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7,823 건 검색)
- 올해 공공기관 중증장애인생산품 의무구매율 ‘1.1%’…구매액 7850억원
- 2025. 01. 01 13:35사회
- ... 제도다. 장애인의 일자리 창출과 소득보장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해 2월 개정된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특별법이 올해부터 적용되면서 모든 공공기관의 중증장애인생산품 법정...
- [기고]장애와 비장애의 경계 허무는 통합놀이터
- 2024. 12. 31 19:52오피니언
- ... 통합’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정립한 놀이터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 무엇보다 놀이터가 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어린이를 위한 공간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 가장 큰 성과였다....
- 청각장애인 게임 이용 위해 필요한 건···“게임 내 접근성 기능 강화”
- 2024. 12. 31 12:22IT
- ... 및 출력 장치 허용, 인터페이스 변경, 개별 음향 조절, 채팅 글꼴 변경, 시각적 신호 순이었다. 청각장애인과 장애인 지원 전문가, 게임 개발 전문가와 게임사가 참여하는 간담회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선...
- 한국장애인공연예술단, ‘2024 한빛예술단의 찾아가는 희망음악회’사업 성료
- 2024. 12. 31 08:55문화
- ... MZ세대와 Z세대를 모두 아우르는 감각적인 응원 메시지를 전달했다. 또한 추계예술대학교와 협연하며 장애인과 비장애인, 예술 전문인과 일반 시민이 함께 즐기는 포용적인 공연을 선보였다. ...
스포츠경향(총 2,197 건 검색)
- “시각장애도 암벽타기를 막을 수 없다” 운명에 ‘퍽큐’를 날린 사나이
- 2025. 01. 02 08:03 스포츠종합
- 제시 더프턴이 절벽을 타고 오르고 있다. 그의 아내 몰리 더프턴는 아래에서 등반을 돕고 있다. 브릿락 필름스 제공 눈이 거의 보이지 않는데 깎아내릴 듯한 절벽을 오를 수 있을까. CNN은 1일 ‘운명에게 퍽큐를 날린다’라는 제목을 쓴 기사에서 시각장애 등반가 제시 더프턴(39)의 500피트(약 152m) 암벽 도전을 소개했다. 더프턴(39)은 지난해 미국 와이오밍주 데블스 타워에 있는 500피트 높이 암벽 엘 마타도르(El Matador) 등반에 성공했다. 원추-간상세포 이영양증이라는 퇴행성 안구 질환을 가진 그는 빛의 유무만 감지할 수 있는 상태다. CNN은 “등반 내내 오로지 촉각과 등반 파트너인 아내 몰리 더프턴의 무전 안내에 의존했다”며 “몰리는 지상에서 무전기를 통해 ‘괜찮아. 계속해. 할 수 있어’라며 침착하게 남편을 격려했고, 남편은 손으로 암벽의 틈새를 더듬고 압벽 사이로 발을 끼워 정상으로 향했다” 엘 마타도르. 브릿락 필름스 제공 엘 마타도르는 5.10d 등급에 속하는 압벽이다. 5.10d는 미국식 등반 난이도 체계에서 상급 중 하나로 구분된다. 5.10은 미국 등급에서 비교적 높은 난이도를 나타내고, d는 해당 등급 내에서 가장 어려운 수준을 의미한다. 더프턴은 “내가 시도한 등반 중 가장 어려운 루트”라면서도 “오르면서 지쳤을 뿐 크게 두렵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압벽 높이를 체감했느냐는 질문에 “발 아래로 새들이 ‘윙윙거리는’며 날아가는 소리와 아래쪽에 부는 바람으로 충분히 감지했다”고 덧붙였다. 제시 더프턴. 브릿락 필름스 제공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와 함께 등반을 시작한 그는 11세 때 이미 시력의 20%를 잃었다. 현재는 손을 얼굴 앞에 댄다고 해도 ‘번쩍이는 불빛들’만 볼 수 있을 정도로 시력을 잃었다. 그러나 그는 스코틀랜드의 유명한 바위 기둥인 올드 맨 오브 호이(Old Man of Hoy)와 모로코의 절벽 등 다수 루트를 성공적으로 등반했다. 그는 “운명이 삶을 결정짓게 두지 않는다”며 “내 등반은 운명에 퍽큐를 날리는 방식”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유전적 운명이 내가 삶을 선택하는 걸 제한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며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엘 마타도르 등반 중 몇 차례 추락했다. 다행스럽게도 사전에 철저히 준비된 장비 덕분에 크게 다치지 않았다. 아내 몰리 더프턴은 “가장 어려운 구간을 통과하고 나니 정상까지는 거의 축제 분위기였다”고 회고했다. 제시 더프턴, 몰리 더프턴. 브릿락 필름스 제공 둘은 20년 전 대학에서 만나 지금까지 약 2000개 루트를 함께 등반했다. 그들은 무전기를 통해 루트를 미리 점검하고 등반 중에는 소통을 최소화하며 집중력을 높게 유지했다. 몰리는 “우리는 등반에 모두 열정적이기 때문에 이런 도전이 부담이 되지 않는다”며 “그의 성공을 지켜보는 것이 내 등반보다 더 큰 만족감을 준다”고 말했다. 제시는 촉각을 통해 암벽의 지형을 파악하며, 등반화의 민감도를 중요시한다. 그는 “손가락 힘은 강하지 않지만, 엄청난 지구력이 나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몰리는 “때로는 지형상 무전 안내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우리 둘 모두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이를 이겨냈다”고 말했다. 제시는 “모든 등반은 파트너의 손에 생명을 맡기는 일”이라며 아내와의 특별한 유대감을 강조했다. 둘의 등반 여정은 다큐멘터리 ‘Climbing Blind II’라는 이름으로 최근 공개됐다.
- [종합] 소유, 9년 전 태도논란 진실 밝혔다 “공황장애…온 몸 오그라드는 느낌” (바디멘터리)
- 2024. 12. 30 10:58 연예
- SBS ‘바디멘터리 -‘살’에 관한 고백’ 가수 소유가 9년 전 벌어진 태도논란에 대한 진실을 밝혔다. 29일 방송된 SBS ‘바디멘터리 -‘살’에 관한 고백’에는 여성 가수 김완선, 한승연, 전효성, 소유, 화사가 출연해 다이어트에 대한 고충을 털어놨다. 방송에서 소유는 연습생 당시를 떠올리며 “너무 하드했다. 일주일에 한 번은 나 혼자 준비한 노래와 춤, 그 다음 주는 선생님한테 배운 노래와 춤을 매주 연습하고 평가받았다. 몸무게도 매일 체크했다”고 말했다. SBS ‘바디멘터리 -‘살’에 관한 고백’ 당시 소속사가 제시한 소유의 몸무게 기준은 48kg였다. 키가 168cm인 소유는 ‘키빼몸 120’(키에서 몸무게를 뺀 값이 120)을 만들기 위해 안 먹고 다이어트를 할 수밖에 없었다. 소유는 “한번 길가에서 기절한 적 있다. 모르는 분이 병원에서 데려다 주신 거다”라며 “주사를 맞아야 하는데 수액을 맞으면 몸무게가 늘어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하면서 살을 뺐다”고 털어놔 안타까움을 안겼다. 그런가 하면 소유는 기억에 남는 대중들의 평가를 이야기했다. 소유는 “‘얘는 뭐 몸으로만 승부하냐’고 하더라. 제가 그렇게 한 게 아니다. 그런 기사가 나고 그런 식의 질문만 들어오니까 자극적이었다. 그때는 그게 서러웠던 것 같다”며 “음악적으로 인정받으려고 준비하다 보니까 첫 앨범에 살이 빠졌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소유는 2010년 그룹 씨스타로 데뷔해 많은 사랑을 받았으나, 홀로서기에 도전하면서 두려움이 많아졌다고 했다. 그는 “나라는 사람이 없어진 것 같았다. 음악 방송 전 출연자가 다 모여있는데 갑자기 눈물이 너무 나더라. 카메라 감독님이 저를 부르시는데 내가 그냥 나갔다. 그렇게 2시간을 우는데 나도 내가 왜 우는지 모르겠더라. 무대 올라가면 카메라도 못 보겠고 사람들이 다 나한테 욕하는 것 같고 무서웠다”고 고백했다. 이어서 소유는 과거 한 차례 논란을 빚었던 태도 논란을 언급했다. 소유는 지난 2015년 팬미팅 현장에서 무표정을 지은 것에 대해 “MC님이 ‘소유 씨 웃어주세요’라고 했는데 저는 그 기억도 없다. 그런데 내가 끝까지 웃지 않았다가 태도 논란이 됐다”고 했다. SBS ‘바디멘터리 -‘살’에 관한 고백’ 그러나 당시 소유는 심한 공황장애를 가지고 있었던 상태라고. 그는 “그때 엄청 욕을 많이 먹었는데 제 머릿속에는 ‘여기서 쓰러지지만 말자’는 생각이었다. 저는 공황장애가 심하게 오는 편이라 위 아래로 다 토할 것 같고 온 몸이 오그라드는 느낌이 들었다. 몇백 명이 몰려 있는데 그 위에서 실수할 수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당시 공황장애로 식음을 전폐하다시피 한 소유는 극심한 체중 감량까지 겪었다. 소유는 “당시 무조건 50kg 아래였을 거다. 스타일리스트가 걱정할 정도로 살이 빠져서, 오늘 당장 죽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 ‘바디멘터리’ 소유 “연습생 시절, 몰래 먹고 구토··· 공황장애까지”
- 2024. 12. 30 09:04 연예
- SBS 스페셜 <바디멘터리-‘살’에 관한 고백> 8일 방송된 SBS 스페셜 <바디멘터리-‘살’에 관한 고백>은 K팝을 대표하는 여성 스타들의 생애를 통해 편향된 미의 기준이 그들에게 미친 영향을 조명하며, 순간 최고 시청률 2.8%를 기록했다. (닐슨, 가구, 수도권 기준) <바디멘터리-‘살’에 관한 고백>에는 한 시대를 풍미한 김완선, 한승연, 전효성, 소유, 화사가 출연해 몸의 아름다움에 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화려한 외모 뒤에 감춰왔던 그들의 솔직한 고백은 시청자들에게 충격과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먹지 못하는 여자들’, ‘키-120’, ‘수치,심’, ‘최저 몸무게’, ‘나의 섭식장애’, ‘딜레마’ 총 6개의 챕터로 구성된 바디멘터리는 불문율 같던 아이돌 외모 기준에 반했던 화사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개성 있는 외모로 자신감 넘쳤던 화사는 데뷔 초 겪었던 탈퇴 서명 운동을 회상하며 ”아이돌의 숙명이지만, 특히 그때는 미의 기준이 타이트했던 것 같다“라며 씁쓸해했다. 외모 관리까지 일의 영역이라 여긴 한승연은 ‘미스터’ 활동 당시를 돌아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배가 훤히 드러나는 로라이즈 팬츠와 짧은 상의를 소화하기 위해 물조차 아껴 마시며 몇 개월을 활동하다 보면 어느새 더욱 마른 모습이 되어 있었다고 한다. 소유와 화사는 순수하게 가수의 꿈을 꿨던 어린 시절부터 맞닥뜨린 예상치 못한 장벽을 생생히 전했다. 매일 몸무게를 재고 평가받았던 연습생 시절, 화사는 흑임자 인절미 하나를 몰래 먹다가 죄책감과 함께 구토가 올라왔다. 이후 거식증에 우울증까지 오면서 ”이건 아니다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급격한 다이어트로 거리에서 쓰러져 응급실로 이송된 소유는, 수액을 맞으면서도 몸무게가 늘지 걱정했으며, 이후 공황장애까지 겪게 되었다고 한다. SBS 스페셜 <바디멘터리-‘살’에 관한 고백> 극심한 몸매 관리 스트레스 속에서도 ‘키-120’(*키에서 몸무게를 뺐을 때 120이 되어야 한다는 가혹한 기준)은 피할 수 없었다. 마치 아이돌의 공식처럼 따라다니는 이 몸무게 계산법 때문에 숫자에 집착할 수밖에 없었다는 그들. 폭식과 급다이어트를 반복했다는 전효성은 50kg으로 활동했던 때를 떠올리며 ”직업적 도리를 다하지 못한 느낌이었다“고 털어놓았다. 몸무게라는 ‘수치’를 달성하지 못하면 ‘수치심’을 겪어야 했던 이 굴레는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80년대 후반, 대중가요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비디오형 가수’ 시대를 연 김완선도 예외는 아니었다. 큰 교통사고로 하루아침에 4~5kg이 빠져 최저 몸무게를 기록했다는 그녀는, 가느다란 몸매가 좋은 반응을 얻자 15년간 그 체중을 유지했다. 아이스크림 몇 입 겨우 먹고 무대에 올랐던 그때를 ‘빛났던 만큼 배고팠던 시절’이라 회상했다. 2024년, 외모 품평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할리우드 스타들의 악플 읽기’처럼 자기 외모에 관한 악플을 읽어내는 시간도 가졌는데, 이를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기까지 그들의 마음은 수없이 갈려야 했다. 특히 미의 압박을 노래 ‘마리아’에 담아낸 화사는, 자신의 노래로 용기를 얻었다는 팬들을 보며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기로 다짐했다고 한다. 거식증, 폭식증, 공황장애, 특발성 두드러기 등 최저 몸무게를 기록하며 각자의 시련을 겪은 김완선, 한승연, 전효성, 소유, 화사. 그들이 굴곡진 삶의 순간마다 놓쳤던 건 다름 아닌 ‘진짜 나’였다. 바닥을 치고 나서야 깨달은 진실을 전하고자 이 다큐멘터리에 참여했다고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 20세 미만 여성 거식증 환자가 97.5% 증가했다고 한다. 이 시점에서 제작진은 한번쯤 우리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의 기준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나눠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바디멘터리-살에 관한 고백>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어떠신가요?“ 다섯 명의 진솔한 이야기이자 우리 모두의 이야기인 SBS 스페셜 <바디멘터리-‘살’에 관한 고백>은 SBS 홈페이지에서 다시 볼 수 있다.
- LG전자, ‘장애인 가전교육’ 2배 이상 늘린다
- 2024. 12. 29 12:09 생활
- LG전자가 장애인을 위한 가전제품 사용 교육활동을 내년에 두 배 이상으로 확대한다고 29일 밝혔다.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충현복지관에서 열린 ‘쉬운 가전 프로젝트’에 참여한 LG전자 임직원 봉사자와 장애인 참가자들의 모습. |LG전자 앞서 LG전자는 올해 한국장애인재활협회와 협력해 서울·대구·포항·울산 등 전국 각지의 장애인복지관 10곳을 선정하고 LG 컴포트 키트 100세트, 쉬운 글 도서 150세트를 기부했다. 또 11월부터 약 두 달간 해당 복지관을 이용하는 발달·지체·뇌병변 장애인 55명을 대상으로 가전 사용법 교육 봉사를 진행했다. LG 컴포트키트는 성별, 나이,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모든 고객이 가전을 편리하게 사용하도록 자체 개발한 보조 액세서리다. 쉬운 글 도서는 느린 학습자나 발달장애 아동이 가전 사용법을 배우도록 제작한 책자다. LG전자는 ‘가전학교 원데이 클래스’의 활동 범위도 넓힌다. 이 클래스는 놀이를 통해 가전제품의 전기적·기계적 원리를 자연스럽게 학습하고 안전하게 사용하도록 지원하는 활동이다. 그동안 클래스는 초·중·고 특수학급과 LG전자 베스트샵 등에서만 진행해왔다. 하지만 내년 상반기 중 무상으로 배포해오던 쉬운 글 도서를, 도서 및 전자책으로 정식 출판하면서 학교, 유치원, 도서관 등에서도 이를 개별 구입해 자체 교육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윤대식 LG전자 대외협력담당 전무는 “기업 시민으로서 누구나 쉽고 안전하게 가전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눈높이 교육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간경향(총 159 건 검색)
- [주간경향이 만난 초선] (10)“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한 권리 보장받는 데 기여”(2024. 11. 18 06:00)
- 2024. 11. 18 06:00 정치
- ‘시각장애인’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터뷰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1월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주간경향과 인터뷰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국정감사(국감)는 흔히 의정활동의 ‘꽃’이라 불린다. 속된 말로 누군가는 ‘뜨고’, 누군가는 ‘진다’. 초선의원이 의정활동 1년 차에 ‘국감 스타’가 되는 일은 드물다. 첫 경험이기 때문이다. 지난 21대 국회 때 양평고속도로 노선검증으로 국감 스타가 된 이소영·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두각을 드러낸 건 2~3년차 이후였다. 이번 국감 질의로 주목받은 초선이 있느냐고 서울 여의도 정치권 인사들에게 물어봤다. 서미화 민주당 의원을 꼽는 인사가 많았다. 유튜브에 들어가 보니 보건복지위원회, 국회 운영위에서 서 의원이 기관장들과 공방을 벌이는 영상이 꽤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22대 국회 원 구성 직후부터 진행해온 ‘주간경향이 만난 초선’ 기획의 마지막 주자로 그를 선정한 이유다. 서 의원은 시각장애인이다. 자신을 소개할 때 ‘소리로 보는 시각장애 국회의원’이라고 먼저 말한다. 소리로 보는 한국 정치의 풍경은 어떤 모습일까. 지난 11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서 의원을 만났다. “윤 대통령 임기 단축만이 그나마 덜 망가지게 하는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탄핵이든 개헌이든 가장 빠른 수단을 국민이 지혜롭게 찾을 것으로 믿는다.” -스스로 ‘소리로 보는 시각장애 국회의원’이라고 말한다. 지난 8월 20일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소리로 봐야 하니 시간을 1.5배 정도 더 달라고 한 게 인상적이었다. “시각을 대신해서 청각으로 문서를 본다는 뜻이다. 나는 고도 약시다. 전맹은 아니다. 듣는 것으로 눈을 대신한다. 국회 질의나 입법 과정에서 문서화는 정해진 규칙이다. 그런데 그게 눈에 안 보이니 다 들으면서 한다. 게다가 나는 점자를 읽지 못하는 ‘문맹’이다. 어릴 때부터 점자를 교육받았다면 촉각과 청각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어 좀더 빠르다. 그런데 이렇게 딱 하나의 소통수단만 있으니 두 배 정도로 시차가 벌어진다. 그래서 국가시험 같은 데서도 시각장애인은 1.2배에서 1.7배까지 시간을 더 주라고 국가인권위원회도 권고한 바 있다. 그런데 국회는 국회법상 그런 편의에 관한 법률이 구체적이지 않다. 속도를 줄이기 위해 개인적으로도 노력하면서 정당한 권리로 편의 요청을 하고 있다.” -국감 준비도 쉽지 않았을 듯싶다. 보통 소관 기관 상임위 제출 자료를 보면 산더미 같이 많다. “그렇다. 국회 운영위에서 인권위 국감할 때 사전에 자료 요청을 했는데 끝까지 안 주다가 회의 시작 날 가져와서 문서 자료를 국감장 책상에 쌓아놓는 일도 있었다. 나에겐 아무런 정보제공도 안 되는 것 아닌가. 그래서 의사진행 발언을 했다. ‘인권위가 돼서 시각장애인에게 이렇게 하는 것이 맞냐, 당장 파일로 자료를 제출해라, 파일로 줘야 들을 수 있는 것 아니냐.’ 매 순간 그런 것이 있다. 정확한 법제화를 통해 보장돼야 하는 이런 숙제가 요소요소에 지금도 너무 많이 남아 있다.” -국회에 들어오기 전 인권위 비상임위원이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인권위가 제 역할을 못 하고, 오히려 인권침해에 앞장서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안창호 인권위원장이 오기 전부터 윤석열 정권이 임명한 인권위원들이 모욕적인 상황을 만든 경우가 많았다. 인권위원장이 바뀌고 난 다음엔 회의를 비공개로 다 전환하고 참관도 막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인권위원들의 부적절한 발언이나 결정에 대해 문제삼고 정상화해야 한다는 지적을 하려 애썼다. 인권위원회는 사회적 약자의 최후 보루다. 그동안 진짜 입에 담기도 어려울 정도로 진정인·피해자들이 모욕당한 일이 많았다. 오죽하면 인권구제위원회가 아니라 인권침해위원회라는 말이 나왔겠는가. 그 사례로 이태원 사건 마지막 159번째 피해자 어머니를 참고인으로 모셔 인권위 회의 때 자신이 들었던 막말에 대해 공식 사과를 받고 인권위가 이런 사회적 참사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고 판단하도록 하는 질의를 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어떤 사안을 중점적으로 물었나. “이번 국감은 윤석열 정권 임기 반환점을 도는 시기에 열렸다. 이 정부가 국정 기조로 내세워 홍보했던 약자 복지의 문제점을 짚는 데 주력했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의료급여의 본인 부담체계를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개편하겠다고 발표했는데, 결론적으로 이 개편은 취약계층의 의료 부담을 높이는 방향이다. 약자 복지를 하겠다며 사회적 약자에 더 많은 부담을 지우는 것이 약자 복지인가. 윤석열 정부가 홍보했던 여러 정책이 잘된 건가 싶어 뜯어보면 홍보용으로만 이용하고 실제 내용이 없는 것이 서글펐다. 복지를 시혜로 생각하는 듯해서다. 약자들을 내세워 자기들은 잘하고 있다고 자랑하고 실제로 내용은 없으니까.”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지윤 선임기자 -피감기관인 보건복지부에서는 어떤 반응이었나. “재고하겠다, 검토해 추가하겠다는 답변은 거의 들었다. 자살 예방 대책도 요란하지 않았나. 국정농단 의혹의 중심에 있는 김건희 여사가 마포대교를 방문해 지시할 권한이나 자격이 있는지도 논란이었는데, 실제 정부에서 인터넷 자살사이트 모니터링하는 사람이 딱 한 명이더라. 그걸 지적했더니 복지부 장관이 모르고 있었다. 그런 경우 바로 추가 인력 충원을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복지부도 할 말이 없었을 것이다. 지적에 대부분 공감하고 개선하겠다는 답변은 받았는데 이것이 실제 제도로 확장되고 개선되려면 이후에도 계속 자료 요구를 하고 체크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김건희 특검법이나 탄핵 등 여야 극한 대치로 민생이 실종됐다는 비판도 있다. “나는 민주당이 참여한 비례정당(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1번이다. 민주당의 색깔이 나를 통해 나타난다고 본다. 내가 대변하는 사람들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사회적 약자다. 22대 국회에 들어와서 그분들을 대변하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정말 열심히 했다. 민주당이 내세우고 있는 것은 ‘이재명 방탄’ 같은 것이 아니라 민생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민생해결을 위한 다양한 목소리를 제시해왔다. 나는 국회에 들어오기 전부터 현장에서 장애 인권운동을 했던 당사자이자 활동가다. 내 공천이 누구를 방탄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자부한다. 그동안 민주당의 최우선 기치는 민생이다. 윤석열 정부가 약자 복지를 내세우는데 이건 대부분 허상이다. 전 국민 70% 이상이 분노하고 있는 김건희 국정농단 문제를 제기하는 건 우리가 민주당이기 때문에, 민주당 지지자이기 때문이 아니지 않나.” -임기 절반이 지났는데 그동안 대부분 분야에서 나라가 망가졌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많다. 이것을 어떻게 복구해야 할까. “국정 기조를 완전히 전환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변할까. “기조를 바꾸진 않을 것 같다. 임기 단축만이 그나마 나라를 덜 망가지게 하는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탄핵이든 개헌이든 가장 빠른 수단을 국민이 지혜롭게 찾을 것으로 믿는다.” -임기 4년을 마치면 어떤 의원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1호 법안으로 제안한 것이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법’이다. 이동권은 교육권이나 고용·노동권의 바탕이 된다. 이동이 안 되는데 학교는 어떻게 가고, 직장은 어떻게 가겠는가. 장애인에 대한 국가 제도나 서비스는 특혜를 주는 것이 아니라 정당한 권리 보장이다. 장애인이 시민으로 비장애인과 동등한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역할을 한 의원으로 기억되고 싶다. 장애인을 대표하고 있지만 다른 299인 의원과 함께 제도와 국가시스템을 만들어낸 의원으로 기억되고 싶다.” ※이번 호를 끝으로 연재를 마칩니다.
- 주간경향이 만난 초선
- [꼬다리] “죄송하다” 전제하에 주장하는 장애인 이동권(2024. 06. 12 06:00)
- 2024. 06. 12 06:00 사회
- 서울 지하철역 승강장에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스티커 수백 장을 붙여 공동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가 지난 5월 1일 무죄를 선고받은 뒤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 앞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한수빈 기자 “먼저 제가 그날 버스를 막아서 불편했을 시민들께 죄송하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지난 5월 2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재판에서 발언에 나선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의 첫 마디였다. 박 대표가 말한 ‘그날’은 2021년 4월 8일이다. ‘저상버스 100% 도입 약속 이행’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여 기소됐다. 박 대표에겐 전장연 회원 20여명과 버스 운행을 23분간 방해하고 미신고 집회를 연 혐의(집시법 위반·업무방해)가 적용됐다. 박 대표의 사과는 왜 ‘굳이’ 출퇴근 시간대에 당신들의 권리를 주장하느냐고, 그 방식은 또 왜 ‘굳이’ 그렇게 폭력적이어야 하느냐며 힐난한 얼굴 모를 시민들에게 건네는 말이었다. 그런데 이날 방청석에는 사건 관련자 몇몇과 기자 두 명뿐이었다. 사과를 받아내겠다고 재판정에 쫓아온 이들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는 사과했다. 거의 비어 있는 방청석과 대비돼 그의 사과가 선명하게 법정에 퍼졌다. 박 대표는 거듭 사과하면서도 시위에 나설 수밖에 없는 배경을 설명했다. 그의 말 일부를 옮긴다. “시민들이 저희에게 많은 욕설을 한 것도 사실입니다. 정치인들은 제 역할을 하지 않고, 경찰청장은 지구 끝까지 찾아가서 저희를 처벌하겠다고도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저희는 계속 집회에 나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2006년 교통약자법이 제정됐고, 그에 따라 5개년 계획을 세웠는데도 저상버스 도입 이행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재판장님, 재판장님. 저는 이것을 죄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구 끝까지 찾아가서 처벌하겠다는 엄포에도 벌인 시위였다. 전장연은 늘 집회에 나서면서 “시민들께 불편을 줘서 죄송하다”는 말로 시작한다. 그리고선 왜 ‘굳이’ 시위에 나서게 됐는지 설명한다. 피고인 위치에서도 이 패턴을 반복하는 걸 보는 마음이 저렸다. 전장연의 요구에도 올해 저상버스 도입 보조금은 1674억95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1.6% 줄었다. ‘법대로’ 모든 걸 해결하려는 분위기 속에서 포용이 설 자리가 없다. 박 대표는 해당 사건 외에도 용산 대통령실 인근의 삼각지역 승강장 벽면과 바닥 등에 장애인 이동권 등을 요구하는 스티커와 래커 스프레이를 뿌린 혐의에 대해서도 재판을 받고 있다. 1심에선 무죄가 나왔다. ‘달을 보라고 가리켰더니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만 본다’는 말이 있다. 사안의 본질을 보지 않음을 나타내는 비유적인 표현이다. 전장연이 주장하는 권리는 공격적인 방식에 대한 비난으로 쉽게 묻힌다. 그런데 장애인들이 목소리를 낼 기회조차 갖기 어렵다는 점, 장애인 이동권 문제는 늘 후순위로 다뤄진다는 점을 따져본다면 전장연에게만 모든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는 건 가혹하다는 생각이다. 책임을 묻는 것 자체를 마냥 문제라고 하는 것도 신중해야겠지만, 대화나 이해가 실종됐다는 비판을 거두기는 어렵다.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면서도 사과를 해야 하는 게 우리 사회의 현주소라면 여기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건 뭘까, 생각해본다. 적어도 재판정에서 빈 방청석을 향해서도 사과하는 박 대표의 모습을 보고 싶지는 않다.
- 꼬다리
- 장애 아들 40년 돌봄의 ‘비극’…공적 지원 부족 탓에 악순환(2024. 05. 20 06:00)
- 2024. 05. 20 06:00 사회
- 2022년 5월 장애인 가정에서 부모가 장애인 자녀를 살해하는 사건이 반복되자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에 발달·중증장애인 참사 분향소를 마련했다. 한 시민이 참사 분향소에 헌화하고 있다. / 한수빈 기자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반성하고 참회합니다. 반성하고 참회합니다. 반성하고 참회합니다. 반성하고 참회합니다. 반성하고 참회합니다. 반성하고 참회합니다.” 카키색 수의를 입은 초로의 남성은 지난 5월 3일 대구지방법원 11호 법정에서 최후 진술을 했다. ‘반성과 참회’를 되풀이할 때마다 그의 목소리는 커졌다. 마지막은 울음이 섞인 절규에 가까웠다. A씨(63)는 지난해 10월 대구의 자택에서 서른아홉 살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건 현장에는 아들의 시신과 함께 손발에 자상을 입고 쓰러진 A씨가 있었다. 함께 발견된 유서에는 A씨가 생전의 일을 정리해 달라고 당부하는 내용이 담겼다. 아들과 함께 “천사가 있는 하늘로 가자(A씨 법정 진술)”는 계획과 달리 A씨는 그날 죽지 못했다. 근 40년, A씨와 아들은 늘 한 몸처럼 움직였다. 아들은 1984년 지적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다. 거동에 불편함은 없었지만 다섯 살이 넘어서도 다섯 살 수준 이상의 대화는 불가능했다. 아들은 몸이 약했다. 간질과 저혈압으로 종종 쓰러졌고, 목 넘김이 좋지 않아 먹는 걸 싫어했다. 밥 먹을 때도, 잘 때도 부모의 보살핌이 필요했다. 아내는 학교 급식실 조리사로 일하면서 생계를 책임졌고, A씨가 아들을 돌봤다. 아들이 자라면서 돌봄의 난도는 갈수록 높아졌다. 아들의 덩치는 커졌지만 A씨가 돌봐야 할 시간은 줄지 않았다. 아들은 초등학교만 특수학교로 다녔을 뿐,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다니지 않았다. 혼자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던 아들의 남는 시간은 오롯이 A씨가 책임져야 했다. 아들이 스무 살이 되던 해, A씨는 그간의 돌봄 부담에서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아들을 시설에 맡기기로 했고, 아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시설에 머물렀다. A씨는 화물차 운전을 시작했다. 주말에는 아들을 집으로 데려와 돌봤다. 시설 생활 10년째 되던 해, 아들은 뇌출혈로 쓰러져 두 달 동안 깨어나지 못했다. 간신히 의식을 회복한 아들은 뇌병변 1급 진단을 받았다. 아들은 이제 혼자서는 움직일 수도 없었다. 이후의 돌봄도 A씨의 몫이었다. 아내는 이 무렵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일을 시작해 평일에는 직장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주말에만 집에 돌아왔다. 아내는 장기간 고된 노동으로 양 무릎이 퇴행성관절염 4기 진단을 받아 키가 큰 아들을 돌보기 어려웠다. A씨는 아들을 재활병원에 입원시키고 재활에 몰두했다. 일을 그만두고 24시간 병원에 머물면서 A씨의 심신도 많이 상했다. 병실의 보호자 간이침대에 머물다 보니 허리가 아팠다. 바깥출입이 줄다 보니 우울증도 생겼다. 이때 생긴 우울증은 이후 그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누워서만 생활하던 아들은 욕창이 생겨 울기도 많이 울었다. 거듭된 재활 끝에 아들은 왼손과 왼발을 조금 움직일 수 있게 됐다. 입원 생활 6년 만에 A씨와 아들은 집으로 돌아왔다. 지난 5월 3일 A씨의 결심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아내 B씨(63)는 “(아들은) 평소 생활을 모두 남편과 함께했습니다. 남편과 함께 병원에 가고, 교회도 같이 가고, 버스도 같이 태워주고, 재활병원도 같이 가고, 온종일 남편이 데리고 다녔습니다. 의사소통은 ‘맞나, 안 맞나’ 물어보면 대답만 하는 정도였습니다. 신기하게도 아빠하고는 소통이 됐습니다”라고 했다.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이 가족을 뒤흔든 것은 2021년 3월 A씨의 교통사고였다. 이 사고로 A씨는 발가락이 절단됐고 근육파열과 신경손상을 입었다. 신경이 손상된 A씨는 작은 자극에도 극심한 통증을 느끼는 희소병인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CRPS)’ 진단을 받았다. 진통제 없이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했고 치료를 받아야 했다. 아들의 돌봄 공백은 불가피했다. 지인이 위기에 처한 가족에게 장애인의 일상을 지원하는 장애인 활동지원사업이 있다고 귀띔했다. 활동지원을 신청했고, 아들은 집으로 찾아오는 활동지원사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다만 지원을 받는 시간은 월 90시간, 하루 3~5시간에 불과했다. A씨는 활동지원사가 오는 시간에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고, 그 외의 시간엔 아들을 돌봤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왼팔을 들어 올릴 수 없었지만, 키 179㎝·몸무게 50㎏의 아들을 “눕히는 일, 일으키는 일, 대변 받는 일을 다 했다(B씨의 법정 증언).”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부자 사이는 돈독했다고 한다. 아들의 활동지원사로 일했던 C씨는 기자와 통화에서 “두 분 사이가 엄청 좋았다. 이 정도로까지 챙겨주는 아버님은 못 봤다. 아버님이 병원 갈 때 외에는 늘 붙어 있었고, 병원 가서도 아드님이 어떻게 있나 확인하고 그랬다”고 했다. 그는 “○○형(A씨 아들)은 아버님하고 어머님하고 같이 있으면 좋아했다. 밖에 산책하는 것도 좋아했고, 예쁜 벽화 보는 것, 지나가는 사람 구경하는 것, 칭찬해주는 걸 좋아했다. 좋아하는 걸 하면 웃었다. 티가 났다”고 했다. 아내인 B씨도 통화에서 “(남편이) 힘든 내색을 안 했다. 수시로 뽀뽀하고 아를 억수로 좋아했다”고 했다. 상황은 오래지 않아 최악으로 치달았다. 교통사고 치료비를 지원하던 보험사는 지난해 8월 A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보험사는 더는 A씨의 치료비를 부담할 수 없다고 했다. 그해 10월 법원에서 조정 기일이 잡혔는데, 보험사 측은 ‘대형 보험사와 소송해봐야 못 이긴다’고 했다 한다. A씨는 어쩔 수 없이 조정을 받아들였다. 보험사가 제시한 합의금은 50만원이었다. 이후 보험사는 이미 지급한 치료비와 약제비 1300만원을 반환하라는 소송까지 추가로 제기했다. 우울증이 있던 A씨는 크게 낙담했다고 한다. B씨는 법정에서 “(조정을 받아들이고) 집에 와서 줄담배를 계속 피웠습니다. 힘들어했습니다”라고 했다. 비극은 그로부터 일주일 만에 벌어졌다. 자동차를 팔고 조용히 신변을 정리한 A씨는 유서를 썼다. 아들이 스무 살이 되던 해부터 10년간 아들을 돌봐준 복지관에 재산 일부를 기부해 달라는 내용 등이 담겼다. 사건 당일 오후 7시쯤 집에 돌아온 B씨는 이미 숨을 거둔 아들과 쓰러져 있는 남편을 발견했다. 유족인 동시에 가해자의 아내인 B씨는 법정에서 “이 사람(A씨) 정말로 우리 아 키우면서 애 많이 먹었습니다. 울기도 많이 울었습니다. 재활치료를 계속 맡겨서 미안한 마음입니다. 너무 정말로, 너무너무 힘들게 아를 키웠습니다. 저는 아파가지고 아를 돌볼 수 없었습니다. 자기 죽으면 이 아를 키울 수 없다는 그런 마음이 컸던 것 같습니다. 불쌍하게 살았던 사람입니다”라며 울음을 터뜨렸다. A씨는 피고인석 책상 위에 올린 두 팔에 고개를 파묻었다. 검사는 법정에서 “피고인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40년간 아들을 돌봤다. 희생과 노력이 안타깝다. 그러나 생명은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다. 사회에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이라는 것이 있다”며 A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이 사건 선고는 오는 5월 31일 내려진다. 돌봄에 매몰된 부모들 지난해 9월 전남 영암군 영암읍 한 주택에서 50대 부부와 장애를 앓고 있는 20대 아들 3명 등 일가족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이 사건 현장으로 이어지는 길목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호자가 장애가 있는 가족을 오랜 시간 돌보다 살해하는 참극이 수없이 반복되고 있다. A씨의 사건 한 달 전인 지난해 9월에는 전남 영암에서 장애를 가진 20대 아들 3명과 50대 부부가 숨진 채 발견됐다. 같은 해 11월에는 서울 은평구에서 30대 어머니가 장애가 있는 여덟 살 자녀를 살해하고 자살하려다 실패했다. 올해 2월에는 서울 서대문구에서 40대 아버지가 장애가 있는 초등학생 딸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고, 지난 5월 7일에는 충북 청주에서 모두 지적장애가 있던 50대 어머니와 40대 남매가 숨진 채 발견됐다. 숨 막히게 반복되는 사건은 어제오늘 일도 아니다. 2022년 9월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는 한국 정부의 장애인권리협약 2·3차 국가보고서를 심의한 뒤 우리 정부에 전달한 최종견해에서 “장애인의 부모가 자녀를 살해하고 자살하는 사례 등을 매우 우려한다”고 했다. 잔혹한 범죄다. 그러나 사례들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범죄자 개인에게만 책임을 돌릴 수 없는 일면도 존재한다. 가해자들은 공통으로 장기간 돌봄을 전담해왔다. 시간이 지나도 돌봄 부담은 줄지 않았고, 그 끝도 가늠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 24시간 돌봄에 매진하면서 사회적으로 단절되고, 우울증을 경험했다. 불안정한 심리 상태에 놓인 보호자들은 자살을 결심하게 하는 어떤 사건을 겪고 범행을 저지르는 양상을 보였다. 자녀의 죽음이 목적이 아니라, 자신이 죽기 위해서는 자녀의 죽음이 선행돼야 한다고 믿는 셈이다. 범행을 저지른 보호자들은 ‘내가 죽으면 돌볼 사람이 없다’는 판단을 했다. 다른 가족뿐 아니라 사회적인 지원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얘기다. 장애인 단체가 반복되는 비극적 죽음을 “사회적 타살”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실제 2019년 8월 울산에서 일어난 사건은 비슷한 경로를 그린다. 30대 어머니가 자폐성 발달장애를 가진 아홉 살 딸을 전업으로 돌보다 살해했다. 자신도 자살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이 어머니는 사건 2년 전부터 우울증을 앓았다. 2019년 초 시어머니가 교통사고로 사망하면서 충격을 받은 남편이 공황장애로 입원했고, 아내의 돌봄 부담·생활고가 가중됐다. 그리고 몇 달 만에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범행 후 병원에서 “나 혼자 가면 안 되니까…. 같이 데려가려고…. 케어할 사람이 없으니까…”라고 했다. 2022년 5월 인천에서는 60대 어머니가 서른여덟 살 딸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어머니는 날 때부터 뇌전증과 지적장애가 있어 의사소통이 어렵고 대소변 처리를 못 하는 딸을 40년 가까이 돌봤다. 그해 1월 딸은 대장암 3기 진단을 받았고, 항암치료로 고통스러워하는 딸을 지켜보던 어머니는 심각한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그는 형사재판에서 “버틸 힘이 없었고, 내가 죽으면 딸은 누가 돌볼까 걱정돼 여기서 끝내자는 생각이었다”고 했다. 재판부는 “딸의 생명을 처분하거나 결정할 권리는 없다”면서도 “장애인을 돌보는 가족들은 국가나 사회 지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오롯이 책임을 지고 있고, 이번 사건도 피고인 탓으로만 돌리기 어렵다”고 했다. 가족 돌봄 강제하는 제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이 지난 4월 18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 인근에서 제23회 장애인차별철폐의 날 기념식을 열고 있다. 연단에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촉구하는 띠가 걸려 있다. 정효진 기자 사건이 반복될 때마다 공적 지원의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그리 달라지지 않았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4월 30일 발표한 ‘2023년 장애인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일상생활을 혼자 할 수 없어 지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장애인은 35.3%로 조사됐다. 장애인 활동지원사업, 노인 장기요양보험 등 정부가 운영하는 장애인 복지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16%에 그쳤다. 복지서비스의 전달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거나, 지원이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일상생활에서 장애인의 주된 지원자는 가족 구성인 경우가 82.1%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공적 서비스 제공자가 주된 지원자인 경우는 13.8%에 그쳤다. 공적 지원자 중에서는 장애가 있는 고령의 노인들을 돌보는 요양보호사가 9.7%로 많았고, 장애인의 일상을 돕는 활동지원사는 3.4%에 그쳤다. 연구자들은 장애인 가족의 돌봄 전담이 사회 구조적으로 사실상 강제됐다고 본다. 이민경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장애인정책연구센터장은 “한국에서 장애인을 주로 가족이 돌보는 경향성을 유교문화권의 가족주의와 연관 지어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문화권이 다른 그리스나 남유럽에서도 가족 안에서 장애인 돌봄이 이뤄지는 현상이 있다. 이들 국가에서는 공적 지원이 부족하거나 공적 지원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것이 주된 원인이었다. 우리 사회의 가족 돌봄 경향도 문화나 내재적인 성향 때문이 아니라 공적 지원의 부족이나 지원체계에 대한 신뢰도 부족을 주된 원인으로 봐야 한다. 돕는 제도가 있어도 장애인을 믿고 맡길 수 없으면 결과적으로 가족이 안고 가는 경향이 있다. 제도를 이용해봐도 안 되니까 ‘내가 돌볼 수밖에 없구나’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올해 보건복지부의 장애인 복지 관련 예산은 지난해보다 5000억원가량 증액된 5조원 정도다. 이중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지원하고 가족의 돌봄 부담을 경감하는 장애인 활동지원사업이 2조2800억원으로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이 사업 예산은 지난해보다 3000억원가량 증액돼 처음으로 2조원대를 넘어섰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이 사업을 통해 지원받는 사람이 지난해보다 8700명 늘어난 12만37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장애인 단체들은 장애인을 일대일로 지원하는 활동지원사의 최저임금 상승분이 반영돼 예산이 늘었을 뿐, 대상자와 지원 시간은 크게 늘지 않으리라고 본다. 게다가 올해 9월부터는 상이국가유공자들도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장애인 복지 명목으로 예산을 증액했지만, 실제 증가분은 보훈사업에 사용될 가능성도 크다. 지원을 받는 대상자의 숫자 자체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2023년 장애인 실태조사에서 ‘일상생활 대부분에, 또는 거의 모든 일에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12.3%로 집계됐다. 단순 계산하면 등록장애인 260만명 중 30만명가량은 타인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중증 장애인이라는 얘기다. 장애인 가족에게는 제도 이용 신청부터 대상자 심사, 바우처를 지급받기까지의 과정이 모두 쉽지 않다. 대부분이 예산의 부족으로 빚어지는 문제다. 당사자의 신청이 있을 때만 제도 이용이 가능한 ‘신청주의’로 운영되는 탓에 제도 자체를 모르는 장애인 가족도 적지 않다. 경기도가 지난 1월 30일 발표한 ‘최중증 발달장애인 24시간 돌봄 실태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19.1%는 공적 돌봄서비스가 있는지를 몰라서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당장 A씨 가족 역시 지인의 소개로 2021년 5월에야 장애인 활동지원사업을 신청할 수 있었다. 제도 시행 10년 만에 처음으로 제도를 알게 된 것이다. 충분치 못한 예산은 심사 과정도 까다롭게 만들었다. 이용자가 신청하면 국민연금공단에서 장애인과 보호자를 대상으로 면담조사를 진행한다. 가구원 구성과 가족의 사회생활 여부를 조사하고, 목욕·배변·음식물 넘기기·대중교통 이용 등 21개 항목에 대해 어느 정도 지원이 필요한지를 조사한다. 독거가구나 취약가구일 경우, 가구원들이 모두 사회생활을 하는 경우 가점이 주어진다. 그러나 가구원 중 한 명이 사회생활을 하지 않고 돌봄에 전담하는 경우는 가점이 없어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할 수 있다. 장기간 돌봄으로 심신이 위태로운 지경에 놓인 보호자들, 잠깐의 휴식이 필요한 이들이 지원 후순위로 밀리게 된다는 얘기다. 예컨대 A씨 아들은 지적장애와 뇌병변 장애가 결합한 최중증 중복 장애인임에도 불구하고 월 90시간의 지원만 받을 수 있었다. 활동지원사업은 월 480시간을 지원받을 수 있는 1구간부터 월 60시간이 지원되는 15구간까지 15단계가 존재한다. A씨 아들은 끝에서 두 번째인 14구간에 해당했다. A씨 가족은 장애 정도보다 적은 시간이 지원된 이유도 뚜렷이 알지 못했다. 아내 B씨는 “우리도 (시간을) 더 달라고 했는데 안 줬다. 알 만한 사람한테도 물어봤는데 ‘원래 잘 안 준다’는 얘기만 들었다”고 했다. 장애인 부모들은 입을 모아 지원 시간 부족을 지적한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실과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2022년 발달장애인 가족 보호자 433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하루 12시간 이상의 돌봄 지원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53%에 달한 반면 실제 ‘하루 12시간 이상의 활동지원을 받고 있다’는 응답은 1%에 그쳤다. 부족한 돈, 부끄러운 인식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제도 운용상의 문제도 있다. 이 사업은 장애 당사자를 돌보겠다는 활동지원사가 있어야 할 수 있다. 그런데 장애 정도가 중증이면 지원자를 구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일반 장애인보다 상대적으로 노동강도가 높아 지원자들이 기피하기 때문이다. 장애인 보호자가 직접 사람을 구해 활동지원사로 등록시키는 때도 있다. 50대 김모씨는 대구에서 뇌병변 1급 장애와 지적장애가 있는 열여덟 살 아들을 전담해서 돌본다. 현재는 월 250시간의 활동지원을 받고 있지만, 처음 이 제도를 이용할 때만 해도 사람을 구하는 데 애를 먹었다. 김씨는 “신생아처럼 위루관(입으로 음식 섭취가 어려운 환자의 영양공급을 위해 위장에 직접 연결한 관)으로 먹이고, 기저귀를 수시로 갈아주는 일도 하루 이틀이 쉽지 그걸 계속한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다. 처음에 한 분을 구했는데 일주일 하시더니 허리 아파서 안 되겠다고 그만두셨고, 그다음 분은 한 달 하시더니 손목이랑 무릎이 상했다고 그만두셨다”고 했다. 활동지원을 받는 시간에 김씨는 운동을 한다. 안아주는 것을 좋아하는 아들을 더 잘 돌보기 위해서다. 그는 “밖에 나와서도 활동지원 선생님한테 전화 오면 뛰어갈 준비를 항상 하고 있다. 집 밖으로만 나오면 발걸음이 빨라지고 직업병 아닌 직업병처럼 시계를 계속 쳐다본다. ‘이 시간엔 아들한테 뭐 해줘야 하는데’ 하면서. 아들이 경련을 많이 해서 하룻밤에도 4~5번씩 깬다. 늘 몽롱하다. 활동지원 시간이 좀더 길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인력난이 심각한 지역에서는 활동지원사를 구하기가 더 어렵다. 예컨대 충북 음성군의 등록장애인은 지난 4월 기준 7251명인데, 활동지원사업을 신청해 등급을 받은 사람은 183명이다. 이중 활동지원사업에 본인부담금을 내 실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는 사람은 127명이다. 신청자도 적고 서비스 이용자는 더 적다. 김신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중복장애특별위원장은 경북 울진군에서 스물일곱 살 딸과 함께 산다. 딸은 뇌병변 장애와 난치성 뇌전증이 있다. 하루에도 수차례 경련을 일으킨다. 김 위원장이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딸은 월 340시간의 활동지원을 받고 있다. 딸을 돕는 활동지원사 2명은 모두 75세의 고령이다. 도시의 경우 70세 이하로 활동지원사의 연령제한을 두고 있지만, 지역은 인력난으로 인해 연령제한을 상향했다. 김 위원장은 오랜 시간 딸을 돌봐온 활동지원사들의 은퇴 이후를 걱정하고 있다. 그는 “두 분이 오랫동안 딸을 봐주시면서 이제는 경련이나 돌발상황이 일어났을 때도 능숙하게 대처를 하신다. 이분들이 일을 못 하게 되면 문제가 생길 것 같다. 울진군에 대체할 사람이 없다. 딸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모두 겪으려면 몇 년이 걸린다. 이분들이 계실 때 대체인력을 구해서 같이 일하게 해야 하지만 사람이 없으니까 할 수가 없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현재도 퇴근 후 딸아이의 침상을 지키는 등 돌봄에 매진하고 있다. 활동지원사를 구하지 못하면 돌봄 부담은 더 가중될 수밖에 없다. 활동지원사가 좋은 일자리가 된다면 해결할 수 있지만 결국은 또 돈이 문제가 된다. 장애 유형에 따라 간병과 돌봄의 방식이 다른 탓에 활동지원사에게는 일정 수준의 전문성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40시간의 교육만 이수하면 누구나 활동지원사가 될 수 있다. 김 위원장 자녀의 사례에서 보듯, 장기근속을 통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전문성이 쌓이는 특성이 있지만 바우처 사업인 탓에 호봉은 인정되지 않는다. 열악한 제도만 탓할 문제일까. 정치는 결국 사회적인 가치에 따라 자원을 배분하는 과정이다. 열악한 정책적 지원은 장애인을 사회에서 배제하는 사회상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은 “2018년에 스웨덴에 가서 충격을 받았다. 장애인에게 주거를 지원하는데 뇌병변 장애인에게는 다른 장애보다 넓은 집을 제공한다. 휠체어를 타고 다녀야 하니까. 간호인력도, 활동지원인력도 제공되고, 필수로 몇 시간은 햇볕을 쬐어야 하니 너른 마당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비장애인도 상상할 수 없는 집이다. 스웨덴 사람들은 장애인과 같이 살기 위해 세금을 더 내는 걸 감수한 것이다. 내가 내 돈 내고 지하철을 타는데 장애인 단체가 이동권 보장 시위를 해서 열차가 지연되면 민원을 넣는 비장애인 중심사회와는 다르다. 시골에 사는 평범한 엄마였다가 20년 전부터 딸을 데리고 장애인 권리 보장을 위한 투쟁을 했다. 슬픈 건 그때보다 지금이 더 힘들다는 점이다”라고 했다.
- 표지 이야기
- “장애복지 받으려면 비루해져…정부가 돌봄 부담 같이 져야”(2024. 05. 20 06:00)
- 2024. 05. 20 06:00 사회
- 발달장애인 부모, 정병은 연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 객원연구원 인터뷰 정병은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 객원연구원이 지난 5월 10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에서 장애인 복지 체계와 돌봄에 관해 인터뷰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복지는 그게 누구든 사람을 인간답게 살게 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복지는 인간의 존엄을 빼앗는 방식이다. 복지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증명을 해야 하고 비루해져야 한다.” 사회학자 정병은 연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 객원연구원은 인권과 장애, 선거를 연구해왔다. 2022년에는 성인 발달장애인 자녀를 돌보는 50세 이상 부모들을 면접조사해 그들이 가진 돌봄 불안을 연구했다(‘성인 발달장애인을 돌보는 50+부모의 고령화와 노후준비’).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스물일곱 살 아들을 홀로 키워온 워킹맘이기도 하다. 아들을 키우는 과정에서 장애인 복지의 문제점과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피부로 체감했고, 이를 주제로 연구도 진행했다. 현실과 이론을 두루 섭렵한 드문 연구자인 셈이다. 지난 5월 10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에서 정 연구원을 만났다. 그는 “아무리 부모가 장애를 가진 자녀보다 하루 더 살고 싶다고 해도, 자녀가 성인이 되면 부모도 늙고 병들 수밖에 없다. 부모가 돌볼 수 있는 시간도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정부는 부모가 장애인 자녀를 돌보는 걸 기정사실로 한다”고 했다. -오랜 시간 장애인 자녀를 돌보던 부모가 자녀를 살해하는 일이 또 일어났다. “‘부모들이 너무 힘들다’, ‘지원 인력이 있어야 한다’ 10년 넘게 이야기했지만 달라진 게 없다. 똑같은 일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 어느 자리에서 발달장애인 가족의 살해 후 자살 이야기를 했더니, 누군가 ‘장애인 가족과 비장애인 가족 간 동반자살율에 차이가 있는지’를 묻더라. ‘그런 통계는 한국사회에 없다’고 답했지만, 비장애인들은 이런 문제에 호기심 이상의 것을 가지고 있지 않는다는 걸 느꼈다. 피부에 와닿지 않는 것이다.” -가해자인 부모들은 공통으로 우울증을 앓고 있다. “장애인 가족들은 눈총을 맞고 살아간다. 다수가 집 밖에 나가기 힘들어한다. 그렇게 되면 고립된다.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둡고 긴 터널에 계신 부모님이 많다.” 50세 이상의 장애인 부모들은 대다수가 불안과 우울, 번아웃증후군을 앓고 있었다.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장애인 복지 예산을 늘려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 -정 연구원의 자녀도 활동지원을 받고 있나. “월 90시간 지원을 받고 있다. 활동지원사를 구하기 어려워서 한동안 이용을 못 했다. 대부분의 활동지원사는 중년 여성이다. 중년 여성들은 생계를 목적으로 일하는 분이 많다. 최저임금보다 조금 나은 수준의 임금인데 월 90시간은 그분들에게도 너무 적다.” -활동지원사업의 문제는 무엇인가. “크게 네 가지다. 일단 신체적 장애와 정신적 장애의 심사 평가 기준이 달라야 하는데 기준이 하나뿐이다. 예컨대 ‘혼자 옷을 입을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데 발달장애인은 옷을 입을 수는 있지만, 특정 옷에 대한 집착으로 한겨울에도 반소매 티를 입고 나갈 수 있다. 두 번째로 활동지원사 교육을 내실화해야 한다. 현재 40시간 교육을 받는데 ‘장애에 대한 이해’를 배우는 시간이 8시간이다. 장애유형만 15가지고 개개인의 상황은 다 다른데 8시간 만에 장애를 이해할 수가 없다. 세 번째로 활동지원에 대한 평가와 인력들에 대한 재교육이 필요하다. 끝으로 활동지원사의 경력과 전문성을 인정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좋은 일자리로 만들어야 한다.” -활동지원은 충분한가. “6년 전 어머니가 뇌졸중으로 쓰러져 뇌병변 1급 진단을 받았다. 재활병원에 계시다가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집에 머물렀다. 어머니가 중증이라 노인 장기요양보험 1등급을 받았는데 장애인 복지와 노인 복지서비스가 차이가 크다는 걸 느꼈다. 요양보험 등급이 나오는 순간 의료용 침대 등 필요한 것들이 체계적으로 지원됐다. 매일 1시간씩 방문간호 서비스를 지원받았다. 지원인력이 바뀔 때도 보호자가 요청할 필요 없이 기관에서 대체인력을 바로 매칭해줬다. 장애인 복지서비스에서는 볼 수 없는 일이다. 아들의 활동지원사가 3번 바뀌었는데, 매칭이 안 돼 내가 필요한 사람을 구해서 활동지원사로 등록을 시켰다.” -장애인 복지제도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비극이 일어나는 가정을 보면 생계 문제를 겪는 경우가 많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어디에 도움을 요청해야 할지 모르는 것도 문제다. 장애인 정책은 복지는 보건복지부, 교육은 교육부, 취업은 노동부 등 분절적으로 운영된다. 장애 사실을 국가에 알리는 장애인등록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생애주기별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국가가 알려주진 않는다. 부모가 일일이 알아보고 신청해야 이용할 수 있는 ‘신청주의’를 기반으로 한다. ‘찾아 먹는다’는 표현을 너무 싫어하지만 그렇게 하게 만든다. 부모의 정보력 여하에 따라 장애가 있는 자녀의 삶이 좌우된다.” -신청해도 충분히 지원받기 어려운 문제도 있다. “큰 틀에서 신청주의에 선별주의다. 장애인 복지지출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인 것과 관련 있다. 활동지원사업만 해도 국민연금공단 관계자가 심사 평가를 까다롭게 한다. 의사소통이 되는 장애인에게는 허를 찌르는 질문을 해서 걸러내기도 한다. 서비스를 신청하면 활동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관 안내 등을 하는데, 그것보다 훨씬 많은 분량의 부정수급 안내도 한다. 기본적으로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적어야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 그러다 보니 심사 때 ‘못 해요, 우리 애는 못 해요’라고 말하는 부모가 많다. 인간의 존엄을 빼앗는 방식이다.” -가족의 돌봄 부담을 국가가 나눠질 방법은 없나. “미국은 일정한 나이까지 독립하지 못하는 최중증 장애인의 가족에게 독립비용에 상응하는 비용을 지원한다. 국가가 할 일을 가족이 한다는 인식이 있는 것이다. 우리도 일정 연령이 넘어선 장애인은 사회가 책임지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연구를 위해 만났던 50세 이상의 장애인 부모 대다수가 불안과 우울, 번아웃증후군을 앓고 있었다. 심각한 경우는 암이나 공황장애도 있었다.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한 번도 가지 않을 도로와 다리를 닦는데 내가 낸 세금도 쓰인다. 그것이 사회이고, 사회적 합의다. 효용만의 문제가 아니다. 장애인 복지 예산을 늘려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
- 표지 이야기
레이디경향(총 70 건 검색)
- 공연 강국도 탐내는 국내 첫 장애예술 표준공연장, 모두예술극장의 1년
- 2024. 10. 15 15:21 문화/생활
- 참여와 공감으로 장애예술인과 함께 성장 장애인 관객도 꾸준히 증가 추세 김형희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사장이 개관 1주년을 맞은 모두예술극장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모두예술극장 제공 “사각지대에 닫혀있는 분들을 위한 열린 공간.” 모두예술극장 개관 당시 극장 이름이 ‘모두’인 이유를 열림(ㅁ)과 닫힘(ㄷ)에 비유했던 김형희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사장은 “장애라는 새로운 문화의 가능성을 보았다”는 말로 1주년을 맞는 소회를 전했다. 국내 첫 장애예술 표준 공연장인 모두예술극장이 오는 24일 개관 1주년을 맞는다. 15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모두예술극장에서 열린 개관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김형희 이사장은 “서로 다른 몸 감각을 지닌 장애인 예술가와 비장예인 예술가가 윤리적, 예술적, 관계적으로 상호 동등한 태도로 협업하는 곳이 모두예술극장”이라며 “새로운 문화와 예술을 탄생시킬 수 있도록 장애 유형별 공연의 창작 노하우를 쌓고 접근성 서비스를 고도화하는데 집중한 1년이었다”고 말했다. 모두예술극장은 올 하반기 공연장 가동률 91%를 넘기며 빠른 시간 장애 예술의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1년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배우가 함께 출연한 창작 뮤지컬 <푸른 나비의 숲>, 선천적 시각 장애인과 비장애인 배우들의 협업을 통해 세상과 사물을 다르게 인식하는 감각을 관객과 공유한 <어둠 속의 풍경>, 다운증후군 여성의 사랑과 독립을 담은 연극 <젤리 피쉬>, 발달장애 어린이를 위한 퍼포먼스 <모두의 클럽> 등 다양한 장애 유형을 아우르는 공연으로 극장의 정체성을 또렷이 하는 한 해였다. 모두예술극장은 장애예술인과 기술 스태프가 물리적 제약 없이 활동할 수 있도록 조성된 극장으로 각종 배리어프리 공연에 최적화된 곳이다. 가변형 블랙박스 공연장은 무대와 객석 크기, 위치, 구조 등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으며, 전체 공간이 무단차로 이뤄져 이동 불편을 줄였다. 또한 분장실, 미팅룸, 라운지, 연습실 등 부대시설 또한 장애인 편의시설을 마련해두었다. 공공적 의미를 담아 장애예술가의 접근성을 고려해 조성된 세계 유일의 공연장으로 국내외 탐방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점도 극장 직원들의 자부심이다. 극장운영부 오세형 부장이 지난 1년간의 성과와 하반기 공연 및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모두예술극장 제공 접근성 매니저를 통해 무대 지원 뿐만 아니라 각 유형별 장애인 관람객에게 제공한 서비스도 눈에 띄는 결과로 나타났다. 2023년 6%였던 장애인 관람객은 올해 8%로 늘어났다. 극장 측은 내년에는 10%를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1년의 성과를 보고한 오세형 극장운영부장은 “반복해서 극장을 찾는 관객이 늘어나기 시작했다”며 관객의 수치를 늘리는 것보다 직접 매표하고 공연을 즐겨보며 장애예술문화를 향유하는 장애인 관객을 늘리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지난 1년간 “장애예술인의 창작·육성·교류 활동을 위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참여하고 공감하고 성장해” 온 모두예술극장은 개관 1주년을 기념해 보다 확장된 세계를 담은 기획 공연을 선보인다. 만성질환으로 운동성을 잃은 전직 프로 복서와 전직 댄서의 몸을 증강시켜 보여주는 에릭 민 끄엉 카스탱의 퍼포먼스 <삶의 형태(들)>, 헝가리 출신 50대 여성 무용수가 80대 노모와 함께 모녀 관계와 노화에 따른 관계 변화를 담아 펼치는 퍼포먼스 <마/더스>, 2023년 초연한 뮤지컬을 새롭게 다듬은 가족 뮤지컬 <푸른 나비의 숲> 등이 관객을 찾는다. 현재 모두예술극장에서는 23일까지 이어지는 모두예술주간행사 ‘모두스테이지 2024’가 한창이다. 각 분야 장애예술인과 단체들의 다양한 창작과 표현 방식을 담은 퍼포먼스와 워크숍, 강연 등을 함께할 수 있는 기회다.
- 모두를 위한 장애예술 한마당, 모두스테이지 2024 개최
- 2024. 10. 03 11:00 문화/생활
- 모두예술극장 제공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하 장문원)은 오는 10월 15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충정로에 있는 모두예술극장에서 <모두스테이지 2024>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격년제로 진행되는 (재)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장애예술 담론 플랫폼 ‘모두예술주간2025’을 준비하면서 마련된 장애예술의 고유한 관점 개발을 위한 탐색의 장으로, 각 분야 장애예술인과 단체들의 다양한 창작과 표현방식을 담은 작품과 활동을 소개하는 자리이다. 극단애인, 장애여성공감 극단 춤추는 허리 등 국내 현장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장애예술인·단체 5개 팀, 25년간 장애인 음악가들과 함께 음악을 교육하고 만들어 온 드레이크뮤직스코틀랜드 예술감독 피트 스팍스(영국), 시각과 수어를 중심으로 영화, 퍼포먼스 작업을 하는 데프버드프로덕션 대표 에리 마키하라(일본)가 참여한다.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출연으로 잘 알려진 발달장애인 화가 ‘정은혜’와 엄마 작가 ‘장차현실’이 엄마와 딸이자 두 명의 예술가로서 함께하는 무대가 기대를 모은다. 장차현실 작가가 직접 그리고 엮은 팝업북으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퍼포먼스 <은혜와 나>를 통해 장애 당사자와 돌봄자의 경계를 넘나들며 예술의 영향을 주고받으며 변화해온 두 사람 인생의 한 페이지를 함께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2003년 창단 이후 20여 년 동안 장애여성의 삶과 현실을 연극으로 만들고, 무대와 무대 아닌 곳에서 공연하는 단체 ‘장애여성공감 극단 춤추는허리’는 2023년 서울-제주를 오가며 진행한 <몸이동(異動) 프로젝트>의 연장선에서 퍼포먼스 <‘몸이동’ 준비운동 <얼음땡>>을 올린다. 말하고 싶은데 써지진 않고, 움직이고 있는데 들리지 않고, 외롭긴 싫은데 고독은 필수인 8명의 장애여성 배우들의 흔들리는 관계를 되짚는다. 이외 ‘시각장애인다움’을 강요받는 사회에서의 평범한 일상이란 무엇인지 반문하는 <성수와 근영이의 오픈/웃픈 마이크>, 청각장애인이 ‘듣는 사람’을 연기하며 다른 신체를 연기하는 것의 의미를 묻는 렉쳐 퍼포먼스 <듣는 사람을 연기하는 법>, 지체장애인 배우의 연기 훈련법과 연기 방법 연구를 기반으로 전통적인 연극 훈련 방식에 질문을 던지는 워크숍 <힘 빼고 툭? 그게 되냐> 등을 만날 수 있다. 누구나 쉽게 배우고 연주하고 작곡하고 공연할 수 있는 ‘포용적 음악’을 탐구하는 강연과 워크숍도 마련된다. 포용적 음악 기술과 전문 교수법으로 모든 연령대와 다양한 유형의 장애인이 독립적으로 음악을 배우고, 연주하고, 작곡하며, 공연할 수 있게 지원하는 스코틀랜드의 대표적인 장애인 음악 단체 ‘드레이크뮤직스코틀랜드’예술감독 피트 스팍스와 함께하는 포용적 음악 탐구 세션도 진행된다. 장애인 예술가를 위한 음악과 프로그램을 만드는 법을 들려주는 강연, 장애인의 음악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음악기술과 악보를 쉽게 읽기 위해 고안된 시스템 ‘피규어노트(Figurenotes)’ 등 핵심 아이디어를 소개하는 <매개자 워크숍>, 음악 연주 경험과 상관없이 아이패드와 피규어노트를 활용해 실용적이고 재미있게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는 <비기너 워크숍>이 준비되어 있다. ‘포용적 음악 탐구’ 세션은 수월성이 강조되는 전통적 음악 개념의 외연을 확장하여 누구나 쉽게 배우고 연주하며 작곡하고 공연할 수 있는 포용적 음악 창작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김현희 이사장은 “이번 행사는 그동안 장애예술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왔던 예술인과 예술단체를 한자리에서 만나는 특별한 행사”라며 다양한 접근성이 실현된 모두예술극장에서 그들만의 독특한 창작과 창작 방법이 담긴 미학적 시간을 충분히 즐기며 장애예술의 새로운 미래를 함께 그려보시길 바란다”라고 행사의 의미를 전했다.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로 진행된다. 참여 신청은 모두예술극장 홈페이지와 네이버 예약을 통해 가능하며, 휠체어석은 전화 예매(02-760-9771)로 가능하다. 자세한 정보는 모두예술극장 홈페이지(www.moduarttheater.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체부는 작년 ‘모두예술극장’ 개관에 이어 올해도 다양한 장애예술인 지원 정책을 추진한다. 장애예술인 표준전시장 조성(서울스퀘어 별관 내 위치,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운영), 국공립 문화시설의 장애예술인 공연·전시 정기 실시 의무화, 우선구매제도 정착을 위한 장애예술인 창작물 유통플랫폼 구축, 장애예술인 지원 예산 확대 등을 통해 장애인의 문화예술활동 활성화를 든든하게 뒷받침할 계획이다.
- 틱톡 10분 미만 봐도…섭식장애 발병 위험↑
- 2024. 08. 10 00:00 건강
- 동영상 소셜미디오 틱톡을 8분 이상 사용하면 섭식장애 발생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새 연구가 나왔다. 픽셀이미지 짧은 동영상 소셜미디어 틱톡(TikTok)을 8분만 사용해도 여성 정신 건강에 심각한 해를 끼치며 섭식장애가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는 새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매체 피플에 따르면 7일(현지 시각) 과학 저널 <PLOS ONE>에 발표된 이 연구는 2021년 7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18~28세 여성 273명을 대상으로 TikTok 사용을 조사했다. 참가자들은 또한 섭식 장애 증상, 신체 이미지, 미의 기준에 대한 태도, 그리고 정신성 식욕 부진증(식습관 강박관념)위험에 대해서도 선별 검사를 받았다. 호주 찰스스터트 대학 연구진은 참가자의 절반에게는 ‘거식증 옹호’ TikTok 콘텐츠를 보여줬고, 나머지 절반에게는 중립적인 TikTok 콘텐츠를 보여줬다. 두 그룹의 참가자들이 콘텐츠를 본 후 신체 이미지 만족도가 감소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거식증 옹호 콘텐츠에 노출된 그룹은 신체 이미지에 대한 만족도가 낮았다. 연구 저자들은 발표문에서 “저희 연구에 따르면 명시적 친거식증 TikTok 콘텐츠도, 중립적(암묵적) 콘텐츠에도 10분 미만 노출되면 신체 이미지 상태와 이상적인 외모에 대한 내면화에 즉각적인 부정적인 결과가 나타났다. 즉, 명시적 친거식증 콘텐츠를 찾지 않고 TikTok을 단기간 사용하는 경우에도 젊은 여성 TikTok 사용자는 심리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 또한 연구 저자인 레이첼 호그는 매체 인터뷰에 “특히 TikTok에는 비정상적인 식습관 콘텐츠가 매우 흔하기 때문에 우리 연구에 참여한 TikTok 사용자들은 그 효과에 어느 정도 면역이 있었을 가능성도 있었지만 확실히 그렇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비정상적인 식습관과 건강에 해로운 행동이 포함된 콘텐츠에 대해 “TikTok에서 더 엄격한 통제와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TikTok은 플랫폼의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에 “무질서한 식습관과 위험한 체중 감량 행동을 보여 주거나 홍보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으며, 체중 감량 또는 근육 증가 제품의 거래 또는 마케팅을 촉진하지 않는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 시각 장애 청소년 자살 위험성, 약 10배 높았다
- 2024. 04. 25 16:17 건강
- 시각 장애가 있는 청소년의 자살 위험성이 정상군 대비 약 10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각 장애 환자군이 정상군에 비해 자살 위험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표됐다. 서울대병원 김영국 교수팀은 2024년 2월 이전까지 발표된 ‘시각 장애와 자살의 연관성’과 관련된 30건의 코호트 연구 결과를 종합해 메타분석을 실시하고, 시각 장애가 자살 위험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시각 장애는 선천적 이상 혹은 후천적 안질환으로 인해 의학·광학적 방법으로 개선할 수 없는 시력 및 시기능 장애를 말한다. 기존에는 시각 장애 정도가 심할수록 자살에 대한 생각을 자주 하며, 실제 자살 시도로 이어지는 위험도가 높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가 보고됐다. 하지만 기존에 발표된 시각 장애와 자살 위험 증가 사이의 연관성을 제시한 연구들의 규모와 일관성에 차이가 있어, 정확한 관련 위험도의 평가는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이러한 연구를 통합해 메타 분석을 통해 자살위험도를 수치화한 연구는 지금껏 국내에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PubMed, EMBASE, Scopus 등 주요 의학데이터베이스에 등재된 문헌 검색을 통해 2024년 2월 이전까지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30건의 코호트 연구 결과를 종합해 총 374만3668명의 표본을 확보했다. 이후 메타분석을 통해 시각 장애가 잠재적으로 자살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 분석했다. 자살 위험성은 ‘자살 시도’ 및 ‘자살 사망’을 포함하는 ‘자살 행동’을 뜻한다. 연구 결과, 시각 장애 환자들은 정상군과 비교했을 때, 자살 위험성이 약 2.5배(상대위험도 2.49, 95% 신뢰구간 1.71~3.63)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각 장애와 자살 행동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위험 추정치. 서울대학병원 제공 특히 연령대별 분석 결과, 시각 장애가 있는 청소년의 자살 위험성이 약 10배(상대위험도 9.85, 95% 신뢰구간 4.39~22.10)로 가장 높았다. 이는 청소년 시각 장애군이 생리적·심리적 변화가 시작되고 새로운 기술 습득 및 사회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청소년 시기에 불안, 긴장, 고통 등이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그다음으로는 65세 이상의 노년층 자살 위험성이 약 6.7배(상대위험도 6.66, 95% 신뢰구간 2.95~15.00)로 잇따랐다. 안과 김영국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시각 장애가 환자들에게 상당한 심리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 확인됐다”며 “안과 전문의는 책임감을 가지고 저시력 상태에 있는 안질환 환자, 특히 청소년층의 스트레스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위험도가 높은 경우 정신과 전문의 혹은 사회복지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연계가 필요하며 가족과 주변인들의 적극적인 관심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협회 저널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IF=13.8)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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