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옵션
닫기
범위
전체
제목
본문
기자명
연재명
이슈명
태그
기간
전체
최근 1일
최근 1주
최근 1개월
최근 1년
직접입력
~
정렬
정확도순
최신순
오래된순

경향신문(총 19 건 검색)

[윅픽]정치풍자 개그가 사라진 불편한 진실영상
[윅픽]정치풍자 개그가 사라진 불편한 진실
2021. 11. 26 17:36사회
... ‘탱자 가라사대’는 지금도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립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도 독한 정치풍자는 있었습니다. ‘LTE 뉴스’, ‘내 친구는 대통령’, ‘민상토론’, ‘대통형’ 등이 있었습니다....
풍자개그대선정치팬덤황현희불편한진실김형곤
“오뎅을 존중하고, 시장 내 선거운동 금지하자”···정치풍자 시집 펴낸 정덕재 시인
“오뎅을 존중하고, 시장 내 선거운동 금지하자”···정치풍자 시집 펴낸 정덕재 시인
2021. 11. 07 14:04인물
정덕재 시인. 스토리밥출판 제공‘선거운동 기간에 오뎅 꼬치를 들고 사진을 찍지 말아라. 오뎅은 촬영용 소품이 아니다. (오뎅은) 당신의 소품이 아니라 허기를 달래준 따뜻한 위안이다.’ 시인 정덕재(55)는...
정덕재정덕재 시인시인대통령대통령은 굽은 길에 서라경향신문 신춘문예신춘문제공약낭만공약현충원 비망록
누를수록 세진다? 정치풍자 방송의 역사영상
누를수록 세진다? 정치풍자 방송의 역사
2021. 11. 07 08:33사회
... “1980년대는 독재 권력이라는 풍자 대상이 명확했고,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위축된 상황에서 정치풍자 코미디가 국민에게 카타르시스를 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었다”며 “반면 2000년대 이후에는...
정치풍자웃으면복이와요김형곤회장님회장님우리회장님네로25시
‘강성범’부터 ‘김영민’까지···유튜브로 떠난 ‘정치풍자’영상
‘강성범’부터 ‘김영민’까지···유튜브로 떠난 ‘정치풍자
2021. 11. 07 07:56사회
... 찾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적 성향은 다르지만 이들의 말을 종합하면 한국 코미디에서 정치풍자가 사라진 것은 ‘정치권의 외압’, ‘각 진영 지지자들의 비판’, ‘자기검열을 강요하는...
정치풍자쿠미디유튜브

스포츠경향(총 17 건 검색)

[단독]김건희 본격 등판 앞서 ‘정치풍자 코미디’ 전격 등판?…방송판 ‘위험한 통화’
[단독]김건희 본격 등판 앞서 ‘정치풍자 코미디’ 전격 등판?…방송판 ‘위험한 통화’
2022. 03. 28 10:05 생활
제20대 대통령 윤석열 당선자 부인인 김건희씨가 정치풍자 코미디에 전격 등판한다. 28일 정오 컴백 방송을 앞둔 TBS 라디오 ‘9595쇼’의 코너인 ‘위험한 통화’에 성대모사 목소리로 등장해, 새로운 컨셉의 정치 코미디를 선보인다. ‘박성호·강지연의 9595쇼’가 방송되는 매일 낮 12시30분쯤 전파를 탈 ‘위험한 통화’는 앞서 김건희씨가 대중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남겼던 상황이 오버랩돼 관심을 끈다. 김건희씨의 목소리 연기는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강지연 아나운서가 맡았다. ‘위험한 통화’는 ‘라면보다 사면’을 좋아하는 전 동대표(MB)와 새 동대표 부인의 대화로 꾸며진다. ‘아슬아슬 두 남녀의 서스펜스 스릴러 극장’을 표방한 이 코너에서 전 동대표는 상대방을 ‘전화한 거니’로, 새 동대표 부인은 상대방을 ‘오빠’로 불러 청취자에게 긴장감과 더불어 예측치 못할 웃음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역시 정치 풍자 코미디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SNL 코리아’가 지난해 12월과 올 초 유튜브에 각각 공개한 ‘도리도리 포즈’와 ‘김건희 관련 풍자 코미디’가 100만회 안팎의 조회수를 보이며 대중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연출을 맡은 김경래 PD는 “정치 실세를 다룬 최초의 풍자 코미디는 아니지만, 최고의 인기와 품격을 갖춘 코미디로 자리 잡겠다. 악의적 내용은 지양하고 고품격의 풍자를 담아내겠다”고 밝혔다.
단독김건희
‘사전검열’로 정치풍자 빠진 의정부고 졸업사진
‘사전검열’로 정치풍자 빠진 의정부고 졸업사진
2017. 07. 10 20:11 생활
‘사전검열’ 때문에 정치 풍자는 빠졌지만 위트는 여전했다. 화제의 의정부고 졸업사진이 10일 공개됐지만 학교 측의 ‘사전검열’로 기대를 모았던 정치 풍자 사진은 보기 힘들었다. 특히 올해는 탄핵과 대선 등 굵직한 이슈가 많아 많은 누리꾼들은 의정부고 특유의 촌철살인 패러디를 기다렸다. 온라인 커뮤니티 온라인 커뮤니티 올해 졸업사진 촬영에는 학교 측이 사전에 촬영 콘셉트를 미리 제출하게 하고 논란이 될 만한 아이템은 선정하지 못하게 하는 등 일종의 ‘사전검열’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측은 학생 보호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고 설명한다. 과거에도 학생들이 지나치게 선정적이거나 도덕적으로 금기시되는 촬영을 하지 못하게 하려고 학교 측은 사전 촬영 계획을 제출받았다. 정치 풍자를 담은 아이템이 금지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날 공개된 사진을 보면 ‘패러디 졸업사진’의 원조다운 재치 넘치는 장면들이 넘친다. 학교 관계자는 이날 “지난해 졸업사진이 공개된 이후 학교에 항의전화가 쏟아져 업무를 할 수 없을 정도였다”며 “명예훼손 고발로 이어져 교사와 학생들이 수사기관에 불려 다니며 조사를 받을 정도였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학생의 표현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학교와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최양락 라디오 하차 논란, 촌철살인 정치풍자 개그 모음…MB부터 GH까지
최양락 라디오 하차 논란, 촌철살인 정치풍자 개그 모음…MB부터 GH까지
2016. 07. 20 16:44 연예
최양락 라디오 하차, 정치 풍자 봤더니…MB부터 GH까지 최양락(좌), 배칠수/김문석 기자개그맨 최양락의 최근 근황이 공개되면서 그의 라디오 하차를 두고 외압 의혹이 제기됐다. 최양락의 아내 팽현숙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최양락이 라디오 하차 이후 마음의 상처를 받은 것 같다”며 “가까운 지인들과의 소통도 거부한다. 주차 관리하고, 가끔 바쁠 때 홀 서빙도 도와주지만, 지금 당장은 백수다”라고 최양락의 근황을 밝혔다. 팽현숙은 “최양락이 그만두기 전부터 라디오국 간부들이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면 인사도 받지 않고 무시하거나 딴청을 피웠다고 들었다”며 “‘알아서 그만둬라’라는 암시였던 것 같다”고 덧붙여 뒤늦은 외압의혹이 불거졌다. 최양락은 2002년부터 진행해 온 MBC라디오 표준FM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에서 신랄하면서도 유쾌한 정치 풍자로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던 지난 5월, 최양락은 어떤 명확한 이유없이 14년만에 돌연 하차했다. MBC측은 ‘사실무근’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논란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그리고, 그가 진행한 라디오 속 과거 정치 풍자 발언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김종필 전 총리/이상훈 기자■JP, “회비를 안내잖아” 최양락은 2010년 <재미있는 라디오>‘대충토론’에서 손석희 아나운서, JP(김종필 전 국무총리), 전원책, 진중권 등 전 현직 정치인들의 목소리를 흉내내며 정치계를 풍자했다. 음주문화를 주제로 시작된 토론에서 JP는 “내 잔을 받았던 사람들은 모두 킹이 됐다”라며 다음 잔은 누구에게 줄 것이냐는 질문에 “몰라. 가봐야 알겠지”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술자리에서 왕게임을 했을 때 왕이 되면 좋은 이유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회비를 안내잖아”라고 짧고 굵은 한 마디를 남겼다. 장도리 캐릭터(이명박)/경향DB■ MB, “나의 친구, 안듣기 현정권. 마이웨이” 최양락은 간판 코너인 ‘3김퀴즈’를 ‘대통퀴즈’로 업그레이드 시켜 인기를 이어갔다. ‘3김 퀴즈’가 YS(김영삼 전 대통령) DJ(김대중 전 대통령) JP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목소리로 구성됐다면, ‘대통퀴즈’는 YS(김영삼 전 대통령) DH(전두환 전 대통령) MB(이명박 전 대통령)의 목소리를 담았다. 최양락은 2012년 1월 25일 ‘대통퀴즈’ 코너에서 개그맨 안윤상과 함께 MB 정권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최양락은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 사람을 일컫는 고사성어”를 물었다. 이에 MB는 “남의 말을 듣기 싫을 때 손가락을 귓구멍을 누르면서 입으로는 아아아를 외치면된다. 안듣고 싶을 때 딱이다”라며 정답을 “당나귀 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답했다. 정답이 아니라는 최양락의 대답에 MB는 다시 “꽉막힌 귀. 임금님 귀는 꽉 막힌 귀. 친구 중에 남의 말을 안듣는 친구가 있다. 안득기 씨, 현정권 씨”라고 답했다. 최양락은 빨리 퀴즈의 정답을 맞춰 줄 것을 요구했고, MB는 정답으로 “마이웨이. 니들은 떠들어라 난 나의 길을 가련다”라고 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김순철 기자■ MB, “오빤 써민 스타일” 최양락과 안윤상은 2012년 9월 13일 방송된 ‘대통퀴즈’에서 인물 맞추기 퀴즈를 진행한다. 최양락은 “이 사람은 누구일까요? 한 마디로 날아다닌다. 미국의 각종 토크쇼 예능에 출연하며, 빌보드 차트 64위를 차지한 ‘강남스타일’. 이 분은 누구일까요?”라고 질문했다. YS, DH, MB 세 사람의 대답 중 이날의 중심은 MB의 대답이었다. MB는 당당하게 정답을 외치며 “‘강남스타일’도 제가 직접 불러서 많은 지지와 인기를 모았기 때문에 잘 안다. 옵옵옵 오빤 MB스타일”이라며 “오빤 써민 스타일. 싸싸싸 사대강남스타일”이라며 당시 4대강사업 풍자를 이어갔다. 이어 MB는 KBS2 <개그콘서트> 속 박성호를 언급하며 “갸루상 캐릭터가 탐난다”며 “난 오락가락하무니다. 난 누군지 모르겠으무니다. 난 인간이 아니무니다”라는 풍자를 이어가 폭소를 자아냈다. 박근혜 대통령/연합뉴스■ “수박 겉 핥아봐주시고요” MB정권 비판을 이어가던 최양락은 2012년 ‘대충토론’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목소리를 성대모사했다. GH는 “안녕하십니까. 변화와 도전, 계획과 실천에 대해서도 저의 선친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뛰면 된다’ 전부 다 바꾸겠다는 각오로, 이제는 서민만 보고 달리겠다는 마음으로, 우리는 또 변화하고 또 변화하고 변화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양락이“좋은 계획은 실천이 잘돼야할텐데요”라고 입을 열었고, GH는 “다시 서민의 품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우리가 안고있던 문제점들 다 털어버리고 달리겠습니다. 서민 여러분들 사랑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최양락은 “확실한 실천 필요할 것 같습니다. 박위원장님 수박 겉 한 번 핥아봐주시고요”라며 토론의 마침표를 찍었다. 최양락은 시사 풍자 라디오 프로그램이 사라져 가는 가운데서도 강도가 다소 약해지기는 했지만 우여곡절을 겪으며 버텨왔다. 그러나 2013년 ‘MB님과 함께하는 대충 노래교실’ 코너에서 당시 현직에 있던 김재철 MBC 전 사장의 비리를 풍자했다가 담당PD가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맞았다. 이후 2014년 <재미있는 라디오>는 시즌2로 개편을 맞았고, 풍자 코너 대본을 써온 박찬혁 작가가 하차 통보를 받으면서 코너는 사라졌다.
최양락
‘정치풍자’ 최양락, 라디오 하차 후 충격 근황 ‘술+주차관리’
정치풍자’ 최양락, 라디오 하차 후 충격 근황 ‘술+주차관리’
2016. 07. 19 18:02 연예
정치풍자’ 최양락, 라디오 하차 후 근황 ‘충격’ 14년 간 진행해 온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일방적으로 하차 통보를 받고 스튜디오를 떠난 방송인 최양락(54)이 아내의 식당에서 주차관리와 서빙일을 도우며 지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온라인 매체 ‘더팩트’는 지난 15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한 식당에서 고객 주차 관리 중인 최양락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최양락은 2002년부터 지난 5월 13일까지 매주 평일 오후 8시 30분 MBC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를 진행했다. 이후 16일부터 27일까지 가수 박학기가 대신 마이크를 잡고 “최양락씨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대신 DJ를 맡게 됐다”고 설명했지만 이후 최양락은 갑작스럽게 하차했다. 아내 팽현숙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하나 아빠가 하차 후 두 달간 술로 지새웠다”며 “라디오 하차로 크게 마음에 상처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최양락이 진행했던 <재미있는 라디오>는 시사풍자 코너로 오랜 시간 인기를 끌었다. 최양락은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 등의 성대모사로 현실을 풍자한 ‘3김 퀴즈’를 비롯해 ‘대충토론’ ‘대통퀴즈’ 등 시사풍자 코너를 꾸준히 진행해왔다. 누리꾼들은 최양락의 하차에 외압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방송가에는 정치 풍자 방송 이후 외압이나 고소로 곤혹을 치른 사례가 여럿 있었다. 김제동, 김미화, 유병재, 개그맨 이상훈 등이 그 예다.
최양락

주간경향(총 4 건 검색)

“너무 욕을 먹어서…” TV 정치풍자 부활 가능할까(2021. 11. 05 14:50)
2021. 11. 05 14:50 정치
ㆍ블랙리스트와 팬덤정치의 압력 내년 3월, 제20대 대통령선거를 목전에 둔 정치의 계절이다. 연일 서로 각을 세우는 TV 정치토론이 봇물을 이룬다. 하지만 과거 ‘대선정국’ 때와 확연히 달라진 한가지가 있다. ‘TV 정치풍자 코미디’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해 6월 KBS <개그콘서트>가 21년간의 대장정을 마친 것을 끝으로 지상파 3사에서는 아예 코미디 프로그램이 사라졌다. 케이블TV인 tvN이 유일하게 <코미디 빅리그>를 그나마 유지하고 있지만 여기서도 정치풍자는 보기 힘들다. tvN에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쿠팡플레이로 옮겨 방송되고 있는 <SNL 코리아>가 주목받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정치를 포함한 시사풍자가 살아 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국회의원(무소속 이용호)까지 나서서 KBS 코미디 프로그램 부활을 촉구하며 “정치인도 기꺼이 코미디 대상이 되고 싶다”고 말했을까. shutterstock 이런 가운데 KBS는 11월 13일 새 코미디 프로그램 <개승자> 시즌1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코미디언들이 팀을 이뤄 경쟁을 벌이면서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고,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서바이벌 방식으로 진행된다. 매 라운드 시청자 개그 판정단의 투표로 생존 결과가 좌우된다. 내년 2월 12일까지 4개월간 매주 토요일 밤에 KBS2를 통해 시즌1이 방송된다. 그런데 적어도 1회 녹화분에서는 정치풍자를 포함한 시사풍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개승자>를 연출하는 조준희 PD는 “경연이고 서바이벌이기 때문에 제작진이 출연 개그맨들이 짜온 아이템에 간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블랙리스트와 팬덤정치의 압력 정치풍자 또는 시사풍자는 코미디의 한 축을 담당하는 주요 장르다. 정치권력이나 기득권층, 또는 사회현상에 대한 불만이나 답답함을 촌철살인의 풍자와 해학으로 승화시켜 대중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엄혹했던 5공 시절에서도 TV 코미디 프로그램에 정치풍자, 시사풍자가 펄떡였다. KBS <유머 1번지>에서 코미디언 고 김형곤씨가 연기한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이나 ‘탱자 가라사대’의 정치풍자는 지금도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릴 정도로 내용과 수위가 파격적이었다. MBC <일요일 밤의 대행진>에서 ‘일요일 밤의 뉴스 대행진’ 진행을 맡은 코미디언 김병조씨는 시사풍자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경우다. “지구를 떠나거라”, “먼저 인간이 되거라” 등 그가 이 코너를 통해 낳은 유행어도 많았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도 <개그콘서트>, <SNL 코리아>, <웃음을 찾는 사람들>(SBS) 등에서 독한 정치풍자가 이어졌다. 대표 코너가 <웃음을 찾는 사람들>의 ‘LTE 뉴스’, ‘내 친구는 대통령’, ‘살점’ 등과 <개그콘서트>의 ‘사마귀 유치원’, ‘민상토론’, ‘대통형’ 등이다. 물론 5공 시절 김형곤씨는 국가안전기획부의 감시 전화를 받아가며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을 연습해야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또 박근혜 정부 때는 tvN의 <SNL 코리아>에 대한 청와대 외압설이 불거졌다. 직전 대선정국에서 각당 대선후보들을 텔레토비 캐릭터로 풍자한 ‘여의도 텔레토비’ 코너 제작진의 성향을 조사했다는 것이다. 결국 한동안 <SNL 코리아>에서 정치풍자가 사라졌다가 2016년 국정농단 사태 때 부활했다. 시원한 촌철살인 멘트로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SBS 의 ‘LTE 뉴스’의 업데이트 버전 ‘LTE-A 뉴스’(왼쪽)와 ‘내 친구는 대통령’ / SBS제공 그렇다고 해도 TV에서 정치풍자 코미디가 지금처럼 아예 전멸한 시기는 없었다. 왜 이렇게 됐을까. 성상민 문화평론가는 이른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와 ‘팬덤정치’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는 큰 파문을 낳았다. 김미화·김구라·김제동 등 진보 연예인들 다수가 포함됐다. 성 평론가는 “새로 들어선 정권에 의한 보복이 연예인들에게도 반복되다 보니 제작진이나 코미디언들이 정치풍자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팬덤’의 대상은 노무현(노사모)·박근혜(박사모)·문재인(문파) 대통령으로 이어졌다. 특히 2016년 촛불시위 이후 팬덤정치는 더 증폭됐다. 현정부 들어 정치풍자가 점차 힘을 잃다가 사라진 이유 중 하나다. 익명을 요구한 개그맨 A씨는 “정치 코미디를 하기에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보다 환경이 더 나빠졌다”며 “진영 갈등이 워낙 심해졌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전 정부까지는 중도가 80%, 보수와 진보 양 진영이 각각 10% 정도여서 정치풍자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중도가 30%, 양 진영이 각각 35%씩 되는 것 같다”며 “자기가 지지하는 진영에 불리하거나 불편한 내용이 나오면 반발이 거세 TV에서 정치풍자를 할 여지가 좁아졌다”고 했다. 2018년 에서 김원효씨가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라는 새 풍자 코너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가 지방선거 당선 직후 방송사 인터뷰 도중 연결을 끊으며 인터뷰를 거부한 사건을 풍자했다가 이 지사 지지자들의 반발로 한달 만에 폐지되고 말았다. / KBS 제공 제한 없는 유튜브·OTT로 이동 한 사례로 2017년 SBS 시사토크쇼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서 특보 역할을 맡았던 개그우먼 강유미씨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해 “다스는 누구 겁니까”라고 질문을 던졌다가 보수진영의 반발을 샀다. 강씨는 결국 자신은 특정 정파 색깔이 없다고 해명해야 했다. 2018년에는 3년간 <개그콘서트>를 떠나 있던 김원효씨가 복귀하며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라는 풍자 코너를 시작했다. 김씨는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가 지방선거 당선 직후 방송사 인터뷰 도중 연결을 끊으며 인터뷰를 거부한 사건을 풍자했다가 이 지사를 지지하는 누리꾼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아야 했다. 결국 해당 코너는 한달 만에 폐지됐다. 개그맨 황현희씨는 “전 국민의 사랑을 받겠다고 시작한 정치풍자인데, 환호는커녕 많게는 국민 절반가량의 비판을 애초부터 각오해야 한다면 누가 그것을 시작하려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누군가의 속은 시원하게 하지만 누군가의 속은 부글부글 끓게 하는 개그를 과연 개그라 할 수 있을까”라고도 말했다. 여기에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창구가 늘어난 환경이 ‘팬덤정치’와 만나면서 TV 정치풍자는 더 어려워졌다. 과거에는 프로그램 내용이 마음에 안 들면 방송사에 항의전화를 거는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전화뿐 아니라 개인 SNS나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간에서 즉각적이고 매우 과격한 언어를 사용해 공격하는 일이 예사이기 때문이다. 황현희씨는 “정치풍자가 아니더라도 젠더평등이나 외모 등 다방면에서 과거에 비해 표현에 대한 제약이 많아지면서 개그맨들의 아이디어 회의도 욕을 먹지 않기 위한 회의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11년 KBS 코너인 ‘사마귀 유치원’은 사회 이슈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로 큰 사랑을 받았다. 아나운서 비하발언으로 고소된 강용석 당시 무소속 의원이 이 코너에 출연 중인 개그맨 최효종씨를 국회의원 집단 모욕죄로 형사 고소했다가 취하한 해프닝도 있었다. / KBS 제공 정치풍자가 TV가 아닌 OTT나 유튜브, 팟캐스트 등으로 옮겨간 것은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기도 하다. 웹예능 <정영진 최욱의 매불쇼>를 진행하는 방송인 정영진씨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지상파 방송과 달리 유튜브나 OTT는 해당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시청하고자 하는 이들이 선택한 것이기 때문에 콘텐츠 생산자들도 자기편 앞에서 마음껏 하고 싶은 풍자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재의 제한도 없고 특히 유튜브 콘텐츠의 경우엔 심의도 받지 않아 표현에 제약도 없다. “품격 있는 정치풍자 노력 필요해” TV에서 수준 높은 풍자를 보여주지 못한 제작자들의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조준희 PD는 “꾸준히 이어오지 못해서인지 질적으로 완성도가 떨어지는 풍자가 많아지면서 퇴보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놓고 하는 것은 정치풍자가 아니라 단순한 정보전달에 불과하다”며 “‘달인’을 연기하기 위해 개그맨 김병만씨가 꾸준히 자기 몸을 단련시킨 것처럼 제작자나 개그맨들도 품격 있는 정치풍자를 하려면 각고의 트레이닝이 필요하다”고 했다. 2017년 SBS 시사토크쇼 에서 특보 역할을 맡았던 개그우먼 강유미씨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해 “다스는 누구 겁니까”라고 질문을 던졌다가 보수진영의 반발을 샀다. 강씨는 결국 자신은 특정 정파 색깔이 없다고 해명해야 했다. / 캡처 그렇다면 TV 정치풍자는 부활할 수 있을까. 대체적으로는 부정적이었다. 성상민 평론가는 “쉽지 않다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성 평론가는 “박정희·전두환 시절은 아니어도 여전히 경직돼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며 “풍자를 한다는 것은 그 대상이 되는 사람도 수용해야 하는데, 보복이 반복되다 보니 생산자들이 다들 몸을 사리고, 하더라도 독하게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준희 PD는 “개그는 개그로 봐줘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들은 한없이 자기검열에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 개그맨 전유성씨가 한 말은 ‘웃프’다. 전씨는 “정치인이나 언론에서 하는 이야기 중 정말 듣기 싫은 게 ‘코미디 같다’는 표현”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미디의 가장 기본은 웃기거나 즐겁게 해주는 것인데, TV 정치풍자 코미디의 고갈 속에서 정치권력의 불쾌한 행태에 제발 코미디라는 단어를 가져다 붙이지 말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전씨는 TV 정치풍자 부활에 대해 부정적이지 않다. 그는 “코미디의 중요한 장르이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되살아날 것”이라고 장담했다.
표지 이야기
정치풍자 ‘해방지구’된 유튜브(2021. 11. 05 14:50)
2021. 11. 05 14:50 정치
ㆍPD의 검열, 정치권 외압 등 지상파서 풍자 각종 압력 견뎌야… “유튜브, 수익보다 자유 이점 커” 정치풍자를 TV에서 볼 수 없게 된 것은 언제부터일까. 한순간 증발하듯 사라진 정치풍자는 몇해 전만 해도 주말 황금시간대 방송을 책임지고 있었다. 하지만 ‘공개 코미디’의 위기가 시작되며 정치풍자 역시 설자리를 잃었다. 아니, 어쩌면 설익은 정치풍자에 대한 반감이 공개 코미디를 위기에 빠뜨렸는지도 모른다. 일의 선후가 어떻든 2021년 11월 현재, TV 방송을 통해 정치풍자를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 (위부터) 희극인 출신 김영민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내시십분’, 희극인 출신 강성범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강성범tv’, 희극인 서승만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서승만 tv’ / 유튜브 화면 갈무리 무대를 잃은 희극인들은 자신의 재능을 펼칠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이때 선택된 것이 그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해방공간’ 유튜브였다. 많은 희극인이 유튜버로 전향했고, 약 150만 구독자를 확보한 채널까지 탄생했다. 그렇다면, 궁금증이 생긴다. 이들은 대체 유튜브를 통해 무엇을 해방시킨 걸까. 희극인들은 왜 유튜브로 갔나 “이곳에서는 더 이상 자기검열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구독자 38만명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강성범씨의 말이다. 이제는 희극인이라는 정체성보다 친여 성향 정치 유튜버라는 소개가 그를 더욱 잘 설명한다. 박근혜 정부 시절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웃찾사)에서 ‘LTE 뉴스’를 진행한 것이 그가 방송을 떠나는 계기가 됐다. 강씨는 “게시판에 비난글이 올라오고, 방송국 민원실로도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정치권 유력 인사가 방송국에 전화를 하기도 했다”며 “관계자들 눈치도 보이고 카메라 앞에서 위축도 되길래 그냥 내가 먼저 그만두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강씨는 진보성향의 유튜버이기 때문에 불이익을 당한 것일까. 구독자 13만명의 ‘내시십분’ 채널을 운영하는 김영민씨는 희극인 출신의 보수성향 유튜버다. 김씨는 방송을 떠나 유튜브로 옮긴 이유를 “가장 공정하게 평가받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청률이 잘 나오면 인정받는다는 방송계의 불문율이 현 정부에서 붕괴됐다”며 “몇몇 친정부 인사들은 방송에서 성과를 내지 못해도 교체되지 않았다. 이념 편향적인 캐스팅이 반복되면서 최소한의 공정질서를 지키고 있는 유튜브를 찾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적 성향은 다르지만 이들의 말을 종합하면 한국 코미디에서 정치풍자가 사라진 것은 ‘정치권의 외압’, ‘각 진영 지지자들의 비판’, ‘자기검열을 강요하는 방송환경’의 영향으로 요약된다. 실제로 2015년 KBS <개그콘서트>의 ‘민상 토론’은 박근혜 정부의 메르스 사태 대응을 풍자했다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행정지도를 받았다. “불쾌감을 유발했다”는 이유였다. 문제는 ‘민상 토론’이 특정 정치세력에게 불쾌감을 유발함과 동시에 또 다른 정치세력에게는 ‘카타르시스’를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정치풍자 코미디의 딜레마는 여기서 발생한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과거 독재정권 시절과 달리 현재는 비판해야 할 권력이 애매해졌다”며 “정권을 비판한다는 것이 곧 부정적 권력을 비판하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생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이 정치적으로 양극화된 상황에서 한쪽을 비판하는 풍자는 해당 정치세력 지지자들에게 비판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며 “희극인 입장에서는 정치권의 압력뿐만 아니라 시청자의 압력까지 걱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의 분석은 결과는 같지만 원인에서 차이가 있다. 그는 “정치적 양극화가 풍자를 가로막는 요소라면 미국은 우리보다 정치풍자를 못 해야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라며 “그보다는 우리 사회 분위기가 코미디에서 정치적 표현이 사용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SNL>이나 <개그콘서트> 사례처럼 풍자를 코미디 요소로 받아들이지 않고, 고소를 해버리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금기 넘치는 TV… 웃길 수가 없다 사회적 분위기가 용인하지 못하는 것은 비단, 정치적 표현만이 아니다. 강씨는 “해외에서는 코미디의 주요 소재로 종교, 성, 정치 세가지를 꼽는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 세가지 모두를 못 한다”며 “결국 할 수 있는 것은 외모, 신체적 특징을 부각해 웃음을 유발하는 것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마저도 이제는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불편해한다. 무엇을 하건 코미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지 않는 세상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민상토론 방송 장면 / KBS 이러한 분위기는 방송 제작 환경과 만나면 더 큰 문제를 유발한다. 사실상 ‘웃음에 대한 희극인의 창의성’을 제한해 버리는 것이다. 39년차 희극인이자 12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서승만씨는 “방송심의위원회 등에서 단어 선택에 제재를 하기 때문에 담당 피디나 국장 등이 알아서 검열을 한다”며 “코미디 방송 내용도 작가나 피디의 성향이 내성적이냐, 외향적이냐, 웃음 포인트가 어디냐에 따라 결정됐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피디 성향에 맞지 않으면 재미가 있는지 없는지 해보지도 않고 무산됐다”며 “코미디가 피디 성향에 맞게 제작됐는데 방송이 망하면 전부 희극인 잘못이 됐다”고 말했다. 그런데 지상파 방송 검열이 강화되는 것과 달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커뮤니티, 유튜브 등은 풍자에 대한 제약이 없다. 한쪽에서 막혀버린 표현방식은 풍선효과처럼 다른 쪽에서 부풀고 있는 것이다. 결국 TV 방송만 떠나면 기존에 웃음을 줬던 콘텐츠도 별다른 제약 없이 얼마든지 접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정 평론가는 “지상파 방송은 이에 동의하고 이해하는 사람들만 보는 것이 아닌 누구나 볼 수 있다는 관점에서 윤리적 잣대를 강하게 들이댄다”며 “상대적으로 유튜브 같은 뉴미디어는 시청자에게 선택권이 있다는 이유로 자유로운 표현을 용인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미디어 헤게모니가 뉴미디어 쪽으로 옮겨가는 상황에서 코미디도 이러한 대세를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러한 상황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11월 4일 기준 모든 TV 방송을 통틀어 공개 코미디는 tvN의 <코미디 빅리그>가 유일하다. 이마저도 민감한 정치풍자를 내세운 코너는 전무한 상황이다. 하 평론가는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인터넷에 훨씬 더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기 때문에 TV 속 코미디 방송은 싱겁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며 “정치적 올바름은 글자 그대로 보면 좋은 말인데 그게 너무 과도해지면 코미디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든다”고 말했다.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한 선택 코미디 방송에 가해진 각종 제약은 시청자가 느끼는 재미를 반감시켰다. 그 결과, 지상파 방송이 주도해온 공개 코미디부터 몰락했다. 희극인들은 사실상 직장을 잃게 된 상황에 놓였다. 결국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보다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새로운 무대였다. 김씨는 희극인에서 ‘정치 유튜버’로 성공적 변신을 한 경우다. 그는 “내 유튜브 채널에서 피디, 작가, 배우 역할을 모두 나 혼자 한다”며 “피디님이 무엇을 좋아할까 고민하고 검사를 받을 시간에 이제는 시청자들 반응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씨 역시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 측면에서 만족하고 있다”며 “25년간의 희극인 생활로 언제부턴가 매너리즘에 젖었는데 요즘은 웃으면서 대본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웃찾사가 없어질 때 후배들에게 ‘실망하지 마라. 오히려 너희들 세상이 왔다. 그동안 생각만 하고 하지 못했던 것들을 빨리 시작하라’고 말했다”며 “그때 자신만의 콘텐츠를 가지고 빠르게 유튜브 등에 진출한 친구들은 불과 1년여 만에 큰 성공을 거뒀다”고 말했다. 이러한 희극인들의 정치 유튜버 변신을 두고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사람들의 취향과 기호가 세분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은 하나의 틈새시장을 잡은 것”이라며 “진보든 보수든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콘텐츠는 충분히 수익창출 구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편성을 잃어버리고 극단화될 가능성은 항상 경계해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실제로 희극인들이 유튜브에서 일반 코미디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과 달리 정치풍자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반감이 크다. 반대 성향 지지자들은 이들 유튜브를 찾아와 악플을 남기고 있다. 특히 이들이 돈을 벌기 위해 ‘정치적 편향성을 과장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러한 비판에 김씨는 “아무리 수익 창출이 된다고 해도 많은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는 것에 대한 고충은 엄청나다”며 “편향성을 드러낸다고 해서 다 수익으로 연결되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희극인은 방송 수익보다 외부 행사 수익이 더 많은 편인데 정치 유튜버로 알려지는 순간 행사 섭외도 어렵다”고 말했다. 강씨 역시 “지상파 방송을 했을 때보다 수익은 많지 않다”며 “눈치 보지 않고 내가 원래 관심이 있던 일을 하고 싶은 것뿐이지 무리하게 돈을 벌기 위해 하는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하 평론가는 “한 개인으로서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일 뿐 희극인이라고 특별한 잣대를 둘 필요는 없다”며 “풍자를 하는 사람은 정치인을 무조건 썩었다 욕만 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뭐가 잘못됐는지 비판할 수 있어야 하고 시청자들은 이를 관대하게 바라볼 수 있을 때 바람직한 정치풍자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표지 이야기
정치풍자, 편견 갖고 만든 느낌 줘선 안 돼”(2021. 11. 05 14:50)
2021. 11. 05 14:50 정치
ㆍ 총연출자 안상휘 에이스토리 제작2본부장 TV 정치풍자 코미디의 기근 속에 tvN에서 쿠팡플레이로 자리를 옮긴 <SNL 코리아>에 대한 시청자 반응이 뜨겁다. 이재명, 윤석열, 홍준표, 심상정 등 각 당의 대선후보들도 줄줄이 출연했다. 총연출자인 안상휘 에이스토리 제작2본부장은 CJ ENM 재직 때인 2011년부터 미국 NBC로부터 방송 포맷 사용권을 받아 이 프로그램을 기획·제작해왔다. 안 본부장이 지난 11월 3일 서울 상암동 에이스토리 사무실에서 와 정치풍자에 대해 인터뷰하고 있다. / 박주연 선임기자 <SNL 코리아>는 미국 NBC 장수 코미디 프로그램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 (Saturday Night Live·SNL)의 한국 버전이다. 총연출자인 안상휘 에이스토리 제작2본부장(52)이 CJ ENM 재직 때인 2011년부터 미국 NBC로부터 방송 포맷 사용권을 받아 이 프로그램을 기획·제작했다. 날 선 ‘정치풍자’와 발칙한 ‘19금 개그’로 화제를 모았고, 그로 인해 청와대 외압논란도 일었다. 2017년 방송된 시즌9까지는 tvN에서 방송되다가 2021년 1월 안 본부장의 에이스토리 이적 후 쿠팡플레이를 통해 지난 9월 4일부터 리부트 시즌1이 방송 중이다. 11월 3일 서울 상암동 에이스토리 사무실에서 안 본부장을 만났다. 그는 “정치풍자는 작가들과 직접 대본을 짠다”며 “적절한 수위 조절을 위해 1·2차 수정 과정을 거치고 특정 진영 이슈에만 소재가 치우치지 않도록 균형 유지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SNL 코리아>는 4년 만에 시청자들과 다시 만났다. tvN에서 시즌9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제작하지 않은 이유가 뭔가. “<SNL 코리아>는 미국 NBC에 1회당 얼마씩 라이선스비를 지급한다. <SNL 코리아>의 두 축은 19금 개그와 시사풍자다. 19세 이상만 시청할 수 있어 시청자 확보에 한계가 있는데다 정치풍자가 광고 수주에 제약으로 작용했다. 그러다 보니 회사에서 투자 대비 수익이 좋지 않다고 판단한 것 같다. 2017년 시즌9 이후 더 이상 예산 편성이 되지 않았다. 지난 1월 내가 에이스토리로 이적하면서 NBC와 <SNL 코리아> 라이선스 계약을 다시 맺었다.” -지금은 쿠팡플레이라는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SNL 코리아>가 방송되고 있다. tvN에서 제작할 때와 어떤 차이가 있나. “미디어의 물결은 지상파에서 케이블로 이동했다가 이제는 OTT로 바뀌었다. 방송사는 시청률이 중요하고, 방송사 PD들은 예산 편성이 돼야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다. 반면 OTT는 고정 팬, 즉 유료 가입자 유지 및 증가가 중요하다. 게다가 넷플릭스, 디즈니, 애플, 피콕, HBO 맥스 등 해외에서 국내로 유입됐거나 곧 유입될 글로벌 OTT가 아시아 시장에 영향력이 큰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다. 쿠팡플레이, 시즌, 카카오TV, 티빙 등 국내 OTT도 있다. 대형 플랫폼의 증가로 제작환경이 크게 좋아졌다.” -<SNL 코리아>의 인기 콘텐츠를 쿠팡플레이에 가입하지 않고 유튜브 ‘짤방’으로 보는 시청자도 많다. “아쉽지만 초기에는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유튜브 짤방으로 보면서 <SNL 코리아>와 쿠팡플레이가 홍보되면서 가입자도 늘고 있다.” 실제로 <SNL 코리아>의 리부트 시즌이 공개되면서 쿠팡플레이 가입자도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9월 쿠팡플레이 앱의 신규설치만 69만건으로 넷플릭스의 120만건에 이어 OTT 시장 2위에 올랐다. 쿠팡플레이의 9월 순이용자(MAU·안드로이드+iOS)는 240만명으로 전월 대비 60만명가량 급증했다. 이는 국내 서비스 중인 OTT 서비스사에서도 가장 높은 성장률로 4위 왓챠의 추월을 목전에 뒀다. <SNL 코리아>가 이 같은 위력을 발휘하게 된 가장 큰 힘이 특유의 날 선 정치풍자임은 불문가지다. 대장동 논란, 하위 88%에 국민 지원금 지급 기준 논란, 부동산 문제는 물론 최근엔 배우 김부선씨를 성대모사한 개그우먼 안영미씨가 “어 재명 오빠? (중략) 난 오빠의 그런 ‘점’이 좋더라”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연상케 하는 개그를 펼치기도 했다. 의 ‘위켄드 업데이트’는 정치를 포함한 시사풍자 코너다. 특히 어설픈 인턴기자를 연기하는 ‘인턴기자 주기자가 간다’가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정치풍자는 안 본부장이 직접 작가들과 함께 아이템을 구상한다. / 캡처. -<SNL 코리아>의 대표적 정치풍자 코너인 ‘위켄드 업데이트(Weekend Update)’, 그중에서도 특히 ‘인턴기자 주기자가 간다’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한달 전 업로드된 첫회의 경우 유튜브 짤방 조회수가 무려 600만회에 달했다. “‘위켄드 업데이트’는 2011년 처음 라이선스 계약을 맺을 때 NBC 측에서 꼭 하면 좋겠다고 요청한 코너다. NBC에선 앵커가 뉴스를 읽어준 후 그에 대해 짧은 논평을 하거나 트럼프 등 유명인으로 분장한 출연자와 대담하는 게 전부다. 말로 하는 스탠딩 코미디를 좋아하는 미국인들과 달리 우리나라 사람들은 행동으로 하는 코미디를 선호해 ‘위켄드 업데이트’ 초기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오랫동안 이 코너를 해오면서 한국 스타일로 변형해 기자를 등장시켰다.” -어리바리한 ‘인턴기자’ 주현영 캐릭터는 어떻게 발굴했나. “출연자 오디션 때 주현영씨가 여러가지 장기를 보여줬는데, 특히 10대 후반~20대 초반의 성대모사를 잘했다. ‘위켄드 업데이트’에 기자로 투입하려 했더니, 주현영씨가 자기는 인턴 연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그의 연기에 디테일이 살아 있었고, 이건 되겠다 싶었다. 그런데 첫회에 20대 여성 비하라는 비판이 일어 당황했다. 그런 의도는 전혀 없었다.” -최근 여야 대선후보인 이재명, 홍준표, 윤석열, 심상정 후보가 ‘인턴기자’에 출연했다. 대선후보인 이재명 윤석열 홍준표 심상정 후보(왼쪽부터 시계방향)도 ‘인턴기자 주기자가 간다’에 출연했다. “<SNL 코리아>는 2012년 제18대 대선을 앞두고 방송한 ‘여의도 텔레토비’ 때부터 대선후보와 접점이 있었다.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박근혜, 문재인, 이정희, 안철수 대선후보를 텔레토비 캐릭터들로 묘사했고, ‘베이비시터 면접’ 코너에선 연기자들이 후보들로 분장했다. 2017년 방송한 시즌9에서는 실제 대선후보들이 등장했지만, 연기자가 찾아가 만나는 이벤트로 그쳐 아쉬웠다. 이번엔 인턴기자가 청년을 대변하는 캐릭터니까 이 사회에서 소위 꼰대로 불리는 시니어 중에서도 대선후보들과 직접 만나면 캐미가 좋겠다고 판단했다. 후보들에 대한 호감도도 높아질 것으로 생각했다.” -섭외에 어려움은 없었나. “각 캠프에서 ‘인턴기자’를 잘 알고 있어 섭외는 어렵지 않았다. 젊은층 표심을 얻고 싶었던 것 같다.” 해당 콩트에서 주 기자는 홍준표 후보에게는 “저에게 오늘 막말하거나 화내실 예정인지 여쭤보겠다”고 했고, 윤석열 후보에게는 “‘이재명이 내 캠프에서 일하기’와 ‘내가 이재명 캠프에서 일하기’ 중 어떤 것을 택하겠느냐”고 물어 폭소를 자아냈다. -후보마다 불편한 질문이 두개 정도 있던데, 관련해 캠프와 신경전은 없었나. “대강의 사전 질문지를 먼저 보냈고, 구체적인 질문과 불편한 질문은 현장에서 협의했다. 일단 촬영을 마친 다음 후보나 캠프에서 요청하면 편집을 통해 방송으로는 안 내보내겠다고 약속했다. 각 후보 간 균형감 있게 질문하려고 했다.” -이재명 후보 촬영분은 11월 6일 공개되는데, 어떤 불편한 질문을 했나. “영화 <아수라>와 <말죽거리 잔혹사> 중 뭘 보겠느냐고 질문했다. 이 후보의 답은 <아수라>였다(웃음).” 지난 10월 2일 공개된 조여정 편에서 개그우먼 안영미씨는 ‘백화점 VIP’ 손님으로 나와 배우 김부선씨를 성대모사했다. 안씨는 “재명 오빠? 난 오빠의 그런 ‘점’이 좋더라”는 대사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여배우 스캔들 논란을 풍자했다. / 캡처 -정치풍자 아이템은 누가 짜나. “정치풍자는 내가 직접 작가들과 구상한다. <SNL 코리아>에는 연출자들 외에 15명의 작가가 A팀과 B팀으로 나눠 격주로 일한다. ‘위켄드 업데이트’는 이들 외에 따로 2명의 작가가 있다. 이 두 작가와 메인 PD 한명과 함께 한주 동안 화제가 된 뉴스 중 2~3개를 선별하고 콘셉트를 정한다. 그런 후 작가들이 대본을 쓴다.” -수위 조절 면에서 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작가들이 대본을 써오면 1차 수정 과정을 거친 다음 목요일 녹화 때 출연진과 작가진 30명이 모여 같이 리딩하고 회의한다. 여기서 수위를 조정한다. 다수 의견을 기준점으로 판단하고, 이 방송을 오래한 신동엽씨의 의견을 많이 듣는다.” -정치풍자를 하다 보면 기획자나 연출자의 정치적 성향이 반영될 수도 있지 않나. “그것을 늘 조심하고 있다. 한주 동안 가장 이슈가 된 사건을 선택하고 어느 한 진영에 치우치지 않게 상대 진영과 관련된 이슈도 고루 다루고 있다. 가령 이재명 후보와 관련 있는 이슈인 ‘대장동 개발’을 다룬 날에는 윤석열 후보와 관련 있는 ‘왕(王)자’ 논란도 다뤘다.” -2013년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SNL 코리아>에 대한 외압 행사 의혹이 보도됐다. ‘여의도 텔레토비’ 코너와 관련해 제작진의 성향을 조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로 이 코너와 ‘베이비시터 면접’ 코너는 폐지됐고 이후 <SNL 코리아>에서 정치풍자도 사라졌다. “당시 회사의 리스크 관리팀에서 실무진에게 대통령과 검경 비하 느낌을 주는 시사풍자를 좀 자제해달라는 이야기가 전달된 것은 맞다. 청와대에서 직접 압박한 것인지는 나도 모른다. 그래서 3년간 19금 개그만 했더니 선정성 논란이 일었다. 정치풍자는 3년 만인 2016년 국정농단 사태 때 다시 했다.” -TV에선 왜 정치풍자가 사라졌다고 보나. “현재 한국은 진보와 보수가 극한 대립을 보이고 있다. 그 결과 시청자 게시판이 항의성 글로 도배되면 프로그램이 존폐 위기가 오니까 제작진이 몸을 사리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풍자를 확실히 웃음으로 승화되도록 세련되게 만들지 못하는 제작진 탓도 있다. 정치풍자는 시청자들에게 어떤 일방적 편견을 갖고 만들었다는 느낌을 줘선 안 된다.” 안 본부장은 “어떤 플랫폼으로 유통할지는 아직 미정이지만 내년 상반기 방송을 목표로 새로운 정치풍자 시트콤 <청와대 사람들>을 촬영 중”이라고 밝혔다. 대통령과 그 가족이 주인공으로 차인표(대통령), 장희정(영부인), 정상훈(비서관) 등이 출연하며 현재 60% 촬영을 마쳤다.
표지 이야기
누를수록 세진다? 정치풍자 방송의 역사(2021. 11. 05 14:50)
2021. 11. 05 14:50 정치
ㆍ군사정권에 억눌린 대중에 쾌감 선사… 이후엔 ‘정치 편향’ 지적 속 TV서 위축 1960년대 TV 보급과 함께 시작된 상업방송은 코미디 시장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희극 배우의 표정, 몸짓 등을 볼 수 있는 TV 방송은 만담과 라디오 코미디극을 빠르게 대체했다. 당시 대표적인 코미디 프로그램은 문화방송(MBC)의 <웃으면 복이 와요>(1969)와 동양방송(TBC)의 <고전 유모어 극장>(1974) 등이었다. KBS 의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 방송 장면 / KBS COMEDY: 크큭티비 갈무리 이 시대를 이끈 것은 구봉서, 배삼룡, 서영춘의 TV 코미디 ‘1세대 트로이카’다. 이들은 극장 공연이나 라디오에 익숙한 사람들을 TV 앞으로 끌어모았다. 카메라 앞에서 슬랩스틱 코미디(신체를 활용해 동작을 과장한 형식)와 노래, 만담이 합쳐진 종합예술을 자유자재로 선보였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까지 이어진 서슬 퍼런 군부독재는 정치를 풍자할 수 있는 여유를 허락하지 않았다. <웃으면 복이 와요>를 연출한 김경태 PD는 월간지 ‘방송’에 “정치는 건드리기 어렵고, 사회문제 또한 같다”는 고충을 토로할 정도였다. 독재, 비리 등 정치적 풍자거리는 넘쳤지만 누구도 말할 수 없는 ‘모순’의 시대였다. 1980년: 정치 코미디의 시작 정치풍자가 본격적으로 가능해진 것은 ‘노태우 정부’ 시절이었다. ‘직선제 대통령’이라는 자부심이 있었던 노 전 대통령은 군사정권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1988년 1월,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발표한 신년사에서 그는 “정치인에 대한 풍자의 자유를 적극 허용한다”고 말했다. 이 한마디는 한국 코미디의 일대 전환점이 됐다. 본격적인 정치 코미디로 첫 손에 꼽히는 것은 1986~1988년까지 방영된 KBS <유머 1번지>의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이다. 비룡그룹이라는 가상 재벌그룹을 배경으로 회장 역에 고 김형곤, 임원 역으로 김학래, 엄용수, 양종철 등이 출연했다. “잘될 턱이 있나” “밥 먹고 합시다” 등의 유행어를 만들었고, 회장이 “어때요?”라고 물으면 임원들이 무조건 “좋다”고 답하는 클리셰를 강조했다.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의 작가 장덕균씨는 “당시 국회가 정권의 거수기 역할만 하는 것을 풍자했다”며 “주인공은 어느 회사의 재벌 총수였지만 우리 사회 최고 위치에 있는 결정권자들의 행태를 대변해서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방송 내용은 정치, 경제, 사회 현안을 총망라했다. 예를 들어, 1988년 11월 12일 방영분은 이보다 10일 전 열린 5공 청문회를 재현했다. ‘전두환씨 일가의 각종 비리’를 빗대 비룡그룹 사내 비리를 청문회 대상으로 올렸다. ‘모르쇠’로 일관하던 임원들이 청문회 말미 “회장님 어떻게 하느냐. (사원들이) 단식 농성을 한다고 하는데”라고 묻는다. 그러자 회장은 “뭘 어떡해? 한두끼 굶다가 말겠지. 흥, 장사 하루 이틀 하나”라며 마무리된다. 실제로 5공 청문회 이후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대한 국민적 목소리가 높았지만 전두환씨가 백담사에 은거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코미디가 현실을 제대로 풍자한 셈이다.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이 종료된 후에는 고 김형곤, 고 이주일 등이 출연한 ‘탱자 가사라대’가 정치 풍자를 이어 나갔다. 1987년부터 시작한 KBS <쇼 비디오 자키>의 ‘네로 25시’ 역시 정치 코미디의 원조로 평가받는다. 로마의 폭군 네로황제 역에 최양락, 그의 왕비인 날라리아 역에 임미숙 등이 출연했다. 취업, 남녀평등, 농촌문제, 세금 등 당시 사회문제를 제기하고 황제와 원로원이 우스꽝스럽고 무능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는 사회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자리보전과 아부에만 천착하는 당시 정치권을 풍자한 것으로 해석됐다.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 ‘네로 25시’는 종영한 지 30여년이 지났다. 하지만 정치 코미디의 원조라고 불리며 여전히 유튜브 등에서 방송을 찾아보는 사람들이 많다. 누리꾼들은 “수십년이 지났음에도 지금의 정치현실과 어찌 이리 똑같을까”, “요새는 나올 수 없는 개그프로”라는 댓글을 달며 과거를 추억한다. 장 작가는 “풍자 코미디가 정치권의 압력 속에서도 방영될 수 있었던 것은 위기가 닥칠 때마다 벽이 돼준 방송사 실무진, 사설을 쓰며 지켜준 신문사 그리고 무엇보다 국민의 성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그래도 이런 방송 하나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바람막이가 돼준 모든 분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KBS 의 ‘네로 25시’ 방송 장면 / KBS COMEDY: 크큭티비 갈무리 1990년: 공개 코미디의 활황 정치 코미디의 또 한 번의 확장은 ‘선거’와 함께 이뤄졌다. 1997년 대통령선거에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와 맞붙은 김대중(DJ)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는 ‘친숙함’을 내세웠다. 판사 출신의 엘리트 길을 걸어온 이 후보에 맞서 ‘권위’를 내려놓은 것이다. 스스로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현했고, 대중가수 DJ DOC 노래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코미디의 주요 소재인 ‘성대모사’ 역시 용인됐다. “에~”라는 특유의 추임새를 넣는 DJ 성대모사의 유행은 그를 웃음을 주는 친숙한 정치인으로 변신시켰다. 이후 노무현 전 대통령, 이명박씨 등의 성대모사도 인기 소재가 됐다. DJ는 집권 후에도 “문화 예술 분야는 지원하되, 간섭은 하지 말라”는 원칙을 강조했다. 이후 각 방송사에는 공개 코미디 전성시대가 열렸다. 1999년 KBS <개그콘서트>가 시작했고 2000년에는 MBC <코미디 하우스>, 2003년에는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웃찾사)이 뒤를 이었다. 당시 공개 코미디는 정치풍자를 적극 활용했는데 대표적으로 2002년 제16대 대통령선거 토론회를 패러디한 <코미디 하우스>의 ‘3자 토론’이 있다. 배칠수, 박명수, 김학도 등이 각각 노무현 전 대통령, 이회창씨, 권영길씨 등을 성대모사하며 큰 인기를 누렸다. 약 21년간 방송된 <개그콘서트> 역시 크고 작게 수많은 정치풍자를 시도했다. 대표적으로 ‘사마귀 유치원’에 출연한 최효종씨는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서는 집권 여당 수뇌부와 친해져 여당의 공천을 받아 여당의 텃밭에서 출마하면 된다”며 “약점을 개처럼 물고 늘어진다면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시 강용석 무소속 의원이 최씨를 ‘국회의원에 대한 집단 모욕죄’로 형사고소하며 주목받았다. 또 ‘민상토론’은 정치 문제들을 질문하고 대답하기 곤란해하는 유민상씨 모습에서 웃음을 찾았고, ‘1 대 1’에서는 ‘기호 0번 이상호’라는 캐릭터가 국회의원과 정치행태를 묘사했다. 하지만 ‘지상파 공개 코미디’는 정치권력의 눈치를 본다는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 여야 정치권, 각 진영 지지자 모두로부터 편향성을 지적받는 상황이 잇따르자 지상파 방송에서 정치풍자는 점차 설자리를 잃었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1980년대는 독재 권력이라는 풍자 대상이 명확했고,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위축된 상황에서 정치풍자 코미디가 국민에게 카타르시스를 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었다”며 “반면 2000년대 이후에는 정치적 입장이 다양해지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유튜브 등이 대체재로 등장하며 정치풍자 코미디에 대한 시대적 요구가 줄어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의 ‘여의도 텔레토비’ / tvN 2010년: 과감한 풍자 위한 케이블 진출 ‘지상파 코미디’의 한계를 뛰어넘는 시도는 2011년 케이블방송국 tvN의 <SNL 코리아>와 함께 시작됐다. <SNL 코리아>는 미국 NBC의 동명 프로그램(Saturday Night Live) 형식을 수입했는데 고정 출연하는 크루들과 매주 새로운 호스트가 콩트를 펼치는 방식이었다. 미국 SNL의 경우 호스트로 초대되는 인물이 연예인, 기업인, 정치인 등으로 다양했고 이들이 망가지며 웃음을 만들었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인물, 직업 등에 대한 풍자도 가능했다. <SNL 코리아>의 정치풍자는 기존 지상파 방송국의 풍자보다 좀더 과감하고 노골적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표적인 것이 2012년 제18대 대선을 앞두고 방영한 ‘여의도 텔레토비’다. 기존 어린이 방송 <꼬꼬마 텔레토비> 캐릭터를 당시 대선주자들에게 빗댔다. ‘보라돌이, 뚜비, 나나, 뽀’라는 기존 캐릭터가 각각 구라돌이(이정희 당시 통합진보당 후보), 앰비(이명박씨), 문제니(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 또(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라는 이름으로 변신했다. 이후 안쳤어(안철수)와 홍그리버드(홍준표)도 합류했다. 일부 대선후보들은 해당 캐릭터와 만나 사진을 찍기도 했다. 그런데 당시 새누리당은 ‘또’라는 캐릭터가 다른 캐릭터에 비해 심한 욕을 하고 폭력적이라는 이유로 문제 제기를 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여의도 텔레토비’를 심의하고 ‘문제없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여의도 텔레토비’는 폐지됐다. <SNL 코리아>는 2017년 대선을 앞두고도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을 패러디한 <미운 우리 프로듀스 101>로 정치풍자를 이어갔다. 센터 재수생 ‘문재수’, 엘리트 연습생 ‘안찰스’, 효자손 아이돌 ‘레드준표’ 등의 캐릭터는 당시 선거 상황을 풍자하며 웃음을 선사했다. 하지만 지난 2017년 <SNL 코리아>는 시즌9를 끝으로 TV 방송국 시대를 끝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이 새로운 생활 방식으로 자리 잡으면서 <SNL 코리아> 역시 OTT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규제와 정치풍자는 반비례하는 경향이 있다”며 “지상파에서 못하던 것을 케이블로 옮기고 이마저도 규제가 심해지니 OTT로까지 넘어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SNS, 유튜브 등의 정치풍자는 규제에서 자유롭지만 완성도 측면에서 아마추어리즘에 머무르고 있는 만큼 대중이 다뤄주길 원하는 현안을 빠르게 수용해 완성도 있게 만든다면 방송도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고 말했다.
표지 이야기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