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221 건 검색)
- 양봉업자 살해 혐의 70대 피의자 유치장서 자해···경찰 관리부실 도마 위
- 2025. 01. 31 17:54사회
- ... 속옷에 저독성 농약을 담은 100㎖ 음료수병을 숨겨뒀다가 마신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자해 사실을 발견한 경찰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 치료받았다. A씨는 지난 27일 오전 정읍시 북면에서...
- 경찰유치장양봉업자정읍
- 정치적 자해가 된 윤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왜 일으켰나
- 2024. 12. 04 16:22정치
- ... 등으로 궁지에 몰린 윤 대통령은 친위 쿠데타를 통해 일거에 상황 반전을 노렸지만 결국 정치적 자해로 귀결됐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카드를 왜 꺼내들었는 지를 두고 정치권 해석이 분분하다. 윤석열...
- 윤석열 탄핵 정국
- 트럼프 “‘핵단추’ 설전 이후 김정은이 먼저 만나자해”···진실 혹은 허풍
- 2024. 10. 10 09:16국제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6월30일 판문점 앞뜰에서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경합’ 스크랜턴 유세서 주장 “재임 중 통화도 몇 차례 했다” 미국 공화당...
- 트럼프김정은
- ‘차사고’ 손상환자 5명중 1명은 65세 이상···10~20대 자해 시도 비율 늘었다
- 2024. 08. 28 14:18사회
- ... 집(42.9%)에서 발생했는데, 세부 장소로는 거실(17.5%), 계단(16.2%), 화장실(15.1%) 순이었다. 자해·자살로 인한 손상 환자의 비율은 2013년 2.4%에서 2023년 4.9%로 10년 전보다 약 2.2배 늘었다....
스포츠경향(총 81 건 검색)
- [종합] 정지선, 대만서 남다른 위상···VIP 초청→뉴스 출연 “명성 자자해” (사당귀)
- 2025. 01. 26 19:33 연예
-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사당귀’ 정지선과 김숙이 대만의 유명 뷔페에 초청받았다. 26일 방송된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이하 ‘사당귀’)에서는 김숙과 정지선 셰프가 대만 미식 투어를 떠났다. 이날 김숙과 정지선 셰프는 함께 타이베이의 랜드마크인 101타워 뷔페를 방문했다. 해당 장소에 정지선이 VIP 초청을 받았는데, 김숙과 동행한 것. 101타워에 들어서자마자 대만 시민들은 정지선을 알아보고 사진 요청을 했다. 또한 관계자들은 정지선과 김숙은 VIP 전용 엘리베이터로 안내했고, 식당에 도착하자 총괄 셰프가 나서서 정지선을 맞이했다.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이후에도 뷔페 운영 부사장이 식사 중인 정지선을 찾아와 인사하는 등 이들을 극진히 모셨다. 부사장은 정지선을 초대한 이유에 대해 “여기서도 정셰프님 명성이 자자하다. 홍콩 딤섬의 대가인 정셰프님이 대만의 풍미 또한 경험하시길 바랐다”고 말했다. 이에 김숙은 정지선에게 “완전히 달라 보인다. 위상이 달라졌다”며 감탄했다. 이에 김숙은 운영 부사장에게 “대만에 오면 101타워는 무조건 들린다. 뷔페(식당)의 월세가 도대체 어느 정도냐”고 물었다. 이에 부사장은 “정확히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평당 (한화로) 약 5천만 원 정도”라고 답했다.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호기심이 발동한 김숙은 근처에 있는 초호화 주택의 가격도 물었다. 부사장은 한 채당 18억 위안 이상(한화 약 780억 원대)이라고 하자, 김숙은 “내가 한 채 사고 싶다”며 관심을 보였다. 이때 부사장은 “나도 데리고 살면 안 되겠냐. 내가 요리할 수 있다”며 눙을 쳤다. 김숙은 “이거 프러포즈냐. 살림하는 남자랑 사는 게 꿈이었다”고 받아쳐 웃음을 자아냈다. 식사 후 정지선은 뷔페에서 준비한 이벤트인 ‘딤섬 시범’을 선보였다. 이날 정지선의 ‘딤섬쇼’를 보기 위해 수많은 팬이 찾아왔다. 이벤트 후에는 대만 뉴스 매체와도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해당 인터뷰는 다음 날 기사 1면을 장식했다. 이를 본 박명수는 “(부러워서) 배가 아프다”라고, 정지선과 동행한 김숙은 “나도 이야기 많이 했는데 얼굴이 반 잘렸다”고 털어놨다.
- 펩, 얼마나 답답했으면 ‘얼굴·이마에 자해’···“팬은 이기는걸 보러 와” 5연패 홈팬 야유에 고개 떨궈
- 2024. 11. 27 17:11 축구
-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이 얼굴과 이마에 상처가 난 상태로 인터뷰하고 있다. 데일리메일 캡처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 감독의 절망과 좌절은 상상 이상이었다. 뜻대로 풀리지 않는 경기를 보며 스스로 자해를 해 얼굴과 머리에 상처투성이가 돼 인터뷰장에 나타났다. 충격적인 5연패를 당한 그는 실망한 홈팬의 야유는 당연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맨시티는 27일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5차전 홈 경기에서 페예노르트에 3-0으로 앞서다가 후반 30분 이후 3골을 얻어맞고 3-3 무승부에 그쳤다. 맨시티는 UCL에서 75분간 3골차로 앞서다 승리하지 못한 최초의 팀이라는 굴욕적인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영국 매체 미러에 따르면 맨시티는 1963년 이후 처음으로 6경기 연속 2골 이상 실점하는 구단 역사도 썼다. 2승 2무 1패가 된 맨시티는 UCL 순위가 15위로 미끄러졌다. 경기 뒤 기자회견에 나선 과르디올라 감독의 얼굴과 이마 여러 곳에는 상처가 가득했다. 이에 대한 질문에 그는 “제 손톱으로 만든 상처다. 경기 중 (얼굴을 감싸쥐다가) 손톱에 베었다. 자해하고 싶다”고 답했다. 맨시티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27일 유럽챔피언스리그 페예노르트전 3-3 무승부 이후 고개를 떨구고 있다. EPA연합뉴스 맨시티는 2016년 과르디올라 감독 부임 뒤 잉글랜드를 넘어 유럽 최강팀으로 떠올랐다. 과르디올라 감독 체제에서 최근 4연패를 포함, 프리미어리그(EPL)에서 6차례 우승했고, UCL에서는 2022-23시즌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올 시즌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주축 선수들이 줄부상당한 가운데 지난달 31일 토트넘과의 리그컵 16강전에서 0-1로 진 것을 시작으로 직전 토트넘과 리그 경기(0-4)까지 공식전 5연패를 당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유럽 최고 명문 바르셀로나-바이에른 뮌헨을 거쳐 맨시티를 지휘하는 동안 커리어 첫 5연패의 쓴맛을 봤다. 이날은 엘링 홀란의 멀티골과 일카이 귄도안의 멋진 발리 득점으로 후반 초반까지 3-0으로 앞서나가며 연패를 끊고 홈팬에게 재도약의 희망을 안겨줄 분위기였다. 그러나 페예노르트가 매서운 추격에 나섰고, 맨시티는 후반 30분 이후 내리 3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최근 구단과 2년 재계약을 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으나, 경기 결말은 그가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 맨시티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27일 유럽챔피언스리그 페예노르트전 도중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과르디올라 감독은 “경기는 좋았고, 우리는 잘 뛰었고, 3골을 넣었고, 더 넣을 수도 있었다”면서 “그러나 이후 포기했다. 특히 첫 실점을 한 뒤로 너무도 불안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선수들이 뛰지 않아서, 책임을 다하지 않아서 진 건 아니다. 그러나 축구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는 반드시 ‘스위치’를 켜야만 한다”고 한탄했다. 경기 뒤 홈 팬들은 맨시티 선수들과 과르디올라 감독을 향해 야유를 보냈다. 최근 몇 년간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장면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팬들은 과거의 성공을 기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 승리하고 좋은 성적을 거두는 걸 보려고 경기장에 온다”면서 “원정 경기에서 대단한 응원을 보여주는 우리 팬들은 감정을 표현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최근 많은 경기에서 졌다. 당연히 승리가 필요했다. 정신적인 문제인지는 모르겠다. 첫 번째 골은 먹혔으면 안되었고, 두 번째 골도 마찬가지”라며 아쉬워했다.
- ‘역대급 멘붕’ 과르디올라, 이런 모습 처음이야···얼굴 곳곳 쥐어 뜯어 피나고 생채기, “내 손톱으로 만든 상처, 자해하고 싶다”
- 2024. 11. 27 12:26 축구
- 페프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 맨체스터 | AP연합뉴스 홈팬들 앞에서 패배나 다름없는 경기를 한 페프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 감독의 콧등에는 상처가 나 이었다. 심지어 대머리인 그의 이마에 여러 군데 붉게 긁힌 자국까지 있었다. 이 상처를 낸 것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과르디올라 감독 자신이었다. 다 잡은 승리를 놓친 좌절감에 그만 자해를 하다시피 얼굴을 쥐어뜯고 만 것이다. 맨시티는 27일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5차전 홈 경기에서 페예노르트(네덜란드)에 3-0으로 앞서다가 후반 30분 이후 내리 3골을 허용, 3-3 무승부에 그쳤다. 경기 뒤 기자회견에 나선 과르디올라 감독은 얼굴 여러 곳에 난 상처에 관해 묻는 말에 “내 손톱으로 만든 상처다. 경기 중 (얼굴을 감싸쥐다가) 손톱에 베었다. 자해하고 싶다”고 답했다. 최근 거듭되는 부진에 좌절감을 드러낸 것이다. 콧등에서 피가 나는 페프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 맨체스터 | EPA연합뉴스 2016년 과르디올라 감독이 부임한 뒤 맨시티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넘어 유럽의 최강팀으로 떠올랐다. 과르디올라 감독 체제에서 최근 4연패를 포함, EPL에서 6차례 우승했고 UCL에서는 2022~2023시즌 정상에 올랐다. 그런데 이번 시즌에는 중반임에도 불구하고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끝모를 부진에 빠졌다. 지난달 31일 토트넘과 리그컵 16강전 0-1 패배를 시작으로 바로 직전 토트넘과 리그 경기(0-4)까지 내리 공식전 5연패를 당했다. 이날 페예노르트전에서 맨시티는 ‘괴물’ 엘링 홀란의 멀티골과 ‘베테랑’ 일카이 귄도안의 멋진 발리 득점으로 후반 초반까지 3-0으로 앞서나가며 그간의 부진을 시원하게 끊어내는 듯했다. 그러나 페예노르트가 매서운 추격에 나섰고, 맨시티는 점차 흔들림의 진폭을 키우더니 결국 무너졌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경기는 좋았고, 우리는 잘 뛰었고, 3골을 넣었고, 더 넣을 수도 있었다”면서 “그러나 이후 포기했다. 특히 첫 실점을 한 뒤로 너무도 불안정했다”고 복기했다. 이어 “우리 선수들이 뛰지 않아서, 책임을 다하지 않아서 진 건 아니다. 그러나 축구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는 반드시 ‘스위치’를 켜야만 한다”고 한탄했다. 경기 뒤 홈 팬들은 맨시티 선수들과 과르디올라 감독을 향해 야유를 보냈다. 최근 몇 년간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장면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팬들은 과거의 성공을 기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 승리하고 좋은 성적을 거두는 걸 보려고 경기장에 온다”면서 “원정 경기에서 대단한 응원을 보여주는 우리 팬들은 감정을 표현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무승부에 좌절하는 페프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 맨체스터 | 로이터연합뉴스
- 자해→살인 녹였다…김서형만의 장르 (비닐하우스)
- 2023. 08. 02 10:39 연예
- ‘비닐하우스’ 김서형. ㈜트리플픽쳐스 제공 배우 김서형이 대체 불가 연기력을 입증했다. 김서형은 지난달 26일 개봉한 영화 ‘비닐하우스’에서 관객들의 몰입을 극대화하는 설득력 높은 연기로 연일 호평받고 있다. ‘비닐하우스’는 비닐하우스에 살며 요양사로 일하고 있는 문정이 간병하던 노부인이 사고로 숨지자 이를 감추기 위해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면서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이야기. 김서형은 시각장애인 태강(양재성)과 치매를 앓고 있는 화옥(신연숙) 부부의 간병인으로 일하며 아들과 함께 살 집을 마련하는 게 꿈인 문정 역을 맡았다. 김서형은 “‘문정’을 받아들이고 연기함에 있어서는 그냥 ‘문정’이고 싶었다”고 밝혔다. 문정의 삶에 완벽히 녹아들어 캐릭터의 서사와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비닐하우스’는 단순 스릴러 영화가 아님을 느낄 수 있다. 고령화 사회의 문제점, 자해, 살인 등 다소 무거운 소재를 다루고 있는 극 속에서 현실감 넘치는 연기로 관객들을 클라이맥스로 이끌어간다. 텅 빈 듯하면서도 결의에 찬 눈빛, 미세한 표정 변화, 깨질 듯 유약해 보이는 외형까지, 오롯이 문정을 이해하고 응원할 수밖에 없게끔 하는 김서형의 디테일 역시 관전 포인트다. 힘에 부치는 삶을 살아내면서도 미소 지을 줄 아는, 하지만 이내 그런 자신에게 혐오감을 느껴 자해까지 이어지는 김서형의 복잡한 감정들은 씁쓸한 연민을 이끌어낸다는 평. 100분을 꽉 채우는 김서형의 존재감은 끝내 관객들을 눈물짓게 한다. ‘비닐하우스’는 전국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주간경향(총 6 건 검색)
- “가자지구 봉쇄에 자해적 공격 나선 하마스...한국도 최악 대비해야”(2023. 10. 20 17:00)
- 2023. 10. 20 17:00 정치
-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가 지난 10월 18일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 김창길 기자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이 희생자 수를 키우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바뀌는 사망자 수는 지난 10월 19일 기준 어느새 5000명을 넘었다. 단순 숫자가 아닌 얼마 전까지 웃고 울던 사람들 목숨 하나하나를 쌓은 결과다. 앞서 10월 17일(현지시간)에는 가자지구 중북부에 자리한 알아흘리 아랍 병원에서 발생한 폭발로 아이들을 포함한 500여명이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다. 명백한 전쟁범죄다. 이스라엘의 공습이냐, 팔레스타인 내 또 다른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의 로켓 발사 실패냐를 두고 공방이 오갔다. 하지만 어느 쪽 소행인지 밝히고,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오늘 발생한 또 다른 죽음이 어제의 죽음을 덮을 것이기 때문이다. 전쟁을 둘러싼 거의 모든 것이 불확실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있다. 양측이 만족할 만큼 더 많은 사람이 죽고 나서야 비로소 ‘정전협상’ 이야기를 꺼낼 것이라는 점이다. 무고한 민간인이 더 많이, 더 한꺼번에, 더 잔인하게 죽을수록 협상은 빨라진다. 국제정치가 규칙, 규범, 이상, 합리에 따라 움직일 것이란 믿음은 점점 착각이 돼가고 있다. “이만큼 죽었으니 이제 그만하자”는 말이 나오기 전에 양측의 대화와 타협을 이끌어낼 수 있는 동력이 지금 국제사회에는 보이지 않는다. 먼 곳에서 비극을 바라보는 한국도 이번 사태가 ‘남의 일’ 같지는 않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공방상황을 대치, 봉쇄, 압박, 미사일 방어, 지정학 등의 키워드로 분류해 비교하면 한국 상황과 묘하게 닮았다. 왜 이 전쟁이 발생했는지,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등을 면밀히 파악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뜻이다. 주간경향이 중동과 한국 상황을 함께 설명해줄 수 있는 전문가를 찾아나선 이유다.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는 외교안보 전문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데 그가 대학에서 여러 학기 중동정치를 강의하고, 연구실적도 남긴 빼어난 중동 전문가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중동 전문가 중에는 문 교수와 교류하며 배우는 이도 많다. 이에 지난 10월 18일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을 찾아 그를 만났다. 문 교수는 한국에서는 잘 소개되지 않은, 전쟁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의 이야기들을 쏟아냈다.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가 지난 10월 18일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 김창길 기자 -우선, 하마스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어디서는 ‘무장 정파’, 어디서는 ‘정당’, 또 다른 어디서는 ‘가자지구 통치 집단’ 이라고 한다. “국내 언론이 ‘하마스’를 지칭할 때 별다른 설명 없이 ‘무장 정파’라고 하는데 사실 이 개념은 하마스의 역사를 반영한 것이다. 이들이 무장한 민병대로 출발해 나중에 정당으로 자리 잡았다. 그래서 그 특성을 반영해 만들어 낸 말이 ‘무장 정파’다. 영어로는 이들을 민병대(Militia)라고도 부르는데 이러한 역사가 반영된 것이다. 단순히 무장한 것에만 초점이 맞춰지는데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총선에 참여한 정당이다. 현재는 가자지구에서 완전한 자치를 하고 있는 지방정부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은 약자가 강자를 상대로 먼저 전쟁을 시작한 모양새다. 이해가 잘 되지 않는데. “몇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첫째는 주로 미국·이스라엘 전문가들이 내놓는 국제정치적 시각에 입각한 분석이다. 이번 사태가 발생하기 전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간 관계 정상화를 중재하고 있었다. 하마스 입장에서 이들이 가까워지면 외교적 고립이 심화되고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과 가자지구 봉쇄 등의 문제해결은 더욱 어려워지게 된다. 실제로 2020년 9월, 미국 트럼프 행정부 중재로 이스라엘이 바레인·아랍에미리트(UAE)와 아브라함 협정을 맺고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그러자 수단, 모로코 등도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하며 하마스가 크게 충격을 받았다. 아랍권 국가들이 잇따라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하는 분위기를 깰 필요가 있었다. 고립되고 있던 하마스가 중동 정세를 흔들어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외교정상화를 막고 세계적 관심을 가자지구에 집중시키려 했다는 것이 첫째 가능성이다. 둘째는 주로 이스라엘 네타냐후 정권에 비판적인 전문가들이 내놓는 국내정치적 시각에 입각한 분석이다. 이번 사태 발생 전, 이스라엘 사회는 사법개혁 문제를 놓고 내홍을 겪고 있었다. 30만명 이상의 시민이 반정부 시위를 하고, 예비역들이 군 복무를 거부하는 등의 분열이 지속됐다. 이러한 이스라엘 국내정치 상황을 이용해 하마스가 군사모험을 감행했는데, 이는 보수강경파로 구성된 네타냐후 정권에 타격을 가해 가자지구를 향한 강압 정책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반대로 팔레스타인의 정치적 상황에 주목하는 분석도 있다. 이는 주로 팔레스타인을 연구한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 현재 팔레스타인 서안지구는 자치정부가, 가자지구는 하마스가 통치하는 상황이다. 서안지구에서는 이스라엘 정착촌이 확대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만, 자치정부는 제대로 대응을 못 하고 있다. 이에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공격해 자치정부와 차별화하면서 정치적 정통성도 공고히 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시각 모두 문제가 있어 보인다. 먼저 하마스가 6000발 이상의 로켓포 공격을 했다면 적어도 포탄 5만~6만 발 이상을 비축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적어도 1~2년 전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관측이다. 최근에야 급물살을 탄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개선을 깨기 위해 급하게 공격을 준비한 것이 아니란 의미다. 공격 시점 역시 이스라엘에서 시위가 고조되고 있던 7~8월이 하마스에 더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 하마스와 서안 자치정부를 이끌고 있는 파타 조직과의 경쟁도 마찬가지다. 2006년 선거에서 이미 하마스가 승리했다. 그 이후로 마흐무드 압바스 자치정부 수반은 선거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자치정부의 부패, 무능, 독재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어서 정통성만 따진다면 하마스가 유리한 상황이다. 내부 경쟁 때문에 공격에 나설 이유는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더욱 이해가 되지 않는다. 왜 공격을 감행했을까. 이스라엘 측의 보복으로 하마스가 붕괴할 가능성만 커진 것 아닌가. “세 번째 가능성이 있다. 가자지구는 2007년 이후 사실상 봉쇄상태에 있다. 통계를 보면, 가자지구 실업률이 50%에 육박하고 경제 성장은 계속 침체 국면이다. 이스라엘에 의해 국제공항은 파괴됐고 해상·육상 경로도 막혔다. 국경이 포위되고, 경제적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은 사람을 절망감과 항상 적들에게 둘러싸여 있다고 믿는 포위심성(Siege Mentality)에 빠지게 한다. 하마스는 이러한 상황을 뒤집기 위해 자해적 공격으로 나왔을 수 있다. 게다가 극단적 이슬람원리주의자들은 성전(지하드)을 위해 자살 테러를 한 이들을 순교자(샤히드·Shahid)라고 부른다. 자신들의 목표, 절박한 상황을 폭력적으로 과시하려는 시도인데 불행하게도 그게 이슬람 저항운동의 역사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번에 하마스가 밝힌 명분도 예루살렘의 알 악사 모스크에 유대인들이 접근, 예배하는 것을 허용한 이스라엘 정부 결정에 대한 항의다. 가자지구의 포위상황, 이로 인한 사람들의 절망감, 하마스의 지하드 정신 등이 자해적 군사행동으로 폭발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스라엘 경찰이 지난 10월 7일(현지시간) 남부 아시켈론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쏜 로켓이 떨어지자 아이를 안은 여성을 대피시키고 있다(위 사진). 같은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가자시티 주민들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 더미 위로 걸어가고 있다. AP·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은 왜 공격을 막지 못했나. “첫째는 정보실패다. 하마스의 카쌈 로켓의 생산, 배치, 운용에 대한 정보, 정찰, 감시 실패다. 특히 하마스 대원이 철망을 넘어 음악 축제가 열리는 현장에 올 때까지 저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치욕적이다. 둘째는 작전실패다. 정확한 감시가 이뤄지지 않다 보니 사전에 이를 막거나 대응하는 등의 효과적인 작전을 펼치지 못했다. 철망이 뚫리고 희생자가 발생하고 사흘이 지나서야 군사적 대응을 할 수 있었다는 게 이를 말해 준다. 셋째로 정책실패다. 이스라엘은 2007년 이후 가자지구에 대해 ‘적대적 방치’를 넘어 ‘적대적 봉쇄, 억압’ 정책으로 일관해 왔다. 그에 대한 반작용을 예상했어야 했는데 관성적 정책으로 일관했다. 출구 없는 일방적 압박 정책이 비극적 결과를 가져온 셈이다. 마지막 넷째는 정치실패다. 네타냐후의 보수연정, 극단적 강경파 세력이 이스라엘의 국내정치적 분열을 가속화했다. 하마스는 분열을 호기로 봤을지 모른다. 네 가지 실패가 지금의 총체적 위기로 이어졌다고 본다.” -아이언돔은 어떤가. 뚫렸다는 분석이 나오는데. “과거 이스라엘을 방문했을 때, 이스라엘군 당국자와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 ‘아이언돔 요격 정확도가 왜 그렇게 높으냐’고 물으니 ‘아이언돔 그 자체로 요격 성공률이 높다기보다 가자지구에서 수집하는 인간정보(휴민트), 정찰위성을 통한 영상정보(이민트), 감청 등을 통한 신호정보(시긴트)를 아이언돔에 연계시키기 때문에 명중률이 높다’고 했다. 즉 아이언돔은 가자지구를 24시간 정찰·감시하며 얻은 정보와 결합할 때 효용도가 높아진다는 이야기다. 하마스가 가정집에 로켓포를 은닉해 4~5발 정도를 쏠 때는 감시체계를 통한 포착도 빠르고 요격 정확도도 높았다. 그런데 이번 공격에 사용된 로켓포는 이스라엘 측이 포착한 것만 2200발 정도이고, 하마스 주장에 따르면 6000여 발이다. 이처럼 대규모 공격을 동시다발적으로 받는 상황이 되면 이전만큼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19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폭격을 받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 지역의 건물에서 한 아이가 구조돼 나오고 있다. / 연합뉴스 -이번 사태를 네타냐후 정권의 실패라고 한다면, 정치적 반전을 위해 보복이 더욱 가혹해질 가능성도 있나. 가자지구에서 시가전을 하거나 폭격을 통해 민간인을 무차별 사살하거나 하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 이스라엘이 보복 의도와 능력을 갖춘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국제적 지지를 받지 못하면 존속이 어렵다. 국제적 지지를 얻으려면 국제법을 준수해야 한다. 전면 전쟁을 벌여서 가자지구를 초토화하거나 하마스를 공격하려다 대규모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면 국제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유엔헌장 제51조에 따르면, 회원국이 무력 공격을 당할 경우 개별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런데 이는 공격을 받았을 때 ‘즉각적’ 반격을 보장하는 것이지 보복행위를 허용한 것이 아니다. 이스라엘과 서구 사회가 고민에 빠지는 것도 이 부분이다. 하마스의 행동은 규탄받아야 하고, 이스라엘이 반격할 권한이 있는 것까지는 인정한다. 이는 그러나 민간인 보호라는 국제법 준수를 전제로 한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스라엘 방문 중 이를 분명히 했다. 네타냐후 정권이 당장 가자지구에서 시가전을 벌일 것 같았지만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국은 어떤 입장인가. “이스라엘 지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하마스 제거를 위한 군사행동에는 찬성하지만 민간인 살상은 안 된다는 입장이다. 확전에도 반대한다. 분쟁이 확대되면 레바논의 헤즈볼라, 시리아가 개입하고 이란까지 나설 가능성이 커진다. 시리아에 지분이 있는 러시아의 개입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아랍권에서 반이스라엘 정서가 팽배해지면 아랍국가 역시 동요할 수 있다. 이들이 반이스라엘을 넘어 반미로 치달을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이 가장 경계하는 대목이다. 따라서 미국은 확전을 방지하고 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려 들 것이다. 두 척의 항공모함을 동지중해에 보낸 것 역시 함부로 개입하지 말라는 뜻이다. 미국 국내정치적으로도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대량 학살 등의 인도주의적 문제가 발생하면, 바이든 행정부에 엄청난 위기가 될 것이다.” 지난 10월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만나 회담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란의 입장은 무엇인가. 이번 사태 배후로 지목받고 있다. “워싱턴 정계와 이스라엘에는 이란을 적대시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위협할 만한 군사력을 갖추고 있다 보니 나타나는 견제다. 하마스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고, 이들의 개입 가능성까지 점친다. 그러나 이란이 개입하려고 해도 지상병력이나 공군력으로는 어렵고 해양 개입도 미국의 항공모함, 전투단 파견으로 쉽지 않다. 결국 레바논 헤즈볼라에 무기 등을 지원해주거나 시리아에 파견된 일부 이란 병력으로 위협을 가하는 수준이 전부일 것이다. 그나마 이라크 시아파 정부와 연계해 이란-이라크 연합군을 형성해 싸운다면 변수가 될 수는 있다. 이러한 시나리오에는 그러나 맹점이 있다. 이란이 이른바 ‘시아파 벨트’라고 불리는 레바논, 시리아, 이라크 내 시아파를 조종하는 시아 패권국이라는 명제가 성립돼야 한다. 이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역사적으로 보면 오히려 그 반대다. 이들 국가의 시아파들이 정치적 탄압 또는 위협을 받을 때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에 지원을 요청했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하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이러한 지원이 가능해졌다. 이란이 이들을 조종해 이스라엘과 대리전을 한다는 주장에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하마스는 수니파가 다수 아닌가. 시아파 이란이 이들을 돕는 것은 왜인가. 의도가 있는 것 아닌가. “수니파·시아파 모두 이슬람 아닌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을 불법 점령하고 그곳의 무슬림을 억압한다는 것이 아랍권과 이란 이슬람 혁명정부의 생각이다. 움마(이슬람 공동체)라는 시각에서 보면 이란의 하마스 지원은 지극히 당연하다. 사우디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조차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이스라엘 편에 서기 어렵다. 수니파·시아파와 관계없이 팔레스타인 문제와 관련해서 친미, 친이스라엘 행동을 한다면 이는 정치적 자살에 가깝다. 따라서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정부는 네타냐후 정권이 가자지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가를 보고 판단할 것이다. 이슬람의 종파적 갈등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것 역시 주로 미국·이스라엘이 보는 관점이다.” -이번 사태가 어떻게 흘러가리라고 보나. “이스라엘은 현재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가자지구에 어떤 대응을 하느냐에 따라 아랍 세계를 지금처럼 분열된 상태로 현상유지를 하게 할 수도 있고, 반대로 아랍 세계의 단결을 촉진할 수도 있다. 이는 민간인 살상과 관계없이 가자지구에 대한 전면적 군사행동을 할 것이냐, 과거처럼 시간을 두고 하마스 지도부 등의 목표를 설정해 전술적으로 보복, 타격할 것이냐에 달렸다. 관건은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에 따른 가자지구의 민간인 사상자 수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 제거라는 지상 명제와 무고한 민간인 보호라는 국제법 의무 사이에서 상당히 고민할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방문해 국제법적 의무 준수를 재차 강조했고, EU를 포함 국제사회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어 대규모 지상 군사 작전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이번 희생을 계기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에 대타협을 하고 오슬로 협정에 따른 ‘두 국가 해법(two state solution)’을 과감히 추진하는 일이다.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스라엘 상황은 남북 대결 구도와도 유사한 점이 있지 않나. 우리도 한국형 아이언돔을 구축 중이다. “미사일 방어(MD) 시스템 자체가 상당히 허구적인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상징적인 억제 기능이야 있겠지만 날아오는 미사일을 향해 미사일을 쏘아서 하늘에서 요격한다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할지 의문이다. 북한이 전방에 배치한 장사정포가 1만1000문 이상이고 전술핵도 가졌다고 추정된다. 이를 활용한 북한의 공격에서 우리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 단 한 발이라도 놓쳤다고 가정해보자. 얼마나 큰 희생이 따를 것인가. 약 2000만명이 서울, 경기, 인천 등 사실상 접경 지역에 산다. DMZ에서 100㎞ 이내다. 북한이 특정 표적 없이 쏴도 우리는 엄청난 피해를 입는다. 그에 따른 공황 심리 또한 대단할 것이다. 또한 미사일 방어를 위한 지휘, 통제, 통신, 정보, 정찰, 감시 자산의 통합적 운용이 제대로 돼 있는지도 의문스럽다. 휴민트도 아주 취약하지 않은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월 26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제75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기 전 거수 경례를 하고 있다./대통령실사진기자단 -정부 발언을 보면, ‘적 도발 시 강력한 보복·응징을 하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보복이 도발 억지력을 높이기는 하는 것인가. “현 정부의 가장 큰 맹점이다. 전쟁 방지를 위한 예방외교가 없다. 전쟁이 일어나는 상황을 가정해 응징·보복하고 최종적으로 승리한다는 이야기만 한다. 군은 응징·보복을 말할 수 있고, 말해야 한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다르다. 대통령실조차 예방외교가 아닌 응징과 보복을 말한다면 전쟁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이다. 국민이 죽고 난 후의 승리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민주주의 국가에서 전쟁을 함부로 하지 못하는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의 보호라는 헌법적 소명 때문이다. 대북 압박 정책 역시 마찬가지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대북 압박을 지속하면 북한 체제가 현 정부 임기 안에 붕괴될 수도 있는’ 것처럼 언급했다. 가자지구 하마스를 보자. 2007년 이후 국경 봉쇄와 제재를 통한 압박이 상당 기간 지속됐다. 그 결과 이스라엘이 상상할 수도 없는 군사모험을 감행하지 않았나. 하마스 사례는 버틸 수 있는 임계점을 넘으면 항복하거나 내부적으로 붕괴하는 것이 아닌 다른 최악의 선택을 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북한도 마찬가지다, 출구 없는 일방적 압박은 파국적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 게다가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북한과 중국 사이의 통로가 열렸다. 정부는 한·미·일 3국 협력 강화로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 구도가 강화될수록 오히려 북·중·러 3각 협력을 부추겨 북한의 생존 공간을 새롭게 열어줄 수 있다.” -이스라엘 사태에서 한국은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하나. “첫째는 우리 군사력과 정보력이 강하다고 해도 ‘과신’하지 말아야 한다. 둘째는 한미동맹과 한·미·일 3국 공조를 자꾸 강조하는데 ‘맹신’해서는 안 된다. 외세에 대한 맹신은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 셋째는 전쟁에서 이기는 정책과 전략보다는 전쟁을 피하는 외교적 노력에 집중해야 한다. 특히 북한에 대한 일방적 압박이 초래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 ‘Thinking the Unthinkable’, 상상도 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을 늘 염두에 두는 자세가 필요하다. 넷째는 정부 비판 세력을 반국가 세력으로 규정하는 ‘내부 분열’ 행위를 멈춰야 한다. 우리의 분열은 적에게 호재가 된다. 마지막으로 이스라엘 사태는 지도자의 독선과 오만이 국민의 희생을 불렀다. 한국 정부는 그런 과오를 답습하면 안 된다.”
- [신간]자해를 하는 마음 外(2022. 02. 25 15:00)
- 2022. 02. 25 15:00 문화/과학
- ㆍ자해, 오해를 넘어 이해로 <자해를 하는 마음> 임민경 지음·아몬드·1만6000원 학창시절을 돌아보면 자신의 손목에 난 상처를 은근히 보여주는 애들이 있었다. 보여주길 꺼리는 듯 아닌 듯, 결국에 그 흉터를 내놓던 모습이 기억난다. 무슨 상처냐, 왜 그랬느냐, 아프진 않았느냐 묻지 않았다. 그걸 보여주는 의도 혹은 저의가 무엇인지 알려고 들지도 않았다. 자해의 결과물이라는 게 뻔했다. 뭔가를 물어봤다간 간신히 봉합된 상처가 벌어지며 그 친구의 삶이 내게 쏟아질까 무서웠던 건 아닐까 싶다. 그 애들의 표정에 ‘알면 다쳐’란 메시지가 스쳤던 것 같기도 하다. ‘자해’는 말 그대로 스스로를 해치는 행위를 뜻한다. 임상심리학자인 저자가 제시하는 정의를 보면 ‘자해’란 ‘비자살적 자해, 즉 자살의 의도가 없는 자해를 뜻한다. 그렇다면 자해는 도대체 왜 하는 걸까? 자해까지 해가며 얻는 게 무엇이길래? 오랜 편견은 이 질문에 “그들이 관종이라서”라고 답한다. 저자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관심을 원해서 자해하는 경우는 5~10% 정도에 불과하다”며 오히려 자해의 정서 조절 기능을 이유로 든다. 괴로운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일종의 ‘진통제’로서 자해를 택한다는 설명이다. 저자가 인터뷰한 이들 중 3분의 1이 학대 속에서 자랐다는 점이 유의미하다. 이밖에도 따돌림, 실직, 빈곤, 소수자 정체성 등 자해 요인은 여러가지다. 흉터 밑에 가려진 ‘진짜 문제’ 요인을 직시한 이후에야 우리는 비로소 회복을 논할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이 의미 있을 단 한 사람을 위하는 마음으로 책을 내놓는다”고 밝혔다. 그도 한때 자해를 하는 소위 ‘자해러’였다고 고백한다. 저자의 경험에서부터 시작한 자해에 관한 성찰은 과거에 자해를 했거나, 아직 자해에서 벗어나지 못했거나, 자해를 하는 주변 사람을 걱정하는 모두에게 닿을 고민과 제안을 담고 있다. ▲생일을 모르는 아이 구로카와 쇼코 지음·양지연 옮김·사계절·1만6800원 끔찍한 아동학대 범죄가 벌어질 때마다 사회적 공분이 일어나지만 정작 ‘그후’의 이야기는 많이 알려지지 않는다. 학대를 당한 아동은 원가정에서 분리된 이후에도 몸과 마음에 후유증과 트라우마가 남는다. 이 아이들이 인생을 긍정하고 희망을 찾게 하려면 사회는 어떤 돌봄을 제공해야 할까. ▲우리가 서로를 잊지 않는다면 김여정 지음·은행나무·1만2000원 한국전쟁의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보광동 토박이 어르신들의 증언과 미군 용산기지의 그늘에서 소수자를 끌어안은 보광동의 역사와 골목길에 카페를 차려 ‘마을 사랑방’을 만들고, 드나드는 이들의 삶을 기록했다. “정사와 비사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이야기”라는 심사평을 받았다. ▲판을 까는 여자들 신민주 외 지음·한겨레출판·1만5000원 20대는 여성과 남성으로 구성될 텐데, 20대 남성만을 ‘이대남’이란 조어로 부르기 시작했다. 그들의 목소리가 마치 20대 전체를 대변하는 양 미디어에 울려퍼진다. 여기에 반기를 든 20대 여성 셋이 모였다.‘우리의 정치’를 말하기 위해, 지금 여기서 싸우기 위해….
- 신간
- [주간 舌전]“이준석 대표를 공격하는 것은 자해 정치”(2021. 07. 19 10:36)
- 2021. 07. 19 10:36 정치
-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당 내부에서 이준석 대표를 공격하는 건 “자해 정치”라고 경고했다. 앞서 이 대표를 ‘제왕적 당대표’로 규정하고 비판한 같은 당 대선 경쟁 주자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을 겨냥한 발언이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 권호욱 선임기자 하 의원은 지난 7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여야) 합의사항 왜곡까지 하며 (이준석) 신임 당대표를 제왕적 당대표라고 공격하나?”라고 비판했다. 전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 국민 대상 재난지원금 지급에 합의한 바 있다. 하 의원은 “어제 여야 당대표 합의에 대해 당내 일각에선 ‘제왕적 당대표’라고 이준석 대표를 공격했다”면서 “여야 당대표 간 실제 합의된 내용까지 왜곡하며 침소봉대해 내부 공격을 가하는 것은 자해 정치”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대표가 밝힌 어제 (재난지원금 관련 여야) 합의사항의 핵심은 코로나19 피해가 극심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에 추경 재원을 우선 집중하자는 것”이라며 “이는 그동안 우리 당이 줄기차게 주장해온 것으로 큰 성과”라고 강조했다. 앞서 윤희숙 의원은 페이스북에 “민주적 당 운영을 약속한 당대표를 뽑았을 때 자기 맘대로 밀어붙이는 과거의 제왕적 당대표를 뽑은 것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논란이 일자 이 대표는 송 대표와 회동을 마친 지 100여분 만에 합의 내용을 사실상 번복했다.
- 주간 舌전
- [만화로 본 세상]-고통에 대한 위로가 아닌 ‘고통의 연대’(2015. 10. 19 17:56)
- 2015. 10. 19 17:56 문화/과학
- 자해를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주인공, 그 주인공에게 클럽에 가입해 자해를 공유하자는 인물들. 여고생들은 현실과 이격된 곳에서 자신에게 상처를 내고, 고통을 공유한다. 더 이상 도망갈 곳이 없던 왕따 아영이는 커터칼을 들어 손목을 그었다. 흑백의 거친 선 위로 붉은 피가 흘렀다. 아영이 ‘지금이라면 / 어쩌면 / 죽을 수 있을지도…’라고 생각하는 순간 반에서 제일 공부도 잘하고, 얼굴도 예쁜 지수가 빈 교실에 들어선다. 어찌할지 모르던 아영에게 지수가 다가서 묻는다. “너, 자해하니?” 지수의 난데없는 질문이 황망하다. 하지만 아영을 당황하게 만드는 건 누군가가 자신에게 거는 대화다. 왕따 아영에게 이렇게 가까이 다가온 적이 없으니까. 지수는 당황하는 아영의 손을, 그러니까 자해해 흘리는 피를 감추는 손을 잡아주며 말한다. “너무 당황하지마. / 난 최초 목격자로서 너에게 제안할게. / 우리 클럽에 들어오지 않을래?” 클로즈업으로 잡혔던 칸은 큼지막하게 확대되고, 쇼트도 풀쇼트로 확장된다. 결정적으로 마치 노을빛이 물든 것처럼 흑백의 세상에 새로운 빛이 내려선다. 고통받고 있는, 그래서 자해를 통해 스스로를 학대하던 아영에게 지수가 다가온 이 상징적인 장면을 작가는 한 칸 안에 ‘두 사람’을 넣어, 흑백에 색을 넣어, 클로즈업을 풀쇼트로 바꿔 보여준다. 그리고 여기, 아영의 내레이션이 깔린다. ‘그 때, 내 피가 / 지수의 손까지 한가득 스며들었다.’ 소망 작가의 만화 ‘고통이 위로에게’ 값싼 위로와의 이별 이 프롤로그는 이 진행되는 서사의 모든 것을 담은 한 편의 시다. ‘자해클럽’이라는 고통을 구체화하는 비밀스러운 결사에 들어오라는 제안은 막연한 위로가 아니라 위로보다 소중한 고통이다. 나의 부박한 언어를 치우고, 시인의 언어를 빌려온다. 정호승의 시 ‘슬픔이 기쁨에게’를 ‘고통이 위로에게’로 바꾸어 본다. 나는 이제 너에게도 고통을 주겠다. 위로보다 소중한 고통을 주겠다. 겨울밤 거리에서 귤 몇 개 놓고 살아온 추위와 떨고 있는 할머니에게 귤값을 깎으면서 기뻐하던 너를 위하여 나는 고통의 평등한 얼굴을 보여주겠다. 내가 어둠 속에서 너를 부를 때 단 한 번도 평등하게 웃어주질 않은 가마니에 덮인 동사자가 다시 얼어죽을 때 가마니 한 장조차 덮어주지 않은 무관심한 너의 위로를 위해 흘릴 줄 모르는 너의 눈물을 위해 나는 이제 너에게도 기다림을 주겠다. 이 세상에 내리던 함박눈을 멈추겠다. 보리밭에 내리던 봄눈들을 데리고 추워 떠는 사람들의 고통에게 다녀와서 눈 그친 눈길을 너와 함께 걷겠다. 고통의 힘에 대한 이야길 하며 기다림의 고통까지 걸어가겠다. 독자들은 아영이 지수라는 구원자를 만나 위로받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프롤로그에서 보여준 것처럼 지수의 제안은 ‘자해클럽’에 가입하라는 것이지, 친구가 되겠다는 건 아니다. 자해클럽에 가입하는 건 고통에 대한 위로가 아니라 나누는 고통의 제안이다. 아영이 혼자‘만’의 고통이 아니라 클럽을 통해 ‘연대하는 고통’을 제안한 것이다. 지수의 제안을 받아들여 아영은 자해클럽에 가입한다. 아영은 지수의 제안을 위로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지수는 고통을 나누는 자로 연대할 뿐 아영을 위로하지 않는다. 고통의 연대로 들어선 아영은 때론 지수에게 절망하지만, 지수는 값싼 위로를 주지 않는다. 지수가 선택한 값싼 위로와의 이별이 이 지닌 최대 장점이다. 웹툰 플랫폼 레진에는 고통의 연대를 통해 독자를 위로하는 ‘위로 3부작’이 있다. 두 편은 이미 이 지면을 통해 소개했다. 어머니와 딸의 삶을 규정하는 가난을 그린 휘이 , 가족의 차별이 주는 상처를 그린 단지 , 그리고 마지막 한 편이 소망의 이다. 레진이라는 플랫폼의 가치는 이런 작품들을 발견하고, 연재하는 안목이다. 공교롭게 이 3부작은 모두 여성이 주인공이다. 고통받은 여성을 대중서사에 담아내는 건 신파의 유구한 전통이다. 신파는 고통받는 여성을 통해 카타르시스에 도달한다. 신파에서 묘사하는 그녀들의 고통은 극복을 전제로 한 고통이거나, 아니면 숙명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고통이다. 극복이건, 숙명이건 마지막 울음으로 카타르시스를 가져오고 그걸로 끝. 현실로 돌아오면 여전히 시궁창, 요즘 말로 ‘헬조선’이다. 소망 작가의 벼랑 끝에서 아슬아슬하게 사는 시대 ‘위로 3부작’은 섣부르게 극복을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고통 속의 진짜 고통을 말한다. 의 왕따 아영이가 지수에게 위로와 구원을 갈구하지만, 지수는 다가오면 차갑게 돌아선다. 이 낯선 이물감은 독자들을 당황시키기도 하지만, 그동안 애써 외면했던 우리의 고통을 바라보게 한다. ‘자해하는 여고생’에 대한 만화라고 하면, 자칫 선정적인 소재의 만화라 생각될 수 있다. 작품의 머리에 “작품의 의도 역시 자해와 폭행에 대해 방조하지 말고 경각심을 갖자는 의미로 해석”되기 바란다는 불필요한 설명을 붙인 이유이기도 하다. 충격적인 소재‘만’을 바라보면, 이 만화의 가치에 도달할 수 없다. 자해를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주인공, 그 주인공에게 클럽에 가입해 자해를 공유하자는 인물들. 작가는 의도적으로 한국에는 존재하지 않는 교복인 ‘세라복’을 입은 여고생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세라복 여고생들은 현실과 이격된 곳에서 자신에게 상처를 내고, 고통을 공유한다. 아영이 의 다른 주인공들과 고통을 공유하는 것과 동시에 독자도 그 고통을 공유한다. 많은 독자들이 아영이 들려주는 1인칭의 고백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인다. 검정 레터박스에 새긴 선명한 명조체의 무게만큼이나 강렬하다. 우리 시대의 평범한 이들은 모두 아슬아슬하게 살아남아 있다. 우리 시대는 의 학교보다 더 처절하게, 우리를 몰아간다. 벼랑 끝에서 하루를 보내고 나면 마치 비통의 숨을 토해내듯 말한다. “살아남았구나, 나. 겨우겨우 살아남았구나. 오늘도, 살아남았어.”( 12화 중 아영의 내레이션) 이런 무거운 주제를 전달하기 위해 은 감성의 흐름을 중심으로 서사를 끌어간다. 능숙하게 웹툰의 스크롤을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작화 밀도도 조율한다. 특히 감정이 고조되는 부분에서 작가는 섬세하게 빗금을 넣는다. 작가가 시간과 노동을 투자해 넣은 빗금은 독자의 손과 시선을 멈추게 한다. 마치 물 흐르듯 춤을 추는 감성은 내레이션을 타고, 강렬한 빗금을 지나 독자에게 다가온다. 그렇게 다가와 우리 시대 고통의 평등한 얼굴을 보여준다. 그리고 무심한 나의 위로를 위해, 흘릴 줄 모르는 너의 눈물을 위해 세상의 고통들을 가리던 함박눈을 멈춘다. 고통의 발견은 연대로 나아가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으니까.
- 만화로 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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