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210 건 검색)
- 중증 정신질환 기댈 곳은 공공 뿐인데··· ‘인력난’에 휘청거리는 정신건강복지센터
- 2024. 12. 03 19:00사회
- .... 밤사이 긴급하게 터지는 응급상황은 정신응급합동센터에서 대응하고, 낮 동안 일상 치료는 정신건강복지센터 영역이다. 정신질환자 투약·식사·의복 관리부터 병원 동행까지… 정신건강전문요원의...
- 멘탈헬스코리아, 2025 청소년 정신건강 리더 모집
- 2024. 11. 29 14:25경제
- ... 자신의 독특한 스토리를 구축하고 있다. 피어스페셜리스트 중에는 올해 신설된 대통령 직속 정신건강 혁신 위원회 전문위원으로 참여하거나,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의 공식 홍보대사로 위촉되는 등...
- 정은경 전 질병청장도 우려한 중학생 ‘정신건강’···코로나탓? 디지털기기 때문?
- 2024. 11. 22 18:16사회
- ... 제외하면 중학생이 고등학생보다 높았다. 이날 발제와 토론회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모두 중학생 정신건강 악화 추이가 더 가파른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들은 코로나19, 디지털 기기...
- [NGO 발언대]청소년 성소수자 정신건강 손 놓은 정부
- 2024. 11. 03 21:32오피니언
- ... 확인하는 설문 문항에서 이성·동성과의 성관계를 구분해서 조사했고, 자살률과 교차 분석하면서 정신건강 위기 현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관련 연구가 전혀 없는 상황에선 기초 현황을 파악하는 데 필요한...
- NGO 발언대
스포츠경향(총 40 건 검색)
- ‘지금 거신 전화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지상우 역 허남준, 변화무쌍 첫 스틸 공개
- 2024. 10. 21 18:29 연예
- MBC ‘지금 거신 전화는’ 허남준이 새로운 연기 변신에 나선다. 오는 11월 첫 방송을 앞둔 MBC 새 금토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기획 권성창/ 연출 박상우, 위득규/ 극본 김지운/ 제작 본팩토리, 바람픽쳐스)은 매일 밤 10시 협박 전화로 시작된, 정략결혼 3년 차 쇼윈도 부부의 시크릿 로맨스릴러다. 카카오페이지 동명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지금 거신 전화는’은 ‘멜랑꼴리아’, ‘의사요한’ 등 탄탄한 필력을 선보인 김지운 작가와 ‘금혼령, 조선혼인금지령’ 등에서 감각적인 연출력을 보여준 박상우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뿐만 아니라 배우 유연석, 채수빈, 허남준, 장규리 등 드라마 팬들의 취향을 저격한 라인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허남준은 극 중 외모부터 다정한 성격, 매력까지 모든 것을 다 갖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지상우’ 역으로 분한다. 상우는 대학 시절 함께 수어 봉사를 다녔던 홍희주(채수빈 분)의 곁을 맴돌며 그녀의 남편인 백사언(유연석 분)의 질투와 경계심을 일으킨다. 20만 구독자를 가진 미스터리 전문 개인 방송 크리에이터이기도 한 그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만난 아나운서 나유리(장규리 분)와 함께 꼭 파헤쳐 보고 싶었던 어떤 사건에 조금씩 접근해 간다. 21일 공개된 스틸에는 ‘지상우’에 착붙한 허남준의 모습이 담겨 있어 시선을 사로잡는다. 누군가에게 머문 따뜻한 시선과 다정다감한 매력이 여심을 자극하는 것은 물론, 허남준만의 특유의 분위기가 보는 이들의 입꼬리를 올라가게 만든다. 카메라와 마이크를 앞에 두고 촬영에 몰두해있는 허남준의 모습을 보면 앞으로 그가 개인 방송 크리에이터로서 어떤 역할을 할지 기대도 커진다. 변신을 마다하지 않고 작품마다 각기 다른 캐릭터를 본인만의 색깔로 그려낸 그는 ‘지금 거신 전화는’에서도 물오른 연기력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을 설레게 할 전망이다. 변화무쌍한 배우 허남준이 만들어낼 ‘지상우’는 어떤 모습일지, 예측 불허하는 캐릭터로 이전과는 또 다른 매력을 한껏 발산할 그의 연기 변신이 주목된다. 2024년 하반기 MBC 금토드라마의 대미를 장식할 ‘지금 거신 전화는’은 오는 11월 첫 방송된다. 사진 제공: MBC 새 금토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
- 포르테나, 서울시 ‘정신건강지킴이’ 발탁
- 2024. 10. 09 09:05 연예
- 쇼플레이엔터테인먼트 크로스오버 그룹 포르테나가 ‘정신건강지킴이’로 발탁됐다. 포르테나(이동규, 오스틴킴, 서영택, 김성현)는 지난 7일 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이하 서울센터)가 주최한 정신건강의 날(10월 10일) 기념행사 ‘투게더: 마음의 순간을 함께해요’에 참석했다. 정신건강의 날(매년 10월 10일)은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고,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법정기념일로 지정된 날이다. 이번 기념행사는 1, 2부로 나뉘어 다채롭게 구성되었으며, 서울시민과 정신건강 관계자 등 약 200여명이 참석했다. 포르테나는 제34대 정신건강지킴이로 발탁되어 서울시민의 정신건강 인식개선과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에 기여할 예정이다. 포르테나. 쇼플레이엔터테인먼트 포르테나는 “정신건강은 미라클이다. 신체적, 심리적 활동 등 모든 것이 어우러질 때 일상생활 속에서 기적의 순간을 경험하기도 한다. 정신의 건강함은 때론 설명할 수 없는 놀라운 일을 만들기도 한다. 앞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라며 정신건강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더불어 “현재의 일상을 지켜내고, 스스로의 마음을 마주할 수 있도록 마음에도 휴식이 필요하다.”며 “포르테나의 음악이 서울시민들에게 위로와 응원이 되기를 바란다.”고 정신건강지킴이 위촉 소감을 전했다. ‘팬텀싱어4’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데뷔한 포르테나(이동규, 오스틴킴, 서영택, 김성현)는 세계 최초로 멤버 전원이 테너로 이루어진 크로스오버 그룹이다. 카운터테너, 콘트랄토, 레쩨로테너, 리릭테너로 구성되어 폭넓은 음역대와 특유의 짙은 표현력, 실력을 통하여 정통성과 신선함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 포르테나, 서울시 ‘정신건강지킴이’ 발탁···정신건강의 날 기념행사 출연
- 2024. 10. 08 22:38 연예
- 쇼플레이엔터테인먼트 크로스오버 그룹 포르테나가 ‘정신건강지킴이’로 발탁됐다. 포르테나(이동규, 오스틴킴, 서영택, 김성현)는 지난 7일 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이하 서울센터)가 주최한 정신건강의 날(10월 10일) 기념행사 ‘투게더: 마음의 순간을 함께해요’에 참석했다. 정신건강의 날(매년 10월 10일)은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고,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법정기념일로 지정된 날이다. 이번 기념행사는 1, 2부로 나뉘어 다채롭게 구성되었으며, 서울시민과 정신건강 관계자 등 약 200여명이 참석했다. 쇼플레이엔터테인먼트 포르테나는 제34대 정신건강지킴이로 발탁되어 서울시민의 정신건강 인식개선과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에 기여할 예정이다. 포르테나는 “정신건강은 미라클이다. 신체적, 심리적 활동 등 모든 것이 어우러질 때 일상생활 속에서 기적의 순간을 경험하기도 한다. 정신의 건강함은 때론 설명할 수 없는 놀라운 일을 만들기도 한다. 앞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라며 정신건강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더불어 “현재의 일상을 지켜내고, 스스로의 마음을 마주할 수 있도록 마음에도 휴식이 필요하다.”며 “포르테나의 음악이 서울시민들에게 위로와 응원이 되기를 바란다.”고 정신건강지킴이 위촉 소감을 전했다. ‘팬텀싱어4’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데뷔한 포르테나(이동규, 오스틴킴, 서영택, 김성현)는 세계 최초로 멤버 전원이 테너로 이루어진 크로스오버 그룹이다. 쇼플레이엔터테인먼트 카운터테너, 콘트랄토, 레쩨로테너, 리릭테너로 구성되어 폭넓은 음역대와 특유의 짙은 표현력, 실력을 통하여 정통성과 신선함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쇼플레이엔터테인먼트
- CJ컵 바이런 넬슨에 넘실댄 ‘녹색 물결’… 선수·캐디·갤러리·봉사자 등이 ‘정신건강 강화’ 캠페인 동참
- 2024. 05. 05 12:50 스포츠종합
- 안병훈, 이경훈, 크리스 김, 테일러 펜드리스 등 선수들이 5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인근 맥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에서 열린 PGA 투어 CJ컵 바이런 넬슨 3라운드에서 ‘정신건강 강화 및 유지’ 캠페인에 동참하는 의미로 녹색의상을 착용하고 경기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포 더 CJ컵 바이런 넬슨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CJ컵 바이런 넬슨 3라운드가 열린 5일 미국 댈러스 인근 맥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파71)에는 ‘녹색 물결’이 넘실댔다. 이날 선두 다툼을 벌인 테일러 펜드리스(캐나다)와 제이크 냅(미국), 미국 라이더컵 단장인 잭 존슨을 비롯해 안병훈, 이경훈 등 한국선수들도 녹색 옷차림에 동참했다. 이날 코스가 녹색으로 물든 이유는 80여년 역사의 이 대회를 주최해온 댈러스 지역 유력 사회단체 ‘세일스맨십 클럽’이 운영하는 자선기관 ‘모멘터스 인스티튜트’가 주관하는 정신건강 강화 캠페인에 모두가 뜻을 함께 했기 때문이다. 녹색은 정신건강을 상징하는 색깔로 주최측은 대회 기간 내내 선수와 갤러리에게 녹색 복장이나 장신구, 리본 등을 착용하는 것을 권장하지만 특히 현지시간 토요일인 3라운드 만큼은 ‘그린 아웃핏 데이’로 정하고 단체로 ‘깔맞춤’을 실천하기로 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풀스윙을 통해 인기를 얻은 고환암 극복 선수 조엘 데이먼(왼쪽)이 5일 CJ컵 바이런 넬슨 3라운드 중 캐디빕에 ‘낮잠 자기’를 적어 자신만의 정신건강 지키기 요령을 알리며 경기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포 더 CJ컵 바이런 넬슨 세일스맨십 클럽은 모멘터스 인스티튜트를 통해 어린이와 가족, 지역사회가 튼튼한 정신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과 지원을 펼치고 있다. 이를 통해 2031년까지 100만 명의 어린이와 가족들의 정신건강 강화를 유지하도록 하는게 목표이며, 특히 ‘정신 건강의 달’인 5월을 기념하기 위해 대회 주간 내내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대부분 선수들은 이날 동반 캐디의 조끼(캐디빕) 뒷면에 정신건강을 유지, 강화하는 자신만의 특별한 노하우를 적고 플레이 해 눈길을 끌었다. 가족·친구와 시간보내기, 낮잠자기, 웃기, 잘 먹기, 명상, 기도, 성경읽기, 낚시, 수영, 엄마와 전화통화, 책읽기, 요리 등 다양한 비법 중에 ‘가족과 시간보내기(Family Time)’가 으뜸이었다. 올해부터 10년간 이 대회를 후원하기로 한 CJ도 여기에 동참했다. 대회 기간중 17번홀(파3)에서 선수들이 버디 혹은 그 이상의 스코어를 기록할 때마다 버디 1개당 1000달러를 CJ그룹이 적립해 모멘터스 인스티튜트에 기부할 예정이다. 올해는 3라운드까지 버디 이상 스코어가 58개 나왔다.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인근 맥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 17번홀(파3)에서 PGA 투어 CJ컵 바이런 넬슨에 참가한 선수가 티샷을 날리고 있다. CJ그룹은 이 홀에서 나온 버디 이상의 성적에 1개당 1000달러를 적립해 지역 사회단체의 정신건강 강화 캠페인에 기부하기로 했다. |CJ그룹 제공 1968년 이 캠페인을 시작한 이래 바이런 넬슨 대회는 모멘터스 인슈티튜트에 1억 8600만 달러(2527억원) 이상을 모금해 기부했다. CJ컵 바이런 넬슨의 대회 총괄책임자 존 드라고는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그린 아웃핏 데이’를 진행한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어린이, 가족, 지역사회의 정신 건강을 강화하는 것이 우리 대회의 핵심 가치다. 우리는 사람들이 어릴 때부터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관리하는 방법을 배우면 성인이 되어 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에도 현명하게 대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정서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밝혔다.
주간경향(총 5 건 검색)
- [암(癌)&앎](8)정신건강 챙겨야 암 이겨낸다(2022. 01. 21 15:21)
- 2022. 01. 21 15:21 건강
- 암에 걸렸다는 의사의 진단은 본인은 물론 그 가족에게 ‘마른하늘에 날벼락’ 그 자체다. 부인하고 싶은 마음과 함께 앞으로의 일이 두렵고, 슬프고 괴로운 감정이 휘몰아친다. 부정적인 감정의 기복이 반복되면서 암환자는 정신적으로 점점 지쳐간다. 김경란 연세암병원 종양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암환자들이 단순한 위로 대신 전문적인 상담 진료로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술치료 프로그램에 참가한 암환자가 (병원)미술치료사로부터 지도를 받고 있다. / 연세암병원 제공 암환자의 심리적 어려움은 당혹감, 슬픔, 두려움과 같은 정상적인 감정 반응에서부터 우울, 불안, 공황, 사회적 고립, 실존적 위기와 같이 심리·사회적인 기능손상을 일으키는 극심한 상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가족과 주변 지인들의 관심이 항상 필요한 이유다. 이들은 죽음의 공포, 완치의 불확실성, 앞으로 닥쳐올 변화의 두려움이 커져 작은 신체적 변화에도 큰 병이 아닐까 지나치게 걱정하거나 신체적·정신적으로 자신감을 잃고 겁이 많아지면서 의존적 성향으로 바뀌곤 한다. 우울증이나 불안증을 동반한 암환자는 매사를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절망감에 빠져 하루하루를 힘들게 보낸다. 심리적인 문제가 단독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여러 영역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스트레스가 심해지거나 오랫동안 힘든 나날을 지속하기도 한다. 암환자가 겪는 심리적 어려움을 총체적으로 파악해 다양한 측면에서 접근하는 ‘전인적 개입’이 필요하다. 김 교수에 따르면, 만성적인 스트레스와 우울증이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을 지속해 활성화하는 반면, 우리 몸의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T세포와 NK세포의 활성화는 떨어뜨려 ‘종양 면역 감시 체계’ 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 동물 실험에서도 스트레스를 조절하지 못할 때 암을 이겨내는 정도가 낮았고, 생존율도 떨어졌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암환자의 정신건강관리는 치료 과정에 다양한 영향을 준다. 우울, 불안과 불면증이 이어지면 치료 의지가 떨어지고 부정적인 생각이 많아져 필요한 약물복용이나 치료를 늦추거나 심지어 중단이라는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가족의 심적 부담도 간과할 수 없다. 암환자와 가족이 치료 과정의 숱한 난관을 극복하는데 심리적 갈등을 잘 해결한다면 치료 과정이 한결 수월할 수 있다. 암 투병 과정에서 정신건강은 어떻게 지키면 좋을까. 김 교수는 “이전과 같은 일상생활 패턴을 유지하라”고 조언한다. 그는 “권장 식단과 운동량을 지키며 체력 증진과 함께 항우울 물질인 ‘엔도르핀’을 스스로 생성해 우울감을 떨쳐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병원에서 시행하는 환자 대상의 웃음치료나 미술치료 프로그램 등에 참여해 정서적 지지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절망이 암 치료를 이겨내는 데 가장 큰 장애물임을 인식하고 최선을 다하며 긍정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모든 것에 흥미를 잃고 늘 가슴이 답답하며 불안하거나, 쉽게 피곤하거나 불면으로 일상생활이 지장을 받는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얻어야 한다. 검사상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진단을 받았는데도 입맛이 없거나 소화가 안 된다면 마음을 돌아볼 차례다. 사소한 일이 자꾸 생각나고, 걱정이 되는 강박증세가 생기거나 심지어 자살까지 떠올린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찾는 것이 암치료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
- 암(癌)&앎
- [주목! 이사람]중앙자살예방센터장 백종우 경희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2020. 11. 06 15:23)
- 2020. 11. 06 15:23 사회
- ㆍ“자살, 사회 돌봄시스템 꼭 필요” 정신과 의사는 죽고 싶다는 사람을 매일 만난다. 실제로 자신의 환자를 잃기도 한다.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을 맡고 있는 백종우 경희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도 의사생활 10년차에 환자를 잃었다. 백 교수는 날짜까지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 최진실씨가 세상을 등지고 딱 일주일 만에 발생한 일이었다. 사진/이상훈 선임기자 “진료실에 찾아오는 분들만 봐서는 안 되겠다고 결심하게 된 뼈아픈 계기가 됐습니다. 병원 안과 밖이 다 연결돼 있더라고요. 오늘도 환자분들이 박지선씨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인터뷰를 진행한 지난 2일 희극인 박지선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백 교수가 2010년 한국형 표준 자살예방교육 프로그램 ‘보고 듣고 말하기’를 만드는 데 참여하게 된 계기 중 하나다. 해외 자살예방교육 프로그램과 ‘보고 듣고 말하기’의 가장 큰 차이는 ‘보고’다. 백 교수는 “해외 사례를 보면 90%가 직접적으로 ‘죽음’을 말해요. 한국은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과 같은 유교문화권에서는 말보다는 행동에서 위험의 신호를 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보기’를 제일 앞에 넣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9년 동안 100만명 이상이 이 프로그램을 수료했다. 지난 2019년 초, 백 교수는 언론에 자주 등장했다. 자신을 ‘평생의 동반자’라 부르던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죽음 때문이었다. 고인은 2018년 12월 31일 진료 중 조현병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세상을 떠났다. 그날 오전까지 두 사람은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는 고인의 뜻을 사회가 기억하도록 하는 게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이라 생각했다. 정신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었다. 잠만큼은 정말 잘 잤는데 불면증이 생겼고 악몽에 시달렸다. 순간적으로 감정 조절이 안 될 때도 있었다. 위험의 신호라고 생각하고 선배들에게 도움을 구했다. “그리고 환자들에게 큰 도움을 받았어요. 환자들도 제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 아니까 같이 슬퍼해주고 힘내라고 해주고….” 임 교수의 환자 일부를 백 교수가 맡기도 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9월, 임 교수를 의사자로 인정했다. 백 교수는 “그 사건이 없었다면 훨씬 좋았겠지요. 하지만 이후에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우리 사회 흐름에 대해서도 알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신질환자에 의한 사고와 자살을 막기 위해서는 시대에 맞는 정신건강복지시스템이 지역사회에 자리 잡아야 한다고 본다. “예전에는 가족이 책임졌는데 핵가족화, 1인가구 시대가 되면서 아픈 사람들이 방치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역사회 돌봄 시스템은 이런 현상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요. 친구의 사고가 친구 한명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지점을 이야기해주는 것이구나. 그렇다면 내가 할 일은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구나.” 센터장 임기는 올해 말까지다. 센터장으로서의 활동은 이런 정신건강복지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의 일부일 뿐이다. 코로나19는 그에게 큰 깨달음을 줬다. “코로나19처럼 검사하고, 병원에 보내고, 또 이후 추적까지 하면 자살은 충분히 줄일 수 있습니다. 우선순위의 문제일 뿐이죠.” 한국은 15년째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 주목! 이 사람
- [주목! 이 사람]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장창현 원장 “힙합을 통해 젊은 환자들과 소통”(2020. 07. 17 15:53)
- 2020. 07. 17 15:53 사회
- 정신과 의사가 무대에 올라 랩을 한다. 지난해 10월 세 번이나 행사장소 사용허가를 얻지 못하는 우여곡절 끝에 열린 ‘제1회 매드프라이드 서울’ 축제의 힙합공연 무대였다. 축제의 주인공은 정신장애인들. 무대에 오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장창현 원장(38)은 일종의 축하공연 초대가수 역할을 맡았다. 그는 매드프라이드 조직위원회에 참여해 처음부터 행사를 기획했다. “2회 때는 M.O.M이란 팀으로 무대에 오를 예정”이라는 그는 이미 디지털 싱글 2곡도 발표한 바 있다. 힙합과 정신의학, 별다른 연결고리가 없어 보이지만 장 원장의 진료철학을 들어보면 조금씩 수긍이 간다. “미국 흑인 청소년들에겐 힙합 음악인들이 일종의 성공한 역할모델입니다. 어려운 여건에서 자기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만들어 인기를 얻는 모습을 보며 의미도 찾고요.” 힙합은 처음에 장 원장에게 그저 개인적인 취미 차원에 머물렀다.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통해 내면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진료과정에서 만나는 젊은 환자들과 소통할 수 있었다. “찾아보면 ‘힙합 테라피’라는 모델도 있고, 힙합을 치료와 연결한 사례가 없지는 않아요. 그런데 그보다 마음의 병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게 하는 것만으로도 의미는 있다고 보거든요.” 몸이 아프듯 마음도 아플 수 있는데, 유독 마음이 아픈 이들에게 ‘정신질환자’라는 낙인을 찍어 그들이 제 목소리를 못 내게 하는 현실은 문제가 있다고 봤다. 매드프라이드처럼 정신장애자들이 직접 나서 자신을 알리는 움직임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에서였다. 장 원장은 치료를 통해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문턱을 낮추려면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일부터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곡을 만들 때도 상담하러 온 내담자와 의사의 대화 형식의 가사로 담담하게 현실을 묘사했다. 장 원장은 병원 세 곳을 돌아가며 진료한다. 각각 다른 날에 2차병원 한 곳과 협동조합 형태의 의료기관 두 곳으로 출근한다. 개업의가 되면 진료 외에 신경 써야 할 일들이 많아 오롯이 진료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다. 그 덕에 한 곳에 붙어 있었다면 만나기 어려웠을 다른 환자들을 많이 만나게 됐다. 그는 “이제 좀 먹고살 만한 사회가 되니 이전까지는 신경 쓰지 못하던 마음과 정신의 병을 고치는 쪽으로 눈을 돌릴 수 있게 됐는데 아직도 몸에서 아픈 곳은 잘 느끼면서 마음속 아픈 곳은 잘 파악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의료현장에서 환자들을 바라보는 오해의 시선과 차별적 인식을 절감한 그는 줄곧 문제를 풀 실마리를 찾기 위해 움직여왔다. 당사자 운동을 지원하고 음악으로 소통의 가능성을 열어보려 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앞으로는 새롭게 의료현장에 들어올 정신건강의학 의사들을 모아 일종의 캠프를 꾸려볼 계획이다. 미래의 변화를 이끌 역할은 젊은 세대가 감당하게 될 것이란 생각에서다. 힙합에 빠진 독특한 의사라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진료를 마치고 나면 전공 분야의 전문 의학서를 번역하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직접 쓰고 있는 책까지 있으니 쉴 틈 없이 일상이 굴러가는 셈이다. 그래도 그는 웃으며 말했다. “즐거워서 하는 일이니까요.”
- 주목! 이 사람
- [사회]청소년 정신건강, 1년 새 2배 개선?(2013. 10. 02 10:36)
- 2013. 10. 02 10:36 사회
- 교육부가 전국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정서나 행동상의 어려움을 겪는 ‘관심군’의 학생 수가 1년 사이에 16.3%에서 7.2%로 뚝 떨어졌다. 어떻게 이러한 ‘기적 같은’ 결과가 나타났을까. “밖에서 보면 잘 모르겠지만 요즘은 초등학교 고학년만 돼도 신체적인 이유는 찾을 수 없는데 스트레스 때문에 가슴이 답답하다거나 몸이 아프다고 보건실에 찾아오는 학생들을 하루에도 서너 명은 만난다. 특성검사 결과만으로는 짐작하기 힘든 스트레스가 초등학생들 사이에도 퍼져 있다는 말이다.” 경기지역의 한 초등학교 보건교사인 이모씨(45)는 교육부의 ‘학생 정서·행동 특성검사’는 필요한 검사임에는 분명하지만 신뢰성에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학부모가 응답하는 검사의 특성 때문에 실제보다 결과가 축소돼 나온다는 게 경험에 비추어 본 이씨의 분석이다. 서울 시내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수업을 마친 뒤 하교하고 있다. | 정지윤 기자 교육부 ‘관심군’ 기준 그때그때 달라 교육부와 복지부가 2012년 공동으로 실시한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고교생의 41.9%가 스트레스를 받으며, 30.5%는 2주 이상 일상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을 만큼 우울감을 느낀다. 그리고 18.3%는 최근 1년간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한 일이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교육부가 전국의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검사 결과에서도 ‘관심군’에 속하는 학생의 비율이 16.3%에 달했다. 관심군은 정서나 행동상의 어려움을 호소할 가능성이 있는 학생군을 뜻한다. 그러나 올해 같은 검사에서 관심군으로 분류된 학생은 7.2%로 크게 줄었다. 1년 사이 청소년들의 정신보건 상태가 획기적으로 개선된 것일까. 크게 낮아진 통계의 이면에는 관심군으로 분류되는 기준 점수를 바꾼 교육부가 있었다. 지난해 검사 시작 전 교육부가 배포한 매뉴얼에 따르면 남자 중학생의 관심군 분류 대상 기준은 25점 이상이었다. 올해는 이 기준이 33점 이상으로 크게 높아졌다. 자살 위험성을 묻는 문항에 대한 기준 점수도 작년에는 1점 이상이던 것이 올해 2점 이상으로 올라갔다. 지난해에는 전수조사를 실시한 데 비해 올해는 초1·초4·중1·고1 등 4개 학년만을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관심군 학생의 비율이 낮아질 것은 예상됐던 바다. 관심군으로 지정된 학생의 수가 줄어들었지만 여기엔 단순한 통계 처리 이상의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정서나 행동상의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학교나 교육당국이 포착해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관심군으로 구분하는 점수 기준이 해마다 당국이 정한 방침에 따라 바뀌다 보니 지난해의 기준으로는 관심군으로 구분돼 심층적인 검사가 필요했을 학생에게 올해엔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 보건교사 이씨는 “가정에서의 무관심 때문에 학교에서도 왕따를 당하고 있는 한 학생은 이전부터 면담을 진행하고 있었지만 특성검사에서는 관심군에 포함되지 않는 일이 있었다”며 “보호자의 동의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 외부에서 전문적인 치료를 받게 할 수도 없어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당국은 올해 검사 시작 전 관심군으로 분류될 학생의 비율을 4.7% 선에 맞춰 기준 점수를 조정했지만 실제 검사에서 7.2%로 나와 예상을 넘어서는 결과를 보였다. 이것은 실제로 정서·행동상의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있는 학생들이 기존의 자료를 토대로 만들어진 예측치보다도 더 늘어났다는 점을 의미한다. 지자체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지난해의 관심군 학생 중 전문 상담기관의 도움을 받은 학생은 10% 내외에 불과했다. 이 같은 사실을 고려하면 교육부가 실질적 해결책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통계 기준을 수정했다는 비판을 받을 소지가 크다. 교육부는 올해 특성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관심군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지난해와 달리 기준점수와 비율을 조정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 조정과정은 검사 응답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편향을 보정한 것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오히려 지난해 전수조사 이후 적극적으로 정책을 펼친 결과 상황이 나아진 것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교육부 관계자는 “특성검사 결과 자료는 학교에서 정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작성된 것일 뿐 통계적으로 쓰일 목적에서 만들어진 게 아니다”라며 “올해 실시한 4개 학년의 특성검사 결과를 지난해 4개 학년과 비교해도 관심군 학생 비율이 5% 정도 낮아졌는데, 이 결과는 상담 등 적극적인 대책이 효과를 거둔 측면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뢰성 없는 통계 그나마 축적 안 돼 지속적인 관심과 사후관리가 필요한 학생의 검사자료가 폐기되는 문제도 있었다. 각급 학교 단위에서 보존하던 자료가 폐기되면서 시간 경과에 따른 개선 여부를 추적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위험성이 높은 학생의 경우 외부 진료기관이나 전문 상담기관에 의뢰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해당기관에서도 학생의 검사 결과 등 초기자료는 확인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개인정보 문제와 얽혀 있기 때문에 검사 결과를 확인한 뒤 일괄적으로 폐기한다”고 밝혔다. 학교 현장에서는 올해 들어 학생들의 정서·행동 문제가 개선된 것처럼 보이는 이유로 학생들의 학습효과를 꼽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전수조사를 경험한 학생들이 올해 조사에서는 솔직하지 않은 응답을 제출하는 경향이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의 한 일반계 고교 1학년 이아름양(16)은 “작년에 관심(군) 학생이 됐던 친구가 상담을 받아야 한다며 불안해 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올해는 작년보다 긍정적으로 응답했다”며 “상담이라곤 하지만 보건 선생님이 ‘무슨 문제 있니’라고 물으면 ‘없어요’라고 대답하는 게 전부라는데 귀찮기만 할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경기지역의 고교 교사 최승범씨(29) 역시 “검사 결과를 보면 가정환경이나 다른 형편이 어려운 학생 중 일부는 평소 담임의 눈으로 보던 것과는 다르게 자신의 문제를 축소해서 응답하는 경향을 볼 수 있었다”며 “검사의 신뢰성을 높일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으로는 정신건강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각이 바뀌어야 통계상의 문제를 비롯해 청소년들이 겪는 정신적인 어려움을 해결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홍현주 한림대 교수는 “아직 다년간의 자료가 축적되지 못했기 때문에 정신건강을 다루는 양적인 연구도 향후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며 “특성검사가 자녀의 정신적인 문제에 대해 밝히길 꺼리는 학부모의 정서를 바꾸는 역할까지 담당할 수 있어야 하고, 또 그래야 보다 신뢰성 있는 응답자료를 통해 문제에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레이디경향(총 2 건 검색)
- 영유아 5명 중 1명은 정신건강 ‘빨간불’
- 2013. 05. 06 18:41 건강
- ㆍ마음이 아픈 아이의 이상 증세 바로 알기 겉보기에 멀쩡하다고 정말 아이가 건강한 걸까. 최근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생후 78개월 이하 영유아 중 20%가 정신건강 이상 징후를 보인다고 한다. 아직 영유아 정신건강이라는 말조차 낯설게 느껴지는 현실에서 의사소통이 서툰 아이의 ‘속마음’이 건강한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모두가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결과 지난해 4월 정부는 한신대와 공동으로 ‘한국 영유아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실태 조사’에 착수했다. 사업 지역으론 경기도 광명시가 선정돼 지역 내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다니고 있는 영유아가 조사 대상이 됐다. 생후 78개월 이하의 영유아가 정신건강 검진을 받았고 지난해 12월 검사 결과가 발표됐다. 조사 대상 5백34명 가운데 국내 검진 방식으로는 8%, 보다 정밀한 미국 검진 방식으로는 무려 20%에서 문제가 나타났다. 이 같은 내용이 뉴스를 통해 보도되자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큰 반향이 나타났다. 단연 현재 영유아 자녀를 둔 부모들의 반응이 가장 뜨거웠다. ‘혹시 내 아이도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어떻게 해야 마음까지 건강한 아이로 키울 수 있을까’ 등 갈팡질팡하는 부모들을 볼 수 있었다. 결과에 놀란 것은 부모만이 아니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즉시 연구 인원을 추가 배치했고 조만간 정확한 원인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후속 조치가 뒤따른 것은 그만큼 사태의 심각성이 크다고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2011년 기준으로 전국 영유아는 총 3백25만3천1백31명인 데 비해 표본조사는 5백34명으로 턱없이 부족하며, 경기도 광명시에만 국한됐다는 점이 조사의 신뢰도를 낮추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광명시는 올해에 비로소 고교 평준화가 이루어졌을 만큼 경기도 내에서 교육 열기가 높은 도시 중 하나다. 또 학군이 좋고 명문대 진학률이 높으며 부모들의 소득과 학력 등이 다른 지역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 행정구역은 경기도에 속하지만 실질적으론 서울 양천, 구로, 금천구 등과 경계를 맞대고 있는 준(準) 서울 생활권 지역으로 수도권과 전국을 대표하는 표본으로 삼기에 좋은 조건이다. 따라서 총영유아 수 대비 적은 표본조사지만 마냥 무시할 수 없는 ‘대표성’이 있는 조사다. 전문가들은 조사 결과를 의심하는 대신 다양한 원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먼저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등 지나치게 일찍 집단생활에 노출됐거나 부모의 스트레스가 아이에게 그대로 전달됐을 때 이 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특유의 과한 교육열을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의욕 과잉의 부모와 지나친 조기교육 등 한국적 육아 환경으로 인해 영유아들의 마음에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는 것이다. 평생을 좌우하는 세 살 두뇌 태어나 5년까지는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기다. 아이는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는데 이때 두뇌도 급격한 성장 발달을 보인다. 생후 3년이면 뉴런이나 혈관을 모두 갖추고, 5년이면 이미 두뇌의 90%가 완성된다. 그 이후 두뇌는 성장 대신 유지하는 쪽으로 바뀐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라는 말처럼 결국 영유아 시기에 평생의 성격, 감성, 정서의 바탕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만약 영유아 시기에 외부로부터 부적절한 자극이나 학대, 스트레스가 가해지면 한창 성장 중인 뇌에 큰 문제를 초래하게 된다. 특히 정서와 감정에 관여하는 우뇌의 구조와 기능에 손상을 입는다. 영유아 시기에 적절하게 발달하지 못한 우뇌는 성인이 된 후에는 더욱 심각한 정신 장애(자살 포함) 발병률을 높이게 된다. 결국 영유아 시기의 정신건강이 성인이 된 이후의 삶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몇 년 사이 자살은 우리나라의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8년째 이어갈 정도다. 더 이상 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는 현실에서 정부는 ‘정신건강’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보살피기로 한 듯하다. 이번 ‘한국 영유아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실태 조사’ 역시 근원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성인처럼 본인의 상태를 정확히 인지하거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영유아는 정신건강을 진단하기 위해 다각적인 조사를 하게 된다. 이번 조사방법에는 K-ASQ(Korean-Ages and Stages Questionnaires)라는 설문지 조사법이 사용됐다. K-ASQ란 미국 진단기법을 한국에 맞게 조정한 것으로 대근육 운동, 소근육 운동, 사회성, 자조행동, 언어발달 5개 영역에서 아이의 발달 정도를 체크한다. 이번 조사에서는 약 8%가 이상 증세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과도한 불안, 공격성, 언어 발달 지연, 자폐의 일부 증상 등을 포함한 경우다. 연구 팀은 다시 연령별로 나눠 보다 정밀한 검사를 이어갔다. 미국 검진방식인 영유아 기질 측정 척도를 알아보는 IBQ, 영유아 정서, 행동장애 진단도구인 BASC를 통해 무려 20.8%인 1백11명의 아이들에게서 문제가 발견됐다. 한국 진단기법과 미국 진단기법 사이에 큰 차이를 보인 이유는 정신건강 기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국 진단기법이 정신건강 장애와 고위험군에 초점을 맞췄다면, 미국 진단기법은 잠재적 고위험군까지 포함해 범위를 넓혔기 때문이다. 영유아 정신건강과 관련해 첫 조사를 마친 우리나라에 비해 미국, 영국 등 다른 선진국들은 이미 영유아의 정신건강 검사 프로그램까지 다양하게 구축해놓은 상태다. 지금은 고위험군 실체 조사에 그쳤지만 앞으로 우리나라도 한국 환경에 맞춘 다양한 검사 프로그램을 개발해 영유아의 정신건강에 대해 더욱 힘을 쏟을 예정이다. 잘못된 양육방식이 아이를 망친다 영유아 시기에 겪는 정신건강 질병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자폐증, 정신지체처럼 발병 요인을 타고나는 경우와 분리불안장애, 애착장애처럼 후천적인 요인으로 발병하는 경우다. 단 언어장애의 경우 선천적인 요인과 후천적인 요인이 동시에 존재한다. 선천적인 요인으로는 정신지체, 구강안면 기형으로 인한 경우, 정상적인 언어 기술을 갖지 못했거나 증상이 심한 경우다. 반면 언어에 대한 자극이 없어 정상적인 언어 발달이 지속적인 방해를 받게 되면 후천적인 요인으로 언어장애를 갖게 된다. 대부분 부모의 잘못된 양육방식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태어난 순간부터 아이는 부모의 언어 속에서 자란다. 부모의 목소리를 들으며 말을 배우고, 뇌에 충분한 자극을 받는 것이다. 만약 아이가 부모의 말을 듣지 못하고 방치됐거나 소리 없이 살게 된다면 정상으로 태어났지만 언어장애를 겪게 된다. 이외에 아이가 말이 늦거나 말을 더듬는다면 언어장애를 의심해봐야 한다. 먼저 청력장애나 신경학적 장애가 아니라면 적절한 양육이 이루어지지 못해 생긴 후천적인 원인일 수도 있으나 성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흔한 증상일 수도 있다. 특히 말더듬은 5세 아이에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질병으로 80% 정도는 저절로 증상이 사라진다. 따라서 부모가 아이를 판단하기보다는 전문의에게 먼저 진단을 받아야 한다. 영유아 정신건강에 있어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부모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특히 후천적 요인에 의한 정신건강 질병은 만 2세까지 부모와 건강한 애착관계가 형성되지 못할 경우 많이 발생한다. 아이가 부모에게 애착 대상으로서 신뢰감을 쌓는 것은 인간 발달의 첫 단추이자 건전한 인격 형성의 기초가 된다. 만약 부모와 애착이 형성되기 전 너무 어린 나이에 어린이집을 다니게 된다면 심한 짜증, 울음, 등원 거부 등 분리불안부터 주의력 결핍, 대소변 가리기 문제 등 복합적인 문제까지 나타날 수 있다. 부모, 어린이집 선생님 등 아이가 애착을 형성해야 할 대상이 자주 바뀌면 불안감을 느끼고 애착 대상과 단절감을 경험하게 된다. 이때 정도가 심하면 정신은 물론 신체 발달에 치명적인 손상을 주고 아이의 행동과 성격이 달라진다. 어릴 때 애착관계에 어려움을 겪은 아이는 성인이 돼서도 낮은 자존감과 사회성, 스트레스에 약한 정신건강 등을 겪으며 악순환을 반복하게 된다. 되도록 애착 형성 전까진 부모가 아이를 양육하도록 하며 만약 부득이하게 다른 사람 손에 맡겨야 한다면 아이가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부모가 색안경 벗고 바라봐야 불과 4년 전까지만 해도 준우(10, 가명)와 엄마 사이엔 아침마다 전쟁이 벌어졌다. 유치원에 가기 싫다는 준우와 보내려는 엄마 사이의 실랑이는 단 하루도 거르는 법이 없었다.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하는 아들을 보면서도 준우 엄마는 한 번도 병원을 가야 될 일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어느 날 유치원 선생님으로부터 준우가 또래에 비해 심한 불안 증세를 보인다는 말을 들었을 때 준우 엄마는 선생님이 아이를 이상하게 본다며 화를 냈었다. 하지만 짜증이 심해지며 불안해하는 아이를 마냥 놔둘 수만은 없었다. 결국 남편한테 비밀로 하고 아이와 함께 소아청소년정신과를 찾았다. 전문의가 진단한 준우의 병명은 분리불안장애였다. 그대로 두었다간 자칫 다른 불안 증세로 악화돼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도 있었다. 그 후 준우 엄마는 놀이치료부터 인지행동치료까지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했다. 4년이 지난 현재 준우는 공부도 곧잘 하며 올해는 학급 임원으로 뽑힐 만큼 반 친구들에게 인기도 많다. 준우 엄마는 소아청소년정신과를 가기 전 색안경을 벗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만약 소아정신과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풀지 않았다면 지금의 준우는 상상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이다. 아이의 이상 증세를 보고 단숨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부모는 아마 많지 않을 것이다. ‘혹시나’, ‘설마’ 하는 마음으로 기다리거나 당황스러운 마음에 우왕좌왕하는 게 보통 평범한 부모의 모습이다. 전문의들은 영유아 정신건강 치료의 첫 단추는 부모의 적극적인 자세라고 말한다. 아이의 증상을 발견하는 시기와 그 이후 병에 대처하는 자세에 따라 아이의 증세 호전 정도가 천차만별이라고 한다. 심지어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자폐증 역시 부모가 적절한 시기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결국 부모가 하루 고민하는 사이 아이의 1년, 10년이 달라진다는 말이다. 또 아이를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신체 발달은 세계보건기구에서 제시한 영유아 성장 발달표를 참고하면 좋다. 그리고 사회성과 언어 발달은 또래 아이들을 참고하되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초기 진단이 중요한 만큼 아이가 이상 증세를 보인다면 바로 전문가를 찾아야 한다. 치아가 아프면 치과를, 눈이 아프면 안과를 가듯 말이다. 부디 부모의 마음속에 있는 소아정신과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아이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지길 바란다. 영유아 자폐 진단 체크리스트 A, B, C 항목에서 6개 이상이 체크될 때, 적어도 A에서 2개, B와 C에서 각 1개 항목이 체크될 때 자폐증으로 의심된다. A 사회적 상호작용(2개 이상) -눈 마주치기, 얼굴 표정, 몸의 자세, 몸짓과 같은 다양한 비언어적 행동을 사용하는 것이 현저하게 떨어짐. -발달 수준에 적합한 친구 관계를 형성하지 못함. -자발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기쁨, 관심, 성공 등 감정을 나누지 못함. -놀이나 게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혼자 놀기를 좋아하며, 도구나 기계적인 수단으로 다른 사람을 놀이에 참여시킴. B 자폐성 장애의 언어 발달(1개 이상) -다른 사람과 대화를 시작하거나 지속하는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짐. -언어 발달이 지연되거나 완전히 결여된 상태. -반복적인 언어나 괴상한 언어를 사용. -발달 수준에 적합한 다양하고 자발적인 가상 놀이나 사회적 모방 놀이를 하지 않음. C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행동, 관심, 활동(1개 이상) -비정상적으로 한 가지 이상의 제한적인 관심에 집착(예: 기상, 야구 통계 등). -틀에 박힌 일이나 의식에 고집스럽게 매달림. -무의미한 동작을 반복적으로 함(예: 손가락 틀기, 몸 흔들기, 발끝으로 걷기, 기이한 손동작 등). -대상의 한 부분에 지속적으로 몰두함(예: 단추, 끈, 고무 밴드에 애착 등). 자료 제공 서울시소아청소년정신보건센터 (childyouth.blutouch.net) 영유아 시기에 특히 조심해야 할 정신건강 질병들 자폐증 현재까진 명확하게 알려진 원인이나 완치법이 없다. 다만 증상을 완화시키는 치료법이 진행된다. 영유아 시기에 눈 맞춤을 피하고, 사람 말소리에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게 대표 증상이다. 대부분 3세 이전에 아이의 이상을 알게 되지만 증상의 심한 정도나 보호자의 인식 정도에 따라 다르다. 또 여자아이들에 비해 남자아이들이 4, 5배 더 위험하다. 정신지체 영유아기에 정신지체를 앓게 되면 또래보다 현저한 지체를 보이며 인지 발달과 언어 발달이 더디다. 심한 경우 언어 발달이 거의 나타나지 않으며 인지 발달 수준이 1, 2세에서 멈추기도 한다. 가벼운 수준의 정신지체는 잘 발견되지 않다가 본격적인 학습이 시작되는 아동기에 발견되기도 한다. 의사소통장애 (수용·표현성 언어장애) 아이가 말이 늦을 때 많이 의심하는 질병으로 청력이나 신경학적 장애에 대한 검사가 선행된다. 일반적으로 생후 12개월이면 자신의 이름을 인지하고 간단한 제스처를 따라 하며 한두 개의 단어를 발음하기 시작한다. 생후 24개월에는 물건의 이름을 말하며 2백~3백 개 정도의 단어를 사용하고 두 단어를 이은 짧은 문장을 만든다. 하지만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며 아이들의 발달 속도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 애착 장애 단순히 ‘사랑을 덜 받은 아이’의 개념이 아니라 특징적인 증상들이 나타나야 한다. 사회적 상호작용이 현저하게 부족해 적절하게 반응하지 못하거나 낯선 사람에 대해서 분별없는 친근감을 보이는 경우, 신체적으로는 매우 작고 왜소한 경우다. 그중에서 때론 자폐 범주형 장애로 진단되는 경우도 있다. 분리불안장애 9~18개월 사이에 애착 대상자로부터 떨어져야 할 때 나타나는 불안은 정상적인 반응이다. 분리불안장애는 7, 8세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며 애착 대상과 이별하는 것과 관련해 부적절하고 과도한 불안이 발생하는 경우다. 원인으로는 타고난 기질, 불안 장애 가능성 유전이 있으며, 주위에 불안에 취약한 사람을 보고 학습하기도 한다. Mini Interview Q 이번 보건복지부 조사 결과에 대해 전문의로서의 견해는? 일반인들이 보기엔 충격적일지 몰라도 현장에 있는 전문의로선 현실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결과라 생각한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영유아 정신장애 유병률에 대해 정확한 보고가 없지만 세계보건기구에서 발표한 보고가 있다. 그에 따르면 영유아의 10% 정도가 정신지체, 자폐증 등 장애를 갖고 태어난다고 한다. 이번에 보건복지부에서 조사한 결과가 8%인데, 세계 수치와 비교하면 그리 충격적인 결과는 아닌 것이다.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영유아 정신건강에 대해 관심을 갖게 돼 다행이다. Q 실제로 영유아들이 내원을 많이 하는가? 그렇다. 공식적인 조사가 진행된 적이 없어 정확한 수치를 말하진 못하지만 경험상 10명 중 3명 정도가 영유아다. 여기에 현재 병원을 찾지 않은 잠재적 진료 환자와 변하고 있는 양육 환경을 고려한다면, 영유아 환자 비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영국 학계에선 영국 내 16세 이하 아동 중 자폐증 환자를 1백 명당 1명이라고 공식적으로 인정해왔다. 하지만 2007년 영국 케임브리지대 자폐증연구센터의 보고에 따르면 58명당 1명꼴로 자폐증이거나 자폐증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영국의 영유아 유병률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 없다. Q 그렇다면 유병률이 빠르게 높아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로는 양육의 ‘질’이 떨어졌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직장에 나가는 엄마들이 늘면서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문제는 기본적인 양육 기술조차 갖추지 못한 ‘불량’ 어린이집이 많다는 것이다. 둘째는 부모 갈등, 고부 갈등으로 인해 아이를 보살필 수 없는 부모, 적절한 정서적인 보살핌을 제공할 능력이 없는 부모 등으로 인해 정서적으로 방임되는 아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럴 때 선천적으로 건강하게 태어났음에도 후천적인 영향으로 인해 정신건강 이상을 발견하게 된다. Q 소아청소년정신과에 찾아오는 영유아들은 대개 어떤 경로로 오는가? 대부분 동네 병원에서 이상 징후를 발견하고 대학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1차 진료기관에서 이미 진단을 받고 확진을 위해 찾는다. 부모들은 이미 어느 정도 마음을 다잡은 상태라 병명보단 치료 기간, 증세 호전도 등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다. 혹은 아이의 행동을 예리하게 파악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교사로부터 조언을 받고 찾는 경우도 있다. Q 어떤 과정을 통해 검진이 진행되는지 궁금하다. 크게 두 종류로 나뉘는데 1차 스크린 검사와 2차 놀이 검사가 진행된다. 1차에선 M-chart라는 검사지의 23개 문항을 부모가 직접 체크한다. 평상시 아이의 행동을 토대로 답을 하는데, 자폐 등 발달장애를 선별하는 데 필요한 검사다. 2차에서는 놀이를 통해 아이의 행동을 보는 관찰하는 검사, 아이와 부모를 함께 인터뷰하며 다각적인 측면에서 아이의 정서와 현재 심리 상태 검사를 실시한다. 영유아의 현재 정신건강은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기에 작은 이상 징후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꼼꼼한 검사가 진행된다. Q 진단이 내려졌다면 어떤 치료를 받게 되는가? 분리불안 증세를 보이는 아이, 말을 더듬는 아이,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아이 등은 놀이치료를, 자폐증이나 자폐 증세를 보이는 아이, 뇌성마비 아이 등은 신체적 접촉과 자극을 통해 아이의 발달을 촉진하는 발달놀이치료를 받는다. 선천적인 언어 기능 장애로 발음이 이상한 아이, 말을 더듬거나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와 후천적인 영향으로 자극이 결핍돼 언어 영역에 문제가 생긴 아이 등은 언어치료가 진행된다. 이외에도 증상에 따라 다양한 치료가 진행되며 각각 따로 받는 경우도 있지만 2가지 치료를 동시에 받기도 한다. 후천적 정신장애는 부모의 잘못된 양육법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부모도 함께 양육법을 코칭 받으며 올바른 양육법에 대한 교정을 받게 된다. Q 정신과 진료 기록이 훗날 아이에게 불이익으로 작용하지는 않나? 실제로 정신과 치료에 대해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5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5년 총 10년간 기록이 보존된다. 하지만 국가 사무에 필요한 필수 절차나 법률적으로 규정된 경우를 제외하고 타인의 진료 기록을 보는 것은 법적으로 금지된다. 만약 당사자의 동의 없이 자료를 열람한다면 이는 불법으로 처벌 대상이 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취업, 병역 등의 문제에서 불이익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Q 현장에 있으면서 가장 안타까울 때가 언제인가? 최근에 내원한 환자였는데 만 5세에 자폐증 진단을 받았다. 빨리 치료를 받았다면 증상이 더 완화되고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었을 텐데 너무 늦게 왔다. 비슷한 증상이지만 먼저 치료를 받은 환자에 비해 경과가 더디게 나타났다. 영유아 정신건강은 초기 진단이 굉장히 중요한데 적어도 36개월 이내에 병원에 와야 한다. 따라서 36개월이 되기 전까진 곁에서 늘 아이를 관찰해야 한다. 만약 개월 수에 비해 6개월 이상 발달이 늦다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또 일을 하는 엄마라면 아이가 다닐 어린이집을 꼼꼼히 따져보고, 아이의 행동을 잘 파악할 수 있는 경험이 풍부한 보육교사에게 맡기도록 한다. Q 자녀의 정신건강 이상에 대해 고민하는 부모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아직까지도 정신과에 대한 오해와 편견으로 내원을 꺼리는 부모가 많다. 하지만 부모의 삶이 아니라 아이의 삶을 위해서 반드시 병원을 찾길 바란다. 확실한 것은 치료를 한다면 아이는 반드시 좋아진다는 점이다. 심한 자폐증을 가진 아이일지라도 변화의 폭이 크지 않을 뿐이지 치료를 받으면 조금씩 좋아진다. 보기엔 작은 변화지만 아이의 인생을 두고 봤을 때 큰 변화를 가져온다. 부디 부모가 먼저 치료를 겁내거나 포기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기획 / 장회정 기자 ■글 / 이선희(프리랜서) ■사진 / 이주석, 김영길 ■도움말 김붕년(서울대학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 자료 제공 서울시소아청소년정신보건센터(childyouth.blutouch.net)>
- [학교폭력, 아이 지키기]청소년 정신건강 전문가 김현수 교수
- 2012. 02. 06 19:09 육아/교육
- ㆍ“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공감과 위로입니다” 관동대 명지병원 학교폭력특별치료 팀의 김현수 교수는 정신과 전문의이자 치유적 대안학교인‘성장학교 별’의 교장으로 다양한 청소년 문제 해결에 앞장서온 청소년 정신건강 전문가이다. 마음의 병을 치료하는 의사로, 친구 같은 상담가이자 아버지로 오랜 시간 아이들을 만나온 그는 “요즘 아이들, 참 아프고 힘들고 말할 곳이 없다”라고 말한다.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예상하기 힘들다 청소년 문제 해결을 위해 힘써오며 많은 학교폭력 사건을 접해왔지만 최근 일어난 일련의 자살 사건은 그에게도 큰 충격과 슬픔을 안겨주었다. 아이들의 아픔을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현실에 괴로운 심정이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 그의 표정에는 아이들을 향한 미안함이 담겨 있었다. 세상을 떠난 아이들은 물론, 엄청난 고통 속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과 주변 친구들에게도 따뜻한 위로의 말을 잊지 않았다. 병원 진료와 ‘성장학교 별’을 통해 가까이에서 아이들을 만나며 그가 체감하는 요즘 학교폭력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의 사건을 통해 많이들 알고 계시겠지만 요즘 학교폭력의 심각성은 상상 이상이에요. 언어부터 놀이까지 폭력적인 요소가 넘쳐납니다. 최근에 만난 사례 중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가 있었는데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극심한 가해를 당한 아이였어요, 초등학교 저학년임에도 네다섯 명의 가해 학생들이 시체놀이, 동상놀이, 줄넘기로 목 조르기, 계단에서 떠밀기 등 온갖 방법으로 아이를 괴롭혔죠. 쉬는 시간에 조용히 책만 보는 게 얄미워서 그랬다고 하더군요. 무엇보다 이에 대해 가해 학생들이 진심으로 사과하지 않다는 것이 놀라운 사실이었어요.” 최근 학교폭력 청소년들은 다양한 층위를 가지고 있다. 누가 피해자가 되고 가해자가 될지 예상하기 어렵다. 과거처럼 소위 노는 아이들이 가해자이고 내성적인 아이들이 피해자라는 통념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조용하지만 가혹하게 다른 아이들을 괴롭히는 아이들이 있고 명랑하지만 아무도 모르게 피해를 겪고 있는 아이들도 있다. 부모들이 흔히 예전의 학교폭력이 갖는 낭만성을 떠올려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있는데 현재 아이들에게서 나타나는 학교폭력은 전과는 분명히 다르다. “예전에는 철들면 추억이 되는 낭만성이 있었지만 요즘 아이들은 발각되기 전까지 장기화되는 경우가 많아요. 형태도 단지 놀리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금품이나 옷, 게임머니와 같은, 현실적으로 본인에게 이득이 되는 것을 요구하고요. 학교폭력을 행사하는 연령이 굉장히 낮아지고 잔혹해진 것 역시 요즘 학교폭력의 특징입니다. 더불어 가해자의 수가 과거에 비해 크게 늘었다는 것 또한 특징이에요. ‘전따’(전교 왕따)와 같은 경우는 반 전체가 가해자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전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지요.” 학교폭력 문제 개방하고 공유해야 그렇다면 이렇듯 아이들의 학교폭력이 심각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아이들의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그 밑바탕이 된다고 설명한다. 사실 이러한 욕구는 성장기 아이들에게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원래 청소년기에는 부모와 교사, 동년배들로부터 인정과 승인을 받으며 긍정적인 자극을 통해 성장하게 된다. 문제는 우리 사회에 아이들이 인정받을 수 있는 통로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실제로는 다양한 재능을 가진 아이들이지만 성적만을 유일한 성취 대상으로 보는 학교에서 아이들이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을 방법은 많지 않다. 따라서 다른 아이들을 무시하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하며 어른들은 인정해주지 않는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게 되는 것이다. 혼자일 때보다는 여럿일 때 인정과 승인이 더 수월해진다. 무리를 이루는 경향이 부정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집단 따돌림 현상이다. “많은 아이들이 박탈감을 느끼고 있어요. 정서적으로 메마르며 피해의식도 커지고요. 자신이 손해 보고 있는 것을 다른 동료의 아픔이나 희생을 통해서라도 충족시키려 하는 거예요. 더불어 존재감을 느끼거나 지배적인 욕구를 해소하는 영향도 있다고 봅니다. 청소년기에는 공격성이 높아지는 성향이 있는데 이러한 공격성이 정서적 결핍과 불안, 피해의식과 맞물려 폭력으로 나타나는 거라고 설명드릴 수 있겠네요.” 사실 학교폭력 문제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피해 학생과 피해자 부모, 가해 학생과 가해자 부모, 그리고 학교까지, 여러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서 반복되어온 오래된 문제다. 하지만 문제는 복잡해도 해결책은 복잡하지 않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를 개방하고 공유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학교폭력을 감소시킨 나라가 스웨덴과 노르웨이예요. 이 두 나라를 보자면 교사와 학부모들이 가장 중점을 두었던 게 문제를 오픈하는 거였어요. 문제를 개방적으로 공유하고 예방 단계에서부터 총회와 설문조사,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적극적으로 참여했죠. 우리나라 학교들은 너무 폐쇄적이에요. 학생들 간에 폭력 사건이 생기면 쉬쉬하고 감추기에 바빠요. 학교 평판이 중요하거든요. 이것이 큰 문제입니다. 학교폭력 문제의 실마리를 풀려면 학교들이 학교 내에 갈등과 폭력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학부모와 지역사회에 문제들을 개방해야 해요. 학교의 개방과 지역사회의 참여, 전문가들의 예방교육과 피해자, 가해자 상담 치유를 통해 힘을 합친다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사건이 터질 때만 반짝 관심을 갖고 한두 명의 상담사나 전문가를 배치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에요.” 지금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부모의 이해와 공감 피해자의 고통에서 시작돼 가해자 처벌로 끝나는 현재의 학교폭력 해결방식은 큰 맹점을 가지고 있다. 피해자의 상처를 제대로 치유하는 과정은 무시되고 있는 것이다. 집단 따돌림이나 집단 폭행과 같은 심리적 충격을 받았을 때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우울증으로 악화되거나 자살로 이어지는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상처와 마음의 상처를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해결되겠지’ 하고 넘기는 것은 더 큰 후유증으로 남아 피해자의 고통은 계속된다. “피해 학생 치료에서는 피해 학생에게 안전한 느낌을 주고 상처받은 마음을 면밀히 조사해서 털어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 과정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제대로 풀고 가지 않으면 본인도 모르는 사이 깊이 남아 후에 부정적인 형태로 발현될 수 있어요. 가령 피해자였던 학생이 후에 가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아요.” 학교폭력으로 인한 마음의 상처는 밖으로 드러나지 않아 더욱 큰 문제로 연결된다. 가까운 가족조차 아이의 피해 사실을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가족의 역할이 중요하다. 학교폭력으로 상처를 받은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공감과 위로다. “간혹 피해 학생들이 집에서 혼이 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해요. 아이가 피해 상황을 알렸을 때 부모가 속상한 마음에 아이를 윽박지르거나 지나치게 흥분하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가 말을 꺼내기가 어려워져요. 최대한 피해 사실을 숨기려고 하죠. 아이가 괴롭힘을 당한 것이 아이의 책임인 것처럼 몰아붙이는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를 두 번 죽이는 것과 다를 바 없어요. 피해를 입고 싶어 하는 학생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아이의 폭력 피해 사실을 알았다면 우선적인 공감과 힘들게 지내온 시간들에 대한 위로를 가장 먼저 해줘야 해요.” 피해 학생만큼 가해 학생에 대한 책임 있는 교육과 관심이 필요하다. 아이의 학교폭력 가해 사실을 알았다면 따끔하게 꾸중하고 그에 상응한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이 순간만큼은 눈 딱 감고 무서운 엄마가 되어야 한다. “가해 학생이 자발적으로 상담을 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어요. 학교의 의뢰나 기관의 의뢰에 의해서 오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의 가해 학생 부모들은 자식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아요. 부모들 역시 피해 학생을 탓하는 경우가 많죠. 진정으로 자녀를 위한다면 자녀가 저지른 잘못된 행동에 대해 냉정히 바로잡아주셔야 합니다. 자신의 행위가 피해 학생에게 어떤 의미가 되는지를 알게 하고 진심으로 사과할 수 있는 마음을 갖게 하는 것이 아이를 학교폭력의 굴레에서 구하는 현명한 부모의 자세임을 잊지 마세요.” 우리가 과연 아이들을 잘 보살피고 있는가를 되물을 시간은 지났다. 더 많은 아이들이 죽기 전에 건강한 애도와, 더불어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할 때라고 그는 말한다.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이 요즘 얼마나 힘들게 살고 있는지, 공감하는 것이 부모들의 할 일임을 잊지 말자. <■글 / 노정연 기자 ■사진 / 안진형(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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