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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농민 5700여명 “정부, 벼 재배 감축은 재산권 침해···광주시 거부해야”
광주 농민 5700여명 “정부, 벼 재배 감축은 재산권 침해···광주시 거부해야”
2025. 02. 05 14:39지역
... 짓는 농민은 지난해 기준 5700여명이다. 정부는 최근 쌀값 안정과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해 전체 벼 재배면적의 12%에 달하는 8만㏊를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감축 면적은 강원도와 충북...
“‘벼 재배면적 감축’, 전체 농가 아닌 지자체가 일부 선정”…속도 조절하는 농식품부
“‘벼 재배면적 감축’, 전체 농가 아닌 지자체가 일부 선정”…속도 조절하는 농식품부
2025. 01. 22 16:14경제
... 접수를 마치고, 다음달에 농가별 재배면적 조정 면적 통지서를 발송해야 한다. 농식품부는 벼 재배면적을 감축한 농가에 공공비축미 매입 등에서 인센티브(혜택)를 주고, 감축을 이행하지 않은 농가는...
감축재배면적농식품부
후폭풍 커지는 ‘벼 재배면적 강제 감축’…농민단체·정치권 “농민 생존권·식량주권 위협”
후폭풍 커지는 ‘벼 재배면적 강제 감축’…농민단체·정치권 “농민 생존권·식량주권 위협”
2025. 01. 15 15:46경제
... 활용하면 재배면적 감축 없이도 쌀값 안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강순중 전농 정책위원장은 “벼 재배면적 감축 추진은 쌀 수입을 지속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라며 “농민의 생존권뿐 아니라 식량주권에도...
재배면적감축
정부, 쌀 공급 조절…재배면적 감축 통보
정부, 쌀 공급 조절…재배면적 감축 통보
2024. 12. 29 21:24경제
... 감축안을 통보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내년부터 2029년까지 5년간 감축하게 될 8만㏊는 올해 벼 재배면적(69만8000㏊)의 11%로, 여의도 면적(290㏊)의 276배 규모다. 이를 쌀 생산량으로 환산하면 약...
감축재배면적

스포츠경향(총 230 건 검색)

‘관록’을 이긴 ‘패기’, 삼성화재배 우승은 딩하오에게로···역대 5번째 삼성화재배 2연패, “신진서 이긴 뒤 우승 목표 생겼다”
‘관록’을 이긴 ‘패기’, 삼성화재배 우승은 딩하오에게로···역대 5번째 삼성화재배 2연패, “신진서 이긴 뒤 우승 목표 생겼다”
2024. 11. 22 20:21 스포츠종합
딩하오 9단. 한국기원 제공 중국 바둑을 대표하는 강자 딩하오 9단(24)이 역대 5번째 삼성화재배 2연패를 달성했다. 딩하오는 22일 경기도 고양시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 제29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 3번기 최종국에서 같은 중국의 당이페이 9단을 상대로 248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1국에서 당이페이의 흔들기에 말려 역전패를 당했던 딩하오는 2국과 3국을 내리 잡아내며 역전 우승을 거뒀다. 지난해에 이어 2연패다. 이로써 딩하오는 이창호 9단(3연패), 조훈현 9단, 이세돌 9단, 커제 9단에 이어 삼성화재배 2연패에 성공한 역대 5번째 기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날 3국에서 딩하오는 초반 포석부터 안정적으로 가져가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중반 한 때 역전을 허용했지만, 당이페이가 바꿔치기에 실패하면서 다시 주도권을 가져왔고 끝내 승리를 가져왔다. 딩하오는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큰 기대를 품지 않았는데 최강자 신진서 9단를 이기고 나니 갑자기 (우승) 목표가 생겼다”라며 “대회 2연패는 매우 어려운 일인데 기적이 일어난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딩하오는 이번 대회 8강에서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였던 신진서를 잡은 뒤 기세를 몰아 중국의 차세대 에이스 진위청 8단을 4강에서 완파했고, 이어 관록의 당이페이마저 꺾으며 우승에 성공했다. 삼성화재배에서 국가별로는 한국이 14번 우승으로 최다를 기록 중이고 중국이 13번, 일본은 두 차례 정상에 올랐다. 삼성화재배 우승 상금은 3억원, 준우승 상금은 1억원이다. 제한 시간은 각자 2시간에 1분 초읽기 5회씩이다. 제29회 삼성화재배 우승자 딩하오 9단(왼쪽)과 준우승자 당이페이 9단. 한국기원 제공
딩하오, 당이페이 대마 몰살 시키며 완승···삼성화재배 결승 1승1패 원점, ‘끝까지 간다’
딩하오, 당이페이 대마 몰살 시키며 완승···삼성화재배 결승 1승1패 원점, ‘끝까지 간다’
2024. 11. 22 00:22 스포츠종합
딩하오 9단. 한국기원 제공 1국의 역전패를 깨끗하고 완벽하게 갚았다. 딩하오 9단이 당이페이 9단을 꺾고 삼성화재배 결승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딩하오는 21일 경기도 고양시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 202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 3번기 제2국에서 당이페이를 맞아 187수 만에 흑 시간승을 거뒀다. 전날 1국에서 유리하게 가다가 당이페이의 흔들기에 휘말려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던 딩하오는 이날 깔끔한 승리를 거두며 승부를 1승1패 원점으로 돌렸다. 결승 제3국은 22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이날 대국도 결승 1국과 비슷한 흐름으로 이어지는 듯 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초반 포석에서 앞서간 딩하오가 중반에 접어들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복잡한 수싸움에서 정확하게 수순을 밟은 끝에 당이페이의 대마를 몰살시키며 시원한 완승을 챙겼다. 딩하오는 대국 후 “1국에서 초조한 마음에 실수가 있었지만 지금까지 전체적인 바둑 내용면에서는 만족한다”며 “나와 당이페이 둘 다 체력적인 소모가 있는데 최종국에서는 누가 컨디션 조절을 더 잘하고 체력을 잘 유지할 수 있는지가 중요할 것 같다. 이미 목표는 달성했고, 부담감을 조금 덜고 최종국에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당이페이는 “어제와 오늘 바둑에서 제 실력을 다 발휘하지 못한 것 같다. 어제는 딩하오가 실수해서 이겼고 오늘도 초반 포석부터 불리한 국면으로 진행됐다”며 “오늘 숙소에 돌아간 후에는 내일 대국을 위해 포석 준비를 할 것이다. 최종국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삼성화재배의 우승상금은 3억원, 준우승상금은 1억원이다.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에 1분 초읽기 5회씩이 주어진다. 당이페이 9단(왼쪽)과 대국하는 딩하오 9단. 한국기원 제공
당이페이, 5시간15분 대혈투 끝에 롄샤오 꺾고 삼성화재배 결승행···7년만에 메이저 세계기전 우승 도전
당이페이, 5시간15분 대혈투 끝에 롄샤오 꺾고 삼성화재배 결승행···7년만에 메이저 세계기전 우승 도전
2024. 11. 19 17:31 스포츠종합
당이페이 9단. 한국기원 제공 딩하오 9단과 삼성화재배 우승을 두고 다툴 기사는 당이페이 9단으로 결정됐다. 당이페이는 19일 경기도 고양시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 202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4강전에서 롄샤오 9단을 상대로 284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 5시간15분이 걸린 대혈전이었다. 당이페이는 오는 20~22일 열리는 결승 3번기에서 대회 2연패에 도전하는 딩하오 9단과 우승을 놓고 한 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딩하오는 전날 열린 4강에서 진위청 8단을 제압하고 앞서 결승에 올랐다. 평소에도 절친한 롄샤오를 상대로, 당이페이는 시종일관 우위를 점했다. 좌하에서 지리한 패싸움이 벌어지면서 시간이 길어졌고, 그 과정에서 당이페이가 롄사오가 팻감 사용을 하지 않은 것으로 착각한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특별히 흔들리지는 않았고, 결국 그대로 대국을 마무리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강자 중 하나인 당이페이는 2017년 LG배 결승에서 저우루이양 9단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뒤 단 한 번도 메이저 세계기전에서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지금은 없어진 BC카드배에서 2015년 준우승을 거뒀고, 지난 5월 열린 몽백합배 결승 5번기에서도 리쉬안하오 9단에 1승3패로 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하지만 그동안 8강 진출조차 한 번도 없었던 삼성화재배에서 처음으로 결승까지 오르면서 다시 우승에 도전할 기회를 잡았다. 당이페이와 딩하오의 결승 3번기는 20~22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삼성화재배 우승 상금은 3억원, 준우승 상금은 1억원이다. 제한 시간은 각자 2시간에 1분 초읽기 5회다. 롄샤오 9단과 대국하는 당이페이 9단(왼쪽). 한국기원 제공
“최대 고비는 신진서와 대국, 내가 삼성화재배랑 인연이 깊은 것 같다” 역대 5번째 ‘2연패’ 도전하는 딩하오의 당찬 각오
“최대 고비는 신진서와 대국, 내가 삼성화재배랑 인연이 깊은 것 같다” 역대 5번째 ‘2연패’ 도전하는 딩하오의 당찬 각오
2024. 11. 19 07:29 스포츠종합
딩하오 9단. 한국기원 제공 “제가 삼성화재배랑 인연이 좀 깊은가 봐요.” 2년 연속 삼성화재배 결승에 오른 중국의 딩하오 9단은 멋쩍게 웃었다. 딩하오는 18일 경기도 고양시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 202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4강전에서 같은 중국의 진위청 8단을 172수 만에 백 불계승으로 꺾고 결승에 선착했다. 상대인 진위청은 중국의 차세대 에이스로 불리는 신예 기사였다. 이번 삼성화재배가 자신의 첫 메이저 세계기전이었는데 32강에서 설현준 9단을, 16강에서 시바노 도라마루 9단을 꺾더니 8강에서 중국의 쉬자양 9단을 상대로 대역전승을 만들어내며 4강까지 올랐다. 딩하오도 만만치 않았다. 32강에서 강동윤 9단, 16강에서 최정 9단을 꺾었고, 8강에서는 이번 대회 최대 고비로 여겨지던 ‘최강’ 신진서 9단까지 돌려세우며 기세를 올렸다. 당초 접전이 예상된 것과는 다르게, 승부는 싱겁게 끝났다. 시작부터 빈틈없는 모습을 보이던 딩하오가 우상과 좌변에서 우위를 잡은 후 단단하게 버텼고, 진위청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끌려만 다니다 돌을 던지고 말았다. 딩하오는 대국 후 “오늘 고전할 것이라 생각하고 단단히 준비하고 왔는데, 의외로 바둑이 잘 풀렸다. 오늘 바둑은 큰 실수가 없었다”며 내용에 대해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딩하오가 준비한 초반 포석은 원래는 신진서와의 8강전에서 보여주려고 했던, 일종의 ‘필살기’였다. 딩하오는 “신진서 사범과 대국을 준비하면서 쓰려고 했던 포석이었다. 그런데 내가 흑을 쥐어 사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딩하오는 이번 대회 결승 진출에 스스로도 놀랐다고 했다.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대국을 하면서 컨디션이 다시 올라오기 시작했고, 끝내 결승까지 진출하게 됐다. 딩하오는 “솔직히 말하면 결승에 올라간게 좀 의외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 대회랑 인연이 좀 깊은 것 같다. 참 묘한 인연이다”라며 “작년에도 컨디션이 안 좋은 상태에서 참가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결승에 올라가게 돼서 이제는 좀 가벼운 마음으로 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결승까지 오면서 가장 큰 고비는 역시 신진서와의 8강전이었다. 중국도 인정하는 자타공인 최강의 기사인 신진서를 맞아 딩하오는 팽팽한 승부를 벌인 끝에, 중앙에서 수읽기를 착각한 신진서의 대마를 몰살시키며 승전보를 울렸다. 딩하오는 “4강까지 네 판을 뒀는데, 어제 신진서 사범과 둔 바둑은 좀 어려웠다. 대국 내내 큰 차이가 없었고, 아주 팽팽한 대국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진서 사범이) 요즘 대국이 많다보니 컨디션 조절을 잘 못하는 것 같다. 만약 신진서 사범이 정상 컨디션으로 제 실력을 모두 발휘했다면, 내가 많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이제 딩하오의 눈은 삼성화재배 ‘2연패’로 향한다. 역대 삼성화재배에서 2연패를 달성한 기사는 이창호 9단(1997~1999·3연패), 조훈현 9단(2001~2002-2003), 이세돌 9단(2007-2008~2008-2009), 커제 9단(2015~2016) 4명 뿐인데, 딩하오가 5번째 주인공이 될 기회를 잡았다. 딩하오는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좋은 바둑 내용을 유지한다면 자신있다”고 말했다. 진위청 8단과 대국하는 딩하오 9단. 한국기원 제공

주간경향(총 5 건 검색)

농산물값 안정? 계약재배가 ‘답’이지만 적용 쉽잖아 ‘문제’
농산물값 안정? 계약재배가 ‘답’이지만 적용 쉽잖아 ‘문제’(2024. 10. 14 06:00)
2024. 10. 14 06:00 경제
계약재배, 농민과 농협 저마다의 이유로 활성화 지지부진 지난 5월 2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과일과 채소를 살펴보고 있다. 조태형 기자 “배추 가격 2만2000원. 지금 ○○마트만 배추 비싼 게 아니고 시장이고 마트고 다 비쌈. (중략) 올해 김장 비싸서 못할 거 같음.” 지난달 말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배춧값 근황’이라는 글의 한 대목이다. 2만원대 배추는 일부 마트의 사례였지만, 배춧값의 고공행진은 사실이다. 통계청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배추 가격 상승폭은 53.6%(지난해 같은 달 대비).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통계도 유사하다. 배춧값이 가장 비쌌던 9월 27일(1포기당 9963원) 기준으로 배춧값은 평년 대비 38.05% 올랐다. 이후 배추 가격은 조금씩 내려 10월 8일 기준 1포기당 8758원이 됐지만, 여전히 평년 대비 17.91% 비싸다. 부실한 물가 관리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자 정부는 ‘수입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올해 10월 말까지 중국산 배추 1100t을 들여오기로 한 것이다. 7~9월에 출하되는 고랭지 배추 생산량(30만~35만t 수준)을 고려하면 수입량은 많지 않다. 그러나 이런 대책은 ‘농산물 가격상승→수입’이 공식과도 같이 굳어져 있음을 보여준다. 기후위기로 인한 농산물 가격상승은 눈앞의 현실이지만, 합리적 해법 찾기는 녹록지 않다. 급등한 가격을 빠르게 낮추기 위해 수입을 과하게 늘리면 농가의 생산기반이 타격을 입는다. 그렇다고 높은 가격을 그대로 두면 취약계층의 부담이 커진다. 지난 9월 9일 주간경향 1595호 표지 이야기(대파·양파 ‘닥치고 수입’…기후 대응 이게 최선일까)는 ‘수입에만 과도하게 의존해 국내 농가가 타격을 입고 자급률이 줄어드는 악순환’을 다뤘다. 그렇다면 농산물 가격을 안정시킬 합리적 해법은 없을까. 속도는 느리지만, 농민과 소비자에게 모두 도움이 되는 ‘정공법’이 있다. 계약재배를 통해 공급량을 조절하는 방법이다. ■조금만 부족해도 크게 뛴다 농산물 가격 안정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일단 농산물 시장의 특성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다. 각종 통계를 종합하면 지난 9월 배춧값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40~50% 뛰었다. 배추가 40~50% 부족해서였을까. 그렇지 않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7~9월에 출하되는 여름 배추(주로 고랭지 배추)의 올해 생산량은 32만2161t(농업관측센터 전망치)으로 평년보다 13.8%가 줄었다. 물량 부족분보다 가격이 더욱더 가파르게 뛰었다는 얘기다. 2022년 10월 강원도 홍천군의 한 고랭지 밭에서 이주노동자들이 비가 내리는 가운데 배추 수확을 서두르고 있다. /연합뉴스 올봄 ‘금사과’ 대란을 겪었던 사과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사과 생산량은 39만4000t으로 평년(50만9000t)보다 22% 줄었다. 그런데 가격은 두 배 가까이 올랐다(올해 2월 가락시장 도매가격 기준). 공급이 조금만 부족해도 가격이 급격히 오르는 이유는 간단하다. 농산물은 공산품처럼 바로 찍어낼 수 없어 공급이 비탄력적이고, 비싸도 사지 않을 수 없기에 수요 역시 비탄력적이다. 수요·공급이 조금만 맞지 않아도 가격이 널뛸 수밖에 없다. 농산물이라고 공급조절 수단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가격이 오를 때는 공급량(출하량)을 빨리 늘려 폭등을 막고, 가격이 낮아졌을 때는 산지에서 폐기해 폭락을 막는 재배 방식이 있다. 생산자단체(주로 농협)와 생산자(농민)가 사전에 계약을 맺어 수급을 관리하는 ‘계약재배’가 그것이다. 농산물 수급을 오랫동안 연구해 온 농촌경제연구원의 최병옥 연구위원은 계약재배를 아파트 거래에 빗대 설명했다. “우리가 아파트를 계약하면 계약금, 중도금을 주고 아파트를 받으면서 잔금을 치르죠. 계약재배도 똑같아요. 농협과 농민이 사전에 계약서를 쓰고, 그 계약서 내용에 따라 계약금과 중도금 등이 오간 다음 농산물을 인도하면서 잔금이 오가는 거죠. 그런데 이 계약서는 시장가격이 치솟을 때 농산물을 빨리 인도하라는 ‘출하명령’을 내릴 수 있게 돼 있어요. 이때 출하된 농산물은 가격 폭등 전 사전 약속된 금액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다양한 판매처에 시장가보다 더 싼 농산물이 나갈 수 있죠.” 문제는 낮은 참여율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의 연구(‘채소 계약재배 활성화 방안’, 이용선 외 3인·2015)를 보면 정부가 계약재배를 채소가격 안정 정책으로 활용한 것은 1995년부터다. 제도 도입 후 약 30년이 흘렀지만, 현재 계약재배 물량은 전체 농산물의 20% 수준이다. ■계약재배, 이론적으론 좋은데… 계약재배는 왜 활성화되지 않을까. 농산물 수급 연구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 이유는 계약 파기 사례가 적지 않아서다. 대학에서 농업경제학을 가르치는 A교수의 말이다. “농민들에게도 책임이 있어요. 계약재배에 참여한 농민이 가격 상승 시에 계약을 파기해버리는 경우가 많아요. 사전에 계약된 가격은 폭등한 가격보다 낮으니까요. 지역농협이 계약서에 따라 계약 파기한 농민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겠지만 그렇게 못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조합장 선거가 엮여 있기 때문이죠.” 농촌 현실을 생각하면 농민 탓만 하기도 어렵다. 2000년 이후 농가가 농산물을 판매하는 가격은 연평균 2.6% 높아졌지만, 재료비와 인건비 등 농사를 짓는 데 들어간 비용은 연평균 3.5%씩 상승했다(농촌경제연구원 ‘농식품 공급망에서의 물가 결정요인 분석 연구’, 김종진 외·2023). 지난 20여 년간 농가 경영이 악화 일로를 걸어왔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눈앞의 이득을 선택하는 농민이 적지 않은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울 수도 있다. 강선희 양파생산자협회 정책위원장은 “전남의 모범적인 농협들은 (가격 폭등 시에) 수익을 거둘 때 일정한 적립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농민들에게 환원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면서 “이것이 (계약 파기를 줄이는)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1994년의 농협중앙회 건물. ‘농촌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지금의 농협은 농업협동조합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만큼 지역 농산물 가공, 판매 등의 경제사업 분야는 허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계약재배 확대가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농협에 있다. 지역농협들 가운데 판로를 충분히 확보해놓지 않은 곳은 시장 가격이 폭락할 경우 큰 손실을 보기 때문에 계약재배 확대에 잘 나서지 않는다. 최병옥 연구위원은 농협의 ‘실력차’를 이렇게 설명했다. “배추 가격이 뚝 떨어졌다고 가정할 경우 실력 있는 농협들은 시장가보다 높은 계약가에 배추를 사들이더라도, 절임배추 사업도 하고 김치공장이나 학교에 납품도 하고, 때로는 김치공장을 직접 운영도 하면서 어떻게든 손해 보지 않게 물량을 소화합니다. 뚝 떨어진 시장가의 적용을 받지 않는 ‘시장 외’로 물량을 빼내서 팔 능력이 있는 거죠. 그런데 대다수의 농협은 그럴 능력이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농업협동조합이란 이름에 걸맞지 않게 농협의 경제사업 분야(농산물의 가공·판매 등)가 전반적으로 허약해 계약재배를 감당하기 어려워한다는 얘기다. 지역농협이 하루아침에 판로 개척 등을 할 수 없는 만큼 계약재배 확대를 위해선 지역농협의 손실 부담을 낮춰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농촌경제연구원의 김원태 전문위원은 “농협중앙회나 정부에서 지역농협들의 손실분을 어느 정도 지원해주고 있지만 지금보다 더 메워줘야 농협들이 계약재배에 의욕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지유통인을 아시나요 계약재배가 활발하지 않은 마지막 이유는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민간 계약재배’ 때문이다. 이른바 ‘밭떼기’라고 불리는 이 계약재배의 상대방은 농협이 아닌 산지유통인들이다. 배추를 예로 들어 살펴보면 이렇다. 농민은 씨앗을 뿌려 모종을 키운 뒤 밭에 옮겨심는다.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산지유통인과 밭째 거래를 하는데, 이 거래 이후 배추를 키우고 수확하는 주체는 농민이 아닌 산지유통인이다. 산지유통인이 배추밭 근처에 상주하면서 이주노동자 등을 고용해 나머지 농사를 짓고 수확한 배추를 유통하는 식이다. 밭떼기 거래는 가격 폭락 시 자취를 감추는 등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산지유통인들 때문에 언론에 부정적으로 비쳐왔다. 그러나 판로에 대한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밭떼기 거래를 선호하는 농가는 여전히 많다. 산지유통인 입장에선 가격 폭락 시 손해를 보지만 가격 급등 시 떼돈을 벌 수 있다. 지역에 뿌리를 둔 산지유통인은 지역 농민에게 담보나 계약서 없이 자녀 학자금을 융통해주는 등 사금융의 역할까지 하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품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고랭지 배추와 무의 경우 70~90%가 밭떼기 거래로 유통되고 있다. 문제는 산지유통인과의 계약과 농협과의 계약이 ‘경쟁’ 관계에 있다는 점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의 최병옥 연구위원은 “10년 전에도 지난달처럼 배추가격이 급등하는 배추파동이 일어 농협중앙회가 계약재배 확대에 대대적으로 나섰지만, 산지유통인이 더 높은 계약가를 제시하는 사례가 많아 결국 성과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산지유통인의 거래를 양성화해서 그들이 계약하는 물량을 공개하게 하고, (가격 급등락 시) 출하량 조절 대상에 제대로 포함할 수 있다면 수급정책은 어느 정도 작동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산지유통인 조직들도 요구 조건(저장창고 시설 지원 등)이 있어서 정부가 이들의 거래까지 정책 대상으로 편입시키기엔 걸림돌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특집
[포커스]GM작물 시험재배지 전북혁신도시를 가다(2016. 09. 13 10:33)
2016. 09. 13 10:33 사회
ㆍ주민이 우연히 발견… 외부에 유출되면 자연 생태계 오염 가능성 “쉬쉬했죠. 저희뿐 아니라 지자체와도 전혀 협의하지 않았어요. 전북도도, 전주시, 완주군과도….” 완주군 이서면 정농마을 여성만 전 이장(58)의 말이다. 7일, 정농마을 옆에 있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앞에서 그를 만났다. 그가 이곳에서 유전자변형(GM) 작물이 재배되고 있음을 우연히 알게 된 때는 지난해 11월쯤이다. “그때는 이런 방풍림도 없었어요. 내부가 훤히 들여다 보이는데, ‘LMO법에 의한 유전자변형 생명체가 재배되는 시설’이라는 표지판이 눈에 띄는 거예요. 설마 저게 유전자변형 생물체일까 싶어, 때마침 강의하러 온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에게 물으니 그렇다는 거예요.” 태풍 몰려오면 비닐하우스 견뎌낼까 철망 넘어 비닐하우스는 뼈대만 남겨진 상태로 벗겨져 있었다. “안전시설로 그물망을 쳤다고 하는데, 저기 보이는 뿌연 것이 비닐을 들었다놨다 하는 개폐기입니다. 이게 논란이 되니 자기들이 언론에 ‘태풍에도 안전하다’고 이야기했는데, 농사짓는 사람은 다 압니다. 비닐하우스 기능은 보온과 비가림이에요. 안전시설은 아니거든요. 태풍까지는 갈 것도 없이 지난 4월에 돌풍이 부니 찢어졌습니다. 유튜브에 보면 EBS 에서 방영된 영상을 볼 수 있는데, 그게 찢어져 펄럭거리는 것이 나옵니다. 얘내들(농촌진흥청) 말은 순 거짓말이에요. 그 원인이 바람에 찢어진 것이 아니라 업자가 싼 자재를 써서 배상 받으려고 일부러 찢어놨다는 거예요.” 비닐하우스 안에는 어떤 작물이 있었을까. 여 전 이장은 “사과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5일 농진청이 언론에 배포한 설명자료에 따르면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이곳 총 2400㎡ 부지에서 ‘망실하우스’를 통해 GM사과 격리포장 실험을 한다고 되어 있다. 여 이장을 만난 뒤 전북혁신도시(완주군)에 있는 농진청 관계자는 “논란이 되었던 비닐이 찢어진 망실하우스 안에서는 아무런 재배도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고 밝혔다. 여성만 전북 완주군 이서면 정농마을 전 이장이 7일 농촌진흥청의 GM작물 시험재배단지 앞에서 최근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 정용인 기자 기자가 방문하기 하루 전인 6일, 농진청 GM작물 시험재배지 인근에서 ‘충돌’이 있었다. 전북도청 앞에서 열린 전북 농업인단체와 GMO 반대 전북도민행동(이하 도민행동)이 주최한 전북도민 결의대회에 참여한 농민 중 150여명이 집회를 마치고 농진청 앞으로 이동했다. GM작물 시험재배지가 있는 국립농업과학원 쪽으로 향하는 행진은 출동한 경찰병력에 의해 저지됐다. 김희숙 도민행동 사무국장은 “공공도로가 아니라 농진청 도로라 출입할 수 없다고 하지만 평상시 출입이 봉쇄된 곳도 아니고, GM작물 재배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겠다는 것뿐인데, 그걸 막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농진청, 현재 146종의 GM작물 연구 왜 전북도가 GM작물 논란의 중심에 있는 것일까. 농진청은 2014년 8월 경기도 수원에서 이곳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했다. 농진청과 함께 농진청 산하 각급 연구기관들도 이전해오면서 GM작물 재배지도 이곳에 집중됐다. 한승우 GMO전북도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의 말에 따르면 지난해 농진청이 승인 GM작물 시험재배 허가면적 20만9876㎡ 중 20만6713㎡가 전북에 위치하고 있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우리나라 GM작물 개발의 98%가 전북도에서 이뤄지는 셈이에요. 다시 말해 전북이 GMO 개발의 중심지인 거지요.” “…어제는 그렇게 못 들어가게 기를 쓰고 막더니.” 여성만 전 이장의 말이다. 기자는 여 전 이장, 그리고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의 김성훈 비서관과 함께 이곳을 방문했다. 도로에 출입을 막는 시설은 따로 없었다. 다만 ‘여기서부터는 국가연구시설로 안전 관리와 보안을 위하여 허가받지 않은 사람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는 국립농업과학원장 명의의 표지판이 가로수에 박혀 있었다. 김성훈 비서관이 말했다. “여기 녹색으로 되어 있는 펜스는 전에 없었던 것인데…. 최근에 친 모양이네요.” 기자가 방문 전, 도민행동 측에 요청해 받은 지난 8월 하순 사진에는 기둥만 세워져 있었다. 8월 8일, 도민행동 측이 기자회견을 열어 “GM작물 시험재배 관리규정이 준수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 집회 보도 사진에는 아예 아무런 펜스도 존재하지 않았다. ‘급조’된 것이다. 관리규정이 위반되고 있다는 것은 무얼 뜻할까. “GMO라는 게 없었던 새로운 생명체를 만드는 것이어서 시험재배되는 동안에 이것이 외부에 유출되면 자연생태계가 오염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관련법을 만들어서 엄격하게 준수하도록 되어 있는데, 그게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한승우 위원장의 말이다. 관련법은 ‘유전자변형 생물체의 국가 간 이동 등에 관한 법률 및 통합고시’다. 실제 이 법에 따라 마련된 ‘농림축산업용 유전자변형 생물체의 관리방법과 조치사항’을 보면 다음과 같은 대목이 눈에 띈다. 7일 오후 일반 작업복을 입은 근무자들이 시험구역 내에 진입하는 것이 목격됐다. 연구시설 설치운영기준에는 ‘시험구역 내에서는 실험복을 착용해야 하고, 일반구역으로 이동시에는 실험복을 탈의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 정용인 기자 “(마) 유전자변형 식물을 재배하고자 하는 격리포장시설 설치 시는 야생동물 및 외부인 등에 의해 유전자변형 식물의 종자나 식물체 일부가 외부로 옮겨지지 않도록 고려하여야 한다. (아) 태풍, 홍수 등 천재지변으로 인한 유전자변형 식물체가 확산되지 않도록 안전대책을 강구하여야 한다.” ‘연구시설의 설치 운영기준’을 보면 ‘실험구역에서 실험복을 착용하고 일반구역으로 이동 시 실험복 탈의를 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실제 운영에서 이런 규정이 전혀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도민행동이 에 제공한 사진을 보면 이곳에서 관련 시설 설치작업을 하던 노무자들이 작업복 차림 그대로 문밖으로 나오는 사진이 있다. 여 전 이장, 김 비서관과 시험재배지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던 중 평범한 작업복을 입고 시험장 안에 들어가 작업을 하는 3명의 관계자를 목격할 수 있었다.(사진) 이 경우는 규정위반은 아닐까. 여 전 이장과 헤어진 뒤, 기자는 김 비서관과 함께 농진청 농업과학원을 방문했다. 농업과학원 농업생명자원부 핵심 관계자에게 논란이 제기된 관리규정 준수 여부에 대해 물었다. -안쪽으로 출입할 때 복장 규정이 있나요. “복장 규정은 실험복이고, 작업자들은 작업복이에요. 풀 매고 하는.” -안 갈아입고 하는 경우는 없나요. “그런 경우는 없습니다. 여기 안에 들어가는 것이 다 엄격하게 규정되어 있는데.” -(카메라 연속사진을 보여주며) 이 분들은 밖의 차림 그대로 들어오는데. “여기 이 분들이… 이 밖에도 계셨어요? 아니 규정대로 해서 갈아입고….” -파란색 옷 입은 분 보이시죠. “사실은, 보시면 아시겠지만, 사실은 논에서 실험복 입고 일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옆의 관계자) 설치규정상 실험복이 특별한 가운으로 명시되어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농장에서 일하시는 분이 있고 실험실에서 일하는 분이 따로 있어요.” -(기자가 현장 작업 책임자로 지목된 분의 작업복을 가리키며) 저렇게 입은 분이 안에 들어가서 작업하는 것은 됩니까, 안 됩니까. (관계자) “안 됩니다.” (핵심 관계자) “연구자들도 여름에 덥고 계속 가운 입고 들어갈 수는 없으니까요. 그런데 어차피 화분 개화시기에는 나갈 때 에어 샤워시키고 하니…. 비판하는 사람들은 작년에는 안 하고 이제사 이걸(펜스) 설치하냐고 하지만 하여튼 그런 우려를 감안해서 한 것이고. 어쨌든 지금 시기는 개화시기는 끝나서 새만 막으면 되는 시기예요.” 의문은 계속된다. 8월 8일 도민행동 측이 기자회견을 할 당시만 하더라도 자라고 있는 벼들 위에 ‘조류차단망’은 없었다. 도민행동이 보내온 최근 사진과 7일 현장 방문 때는 흰 그물로 덮여 있었다. 농업과학원 관계자는 이날 기자 일행이 둘러보기 전 ‘GMO 격리포장 운영현황’ 브리핑에서 “화분비산 방지망, 2단계 야생동물 차단망, 조류 차단망 등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아무리 봐도 태풍이 닥치게 되면 저 시설들이 버티기는 힘들어 보이는데요. “저쪽 가포장한 지지대 정도면 견딜 수 있는데, 여기는 구조적으로 논이라 할 수 없어요. 문제는 태풍이 오면 지지대 문제가 아니고 망 자체가 날아갈 테니 어차피 의미가 없는 거예요. 지지대를 두껍게 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닙니다. 그래서 저희도 고민이 이걸 매년 이렇게 바꿔서 할 것이냐, 아니면 반영구 시설로 실험할 수 있는 온실을 지어서 할 거냐였습니다. 그런데 환경방출 위해성 평가 때는 자랄 때의 환경이나 생태에 대한 영향 등을 봐야 하니 완전온실 안에서는 또 안 되지 않습니까.” -안전성이 검증 안 된 시험재배이지 않습니까. “그렇죠. 심사를 받지 않은 것이니. 종자나 꽃가루가 유출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우리가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고, 예측할 수 없는 부분까지는 규정에 다 담을 수 없으니까요.” -규정에 보면 (아) 항목에 태풍 등 천재지변에 대한 확산방지책이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고 되어 있는데요. 화분 개화시기가 8월 초라고 했는데, 우리나라 기후 특성상 그때 태풍이 불어올 확률이 꽤 되지 않습니까. “태풍 때문에 손상되면 문제가 되겠죠. 다행이도 주변지역에 논이 없습니다. 태풍 방향을 보니까 저쪽 황방산 쪽으로 막혀 있기 때문에 태풍이 불어서 날아간다고 하더라도 자기 논에 떨어졌다고 문제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 포장요건이나 지형조건은 그나마 안전한 지역에서 하는 것이라서….” 경찰병력이 6일 반GMO전북도민행동과 농민단체들의 행진에 맞서 GM작물 시험재배단지로 가는 길을 봉쇄하고 있다. / 반GMO전북도민행동 제공 GM작물 재배시험지는 5일 지역언론과 지역주재 언론사 등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기자가 방문한 것은 그 이틀 후. 농진청 측은 기자 방문계획에 대해 처음에는 난색을 표하다가 시설을 공개했다. 인터넷을 보면 지난 7월 2일 GMO 반대의 날 행사를 마친 시민사회단체와 농민들이 ‘GMO OUT!’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식량과학원 시험재배지에 들어가 반대 구호를 외치는 영상이 있다. 하지만 이들이 ‘무단침입’한 경작지는 기자 등이 방문한 실제 시험재배지는 아니었다. 진짜 GM작물 재배지는 여성만 이장 등 지역주민이 그 이후 다시 ‘발견’해낸 것이다. 농진청이 낸 설명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현재 농진청은 13작물 111종, 3가축 1곤충 35종 등 146종의 GM작물 연구를 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170종보다 다소 줄어들었다. GM작물 육성 절차를 보면 유전자 개발→형질전환 작물 육성→위해성 평가(환경위해성, 인체유해성)→위해성 심사(환경안전성, 식품안전성)의 단계를 거쳐 상업화 단계에 들어간다. 기자가 방문한 ‘시험재배지’에서는 다양한 단계의 위해성 평가와 심사가 이뤄지는 곳이다. 이곳에서 재배되는 것은 벼만이 아니다. 이전해 온 각 기관들이 각자의 프로젝트를 통해 연구하는 작물들이 종합적으로 시험되고 있다. 기자는 6일 집회에서 공개된 이곳 근무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의 ‘메모’를 입수했다. 메모의 내용은 이렇다. “위원장님, 현재 GMO작물 재배시험지에서 일을 하고 있는 분들 중에 GMO에 대하여 전문지식이 있는 현장 주무관이 한 명도 없는 실정입니다. 계약직만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안전을 담보하겠습니까.” 시험재배지에서 일하는 계약직의 규모가 얼마나 되느냐는 의 질문에 대해 농진청 관계자는 “각 기관별로 3~4명의 계약직 작업자들이 들어와 일을 하기 때문에 정확한 규모는 알 수 없다”며 “모두 다 더해 20명 정도가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농진청에서 연구하고 있는 GM작물 대부분이 벼라는 점입니다.” 김현권 의원실 김성훈 비서관의 말이다. “GM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제일 많이 진행되고 있는 미국의 경우 옥수수, 면화 등의 작물은 상업화를 하고 있지만 주식에 해당하는 밀은 상업화를 아직 허용하지 않고 있어요. 그런데 왜 하필이면 우리는 주곡인 벼냐는 겁니다.” 왜 한국은 ‘GM벼’에 올인하는 걸까 실제 농진청 설명자료의 ‘GM작물 연구현황’을 보면 전체 146종 중 71종이 GM벼와 관련된 것이다. 한국의 전체 연구에서 절반을 차지한다. 격리포장 시험재배 현황만 놓고 봐도 압도적으로 많다. 역시 농진청 설명자료의 ‘격리포장 시험재배 현황’을 보면 전체 10품목 3만9410㎡ 중 벼가 차지하는 비중이 2만8478㎡(2016년 현재)로, 전체 면적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외국의 경우 GM벼가 위해성 심사까지 간 경우는 식품 12건, 사료용 6건이 있지만 실제 상품화를 한 경우는 아직 없다. GM밀도 마찬가지다. 제초제 내성, 병저항성, 영양성분 개선, 가뭄저항성 등의 특성을 띤 GM밀 연구는 계속되고 있지만 역시 현재까지 상업화한 적은 없다. 김 비서관은 “한국이 세계에서 최초로 개발했다는 레스베라트롤 성분 함유 벼의 경우, 사실 토마토가 더 생산효율이 높은데도 굳이 벼를 고집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농업과학원 관계자는 한국의 연구가 벼에 쏠려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육종을 포함해 기존의 연구 결과가 가장 많이 축적되어 있는 분야이고, 또 벼의 유전자 구조에 대한 연구도 많이 되어 있기 때문에 관련 연구가 많은 것”이라고 답했다. 앞의 농진청 설명자료를 읽다보면 이런 문구가 눈에 띈다. “농촌진흥청은 국민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 한 GM작물의 일반 재배는 실시하지 않습니다.” 강원도에서 군복무를 했다는 여성만 전 이장은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강원도 최전선이 우리나라 국방의 최전선이라면 식량안보의 최전선은 여기라고 봅니다. 여기서 오염되기 시작하면 우리나라는 여기가 GM 오염의 시작점이 되는 것이 아닙니까. 그것을 막는 의무가 우리에게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생태오염’ 또는 ‘재앙’으로 보는 주민의 관점과 ‘괴담 수준의 안전성에 대한 불신’을 이야기하는 농진청 관계자들의 인식 간격은 넓었다. 극과 극이다. 평행선을 달린다. 7일 기자가 농진청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안전성 여부를 둘러싼 설전은 계속되었다. 8월 8일 열린 GMO 반대 도민행동의 규정위반 기자회견에서 최종 목표는 ‘시험재배 중단’이었다. 지난 6월 27일 김현권, 윤소하 의원 등 국회의원 10인이 발의한 결의안도 ‘안전성 입증 때까지 시험재배 중단을 촉구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세계 동향에 뒤처져 기술종속국으로 추락하지 않으려면 미래를 대비한 기술력과 육종소재 확보가 필수’(농진청 설명문)라는 농진청의 인식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다. 결국 필요한 것은 대화와 소통이다. 그동안 지역주민 등의 공개 요구에 응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농진청은 ‘경쟁개발국 등에 대한 보안’을 이유로 들었다. 기자 공개에 이어 지역주민 및 김현권 국회의원 등의 공동실태조사 요구에 대해 “전향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열릴 주민설명회에 관한 협의 자리에 7일 참석한 한승우 위원장은 “공동실사 절차나 방법 등을 두고 이견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GMO 안전성 논란, 지속될 수밖에 없는 이유 “우리는 그린피스에 황금쌀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그만하라고 요청한다. 과학적 사실과 모순되는 감정과 학설에 기반해 GMO를 반대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 얼마나 많은 가난한 사람들이 죽어야 이것을 ‘인류에 대한 범죄’로 여길 것인가.” 지난 6월 말 노벨상 수상 과학자 110명이 그린피스에 보낸 공개서한이다. GMO에 대해 그린피스와 같은 시민단체들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편견에 기초해 반대운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린피스는 블로그를 통해 즉각 반박 입장을 밝혔다. “유전공학 황금쌀을 가로막고 있다는 비난은 잘못된 것이다. 황금쌀은 20년 넘게 연구되었지만 해법에 실패했고, 아직까지 상업화되지 않고 있다.” 그린피스 측은 “국제쌀연구소(IRRI)가 인정했듯이, 황금쌀은 (일부 저개발국에서 만연해 있는) 비타민A 결핍의 실제적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 증명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린피스는 그 대안적 해법은 “다양한 건강 음식물”이며, 생태농업에 기반을 둔 진짜 식품(real food)을 제공하는 것이 영양실조에 대한 대처일 뿐 아니라 기후변화 문제에도 대처할 수 있는 제대로 된 해법(scalable solution)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실, GMO 안전성 여부는 쉽게 입증되기 어려운 문제다. 지난 5월 17일 나온 미국 과학아카데미(NAS) 보고서의 결론처럼 유전공학이 도입된 작물(GE crops)과 전통 육종작물의 차이는 발견하기 어렵지만, 장기적인 환경 변화에 미치는 영향이나 유전공학기술이 장기적으로 생산량 증대와 같은 결과를 초래할지 쉽게 결론내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GMO 안전성 여부의 예측모델은 나심 탈레브의 ‘블랙스완’과 가깝다. 1000마리째까지 백조가 흰색이었다고 해서 1001번째 백조도 100% 흰색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 금융위기나 재앙은 사전적으로 예견되는 것이 아니라 사후적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딜레마는 거기서 발생한다. “이 정도면 충분히 검증되었다”는 진영과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은 불안요소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진영의 대립이다. 책 을 낸 저술가 최낙언씨는 후자의 입장을 ‘불안중독’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GMO를 섭취한 역사가 짧아 언제 어떻게 위험이 발현할지 예측할 수 없어 위험하다고 하는 사람이 많지만, 지나치게 추상적인 우려”라며 “GM작물은 육종이나 천연의 GMO에 비해 이론적으로 안전하고 역사적으로 가장 엄격한 검증을 거친 작물이라는 것이지, 잠재적 위험성까지 100% 안전한 작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GMO가 안전하다는 것은 개발되어 안전성이 검증된 것이지, 감시를 벗어나서는 무슨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며 “지금처럼 무작정 불안감을 조성하게 되면 양치기 소년이 되어 정작 위험이 닥칠 때는 아무도 그 말을 믿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특집
[화제의 인물]'참송이버섯' 대량 재배 성공한 전용구씨(2003. 11. 06)
2003. 11. 06 경제
자연산 송이버섯은 인공 재배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왔다. 우리나라에서는 태백-소백산맥을 중심으로 7부능선을 이룬 산 중에서도 30년 이상 된 살아 있는 소나무 아래서만 자라는 등 생육 조건이 특이하고 까다로롭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산량도 매우 적다. 대부분 추석을 전후해 잠깐 출하되는데 공급이 부족하니 부르는 게 값이다. 보통 ㎏당 20만~70만원이다. 비가 많고 태풍이 심했던 올해의 경우는 생산량이 유난히 적어 ㎏당 80만원을 넘기기도 했다. 이러한 자연산 송이와 거의 비슷한 '참송이버섯' 시설재배에 성공한 형제가 있다. 전용구-용만 형제다. 이들은 경기 양평군 강상면 송학리에 하나버섯연구소를 세우고 이곳에서 참송이를 대량 생산하고 있다. 이들의 노력으로 사람들은 싼 가격(kg당 9만~12만원)에 자연산 송이나 다를 바 없는 참송이를 먹을 수 있게 됐다. 현재 짓고 있는 하나버섯연구소 제2공장이 가동되면 ㎏당 가격은 5만원선까지 내려간다. ㎏당 5만원에 송이 맛볼 수 있어 참송이버섯은 자연산 송이버섯에서 균을 떼어내 배양한 것이다. 자연산 송이의 가치는 고유한 맛과 향에 있기도 하지만 항암면역 성분인 베타글루칸(β-Glucan)이 다른 버섯에 비해 많이 함유돼 있는 데 있다. 참송이는 맛과 향은 자연산 송이에 비해 다소 떨어지지만 베타글루칸 함유 비율은 오히려 높다. 자연산 송이가 100g당 20g 정도인 데 반해 참송이는 26.2g이나 되는 것으로 일본 식품분석센터 분석 결과 나타났다. 전용구 대표가 참송이버섯 시설재배에 성공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충남 예산 출신인 그는 전문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에서 건설회사에 다니다 1989년 귀농을 결심했다. "무엇을 재배해야 좋을까" 하는 고민 끝에 거봉포도를 해보려고 당시 농촌지도소(현 농업기술센터)에 가서 상의했더니 버섯을 해보라고 권유했다. 비닐하우스에다 느타리버섯-팽이버섯 등을 재배하면 소득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얘기였다. 팽이버섯이 당시 100g당 2,000원을 호가했다. 정책자금 지원도 시설비의 80%까지 가능했다. 귀가 솔깃했다. 문제는 전 대표가 버섯의 ㅂ자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1995년 그는 친척의 소개로 일본 나가노현과 사이타마현 두 곳에 버섯연구소가 있는 회사에 취직했다. 그는 현장에서 잡일부터 시작했다. 자재 옮기는 것, 버섯 옮기는 일, 알코올로 버섯 종균을 배양하는 기자재를 닦으면서 버섯의 인공재배방법을 눈동냥으로 배웠다. 일본인은 결코 그에게 배양방법을 가르켜주지 않았다. "연구소의 미생물학자들이 화학기호를 써가며 재배 방법을 가르쳐주지 않을 때는 오기까지 발동했다"고 한다. 그의 오기는 결국 팽이버섯-새송이버섯 등의 재배방법을 터득하는 데 이르렀다. "버섯이 자랄 때마다의 모든 생육 조건을 노트에 일일이 적어 데이터화했죠. 이산화탄소 수치를 보여주지 않아 내 맥박의 변화를 살피며 탄산가스를 측정했어요." 일본에서 사용하는 방법보다 다른 방법이 좋다는 것도 혼자 실험하며 적어나갔다. 자동화기기를 조작하다 잘못해 손가락 두 개가 잘리기도 했다. 하루 2시간만 자며 그는 끝없이 연구에 몰두했다.  2년여 후 일본에서 돌아와 다시 대규모 시설을 갖춘 국내 버섯 농가에 취직했다. 국내 기술 상황을 알아야 했기 때문이다. 여기서도 한 달 60만~70만원을 받으며 밑바닥부터 시작했다. 이미 일본에서 버섯에 관한 한 박사급이 된 그는 7개월 만에 기술이사가 됐다. 하지만 팽이-새송이 버섯으로는 수익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너도나도 버섯 농사를 하는 바람에 수익성이 떨어진 것이다. 전 대표는 송이버섯을 목표로 잡았다. 그동안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송이버섯의 인공재배에 성공한다면 그만큼 수익성이 보장된다는 생각이었다. 1998년 회사를 그만두고 강원도 산속으로 들어가 송이버섯이 자라는 온도-일조량-습도-풍속 등을 시간대별로 모두 기록했다. "아마 40만 병 이상의 종균배양 실험을 했을 겁니다." 강원도 산속은 너무 추워 치아가 모두 상했다. 전 대표는 "윗니와 아랫니의 거의를 틀니로 끼웠다"며 웃는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처럼 2001년 4월 드디어 획기적인 탈병방식의 배지(培地) 내 종균배양에 성공한다. 그는 숱한 지역을 돌아다니다 양평을 골랐다. "양평은 청정 지역입니다. 상수도 보호구역이기 때문에 모든 하수가 땅 아래 맨홀로 연결돼 나갑니다. 논이나 밭에 농약을 뿌리는 일도 없습니다. 그만큼 땅이 신선한 것이죠. 내년 참송이로만 3백50억원 매출 목표 남은 것은 시설을 어떻게 할 것인가였다. 동생 용만씨를 끌어들였다. 당시 삼성전자 자동제어시스템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한 용만씨는 수당-개발비 등을 합쳐 연봉 3억원에 달했다고 한다. 20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발명 특허도 삼성 이름으로 31건을 냈다. 개인 이름으로는 91건, 자동제어시스템에 관해서도 11건의 특허를 가진 발명통이었다. 용만씨가 회사를 퇴직하고 돈을 투자함과 동시에 모든 자동시스템을 고안해 설비했다. 참송이의 재배방법-재배기술-재배용기 등 10여 가지는 특허신청을 한 상태다. 하나버섯연구소의 월 매출은 15억원 정도. 현재 3분의 1만 가동하고 있지만 시험삼아 풀가동했더니 참송이 2.5t에 표고-새송이-팽이-잎새버섯 등을 포함해 총 8t이 생산됐다. 월 매출 50억원이었다. 내년에는 제2공장을 준공해 참송이로만 연 매출 3백50억원을 올릴 계획이다. 여기에 베타글루칸이 43.6g이나 들어 있는 꽃송이버섯을 생산하면 수익은 더 날 것으로 보인다. 판로는 전국의 백화점과 마트는 물론이고 호텔 등의 식당이다. 최근에는 삼성에버랜드와 1년 단위의 판매 계약을 맺기도 했다. 전 대표는 "지금은 주민 30~40명이 근무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150~200명이 일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양평군의 특산화 사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은 양평군과 지역 주민에게 나눠줘 농사를 지어도 부지런함과 노력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재배농가보다 40% 이상 높은 임금을 주고 있다고 한다. 그는 "소규모 버섯 재배 농가는 종균 배양이 힘들기 때문에 연구소에서 배양된 종균을 공급하는 재배 약정을 맺어 지역 주민의 소득 증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도 말했다.  양평군 강상면 총무계장 김승건씨는 "참송이 버섯의 시장성과 가격대가 좋아 기대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완전한 대량 생산 체제가 아닌 것 같아 기대 반 우려 반이지만 대량 생산 체제로만 간다면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지역경제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둑]삼성화재배 8강전 조훈현 vs 조치훈(2003. 10. 30)
2003. 10. 30 스포츠
조훈현과 조치훈, 두 사람은 1980년대와 90년대 한-일 바둑계를 대표하는 바둑 영웅이다. 양웅간의 대결은 양국 바둑팬의 최대 관심지사였고 모두 경외에 가까운 심경으로 이들의 용호상박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둘간의 대결은 의외로 그 저울추가 휘청 기울어져 있다. 조치훈은 1980년 명인 등극 직후 귀국해서 양자간의 첫 대결에서 2연승의 판맛을 보았을 뿐, 이후 조훈현에게 무려 8연패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 두 사람이 참으로 자주 만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조훈현 쪽이야 여전히 수다한 세계기전에 얼굴을 내비치며 50객 호랑이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으니 그렇다손 치더라도, 조치훈은 아주 가끔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매우 빈번히 조훈현과 마주치고 있는 것이다. 특히 LG배 세계기왕전은 그 악연(?)이 깊어 2000년 이후 3년 연속 나왔다 하면 조훈현을 만나 패한 바 있다. 그 두 사람이 10월 16일 삼성화재배 8강전에서 또! 만났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이날은 조치훈 9단이 8연패의 사슬을 보기좋게 끊은 날이었다. 바둑 내용도 근사했다. 마치 전성기의 두 사람을 보는 듯 각자 자신의 비기(秘技)를 마음껏 발휘해 서로를 응접했다. 장면도1을 보자. 조훈현의 백번. 초장부터 자신의 전매특허인 속력행마를 달리던 조훈현이 백①로 나비처럼 날아 붙여왔다. 이른바 조훈현류의 '잽'. 백⑤의 기분좋은 젖힘은 바로 이 잽의 성과이다. 이번엔 조치훈의 차례. 장면도2의 흑①로 깊숙이 들어와 ⑪까지 하변 백진을 초토화시켜버렸다. 타개의 귀신 조치훈다운 발상이자 수법이 아닐 수 없다. 장면도3에서 조치훈류는 더욱 노골적으로 이빨을 드러낸다. 보통의 감각이라면 흑즴정도로 보강하는 것. 하지만 조치훈은 흑①로 좌상귀 3-三을 파고들어 실리의 균형을 무너뜨려버렸다. 하변의 흑 대마는 얼마든지 타개해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과 배짱이 풀풀 묻어나는 발상이다. 결국 이 바둑은 조치훈의 KO승으로 마감됐다. 라이벌전 8연패 끝의 1승이 얼마나 달콤할 것인가는 독자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다. 조치훈 9단의 축배에 술 한잔 권하고 싶다. 양형모〈바둑평론가-한국기원 홍보부〉
바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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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재배한 채소로 김장해 이웃들과 나누는 강재섭 전 대표
직접 재배한 채소로 김장해 이웃들과 나누는 강재섭 전 대표
2010. 01. 04 16:39 화제
요즘이야 대부분의 가정에서 김치를 사서 먹는다고 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김장은 겨울을 나기 위한 가장 큰 행사다. 마당 한가득 절인 배추를 쌓아놓고 소를 버무리다 보면 일 년의 준비를 끝낸 듯 마음이 든든해진다. 김장철, 곳곳에서는 김장 나눔 행사가 한창이다. 한마음 한뜻으로 새해를 준비하고 나누는 훈훈한 현장에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가 함께했다. 나눔의 마음을 담아 사랑으로 버무린 김치 김장나누기 행사가 끝난 후 강재섭 전 대표와 부인 민병란 여사가 다정하게 포즈를 취했다.모처럼 매서운 바람이 잦아든 12월의 어느 토요일 아침, 경기도 성남에 자리한 한 장애인복지관 앞마당으로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든다. ‘다문화가정과 함께하는 사랑의 김장김치 나누기’ 행사를 위해 이른 아침부터 한달음에 달려온 이들이다. 도착한 사람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앞치마를 찾아 동여매고 일할 채비를 한다. 지휘하는 사람이 없어도 저마다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다문화가정과 어울려 함께 김장을 담그고 소외된 이웃들과 김치를 나누는 이번 행사는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62)가 제안해 이루어졌다. 2008년 7월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경기도 분당 자택 인근에서 농사를 지어온 강 전 대표가 직접 수확한 배추와 무 등을 이웃과 함께 나누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한 것. 지난 8월부터 400여 평의 땅을 일궈 배추와 무를 심은 강 전 대표는 1,300포기 배추와 2.5톤 트럭 한 대 분량의 무를 수확했다. “혼자서가 아니라 동네 주민들과 함께 농사를 짓기 시작했어요. 보통 소일거리로는 5~10평 정도 텃밭을 일구는데, 제가 뭐든 시작하면 크게 하는 편이고 같이 일굴거라 우선 땅을 400여 평 확보했어요. 농사를 통해 건강한 농산물을 수확해 먹겠다는 목표도 있었지만 저와 함께 사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동행’하겠다는 거였죠. 우선 이웃들과 먼저 ‘함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강재섭 전 대표 내외는 지난 봄부터 집 근처 400여 평의 땅을 일궈 이웃들과 농사를 짓고 있다. 매일 잡초를 뽑고 물을 주며 농사 재미에 푹 빠졌다.당 대표 시절 전북대에서 명예 수의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소를 구입해 정읍의 농장에 맡겨 기르는 등 평소 영농과 축산에 관심이 많았던 강 전 대표였다. 하루를 분 단위로 쪼개 움직여야 할 만큼 바쁜 당 대표 생활을 마감한 후 달콤한 여유를 즐긴 것도 잠시, 매일 잡초를 뽑고 물을 주며 텃밭에서 시간을 보냈다. 강재섭 전 대표의 부인 민병란 여사 또한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강 전 대표와는 달리 농사를 처음 지어보는 민 여사였지만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정직한 노동의 결과물을 보며 땀 흘리는 재미에 푹 빠져들었다고 했다. “처음 시작할 때 동네에서 텃밭을 일궈본 분이 계셔서 직접 그 분 스카우트에 나섰어요. 농사 경험이 있는 어르신도 영입하고요. 그분들께 조언을 많이 얻었어요. 정성껏 키운 상추며 깻잎 등을 따다 집집마다 돌렸더니 한 집씩 같이하고 싶다며 동참하더군요. 이제는 15가구가 함께 텃밭을 일궈요. 우리는 반상회 대신 수시로 농사 회의를 하면서 사는 이야기를 나눠요.” 덕분에 올 한 해 내내 100% 유기농 채소를 마음껏 먹으며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었다. 고추, 오이, 토마토, 가지, 깻잎, 호박, 상추, 쑥갓 등 밭에서 바로 신선한 채소를 따다 식탁에 올리면 여느 고급 음식점 부럽지 않은 훌륭한 상차림이 됐다. “안심하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먹을 수 있어서 이웃들도 무척 좋아해요. 우리 동네 사람들이 올 한 해 자급자족을 하는 바람에 농협에 타격을 준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웃음). 요즘엔 이웃들과 자주 밭에 모여서 음식도 나눠 먹고 바비큐 파티도 하고 그래요. 예전에는 서로 옆집에 누가 사는지조차 잘 몰랐는데, 이제는 서먹함은 완전히 사라지고 한 가족같이 지내요.” 겨울 김장을 위해 심어 수확한 배추와 무를 ‘좋은 일’에 쓰자는 계획도 동네 사람들과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다 나온 것이다. 가정마다 한두 포기씩 가져가 맛을 본 뒤, 1,000포기는 지난 11월 18일 실시한 한나라당 여성위원회의 김장 담그기 봉사활동에 기증하고, 나머지 500여 포기는 직접 김장을 담가 나누기로 한 것이다. 땅으로부터 배운 따뜻하고 성실한 시선 이날 김장 나눔 행사에는 강재섭 전 대표와 부인 민병란 여사 외에도 연예인 봉사단 ‘몽블랑’ 회원들과 KBS-2TV ‘미녀들의 수다’ 출연자, 다문화 가정 20가구와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해 뜻을 모았다. 평소 꾸준히 봉사활동을 실천해온 강 전 대표 내외가 알음알음 알고 지내던 이들이 고맙게도 시간을 내 자발적으로 참여해준 것. ‘다문화 가정과 함께 하는 사랑의 김장 김치 나누기’행사에서 열심히 김치를 버무리고 있는 강재섭 전 대표 내외.“주변 분들이 이렇게 힘을 보태주니 더욱 힘이 납니다. 사실 직접 김장을 해보는 것은 오늘이 처음입니다. 매번 김장 나눔 행사에 지원은 해왔지만, 제가 이렇게 장갑을 끼고 배추에 양념을 묻혀보는 건 처음이라 재미나네요. 함께하는 이주 여성분들도 저처럼 즐거워해주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최근 들어 강 전 대표가 특히 관심을 갖고 추진하는 사안이 바로 다문화가정과의 ‘동행’이다. 국내 다문화가정이 15만 가구에 이르고, 6만 명 이상의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학교에 다니고 있는 현실에서 더 이상 우리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들을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다. “한국에 뿌리를 내리게 된 이들을 겉모습이 다르다고, 소통에 어려움이 있다고, 자라온 환경이 다르다고 해서 소외시키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이제는 함께 ‘우리나라’ 국민이라는 생각으로 보듬고 끌어안아야 할 때입니다. 오늘 행사도 우리가 한 가족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당을 궤도에 올려놓고 대표직을 반납한 지 벌써 1년 6개월째. 요즘 강재섭 전 대표는 논쟁의 중심에서 한발 물러나 찬찬히 우리 사회를 톺아보며 하마터면 놓치고 갈 뻔했던 귀중한 가치들에 대해 깨닫고 있다. 특히 농사가 주는 귀한 교훈을 한 톨도 빠짐없이 챙겨 넣고 있는 중이다. “농사에서 배우는 것이 참 많아요. 농작물은 거름을 준다고 해서 자라는 것이 아니라 농부가 논두렁을 왔다 갔다 하는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이 있지요. 위정자들도 이런 농부의 자세로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농작물을 염려하듯 국민의 안위를 염려하고, 따뜻한 관심으로 본분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지요. 또 하나, 귀찮다는 이유로 잡초 뽑기를 조금만 소홀히 하면 금세 자라 결국 엉망이 되고 맙니다. 매일 조금씩 뽑아주면 큰 문제도 생기지 않고 쉽게 관리할 수가 있잖아요. 사회의 많은 문제들도 곪아 터질 때까지 내버려두지 말고 세세한 관심을 기울여 부지런히 솎아줘야 해요.” 그렇게 성실한 사회의 농부가 돼야겠다는 강재섭 전 대표는 새해를 맞아 자신은 물론 국민 모두가 ‘동행’하며 ‘협력’하는 삶을 살았으면 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 올해의 성공과 실패를 거울삼아 내년 농사에서는 더 풍성한 수확을 일구어낼 것을 다짐했다. 앞으로 땅으로부터 배운 귀중한 교훈을 밑거름으로 한 강 전 대표의 행보를, 그 수확을 기대해봐도 좋을 듯하다. ■글 / 이연우 기자 ■사진&제공 / 이주석, 강재섭 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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