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718 건 검색)
- 포스코,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 15년 연속 1위
- 2024. 12. 24 10:30경제
- ...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 1위에 선정됐다고 24일 밝혔다. WSD는 2002년부터 전 세계 35개 철강사를 대상으로 기술 혁신, 생산 규모, 원가 절감, 가공비, 재무 건전성, 고객사 접근성, 원료 확보 등...
- 금융위기급 환율 대란…석유화학·철강·식품까지 ‘초비상’
- 2024. 12. 19 20:29경제
- ... 검토하거나 공급망 다변화에 나섰다. 원자재를 대부분 수입해 고환율에 취약한 업종인 석유화학, 철강 기업들은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효율적인 환율 변동 위험 관리를 위해...
- 포스코퓨처엠, 철강 생산 필수 ‘전극봉’ 제조 기술 국산화 성공
- 2024. 12. 12 13:54경제
- ..., 금오공과대학교는 원료 물성 개선, 제조 공정 최적화, 시제품 개발을 담당했다. 그간 국내 철강업계는 전극봉 제조 기술을 국산화하지 못해 중국, 일본, 인도 등에서 매년 3만t 이상의 전극봉을 전량...
- 중국에 트럼프에 설상가상···얼어붙는 K철강
- 2024. 11. 30 09:00경제
- ... 미국으로 수출하는 철강재는 년간 263만t까지 관세 면제 혜택을 받는다. 2018년 트럼프 1기 정부가 철강을 국가안보 연관 물품으로 판단해, 한국으로부터 철강 수입량 관세 면제 쿼터를 그렇게 정했다....
스포츠경향(총 44 건 검색)
- 포스코, ‘글로벌 세계 경쟁력 가장 높은 철강기업’ 1위 올라
- 2024. 12. 24 13:59 생활
- 글로벌 철강전문 분석기관 WSD 선정, 최종 1위로 등재 포스코가 15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 1위로 선정됐다. 세계적인 철강 전문 분석 기관인 WSD(World Steel Dynamics)는 22일(뉴욕 현지시간) ‘24년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World-Class Steelmaker Rankings)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1999년 설립된 WSD는 2002년부터 전세계 35개 철강사를 대상으로 기술 혁신, 생산 규모, 원가 절감, 가공비, 재무 건전성, 고객사 접근성, 원료 확보 등 23개 항목을 평가했다. 포스코는 국내 수요산업 침체, 저가 수입 철강재 물량 공세, 글로벌 통상이슈 확대 등 대내외 어려운 판매여건 속에서도 기술 혁신, 가공비, 숙련 노동력, 인수합병·합작투자, 후방·비철강산업 등 5개 항목에서 최고점수를 획득하며 8.62(10점 만점)으로 종합 1위를 기록했다. 이 순위는 글로벌 주요 철강사들의 경영실적과 향후 발전가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참고지표가 된다. 포스코는 지난 4월 3년 연속으로 세계철강협회 지속가능성 최우수멤버(Sustainability Champion)로 지정됐다. 10월에 열린 세계철강협회 스틸리 어워드(Steelie Awards)에서는 기술혁신, 커뮤니케이션, 교육·훈련 3개 부문에서 동시에 최고상을 수상했다.
- 미래 준비하는 볼보트럭 ‘저탄소 배출 철강’ 사용 확대하는 이유는
- 2024. 09. 25 15:59 생활
- ‘미래를 준비하는 볼보트럭 차별화’ 초대형 상용트럭 시장서 광폭행보 2022년 전기 트럭에 저탄소 배출 철강을 도입한 세계 최초의 트럭 제조사로 주목받았던 볼보트럭이 모든 동력 시스템에 저탄소 배출 철강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볼보트럭, 저탄소 배출 철강 사용 확대 계획 새로운 철강은 스웨덴 철강 제조사 SSAB가 생산한 ‘SSAB 제로(SSAB Zero)’로,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고 화석 연료가 아닌 전기와 바이오가스로 생산된다. 이를 통해 기존 화석 연료 기반 철강 생산 방식에 비해 약 80%의 CO2배출량이 감소된다. 볼보트럭은 내년에는 약 1만2000대의 볼보 FH 및 FM 트럭의 프레임 레일에 저탄소 배출 철강을 사용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총 6600톤에 이르는 CO2환산량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저탄소 배출 철강의 공급량이 증가함에 따라 더 많은 트럭 모델과 부품에도 이를 적용할 계획이다. 또 트럭 제작에 사용되는 다른 소재들 역시 저배출 대체 재료로 교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볼보트럭 제품 관리 및 품질 담당 수석 부사장인 얀 엘그렌은 “이것은 우리가 추구하는 제로 배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이다. 철강은 트럭에 사용되는 주요 소재 중 하나로, 우리는 알루미늄과 플라스틱 같은 다른 재료들도 저배출 대체품으로 교체 노력하고 지속 가능한 재료를 트럭에 사용하는 데 있어 업계를 선도하게 되어 자랑스럽다”라고 말했다. 트럭 제조 과정에서 절반은 철강으로 탄탄한 트럭을 제조하는데 가장 많이 쓰이는 소재가 철강이다. 볼보 FH 디젤 트럭의 경우엔 무려 47%가 철강으로 구성된다. 따라서 철강에서 발생하는 CO2 배출을 줄이면, 전체적인 CO2 발생량을 줄일 수 있다. 이에 볼보 그룹은 여러 공급업체와 협력하여 저탄소 배출 철강을 공급받고 있으며, 이는 기존 철강 및 볼보트럭의 재활용 철강을 보완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예정이다. 볼보트럭은 파리 협정에 따라 2040년까지 공급망 내에서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두고 얀 엘그렌 볼보트럭 부사장은 “볼보트럭은 환경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현재 우리의 공장, 운송, 딜러들은 대부분 재생 가능 에너지로 운영되고 있으며, 순환성을 높여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 ‘철강왕’ 빌바오 공격수, 2490일 기록 마감...“251경기 연속 출전 기록 종료”
- 2023. 01. 30 07:40 축구
- 아틀레틱 빌바오 공격수 이냐키 윌리엄스. Getty Images 코리아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대표팀과 맞대결을 펼친 아틀렌틱 빌바오(이하 빌바오)의 이냐키 윌리엄스(30)가 오랜 기록을 마감하게 됐다. 이냐키가 활약하는 빌바오는 30일(한국시간) 스페인 스페인 갈리시아 지방 폰테베드라 주 비고의 에스타디오 아방카 발라이도스에서 셀타 비고와 2022-2023시즌 스페인 라 리가 20라운드 일정을 소화했다. 경기는 후반 26분 이아고 아스파스의 결승골로 셀타 비고가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빌바오 선발 라인업에 변화가 생겼다. 매 경기 큰 부상 없이 최전방을 책임지던 이냐키가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냐키는 어린 시절 바스크 지방에서 성장했다. 2012년 빌바오 유스팀에 입단해 한 팀에서 활약한 ‘성골 유스’다. 2014년 1군 팀 데뷔 후 꾸준히 기회를 잡았으며 2016-2017시즌 부터는 주전 자리를 꿰찼다. 현재까지 빌바오 소속으로 공식전 362경기 80골 50도움을 기록 중이다. 이 가운데 이냐키는 엄청난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다. 2016년 4월 7일 이후 약 7년 가까이 연속 출전을 이어갔다. 코로나 판데믹 속에서도 최전방을 지켰으며 큰 부상 없이 251경기 연속 출전을 이어갔다. 그러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근육 부상이 확인되며 명단에서 제외됐고 2490일 만에 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되며 오랜 기록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를 두고 스포츠 매체 ‘스포츠 바이블’은 “이냐키의 지난 결장 경기 당시에는 버락 오마바가 미국 대통령이었고 레알 마드리드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10회에 불과했다. 그 사이 레알은 챔피언스리그에서 4번의 우승을 차지했다”라고 전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김민재와 볼 경합을 펼치는 이냐키 윌리엄스. Getty Images 코리아
- 허규, 뮤지컬 ‘사랑의 불시착’ 조철강 역 캐스팅
- 2022. 09. 15 08:50 연예
- 배우 허규. 사진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 가수 겸 배우 허규가 뮤지컬 ‘사랑의 불시착’에 출연한다. 15일 허규의 소속사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는 “허규가 오는 16일 개막하는 뮤지컬 ‘사랑의 불시착’에 캐스팅됐다”고 밝혔다. 뮤지컬 ‘사랑의 불시착’은 tvN 드라마 역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한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원작으로, 어느 날 동풍과 함께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북한에 불시착한 재벌 상속녀 윤세리와 그녀를 숨기고 지키다 사랑하게 되는 특급 장교 리정혁의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허규는 인민무력부 보위국 소속 소좌 조철강을 연기한다. 조철강은 끝을 모르는 야망을 품은 캐릭터로 드라마에서는 오만석이 연기했다. 허규는 탄탄한 연기력과 강렬한 눈빛으로 자신만의 매력이 담긴 조철강을 선보일 예정이다. 허규는 뮤지컬 ‘살리에르’ ‘마리아 마리아’ ‘오! 캐롤’ ‘에드거 앨런 포’ ‘은밀하게 위대하게’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해 뮤지컬 배우로서 입지를 다졌다. 최근에는 tvN ‘별똥별’을 통해 첫 드라마 도전에 나서 천연덕스러운 성격의 유귀농 역을 소화했다. 뮤지컬 ‘사랑의 불시착’은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와 T2N미디어가 공동제작했으며, 오는 16일부터 11월13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에서 상연된다.
주간경향(총 14 건 검색)
- 중국 엎친 데 트럼프 덮쳐···철강업체 줄폐쇄(2024. 12. 02 06:00)
- 2024. 12. 02 06:00 경제
- 국내외 철강 업체, 중국 덤핑 수출·불황에 구조조정 몸살 철강위기, 일자리와 지역소멸·구조전환 문제 함께 풀어야 포스코 포항제철소 1선재공장 가동 중단 기념사진 / 포스코 제공 산업의 쌀이자 국가 기간산업인 철강업계가 풍전등화의 위기를 맞고 있다. 세계 경기 불황 속 중국의 저가 제품 공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폭탄 우려 등으로 철강업체들이 잇달아 공장 문을 닫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 유수의 철강 기업들도 구조조정과 감산에 나서며 몸살을 앓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계적으로 철강 산업이 구조 전환 시기를 맞이한 만큼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도록 업계와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포스코가 45년 넘게 운영해온 포항제철소 1선재공장을 지난 11월 19일 전격 폐쇄했다. 올해 7월 포항제철소 1제강공장 폐쇄에 이어 3개월여 만에 주요 철강 생산시설을 또 닫았다. 국제 철강 공급 과잉과 중국산 저가 공세 등에 악화하는 수익성을 개선하고 효율화를 위한 결정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선재 시장의 생산능력은 2억t에 육박했으나, 수요는 절반도 못 미치는 9000만t에 불과해 공급 과잉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1선재공장에 소속된 노동자 전원은 공장 정리 후 다른 곳에 재배치될 계획이다. 선재(wire rod)는 철강 반제품을 압연해 선 형태로 뽑아낸 제품이다. 1선재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못, 나사 등의 재료와 자동차 고강도 타이어 보강재 등 생활 곳곳에서 활용됐다. 포스코는 저수익 사업으로 분류된 중국 장쑤성의 장가항포항불수강 제철소 매각도 검토 중이다. 지난 11월 13일에는 국내 2위 철강사인 현대제철도 경북 포항 2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철강업계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조강(쇳물) 생산량은 4764만t으로 2010년 이래 14년 만에 가장 낮았다. 공장 가동률은 포스코 85%, 현대제철 84%로, 최근 3년 새 최저 수준이다. 올해 3분기 철강 부문 영업이익도 포스코는 전년 동기 대비 40%, 현대제철은 77% 급감했다. 관세 장벽으로도 못 막는 중국 저가 공세 불황의 직접적인 요인은 세계적인 공급 과잉이다.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의 내수 부진으로 과잉 생산된 철강이 소비되지 못하고 있다. 수요가 없으면 공급(생산량)을 줄여야 하는데, 중국은 실업을 막으려고 보조금 등을 지원하며 공장 폐쇄를 막는다. 세계 각국의 경쟁업체들이 문을 닫을 때까지 ‘버티기 작전’에 들어간 셈이다. 중국 부동산시장 침체 속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무역 전쟁이 확전하면 중국 경제가 더 어려워져 공급 과잉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이미 세계 각국은 중국산 철강 공세에 관세 장벽을 세우거나 반덤핑 조사에 들어갔다. 유럽연합(EU)은 지난 5월 주석도금강판에 대해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고, 캐나다도 중국산 철강 제품 대상 25% 관세 부과안을 발표했다. 대표적인 친 중국 국가인 브라질도 중국 철강 대상 관세를 올렸다. 한국도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0월 중국 후판(두께 6㎜ 이상의 두꺼운 강판) 업체들을 상대로 반덤핑 조사에 돌입했다. 하지만 관세장벽도 속수무책이다. 중국산 철강 가격이 워낙 낮은 데다, 위안화 약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세계 유수의 철강 기업들도 줄줄이 공장을 폐쇄하거나 감산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집권 2기는 설상가상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1월 25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내년 1월 20일 취임 당일 중국에 추가 관세에 더해 10%의 관세를 더 부과하고, 멕시코와 캐나다에는 각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방침은 대선 당시 공약으로 언급되지 않은 내용이다. 그는 대선 때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 대해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지만, 멕시코와 캐나다를 대상으로 한 25%의 관세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시절 중국기업이 멕시코에 공장을 지어 미국에 대한 우회 수출 경로로 이용하는 것과 관련해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대한 재협상을 해당 국가에 통보하겠다고 공약했다. 다만 트럼프 관세가 현실화하면 멕시코와 캐나다, 중국 모두 가만히 있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멕시코는 2018년 트럼프 행정부가 철강 등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자 미국 농축산물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며 맞불을 놨다. 중국은 트럼프 1기 재임 시절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춰 중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유지했다. 중국 우회 수출 차단 위해 새 관세 예고 철강업계는 트럼프 재집권으로 관세 부과와 국가별 수입 쿼터(할당량) 감소 등 무역 장벽이 높아지는 것을 우려한다. 현재 한국이 미국으로 수출하는 철강재는 년간 263만t까지 관세 면제 혜택을 받는다. 2018년 트럼프 1기 정부가 철강을 국가안보 연관 물품으로 판단해, 한국으로부터 철강 수입량 관세 면제 쿼터를 그렇게 정했다. 이전까지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량은 340만~440만t이었지만, 해당 조치 후 수출량은 250만t대로 주저앉았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이 지난 11월 24일 정부에 전달한 ‘미국 대선에 따른 철강 산업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통상 분야에서 대중국 견제를 강화하면 한국 철강업계도 피해를 본다. 트럼프 공약대로 보편관세가 도입되고, 대미 수출 쿼터가 현재보다 축소될 경우 한국 철강의 대미 수출 타격이 불가피하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멕시코와 베트남 등을 중국산 제품의 우회 기지로 보고, 무역장벽을 강화할 때도 국내 기업이 운영하는 해외 생산법인에 충격을 줄 수 있다. 포스코멕시코, 포스코베트남 등이 피해를 볼 수 있다. 미국은 포스코베트남에 대해 한국산 철강의 베트남 우회 덤핑 조사를 개시했다. 미국의 대중 견제와 자국 산업 보호주의에 맞서 중국의 공세적 수출도 예상된다. 미국이 중국산 철강 수입 제한에 나서면 중국 제품은 더 싼값에 한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 풀려 한국산 철강 제품과 경쟁한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정책 재편이 일어나면 한국 철강산업의 기회가 될 것이라 봤다. 연구원은 “미국이 규제 완화를 통해 미국 내 화석연료 생산을 확대하고 에너지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산업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석유가스 채굴·액화천연가스 시장, 건설기계용 중장비 시장 등에 고부가가치의 특수강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국 정부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한국산 철강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거나 쿼터를 축소하려고 할 경우, 철강 외 다른 품목과 함께 패키지 협상을 추진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철강 산업의 위기는 당장 포항시의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도 있다. 포항시는 지역 철강 산업 위기와 관련해 산업 위기 대응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국내 대기업 국산 철강 사용 할당제 도입, 산업 위기 대응 특별지역 지정 등을 정부에 건의키로 했다. 지난 10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펜실베이니아 지역 철강 노동자와 사진을 찍고 있다. / AP 연합뉴스 국내 철강·조선업계는 올해 하반기 선박 후판 가격 책정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철강·조선업계는 1년에 두 번 후판 가격을 협상한다. 하반기 후판 가격은 통상 매년 6~7월께 결정됐는데, 올해는 현격한 입장차로 연말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극심한 불황을 겪다 호황기에 진입한 조선업계는 후판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 하락에 따라 후판 가격도 인하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철강업계는 업황 부진을 이유로 난색을 표한다. 중국의 저가 공세와 전방 산업 부진 등으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철강업계는 후판 가격을 내리기 어렵다고 말한다. 중국산 후판 수입가는 1t당 70만원대로 국내 생산 후판 가격보다 최대 20만원가량 낮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 중국산 후판 수입량은 69만t으로 2022년 한 해 수입량을 넘어섰다. 이에 현대제철은 지난 7월 “중국 업체들의 저가 후판 수출로 피해를 보고 있다” 며 산자부에 반덤핑 제소를 요청했다. 미국 조선업 부활 철강에 기회 될 수도 철강업계는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조선업계의 이해를 바라지만, 과거 높은 후판 가격으로 수익성 타격을 경험한 조선사들은 중국산 후판 투입 비중을 늘려 원가를 절감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국내 ‘빅3 조선사’(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의 중국산 후판 사용 비중은 20%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연례적인 협상과 달리 양측이 모두 지속할 수 있는 생존 구조를 만드는 문제로 접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협력을 기대하는 미국 군함과 특수선박 등의 사업에는 중국산 후판이 들어갈 수 없다”며 “한국이나 일본이 만드는 고부가 제품이 들어가야 하는 만큼 한국 철강·조선업계가 힘을 합해 (트럼프 재집권을)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조선업 등의 분야에서 중국을 배제하고 자체역량을 키우는 데 한국이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전략을 짜야 한다는 주문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중국의 과잉생산과 덤핑 관행 등에 대해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보호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소재산업환경실장은 “주요 국가들처럼 안전에 대한 규제 수준을 높이고 환경을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 모니터링을 하는 등 (중국산 철강) 수출을 억제하는 다양한 비관세 장벽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며 “저가 공세에 대해서도 세계무역기구(WTO)에 준하는 수준에 맞춰 적극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민동준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명예특임교수는 “철강 산업 내 수요·공급·부품 기업들이 한팀으로 전체 이익을 보며 움직여야 한다”며 “정부는 미국이 자체 생산하지 못하는 특수강 등의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해 쿼터제 품목 예외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민 교수는 “철강 위기는 기간산업의 쇠퇴, 일자리와 지역(포항) 소멸 문제, 탄소중립에 따른 구조 전환 문제 등 많은 것을 함의한 고차원 방정식을 풀어야 해결할 수 있다”며 “통상현안을 넘어 탄소중립 지원과 기술 개발 등을 비롯한 정부 차원의 장기적인 로드맵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 알리부터 철강·전기차까지···중국 재고떨이에 몸살(2024. 04. 29 06:00)
- 2024. 04. 29 06:00 경제
- “고부가가치 기술로 무장한 제2 차이나 쇼크, 한국에 직격탄” “한국, 미·중 간 전략적 중립 유지하며 중국 대체시장 찾아야” 지난해 8월 롯데백화점 인천점에 마련된 ‘로보락’ 팝업 매장 / 연합뉴스 “철강, 석유화학, 전기차, 알리까지….” 중국산 초저가 제품이 쏟아지면서 중국발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수출’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내수 침체 속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중국이 덤핑(물품이 정상가 이하로 수입되는 것) 공세로 재고를 밀어내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 한국의 기간산업인 철강업종에서는 중국이 자국 내 남아도는 철강을 저가로 수출하면서 세계적으로 1억t가량의 공급 과잉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 이에 각국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잇따라 관세 장벽을 세우고 있다. 칠레는 지난 4월 22일 중국산 철강에 최대 33.5%에 달하는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반덤핑 관세는 수입제품의 정상가격과 부당한 할인가격의 차액만큼 부과된다. 앞서 칠레 철강회사들은 정부 보조금을 업은 중국 철강제품이 저렴한 가격에 대량 수입되자 조업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칠레 정부의 결정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 철강에 대한 평균 관세를 기존보다 3배 이상 인상한 25%로 할 것을 미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한 뒤 나왔다. 이를 계기로 중국 철강에 대한 각국의 대응이 확산할지 관심이 쏠린다. 대표적인 친중 국가인 브라질도 중국 철강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벌이고 있다. 그 외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들도 밀려드는 중국 철강에 골머리를 앓고 있어, 각국이 무역장벽을 높이면 길 잃은 물량이 한국으로 대거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 국내에서도 포스코, 현대제철 등이 중국산 철강에 대해 반덤핑 제소를 검토하고 있다. ■ 중국 덤핑 공세에 석화업계 구조조정 철강과 더불어 한국의 주요 수출 종목이었던 석유화학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석유화학업계는 중국 기업들의 증설로 인한 공급 과잉과 경기 부진에 따른 수요 둔화로 고전하고 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는 지난 4월 9일 저가 공세를 이어가는 중국산 스티렌모노머(SM)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나섰다. SM은 가전에 들어가는 합성고무 등을 제조하는 데 쓰이는 석유화학 원료다. 국내업계 1·2위인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이미 일부 공장 가동을 멈추고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에선 소비재가 밀려들고 있다. 중국 제조사들이 이커머스를 통해 재고를 초저가에 떨이로 팔고 있다. 동시에 중국은 전기차와 배터리 등 미래 먹거리에서도 추격 속도를 높이고 있다. 산업계 안팎에서는 중국의 디플레이션 수출로 ‘제2의 차이나 쇼크’가 오고 있다고 우려한다. 1차 차이나 쇼크는 중국이 개방 물결을 타고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생긴 무역 시장의 변화를 뜻한다. 중국 공산품이 저가로 쏟아지면서 세계 물가가 내려가고 각국에서는 중산층의 구매력이 커지는 효과를 누렸다. 대신 중국산에 밀려 경공업 기반 자체가 무너지는 부작용도 발생했다. 해당 기간 선진국은 산업 구조 재편을 통해 정보기술(IT)과 반도체, 인공지능(AI) 등의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했다. 이번 2차 차이나 쇼크는 양상이 다르다. 1차 때는 중국이 호황이라 각종 원자재를 대규모로 수입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불황이라 그런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세계 각국이 만든 상품을 중국에 수출할 여지가 적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 작년 대중 수출이 급감하면서 1992년 수교 이후 처음으로 중국에 무역적자를 냈다. 중국의 산업구조도 바뀌었다. 전기차, 배터리, 석유화학 등 한국과 경쟁 관계에 있는 주요 산업에서 저가의 중국 제품이 쏟아지고, ‘대륙의 실력’을 보여주는 상품도 등장해 세계시장을 긴장시키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자증권 연구원은 “대륙의 실력을 바탕으로 한 제품과 경쟁하는 세계 주요 첨단기업들이 1차와 다른 차이나 쇼크에 직면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위안화 약세를 일정 부분 용인하면서 자국산 제품의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산업현장 곳곳에서는 위기감이 감돈다. 독일의 중국 연구기관인 메릭스는 ‘메이드 인 차이나 2025’라는 보고서를 통해 제조업 의존도가 높고 첨단산업 비중이 높은 한국과 독일 등이 중국 전략에 가장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미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중국 브랜드 로보락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도하는 국내 가전 시장에 진출해 로봇청소기 부문에서 2년째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150만원을 웃도는 최상위급 로보락은 먼지 흡입 후 걸레로 닦고, 걸레를 빨아 말리는 ‘올인원 기술’이 특징이다. 국내 전기버스 2대 중 1대는 이미 중국산이다. 중국 전기차 기업인 비야디(BYD)는 지난해 말 기준 테슬라를 제치고 판매량 세계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이커머스 분야의 침투 또한 만만치 않다. 알리의 모회사인 알리바바그룹은 물류센터 건립을 위해 한국에 1조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유통업계에서는 해외 시장으로 접근성이 좋은 한국을 ‘디플레이션 수출’의 전초기지로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 중국 고부가가치 산업도 미국 추월 중국은 첨단기술 부문에서도 한국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올해 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요 5개국의 국가 핵심기술 수준을 분석한 ‘2022년도 기술 수준 평가’ 에 따르면, 1위인 미국을 100%로 봤을 때 중국은 82.6%로 한국(81.5%)을 앞섰다. 중국이 한국을 앞선 건 2012년 조사 이래 처음이다. 중국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면서 서방 국가가 견제에 나선 것도 1차 때와 다른 모습이다. 전기차, 2차전지, 태양광 판매는 중국이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분야다. 이미 유럽을 평정한 중국산 태양광 패널은 미국 시장 접수를 앞두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중국 제품의 가격이 저렴한 데에는 중국 정부의 지원이 있다고 보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저렴한 공장 용지를 제공하고, 각종 정책 보조금과 특혜 융자를 쏟아부은 결과라는 것이다. 중국 전기차업체 비야디의 모델 ‘탕(Tang)’ / 연합뉴스 주요 국가들은 자국 산업과 일자리 붕괴를 우려하며 규제에 나섰다. 단기적으로는 저가 제품이 소비자 입장에선 좋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과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위기감 때문이다. EU는 오는 7월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를 부과한다. 아울러 태양광 패널 등 광범위한 제품에 수입 제한과 고율의 관세 부과를 검토 중이다. 인도는 지난해 9월부터 중국산 철강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친중 국가인 브라질도 철강, 화학제품 등 최소 6개 분야에서 반덤핑 조사를 하고 있다. 각국이 준비하는 규제 중에는 한국 산업에 영향을 미칠 방안도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 EU는 2026년부터 수입 제품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수치화해서 배출량이 많을수록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탄소국경 조정 메커니즘(CBAM)’ 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전력 생산과정에서 탄소배출량이 높은 편에 속하고 석탄과 석유, 천연가스에 기반한 전력 생산 비중이 세계 평균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라며 “전력 생산에 따른 탄소배출량을 두고 부담이 상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미·중 패권 경쟁 격화 속 한국 대비 필요 중국은 반발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미국과 EU 등은 경쟁력이 떨어지는 자국 기업을 지키려는 보호무역주의 정책의 구실로 삼고 있다”며 “중국의 수출 확대는 다른 나라 소비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물가 인하로 세계 경제에 기여하고 있는데도 중국을 깎아내리는 데만 골몰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미국 대선에서는 보호무역주의가 쟁점으로 부상해 바이든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통상 정책을 놓고 선명성 경쟁을 벌이고 있다. 향후 미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중국과 미국 간 무역전쟁이 격화될 공산이 커 한국으로선 선제 대비가 필요하다. 산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공급망을 쥐고 있는 중국이 미국 등의 반덤핑 공세에 보복 조치를 예고해 기업들에도 간접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중국이 잘하는 산업 품목과 (국내 기업이) 겹치는 부분이 있어 차별화된 초격차 전략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 분쟁이 단순한 무역·통상 분쟁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이어지는 패권 경쟁이 될 것으로 보고 양자택일식 논리를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이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을 규제할수록 장기적으로 미국에도 피해가 돌아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한국은 양국 사이에서 상인의 정신과 외교적 기술로 전략적 중립을 유지하며 줄타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기술의 굴기로 낙후되는 산업들을 경쟁력이 있는 쪽으로 옮겨주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며 “산업별 구조개편은 교육 등의 투자가 필요한 만큼 정부가 첨단 산업 육성에 대한 큰 로드맵을 갖고 산업별 구조조정을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대체 시장 육성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차이나 쇼크, 한국의 선택> 저자 한청훤 작가는 “내수 경기 불황 등에 따른 중국 경제 문제는 앞으로 더 악화할 가능성이 커 그에 따른 부작용을 대비해야 한다”며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축소하면서 인도와 동남아 등 기업이 중국을 대체할 시장을 찾을 수 있도록 외교력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 “철강 부문 탈탄소화 예상보다 빨라질 것”(2023. 10. 13 11:07)
- 2023. 10. 13 11:07 경제
- ㆍ‘넷제로 철강 앞장’ 스웨덴 기업 마틴 페이 SSAB 최고기술책임자 인터뷰 북유럽 철강기업 SSAB의 마틴 페이 최고기술책임자(CTO) / SSAB 제공 우리는 여전히 철기시대를 살고 있다. 자동차와 선박, 고층건물과 다리, 가스·수도관, 가전제품 등 우리가 사용하는 일상품과 인프라는 대부분 철에 기대고 있다. 철은 산소와 쉽게 결합해 적철광(Fe₂O₃), 자철광(Fe₃O₄)과 같은 산화물로 존재한다. 철광석에서 산소를 떼내는 환원과정을 거쳐야 순수한 철을 얻을 수 있다. 인류는 지금까지 환원제로 석탄을 사용했다. 철광석과 석탄을 ‘고로’라고 불리는 큰 용광로에 넣어 1500°C 이상의 고온에서 녹이면, 일산화탄소(CO)가 발생해 철광석에서 산소를 분리시키는 환원반응(Fe₂O₃+3CO→2Fe+3CO₂)이 일어난다. 철을 얻는 대가로 이산화탄소 발생을 피할 수 없었다.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7%가 철을 만들면서 나온다. 수천 년간 변함없던 이 제조법에 근본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철강 분야 탈탄소 해법으로 ‘수소환원제철’이 등장하면서다. 석탄 대신 수소(H₂)를 쓰면 환원과정(Fe₂O₃+3H₂→2Fe+3H₂O)을 통해 철과 함께 이산화탄소가 아닌 물을 얻는다.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이 물을 전기분해하면 수소와 산소로 분리되고, 여기서 나온 수소를 다시 수소환원공법에 투입할 수 있다. 철강 제조에서 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지고, 탄소배출량은 제로 수준으로 떨어지게 된다. 녹색 철강의 선두주자는 북유럽의 철강기업 SSAB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철 스크랩을 재생에너지와 바이오가스를 사용하는 전기로에 녹여 만든 넷제로 철강 ‘사브 제로(SSAB Zero)’를 선보였다. 2026년에는 수소환원제철공법인 하이브리트(HYBRIT) 기술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화석연료 없이 만든 철강(SSAB Fossil-free)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일반 철강의 탄소배출량은 강철 1㎏당 2㎏인데 반해 사브 제로는 0.05㎏ 미만이고, SSAB Fossil-free는 배출량이 없다. 지난 10월 11일 SSAB의 마틴 페이 최고기술책임자(CTO)를 화상으로 만났다. 그는 넷제로 철강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탄소배출권 가격 상승,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제도 시행 등으로 수소환원제철로의 전환이 초기 예상보다 빨라지리라고 내다봤다. SSAB의 경우 기존 고로의 전환 완료 시점을 2045년에서 2030년으로 크게 앞당겼다. 그러면서 철이 다양한 산업 분야에 쓰이는 만큼 철강 분야의 탈탄소는 다른 산업의 온실가스 감축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SAB와 유럽 최대 철광석 생산업체 LKAB, 유럽 최대 에너지 기업 바텐팔(Vattenfall)이 힘을 합쳐 2016년 조인트벤처인 ‘HYBRIT’를 결성했다. “SSAB의 연간 제강 생산 능력은 900만t(생산량 기준 세계 50위·시총 기준 15위)이다. 스웨덴, 핀란드에서는 주로 스웨덴 북쪽의 철광석 광산에서 공급되는 철광석을 원료로 사용한다. 미국에서는 재활용 스크랩을 주원료로 2개의 전기로에서 후판을 만드는 제철소들을 운영한다. 고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약 40년 전 LKAB와 함께 철광석을 분쇄해 직경 10~12㎜의 둥근 알갱이 상태인 ‘철광석 펠릿’을 사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1982년 이후 100% 펠릿 가동으로 전환해 석탄 사용을 줄일 수 있었고, 탄소포집저장(CCS) 기술을 이용하지 않아도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배출량을 유지했다. 고로 기술을 매우 잘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SSAB는 여전히 스웨덴과 핀란드에서 가장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회사다. 현재 우리의 생산 설비에서 스웨덴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0%, 핀란드의 경우 7%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2015년 파리협정 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들었을 때 스웨덴은 파리협정보다 훨씬 더 공격적인 국가 목표를 설정했다. 우리에게는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신기술 개발이 중요했다. 유럽연합의 탄소배출권 가격도 분명히 상승할 것이라 예상했다. 세 번째 요소로, 스웨덴은 이미 완전히 탈탄소화된 전력망을 구축한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였다. 스웨덴 북부는 수력발전 접근성이 매우 뛰어나고, 안정적인 원자력 발전이 있고, 풍력발전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우리 목표는 석탄 수입을 중단하고, 재생에너지로 만든 수소(그린수소)와 화석연료 없이 만든 전기라는 두 기반 위에서 오늘날처럼 고품질의 철강을 만드는 것이다. HYBRIT 이니셔티브의 기본 구상인데, SSAB 혼자서는 이 일을 할 수 없다고 깨달았다. 그래서 LKAB, 바텐팔과 힘을 합쳤고, 기술 개발 임무를 맡은 합작 회사(HYBRIT)도 만들었다. 영리한 결정이었다. 파일럿 규모에서 기술의 유효성을 입증했고, 이제 상용화 단계로 움직이고 있다.” -스웨덴에서의 생산을 고집한 이유는. “스웨덴은 유럽에서 가장 오랜 제철 역사를 가진 국가 중 하나다. 우리 생산 현장 중 하나는 145년 전인 1878년부터 철강을 만들기 시작했다. 스웨덴은 유럽에서 제조업이 매우 발전한 국가라 공급업체와 서비스, 엔지니어링 역량, 운영 역량뿐만 아니라 고객층까지 모든 생태계가 잘 구축돼 있다. 우리가 철강 생산을 중단하면 가치사슬의 일부는 다른 곳으로 옮겨갈 수 있다. 우리는 제조 기반을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게 유지하는 데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포스코도 수소환원제철 공법인 ‘HyREX’를 개발하고 있다. 2026년 시험설비 준공, 2030년 상용화 기술 개발 완료 계획인데, 수년의 차이가 존재한다. SSAB가 화석연료 없이 만든 철강(SSAB Fossil-free) 막대 / SSAB 제공 “기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산업계 전체가 가능한 한 빨리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한 가지 접근 방식은 기존 용광로를 유지하고 그 위에 CCS를 더하는 것이다. 다른 접근은 수소환원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생산 기술을 사용하는 새 시설을 건설하는 방식이다. SSAB는 매우 포괄적인 분석을 수행했고, 적어도 현재 고로 기술에 CCS를 추가하는 것보다는 기술을 변경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철강업체는 스스로 최선의 결정을 내려야 한다. 철강사 혼자서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밸류체인에서의 협력 기업을 발굴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탈탄소 철강의 가격은 일반 철강보다 비싸다. 수요처 찾기가 어렵진 않나. “HYBRIT의 시험 프로젝트에 투자를 결정하기 전 사전타당성 조사를 했다. 유럽의 탄소배출권 비용이 상승할 것으로 가정하고 HYBRIT 기술로 넘어갈 경우와 현재 기술로 계속 생산할 때를 비교한 결과, HYBRIT 기술 경로가 20~30% 정도 비용이 더 많이 든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고객들이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전환을 받아들일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2018년 초의 예상인데 지금은 많은 변수가 바뀌었다. 배출권 가격이 훨씬 더 비싸졌고, 석탄을 비롯한 에너지 가격도 많이 올랐다. 시험 시설에서 소량으로 제품을 만들어왔는데 고객들은 이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하기를 매우 열망하고 있었다. 전환이 가능하려면 고객이 프리미엄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지금까지 받은 반응은 처음 생각보다 훨씬 긍정적이다. 우리는 ‘그린스틸’이라고 부르지 않는데, (탄소배출량을 조금 줄여놓고 친환경이라고 선전하는) 그린워싱이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객들이 ‘무화석 철강’인 우리 제품에 프리미엄을 인정할지 우려가 컸는데, 수요의 신호가 분명히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이미 2021년 볼보그룹에 첫 번째 제품을 납품한 후 2년이 흘렀다. HYBRIT 기술을 상용단계로 확장하려면 아직 몇 년이 더 필요한데, 고객들은 기다리기를 원하지 않았다. 따라서 재생 전기만을 사용해 재활용 스크랩으로 사브 제로를 생산했다. 1t당 300유로(약 43만원)의 프리미엄이 붙는데도 고객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다. 이는 2022년 1월 SSAB 이사회가 전환 계획을 가속화하기로 결정한 이유 중 하나였다. 기존에는 고로를 2045년 이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할 계획이었는데 이제 우리의 계획은 10년 이내, 2030년쯤 전환을 완료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탈탄소 철강과 일반 철강의 품질은 차이가 없는가, 생산량은 어느 정도 예상하는가. “볼보, 메르세데스 벤츠와 같은 고객들은 현재 우리가 만들 수 있는 소량의 무화석 강철을 테스트했고 품질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품질 측면에서 모든 품질의 철강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입증됐다. 현재 사브제로 제품의 경우 올해 약 4만t 정도 공급을 목표로 잡고 있다. 충분한 바이오가스 확보가 가장 큰 제약이 되고 있다. 현재 HYBRIT 실증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고, 스톡홀름 남쪽 옥셀뢰순드에 전기 아크로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첫 번째 단계로 이곳에 있는 용광로 2개를 개조하고 스웨덴 룰레오와 핀란드 라헤에 있는 용광로도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전환할 계획이다. HYBRIT 파일럿 플랜트에서 현재 화석연료 사용 없이 만든 해면철을 시간당 1t 생산하는데, 그다음 단계로 연간 135만t 규모로 확장하려 한다.” -탄소국경조정메커니즘(CBAM) 시행 후 수입 철강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유럽 철강 회사들에 기회가 될까. “CBAM은 유럽연합 외부에서 생산되는 철강에 대해 탄소 배출 비용의 차이만큼 세금을 부과하는 체제다. 중국, 한국, 일본, 인도네시아에 있는 회사가 유럽에 철강 제품을 수출하려면 탄소국경세를 내거나 자체 기술로 유럽과 같은 수준으로 배출량을 낮춰야 한다. CBAM은 유럽 역내는 물론 역외 기업들에 탈탄소에 나설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한국사회에 조언해준다면. “권고하기보다는 최선의 전략적 선택을 하도록 우리가 배운 것을 공유하고 싶다.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HYBRIT 시험 시설로 초대하겠다. 이 기술이 전 세계에 확산돼 더 많은 기업이 이 기술을 활용한다면, SSAB 홀로 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투자자들의 탈탄소 압박도 작용하고 있나. “수많은 NGO와 투자자, 주주, 우리 직원과 자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로부터 탈탄소화를 더 빨리 추진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이해관계자들의 이런 인식이 SSAB가 탈탄소를 추진하는 주요 동기였고, 우리가 더 빨리 움직이도록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철강 분야 탈탄소화가 중요한 이유는. “첫 번째는 철강 생산 자체가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철강이 없으면 현대사회를 구축할 수 없다. 산업은 모든 것이 서로 연결돼 있다. 철강 산업이 탈탄소화를 할 수 있다면 볼보그룹과 같은 고객들이 제품을 만들 때 스코프3 배출을 탈탄소화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감축이 어렵다고 간주되는 철강 부문이 탈탄소화를 한다면, 다른 많은 산업도 과감하게 탈탄소화에 나서도록 지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탄소중립’ 험로에 선 철강산업 포스코(2022. 08. 26 15:23)
- 2022. 08. 26 15:23 경제
- ㆍ글로벌 1위 풍력 개발회사 오스테드, 재생에너지 100% 사용 요청 압연공정을 마친 제품들이 제철소 야적장에 놓여 있다. 아르셀로미탈 홈페이지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공급망에 속한 업체들에게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 확대를 요구하는 압력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가 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은 2020년 7월 2030년까지 공급망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한 후 협력업체들에게 애플 제품 생산에 재생에너지만 사용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있다. BMW, 폭스바겐, GM, 소니 등도 공급망 탄소중립 계획을 발표하고 협력업체의 재생에너지 사용을 독려 중이다. 가장 최근 사례로는 세계 해상풍력발전 1위 업체 오스테드를 들 수 있다. 오스테드는 지난 8월 10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에너지 기업 최초로 오는 2025년까지 오스테드 공급망에 속한 모든 기업의 사용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고 밝혔다. 오스테드는 2020년 4월 ‘공급망 탈탄소화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공급망 전체의 재생에너지 전환을 통해 업계 최초로 2040년까지 넷제로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3년 내 공급망 재생에너지 100% 사용” 오스테드는 전략적 협력사들에 적용됐던 재생에너지 생산 전력 100% 사용 목표를 오스테드의 모든 협력사로 확대했다. 오스테드는 “재생에너지원을 이용한 전력은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위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라면서 “2025년까지 모든 협력사가 오스테드에 제품 또는 서비스를 공급할 때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사용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스테드는 공급망 내 모든 협력사가 재생에너지 전기설비 확보에 투자하거나,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하거나, 재생에너지공급 인증서(REC) 구매 등을 통해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로 충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스테드는 공급망 내의 모든 협력사가 전방위적으로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이들이 가장 적합한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오는 9월 재생에너지 전기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예정이다. 오스테드 측은 재생에너지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지역 상황을 고려한 지원책이 있는지를 묻는 주간경향의 질의에 “자체 발전 등 재생에너지 전력 확보를 위한 다른 방안들에 중점을 둘 것이며, 또한 해당 공급사들이 필요한 해법이 개발되기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기를 권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생에너지 자체 발전, 전력 구매를 시도하고, 여의치 않을 경우 필요한 재생에너지 인프라 확대를 정부에 요구하길 희망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오스테드 측은 “모든 협력사가 탄소 순배출 제로를 위한 책임을 다하기를 기대한다”면서 “이번 발표는 모든 협력사가 사용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기를 권장·장려한다는 점이며, 의무적인 계약 요건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LS전선, CS윈드, 현대산업스틸 등 국내 기업들은 오스테드에 해저케이블,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등을 납품하고 있다. 납품 규모는 2013년 이후 현재까지 2조3000억원이 넘는다. 오스테드와 국내 기업의 협업은 계속 확대되고 있다. 삼강엠앤티, 현대산업스틸은 오스테드가 대만의 TSMC와 PPA를 체결해 대만 창화 해안에서 진행하는 해상풍력 사업에 재킷형 구조물을 제공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5월 오스테드와 파트너십을 맺고 오스테드가 인천 앞바다에서 진행하는 1.6GW 규모의 해상풍력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오스테드는 풍력 터빈, 기초 구조물, 변전소 및 케이블 제조를 가장 탄소집약적인 부분으로 지목한다. 오스테드의 재생에너지 100% 사용 정책은 의무가 아닌 기대 혹은 권장 사항이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이 이를 마냥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측은 “기대사항이라고는 하지만 오스테드를 비롯해 RE100 철강재를 요청하는 고객사들이 늘고 있어서, RE100 제품 생산을 위한 REC 확보 등 여러 수단을 동시에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소재·산업환경실 실장은 “풍력발전이 커가는 시장이라 선도업체에 납품한 실적은 중요한 레퍼런스(참고자료)가 된다”면서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면 생산비용이 높아져 손해를 조금 보더라도 납품하는 게 중요할 텐데 그런 점에서 가격보다 우리나라에서 재생에너지를 원활히 확보할 수 있느냐가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도 탄소중립 계획 추진 국가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에 따라 배출권을 할당받아 시장에서 부족하거나 남는 배출권을 거래하는 방식이 과거 국내 온실가스 다배출 사업장의 대응법이었다면, 현재는 정부의 정책 변화보다 글로벌 수요 기업들의 감축 압박이 더 중요한 고려사항이 됐다. 이재윤 실장은 “철강업계를 만나면 올해 들어 고객사의 압박이 눈에 띄게 거세졌다고 말한다”면서 “특히 ‘리스폰서블 스틸(Responsible Steel)’, ‘넷제로 스틸(Net zero steel)’ 등의 글로벌 이니셔티브를 중심으로 철강업체, 광산업체, 완성차업계, 금융업체의 연합체가 만들어지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탄소 철강재만 사용하자는 연합체가 전 세계적으로 여럿 등장하면서 국내외 철강업체들은 탄소중립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데 고심하고 있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어려운 태생적인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놓인 것이다. 자연상태의 철광석은 대부분 산소와 결합된 산화철이다. 철 자체가 산소와 친화적이라 자연상태에서는 녹슨 상태로 존재한다. 철강제품을 만들려면 산소를 떼어내 순수한 철의 형태로 돌려놔야 하는데 이를 환원과정이라고 한다. 이때 석탄의 탄소를 사용해 철광석에서 산소를 떼어내는 환원반응을 일으킨다. 그 과정에서 1500℃ 이상의 열이 발생(용융반응)한다. 그 결과 순수한 쇳물과 함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이렇게 철강산업이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양은 2019년 기준 글로벌 온실가스 배출의 8%에 달한다. 한국의 경우 철강산업의 비중이 높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의 15%를 차지한다. 탄소중립이 각국 정부는 물론 기업의 화두가 되면서 아르셀로미탈, 사브 등 글로벌 철강사들은 앞다퉈 고로의 전기로(고철 사용) 전환, 수소환원제철 기술 도입 등 저탄소 철강으로의 이행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세계 6위의 철강제조사인 포스코는 하이렉스(HyREX)로 불리는 자체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개발 중이다. 하이렉스를 2030년까지 개발·검증하고 2050년까지 포항·광양 제철소의 고로 설비를 단계적으로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해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2위 업체인 현대제철은 신규 전기로인 하이아크(Hy-Arc)에 이어 고유의 수소 기반 철강 생산체제인 하이큐브(Hy-Cube)를 개발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수소환원제철 공정에서는 환원반응과 용융반응이 고로가 아닌 ‘환원로’와 ‘전기로’라는 두 설비에서 각각 분리돼 나타난다. 먼저 환원로에서 철광석을 고온으로 가열된 수소와 접촉시켜 고체 철을 만드는 데 이 방식으로 제조된 철을 직접환원철(DRI)이라고 부른다. 이후 이 DRI를 전기로에 넣어 녹이면 쇳물이 생산된다. 아직 전 세계적으로 100% 수소만 사용해 DRI를 만드는 환원로를 상용화한 곳은 없다. 추후 수소 100% 사용을 목표로 한다면, 환원로에 사용할 수소와 전기로에 공급할 재생에너지 전기 확보가 관건이 된다. 탄소중립의 측면에서 수소환원제철이 의미가 있으려면 수소 역시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물을 전기분해해 얻은 그린수소여야 한다. 해외로 생산기지 옮길 수도 전기로를 이용한 저탄소 철강 생산에도 재생에너지가 필요하다. 김근하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고로에서 수소환원제철로 이어지는 중간 단계의 기술로 고철을 활용하는 전기로 방식을 택할 경우 양질의 고철을 확보하고, 고로를 전기로로 대체하며 증가할 전력 수요를 충당해야 하는 문제가 중요해진다”면서 “저탄소 철강을 만든다면 그 전력 역시 청정에너지로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한 한국사회적책임투자포럼 책임연구원은 “넷제로를 달성하려면 쇳물을 녹일 때는 전기를 써서 녹이고, 환원하는 건 수소를 이용하는 두 루트로 가야 하는데, 전기로로 전환한다고 쳐도 재생에너지를 써야 하는 상황에서 국내 공급이 충분치 않고 일반 전력에 비해 비싸 철강회사 혼자 감당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철강제조사들이 생산거점을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호주와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곳으로 옮길 가능성도 있다. 이미 포스코는 올해 3월 호주 자원개발 기업인 핸콕과 함께 저탄소 철강원료 생산 추진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수소를 활용한 저탄소 직접환원철 제조 공장 신설을 검토하고, 환원제로 쓰는 수소도 호주의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만든다는 계획이다. 비단 철강산업만이 아니라 RE100을 요구받는 기업들이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해외로 생산시설을 이전하는 흐름을 막으려면 국내에서 재생에너지 인프라를 확대해야 한다. 철강 같은 기간산업이 해외로 이전하는 것은 경제 안보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김태한 책임연구원은 “정부가 사회기반시설을 잘 갖춰주고, 에너지 비용을 저렴하게 유지한 게 국내 철강사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면서 “탄소중립 시대의 핵심 경쟁력은 재생에너지를 얼마나 싸게 빨리, 많이 확보할 수 있느냐인데 지금은 해외에 비해 턱없이 뒤처져 경쟁력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저탄소 철강 수요처 발굴도 중요하다. 저탄소 철강은 일반 철강제품보다 약 30%는 더 비쌀 것으로 예상된다. 저탄소 철강 시장을 열어줄 정부의 공공조달이 필요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2017년부터 청정구매법을 시행해 건축용 철강, 판유리 등 지정된 대상 품목에 한해 허용 탄소배출량을 초과하는 제품의 입찰을 금지하고 있다. 제조사는 환경성적표지 인증서도 제출해야 한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 2월 청정구매법을 연방정부로 확대하는 태스크포스를 출범시켰으며, 범국가 차원의 저탄소 건축자재 시장 형성과 자재 구매 촉진을 추진 중이다. 김근하 연구원은 “미국, 유럽 등에서 청정구매법 및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을 통해 발 빠르게 탄소집약도가 높은 철강재의 시장 진입을 제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저탄소 철강제품이 빠르게 상용화될 수 있게 공공기관의 녹색 제품 의무구매제도 등 우리의 공공조달 및 구매 관련 정책을 시류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BMW, 볼보, 벤츠 등 유럽의 완성차 업체들이 저탄소·무탄소 철강제품 확보를 위해 철강회사·에너지 회사들과 연합체를 구성하는 흐름도 주시해야 한다. 김태한 책임연구원은 “철강은 BTB(기업 대 기업) 사업이라 원가가 훨씬 높은 저탄소 철강제품을 납품가에 반영해줄 고객사의 명확한 비전이 나와야 한다”면서 “전기차에 보조금을 줄 때 저탄소 철강제품 사용에 따라 차등을 두는 정책도 검토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제철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현대·기아차그룹은 “저탄소 철강 확보를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세부 일정을 공개하진 않았다. 이재윤 실장은 “해외는 철강산업을 둘러싼 생태계 주요 플레이어가 합쳐져 움직이는 경향이 있지만 우린 아직 그 정도 연합체는 형성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면서 “제철사들이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해도 설비를 유럽과 일본의 플랜트 회사에서 사오는 소극적 대응이 아니라 설비 자체를 만드는 적극적 대응법을 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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