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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884 건 검색)

[일상 한 그릇]조문객에 민어 대접을…죽을 때까지 ‘먹을 걱정’
[일상 한 그릇]조문객에 민어 대접을…죽을 때까지 ‘먹을 걱정’
2025. 02. 13 21:26오피니언
... 좋겠다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장례식이 끝나고 지인이 페이스북에 올린 고인의 그 글 전문은 조문객 대접을 부탁하고 떠나는 장례식의 주인공이 남길 수 있는 가장 초연하며 품위 있는 기록이었다....
김동연, 무안 ‘제주항공 참사 합동분향소’ 조문
김동연, 무안 ‘제주항공 참사 합동분향소’ 조문
2025. 01. 01 20:38지역
... 경기지사가 1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무안공항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는 희생자 179명의 위패와 영정이 모셔져...
제주항공 참사 합동 조문나선 여야···국회 차원 공동대책위 출범키로
제주항공 참사 합동 조문나선 여야···국회 차원 공동대책위 출범키로
2024. 12. 31 17:28정치
..., 우 의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여야는 31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를 위로하기 위해 합동 조문에 나섰다. 여야는 참사 대응을 위한 국회 차원의 대책위원회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우원식...
우원식·권영세·이재명, 국회 분향소 찾아 합동 조문
우원식·권영세·이재명, 국회 분향소 찾아 합동 조문
2024. 12. 31 15:11정치
...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31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는 이날 오후 1시쯤 국회 정문에 설치된 합동분향소를 찾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스포츠경향(총 200 건 검색)

[종합]‘아저씨’ 원빈, 故 김새론 직접 찾아 조문
[종합]‘아저씨’ 원빈, 故 김새론 직접 찾아 조문
2025. 02. 17 14:22 연예
2010년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열리는 부산해운대 수영만 요트경기장에 영화배우 원빈과 김새론이 레드카펫을 걸어 입장하고 있다. 권호욱 기자 영화 ‘아저씨’에서 김새론과 호흡을 맞췄던 배우 원빈이 고(故) 김새론을 찾아 마지막 인사를 했다. 원빈은 17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원빈은 빈소가 마련된 직후 조문했으며, 침통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앞서 소속사 이든나인은 원빈·이나영(45) 부부 이름으로 근조화환도 보냈다. 원빈은 영화 ‘아저씨’(감독 이정범·2010) 이후 15년째 작품 활동이 없는 상태인데, 당시 함께 출연했던 김새론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이들은 ‘아저씨’에서 호흡을 맞췄다. 범죄조직에게 납치당한 옆집 꼬마 ‘소미’(김새론)를 구하기 위해 세상 밖으로 나온 전직 특수요원 ‘태식’(원빈)의 이야기는 당시 대중에 엄청난 인기를 모았다. 고인은 이 영화를 통해 충무로 기대주로 떠올랐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에도 불구하고, 누적관객수 628만명을 넘으며 흥행했다. 김새론은 연기력을 인정받아 제8회 대한민국 영화대상에서 신인여우상을 거머쥐었다. 배우 원빈이 故 김새론의 빈소에 근조화환을 보내 애도했다. 연합뉴스TV 화면 절친한 배우 한소희, 김보라 등도 조문했다. 김보라는 ‘또 만나 그땐 잔소리 줄일게’라는 문구와 함께 근조화환도 보냈다. 이 외 밴드 ‘FT아일랜드’, 배우 공명 등이 조화로 애도했고, 김옥빈과 서예지 등은 SNS를 통해 추모했다. 김새론은 전날 서울 성동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친구가 오후 5시께 집에 방문했다가 경찰에 신고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외부 침입 흔적 등 범죄 혐의점도 없었다. 경찰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변사사건 처리할 예정”이라고 했다. 발인은 19일 오전 6시20분이며, 장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김새론 인스타그램 캡처
“아이브 장원영, 김하늘양 조문 말아야” 천하람도 만류
“아이브 장원영, 김하늘양 조문 말아야” 천하람도 만류
2025. 02. 14 08:23 연예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김하늘양을 추모하는 꽃과 생전 김하늘양이 좋아한다고 밝힌 아이돌 그룹 아이브 장원영의 사진 등이 12일 해당 학교 교문에 놓여있다. 정효진 기자 부친, 장원영 조문 요청에 갑론을박 천하람 개혁신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고 김하늘양 부친이 아이브 멤버 장원영의 빈소 방문을 요청한 것을 반대했다. 천 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하늘양이 좋아했던 아이돌 조문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저는 그 연예인이 조문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온당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혹여나 만에 하나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에 ‘나에게 변고가 생기면 내가 좋아했던 아이돌이 조문 오는 건가’라는 잘못된 생각도 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며 “굉장히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많은 국민들께서 조문하는 마음은 가지되 그 마음을 가지고 유가족이나 다른 주변에 있는 분들에 대해서 비난하는 건 자제해 주십사 부탁드린다”고 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지난해 9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김하늘양은 지난 10일 오전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우울증을 앓고 있는 40대 교사에게 흉기에 찔려 살해됐다. 하늘양의 부친은 지난 12일 대전 건양대병원 장례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하늘이가 대전에서 아이브 콘서트하면 꼭 보내달라고 해서 약속했었다”며 “하늘이의 꿈은 장원영 그 자체였다”고 했다. 이와 함께 “바쁘시겠지만 가능하다면 하늘이 보러 한번 와달라”고 덧붙였다. 하늘양 부친은 앞서 하늘양이 장원영 팬이라는 사실을 밝혔는데 이 소식을 들은 아이브가 하늘양 빈소에 근조화환을 보내 애도의 뜻을 전한 뒤 이뤄진 부친의 재요청이었다. 부친의 요청을 두고 갑론을박이 일었고 일각에서는 ‘무리한 강요 아니냐’라는 지적이 나왔다. 논란이 확산되마 부친은 이날 “강요가 아니라 부탁이었다”며 “아이가 정말 좋아한 장원영을 별이 된 지금이라도 보여주고 싶은 아빠의 마음이었다”고 했다.
“아이브 장원영 조문 요청, 강요 아닌 부탁” 하늘이 아버지 해명
“아이브 장원영 조문 요청, 강요 아닌 부탁” 하늘이 아버지 해명
2025. 02. 13 10:41 연예
“장원영 빈소 와달라” 요청에 갑론을박 “강요 아닌 부탁” 직접 해명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김하늘양을 추모하는 꽃과 생전 김하늘양이 좋아한다고 밝힌 아이돌 그룹 아이브 장원영의 사진 등이 12일 해당 학교 교문에 놓여있다. 정효진 기자 교사에게 살해된 고 김하늘양 부친이 아이브 멤버 장원영을 거론하며 빈소 조문을 요청한 것에 대해 “강요가 아닌 부탁”이라고 해명했다. 김하늘양 부친 A씨는 지난 12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생전 하늘이가 좋아한 아이브 멤버 장원영이 아이를 보러 와주길 부탁한 건, 말 그대로 강요가 아니라 부탁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에게 정말 좋아해 꼭 보고 싶어 했던 장원영을 별이 된 지금이라도 보여주고 싶은 아빠의 마음”이라며 “그런데 ‘강요 갑론을박 논란’이란 식의 함부로 쓴 기사들을 보니 정말 더 견디기가 힘들다”고 했다. A씨는 이날 대전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바라는 건 하늘이 같은 일이 다시 벌어지지 않는 것”이라며 “보고 계신다면 여야 대표들이 빈소에 와 주셔서 하늘이를 한번 만나주시고 제 이야기를 꼭 들어달라”고 했다. 이어 “하늘이가 대전에서 아이브 콘서트를 하면 꼭 보내달라고 해 약속을 했었다”며 “하늘이의 꿈은 장원영 그 차체, 가능하다면 바쁘겠지만 정말 가능하다면 하늘이를 보러 와달라”고 했다. 장원영의 빈소 조문을 요청하는 김하늘양 아버지. 채널A 방송화면 A씨의 이와 같은 요청에 일각에서는 ‘무리한 강요 아니냐’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김하늘양이 평소 아이브의 팬이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고인의 빈소에 아이브 이름의 근조화환과 포토카드를 보냈다. A씨는 앞선 인터뷰에서도 “하늘이의 꿈이 장원영이었다. 생일 선물로 아이브 포토카드를 장원영 걸 사달라고 했다”며 “장원영이 저희 하늘이 가는 길이 따뜻한 인사 한마디 해주면 감사할 것 같다”고 했다. 이 소식을 접한 아이브 멤버들은 김하늘양 소식에 애도를 표하면서 아이브 이름을 근조화환과 포토카드를 보내 고인의 명복을 빈 것이다. 김하늘양은 지난 10일 오후 5시 50분쯤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40대 교사 B씨가 휘두른 흉기에 숨졌다. B씨는 현장에서 자해를 시도했고 목과 손목 등을 다쳐 수술 후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이다. 정교사 신분인 B씨는 우울증 등의 문제로 휴직했다 지난해 12월 복직했다.
“아이브 장원영 빈소 조문 꼭 와달라” 하늘이 아버지 호소
“아이브 장원영 빈소 조문 꼭 와달라” 하늘이 아버지 호소
2025. 02. 12 16:35 연예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김하늘양을 추모하는 꽃과 생전 김하늘양이 좋아한다고 밝힌 아이돌 그룹 아이브 장원영의 사진 등이 12일 해당 학교 교문에 놓여있다. 정효진 기자 교사로부터 살해된 고 김하늘양 부친이 하늘양이 생전 그룹 아이브 팬이었다며 장원영에게 빈소 방문을 요청했다. 김하늘양 부친 A씨는 12일 대전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바라는 건 하늘이 같은 일이 다시 벌어지지 않는 것”이라며 “보고 계신다면 여야 대표들이 빈소에 와 주셔서 하늘이를 한번 만나주시고 제 이야기를 꼭 들어달라”고 밝혔다. 이어 “하늘이가 대전에서 아이브 콘서트 하면 꼭 보내달라고 해서 약속을 했었다”며 “하늘이의 꿈은 장원영 그 자체, 가능하다면, 바쁘겠지만 정말 가능하다면 하늘이를 보러 와달라”고 했다. 김하늘양 빈소에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과 아이브 이름이 담긴 근조화환이 놓였다. 김하늘양이 생전 원했던 아이브의 포토카드도 함께 했다. 김하늘양 부친이 고인의 장례식장에 아이브 멤버들의 조문을 요청하고 있다. 채널A 방송화면 이는 김하늘양 부친 A씨가 “하늘이의 꿈이 장원영이었다. 생일 선물로 아이브 포토카드를 장원영 걸 사달라고 했다”며 “어떤 프로그램이든 장원영이 나오면 늦게 자더라도 본방송 사수를 해야 하던 아이였다”고 했다. 또 “장원영이 저희 하늘이 가는 길에 따뜻한 인사 한마디 해주면 감사할 것 같다”고 했다. 해당 소식을 접한 아이브 멤버들은 김하늘양 소식에 애도를 표하면서 아이브의 이름으로 근조화환과 포토카드를 보내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후 A씨가 직접 장원영의 빈소 방문을 요청하고 나선 것이다. 김하늘양은 지난 10일 오후 5시 50분쯤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40대 교사 B씨가 휘두른 흉기에 숨졌다. B씨는 현장에서 자해를 시도했고 목과 손목 등을 다쳐 수술 후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이다. 정교사 신분인 B씨는 우울증 등의 문제로 휴직했다 지난해 12월 복직했다.

주간경향(총 6 건 검색)

[이기환의 Hi-story](39)기적의 극초정밀 유물 ‘선각단화쌍조문금박’(2022. 06. 24 17:11)
2022. 06. 24 17:11 문화/과학
ㆍ턱없이 작은 크기이고, 무게 또한 0.3g밖에 안 되는 금박인데요. 그것도 반 정도로, 구겨져서 흙 속에 묻힌 채 발견됐습니다. 심지어 20m 거리에서 나머지 반쪽까지 찾아낸 겁니다. 가히 기적이라 할 만합니다. 이한상 대전대 교수가 0.05㎜ 이하의 선으로 3.6㎝ 금판에 그린 ‘선각단화쌍조문금박’(금박화조도)를 돋보이게 처리한 그림을 제공했다. 상상의 꽃 무늬인 단화(團華), 즉 둥근 꽃무늬를 바탕으로 하고 좌우에 멧비둘기 암수를 그려넣었다. / 이한상 대전대 교수 제공 “뭐가 반짝거리고 있네요.” 2016년 11월이었습니다. 경북 경주 ‘동궁과 월지’와 접한 동쪽 지역을 발굴 중이던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그쯤에서 조사를 마무리할 작정이었습니다. 유적과 인접해 일제강점기에 부설된 동해남부선 철로(폐선)가 지나고 있는데요. 그 철로 옆에 조성된 배수로에서 물이 계속 차올라 더 이상의 발굴은 불가능했던 겁니다. 상층부만 조사하고, 철로 철거 후의 추가 조사를 기약한 채 발굴장을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발굴 인부의 개가 그때 인부 중 한사람이 연구소 조사원을 찾아와 “저기 흙 속에서 뭔가 반짝거리는 게 보인다”고 알립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조사원(정원혁씨)이 인부가 지목한 통일신라 건물지의 계단 출입시설 부근을 살펴보았습니다. 과연 팥알만큼 작지만 반짝거리는 작은 물체가 구겨진 채 흙에 섞여 있었습니다. 그것은 금박이었습니다. 10여일이 지난 뒤 또 다른 인부가 첫 번째 발견지점에서 20m 떨어진 회랑건물터에서 역시 반짝거리는 물체를 발견합니다. 그렇게 수습한 두 물체는 출토 상황을 기록으로 남기고 수장고에 들여놓았습니다. 그후 수습 유물을 목록으로 작성하는 과정에서 놀랄 만한 일이 벌어집니다. 두 물체를 꺼내 봤더니 문양의 패턴이 흡사했고, 그것을 이어보니 하나의 완성된 작품이었습니다. 턱없이 작은 크기(가로 3.6㎝×세로 1.17㎝×두께 0.04㎜)이고, 무게 또한 0.3g밖에 안 되는 금박인데요. 그것도 반 정도로, 구겨져 흙 속에 묻힌 채 발견됐습니다. 심지어 20m 거리에서 나머지 반쪽까지 찾아낸 겁니다. 가히 기적이라 할 만합니다. 그걸 한사람도 아니고, 눈썰미 좋은 두사람의 인부가 찾아냈습니다. ‘포 나인(99.99%)’의 기적 연구소 측은 이 작은 금박을 완전체로 복원해냈는데요. 분석 결과는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0.3g(0.08돈)의 금박 순도는 이른바 ‘포 나인(Four Nine·99.99%)’이었습니다. 불순물이 0에 가까운 ‘포 나인’을 향한 고순도의 정련기술은 요즘에도 ‘워너비’라는데, 그런 ‘포 나인’의 정련기술을 통일신라시대에 확보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신라시대 금관(6점)의 금 함유량이 80~89%(19~21K)라는데 말입니다. 무엇보다 끌이나 정으로 새긴 문양의 굵기가 신비롭기까지 한데요. 사람의 머리카락 굵기(0.08㎜)보다 얇은 약 0.05㎜ 이하인 것으로 분석됐거든요. 국가무형문화재 김용운 조각장은 “컴퓨터로 도안한 그림을 레이저로 쏘면 가능할지 잘 모르겠다”면서 “0.05㎜ 문양은 인간의 힘으로는 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습니다. 김용운 조각장은 고려시대 금도금 은잔의 문양을 보여주었는데요. 이 은잔은 5㎜에 약 20선을 조각했는데, 신라 금판은 5㎜에 약 60선을 새겼다는군요. 신라 금판이 고려 은제 잔보다 3분의 1 정도 더 정밀했다는 얘기죠. 무엇보다 컴퓨터와 레이저를 사용해도 새기기 어려운 극초정밀 기술이라니 입이 딱 벌어질 정도입니다. 2016년 11월 금박화조도가 기적적으로 발견됐다. 발굴장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두 인부가 합체해봐야 가로 3.6㎝, 세로 1.17㎝, 두께 0.04㎜에 불과한 금판을 발견한 것이다. 그것도 열흘 간격으로, 두 동강나고 흙 속에 구겨진 채 20m 거리를 두고 발견한 것 자체가 기적이라 할 수 있다. /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제공 예부터 한국의 극초정밀 예술은 유명하죠. 청동기시대 국보경(숭실대 소장)은 선의 골 깊이가 약 0.70㎜, 선의 간격이 약 0.30㎜, 선의 굵기가 약 0.22㎜에 불과합니다. 자그마치 2300~2200년 전의 작품인데 말입니다. 익산 미륵사지 출토 금동제 사리 외호의 문양(0.3㎜)과 신라 천마총 금관의 가는 선(약 0.25㎜), 황룡사지 금동제 봉황 장식의 꽃잎 내부의 선(약 0.10㎜), 동궁과 월지 출토 금동제 풍탁의 선(약 0.14㎜), 감은사터 사리기 누금 알갱이(약 0.30㎜) 등이 모두 극초정밀 예술품이죠. 실수를 용납하지 않은 예술혼 이렇게 확인된 ‘선각단화쌍조문금박’(이하 ‘금박화조도’)의 세부 문양을 살펴볼까요. 넓은 금판에 문양을 새긴 후에 필요한 부분만 오려 사용했는데요. 꽃잎문양(단화·團華)을 배치한 뒤 좌우에 새(멧비둘기)를 마주 보게 표현했습니다. 가로 3.6㎝×세로 1.17㎝×두께 0.04㎜에 불과한 금판에 왼쪽 새(가로 0.9㎝×세로 0.75㎝)와 오른쪽 새(가로 0.8㎝×세로 0.65㎝), 그리고 꽃문양(가로 1.37㎝×세로 0.92㎝)까지 새겼다는 것 아닙니까. 이게 가능할까요. 그런 작은 금판에 문양을 새기다 보니 아차 실수한 흔적도 보인다는데요. “자를 대고 오리다가 실수해서 다시 자를 옮겨대고 오린 흔적이 있습니다. 스케치한 다음 잘못 오리거나, 무늬를 잘못 새겼다는 의미입니다.”(이한상 대전대 교수) 이한상 교수는 “워낙 작은 문양을 새겼기 때문에 기계가 아닌 이상 오히려 틀리는 게 당연했을 것”이라면서 “만약 실수를 그냥 두었어도 육안으로는 표가 나지 않았을 것”이라 단언합니다. 그럼에도 1200년 전의 장인은 오차를 내버려 둘 수 없다는 예술혼을 발휘하며 고쳤던 겁니다. 왜 쌍조문을 새겼을까요. 쌍조문의 모티브는 서역과 동북아시아에서 확인됩니다. 일제강점기 ‘동궁과 월지’. 1980년대 초까지도 ‘안압지’로 일컬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잡초만 무성하게 자라고, 가운데 물이 고여 있는 전형적인 연못인 것 같았다. /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제공 3세기 사산조 페르시아(226~651)에서 처음 확인되는 문양이고요. 주로 길상(吉祥)의 의미로 새기거나 그렸다고 합니다. 국내에서는 막새와 같은 기와에서 주로 확인됩니다. 바탕에 새긴 꽃은 상상의 꽃잎 문양인 단화(團華)인데요. 이런 꽃문양도 국내 출토 사례가 제법 됩니다. 이번에 동궁과 월지에서 출토된 ‘금박화조도’와 직접 비교할 수 있는 자료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인 ‘은제 음각 화조문 소형 사리호(꽃과 새를 새긴 은제 사리 항아리)’랍니다. 이렇게 작디작은 이 ‘금박화조도’는 어디에 쓰는 물건이었을까요. 어창선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은 “금판에 구멍이 없는 것으로 보아 어떤 기물에 붙인 마구리(장식물)였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막걸릿값 안 주냐’고 깨버린 신라 접시 ‘동궁과 월지’가 어떤 유적인데 이런 극초정밀 유물이 나왔을까요. 웬만큼 나이를 먹은 이들에게 친숙한 유적 이름이 있으니 그것이 ‘안압지’입니다. 기러기 ‘안(雁)’ 자에 오리 ‘압(鴨)’ 자를 쓴 것으로 보아 기러기나 오리 떼가 노는 연못(지·池)이라는 뜻이겠죠. 본래 <삼국사기>는 “674년(문무왕 14) 궁궐 안에 연못을 파고 산을 만들어 화초를 심고 진기한 새와 짐승을 길렀다”고만 했는데요. 조선의 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1530년 증보 편찬)이 ‘(연못) 이름=안압지’로 특정했습니다. 1960년대 후반까지도 안압지는 잡초만이 무성하게 자라고, 가운데 물이 고여 있는 전형적인 연못 같았습니다. 급기야 1974년 11월부터 경주고도관광개발 10개년 사업의 일환으로 연못의 준설작업을 시작합니다. 연못에서 의미 있는 유물이 출토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죠. 일반 공사업체가 굴착기로 바닥의 진흙을 파내고 있었습니다. 문화재청 산하 경주사적관리사무소는 혹시 몰라 임시직이었던 고경희 조사원(국립중앙박물관 역사부장을 지냄)을 현장감독으로 보냈답니다. 그때가 1975년 1월이었는데요. 이때의 에피소드가 기막힙니다. 인부들에게 “유물을 출토하면 신고해달라”고 했더니 “그걸 공짜로 신고하냐. 막걸릿값을 쳐주지 않으면 줄 수 없다”면서 고경희 조사원이 보는 앞에서 신라토기(접시)를 깨버렸다는 겁니다. 그냥 방치할 수 없었습니다. 즉시 공사가 중단됐고, 3월부터 정식 발굴로 전환됐습니다. 20m 떨어진 곳에서 다른 인부 2명이 발견한 금박 조각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수장고에 보관했다가 나중에 합체됐다. 두 조각의 문양 패턴이 흡사했고 이어보니 그 자체가 하나의 완성품이었다. /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제공 안압지가 아닌 동궁과 월지 못과 주변 발굴(1975~1976)은 그렇게 시작됐는데요. 깜짝 놀랄 만한 발굴성과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총면적 4738평(1만5658㎡)에 이르는 연못은 그 안에 독립된 3개의 섬, 입출수구 등으로 구성돼 있었습니다. 정교한 호안석축(못가에 돌로 쌓은 축대시설)이 확인됐고요. 연못 주변을 조사한 결과 건물지를 모두 31동 조성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중 서쪽의 건물 5동은 연못의 축대시설과 연접해 조성됐는데요. 아마 이 건물의 밑까지 찰랑찰랑 물이 차 있었을 겁니다. 연못 안팎에서 출토된 유물이 3만3000여점에 달했답니다. 그중 안압지 주변의 건물지에서 출토된 ‘의봉4년개토(679)’명 기와와 ‘조로2년(680)’명 전돌이 매우 중요한 표지유물이었습니다. ‘의봉’과 ‘조로’는 당나라 고종(재위 649~683)의 연호 중 각각 9, 10번째의 연호거든요. 그런데 <삼국사기>는 “679년(문무왕 19) 동궁(태자궁)을 짓고 문의 이름을 정했다”고 했거든요. 674년 연못을 조성한 다음 5년 만인 679년 동궁을 세웠다는 이야기죠. 또한 안압지 연못에서 출토된 ‘동궁아일(東宮衙鎰)’명 자물쇠와 ‘세택(洗宅)’명 목간, ‘용왕신심(龍王辛審)’ 및 ‘신심용왕(辛審龍王)’명 접시 등의 명문이 주목을 끌었는데요. <삼국사기> ‘직관지’에 등장하는 동궁(세자궁) 소속 관청 가운데 ‘세택(洗宅)’, ‘월지전(月池典)’, ‘월지악전(月池嶽典)’, ‘용왕전(龍王典)’ 등이 보이거든요. <삼국사기>에 “822년(헌덕왕 14) 왕의 동모제(어머니가 같은 동생) 수종(흥덕왕·재위 826~836)을 부군(副君·왕세자 혹은 태자)으로 삼고 월지궁에 입궁시켰다”는 기록이 보이네요. ‘월지궁=동궁’이라는 얘기죠. 674년 조성된 연못은 679년 세워진 동궁의 부속시설로 기능했으며, 그 이름은 ‘월지(月池)’일 가능성이 짙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예부터 ‘안압지’로 흔히 알려졌던 사적 명칭은 2011년부터 ‘경주 동궁과 월지’로 바뀌었습니다. 신라시대 ‘복불복’ 게임기와 남근의 출현 동궁과 월지 출토유물 가운데 압권은 길이 6m, 너비 1.2m에 달하는 거대한 나무배였습니다. 8명 정도가 주안상과 함께 타고 놀았을 놀잇배로 추정됐습니다. 다양한 금동판불(동판 등에 새긴 채색불상) 16구도 눈길을 끌었는데요. 뭐니 뭐니 해도 출토유물 중 이목을 끈 유물 2점은 주령구와 목제 남근이었습니다. 연못의 바닥 펄에서 확인된 주령구(酒令具)는 6개의 사각형과 8개의 육각형으로 된 ‘14면체 주사위’였는데요. 각 면에는 4~5자의 글씨가 새겨져 있습니다. 술자리에서 주사위를 던져 새겨진 글 내용대로 벌칙을 받았던 놀이도구가 분명했습니다. 통일신라시대판 ‘복불복’ 게임이었습니다. 벌칙 가운데는 ‘원샷으로 술 석잔 마시기(삼잔일거)’, ‘스스로 노래 부르고 마시기(자창자음)’, ‘술잔 비우고 크게 웃기(음진대소)’ 등도 있었는데요. ‘집단 코 때리기(중인정비)’, ‘팔 구부려 마시기(곡비즉진)’, ‘얼굴 간지럼 태워도 참기(농면공과)’, ‘더러워도 버리지 않기(추물막방)’ 같은 짓궂은 벌칙도 있었습니다. 요즘 같으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지탄받았을 것 같아요. ‘금박화조도’의 왼쪽과 오른쪽 새는 모두 멧비둘기로 추정된다. 쌍조문은 3세기 사산조 페르시아(226~651)에서 처음 확인되는 문양이다. 주로 길상(吉祥)의 의미로 새기거나 그렸다. 이 문양은 서역과 중국을 거쳐 한반도와 일본으로 전래됐다. 국내에서는 기와에서 주로 확인된다. /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제공 역시 연못에서 확인된 ‘목제 남근’ 2점은 어떨까요. 망측한 유물이 왜 거기서 나왔을까요. 그러나 선사시대부터 생식기를 생명의 근원으로 여기고 숭배해왔습니다. 울산의 반구대 암각화 중 커다란 남근을 노출한 사람의 모습이 새겨져 있습니다. 남성 성기가 도드라지게 표현한 신라 토기들도 보이죠. 생식본능에 따른 자손번영과 인간의 심볼이 자연을 지배한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고 합니다. 연못 발굴 후 30여년이 지난 2007년부터 월지의 동쪽 지역에 대한 본격조사가 시작됐습니다. 동궁·월지의 영역을 확실하게 구분 짓기 위한 조사였는데요. 그 결과 다른 신라왕경(王卿) 유적에서는 유례가 없는 대형 건물군 및 담장 등과 함께 안압지와 동일한 유물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2017년에는 황룡사 광장으로 통하는 동문터를 확인했고요. 변기시설, 오물 배수시설까지 갖춘 수세식 화장실 유구도 찾았습니다. 그 무렵 그 옆 발굴장에서 ‘금박화조도’를 찾아낸 거고요. 이 순간 한가지 제안하고 싶어요. 팥알만큼이나 작은 ‘금박화조도’를 발견한 두분의 인부를 찾아냈으면 합니다. 그분들의 눈썰미가 아니었으면 어쩔 뻔했습니까.
이기환의 Hi-story
[주간 舌전]“국회의원 아니다. 조문객으로 왔다”
[주간 舌전]“국회의원 아니다. 조문객으로 왔다”(2020. 05. 08 15:33)
2020. 05. 08 15:33 정치
이낙연 국회의원 당선인 / 김영민 기자 이낙연 서울 종로 국회의원 당선인이 이천 한익스프레스 물류센터 화재 조문 과정에서 유가족에게 한 말이다. 이 당선인은 “지금 현직에 있지 않아 책임 있는 위치가 아니다”는 말도 덧붙였다. 대책을 요구했던 유가족은 “오는 사람마다 매번 똑같은 소리를 하고 있다”며 이 당선인에게 불편한 감정을 내비쳤다. 이 당선인은 “심정은 이해한다. 정부에 충분히 잘 전달하겠다”고 답했지만 유가족의 감정은 더욱 격해졌다. 일부 유가족이 “이럴 거면 그냥 가시라”라고 하자 이 전 총리는 “네. 가겠다”고 답한 뒤 조문장을 떠났다. 매끄럽지 못한 조문 과정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뒷말이 나왔다.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은 5월 6일 소셜미디어에 “이 전 총리(당선인)는 너무 맞는 말을 너무 논리적으로 틀린 말 하나 없이 했다”며 “이것이 가족을 잃고 울부짖은 유가족과 나눈 대화라니 등골이 오싹하다”라고 말했다. 정우식 민생당 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을 통해 “이낙연 당선자는 알맹이 없는 조문으로 유가족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줬다”고 평가했다. 야당의 비판에도 대응하지 않던 이 당선인은 논란이 커지자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 당선인은 5월 6일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비상경제대책본부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유가족의 슬픔과 분노를 아프도록 이해한다”며 “유가족 마음에 저의 얕은 생각이 다다를 수 없다는 것이 자명한 일이며 그것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것은 저의 수양 부족이다.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간 舌전
[법률 프리즘]포괄적인 법 조문,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2019. 01. 21 14:54)
2019. 01. 21 14:54 사회
불법행위 전체를 다룬 조문도 17개에 불과하다. 부당이득과 관련된 조문도 19개이다. 실생활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이 이 법조문으로 규율된다. 고등학교에 다닐 때 밥 먹는 시간을 가장 기다렸다. 요즘은 학교에서 급식을 하니 풍경이 달라졌을 것 같지만, 도시락이 점심시간까지 남아있는 날은 거의 없었다. 1교시파, 2교시파, 3교시파 등 수업이 끝날 때마다 누군가의 도시락이 열렸고, 정작 도시락 주인은 몇 숟가락 먹지 못했는데 주위에서 달려든 빈 숟가락에 의해 도시락이 비워지는 일도 허다했다. 기계와 인간이 결합된 미래의 ‘기계 인간’을 표현한 전시물이 2017년 2월 7일 영국 런던 과학박물관의 로봇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을 맞고 있다. / Ming Yeung|게티이미지코리아 그땐 스스럼없이 밥을 공유한다고 생각했지만, 조금 삐딱하게 생각해보자. 그 중 누군가는 ‘맡겨 놨냐?’라고 속으로 끙끙 앓고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도시락을 나눠줄 의무가 있었던 건 아니니까. 누군가에게 무언가 의무를 부여하려면 근거가 있어야 한다. 현대사회에서는 계약이 주로 역할을 한다. 종이에 기록되어 서로 서명하든, 블록체인으로 기록하든, 서로의 약속을 계약으로 기록하면 그 문구를 따라야 하는 의무가 발생한다. 이런 근거 없이 다른 사람의 것을 가져왔다면? 법률은 ‘법률상 원인 없이 다른 사람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부당이득반환이다. 최근 법원은 한 농가에서 13년이 넘는 기간 동안 지적장애인에게 처음에는 무상으로 나중에는 월 10만~15만원을 지급하며 일을 시켰던 사건에 대해 농촌일용노임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했다고 판단했다. 근로계약 등이 유효하게 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노무를 제공받았기 때문이라는 게 판단의 근거다. 부당이득과 비슷해 보이지만 조금 다른 제도로 불법행위란 것도 있다.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를 말한다. 불법행위로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 불법행위는 명예훼손, 의료사고, 지식재산권의 침해, 교통사고 등 실생활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발생한다. 그만큼 다툼이 많이 일어난다. 손해액을 어떻게 산정할 것인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해야 할 것인지 등에 대한 논의도 뜨겁다. 두 제도는 과거에 발생한 사건을 회복시킨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목적에 차이가 있다. 부당이득 제도는 이득자의 재산상 이득이 법률상 원인을 결여한 경우 공평·정의의 이념에 따라 이득자에게 그 반환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이고, 불법행위 제도는 위법한 행위의 규제와 피해자의 손해 전보를 목적으로 한다.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소멸시효가 10년이지만,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한다. 이처럼 별개의 제도이므로 두 권리는 병존할 수 있다. 어떤 권리를 어떻게 주장할지 구체적 사정을 잘 살펴야 한다. 우리 법에서 불법행위의 성립 요건은 1118개의 민법 조문 중 한 개뿐이고, 불법행위 전체를 다룬 조문도 17개에 불과하다. 부당이득과 관련된 조문도 19개이다. 실생활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이 이 법조문으로 규율된다. 법 조문이 기술 변화 등으로 복잡하게 변화하는 사회상을 미리 예정하여 규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법을 다루는 사람은 어느 정도 포괄적 문구로 기술된 법 조문을 살아 숨쉬는 사람들의 행위에 알맞게 적용하는 일을 한다. 빅데이터로 무장하는 인공지능에게 자리를 내주지 않으려면, 결국 제도에 대한 이해를 넘어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공감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법률 프리즘
[언더그라운드. 넷]박근혜 대통령 조문 할머니 논란, 남은 뒷이야기
[언더그라운드. 넷]박근혜 대통령 조문 할머니 논란, 남은 뒷이야기(2014. 05. 02 17:11)
2014. 05. 02 17:11 정치
‘박근혜 할머니’. 4월 30일 각 포털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한 키워드다. 논란은 전날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정부합동분향소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바로 뒤를 따르던 한 할머니의 손을 잡고 ‘위로’하는 포즈를 취하면서 시작됐다. 언론은 ‘유가족으로 보이는 조문객’이라는 애매한 표현으로 이 장면을 뉴스로 전송했다. 연출 논란이 벌어졌던 세월호 정부합동분향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한 할머니를 위로하는 장면. | 연합뉴스 누리꾼 수사대가 출동했다. 이 할머니는 유가족이라고 보기에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았다. 손톱에 빨간 매니큐어를 칠한 것부터 의심쩍었다. 슬픈 일을 겪은 당사자가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한다? 누리꾼은 당일 동영상 속 할머니의 행적을 추적했다. 일반 조문객과 섞여 조문하는 영상이 발견된 것이다. 정부 측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할머니를 부축하고 박 대통령 바로 다음을 따르는 TV조선 영상캡처가 첨부됐다(할머니를 부축한 사람은 상조회사 관계자로 나중에 밝혀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조문 후 유가족들의 거친 항의를 받았다. 박 대통령 등의 조화는 분향소 밖으로 치워졌다. 그러니까 그 할머니는 청와대 또는 정부 당국에 의해 유가족으로 ‘연출’된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이날 오전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한 유가족 대표가 “수소문해봤지만 유족 중에는 그 할머니를 아는 사람이 없었다”고 밝혀 논란은 폭발했다. 이 할머니의 ‘정체’와 관련해서 “친박단체 ‘박사모’ 행사에 참여한 할머니 같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이날 오후 청와대 대변인실은 의 질문에 “절대 연출된 것은 아니며, 우리도 알아보는 중이지만 그 할머니가 누군지 모른다”고 답했다. 답은 할머니가 누군지 밝혀지면서 나왔다. 올해 연세가 74세인 오모 할머니다. 경향신문 인터뷰에 따르면 정부합동분향소 인근 주민인 오 할머니는 자원봉사하러 갔다. 자원봉사에 앞서 줄서서 분향하려다 우연히 대통령과 마주쳤다고 한다. 오 할머니가 유가족이 아닌 것을 박 대통령은 처음부터 알았다. 인터뷰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손을 잡으면서 다른 말도 없이 “유가족이세요?”라고 물었다. 오 할머니는 유가족이 아니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오 할머니가 유가족이 아니라는 것은 각 방송사에도 전달되었거나 방송사들이 자체적으로 판단했던 것 같다. 이어지는 오 할머니의 말에서 확인된다. “나중에 손자 녀석이 뉴스에 나왔다고 그랬지. 그런데 뉴스 틀어보니 안 나오더라고. 주민이 대통령 만난 거 뭐 어떻다고 자르는지. 좀 서운했어. 기왕 찍은 거 내보내주지. 그런데 뭐 문제 있어?”(경향신문 박은하 기자의 취재기록) 할머니는 몰랐지만, 문제는 일파만파였다. 사실 청와대로서 이 사안은 외통수다. 대통령 경호에 허점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제기되지만, 또 그 상황에서 유가족을 선별했다면 다시 연출 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5월 1일 하루가 지난 뒤 논란이 잦아드는가 싶더니, 이번엔 앞서 의혹 대상이 된 박사모가 발끈하며 나섰다. 회원 명예가 훼손됐다며 법적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괜히 긁어 부스럼이 되지 않을까 싶다.
언더그라운드. 넷

레이디경향(총 2 건 검색)

정동원, 고인된 팬 조문 “또 다른 아들 될 수 있어 영광”
정동원, 고인된 팬 조문 “또 다른 아들 될 수 있어 영광”
2023. 03. 02 09:54 연예
가수 정동원이 고인이 된 팬을 위해 추모공원을 찾았다. 쇼플레이 제공 가수 정동원이 고인이 된 팬을 위해 목포를 찾았다. 지난 28일 유튜브 채널 ‘정동원 TV’에 정동원의 팬송 ‘영원’의 가사를 제목으로 한 영상이 게재됐다. 해당 영상에는 정동원의 음악방송 영상에 달린 댓글의 주인공을 위해 직접 팬이 있는 목포로 향한 정동원의 모습이 담겨있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정동원의 팬이라고 밝힌 댓글 작성자는 “어머니께서 어젯밤에 별세하셨는데 어머니와의 메신저 내용을 돌아보니 최근에 저한테 보내신 영상이 이 영상이다”라며 “오랫동안 어머니의 또 다른 아들이 되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며 먹먹한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정동원은 지난 2월 4일 방송된 JTBC <아는 형님>에서 해당 댓글에 대해 “저한테 고맙다는 말을 해주셨었는데 지금까지 열심히 한 게 뿌듯하고, 감사했다. 정말 울컥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목포에 있는 추모공원을 직접 방문한 정동원은 팬의 남편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댓글을 남겼던 아들과 전화 통화를 했다. 또한 직접 팬을 위한 꽃을 구입해 안치실로 향했다. 정동원은 “제가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노래 하늘에서도 많이 들으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 다른 아들이 제가 될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었다. 천국에서는 행복하시고 편안하셨으면 좋겠다”며 팬을 향한 인사를 전했다. 또한 콘서트에 오지 못했던 팬을 위해 직접 메시지를 적은 앨범과 콘서트 MD를 준비해 선물하는 등 진심 어린 모습을 보였다. 팬의 남편은 “(정동원이) <미스터트롯>에 나올 때 투표를 정말 열심히 했었다. 올해는 서울 콘서트를 함께 갈 예정이었는데 못 가게 되어서 아쉽다”며 목포까지 걸음 해준 정동원에 대한 고마운 마음에 눈물을 흘렸다. 정동원은 “아버님이 계속 눈물을 흘리셔서 옆에서 마음이 안 좋았다. 열심히 하겠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여기가 (고향인) 하동 근처라서 하동에 오게 되면 다시 들르겠다”고 다짐했다. 정동원이 돌아간 후 팬의 남편은 “어린 나이에 기특하다. 고맙다고만 말했을 뿐 동원이에게 해준 것이 없다. 그 먼 곳에서 바쁜 시간에 오다니 나로선 너무나 고마웠다”며 마음을 담아 직접 쓴 손편지까지 전하며 보는 이들을 울컥하게 했다. 정동원은 지난 2월 19일 팬들을 위한 디지털 싱글 ‘영원(Forever)’을 발매하며 팬들과의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무기력한 아내, 무감한 남편’ 편에 출연한 조문연·전현주 부부
2012. 08. 14 18:43 화제
ㆍEBS-TV ‘부부가 달라졌어요’와 함께하는 부부 트러블 해법 찾기 묻고 싶다. 이 땅의 모든 커플들은 어째서 결혼하고 난 다음에야 상대방의 치명적인 단점을 발견하는지, 함께 행복해지고 싶다고 간절히 외치면서 왜! 서로를 비난하느라 힘든 시간을 보내는지…. 많은 부부들이 오늘도 위태로운 전쟁을 반복하고 있지만 서로에 대한 갈등은 쉽사리 해결되지 않는다. 과연, 불화 부부에게 특효약은 없는 것일까? Before 수원에 사는 조문연(40)·전현주(34)씨는 여섯 살, 세 살 두 아들을 둔 7년 차 부부. 서울까지 통근하는 남편은 매일 아침마다 분주하다. 아직 자고 있는 아내 대신 아이들의 이를 닦아주고 옷을 갈아입히며 자신의 출근 준비까지 해야 하기 때문이다. 남편이 집을 나선 뒤에도 한참이 지나서야 일어나는 아내는 두 아이가 어지럽힌 집을 청소하는 것도, 빨랫감을 정리하는 것도 지치고 버겁기만 하다.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온 남편은 아내의 지시에 따라 청소와 설거지 등 밀린 집안일을 하고 아이들을 재우고 난 뒤에야 고단한 하루를 마무리한다. 하지만 남편은 아내에게 불만이 있어도 표현하는 것을 포기했고, 아내는 남편에게 가진 마음속 응어리를 털어놓지 않는다. 계속해서 감정을 쌓아두다 폭발하면 앙칼진 말과 행동으로 서로를 할퀴는 부부. 상처를 주고받으며 점점 무기력해지는 아내와 감정에 무뎌지는 남편, 어떻게 개선될 수 있을까. After 아내는 친정아버지에게 받은 원 상처를 전문가의 상담과 남편의 이해를 통해 조금씩 극복하고 있다. 또 성향이 다른 남편에게 느꼈던 답답함 때문에 무기력해졌던 아내는 감정을 표현하는 연습을 하면서 좀 더 활기찬 모습으로 변했다. 아내의 감성적인 욕구가 충족되면서 집 안은 예전에 비해 정돈된 분위기로 변했고, 남편은 아내와 깊이 교감하기 위한 훈련을 하고 있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그에게 아내의 기질은 아직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자신이 노력해야 아내의 원 상처가 치유되고 무기력한 마음을 극복할 수 있다는 걸 알기에 마음을 열고 다가가려 한다. 부부에게 아직 드라마틱한 변화가 나타난 것은 아니지만 서로를 대하는 방식에 발전이 있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희망적이다. 앞으로 꾸준히 서로에게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노력한다면 더욱 친밀감 있는 관계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해법 길잡이’ 박성덕 소장의 부부문제 테라피 1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부부문제 알아보기 2 아내의 원 상처 끌어내기 3 아내의 개인 치료와 부부 미술치료 병행하기 4 애니어그램을 통해 부부의 성향 알아보기 5 서로의 성향 인정하기 부부는 수차례에 걸친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자신들의 문제와 서로의 성향에 대해 파악하게 되었다. 애니어그램(Enneagram)으로 분석한 남편의 성향은 머리가 중심이 되는 사색가 유형이며, 아내는 마음이 중심이 되는 조력가 유형으로 전혀 다르다. 남편에 대한 아내의 지속적인 비난과 무기력함은 아내가 가지고 있던 원 상처와 더불어 그녀의 감성적인 욕구가 제대로 충족되지 못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것을 알게 된 부부. 자신과는 다른 상대방의 성향을 인정하고 서로에게 조금씩 다가가기로 한다. 서약을 통해 아내는 감정을 느끼는 대로 표현하고 남편의 혼자 있는 공간을 인정하기로 했으며, 남편은 동적인 움직임을 생활화하고 아내의 모습을 이성적으로 판단하지 않기로 했다. 남편 조문연씨와 아내 전현주씨가 말하는 부부문제, 우리는 이렇게 극복 중이에요! 연애할 때, 두 분이 결혼을 결심한 계기가 궁금해요. 남편 원래 저는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어요. 그래서 혼자 살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부모님의 설득과 권유로 생각이 조금씩 바뀌었죠. 지금의 아내는 외삼촌이 소개해주셨고요. 아내에게 반한 이유는 화통하고 시원스러운 성격 때문이었어요. 사람에게는 누구나 이중적인 면이 있다 보니 상대방에게 겉으로는 고분고분해도 속으로는 불만을 품을 수 있는데, 아내는 거침없이 반응하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편이라 좋았어요. 그때는 저와는 전혀 다른 성격이 매력적이었는데 결혼 뒤 그런 점이 절 곤란하게 만들기도 했죠. 아내 저는 스무 살 때부터 혼자 살아서 오랜 외로움에 지쳐 있었어요. 마음의 안식처를 찾고 싶을 때 남편을 만났죠. 처음에는 남편이 마음에 안 들어서 더 이상 만나지 않으려고 다른 남자들은 꺼릴 만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놨어요. 집안 형편도 안 좋고, 결혼하기 위해 모아놓은 돈도 없고, 어머니가 무속인이라고요. 그런데 남편은 그런 핑계들에 흔들리지 않고 절 잡아주었어요. 돈은 자신이 모아놨으니 괜찮고, 둘이 살 건데 장모님의 직업은 무슨 상관이냐며 시댁에도 양해를 구했다고 하는 거예요. 그렇게 만난 지 두 달 만에 결혼을 결정하게 됐어요. 솔루션 진행 후 부부 관계에서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요? 남편 전문가 선생님과 상담을 받으면서 부부 관계가 많이 좋아졌지만, 솔루션이 끝나고 나서도 이 상태를 유지하려면 부부 사이에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사실 저희 부부는 지금도 자주 티격태격하거든요. 확실하게 달라진 건, 이젠 싸우더라도 빨리 화해하고 풀어진다는 거예요. 제가 사과를 하고 다가가도 마음을 열지 않던 아내가 이제는 저를 이해하고 받아주기도 해요. 예전보다 대화도 잘되고, 가끔 의견이 맞지 않아도 부드럽게 자신의 감정 표현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어요. 또 집 안이 훨씬 깨끗해졌어요. 사내아이를 둘이나 돌보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아내가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 같아요. 남들에 비하면 획기적이지는 않지만 꾸준히 발전하고 서로 노력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아내 결혼 초기에는 남편의 무심한 말투에 상처받고 밤새 울기도 했는데, 문제는 같은 일이 반복되는데도 해결이 안 되니까 어느 순간 남편을 향한 마음의 문을 닫고 제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포기하게 됐다는 거예요. 솔루션 과정 중에 전문가 선생님의 도움으로 저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됐고 예전보다 많이 웃을 수 있게 됐어요. 과거에 남편은 자신의 잘못이 뭔지 모를 뿐만 아니라 제 기분을 전혀 헤아리지 못해 문제가 있어도 아무 일 없는 듯 지나가곤 했는데, 솔루션 이후에는 다투거나 화가 났을 때라도 서로의 감정이 어떤지 대화를 할 수 있게 됐어요. 지금은 남편이 어떤 경우든 제게 먼저 양보하고, 잘못에 대한 사과나 화해의 제스처도 적극적으로 취하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상담을 통해 서로가 다른 성향의 사람이라는 것을 파악했으니 이제는 발전 가능성이 있을 거라 믿어요. 아내의 감성을 회복시키기 위해 부부는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요? 남편 최근 아내가 동네 주민들과 친해져서 부부 동반으로 모임에 참여하는 기회가 많아졌어요. 저는 책을 보거나 혼자 있다 보면 스트레스가 풀리는데, 아내는 저와 다른 성향을 가졌기 때문에 사람들과 어울리며 술도 마시고 대화도 해야 가사로 인한 스트레스와 감정적 답답함이 해소되거든요. 그래서 아내가 모임에 참석해 활기를 되찾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어요. 그때마다 술을 잘 못하는 제가 아이들을 돌보는데, 어쩌다 보니 다른 집 아이들까지 함께 봐주고 있네요(웃음). 가급적 주말에는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을 최대한 늘려서 아내가 휴식을 취할 시간을 주고 싶어요.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아내가 아침밥을 챙겨줬으면 하는데 과연 제 요청을 받아줄지 잘 모르겠어요. 아내 과거에도 남편은 제가 친구들을 만나거나 개인 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해 배려를 많이 해줬어요. 정작 제가 가졌던 불만은 남편이 저에게만큼은 너무 답답한 사람이었다는 거예요. 상대방의 의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자기 생각대로만 움직이는, 소통이 되지 않는 사람 말이에요. 게다가 저는 어릴 때 아버지에게 많은 상처를 받았는데, 남편이 제게 공격적인 말투를 사용하거나 무시할 때마다 그때의 상처가 되살아나는 것 같았고 외로웠어요. 솔직히 이런 부분은 아직도 크게 개선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제는 스스로의 문제를 자각하고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것 같아서 고마워요. 저의 경우 아직은 감정 조절이 서툴러서 화가 나면 남편에게 언성을 높이게 되는데 점차 고쳐나갈 생각이에요. 전문가 인터뷰 정신과 전문의·연리지가족부부연구소 소장 박성덕 Q 성향이 너무 달라서 말이 통하지 않는 부부의 경우 불화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세상의 모든 부부가 서로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날 때 부터 성향이 똑같은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다만 부부가 상대방의 아픔을 감싸주고 이해할 때는 잘 모르다가 갈등이 심해지고 불화의 고리에 갇히면 서로의 차이점이 표면으로 드러나게 되는 겁니다. 저는 성격 차이 때문에 헤어지겠다는 부부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파요. 부부가 서로의 상황을 제대로 헤아리면 아내 혹은 남편이 자신과 다르다고 해도 받아들일 수 있거든요. 온전하고 아름다운 부부 관계는 ‘발 없는 아내와 눈 없는 남편’이 서로의 발이 되고 눈이 되어 두 사람이 하나가 되는 것이지, 상대방의 못난 부분을 비난하고 공격하는 게 아니에요.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감싸주면 부정적인 관계도 반드시 회복된답니다. Q 이번 케이스에서 남편은 아내가 아침 식사를 챙겨주지 않는 것에 대해 아쉬움이 있는데, 아내가 남편을 위해 좀 더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는 없을까요? 아내가 문제에 갇힌 이유는 어릴 때부터 상처가 많고, 남편으로부터도 원하는 만큼의 정서적인 지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아내의 역할에 대해 좀 더 적극적이지 못한 것도 충분한 동력을 얻지 못해서랍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남녀의 입장에 차이가 있어요. 남편은 ‘부부싸움을 해도 밥은 챙겨주는 게 아내의 역할’이라고 생각하죠. 또 아내가 차려준 밥상을 통해 가장으로서 인정받으려는 욕구가 있어요. 아내의 정서를 기능과 분리해서 생각하죠. 하지만 남편과 갈등이 있을 때 아내는 “전쟁터에서 적군에게 밥 해주는 거 봤냐?”라고 반문해요. 정서적으로 위로를 받지 못하는데 어떻게 기능적으로 동력이 생기냐는 거죠. 이제부터 남편은 아내의 힘든 부분을 위로하고 정서적으로 다가가보세요. 그러면 아내는 남편을 다시 챙기고, 적극적으로 밥도 차려주고 싶어 할 겁니다. 그렇게 챙기기 시작하면 남편도 아내에게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고, 아내는 그런 남편을 가장으로서 인정하게 되지요. 핵심은 서로에 대한 친밀감입니다. 친밀감이 없는 부부는 하나가 되지 못하고 사소한 것으로 다투게 돼요. 부부 사이에 친밀감이 형성되면 갈등도 함께 해결할 수 있답니다. 부부의 정서적 결합 정도 알아보기 ‘예’라고 답한 문항을 1점으로 계산한다. 이 설문의 결과는 비단 부부관계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 인간관계에 적용할 수 있다. 각자 설문을 마친 뒤 배우자와 결과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배우자가 당신에게 쉽게 접근하는 편입니까? 1 나는 쉽게 배우자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 예( ) 아니오( ) 2 배우자는 나와 정서적인 유대감이 있다. 예( ) 아니오( ) 3 배우자는 내가 가장 소중하다고 말해준다. 예( ) 아니오( ) 4 나는 지금 외롭지 않고, 부부 관계도 좋은 편이다. 예( ) 아니오( ) 5 나는 배우자와 속마음을 쉽게 나눌 수 있고, 배우자는 내 말을 경청한다. 예( ) 아니오( ) -자신이 생각하기에 배우자가 당신에게 쉽게 반응하는 편입니까? 1 내가 배우자와 함께 있고 싶고 위로해달라고 말하면, 배우자는 그렇게 해줄 것이다. 예( ) 아니오( ) 2 내가 가까이 있고 싶어 하면 배우자는 다가와 줄 것이다. 예( )아니오( ) 3 나는 불안하고 두려울 때 배우자에게 기댈 수 있다. 예( ) 아니오( ) 4 나는 배우자와 다투거나 의견이 다를 때도 여전히 배우자에게 중요한 사람이며, 우리는 서로 감정을 쉽게 나눌 수 있다. 예( ) 아니오( ) 5 배우자에게 내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쉽게 알 수 있다. -당신은 배우자와 긍정적으로 교감하고 있습니까? 1 나는 배우자와 함께 있으면 편안하고, 배우자를 신뢰한다. 예( )아니오( ) 2 나는 배우자에게 모든 것을 말할 수 있다. 예( ) 아니오( ) 3 배우자와 떨어져 있어도 연결돼 있다는 확신이 있다. 예( ) 아니오( ) 4 배우자는 나의 기쁨, 고통, 두려움에 관심을 갖고 있다. 예( )아니오( ) 5 나는 배우자와 나의 모든 감정을 편하게 나눌 수 있다. 예( ) 아니오( ) *부부 모두 점수가 7점 이상이면 비교적 안정적으로 결합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점수가 7점보다 낮으면 결합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상태다. <■글 / 곽도은(프리랜서) ■사진&제공 / 경향신문 포토뱅크, 전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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