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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2,063 건 검색)

발전소 배만 불리는 ‘전력시장 용량요금제도’, 전문가 대부분 “개선 필요”
2024. 12. 19 14:57 과학·환경
... 제도다. 전력 상황에 따라 발전소들이 순발력 있게 발전을 해서 수요와 공급을 맞추는 동시에 예비 전력을 제공해 전력망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도입됐다. 전력 부족을 방지하기 위해 미리 발전소에...
조국, 입감 전 마지막 메시지 “남은 건 검찰개혁···정권교체 전력투구해야”
2024. 12. 16 09:34 정치|정치
... 넓혀갔기에 스스로를 위로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 전 대표는 혁신당을 향해선 “정권교체에 전력투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내란공범 국민의힘이 정권을 유지하는 일은 하늘이 두 쪽이 나도...
조국 가족 수사
‘즉시 전력감’ 양민혁, 유럽 데뷔전 임박?
2024. 12. 05 20:26 스포츠
... 영플레이어상까지 거머쥐었다. 이적시장 전문 매체 트란스페어퍼마크트도 “토트넘 합류 즉시 1군 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이 매체는 “빠른 발, 수비수를 상대하는...
전력 당국 “올겨울 ‘최대 전력 수요’ 1월 셋째주 97.8GW 전망”
2024. 12. 05 14:14 경제
.... 전력 당국이 확보한 공급 능력 110.2GW는 지난해 겨울철보다 5GW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전력 당국은 “이번 겨울에는 정비에 들어가는 새울 1호기를 제외한 23기의 원전이 모두 가동된다”며...

스포츠경향(총 1,262 건 검색)

선발, 셋업, 마무리까지 착착 맞춰지는 LG 마운드 퍼즐···전력 공백 모두 메웠다
2024. 12. 19 15:55 야구
LG 장현식. 연합뉴스 LG의 마운드 전력이 순조롭게 채워지고 있다. 선발부터 중간 계투, 마무리까지 퍼즐이 맞춰졌다. LG는 공격적인 불펜 충원을 통해 이적과 부상 등으로 인한 전력 이탈을 상쇄했다. 올해 LG에서 주요한 역할을 한 투수들은 시즌 종료 후 하나둘 전력 외 상태가 됐다. 선발과 중간계투, 마무리가 모두 한 자리씩 비었다. 2년간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던 최원태가 삼성으로 FA 이적했다. 셋업맨인 좌완 함덕주는 올해 LG와 4년 38억 원에 FA 계약을 맺고 잔류했으나 지난 1월 팔꿈치 수술을 받아 오랜 기간 전력 외 상태였다. 8월 복귀해 15경기에서 11.2이닝을 던졌으나 지난달 같은 부위를 재수술받았다. 개막 엔트리 합류가 어렵다. 올해 26세이브를 기록하며 리그 세이브 3위에 오른 유영찬은 지난달 프리미어12 국가대표팀에 다녀온 뒤 팔꿈치 미세 골절이 발견돼 수술을 받았다. LG는 올해 스토브리그를 투수 영입에 ‘올인’했다.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장현식과 김강률을 영입하고 최원태의 FA 보상선수로 최채흥을 데려왔다. NC에서 방출된 심창민까지 품었다. 불펜 투수만 4명을 영입했다. 전력 이탈로 인한 공백을 메꾸고 지난 시즌 최대 약점이었던 구원 전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강한 의지다. 이미 내년 마운드 운용의 대략적인 윤곽은 나왔다. 올해 가을야구에서 호투한 임찬규와 손주영이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 요니 치리노스와 함께 선발진을 구성한다. 올해 필승조로 투입돼 꾸준히 이닝을 소화해 온 이지강, 삼성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갔던 최채흥 등이 5선발 경쟁에 합류할 전망이다. 염경엽 LG 감독은 장현식을 새 시즌 소방수로 낙점했다. 염 감독은 유영찬의 긴 재활 소식이 전해지기 전부터 마무리 교체를 구상하고 있었다. 이로써 LG의 뒷문엔 조금 더 여유가 생겼다. 고우석이 미국에 진출하며 마무리 보직을 물려받은 유영찬은 아직 1년 차 소방수다. 수술 회복 후 재활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예정이기에 좀 더 시간을 갖고 성장세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LG 김강률. 연합뉴스 베테랑 김강률과 심창민의 합류로 인해 불펜에는 안정감이 더해졌다. 지난 시즌 70경기에서 70.1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 3.91을 기록한 김진성에 이어 필승조로 활용할 옵션이 늘었다. 김강률은 2021시즌 두산에서 주전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며 3승 무패 21세이브, 평균자책 2.09를 기록한 만큼 클러치 상황에서의 활용도가 높다. 지난 시즌 내내 ‘구원 평균자책 꼴등’이라는 꼬리표가 LG를 따라다녔다. 잠실 예수는 떠나갔고 가을야구에서는 외국인 선발 자원 에르난데스를 마무리로 기용해야 했다. LG는 왕조 재건을 위해 가장 먼저 마운드를 보강했다. 각지에서 긁어모은 에이스 투수들이 LG의 ‘어벤져스’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소토 영입 실패? 타격 ‘1도 없는’ 양키스, 전력 보강 착실히 진행중···“1루수, 3루수, 코너 외야수 보강 더 할 듯”
2024. 12. 18 21:28 야구
코디 벨린저. 게티이미지코리아 뉴욕 양키스로 이적한 코디 벨린저. 뉴욕 양키스 SNS 캡처 후안 소토(뉴욕 메츠)를 놓친 충격은 하나도 없는 모습이다. 뉴욕 양키스가 소토 영입전이 끝난 뒤 재빠르게 ‘플랜B’를 가동, 필요한 곳에 하나씩 보강을 해나가고 있다. 심지어 아직 끝나지도 않았다. 양키스는 18일 시카고 컵스와 트레이드를 통해 외야 자원인 코디 벨린저를 영입했다. 양키스는 그 대가로 오른손 투수 코디 포팃을 보냈다. 또 양키스는 컵스로부터 500만 달러에 달하는 연봉 보조까지 받는다. 미국 CBS스포츠는 이번 양키스의 벨린저 영입에 평점 A를 부여했다. 이 매체는 “벨린저는 여러 면에서 양키스와 잘 맞는다. 중견수로 시즌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며 “벨린저는 커리어 내내 평균보다 위라는 평가를 받았다. 양키스의 수비를 향상시킬 뿐 아니라 애런 저지의 수비 부담까지 줄여줄 수 있다. 또 부상이나 트레이드를 통해 팀 구성이 바뀌면 벨린저는 코너 외야수나 1루수로도 뛸 수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소토 영입에 실패한 후유증은 하나도 없는 모습이다. 맥스 프리드. 게티이미지코리아 양키스는 이번 스토브리그의 최대어였던 소토를 붙잡기 위해 16년 7억6000만 달러라는 엄청난 금액을 제시했다. 하지만 뉴욕 메츠는 15년 7억6500만 달러에 스위트룸 제공 등 양키스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했고, 결국 소토는 양키스가 아닌 메츠로 향했다. 소토를 놓친 것은 아쉽지만, 양키스는 곧바로 플랜B를 가동, 부족한 포지션 보강에 나섰다. 가장 먼저 선발 투수들 중 코빈 번스 다음 가는 평가를 받았던 왼손 투수 맥스 프리드에서 8년 2억1800만 달러 계약을 안겨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왼손 투수 역대 최고 계약이었다. 여기에 프리드의 영입으로 인해 자리가 없어진 네스터 코르테스는 밀워키 브루어스의 마무리 투수 데빈 윌리엄스를 트레이드로 데려올 때 카드로 썼다. 여기에 벨린저까지 영입하면서 다저스는 선발과 마무리, 그리고 외야에 걸쳐 두루 보강에 성공했다. 양키스의 영입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MLB닷컴은 “양키스는 FA 시장에서 외야수와 1루수 중 하나 정도는 확보하려고 한다”며 “크리스티안 워커나 피트 알론소보다 비용이 덜 드는 대안을 찾을 수 있다. 카를로스 산타나, 폴 골드슈미트 같은 다른 1루수들도 잠재적인 영입 후보들이다. 이 밖에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의 조쉬 네일러, 텍사스 레인저스의 나다니엘 로우 역시 트레이드를 타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2루수, 또는 3루수에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 트레이드 가능성이 높은 놀란 아레나도나 FA 시장에 나와있는 알렉스 브레그먼 같은 선수들을 노릴 수도 있다고 했다. 그리고 “현재 시장에 있는 코너 외야수 상위 2명은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와 앤서니 산탄데르다. 이들은 200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선수들”이라며 코너 외야수 보강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데빈 윌리엄스. 게티이미지코리아
LG, 우완 심창민 영입···‘우승 불펜’ 향해 전력 보강 이어간다
2024. 12. 18 14:08 야구
LG 심창민. LG 트윈스 제공 LG가 공격적인 불펜 보강을 이어가고 있다. LG는 18일 NC 출신 우완 심창민까지 영입했다. LG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심창민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심창민은 2011년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삼성에 입단해 2022시즌부터 NC에서 활약했다. 그는 KBO통산 11시즌동안 485경기 491이닝 31승 29패 80홀드 51세이브 4.2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심창민은 계약 후 “LG가 저를 믿고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 너무 감사드린다”라며 “구단이 저에게 기대하는 부분을 충분히 알고 있다. 시즌 전까지 남은 시간 준비 잘해서 실력으로 기대에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한번 LG트윈스가 우승을 하는데 보탬이 되면 좋겠고 이전보다 더 좋은 모습으로 팬분들께 다가가갈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LG 구단은 “심창민은 과거 필승조의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선수로 테스트 결과 경쟁력 있는 구위와 향상된 제구력으로 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차분히 전력 보강하는 양키스···프리드 이어 트레이드로 밀워키 ‘특급 마무리’까지 영입, 소토 놓친 후유증은 없다
2024. 12. 14 22:58 야구
데빈 윌리엄스. 게티이미지코리아 후안 소토를 놓친 아쉬움을 뒤로 하고, 뉴욕 양키스가 차분히 보강을 하고 있다. 이번에는 트레이드를 통해 정상급 마무리 투수를 데려와 뒷문 보강에 성공했다. MLB닷컴은 14일 “양키스가 밀워키 브루어스와 트레이드를 통해 밀워키의 마무리 투수 데빈 윌리엄스를 영입했다”고 전했다. 2013년 메이저리그(MLB)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밀워키에 지명된 윌리엄스는 2019년 MLB 무대에 데뷔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단축시즌으로 진행된 2020년 22경기에 등판해 4승1패 9홀드에 평균자책점 0.33의 눈부신 활약을 보인 윌리엄스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22승9패, 54세이브, 평균자책점 1.97의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데빈 윌리엄스. 게티이미지코리아 올해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척추뼈에 피로골절이 발생하는 큰 부상을 당해 7월말이 돼서야 복귀했다. 그럼에도 22경기에서 1승 무패 14세이브에 평균자책점 1.22라는 빼어난 성적을 냈다. 양키스는 윌리엄스를 얻는 대가로 밀워키에 왼손 투수 네스터 코르테스와 유망주 내야수 케일럽 더빈, 그리고 연봉 보전을 위한 현금을 밀워키에 줬다. 윌리엄스는 2025시즌을 마친 후 FA 자격을 얻기 때문에 양키스에서 한 시즌만 뛰게 될 수도 있다. 이에 양키스가 연장 계약을 제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뒤따르지만, 브라이언 캐시먼 양키스 단장은 “윌리엄스와의 계약 연장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왼손 선발 투수인 맥스 프리드에게 8년 2억1800만 달러라는 엄청난 계약을 안긴 양키스는 특급 마무리 투수까지 보강에 성공하며 전력을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데빈 윌리엄스. 게티이미지코리아

주간경향(총 18 건 검색)

전력망 혁신이 탄소중립 부른다(2022. 01. 07 15:27)
2022. 01. 07 15:27 경제
전남 신안군은 ‘천사섬’으로 불린다. 신안군에는 우리나라 섬의 3분의 1에 달하는 1027개의 섬이 있는데 바닷물이 밀려올 때 잠기는 바위섬을 뺀 섬다운 섬만 합치면 1004개라서 붙은 별칭이다. 압해도에서 암태도를 잇는 길이 10㎞의 대교의 이름도 ‘천사대교’이다. 신안의 섬들은 저마다 크고 작은 갯벌을 품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로 갯벌에 칸막이를 만들어 바닷물을 들이면 염전이 된다. 갯벌을 흙과 섞어 복토한 땅 위에서 농사도 짓는다. 비금도의 시금치는 당도가 높아 맛있고, 마늘도 유명하다. 새우와 전복, 우렁이 등 양식업도 상당히 발전했다. 전남 신안군 자라도에 24㎿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가 설치되어 있다. 신안군은 조례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을 분기별로 주민들에게 배당한다. / 신안군 제공 천사대교를 건너면 암태도에 닿고, 해상교량 2곳을 더 거치면 안좌면이 속한 안좌도가 나온다. 안좌도의 서남쪽에 붙은 작은 2개의 섬 박지도와 반월도는 ‘퍼플섬’으로 불리는데 최근 유엔세계관광기구가 선정한 관광마을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화가 김환기의 생가도 안좌도에 있다. 신안의 자랑거리는 또 있다. 강한 햇빛과 바람이다. 일조량이 하루 평균 4시간 이상으로 전국에서 가장 좋고, 연평균 초속 7m의 바람이 분다. 안좌도를 찾은 지난해 12월 17일 오전에도 초속 13m의 북서풍이 불었다. 눈이 예보된 이날, 영상 5도에도 체감온도는 영하 1도까지 떨어졌는데 구름 사이로 햇빛이 비치면 확연히 따뜻해졌다. 탄소중립 시대의 에너지원인 햇빛과 바람을 풍부하게 갖춘 신안은 재생에너지 발전 후보지로 첫손에 꼽힌다.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이 이미 상당한 규모로 이뤄지고 있고 대규모 해상풍력도 가세할 예정이다. 소금과 시금치를 만드는 햇빛과 바람이 전기가 되어 빛의 속도로 전국 곳곳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에너지 스타트업 식스티헤르츠가 전력거래소 데이터를 이용해 제공하는 햇빛바람지도를 보면, 지난 1월 6일 신안군 251개소(태양광 249곳·풍력 2곳)의 재생에너지 발전소에서 2678㎿h(예측치)의 전력을 만들어내고 있다. 약 480가구(4인 기준)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전국에서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가장 많은 전라남도에서 영광군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햇빛과 바람으로 평생연금 만든다” 신안군은 이렇게 풍부한 재생에너지 자원으로 얻은 이익의 일부를 주민에게 나눠준다. 2018년 10월 제정한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 등에 관한 조례’에 근거를 뒀다. 햇빛과 바람, 조류 등 지역 자원을 이용한 재생에너지 개발이익을 분배할 때 지역주민이 소외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다. 미국 알래스카주에서 “주의 자원은 주민의 소유”라는 주 헌법에 따라 1982년부터 석유 등 천연자원 수입 일부를 주 거주기간 1년 이상인 모든 주민에게 매년 지급하는 것과 비슷하다. 주민참여로 진행된 발전용량 96㎿ 규모의 안좌도 스마트팜앤쏠라시티의 경우 사업비 2826억원 중 113억원(4%)을 조합 명의로 대출해 충당했다. 사업자가 발전시설을 담보로 제공하고 이자와 원금을 갚기 때문에 주민의 금전적인 부담은 없다. 사업 참여에 동의하는 주민들이 회비 1만원을 내고 협동조합에 가입하면 분기별로 배당금을 받는다. 사업자는 영업이익의 30%를 배당금으로 지급하는데 안좌면 태양광조합은 지난해 4월과 7월, 11월 주민 1인당 12만~36만원씩을 지급했다. 섬의 길목마다 배당금 지급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안좌도에서 자라대교를 건너면 나오는 자라도의 빛솔라에너지(24㎿)도 주민참여로 완성돼 3차례 배당금을 지급했다. 지난해 11월 29일 3번째 주민참여 사업인 지도의 100㎿ 규모 태양광 발전 이익 배당금도 처음 지급했는데 3512명의 주민이 1인당 11만~35만원씩을 받았다. 신안군은 2년 내로 태양광발전 규모를 1.8GW로 확대하고, 2030년 세계 최대인 8.2GW 규모의 신안해상풍력까지 더하면 연간 태양광과 풍력으로 모든 군민이 각각 최대 600만원씩의 배당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16일 방문한 안좌면 신재생에너지 주민·군 협동조합 사무실 한쪽에는 “신재생에너지 이익공유 평생연금 구현”, “주민참여 탄소제로·기후변화대응” 등이 적힌 ‘조합구호’가 붙어 있었다. “신재생에너지 민주주의로 새로운 주민 소득 복지 구현”이라는 구호도 적혀 있었다. 박두훈 협동조합 사무국장은 “국가에서도 주기 힘든 평생연금을 햇빛연금, 바람연금으로 제도화하는 것”이라면서 “(기본소득에 관심이 높은) 경기연구원과 여러 지자체에서 우리 사례를 배우려고 찾아왔다”고 말했다. 박 사무국장은 “우리 지역에서 나온 햇빛과 바람은 우리 것이고 여기서 나온 이익을 주민 모두가 나누자는 생각에서 출발했다”면서 “배당금을 현금이 아니라 지역상품권으로 주기 때문에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신안군은 2014년 이후 7년 만에 인구가 유입됐는데 이익공유제가 한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그는 “세계 각국의 정책도 마찬가지고 우리나라도 탄소중립에서 비켜나갈 수 없는 상황이다”면서 “해야 할 일이라면 전 국민이 평생연금을 받을 수 있는 형태로 제도화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민들도 이익공유제를 반겼다. 임선호 마진리 이장(66)은 “일부에게만 보상금을 주면 주민 간에 갈등이 심할 텐데 공동으로 나누니 좋다”면서 “배당금이 나오는 날은 반찬 사고, 비료나 농약도 사고, 외식도 하면서 마을이 북적인다”고 말했다. 발전소·송전망 건설 둘러싼 갈등 여전 발전사업자는 이익공유로 주민 반발과 민원이 줄어 사업 추진을 빠르게 할 수 있다. 정상권 안좌도 스마트팜앤쏠라시티 발전소장은 “기업이 지역사회에서 개발사업을 할 때 지역민과 상생하려는 의지가 없으면 앞으로 갈수록 더 어려워질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개발 이익을 주민들과 일정 부분 나누자는 제안이 합리적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발전사업은 단기 사업이 아니라 20년 이상의 긴 호흡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라 주민들과의 화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주민들의 지지를 얻어낼 수 있다면 일정 부분 이익을 공유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박두훈 안좌면 신재생에너지 주민·군 협동조합 사무국장이 지난해 12월 16일 주민 이익공유제를 소개하고 있다.(왼쪽) 정상권 안좌도 스마트팜앤쏠라시티 발전소장이 같은 날 태양광발전소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 주영재 기자 배당금 지급을 시작하면서 반발 여론이 많이 누그러졌다고 하지만 토지를 빌려 일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반감이 크다. 읍동리에서 만난 최성문씨(44)는 “땅을 가진 지주나 연세 많은 분들은 좋아하지만 땅을 빌려 새우 양식업이나 농업에 종사하는 젊은 사람들은 지주가 발전소 사업을 시작하면 다 그만두고 나와야 한다”면서 “농사를 지으려고 만든 멀쩡한 간척지 땅에도 태양광발전소를 지으려 일부러 땅을 깊이 파 염해 판정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지역상품권의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불만도 있다. 특히 태양광발전이 늘면서 변전소나 송전망이 주변에 건설되는 것에 거부감이 강했다. 창마리의 한 주민은 “배당금을 받아 좋긴 하지만 발전소나 송·변전 시설 건설에 따른 피해 보상이라고 본다”면서 “나중에 몇백만원씩 평생연금으로 온다면 좋겠지만 대통령이나 군수가 바뀌면 또 뒤집힐 수 있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재생에너지 확대의 걸림돌은 주민 수용성만이 아니다. 더 큰 숙제가 있다. 기후나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들쑥날쑥한 재생에너지의 특성 탓에 전력계통의 안정성 문제가 불거진다는 점이다. 전력망을 선제적으로 정비하고, 유연하게 관리할 수 있는 운영기술을 확보해야 하는 이유다. 전력계통의 주파수는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60Hz다. 전력 수급이 일정하지 않으면 주파수 변동으로 전력망에 물려 있는 전기 관련 모든 설비가 영향을 받는다. 심하면 대규모 정전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최순호 전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일반 가정용은 문제가 없는데 59Hz보다 주파수가 감소하면 화력발전기가 설비 보호를 위해 운전을 멈추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주파수가 떨어지면 수급을 일치시켜 주파수를 회복하도록 일부 지역에서 임의로 정전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력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 주파수 안정을 위해 임의로 발전기 출력을 줄이거나 가동을 중단하는 출력제약(Curtailment)을 한다. 제주에서 출력제약이 빈번한데 2015년 3회로 시작해 2020년 77회, 2021년 64회 등 7년간 225회에 달했다. 화력이나 가스발전기는 최소출력을 유지해야 하므로 재생에너지 발전에 먼저 출력제약을 건다. 주로 풍력발전이 대상이었지만 지난해부터 태양광으로 확대했다. 출력제약은 재생에너지 사업자의 수익을 낮추고,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낭비하는 비효율성의 원인이다. 재생에너지 발전에 앞선 독일, 호주, 미국, 일본이 모두 겪는 문제이기도 하다. 국내에선 제주에 이어 지난해 육지에 상륙했는데 신안군이 첫 번째 지역이다. 제주에서 육지로 확대된 출력제한 지난해 12월 16일 안좌도 서쪽 끝에 있는 스마트팜앤쏠라시티 발전소를 찾았다. 24만6240장의 국산 태양광 모듈이 지표면에서 약 1.2m 높이에서 15도 각도로 태양을 향하고 있었다. 전력을 보내는 동안 손실을 막기 위해 154kv로 승압하는 변전소도 근처에 있었다. 땅에는 염생식물인 함초가 자란다. 이날 날이 흐려 발전량은 100㎿h 정도로 평균치의 3분의 1이 채 되지 않았다. 일조량이 좋은 3~4월에는 하루에 거의 700㎿h까지 나온다. 이렇게 햇빛이 좋은 날, 강한 바람까지 불면 출력제약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팜앤쏠라시티 발전소도 한전의 요청에 따라 지난해 3월 이후 3차례 출력제어를 했다. 정 소장은 “안좌변전소에서 (해남의) 하원변전소로 연결되는데 최대 수용치가 250㎿”라면서 “바람도 좋고 햇빛도 좋은 날은 과부하의 우려가 있어서 올해 출력제약이 있었고, 앞으로 이를 대비하기 위해 한전에서 안좌·화원 간 해저케이블 증설 공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 전문가를 중심으로 출력제약에 따른 발전사업자 보상 방안이나, 출력제약 대상을 선정하는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영환 홍익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는 “(전력 공급)피크 때 4~5% 정도만 잘라도 피크를 모두 수용할 때에 비해 송전망 부담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면서 “4~5%의 출력제약은 무보상으로 하고, 그 이상 계속될 경우 보상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출력제약 대상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입찰제를 제안했다. 돈을 내고서라도 발전하겠다는 사업자는 제외하는 대신, 출력제약에 참여한 사업자에 보상금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전력거래소도 비슷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전력거래소는 주간경향의 문의에 “2023년 10월 신재생입찰제도를 도입해 발전계획량을 입찰하고, 출력제어에 참여하는 신재생발전기에 보상을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입찰에 참여해 발전계획에 반영된 용량 중 출력제어 지시로 발전하지 못한 양은 시장가격으로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에너지 스타트업 ‘식스티헤르츠’가 제공하는 햇빛바람지도를 보면 전국 각지의 재생에너지 발전소의 예측 발전량을 파악할 수 있다. 사진은 지난 1월 6일 신안군의 재생에너지 발전 현황 / 햇빛바람지도 남거나 부족한 전기를 서로 주고받는 유럽과 달리 전력계통의 ‘섬’으로 존재하는 한국은 국내에서 출력제약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배터리 저장, 수소 생산, 양수 발전 등이 해법으로 거론된다. 태양광 연계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주던 보조금이 사라져 배터리 ESS를 통한 해법은 동력이 꺾인 모양새다. 태양광발전소는 크게 두가지로 수입을 얻는다. 화력·가스·원전 등을 통틀어 전력 생산 원가를 뜻하는 계통한계가격(SMP)과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통한 매출이다. 지난 1월 6일 기준 SMP 평균가(육지)는 ㎾h당 162.41원, REC 평균가는 1REC당 4만7원이다. 발전소는 1000㎾h당 1REC를 받는데, 이는 일종의 탄소배출권으로 전기 소비자가 구매할 경우 재생에너지 사용을 인정받는다. 화력발전을 하는 기업은 의무적으로 일정량의 REC를 구매해야 한다. REC 가중치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의 수익을 좌우하는데 정부는 2020년 12월까지 태양광 연계 ESS에 가중치 4를 줬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과 변동성을 보완하는 장점이 있지만 투자 비용이 크기 때문에 4배로 보상한 것이다. 비용 부담이 크고, 운영이 효율적이지 않다고 판단해 지난해 1월부터 이 가중치를 없앴다.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은 태양광 연계 ESS에 주던 가중치가 사라지면 적자가 나기 때문에 ESS를 붙일 수 없다고 말한다. 정 소장은 대안으로 잉여전력으로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소장은 “RE100(생산 시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뜻함)이나 탄소중립이 세계적인 대세가 됐다. 탄소중립으로 가려면 재생에너지가 늘 수밖에 없는데 이를 늘리려면 사업적인 메리트를 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전력망 보강은 출력제약을 막기 위해서도, 재생에너지 보급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재생에너지 설비는 2~3년이면 건설하는데 송전망은 계획부터 주민반발에 의한 건설 지연까지 합하면 평균 7년이 걸린다.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확충 속도에 전력망이 따라가지 못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28일 ‘전력계통 혁신방안’을 발표해 ‘선 전력망 후 발전’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문제의식에서다. 대선을 앞두고 ‘에너지 고속도로’를 만들겠다는 말도 나온다. 이유수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재생에너지 설비를 지어놓고 활용을 못 하면 안 되니 일종의 에너지가 다닐 수 있는 길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면서 “옛날에는 설비를 먼저 지어놓고 송배전망을 확충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젠 송배전 계획을 먼저 실행하고 그다음 설비가 들어오는 식으로 우선순위가 변했다”고 말했다. 옥상을 발전소로 에너지의 전기화가 진행되면 전력 생산 확대에 맞춰 송전망 확충도 불가피하다. 밀양의 송전탑 반대 운동이 지금까지 13년째 이어지듯 송전망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반발은 강하다. 결국 전력 수요지에서 최대한 에너지를 자급하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최근 공장과 물류센터의 옥상 등 유휴부지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갖추는 움직임이 주목을 받는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11월부터 인천 영종도에 있는 제1통합물류센터에 연간 발전량 1371㎿의 태양광 발전 설비를 가동했다. 물류센터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한 것은 국내 면세점 최초다. 축구장 두 배 크기의 옥상에 태양광 모듈 2240장을 붙여 물류센터 연간 전기소비량의 67%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했다. 옥상이 태양광 설비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지 구조 진단을 거쳤고, 수익성 시뮬레이션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12월 15일 현장에서 만난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ESG 경영 차원에서 우리의 유통망이나 인프라를 활용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 전기차를 도입했는데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 직접 생산을 해보자는 생각에서 태양광발전을 하기로 했다”면서 “결과적으로 생산량이 잘 나와서 탄소 절감효과가 큰데 이런 사례가 확대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업은 물론 시민 모두가 자기가 쓰는 전기를 스스로 만들어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은 모두가 에너지 생산이 가능한 시대로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소장은 “주민수용성 문제 때문에 특히 초대형 송전탑을 건설하는 것은 앞으로 더 어려워질 것”이라면서 “그래서 지역 단위의 분산발전 시스템을 택해 지역 생산·지역 소비, 수요관리로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의 옥상과 공단 지붕에는 기본적으로 태양광이 올라가야 한다”면서 “그런 점에서 올해 태양광 예산을 삭감한 서울시의 행보는 도시의 책임을 강조하는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표지 이야기
“전기요금 올리고 전력시장 개방해야”(2022. 01. 07 15:27)
2022. 01. 07 15:27 경제
ㆍ송배전망 건설·전력망 운영·전력 유통시장 모두 변화 필요 탄소중립을 위한 속도전이 시작됐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낮은 한국은 더 잰걸음을 해야 한다. 2020년 전 세계 발전에서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26.3%인데 한국은 6.5%에 불과하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을 보면 2050년에는 필요 전력량의 57~71%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해야 한다. 미래 전력 수요를 고려하면 연간 약 710~890TWh의 전력을 공급해야 하는데 그 절반을 태양광으로 채운다면 약 300GW의 태양광을 보급해야 한다. 매년 약 10GW씩 늘려야 하는데 최근 태양광 보급 속도의 2배에 달한다. 해상풍력은 2050년까지 100GW를 보급해야 한다. 미국 뉴잉글랜드 지역의 송전망 / AP연합뉴스 2025년 시점이면 국내에서도 재생에너지가 화석연료와 비교해도 경제성을 갖게 된다. 이미 저위도 지역에선 태양광이 가장 저렴한 발전원이 되면서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간 보급을 막았던 재생에너지의 경제성 문제는 자연스레 해결될 것으로 보이나 문제는 중앙집중식으로 공급하던 기존의 전력시장이 분산전원인 재생에너지가 주요 발전원이 되는 상황을 감당할 수 있는지 여부다. 송배전망 건설과 전력망 운영, 전력 유통시장에서 모두 변화가 불가피한 시대가 도래했다. 에너지 전환 위해 전기료 ‘해방’시켜야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는 송전선로와 변전소를 거쳐 배전선로를 통해 소비자에게 공급된다. 그 흐름을 전력계통이라 하는데 발전설비, 송·변전설비, 배전 및 고객 설비로 구성된다. 최근에는 전력계통을 ‘그리드’로 부르기도 한다. 전력계통의 주요 행위자는 한전과 전력거래소이다. 한전은 송·변전사업자로 설비 건설과 운영을 책임지고, 전력거래소는 전력계통을 분석하고, 전력망을 통해 전력거래를 책임지는 운영자이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28일 안정적 전력계통 운영을 위한 ‘전력계통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박기영 산업부 차관은 “2030 국가감축목표(NDC) 이행 및 2050 탄소중립 실현 과정에서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전원은 더욱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지만 “우리 전력계통은 향후 확대될 재생에너지를 수용하기에는 많은 도전과제에 직면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과제는 복합적이다. 우리나라는 인근 국가와 전력망이 연결돼 있는 유럽과 달리 잉여전력을 거래할 수 없는 ‘계통섬’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 재생에너지가 주요 발전원이 되면 기후와 날씨의 영향을 받아 발전량이 변동할 때 안정성 문제가 커진다. 유럽 여러 나라는 이때 전력을 주고받으면서 전력계통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지만 우리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래서 중국과 북한, 일본 등을 전력망으로 잇는 ‘동북아 그리드’가 오래전부터 논의돼왔지만 정치 갈등 탓에 민간 차원의 연구만 근근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값싼 전기료 탓에 국내외 IT 기업들이 대도시권에 데이터센터를 대규모로 지으면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전력 수급 불균형이 심해질 조짐이다. 확대가 예상되는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는 호남(6.7GW·40.6%)과 영남(3.6GW·21.8%)에 집중돼 수도권으로 계통을 연계하는 문제가 더 불거질 전망이다. 전력망 보강의 부담이 가중되는 것이다. 전력은 생산과 소비가 일치해야 한다. 소비전력보다 공급전력이 적을 경우 정전이 발생하고, 공급전력이 소비전력보다 많으면 전력 난조 현상이 발생한다. 전력 난조 현상이 일어나면 배전 설비가 물리적으로 파괴되는 등 전력 인프라의 대규모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 초과 공급을 흡수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확보하면 도움이 되지만 전력망을 무한정 보강할 순 없으니 발전량을 예측해 공급과 수요를 조절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전력시장 감시할 독립기구 필요 발전소 출력예측에 필요한 디지털·인공지능 기술도 확보해야 하지만 가격 결정 구조를 바꿔야 한다. 수급 조절은 가격의 영향을 받는데 지금 구조로는 융통성을 발휘하기 어렵다. 이유수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배터리에 저장해 차후에 꺼내 쓰거나, 수소 등 다른 에너지원으로 바꾸는 섹터 커플링, 수요가 부족한 시간대에 수요를 늘릴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플러스 DR’ 등을 실시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전력 수급에 맞춰 시장가격이 결정되도록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적 배려와 물가관리 명목으로 전기료를 낮게 유지하면서 수익성이 나지 않아 여러 사업 모델과 기술의 진입이 늦어지고 있다. 태양광발전만 해도 개인 간 거래가 안 되는 건 싼 전기를 한전에서 받는데 굳이 이웃에게서 비싼 태양광발전 전기를 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면서 “친환경 기술이 시장성을 확보하려면 전기요금이 높아져야 하고, 그래야 에너지 관련 신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영환 홍익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도 “가격 신호를 통한 에너지 수요 조절과 효율화로 지금의 전력 설비를 잘 운영하는 기술이 중요하다”면서 “전력망을 개량하고 백업 전원을 다양하게 확보하면서 설비량보다 운영의 기술, 기술보다는 정치와 경제의 전환으로 중심을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옛날에는 전기를 다른 산업을 보조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인식해 무조건 싸게 공급하면 좋다고 생각했지만 이젠 전기 자체가 하나의 비즈니스로서 에너지 산업 자체가 커져야 하는 상황이다. 에너지를 합리적으로 쓸 수 있게 가격이 가치를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력시장 개방도 필요하다. 전영환 교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 중 전력시장을 독점체제로 운영하는 나라는 우리뿐”이라면서 “석유도 경쟁체제로 바꿔 매일 가격이 바뀌고, 통신사도 민영화되면서 인터넷과 통신망이 세계 최고 수준이 됐던 것처럼 전력산업도 경쟁체제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지금은 잉여전기를 전기차에 저장하거나 (물을 전기분해해 ) 수소로 바꾼 후 전력이 부족할 때 전력화하려는 사업자가 있어도 전기를 팔 수 없다”면서 “한전을 민영화하자는 게 아니라 지금처럼 한전이 전력 판매를 독점하지 않고 아이디어를 가진 사업자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개방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복잡한 전력시장을 다루려면 지금보다 전문성 있는 독립기관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규제기관이 전문성 부족으로 오히려 규제 대상에 포획되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방송통신위원회나 공정거래위원회 정도의 위상을 갖추고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유수 위원은 “발전설비 인허가부터 시장 감시, 분쟁조정, 전기요금 규제 등 규제와 관련한 건 독립해 다루는 게 맞고 에너지정책은 정부에서 수립하는 방식으로 이원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은 “기재부가 기후문제에 대한 인식이 없으면 아무리 제도를 만들어도 예산 집행이 안 된다”면서 “기후에너지부를 만들자는 말도 나오지만 청와대 안에 경제수석만이 아니라 기후수석도 만들어야 하고, 모든 부처가 기후위기 대응을 최우선 목표로 삼도록 전반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표지 이야기
김종규 식스티헤르츠 대표 인터뷰 “가상발전소에서 흩어진 전력 모아 관리”(2022. 01. 07 15:27)
2022. 01. 07 15:27 경제
전력망의 안정적 관리가 탄소중립 시대의 과제로 부상했다. 재생에너지 보급에 속도를 내야 하는 동시에 날씨의 영향으로 발전량이 달라지는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야 한다. 전력 수급의 불균형이 커지면 전자제품 가동에 문제가 생기거나 심한 경우 대규모 정전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력의 공급과 수요가 일치할 때 우리나라 전력망은 60㎐의 주파수를 유지한다. 에너지 스타트업 ‘식스티헤르츠’의 이름은 전력망의 안정성을 상징한다. 에너지 IT 소셜벤처 식스티헤르츠의 김종규 대표가 1월 4일 서울 삼성역 위워크에서 주간경향과 인터뷰하고 있다. / 박민규 선임기자 제주에선 2020년 풍력발전이 77회 멈췄다. 지난해 전남 신안군에서는 태양광발전소가 3차례 전력 생산을 중단했다. 김종규 식스티헤르츠 대표는 공급이 수요를 초과해 전력망의 안정성이 위협받는다면 재생에너지가 아니라 화석연료 발전의 가동을 줄이는 것이 사회적·경제적으로 올바른 선택이라고 본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 식스티헤르츠가 제공하는 가상발전소다. 식스티헤르츠는 공공데이터를 이용해 만든 ‘햇빛바람지도’에서 전국 재생에너지 발전소의 발전량 예측치를 무료로 제공한다. 지난 1월 4일 서울 삼성역 인근 ‘위워크’에서 김종규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전력시장이 중앙집중에서 분산화로 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IT 기술의 역할은. “기존의 체계는 대규모 화력·원자력발전의 비중이 높았다. 지금은 발전소 관리의 패러다임이 작은 발전소를 묶어 관리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 무선통신 인프라가 발전해 계량기와 센서에서 데이터를 받아 인공지능 기술로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예측하고, 발전소가 이상 없는지 판정할 수 있다.” -가상발전소를 소개한다면. “간단히 말해 IT 기술로 소규모 분산전원을 연결해 관리하는 기술이다. 풍력과 태양광 같은 재생에너지 발전소와 전기차, 스마트 가전까지 포함한다. 최근 가상발전소와 관련해 의미 있는 시도는 소규모 전력중개사업이다. 소규모 분산전원을 가상발전소로 모아 발전량을 예측하고 에너지를 거래할 수 있다. 이전 전력시장은 큰 발전소가 몇개 있는 시장이라 복잡한 상황이 덜 일어났는데 지금은 국내 태양광발전소만 10만개를 넘었다. 큰 회사가 아니라 평범한 시민이 운영하기 때문에 관리하는 전문성 있는 사업자가 필요해졌고, 그 역할을 전력중개사업자가 맡게 됐다. 전력중개사업자가 가상발전소를 운영하는 사업자라고 말할 수 있다.” -가상발전소가 출력제한 해결에 도움이 되나. “출력제한은 제주도를 중심으로 발생하는데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일정하지 않아 특정 시간대에 전력이 남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루 전 혹은 3일 전에 언제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남는지 알 수 있다면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끄는 것 말고 다른 대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전기가 남을 때 전기차를 충전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연료비도 드는 화석연료 발전소들의 가동을 줄일 수도 있다.” -기상 데이터로 예측의 정확도를 어느 정도 높일 수 있나.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를 해주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최대한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6GW 정도 모아 예측하면 하루 전 발전량 예측 오차가 3% 이하로 나온다. 현재 한국에선 하루 전 발전량 예측이 중요한데 꽤 정확하다. 한국은 기상기술이 괜찮은 국가라 그 정보를 기반으로 예측하면 상당히 정확하게 나온다.” -미계량 태양광 예측도 정확하게 할 수 있나. “미계량 태양광은 전력시장에 참여하지 않는 태양광발전소인데 이들은 규모가 작다는 특징이 있다. 단독주택 옥상에 설치한 태양광 중에는 전력시장을 통하지 않고 발전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게 국가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계량기를 설치해 관리하면 되지만 설치하는 데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하고, 지금 당장 내일 혹은 현재 국가 전체의 태양광 발전량이 얼마나 되는지를 아는 건 전력망 안정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앞으로 태양광 비중이 높아지면 더 중요해질 문제이다. 계량기 설치가 안 됐지만 위치와 용량 정보만 있으면 기상정보를 근거로 현재 발전량을 추정할 수 있으니 그 데이터를 활용해 미계량 태양광발전량을 예측하는 서비스를 공개했다.” -에너지 분야 데이터 산업의 발전을 위해 어떤 종류의 데이터가 필요한가. “공공데이터가 생각보다 많지만 아쉬운 점도 많다. 예를 들면 태양광·풍력발전소와 연결된 에너지저장장치(ESS)가 많은데 관련 데이터를 찾을 수 없다. 두 번째로 송배전망 정보의 경우 유럽은 어디랑 어디가 연결돼 있는지 지도 위에 세부적으로 다 나온다. 한국은 그런 정도의 정보는 주지 않는다. 태양광·풍력발전 사업자는 어떤 곳에 설치해야 송배전망과 잘 연결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용량이 꽉 찼다면 연결을 못 한다. 지도를 펴놓고 여유 있는 곳에 한번 개발해볼까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좋은데 지금은 주소를 입력하고 연결돼 있다, 아니다 정도만 확인할 수 있어 비효율적이다. 이런 정보를 세세하게 줘야 민간에서 입지정보 분석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재생에너지 보급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한전이 직접 발전 사업에 뛰어들어 이런 정보를 독점한다면 불공정한 경쟁이 될 수도 있다.” -발전량 예측치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 “발전량 예측을 잘하면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제도가 지난해 10월 생겼다. 발전량 예측 정산금 제도라고 하는데 하루 전 재생에너지 발전소 운영자들이 내일 발전량이 얼마나 될지 시간별로 예측을 해 신고를 하고 그게 정확하면 정산금을 받는 구조다. 발전량 예측을 활용해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시장이 생긴 것이다. 다만 보통 발전소를 소유하신 분들은 IT 조직을 갖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우리가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구매해 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 발전량이 넘칠 때 전기를 쓰면 오히려 수익을 얻는 ‘플러스DR’에도 도움이 된다.” -발전량이 남을 때 전기차를 충전하는 V2G(Vehicle to Grid) 사업도 출력제약의 대안으로 거론된다. “전기차는 도로 위에서는 운송수단이지만 주차장에 있을 때는 배터리다. 그러니 에너지가 남을 때 (플러스DR로) 대폭 할인된 가격에 충전하고 모자랄 때는 방전을 하면서 전력망 안정에 기여할 여지가 상당하다. 자동차 회사는 대규모 ESS를 보유한 회사가 된다. 테슬라는 발전사업도 직접 하고 태양광 패널도 생산한다. 전기차는 에너지와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어 큰 성장이 기대된다.” -도시의 소규모 태양광이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최대한 가까운 곳에서 전기를 공급받아야 중간에 손실이 없어진다. 현실적으로 서울에 원전을 짓기는 어려움이 있으니 태양광을 보다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해외의 경우 신축건물 옥상에는 거의 무조건 태양광발전을 짓도록 하는 규칙이 만들어지고 있다. 옥상은 사실 굉장히 아까운 공간이다. 앞으로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려면 신축건물에는 태양광발전소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표지 이야기
‘만병통치약’ 원전? 미래 전력망 위기 부른다(2021. 08. 09 14:08)
2021. 08. 09 14:08 경제
ㆍ잘못된 근거로 무장한 ‘대정전 위기설’ 시민 불안 증폭시켜 올해 전 세계를 덮친 기후위기의 대표적 증상은 ‘열돔(Heat Dome)’이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리턴(Lytton) 지역은 사상 최고 기온인 49.5도 폭염에 1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캘리포니아대학(UCLA)의 기후학자 대니얼 스웨인은 이런 온난화의 수치가 “최고치가 아닌 최저치에 가깝다”며 갈수록 더 큰 재앙이 닥칠 것을 경고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8월 5일, 그린피스는 한국의 고온 지역 면적이 9년 사이 2배로 증가했다는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경상북도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 및 양북면 봉길리에 위치한 월성 원자력 발전소 1호기(오른쪽)와 2호기 / 이석우 선임기자 산업통상자원부는 7월 4주 최대 전력 수요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7월 1일 발표한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을 통해 코로나19 영향과 이른 폭염에 대비한 전력수급 안정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발표 직후부터 약 한달간 전력 비상상황으로 대정전이 올 수 있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한국전력거래소가 지정한 전력 비상상황은 전력 예비력 5.5GW(전력 예비율 약 8%) 미만임에도 불구하고, 전력 예비율이 10% 이하로 떨어지면 위기상황이라는 보도가 반복됐다. 또한 전력 예비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질 경우, 이는 탈원전 정책 때문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2024년 총 원전 설비율 최대를 기록하고, 2085년까지 원전을 유지하는 탈원전 정책이 오늘날의 전력수급 위기를 부추긴 정책으로 호도된 것이다. ‘전력수급 위기와 탈원전’ 토론회 특히 원전 3기 재가동 결정 소식이 전해진 7월 19일, ‘탈원전으로 인한 대정전 위기설은 정점에 닿았다. 다수의 언론매체는 재가동 결정 소식을 두고 ‘탈원전 정책을 고수하던 정부가 전력수급 위기에 결국 원전의 계획예방정비를 단축하고 조기 가동한 것’으로 해석했다. 이에 더해 평균 2개월이던 정비 일수가 문재인 정부에 들어와 반년으로 늘었다며 이 역시 탈원전 정책 때문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린피스와 에너지전환포럼은 8월 2일 ‘전력수급 위기와 탈원전, 무엇이 팩트인가?’ 토론회를 열고 왜곡된 정보를 바로잡고 객관적 사실을 알리기 위한 자리를 가졌다. 이번 토론회에서,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수력원자력의 담당자는 최근 보도를 놓고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계획예방정비는 법령에 정해진 기준과 매년 산업부와 협의해 결정한 정비계획에 따라 진행하며, 전력수급 일정에 따라 원전의 정비 일정을 임의대로 조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여름이나 겨울 혹은 특정 부하 기간에 맞춰 원전의 가동을 조정하는 것은 불가하다고 전했다. ‘원전 정비 일정 조정’ 기사가 보도되는 동안 가려진 중요한 사실이 있다. 첫째, 일부 계획예방정비가 당초 계획보다 늘어난 원인은 원전의 안전성 문제에 있다. 조정아 원자력안전위원회 안전정책과 과장은 한빛 4호기 격납건물의 공극(구멍)이 발생한 사건, 13기의 원전에서 방사성 물질 누출을 차폐하는 격납건물 내벽 철판(CLP·Containment Liner Plate) 부식이 9998건이나 발견된 것, 시험성적서 위조 사건에 따른 점검을 진행하다 보니 정비가 늘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고리원전 1호기에 탈핵을 요구하는 빔프로젝트를 쏘고 있다. / 그린피스 둘째, 원전은 전력망 안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토론회에 참석한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2016년 대형 원전인 디아블로 캐니언 1·2호기를 수명 연장 없이 폐쇄한 사례를 소개했다. 태양광 발전량이 증가함에 가변적인 전력의 수요 공급량을 경직성이 큰 원전이 맞추지 못해 불시 정지의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원전의 폐쇄 결정 원인은 전력망에 엄청난 충격을 일으켜 대정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기술적 판단이었다. 한국과 유사한 전력 계통을 가진 영국은 지난해 재생가능에너지 발전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전력 순수요가 줄어 사이즈웰-B 원전의 출력을 약 5개월간 50% 감발했다. 석광훈 박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와 영국의 사례가 한국의 미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 이는 이미 당도한 과제다. 태양광 발전 비중이 약 6% 수준으로 증가해 지난해부터 연휴 기간 중 신고리 3·4호기 원전의 출력을 20%씩 줄인 바 있다. 원전이 전력망에 미치는 부담이 가시화된 것이다. 이는 원자력 업계가 신규 건설을 촉구하는 신한울 3·4호기뿐만 아니라 현재 가동 중이거나 건설 중인 대형 원전들이 이미 전력수급 안정에 큰 과제가 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탈원전으로 인한 대정전 위기’ 없어 셋째, 태양광 발전은 전력수급 안정에 상당히 기여했다. 정응수 한국전력거래소 계통운영처 처장은 최대 전력 피크가 기록된 7월 27일, 예비력은 11%로 안정적인 상황이었으며, 총 20.3GW의 태양광 발전량이 전력수급과 공급 능력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시간으로 계량되는 약 5GW 이외에 전력구매계약(PPA), 자가용 태양광 등 약 15GW의 비계량 발전량이 전력 수요 감축 효과로 나타났다. 이는 결과적으로 한낮인 14~15시에 머물던 전력 피크 시간을 17시로 지연시키는 역할을 했다. 산업부는 8월 4일 브리핑을 통해 비계량 발전량을 추계한 결과, “7월 중 기온이 높은 한낮의 태양광 발전 비중이 총 수요의 11.1%를 차지한 것으로 추산됐다”고 밝혔다. 7월 동 시간대 평균 전력 수요가 9만1164MW(메가와트)였는데, 태양광 발전량이 이중 1만118MW를 충당한 것이다. 토론에 참석한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의 김선교 부연구위원은 “탈원전은 장기 계획이고 전력수급 관리는 단기 계획이기에 두 문제는 서로 영향을 끼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의 전력 예비력은 전력 비상수급 첫 단계인 5.5GW의 약 2배인 10GW에 달해 대정전 가능성을 논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으며, 태양광과 유연성 에너지원의 확대로 이제는 불확실성에 대처할 능력이 더 커졌다고 덧붙였다. 다시 말해 8월 2주로 예상되는 또 한 번의 폭염에도 예비력 부족 상황은 없을 것이며, ‘탈원전으로 인한 대정전 위기’는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객관적인 사실을 외면하고 잘못된 근거로 무장한 ‘대정전 위기설’은 시민의 불안과 불편을 증폭시켰다. 잘못된 정보가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는 근거가 됐다. 전력이 부족해 대량의 설비가 필요하며, 대정전이나 전력수급 불안을 막기 위한 ‘만병통치약’이 원전이라는 사고방식은 구태일 뿐 아니라 위험하다. 지금은 전력 부족이 아니라 전력 과다로 인한 안정적인 전력망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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