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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13,898 건 검색)

권도형 측, 계속 한국행 고집…“정치적 결정하면 안돼”
2024. 12. 26 21:31사회
... 현지 일간지 포베다와 인터뷰하며 “보얀 보조비치 법무장관이 정치인이긴 하지만, 이 결정은 정치적이어서는 안 되며 법적인 근거에 기반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몬테네그로 고등법원이 법률과 국제...
정치인 체포’ 김용현 지시 확인…여인형에 “경찰과 협조”
2024. 12. 26 21:30사회
... 위치를 파악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여 전 사령관은 당시 김 전 장관으로부터 정치인 등에 대한 체포 지시를 받고 ‘(체포할 정치인 등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잡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단독]김용현, 계엄 당일 여인형에 “정치인 체포, 경찰과 협조하라” 지시
2024. 12. 26 15:00사회
... 위치를 파악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여 전 사령관은 당시 김 전 장관으로부터 정치인 등 체포지시를 받고 ‘(체포할 정치인 등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잡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김 전...
[최정균의 유전자 천태만상]계엄 사태 속, 과학자이자 지식인들에게 ‘정치 중립’은 가능한가
2024. 12. 25 20:09정치
... 서열 다툼, 짝짓기와 같은 원초적인 행위들도 정치적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진화란 생명체들의 정치 역사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인간의 본성 역시 진화의 산물이므로, 인간이 관계 속에서 내리는 모든...

스포츠경향(총 1,258 건 검색)

[스경X초점] 대물, 보좌관, 돌풍…탄핵정국 정치 드라마속 뼈 때리는 명대사 화제
2024. 12. 17 18:12 연예
SBS ‘대물’ “국민 여러분, 정치인을 미워하더라도 정치를 버리시면 안됩니다.” 12.3 계엄내란 사태 이후 1980년 계엄 사태를 담은 영화들에 이어 TV속 정치 드라마에까지 대중의 관심이 쏠렸다. 최근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SBS ‘대물’(2010), JTBC ‘보좌관’(2019), 넷플릭스 ‘돌풍’ 등 대한민국 정치계를 다룬 드라마 속 대사가 인기다. 정치적 대혼돈 속에서 정치 드라마에서 다뤄진 갈등과 해결법을 통해 대한민국을 비춰보는 것이다. SBS ‘대물’은 해고 아나운서 출신 여성이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24부작 드라마다.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고현정, 권상우, 차인표가 주연을 맡았으며 마지막회는 27.8%의 높은 시청률(닐슨 코리아, 전국)을 기록했다. ‘대물’은 잠수함 사고, 대통령 탄핵, 미국과 중국 간의 외교 문제 등 여러 정치적 이슈가 등장한다. 마지막회에서 대통령 서혜림은 “초심을 잃지 않아야 할 텐데”라며 세상이 나아지지 않는 이유는 초심을 잃은 정치인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또 백성민 전 대통령(이순재 분)은 “국민적 화합을 위한 국민을 감싸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서혜림 대통령은 퇴임사에서 “국민 여러분, 정치인을 미워하더라도 정치를 버리시면 안됩니다. 정치를 사랑해주셔야 합니다”라고 호소한다. 넷플릭스 ‘돌풍’ 올해 6월 넷플릭스에서 방송된 ‘돌풍’ 은 명대사 맛집으로 불릴 정도로 대사 하나 하나가 주옥 같았다. ‘돌풍’은 세상을 뒤엎기 위해 대통령 시해를 결심한 국무총리와 그를 막아 권력을 손에 쥐려는 경제부총리 사이의 대결을 그린 드라마다. 국무총리에서 대통령이 되는 주인공 박동호는 설경구가, 경제부총리 정수진은 김희애가 연기했다. 드라마에는 “거짓을 이기는 건 더 큰 거짓말” “정치는 산수가 아니야 수학이지. 변수도 있고 상대가 모르는 미지수도 있어” “정치를 하다보믄 X을 푸지게 싸는 날이 있을끼다. 부끄러워 하지 마라. 끝까지 우기면 언젠가 나를 본 사람도 자신의 기억을 의심할끼다” 와 같은 실감나는 정치적 대사들이 등장한다. 누리꾼들은 “어둠이 어둠을 이기고 빛을 참칭하고 있을 뿐입니다. 왼쪽의 어둠을 거둬내고 오른쪽의 어둠을 부수고, 새로운 세상을 열겠습니다” “당신이 만든 미래가 역사가 되면 안되니까. 소용돌이 시작입니다” “김구 선생이 친일파 경찰에 잡혀 밤새 고문을 당한 날, ‘백범일지’에 이렇게 썼지. ‘친일파도 이렇게 열심히 사는데 나는 더 열심히 독립운동을 해야겠다’” 등 세상을 바꾸겠다는 주인공 박동호의 결연한 의지가 담긴 대사들을 곱씹으며 대통령 ‘탄핵의 강’을 함께 건너고 있다.
“임영웅 ‘뭐요’ 단순 정치적 공방문제 아냐” 김갑수 재비판
2024. 12. 17 13:59 연예
가수 임영웅. 물고기뮤직 제공 문화평론가 김갑수가 “내가 정치인이냐”라며 침묵을 택한 가수 임영웅을 재차 비판했다. 김갑수는 16일 진행된 유튜브 채널 ‘매불쇼’에 출연해 “일반적인 팝 가수들에게 이런(정치적) 목소리를 내달라 기대하는 건 사실 아닌데 임영웅 사례에서도 얘기했듯, 이것은 정치적 공방이 아니다”며 “이것은 민주공화정립에 관한 문제이고 내가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사람이라면 대체 언제 내가 직업인으로서 소리를 내느냐”라고 밝혔다. 이어 “유명 연예인들이 대중에게 사랑을 받고, 그들이 하고 싶은 노래를 부를 수 있고 노래에 검열이 없는 것은 민주공화정 덕분”이라며 “계엄 통치가 계속되면 이 사람들 모두 노래 다 검열 받고 금지 된다. 영화도 소설도 언론도 모두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연예인들의 침묵에 대해서, 혹은 그들의 소극적인 행동에 대해 한번은 좀 목소리를 낼 때가 됐다는 얘기를 촉구하고 싶다”며 “최근 뮤지컬 배우 차강석이라는 이가 ‘우리나라에 간첩이 너무 많으니 계엄 찬성한다’고 하고 연설까지 했던데, 동의하지 않더라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태도에 대해서는 점수를 주고 싶다”고 했다. 김갑수가 출연한 ‘매불쇼’ 방송화면. 유튜브 방송화면 이와 함께 김갑수는 “연예인의 속성은 유흥과 오락의 성격이 있고 또 하나는 인본적 가치와 문화적 형태로 높이 평가되는 부분이 있다”며 “과거의 대중문화는 오로지 유희와 하위문화라고만 생각했지만 연예계 또한 사회 교육의 장처럼 활약을 했고 그들의 사회적 지위 또한 높아졌다”고 했다. 에이티즈 멤버 우영이 계엄 사태를 우회적으로 반대하는 게시물을 올린 것과 관련해 김갑수는 “너무나 고마웠다. 회사의 만류가 있더라도 그런 용기와 자유로움이 연예계에 생명력을 주고 있다”며 “이들 이들은 단순 유흥업에 종사하는 이들이 아닌 시대의 정신과 자체를 노래로 던지는 이들”이라고 했다.
윤종신·김이나·신대철·조정치 등 음악인 762명 “윤석열 탄핵·체포 요구” 시국선언
2024. 12. 14 13:28 연예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범국민촛불대행진’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는 모습. 연합뉴스 가수 윤종신, 작곡가 윤일상, 작사가 김이나 등 국내 유명 음악인 762명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과 체포를 요구하는 시국 선언을 발표했다. 14일 가요계에 따르면 이들을 포함한 ‘대한민국 음악인 연대’는 지난 13일 시국선언을 내고 “탄핵에 반대하는 자가 내란 동조자”라며 “윤석열의 탄핵과 즉각 체포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윤석열은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에 군대를 보내는 위법한 명령으로 헌정을 유린하고 삼권분립의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했으며, 평범한 일상은 파괴됐다”고 지적했다. 또 “분노한 시민들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국회 의사당 앞에 모여 한목소리로 탄핵을 외치며 응원봉을 흔들고, 아이돌의 노래를 합창하며 쿠데타 세력의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며 “우리가 만든 음악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동시에 광장에서 울려 퍼지고 있는 거다. 이 아이러니한 상황을 우리 음악인은 개탄한다”고 덧붙였다. 음악인들은 “우리의 선후배 동료들이 혼을 갈아 넣은 K팝의 나라가 정치 후진국의 나라로 해외에 비추어지고 있다”며 “우리 음악인들을 비롯한 대한민국 예술가들이 높여 놓은 K-컬처의 브랜드 가치가 대한민국 정치에 의해 추락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국 선언에는 윤종신, 윤일상, 김이나 외에 밴드 시나위의 신대철, 조정치, 루시드폴, 달파란, 작사가 서지음 등이 참여를 했다.
‘다큐 인사이트’ 탄핵의 정치, 한국을 흔들다
2024. 12. 12 17:39 연예
KBS 오는 12일 오후 10시, KBS 대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다큐 인사이트’에서는 ‘탄핵의 정치’편을 방영한다. 이번 다큐멘터리는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 당일을 중심으로 정국을 뒤흔든 순간들을 치밀하게 분석한다. 왜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 불참을 선택했는가. 선택의 순간, 그들을 가장 고민스럽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탄핵 표결 과정을 통해 대한민국의 정치 상황을 읽어본다.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은 갑작스러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며 국가 비상상황을 선포하고 계엄령을 발동했다. 헬기가 도심 상공을 가로지르고 군 병력이 국회를 봉쇄하며 전국은 일순간 충격에 휩싸였다. 비상계엄은 약 3시간 만에 해제됐으나, 국민은 공포 속에서 밤을 지새웠다. 계엄령은 탄핵 논의의 도화선이 됐다. 대통령의 비상계엄 발동에 대해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위법성에 대한 논란이 일었고, 탄핵소추안이 국회에 상정됐다. 그러나 표결은 정족수 부족으로 무산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집단 불참으로 출석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탄핵안은 재적의원의 2/3인 200명 이상이 참석해야 심의할 수 있다. 이날 표결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은 안철수·김예지·김상욱 단 3명뿐이었다. KBS 표결 전날까지만 해도 탄핵안 가결 가능성은 높게 점쳐졌다. 국민의힘 한동훈 당 대표가 가결 의지를 표명하며 당내 다수 인사가 이를 지지하는 듯했다. 분위기는 표결 당일 오전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이후 반전됐고, 결국 국민의힘은 ‘표결 불참’을 선택했다. 무엇이 기류의 변화를 만들었을까. 정치인의 선택을 가르는 기준은 무엇인가. ‘다큐 인사이트’의 ‘탄핵의 정치’는 현재 탄핵 국면을 깊이 있게 다룬다. 여당 긴급 의원총회의 분위기와 의사 결정 과정을 추적하며, 탄핵안 부결 이후 여야 의원들의 발언과 반응을 분석한다. 또, 조 라이트(Joe Wright)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정치학 교수, 존 조셉 친(John Joseph Chin) 카네기멜런대 전략 및 기술 부문 조교수 등 해외 석학의 시선을 통해 탄핵 사태가 한국 정치에 남긴 의미를 국제적인 관점에서 조명한다. ‘다큐 인사이트’가 현재 정국을 조명한 ‘탄핵의 정치’ 편은 오는 목요일 밤 10시 KBS1에서 방송된다. KBS KBS1 ‘다큐인사이트’는 소재와 형식을 뛰어넘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회차 마다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KBS 공식영상으로 볼 수 있으며, 매주 목요일 밤 10시 KBS1에서 방송된다. KBS

주간경향(총 1,683 건 검색)

[취재 후] 정치 격랑의 2024년···2025년은 다르기를(2024. 12. 25 06:00)
2024. 12. 25 06:00 정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안 표결을 하루 앞둔 12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범국민촛불대행진에 참가한 시민이 응원봉을 들고 탄핵 가결을 촉구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2차 탄핵소추안 표결이 예정된 것은 12월 14일 토요일이었습니다. 시사주간지 기자로서는 고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사주간지 마감과 인쇄는 매주 후반입니다. 발간일을 기준으로 하면 토요일은 과거지만, 마감일을 기준으로 하면 미래였습니다. 바로 전주, 그러니까 1차 탄핵소추안 표결이 있던 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토요일에 결과를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제목은 ‘계엄 선포에 정치적 완패…탄핵은 사실상 시간문제’로 갔습니다. 1차 탄핵소추안이 통과되지 않더라도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한밤중 비상계엄은 딱 떨어지는 탄핵 사유로, 아무리 정략적인 이해득실이 앞선다고 하더라도 결국 탄핵으로 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봤습니다. 2차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는 가결을 전제로 기사를 썼습니다. 점증하는 국민 분노와 압박에 국회, 정확히는 윤석열 대통령이 소속된 여당 국민의힘이 더 버티기 힘들 거라고 봤습니다. 그런데도 만에 하나, 결국 시간문제겠지만 탄핵소추가 한 차례 더 유예될 가능성 역시 있었기에 단기적으로 예상되는 정치 상황 변화는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가(可) 204 대 부(否) 85. 탄핵소추안 2차 표결 결과입니다. 여기에 기권 3, 무효 8입니다. 무기명 투표이기 때문에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최소 12명의 국민의힘 의원이 가결에 동참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2차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는 부결 당론을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니까 당론을 어긴 소신투표를 한 셈이죠. 이날 무효표 중에는 ‘가’를 쓰고 큰 마침표를 덧붙인 것도 있습니다. 실수가 아니라 자신의 양심을 거스를 수 없는 국민의힘 의원 중 누군가가 선택한 고육지책이었을 겁니다. 소추 가결 이틀 뒤인 지난 12월 16일 월요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체제는 붕괴했습니다. 앞서 한 평론가가 언급한 “윤석열이나 한동훈은 보수가 택한 용병”이라는 표현과 유사한 말을 보수 ‘잠룡’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꺼냈습니다.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된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12월 19일 국무회의에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6법(국회법·국회증언감정법·양곡관리법·농산물가격안정법·농업재해대책법·농업재해보험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했습니다. 야권은 “탄핵 민심을 거부하고 권한을 남용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정치적 격랑은 잦아들지 않은 채 2024년이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내년, 2025년은 달라지길 기원합니다.
취재 후
[오늘을 생각한다] AI 교과서 말고 정치 교과서를(2024. 12. 20 15:00)
2024. 12. 20 15:00 오피니언
장하나 ‘정치하는 엄마들’ 활동가 지난 12월 3일 밤, 엄마·아빠 어깨 너머로 뉴스를 보던 딸이 울음을 터트렸다. “엄마, 무서워. 전쟁 난 거야?”, “아니. 전쟁 안 났으니까 울지마. 전쟁 나면 그때 같이 울자.” 국회 본청에 들이닥친 계엄군이 민간인에게 총을 겨누는 장면을 보며 내 심장도 돌처럼 굳어버렸고, 그래서 어린 딸을 다정하게 위로하지 못했다. 참 미안했다.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은 순식간에 우리 모두의 일상을 붕괴하고 민주공화국이라는 헌법 정신과 대한민국의 주권자들을 능멸했다. 1987년 6월 항쟁으로 쟁취한 민주 헌법에 따라 형식적 민주주의를 갖추고, 1988년 제6공화국이 출범한 지 36년이 지났으나, 한국사회는 실질적 민주주의를 이루지 못했고, 급기야 ‘12·3 비상계엄 사태’가 벌어졌다. 여러 원인 가운데 정치를 터부시하고 정치 혐오를 가르치는 공교육을 지목하고 싶다. 초·중·고 사회 교과에서 인권·헌법·민주주의를 가르치고 있지만, 과연 대한민국 헌법의 정신이 입시 몰입 경쟁 교육과 병존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민주시민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길러지는 것이다. 한국사회는 어린이·청소년에게 정치와 선거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지 않은 채 만 18세가 되면 선거권을 부여하고 ‘꼭 투표하세요’라고 말하고 있다. 얼마나 비상식적이고 비교육적이며 비민주적인가?” 입시·고시 패스에 매몰된 한국 교육이 실질적 민주화를 저해하고 있다. 민주시민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길러지는 것이다. 한국사회는 어린이·청소년에게 정치와 선거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지 않은 채 만 18세가 되면 선거권을 부여하고 “꼭 투표하세요”라고 말하고 있다. 얼마나 비상식적이고 비교육적이며 비민주적인가? 학교는 정치판이 돼야 한다.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가 아니라 토론이다. 어린이·청소년이 정치적 의견을 갖지 못하게 하는 학교, 어린이·청소년의 정치적 의견을 무시하는 사회, 토론은 없고 구호만 난무하는 광장에서 민주주의는 실현될 수 없다. 현행 대학수학능력시험 사회탐구·과학탐구 영역은 사회 9과목, 과학 8과목(총 17과목) 중에 두 과목을 선택해서 시험을 치르게 돼 있다. 사회 9과목(한국지리, 세계지리, 세계사, 동아시아사, 경제, 정치와 법, 사회·문화,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중에 ‘정치와 법’ 과목이 있고, 실제 수능 사회탐구 영역에서 ‘정치와 법’을 선택하는 응시자는 10~11%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2022년 개정 교육 과정(‘정치와 법’ 과목이 없어지고 ‘정치’, ‘법과 사회’ 2과목으로 분화)에 따른 2028년 수능 개편안은 사회탐구 영역을 고등학교 1학년 때 배우는 ‘통합사회’ 한 과목으로 대폭 줄여서 정치 교육은 말 그대로 멸종위기에 처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지난 12월 10~15일 사이에 실시한 인공지능(AI) 교과서 관련 설문조사에서 학부모와 교원 등 응답자 총 10만6448명 중 86.6%가 AI 교과서 도입에 반대했다. 지금 필요한 건 AI 교과서가 아니라 정치 교과서다. 모든 어린이·청소년은 만 18세 이전에 투표 행위의 의미를 배울 권리가 있다. 그걸 가르치지 않는 한국 교육은 위헌이다. 정치교육을 법제화하라!
오늘을 생각한다
계엄 선포에 정치적 완패…탄핵은 사실상 시간문제(2024. 12. 09 06:00)
2024. 12. 09 06:00 정치
지난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 자정을 넘긴 4일 한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도착한 무장군인들이 국회 본청 진입을 시도하자 국회 직원 등이 격렬히 막아서고 있다. /성동훈 기자 정치평론가들은 지난 4월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압승을 사실상 확정할 수 있었던 결정적 장면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4월 1일 의료개혁 대국민 담화를 꼽았다. 윤 대통령은 52분간의 담화 내내 모든 사람이, 심지어 대통령실 쪽에서도 기대하던 전향적 조치 없이 2000명 증원을 고집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입장 없음”이라는 논평을 냈다. 당시 기자를 만난 대통령실 관계자 A씨는 “대통령의 고집을 꺾을 수 없다. 답답하다”라고 토로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다음날인 지난 12월 4일 다시 A씨와 통화했다. 그는 최근 대통령실을 나왔다. A씨는 격앙돼 있었다. “법으로 해결하지 못한 것을 풀어내라고 정치가 있는 것이다. 이것은 정치적으로 완패 선언이다. 정치적으로 민주당을 못 이기겠으니 대통령이 법적인 권한을 써보겠다, 이거 아닌가. 사실 이게 딱 검사 마인드다. 법에만 함몰돼 법으로만 해결했던 사람이 정치라는 영역에 대한 몰이해로 일관하니, 결론적으로 이런 예견된 파국을 맞은 게 아닌가.” 그 역시 지금 시점에선 윤 대통령이 남은 임기를 채울 수 있을 거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치 문제를 법으로 반박” 되풀이하는 윤 대통령 대통령실 주변을 취재하면서 전해 들은 윤 대통령 부부의 말이나 행동 중에는 믿기 어려운 것이 많았다. 다시 A씨의 말이다. “예측 불가능한 의사결정은 사실 몇 차례 있었다. 그 이유가 다 법이다. 상대가 정치적으로 풀려고 하는 것을 법으로 반박한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야당과의 관계가 문제라면 그걸 풀어야지, 너희가 국회 권한으로 나한테 이렇게 도전하면 나도 내 권한을 쓸 수 있다, 이거잖나.” 그는 그것을 ‘검사 마인드’라고 불렀다. “예전부터 사석에서 한 말인데 검사는 다시 안 보고 싶다. 나는 결과적으로 이건 보수가 집단으로 오판한 거라고 본다. 검사 용병이라도 써서 재집권하려고 한 것이 문제였다. 더 참담한 것이 뭔지 아는가. 그러면 윤 대통령을 끌어내리면 대안이 있냐는 거다.” 지난 12월 4일 새벽 2시 30분, 민주당 원내대표실 송현석 선임보좌관이 전화를 걸어왔다. 이제 50대 중반에 접어든 그는 국회 최고참 경력 보좌진이다. 이날 새벽 1시, 국회에서 의원 190명의 찬성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됐다. 3시간 넘도록 대통령실의 응답이 없었다. 혹시 새로 들어온 정보가 없냐는 문의였다. 날이 밝고 그날 오후 다시 그와 통화했다. 심야 비상계엄이 발표되던 지난 12월 3일, 조금 일찍 퇴근해 집에 있던 그는 뉴스를 보고 다시 국회로 향했다. “일촉즉발 상황이라는 것이 틀린 말이 아니었다. 밤 11시 조금 넘어 담장을 넘어 국회에 들어왔는데 내가 들어올 때는 거기까지 경찰이 막지는 않았다. 실질적으로 동원된 경찰도 많지는 않아 보였다. 예전에 우리가 경험했던 폭동진압 경찰복도 아니잖나. 그런데 헬기가 날아가는 것을 보고 심상치 않게 일이 진행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비상계엄 이유는 “모두 거짓말”이라고 단언했다. “민주당이 예산 농단을 했다고 하는데 재해 대책 예비비나 아이 돌봄 지원수당을 우리가 왜 날리나. 아마 확인해보면 자신들이 삭감한 예산에 들어 있을 것이다. 매년 예산안 논의할 때 지출구조조정이라고 불필요한 돈을 빼는데 어떻게 하는지 그 내용은 밖에서 알 수 없으니 둘러대는 것이다. 확인되는 것은 지역사랑 상품권 0원, 1조원 규모였던 고교 무상교육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 등이다. 이것은 민주당이 만든 예산이니까. 윤 대통령은 주변 몇몇 사람이 거짓 보고를 하니까 그걸 믿고 무턱대고 막말을 쏟아낸 거로 본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2월 3일 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대국민 특별 담화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계엄령 명분 야당 예산 농단? 거짓말” 주간경향은 지난 11월 28일 유·무죄가 번갈아 나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심 재판 기사를 게재했다.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는 재판 결과를 기점으로 상황은 민주당이 아니라 윤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돌아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제 윤 대통령에게 남은 카드는 거국내각밖에 없다”고 정국진단을 내렸다. 그 카드를 내놓을 시점은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10% 초반으로 급락할 때”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패착’으로 그 시점이 앞당겨진 셈이다. “몰리고 몰리다 저지른 거라고 본다. 자폭 쿠데타다. 시발점이 된 것이 이재명 위증교사죄 1심 무죄다. 1심 결과가 유죄가 났으면 상황이 이렇게 안 왔다.” 그는 정치가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면 지금이라도 윤 대통령이 거국내각 구성을 선언하고 임기 단축 조기 대선을 준비하는 거국내각에 정권을 넘겨야 한다고 말했다. “탄핵 공방전이 벌어지면 여권도 친한·친윤으로 나뉘어 망가지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상처를 입는다고 본다. 물론 윤 대통령이 과연 그걸 할 수 있느냐의 가능성은 적다. 지금 거국내각과 개헌을 이야기하는 것은 윤석열이라는 ‘돌연변이’ 괴물의 문제가 아니라 제왕적 대통령제의 고질적 병폐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역대 대통령이 전부 다 돌연변이는 아니었지만, 앞으로 그런 대통령이 다시 나오지 말란 법은 없지 않나. 모두가 사는 길로 움직여야 한다.” “탄핵은 시간문제다. 설혹 이번엔 버틴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여론이 악화하고 국민 분노가 강하게 표출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계속 갈 수 있겠느냐.”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의 말이다. “전면적인 인적 쇄신은 대통령실 실장·수석 비서관과 국무위원 전원이 사표를 냈으니 할 수밖에 없고, 쌍특검이건 개헌이건 전면 수용해야 한다. 그것만이 유일한 활로다. 시간을 지연하는 것도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다. 이미 늦었다.” 그는 탄핵으로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면 3~4개월간 헌법재판소 심판을 받아야 하는데, 사실상 내란 행위인 비상계엄은 다툼의 여지가 없는 건 아니지만, 비교적 단순해 결론이 날 때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으리라고 전망했다. “국회 몫 헌재 재판관 3명이 더 임명돼야 하는데 그건 대통령 권한대행이 주도하면 된다. 헌재 심판 후 두 달 이내에 선거해야 하니 늦어도 내년 6월에서 7월경 대선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 그는 임기 단축 조기 대선 개헌으로 차기 대통령 재임기부터 ‘7공화국이 열릴 가능성은 작을 거로 전망했다. “일단 윤 대통령은 극단적인 자기 확증편향에 걸려 있다. 본인은 애국주의라고 생각하겠지만, 대통령 본인이 극단정치를 끝내고 7공화국을 열겠다는 소명 의식이 없다. 이재명 대표도 사법 위험성을 안고 있고, 국민의힘도 개헌에 힘을 합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 진보당 윤종오 원내대표,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오른쪽부터)가 12월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대통령(윤석열) 탄핵소추안을 제출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탄핵은 시간문제, 임기 단축 조기 대선 가능성은 공희준 정치평론가는 “조기 대선으로 가야 할 시간을 벌어야 하므로 보수는 탄핵을 어떻게든 막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한 국민의힘의 노력에 윤 대통령이 찬물을 끼얹었다. 비유하자면 수류탄 정도가 아니라 미사일을 발사한 셈이다. 밖으로 보면 윤석열이 김건희를 보호하는 것처럼 보인지만, 안에서 보면 김건희가 그런 감정적 기복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는데 여사의 역할이 사라지니 감정적으로 무너진 상태에서 권력과 오기만 남은 것이다.” 그는 윤 대통령의 현재 처지가 <몰락>이라는 제목으로도 알려진 <다운폴>(2004)이라는 영화에 등장하는 히틀러의 마지막 모습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금 윤 대통령은 영남과 서울 강남만 보고 있다. 야당의 탄핵 발의는 계속될 것이다. 윤 대통령의 대응 전략은 문자 그대로 홧김에 군대나 동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홧김에 계엄령을 발동하는 대통령인 셈인데 경제·외교·안보뿐 아니라 친위 쿠데타에 실패하면서 그나마 그가 가진 군 인맥도 날아가게 된 상황이다. 국군통수권도 사실상 잃은 셈이다. =<다운폴>을 보면 히틀러는 궁지에 몰려 존재하지 않은 군대에 명령을 내리는데, 앞으로는 윤석열도 존재하지 않는 계엄군에게 계엄령만 발동하는 상황이 될 것이다. 그 상황이 되면 지금의 군도 군복 입은 공무원인데 과연 윤석열의 명령을 들을까. 계엄령 해제결의안에 국민의힘 TK 지역구 의원들은 거의 불참했다. 과거 새누리당 의석에서 정확히 수도권 의석만 줄어든 것이 국민의힘이다. 다시 말해 수도권 스윙보터 지역구가 다 날아간 정당이다. 전국적으로는 탄핵 여론이 우세하지만, 영남의 국민의힘 지역구에서는 팽팽하다. 탄핵만 안 당했을 뿐 용산이 지하벙커 방공호처럼 돼버렸다. 수도권만 보면 용산 대통령실에 고립된 죄수 아닌 죄수의 상황이다.” 공 평론가에 따르면 그나마 윤 대통령이 정신적으로 의존하고 버티게 하는 것은 탄핵에 반대하는 영남 일부 노인층 민심과 소위 ‘틀튜브’라고 불리는 극우 유튜브 방송의 선동이다. “계엄령 후 극우 유튜브 방송의 주장을 살펴보면 ‘제2, 제3의 계엄령이 필요하다. 윤석열은 결국 승리할 것이다’라는 이야기인데 이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은 선거 부정론 같은 음모론이다. 그러한 음모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보수는 비전이 없다.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 명분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가만히 보니 지난 총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발포하자 갑자기 황교안 전 총리가 지지하고 나선 까닭이다. 지금의 윤 대통령과 황교안 전 총리는 이념에서 아무런 차이가 없다. 대통령이 된 황교안이 윤석열이고, 대통령이 되지 못한 윤석열이 황교안이다. 포고령 발포 후 계엄군이 투입된 곳 중 가장 이상한 곳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다. 극우 유튜버들의 부정선거 주장에 따른 것이 아닌가. 어떻게 보면 이 쿠데타는 창피한 사건이다. 부도덕한 데다 수준도 낮았다. ‘틀튜브 세계관’에 갇혀 부정선거를 자행하는 선관위를 혼내주자는 것이다. 동서고금에 역대로 이렇게 지질한 쿠데타는 없었던 것 같다.” 윤석열 대통령의 심야 기습 비상계엄 선포에 시민들이 12월 4일 한밤 국회 앞에서 ‘계엄철폐’ 팻말 등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연구위원은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상황과 다른 점은 한동훈 대표를 중심으로 여당이 상당히 발 빠르게 움직인 점”이라며 “야당 상황도 유력 차기 대권주자인 이재명 대표에게 그리 유리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계엄령 후 상황이 폭력적으로 재편됐다면 그에 대한 반감으로 이재명 대표에게 힘이 실릴 텐데 평온하게 해프닝 내지는 코미디처럼 마무리됐기 때문에 강 대 강으로 탄핵이냐 계엄이냐 이렇게 묻는 것이 아닌 포용적인 중도층이 나서 대화 타협으로 의회 민주제를 지키자는 방향으로 여론이 형성될 것 같다. 그러기 때문에 이 대표는 2016년과 2017년 문재인 당시 대표처럼 반사이익을 다 가져가기는 어렵다. 지금 상황에서는 한동훈 대표도 살아 있기 때문에 보수 역시 완전히 궤멸할 거로 볼 수 없다.” 비상계엄 시민 대응 성숙한 민주주의 평가해야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윤석열 정권이 통치와 정당성 위기라는 이중 위기가 구조화돼 있던 상황에서 비상계엄이라는 예기치 않은 사건이 터지면서 정치적 정당성을 결정적으로 훼손시킨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계엄령 이후 상황은 새로운 국면으로 넘어갔다. 비유적으로 말하면 ‘탄핵 열차’는 출발했다. 탄핵 프로세스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이후 시작한 것이다. 나는 사실상 권력의 중심은 없다고 본다. 현재 권력은 말 그대로 용산과 집권당, 야당, 시민사회로 분산된 상태다. 어느 하나가 일방적으로 흐름을 끌어갈 수 없다. 구심력이 아니라 원심력이 커진 상황인데 어떤 특정한 개인이나 집단이 의지가 있다고 일방적으로 관철되지 않는다.” 김 교수는 그런데도 ‘12·3 비상계엄 사태’ 대응 과정에서 국회와 시민들이 보여줬던 한국 민주주의의 성숙한 모습은 좀더 높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비상계엄은 20세기에나 가능했던 낡은 정치다. 근거도 명분도 없이 무리하게 추진한 것이다. 12월 3일, 대한민국은 정부의 그릇된 결정에 대해서 정당과 시민사회, 다시 말하면 국회와 시민사회가 협력해 오만한 권력 행사에 대해 신속하고 현명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물론 양극화나 반다원주의의 위협과 같은 위기 징후도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에 어느 하나로만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다른 측면에서 이러한 성숙한 모습도 있는 것이다. 앞으로는 정말 원심력의 시대이기 때문에 이후 어떤 관계가 만들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표지 이야기
불황 탓일까, 정치 탓일까···다시 증가한 흡연율(2024. 12. 03 10:42)
2024. 12. 03 10:42 사회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한국 성인의 흡연율이 지난해 다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율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질병관리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민건강영양조사 제9기 2차년도(2023년) 결과를 12월 3일 발표했다. 1998년부터 실시한 국민건강영양조사는 국민의 건강과 영양수준을 파악해 건강정책 수립과 평가에 활용하는 것이 목적이다. 매년 약 1만명을 대상으로 흡연, 음주, 신체활동, 영양, 만성질환 등을 조사한다. 지난해 조사에선 19세 이상 성인의 현재 흡연율(일반담배 기준)이 남자 32.4%, 여자 6.3%로 2022년 대비 각각 2.4%포인트, 1.3%포인트 늘었다. 최근 10년치를 보면 남자 흡연율은 2014년 43.2%에서 2022년 30.0%까지 감소했다가 반등했다. 여성은 2014년 5.7%에서 2018년 7.5%까지 늘어난 후 2022년 5.0%까지 줄었다가 역시 다시 늘었다. 남성 중엔 50대 흡연율이 2022년 32.5%에서 작년 42.1%로 9.6%포인트, 여성의 경우 20대 흡연율이 같은 기간 5.8%에서 12.1%로 6.3%포인트 늘어 증가세가 컸다. 전자담배를 포함한 담배 제품 현재 사용률도 남자 38.9%, 여자 8.3%로 각각 전년 대비 2.3%포인트, 1.1%포인트 늘었다. 최근 1년간 1번에 평균 7잔(여자 5잔) 이상 술을 마시거나 주 2회 이상 마시는 성인의 비율인 ‘고위험 음주율’은 남자는 19.9%로 전년(21.3%)보다 줄었으나 여자는 7.0%에서 7.7%로 늘었다.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율은 남성 54.5%, 여성 50.4%로 전년보다 소폭 줄었다. 지난해 성인의 비만(체질량지수 25 이상) 유병률은 남자 45.6%, 여자 27.8%로, 전년보다 남자는 2.1%포인트 줄고 여자는 2.1%포인트 늘었다. 연령별로 보면 남자 20대(19세 포함·42.8%→43.9%), 여자는 20대(18.2%→22.1%)와 30대(21.8%→27.3%)에서 지난해 비만율 증가가 두드러졌다. 남성 30대(50.4%)와 40대(50.2%) 비만율은 줄었지만 30∼50대 남성의 절반은 비만이었다. 50대 비만율은 49.9%로 전년보다 02%포인트 늘었다. 고혈압 유병률은 남자 23.4%, 여자 16.5%, 당뇨병은 남자 12.0%, 여자 6.9%로, 고콜레스테롤혈증은 남자 19.9%, 여자 21.4%로, 대체로 전년과 유사하거나 소폭 줄었다. 식생활 측면에선 국민(1세 이상 전체)의 곡류, 과일 섭취가 줄고 육류, 음료류 섭취가 늘어나는 경향이 지난해에도 유지됐다. 지난해 남녀 과일 섭취량은 하루 116.3g으로 전년 대비 7.3g, 2014년보다는 69.3g 줄었다. 반면 육류 섭취량(129.0g)은 전년 대비 4.0g, 2014년 대비 22.3g 늘고, 음료류 섭취량(274.6%)도 전년 대비 8.0g, 2014년 대비 97.0g 크게 늘었다. 지방을 통해 얻는 에너지의 비율(26.3%)도 계속 늘어 특히 여성 20대(30.1%)의 경우 한국인 영양소 섭취 기준의 지방 에너지적정비율 상한선(19∼29세 30%)에 근접했다. 질병청은 지난 10년간의 조사 결과를 보면 남녀 50대의 건강행태와 만성질환 지표가 모두 악화했으며, 남자 흡연율과 신체활동 실천율, 여자 비만율에서 소득수준에 따른 격차가 커졌다고 말했다. 가령 2014년엔 소득 ‘하’ 여성의 비만율이 ‘상’그룹보다 10.0%포인트 높았는데, 작년엔 그 격차가 14.6%로 벌어졌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2023년 국민의 건강 수준은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이 감소한 반면 흡연은 증가, 음주·신체활동·비만은 정체됐다”며 “건강행태 변화와 만성질환 원인을 파악하는 추적조사를 도입해 만성질환 예방·관리의 근거 생산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디경향(총 28 건 검색)

‘K-정치’ 지켜본 미국 누리꾼들 “우리였다면…”
2024. 12. 04 11:07 화제
계엄령 선포부터 해제까지…미국 대형 커뮤니티 레딧도 6시간의 드라마틱한 한국 정치 상황을 공유했다. 연합뉴스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은 긴급 담화를 통해 비상 계엄령을 선포했다. 국회는 4일 오전 1시쯤 본회의를 열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은 재석 190명, 찬성 190명으로 100% 만장일치로 가결됐다. 긴박한 6시간의 한국 정치 상황은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BBC 뉴스는 “50년 만에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에서 계엄령이 발동됐다”라며 “윤 대통령은 계엄령의 이유를 ‘반국가 세력과 북한의 위협’ 이유로 들었으나 외부 위협보다는 그의 ‘절박한 정치 문제’로 인한 것(by his own desperate political troubles)”이라 분석했다. 계엄령 선포부터 해제까지 6시간 동안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이어진 긴박한 한국 상황을 두고 미국 최대 커뮤니티 레딧 이용자들은 대부분 ‘놀랍다’는 반응을 전했다. “한국의 국회의원들이 투표하기 위해 얼마나 빨리 한자리에 모였는지 당황스러울 정도”라는 의견이 큰 공감을 얻었다. 또한 국회의원 190명이 계엄 해제요구 결의안 본회의를 만장일치로 가결한 점도 놀라운 점으로 거론됐다. 한 이용자는 “만약 트럼프가 국가 계엄령을 발포했다면 의회는 100 대 0 / 435 대 0으로 표결이 일치되지 못했을 것이다. 미국 정치도 의회가 행정부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균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정권 인수팀이 꾸려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 다른 이용자는 “우리나라도 6개월 후면 저 모습일 것”이라 자조하며 “트럼프가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미국 전역의 모든 도시와 주에서 불법 체류자들을 군대를 동원해 체포하겠다고 말했다는 점을 기억하라”고 언급했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이번 국내 상황에 대해 주목하며 향후 파장을 관측하기도 했다. CNN은 윤 대통령의 계엄령 해제에 대해 “그의 유턴은 대규모로 단결된 반대에 직면한 가운데 나왔다”며 “이런 반대는 열성적인 국회에서의 투표, 비판자 및 여당의 규탄 분출을 촉발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윤 대통령의 이례적인 선포는 많은 한국 국민을 분노하게 했다”며 “1980년대 후반 한국이 민주주의로 전환하기 전에 한국에서의 군사적 통치 방식에 대한 고통스러운 기억을 끄집어내게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에너지 넘치는 민주주의로 알려진 한국에서 광범위한 파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우성 대선 투표 독려 “정치 멀리 있지 않다”
2022. 02. 14 10:57 연예
배우 정우성이 오는 3월9일 치러지는 제20대 대통령 선거 투표 장려에 나섰다. YTN스타 제공“지금의 삶을 위해서 투표해야죠!” 배우 정우성이 대통령선거 투표 장려 캠페인 ‘VOTE FOR KOREA : 잘 찍고 잘 뽑자’에 참여했다. 오는 3월 9일 치러지는 제20대 대통령선거 투표 장려 캠페인 ‘VOTE FOR KOREA : 잘 찍고 잘 뽑자’는 국민의 권리인 투표권을 꼭 행사하자는 취지 아래 세대를 아우르는 스타들이 투표 참여의 순수한 뜻을 담아 전원 노개런티로 재능기부한 뜻깊은 프로젝트다. 참가자들은 주최 측이 준비한 투표선물세트 박스에 놓인 ‘기표 마크 뽑기(달고나 뽑기)’에 도전했다. 특히 정우성은 직접 달고나 뽑기 제조에 나서기도 했다. 과연 정우성이 달고나 찍기와 뽑기에 성공했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정우성은 투표를 꼭 해야 하는 이유를 묻자 “단순하고 명료한 얘기일 수 있다. 그런데 ‘여러분 자신을 위해서, 혹은 미래를 위해서 투표해야 한다’라고 하면 고리타분하게 들리거나 ‘그게 나랑 상관있어?’라고 생각할 수 있다”라고 운을 떼며 “사실 정치가 멀리 있지 않다. 세 사람만 모여도 정치가 이뤄진다. 그러니 국가에서의 정치는 얼마나 중요하겠는가. 우리 일상, 삶과 연관돼 있다. 요새 젊은 층들은 그것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더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내가 행사하는 한 표의 힘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아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정우성은 “자기를 사랑하고 아끼면 투표를 해야 한다”라면서 “자신의 삶을 남에게 맡겨놓고 내 삶에 대해서 불만을 가질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정우성은 ‘VOTE FOR ( )’의 빈칸을 ‘지금’으로 채웠다. 그는 “나는 지금을 살고 있다. 지금 당장 나에게 필요한, 내 삶에 현실적으로 와닿는 무언가가 필요하다면 지금을 위해서, 지금 삶을 위해서 투표를 해야 한다”라고 소신을 드러냈다. ‘VOTE FOR KOREA : 잘 찍고 잘 뽑자’는 2017년 5월 대통령선거 ‘0509 장미 프로젝트’, 2018년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 ‘613 투표하고 웃자’, 2020년 4월 국회의원선거 ‘잘 뽑고 잘 찍자’에 이어 진행되는 네 번째 시리즈다. 앞서 ‘VOTE FOR KOREA : 잘 찍고 잘 뽑자’는 대한민국 최고 예능인인 김구라, 김국진, 유재석을 비롯해 배우 고소영, 권율, 이순재, 정우성, 조진웅, 박정민, 한예리의 참여 소식을 알린 바 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킨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주역인 이정재, 박해수, 정호연, 허성태, 위하준도 함께했다.
[새 교육감에게 바란다] 정치 성향 넘어선 엄마들의 선택과 당부
2014. 07. 08 17:37 육아/교육
지난 6·4 지방선거의 화제는 단연 교육감 선거였다. 선거 결과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지역을 포함해 총 17개 시·도 중 13개 선거구에서 진보 성향 교육감이 당선됐다. 이는 정치 성향 투표가 아닌 소신 투표를 한 엄마들의 선택이라고 풀이되고 있다. 그것도 아주 화가 많이 난 ‘앵그리 맘’들의 선택이었다. 「레이디경향」에 교육 관련 고민을 보내온 독자를 비롯해 온·오프라인 전국의 엄마들의 선택과 그들이 새 교육감들에게 바라는 점을 들었다. 7월 공식 취임을 앞둔, 새 교육감들에게 전하는 엄마 40인의 생생한 목소리. 1 강남과 특목고 우대 현실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가정들이 많습니다. 돈 없으면 차이가 당연하다고 말하는 현실도 무섭습니다. 적어도 교육에서는 수평적이고 평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실감 있는 교육 격차 해소, 이루게 해주실 거죠? (유치원·초1 아들 형제를 둔 엄마, 경기 파주) 2 “공부가 아닌 교육을!” 진보 교육감 뽑았어요. 징계, 협박 때문에 선생님들이 세월호 얘기도 눈치 보느라 제대로 못한다는 말에 일단 열받고요! 교사와 학생들 당사자 얘긴데 왜 말을 못해요? 이번에 뉴라이트 역사 교과서 채택 문제나 세월호 이후 머리 좋고 학벌 좋은 사이코패스 사회 지도층의 만행을 보면서 공부가 아닌 교육의 중요성을 깨달았거든요. 그리고 더 이상 ‘가만히 있어라’라는 세뇌교육은 시키고 싶지 않아요. (사립초등학교 학부형, 서울) 3 저희 아이 다니는 학교의 교복 문제로 속상했던 경험이 있는 엄마입니다. 아주 사소하고 작은 부분이지만 아이들의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들부터 변화하길 바라요. 쉽잖아요. 큰 정책에만 신경 쓰지 마시고요. (중1·고2 두 아이의 엄마, 인천) 4 특목고와 자사고 정리,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3세, 6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예요. 어느 순간부터 특목고, 자사고가 늘어나더니 일반고에 가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생각들이 자리 잡더라고요. 지금 저희 아이 또래를 키우는 엄마들부터 그 경쟁에 뛰어드니 솔직히 무서웠습니다. 과거처럼 특목고 몇 개만 남기고 일반고를 살려주시길 바라요. (3·6세 남매를 키우는 주부, 경기 일산) 5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습니다” 집권 여당 시장이나 교육감, 꿈에도 생각해본 적 없습니다. 뉴라이트 교과서를 채택한다는 교육감들에게 우리 아이들 교육을 절대 맡길 수 없다는 절박함이 컸습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걸,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겪으면서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입니다. (초5 아들을 둔 엄마, 경기 성남) 6 “아이들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학교를 만들어주세요” 저는 이번 교육감 선거에 나름 열심히 선거운동을 했어요. 저희 시부모님 두 분 다 뼛속까지 TK이신데, 용기 내서 진보 교육감 뽑아달라고 부탁도 드렸고요. 저는 7세 아이를 키우고 있어요. 지금까지는 특별한 인지교육도 시키지 않고 그저 신나게 놀게 했는데, 내년에 초등학교 입학해서 아이가 처음으로 ‘공부’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교육감 선거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더라고요. 진보 교육감을 뽑은 가장 큰 이유는 지금의 경쟁 위주의 입시교육이 결코 아이들을 행복하게 할 수 없다는 확신 때문이에요. 소수의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어떠한 환경에서도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겠지만, 그 아이들을 위해 아이들 전체가 다 성적에 목을 매는 상황은 무척이나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나라 청소년의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고, 그 주된 이유는 극심한 학업 스트레스 때문이라는 분석 결과는 지금 우리가 뭔가 거대한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는 뜻이 아닐까요? 제발 공부는 딱 필요한 만큼만, 시민으로서 사리 분별 잘하고, 자연과 세상에 호기심을 갖게 할 수 있는 만큼만 시키고 내가 뭘 좋아하는지, 어떤 때 행복하고, 뭘 하면 재미를 느끼는지 좀 생생하게 경험할 기회를 학교가 만들어주면 좋겠어요. 아이들이 스스로의 동력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요. 그리고 하나 더 부탁하자면, 학교폭력에 대해 정말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면 좋겠어요. 징벌의 관점이 아니라, 가해 아이에게 타인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치유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피해 학생에게도 깊은 상처를 극복하고 세상을 여전히 믿고 나갈 수 있게 심도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려요. (7세 아이의 엄마, 경기 분당) 7 교육은 무엇보다 정말 중요하니까요. 우리 지역 교육감 당선자는 지난 선거에도 출마하셨던 분이었어요. 워낙 인지도가 없어서 낙선했었는데, 이번에는 플래카드도 눈에 띄고 하니까 좋더라고요. 정치 성향을 떠나 저희 지역 교육감은 무엇보다 일선 교육현장에 오래 계셨다는 게 마음에 들었어요. 다른 정당들은 정치인을 교육감 선거에 공천했지 뭐예요. (중학생 아들·딸을 둔 엄마, 인천) 8 “30년 전과 다를 바 없는 교육 현장, 바꿔주세요” 입시 위주의 지식 입력도 중요하지만 인성교육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막연한가요? 진짜 교육에 뜻을 두고 교사가 되신 분들이 많은데 관료적인 학교 내에서 주입식 수업 외의 것은 배척당하는 경우가 많죠. 세월호 사고를 언급한 교사 징계는 교육계가 얼마나 권위주의적, 독재주의적인가를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외면받은 교육계 현실에 대해 말씀하시던 30년 전 저희 수학 선생님이 생각났어요. 여러모로 달라진 게 없는 한국입니다. 교사들이 입시 기계가 아닌 진짜 교사로 인정될 때 아이들도 진짜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진보 성향의 교육감들에게 기대가 큽니다. (초3 딸을 둔 주부, 서울) 9 진보 교육감님들! 저는 자사고 줄이는 것도 좋지만 교사의 수준 향상이 제일 급하다 생각합니다. 그들의 직업 안정성도 중요하지만 정말 교사들 수업 수준이 무척 떨어집니다. 저는 강남에 살지만 일반고 보내기 무섭습니다. (중1 아들의 엄마, 서울) 10 더 이상 아이들에게 “가만히 있어라”라는 말이 통하지 않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가만히 있으라는 말은 스스로 생각하지 않고 권위에 따르라는 말이니까요. 그리고 우리는 그 획일화된 교육에 따른 착한 이들이 어떤 결과에 이르렀는지 불을 보듯 뻔히 보았지요. 진보 교육감의 변화를 직접 경험해본 엄마입니다. (초등학생 아이의 엄마, 강원) 11 “아이를 살리는 교육을 해주세요” 지난 김상곤 교육감의 교육철학 아래서 초등학교 입학시킨 뒤 아이가 학교에서 배워나가고, 또 학교 차원에서 이런저런 교육을 펼치는 데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상급식도 무척 좋았고요. 혁신학교에 대한 여러 이야기도 들어왔습니다. 그런 교육감을 겪어보니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안다고 비슷한 성향의 교육감을 지지하지 않을 이유가 없더군요. 그래서 이재정 후보도 역시 잘해내실 거라고 믿고 기꺼이 한 표 드렸습니다. 세월호의 충격. 저 역시 무척 컸고요. 어른 말이 합리적이든 아니든 간에 무조건 따르는 착한 아이들! 더 이상 그런 마음 아픈 희생은 없었으면 합니다. 아이를 살리는 교육, 그걸 이재정 교육감이 잘 펼쳐주시리라 믿습니다. (초등학생 아이의 엄마, 경기 분당) 12 “교육청이 귀를 활짝 열고 들어주세요” 학생 말고 교사와 교장에게 관심 좀 가졌으면 합니다. 교장과 일선 학교가 변하지 않는 한 학교 현장은 변하지 않더라고요. 제발 구태의연한 교사에 대한 징계도 확실히, 좋은 교사에 대한 격려도 확실히 해주세요. 교장들의 제왕적 지위도 좀 약화시켜주시고요. 그리고 교육청에 익명 보장 신문고 제도를 마련해주길 바랍니다. 의견개진하고 싶어도 말뿐인 익명 보장으로 괴롭습니다. (고2 딸을 둔 엄마, 인천 송도) 13 저는 진보 쪽 후보에게 투표한 50대 후반 경기도 아낙입니다. 아이들은 다 커서 작은애가 대학 3학년이고요. 그냥 어렴풋이 요즘 아이들이 공부에 지쳐 보여 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성교육에 힘을 쏟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사교육이 학교교육의 비중과 거의 무게를 같이하는 추세이니 사교육비 부담도 제일 걱정이고요. (대학 3학년생 아들 둔 주부, 경기도) 14 “진보 교육감보다 올바른 역사관을 가진 교육감이 우선입니다” 진보 교육감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진보 교육감이라서 뽑지 않았습니다. 특별히 진보적이라고 생각한 적도 없고요. 교육에 열정이 있고, 올바른 역사관을 가지고 있고, 아이들이 올바른 생각을 가지고 밝게 살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주실 분을 뽑았습니다. (중2 딸을 둔 주부, 대전) 15 “시민교육의 근간이 되는 학교로 만들어주세요” 민주 시민교육 제발 잘해주세요. 성교육처럼 그저 몇 시간 이수하고 나면 그만인 그런 민주 시민교육 말고 스스로 생각하고 비판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그런 태도와 자세, 사고력과 판단력을 키워주세요. 이재정 교육감의 공약 중 토론식 수업 확대가 있는데, 민주 시민교육이 곧 토론교육인 거 자명한 일입니다. 그런데 정작 토론수업, 토론교육을 진행해야 할 교사가 토론도 모르고 주체적 사고 훈련이 전혀 돼 있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지금 일선 학교에서 독서 토론이다 뭐다 해서 토론교육이 없는 것은 아니에요. 그런데 교사들이 준비가 안 돼 있으니 교사들도 죽을 맛이고 우왕좌왕하죠. 토론을 모르는 사람들이 토론교육 정책을 입안하니 현실에서 도무지 토론교육이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어요. 대부분의 교사들도 토론이 무슨 스킬처럼 진행 방법만 익히면 된다 생각하는데 그 부분도 완전 잘못된 접근 방법이고요. 창의적인 교사가 창의적인 수업으로 창의적 학생을 길러내듯이 토론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체적 사고 훈련이 된 교사가 토론교육을 이끌 수 있습니다. 근데 이 주체적 사고 훈련이 연수 몇 번 받아서 되는 게 아닌데 현재는 계속 그런 방법론적으로만 접근하고 있습니다. 저는 토론식 수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믿는 사람인데 지금까지 나온 토론교육 정책은 본질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어요. 이번 진보 교육감들이 이 부분에 대해 현실적이고도 깊이 있는 진단과 고민을 하지 않으시면 민주 시민교육이 그냥 교양 강좌 이수처럼 ‘땜빵’ 하고 지나갈 확률이 크기 때문에 진심으로 걱정하고 또 관심 가지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제발 이번 기회에 시민교육의 근간인 스스로 생각하고 비판하며 합리적 판단에 이를 수 있는 사고 훈련, 토론교육에 진지한 관심과 토대를 만들어주시길 바랍니다. (초등학생·중학생 남매를 둔 주부, 전북 전주) 16 “극단적인 변화는 바라지 않습니다. 상대편 이야기도 경청해주세요” 이번에 뽑힌 진보 교육감들이 잘하셔야 우리나라가 희망이 있습니다. 나라가 안 망하려고 교육감 선거를 잘했나 봅니다. 못해도 현재 교육감보다는 낫겠지 싶어서 (이번 교육감 당선자를) 뽑았어요. 하지만 반대편에선 그렇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바랍니다. 상대편 이야기도 경청해주세요. 극단적으로 변화를 만들지 마세요. 다음에 누가 뽑힐지 모릅니다! (초5 아이의 엄마, 서울) 17 “기본이 강한 교육! 근대사교육 강화가 필요합니다” 제대로 된 역사교육, 특히 근대사교육을 강화시켜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어릴 적 배우고 몸에 익혀야 할 기본예절, 사람들 간의 매너, 사회생활, 인터넷 문화 등 당연한 것 좀 당연하게 가르쳤으면 좋겠어요. 이건 뭐 대중교통 한 번 타보면 쉽게 알 수 있지요. 새치기는 기본,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휴대전화, 큰 소리로 통화하고 욕 섞어 쓰는 것 등. 애들 때부터 제대로 된 기본 교육 좀 시켜주세요. (초등학생 남매의 엄마, 서울) 18 인성교육도 중요하지만 성적도 무시하지 말아주세요. 진보 교육감이 승리한 것은 전임자들이 인성교육뿐만 아니라 성적도 올렸기 때문입니다. 다음에 올 사람 생각하셔서 교육 연계성을 꼭 생각해주세요. 4년마다 바뀌면 불안합니다. (초등학생·중학생 형제의 엄마, 경기도) 19 “언론에 휘둘리지 말고, 소신을 지켜주세요” 자사고가 생긴 후 자사고를 보낼까, 일반 고등학교 중에서는 어디를 보낼까(1, 2, 3 지망) 계속 고민하게 됐습니다. 이런 쓸데없는 고민을 왜 해야 하나, 화가 날 정도입니다. 어느 학교를 보내도 안심이 돼야 하지 않나요? 그래서 일반고 전성시대 공약, 정말 와 닿았습니다.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엄마인데 이 공약 때문에 교육감은 조희연 후보를 찍었습니다. 특목고는 설립 취지대로 특수 목적에 맞게 운영돼야 하고 자사고는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희연 교육감에게 하고 싶은 말은 언론에 휘둘리지 말고 천천히 한 걸음씩 일해나가셨으면 합니다. 벌써 여러 신문을 보니 진보 교육감이 당선돼 여러 가지 걱정이 든다는 식의 기사들이 많이 실리던데, 어떻게 해도 좋은 소리 안 하고 트집을 잡으려고 할 것입니다. 소신껏 계획하신 일들을 실천에 옮기시길 바랍니다. (중3 아이의 엄마, 서울 강남) 20 진보 교육감의 반대말은 보수 교육감인가요? 우리의 전통과 고유한 시스템을 바탕으로 나라와 민족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게 보수일 겁니다. 우리나라는 5천 년의 역사를 바탕으로 찬란하고 높은 수준의 철학과 정신 문화를 가지고 있는 나라입니다. 물질만능주의, 성공지상주의, 무한경쟁을 부추기는 교육감이 보수 교육감일 수 없습니다. 진보, 보수 용어 정의부터 다시 합시다! (초5 아들의 엄마, 경기 이천) 21과학고 빼고는 다 없어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자사고들! 등록금만 비싸고 함량미달인 곳도 많이 봤습니다. 교육이 입시에 파묻힌 현실이 싫습니다. 그래서 혁신학교도 찬성합니다. 내 아이만 대안학교, 사립학교에 보낼 수도 있지만 결국 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사람들은 일반 공교육을 받은 사람들이기에 공교육이 살아나야 한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서울시 교육청이 썩은 걸 목격했기에 그걸 바로잡을 수 있는 교육감을 원했습니다. 세 번은 연임하시길 바랍니다! (초1·6 두 아이의 엄마, 서울) 22 “비정규직 교육직의 정규직 전환 약속, 지켜주세요” 제 지역은 아니지만 조희연 교육감의 공약 중에는 비정규직 교육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내용이 있었어요. 공립학교의 정상화를 위해 꼭 필요한 조치 중 하나라고 봅니다. 철밥통도 문제지만 고용의 안정도 필요하다고 생각돼서 이 공약에 지지를 보냈고, 기간제 교사에 대한 반발이 커서 제 주위 분들은 이 공약으로 설득이 가능했어요. (초4 아이의 엄마, 인천) 23 “아이들을 학교 밖으로 내모는 벌점제, 폐지 바랍니다” 초·중·고 학생을 키우는 엄마로서 요즘 느끼는 것은 중·고의 벌점제가 폐지됐으면 하는 겁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본의 아니게 실수하거나 잘못을 할 수 있다고 보는데, 선생님들은 무조건 벌점만 주고 그 아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가르쳐주거나 인성교육을 시키지 않는 게 답답합니다. 고등학교에 올라간 큰애를 보고 느낀 점은 선생님들이 타이르거나 가르치지 않고 벌점만 부여하고 벌점이 쌓이면 선도 5단계를 거치고, 그것을 거치는 동안 누구도 그 아이의 감정은 생각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결국 그런 상황에 놓인 아이는 벌점이 쌓인 죄로 퇴학당하는 걸 막기 위해 자퇴를 선택하더라고요. 고등학생 자퇴생이 많아진 건 다 그런 이유라고 합니다. 자퇴한 친구들은 사회에서 뭘 할까요? 더 큰 방황을 하거나 안 좋은 상황에 놓이겠죠. 공부 안 하는 아이들은 배제시키고 학교에서 내모는 것 같아 보입니다. 우리 때처럼 벌을 세우고 매를 들어 가르쳤던 방식이 아이들에게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딱 한 가지! 벌점제를 폐지해주세요. (초·중·고 세 아이의 엄마, 강원 강릉) 24 “자사고, 특목고 입시, 이대로는 안 됩니다” 사교육이 필요 없는 교육 현실이 가장 절실하게 느껴집니다. 수도권 교육감들이 힘을 합쳐 교육 현실을 개선하면 전국적으로 긍정적인 흐름을 확산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서 제 지역 경기뿐만 아니라 서울, 인천의 교육감 선거에도 많은 관심을 가졌습니다. 지난주 중학교 공개수업을 갔었는데 열의를 가지고 수업에 임하는 학생이 거의 없었어요. 아예 1교시부터 엎드려 자는 학생도 있었고, 반쯤 엎드려 있는 학생도 의외로 많았으며 교사가 학습지, 프린트물로 수업을 해도 교과서만 멍하게 보는 학생도 많았어요. 전체적으로 학생들이 지친 모습을 보여 안타까웠습니다. 쉬는 시간에만 잠깐 살아나더군요. 이런 분위기에서 교사도 수업을 진행하기 힘들어 보였고요. 학교 시험에 대해서도 말하고 싶어요. 친척 아이가 초등 4학년인데, 3학년 때 시험지와 문제집을 보고 (그 난이도에) 깜짝 놀랐습니다. 큰애와 중학 과정을 집에서 같이 공부했던 저도 문제에서 요구하는 것을 유추해내기 쉽지 않더라고요. 초등학교 때부터 이런 문제들을 푸니 아이들이 초등부터 수학을 포기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는 말도 들립니다. 특목 중·고를 준비하는 아이들을 위해 다수의 아이가 들러리 서는 시험 과정, 꼭 시정됐으면 합니다. 제 학년에서 꼭 알아야 할 것들만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 다음 학년에 수업을 따라갈 정도의 시험 수준에 관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중학교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영어 시험 채점을 다시 해서 점수를 깎더군요. 문법적으로 허용되는 표현을 다 허용했다가, 1등급 받는 학생 수가 너무 적자 다시 채점해 일부 학생은 1등급 안으로 들어가고 대다수는 점수가 떨어져 등급 하락을 하게 만들더라고요. 학교 실적 때문인지 체육 못하는 전교 1등에게 수행평가 만점을 주지 않나, 과학대회 상장 같은 것도 몰아주고. 다 자사고·특목고 입시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봅니다. 자사고 수를 어떤 기준에 의해 점차적으로 대폭 감소시키고, 대신 혁신학교나 자사고 수업의 질이나 분위기를 일반 고등학교로 확산시켜 굳이 비싼 돈 주고 보내거나 학원비를 주고 따로 준비시킬 필요가 없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서울의 일반고 전성시대를 공약한 조희연 교육감 정책이 확 와 닿았습니다. 지금은 자사고와 일반고의 분위기가 무척 다르거든요. (중학생 학부모, 경기도) 25 문제 푸는 기계, 권력과 자본에 순응하는 노예가 아닌 창조적·비판적·자율적 사고가 가능한 민주 시민으로 교육돼야 합니다. (초5 아이의 엄마, 강원 원주) 26 “수학여행, 무조건 없애기보다는 상황에 맞춰 시행해주세요” 일부 성향 다른 언론이 얼마나 물고 뜯고 털어낼까, 염려가 되네요. 알아서 잘하시겠지만 초심을 잃지 말고 주변 분들 관리도 잘하시길 바라고요. 과욕은 금물. 민주 시민교육에 중점을 둔 정책을 만들어주시길 바랍니다. 말 많은 수학여행은 없애기보다는 학교와 학년 수준에 맞춰서 시행하는 게 좋겠습니다. 복지부동의 전형인 학교장들을 상대하시려면 ‘밀당’의 지혜와 인내도 필요하실 거예요. 당선된 교육감님들, 파이팅입니다! (초등학생·중학교 자매를 둔 주부, 인천) 27 무상급식, 혁신학교의 확산(저희 애들은 비록 혜택을 못 받겠지만 미래의 손주들을 위해), 시민교육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며 투표했습니다. 무상급식은 중학교가 의무교육인 이상 당연하고, 못 산다는 이유로 따로 급식 지원을 신청하며 아이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지지했어요. 4대강이니 수시로 새로 까는 보도블록 같은 데 낭비되는 비용을 찾는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경기 지역은 5년 정도 전부터 혜택이 있었고, 실제 인천으로 이사 간 지인은 새누리당을 지지하던 사람인데, 이번 세월호 사고와 무상급식의 경험으로 경기도지사와 교육감 투표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50대 주부, 경기 성남) 28 “사교육을 ‘사회악’으로 만들지 마시고 저절로 사라지게 하는 정책이 필요해요” 저는 학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학원을 못 가게 하는 정책’보다는 ‘학원을 안 가도 되게 하는 정책’을 연구해주셨으면 합니다. 진보 교육감을 지지하고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고 다녔습니다만, 같은 업계의 학원장들 모임에서는 한숨 소리가 나옵니다. 교육감의 공약 중에 ‘주 2회 일요일 학원 수업 금지’ 공약이 있는데요. 저 개인적으로는 아이들도, 주 7일 일하는 사교육 종사자들도 하루 정도 강제로라도 쉬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지만, 고3의 경우 거의 수업이 토·일요일에 국한돼 있습니다. 학교 자율학습 때문에 주중에는 시간을 낼 수 없기 때문이지요. 또 규제를 할 수 없는 과외나 공부방 등에서는 이 공약을 대비해 고액의 주말반을 편성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일요일에만 수업할 목적으로 개인 오피스텔을 일요일에만 빌려 공부방을 임시로 여는 학원도 생길 겁니다. 불안한 학생과 부모들은 학원에 갈 수 없는 일요일에 공부방이나 개인 과외를 찾을 게 뻔하니까요. 그나마 학원비는 법으로 규제를 해놓아서 조정이 가능한데, 공부방이나 개인 과외는 수강료 규제도 없고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오히려 한편으로는 사교육비를 더 지출하게 만들 수 있는 공약입니다. 사교육을 ‘사회악’으로 만들지 마시고 저절로 사라지게 하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혁신학교 늘리기, 자사고, 특목고 줄이기에 찬성합니다. 또 한 가지 바람은 중·고등학교에 ‘패자 부활전’ 제도가 도입됐으면 좋겠습니다. 공부에 관심 없어 손 놓고 있던 아이들 중에 중·고등학교에 올라가서 공부하기로 결심하고 다시 시작하는 아이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이 아이들이 뒤처진 공부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됩니다. 학원들은 선행 위주라서 진도도 늦고 기초도 없는 아이들은 받아주지 않으며, 학교 공부로 따라가보려고 해도 정규 수업시간에는 불가능하므로 방과 후 강의 등을 개설해서 뒤늦게 공부를 시작한 아이들에게도 기회를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실제로 중학교 수학 성적을 50점 이상 받지 못했던 아이를 고1 때 맡아서 서울 소재 괜찮은(?) 대학에 입학시킨 경험이 있습니다. 이 아이의 경우 중학교 교과서부터 다시 시작했는데, 아이의 열정이 저를 움직이게 만들었습니다. 이 아이를 지도하면서 이런 일들을 공교육에서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넘어졌지만 다시 일어나서 달릴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국가’가 할 일 아닌가요? (사교육 학원 운영하는 엄마, 서울) 29 “아이들이 건강한 경쟁을 할 수 있게 해주세요” 아이가 일반고에 다니는데 형평성이 현저히 떨어져 교육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각합니다. 선생님들도 학생들도 공부에 열의가 없고 분위기 또한 입시를 준비하는 학교가 맞는지, 일반고 보낸 것을 후회하게 되네요. 특목고와 자사고 모두 폐지하고 교육 평준화를 이뤄주세요. 아이들에게 균등한 기회를 주고 건강한 경쟁을 할 수 있게 해주시길 바랍니다. 또 한 가지, 역사를 정규 과목으로 편성해주시길 건의합니다. 제대로 된 역사교육 없이는 우리의 미래는 암담하기만 합니다. 뉴라이트류의 역사 왜곡을 차단해주십시오. 부디 역사를 바로 세워 교육의 정상화를 이뤄주세요. (고2 아들을 둔 주부, 경기 부천) 30 교학사의 역사 교과서(라 적힌 쓰레기!) 때문에 큰 충격을 받고 분노했습니다. 자사고나 특목고에 대해서도 회의적입니다. 갈수록 성적 위주, 실적 위주로만 굴러가면서 그나마도 사교육의 도움을 필수로 하는 현재의 공교육에 불만이 많습니다. 학습이든 인성교육이든, 하나의 인간으로서 제대로 성장시키기 위해 가르쳐야 할 건 (가정과의 적절한 연계하에) 공교육 체제 안에서도 충분히 가르칠 수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6세·초4 아이의 학부모, 서울 동작) 31 “공교육만으로 대학 갈 수 있는 환경, 가능하겠죠?” 특목고 보낼 만큼의 성적은 안 되고 자사고 보낼 정도는 되는데, 그렇게까지 돈 쓰고 애 힘들게 하면서 고등학교를 보내야 하나 싶었는데 조희연 후보가 일반고를 부활시키겠다고 공약을 내걸어 지지했어요. 부탁하건대, 일반고도 우리가 내는 세금으로 유지되는 학교인 만큼 일반고, 중학교, 초등학교 교사들이 힘내서 공교육만으로도 아이가 충분히 대학 갈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합니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입시도 수시전형이니 뭐니 다 없애고 수능이든 뭐든 하나로 단일화했으면 싶을 때도 많아요. 예전 학력고사 때처럼요. 머리만 있다면, 또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교육을 통해서만큼은 이 사회의 고착화된 신분 이동이 유동적이 되길 바랍니다. 그래야 어린 친구들이 사회에 희망을 가지게 되고 꿈을 꿀 수 있겠죠. (중2 아이를 둔 학부모, 서울 강남) 32 “학교와 교사의 적절한 권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저는 진보건 보수건 다 떠나서 학생의 인권이 중요시된 나머지 놓치는 부분들이 있다는 것도 말씀드리고 싶어요. 교실에서 방금까지 있던 최신형 휴대전화가 없어졌답니다. 분명 누군가가 훔친 거지요. 그런데 선생님은 아이들의 가방을 검사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학생 인권’ 때문이지요. 학생 인권이 당연히 중요하지만, 대놓고 그 교실 어딘가에 앉아 있는 도둑도 못 잡는 건 문제입니다. 그 훔친 학생은 얼마나 세상이 우습고, 학교가 우스울까요. 누군가가 그럴 때는 경찰서에 신고해야 한다고도 하던데요. 예전같이 깡패 같은 선생님들이 제멋대로 권력을 남용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학생들을 위해 만든 법을 악용하는 일부 학생들을 통제하지 못하는 현실도 문제가 크다고 봅니다. 선생님과 학교에게 필요한 통제력과 권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됩니다. 학생들 자신들을 위해서도요. (중학생·고등학생 아이를 둔 주부, 경기 수원) 33 “아이들의 인성을 생각하는 환경을 마련해주세요” 세월호 참사를 보고 일곱 살 된 저희 딸아이가 그러더군요. 불이 나거나 배가 기울면 어떻게 하냐고요. 그래서 제가 그랬죠. “불이 나면 입과 코를 막고 몸을 숙이고 밖으로 나오고, 배가 기울면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방송에 따라 밖으로 나와 높은 곳으로 가거나 구명보트를 펼쳐 탈출해야 한다”라고요. 그 순간, 선내 방송에 따라 가만히 있었던 세월호 탑승 학생들 생각이 나 할 말을 잃었습니다. 저희 딸은 새로 산 신발 이야기를 하며 “예쁜 신발 놓고 오면 어떡해?” 하고 묻는데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아이를 안아주며 너보다 소중한 건 없다고 말해주었습니다. 벌써부터 한글, 수학 20만원짜리 수업도 시키면서 앞으로의 학원비 때문에 허리띠 졸라매며 아이에겐 늘 “돈 없어, 안 돼”라고 했던 제자신이 속상했습니다. 제 아이보다 소중한 건 없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솔직히 무엇을 어떻게 할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 모두의 잘못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들의 인성과 좋은 환경을 위해 애써주시길 바랍니다. (7세 딸을 둔 주부, 서울 용산) 34 “안전교육, 의무적으로 실시해주세요” 선진국처럼 선행학습 금지시켜주세요.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자긍심을 가지고 살 수 있도록 해주시길 바라요. 명문대에 들어가서 좋은 회사에 들어가거나 돈을 많이 벌어야 성공한 삶이라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교육에 직접 반영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열심히 살고 자기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을 찾을 수 있는 길을 학교가 알려주는 교육 시스템이 마련됐으면 좋겠습니다. 대한민국 부모들의 과열된 교육열로 인해 반대가 많더라도 강하게 밀고 나가셨으면 해요. 세월호 참사 같은 사고가 일어났을 때 대응할 수 있도록 학교에서 안전교육도 의무적으로 실시해주세요. (초등학생·중학생 아이를 둔 주부, 경기 포천) 35 “전교조 교사에 대한 엄마의 우려를 알아주세요” 솔직히 보수 교육감을 찍었습니다. 부탁드리고 싶은 건, 무엇인가 급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자사고가 없어진다고 하는데, 그럼 지금껏 자사고 준비해왔던 아이들은 어쩌라는 말입니까? 정치 성향을 떠나 좋은 정책이라면 전임자나 경쟁 후보의 정책도 취해주시길 바랍니다. 입시 전문가들조차 머리가 아프다고 하는 게 요즘입니다. 너무 변화가 크고 많은 것은 싫습니다. 또 전교조 선생님에 대한 거부감이 조금 있습니다. 전에 저희 아이가 다니던 학교에 전교조 선생님께서 어떤 문제로 교문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적이 있습니다. 전교생이 그 모습을 다 보았고요. 글쎄요. 그게 과연 옳은 것일까, 복잡한 생각이 들더군요. (중학생 딸을 둔 주부, 서울) 36 입시 문제는 아마 손 대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부패와 촌지 문제만 해결해도 큰 업적이 될 거예요. 촌지받는 선생님들 아직 있습니다. (초등학생의 엄마, 서울) 37 신뢰할 수 있는 공교육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더 이상 교육 현장이 점수의 전쟁터가 되지 말아야 합니다. 학교가 사교육에 밀리지 않기를! 초심을 잃지 않고 진정한 교육을 학교에서부터 실천해주길 바랍니다. 교육부 눈치 보고, 최상위 아이들만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 더불어 함께하는 교육이 돼야 한다고 봅니다. (초3·5 형제의 엄마, 경기 용인) 38 “유세 현장에서 가졌던 그 마음, 잊지 말아주세요” 탁상공론이 아닌 현실교육으로 실현시켜주세요! 이번 세월호의 안타까운 피해도 탁상공론이 불러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부모들이 한마음으로 뽑은 교육감 당선자들은 현실교육을 위해 뛰어주시길. 어설프게 선진교육 끌어들여 서민들만 피해 보게 하지 마시고 정말 누구나 최선을 다하면 꿈을 이룰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는 교육이 될 수 있게 해주시길 교육감 당선자들께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유세 현장에서 간절했던 그 마음 잊지 마시고 현실에 처한 상황을 늘 직시하며 일해주길 바랍니다. (초3 딸의 엄마, 광주) 39 학생이 스스로 행복할 수 있는 교육을 하는 학교가 되면 좋겠어요. 직업 탐색을 여러 각도에서 조명할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과정을 통해 다 함께 행복한 개개인이 될 수 있는 열린 교육이요! (대학 1학년·고2 형제의 엄마, 경기 고양시 다문화 가족지도사) 40 좋은 선생님들도 많지만 이상한 선 생님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교실은 교사가 절대 권력자가 될 수 있는 폐쇄된 공간이라 교사가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 확실해도 자식을 맡긴 입장에서는 그 문제를 제기하기도 어렵고, 해당 학년 안에 시정하기는 불가능합니다. 교사에 대한 평가가 좀 더 수시로, 익명으로 가능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공립학교의 수업 방식이 아직도 제가 어릴 때와 비슷한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아이들이 학교 수업에서 지적인 자극을 좀 더 많이 받도록 해주세요. (초등학생 자매의 엄마, 경기 안양) <■기획 / 장회정 기자 ■글 / 강은진(객원기자) ■사진 / 김정원 ■취재 협조 / 주부 커뮤니티 82cook닷컴>
[남편 탐구생활]정치 뉴스만 보면 화부터 내는 남자
2014. 06. 17 15:43 건강
며칠 전, 마트에서 장을 보다가 “과일 값이 많이 올랐네”라고 스치듯 말했는데, 따라오던 남편이 마치 경제 신문을 읽듯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평소 우리 둘의 대화에선 다섯 어절을 넘기지 않던 내 남자가 이토록 해박했다니…. 뉴스를, 사회문제를 바라보는 남녀의 시각 차이가 궁금하다! Q 남편 직업 특성상의 이유도 있겠지만 세상 돌아가는 일들이나 시사적인 문제에 참 빠삭하구나 하고 감탄한 적이 여러 번입니다. 상대적으로 남자들이 정치·경제 분야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관심을 쏟는 이유가 있나요? 택시 기사님들도 남자 승객들이 타면 정치 이야기부터 시작한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아무래도 보고 듣는 게 많잖아요. 사회생활을 하면서 보고 듣는 것들이 주로 정치, 경제 분야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관심이 갈 수밖에 없죠. 여성분들이 쇼핑이나 뷰티에 더 관심을 갖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게다가 정치는 돈이 안 드는 오락이잖아요. 신문만 보면 대화에 낄 수가 있죠. 요즘에는 스마트폰이 발달해 더 접근성이 좋아졌고요. Q 사건 뉴스를 바라보는 시선에도 큰 차이가 있었어요. 꼭 저래야만 했을까, 무슨 사정이 있었을 것이다, 혹은 어쩜 저럴 수 있지? 등의 감정적으로 사고를 하는 저와는 달리 남편은 “저게 다 사회가 흉흉해서야”라고 개탄하더라고요. 그런데 가만히 보면 저희 남편만의 반응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른 집을 봐도 남편들이 뉴스를 볼 때 사회문제, 사건 사고들을 깔때기처럼 정부 탓, 정치인의 문제로 귀결 짓는 듯해요. 호르몬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뇌의 신경전달물질에 차이가 있거든요. 여성들이 언제든 감정적으로 느낄 준비가 돼 있다면 남성들은 언제든 싸울 준비가 돼 있답니다. 엄마의 배 속에서 8주 정도 됐을 때 남녀의 성이 분화돼요. 이때 기관뿐 아니라 테스토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성향까지 달라집니다. 공격적인 본능이 남성들에게는 잠재되죠. 소꿉놀이가 아닌 전쟁놀이에 관심을 갖고, 상대방과 싸우는 방식의 게임에 흥미를 느끼며 액션 영화를 좋아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가만히 보면 정치는, 아주 큰 싸움판입니다. 승자는 한 명밖에 없고 여당과 야당이 극명하게 나뉘죠. 남자들에겐 굉장히 흥미로운 대상이 될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남자들은 이야기를 할 때, 특히 아내 앞에서 이야기를 할 때 멋있어 보이고 싶어 해요. 어떻게 보면 이기고 지고의 기 싸움인데, 아내보다 해박한 지식이 있다는 걸 과시하고 싶어 해요. 단순하죠?(웃음) 그러다 보니 사건 사고들도 잘 알고 있는 정치와 관련을 짓고 싶어 하고, 그걸 또 알려주려는 욕심이 생기는 거예요. 아내가 반응을 한다? 그러면 더 판을 키우는 거죠. Q 가끔씩은 남편이 사회를 바라볼 때 지나치게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것 같아 걱정이 되기도 해요. 시사 토론 프로그램을 시청할 때마다 어찌나 화를 내는지…. 그렇게 화를 내면 속이 시원해지거든요. 여성들이 드라마를 보면서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해 웃고 우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보시면 돼요. 그 주제가 정치 혹은 드라마로 다를 뿐이에요.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남녀가 생물학적으로 나뉜 게 진화론적으로도 도움이 되니까 그리된 것이 아닐까 싶어요. 여자들이 감정을 토대로 이야기하는 건 육아를 도맡아 하면서 아이들의 말과 행동에 반응해야 했기 때문이고, 남자들은 사냥을 하면서 동물과 싸워야 했으니까 그런 투쟁의 욕구가 생긴 것이 아닐까 싶어요. 비슷한 사례로 남자들은 스포츠를 즐길 때에도 폭력적이고 부정적으로 변하곤 해요. 어릴 적 야구장을 갔는데 옆자리에 앉은 한 아저씨가 야구선수들에게 반말을 하면서 고래고래 소리를 치시더라고요. 아, 저 선수랑 아는 사이인가, 했는데 나중에 어른이 되고 보니 그런 부류의 분들은 대개 선수와는 일면식도 없는 남이더라고요. 그리고 그런 분들은 감독의 지시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화부터 내시고…(웃음). Q 정치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말인데요. 남자들에게는 정치에 대한 로망이 있는 것 같아요. 기업인으로, 학자로 남았으면 좋겠다 싶었던 사람들도 끝내는 정치에 입문하는 걸 보면서 참 아이러니했어요. 맞아요. 정치도 중독성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한 번 권력에 맛을 들이면 그걸 잊지 못하는 거죠. 의사들도 원장이 되면 다시 월급쟁이로 취직할 엄두가 안 난다고 말하곤 해요(웃음). 윗선으로 올라가 주목받는 기분, 모든 결정을 혼자 내릴 수 있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건 상당히 큰 쾌감을 주는 일이에요. 그리고 남자들은 서열에 대한 구분이 명확하기 때문에 높은 계급으로 올라가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어요. 새 학기가 시작되면 남학생들은 서열부터 나눈다고 해요. 소위 말해 누가 짱인지, 누가 자신의 밑인지 그걸 파악하는 거죠. 수평 관계를 불편해하거든요. 마지막으로 지난번에도 말했지만 남자들은 자신의 위치를 바꿔보고 돌려보는 습성이 있어요. 사회적으로도 포지션을 돌려보곤 하죠. 내가 대통령이라면, 내가 저 국회의원이라면, 이렇게 상상을 하다 보면 진짜 그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게 되죠. Q 이번 주제와 관련해 동료 기자는 “우리 남편도 그래. 사회문제에 민감하고 정의감에 불타올라 이러다가 무슨 사고라도 치는 거 아닐까 걱정이 되는데, 그렇다고 막상 촛불 집회에 참석한다든가 하는 액션을 취하진 않더라”라고 말하더라고요. 그런 점에서 많은 남편들이 조금은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해요. 유모차 부대가 움직이면 여론이 움직인다고 하잖아요(웃음). 남자들은 사교성이 여자들에 비해 떨어져요. 아는 사람이 없는 새로운 모임에 나가는 것을 굉장히 두려워하죠. 그래서 구심점이 없으면 움직이기 힘들어요. 또 여자들은 모임을 형성하거나 연대를 잘해요. 싸움을 하더라도 패를 만든 다음에 싸워요. 그렇지만 남자들은 그냥 개개인이 모두 사냥꾼이에요. 패가 만들어져도 곧 자신이 더 강하다는 사실을 과시하기 위한 의견 분쟁이 생기죠. 그리고 가만히 보면 남편이 결정적으로 나서겠다고 했을 때 부인들이 말리는 경우가 많아요. 남자 입장에서는 액션을 취하지 않아도 되는 완벽한 명분이 생기는 거죠. Q 지식과 지혜는 분명 다른 것 같아요. 지금 이 순간에도 뉴스 채널을 틀어놓고 구시렁거리고 있을 남편과 시사적인 문제에 대해 ‘즐겁게’ 대화할 수 있는 스킬을 알려주세요. 참 어려운 질문이네요. 정치 이야기만 나오면 자동으로 싸움으로 이어지는 부부가 많다고 해요. 실제로 정치를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그냥 정치가 주제가 됐을 뿐인데 여자들은 그 정치의 ‘정’자도 싫은 거죠. 그런데 남편이 아무리 정치에 관심이 많아도 실제로 정계에 진출하는 분들은 극히 일부예요. 옆에서 밀어주고 끌어줘야 가능한데, 평범한 남편이 어느 날 갑자기 정치인이 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말이죠. 그냥 부인이 열혈 시청하는 드라마가 있듯, 좋아하는 스타가 있듯 정치에 흥미를 보이는구나, 이 정치인을 좋아하는구나, 정도로 봐주시면 좋겠어요. 긴장할 필요가 없어요. 그리고 저는 개인적으로 남자의 공격적인 성향이 정치로 표현되는 것이 오히려 더 바람직하다고 봐요. 본능적으로 잠재돼 있는 그 공격성을 그렇게라도 풀지 않으면 가족 혹은 타인에게 돌아올 수 있거든요. Tip 윤 원장이 제안하는 부부 대화법 남편과 대화할 땐 목소리를 낮게 그리고 천천히 말해주세요. 남자들은 상대의 목소리 톤이 높아지면 불안감을 느끼고 심장이 빨리 뛰면서 흥분해요. 공격당하고 있다는 생각에 방어 체계를 구축하고 결국엔 목소리가 더 커지게 되죠. 만약 남편과의 대화에서 이해력을 높이고 싶다면 음식을 먹으면서 기분 좋은 상태에서 대화하거나 시각적인 이미지를 동원해 대화하는 방법을 추천해요. profile 윤홍균 원장은… 중앙대학교 의과대학과 동 대학원 정신과를 졸업했다. 음성 현대병원을 거쳐 온세병원·온세 소아청소년 심리연구소 진료 원장으로 재직했으며, 현재 윤홍균 마음건강연구소 소장으로 환자들을 만나고 있다. 이외에도 한국중독정신의학회 간사, 성 중독치료학회 자문위원, 부부·가족치료 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글 / 김지윤 기자 ■사진 / 조민정(Aye Studio)>
남편 탐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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