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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1,192 건 검색)

우리가 대통령경호처 총기 사용 유도?…민주노총 “극우, 폭력 조장 가짜뉴스”
2025. 01. 02 21:46사회
... 돌았다. 메시지에는 “3일 새벽 0시 집결지 집결, 복면 및 신체 보호대 필히 착용” “경호처 총기 사용 유도, 총기 사용 시 일제히 관저 진입” 등이 적혀 있다. 전 대변인은 “지난 1일 윤석열의...
극우 커뮤니티서 “민주노총, 경호처 총기사용 유도할 것” 괴소문 유포
극우 커뮤니티서 “민주노총, 경호처 총기사용 유도할 것” 괴소문 유포
2025. 01. 02 14:59사회
... 돌았다. 메시지에는 “3일 새벽 0시 집결지 집결, 복면 및 신체 보호대 필히 착용” “경호처 총기사용 유도, 총기 사용 시 일제히 관저 진입” 등이 적혀 있다. 전 대변인은 “지난 1일 윤석열의...
미국 새해맞이 인파 향해 트럭 돌진·총기 발사…40여명 사상
2025. 01. 01 22:05국제
뉴올리언스 중심가서 ‘테러’…용의자, 경찰과 총격전 후 도주 새해 첫날인 1일(현지시간) 새벽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트럭이 새해맞이 파티 등을 즐기던 군중에 돌진해 최소 10명이 사망하고...
김웅 “총기난사범이 총 안 쏜다고 믿겠나…일생 동안 보수만 학살하다 가는구나”
김웅 “총기난사범이 총 안 쏜다고 믿겠나…일생 동안 보수만 학살하다 가는구나”
2024. 12. 07 10:46정치
... 윤 대통령 대국민담화 발표에 맹비난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은 7일 윤석열 대통령의 담화와 관련해 “총기난사범이 앞으로 다시는 총을 쏘지 않겠다고 말한다고 누가 그걸 믿어주나”라고 비판했다. 김 전...

스포츠경향(총 281 건 검색)

[채널예약] ‘원조 아나테이너’ 윤영미 “아들 미국 학교에 총기강도, 전화하니 ‘끊어’” (탐정들의 영업비밀)
[채널예약] ‘원조 아나테이너’ 윤영미 “아들 미국 학교에 총기강도, 전화하니 ‘끊어’” (탐정들의 영업비밀)
2024. 12. 02 05:12 연예
채널A 채널A 생활밀착형 탐정 실화극 ‘탐정들의 영업비밀’의 코너 ‘탐정24시’에서 막내딸의 참변 이후 유족위로금을 양도받기 위해 절연한 아버지를 찾는 가족의 의뢰가 계속된다. 또, 게스트로 찾아온 ‘원조 아나테이너’ 윤영미는 미국 유학을 간 아들에게 닥쳤던 위급한 순간을 공유한다. 2일 방송되는 ‘채널A 탐정들의 영업비밀’ 실제 탐정들의 추적기를 그린 ‘탐정24시’ 코너에서는 지난 회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의뢰인과 세 자매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의뢰인은 폭력적인 데다 세 자매를 보육원에 맡겨버린 전남편과 이혼하고 아이들을 홀로 키웠다. 하지만 20살이던 막내딸이 남자친구에게 살해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가족들이 슬픔에 잠긴 가운데, 참변을 당한 막내딸 앞으로 나온 유족위로금의 절반은 친부라는 이유로 아버지 앞에 맡겨졌다. 결국 의뢰인은 탐정단에 의뢰해 절연한 전 남편 찾기에 나섰다. 의뢰를 맡은 ‘백호탐정단’은 의뢰인의 전남편이 과거 공사장 일용직이었다는 단서 한 가지만으로 현 주소를 알아내 놀라움을 자아냈다. 사건의 급전개에 김풍은 “탐정들이 일하는 것을 보면 ‘일단 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감탄했다. 마침내 백호탐정단은 전남편의 현주소로 찾아가, 그가 실제 거주하는 곳인지 알아보기 위해 해당 건물의 쓰레기장으로 돌격했다. 과연 보육원에 세 자매를 버린 매정한 아버지와 백호탐정단이 곧바로 대면할 수 있을지는 본 방송에서 공개된다. 한국 프로 야구 첫 여성 캐스터이자 원조 ‘아나테이너’ 윤영미가 탐정실화극 ‘사건수첩’에 찾아왔다. 얼마 전 아들들의 유학 뒷바라지를 끝냈다는 윤영미는 미국 명문대를 졸업한 두 아들의 어마어마한 학력과 ‘오바마상’ 수상 경력을 자랑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그러나 윤영미에게도 공포의 순간이 있었다. 윤영미는 “아들의 미국 학교에 총을 든 강도가 들어왔는데, 애들이 강도를 피해 기숙사에 숨은 상황이었다”며 “마침 그때 전화를 걸었는데 아들이 ‘엄마, 위급한 상황이라 끊을게’라고 하더라. 미칠 것 같았다”고 긴박했던 기억을 회상해 소름을 유발했다. 원조 아나테이너 겸 ‘홈런의 여신’ 윤영미의 과몰입 유발 경험담과 함께할 생활밀착형 탐정 실화극 ‘탐정들의 영업비밀’은 12월 2일 밤 9시 30분 채널A에서 안방극장에 배송된다.
‘의문의 총기 살인’ 이준혁, 촉이 발동된다 (좋거나 나쁜 동재)
‘의문의 총기 살인’ 이준혁, 촉이 발동된다 (좋거나 나쁜 동재)
2024. 10. 22 08:06 연예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좋거나 나쁜 동재’ ‘좋거나 나쁜 동재’가 예측 불가 엔딩으로 시청자들을 몰입시켰다. 지난 21일(월) 방송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좋거나 나쁜 동재’(연출 박건호, 크리에이터 이수연, 극본 황하정·김상원, 제작 스튜디오드래곤·에이스팩토리·하이그라운드, 제공 티빙) 3회에서는 서동재(이준혁 분)가 의문의 총기 살인 사건에 얽히며 생각지 못한 전개가 펼쳐졌다. 시신의 얼굴을 확인하고 충격에 빠진 서동재의 엔딩은 다음 회차에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이날 서동재는 남완성으로부터 받은 땅을 두고 한참을 고민했다. 재개발이 확실한 부지였기에 검사를 그만두고 임대업이나 시작할까 흔들리다가도 더이상 ‘스폰 검사’라는 오명을 받는 것도, 남완성에게 발목 잡히는 일은 더욱 싫었던 서동재는 “쪽팔릴 뻔했네. 내가 이제 다른 건 다 팔아도 그건 안 팔지”라며 마음을 고쳐먹었다. 청주지검으로 돌아온 서동재는 뇌물 땅을 처분하기 위해 남완성을 만나러 간 집 앞에서 남완성의 아들 남겨레(김수겸 분)와 마주쳤고, 그가 초면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병원에서 남겨레를 피해 몸을 숨기던 임유리(최주은 분)가 떠올랐던 것. 그리고 서동재는 전혀 상상치 못한 상황에서 이들과 재회했다. 부장의 지시를 받고 간 총기 살인 사건의 희생자가 다름 아닌 임유리였던 것. 한편, 청주에서 ‘퍼플’이란 마약을 유통하던 최금호(한재영 분) 사장은 물건을 통째로 도둑맞고 수급에 애를 먹고 있었다. 최근 퍼플을 구매한 자들을 털어 물건을 빼돌린 범인을 잡아보려 했지만, 이미 눈치를 챘는지 잠수를 타버린 상황은 그를 더욱더 분노케 했다. 최금호의 수하이자 매제인 박찬혁(허동원 분)은 조병건(현봉식 분) 검사의 스파이 노릇을 하며 다음 마약 거래일을 기다리고 있었다. 사라진 마약의 행방이 위기감을 증폭시킨 가운데, 박찬혁이 마약 던지기 현장에서 놓친 사람이 남겨레라는 것이 드러났고, 임유리가 큰돈을 만지는 장면도 포착되면서 사건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특히, 남완성의 분노는 이들에게 불어닥친 폭풍을 예고하며 궁금증을 높였다. 오늘(22일) 방송되는 ‘좋거나 나쁜 동재’ 4회에서는 총기 살인 사건으로 인해 기묘하게 뒤바뀐 서동재와 남완성의 관계가 그려진다. 남완성의 아들 남겨레가 용의자로 지목되고, 서동재는 베테랑 검사의 촉을 발동하기 시작한다. 과연 총기 사건과 마약 사건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서동재는 이 퍼즐을 맞춰나갈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좋거나 나쁜 동재’ 4회는 오늘(22일) 밤 9시 tvN에서 방송된다.
트럼프 “누구도 여러분의 총에 손 못댄다”…총기소지권 보호공약
트럼프 “누구도 여러분의 총에 손 못댄다”…총기소지권 보호공약
2024. 02. 11 10:03 생활
“총과의 전쟁 끝낼 것”…바이든 ‘공격용 소총 판매금지 요구’에 맞대응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기 소유 문제와 관련, “새 (대통령) 임기 첫날 합법적인 총기 소유자에 대한 조 바이든의 전쟁을 끝내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밤 전미총기협회(NRA) 행사에 참석해 “스스로 방어할 권리는 여러분이 문밖으로 나갔을 때 끝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의회전문매체 더힐 등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총기 소지의 권리를 규정한 수정헌법 2조의 표현 ‘누구도 (권리를) 침해할 수 없다’를 언급하면서 “나는 그 영광스러운 표현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구도 여러분의 총에 손을 대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한다”고 말했다. 또 자신을 가장 ‘친(親)총기 대통령’으로 규정하면서 “2016년 대선후보 때 내가 여러분에게 했던 모든 공약을 대통령 때 지켰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올해 11월 대선에서 맞붙을 것으로 보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총기 규제 강화를 약속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총기 폭력 사태가 발생할 때마다 공격용 소총 및 대용량 탄창 판매 금지 등을 위한 입법을 요구하고 있다.
[NBA] 모란트 이어…아미르 코피, 할리우드서 총기 소지로 체포
[NBA] 모란트 이어…아미르 코피, 할리우드서 총기 소지로 체포
2023. 08. 01 08:35 스포츠종합
아미르 코피. 게티이미지 제공 최근 자 모란트(23)가 총기 사건으로 출전 정지를 받은 가운데 아미르 코피(26)도 총기 소지 혐의로 체포됐다. TMZ 등 해외 매체들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 경찰국(LAPD)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오전 2시 30분 할리우드 근처에서 과속으로 제지한 차량에 탑승한 두 명의 승객 중 한 명을 마리화나 소지 혐의와 총기 소지 혐의로 체포했다. LAPD는 그들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내 코피의 이름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코피는 오전 5시 5분경에 감옥에 갇혔지만, 4시간 후에 석방되었다. 그는 해당 문제와 관련해 오는 8월 25일 법정에 출두할 예정이다. LA 클리퍼스(이하 클리퍼스)는 매체 타임스에 “아미르 코피와 관련된 법적 상황을 알고 있으며 조사 중이다”고 밝혔다. 2019년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한 코피는 같은 해 클리퍼스와 계약했다. 그는 클리퍼스에서 4시즌 간 뛰었으며, 통산 181경기에 나서 평균 5.5득점 1.7리바운드 1.2어시스트 야투 성공률 43.6% 3점 성공률 36.9% 자유투 성공률 79.9%를 기록했다. 특히 그는 21-22시즌 69경기에서 평균 9득점 2.9리바운드 1.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고 작년 여름에 3년 11M 달러에 달하는 계약을 맺었다. 한편 코피는 이번 오프 시즌에 포워드 마커스 모리스 및 2030년 1라운드 지명과 함께 클리퍼스, 보스턴 셀틱스, 워싱턴 위저즈 간의 삼각 트레이드 논의에서 거론됐으나, 도중에 파투 나면서 팀을 떠나지 않게 됐다.

주간경향(총 12 건 검색)

[해외문화 산책]영화 미국 총기폭력 공포 논란(2019. 09. 27 14:35)
2019. 09. 27 14:35 문화/과학
토드 필립스 감독의 영화 <조커>가 지난 9월 7일 제76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미국 만화출판사 DC코믹스 작품을 바탕으로 한 이번 영화의 주인공은 배트맨이 아닌 ‘반(反)영웅’ 조커다. 주연 호아킨 피닉스는 실패한 개그맨이 악당으로 변하는 모습을 실감나게 그리며, 새로운 조커를 탄생시켰다는 평을 받았다. 토드 필립스 감독의 영화 의 한 장면. 그런데 영화가 스크린에 오르기도 전에 표현의 자유와 모방범죄를 둘러싼 해묵은 논란이 불거졌다. 문제가 된 것은 2012년 7월 20일 미국 플로리다주 오로라에서 일어난 총기난사사건이었다. 제임스 이건 홈스라는 남성이 영화관에 들어가 최루탄을 터뜨리며 총을 난사해 12명이 숨졌고 70명이 다쳤다. 당시 영화관에서는 조커가 등장하는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가 상영되고 있었다. 호아킨 피닉스가 연기하는 영화 의 주인공 조커. 영화 <조커>가 개봉되면서 오로라의 희생자 가족들과 생존자들이 예전의 공포를 떠올리며 괴로워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오로라 사건 피해자 가족모임을 이끄는 샌디 필립스 등은 제작사인 워너브라더스에 편지를 보내 “예고편을 보면서 뼛속 깊이 공포를 느꼈다”며 “폭력 장면이 불필요하게 많이 들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대형 영화사가 사회적 책임을 방기했다며 “총기를 줄이고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일에 영화사의 영향력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커지자 워너브라더스가 성명을 냈다. 총기 폭력을 줄이기 위한 의회 입법활동을 지원하며, 희생자들을 돕기 위해 기부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픽션은 현실이 아니다’라는 시각은 굽히지 않았다. 워너브라더스는 “영화도, 제작자도, 영화사도 조커를 영웅으로 떠받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영화 의 홍보 포스터. / 워너브라더스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극장 입장객은 연인원 13억명에 이르렀지만 극장 내 폭력은 거의 없었다. 영화의 폭력적인 장면과 실제 폭력사태가 연관돼 있었던 사건도 연간 한두 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총기 폭력에 몸살을 앓는 미국에서 이번 논란이 대중문화 작품들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소매체인 CVS와 월마트는 여론에 밀려 매장 내 총기 판매를 최근 중단했다. 워너브라더스의 ‘폭력적인 영화’가 문제가 된 것은 193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회사가 만든 갱스터 영화 <리틀 시저>와 <공공의 적>(1931년)이 폭력을 미화했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1971년작 <시계태엽 오렌지>는 모방범죄를 부른다는 지적에 따라 영국에서 상영이 중단됐고, <내추럴 본 킬러스>(1994년)는 같은 이유로 소송까지 걸렸다. 1999년 컬럼바인 고교 총기난사 사건 때에도 워너브라더스의 영화 <매트릭스>를 흉내낸 범죄라는 지적이 나왔다. 폭력범죄의 책임을 영화사에 묻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건 폭력을 담은 영화로 그들이 돈을 번다는 사실이다. 총기 반대 단체 ‘건스 다운 아메리카’의 이고르 볼스키는 <뉴욕타임스>에 “영화와 현실을 곧바로 연결할 수 없다는 데에는 동의하며, 다만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드는 데 기업들도 함께 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해외문화 산책
미국 총기사고 경제적 타격 ‘중상’(2019. 08. 30 14:32)
2019. 08. 30 14:32 국제
ㆍ2012년 기준 2290억 달러로 애플 수익보다 많아… 사고지역 집값도 하락 “간밤에 집 주변에서 총소리 비슷한 게 들렸어요. 괜히 불안해요. 이제는 월마트를 못가겠어요.” 지난 7월 26일 저녁 미국 미주리주 컬럼비아의 대형 쇼핑몰에서 만난 스텔라는 이같이 말했다. 컬럼비아는 최근 총기난사사건이 발생한 텍사스주 앨파소와 오하이오주 데이턴이 그리 멀지 않다. 이 몰에는 대형할인점 ‘타깃’이 있다. 그는 가격이 저렴하고 품목이 많은 월마트를 자주 갔지만 최근에는 쇼핑 장소를 바꿨다고 했다. 월마트가 총기난사의 목표물이 되면서다. 지난 7월 8일에는 컬럼비아에서 차로 2시간 떨어져 있는 스프링필드 월마트에서 소총으로 무장한 20세 남성이 체포되기도 했다. 미국 미주리주에 위치한 한 월마트 매장에서 총기를 팔고 있다./박병률 기자 미국에서 잇단 대형 총기난사사건으로 31명이 사망하면서 총기 소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붙었다. 미국의 총기 소지 허가는 오랜 세월 논란이 돼왔지만 시간이 흐르면 없던 일이 되곤 했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총기 휴대를 당연시 여기는 미국인들의 200년 된 정서에, 전미총기협회(NRA) 등 이익단체의 높은 로비의 벽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대선을 1년 앞두고 있는 데다 총기난사가 쇼핑객을 겨냥하면서 정치·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때보다 커 보인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올 연말 미국 소매업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에서 총기난사로 쇼핑객이 줄어들 경우 월마트 등 오프라인 대형 할인매장의 실적은 빠르게 악화될 수도 있다. 미 질병통제센터(CDC) 자료를 보면 2017년 총기 관련 사망자 수(총기사고 및 자살사고)는 3만9800명으로 통계를 집계한 1979년 이후 가장 많았다. 이는 연간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보다 많은 것이다. 1993년 정점을 찍었던 총기사고 사망자 수는 점차 줄어들었지만 2000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 왔다. 무엇보다 불특정 다수를 겨냥해 총을 난사하는 대형 사고가 많다는 게 문제다. 애덤 랭크퍼드 앨라배마대 교수에 따르면 인명피해가 가장 큰 5대 총기난사사건은 모두 2007년 이후 발생했다. 2010년 이후 발생한 총기 관련 사망사고 10건 중 3건은 8명 이상 사망한 대형사건이었다. 쇼핑을 하다가, 학교에서 놀다가, 예배를 하다가 영문도 모른 채 총을 맞았다는 얘기다. 대형할인매장 쇼핑객 줄어들 수도 잇단 사고에 여론의 동요는 뚜렷해 보인다. 로이터통신이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와 함께 지난 8월 7∼8일 미국인 101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여론조사를 해보니 응답자의 49%가 앨파소와 같은 유사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답했다. ‘앞으로 3개월 이내에 유사사건이 재발할 수 있다’는 답변까지 합치면 78%에 달한다. 미국은 수정헌법 2조에 따라 총기 소지를 허용하고 있다. 1791년 제정된 미국 수정헌법 2조는 ‘잘 규율된 민병대는 자유로운 주의 안보에 필수적이며 무기를 소유하고 휴대할 권리는 침해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문제는 총기에 대한 구매가 너무 쉽고, 휴대도 광범위하게 허용된다는 점이다. 원칙적으로 총기 구입은 18세 이상 신분증만 있으면 가능하다. 21세 이상이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신분증 2개를 요구하는 애완견 입양보다도 쉽다. 총기는 대형 할인마트인 월마트에서도 살 수 있다. 쇼핑하러 간 김에 원하면 총도 한 정 구입하고 올 수 있다는 말이다. 월마트는 미국 3대 총기 판매처 중 하나다. 총기 벼룩시장은 더하다. 로다스 미주리대 교수는 “벼룩시장에서 총을 사고팔 때는 어떻게 총을 구매했으며 누구에게 얼마에 팔았는지를 남기지 않는다”며 “18세 이상이라면 그냥 농산물이나 잡화를 사고팔 듯 총기를 사고팔 수 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기관인 퓨연구소가 2017년 4~5월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를 보면 자신의 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30%였다. 자신은 없어도 남편이나 아들 등 총을 가진 사람과 살고 있다는 답변은 11%였다. 그러니까 미국 가정의 절반 정도가 총을 보유하고 있다는 말이다. 총을 보유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가 67%(복수응답)로 가장 많았다. 총기 휴대도 초·중·고등학교, 도서관 등 소수의 특정 공공장소만 제한된다. 지난 8월 8일 미주리주 스피링필드 월마트에서 붙잡힌 20세 남성은 소총과 권총, 방탄복 등으로 무장하고 100발이 넘는 탄환을 소지했다. 현장에 있던 비번 소방관이 깜짝 놀라 그를 붙잡아 경찰에 인계했지만 논란은 있다. 총을 쏴 사람에게 사상을 입히지 않은 이상 총기를 휴대했다는 이유만으로 체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 이 남성은 “월마트가 수정헌법 2조를 존중하는지 알고 싶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간 의료지출 전제 비용에 육박 미국의 비영리 뉴스 조직인 마더존스에 따르면 총기사고로 인한 미국의 연간 경제적 손실은 직·간접 비용을 모두 합쳐 2290억 달러(2012년 기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의 연간 의료지출 전체(2510억 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같은 해 애플이 전세계에서 벌어들인 수익(1740억 달러)보다 많다. 지역별로는 매년 9980건의 총기사고가 나는 캘리포니아가 65억 달러로 경제적 비용이 가장 컸다. 이어 플로리다(50억 달러), 조지아(28억 달러), 노스캐롤라이나(20억 달러), 오하이오(27억 달러), 뉴욕(20억 달러), 펜실베이니아(30억 달러) 순이라고 총기 폭력을 막기 위한 연구소인 기포즈 법률센터는 밝혔다. 총기사건은 집값에도 영향을 미친다.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져서 거주를 꺼리기 때문이다. 싱크탱크인 어반인스티튜트의 분석을 보면 총기사고가 난 샌프란시스코 지역 인근 집값은 평균 4%가량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니애폴리스는 총기사고로 인해 8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마틴 하인리히 상원의원은 이 같은 자료를 근거로 “미국은 총기사고에 따른 비용을 부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미국인들의 여론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퓨연구소의 2017년 설문에 따르면 ‘총기 소유가 더 엄격해져야 한다’는 답변이 67%에 달했다. 하지만 총기 소유가 엄격해질지는 더 두고봐야 한다. 총을 내려놓는 데 대한 불안감도 크기 때문이다. ‘법적으로 총기 소유를 엄격하게 하면 대형 총기사고가 줄어들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변화 없다’(46%)와 ‘더 증가할 것’(6%)이라는 답변이 절반을 넘었다. 치안만 놓고보면 미국이 한국보다 안전하다고 보기 힘들다. 미국은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CCTV 설치를 제한하고 있다. 앨패소 총기사건이 발생한 텍사스가 총기 규제보다 완화를 택한 것은 이 때문이다. 9월 1일부터 텍사스의 총기면허 소지자들은 예배당과 유대교 회당을 비롯한 종교시설에 들어갈 때 총기를 휴대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도 완고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총기가 방아쇠를 당기는 것이 아니다. 방아쇠를 당긴 그 사람이 문제”라며 “총기 규제보다 정신병원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변수는 있다. 표심이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론이 총기 규제로 급격히 쏠릴 경우 트럼프 대통령도 기존 입장을 고수하기 힘들다. 추가적인 총기사고로 쇼핑심리가 얼어붙어 소매판매지수가 악화되면 트럼프 행정부도 버티기 힘들다. <월스트리트저널>이 NBC방송과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텍사스와 오하이오주에서 일어난 총기난사사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처가 ‘부적절했다’는 응답이 52%에 달했다. 미국인들이 이번 총기난사 문제를 예사롭게 보고 있지 않다는 의미다.
총기 소유’ 나라에서 ‘칼 규제’가 무슨 소용?(2018. 10. 01 14:16)
2018. 10. 01 14:16 국제
미국에서 칼에 대한 규제는 총기 규제와 마찬가지로 연방법이 아닌 주(州)법에 의한다. 도검류에 대한 규제를 철폐하거나 완화한 주가 2010년 이후에만 21개 주에 달한다. 미국 시카고 레이턴 형사법정에서 한 변호사가 범행에 사용된 길이 3인치(7.6㎝)의 단검을 손에 쥐고 범행 당시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 시카고|AP연합뉴스 잇따른 총기 참사로 미국 전역에서는 제한적인 수준으로나마 총기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그러나 칼에 대한 규제는 반대다. 총기 규제에 이목이 집중된 사이 칼에 대한 규제는 느슨해지고 있다. 문제는 칼에 의한 범죄피해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데 있다. 9월 1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는 모든 도검류에 대한 규제조항을 삭제하는 입법조치를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는 전투용 대검과 일명 ‘람보칼’로 잘 알려진 ‘보위 나이프’, 또 장검 등 ‘공격용 도검류’도 포함돼 있다. 텍사스주는 이미 2013년 ‘스위치블레이드’의 판매와 소유를 전면 합법화했다. 스위치블레이드는 용수철 장치 등을 이용해 한 손으로 버튼을 눌러 날을 뺄 수 있는 자동식 단검이다. 38개 주에서 ‘스위치블레이드’ 합법화 미국에서 칼에 대한 규제는 총기 규제와 마찬가지로 연방법이 아닌 주(州)법에 의한다. 연방 전체에 적용되는 ‘연방 스위치블레이드 법’이 존재하지만 이는 스위치블레이드와 ‘그래비티 나이프(자루를 잡고 손목을 아래로 흔들면 날이 튀어나오는 단검)’에 한해 해외 수입과 주 간 거래, 우편을 통한 배송 등을 금지할 뿐이다. 주 내에서의 도검류 생산과 판매, 소유는 전적으로 해당 주나 지역의 법률에 따라 개별적으로 규제된다. 신문은 ‘도검류에 대한 규제를 철폐하거나 완화한 주가 2010년 이후에만 21개 주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미국 도검류 제조사들의 연합단체인 ‘미국 단검·공구 협회(AKTI)’에 따르면 스위치블레이드의 경우 현재 미국 51개 주 중 38개 주에서 판매와 소유가 합법화돼 있다. 이들 주 중 상당수는 스위치블레이드는 물론 전투용 대검과 스틸레토(날이 가늘고 긴 송곳 형태의 단검) 등 다른 도검류에 대한 규제도 폐지했다. 이유는 미국이 총기 소유가 합법인 나라이기 때문이다. ‘총을 자유롭게 살 수 있는 나라에서 칼에 대한 규제가 무슨 소용 있나’라는 논리가 점점 더 먹혀들고 있는 것이다. ‘총기 참사’ 못지않은 ‘흉기 참사’ 미국에서 칼에 대한 규제가 본격화된 건 1950년대다. 당시 경기침체 속에 청소년 범죄가 급격히 늘었고, 이들 대부분은 스위치블레이드 같은 칼을 범죄도구로 사용했다. 당시 할리우드 영화 <이유 없는 반항(1955)>, 브로드웨이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1957)> 등에서도 이 같은 10대들의 모습이 형상화됐고, 이는 1958년 ‘연방 스위치블레이드 법’ 제정으로 이어졌다. 각 주들 역시 판매나 소유가 가능한 도검의 형태나 날의 길이에 제한을 두기 시작했다. 그러나 총기 보급이 확산되면서 범죄예방이라는 당초의 취지는 바래기 시작했다. 1965년 23%였던 ‘나이프 이용 살인 범죄율’은 2012년 12%, 2016년 11%로 떨어졌다. 도검류 제조사들의 로비로 2009년 반자동식 단검에 대한 면제규정이 ‘연방 스위치블레이드 법’에 삽입되면서 자동식 단검의 범주가 모호해졌다. 미국의 한 상점에 다양한 종류의 스위치블레이드(잭나이프)가 진열돼 있는 모습. / 플리커 이는 각 주들의 규제완화에 불을 댕겼다. 2010년 뉴햄프셔주에서 자동 단검, 전투용 대검, 스틸레토 등에 대한 소유와 판매 제한이 전면 철폐됐고 애리조나, 유타, 조지아, 테네시주 등에서도 비슷한 조치가 이어졌다. 잇따른 총기참사로 규제에 대한 목소리가 총기에 집중된 것도 한몫했다. 도검류 규제를 요구하는 변변한 단체 하나 없는 상황에서 제조사들과 옹호단체들은 훨씬 적은 돈과 노력으로도 보다 효과적이고 조용한 로비가 가능했다. 특히 이들은 총기 규제완화를 위해 전미총기협회(NRA) 등이 사용한 전략을 차용했다. 도검류 규제를 일종의 ‘칼을 가질 권리에 대한 침해’로 규정한 것이다. 또 시중에 버젓이 판매되는 단검의 소지는 불법인 모순적 상황, 도검류 소지로 처벌받는 이들 상당수가 히스패닉이나 흑인 등 소수인종이라는 점 등은 뉴욕 같은 민주당 강세 지역에서조차 규제 철폐가 추진되게 만들었다. 도검류 제조사와 옹호단체들의 최종 목표는 ‘연방 스위치블레이드 법’ 자체의 폐기다. 이를 위해 주의회를 넘어 연방의회로 로비를 확대하고 있다. 문제는 ‘칼’이 여전히 미국에서 두 번째로 자주 사용되는 범죄도구라는 점이다. 미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현재 나이프를 이용한 살인사건은 매년 1600여건에 달한다. 권총에 의한 살인건수 7100건에 비하면 적은 편이지만 소총에 의한 살인건수보다는 4배가량 많은 수치다. ‘총기참사’에 묻혔지만 ‘흉기참사’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2014년 16살의 고교생이 피츠버그 고등학교에서 단검을 휘둘러 21명이 부상을 당했고, 지난해에는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기차역에서 흉기 난동이 벌어져 2명이 숨졌다. 지난 6월에는 아이다호주의 보이시 지역에서 한 남성이 9명을 찌르고 3살 난 여자아이를 살해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총기 소유가 제한된 영국이나 호주 등지에서는 나이프를 이용한 범죄가 여전히 주된 사회 의제”라면서 “그러나 미국에서 나이프 규제 목소리를 내려 하면 ‘모두가 총을 가지고 있는데 왜 칼을 걱정하느냐’는 질문에 맞닥뜨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총기규제론, 왜 늘 ‘불발’로 끝날까(2018. 03. 05 17:40)
2018. 03. 05 17:40 국제
법제화 가능성은 미지수…거기로 나선 학생들 버니 샌더스, 크리스틴 질리브랜드 등 민주당의 차기 대권후보를 노리는 상원의원들도 공격용 무기 판매 금지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상·하원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공화당은 규제에 비판적이다.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 연방법원 앞에서 17일(현지시간) 학생들이 총기규제를 강화하는 입법을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미국에서 총기규제 문제가 다시 핫이슈로 등장했다. 플로리다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난사사건을 계기로 학생들이 직접 규제를 요구하며 거리로 나선 결과다. 총기규제 여론이 높아지면서 이번에는 다를 것이란 기대감도 적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총기규제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정부안은 총기난사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며 이마저도 공화당의 반대로 법제화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도 적지 않다. 거리로 나선 학생들 지난 2월 14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의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서 총기난사사건이 발생했다. 이 학교에서 퇴학당한 니콜러스 크루즈(19)가 AR-15 반자동소총으로 무차별 난사를 가해 17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을 당했다. 올해 들어서만 미국 중·고등학교에서 발생한 네 번째 총기난사사건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관공서에 조기를 게양하도록 지시하는 등 이전 참사 때와 다를 바 없는 대응을 했다. 하지만 여론은 이전과 달랐다. 희생차 추모에만 그치지 않고 총기규제론으로 번져나가기 시작했다. 여론을 들끓게 만든 주인공은 더글러스고 학생들이었다. 더글러스고 총기난사 생존 학생인 엠마 곤잘레스는 참극 이후 “총기 대신 아이들을 보호하라”고 울먹이며 연설을 해 미국 전역에 총기규제론을 불붙였다. 버지니아주와 메릴랜드주의 10대들도 백악관과 의회를 찾아가 ‘총기가 아닌 아이들을 보호하라’고 요구했다. 총기규제에 대한 호의적 여론도 증가하고 있다. 곤살레스의 트위터 팔로어는 95만명으로 미국총기협회(NRA) 대변인 트위터의 팔로어를 넘어섰다. CNN이 지난 2월 2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0%가 ‘더 강한 총기규제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1993년 이후 25년 만에 가장 높은 찬성률이라고 CNN은 설명했다. CBS의 최장수 앵커였던 댄 래더는 페이스북에서 “아이들의 목소리는 행동하라는 분명한 호소이고 그들의 순수함에는 열정과 용기가 있다”면서 “그들이 으르렁거릴 때 우리나라의 정치적 현상유지는 흔들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도 지난 2월 26일 주지사 부인들과의 오찬에서 총기규제를 외치는 학생들에 대해 “아이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변화를 만들어 내려고 시도하는 것을 보고 고무됐다”면서 “그들은 우리의 미래이고 목소리를 낼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는 총기구매 연령을 18세에서 21세로 높이겠다고 선언했고, 스포츠용품 유통업체 딕스는 공격용 총기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NRA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당선된 트럼프 대통령도 여론에 밀려 3대 총기규제 강화대책을 내놨다. 총기 구매자 신원조회를 강화하고, AR-15 같은 반자동소총의 구매 가능연령을 현행 18세에서 21세로 올리고, 반자동소총을 대량 살상이 가능한 자동소총으로 개조하는 도구인 ‘범프 스탁’ 판매를 중단하는 방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22일 백악관에서 ‘학교안전 간담회’를 열고 “아이들을 보호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면서 규제 강화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총기규제론자들이 주장하는 공격용 무기 판매 금지 같은 근본적인 대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신원조회 강화는 사회보장국 같은 연방기관이 범죄 및 정신병 이력 관련 정보를 연방수사국(FBI)의 범죄경력조회시스템(닉스)에 제대로 입력하도록 강제하자는 기초적인 규제안이다. 미국인들의 97%가 동의하고, NRA도 찬성하는 안이다. 하지만 총기사고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당장 전과나 정신병력이 없는 더글러스고 총기사건의 범인 크루즈의 반자동 소총 구입을 막을 수도 없다. 범프스탁은 지난해 10월 발생한 미국 역대 최악의 총기 참사인 라스베이거스 참사에서 범인이 이 부품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지 주장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미국 올랜도의 한 총기판매점에 ‘AR-15’ 반자동소총이 전시돼 있다./신화연합뉴스 NRA의 권장안인 교사 무장도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총기사건 대책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교사의 20%가 총을 갖고 있다면 그들은 안으로 걸어들어올 수 없을 것”이라며 “총을 소지하는 교사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하자는 게 내 제안”이라고 밝혔다. 총을 더 많이 보급해서 총기사건을 막자는 안이다. 하지만 교원단체인 전미교육협회(NEA)는 “교사를 무장시켜 학교를 군사 요새로 만들려는 시도”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물밑작업을 위해 NRA 지도자는 물론 폴 라이언 하원의장,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를 각각 만났다. 지난 2월 28일에는 초당파 의원들을 백악관으로 불러 여론을 들었다. 법제화 가능성은 미지수 문제는 총기규제 법안을 통과시켜야 할 의회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넘어서는 근본적인 총기규제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신원조회 강화와 관련해 현재의 법안 내용으로는 미흡하다며 총기 쇼나 인터넷에서 이뤄지는 것을 포함한 모든 총기 거래로 신원조회 대상을 확장하자는 입장이다. 데이비드 시실리니 민주당 하원의원 등은 AR-15 반자동소총 같은 공격용 무기의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버니 샌더스, 크리스틴 질리브랜드 등 민주당의 차기 대권 후보를 노리는 상원의원들도 공격용 무기 판매 금지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상·하원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공화당은 규제에 비판적이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모두가 동의하는 법안에 대한 진전을 이뤄야 한다”면서 닉스 강화법안 추진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지난 2월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법을 준수하는 시민에게 총기를 금지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공화당 강경보수의원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도 규제안에 반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NRA의 막강한 로비력은 의회의 총기규제를 어렵게 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 자료에 따르면 NRA로부터 한 번이라도 선거자금을 후원 받은 적이 있는 연방의원은 307명으로, 전체 의원 수 535명의 절반을 넘었다. 문제는 돈이 아니라 문화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최근 ‘왜 NRA는 늘 승리하는가’라는 분석기사에서 “돈 때문이 아니라 NRA가 추종자들에게 총기 소유는 생활의 방식이고, 자유와 안전을 위한 핵심이며, 지켜져야 하는 권리라고 확신하도록 일종의 운동을 만들어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보스턴글로브>는 더글러스고 총기사건 이틀 후 1면에 ‘우리는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안다’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당장 총기 규제론이 제기되겠지만 결국은 아무 것도 바뀌지 않고 비극은 반복될 것이란 비관적 예측이다. “부끄러운 줄 알라”는 10대 학생들의 비판에 정치권이 어떻게 대응할지 지켜볼 일이다. 총기규제 여론과 여야 의원들의 대응은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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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총기사고로 사촌동생 잃은 개그맨 임혁필
2011. 08. 01 18:28 연예
ㆍ“경호원 되고 싶어 했던 사촌동생 승렬이, ㆍ다시는 이런 비극 일어나지 않았으면…” 지난 7월 4일, 강화도 해병대 2사단 내무반에서 일어난 총기사고로 네 명의 꽃다운 청춘이 세상을 등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개그맨 임혁필(39)의 고종사촌동생인 이승렬 상병도 그 희생자 중 한 명이다. 가족이자 해병대 후배인 사촌동생을 잃은 그는 애써 슬픔을 다독이는 중이다. 휴가 때 술 한잔 제대로 사주지 못했다며 가슴 아파하던 그는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임혁필을 만난 건 사건이 일어나고 일주일이 지난 후, 그가 공연을 하고 있는 대학로 공연장에서였다. 그와는 지난해 가을, 가족을 주제로 한 인터뷰를 통해 만난 적이 있다. 딸 키우는 재미에 푹 빠져 인터뷰 내내 웃음꽃을 피우던 그의 얼굴에는 미소 대신 슬픔과 피로가 가득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사촌동생을 떠나보내야 했던 지난 일주일. 하루하루 더디게 가던 시간은 어느새 저만치 달려 나가고 있었다. 비보를 접한 건 사건 당일 오후, 아내의 전화를 통해서였다. “방송 녹화를 마치고 오후 4시 반 정도 됐을 때였어요. 아내가 전화로 사고 얘기를 하기에 처음엔 ‘아휴, 무슨 소리야’라고 했어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뉴스에 사고 소식이 나오더라고요. 사망자에 이승렬 상병이 뜨는 걸 보고 ‘아, 이게 장난이 아니구나’ 싶은 거예요. 제가 해병대 출신이니까 군부대 쪽 아는 분께 연락을 드려서 상황을 확인했죠. 오전 11시 40분께 사고가 발생했고 그때 이미 승렬이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어요.” 승렬이의 부모님이신 고모와 고모부는 강화도 사고 현장에 계셨고 친척들은 병원으로 모이는 상황이었다. 그 역시 공연과 방송 등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병원으로 달려갔다. 저녁 8시쯤 시신을 태운 헬기가 병원에 도착했고 승렬이를 영안실에 들여보내고 나니 하루가 다 갔다. 건강하게 웃으며 해병대에 자원입대한 사촌동생을 하루아침에 저 세상으로 보내는 심정이 오죽했을까. 하지만 모두가 슬픔에 잠겨 있는 상황에서 그마저 넋을 잃고 있을 수는 없었다. 해병대 708기인 그는 다른 해병대원의 빈소에도 오가며 바쁘게 움직였다. 유가족의 입장을 해병대 측에 전달하고 유가족과 사령관의 면담을 주선하는 등 양쪽의 연결고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유가족이자 해병대 출신이기에 할 수 있었던 일이다. “저도 물론 충격이 컸지만 승렬이 부모님께서 받은 충격과는 비교가 안 되죠. 군대 간 자식이 싸늘한 시신이 되어 돌아왔다고 생각해보세요. 유가족들은 상당히 흥분된 상태였고 아무래도 이성적 판단이 힘든 상황일 수밖에 없었어요. 제가 나서서 할 수 있는 일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죽은 네 아이 모두 제 후배들이잖아요. 아이들을 붙잡고 슬픔에 잠겨 있기보다는 빨리 좋은 곳으로 보내줘야겠다는 생각에 정신을 차릴 수 있었어요.” 지금은 담담하게 이야기하지만 당시 상황에선 쉬운 일이 아니었다. 군의 입장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해병대이기 전에 그도 유가족이기에 복받쳐 오르는 감정에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동생의 해병대 지원에 자신이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에 가슴 아프고도 복잡한 심정이었다. “저희 아버님이 8남매세요. 승렬이는 막내고모의 아들이고요. 형제가 많다 보니 사촌들도 많은데 그중 저와 승렬이만 해병대에 갔어요. 아무래도 다른 아이들보다 더 마음이 갔죠. 승렬이가 해병대에 대해 묻기에 남자라면 한번 가볼 만한 곳이라고 했어요. 입대를 결정했을 때도 잘했다고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말을 했던 게 후회가 돼요.” 이런 일이 일어날 줄 알았더라면 기필코 말렸을 거다. 비극은 예고 없이 날아들었고 동생의 죽음이 자신의 잘못인 것만 같아 무거운 마음을 벗을 길이 없었다. 지난해부터 해오던 대학로 소극장 공연도 미루고 모든 방송 스케줄도 올 스톱했다. 3일 내내 장례식장에서 빈소를 지키고 영결식과 안장식, 삼우제까지 대전 묘역과 서울을 오가며 동생의 마지막 길을 동행했다. “승렬이에게 다섯 살 터울의 누나가 있는데 둘 사이가 각별했어요. 그런 동생을 보냈으니 얼마나 가슴이 아프겠어요. 고모도 그렇고, 승렬이 누나도 3일 내내 너무 울어서 이러다 또 무슨 일 나는 거 아닌가 걱정을 많이 했어요. 다행히 조금씩 정신을 차리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승렬이가 제 사촌동생인 것이 알려지면서 많은 분들이 위로와 격려를 해주셨어요. 힘내라는 말씀도 많이 해주셨는데 무척 감사하죠. 하지만 저의 슬픔은 친가족들의 아픔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에요. 유가족들에게도 많은 응원 보내주셨으면 좋겠어요.” 기수열외, 구타, 왕따… 자극적인 이야기에 커져가는 유가족들의 슬픔 나이 차이가 스무 살 가까이 나는 승렬이는 아들 같은 사촌동생이었다. 마냥 아이 같았던 동생이 훤칠한 청년으로 자라 해병대에 간다고 했을 때 말릴 이유가 없었다. “고모부께서 태권도를 하셨고 승렬이도 태권도를 잘했어요. 경호학과에 다니며 경호원의 꿈을 키우고 있었는데 해병대에 가면 꿈을 꼭 이룰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렇게 꿈이 사라지게 됐네요. 운동도 잘하고 성격도 좋고, 착한 녀석이었는데 안타까울 따름이에요. 뭘 해도 이룰 수 있는 나이었는데, 멀쩡하던 녀석이 그렇게 하루아침에….” 너무나 이른 나이에 세상을 등진 동생을 회상하던 그가 말을 잇지 못했다. 바쁘다는 핑계로 면회 한 번 제대로 가지 못했던 게 내내 가슴에 남는다. “제가 포항에서 군 생활을 했어요. 너무 멀어서 가족도 면회를 잘 안 왔는데 그때 유일하게 고모부께서 면회를 오셨어요. 멀리서 고생 많다고 등도 두드려주시고 격려도 많이 해주셔서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죠. 그래서 승렬이가 입대할 때 꼭 면회를 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계속 못 갔어요. 사고가 나기 3주 전쯤 고모부네랑 시간을 맞춰 가기로 했었는데 그때 제가 일이 생겨서 못 갔거든요. 한 번 보고 올걸…. 그때 면회를 못 간 게 미안하고 그렇게 마음에 걸려요.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이런 거구나 싶어요. 그동안 이런 사건들이 발생할 때마다 저한테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닥치고 보니 어이가 없더라고요. 전쟁 중도 아니고 대한민국에서 총 맞아 죽는다는 게 참 일어나기 힘든 일이잖아요. 사건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거죠.” 그의 말대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고 그 결과 네 명의 안타까운 젊은이들이 세상을 등졌다. 군대 내에서 일어난 총기사고. 그것도 기강이 엄하기로 유명한 해병대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크나큰 희생을 치른 사건인 만큼 문제점을 바로 찾아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기수열외니, 구타니, 왕따니 하는 자극적인 내용들로만 관심이 모아지며 유가족들은 또 한 번의 상처를 받고 있다. 해병대 출신인 그에게 ‘기수열외’가 무엇이냐고 물으니 똑같은 질문이 되돌아온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기수열외가 뭐예요? 저한테 가르쳐주세요. 요즘 방송이나 인터넷을 보다 보면 가슴이 무척 아파요. 기수열외니, 구타니,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는데 너무 자극적인 내용으로만 포커스가 맞춰지다 보니 유가족들의 아픔은 사라지고 없어요. 물론 잘못된 것은 고치는 것이 맞지만 그런 말이 나올 때 자식을 잃은 부모 마음은 어떨지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유가족들의 아픔과 슬픔이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상처받은 모든 분들 다시 힘내셨으면… 사실 사건이 발생하고 그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을 때 그는 매우 조심스러운 입장이었다. 사건을 일으킨 김 상병이 “구타와 기수열외는 없어져야 한다”라고 진술하며 마치 피해자가 왕따 문제와 기수열외의 가해자인 것처럼 지목되는 상황이었고, 해병대와 유가족 양쪽 모두에 속한 그의 말 한마디가 또 다른 기사가 되어 슬픔에 빠진 누군가에게 가시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는 “해병대가 아니면 해병대에 대해 이야기하지 말고 유가족이 아니면 유가족에 대해 이야기하지 말아달라”라고 당부했다. “많은 분들이 저에게 해병대 생활이 힘들지 않았냐고 물으세요. 해병대가 힘든 곳이라는 건 전 국민이 다 알아요. 그걸 알면서 지원을 했다는 건 그만큼의 각오와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자신이 선택한 거예요. 본인을 믿고 최선을 다해야죠. 제가 군대에 있을 때도 지금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을 거예요. 그런데 저만 힘들었던 게 아니에요. 아마 군대에 다녀오신 분이라면 다들 고생했던 기억이 있을 거예요. 해병대뿐만 아니라 육군도, 해군도, 공군도, 공익요원도, 면제받은 분들도 4주간의 훈련기간이 힘들 수 있어요. 힘들다고 생각하면 누구나 힘들어요. 해병대이기 때문에 힘든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이 이겨내지 못하면 힘든 거예요. 결국 본인의 문제가 가장 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개인이 책임져야 할 문제로만 돌리기엔 희생이 너무 크다. 그 역시 시대에 흐름에 맞춰 병영문화도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실과 군대의 격차가 급속도로 멀어지고 있어요. 바로 어제까지 스마트폰과 인터넷으로 최첨단 시대를 살던 아이들이 하루아침에 바깥세상과 단절된 채 밀폐된 사회에 구속돼요. 현실은 나날이 발전해가는데 군대는 여전히 1970, 80년대 시설을 이용하고 20세기 사고방식으로 움직이니 그 차이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점점 심해지는 거죠. 병영문화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변화가 필요하겠죠.” 군대 문제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이러한 비극으로 인해 눈물 흘리는 일은 분명 줄어들 거라 믿는다. 승렬이의 삼우제를 마치고 그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고 있는 중이다. 빈소를 지키느라 빠졌던 공연에도 다시 합류했다. 그는 현재 대학로 소극장에서 직접 연출한 퍼포먼스 옴니버스 쇼 ‘펀타지쇼’를 공연 중이다. 아직도 길을 가다 승렬이 또래들을 보면 울컥 가슴이 아프지만, 가족을 위해서, 그리고 무엇보다 승렬이를 위해서 힘을 내려고 한다. “언제까지 슬픔에 잠겨 있을 수는 없잖아요. 승렬이네 가족도 다시 힘을 내셨으면 좋겠어요. 그게 승렬이를 위한 길이라고 생각해요. 다시 힘을 내 열심히 살다 보면 승렬이도 어딘가에서 좋은 모습으로 지켜보고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다시 한번 많은 분들께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의 아픔을 잊지 말아주십사 당부드리고 싶어요.” 언제 슬픔이 가실지, 언제 눈물이 마를지 알 수 없지만 하루빨리 유가족들이 잃어버린 웃음을 찾을 날이 오기를 바라며, 그리고 다시는 이런 아픔을 겪는 희생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며 그는 애써 웃어 보였다. 그리고 다시 한번 비극적인 사고로 세상을 떠난 네 아들들의 명복을 빌었다. 갑작스러운 비보를 듣고 너무 놀란 가슴에 스케줄을 다 접고 국군수도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승렬이는 도착하지 않은 상태였고 친척 어르신과 기자들만이 자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헬기가 도착했고 싸늘한 시신만이 검정 비닐 백에 싸여 있는 모습에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한 시간 뒤가 되어 고모가 강화도 사건 현장에서 수도병원으로 왔습니다. 고모 얼굴을 보니 다시 한번 눈물이… 나도 모르게 흘렀습니다. 마련된 빈소에는 승렬이의 영정 사진이 있더군요. 해병대 훈단에서 훈련을 마치면 자대 배치를 받고 자대에 가기 전에 정복사진을 찍는데 그 사진이 영정사진이 되다니…. 그 해병 정복사진이… 영정사진이라니. 그 안에 있는 승렬이는 아주 잘생기고 멋진 해병대 모습 그 자체였습니다. 또 한 시간이 흘러 고모부가 왔고 다른 때보다 훨씬 수척해진 모습에 안타까움이 밀려왔습니다. …다음날이 되었습니다. 거의 밤을 샜기 때문에 피곤함이 밀려옵니다. 하지만 서늘한 그리고 어두컴컴한 반 평도 안 되는 냉동고 영안실에 있을 승렬이를 생각하면 나의 피곤함은 사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슬슬 염을 해야 합니다. 마지막 가기 전에 승렬이가 엄마와 아빠 그리고 누나한테 인사하려면 예쁜 모습으로 맞이 해야 하니까요. 우리는 승렬이의 멋진 모습을 보려고 다들 안 자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자게 되면 이제는 승렬이의 얼굴을 다시는 볼 수가 없습니다. 드디어 염이 끝났고 먼저 엄마 아빠 그리고 누나가 들어갔고 이제 친척들과 승렬이의 친구들이 들어가서 얼굴만 보고 나오면 되는데 줄이 줄어들지를 않습니다. 왜냐하면 엄마하고 누나가 승렬이를 잡고 놓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도 봐야지” 하며 재촉하지 않습니다. 그냥 그 모습에 고개 숙여 울고만 있을 뿐입니다. 근데 누나가 갑자기 쓰러집니다. 너무 많이 울었습니다. 누나를 부축하고 얼른 그 자리를 피하게 했습니다. 역시나 그 와중에도 아빠는 냉정함을 잃지 않습니다. 하지만 나는 압니다. 그 누구보다 마음속으로는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것을…. 그렇게 또 하루가 흐릅니다. 어느새 아침이 되었고 이제 마지막 인사를 해야 합니다. 영결식을 하면서 승렬이는 난생처음 신기한 경험을 합니다. 대통령이 꽃을 보내고 국방부 장관을 눈앞에서 보게 되었고 해병대 사령관이 승렬이에게 칭찬을 하고 이름만 대면 다 아는 국회의원도 승렬이에게 고개 숙여 인사를 합니다. 평생에 단 한 번도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일 수 있는데 말입니다. 하지만 승렬이는 그런 사람들한테 관심이 없습니다. 그냥 지금 이 순간 엄마랑 아빠랑 누나랑 함께 있고 싶을 뿐입니다. 엄마가 해주는 따뜻한 밥이 먹고 싶고 아빠랑 목욕탕에도 가고 싶고 누나랑 영화 한 편 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제 승렬이는 그럴 수가 없습니다. 오늘은 바쁩니다. 영결식이 끝나면 부평에 갔다가 대전으로 가야 합니다. 이제 승렬이가 살아야 할 곳이 대전이니까요. 대전에 갈 일이 별로 없었던 승렬이는 대전이 낯설기만 합니다. 혼자서 그곳에서 이제 앞으로 살아가야 하니까요. 엄마 아빠 누나는 승렬이에게 보금자리를 마련해주고 이제 떠나야 합니다. 엄마 아빠 누나는 함께 살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습니다.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발걸음을 뗍니다. 세상에 살아오면서 제일 무거운 발걸음입니다. 이제 스물 살밖에 안 된 아이를 대전에 두고 우리는 떠납니다. 마음도 무겁고 발걸음도 무겁지만 떠나야 합니다. 사랑하는데 무척이나 사랑하는데 떠나야 합니다…. 사랑하는 동생이면서 해병대 후배인 승렬아 좋은 데로 잘 가렴. 사랑한다. 해병대 708기 혁필 형이 2011년 7월 8일 임혁필의 트위터 멘션 中 <■글 / 노정연 기자 ■사진 / 안진형(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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