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833 건 검색)
- 유승민 “한동훈 배신자? 정말 나쁜 프레임···우리가 조폭인가”
- 2024. 12. 16 09:45정치
- .... 그는 당의 분열상을 지적하며 “그렇게 중한 죄를 저지른 대통령을 끝까지 감싸는 게 우리가 무슨 조폭인가”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여권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유 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 탄핵, 국내외 영향윤석열 탄핵 정국
- ‘조폭과 동업까지’···프로포폴 불법투약 의사 등 31명 기소
- 2024. 11. 20 10:53사회
- 프로포폴 중독자에게 사용하고 남은 다량의 프로포폴 박스 증거물이 놓여있다. 서울중앙지검 제공 검찰이 의료용 마약류인 프로포폴을 불법투약하는 전용공간까지 마련해 프로포폴을 무제한 투약해준...
- 889억원대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조직 검거···조폭 등 97명 송치
- 2024. 11. 12 17:19지역
- 경찰 마크. 경향신문DB 국내에서 수백억원대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한 조직이 경찰에 검거됐다. 광주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12일 도박공간 개설,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불법 도박사이트 총책 A씨...
- “평생 ○○의 여자”···배우자에게 문신 강요한 조폭 ‘징역 5년’
- 2024. 09. 04 07:29사회
- ... 전경. 한수빈 기자 교도소를 출소하자마자 배우자를 협박해 몸에 문신을 새기게 하고 감금한 조폭이 징역 5년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지난 7월31일 중감금치상, 상해, 강요 등...
스포츠경향(총 217 건 검색)
- ‘조폭 출신’ 유튜버, 마약 혐의로 구속···주변 BJ 등 10여명도 수사
- 2024. 08. 23 00:03 연예
- 조직폭력배 출신 30대 유튜버 겸 인터넷 방송 BJ가 마약류를 투약하고 판매한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다른 BJ 등 주변 인물 10여명이 마약 혐의에 연루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16일 아프리카TV BJ 김모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김씨는 지난 2022년 10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지인의 주거지 등에서 케타민 등 마약류를 투약하고 수천만원어치 마약류를 판매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를 받는다. 김씨는 경찰이 관리하는 국내 폭력조직 ‘춘천식구파’ 조직원으로, 본인이 조폭임을 밝히며 유튜버와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그의 유튜브 구독자 수는 26만에 달한다. 김씨와 관련한 제보를 받은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주변 인물들이 대거 연루된 정황을 포착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김씨로부터 마약류를 공급받고 투약한 박모씨 등 다른 아프리카TV BJ 여러 명과 BJ에게 별풍선을 쏘는 후원자, BJ 관련 엔터테인먼트사 임직원 등 10여명을 입건한 상태다. 박씨 주거지 등에서 다른 BJ 여러 명과 집단으로 마약을 투약한 정황도 확인됐다. 경찰은 박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 중이다. 경찰은 오는 23일 김씨를 검찰에 송치하고 이들에게 마약을 공급한 판매책 등에 대한 수사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 ‘조폭고’ 태국·미얀마 1위···인니·말레이 2위
- 2024. 06. 21 09:39 연예
- Viu(뷰) 제공 드라마 ‘조폭인 내가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가 아시아 전역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21일 아시아 최대 범지역 OTT 플랫폼 Viu(뷰)에 따르면 ‘조폭인 내가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이하 ‘조폭고’, 영제: High School Return of a Gangster)는 6월 2주차(6월 10일~16일) Viu 주간 차트에서 태국·미얀마 1위,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2위를 비롯해 홍콩 4위, 싱가포르 5위, 필리핀 7위 등을 기록했다. ‘조폭고’는 대학에 가고 싶은 조폭(이서진)이 열아홉 왕따 고등학생(윤찬영)의 몸에 빙의되면서 자신만의 기술로 가해자를 응징하고,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친구(봉재현)와 새로운 우정을 쌓으며 성장하는 판타지 휴먼 드라마. 특히 ‘조폭고’의 흥행은 앞서 ‘피라미드 게임’, ‘방과 후 전쟁활동’, ‘청담국제고등학교’ 등 K-학원물의 인기 바통을 이어받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와 관련해 Viu 관계자는 “한국의 문화와 드라마에 심취한 시청자들이 한국의 중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학생들에게 벌어지는 크고 작은 에피소드에 관심을 느껴 K-학원물의 인기로 연결됐다”라고 전했다. 한편, Viu(뷰)는 ‘재벌집 막내아들’, ‘모범택시2’ 등 한국 인기 콘텐츠를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 해외 16개국에 선보이고 있는 홍콩 PCCW 범지역 OTT 플랫폼이다. 현재 한국 드라마 ‘졸업’, ‘우리, 집’, ‘플레이어2: 꾼들의 전쟁’,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 예능 ‘신들린 연애’ 등을 선보이고 있다.
- [인터뷰] 윤찬영은 아재개그 난무하는 ‘조폭고’ 를 어떻게 살렸나
- 2024. 06. 20 19:11 연예
- 배우 윤찬영. 넘버쓰리픽쳐스 제공. 아재개그가 난무하는 꼰대 조폭 빙의 드라마…겉으로만 보면 시대착오적 설정으로 가득한데 이상하게 자꾸 빠져든다. 대체 왜일까?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OTT 웨이브 드라마 ‘조폭인 내가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이하 ‘조폭고’)의 인기를 이끄는 건 고등학생 송이헌과 그로 빙의된 조폭 김득팔(이서진 분), 1인 2역을 연기하는 배우 윤찬영이다. 윤찬영은 최근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경향과 만나 “지인들이 좋게 보고 있다는 얘길 많이 한다”면서 “뿌듯하고 행복한 요즘”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조폭고’는 대학에 가고 싶은 40대 조폭 김득팔이 열아홉 왕따 고등학생 송이헌의 몸에 빙의되면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가해자를 응징하고,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친구 최세경(봉재현)와 우정을 쌓으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휴먼 드라마다. 배우 이서진이 문신을 새긴 조폭 김득팔로 특별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웨이브 ‘조폭인 내가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 “이서진 선배님은 캐스팅이 늦게 확정됐어요. 선배님께서 준비해오신 득팔 캐릭터에서 특유의 말투나 행동, 눈빛 등을 참고하고 제 방식대로 해석하고 표현하려 했어요. 이헌과 득팔이 상반되는 배역이라 차이를 극명하게 주기 위해 걸음걸이 등에 차이를 뒀어요. 득팔로 있을 땐 일부러라도 더 당당한 자세를, 이헌으로 있을 땐 위축된 자세를 취했죠. 한 마디로 ‘자신감의 차이’ 였어요.” 40대 득팔의 대사는 사자성어와 아재개그가 난무하고, 10대 이헌이 평소에 잘 쓰지 않는 말로 가득하다. “어렸을 때부터 ‘애늙은이 같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그런 부분에서 역할과 싱크로율이 있지 않나 싶네요. 사실 평소에도 아재 개그를 좋아하는 편이에요. 단어에 라임만 맞으면 어떻게든 엮어보려고 하는 성향도 있고 코믹에 대한 욕심이 있는 편이라 즐기면서 할 수 있었습니다.(웃음)” 웨이브 ‘조폭인 내가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 ‘조폭고’ 속 이헌은 학교 폭력에 시달리다 육교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시도했으나, 마침 그를 발견하고 말리려던 김득팔에게 떨어지면서 영혼이 빙의한다. 이후 이헌의 몸 속에 들어온 득팔은 운동을 통해 빙의된 육체의 힘을 키운다. 윤찬영은 “득팔은 복싱이 주특기라 집에서 영상도 찾아보고 아침에 혼자 거울보고 섀도 복싱도 했다”면서 “내게도 실제로 득팔을 빙의시키려 한 시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2013년 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로 데뷔한 윤찬영은 십 여 년간 각종 아역과 학원물을 섭렵했다. 2022년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이청산 역으로 대중에게 깊이 각인된 그는 유독 교복을 입는 역할을 많이 맡았다. “학교 다닐 때 교복을 풀세트로 입고 다니는걸 좋아했어요. 그만큼 편안하게 느껴지는 옷이죠. 어릴 때부터 연기하다보니 학생 역할은 어찌보면 당연하고요. ‘비슷하게 느껴지면 어쩌지’란 부담도 있었지만, 함께 연기한 시간이 많은 의상이기도 한 만큼 거기서 오는 자신감도 있어요. 캐릭터별로 교복을 대하는 방식이 다양한데요, 이헌 역에선 한 사이즈 크게 사서 헐렁하게 입어 엉거주춤한 모습을 표현하고, 득팔 역을 할 땐 딱 맞는 교복에 백팩을 클러치 처럼 옆구리에 끼고 다니는 식이죠.” 배우 윤찬영. 넘버쓰리픽쳐스 제공. 드라마 원작은 BL(Boy Love)소설로 이헌과 동성 친구 세경(봉재현)과의 알쏭달쏭한 밀당도 화제를 모았다. 실제로 해당 드라마엔 학원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주인공이 등장하지 않는다. 윤찬영은 BL물에 대한 부담을 묻는 질문에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장르적인 성격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고, 그 부분(동성과의 사랑)에 대해선 깊게 들어가지 않았다”면서 “이헌이와 세경은 친구 사이지만, 서로 공부도 알려주고 싸움도 알려주며 우정을 넘어서는 애틋한 사이”라고 했다. 윤찬영은 ‘조폭고’가 좋은 어른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드라마라고 소개 했다. 그는 “폭력이 좋은 행동은 아니지만 득팔이 살아온 삶의 방식”이라면서 “후반부에 동수와 종철이의 대화 장면에서 과거에 얽힌 얘기가 나온다. 득팔이 정의로운 사람, 좋은 어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임했다”고 했다. “좋은 어른이란 베풀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베푼다는 건 대가 없이 타인에게 양도한다는 얘기죠. 나누려면 그만큼의 노력과 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다른 사람을 품어주고 안아줄 수 있고 베풀어주기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이 좋은 어른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고요.”
- 인터뷰
- 봉재현, 가정폭력 시달리는 ‘엄친아’ 어떻게 막 내릴까 (조폭고)
- 2024. 06. 19 14:15 연예
- 울림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골든차일드(Golden Child) 봉재현이 ‘조폭고’를 통해 배우로 한 단계 더 성장했다. ‘조폭인 내가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이하 ‘조폭고’)는 대학에 가고 싶은 조폭이 열아홉 왕따 고등학생의 몸에 빙의되면서 자신만의 기술로 가해자들을 응징하고,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친구와 새로운 우정을 쌓으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휴먼 드라마다. ‘조폭고’에서 봉재현은 성적 우수, 용모 단정, 체격과 체력까지 좋은 모범생이지만 내면에 숨겨진 아픔을 지닌 인물 최세경 역을 맡았다. 김득팔(이서진 분)이 몸에 빙의된 송이헌(윤찬영 분)의 곁을 지키며 자신 또한 폭풍같은 혼란에 휩싸이는 최세경을 섬세한 표현력으로 그려내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특히 송이헌을 향한 증오와 집착부터 ‘엄친아’의 정석처럼 보이지만 가정폭력에 시달리며 고통에 몸부림치는 불안한 모습까지, 다정함과 싸늘함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극과극 온도차의 반전 연기를 선보이는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탄탄하게 다져온 연기력을 마음껏 뽐내며 전 세계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앞서 ‘썸타는 편의점’, ‘서울괴담’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안정적인 연기력을 인정받은 봉재현은 지난해 ‘반짝이는 워터멜론’에서 청각장애인 은호 역을 맡아 표정과 수어로 감정을 전달해야 하는 고난도 연기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배우로서의 무한한 가능성과 역량을 증명했다. 장르와 배역을 불문한 다양한 작품과 진심을 담은 연기로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주고 있는 봉재현은 ‘조폭고’를 통해 더욱 무르익은 캐릭터 소화력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인물 최세경에 완벽 동기화된 모습으로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내며 ‘차세대 연기돌’ 진가를 입증했다. 봉재현의 활약에 힘입어 ‘조폭고’는 통합 콘텐츠 랭킹 5위를 비롯해 티빙 실시간 인기 시리즈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아시아 최대 범지역 OTT 플랫폼 뷰(Viu) 발표에 따르면 태국과 인도네시아의 TOP10 차트에서도 1위를 차지했고, 홍콩, 말레이시아, 필리핀 차트에서도 높은 순위를 기록하는 등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얻으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겨둔 지난 18일에는 최세경과 송이헌, 최세경의 아버지 최명현(서태화 분)의 살벌한 삼자대면 모습이 담긴 스틸이 공개돼 최종화의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격양된 표정으로 송이헌의 멱살을 부여잡은 아버지와 그를 말리고 있는 최세경의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에서 이들의 관계가 어떤 변화를 맞이하며 극이 마무리될지 궁금증이 고조된다. 봉재현이 출연하는 드라마 ‘조폭고’는 19일 오후 4시 웨이브, 왓챠, 티빙을 통해 7~8화가 공개되며, TV 채널에서는 지난주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 10시에 라이프타임을 통해 방송되고 있다. 봉재현 주연의 드라마 ‘조폭고’(극본 정다희/ 연출 이성택/ 원작 호롤(영상출판미디어)/ 제작 (주)넘버쓰리픽쳐스)는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주간경향(총 14 건 검색)
- [시네프리뷰]극한직업-지금까지 이런 조폭 코미디 장르는 없었다(2019. 01. 28 14:42)
- 2019. 01. 28 14:42 문화/과학
- <극한직업>이 과거 ‘조폭 코미디’ 작품들과 차별되는 지점은 보다 재기 넘치면서도 재미와 유치함 사이의 위태로운 경계에서 균형을 잃지 않는다는 점이다. 제목 극한직업 제작연도 2019년 제작국 한국 러닝타임 111분 장르 코미디/ 액션 감독 이병헌 출연 류승룡,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공명 개봉 2019년 1월 23일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어바웃필름 결국 해산위기에 처한 마약반 5인방. 이렇다 할 성과도 없이 사고만 내고 다녀 경찰서 내에서도 눈 밖에 났다. 때마침 국제 범죄조직의 국내 마약 밀반입 정보를 입수하게 된 팀의 대장 고 반장(류승룡 분)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란 각오로 부하들과 잠복근무에 돌입한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는다. 조직원들의 사무실 길 건너편 치킨집에서 잠복하며 시간만 보내고 있는 형사들의 사기는 점점 떨어져만 간다. 그러던 어느 날 치킨집 사장이 파리만 날리는 가게를 접기로 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해온다. 하필이면 그제야 조직의 두목 이무배(신하균 분)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오랜 시간 공들여온 기회를 놓칠 수는 없다. 마약반 형사들은 갈등 끝에 차라리 가게를 인수해서라도 수사를 종결하기로 한다. 하지만 이게 웬일? 거친 외모와 다르게 집안의 섬세한 미각을 물려받은 마 형사(진선규 분)의 출중한 요리실력 덕에 치킨 집은 손님이 늘기 시작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가게 앞에는 몰려든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급기야 세상에 없던 맛집으로 방송의 주목을 받으며 전국적인 유명세까지 얻게 된다. 이제 마약반 5인방의 수사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능청스런 코믹 연기와 연출의 앙상블 다수의 흥행작 각본 작업과 <스물>(2014), <바람 바람 바람>(2018) 등 장편영화 연출을 통해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이병헌 감독은 특별히 코미디 장르에 일관된 애정을 보여왔다. 이번 작품 역시 외형적으로는 범죄수사물이지만 액션이나 서스펜스보다는 코미디에 중점을 둔 만큼 그의 남다른 감각은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적재적소에 적절히 배치된 희극적 요소들이 작품 전체를 지루하지 않게 이끌고, 심지어는 빈번히 발견되는 논리적 결함과 빈틈까지도 잊게 만든다. 기본적으론 각본과 연출의 몫도 무시할 수 없겠지만 코미디 장르의 특성상 배우들이 지닌 재능이 작품의 성패에 더 큰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한동안 이렇다 할 결과나 인상을 남기지 못했던 류승룡은 모처럼 희극배우로의 감각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어 보인다. 다른 출연배우들과의 호흡도 나쁘지 않지만 특별히 아내 역을 맡은 김지영과 만들어내는 부부관계의 코믹한 상황들은 유난히 도드라진 재미를 이끌어낸다. <범죄도시>에서 보여준 악역 액션배우의 이미지가 강했던 진선규는 이전의 선 굵은 이미지와는 다르게 헐렁하다 못해 귀엽기까지 한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다가선다. 더불어 이들과 호흡을 맞춘 이하늬, 이동휘, 공명 등도 최소한 자신들이 책임져야 할 몫을 충분히 감당해낸다. 작품의 전반을 압도하는 이들의 능청스런 연기와 팀워크는 관객들에게 환영받을 공산이 충분해 보인다. 잊고 있던 ‘조폭 코미디’ 장르의 기시감 흥미로운 지점은 영화가 끝난 후 남는 뒷맛이다. 과거 한국영화시장을 장악했던 ‘조폭 코미디’를 연상시킨다. <조폭마누라>(2001), <두사부일체>(2001), <달마야 놀 자>(2001) 등으로 대표되는 일련의 작품들이 크게 성공하면서 2000년대 전후 한국영화계를 장악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조폭 코미디 장르는 비평가들의 일관된 혹평에도 불구하고 대중에게는 열렬히 환영받은 장르였다. 다시 말해 작품의 완성도나 주제보다는 관객들의 취향과 요구가 무엇인지에 철저히 집중했다는 얘기다. 늘 그렇듯 뒤이어 넘쳐난 속편과 아류작들의 자기복제는 치명적인 독이 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장르 자체의 몰락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후 꽤 오랜 시간이 지났고 최근의 주목받은 한국 영화들이 공통적으로 취하고 있는 진중한 주제의식이나 냉소적 분위기에 관객들이 질릴 때가 된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극한직업> 속에서는 과거 조폭 코미디 장르에서 일관되게 발견되던 전형성 또는 공식이 그대로 발견되고 있기도 하다. 코미디와 액션을 적절히 안배해 러닝타임을 채우는 구성이나 시종일관 과장된 캐릭터들의 갈등이나 관계가 그렇다. 종장에 이르러 등장했던 모든 인물들이 총출동해 하나로 뒤엉켜 난장판을 벌이는 소란스런 피날레 역시 재연된다. 이는 조폭 코미디에서 ‘인장’과도 같은 필수장면이기도 하다. 하지만 <극한직업>이 과거 작품들과 차별되는 지점은 보다 재기 넘치면서도 재미와 유치함 사이의 위태로운 경계에서 균형을 잃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랜만에 경험할 수 있는 통속적 오락영화의 기시감이 요즘 관객들에게도 환영받는 요소로 재확인될지 조심스레 지켜보게 된다. 어디서 본 듯한 ‘우라까이’ 느낌 최근 한국영화계에서 빈번하게 사용되는 단어 중 하나가 ‘우라까이’다. ‘베끼다’란 의미로 쓰이는 일본식 은어인데 실제로 일본어에는 없는 단어라고 한다. 까놓고 말해 ‘표절’이란 말의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대체해 쓰는 것이라 이해해도 틀리진 않다. 인터넷에서 우라까이란 말의 어원을 찾으면 언론계나 패션계에서 사용된 단어라는 정보들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근래 들어서 영화계만큼 이 단어를 공공연하고 요긴하게 사용하는 곳이 더 있을까 싶기도 하다. 영화 <극한직업> 역시 줄거리가 발표되자마자 우라까이에 대한 다양한 의심을 받았다. 대표적으로 비교언급되는 영화는 우디 앨런 감독의 2000년작 <스몰 타임 크룩스(Small Time Crooks·사진)>. 신분상승을 꿈꾸는 부부가 은행을 털기 위해 은행 옆 건물에 쿠키가게를 차리는데 거사는 계획대로 되지 않고 되레 쿠키 장사가 대박나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는 내용을 그린다. 하지만 이 작품도 원래는 1942년 로이드 베이컨 감독이 연출한 범죄 코미디 <절도 주식회사>(Larceny, Inc.)의 아이디어를 차용한 리메이크 영화였다. 국내 개그프로 <코미디 빅리그>의 다양한 코너들 중에서 2017년 즈음 잠시 방송됐던 ‘잠입수사’ 에피소드는 수사를 위해 범인이 출몰하는 업소에 위장 취업한 형사들을 등장시켰다. 매번 국밥집, 중국집, 극장 등 다양한 업종이 등장하는데 힘든 노동에 고생하다보니 정작 수사는 뒷전일 수밖에 없는 형사들의 애끓는 하소연과 소동을 코믹하게 그린 것이 웃음의 포인트였다. 진실 여부를 떠나 당분간 한국영화를 볼 때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을 경험하는 일은 더욱 빈번해질 것으로 보인다.
- 시네프리뷰
- [영화 속 경제]신세계-조폭기업 지배구조의 변수 ‘주먹’(2014. 10. 21 14:47)
- 2014. 10. 21 14:47 경제
- 조직폭력배들이 키운 기업이 있다. 몇 개의 계파가 합쳐 만든 기업형 조폭으로 계속 커지면 공권력이 손을 대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미리 핵심부에 경찰들을 심어놨다. 이들을 이용해 기업 경영권에 개입을 하려 한다. 통제 가능한 경영진을 세우기 위해서다. 그 프로젝트 이름이 ‘신세계’다. 박훈정 감독의 (2012)는 아이디어가 발칙하다. 경찰청 수사기획과 강 과장(최민식 분)은 국내 최대 범죄조직에 신입경찰 이자성(이정재 분)을 잠입시켜 놓는다. 8년이 지났다. 조직폭력배들이 급격히 덩치를 키웠고 ‘골드문’이라는 기업까지 세웠다. 건설, 유통, 엔터테인먼트(카지노와 호텔), 제2금융권(상호금융과 벤처캐피털) 등을 계열사로 거느린 거대 그룹이다. 그 사이 이자성은 골드문의 2인자인 정청(황정민 분)의 오른팔이 됐다. 어느 날 회장이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골드문의 경영권을 놓고 2인자들이 움직인다. 골드문의 최대 계파인 ‘재범파’를 이끄는 이중구는 정청을 견제한다. 는 갱스터영화지만 내용으로 보자면 기업영화에 가깝다.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벌이는 이사들 간의 머리싸움이 여느 기업들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룹의 회장(최고경영자) 자리는 주주총회의 표 대결에서 결정난다. 골드문은 정청과 이중구 간 2파전이다. 주식회사에서는 50.1%의 주식을 가지면 무조건 회사를 지배할 수 있다. 특정 기업의 주식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주주를 대주주라고 한다. 기업경영권에 지배력이 크다는 의미에서 지배주주라고도 한다. 중소기업은 대개 대주주가 50% 이상의 지분을 갖는다. 하지만 대기업의 경우는 20~30% 정도만 보유해도 대주주가 되기에 충분한 경우가 많다. 원채 발행주식이 많고, 주가 규모가 커서 다양한 주주들에게 주식이 분산돼 있기 때문이다. 발행주식의 과반수를 갖고 있으면 과점 주주가 된다. 국세기본법에서 과점주주란 특정인과 그의 특수관계인이 소유하는 주식의 합계가 해당 기업 전체 주식의 50% 이상을 갖고 있는 자를 말한다. 특수관계인이란 주주와 아주 가까운 관계에 있는 사람으로 통상 친인척을 의미한다고 보면 된다. 특수관계인을 관리하는 이유는 특정 주주와 같은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주식의 20%, 부인이 10%, 아들이 10%를 갖고 있다면 실제 이사회에서는 이들이 40%의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크다. 주주가 법인일 수도 있다. 이 경우는 해당 법인이 50% 이상 출자하고 있는 타법인이거나, 해당 법인에 50% 이상 출자한 개인과 법인도 특수관계인이다. ‘법인’ 특수관계인을 이용하면 순환출자 구조를 만들기 쉽다. 순환출자란 한 그룹 안에서 A기업이 B기업에, B기업이 C기업에, C기업은 A기업에 다시 출자하는 식으로 그룹 계열사들끼리 돌아가며 자본을 늘리는 것을 말한다. 즉 ‘A→B→C→A’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완성된다. 예를 들어 자본금 100억원을 가진 A사가 B사에 50억원을 출자해 계열사를 만든다. B사는 30억원을 출자해 C사를 만든다. C사는 A사에 10억원을 출자해 기존 지배력을 강화한다. 순환출자는 파악하기가 어렵다. 특수관계인이 복잡하게 얽히고설켜 있을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행법은 A기업과 B기업이 서로 출자하는 상호출자는 금지하지만 순환출자는 금지하지 않고 있다. 다만 올해부터 대기업이 신규로 순환출자를 해 기업을 만드는 것은 금지됐다. 골드문 그룹의 이사는 전직 조직폭력배 출신이다. 각기 이해관계가 달라 누가 누구를 지지하려는지 모르는 만큼 이사회 표대결이 매우 치열하다. 조폭기업도 이사회 운영은 일반기업과 다를 바가 없지만 변수가 있다. 칼과 주먹이다. 협박과 위협이 이사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나를 지지하면)목숨만은 살려드리지요”라는 이중구의 한마디로 조폭기업의 경영판단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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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속 경제]표적-거래비용 줄이려다 박살나는 조폭(2014. 05. 26 17:59)
- 2014. 05. 26 17:59 경제
- 비가 억수같이 퍼붓던 날. 한 남자가 총을 가진 자들에게 쫓긴다. 결국 응급실에 실려간 이 남자는 백여훈(류승룡 분)이다. 경찰은 명진빌딩 건물 소유주 양동석의 살해 용의자로 백여훈을 지목한다. 백여훈을 치료한 응급실 레지던트 이태준(이진욱 분)의 아내가 누군가에게 납치당한다. 납치범은 이태준에게 전화를 걸어 응급실에 있는 백여훈을 빼내오라고 요구한다. 광역수사대가 투입돼 백여훈을 뒤쫓는다. 백여훈은 특수부대 출신의 인간병기. 경찰은 그를 쉽게 잡지 못한다. 창감독의 영화 은 이런 줄거리를 갖고 있다. 의 원작은 2011년 개봉했던 프랑스 영화 다. 백여훈에겐 틱장애가 있는 동생이 하나 있다. 부모가 일찍 돌아가신 이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피붙이다. 동생 성훈은 얼떨결에 조직이 꾸민 살인사건에 연루됐다가 살해당한다. 백여훈이 동생을 죽인 자들에게 묻는다. 왜 하필이면 내 동생을 택했느냐고. 답변은 이렇다. “호적등본을 보니 고아라서…. 형이 있는 줄 몰랐어요. 성훈이는 엑스트라였어요.” 백여훈은 분노하면서 ‘몸통’에 대한 복수를 결심한다. 하지만 경제학자인 로널드 코스에게 조직폭력배들의 결정을 평가해 달라고 한다면 “거래비용을 감안할 때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거래비용(Transaction cost)이란 거래를 할 때 발생하는 비용이다. 수수료 같은 거래 서비스 비용은 물론이고 조직, 시장 등 제도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까지도 포함된다. 즉 조사와 정보를 얻는 데 든 비용, 협상을 하고 결정을 하는 데 든 비용, 단속을 하고 이행하는 데 든 비용이 모두 포함된다. 거래비용은 통상 시장이 커질수록 경제활동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다. 이런 거래비용을 줄이기 위해 만들어지는 것이 ‘기업’이다. 기획, 구매, 판매를 각기 다른 조직으로 두면 지급해야 할 거래비용이 너무 많다. 이들을 한데 묶으면 중복지출해야 하는 거래비용들을 많이 줄일 수 있다. 그래서 기업도 점점 커지는 것이라고 ‘거래비용 경제학’은 설명한다. 거래비용은 두 번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1991년에는 로널드 코스가, 2009년에는 윌리엄슨이 받았다. 코스가 1937년 펴낸 ‘기업의 본질’(The Nature of the Firm)은 현대 경제학의 연구 주제를 개인(소비자)에서 기업으로 돌려놨다는 평가를 받는다. 거래비용으로 해석하는 경제학은 제도를 중요하게 봤다고 해서 ‘제도경제학’이라고도 부른다. 고아인 성훈은 살인 혐의를 뒤집어쓰고 구속되더라도 문제를 제기할 가족이 없다. 가족 뒤를 돌봐줘야 하는 부담도 없다. 틱장애를 앓고 있어 대인관계도 넓지 않다. 조직폭력배 입장에서 성훈은 ‘명진빌딩 인수’라는 거래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상임이 틀림없어 보인다. 거래비용 이론은 때로 정부 개입을 정당화하는 이론적 토대가 된다. 통상 상품거래에서 생산자가 소비자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어 소비자가 과도하게 상품거래비용을 지출할 수 있다. 또 규정이나 절차가 애매하면 거래비용이 많이 들 수 있다. 이때 정부가 교통정리를 해주면 낮출 수 있다. 예를 들어 농산물 유통업자는 생산자에게 1000원에 배추 한 포기를 사서 소비자에게 5000원에 판다고 치자. 생산비를 알 리 없는 소비자는 4000원의 유통비를 물며 배추 한 포기를 사야 한다. 하지만 정부가 생산가격을 홈페이지에 공개토록 한다면 유통비가 낮아져 소비자는 거래비용을 낮출 수 있다. 규제 완화도 일종의 거래비용 줄이기다. 하지만 무리하게 거래비용을 줄이려다 대형사고가 나면 더 큰 비용이 들어갈 수 있다. 성훈의 특수부대 출신 형인 여훈에게 박살나는 조직폭력배들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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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윤수의 도시 이미지 읽기]조폭 문신이 떠오르는 ‘바르게 살자’(2013. 07. 29 17:11)
- 2013. 07. 29 17:11 문화/과학
- 전국의 거리를 뒤덮을 기세로 세워지고 있는 저 거대한 표지석들, 우리 사회의 퇴행성에 전율을 느낀다. ‘정윤수의 도시 이미지 읽기’ 연재를 시작합니다. 문화평론가 정윤수씨가 맡는 현대 도시의 이미지 읽기는 여행 중 눈에 들어오는 강한 이미지를 채집하고 독해해서 도시와 문화, 일상, 삶의 단면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전해드릴 것입니다. 자유로로 진입하는 장항IC 길목에 서 있는 ‘바르게 살자’ 그것은 관악산 입구에도 있고, 수락산 입구에도 있다. 저 남쪽 바다 서귀포 쇠소깍해변 소공원에도 있고, 북쪽의 고성군 송지호 철새관망타워 대로변에도 있다. 없는 곳이 없다. 산자수명하여 사람들 많이 모이는 곳이면 어김없이 서 있고, 교통의 중심이라 차륜들이 쉴 새 없이 오가는 길목마다 기립해 있다. 낙향처사의 안빈낙도가 기품 있게 펼쳐져 있다는 담양군 제월리의 그 유명한 면앙정 앞에도 있고, 산세 그윽하여 선풍이 드높다는 해남군 두륜산 입구에도 있으며, 콩밭 매는 아낙네가 고개 한 번 돌리면 볼 수 있는 청양군 칠갑산의 휴게소 꼭대기에도 있다. 도심은 말할 것도 없다. 서대문구 신촌로터리에도 있고, 종로구 종로타워 앞에도 있고, 부산역 지하철 10번 출구에도 있고, 부산진역 앞에도 있다. 저 경북 울릉군의 도동리·서면·북면마다 서 있고, 반대편 전남 신안군으로 넘어가서 도초도·자은도·신의도·임자도·안좌도에도 하나씩 기립하고 있으니 이러한 기호지세라면 장차 통일이 되어 개성 너머 평양이요, 금강산 너머 원산 지나 그 멀고먼 함경북도 산골마을 삼수 갑산까지 이 거대한 바윗덩어리가 온 산하를 뒤덮을지도 모를 일이다. 다름 아닌, ‘바르게 살자’. 울릉·제주도까지… 전국 600개 넘어 인터넷 사진 전문 사이트 ‘레이소다’가 있다. 거기서 활동하는 사람 중에 아이디 ‘DLKN’을 쓰는 분이 있는데, 이 분이 직접 확인하여 지난 7월 25일자로 게시한 바에 따르면 이 ‘바르게 살자’ 조형물은 전국적으로 605개 정도 있다고 한다. 내가 사는 일산에서 자유로로 나가는 길목 한복판에도 그것은 서 있다. 나는 아침 저녁으로 그것을 본다. 시대착오적인 조형물이지만 사회의 퇴행현상이 뚜렷해질수록 그 조형물의 당대성에 전율을 느낀다. ‘바르게 살자’는 조형물은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가 세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관할 지자체로부터 도로점용 허가를 얻어야 한다. 이 단체가 구청이나 읍·면·동보다는 훨씬 상급기관인 안전행정부의 협의기관인 데다가 회원들 대부분이 지역 여론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관계망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초 지자체는 점용 허가를 내준다. 물론 명분이 없지는 않다. 그 조형물이 ‘공공성’과 ‘계도성’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그런가. 공공성과 계도성이란 무엇인가. 거리는 공유물이며 공공재다. 특정 기관이나 단체나 기업이나 개인에 앞세우는 이미지나 메시지가 압도하는 것은 공공성이 아니다. 지난 7월 10일, 아마도 가장 최근에 세워진 조형물인 경기도 포천시 창수면의 ‘바르게 살자’는 높이 2.4m, 가로 2.2m, 세로 68cm 크기다. 우람하고 장대하고 튼튼한, 묵시록적인 자연 재앙이 아니고서는 무너지거나 부서지지 않는 화강암이다. 전국 대부분의 조형물이 이런 규모다. 서기 3000년쯤에도 끄떡없을지 모른다. 그때가 되면 문화유산이라도 될까. 하지만 지금은 공공재인 거리와 공원을 압도하는 위압적인 조형물이요, 그 형상 자체가 조잡하기 이를 데 없는 돌덩어리다. 이런 것을 공공성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공공성은 상대적인 개념이며 그것은 일시적으로 한 시대를 살게 된 사람들끼리 쟁론하고 토론하면서 형성해가는 유동적인 개념이다. 계도성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발달한 현대 시민사회에서 누가 누구를 계도하는가. 국가가? 지자체가? 특정 단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도시 공간에 대해 주목할 만한 글을 써온 상지대 홍성태 교수는 이미 수 년 전에 “경관을 망치는 흉물이며 시민을 계도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민주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유치하고 시대착오적인 조형물”이라고 말했다. 흡사 ‘차카게 살자’라고 새긴 조폭의 문신 같다. 설악산 일대의 풍경을 가로막고 있는 속초시 영랑호의 ‘바르게 살자’ 소시민들 위압하는 시대착오적 조형물 예리한 시선으로 우리 삶의 불안한 이면을 파헤쳐온 소설가 천운영의 단편 중에 ‘입김’이 있다. 소설에는 한 사내가 나온다. 성실하게 살았다. 그 조형물이 지시한 것처럼 바르게 살았다. 별명이 ‘바른생활맨’이라나. 그러나 세상은 바르게 사는 사람을 짓눌러버린다. 세상의 모든 허위의 약속어음을 믿었다가 인생 전체를 부도 맞은 이 사내는 낫을 들고 문제의 조형물을 깨부수려고 한다. 그게 될 일인가? 세상은 만만치 않고, 더욱이 그런 걸 세운 사람들이 건재하는 세상에서 낫 하나로 어떻게 해볼 수는 없다. 그리하여 파국으로 몰려간다. 소설의 한 대목을 보자. “근데 거기다 왜 그런 걸 세워놨는지 모르겠어요. 다들 열심히 사는 사람들인데. 그렇게 위압적으로 세워놓지 않아도, 바르게 살고 있잖아요. 하긴 바르게 살아봤자, 손해보는 세상인데, 손해보고 살자, 뭐 이런 뜻일까요?”(천운영, ‘입깁’에서) 이를테면 이런 뉴스 말이다. 지난 24일, 서울중앙지법 민사48부(재판장 여미숙)는 자신을 머슴처럼 부리는 상관의 횡포에 못견뎌 군복무 중 목숨을 끊은 이아무개씨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는 77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2001년 입대한 이씨는 부대 참모장의 운전병으로 배치됐는데 이 참모장은 일과 외 시간에도 운전을 시키고 관사 청소, 빨래, 애견 돌보기, 잔심부름 등을 시켰다. 결국 운전병은 자살했다. 문제는 헌병대의 수사다. 헌병대는 “인터넷 게임을 하다 게임 아이템을 훔쳤고 이 때문에 처벌받을까 우려해 자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대원과 지인들의 진술이 모두 조작된 수사였다. 이런 판국에 산하 도처에 ‘바르게 살자’는 표지석은 1000개를 목표로 착착 세워지고 있는 중이다. 이성과 감각의 시계는 자연의 흐름마저 거슬러 20세기 중엽으로 거꾸로 돈다. 21세기 중엽을 살아가야 할 어린 학생들이 20세기 중엽의 군사훈련의 잔재에 휩쓸려 제 꿈의 한 자락도 만져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갔다. 무엇이 문제인가? 누군가는 안전시설이 부족했다고 한다. 그 점, 중요하다. 그러나 안전시설만 있으면 20세기 중엽의 군사 집체교육 같은 것을 열대여섯 살 아이들에게 시켜도 좋은가? 사고가 난 충남 태안군 안면도 일대에도 ‘바르게 살자’는 조형물이 네 군데나 기립해 있다. 우리는 아직 근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윤수
- 정윤수의 도시 이미지 읽기
레이디경향(총 2 건 검색)
- 가을의 신부된 ‘조폭 마누라’ 신은경
- 2003. 11. 01 연예
- You are So Beautiful to Me! 가을의 신부는 아름다웠다. 영화 ‘조폭마누라 2’를 촬영하면서 소속사 사장과 배우로 만나 결혼에까지 이른 신은경·김정수 커플. 면사포를 쓴 신은경의 아름다운 모습에 많은 이들이 감탄했다. 아들딸 가리지 않고 남편 닮은 ‘쌍둥이’ 낳고 싶어 조 카커(Joe Cocker)의 노래 ‘You are So Beautiful’이 흐르는 동안 신은경·김정수 커플의 얼굴에서는 환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신랑이 특별히 부탁한 곡이라는 조성모의 멘트에 1천여 명의 하객들은 박수로 축하했고, 야외 결혼식장은 조성모의 감미로운 목소리로 분위기가 무르익어갔다. ‘조폭 마누라’에서 ‘가을의 신부’로 변신한 신은경, ‘You are So Beautiful to Me’라는 가사처럼 그날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지난 9월 22일, 쉐라톤그랜드워커힐 제이드가든에서 탤런트 이병헌의 사회로 진행된 야외 결혼식은 많은 볼거리를 제공했다. 신은경은 호텔측이 제공한 롤스로이스 승용차를 타고 20여 명의 가이드를 받으며 식장에 나타났다. 결혼식이 가까워질수록 많은 동료 연예인이 나타나면서 결혼식장은 축제 분위기를 방불케 했다. 하객으로는 안성기 김정은 공형진, 탤런트 김수미 박상원 송승헌 안재욱 홍석천 등이 참석해 앞날을 축하했다. 특히 이병헌·송혜교 커플이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다정하게 식장에 나타나자 많은 사람들의 환호를 받았다. 활동을 쉬고 있는 안재욱은 산발(?)한 레게 머리를 하고 나타나 신선한 충격을 주기도. 이날 주례는 그동안 후배들의 주례 부탁을 거절했던 이춘연 영화인회의 회장이 맡았다. ‘잘먹고 잘살아야 한다’라는 과격한(?) 주례사로 결혼식장을 웃음으로 뒤덮게 했다. 많은 사람들이 송혜교가 ‘부케’를 받는게 아니냐는 기대를 했지만, 신은경씨의 오랜 친구 안미경씨가 받았다. 안미경씨는 “두 사람의 성격이나 취향이 너무 비슷하다며 신은경씨가 예쁜 아기를 낳기 바래요”라며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했다. 결혼식은 오후 3시 30분부터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하객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한 후 폐백이 열리는 곳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두 사람은 결혼이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웃었다. 신은경은 임신 9주째. “처음 사랑고백을 했을 때 마음을 잊지 않고 살 것입니다. 평생 어떤 상황에서라도 믿는 마음으로 아끼면서 살아야죠. 결혼식 첫날밤 이벤트는 마련하지 않았는데요.(웃음)”(김정수) “아직 아기 이름은 짓지 않았지만, 남편 닮은 쌍둥이를 낳고 싶어요. 밥 먹다가 뽀뽀한 게 한두번 정도 되는데, 그것 때문에 닭살커플이라고 하나봐요.”(신은경) 결혼식 당일 두 사람은 호텔에서 첫날밤을 보냈다. 호텔 측은 두 사람의 이름을 새긴 가운을 선물했고, 달콤한 첫날밤을 보내라는 뜻에서 호텔조리장이 특별 제작한 초콜릿을 방에 비치하기도. 특히 아이를 가진 신은경을 위해 태교음악과 아로마 마사지도 준비하는 세심함을 보였다. 결혼식 다음날 신은경·김정수 커플은 미국 LA를 중심으로, 그랜드캐니언 등 관광명소를 돌아보는 11박 12일간의 신혼여행을 떠났다. 두 사람은 서울 잠원동에 있는 김정수씨의 아파트에 신접살림을 차린다고. 글 / 최영진 기자 사진 / 정준욱
- 영화‘조폭마누라 2’촬영 위해 내한한 장쯔이
- 2003. 08. 01 연예
- “나는 한국 영화 왕팬! 실제로 만난 조폭마누라 참, 여성스럽네요” ‘와호장룡’을 통해 세계적인 배우로 성장한 중국배우 장쯔이가 우리 나라를 방문했다. 영화 ‘조폭마누라 2’에 카메오로 출연하기 위해 내한한 그녀는 한국 영화에 대한 애정과, 추후 한국 영화 출연을 강하게 희망하며 중국 내 한류열풍에 힘을 실어주었다. “중국에서 한국 TV드라마 인기 최고예요” 영화 ‘와호장룡’ ‘영웅’ 등을 통해 월드스타로 자리매김한 중국 배우 장쯔이(24)가 지난 7월 9일 우리 나라를 찾았다. 중국국제항공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한 장쯔이는 서울 상암 CGV로 이동, 1백50여 명의 영화인과 영화팬들이 참석한 가운데 핸드프린팅 행사를 가졌다. 이번이 다섯 번째인 그녀의 방한은 다음날 있을 ‘조폭마누라 2’ 촬영을 위한 것. 그녀는 영화의 엔딩 부분에 카메오로 등장해 주인공 신은경과 결투를 벌이는 상대편 조직 ‘삼합회’의 여자 보스로 분한다. ‘조폭마누라 1’에서 최민수가 깜짝 출연해 극의 재미를 더했던 것과 같은 역할인 셈이다. 남산 하얏트호텔 기자회견장에 신은경과 나란히 등장한 장쯔이는 시종 밝은 미소를 띄었다. 이마가 반듯하게 드러나도록 깔끔하게 빗어 넘긴 머리에, 몸에 꼭 맞는 하늘색 차이니즈 칼라 민소매 셔츠와 청바지 차림. 얼굴은 아직 앳돼 보였지만 월드스타답게 내내 의젓한 태도를 잃지 않았다. “홍콩에서 ‘조폭마누라 1’을 봤어요. 신은경씨의 터프한 액션 연기가 무척 인상적이었는데, 오늘 만나보니까 영화 속 이미지와 너무 다르네요. 무척 여성스럽고 자상한 이미지예요. 실제 성격과 그렇게 다른 배역을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입니다.” 장쯔이가 신은경의 첫인상으로 입을 떼자, 신은경은 “저도 기자회견 많이 해봤지만 오늘처럼 많은 취재진은 처음 봤어요, 이거 섭섭해지려고 하는데요” 하며 농담 섞인 환영사를 건넸다. 또 신은경은, “지금까지 영화에서 본 모습은 눈빛연기가 무척 강렬한, 강인한 이미지였는데 실제로 보니 너무 여리고 아름답다”라면서, “식사도 제대로 못했을 정도로 빡빡한 오늘의 일정 속에서도 얼굴 한 번 찡그리지 않고 각종 인터뷰 및 행사에 성심 성의껏 응하는 모습이 역시 월드스타답다”며 칭찬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영화사측에서는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 장쯔이의 카메오 출연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마침 장쯔이가 ‘조폭마누라 1’을 재밌게 봤다며 흔쾌히 수락해 출연료 없이 성사됐다는 것. 게다가 장쯔이는 어려서부터 북, 장고, 무용 등을 배우며 고전문화를 몸소 체험했고, 전통문화의 경우 중국문화와 한국문화가 닮은 점이 많아 한국을 더욱 친근하게 느껴왔다고 말했다. 이번이 다섯 번째 한국 방문으로 외국에 오는 기분이 들지 않을 정도라고. “중국에서 한국 TV 드라마가 많은 인기를 끌고 있어요. 그것이 사회문화적으로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죠. 앞으로도 두 나라의 문화교류가 활발했으면 좋겠습니다. 두 나라 배우들이 서로 왕래하며 상대 영화에 출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 생각에 한국 영화는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아이디어 면에서도 창의성이 대단해요. 이번에 ‘조폭마누라’에 출연하게 된 것도 결정적으로 제가 한국 영화를 아주 좋아하기 때문이죠. 올 5월에 있었던 칸영화제에서 한국영화의 경우 참가작이 없었는데도 20개가 넘는 영화제작업체가 찾아와 시장조사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국제화를 위한 노력들이 아주 감동적이었어요.” “안성기, 정우성 등과 작품하고 싶어요” 이미 우리 영화 ‘무사’에 출연한 경험이 있는 그녀는 기회가 된다면 안성기, 정우성 등 역량있는 우리 배우들과 다시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며 “제의가 들어온다면 한국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는 희망도 밝혔다. 그러나 할리우드 영화 진출 계획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인 모습을 보였다. 할리우드에서 아시아계 여배우들에게 요구하는 역할이 너무 제한적이라는 것. “할리우드 영화에서 묘사되는 아시아 여성의 모습은 문제가 좀 있어요. 마치 인형처럼 아무런 생각이 없는 머리 빈 여자이거나, 아니면 미국으로 팔려 가는 아시아계 창녀 역할 등 주변적 인물로 묘사되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욱 신중하게 검토하게 돼죠. (‘러시아워 2’ 이후) 아직은 할리우드에서의 차기작에 대해 정해진 바는 없구요.” 신은경이 액션 장면을 촬영하다가 큰 부상을 입었던 사건에 대해 언급하자, “액션 영화를 찍는 배우들에게 있어 부상은 안 일어나면 오히려 이상할 정도로 다반사”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액션 영화를 촬영하면서 신체를 단련하고 의지를 키울 수 있다는 점은 아주 좋은 일”이라면서 프로다운 근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조폭마누라 2’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주인공 은지가 기억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장쯔이가 출연하는 영화의 엔딩 장면에서 신은경은 영화 속 트레이드 마크인 가위를, 장쯔이는 연검을 들고 대결을 벌인다. 이 장면은 7월 10일 경기도 의왕시의 한 물류창고에서 오전부터 진행됐다. 아침 일찍 컨테이너 박스가 가득 쌓인 물류창고에서 만난 두 사람은 약 세 시간 동안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난 뒤 촬영에 임했다. 이날 장쯔이는 앙드레 김이 디자인한 주홍색 재킷을 입고 짙은 선글라스를 쓴 채 액션 연기를 펼쳤다. 촬영 초반에는 액션을 위해 온몸에 감은 와이어 때문에 다소 주춤하는 모습이었지만 이내 한국식 액션 제작방식에 적응, 예의 화려한 액션 연기를 무난하게 선보였다는 후문이다. 이날 촬영을 끝낸 장쯔이는 1박 2일의 짧은 내한일정을 마치고 곧바로 미국 LA로 출국했다. 글 / 박연정 기자 사진 / 지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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