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393 건 검색)
- 조국, 입감 전 마지막 메시지 “남은 건 검찰개혁···정권교체 전력투구해야”
- 2024. 12. 16 09:34정치
- .... 그는 “내란공범 국민의힘이 정권을 유지하는 일은 하늘이 두 쪽이 나도 막아야 한다”며 “정권교체 후 제7공화국, 즉 ‘사회권 선진국’으로 나가야 한다. 조국혁신당이 이를 잘 이끌고 다듬어주시길...
- 조국 가족 수사
- 조국 “윤석열 탄핵은 시작···구속처벌, 정권교체 해야”
- 2024. 12. 14 15:15정치
- ... 윤석열 대통령 2차 탄핵소추안 표결 당일인 14일 “우리는 윤석열을 탄핵하고, 윤석열을 구속처벌하고 반드시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 윤석열탄핵조국비상계엄내란김건희조국혁신당
- 증시는 이미 ‘탄핵’…정권교체 기대감에 차기 대권 테마주 요동
- 2024. 12. 13 20:05경제
- ...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 ‘정치인 테마주’와 ‘차기 정책 테마주’다. 일부 주식은 이미 정권교체 가능성을 반영하며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계엄 이후 개미투자자들이 6거래일 연속 국내 증시...
- 테마주증시정치계엄이재명한동훈탄핵, 경제 후폭풍
- 젤렌스키 “모든 무기 사용한다”···미 정권교체 시기에 폭발한 러-우 전선
- 2024. 11. 20 16:57국제
- 임기 두 달 남겨둔 바이든, 사용 제한 줄줄이 풀어 러시아는 ‘핵무기’를 앞세워 위협 고조 우크라이나군이 미국에서 지원받은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러시아 영토에 대한 공격을 단행한 19일...
- 러시아우크라이나북, 러시아 파병
스포츠경향(총 36 건 검색)
- “블핑 로제로 정권교체 해달라” 행사장서 울린 외침···윤석열 정부 최저 지지율 증명했나
- 2024. 04. 17 17:18 연예
- 블랙핑크 멤버 로제. 경향신문 자료사진 블랙핑크 멤버 로제가 출연한 행사장에 뜻밖의 외침이 눈길을 끌고 있다. 로제는 15일 서울 성동구 에스팩토리에서 진행된 한 모빌리티 브랜드 사진 행사에 참석해 포토월 무대에 섰다. 로제는 해당 브랜드 홍보대사를 맡고 있다. 로제가 전 소속사인 YG엔터와 결별한 이후 취재진 앞의 공식석상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제가 포토월 무대에 서자 환호성과 함께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도 쏟아졌다. 원톤의 원피스를 입고 등장한 로제는 모던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현장 팬들의 탄성을 유발시켰다. 강렬한 외침도 이어졌다. 한 여성 팬은 로제가 등장하자 “여왕이다. 대한민국의 왕은 로제다. 로제로 정권을 교체해달라”며 “(로제가)대통령을 해달라”고 외쳤다. 이는 현장의 카메라에 담기며 해당 영상이 확산되며 주목을 받았다. YG엔터와 결별한 로제는 홀로서기를 예고한 상태다. 다만 블랙핑크 그룹 활동 또한 병행한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 의뢰로 지난 8일~12일 저국 18세 이상 유권자 2010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2.2%포인트)한 결과 윤석열 대통령의 수행 긍정 평가는 32.7%에 그쳤다. 이는 한 주 전 조사보다 4.7%포인트 하락해 지난해 10월 3주차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 [기획] 2010년대 슈퍼스타 정권교체…‘양박 쌍용’ 지고 손흥민 뜨고
- 2019. 12. 24 09:30 축구
- 손흥민(왼쪽)과 기성용. 이석우 기자2010년대 한국 축구는 ‘정권교체’가 이루어졌다. ‘양박쌍용’ 체제가 무너졌고, 이제는 완벽한 손흥민(토트넘)의 시대다. 여기에 맞춰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 선수들도 하나둘씩 등장하기 시작, 미래 또한 밝아졌다. 2010년대 초기, 한국 축구를 이끄는 중심은 크게 4명의 선수였다. 박지성(은퇴)과 박주영(서울)의 ‘양박’, 그리고 기성용(뉴캐슬)과 이청용(보훔)의 ‘쌍용’이었다. 이들은 당시 한국 축구의 ‘판타스틱 4’였으며, 일본에서는 이들의 영문 성 앞글자를 따 PPKL 라인이라 부르기도 했다. 조합도 좋았다. 당대 한국 최고의 원톱 박주영에 파괴력 넘치는 드리블과 스피드를 자랑했던 측면 공격수 이청용, 중앙에서 엄청난 활동량을 보여주는 박지성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사실상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맡았던 기성용까지. 이들이 함께 뛸 때 한국 축구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이들의 위력이 국가대표팀에서 가장 잘 나타난 대회가 바로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이다. 당시 4명 모두 유럽에서 뛰고 있었고, 기량도 최절정에 올라 있었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의 신화를 썼다. 당시 한국이 기록한 6골 중 4골이 이들의 발끝에서 나왔다. 하지만 이후 이들의 시대는 급격하게 저물기 시작했다. 무릎 부상에 시달리던 박지성은 이후 은퇴를 선언했고, 박주영도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이후 경기력 하락을 면치 못했다. 이청용은 2011년 다리뼈가 골절되는 큰 부상을 당한 뒤 기량이 전성기 수준으로 돌아오지 못했으며, 유일하게 버틴 기성용만이 이후 대표팀의 ‘캡틴’으로 꾸준한 활약을 보였다. 이렇게 ‘양박쌍용’의 시대가 저물고, 그 뒤를 이어받은 것이 바로 손흥민이다. 2008년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 스카우트되면서 일약 화제를 모았던 손흥민은 2년 뒤 함부르크와 4년 계약을 맺으며 본격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런 손흥민이 언제쯤 대표팀에 이름을 올릴 것인가는 늘 관심사였다. 남아공 월드컵 때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손흥민은 2010년 12월 생애 처음으로 성인대표팀에 발탁됐다. 이후 기량을 만개하기 시작하면서 일약 한국 축구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 모두 참가했고, 특히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부터는 대표팀의 주장도 맡게 됐다. 결과가 아쉬워 늘 눈물을 흘렸기에 ‘울보 이미지’가 강했던 손흥민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와일드카드로 김학범호에 합류해 한국의 아시안게임 2연패를 이끌며 마침내 환하게 웃었다. 소속팀에서도 에이스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2015년 8월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으로 이적하면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뛰어든 손흥민은 치열한 포지션 경쟁을 펼쳤던 첫 시즌을 제외하고, 매 시즌 두 자리수 득점을 올리며 팀의 주축이 됐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 1~2차전에서는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를 상대로 총 3골을 만들어내며 팀을 결승에 올려놓는 일등공신이 됐다. 과거 박지성이 뛰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그랬던 것처럼, 지금은 토트넘이 ‘국민 구단’의 지위에 올랐다. 손흥민의 등장과 더불어 향후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 유망주들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6월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한국의 준우승을 이끌고 자신은 최우수선수(MVP)가 된 이강인(발렌시아)은 벌써부터 성인대표팀 경험을 했을 정도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 [속보] 틸러슨 美국무 “북한 정권교체 추구하지 않는다”
- 2017. 08. 02 07:42 생활
- [속보] 틸러슨 美국무 “북한 정권교체 추구하지 않는다”
- 심상정 “정권교체 이미 확고, 더 큰 변화 위해 투표해 달라”
- 2017. 05. 08 20:17 생활
-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8일 “이 땅의 모든 고단한 사람들의 삶을 바꾸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5개월간 촛불 든 시민들의 승리를 위해 젖 먹던 힘까지 다해 달려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심상정 후보는 “1100만 사전투표열풍으로 정권교체는 이미 확고해졌다. 내일은 더 강한 개혁, 더 큰 변화를 위해서 투표해 달라”며 “국민들은 다시 촛불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줬다. 이제 남은 것은 오직 심상정”이라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심 후보는 “심상정에게 투표해야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강하게 만들 수 있다. 심상정에게 투표해야 촛불시민의 열망을 실현할 수 있다. 심상정이 강해져야 대한민국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심상정 후보는 “국민들의 답답한 마음을 깊이 새기며 대안을 갖고 싸웠다”며 “심상정이 없는 TV토론이었다면 개혁은 없고 이전투구만 난무했을 것이다. 왼편은 없고 오른편의 목소리만 각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 후보는 “그런데 국민 여러분, 선거를 하루 앞둔 오늘, 상황이 만만치 않다. 이대로라면 여러분이 저를 통해 보여준 그 열망이 다시 초라해질 수도 있다. 두렵다”며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모두를 위한 1분, 상처받고 힘들게 살아가는 하나하나가 소수자인 우리 모두를 위한 1분 그러나 끝까지 애쓰지 않으면, 다시 사라질 수도 있는 그 1분을 이제 여러분들이 심상정을 투표하기 위해 써달라”고 말했다. 심상정 후보는 신촌 유플렉스 인근에서 11시 30분부터 자정까지 ‘촛불 필리버스터 유세’에 들어갔다.
- 심상정
주간경향(총 4 건 검색)
- [주간 舌전]“정치교체 이뤄갈 것” vs “정권교체 뜻 모았다”(2022. 03. 04 14:53)
- 2022. 03. 04 14:53 정치
- “정치교체를 이뤄가겠다.” vs “정권교체를 위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 경향신문 자료사진 대통령선거를 1주일여 앞두고 후보들 간 단일화가 시작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후보는 지난 3월 2일 단일화를 선언했다. 이 후보는 “김 후보의 여러 좋은 공약을 저의 공약과 잘 엮어내겠다”며 “반드시 승리해 국민통합 정부를 구성하고 국민이 염원하는 정치교체를 이뤄가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다음날인 3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단일화를 선언했다. 윤 후보는 “단일화 선언으로 완벽한 정권교체가 실현될 것임을 추호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상호보완적으로 유능하고 준비된 행정부를 통해 반드시 성공한 정권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양당 합당과 함께 집권 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공동으로 꾸리고 국민통합정부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각 당은 상대 당 후보의 단일화를 두고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대선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평가절하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기습적으로 자리 나눠먹기 야합이 이뤄졌다”며 “진정성도 공감도 없는 정치거래에 국민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 주간 舌전
- [독자 댓글]1135호 “집안이 시끄러워야 ‘셀프 정권교체’가 잘된다”外를 읽고(2015. 07. 21 16:56)
- 2015. 07. 21 16:56 오피니언
- 집안이 시끄러워야 ‘셀프 정권교체’가 잘된다 노태우에서 김영삼으로 바뀐 건 정권교체로 볼 수도 있지만, 이명박에서 박근혜로 바뀐 건 그렇게 볼 수 없습니다. 김영삼 때는 전 정권에서 책임질 일은 불러내서 책임지게 했지만 지금은 그런가요? 이명박근혜 정권이란 말처럼 이어지는 정권으로 보는 게 맞을 듯합니다. 정권교체로 생각한 분들이 40%가 넘었다는데, 대단한 착각입니다. _경향 안디 그게 인정하기 싫지만 안타까운 현실이다. 야당 지도부는 기득권 다 내려놓고 혁신해라! 너희들이 살려면, 그리고 대안정당이 되려면. 새누리가 아무리 변해야 무늬만 변한다. 새누리의 연이은 집권은 악몽이다. 보수정권의 패악질과 무능이 심판의 철퇴를 맞는 꼴을 보여줘라! _페이스북 No Gnedak 우리는 소위 개혁보수라는 새누리당 정치인들이 이명박근혜 정권 기간에 무엇을 했는지 똑바로 봐야 한다. 유승민이 박근혜와 각을 세운다고 해서 무엇이 달라질까? 보수라는 자들의 집권 기간 동안 망가진 것이 너무 많다. 경제도 안보도 사회도 문화도 언론도 사법기관도 행정기관도…. 뭐 하나 제대로 굴러가는 게 없다. 바뀌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_다음 인간존중세상 ‘메르스 징비록’ 서울시, 판도라 상자 열다 많은 사람들, 특히 서울시민들이 많이 당황하고 있을 때 서울시장이 나서지 않았더라면 더 큰 혼란에 빠져들었을 것이다. 시장으로서 할 일을 한 것이다. 시민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자세는 좋았다. _경향 pbonk 이번 메르스 사태로 얻은 교훈이 정말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비슷한 사태에 대해 막을 수 있도록 적절한 대안들을 미리 만들 수 있기를 바랍니다. _네이버 dusg**** 일베 맨유 로고 사건의 전말 저 로고 만들었다고 자랑한 놈한테 출판사가 손해배상 청구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리고 맨유에도 알려 로고를 무단으로 변형해 인터넷에 유포했으니 처벌받게 해야 한다. 일베에는 저렇게 로고를 잘 보이지 않게 장난쳐서 고쳐놓고 킥킥거리는 놈들 많더구만. _다음 MBD 그러니까 로고는 공식 루트로 찾는 게 맞지 않습니까? 왜 구글로 검색해서 대충 처리합니까. _트위터 MisterParkK ‘재고 없어도 일단 와 봐’ 이케아의 ‘미끼 전략’ 두 번 갔습니다. 기사에 나온 문제점 그대로 통감하고 안 가리라 하고 있어요. 볼 만하긴 해요. 근데 막상 가져왔을 때 조립이 문제더라고요. 이케아 조립출장하는 사람에게 연락했더니 기본이 3만원이라더군요. 그냥 대충 조립하고 건들건들하는 채로 서랍장 씁니다. 보기에 근사한 그 가구들 견고하게 다 조립할 자신 있으면 가시는데, 재고 없는 거 투성이에 들어가면 중간에 나올 수 없단 점 기억하고 가세요. _다음 하하호호 이케아가 들어오고 1년이 돼 가도 국내 가구사들은 달라진 게 없지. 그러니 이케아가 배짱 장사를 하면서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것이고. 이케아를 욕하기 전에, 아직까지도 국내 소비자를 호구로 알고 장난질을 일삼는 국내 가구업체들도 정신 차리게 해야 한다. _다음 kosmosinsel
- 독자의 소리
- [표지이야기]집안이 시끄러워야 ‘셀프 정권교체’가 잘된다(2015. 07. 13 18:22)
- 2015. 07. 13 18:22 정치
- 보수정권의 ‘집안싸움’이 표면적으로는 막을 내렸다. 보수여당은 대통령과의 갈등을 벌이면서 ‘이미지 변신’으로 보수정권 유지라는 실리를 챙겨왔다. 이번 유승민의 사퇴는 이명박 정부 때 박근혜가 그러했듯, 박근혜 정부에서는 또 다른 당내세력에게 ‘셀프 정권교체’의 첫 단추가 될 수도 있다. “갈라서자.” 1992년 8월, 노태우 대통령은 여당 대통령 후보인 김영삼 후보에게 말했다. 한 달 전 열린 청와대 주례회동에서 김 후보는 노 대통령에게 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을 대선 이후로 연기하자고 했다. 유력 사업자로 선경그룹이 거론되고 있었다. 노 대통령 사돈 그룹이다. 김 후보의 건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선경그룹이 선정됐다. 김 후보는 언론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분노한 노 대통령은 “갈라서자”고 말했다. 결과는 김 후보의 승리였다. 노 대통령은 당 총재직을 김 후보에게 넘겨주고 탈당했다. 김 후보는 문민시대의 개막을 외치며 14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정권은 재창출됐다. 그러나 선거과정은 군사정권에서 문민정부로의 ‘정권교체’였다.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의 ‘교체’ “집안에 있는 한 사람이 마음이 변해가지고 갑자기 강도로 돌변하면 그때는 또 어떻게 해야 하느냐.” 2010년 2월, 난데없는 ‘강도론’ 설전이 오갔다. “잘되는 집안은 강도가 오면 싸우다가도 멈추고 강도를 물리치고 다시 싸운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말에 당시 박근혜 의원이 한 답이다. 이명박 정부는 행정부처의 세종시 이전계획을 백지화하는 세종시 수정안을 발표했다. 박근혜 의원은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고 신뢰만 잃었다”며 정부를 비판했다. 친이·친박 대립이 극대화됐다. 분당 가능성까지 점쳐졌다. 그해 6월 세종시 수정안은 부결됐다. 2년 후, 박근혜 의원은 비대위원장을 맡아 당 이름을 새누리당으로 바꾼 뒤 총·대선을 승리로 이끌었다. 정권은 재창출됐다. 그러나 선거과정은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의 ‘정권교체’였다. “정치생명을 걸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우리 헌법 1조 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 7월 8일, 유승민 원내대표는 원내대표직을 사퇴했다. 기자회견문 내용은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에 대한 비판이었다. 그는 “고통받는 국민의 편에 서서 용감한 개혁을 하겠다. 따뜻하고 정의로운 보수의 길로 가겠다”며 자기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신보수’라는 정체성으로 현재 권력에 맞선 셈이다. 7월 10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권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유 전 원내대표는 19.2%로, 지지율 1위에 올랐다. 김무성 대표를 0.4%포인트 앞섰다. 2013년 2월 25일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에서 박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연단을 내려오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역대 보수정권의 무능에 일격을 가한 것은 야당이 아니라 여당이었다. 싸움이 격렬할수록 효과는 컸다. 여당은 현 정권 실정의 공동책임자다. 그러나 청와대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면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김영삼 후보가 그랬고, 박근혜 후보가 그랬다. 선거에서 졌지만 이회창 후보도 마찬가지였다. 박성민 민컨설팅 대표는 지난 5월 열린 매시스컨설팅 창립 토론회에서 유권자의 심리를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대통령 인기가 떨어질 때 여당에 있든 야당에 있든, 그 대통령과 가장 대척점에 있는 사람이 차기 대선에서 유리하다. 유권자가 현직 대통령을 싫어한다면 그와 가장 첨예하게 각을 세우고 있는 사람에게 유권자는 지지를 보내는 경향이 있다.” 2012년 대선 직전인 12월 10일 미디어리서치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약 40.6%의 응답자가 박근혜 후보의 당선을 ‘정권교체’로 인식하고 있었다. 정권에 일격을 가한 것은 야당 아닌 여당 물론 당·청 갈등은 상처를 남긴다. 새누리당은 이번 갈등이 지지층 분열로 이어지지나 않을까 노심초사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분당설까지 나오는데 결코 그럴 일은 없다.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로 일단락됐다”며 분열 가능성을 일축했다. ‘유승민’으로 대표되는 ‘신보수’ 가치도 위축됐다. 청와대와 유 전 원내대표의 충돌에는 노선 차이가 내재돼 있다. 유 전 원내대표는 ‘증세 없는 복지는 없다’ ‘중부담 중복지’ 등의 발언으로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웠다. 유 전 원내대표의 ‘신보수’는 총·대선에서 새누리당이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카드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민주화·복지 공약 축소 및 폐기는 선거를 앞둔 새누리당에는 부담이었기 때문이다. 이상일 아젠다센터 대표는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로 신보수 기치가 같이 꺾인 셈인데, 새누리당이 이를 어떤 형태로 복원할 것인가는 남아 있는 숙제”라고 말했다. 보수 유권자의 스펙트럼은 다양하다.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영남·60대 이상의 지지층이 있는가 하면, 수도권 중산층을 중심으로 한 합리적 보수 지지층도 있다. 야당을 지지했으나 야당의 무능이나 분열에 실망해 돌아선 중도성향 지지층도 있다. 이상일 대표는 “이번 일로 당이 대통령을 뒷받침해주지 못했다며 실망하는 지지층도 있고, 당이 시대적 흐름을 보지 못하고 청와대 눈치만 본다고 실망하는 지지층도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망한 지지층을 어떤 방향으로 복원하고 재조직해야 할지가 관건인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갈등은 변화에 필요한 단초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한국 정당시스템은 유권자들의 욕구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스템이 변하기 위해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내 충돌이 전면화되면서 각 당이 누구를 대표할 것이고, 어떤 유권자층을 지지기반으로 삼을 것인가에 대한 싸움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지지기반이 무엇이 됐든 아직 정체성을 형성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박근혜 대통령이나 여당이 역사적으로 가지고 왔던 지지기반과는 다르다. 김무성 대표가 살아온 이력이나 지지기반도 박근혜 대통령과 다르다. 새누리당 내의 헤게모니 싸움이 격렬하면 할수록 지지기반 변동을 둘러싼 정당 내 시스템 변화가 빨라질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새누리당이 오히려 ‘유승민’이라는 자산을 챙겼다는 분석도 있다.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 사퇴 기자회견문에서 ‘헌법’을 언급한 것이 이회창 전 총리가 김영삼 대통령에게 ‘헌법적 총리’의 권한을 요구한 것과 닮았다고 말했다. 이회창 총리가 ‘대쪽 소신’의 이미지를 남긴 것처럼 유 전 원내대표도 ‘정의’의 이미지를 남겼고,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은 원래 야당의 자산인데도 이번 일로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그 자산을 가져갔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야당 의원이 아닌 유 전 원내대표가 이를 가지고 가면서 야당의 무능과 대비되는 효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반민주주의적 이미지는 청와대와 친박이 가져갔고, 김무성 대표는 리더십은 위축됐지만 과거에 모시고 있던 주군에 의해 부당한 방식으로 당했다는 이미지를 만들어냈으며, 유 전 원내대표는 사퇴했지만 정치적 자산을 얻고 숨어 있는 재야권력으로 자신의 입지를 다져갈 것이며, 그 결과 새누리당으로서는 과거 이미지를 털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1992년 1월 대권 협의를 하기 위해 회동하는 노태우 대통령이 김영삼 민주자유당 대표최고위원과 악수를 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당·청 갈등 속에서 “야당은 뭐하냐” 새누리당은 당·청 갈등으로 유승민으로 대표되는 ‘변화에 필요한 잠재적 자산’을 얻었다. 그렇다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어떨까.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2015년에 발표한 이라는 글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공허한 싸움’을 비판한다. “강경이냐 온건이냐 좌냐 우냐 중도냐 등등 노선의 이름을 무엇으로 할 것이냐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무슨 노선이든 간에 그것의 이름으로 내온 결과가 무엇인지가 중요할 따름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그간 선거에서 패배한 이후 꼭 노선 갈등, 아니 보다 정확하게는 노선의 이름으로 무엇을 할 것이냐를 둘러싸고 갈등하는 척해 왔다. 사이비 갈등을 통해 계파간 당권 싸움을 해왔을 따름이다. 하지만 대부분 공허한 싸움으로 끝났다.” 김 교수는 야당이 해야 할 싸움은 공허한 싸움이 아니라 ‘결과를 내는 싸움’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대통령과 정권에 대한 가장 성공적인 반대는 그들이 하겠다는 것과 전혀 다른 결과를 내옴으로써 얻어지는 것이지, 그들을 공격하는 자체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유승민의 사퇴’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정부의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에 반대하면서 시작됐다. 정부가 내놓은 특별법 시행령으로 특별조사위원회의 인원이 축소되고 활동이 위축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세월호특별법은 정치 이슈에서 사라지고 당·청 갈등과 유승민 원내대표만 남았다. 국회법 개정안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고 유 전 원내대표가 재의를 부결시키면서 시행령 문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상일 대표는 정부의 무능과 실정에 대한 반사이익마저 얻지 못하는 게 새정치연합의 현주소라고 비판했다. “최초에 제기한 이슈의 명분을 야당은 스스로 버렸다. 대통령이 국회를 무시하는 거냐며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현상의 흐름만 따라갔다. 행정부가 과도한 간섭이라고 반격하면 또 그 흐름에 따라갔다.” 최초의 문제를 잊어버렸는지 용도폐기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런 일들이 쌓이다 보니 새정치연합은 반격에 취약해졌다. 최초에 제기한 의제의 명분을 계속해서 끌고가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면서 ‘도대체 새정치연합이 추구하는 정치가 뭐냐’는 질문에 답할 말이 군색해지게 된 것이다. 유 원내대표 사퇴 이후 특별법 시행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당 차원의 움직임은 없다. 7월 8일 대통령의 거부권에 대한 반발로 새정치연합이 과거 박근혜 대통령이 1998년 국회의원 시절 공동발의했던 국회법 개정안을 그대로 발의한 정도다. 그러나 이 또한 김윤철 교수의 지적대로 ‘공격 그 자체’일 뿐 ‘전혀 다른 결과’를 내는 방안으로 보기는 어렵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세월호 특별법 문제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에서 다루고 있다. 농해수위 소속 유성엽 의원은 6월 22일 특조위 활동기간을 세월호가 인양된 후 6개월까지로 보장하는 내용의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활동기간이 1년으로 명시됐는데 예산과 인원문제로 발이 묶여 있었기 때문이다. 유 의원은 그러나 “당 지도부나 당 차원에서 시행령을 어떻게 해야 할지 논의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특조위 활동 문제는 예산 문제와도 연관돼 있다. 그러나 당 차원이 아닌 농해수위에서 다루다 보니 여기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일이 없다. 7월 9일 특조위 예산배정 문제를 지적한 것은 10명이 넘는 기재위 소속 새정치연합 의원이 아니었다. 특조위에 1원도 예산을 주지 않았다고 지적한 이는 정의당 박원석 의원이었다. 특조위 관계자는 정치권과 선을 그으면서도 정치가 뒷받침되지 못해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전했다. “정치권은 나름대로 입법권자로서 세월호 특별법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도록 감시·감독하고, 부족한 게 있으면 보완할 책무가 있다. 특조위는 정부 시행령으로 인원과 조직이 축소됐고, 현재 기재부가 예산을 한푼도 주지 않아 활동할 수 없는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자기 활동을 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지난 4월 16일 박근혜 대통령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청와대 앞날은 암울해도 여당은 아니다” 야당이 매번 공허한 싸움만 반복하는 사이, 박근혜 대통령의 실정에 반사이익을 챙길 정치집단은 야당이 아니라 유승민 전 원내대표나 김무성 대표가 될지 모른다. 물론 2010년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후보, 2015년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 혹은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의 관계를 동일하게 놓고 볼 수는 없다. 김무성 대표가 청와대에 몸을 낮추고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90도 사과 인사를 했듯이 대구·경북이라는, 새누리당의 최대주주를 갖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힘은 아직 막강하다. 그렇지만 ‘끝까지 대통령과 함께 가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하는 새누리당 관계자는 거의 없다. 철저한 표 계산에 따른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힘이 언제 빠질지를 판단 중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총선 끝나면 당과 청은 따로 갈 것이다. 말년의 이명박 대통령과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속도와 강도는 모두 다르겠지만, 노태우 정부 때 김영삼 후보가, 이명박 정부 때 박근혜 후보가 그러했듯, 박근혜 정부에서는 또 다른 세력이 ‘셀프 정권교체’를 시도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사퇴는 ‘셀프 정권교체’를 준비하는 새누리당의 첫 단추가 될 수도 있다. 만약 성공한다면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후보의 당선을 정권교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40%가 넘을 수 있다. 반복되는 보수정권의 ‘셀프 정권교체’는 제도화되지 않은 한국 정당, 기울어진 운동장, 이를 강화하는 야당의 무능이 겹쳐지며 만들어진 한국 정치의 착시다. 한국의 정당은 이념적 차이가 불분명하다. 지난 대선 때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공약이 비슷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서복경 연구위원은 “보수 유권자들은 현 대통령이 싫어도 새누리당이 집권해야 한다는 경향이 강하지만 이것이 진보개혁 지지층들에게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대안세력으로서 야당이 신뢰를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여당이든 야당이든 현 정권과 가장 격렬하게 싸우는 쪽이 야당이 된다. 야당이 공허한 싸움을 반복하면 ‘진짜 싸움’은 여당이 하는 것처럼 보인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현재 새누리당의 상황을 ‘망조’가 들었다고 자조했지만, 청와대의 앞날은 암울해도 당의 앞날이 암울하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그 전제 중 하나는 “저 쪽이 워낙 못하기 때문”이었다. 김병준 국민대 교수는 현 정권의 실정에 여당이 책임을 면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국정운영에서 2선으로 밀려났고 청와대가 주도했다고 하면서 책임을 져야 할 여당이 책임에서 멀어지게 된다. 그러나 역으로 생각하면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는 부분이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지 못한 것 자체가 여당의 실정이다. 대통령이 강한 드라이브를 걸어서 우리가 설 자리가 없었다는 이야기는 성립되지 않는다. 할 수 있는 데 안한 것이다. 대통령은 사라져도 당은 사라지지 않는다. 당은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면하게 해서도 안 된다.”
- 표지 이야기
- [포커스]일본 정권교체 ‘한·일관계 변화’ 올까(2009. 09. 10 14:06)
- 2009. 09. 10 14:06 국제
- ㆍ신사참배, 정신대·독도 문제 등에 대한 과도한 기대 말아야 일본 민주당의 하토야마 유키오 대표(가운데)가 총선 전날인 8월29일 도쿄 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민주당은 30일 치러진 총선에서 중의원 의석 480석 가운데 과반을 차지하며 54년 만에 선거를 통한 정권 교체를 이뤄냈다. <연합뉴스> 자민당은 날개가 꺾였다. 민주당은 비상했다. 일본은 환호했다. 지난 8월30일 일본 중의원 선거는 자민당의 참패와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총 480석 가운데 민주당이 308석을 휩쓸었다. 이로써 보수성향 자유당과 민주당이 ‘자민당’이라는 이름으로 보수대연합을 이루며 출범한 일본의 1955년 체제도 막을 내렸다. 전후 54년 동안 유지된 자민당 장기집권 체제는 공고한 미·일동맹, 집약적 고도성장, 강력한 관료정치라는 세 가지 동력을 바탕으로 일본 사회를 이끌어왔다. 55년 체제 자체가 냉전 시기 동북아 질서를 관리하기 위한 미·일 보수세력의 공조로 탄생한 만큼 광복 후 미국의 영향력에 거의 절대적으로 노출돼 있던 한국도 한·미·일 삼각동맹이라는 이름으로 이 틀에 연동돼 있었다. 자민당의 몰락이 넓게는 동북아질서, 좁게는 한·일관계에 상당한 변화를 몰고 오는 것이 아니냐는 진단이 나오는 첫 번째 이유다. 아시아 국가와 공존의 길 모색 변화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또 다른 이유는 자민당과 확연히 구분되는 민주당의 새 정책노선이다. 선거 기간에 드러난 민주당 정책의 기본 방향은 ‘서민 중산층 지원 강화’, ‘세계화 시장만능주의 폐해 시정’, ‘정부 정책결정권 강화 등 정치개혁’, ‘동아시아 국가와의 관계 강화’ 등으로 요약된다. 사회복지 차원에서는 중산층 쇠퇴 등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집권 이래 가속화한 신자유주의 폐해를 극복하고, 정치적으로는 그동안 관료의 정책결정 주도권을 민주당이 행사하며, 대외적으로는 동아시아 지역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동아시아공동체를 건설하겠다는 얘기다.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대표가 8월27일자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에 기고한 글은 민주당의 이러한 새 정책노선 아래에 깔려 있는 철학이 무엇인지를 좀 더 분명하게 보여준다. ‘일본의 새로운 길’이라는 제목의 이 기고문에서 하토야마는 미국이 주도한 신자유주의 노선에 일격을 날리는 것으로 입을 연다. “냉전 종식 이후 일본은 세계화라는 이름의 미국 주도 움직임 안에서 시장 근본주의의 바람에 지속적으로 시달려 왔다. 자본주의에 대한 근본주의 추구는 사람들을 그 자체로 목적인 아닌 수단으로 다뤘다. 그 결과 인간 존엄성이 상실됐다.” 그 대안으로 하토야마가 내세우는 것은 우애의 원칙이다. 사회·경제적 차원에서 하토야마가 말하는 우애의 원칙은 “농업, 환경, 의약처럼 인간의 생명 및 안전과 관련된 부문을 세계화의 손아귀에 넘겨주는 정책을 시행하지 않는 것”이다. 자민당이 “세계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모든 것을 시장의 독재에 맡겼다”면 민주당이 강조하는 것은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고 일본의 전통적인 경제행위를 보호하는 것”이다. 경제와 안보 차원의 다자적 협력을 바탕으로 동아시아 공동체를 건설한다는 목표는 우애의 원칙을 동아시아 외교 정책 차원으로 확장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미국 일극주의에서 탈피해 아시아 국가와의 다자협력을 통해 공존의 길을 모색하겠다는 일본 민주당 정권은 한·일 과거사 문제에 대해 얼마나 전향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을까. 민주당은 야스쿠니 신사를 대체하는 추도시설 건립을 정책공약으로 제시했다. 이 때문에 선거 직후 한국 언론에서는 야스쿠니 문제와 관련해 희망적인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서우영 야스쿠니반대공동행동 사무국장은 “그런 방식으로는 야스쿠니 문제가 해결된다고 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야스쿠니 신사 문제의 본질은 조선인 합사 문제인데 대체 추도 시설을 만드는 것으로는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서 사무국장은 “야스쿠니는 그대로 둔 채 추도 시설만 만들면 야스쿠니 문제가 오히려 영구미제로 남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주혜 정대협 사무처장은 정신대 할머니 피해 문제 해결은 ‘전시 성적강제 피해자 문제 해결 촉진법안’이 어떻게 처리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강 사무처장은 “일본 민주당이 이 문제에 관심을 보였지만 최근 민주당 정책공약집에서 관련 내용이 빠져서 걱정된다”고 말했다. 동북아 질서·북핵 문제 ‘조심스런 기대’ 독도 문제에서는 민주당도 자민당과 다르지 않다. 민주당은 지난 7월27일 정책공약집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 “우리나라(일본)가 영토주권을 갖고 있는 북방영토,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표현) 문제의 조기적·평화적 해결을 위해 끈기 있게 대화를 거듭하겠다”고 밝혔다. 권혁태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독도 문제는 변할 게 없다. 한국은 독도를 식민지배 문제와 연관시켜 보지만 일본은 단순한 영토 문제로만 보고 있다”면서 “일본 공산당도 독도는 일본땅이라고 생각한다. 실효적 지배를 유지하는 것 말고는 특별한 외교적 해법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의 과거사 관련 50여 개 시민단체는 내년 경술국치 100주년을 맞아 지난 4월 ‘진실과미래, 국치백년 사업 공동추진위원회’를 꾸리고 구체적인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위원회 소속 단체들은 한국 정부의 의지가 부족하다는 것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자세를 주문했다. 박 연구실장은 “자민당에 비해 전향적일 수밖에 없지만 민주당의 정권 교체가 외교 이슈가 아니라 국내 이슈에서 결정된 것이기 때문에 큰 기대는 금물”이라면서도 “민주당이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하겠다고 밝힌 만큼 우리쪽에서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청사진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역사적·철학적 인식이 부족하다”면서 “정부가 한·일 관계에서 미래만 얘기하면 안 된다. 올바른 과거 청산이 올바른 미래를 가져온다는 인식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주혜 사무처장도 “역사 왜곡이나 과거사 문제에 대해 당사국으로서 시정을 촉구해야 하지만 광복절 축사에서도 아무런 언급이 없어 실망했다”고 말했다. 동북아 안보 질서나 북한 문제와 관련한 전망은 조심스러운 기대 쪽으로 기운다. 자민당이 공고한 미·일동맹을 바탕으로 군사대국을 지향하는 모습을 보였던 데 반해 다자주의 외교 원칙을 천명한 민주당은 좀 더 평화지향적이고도 유연한 정책을 추구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당장 급격한 노선 변화를 추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자민당과 철학은 다르지만 조급한 외교 노선 변화는 역풍을 부를 수 있다”면서 “북·일 관계도 민주당이 먼저 나서서 대화를 제의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다만 일본 정권 교체를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한 북한이 먼저 물밑 교섭을 제의하고 일본이 호응하는 방식은 예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민주당은 선거에서는 이겼지만 성공한 정당으로 자리매김하려면 앞으로 여러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민주당은 보수와 혁신 세력, 기존 이념 구도에 포섭되지 않은 시민운동 출신 인사들이 뒤섞여 있다. 고이즈미 총리 시절 신자유주의 정책을 도입한 것이 자민당 패배의 원인이 되기는 했지만 자민당의 전통적인 정책이 민주당과 크게 차이가 없었다는 지적도 있다. 권혁태 교수는 “관료 주도에서 정치 주도로 바뀌는 걸 빼면 자민당 정치로 회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정권 교체는 의미 있는 일이지만 일본 민주당과 일본의 변화에 과도한 기대를 걸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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