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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블로거가 묻고, 부부 한의사 이재성·정은정 원장이 답하다

2011. 04. 05 17:32 건강

ㆍ다낭성난소증후군의 치료와 예방법 ㆍ“단순한 난소의 병이 아닌, 마음의 상처부터 치료해야 합니다”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건강검진을 받던 가수 간미연과 개그우먼 김신영은 ‘다낭성난소증후군’ 판정을 받았다. 한 대학병원의 조사에 따르면 가임기 여성의 10.4%가 다낭성난소증후근을 앓고 있다고 한다. 아무런 통증이 없어 지나치기 쉬운 다낭성난소증후군은 임신의 가장 큰 걸림돌이면서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킬 수 있어 더욱 위험하다. 이를 극복하고 예방하기 위한 방법을 난임 문제 전문가인 부부 한의사 이재성·정은정 원장이 들려준다. 내 몸을 더 사랑하는 법 배우기 지난 3월 14일 ‘다낭성난소증후군의 치료법을 말한다’라는 주제의 한 좌담회가 열렸다. 본지와 행복의샘 한의원이 공동 주최한 이날 좌담회에는 평소 난임과 여성 질환에 관심이 있는 블로거 평화사랑, 앤셜리짱, 더미루, 여인향기, 예준맘 총 다섯 명의 여성 독자가 참석했다. 이들은 두 시간여에 걸쳐 이재성·정은정 원장의 설명을 들으며 다낭성난소증후군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는 시간을 가졌다. [앤셜리짱] 다낭성난소증후군은 어떤 질환인가요? [이재성 원장] 한 달에 한 번씩 월경을 하는 것은 정상적으로 배란이 일어난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다낭성난소증후군은 난포가 자라지 못한 채 난소 속에서 부푸는 상태입니다. 최악의 경우 부풀면서 터지기도 합니다. 나가지 못한 난포들은 포도송이처럼 난소 주변에 몰려 있습니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야 임신이 되는데, 아예 난자의 외출이 막혀버렸으니 난임이 되는 건 당연한 결과겠지요. 자궁외임신과는 다른 경우입니다.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블로거 ‘평화사랑.’ [평화사랑] ‘다이어트 킹’이란 프로그램을 보다가 든 궁금증입니다. 한 여성 출연자가 굉장히 뚱뚱했는데, 다이어트를 해서 날씬해진 후 바로 임신이 됐다고 하더라고요. 비만이 다낭성난소증후군을 유발하는 원인인가요? 반대로 너무 말라도 임신에는 안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나요? [정은정 원장] 살이 쪘다는 이유로 임신이 안 되는 것은 아니에요. 살이 찐 것은 병이 아니라 몸의 특징일 뿐이죠. 하지만 질환이 생기면서 살이 찌는 경우도 있지요. 이런 경우 평균 이상의 체중이 나가는 비만으로 발전하면 임신에 불리한 경우가 많아지거든요. 너무 말라도 또 너무 뚱뚱해도 안 됩니다. 자연으로 비유하자면 땅이 좋아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예요. 촉촉하고 영양가가 있어야 땅에서 생물이 잘 자라나는 것처럼 말이죠. 비만은 이를테면 습지와 같습니다. 씨앗이 있어도 자라기 힘든 경우입니다. 더군다나 다낭성난소증후군은 내분비 질환인데, 이 질환에 걸린 분이 살이 쪘다면 반드시 살을 빼야 해요. 이 질환에 걸린 절반 이상의 환자가 비만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이때의 치료법은 살을 빼면서 임신을 위한 신체 조건을 갖추는 겁니다. [앤셜리짱] 다낭성난소증후군은 여성호르몬 분비가 적은 사람이 걸리기 쉽다고 들었어요. 얼마 전 방송에서 간미연, 김신영씨가 이 질환으로 판정을 받았는데 솔직히 마른 몸매의 간미연씨가 이 질환을 않고 있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더군요. 다낭성난소증후군에 걸리기 쉬운 체질이 따로 있나요? [이재성 원장] 저도 그 프로그램을 봤습니다만 간미연, 김신영씨의 경우 초음파 자료를 근거로 다낭성난소증후군 소견이 보인다는 의견이 나온 거였죠. 난소는 양쪽에 하나씩 있습니다. 이는 남자의 고환과도 같아요. 그 안에는 장차 난자가 생길 난포가 있는데, 다낭성난소증후군은 그 난자가 배란이 되지 않고 여러 개가 생긴 상태를 말합니다. 해당 방송에서는 초음파상으로 진찰했을 때, 난소에 난포가 여러 개 보였다고 해서 다낭성난소증후군이라고 했지만, 초음파상에서 이상 소견 있다고 해서 확진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다낭성난소증후군으로 확진할 때 중요한 것은 바로 남성화 현상이 얼마만큼 일어났느냐는 점입니다. 이 질환이 진행된 경우 여성의 배꼽 주위와 음모에도 털이 많이 나고, 살이 찌게 됩니다. [더미루] 선천적인 영향보다는 후천적 환경에 의해서 다낭성난소증후군이 생기는 경우가 많나요? [정은정 원장] 두 가지 경우가 비슷하게 많아요. 호르몬 시스템이 취약하면 찾아오기 쉬운 질환이거든요. 예를 들어 사춘기가 지나도록 생리를 하지 않아 초경을 늦게 한 분이나, 두세 달에 한 번씩 월경을 하는 분들, 시험 기간 등 예민한 시기에 월경을 거르는 분들은 유의해야 해요. 이런 분들은 선천적으로 난소의 기능이 약한 편이거든요. 또 식습관과 복합적인 스트레스의 부작용으로 나타나기도 하죠. 요즘 여성들은 어려서부터 달고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고, 또 스트레스에도 많이 노출되어 있잖아요. 또 운동 부족 등 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후천적 요인도 있어요. 이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최근 늘어난 것은 질식초음파의 대중화와 예전에 비해 미혼 여성도 산부인과를 자주 찾는 영향도 있고요. 불규칙한 월경 주기를 그냥 넘기지 마세요 [앤셜리짱] 다낭성난소증후군의 확실한 진단은 어떤 검사와 기준에 의해서 내리는지 궁금해요. [이재성 원장] 환자의 증상과 검사 소견을 바탕으로 확진 여부를 결정합니다. 배란이 안 되어서 월경을 아예 안 하거나 일 년에 한두 번 정도 하는 경우가 확실한 증상이 되겠지요. 또 남성호르몬 분비로 인한 남성화 증상과 초음파 사진으로도 판단합니다. 이때 의사들이 의심할 수 있는 환자의 증상 몇 가지를 소개해드릴게요. ① 월경을 거르거나 몇 달에 한 번 한다. ② 몇 달에 한 번 월경을 하는데 하혈하듯 쏟는다. ③ 한 달에 두세 번씩 월경을 한다. ④ 이전에 비해 살이 찐다. ⑤ 다리털이 굵어지고 수염이 난다. ⑥ 음모가 많아지고 배꼽까지 올라온다. ⑦ 여드름이 많이 난다. ⑧ 피지 분비가 많아진다. ⑨ 머리가 빠진다. ⑩ 목 앞뒤 부분이 색소침착이 되어 검게 변한다. 가족 건강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는 블로거 ‘예준맘.’ [예준맘] 임신을 할 것이 아니라면 굳이 다낭성난소증후군의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요? [정은정 원장] 이 질환의 특징이 바로 아프지 않다는 점인데요. 오히려 편해서 좋다고 하시는 환자분들도 계세요. 하지만 임신 계획이 있는 분이든 그렇지 않은 분이든 반드시 치료를 해야 해요. 이 병은 호르몬 장애에 의한 질환이고 또 당뇨 등 각종 심각한 질병과도 연관이 있기 때문이죠. 치료하지 않고 오래 방치할 경우 대부분 체중이 늘어나는데 이는 심장병과 심혈관계 질환에 걸릴 비율을 40~50%대로 높이거든요. 무서운 것은 심장병이나 뇌졸중 등 고혈압 질환도 초기 증상이 없다는 거예요. 혈당이 높아도 아프지 않으니까요. 대신 평생 고혈압 약을 먹어야 하죠. 마찬가지로 고혈압도 가만히 두면 다른 병을 만들기에 그래요. 게다가 다낭성난소증후군은 자궁내막증식증, 자궁내막암 등을 불러올 수도 있는 질환으로 반드시 치료가 필요합니다.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던 블로거 ‘여인향기.’ [여인향기] 그렇다면 다낭성난소증후군은 어떻게 치료해야 하나요? 또 양방과 한방의 치료 방법은 어떻게 다른가요? [이재성 원장] 최근 한 대학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자 여성 100중 5명이 다낭성난소증후군을 앓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 수치를 바탕으로 가임기 여성을 분석했더니 10.4%가 이 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판정이 났고요. 자신의 상태를 모르고 사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월경을 정상적으로 하지 않거나 살이 찌거나 털이 굵어지는 등의 증상을 발견하면 바로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치료 방법은 양방의 경우 피임약을 줍니다. 피임약은 우리 몸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호르몬처럼 약으로 넣어주는 거죠. 하지만 몸 밖에서 들어온 약이기에 프로그램된 월경을 유도할 뿐 치료는 아닙니다. 또 인슐린과도 영향이 있어 당뇨 약도 처방합니다. 이는 배란 유도 호르몬제로 배란 주사의 역할을 합니다. 이 원리는 인공적인 압력을 가해 밖으로 내보내는 것으로, 배란은 가능하지만 정작 착상은 어렵습니다. 수술도 하지만 치료 효과가 적어 요즘에는 거의 하지 않는 추세고요. 한방에서는 유형별로 질환이 발병한 이유를 찾습니다. 마른 체형의 분들은 월경을 일 년에 몇 차례 거를 때도 있어요. 저체중은 체지방 부족으로 밸런스가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또 체지방이 많아도 문제고요. 때문에 사람별로 치료 방법을 다르게 합니다. 몸이 마른 사람은 조금 더 찌우게 하고, 찐 사람은 조금 더 마르게 도와줍니다. 잘 먹고 충분히 쉬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지요. 저는 환자들에게 작성하는 데 1시간 정도 걸리는 설문지를 내원 전 인터넷으로 미리 작성하게 하고 있어요. 평소 어떤 스트레스를 받는지, 시댁은 가까운지, 부부생활에는 만족하는지 등에 대한 내용입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환자에게 질환이 생긴 이유를 분석하고 피검사와 초음파검사를 합니다. 또 환자와 진료실에서 30분 이상 대화를 나누면서 본격적인 치료에 들어갑니다. 침과 약재를 이용한 다각도의 치료입니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은 그저 난소에 생긴 병이 아니라고 봅니다. 병이 생긴 원인부터 마음의 상태까지 가려보는 것이 치료의 핵심입니다. 한방에 대한 사전 지식이 남달랐던 블로거 ‘더미루.’ 하체를 따뜻하게 하는 것이 중요 [평화사랑] 결혼을 앞둔 가임 여성들이 난임을 예방하려면 어떤 검사를 받아야 하나요? [이재성 원장] 만약 월경 주기가 불규칙하다면 무조건 검사를 해봐야 합니다. 사실 결혼 전에는 여성보다 남성이 검사를 받기를 권합니다. 임신에 관련된 여러 검사는 남성이 여성보다 받기 편하기 때문입니다. [더미루] 한의학적으로 여성의 하체가 차가우면 임신이 잘 안 되는 것이 맞나요? 반대로 남성은 차가운 것이 좋다던데요? [이재성 원장] 네, 맞습니다. 여성의 하체가 차가우면 임신에 불리합니다. 하루 한 번 10분 정도 좌욕을 하는 것이 하체 냉증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팔꿈치로 물의 온도를 느꼈을 때 따끈하다 싶을 정도인 39℃ 물에 엉덩이를 담그는 일만으로도 하체 냉증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남자의 고환은 차가운 것이 좋습니다. 이를 위해 남성은 고환이 쪼그라질 때까지 얼음 팩을 대고 있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또 통풍이 잘되는 속옷을 입거나 의자에 대나무 방석을 깔고 앉는 방법도 좋습니다. 다낭성난소증후군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던 블로거 ‘앤셜리짱’. [앤셜리짱] 다낭성증후군을 앓고 있다면 음식 섭취를 할 때 어떤 점에 주의해야 하나요? [정은정 원장] 다낭성난소증후군을 앓고 있는 경우 달다고 생각하는 음식은 무조건 드시지 말아야 해요. 대표적으로 주스, 사탕, 아이스크림, 빵 등을 최대한 적게 먹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다낭성난소증후군과 설탕은 서로 상극이기 때문이죠. 과일도 드시지 마세요. 이러한 환자들에게 좋은 당분 섭취 방법은 현미밥과 각종 채소를 함께 먹는 거예요. 또 기름기가 많은 삼겹살과 꽃등심 등을 피해서 육류를 섭취해야 하고요. 만약 쇠고기를 먹으려면 지방이 적은 사태살을 추천합니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좋고요. 지방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이지만 튀긴 기름은 난임에도 영향을 미치니 주의하세요. 돈가스, 치킨, 탕수육 등은 피하고, 당근, 고구마, 오이, 옥수수 등을 간식으로 먹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재성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에서 석사와 박사 과정을, 경희대 한방병원에서 한방부인과 전공의 과정을 마쳤다. 또 2002년부터 4년간 MBC ‘라디오 동의보감’을 진행했고, 「생각을 바꾸면 살이 빠진다」, 「이재성 박사의 MBC 라디오 동의보감」, 「열 번째 행성」 등을 썼다. <■정리 / 정은주(객원기자) ■사진 / 이성원 ■취재 협조 / 행복의샘 한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