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170 건 검색)
- 국립대 교수·초등교사 이어 고등교사도 윤석열 대통령 훈장 거부
- 2024. 10. 31 13:49 지역|지역
- 국립 인천대학교 김철홍 교수가 대통령 훈장을 거부하며 쓴 ‘이 훈장 자네나 가지게’ 국립대 교수와 초등학교 교사가 윤석열 대통령의 훈장을 거부한 데 이어 경기지역의 한 퇴직 교등학교 교사도 훈장...
- 젊은 초등교사의 죽음이 보여준 학교 현실
- 2024. 08. 28 20:12 문화
- EBS1 ‘다큐멘터리 K-우리는…’ 2023년 7월18일 서울 서초구 A초등학교에서 근무하던 24세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수사 결과 고인이 부임한 이후 스트레스를 겪던 중 아이들 지도와 학부모...
- 교대 재학 시절 후배 신입생 외모평가 ‘초등교사’ 징계 취소될 듯
- 2024. 08. 19 07:48 사회
- “학생은 공공기관 종사자 아니어서…” 대법원, 징계시효 10년 아닌 3년 적용 시효경과 이유로 원고 패소 파기 환송 대법원 홈페이지 갈무리 교육대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은 공공기관 종사자나 노동자로 볼...
- 내년도 공립 유·초·중등교사 선발 규모 늘어···초등교사 37% 증가
- 2024. 08. 07 14:23 사회|사회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00일 앞둔 지난 6일 대구 수성구 수성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자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도 전국 공립 초등학교 신규 교사 선발 인원이 올해보다 36.6% 대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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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총 12 건 검색)
- 체육 수업에 열정적인 초등교사 “선진국이 다하는 저학년 체육 수업, 우리도 해야한다”
- 2024. 04. 02 09:09 스포츠종합|생활|생활|사회
- 놀이터, 초등학교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신체활동 장면. “많은 선진국이 초등학교 1,2학년 때 양질의 체육수업을 하고 있다. 우리도 1,2학년 움직임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체육수업을 열심히 지도하는 초등학교 A교사의 말이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 관내 초등학교 A교사는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선진국 초등교육과정에는 연령대별로 필요한 주요 신체 활동을 지도하는 체육수업이 비중 있게 이뤄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A교사는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싱가포르, 캐나다, 호주 교육과정을 분석해보면 기본적인 움직임 교육이 유치원부터 체계적으로 구성돼 있다”며 “초등 1,2학년 체육수업을 소홀히 하는 선진국은 없다”고 덧붙였다. A교사 뜻에 따라 익명으로 보도한다. -현재 체육수업을 어떻게 하고 있나. “나는 운동을 무척 좋아한다. 아이들도 체육을 너무 좋아한다. 체육수업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교사 초기부터 체육수업에 대해 많이 연구했고 수업도 열심히 했다.” -초등 체육교과서를 평가한다면. “부실하지 않지만, 현장에서 많이 활용되지 않는 건 사실이다. 체육은 글과 사진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렵다. 실제 몸으로 해야 한다. 승마, 스키 등도 교과서에 있지만 실제로 하지 못하니 현장의 외면을 받는다.” -1,2학년은 지도해봤나. “나는 초등학생 아이를 키우고 있다. 1,2학년 담임을 해보지 않았지만 교사로서, 부모로서 통합교육을 유심히 지켜봤다. 음악, 미술, 체육이 즐거운 생활로 묶여 있고 신체놀이 반, 표현 반으로 구성돼 있다. 실질적인 신체 활동 시간이 너무 적다. 전통적인 신체 활동을 의미하는 신체놀이가 강화돼야 한다.” -체육 단독교과가 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보나. “1,2학년 통합교과 교과서를 쓴 사람은 체육을 전공하지 않은 교수들이다. 융합, 통합에서는 전문가일지 몰라도 체육교육 흐름은 모른다. 체육교육은 어린이집, 유치원부터 초등, 중등, 고등로 일관성 있게 이어져야 한다. 그런데 1,2학년 통합교육과정을 보면 상급 과정과 연계성도, 기본적인 움직임 기술에 대한 교육도 없다. 체육뿐만 아니라 미술, 음악 전공자도 1,2학년 수업과 3,4,5,6학년 수업이 연결이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기초 없이 상급 과정을 소화해야하는 꼴이다.” -1,2학년 때 체육수업을 소홀하게 한 게 고학년 때 문제가 되나. “3,4학년을 지도해보면 기본적인 심폐지구력, 순발력, 민첩성이 부족하다는 걸 절감한다. 특히 사교육에서 체육을 선행 학습한 아이들과 그렇지 못한 아이들을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학생 간 편차가 크니까 체육수업을 하는 교사도 애로가 많다. 요즘 엄마들은 초등학교 입학과 함께 축구, 태권도, 인라인 등을 사교육으로 지도한다. 그게 이미 문화가 됐다. 이걸 공교육에서 해결해야 한다.” -1,2학년 때 체육을 단독교과로 만들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고른 신체 발달이 기본적으로 중요하다.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뇌발달이다. 어릴 때 신체활동은 뇌발달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신체활동을 많이 해야 뇌용량이 커진다. 그런데 지금 1,2학년은 대근육 운동은 거의 하지 않고 소근육 활동만 한다. 체육을 초등 10개 교과 중 하나로 봐서는 안 된다. 체육은 지덕체를 모두 함양할 수 있는 교육이다.” -1,2학년 체육 교과가 어떻게 구성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대근육 운동 중심으로 꾸려져야 한다. 1,2학년에게 ‘스포츠’를 지도하자는 게 아니다. 기본적인 움직임 기술을 가르치자는 것이다. 대근육을 이용한 움직임, 균형잡기, 이동하기, 조작 동작 등이다. 그게 지금 3학년 교육과정에 실려 있다. 그걸 1,2학년 때 지도해야 한다. 저학년 때 기본적인 신체 움직임을 배워야 고학년 때 복합적인 움직임을 할 수 있다. 고학년 때도 스포츠가 아니라 ‘스포츠형’ 게임을 지도해야 한다. 야구가 아닌 야구형, 농구가 아닌 농구형 게임을 재미나게 가르쳐야 중학교에 가서 스포츠를 본격적으로 할 수 있다.” -유치원, 어린이집 체육교육도 초등 1,2학년과 연계돼야하는 건가. “기본적인 움직임 기술은 유치원, 어린이집에서 집중적으로 가르쳐 초등 1,2학년 때 사실상 완성해야 한다. 그러려면 누리 과정과 1,2학년 신체 활동 교육과정이 연계돼야 한다. 기본 움직임 기술과 움직임 요소에 대한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 - 현재 초등학교 체육 수업을 위축하는 다른 원인이 있다는데. “체육 수업은 신체 활동이 기본이기 때문에 활동을 하다보면 다칠 확률이 높다. 그런데 다친 경우에 학부모가 교사에게 거센 민원을 제기하고, 교사는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체육 수업을 활성화 하려면 학생의 안전 사고에 대해 교사를 보호할 수 있는 강력한 장치가 필요하다.” -체육교과가 1,2학년 단독교과가 되면 현재 교사들이 지도할 수 있나. “스포츠가 아니기 때문에 가능하다. 스포츠는 중학교 때 배우면 된다. 초등학교 때는 기본적인 신체 움직임 기술을 지도하면서 체육이 재밌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물론 기능이 뛰어난 교사가 있으면 좋겠지만 기능이 다소 부족해도 체육교육에 대한 철학만 있다면 초등 체육수업은 현재 교사들이 할 수 있다. 교육과정만 좋다면 그대로 따라하면 문제가 없다.” -지금처럼 통합교과를 유지하면서 신체활동을 강화하는 게 맞나. 체육을 단독교과로 만드는 게 맞나. “초등 교육의 전문성은 융합과 통합에 있는 건 맞다. 나도 국어 수업을 체육과 섞어 운동장에서 할 때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단독교과 본질과 핵심에 대한 이해 없이 형태만 통합을 흉내 내고 있다는 것이다. 교과가 따로 구성돼 있더라도 다양한 교과를 재구성해 효과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교사 전문성이다. 초등학교 교사들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허지웅, 서초구 초등교사 사건에 일침 “학생과 부모가 의무를 방종”
- 2023. 07. 20 13:24 연예
- 허지웅 SNS 캡처 방송인 허지웅이 서초구 초등교사 극단 선택 사건에 일침을 가했다. 허지웅은 2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서초구 초등교사 극단 선택 사건과 관련한 글을 올렸다. 허지웅은 “어느 젊은 교사의 삶이 자신이 가르치던 교실에서 영원이 멈춰섰다. 다른 무엇보다 장소가 가장 마음이 아프다”라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허지웅은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지난 시간 그 수많은 징후들을 목격하는 동안 우리가 정말 이런 일이 벌어질지 몰랐다고 말할 수 있을까. 뉴스에서는 교권 추락이라는 말이 나온다. 학생들의 인권이 올라간 탓에 교사의 인권이 떨어졌다는 의미일 것이다. 교권이라는 말 자체에 문제가 있다. 누군가의 인권을 되찾는 일이 다른 누군가의 인권을 위협했다면 그건 애초 인권의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교권이라는 말은 교실에서 학생의 권리와 교사의 권리가 상생할 수 없다는 논리를 전제한다”라는 생각을 밝혔다. 이어 “일부 학생과 부모가 인간으로서의 의무를 방종하고도 아무런 견제를 받을 수 없는 구조를 만들어놓고 그걸 인권의 회복이라고 자랑한 정치인이 있다면, 그는 인권에 대해 아무런 생각도 감각도 관심도 없는 사람이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과거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이 당했던 폭력과 부조리를 정상으로 애써 돌려놓았다면, 그간 악습으로 위태롭게 눌러왔던 것들을 원칙과 절차를 통해 규제할 수 있는 엄정한 도구 또한 함께 고민했어야 한다. 하지만 그와 같은 룰은 끝내 만들어지지 않았다“라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끝으로 ”남탓을 하기보다 문제를 해결할 의지와 결과물을 가지고 나올 쪽에 서겠다“라며 조속히 근본적인 해결책을 촉구했다. 한편 서초구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극닥전 선택을 했다. 아직 정확한 인과관계가 밝혀지지 않았으나 보도에 따르면 이 교사는 학부모 민원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 ‘팬티 빨래’ 숙제 논란 초등교사, 검찰에 고발돼
- 2020. 05. 13 15:18 사회
- 연합뉴스‘팬티 빨래’ 숙제와 성희롱 논란 등을 일으킨 울산의 초등학교 교사가 검찰에 고발됐다.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은 13일 오후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속옷 빨래’ 숙제 논란 직후 잇단 제보에 따르면 해당 교사의 가해 행동과 발언은 수년간 지속돼왔다”며 교사 ㄱ씨를 아동복지법 및 개인정보보호 위반으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ㄱ씨가 학생이 자신과 포옹하지 않으면 하교를 시켜주지 않았고, 이에 대해 학생이나 학부모가 문제를 제기하면 전학을 하라는 식으로 대응했다는 제보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에게 속옷을 주제로 시를 써오라며 여덟살 제자에게는 ‘섹시하다’는 말을 하고 ‘군기’를 잡는다는 이유로 학생들을 심하게 때렸다는 제보 내용도 공개했다. 이들은 “이런 교사가 어떤 기준으로 지난해 스승의 날 교육감 표창을 받은 것인지 의아할 따름”이라며 “울산경찰청에서 수사 중이지만 사건 공론화 이후 들어온 제보와 스쿨미투팀에서 자체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고발하게 됐다”고 전했다. 경찰은 ㄱ씨가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팬티 세탁 과제를 내준 것 등과 관련해 최근 ㄱ씨를 소환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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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옷 빨래 숙제’ 초등교사, 경찰 출석…무슨 혐의 적용?
- 2020. 05. 12 07:10 사회
- 울산 모 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가 속옷 빨래 과제를 내준 뒤 학급 SNS에 학생들이 과제를 수행하는 사진이 올라오자 성적 표현이 담긴 댓글을 달아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27일 해당 교사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입장문. 연합뉴스 ‘속옷 빨래’ 숙제와 성적 논란 소지가 있는 댓글로 물의를 빚은 울산 모 초등학교 교사가 최근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12일 지역 교육계 등에 따르면 울산지방경찰청은 초등교사 ㄱ씨를 최근 소환해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경찰은 피의사실 공표 우려 등으로 ㄱ씨 출석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아동복지법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동복지법 제17조 2호는 아동에게 음란한 행위를 시키거나 이를 매개하는 행위,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 성적 학대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또 같은 조 5호는 아동 정신건강과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 금지를 규정하고 있다. 제17조 2호를 위반하면 10년 이하 징역이나 1억원 이하 벌금, 5호를 위반하면 5년 이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경찰은 실제 ㄱ씨가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팬티 세탁 과제를 내준 것과 학급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과제 수행 사진이나 학생 소개 사진 등에 ‘섹시한 ○○’, ‘이쁜 속옷, 부끄부끄’ 등 댓글을 단 것이 이에 해당하는지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이 자기 팬티를 스스로 세탁하게 한 것이 실제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거나 정서적 학대에 해당하는지, 학생 당사자가 아닌 부모와 교사가 주로 소통하는 SNS에 성적 논란이 될 만한 표현을 쓴 것을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 등이 핵심이다. 다만, 경찰은 이런 사례로 누군가 처벌받은 전례가 없어 혐의 적용에 신중한 분위기다. 경찰 관계자는 “아동보호전문기관 등 다양한 전문기관 의견을 참고해 결정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ㄱ씨가 학생들 과제 수행 영상 등을 본인 유튜브 채널 등에 올린 것도 수사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개인정보보호법은 얼굴이 나오는 영상 등 개인 정보가 본인 동의 없이 수집 목적 외에 사용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경찰은 ㄱ씨가 자신의 유튜브 계정에 학생들 과제 수행 영상을 올린 것이 이를 위반했는지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ㄱ씨는 이번 논란 직후 ‘학부모들과 소통이 덜 된 상태에서 이런 과제를 내준 게 실수’라는 취지로 입장을 밝혔다가 또 논란이 일자 ‘성인지 감수성이 떨어진 표현을 쓴 것 등 모두 잘못했다’며 학부모와 아이들에게 사과했다.
주간경향(총 2 건 검색)
- 무엇이 초등교사를 좌절케 하는가(2023. 07. 28 13:39)
- 2023. 07. 28 13:39 사회
-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내부의 고인이 된 교사의 교실로 추정되는 공간 앞 벽면에 추모 메시지들이 붙어 있다. 성동훈 기자 아이를 기분 나쁘게 했다고 아동학대로 신고하거나 신고 위협을 가하는 학부모들…. 다른 일터였다면 제지됐을 법한 인신공격도 학교라는 이유로 방치되고, 고통은 고스란히 일선 교사의 몫이 된다. ‘갑질’하는 학부모는 갑자기 나타난 게 아니다. 보통의 학부모들도 초등학교 교사의 인권과 교육자로서의 고유권한을 종종 무시한다. 모든 교육활동이 대학입시를 기준으로 평가되는 한국사회에서 초등학교 교실의 붕괴는 어쩌면 이미 ‘예고된 미래’였는지도 모른다. “선생님도 교사생활 오래 하셔야 하지 않겠어요?” 다양한 학부모를 만나왔다고 생각했는데 대놓고 보복을 시사하는 유형은 16년차 초등학교 교사인 A씨에게도 충격이었다. 발단은 세 아이의 다툼이었다. 또래보다 몸집이 큰 B는 한 학년 위 C, D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 학원에서 B가 C, D의 가방을 자꾸만 다른 곳에 던져 놓는 일이 있었고 다음날 C, D는 B에게 수업 교구인 꽃삽을 들이밀며 말했다고 한다. “자꾸 괴롭히면 참지 않을 거야.” 교사인 A씨가 보기에는 ‘다툼’이었지만, B의 부모는 자신의 자녀가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했다. B의 부모는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를 열어달라면서 교사에게 이런 요구를 했다. “C, D가 우리 아이를 해할 목적으로 흉기를 집에서부터 가방에 숨겨왔다고 증언해 달라. 그렇지 않으면 물품(꽃삽) 관리 소홀로 학교를 고소하겠다.” C, D의 잘못을 부풀리기 위해 거짓증언을 하라는 얘기였다. 교직에 오래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보복을 암시하는 발언은 이 과정에서 나왔다. B의 부모는 이런 말도 했다. “선생님이 학교생활 하기 피곤할 만큼 민원을 제기할 수 있다.” 지난 7월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추모객들이 고인이 된 교사를 향한 추모 메시지를 읽어 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의 서이초등학교에서 2년차 교사가 숨진 사건이 알려지면서 교사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지난 7월 22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5000여명의 교사가 ‘서이초 교사 추모 및 진상규명 촉구 집회’를 연 데 이어 29일에도 2차 대규모 집회가 예고돼 있다. 서이초 앞으로 도착한 ‘동료교사 일동’, ‘초등교사 일동’, ‘선배 교사’ 이름의 근조화환은 1500여개. 서이초에서 강남서초교육지원청으로 옮겨진 분향소엔 추모 발길이 끊이지 않아 운영기간이 28일까지로 연장됐다. 숨진 교사를 향한 뜨거운 추모 물결은 무엇을 말하는가. A씨는 “(서이초 교사가 사망하기까지 겪은 일은) 당장 나의 일일 수도 있었다. 교사를 자기 입맛대로 휘두르려는 학부모들이 마음을 먹으면, 우리는 그들의 괴롭힘을 피할 수 없다”면서 “무조건 민원이 발생해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 교장과 교감의 도움조차 기대할 수도 없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거짓증언 요구에 응하지 않았던 A씨는 결국 해당 학부모의 끈질긴 항의전화에 시달렸다. 해당 학부모는 교무실로도 전화해 3~4시간 동안 교육실무사를 놔주지 않으며 ‘분풀이’를 했다고 한다. ‘일부 학부모’의 갑질은 그러나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게 아니다. 보통의 학부모들도 초등학교 교사의 교육자로서의 고유 권한을 종종 무시한다. 모든 교육활동이 대학입시를 기준으로 평가되는 한국사회에서 초등학교 교실의 붕괴는 어쩌면 이미 예고됐던 미래였는지도 모른다. 주간경향은 ‘서이초 교사 사망이 남 일 같지 않은 이유’를 주제로 10~19년차 초등학교 교사 7명의 이야기를 들었다. 아동학대 고소 위협이 ‘무기’ 초등학교 교사는 어떤 방식으로 폭력적 상황에 노출될까. 교사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사례는 ‘정서적 아동학대’ 고소 위협이다. 19년째 서울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는 E씨에겐 ‘녹음 습관’을 갖게 해준 학부모가 있다고 했다. “처음엔 자녀를 괴롭힌다고 생각하는 아이를 학교에 들어와서 한참 동안 노려보고 가셨는데 제가 그 행동을 제지했어요. 나중에는 ‘왜 아이가 학교에 가면 머리가 아프다고 하느냐’ 등 이해할 수 없는 문제 제기를 하시더라고요. 쉬는 시간에 교실에 들어와서, 제 귀에 대고 ‘아동학대로 신고하겠다’고 소리치기도 하셨고요. 그런 위협을 자주 당했기 때문에 저도 나름대로 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E씨는 자신이 겪은 일을 일지로 남기고, 해당 학부모·학생과 대화할 때마다 녹음했다. 학부모의 태도로 괴로웠던 것은 교사만이 아니었다. 부모의 우려와 달리 선생님과 사이가 좋았던 그의 자녀는 부모가 교실로 들어와 소리를 높일 때마다 벽에 머리를 찧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E씨는 고소를 당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위협’은 그를 위축시키기에 충분했다. “떠드는 아이가 있으면 ‘누구누구 학생 책 펴세요’라고 간혹 소리 높여 말할 때가 있어요. 근데 ‘혹시 기분 나빴던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저도 모르게 하고 있어요. 정당한 지도였는데도요.” ‘수업 시작하자’는 수준의 지도로 아동학대 고소를 당하는 일은 실제로 있다. 7월 22일 보신각 앞에서 열린 서이초 교사 추모집회에서 한 교사는 단상에 올라 “발령을 기다리며 기간제 교사로 일하던 시기, 첫날 첫교시 수업이 끝나자마자 아동학대로 신고당한 경험”을 말했다. 그는 “책을 가져오라는 지시를 무시하고 저를 노려보던 아이에 대해 다른 아이들이 ‘쟤는 원래 저렇다’며 앞다퉈 말했는데 그 상황이 아이의 기분을 상하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첫 수업 이후 아동학대 신고를 당하자 학교는 ‘그 학부모가 법을 잘 안다’며 곧바로 저와의 계약을 해지했다”고 설명했다. 이 교사는 이어 “경찰·검찰,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조사를 거쳐 3개월 후 ‘혐의없음’으로 최종 종결되기까지 매 순간 지옥이었다”면서 “그들이 저를 죽였다”고 말했다. 지난 7월 24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고인이 된 교사를 추모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성동훈 기자 보통의 일터였다면 용인됐을까 보통의 일터였다면 어떻게든 제지됐을 누군가의 ‘비상식적 행동’이 학교에선 방치되고 교사를 벼랑 끝으로 몰아세우기도 한다. 3년 전 초등학교 4학년 담임을 맡았던 10년차 초등학교 교사 F씨는 학급 학생들과 교환일기 겸 상담일기를 썼다. 학생들이 담임선생님인 F씨에게 자유 주제로 반 페이지 분량의 글을 쓰면, 나머지 반 페이지는 F씨가 답장 형식으로 채워줬다. 대개 ‘○○이는 그렇게 생각했구나. 선생님은 ◇◇◇라고 생각해’와 같은 글을 썼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느 날 학생·학부모와의 소통창구로 사용하고 있던 애플리케이션 게시판에 한 학부모가 이 일기를 문제삼으며 적의가 가득 찬 글을 올렸다. ‘내 딸을 마치 너의 양딸인 양 대하는 태도가 역겹다’는 내용이었다. 이 학부모는 이후 학교생활과 관련 없는 내용의 인신공격성 문자 수백 통을 보내기 시작했다. F씨가 대화하기 위해 전화를 하면 받지 않았고,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 만나고자 했지만 나타나지 않았다. F씨가 문자를 차단하자 이 학부모는 자녀가 교사에게 제출하는 알림장 여백에 ‘네가 공권력으로 학부모를 짓밟으려 하느냐’ 등의 막말을 쓰고 F씨의 이름을 빨갛게 칠했다. 자신의 문자를 스팸 처리했다며, 교무실에 스팸(통조림햄)을 쏟아놓고 사라지기도 했다. “자신의 모습은 끝까지 드러내지 않는” 인물의 이해할 수 없는 증오에 노출됐던 F씨는 공황장애·우울증에 시달리다 병가를 냈다. 한때 자해 충동으로 폐쇄병동에 입원하기도 했다. F씨는 “교권보호 책임자인 교감은 저에게 벌어진 일이 관심이 없었다”면서 “학교에도 기댈 수 없다는 사실이 저를 더욱 절망케 했다”고 말했다. 초등교사 존중하지 않는 부모들 심각한 갑질은 ‘일부’ 학부모가 저지르지만 보통의 학부모 역시 교사의 인권과 교육자로서의 고유권한을 존중하지 않을 때가 많다. 13년간 서울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다 그만둔 G씨는 “특별한 사건을 계기로 그만둔 것은 아니었고, 초등학교 교사직이 ‘침몰하는 배’라는 걸 느끼게 한 권한 침해는 정말 많았다”고 했다. G씨가 특별히 기억에 남는 사례는 이랬다. 학교 행사 때문에 오전 내내 체육수업이 있던 날이었다. 아파트로 둘러싸인 이른바 ‘초품아(초등학교 품은 아파트)’ 단지의 초등학교에서 일했던 G씨는 교실로 돌아오자마자 이런 전화를 받았다. “선생님, 제가 다 봤는데, 왜 우리 애 안 챙겨요?” 한 학부모가 운동장이 보이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체육수업을 계속 지켜봤던 것이다. 단순히 기분을 상하게 한 것도 때로는 민원의 이유가 된다. 서울 강남에서만 11년간 일한 초등학교 교사 H씨는 “수업 결손이 많은 학생의 교외체험학습 신청서를 반려했다가 기분을 상하게 한 죄, 이른바 ‘기분상해죄’에 걸린 적이 있다”고 자조했다. 교외체험학습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사실 자체에 기분이 상한 학부모는 지속적으로 H씨 개인번호로 민원전화를 반복했다. 뚜렷한 근거 없이 ‘학교폭력이 있는 것 같은데 왜 손을 놓고 있느냐’고 몰아붙이는 식이었다. 교사들은 특히 저연차 여성 교사일수록 고유권한을 무시당하다는 일이 잦다고 말했다. G씨는 “저연차 미혼 여성 교사들을 향한 ‘선생님 결혼했어요? 자식 없으니까 모르시죠? 애 키워봤어요?’ 같은 공격은 매우 흔하다”면서 “서이초의 경우, 부모 개입이 심한 1학년은 베테랑도 힘겨운데 2년차 교사에게 맡겼다는 점이 이해되지 않았고, 교사들의 민원까지 받아야 하는 나이스(NEIS) 업무까지 맡겼으니 최악(1학년 담임)과 최악(나이스 업무)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대책 마련한다지만… 서이초 교사 사망사건을 계기로 초등학교 교사들의 집단행동이 이어지자 교육부와 교육청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 7월 24일 장상윤 교육부차관의 언론 브리핑에 따르면 교육부는 생활지도의 범위와 방식 등 기준을 담은 고시안을 오는 8월 중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교육활동을 침해받은 교원과 가해학생을 즉시 분리하고, ‘중대한 교육활동 침해’는 학교 생활기록부에 기재하는 방안, 아동학대 ‘신고’만으로 직위해제 되는 관행의 개선, 학부모 민원 응대 체계의 마련 등이 대책으로 거론되고 있다. 문제는 교육당국이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학생인권조례 개정에 초점을 맞춰 대책을 추진중이라는 점이다. “학생인권조례로 인해 교사의 적극적인 생활지도가 크게 위축됐다.”(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선생님들의 칭찬을 차별이라고 주장하는 데 학생인권조례가 활용되고 있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 교육부 수장들이 직접 나서 학생 인권조례를 이른바 ‘교권 침해’의 원인인 것처럼 언급하는 가운데 교육부는 곧 마련할 ‘생활지도 고시안’의 취지를 근거로 각 시·도 교육감에게 학생인권조례 개정을 요구할 방침이다. 일선 교사들은 현실에 발붙이지 않은 ‘정쟁성 대책’이 중심적으로 거론되는 데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좋은교사운동의 현승호 대표는 “교육부가 8월 중 마련한다고 하는 ‘생활지도 고시안’은 학교 현장의 정당한 생활지도가 어디까지인지를 판단할 중요한 기준인데 정부가 이 법령을 학생인권조례 개정을 끌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접근하고 있다”면서 “급히 설문을 해본 결과 교사들이 가장 바라는 생활지도 유형은 ‘정상적인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을 잠시 분리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으로, 이런 요구는 학생인권조례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숨진 교사를 추모하는 국화가 창문 틈에 꽂혀있다. 연합뉴스 선생님께서 떠나신 후 우리는 달라졌습니다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사건을 계기로 초등교사들의 호소가 온·오프라인에서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서이초 교사를 기리며 서울 중랑구 한 초등학교 박정우 교사가 써서 보내온 글을 싣는다. -편집자 주 선생님. 드리고픈 마음은 산더미 같은데, 그 마음을 어찌할 줄 몰라 한참을 멍하니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아이들에게 편지글을 지도할 때 했던 말이 떠올랐습니다. “편지글은 반성문이 아니에요.” 그런데 저도 선생님께 편지글인지, 반성문인지 분간이 안 되는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를 반복해도 어쩔 수 없는 마음이 함부로 쏟아졌습니다. 선생님 죄송합니다. 수많은 동료가 선생님께 편지글 같은 반성문을 쓰고 있습니다. 이렇게 산더미같이 죄송한 마음을 안은 채로 우리들이 어떻게 교육이란 것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간 복도를 지나며 책상에 엎드려 있거나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는 동료들을 여러 번 보았습니다. 가끔은 그 교사가 저이기도 했습니다. 붕괴된 제 교실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고 지나갔던 끔찍한 해도 있었습니다. 동료들 모두 운이 나쁜 해였을 수도 있을 겁니다. 우리들은 각자 운이 좋기만을 바라며 교실에 머물러서는 안 됐습니다. 매년 아이들에게 지도하는 수업 내용대로 올바르고 떳떳한 목소리를 내야 했습니다. 하지만 저 역시 그러지 못했습니다. 기껏해야 정신 건강 의학과 상담을 권하거나, 회복 탄력성에 대한 책을 주는 소극적인 동료였습니다. 교실을 바로 세울 생각은 못 하고, 무고하게 아동학대 고발을 당할 때를 대비하라 조언하는 비겁한 동료였습니다. 뉴스 기사에서 저연차 교사라는 말을 보았습니다. 그건 저를 더 부끄럽게 만드는 말이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저는 저연차일 때가 더 좋은 교사였기 때문입니다. 수업을 준비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았고, 교사로서 학생과 학부모에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말을 거침없이 했습니다. 당시에는 그저 운이 좋은 교사였다는 걸 몰랐습니다. 물론 연차가 쌓일수록 새로 알게 되거나 발전한 부분도 있습니다. 교사의 교육 활동이 어떻게 얼마나 정당한가 증명해야 할 상황이 많다는 것, 교육과 보육 모두를 적당히 하면서 행정 업무 처리를 잘해야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는 것, 부당함에 대한 분노를 삭이거나 그런 척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 제 책장에는 학급 경영, 교육 방법, 교육 철학 관련 서적보다 마음을 다잡는 방법, 교육 활동 침해 시 대응 방법 관련 서적이 더 많습니다. 며칠간 뉴스를 보면서 선생님이 얼마나 좋은 교육자이신지 계속해서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장에 더 오래 있던, 더 잘 내려놓게 된 교사로서 무한히 부끄러운 마음이 듭니다. 선생님께서 떠나신 후 우리들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서로가 그간 당했던 폭력을 털어놓게 되었고, 그로부터 시작될 수 있는 지난한 싸움마저 감수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도 모르게 눈물을 쏟을 때가 많던 교실 밖으로 나와 올바르고 떳떳한 목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지켜 드리지 못한 교실을 늦게나마 바로 세우기 위해 동료로서 계속해서 마음을 모으려 합니다. 지금처럼만 우리들이 마음을 모았더라면… 교사라는 이유로 침묵하지 않았더라면… 하는 부질없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우리들의 교실을 지키고 선생님의 교실을 지켜 드렸더라면 말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같은 학교에서 마주할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서로 수업 자료를 공유하고, 어떻게 이런 자료를 만들었느냐며 신나 했을지도 모릅니다. 이듬해에는 몇 학년을 가르쳐 보고 싶다는 선생님의 설레는 눈빛을 봤을지도 모릅니다. 발령받으신 학교에 동행하여 선생님이 얼마나 훌륭한 교사인지 자랑했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아니라 하더라도 인복 많은 그 어떤 교사는 선생님과 함께할 수 있었을 겁니다. 선생님께서 가르치셨을 수백 명의 아이가 학교에서 더 크게 웃었을 겁니다. 선생님. 적어도 교사인 우리들만큼은 잘 알고 있던 겁니다. 운이 특별히 좋은 해에만 교사가 교육 활동을 온전히 할 수 있는 교실에 머물 수 있다는 걸 말입니다. 얼핏 평화로워만 보이는 교실에서 얼마나 많은 교사가 감정과 표정을 잃고 있는지를 말입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부터 정당함과 부당함을 앞에서 말할 줄 아는 교사가 되겠습니다. 처음 기고를 하겠다 했을 때는 익명성을 지켜달라 부탁했지만, 선생님께 부치는 글을 마무리하면서 그 말을 취소하였습니다. 선생님을 추모하는 데 있어 조금의 부끄러움도 없고자 합니다. 다시는 이런 아픈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선생님의 동료들이 모든 교사의 교실을 잘 지켜나가겠습니다.
- 표지 이야기
- [커버스토리]초등교사 4명이 털어놓는 우리교육의 문제점(2009. 03. 19)
- 2009. 03. 19 사회
- “아이들의 행복, 공교육 통해 실현합시다” [참가자] 이부영(경기 양평 단월초등학교·교직 경력 27년) 홍인기(경기 고양시 상탄초등학교·교직 경력 17년) 공민정(가명·경기 부천의 한 초등학교·교직 경력 15년) 박수영(일제고사 관련 해직교사· 전 서울 거여초등학교· 교직 경력 10년) 일제고사 후폭풍이 거세다. 지난해 교육 관련 단체의 비판 속에서도 교육과학기술부가 강행한 일제고사는 성적 조작 등의 멍에를 쓰고 신뢰성을 잃었다. 이에 놀란 교과부는 3월 10일 치르기로 한 일제고사 방식의 진단 평가를 전수가 아닌 표집 방식으로 변경했고, 시험 날짜도 3월 31일로 연기했다. 이 같은 교과부의 발표에도 전국 시도교육청에서는 3월 31일 표집조사와 전수조사 진단평가를 동시에 실시한다고 밝혔다. 여전히 일제고사를 둘러싼 논란이 진행 중인 것이다. 이번 사태를 지켜본 교사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경기도와 서울의 초등학교 교사 4명이 자신들의 속마음을 털어놨다. 한자리에 모인 교사들은 교육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많은 문제점을 이야기하면서 낯빛이 어두워지기도 했다. 술자리를 겸해 약 3시간 동안 계속된 이들의 솔직한 토로는 우리 교육 현장의 생생한 현실을 그대로 전달했다. 최영진 기자(이하 기자) … 지난해 치른 일제고사에서 성적 조작이 불거지면서 교사들이 욕을 많이 먹었는데. 공민정(이하 민정) … 일제고사는 표집반 학급과 비표집인 일반 학급으로 나뉘어 실시했다. 그런데 교과부에서 비표집 학급까지 통계를 내겠다고 하면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 특히 6학년 평가는 성취도가 어떤지 보는 것에 불과했다. 가장 바쁜 학기말에 답안과 프로그램도 늦게 나와서 채점을 하지 못한 학교도 많았을 것이다. 그러다 갑자기 보고하라는 교육청의 요구 때문에 채점을 하지 못한 곳도 있던 것이다. 학생과 교사 대다수가 일제고사를 의미 없는 시험으로 여겼다. 홍인기(이하 인기) … 교과부에서 갑자기 채점을 하라고 하니까 학교와 교사도 많이 당황했다. 교과부 역시 이번 시험에 대해 관리 시스템도 없었고, 임실은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보고했을 것이다. 이부영(이하 부영) … 임실교육청이 왜 기초 학력 미달자를 누구나 의심하게 0명이라고 보고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 임실교육청도 교과부가 발표할지 몰랐던 것 같고, 이렇게 문제가 커질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지역 교육청은 열악한 상황으로, 수많은 허위보고가 일상화되어 있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박수영(이하 수영) … 교과부에서 재조사한다고 했는데, 만일 성적 조작이 밝혀지면 어떻게 할지 궁금하다.(모두 웃음) 인기 … 파면보다 더 센 것이 무엇일까(웃음). 영구제명이나 형사처벌을 하는 것인가.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3월 4일 부산지역 초·중·고교 학교장 연수회에 참석해 “재조사하여 이번 평가의 고의적인 왜곡이나 불법적인 조작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겠지만 실수나 부주의, 고의성이 없는 착오 등은 처벌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교사들은 성적 조작으로 처벌을 받는 교사는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영 … 교과부가 다시 조사하는 것 역시 실수다. 일제고사가 성적에도 들어가지 않으니까, 애들도 답안지에 하트 모양을 그릴 정도였다. 교과부가 처음에 보고하지 말라고 했으니 학교도 자체적으로 채점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대충하게 된 것이다. 홍인기 인기 … 일제고사 실시는 교과부의 의도를 잘 보여준다. 충격을 주고 경쟁을 시키려고 했던 것이다. 학력 미달 학생이 0명이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각 학급에는 특수반에 보내지 않은 장애 학생이 많다. 그런데 이번 평가에서 그런 통계도 잡지 못했다. 일제고사가 특수 학생의 인권까지 침해한 것이다. 민정 … 내가 학생이었을 때도 이런 일이 있었다. 인기 … 맞다. 예전에는 진단평가를 받기 위해 대학교나 다른 고등학교에 가서 시험을 보기도 했다. 그때 교사와 선배 들이 커닝하는 연습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 지우개나 기침 같은 방법을 썼다. 부영 … (공부를) 잘하는 학생과 못하는 학생을 같이 앉히는 방법도 있다. 과거 경험으로 제도적으로 강력하게 제재해도 성적 조작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교과부에서 성적이 인센티브나 승진에 영향을 준다고 했으니 앞으로 어떻게 될지 뻔하다. 교육은 진짜 ‘짠’ 하고 나타나는 것이 없더라. 짧은 시간에 결과가 화려하게 나타나는 것은 모두 그럴싸하게 꾸며놓은 가짜 교육일 가능성이 크다. 수영 … 이번에 교과부에서 3월 10일 치르기로 한 진단평가를 3월 31일로 바꾸고, 전수조사에서 표집조사로 바꿨다. 하지만 시도교육청에서는 전수조사를 고집하고 있다. 일제고사의 흐름이 근본적인 문제보다 관리의 문제로 집중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민정 … 교사의 학생 평가권을 국가가 강탈하는 것이다. 인기 … 교과부가 빼든 칼을 그냥 집어넣을 수 없으니까 그런 것 아닌가. 부영 … 장학사들도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교과부가 진정한 교육보다 정권에 코드를 맞추려고 하는 것이다. 공민정 민정 … 일제고사 사태를 보면서 학력지상주의가 학부모 사이에 퍼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평가의 대안을 만들지 못하면 안 될 시점이다. 대안이 무엇인가 고민해야 할 때다. 수영 … 일제고사에 대한 계속적인 저항이 없으면 일제고사가 고착화할 위험이 있다. 부영 … 교과부도 교사나 교육단체의 관심이 없어지기 바랄 것이다. 과거의 경험으로 보면 제도적으로 강력하게 제재해도 성적 조작은 더 교묘해질 가능성이 크다. 인기 … 학생을 올바르게 평가하기 위해서는 학부모와 교사의 소통이 중요하다. 가능하면 점수 말고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으로. 부영 …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몇 점인가가 아니다. 아이들 주관식을 채점하다 보면 주관식에 아이들의 생각이 다 담겨 있다. 아이를 모르면 답을 채점할 수 없다. 그런데 어떻게 획일화된 점수로 평가할 수 있나. 수영 … 이제는 학생의 참 평가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기자 … 교사들 사이에도 세대차가 있다는데 무슨 의미인가. 부영 … 임용고사 세대 교사들이 문제집 풀이를 시키는 것을 많이 보았다. 인기 … 교사들이 학원을 다니면서 공부했기 때문 아닌가. 수영 … 교사도 사회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얼마 전 대학에서 강의를 했는데, 강의를 들은 학생이 일제고사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하더라. 정보가 부족해서 사회적 이슈에 둔감한 것일 수도 있다. 부영 … 주변에 있는 후배 교사도 내 이야기를 듣기 전에는 일제고사를 당연히 봐야 하는 것으로 알았다고 하더라. 교사들의 한계다. 시키는 대로만 해 오다 보니 ‘NO’할 줄 모르고, 다른 의견이 있어도 말을 잘 못한다. 수영 … 계급적인 특성이 있는 것 같다. 초등학교 교사들이 학생들과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교사는 시혜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이 아니다. 젊은 교사 중에는 경제적으로 중산층 이상이어서 교직을 소일거리로 여기는 교사도 많다. 부영 … 한 번은 일제교사 문제로 관리자에게 따지는데, “정년 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 교장선생님 편하게 계시다 정년퇴직하게 하지 왜 힘들게 하느냐”라는 말을 하는 교사도 있었다. 인기 … 교사와 교장의 관계를 유교적인 입장에서 판단해 순종적인 교사가 많다. “어떻게 아버지 같은 교장에게 대드냐”는 식이다. 가족주의적인 문화가 우리 사회의 각 분야에 녹아 들어 있다.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다. 민정 … 초등학교가 교장의 왕국이기 때문이다. 학교도 관료 조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다. 부영 … 가장 화가 나는 것은 어느 교장이 오느냐에 따라 학교의 교육 분위기가 바뀐다는 것이다. 교장은 교사를 도와줘야 하는 사람인데, 교사가 수업을 어떻게 하느냐 감시하고 감독하기만 한다. 심지어 교사를 자신의 입신양명을 뒷받침해주는 사람 정도로 생각하기도 한다. 도화지가 필요하다고 요청했을 때 “왜 소모품을 사느냐”라고 했던 교장 선생이 아무런 논의 없이 필요하지 않은 사업에 큰돈을 쓰는 것을 보고 정말 기가 차더라. 박수영 수영 … 한때 전교조 활동을 열심히 했던 교사가 교감이 된 적이 있는데, 그 후에는 학교에서 일어나는 비민주적인 일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더라. 학교에도 철저한 조직 논리가 있고, 만만한 조직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해줬다. 부영 … 학교 내에서 당당하게 의견을 개진하면 승진할 생각해선 절대 안 된다. 물론 승진할 수도 없다. 수영 … 사회의 권력구조가 학교 내에서도 그대로 투영되는 경우가 많다. 민정 … 학교별 상황도 많이 다르더라. 어떤 학교에서는 모든 사안을 교사 전체 회의를 거쳐 결정했는데, 부장회의에서 모든 것을 결정하는 학교도 많다. 교사들이 어떻게 싸우느냐에 따라 학교 분위기도 달라진다. 수영 … 그렇게 싸우기 시작하면 ‘시끄러운’ 사람으로 찍힌다.(모두 웃음) 인기 … 초임 교사일 때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많이 겪었다. 무슨 이야기만 했다 하면 깨진 적도 많았다. 부영 … 맞다. 나도 처음에는 1년 내내 울었다. 학교에서 속상해서 울고, 집에 가서도 울고. 1년 동안 힘들게 싸웠다. 어느 날 회의를 하다가 나도 모르게 교장 선생님에게 볼펜을 던져버렸다.(모두 웃음) 그때 정말 분위기가 무서웠는데, 그날 이후로 나를 함부로 대하지 못하더라. 그 다음부터 할말을 할 수 있게 됐다. 선배 교사나 교장이 나에게는 심하게 못하더라. 학교도 강한 자에게는 약하고, 약한 자에게는 강한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인기 … 내 후배 중에는 1학기 때 교장과 열심히 싸우다가 갑자기 그만두더라. 왜 그러냐고 물어봤더니 “그 사람을 죽이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라고 하더라. 싸움을 할 때도 미워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너에 몰리면 악만 남으니까. 함께 싸울 수 있는 교사 한 명만 있어도 괜찮은데. 부영 … 싸우는 교사들이 줄어들고 있다. 다들 편하게 살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수영 … 전에 있던 학교에는 교감이 2명이 있었다. 교감 선생님이 수업을 하면 강사를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교감 선생님도 수업을 해야 한다고 해서 말싸움이 벌어졌다. 교감 선생님도 수업을 할 수 있다는 규정을 보여줬더니 “내가 수업을 하려고 교감을 했느냐”고 하더라.(웃음) 이부영 부영 … 날마다 싸워가면서 민주적인 절차를 쟁취해도 다른 사람들이 들어오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간다. 싸우다 지쳐서 가만히 있으면 모든 것이 원상태로 된다. 제대로 교사 노릇하면서 살기가 참 힘들다. 수영 … 대안은 교사회, 학부모회, 학생회의 권한을 법으로 규정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학교 내의 비민주적인 운영은 상당 부문 축소될 것이다. 현재는 그런 의사 통로가 전혀 없다. 그러면 학교 문화가 달라질 수 있다. 이번에 해임당하면서 학부모들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다. 그전까지 학부모는 수동적인 존재로 학교 운영에 개입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그 생각이 깨진 것이다. 학부모들이 나의 싸움에 도움을 많이 줬다. 민정 … 학부모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해야 한다. 인기 … 정책적으로 접근하면 교장 승진 방식도 바꿔야 한다. 지역사회와 교사가 인정하는 교장이 한 학교에 오래 있을 수 있어야 한다. 같은 학교에 10년 이상 꾸준히 재직하다 보면 지역사회와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2년마다 해먹고 나가버린다. 학교의 비민주적인 운영은 이런 불합리한 교장 제도 때문이다. 인기 … 진정성을 가지고 학부모와 국민에게 다가가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이다. 학부모들이 과거 전교조를 지지했던 것처럼 교사들을 지지해줄 것이다. 부영 … 올해 나이 50이 된다. 이젠 학교를 언제 그만둘지 고민하고 있다. 학교의 잘못된 점을 너무 많이 알고 있고, 학교에서 하는 일이 다 거짓이라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들과 친구처럼 지내기 위해 아무리 노력해도 문화가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월급만 타면서 편하게 살고 싶지 않다. 수영 … 하지만 그 나름의 노하우가 있는데, 너무 비관적인 게 아닌가. 인기 … 교사 생활을 오래하다 보면 학교 모순이 얼마나 심한지 알기 때문일 것이다. 젊었을 때는 희망을 이야기했는데, 지금은 힘에 부친다. 나이가 들면 두 가지 길이 있는 것 같다. 공교육을 떠나서 뜻이 맞는 사람끼리 새로운 대안 교육을 고민하거나 공교육 현장에서 죽도록 일하는 것이다. 민정 … 내년에 40이 된다. 승진하지 않아도 좋은데, 애들이 좋아하지 않으면 더 이상 교단에 서 있는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내가 정말 교사를 계속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으로 앞으로 10년을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수영 … 하지만 공교육을 통해서 아이들이 행복을 맛보게 해야 하지 않을까. 연륜이 많은 교사들의 대안적인 활동은 또 다른 특권을 만들 수 있다. 차별받지 않는 교육 현장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인 것 같다. 4명의 교사는 ‘교사의 책임’으로 마무리했다. 이들은 학교 현장에서 오랫동안 싸워온 탓인지 희망보다 안타까움을 많이 이야기했다. 하지만 절망을 토로하는 교사건 희망을 이야기하는 교사건 ‘승진’이 아닌 ‘학생’을 위한 교사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바람은 학교 운영과 교육 행정이 학생을 위해 바뀌는 것이다.
- 표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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