야기가 반복되는 것이 오히려 관객들이 이 영화를 선택하는 이유라고 볼 수도 있다”며 “코로나19 유행 이후 관객들은 검증된 영화를 선택한다는 것을 잘 파고든 것”이라고 말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 역시 “주인공이나 서사구조가 반복되니까 관객들은 영화가 개봉했을 때 ‘돈을 주고 가서 볼 만한 것’인지 탐색하고, 사람들의 반응을 보는 일을 생략할 수 있다”며 “범죄도시 시리즈에는 일종의 브랜드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범죄도시 4>뿐만 아니라 그 전작인 1~3편도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이중 2편과 3편은 각각 1269만3415명, 1068만2813명을 동원하며 나란히 ‘1000만 영화’에 이름을 올렸다. 688만546명을 동원한 <범죄도시 1>과 합치면 세 작품 관객 동원 숫자만 3025만6774명이다. <범죄도시 4>가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해당 시리즈는 이제 40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영화가 됐다. ‘한국의 15세 이상 인구수’와 맞먹는다. <범죄도시 4>의 1000만 관객 동원은 또 다른 의미에서도 진기록이다. 영화진흥위원회(KOFIC)에 따르면 <범죄도시 4>가 개봉한 지난 4월 24일부터 1000만 관객을 돌파한 5월 15일까지 총 27편의 영화가 개봉했다. 이중 한국 영화는 딱 7편이다. 4월 24일 <드라이브>, <모르는 이야기>, <여행자의 필요>, 5월 8일 <미지수>, 5월 15일 <그녀가 죽었다>, <내 손끝에 너의 온도가 닿을 때>다. 이중 독립영화가 5편이다. 대중에게 익숙한 유명 배우가 나오는 영화는 1000만 돌파가 확정된 5월 15일 개봉한 <그녀가 죽었다>가 유일하다. 쉽게 말해 <범죄도시 4>가 993만6307명의 관객을 모을 때까지 한국 상업영화는 단 한 편도 개봉하지 않았다. 외국 영화로까지 범위를 넓혀도 상황은 비슷하다. 5월 8일 개봉한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정도가 알려진 상업영화였다. 적어도 한국 상업영화를 기대한 관객이라면 22일 동안 <범죄도시 4>를 보거나 영화를 보지 않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는 의미다. 보고 싶은 것인가, 볼 수밖에 없는 것인가 배우 마동석 주연의 영화 ‘범죄도시4’가 개봉 22일째인 지난 5월 15일 누적 관객 수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사진은 지난 5월 15일 서울의 한 영화관의 범죄도시4 홍보물./문재원 기자 “시간대가 맞는 영화는 <범죄도시 4>밖에 없던데요.” 지난 5월 15일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 앞에서 만난 A씨의 말이다. A씨는 “비도 오고, 생각보다 춥기도 해서 밖에 돌아다니기보다 그냥 여자친구와 영화를 보기로 했다”며 “지난주부터 영화를 볼까, 말까 고민했는데 2주째 아는 영화가 <범죄도시 4>밖에 없는 걸 보고 그냥 이거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코엑스 메가박스는 <범죄도시 4>외에 <그녀가 죽었다>,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극장판 하이큐! 쓰레기장의 발견> 등을 상영했다. 이중 <범죄도시 4>가 제일 먼저 개봉한 영화임에도 가장 많은 상영관에서 짧게는 20분, 길게는 최대 1시간 간격으로 촘촘하게 상영했다. 이날 개봉한 한국영화 <그녀가 죽었다>는 예정된 무대인사를 제외하면 두 개 상영관에서 최대 2시간 50분 간격으로 상영했다. 강남역 CGV, 잠실역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중 영화관 규모가 큰 코엑스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은 각각 17편, 13편의 각기 다른 영화를 상영하며 다양성을 확보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범죄도시 4>, <그녀가 죽었다>,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극장판 하이큐! 쓰레기장의 발견>, <가필드>를 제외하면 대부분 심야 시간대에 한 번 상영하는 수준이었다. 이날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범죄도시 4>를 본 B씨는 “꼭 보고 싶어서 봤다기보다는 쉬는 날 영화를 보려고 했는데 마침 그 시간에 <범죄도시 4>가 상영하고 있었던 것”이라며 “궁금해서 본 <파묘>와는 분명히 선택 기준이 다르다”고 말했다. 실제로 개봉한 지 20여 일이 훌쩍 지나고도 <범죄도시 4>는 압도적인 상영점유율을 자랑했다. 상영점유율은 전체 영화 상영횟수에서 특정 영화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5월 14일 기준, <범죄도시 4>의 상영점유율은 56.1%다. 즉 이날 스크린에 걸린 영화 중 56.1%가 <범죄도시 4>였다. 이마저도 <혹성탈출 : 새로운 시대>가 개봉한 5월 8일을 기점으로 꺾인 것이다. 5월 7일에는 75.6%였다. 지난 4월에는 줄곧 80% 이상을 유지했다. <범죄도시 4>와 <파묘>의 개봉일부터 1000만 관객 돌파시까지 일자별 상영점유율과 상영횟수/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총 좌석 수 중 특정 영화에 배정된 좌석 수를 의미하는 ‘좌석점유율’은 상영점유율과 동기화된다. 그럼에도 좌석점유율이 중요한 것은 이를 토대로 배정된 좌석 중 실제 관객이 입장한 수(판매량)를 의미하는 ‘좌석판매율’을 계산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5월 14일 기준, 57.2%의 좌석점유율을 자랑한 <범죄도시 4>의 좌석판매율은 8.2%였다. 총 136만2048석이 <범죄도시 4>에 배정됐는데 11만1652개 좌석만 판매됐다. 이는 곧 이날 영화를 본 관객 수다. “<범죄도시 4>를 보러 갔는데 그 큰 영화관에서 2~3명이 같이 봤다”는 증언이 허언이 아닌 셈이다. ‘평일에 누가 영화를 보냐’는 반론이 있을 수도 있다. 실제로 주말 사정은 좀 낫다. 토요일인 5월 11일 좌석판매율은 20.9%, 일요일인 5월 12일은 19%였다. <범죄도시 4> 좌석판매율이 가장 높았던 시점은 개봉 첫 주 주말인 4월 27일 토요일로 47.5%였다. 이날 상영점유율은 81.8%였다. 즉 <범죄도시 4>는 단 한 번도 좌석판매율이 50%를 넘어본 적이 없다. 반면 영화 <파묘>의 개봉 첫 주 주말 좌석판매율은 2월 24일(토요일) 53.6%, 2월 25일(일요일) 58.6%였다. 같은 날 <파묘>의 상영점유율은 각각 51.8%, 52.2%였다. <파묘>는 시간이 갈수록 주말 좌석판매율을 높여갔다. 그 결과, 3월 1일 62%로 정점을 찍었다. 지난 5월 15일 서울 강남역 CGV 영화관의 티켓 발매처 앞 모습. <범죄도시 4> 상영 시간표가 나오고 있다./김찬호 기자 <범죄도시 4>가 누린 높은 상영점유율은 효과가 있었다. <범죄도시 4>가 개봉한 후 전국 영화관에서 하루 동안 약 2만1000회 각기 다른 영화들을 상영한 날이 있었다. 이중 약 1만7000회가 <범죄도시 4>였다. 상영점유율은 <범죄도시 4>가 개봉한 후 최고인 82%를 기록했다. 이날 이용 가능했던 약 290만개 좌석 중 256만8000개가 <범죄도시 4>에 배정됐다. 이날이 바로 <범죄도시 4>가 자체 하루 최고 관객 동원 기록(121만9038명)을 쓴 4월 27일이다. 초반 압도적인 물량 공세를 하면 그만큼 관객 수는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 수치로 확인됐다. ‘영화의 힘’이 1000만명을 영화관으로 불러모으는지, ‘물량 공세’가 1000만까지 가기 어려운 영화도 기록을 세우게 해주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파묘>는 1000만 영화에 등극할 때까지 누릴 수 없었던 혜택을 <범죄도시 4>는 받았다. ‘스크린 독점’ 문제인가, 현실인가 “해도 너무하지 않은가. 내버려 둬도 될 사안인가”. 지난 5월 2일 ‘한국 영화 생태계 복원을 위한 토론회’에서 영화제작사 하하필름스 이하영 대표가 <범죄도시 4>의 스크린 독점 문제를 지적하며 한 말이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유행 전에 비해 관객은 줄었는데 오히려 극장 수는 늘어나며 극장 간 경쟁이 과열 체제로 넘어갔다”며 “이런 상황에서 <범죄도시 4>라는 흥행 가능한 영화가 나오니 극장들이 앞다투어 관객 확보를 위해 스크린을 <범죄도시 4>에 배정해 독과점 현상이 났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독과점이라고 할 수 있는 50%선에서 하나의 영화가 스크린을 점유할 수 없게 제한하는 ‘스크린 상한제’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 <범죄도시 4> 흥행이 소환한 ‘스크린 독점’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다수 스크린을 보유한 ‘멀티플렉스’가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관객의 영화 선택 폭을 넓힐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운영 방식은 그렇지 않다. 멀티플렉스는 <범죄도시 4>처럼 대박을 낼 것으로 보이는 영화가 개봉하면 갖고 있는 모든 스크린을 내어준다. 관객이 멀티플렉스를 찾아도 영화를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현행 멀티플렉스는 내가 보고 싶은 영화를 보는 것이 아닌, 극장이 보라고 하는 영화를 보는 체제”란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관련법은 있지만 이를 제한할 방법은 없다.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9조는 ‘한국영화의 상영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법에 따라 영화상영관 경영자는 매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연간 상영일 수의 5분의 1 이상 한국영화를 상영하여야 한다. 이른바 ‘스크린 쿼터제’다. 스크린 쿼터제는 외국영화의 공세에 맞서 한국영화를 보호하는 장치일 뿐, 한국영화계 내부에서 벌어지는 독점 문제는 막지 못한다. 그 결과 이른바 ‘빅5’라고 불리는 CJ엔터테인먼트,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 NEW,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등의 배급사와 손잡는 것이 이들 산하에 있는 CGV, 롯데시네마, CINE Q, 메가박스 등의 영화관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길이 됐다. <범죄도시 4>의 배급사는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고, <파묘>의 배급사는 쇼박스다. 영화 산업의 수직계열화는 이미 완성 단계다. 수직계열화를 인정하면 일부 의문은 해소된다. <범죄도시 4>가 개봉한 4월 24일부터 1000만 관객을 달성한 5월 15일 사이에는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부처님오신날 등의 휴일이 있었다. 상업영화 개봉 시점으로 고려해볼 만함에도 나서는 영화가 없었다. 이를 두고 한 영화산업관계자는 “왜 굳이 <범죄도시 4>와 나눠먹기를 하느냐”며 “조금만 기다리면 1000만 관객 달성하고 알아서 비켜줄 텐데 그때 스크린 싹쓸이를 노리는 것이 훨씬 더 낫다.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배우 마동석 주연의 영화 ‘범죄도시4’가 개봉 22일째인 지난 5월 15일 누적 관객 수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사진은 ‘범죄도시4’의 한 장면/‘범죄도시4’ 측 제공 전문가들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김 평론가는 “이제 와서 멀티플렉스 스크린 독점 문제를 지적해봐야 개선될 것은 없다. 법도 없지 않느냐”며 “결국 이들이 수익을 포기하고 다양한 영화를 상영하는 방식으로 변하라는 것인데 불가능한 말”이라고 말했다. 정덕현 평론가 역시 “이제 꼭 영화관에서 영화를 개봉해야 한다는 전통적인 인식에서 탈피해 독립영화나 예술영화 같은 경우 OTT 등에서 개봉하는 쪽으로 변화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며 “영화 한 번 보는데 1만~2만원을 훌쩍 넘는 시대에 관객들에게 다양성을 담보하는 영화라고 봐달라고 하기도 어렵다. 이미 관객들은 극장에서 볼 때 효능감을 줄 수 있는 영화들을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극장을 찾지 않는 관객들은 ‘볼 만한 영화’가 없어서가 아닌, ‘극장에서 볼 만한 영화’가 없어서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범죄도시 4>는 1000만 관객을 돌파한 5월 15일 상영점유율을 28.6%까지 한 번에 낮췄다. 목표를 달성하고 퇴장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남은 것은 <범죄도시 4>가 22일간 보여준 행보를 문제라고 제재할 것이냐, 현실이라고 인정할 것이냐다. <범죄도시 4>가 한국 영화계에 고민거리를 던졌다.
- 특집
- [신간]가난을 자본으로 자란다는 건(2023. 11. 15 07:00)
- 2023. 11. 15 07:00 문화/과학
-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강지나 지음·돌베개·1만7500원 ‘흙수저’를 상속받은 아이들은 어떤 꿈을 꿀까. 가난은 그저 재화 부족이 아니다. 내면의 힘을 키울 환경이 없고, 사회적 자본도 부족하다. 성실을 보상받는 것조차 스스로 “야망이 크다” 여길 만큼, 노력해도 원하는 것을 이루기 어렵다. 가난 때문에 엇나가기도 하지만, 일찍 철이 들기도 한다. 가족에 대해 애틋하며, 사회가 강요하는 ‘정상 가족’의 틀을 따라 “평범한 가정”을 꿈꾸나 순탄치는 않다. 교사인 저자는 초임 시절 청소년 현실에 무력감을 느껴 사회복지학을 공부했다. 빈곤 대물림에 대한 박사 논문을 준비할 때 알게 된 청소년들과 10년간 꾸준히 만나 가난이 성년 이후까지 미치는 영향을 추적했다. 3대를 이은 가난·우울증·알코올중독으로 고통받는 소희, 성실하지만 그 결과가 두려운 영성, 전과자라는 편견과 싸우는 현석 등 8명의 이야기는 교육·노동·복지정책의 현실을 절감하게 한다. ▲걸프의 순간 압둘칼리끄 압둘라 지음·김강석, 안소연 옮김·쑬딴스북·2만1000원 언제부턴가 ‘중동’ 하면 두바이의 고층빌딩들이 떠오른다. 20세기까지 아랍의 중심은 이집트·시리아·이라크였지만, 21세기 들어 걸프국(사우디·UAE·쿠웨이트·바레인·오만·카타르)들이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시작은 전 세계 매장량의 60%를 차지하는 아라비아만의 막대한 원유였지만, 이들은 교육·보건·복지 등 인프라에 투자하며 탈석유 시대를 준비했다. 아랍 정치 석학인 저자는 걸프국들이 아랍권 경제·외교·언론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른 변화를 ‘걸프의 순간’이라 정의하고, 그 현주소를 점검한다. ▲세계사를 바꾼 50가지 거짓말 나타샤 티드 지음·박선령 옮김·타인의사유·1만9800원 대제국 아스텍이 아무 저항 없이 나라를 넘겨주었다고? 그들은 맹렬히 저항했고, 스페인은 압도적 승리를 거둔 적이 없다. 역사는 승자 혹은 ‘승자처럼 보이고 싶은’ 자들의 기록이다. 왜곡되고 위조된 역사의 속살을 파헤쳤다. ▲시간을 잃어버린 사람들 테레사 뷔커 지음·김현정 옮김·원더박스·2만원 하루는 누구에게나 24시간이지만, 현대인의 시간은 공평하지 않다. 부유한 사람은 돌봄을 남에게 떠넘기며 여유를 얻고, 가난한 사람은 시간 빈곤에 빠진다. 노동·돌봄·자유·미래·정치의 영역에서 시간 불평등의 문제를 분석했다. ▲여성들의 자궁 이야기: 임신 출산은 빼고 권순택, 김세옥 지음·탐탐·1만6000원 특정 연령대 여성이면 누구나 하는 월경을 실존하지도 않는 ‘마법’이란 말로 대체해 쓰는 세상. 자궁의 문제는 더더욱 꺼내기 어렵다. 여성 대부분이 겪는 자궁 안팎 질환을 임신·출산이 아닌 건강과 삶의 질 측면에서 바라본다.
- 신간
- [김규항의 교육·시장·인간](1)부모 자본가의 출현(2023. 08. 18 10:47)
- 2023. 08. 18 10:47 사회
- 지난달 7월 21일 서울 서초구의 서이초에서 한 시민이 숨진 교사를 향한 추모 메시지를 읽어보고 있다. / 권도현 기자 초등학교 교사의 연이은 죽음이 사회에 큰 충격과 파문을 일으켰다. 학생 권리의 지나친 확대에 따른 교사 권리의 축소가 원인이라고도 한다. 오래전 학교에선 교사 권리가 지나쳐 학생 권리를 억눌렀다는 이야기와 대구를 이룬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에서라면 교사 권리와 학생 권리는 각각 고유하다. 만일 대립관계에 있다면, 권리를 가장한 폭력 상황을 의미한다. 교사 권리를 가장한 교사의 폭력은 국가 파시즘의 한 얼굴이었다. 젊은 교사를 죽음으로 몰아간, 학생 권리를 가장한 부모의 폭력은 시장 파시즘의 한 얼굴일 것이다. 국가 파시즘과 시장 파시즘이 역할을 교대한 건 1997년 즈음이었다. IMF 구제 금융의 대가로 한국은 대대적인 신자유주의 구조 조정에 들어간다. 경제 부문을 시작으로 한국 사회 모든 부문이, 사회 성원의 생활과 문화 전반이 근본적으로 바뀐다. 몇 해 후 노무현 대통령은 이 변화를 “권력은 시장으로 넘어갔다”고 표현한 바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아이 양육과 교육은 인격적 성장에만 전념하기 어렵다. 아이가 시장에서 살아가려면 상품적 성장도 중요하다. ‘교육 수준이 사회적 지위를 결정한다’고 말할 때, 교육 수준은 바로 상품적 성장을 의미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교육은 인격적 성장과 상품적 성장이라는 두 가치의 긴장 상태에 있는 셈이다. 1997년 이후 한국 교육은 긴장을 벗어나 상품적 성장 쪽으로 내달리게 된다. 사회 진보와 진보 교육을 말하는 사람들 역시 제 아이 교육에선 예외가 아니었으며, (이후 조국 사태를 통해 널리 알려지게 되듯) 오히려 더 적극적이기도 했다는 사실은 이 변화가 어떤 정도였는지 알려준다. 2001년 1월 김대중 정부는 교육부를 ‘교육인적자원부’로 바꿈으로써 이 변화를 공식화한다. 아이의 상품적 성장을 판정하는 가장 주요한 절차는 대학입시다. 이때부터 한국인에게 ‘교육 문제’란 순수하게 ‘대학입시’를 의미하는 말이 된다. 그리고 새로운 부모들이 출현한다. 아이의 상품적 성장이 곧 인격적-인간적 성장이라는 전제하에, 교육 과정을 상품 생산과 이윤 축적 과정처럼 파악하며, 기획, 조율, 관리, 감독 등 경영 활동을 해나가는 부모다. 이때 다른 부모와 아이들은 경쟁자(업체)와 경쟁 상품이 된다. 한 인격체이자 아이 성장의 동료이던 교사는 생산 수단, 혹은 협력 업체가 된다. 생산성이나 이윤율 문제에서 교사는 대화의 대상이 아니라 ‘관리’대상이다. 우리는 이 부모들에게, 가장 합당한 의미에서 ‘부모 자본가’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을 것이다. ‘내 새끼 지상주의자’는 비록 소수더라도 어느 시대나 존재했다. 부모 자본가의 특별함은 그들의 이악스러움이 교육 부문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사적 일상에서 인간적이고 상식적인 모습을 보이는 자본가가, 자본가로서의 활동에선 온전히 ‘인격화한 자본’으로 변신하는 것처럼 말이다. 교사들의 죽음에 직접적 관련이 있는 부모들은 부모 자본가 중에서도 포악한 부류일 것이다. 그러나 모든 특수한 건 언제나 일반적인 것 속에 존재한다. 포악한 부모 자본가의 출몰은 부모 자본가가 일반적인 사회임을 알려준다. 또한 기억할 것은 가장 본격적이며 가장 독점적인 자본가는 대부분은 포악함을 직접 드러내지 않고 경영활동을 수행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공교육은 죽었다.” 서이초 교사의 사망 이후 거리로 나온 교사들의 외침입니다. 한국사회의 교육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요. 매주 김규항 작가와 함께 지금 우리 교육에 필요한 성찰을 해봅니다.
- 김규항의 교육·시장·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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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20·30대 여성 타깃 ‘자본주의 패션’ 강력 단속 나섰다
- 2022. 05. 11 09:34 패션
- 최근 북한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일명 ‘자본주의 스타일’에 대해 북한 정부의 강력한 단속과 제재가 이어지고 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젊은층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일명 ‘자본주의 패션’에 대해 더욱 강력한 단속에 나섰다. 미국 매체 인사이더는 미국 비영리 언론인 ‘라디오 프리 아시아(Radio Free Asia)’의 내용을 인용해 “최근 북한이 피어싱, 스키니 청바지, 염색 헤어스타일, 영문 로고가 있는 의상 같은 ‘자본주의 패션’에 대해 더욱 강한 단속에 나섰다”고 전했다. 또한 매체는 “패션 단속은 특히 20~3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청년동맹)은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 갈색 머리 염색 그리고 외국 글자가 크게 쓰여있는 옷, 스키니 진 패션을 반사회주의적 관행이자 자본주의적 행위로 규정하고 단속에 나섰다. 만약 한 사람이 단속당했을 경우 순찰대는 비슷한 스타일을 한 젊은이들이 더 없는지 그 지역을 샅샅이 뒤지고 적발한 이들을 청소년 연맹 사무실로 데려간다. 단속된 범법자들은 서면으로 그들의 ‘범죄’를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누군가가 북한 당국이 ‘허락한 스타일’의 옷을 가져다주고 환복 후에야 풀려날 수 있다. BBC에 따르면 북한이 서구 패션 트렌드를 금지한 배경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설이 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연설을 통해 서구의 헤어 스타일과 의상은 ‘위험한 독’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에 북한은 올바른 패션 스타일에 대한 전국적인 ‘교육회’를 열기도 했다. 라디오 프리 아시아는 “심각한 경우 적발된 이의 근무지에 적발 사실이 통보되고 이름과 집 주소, 직장 등의 정보가 방송을 통해 공개된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한 북한의 한 익명 제보자는 “강력한 단속 하에서도 북한 젊은이들은 외화나 TV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입으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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