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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6,179 건 검색)

호남권 청소년디딤센터 상반기 첫 삽 뜬다
호남권 청소년디딤센터 상반기 첫 삽 뜬다
2025. 01. 14 10:54사회
... 여성가족부에서 운영한다. 2012년 경기 용인시, 2021년 대구에 들어섰지만, 호남권역의 청소년은 시설 이용이 어려워 추가 건립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전북도와 익산시는 그간 도내 대학교와...
청소익산시청소년치료재활센터함열
청소년 장애인도 교통카드 기능 있는 장애인등록증 발급 가능해진다
청소년 장애인도 교통카드 기능 있는 장애인등록증 발급 가능해진다
2025. 01. 13 14:34사회
.... 그간 미성년 장애인은 지하철을 탈 때마다 일회용 무임승차권을 발권해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청소년 장애인이 ‘직불카드형 장애인등록증’을 발급받으면 지하철 이용 시에는 이를 이용해 요금을 내지...
[CES 2025]로봇청소기에서 휴머노이드까지···관세·제재에도 ‘존재감’ 과시한 중국 기업들
[CES 2025]로봇청소기에서 휴머노이드까지···관세·제재에도 ‘존재감’ 과시한 중국 기업들
2025. 01. 09 16:05경제
... 로봇청소기 등 가정용 로봇은 중국산이 꽉 잡고 있는 모습이었다. 로보락은 로봇 팔을 장착한 청소기 ‘사로스 Z70’을, 드리미는 계단을 오르내리는 ‘X50 울트라’를 출품했다. 중국 맘모션은...
CES 2025
기계 팔로 휴지 줍고, 문턱은 가뿐히…중 ‘로봇청소기’의 진화
기계 팔로 휴지 줍고, 문턱은 가뿐히…중 ‘로봇청소기’의 진화
2025. 01. 08 20:22경제
... 있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에서 ‘사로스 Z70’을 공개했다. 이 로봇청소기는 몸통 상단 정중앙에 ‘옴니그립’이라는 이름의 기계식 팔을 장착하고 있다. 진로를 가로막는...

스포츠경향(총 1,696 건 검색)

지피 “‘한국 소아청소년 신체구성 변화’ 논문, SCI급 학술지 게재”
지피 “‘한국 소아청소년 신체구성 변화’ 논문, SCI급 학술지 게재”
2025. 01. 10 23:13 생활
지피 의료 인공지능(AI)을 선도하는 그로우테크 기업 지피(GP)가 자사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한국 소아청소년 신체구성 변화에 관한 논문이 소아청소년 의학 분야의 저명한 학술지 ‘비엠씨 페디아트릭스(BMC Pediatrics)’에 게재됐다고 19일 전했다. 이 연구는 사춘기 동안의 한국 남녀 소아청소년의 광범위한 생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령 및 성별별 신체구성 지표 참조 백분위수를 산출해냈다. 7~16세 아동 2만 2515명(남아 1만 1062명, 여아 1만 1453명)의 신체 구성 정보를 기반으로 한 8만 8069건의 측정 데이터를 활용했다. 데이터에는 BIA(생체전기저항분석, Bioelectrical Impedance Analysis, BIA)를 통해 키, 몸무게, 체지방량(BFM, Body Fat Mass), 제지방량(FFM, Fat-Free Mass)을 측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도출한 체지방률(BF%), 체질량지수(BMI), 체지방지수(FMI), 제지방지수(FFMI)가 포함된다. 연구 결과, 사춘기 동안 남아는 주로 제지방량이 증가한 반면, 여아는 체지방량을 축적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제지방량은 체지방을 제외한 모든 신체 구성요소의 총합으로, 근육·뼈·체내 수분·내장 및 기타 장기 등이 포함된다. 체지방량은 체내에 존재하는 총 지방의 양으로, 피부 아래에 저장된 피하 지방이나 장기 주변에 저장된 내장 지방 등이 포함된다. 자세히 살펴보면, 제지방량은 10세 10개월(130개월)까지 남녀간 차이가 점진적으로 감소해 0.89kg에 도달한다. 하지만 11세 8개월(140개월) 무렵부터 남아의 제지방량은 급격히 증가하는 반면 여아의 제지방량은 정체되어 15세 11개월(191개월)에 이르러서는 남아와 여아 사이의 제지방량 차이가 14.09kg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지방량의 경우, 7세부터(84개월) 8세 8개월(104개월)까지는 남아보다 여아의 체지방량이 더 높다. 9세 9개월(117개월)이 되면 남아의 제지방량이 여아를 초과하고, 11세 7개월(139개월)부터는 다시 여아의 체지방량이 남아를 초과하게 된다. 그리고 15세 11개월(191개월)이 되면 여아의 체지방량이 남아보다 5.71kg 더 높게 나타난다. 체지방률은 남아는 약 11세(132개월)에 23.71%로 정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여아는 11세 6개월(138개월)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전문가들은 이 연구 결과가 전세계적으로 소아 비만 유병률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각 인구의 독특한 기여 요인과 관련 신체 구성 데이터를 정확하게 평가하고 해석하기 위한 국가별 및 시기별 참조 기준을 마련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반적으로 비만의 기준이 되는 체질량지수가 지방과 제지방을 구분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는 만큼, 이를 보완해줄 수 있는 데이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 책임자인 강원대학교 천도현 박사는 “본 연구는 한국 소아청소년의 사춘기 전후 체성분 변화를 종단적으로 분석한 첫 사례”라며, “이는 지피의 독보적인 생체성분 빅데이터가 임상적으로도 중요한 의의를 지니고 있음을 입증한 고무적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연구를 위한 데이터를 제공한 지피의 성제혁 대표는 “이번 연구 결과를 지피 그로스맵 AI에 적용해, 소아비만의 가능성을 빠르게 판단하고 예방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고도화를 진행할 것”이라며 “남아와 여아 간의 차이를 반영해 더욱 정밀한 판단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피는 데이터로 ‘성장’을 예측하고 최고의 수치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하는 ‘그로우테크(Grow Tech)’를 주도하는 의료 AI 전문 기업이다. 아동 및 청소년 112,589명의 11년간 연속된 시계열 코호트 성장기 생체 데이터 약 3300만 건을 토대로 성장검진 AI 특허 등 특허기술 43건을 확보하고 있다. 또 자사가 확보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피 그로스맵 AI (GP Growth Map AI)’를 국내 및 세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LGU+ ‘요술통장’, 15년간 장애가정 청소년 488명 지원
LGU+ ‘요술통장’, 15년간 장애가정 청소년 488명 지원
2025. 01. 07 10:47 생활
LG유플러스는 한국장애인재활협회와 ‘두드림 U+요술통장’을 통해 15년 동안 장애가정 청소년 488명에게 기부와 상담 활동을 잇고 있다고 7일 밝혔다. 두드림 U+요술통장은 2010년부터 매년 장애인 가정의 만 13세 청소년을 선발해 대학등록 또는 취업 준비 장학금을 조성하는 매칭펀드형 사회공헌활동이다. LG유플러스 임직원이 멘토가 돼 매월 본인의 월급에서 2만원을 기부하고 멘티인 청소년도 자신의 꿈을 위해 매월 2만원을 저축하면, LG유플러스가 매월 6만원의 금액을 매칭해 적금을 드는 형태로 운영된다. 청소년들은 고등학교 졸업 때 적립금 600만 원과 소정의 이자를 포함한 장학금을 받아 대학에 진학하거나 사회에서 자립하는 데 자금으로 쓸 수 있다. 올해부터는 청소년 멘티 1명당 임직원 멘토가 2명으로 늘어난다. 임직원 멘토 2명과 멘티가 각 2만원씩 총 6만원을 매월 저금하면 LG유플러스는 기존 6만원에서 2만원 늘어난 8만원을 더하기로 했다. 멘티 1명당 매달 14만 원이 모이는 셈으로, 해당 청소년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시점에 840만원이 적립되고 이자를 포함한 금액이 장학금으로 전달된다. LG유플러스는 현재까지 두드림 U+요술통장에 참여한 488명과 함께 형성한 적립금은 약 21억6800만원이라고 밝혔다.
[로컬] ‘JDC-제주올레 어린이·청소년 걷기 학교’ 성공적 마무리
[로컬] ‘JDC-제주올레 어린이·청소년 걷기 학교’ 성공적 마무리
2025. 01. 06 19:40 생활
사단법인 제주올레 사단법인 제주올레(대표 안은주)는 2024년 JDC 도민지원사업 일환으로 진행하는 ‘JDC-제주올레 어린이·청소년 걷기 학교’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된 사업으로 제주도 내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걷기를 통해 건강한 습관을 형성하고 정서적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며 총 13개 학교, 1239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프로그램은 ‘찾아가는 걷기학교’, ‘느영나영 올레길 걷기프로그램’, ‘어린이·청소년 클린올레’, ‘새활용 체험’ 크게 4가지 주요 활동으로 나뉘어 보다 풍성하고 알차게 진행되었다. ‘찾아가는 걷기학교’ 는 학생들이 교내에서 강의를 듣고 학교 주변의 올레길을 탐방하는 형태로 운영되었다. 제주올레 길을 걸음으로써 걷기의 중요성과 제주 지역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는 계기가 되었다. 자연과 교감하고 올레길에 숨어있는 문화 유산을 배우는 교육 효과도 있었다. 사단법인 제주올레 제주올레 27개 코스 중, 일부 코스를 선택해 걷는 ‘느영나영 올레길 걷기 프로그램’은 제주도의 역사와 문화를 올레길 전문 해설사인 제주올레 공식 길동무에게 배우며 걷는 프로그램이다. 제주의 독특한 자연 경관을 직접 관찰하고 역사와 문화를 함께 체험함으로써 학생들 스스로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애정을 느끼게 하는 중요한 기회가 되었다. 올레길을 걸으며 환경 정화 활동을 진행한 ‘어린이·청소년 클린올레’ 프로그램은 지역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시간이 되었다. 학생들이 쓰레기를 직접 주우면서 환경 보호의 필요성을 느끼며 제주 자연과 환경의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새활용 체험 프로그램’은 헌 옷을 활용한 간세 인형 만들기와 버려진 병뚜껑을 활용한 키링 만들기 체험으로 버려지는 자원을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을 학생들이 체험하며 지속가능한 지구 환경에 대한 문제를 함께 고민해 보는 뜻 깊은 시간이 되었다. 사단법인 제주올레 ‘JDC-제주올레 어린이·청소년 걷기학교’ 프로그램은 시니어 일자리 확대에도 기여했다. 프로그램을 통해 시니어 해설사들이 학생들과 함께 걷고 소통함으로써, 지역 사회 내에서 세대 간의 교류도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사단법인 제주올레 안은주 대표는 “JDC-제주올레 어린이·청소년 걷기학교를 통해 도내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기회가 되었을 것”이라며 “제주올레는 앞으로도 미래세대들이 걷기를 통해 지역을 더 잘 이해하고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사단법인 제주올레는 2025년에도 제주도내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제주올레 길을 걸으며 살고 있는 지역을 보다 가깝게 이해하고 제주의 자연, 문화, 역사 등 다양한 가치를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더 확대할 계획이다.
자생한방병원, 전국 저소득층 청소년 위한 ‘제11회 희망드림장학금’ 전달
자생한방병원, 전국 저소득층 청소년 위한 ‘제11회 희망드림장학금’ 전달
2025. 01. 02 16:59 생활
자생의료재단이 지난 20일부터 31일에 걸쳐 전국 저소득층 중학생 대상 ‘제11회 자생 희망드림장학금’ 전달식을 개최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전국 19개 자생한방병원이 참여했으며, 해당 기간 19개 병원이 자체 일정에 맞춰 총 38명의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장학생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학업의 열정이 뛰어난 학생들로, 각 지역 사회복지기관을 통해 모집과 심사를 거쳐 선발됐다. 이들에게는 각 50만원씩, 총 1900만원의 장학금이 전달됐으며, 학업을 위한 교재비·교내활동비·학원비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박병모 자생의료재단 이사장은 “이번 장학금이 아이들의 꿈을 키우는 작은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며 “자생의료재단은 앞으로도 미래 세대를 이끌어갈 청소년들의 교육과 복지 증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장학금은 지난 11월 개최된 ‘제12회 자생 희망드림 자선바자회’ 수익금과 자생의료재단의 기부금을 통해 마련됐다. 자생 희망드림 자선바자회는 지난 2012년부터 매년 열려왔으며, 지난해의 경우 재단 관계자를 포함한 자생한방병원 임직원 및 봉사단 120여명, 그리고 지역 주민과 내원 환자 500여명이 나눔에 동참했다. 아울러 자생의료재단은 희망드림 장학금 지원 외에도 저소득층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자생 꿈나무 영화제’, ‘자생 꿈나무 올림픽’, 여성위생용품을 지원하는 ‘엔젤박스 전달’ 등이 있으며, 이를 통해 취약계층 청소년들의 성장과 복지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주간경향(총 90 건 검색)

[신간] ‘빈곤 청소’란 국가범죄의 진실
[신간] ‘빈곤 청소’란 국가범죄의 진실(2024. 04. 10 06:00)
2024. 04. 10 06:00 문화/과학
고립된 빈곤 박유리 지음·시대의창·1만8000원 우리는 열심히 빈곤을 청소했다. 달동네를 밀고 아파트를 지었다. 남루한 동네가 번듯해지면 빈곤이 사라진 듯했다. 1987년까지 또 다른 방법도 동원했다. 군사정권은 거리에서 빈곤해 보이는 이들을 붙잡아 수용시설로 보냈다.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1981년부터 도시정화를 목적으로 부랑인 단속을 강화하자 형제복지원은 거리에서 닥치는 대로 사람들을 붙잡아왔다. 정부지원금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렇게 내복을 입고 아빠 심부름을 나간 소녀가, 술에 취해 거리에서 잠을 자던 아빠가, 여관비를 아끼려 역에서 밤을 지새우던 사람이 끌려와 하루아침에 수용자가 됐다. 나가게 해달라고 하면 매타작이 시작됐고, 탈출하다 붙잡히면 죽을 듯이 맞았고, 죽었다. 서로 때리고 구경하게 했다. 1975년부터 1987년까지 이곳에 5만명 넘게 감금당했고, 그중 657명이 숨졌다. 언론인 출신의 작가는 피해자, 생존자를 10년 넘게 인터뷰해 사건의 진상을 기록했다. 작가는 한국판 아우슈비츠로 불리는 형제복지원 사건의 본질을 국가가 주도한 ‘빈곤 청소’라고 봤다. 기업의 세계사 윌리엄 매그너슨 지음·조용빈 옮김·한빛비즈·2만2000원 기업을 번영의 원동력이라 보는 이도 있지만, 이윤만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집단이라고 여기는 시선도 있다. 저자는 기업의 역사를 보면 이런 상반된 시선을 모두 갖게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책은 기업의 원형이라고 할 고대 로마의 소치에타스를 먼저 소개한다. 정부를 대신해 세금 징수, 도로망 구축 일을 맡았던 소치에타스는 속주 시민을 노예로 삼는 등 탈법적 행동으로 로마의 몰락을 앞당겼다. 주식을 발행해 자금을 모았던 대항해시대 동인도회사와 현재의 스타트업까지 기업의 진화를 살핀다. 왕의 수명을 줄여라 편용우 외 지음·흐름출판사·1만8000원 조선시대의 중범죄 재판인 추국에 대한 법정 속기록인 <추안급국안>에 상상력과 통찰을 더해 재구성한 이야기 모음집이다. 경직된 계급사회에 균열을 내려 한 이들의 사연이 담겼다. 속기의 특성상 이두를 적극 사용해 현장감이 살아 있다. 시간의 물리학 존 그리빈 지음·김상훈 옮김·휴머니스트·1만6700원 천체물리학자인 저자가 SF 속 시간여행의 가능성을 살펴본다. 상대성이론, 블랙홀, 멀티버스 등의 연구로 시간여행의 과학적 실체를 탐구한다. 시간여행은 진지한 과학적 연구 대상이며 SF는 재밌는 이야기를 넘어 물리학적 사고실험이라고 강조한다. 한 사람의 노래가 온 거리에 노래를 신경림 외 지음·창비·7000원 창비시선이 50주년을 맞아 출간한 기념시선집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 함께 출간한 특별시선집이다. 시인들이 직접 즐겨 읽는 시를 모았다. 시를 사랑하는 독자를 위한 선물이자, 시가 어렵기만 했던 이들에게 더없이 좋은 마중물이 된다.
신간
“3월 소아청소년과 대란···2~3년 뒤 폐과 우려”(2023. 01. 06 14:18)
2023. 01. 06 14:18 사회
ㆍ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 인터뷰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전국에 있는 ‘소아청소년과’(소청과) 진료가 가능한 병원은 2022년 8월 말 기준, 3247개소다. 지난 5년간 소청과 617곳이 새로 개업했고, 662곳이 폐업했다. 특히 코로나19 유행이 본격화된 2020년, 2021년 두 해에만 78곳의 소청과가 순수하게(개업-폐업) 사라졌다. 병원 몇 개 줄어드는 것이 뭐 그렇게 대수냐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병원이 지역 내에 있는 유일한 소청과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사진/성동훈 기자 누군가는 ‘서울에서 살면 된다’고 답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해답의 유효기간은 얼마나 될까. 올해 전반기 전공의를 모집한 64개 수련병원에서 소청과를 희망한 전공의는 단 33명이었다. 한 명이라도 소청과 전공의를 받은 병원은 11곳에 그쳤다. 조만간 아이가 아파 서울 시내 주요 대학병원을 찾아도 치료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출생률이 감소하니 당연한 것 아니냐’고 따질 수도 있다. 실제로 한국의 영유아 수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2017년 기준 145만243명에서 2022년 8월 말 기준 105만4928명으로 39만5315명 감소했다. 그런데 영유아 1명이 감소할 때마다 몇 개의 소청과 병원, 몇 명의 전문의가 줄어들어도 괜찮은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들이 다루는 것은 생명이다. 누구도 답하기 어렵기 때문에 현대사회는 이를 국가의 역할로 돌렸다. 설사 적자가 발생해도 사회를 유지하는 기반시설은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기본이다. 병원은 대표적인 사회 기반시설이다. 소청과 전공의가 부족하면 의사 수를 늘리면 될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의료인력 양산이 의료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수치화할 수 없는 주장은 논의할 필요가 없다. 전반적인 품질 저하에 앞서 분명한 편중 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나온 의원급 표시과목별 요양급여비용 실적을 보면 내과, 외과, 정형외과, 안과 등 과목별로 어느 과가 돈을 잘 벌었는지를 알 수 있다. 지난해 요양급여비용은 18조771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20% 증가했다. 이중 2011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연평균 진료비가 감소한 유일한 곳이 소청과다. 수치화해도 2021년 소청과의 진료비 규모는 5134억원으로 최하위다. 이를 보면 소청과 전공의가 부족한 것은 비슷한 노력을 하고도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처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소청과 의사 부족 사태가 문제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라는 뜻이다. 지난해 12월, 가천대 길병원의 소청과 입원중단 사태에서 촉발된 진료체계 붕괴는 뚜렷한 해결책 없이 시간만 끌고 있다. 길병원 사태는 상급종합병원 심사 등을 무기로 정부가 압박하면 결국, 병원이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이 문제는 언젠가 터질 수밖에 없는 임계치를 향하고 있다. 이미 일부 병원에서는 소청과 전문의가 더 이상 배출되지 않는다. 지난 1월 4일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을 경향신문 본사 건물에서 만났다. 임 회장은 임기를 시작한 7년 전부터 해당 문제를 지적해왔다. 그는 “2017년에 영유아 및 아동청소년 건강을 위하겠다며 보건당국·의료계 협의체를 출범시킨 적이 있다. 그때 딱 한 번 회의하고 지금까지 논의 한 번 안 했다”며 “그때나 지금이나 정부의 보여주기식 대책 외에 개선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 회장이 지적한 딱 한 번 열렸다는 협의체 관련 자료는 여전히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 공개돼 있다. -소청과가 한국 의료체계에서 정확히 어떤 역할을 담당하나.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들은 사정이 좀 낫겠지만 일반적으로는 잘 모르실 수 있다. 반면 의사들에게 물어보면 ‘왜 소청과가 중요한지’를 금방 안다. 우리가 좀더 친절하게 설명드렸어야 했다. 의사 수련체계를 설명하는 말 중에 ‘내외산소정’이라는 말이 있다. 각각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 정신과를 의미한다. 이 5가지 과목을 의료 수련 체계상 주요(메이저) 과목이라고 한다. 물론 다른 과들도 중요하지 않다는 건 아니다. 다만 이들 과목을 떼어 메이저라고 부르는 건 사람 목숨과 직접적으로 연관되기 때문이다. 인턴 시절에 이 5개 과를 돌고, 전공을 결정하게 된다. 아이들은 성인과 병의 진행 양상이 다르다. 처치만 잘하면 어른에 비해 금방 호전되지만, 증상이 급변하고 다루기가 까다롭다. 초기 진단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살릴 수 있는 아이가 죽을 수도 있고, 반대로 죽을 뻔한 아이가 살기도 한다. 의사의 판단과 처치로 생명을 살린다는 의료의 본질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 소청과다.” -진료 대상은 누구인가. “신생아부터 대략 18세 청소년까지가 대상이다. 실제 응급실 체계도 이와 같다. 18세 이하 환자가 왔는데 인턴이 내과나 다른 과에 노티(알림)를 주면 ‘왜 소청과 환자를 우리에게 주냐’는 말이 돌아온다. 우리나라는 아이를 낳고 나면 산모가 산후조리원을 가는데 미국은 출산 전후에 소청과에 가서 아이 상태도 확인하고 출산 후 산모의 우울증 등도 관리한다. 아직 인식이 잡혀 있지 않지만, 소청과 의사들이 진료할 수 있는 분야다.” -소청과 위기가 어느 정도로 심각한 상황인가. “올해 3월이면 소청과 관련 의료대란이 날 것이고, 이대로 아무런 조치 없이 2~3년이 흐르면 소청과는 폐과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전국 64개 수련병원의 연차별 전공의 숫자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2019년에 들어와 4년간 전공의 생활을 마치고 올해 2월, 전문의 시험을 보는 선생님들이 187명이다. 이들은 3월 1일자로 일선 병원으로 나간다. 2020년에 들어와 3년차가 된 전공의는 총 147명이다. 2021년 들어온 전공의는 75명, 2022년은 57명이었다. 그리고 올해 2023년 기준 소청과 전공의로 총 33명이 지원했다. 내년에는 한 자릿수가 지원할 것 같다. 소청과가 사라진다는 것은 과장이 아니다. 의학지식은 도제식으로 전수된다. 4년차가 3년차를 3년차가 2년차를 가르치는 식이다. 이대로라면 지식 전달 체계가 무너진다. 게다가 당장 대학병원에서 제일 많이 일하는 사람 187명이 빠져나간다. 이들의 빈 자리를 메우는 것은 갓 인턴을 뗀 33명의 1년차 선생님들이다. 이들이 병원, 소청과 일에 익숙해지려면 대략 2년차는 돼야 한다. 실질적으로 3월부터는 4년차가 되는 전공의 147명, 3년차 75명, 2년차 57명 총 279명이 전국 상급종합병원 일 대부분을 떠맡는다. 지금도 인력이 부족한데 숫자가 더 줄어든다. 대란이 날 것이 뻔하지 않나.” 가천대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홈페이지에 공지된 입원 중단 공지 / 가천대 길병원 홈페이지 갈무리 -전공의 외에 의료진들도 있지 않나. “지금도 교수들이 낮에는 외래 보고 밤에는 응급실, 소아중환자실, 신생아중환자실 등에서 교대로 당직을 선다. 그렇게 버티는 것도 하루 이틀이다. 결국 응급실 진료를 폐지하고, 입원치료가 중단된다. 지난해에만 상계백병원, 일산백병원, 이대목동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한림대동탄성심병원 등이 응급실 진료를 중단했다. 소청과 붕괴는 예정이 아니라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됐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된다는 것인가. “지난해 보고된 사례 중 5일 동안 열이 난 아이가 어딜 가도 입원을 못 한 경우가 있었다. 결국, 분당서울대병원에 입원하긴 했는데 전공의는 당연히 없고, 교수님 딱 한 번 만나고 퇴원했다. 또 수원에서 24개월 된 아이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재택 치료를 하던 중 증상이 악화돼 서울 고대구로병원으로 이송하다 사망했다. 가까운 곳에 규모가 큰 아주대병원이 있었지만, 치료가 불가능해 서울로 가던 중 발생한 일이다. 아이들 병은 오전, 오후가 다르다.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하는데 불가능한 구조다. 3월이 되면 이런 일이 더욱 빈번해지고 심각해질 것이다.” -아이들 치료만 영향을 받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어른도 걸릴 수 있는 심방중격결손증이라는 병이 있다. 아이들에게 많이 나타나다 보니 경험 많은 의사 대부분이 소청과 전문의들이다. 이들도 사라질 것이다. 백혈병도 마찬가지다. 흉부외과는 어떤가. 개흉 수술을 하고 나면, 수술 후 관리를 소아 심장과 등에서 분담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것을 하위 전문 분야(서브 스페셜리티)라고 한다. 소청과 내 세부 영역 전문의들을 키워서 담당해왔다. 전공의도 없는데 이런 것이 유지가 되겠나. 하위 전문 분야를 키울 수 있는 인프라도 다 붕괴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소청과 의사들은 사실상 감염성 질환(바이러스·세균) 전문가다. 또, 대부분 백신, 예방접종 전문가이기도 하다. 아이들은 정확한 부위, 방법으로 접종해야 면역이 잘 생기기 때문에 체중에 맞는 정확한 바늘 크기, 깊이,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 등을 항상 연구한다. 결국 이들이 사라지면 그 여파가 어른들의 건강관리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것이다.” -왜 상황이 악화되기만 하나. “도미노가 차례로 넘어가는 것과 유사하다. 4년간 많은 것을 포기하며 소청과 전공의 과정을 밟는다. ‘잠 한 번 푹 자는 것이 소원’이라고 할 정도다. 문제는 힘들게 소청과 전문의가 됐는데 전문의 과정을 이수하지 않은 ‘일반의’보다 수입이 적다. 심지어 소청과 의사회 임원들조차 병원을 폐업하고, 이리저리 옮겨다닌다. 일반의원으로 바꾸는 경우도 있다. 봉직의라고 해서 월급 받는 전문의로 일하려고 해도 마찬가지다. 동네 소청과는 하루에 환자 80명은 받아야 적자를 간신히 면한다. 그런데 20~30명이 전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봉직의로 일할 곳도 없다. 아이들이 좋고, 사명감을 가져도 생계유지가 안 된다. 이런 상황이 알려지다 보니 인턴들이 소청과를 전공하려고 하면 아버지, 어머니부터 말린다. 그 결과 전국 64개 수련병원 중 소청과 전공의를 한 명이라도 받은 곳이 11곳 밖에 없다.” -생계유지 어려움→전공 지원자 감소→의료대란 순서라면 이제 소청과 의사들의 몸값이 올라갈 차례 아닌가. “하루 평균 80여명의 환자를 받아야 적자를 면하는데 결코 적지 않은 숫자다. 다른 나라였다면 진료를 과다하게 한다고 비판받을 정도다. 적자를 면할 수 있는 다른 방법도 있을 텐데 왜 환자 수 이야기만 나온다고 생각하나. 이게 30년 동안 의료수가를 묶어놓은 결과다. 특히 소청과 진료비는 대만의 5분의 1 수준이고, 미국의 20분의 1 수준이다. 동네 소청과를 한 번 보라. 저녁 7시까지 진료하는 것이 기본이고 저녁 9시, 심지어 달빛병원이라고 자정까지 하는 곳도 있다.” -소청과만 그런 것인가. “우리나라 건강보험체계는 행위별 수가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의사가 검사든 처치든 행위를 할수록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어린이 환자들은 적용 가능한 의료행위가 한정돼 있다. 수술이나 고급처치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사실상 진찰이나 주사 정도가 전부다. 그게 다른 나라에 비해 적게는 5분의 1, 많게는 20분의 1 정도 가격으로 책정돼 있다. 선진국은 고사하고 동남아, 아프리카 국가 수준보다 적다. 이렇게 얻은 의료수가도 의사가 다 가져가는 것이 아니다. 치료 원가, 직원 월급, 임대료 등을 빼야 한다. 소청과 게시판에 올라온 글 중 ‘이리저리 빼고 나니 한 달에 25만원이 남더라. 나도 직원들 월급만큼만 가져가면 좋겠다’는 내용이 있었다. 해당 글에 ‘당신은 좋겠다. 나는 계속 적자다. 정신과 약을 먹고 있다’는 댓글이 달렸다. 생계를 유지할 방법이 없다. 심지어 정부는 필수예방접종 사업을 하며 사실상 소청과의 유일한 비급여 항목도 가져갔다. 정부가 벼랑 끝에 내몰아 놓고, ‘왜 이런 위기가 생겼냐’고 하면 어떻게 하란 말인가.” -비급여는 또 무슨 말인가. “소청과도 13년 전에는 예방접종이라는 비급여 항목이 있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새로운 백신이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 제약회사가 의사회에 접종가를 어느 정도로 책정하면 좋겠냐고 물어봤다. 그러면 세금, 직원들 월급, 임대료 등을 감안해 적정가격 의견을 전달한다. 무한정 높은 가격을 책정할 수도 없다. 예방접종 가격이 부담되면 누가 맞겠나. 그런데 국가필수예방접종 사업이 도입되면서 소청과 의사들이 받고 있는 가격의 70% 수준에서 예방접종이 편입됐다. 이 가격은 계속 낮아지기만 하더니 급기야 올해 포함된 로타바이러스(장염) 백신은 시중 접종가의 40% 수준으로 편입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기술 발전으로 콤보(통합)백신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디티피, 소아마비, 뇌수막염 등 따로 접종하던 것을 한 번만 맞으면 되는 백신이 대체하는 것이다. 미국은 개량 백신이 나오면 보급도 늘리고, 의료진도 보호하기 위해 예를 들어 2였던 시행비를 1.5 정도로 책정해준다. 반면 우리는 1 이하로 깎는다. 실제로 2017년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영유아 필수 예방접종 시행에 들어가는 의료인 임금을 연구한 결과가 있다. 당시 최소 2만6923원은 지급해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지난해 질병청이 소청과에 지급한 예방접종 시행비가 1만9400원이었다.” -가격은 제한하고, 예산지원도 하지 않는다는 것인가. 정부는 올해 저체중 조산아, 미숙아 지원예산도 삭감했는데. “더 줘도 시원찮을 판에 안타깝다. 건강보험제도가 도입된 후 의료수가는 사실상 30년 동안 동결이었다. 소청과 소멸위기는 출생률 등의 자연적 요인보다 정부 정책이 초래한 측면이 더 크다. 아이들 목숨을 담보로 정부가 러시안룰렛을 돌리는 형국이다. 투표권이 있는 어른들을 대상으로 한 사업은 예산을 못 깎는다. 말 못 하고, 투표권도 없고, 약하기만 한 아이들 관련 예산부터 깎는다.” -정부가 현장 목소리를 듣기는 하나. “답답하다. 현장에서 이런 문제가 있다고 아무리 말해도 유관 부처끼리 서로 탓을 한다. A부서 국장에게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면 ‘B부서에서 예산 증액을 막았다’고 한다. 그러면 B부서 과장에게 전화해서 읍소한다. 이번에는 ‘A부서는 꼭 그런 식으로 거짓말을 한다. 우리는 그런 적 없다’고 한다. 이렇게 1~2년만 버티면 A부서 국장, B부서 과장은 보직 이동을 한다. 다시 원점부터 시작이다. 언젠가 아이들을 위한 의료체계가 완전히 붕괴돼 책임을 따져야 한다면 이는 국가, 정부가 자초한 것이라는 점은 꼭 밝히고 싶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이 지난 1월 4일 경향신문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성동훈 기자 -정부 수습대책 중 주목할 만한 게 있나. “없다. 달빛병원을 강화한다고 하는데 우리 입장에서는 이제 밤 12시까지 일하라는 말로밖에 안 들린다. 주말에도 오후 4~5시까지 일하는 곳이 많다. 잘 보면 병원 이름에 365소아청소년 병원 이런 곳이 많다. 365일 일을 해야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른 어떤 병원이 그런 식으로 하나. 지난 5년간 소청과 병원 662개가 망했다. 지난 10년 동안 유일하게 진료비가 감소한 과다.” -소청과 위기는 출생률 감소 등으로 인한 수요·공급이 맞춰지는 과정으로 볼 수도 있지 않나. “자연히 줄어드는 것과 생태계 자체가 파괴되는 건 다르다. 소청과 위기라는 것은 감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 소멸을 의미한다. 소아과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붕괴하고 있다. 의사 공급은 의료 수요가 늘어난다고 곧바로 늘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시장논리로 수요와 공급을 맞추려면 특정 시점에서 환자 수와 의사 수의 균형이 이뤄져야 한다. 그런데 현재 소청과는 신규 의사 공급이 없는 수준으로 가고 있다. 이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해서라도 공급을 늘려야 하는데 그것도 의료수가 등으로 제한이 걸린다. 흉부외과, 산부인과 등이 망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전공의 정원의 60% 정도는 채운다. 소청과는 15% 정도다. 단기간에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인프라가 붕괴된 상황이다.” -전공의가 부족하니 공공의대 설립, 의대 정원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적어도 소청과 사태를 해결할 대안은 아니다. 문제의 근본 원인과 관계가 없다. 왜 지방 소청과부터 소멸한다고 보나. 환자는 없고 처우는 나아지지 않으니 소멸하는 것이다. 의대 정원을 늘린다면 소청과 전문의도 일정 비율 늘어날 수 있다고 잘못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이들이 전공의 과정을 거쳐 지방에서 개업했다고 해보자. 이들이 생계유지를 하려면 하루에 80여명의 환자를 진찰해야 적자를 보지 않는 구조인데 기껏해야 20~30명이다. 환자 수를 늘려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의미가 없다. 이 사태는 전공의들이 소청과에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지 의대생 숫자가 부족해 생긴 문제가 아니다.” -동네 소청과 위기는 또 다르지 않나. “사실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장점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 동네 소청과다. 일반적인 국가의 의료체계는 몸이 아프면 ‘일반의’라고 불리는 의사에게 가서 증상을 설명한다. 일반의의 판단에 따라 약을 처방받기도 하고, 위중할 경우 비로소 더 큰 병원의 전문의를 찾게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 소청과는 ‘전문가(스페셜리스트)’를 예약도 없이 아주 싼 비용으로 언제든 찾을 수 있는 구조다. 아이들의 경우 빠른 진단과 치료가 정말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가장 빠르게 동네에서 아이들을 진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어느 날 진료를 보는데 새벽 5시부터 아팠다는 아이를 부모가 오전 10시에 데려왔다. 소청과 의사들끼리 쓰는 말 중에 ‘아기 때깔이 안 좋다’라는 말이 있는데 아이를 보니 딱 그 생각밖에 안 들더라. 즉시 119를 불러 타고 대학병원으로 갔다. 중환자의 경우 의료인이 동행해야만 해서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 소아과 응급선생님께 직접 인계를 하고 왔다. 그 아이가 몇 주간 입원했다가 진료를 받으러 왔다. 아이 두개골이 움푹 들어가 있었다. 이미 뇌가 녹아내렸고 조금만 늦었으면 목숨을 잃을 뻔했다는 의미다. 소청과 의사들은 전공의 과정에서 이런 중환자를 숱하게 본다. 이렇게 동네에서 전문의를 만날 수 있는 시스템은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일본 등과 비교해도 우리나라만이 가진 장점이다. 저출생이 심각한 문제인 상황에서 동네 소청과는 출생률 제고에 도움이 될 만한 거의 유일한 체제다. 이 체계가 정책 문제로 무너진다는 점이 안타깝다.” -대안은 무엇인가. “보건복지부, 질병청, 기획재정부, 소청과 의사들이 한 자리에 좀 모였으면 한다. 적어도 이런 문제가 생기면 협의체까진 아니더라도 상황파악을 위한 회의 정도는 해봐야 하는 것 아닌가. 아직까지도 그런 게 없다. 언론을 통해 보도만 안 될 뿐이지 틀림없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아이들이 나오고 있을 것이다. 특히 지방정부는 지역에 소아진료 인프라가 없다는 점에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아이들이 아파도 치료를 못 받는데 어떤 부모가 해당 지역에 살겠나. 일본은 어린이청을 만든다고 하고, 미국은 이미 유사한 기관이 있다. 반면 우리는 담당 부서가 산재돼 있다. 심지어 담당자도 1년, 2년 만에 바뀐다. 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을 7년 동안 했다. 그동안 바뀐 담당자가 몇 명인지 모르겠다. 대통령직속으로 책임기구를 만들어줬으면 한다. ‘희생자가 나와야 움직이겠다’는 태도는 버려야 한다.” -이 정도로 위기라면 소청과 의사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사실 소청과 의사는 예전에도 돈을 가장 못 벌었던 과다. 그럼에도 ‘내가 아이를 살렸구나’ 하는 기쁨 같은 것이 있다. 800g 정도로 25주 만에 태어난 아이는 딱 손바닥만 하다. 그런 아이를 석 달, 넉 달 잠도 제대로 못 자고 2.5㎏을 만들어서 집으로 돌려보낼 때 그 기쁨은 정말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그 아이가 예방접종을 하러 병원을 오고, 또 외래를 오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커가는 것을 본다. ‘사람 살리는 것이 이렇게 보람이 있구나’ 하는 것을 그때 알게 된다. 남들은 알아주지 않아도 보람 있는 일을 한다는 기쁨이다. 동네에 ○○소아청소년과라는 이름을 쓰는 병원을 한 번쯤은 봤을 것이다. 그곳에는 소청과 전문의가 있을 확률이 높다. 동네병원이지만 이들 모두 대학병원에서 수많은 임상을 거쳐 개원한 의사들이다. 상급종합병원 이용에 불편함을 겪을 부모님들께 동네 소청과에 아이를 믿고 맡겨도 좋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특집
[방구석 극장전]청소년이 만들고 청소년이 배우는 학교(2021. 11. 12 12:02)
2021. 11. 12 12:02 문화/과학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다가왔다. 여전히 한국 교육의 모든 길은 입시로 통하고, 그 가장 큰 관문은 수능이다. 시험을 마치면 수십만 수험생들은 사회생활의 첫 단추를 낄 준비에 들어갈 테다. 하지만 기성세대는 세상에 나갈 그들에게 꼭 필요한 것은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 그 가운데 세대 간 단절은 심화하고, 청소년들은 닥칠 문제를 대비하지 못한 채 정글 같은 사회에 내던져진다. 가장 좋은 건 청소년의 목소리로 자신의 상황을 알리는 계기다. 청소년이 영화를 직접 제작한다면 바랄 게 없다. 당사자가 자기 경험을 영화화하는 이점은 무궁무진하다. 다큐멘터리 OTT ‘VoDA’에서 서비스 중인 (정호은)과 (김희준) / VoDA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는 다른 영화제들에선 보기 드문 ‘청소년경쟁’ 섹션을 유지 중이다. 동일한 주제를 다뤄도 어른들이 만든 것과는 시야나 밀도가 확연히 다르다. 예전에는 영화제 때 극장에 가야 볼 수 있었지만, 해당 영화제가 OTT ‘VoDA’를 발족시키면서 1년 내내 볼 수 있게 된 점은 환영할 일이다. <더 팬>(정호은·2018)은 아이돌 팬덤 문화를 다룬다. 10대 감독은 자기 세대가 왜 원거리 일 방향 연애에 빠져들게 되는지, 팬덤 문화는 어떻게 진화하는지에 대해 자기 생각은 물론 또래세대를 포함한 인터뷰를 진행한다. 누군가에게 뜨거운 애정을 보내는 행위를 아이돌을 대상으로 처음 접하는 청소년 세대 상황을 설명하고 적극적으로 자기 입장을 드러내는 과정을 통해 그들이 처한 상황에 대한 이해로 나아가게 만든다. <하루, 발자국>(김희준·2018)은 영화감독을 꿈꾸지만, 의지가 약한 10대 감독이 동갑내기 친구를 담는다. 친구는 아마추어 스케이트보드 선수다. 기성세대 시각에선 성에 안 차도 감독에게는 뚜렷한 주관으로 자기 길을 개척하는 ‘리스펙트’ 대상이다. 10대 보드 선수의 시각에서 보드 문화 활성화를 위해 지역에 필요한 게 뭔지 인터뷰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당사자 입장 표명의 중요성과 현실적 진로 고민이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나의 낮은 몸 높은 마음>(배연우, 안수빈 감독·2017)은 청소년 우울증 문제와 대면한다. 기성세대의 단편적 인식 너머 만연한 정신질환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성찰이 돋보인다. 학교현장 상담교사는 순회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다 해당 사업 자체가 축소 내지 폐지 위기다. 두 공동감독은 문제를 알리고 목소리를 내고자 광화문광장에서 1인 시위와 홍보활동을 실천한다. 이런 작업을 소개하고 활용할 경우 ‘VoDA’는 동영상을 전시하는 것으로 끝내지 않는다. ‘독 스쿨’ 명칭으로 2020년부터 경기도 내 학교 시청각교육 프로그램에서 사이트에 들어가 영화 관람을 최소한의 인증과 기록으로 마칠 수 있음은 물론, 현장 토론과 의견청취를 보다 확산시키려는 의도로 공들여 작업한 토론 워크시트를 확인할 수 있다. ‘독 스쿨’ 작품은 워크시트를 통해 다양한 소감을 집적시킨다. 대충 겉치레로 만든 게 아니다. 영화에 대한 간단한 소감부터 쟁점에 대한 설문조사나 집단적 토론이 활성화하도록 세심하게 준비한다. 해당 과정은 이미 4만5000명이 넘는 경기도 학생들이 이용했다. ‘독 스쿨’ 라인업 중 청소년 제작 단편의 가치는 요즘 시기에 더 절실하게 다가온다.
방구석 극장전
청소년 부모에게도 집을 ‘허하라’(2021. 08. 30 11:04)
2021. 08. 30 11:04 경제
ㆍ원룸, 고시원, 모텔, 보호시설 등에 주로 거주 은영(가명·19)이가 공인중개사에게 반복해 들었던 말은 “안 된다”였다. 월세 20만원짜리 원룸을 얻으려 찾아간 부동산이었다. 미성년자가 임대차 계약을 맺으려면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필요하다. 부모나 친척 ‘어른’의 동의서 없이는 임대차 계약을 맺을 수 없다. 은영이가 어머니·아버지의 폭력을 피해 집을 나온 지 3년이 넘었다. 연락을 달가워할 리 없었고, 연락하고 싶지도 않았다. 다세대주택 밀집지역 / 경향신문 자료사진 운 좋게 소개받아 집을 보러갔더니 이번에는 애가 있으면 “안 된다”고 했다. 은영이는 15개월된 아이를 키운다. 아이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아 집을 보러갈 때면 아이를 업고 갔다. “안 된다는 이야기만 대여섯 번” 들었다. 수도권 외곽, 그것도 도심이나 산업단지와 떨어진 변두리라 수요가 많지 않은 지역이었는데도 “안 된다”고 했다. “애가 있는 게 죄는 아닌데, 아마 (제가) 어리다는 이유에서 그랬겠죠. 너무 안 구해지더라고요.” 은영이가 말했다. 주거환경은 ‘절대 취약’ 은영이는 ‘청소년 부모’다. 청소년 부모는 보통 청소년복지지원법(이하 청소년복지법)상 청소년의 기준인 만 24세 미만인 부부를 지칭한다. 은영이는 지난해 초 아이를 낳았다. 남편도 미성년자다. 민간단체에서 지원해준 주거에서 1년을 채우고 나왔다. 어렵게 구한 빌라 반지하에 6개월 살았는데 “아기 피부가 다 짓물러” 집을 다시 알아봤다. 집을 구하다, 구하다 실패해 몸이 불편한 친언니와 함께 집을 구했다. 방 3개의 5층 빌라에 산다. 보증금 130만원에 월세 110만원, 목돈도 없는데다 받아주는 곳을 찾다 보니 비싼 월세를 부담하게 됐다. 친언니가 친구와 월세 55만원을 내고 은영이가 나머지 절반을 낸다. 남편이 아이를 보고, 은영이가 하루 12시간 전자제품 부품 불량 체크하는 일을 해 번 월 200만원에서 월세를 낸다. 은영이는 “이웃 신고 안 들어오도록 약속하고 들어왔어요”라고 말했다. 청소년 부모는 어떤 집에서, 얼마의 집세를 내며 지낼까. 현장에서는 “집이 없으면 육아계획을 세우거나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게 불가능하다”(최영화 ‘청개구리 밥차’ 활동가)거나 “주거가 일정해야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이지영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청소년 부모 멘토)고 말한다. 정작 정부가 청소년 부모의 규모나 주거실태 파악에 나선 적은 없다. 규모만 어림짐작할 뿐이다. 통계청 인구통계를 보면 2018년 한국에서 태어난 아이 32만6822명 중 19세 이하 여성에게서 태어난 아이는 1300명이다. 만 24세 미만 청소년 부모 중 19세 이하는 2018년 기준으로 최소 1300명이 된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출생신고하지 않은 아이까지 포함하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보호시설에서, 원룸에서, 고시원에서, 모텔에서, 일부는 공공임대주택에서 살고 있다고 추정할 뿐이다. 한국에선 청소년 부모 정책을 둘러싼 정부의 빈자리를 민간이 채우는 구조다. 청소년 부모 통계도 민간에서 먼저 냈다. 한국미혼미지원네트워크가 2020년 초 발간한 ‘청소년 부모 생활실태 조사 및 개선방안 연구’(이하 청소년 부모 생활실태 조사)를 보면, 조사대상이었던 청소년 부모 315명 중 절반(44.4%) 정도는 ‘보증금 있는 월세’에 살고 있다고 답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공임대 유형인 전세임대주택일 가능성이 큰 전세(18.7%) 비중도 적지 않다. ‘가족 및 친척 거주지에서 무상으로 거주’(15.2%)하거나 고시원과 같은 ‘보증금 없는 월세’(6.7%) 혹은 ‘모텔이나 찜질방에서 지내고 있다’(6.3%)는 응답도 이어졌다. 생후 5개월된 아이를 키우는 수진(가명·18)이는 ‘가족 및 친척 거주지에서 무상으로 거주’하는 사례다. 수진이는 어머니와 함께 경남지역의 한 영구임대아파트에 산다. 아버지는 중학교 1학교 때 돌아가셨다. 어머니가 기초생활수급자여서 영구임대아파트를 제공받았다. 원래는 만 24세를 넘은 남편과 함께 방 2개짜리 빌라에 살았다. 남편이 ‘아이를 소파에 던져’ 집을 나왔다. 임신했을 때도 옥상에서 청소년 부모는 크게 은영이와 수진이처럼 원부모와 동거 여부로 나눠볼 수 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지원하는 청소년 부모 25가구 중 9가구는 청소년 부모의 부모님 집에 함께 산다. 나머지 16가구는 원부모와 관계가 단절되거나 연락은 하더라도 따로 거주한다. 주로 한부모 시설이나 공공임대, 민간임대주택에 거처를 마련했다. 어느 쪽이 더 나은 형태의 주거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청소년 부모와 원부모와 함께 지내면 “아이를 맡겨두고 검정고시를 치고 왔다”(수진)는 이야기처럼 양육에 도움을 받기도 한다. 부모와 살더라도 관계가 원만하지 않거나 집안의 경제적 여력이 충분치 않으면 청소년 부모의 스트레스도 커진다. 수진이는 어머니와 사이가 나쁘지 않지만, “언제까지 몸이 불편한 어머니에게 양육을 기댈 수 없다”며 성인이 되는 대로 세대분리를 하고, 일자리를 구해 독립할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도 머물 집이 있으면 어느 쪽이든 나은 편이다. 정부나 민간기관에 포착되지 않은 청소년 부모는 더 열악한 환경에 놓인 경우가 많다. 지원 시설이 그나마 존재하는 “수도권을 벗어나면 청소년 부모를 도울 자원조차 부족하다.”(김민영 자주스쿨 대표). 지은(가명·22)이는 네 살 딸 아이를 홀로 키운다. 한부모 시설에 있다가 아버지에게 보증금을 빌려 공공임대주택에 들어갔다. 아버지가 돈이 필요하다며 보증금을 다시 달라고 해 급하게 집을 뺀 뒤 고시원에 들어갔다. ‘보증금 없는 월세’에 사는 청소년 부모가 됐다. 한몸 정도는 누일 수 있지만, 고시원에 아이까지 데려갈 순 없었다. 포털사이트에서 비공식 위탁모를 수소문해 아이를 맡기는 선택을 했다.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지금은 돈을 벌며 빌라에 살지만, 은영이는 임신 6개월 때까지 일정한 주거지가 없었다. 이미 가정폭력을 피해 집을 나온 뒤였다. 다세대주택 옥상에서, 겨울에도 히터가 작동하는 공중 화장실에서, 빌딩 계단에서, PC방에서 잤다. 옥상에 옷 몇벌을 두면 훔쳐가는 이도 있었다. 은영이는 “모텔이나 찜질방에서 자는 생활은 돈 많은 언니·오빠들이나 할 수 있어요”라고 했다. 은영이는 ‘모텔이나 찜질방에서 지내고 있다’고 답한 6.3%에도 속하지 못했던 셈이다. 청소년 부모의 법적 정의와 청소년 부모를 특정한 주거지원 근거는 올해 처음 마련됐다. 정부는 오는 9월 24일 개정 시행되는 청소년복지법에서는 청소년 부모를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가 모두 청소년인 사람(만 24세 미만)’으로 규정했다. 청소년복지법에는 가족지원서비스, 복지지원, 교육지원, 취업지원 규정이 포함됐다. 시행령 개정안은 지난 8월 20일 재입법 예고됐는데, 개정안은 ‘가족지원서비스 및 복지지원’에 ‘청소년 부모와 그 자녀의 의식주 등 기초생활을 유지하는 데에 필요한 자원’을 규정했다. “청소년 부모에게 양육자 역할만 요구하는 게 아니라 청소년으로서 누려야 할 기본 권리도 법으로 보장하겠다는 취지”(김지연 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를 담은 입법이다. 주거지원 등 청소년 부모를 도우려는 정부의 움직임은 첫발을 뗐지만, 여전히 한계는 남는다. 이선영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서울아동옹호센터 팀장은 “청소년 부부가 원가정 부모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만 전제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예를 들어 미성년자인 청소년 부모가 그들의 부모와 연이 끊겼는데, 부모의 소득이나 재산이 잡히면 부양의무자 기준이 적용돼 기초생활수급 등 각종 지원대상에서 제외될 우려가 있다. “청소년 부모가 ‘가정’을 꾸렸다면, ‘가정’을 기준으로 지원해야지 부양의무기준을 섣불리 적용해선 안 된다”(이선영 팀장)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주거지원 빈틈 막아야 청소년 부모가 모텔이나 고시원을 전전했던 이유 중 하나는 정부지원의 ‘사각지대’가 많았기 때문이다. 대표사례가 LH가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 입주였다. 공공임대주택은 유형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보통 기초생활수급대상이나 아동시설 퇴소자, 한부모 가족에게 우선 공급한다. 청소년 부모가 그들의 부모에게 소득이 발생해 기초생활수급대상이 아니면 공공임대 입주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 청소년 부모 2명 중 1명(50.8%)은 국민기초생활수급과 법정 한부모 둘 다 등록하지 못한 상황(‘청소년 부모 생활실태 조사’)인 점을 감안하면, 청소년 부모에게 공공임대도 지금까지 높은 문이었다. 청년대상 공공임대주택은 전부 만 19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만 18세 이하 청소년 부모는 입주 자격이 없다. 청소년복지법 개정을 계기로 삼아 “청소년 부모들이 지원대상에서 모래알처럼 빠져나가는”(류정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시스템을 개선해 지원 체계를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도 꾸준히 나온다. 류정희 연구위원은 긴급복지지원제도를 예로 들었다. 긴급복지지원법 제4조에는 긴급지원 대상자에게 주거지원을 하도록 규정돼 있다. 보건복지부의 ‘2021 긴급복지지원사업 개정사항’을 보면 1개월이 원칙이지만 추가 9개월까지 주거지원이 가능하다. 류정희 연구위원은 “긴급 지원이 끝났을 때 청소년 부모들이 갈 수 있는 주거를 지방자치단체나 정부에서 체계적으로 마련해주는 시스템이 아직까지 없다”고 했다. 현장에서는 “집과 다른 자원도 함께 투입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청소년 부모 지원을 한데 묶어야 한다고 본다. 주거지원과 동시에 “상담, 교육 등도 투자하는 방식으로 집중 지원해야 청소년 부모가 집에 정착할 수 있다”(최영화 활동가)는 것이다.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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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묵은 때 싹 벗기는 청소 세제…호흡기 건강에는 괜찮을까?
곰팡이·묵은 때 싹 벗기는 청소 세제…호흡기 건강에는 괜찮을까?
2024. 10. 16 06:00 리빙
우리가 사용하는 일부 청소용 세제가 오히려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줄 수 있다.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픽셀즈 뿌려만 놓으면 주방과 욕실 곰팡이가 싹 사라지는 청소용 세제, 기특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완벽한 살균을 보여주는 청소용 세제가 우리 건강에는 어떨까? 미국 매체 CNN이 현지 환경 단체 EWG의 말을 빌려 “우리가 사용하는 일부 청소용 세제가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미국에서 판매되는 2천 개 이상의 청소 세제에서 천식, 화상, 암 발생 위험 등 건강 문제를 유발하는 물질이 포함되어 있다고 알렸다. 미국 환경단체인 EWG의 수석 과학자인 타샤 스토이버는 “사람들은 매장에서 판매되는 제품이 안전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해당 제품 중에는 ‘그린 워싱(친환경 제품으로 위장 마케팅)’이 만연해 제품 선택이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분명 청소는 질병 예방에 필수다. 특히 바이러스의 계절을 맞아 감기, 독감에 유의해야 한다. 적절한 청소 제품을 사용하는 것은 건강한 삶에 중요하다. 단 청소 세제 속 화학 물질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더 건강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청소 세제에는 휘발성 유기 화합물(VOCs)과 같은 수백 가지 화학 물질이 포함된다. 텍사스 A&M 대학교의 나탈리 존슨 교수는 이러한 화합물들이 눈, 코, 목, 간, 신장, 중추 신경계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실내의 VOC 농도가 더 높을 수 있으며, 자주 노출될수록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다. 미국 환경 보호청(EPA)의 ‘Safer Choice’ 인증을 받은 제품을 참고한다면 건강에 덜 해로운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제품 라벨에 있는 지침을 정확히 지키며 세제를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표백제를 암모니아가 포함된 타일 청소제와 혼합하면 위험한 가스가 발생한다. 또한 청소 세제 양도 중요하다. 존슨 교수는 “독성학에서 가장 오래된 격언 중 ‘용량이 독을 만든다’라는 말이 있다”며 “천식이나 임산부, 어린이가 있는 집안은 세제 용량을 과하지 않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청소 세제를 고를 때는 미국의 Safer Choice 같은 안전한 인증을 받은 제품을 택한다. 국내에 경우,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서 부여하는 유해 화학물질 최소화라는 기준을 충족시킨 제품을 인증하는 환경마크나 KC 인증 혹은 환경부에서 안전성을 검사한 ‘안전확인대상 생활화학제품’ 인증을 받은 제품을 쓴다.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은 친환경 세제를 손수 만드는 것이다. 다소 세정력이 떨어지더라도 식초, 베이킹소다, 레몬즙 등 간단한 재료는 청소 세제를 대체할 수 있다. 곰팡이나 먼지가 너무 많이 쌓이기 전에 자주 천으로 닦아주는 것도 화학물질 노출을 줄이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청소년 도박 범죄 10년새 5.5배↑…고도 중독 환자도 급증
청소년 도박 범죄 10년새 5.5배↑…고도 중독 환자도 급증
2024. 10. 15 18:17 화제
도박 범죄소년이 10년 사이 5.5배 증가했으며 그 안에는 13세 미만 촉법소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픽셀즈 최근 10년 사이 도박 범죄소년은 5.5배 증가했으며, 만 13세 미만 도박 촉법소년은 올해에만 45명 입건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강유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도박 범죄소년 및 촉법소년 검거 현황’에 따르면, 도박으로 입건된 범죄소년은 2015년 59명에서 올해 8월에만 328명으로 10년 새 5.5배 폭증했다. 2020년까지 통계에 잡히지 않던 만 13세 미만 촉법소년은 올해 45명이나 검거되었다. 도박 범죄소년은 형사 입건 기준으로 통계를 작성한다. 초범, 판돈 50만원 미만이면 훈방 처분, 500만원 이상일 경우 형사 입건된다. 따라서 도박 범죄소년은 재범 이상이거나, 판돈이 500만원 이상, 또는 주도적으로 도박판을 열어 이득을 취한 경우인데 이러한 중죄를 저지르는 범죄소년과 촉법소년이 매년 급증 추세이다. 치료를 필요로 하는 청소년 고도 도박 중독 환자 역시 급증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5년 27명이던 만 19세 이하 청소년 도박 중독 환자 수는 2024년 181명으로 뛰었다. 저연령 환자도 급증하여 올해에는 만 10세 도박 중독 환자도 발생했다. 청소년 도박중독 치유상담 인원 또한 증가하여 2017년 503명이던 청소년 상담자는 2024년 7월 2,349명에 달한다. 청소년 도박이 급증한 시기는 코로나19 직후 불법 도박 사이트가 창궐한 시기와 맞물린다. 당시 집합금지 명령으로 강원랜드 등 합법 도박장이 문을 닫자 불법 온라인 도박이 성행했는데 이후 불법 도박 시장 규모는 비약적으로 증가해 2022년 사감위 실태조사 당시 100조 규모로 추산되었다. 반면 카지노, 경마, 경륜 등 합법 도박 시장 규모는 복권과 스포츠토토를 제외하면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강원랜드의 작년 매출은 1조 3천억원으로 코로나 이전 매출을 아직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청소년이 불법 도박을 접하게 되는 경로는 매우 다양하다. 불법 OTT, 웹툰, 웹소설 공유 사이트에 접속했다가 광고 노출 배너를 통해 들어가기도 하고, 친구 권유로 시작하는 청소년들도 많다. 최근 들어서는 유튜브를 통해서 불법 도박을 접하는 추세다. 유튜브에서 ‘바카라’를 검색할 경우 수십 개의 실시간 생방송을 성인인증 없이 시청할 수 있다. 유튜브 댓글란에는 불법 도박사이트 주소가 도배되어 누구든 접근할 수 있다. 급증하는 불법 도박 사이트 창궐에도 정부 차원의 대책은 미비하다. ‘온라인 불법도박 근절과 청소년 보호를 위한 범정부 대응팀 TF’가 작년 11월 구성되었으나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 노력은 부족하다는 평가다. 불법 도박 사이트를 폐쇄하려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1주일에서 3개월이 소요되는 반면, 복제 도박 사이트를 개설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하루에서 이틀이면 충분하다. 그러나 방통위 내 심의 담당 직원은 불법 금융 업무를 병행하는 5명에 불과하며 도박사이트 심의 건수는 2015년에도 5만 건, 23년에도 5만 건으로 매년 5만 건 선을 유지하고 있다. 강유정 의원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몇 년째 청소년 불법 도박이 국정감사에서 지적받고 있음에도 적극적인 해결 의지가 전무하다”라며 “유튜브에서 누구나 성인인증 없이 도박을 시청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정부가 방치한 문제에 대하여 국정감사에서 지적하겠다”고 밝혔다.
청소년 4명 중 3명, ‘C커머스’ 이용 경험 “저렴하니까”
청소년 4명 중 3명, ‘C커머스’ 이용 경험 “저렴하니까”
2024. 05. 09 10:03 화제
형지엘리트의 학생복 브랜드 엘리트학생복이 지난달 18일부터 28일까지 중고생 29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72%가 “중국 직구 쇼핑몰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상당수의 청소년이 저렴한 가격에 이끌려 중국 직구, 일명 ‘C커머스’를 경험했고 대체로 높은 만족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형지엘리트의 학생복 브랜드 엘리트학생복이 지난달 18일부터 28일까지 중고생 29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72%가 “중국 직구 쇼핑몰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청소년의 경우 한정된 용돈 내에서 쇼핑하는 특성상 가격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데 응답자 절반 이상인 55%가 C커머스 이용 계기로 ‘저렴한 가격’을 꼽았다. ‘호기심이 생겨서’(18%), ‘광고를 많이 접해서’(16%)라는 답변이 그 뒤를 이었다. 한 번 주문 시 지출하는 금액으로는 44%가 ‘1만원 이상~3만원 미만’이라고 답했으며 ‘1만원 미만’이라는 응답은 두 번째로 많은 29%를 차지했다. 서비스 만족도에 대한 부분도 흥미롭다. 최근 C커머스 상품 품질과 서비스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응답자 39%는 ‘보통’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만족한다’와 ‘매우 만족한다’ 역시 각 31%와 15%였다. 반면 ‘만족하지 않는다’와 ‘매우 만족하지 않는다’라는 의견은 전체 인원의 15%에 그쳤다. C커머스를 통해 주로 구매하는 제품으로는 ‘의류’ (30%), ‘핸드폰 케이스, 보조배터리 등 전자기기 관련 제품’(20%), ‘반지, 목걸이 등 액세서리’(18%) 순으로 나타났다.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주된 불만은 ‘낮은 품질이나 불량품 배송’이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다. 형지엘리트 관계자는 “용돈이 한정적인 청소년들이 저렴함에 이끌려 중국 직구를 많이 경험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쇼핑 경험이 적어 품질이나 서비스에 대한 눈높이가 성인에 비해 높지 않은 것도 만족도나 쇼핑몰 이용 의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시각 장애 청소년 자살 위험성, 약 10배 높았다
시각 장애 청소년 자살 위험성, 약 10배 높았다
2024. 04. 25 16:17 건강
시각 장애가 있는 청소년의 자살 위험성이 정상군 대비 약 10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각 장애 환자군이 정상군에 비해 자살 위험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표됐다. 서울대병원 김영국 교수팀은 2024년 2월 이전까지 발표된 ‘시각 장애와 자살의 연관성’과 관련된 30건의 코호트 연구 결과를 종합해 메타분석을 실시하고, 시각 장애가 자살 위험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시각 장애는 선천적 이상 혹은 후천적 안질환으로 인해 의학·광학적 방법으로 개선할 수 없는 시력 및 시기능 장애를 말한다. 기존에는 시각 장애 정도가 심할수록 자살에 대한 생각을 자주 하며, 실제 자살 시도로 이어지는 위험도가 높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가 보고됐다. 하지만 기존에 발표된 시각 장애와 자살 위험 증가 사이의 연관성을 제시한 연구들의 규모와 일관성에 차이가 있어, 정확한 관련 위험도의 평가는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이러한 연구를 통합해 메타 분석을 통해 자살위험도를 수치화한 연구는 지금껏 국내에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PubMed, EMBASE, Scopus 등 주요 의학데이터베이스에 등재된 문헌 검색을 통해 2024년 2월 이전까지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30건의 코호트 연구 결과를 종합해 총 374만3668명의 표본을 확보했다. 이후 메타분석을 통해 시각 장애가 잠재적으로 자살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 분석했다. 자살 위험성은 ‘자살 시도’ 및 ‘자살 사망’을 포함하는 ‘자살 행동’을 뜻한다. 연구 결과, 시각 장애 환자들은 정상군과 비교했을 때, 자살 위험성이 약 2.5배(상대위험도 2.49, 95% 신뢰구간 1.71~3.63)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각 장애와 자살 행동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위험 추정치. 서울대학병원 제공 특히 연령대별 분석 결과, 시각 장애가 있는 청소년의 자살 위험성이 약 10배(상대위험도 9.85, 95% 신뢰구간 4.39~22.10)로 가장 높았다. 이는 청소년 시각 장애군이 생리적·심리적 변화가 시작되고 새로운 기술 습득 및 사회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청소년 시기에 불안, 긴장, 고통 등이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그다음으로는 65세 이상의 노년층 자살 위험성이 약 6.7배(상대위험도 6.66, 95% 신뢰구간 2.95~15.00)로 잇따랐다. 안과 김영국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시각 장애가 환자들에게 상당한 심리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 확인됐다”며 “안과 전문의는 책임감을 가지고 저시력 상태에 있는 안질환 환자, 특히 청소년층의 스트레스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위험도가 높은 경우 정신과 전문의 혹은 사회복지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연계가 필요하며 가족과 주변인들의 적극적인 관심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협회 저널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IF=13.8)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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