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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4,980 건 검색)

독일 극우정당 AfD, 청년 조직 개혁·이민 정책으로 총선 준비 속도
독일 극우정당 AfD, 청년 조직 개혁·이민 정책으로 총선 준비 속도
2025. 01. 13 14:21국제
... 규정했다. AfD는 오랫동안 JA의 독립적 활동이 당의 평판을 저해한다고 불만을 표명해왔는데, 총선을 앞두고 내부 통제 강화에 나선 것이다. 당 지도부는 이번 개혁으로 JA와 당의 결속을 강화하고,...
독일극우정당독일을위한대안AfD재이주청년대안JA
민주당 총선백서 발간 “심판받은 대통령, 책임 커진 야당”
민주당 총선백서 발간 “심판받은 대통령, 책임 커진 야당”
2025. 01. 05 21:43정치
... “원칙을 고수했다”고 자평했다. 경향신문이 5일 입수한 민주당 총선백서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 대해 “심판받은 대통령, 책임이 커진 야당”이라고 총평했다. 민주당은 “국민의 불안과 분노의...
민주당더불어민주당이재명대표총선22대총선총선백서백서
‘이슬람에 대한 포용’ 공격한 다른 방향의 극단주의…총선 앞둔 독일 격랑
‘이슬람에 대한 포용’ 공격한 다른 방향의 극단주의…총선 앞둔 독일 격랑
2024. 12. 22 15:55국제
... 이민정책에 강한 불만을 품어왔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극우 시위대가 마그데부르크로 집결했고, 총선에서도 극우 바람이 거세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자이퉁과 로이터통신 등에...
태국서 이틀간 미얀마 사태 논의…“군부 총선 계획 주요 의제”
태국서 이틀간 미얀마 사태 논의…“군부 총선 계획 주요 의제”
2024. 12. 19 15:44국제
... 명분 삼아 국가비상사태를 연장해 왔으나 헌법이 규정한 기간을 이미 넘겼다. 군부가 다시 약속한 총선 실시 시점은 2025년이다. 미얀마 군부와 밀접한 중국은 총선 계획에 지지를 보냈다. 반면 NLD와 민주...
미얀마태국미얀마쿠데타

스포츠경향(총 302 건 검색)

‘4·10 총선 낙선’ 이용, 문체부 2차관 기용 검토?···장미란 차관 교체 설
‘4·10 총선 낙선’ 이용, 문체부 2차관 기용 검토?···장미란 차관 교체 설
2024. 06. 05 22:21 스포츠종합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용 전 의원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에 임명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5일 알려졌다. 여권 측 고위 관계자는 새 문체부 2차관 후보군에 이 전 의원을 포함해 복수 인사가 검토되고 있다고 언론에 전했다. 장미란 현 문체부 2차관은 지난해 6월 임명돼 1년 정도 재임 중이다. 이용 전 의원은 대표적인 ‘친윤 직계 인사’로 꼽힌다. 지난 4·10 국회의원 선거에서 경기 하남갑에 출마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맞붙었다가 낙선했다. 이용 전 의원은 대통령실 정무수석실 산하 비서관 물망에도 오른 바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총선 경기지역 당선인 40명 간담회
김동연 경기도지사, 총선 경기지역 당선인 40명 간담회
2024. 05. 24 21:58 생활
경기도 제공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4일 수원 도담소(옛 도지사 공관)에서 4·10 총선 경기지역 당선인들과 만찬 간담회를 갖고 도정 현안 등에 대한 협조와 지원을 요청했다. 경기지역 전체 60석 가운데 민주당 53석, 국민의힘 6석, 개혁신당 1석 등을 차지했으며, 이날 간담회에는 민주당 36명, 국민의힘 3명, 개혁신당 1명 등 모두 40명의 당선인이 참석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김은혜·송석준·김성원 당선인이, 개혁신당에서는 이준석 당선인이 함께했다. 김 지사는 간담회 자리에서 ‘반도체 특별법 제정’, ‘RE100 3법 제·개정’,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특별법 제정’ 등 주요 입법과제에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반도체 특별법은 ▲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 지원, 기업 집중입주, 인력 확보, 신재생에너지 확충 등을 위한 반도체 특구 지정 ▲ 수도권 규제 완화 ▲ 팹리스 및 중견·중소기업 지원 ▲반도체 생태계 기금 조성 등의 내용이다. RE100 3법은 ▲RE100 국가 실현을 위한 ‘신재생에너지법’ 개정 ▲농촌 RE100 실현을 위한 ‘영농형태양광지원법률(가칭)’ 제정 ▲산업단지 RE100 실현을 위한 ‘산업집적법’ 개정을 말한다. 김동연 지사는 “우리 법은 개별 산단 지원 체계로 돼 있어 반도체 집적화 지원에 상당한 한계가 있다”며 “이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반도체특별법, 기후변화 대응에 앞장서는 경기도와 대한민국 RE100에 대한 법 제·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현재 경기북부특별자치도 특별법 추진을 하고 있고, 이미 북부의 많은 의원님께서 동조해주고 계시다”며 이에 대한 지원도 당부했다. 추미애 당선인(민주당·하남갑)은 “경기도가 잘 되면 대한민국도 잘 될 것 같다. 발전하는 도정을 이끌어 가기 위해 국회 차원의 소통과 또 협력이 필요한 시점에 저희를 불러주셔서 감사하다”며 “당선자를 배출해 주신 경기도민들에게 우리 지사와 함께 희망과 연대의 끈을 놓치지 않기를 바라겠다”고 말했다. 김성원 당선인(국민의힘·동두천양주연천을)은 “김 지사가 경제 3법이라는 정말 비싼 밥을 사주셨다. 특히 경기북부특별자치도는 김 지사의 뚝심을 한번 믿어보도록 하겠다”며 “여당이라는 책임감을 갖고 경기도 현안도 책임지면서 같이 함께하겠다”고 했다. 이준석 당선인(개혁신당·화성을)은 “개혁신당이 지역구에서 하나 있는데 100% 경기도라서 경기도에 집중해 앞으로 의정활동하고, 당 활동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경기도민이 된 만큼 앞으로 경기도 발전을 위해 저도 보탤 수 있는 것 다 보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만찬 간담회는 오후 6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정성호 당선인(민주당·동두천양주연천갑)의 ‘대한민국 발전은’ 건배사 선창에 참석자들이 ‘경기도가’를 후창으로 외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고 경기도는 전했다.
홍준표 대구시장 “총선 말아먹은 애한테 기대는 당이 미래 있겠나”
홍준표 대구시장 “총선 말아먹은 애한테 기대는 당이 미래 있겠나”
2024. 05. 16 21:25 생활
대구시 제공 홍준표 대구시장이 16일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 “당 대표 하나 맡겠다는 중진 없이 또다시 총선 말아먹은 애한테 기대겠다는 당이 미래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홍 시장은 이날 자신의 SNS 글에서 이같이 말하고 “문재인의 사냥개가 되어 우리를 지옥으로 몰고 간 애 밑에서 배알도 없이 또 정치하겠다는 것이냐”고 적었다. 홍준표 시장은 “내가 윤통(윤석열 대통령)을 옹호하는 건 그의 정책이 좋아서가 아니라 2017년 사태(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재발을 막자는 것”이라면서 “제발 부끄러움을 알고 제 역할을 다하자”고 촉구했다. 홍 시장은 또 “선거는 되면 내가 잘나서 된 것이고 떨어지면 내가 못나서 떨어지는 것”이라며 “하루를 하더라도 국회의원답게 정치인답게 처신하자”고 강조했다. 홍준표 시장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와 문재인 정부의 국정농단 수사 등을 언급하고 “또다시 그런 사태가 오지 말라는 법이 있나”라면서 “나만 살겠다고 윤통 탓하는 비겁한 생각으로 6월 난장판 국회를 어떻게 대처하겠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민주주의 행사’ 글로벌 최대·최장기 투표 2024 인도 총선 (The Roundtable)
‘세계에서 가장 큰 민주주의 행사’ 글로벌 최대·최장기 투표 2024 인도 총선 (The Roundtable)
2024. 05. 07 21:12 연예
아리랑TV 7일 방송이 된 아리랑TV ‘The Roundtable’ 31회는 인도 총선을 주제로 봉영식 연세대학교 통일연구원 전문연구원 진행으로 이인복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조비연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이 다양한 정보를 전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민주주의 행사’로 꼽히는 인도 총선이 지난 4월 19일 시작됐다. 9억 6,900만 명에 이르는 유권자, 참여 정당 2,700개 이상, 후보자는 정당 수의 3배! 선거 역시 44일에 걸쳐 치러진다. 그야말로 세계 최대, 최장기 선거인 것이다. 투표 기간이 44일이나 소요되는 이유는 유권자들이 10억 명에 달하는 점과 규정에 따라 모든 등록 유권자가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준비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인도 선관위는 모든 유권자로부터 2km 이내에 투표소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는데, 이 탓에 공무원들은 2019년 선거 당시 해발 4,650미터 높이 히말라야 마을에 투표소를 설치하기도 했다. 조비연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인도의 전체 유권자의 수가 유럽연합 전체 인구를 합친 것 보다 많으며, 최초로 유권 자격을 얻는 인구가 1,800만명” 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총선은 나렌드라 모디(73) 총리 3연임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거의 10년간 집권 중인 모디 총리는 여전히 인도 정치계를 지배하고 있다.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는 2030년까지 매년 7% 넘는 고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경제 전망을 내놨다. 아리랑TV 주요 20개국(G20) 중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통해 3년 내 세계 3위 경제 대국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경제 둔화로 수출 주도 성장이 어려워졌지만 강력한 내수와 투자가 뒷받침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인복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모디 총리는 인도의 경제 성과를 이끌어 왔으며 구조개혁과 그에 따른 경제성장을 해왔다”며 “모디 총리의 리더십 스타일에 대한 비판은 꾸준하며 소셜미디어 및 국제 행사를 본인 이미지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인구 대국으로 올라선 인도는 이제 어엿한 ‘글로벌 사우스’의 리더로 손꼽히고, 블룸버그는 2028년 인도가 미국과 중국을 뛰어넘고, GDP기여도 1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파격적인 전망까지 내놓았다. 이 교수는 “인도의 성장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있는 건 사실이나 유럽의회에서는 인도의 다양성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며 “인도의 민족주의적이고 포퓰리즘적인 움직임은 외국인 투자를 저해할 수 있어 인도 경제 성장의 핵심은 인도 사회가 얼마나 자유롭고 포용적인 될 것인가에 있다”고 내다봤다. 조 선임연구원은 “인도의 디지털 전환과 증가하는 반도체 수요에 인도의 젊은 노동력은 최대 강점이다”며 “풍부한 공학 인재풀과 영어권 인구가 인도 성장의 기회 요소가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주간경향(총 178 건 검색)

당선인 중 235명이 ‘효험’…대부분 총선 후 중단 ‘반짝쇼’
당선인 중 235명이 ‘효험’…대부분 총선 후 중단 ‘반짝쇼’(2024. 05. 13 06:00)
2024. 05. 13 06:00 정치
제22대 국회의원 김성회 당선인이 4월 7일 경기 고양시의 스튜디오에서 자신의 유튜브 채널 <김성회의 옳은소리>의 라이브방송을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주간경향은 22대 총선 당선인들이 유튜브 채널을 얼마나 개설했고, 활용했는지를 전수조사했다. 당선인 300명 중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사람은 235명이었다. 비례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포함한 민주당 당선인 171명 중 164명이, 비례정당인 국민의미래를 포함한 국민의힘 당선인 108명 중 66명이 유튜브를 개설했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지난 5월 7일 오전 8시 경기도 고양시 화정의 한 빌딩. 9층에서 엘리베이터를 내리니 다른 사무실은 아직 어두운데 <김성회의 옳은소리> 사무실만 홀로 불이 켜져 있었다. <김성회의 옳은소리>는 22대 총선에서 경기도 고양갑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한 김성회 정치연구소 와이 소장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다. 평일 아침 9시에 생방송을 한다. 사무실 한쪽에 방송을 진행하는 스튜디오가 마련돼 있다. 유튜브 생중계용 카메라가 삼각대에 세워져 있고, 조명과 컴퓨터, 모니터 2대가 보인다. 스튜디오 마련에는 얼마나 들었을까. “가장 비싼 게 이 카메라입니다. 산 지 4년 정도 지났는데 이게 한 400만원 되고, 그다음이 컴퓨터로 100만원, 조명은 이게 80만원, 저게 50만원… 한 500만원 정도 들었네요.” 김 당선인의 자리 뒤로는 국회의원 당선증과 유튜브 ‘실버버튼’이 놓여 있다. 실버버튼은 구독자 10만을 돌파했을 때 ‘유튜브 크리에이터 어워즈’ 측이 제공하는 징표다. 다음 목표는 골드버튼, 100만 구독자다. 지난 5월 9일 기준 <김성회의 옳은소리> 구독자 수는 24만6000여명. 등록한 동영상은 1426개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당선인의 생방송 김 소장은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신문을 읽는다. 종이신문을 일일이 넘겨 보는 것은 아니고 스크랩 마스터라는 프로그램으로 훑어본다. “각 언론사의 기사를 주로 비교하면서 맥락을 찾아가는 식입니다. 특히 제 구독자가 평소엔 잘 안 읽을 것으로 예상되는 보수언론의 논조를 소개하면서 이들 언론의 ‘의도’를 분석하는 방식이에요. 물론 ‘왜 조·중·동 이야기를 하냐’고 힐난조로 이야기하는 사람도 없지 않지만요.” 다루는 내용이나 진행 시간 등은 자세히 계산해 결정한다. 대부분의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은 오전 7시나 8시에 시작해 9시 이전에 끝난다. 유튜브 생방송을 9시에 시작하는 것은 일종의 ‘틈새시장’을 고려한 것이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생방송을 시작할 시간이 됐다. 10분 전부터 생방송을 켜놓고 체크했다. 방송 시작 전 대기 중인 구독자는 25명이었다. 방송이 시작하자 삽시간에 불어났다. 2분 만에 406명. 11분 후 642명이었다. 실시간 동시접속자가 1000명을 돌파한 것은 23분 후였다. 이날 최대접속자는 1181명. 청취자들은 <김성회의 옳은소리> 유튜브 생방송 창이 익숙한 듯 서로 아침 인사를 나눴다. “자, 오늘 방송은 여기까지고요. 제가 내일은 어버이날이라서 예전 같으면 방송했을 텐데 요즘은 지역 일정이 워낙 많네요. 하루 빠지고 모레 아침 9시부터 ‘아침부터 옳은 소리’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방송 클로징 멘트다. ‘옳은 소리’라는 채널명은 국민의힘의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 소리>를 패러디한 것이다. 지난 총선 기간 중 국민의힘은 채널 이름을 <오른 소리>에서 <국민의힘 TV>로 바꿨다. 지난 21대 총선과 이번 총선의 큰 차이 중 하나는 출마자들의 유튜브 선거였다. 가히 유튜브 총선이라 할 만했다. 정치인들이 채널명에 자신의 이름을 먼저 쓰고 뒤에 TV를 붙이는 것도 이번 총선을 거치면서 ‘표준’이 됐다. 주간경향은 22대 총선 당선인들이 유튜브 채널을 얼마나 개설했고, 활용했는지를 전수조사했다. 당선인 300명 중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사람은 235명이었다. 정당별로 보면 비례 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포함한 민주당 당선인 171명 중 164명이 유튜브를 개설했다. 국민의미래를 포함한 국민의힘 당선인 108명 중 개설자는 66명이었다. 영상 수와 구독자 수를 비교해보면 차이는 더 벌어진다. 개설 후 지난 5월 9일까지 국민의힘 당선인 66명이 게시한 영상 수는 총 1만8078개였고, 구독자는 총 89만9283명이다. 반면 민주당 164명이 게시한 영상 수는 총 4만6803개, 구독자는 총 469만9691명이었다. 구독자 수 기준으로 민주당이 국민의힘의 약 5.2배다. ‘유튜브 총선’ 결과는 민주당의 압승 당선인별로 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독자 수가 102만명으로 압도적 1위다. 전체 민주당 당선인 구독자 수의 20%가량을 이 대표가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2위 용혜인(32만2000명), 3위 이언주(30만4000명), 4위 정청래(28만7000명), 5위 추미애(26만5000명) 순이다. 국민의힘에서는 6위를 기록한 유용원 당선인(25만2000명)이 가장 높다. 그런데 유 당선인이 운영하는 <유용원TV>에 이번 선거 관련 영상은 전혀 없다. 유 당선인이 매일 2~3회씩 지속해서 올리는 콘텐츠는 조선일보 재직 시절부터 군사전문기자로 유명한 만큼 군 관련 콘텐츠가 전부다. 유 당선인은 지난 5월 6일 기자와 통화에서 “원래 군사전문 유튜브 채널로 운영해온 만큼 그 성격은 등원 후에도 유지할 계획”이라며 “정치인으로서 본격 활동을 하게 되면 유튜브를 통한 소통도 필요할 거로 보는데 기존 채널에 대화하는 채널을 추가할지 아니면 별도 채널을 개설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등록 영상 수로 순위를 매겨보면 조금 다르다. 1위는 뜻밖에도 조정훈 국민의힘 당선인이 차지했다(3364개). 2위는 2948개를 등록한 유용원 당선인이, 구독자 수에서 1위를 차지한 이재명 대표가 3위(2715개)를 기록했다. 4위는 정청래(2411개), 5위는 김병주(1849개) 당선인이 차지했다. 조정훈 의원실 최병현 보좌관에 따르면 조 의원은 <조정훈> 채널 이외에도 두 개의 채널을 더 운영하고 있다. <마포갑보안관>이라는 지역구민 전용 채널이 있고, 정치 현안 주요 이슈에 대해 발언하는 <요즘 여의도>라는 채널도 있다. 최 보좌관은 “국민의힘과 통합하기 전에 우리는 원내 소수정당이었던 시대전환이었다. 아무리 메시지를 내놓아도 주류언론에서는 우리 주장을 잘 안 받아준다. 우리 메시지를 좀 더 가성비 있게 내보자, 그래서 세 개의 채널을 만든 것이다. 세 채널의 주요 타깃층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조정훈 의원의 유튜브 채널은 최 보좌관이 총괄한다. 영상은 ‘쇼츠’(1~2분 내외의 짧은 영상)를 포함해 오전 2개, 오후 1개·저녁 2개 정도로 하루에 5개 정도의 콘텐츠를 만들어 등록한다. 최 보좌관은 “정치권에서 쇼츠 영상은 아마도 우리가 제일 먼저 만들었을 것이다. 하루에 5개 콘텐츠를 편집해 올리는데 노하우가 생겨 시간은 그리 많이 걸리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도 ‘유튜브를 가장 잘 활용하는 의원’으로 소문나 있다. 서울 은평갑에서 3선에 성공한 박주민 의원의 유튜브 채널 <박주민TV>의 구독자 수는 24만4000명으로 당선인 구독자 순위에서 앞에 소개한 김성회 당선인(24만6000명)에 이어 8위를 기록했다. 보통 유권자 수 12만~15만명으로 선거구가 획정되고 국회의원 투표율이 50~60%인 것을 고려한다면 현실적으로 국회의원선거에서 당선되기 위한 유효표 수는 5만~8만명이다. 물론 유튜브 구독자가 다 지역구 주민일 수는 없지만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구독자 중 3000~4000명만 지역민이라면 51%만 넘기면 되는 한국의 승자독식 선거제도에서 큰 무기가 된다. “지역에서 선거운동할 필요가 없을 리 있나. 물론 지역민 중에서도 유튜브를 보는 사람도 있지만, 구독자는 전국에 퍼져 있고 중요한 것은 구독자 수가 아니라 얼마나 ‘로열티’가 있냐에 달린 것 같다.” 박주민 의원실 관계자의 말이다. 그에 따르면 박 의원은 ‘정치인치고는 초기에’ 유튜브를 시작했다. 과거에 주목받았던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유튜브가 결정적으로 다른 지점은 제작에 인력이 투입돼야 한다는 것. “다른 의원실에서 어떻게 해야 유튜브에서 성공할 수 있는지 문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인턴들에게 맡기면 성공할 수 없다고 조언한다. 중요한 것은 자기 콘텐츠가 있어야 하는데 박주민 의원은 본인 콘텐츠가 세고 공부가 많이 돼 있어 여러 전문이슈를 다룰 수 있었던 것이 그래도 잘 이용하고 있다는 평을 듣는 이유일 것 같다.” 대부분의 당선인이 4월 10일 총선 뒤 유튜브 콘텐츠 업데이트를 중단했지만, ‘유튜브를 잘 활용하는 것으로 소문난’ 박주민 의원은 ‘주민캠프 3주의 여정’이라는 제목으로 총선 회고 영상을 총선 1주일 뒤 올렸다. /박주민TV 캡처 조정훈 의원 측이 선거 이후 올린 개표 당일 선거캠프 상황을 기록한 유튜브 영상 <599표차, 그날의 기록> /조정훈 유튜브채널 캡처 조정훈·박주민 당선의 비밀은 유튜브? 주목받는 유튜브 채널만 볼 일은 아니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이다. 이번에 다시 국회의원 배지를 다는 데 성공한 국민의힘 박성민·이철규·이양수·박덕흠 의원의 공통점은 ‘친윤’ 또는 ‘윤핵관’만이 아니다.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지 않았다는 점도 같다. 지난 5월 8일까지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았던 윤재옥 의원도 유튜브를 하지 않는다. 이양수 의원은 왜 유튜브를 개설하지 않았냐는 주간경향의 질문에 “별 이유는 없다. 어쩌다 보니…”라고 말했다.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지 않은 당선인들이 전통적 지지기반 지역에 몰려 있는 것도 눈에 띈다. 국민의힘은 영남과 강남·강원, 더불어민주당은 호남지역 의원이 대다수다. 송경재 상지대 사회적경제학과 교수는 “당선인만 아니라 조사범위에서 낙선한 상대 당 후보까지 확대한다면 정반대의 데이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의 호남, 국민의힘의 영남·강원권 출마자들은 굳이 유튜브를 통해 새로운 지지세력을 끌어들일 필요 없이, 말 그대로 집토끼만 잡으면 되기 때문에 별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정당 외에 소수정당 당선인들은 거의 유튜브 활동을 하고 있지 않은 것도 눈에 띈다. 12명의 당선인을 낸 조국혁신당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출신으로 비례로 옮겨온 황운하 당선인을 제외하면 유튜브를 운영하는 사람이 없다. 3명의 당선인을 배출한 개혁신당도 의외로 따로 개인 유튜브 채널은 운영하지 않는다. 조국혁신당의 경우 창당한 지 얼마 안 되는 시점이라 정치 경험이나 노하우가 쌓이지 않은 탓으로 풀이된다. 조국혁신당 정책위의장을 맡은 서왕진 당선인은 “아직 전반적인 세팅이 덜 돼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시절 ‘트위터(현 X) 활동지수’ 공식까지 만들어 공개했고,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친뉴미디어 행보를 보여온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나, 천하람 당선인 등이 개인 유튜브를 운영하지 않는다는 것은 의외의 행보다. 창당 전부터 이들이 공동으로 운영해온 채널 <여의도재건축조합>을 개원 이후에도 활용하고 따로 개인별 유튜브 채널은 개설하지 않을 방침이다. <여의도재건축조합>은 개혁신당과 별도 법인으로 당 공보국장을 겸임하고 있는 박종원 대표가 서울 마포구에 ‘미디어콘텐츠 창작업’을 업태로 지난해 신고했다. 지난 5월 8일 통화에서 박 대표는 “이준석 대표는 <여의도재건축조합> 채널 개설 당시 국회의원도 아니었지만 소통은 필요한 상황이라 만들게 된 것”이라며 “당시 선관위 쪽에 문의해보니 이 대표 이름으로 만들어 관련 수익이 발생했을 경우 정치자금법에 걸릴 수도 있다는 해석을 해서 외곽에 별도 법인으로 만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대부분의 당선인이 마지막으로 영상을 등록한 것은 1개월 전으로 나온다. 지난 4월 10일 총선 당일을 기점으로 활동이 중단됐다는 의미다. 그나마 구독자 수·영상 수에서 상위권에 올라온 당선인들의 활동은 선거 이후에도 활발하다. 결국 잘 되고 안 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는 뜻이다. 선거 후 활동 중단된 당선인들의 유튜브 김성회 당선인은 22대 국회에 등원하면 의원회관 사무실과 지역사무실에 스튜디오를 꾸리고 아침 생방송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유튜브나 뉴미디어 담당 인력은 따로 두지 않기로 했다. “10분짜리 영상을 만드는데 외주를 준다면 회당 50만~100만원이 들어간다. 매일 영상을 만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하면 한 달에 400만원 인건비는 줘야 한다. 그렇다면 현금으로 연 5000만원은 든다는 이야기인데 현행 선거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후원받을 수 있는 정치자금의 상한액이 1억5000만원이다. 그렇다면 정치자금의 3분의 1 가까이 유튜브나 개인 홍보영상으로 써야 한다는 게 된다. 현실성이 없다.” 그는 이 문제를 현실화하려면 현행 정치자금법을 개정하거나 국회나 당 차원의 지원 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나 당 차원의 지원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박주민 의원실에 따르면 국회 차원에서 보좌관들을 모아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프리미어 편집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법 등의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돼 몇 차례 열렸다고 한다. 지난해 9월에는 <이실직GO>라는 이름으로 각 의원실이 대담·토론 등 유튜브 콘텐츠를 직접 제작해 송출할 수 있는 스튜디오도 의원회관 2층에 마련됐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됐다고 하지만 보좌진 입장에선 현실적으로 바빠 교육에 참여하기 쉽지 않다”라며 “오늘(5월 8일)도 <이실직GO>를 활용해서 박 의원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했는데 실질적으로 이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하헌기 새로운소통연구소 소장은 “정치인 유튜브가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의원 본인이 유튜브 생태계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의욕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유튜브를 하겠다는 의원은 엄청나게 많다. 그런데 실태를 보면 9급 비서나 홍보비서관 한 명이 전담하는 경우가 많다. 그나마 제대로 하겠다는 사람은 5급 선임비서관 자리를 주기도 한다. 개점 휴업 상태인 유튜브가 많은 이유는 의원 본인이 유튜브의 메커니즘을 알고 생태를 알아야 하는데 보좌진에게 맡겨놓고 ‘조회수 좀 잘 나오게 할 수 없나’ 하는 식이면 실력이 있는 사람이 와도 성공할 수 없다. 보통 의원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시킨다. 이를테면 상임위 발언을 잘라 올리라고 한다든가. 그런데 갑자기 유세 연설을 올리면 알고리즘이 다 깨진다. 쉽게 설명하면 먹방 채널을 주제로 하던 유튜버가 어느 날 갑자기 경제학 강의를 하고 있으면 사용자들은 다 구독 취소한다. 먹방 채널을 보러 간 사람이 공부하러 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비례의원으로 당선된 김소희 의원이 개설한 유튜브 채널 <김소희 TV>는 지난 4월 22일 문을 열었다. 이번 총선 당선인 중 유일하게 총선이 끝난 뒤 유튜브를 개설했다. 영상은 2개이고 지난 5월 9일 기준 구독자는 5명이다. “당선 전에는 선거 유세 지원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제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따로 없어 개설할 수 없었다. 유튜브를 개설한 4월 22일은 지구의 날이었고, 마침 그날 우리 당(국민의힘) 당선인 총회가 있었다. 당 당선인들에게 1회용품을 줄이자는 메시지도 전달하고, 기후변화라는 이슈에 대해서도 우리 당이 관심을 가졌으면 해서 생각해낸 것이 유튜브 개설이었다.” 지난 5월 6일 통화한 김 당선인의 말이다. 그는 이런 포부를 덧붙였다. “다들 22대 국회가 개원하면 정쟁이 계속될 것인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는데 내가 생각하는 22대 국회에서 협치해야 할 유일한 이슈가 있다면 기후 문제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유튜브 채널을 키워 다양한 전문가도 초빙해 토론하고 기후 문제를 알려 나가도록 힘쓰겠다.”
표지 이야기
총선 여론·출구조사는 왜 틀렸을까
총선 여론·출구조사는 왜 틀렸을까(2024. 04. 22 06:00)
2024. 04. 22 06:00 정치
범야 200석·국힘 100석 이하 예측 실체는 있어…출구조사 데이터 공개 필요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22대 총선일인 4월 10일 오후 국회도서관 강당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개표방송을 시청하고 있다./성동훈 기자 “틀린 부분에 대해서는 비판을 받는 것이 맞다. 투표 날 저녁부터 그다음 날 방송·유튜브까지 패널로 참여한 곳에서 예측 실패에 대해 공식 사과를 많이 했다. 국회방송 총선토론회에서 사회를 보던 정관용 교수가 ‘엄 소장님, 한마디 하셔야지요?’라고 말씀하셔서 또 사과했다. 사과는 당연히 하는 것인데 큰 틀에서 이번 선거 판세가 국민의힘에 불리하게 돌아가는 것은 알았지만 입장을 유지한 측면도 있고, 선거 막판 방향과 흐름이 여론조사와는 달리 나올 거로 봤다.” 총선 1주일 뒤인 지난 4월 18일 통화한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의 말이다. 주간경향은 이번 총선을 앞두고 2회에 걸쳐 정치평론가·선거컨설턴트 8인의 판세 예측을 제시했다. 선거 6일 전인 지난 4월 4일까지 엄 소장은 ‘국민의힘 과반 예측’을 유지했다(민주당 130·국민의힘 151). 8인 전문가 예측을 선거 결과에 비춰보면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의 예측(민주당 171·국민의힘 108)과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고문의 예측(민주당 165~175·국민의힘 105~115)이 실제 선거 결과에 제일 가까웠다. 이와는 별도로 주간경향은 MBC와 서울대 박종희 교수 연구팀의 ‘여론M’을 활용해 판세를 예측했다. 주간경향은 지난 3월 29일부터 4월 7일까지 매일매일 업데이트되는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판세를 전망했는데 3월 29일 첫날 범야권은 199석을 얻는 것으로 나왔다. 선거일이 가까워지면서 여론조사 결과가 추가됨에 따라 이 수치는 매일 변했다. 개혁신당을 포함한 범야권 의석 예측 수는 202→209→207→205 순으로 달라졌다. 범야 200석은 개헌과 탄핵을 할 수 있다. 예측에 따라 범야 개헌의석의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정당은 개혁신당에서 진보당으로, 마지막에는 조국혁신당으로 바뀌었다. 여론조사 기반 예측 200석 나온 까닭 범야 ‘200석+α’는 주간경향만 내놓은 수치가 아니다. 유튜브 정치·시사 채널들도 앞다퉈 비슷한 예측을 제시했다. 공표금지 기간 직전까지 치러진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3~4석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대부분 비슷한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선거 전날 여론조사업계에 있는 지인으로부터 “업계에서는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받을 의석을 두고 85석, 87석 이야기가 나온다”라는 말을 들었다. 헌정사상 최초 범야 200석 돌파는 거의 확정된 듯했다. 그리고 선거 당일 오후 6시에 발표된 출구조사 결과에서 KBS는 민주당 178~196석·국민의힘 87~105석, MBC는 민주당 184~197석·국민의힘 85~99석, SBS는 민주당 183~197석·국민의힘 85~100석을 예측했다. 대체로 12~14석을 받을 것으로 나온 조국혁신당을 더하면 범야 200석이 만들어진다는 전망이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해찬·김부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가 4월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총선) 민주당 개표 상황실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며 환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개표 결과는 예측과 달랐다. 민주당(비례정당 더불어민주연합 포함) 175석, 국민의힘(비례 국민의미래 포함) 108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3석, 진보당·새로운미래 각 1석이었다. 여론조사 기반 예측에서 최소 1석이었던 무소속 당선은 없었다. 부산·경남(PK)지역에서는 국민의힘 후보가 대거 당선됐다. 범야 200석을 이야기했던 여론조사 종합 판세·출구조사는 왜 실패했을까. 흥미로운 대목은 공표금지 기간 직전까지의 여론조사 결과가 다른 방법으로 조사된 출구조사까지 이어졌다는 점이다. “출구조사의 경우 나온 것을 그대로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한쪽 방향으로 보정한다. 듣기로는 이번에는 거의 보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출구조사를 자문하는 사회학이나 통계학 교수들이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세(勢)가 워낙 강하니 조정하지 않은 듯하다. 지난 총선 당시 집권당이던 현 민주당이 180석을 한다는 결과를 받고 조정했는데 결국 그 보정이 틀렸다는 ‘경험’이 쌓이면서 이번 출구조사 보정에 반대로 영향을 끼친 것 같다.” 신창운 한국여론평판연구소 소장의 말이다. 여론조사·출구조사 민주당 편향, 왜? 이번 방송 3사 출구조사는 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입소스 3개사가 수행했다. 조사는 4월 10일 전국 254개 선거구 1980개 투표소에서 진행됐다. 응답자 추출 방법은 ‘투표소 출구로 나오는 매 5번째 투표자를 같은 간격으로 조사하는 체계적 추출’이다. 총조사자 수는 35만9760명. 조사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9%포인트~7.4%포인트다. 방송 3사는 유권자의 31.28%, 1384만9043명이 참여한 사전투표를 어떻게 조사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번 출구조사에 자문위원으로 참여한 김영원 숙명여대 통계학과 교수가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내용을 보면 사전투표는 투표 종료 후 5만 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가상번호 전화 면접조사를 했다. 5만 명 중 비례대표는 6000명, 지역구는 4만4000명(55개 경합선거구에 800명씩) 조사해 당일 출구조사 보정에 반영했다. 이 조사는 응답자 중 40% 정도가 사전투표자일 것이라는 가정으로 설계됐다. 출구조사의 구체적 데이터는 개표방송 당일 각 방송사가 제시하는 그래프나 웹사이트에 개설한 총선 특집 페이지를 제외하곤 따로 공개되지 않는다. 총선·지방선거·대선 모두 마찬가지다. 선거 관련 여론조사데이터를 모아 제시하는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 홈페이지나 중앙선관위가 사후에 발간하는 <선거총람>에도 이 자료는 포함되지 않는다. 사실 세대별 정당·후보 지지율 등의 유일한 근거가 바로 이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다. 2021년 재보궐 이후 논란이 됐던 ‘이대남 72.5% 보수 지지-이대녀 15% 군소후보 지지’ 주장의 근거도 이 출구조사 세대 지지율이 바탕이었다. 여심위·선관위는 “출구조사는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론조사가 아니기 때문에 출구조사 결과의 검증이나 수집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4월 9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병원 앞에서 나경원(동작구을) 후보 지지 유세를 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여심위에 등록되지 않은 여론조사 결과는 더 있다. 공표금지 기간에 실시되는 여론조사와 각 정당이 수행하는 비공표 여론조사다. 조선일보는 지난 4월 14일 기사에서 국민의힘 측이 수행한 비공표 여론조사 동향에 대한 흥미로운 내막을 전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취임할 당시 국민의힘 자체 판세 조사에서 예상 의석수는 80~90석이었고, ‘부산에서도 과반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왔다는 것이다. ‘서울 49석 중 우세 6석’이라는 국민의힘 자체 분석 결과가 이 시점에 회자됐다. 기사에 따르면 지난 1월 이른바 김건희 여사 명품백을 둘러싼 한동훈·윤석열 극렬대치가 봉합되면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올라갔다. 1월 말에는 100석, 2월 하순엔 130석을 넘어섰다. 지난 2월 25일에는 대통령실 참모 출신인 장성민 후보가 160석을 거론했다. 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내부 수치는 지난 3월 첫 주에 140석을 넘기며 과반이 눈앞에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지난 3월 10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도피성 호주대사 임명,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발언(3월 14일)이 터지며 지지율은 급전직하했다. 기사에 따르면 서울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1주일 사이에 15% 빠졌다. 3월 하순 대파 논란, 민생토론회, 의료개혁으로 당 자체 분석 의석수는 100석으로 내려갔다. 한 달 상간에 지지율이 롤러코스터를 탄 것이다. 선거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범야 200석을 막아달라”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유세는 단순히 지지자 결집용 엄살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이 ‘롤러코스터’는 대부분의 여론조사와 정치평론가·선거전문가들의 분석에서 일치하는 대목이다. “김어준 여론 동원에 여연도 당했다” 상반되는 의견이 있다. 방송인 김어준씨와 유시민 작가 등이 내세우는 주장이다. 이번 선거의 구도는 정권심판 선거였으며 일찌감치 민주당 등 야권의 압도적 우세가 결정돼 있었다는 것이다. 근거는 김씨가 자체적으로 설립한 여론조사기관인 ‘꽃’의 여론조사 결과와 민주당 지지세가 변하지 않은 MBC 패널 조사 등이다. 다른 여론조사 결과에서 잡힌 1~2월 중 국민의힘 지지율의 ‘깜짝 상승’은 국민의힘 경선 여론조사를 기다리던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과다표집돼 벌어진 착시라는 주장이다. 어떤 분석이 맞는 걸까. 국민의힘 측 여의도연구원(여연) 부원장을 지낸 김장수 장산정책연구소장는 “이번 총선에서 여론조사에 한한다면 김어준의 ‘프로파간다’에 우리 측 여연도 당한 셈이다”라고 말했다. 무슨 뜻일까. “샤이 보수가 응답을 안 한 것이 아니라 거꾸로 어떤 성향 사람들이 과다하게 응답한 것이다. 그 사람들이 누굴까. 김어준의 유튜브 방송 구독자가 150만 명이다. 온라인만이 아니라 오프라인에도 통하는 막강한 망(네트워크)이다. 여론조사기관 ‘꽃’ 설립 의도는 민주당 지지자들을 모빌라이즈(동원)하는 것이었다. 그게 밴드웨건 효과(많은 사람이 모일수록 사람들이 따라 하는 효과)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편향은 ‘꽃’에서만 나타난 것이 아니라 다른 기관 조사에서도 나타났고, 그 경향이 출구조사까지 이어졌다. ‘꽃’만의 기관 편향 문제가 아니었다.” 그는 문제를 더 정확히 본다면 샤이 보수의 숨은 표가 아니라 응답자 편향이 지배한 것이 이번 총선에서 여론조사·출구조사 실패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정치평론가나 선거전문가들은 여론조사 추이만으로 판세 예측을 하지 않는다.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는 “최종적으로 판세를 예측할 때 54군데를 접전지역으로 봤는데, 거기엔 스윙보터 지역도 있고 초접전 지역도 포함돼 있다”라며 “역대 선거 결과와 여론조사 추이, 후보의 인물 경쟁력과 정국 구도 아래 나온 여론조사 등을 종합해 특정선거구의 유불리를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종적으로 예측에 실패한 것이 부산·경남 지역인데 부산은 민주당·조국혁신당 등 야권에 상당히 여론도 좋고, 여론조사에서도 두 개 정도 앞섰기 때문에 야권이 더 득표할 것으로 봤다”며 “공표금지 기간에 들어가면서 샤이 보수라기보다는 100석 위기에 대한 위기감이 부산을 포함한 전체 영남을 휩쓸었다. 부산의 경우 대부분 선거구에서 민주당이 40~45%선에서 접전을 벌였는데 막판에 1~2% 차로 뒷심에서 달렸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실제 이번 총선에서 여야의 대치 전선은 ‘여권 100석 여부’를 두고 그어져 있었고, 막판 PK 결집이나 경기 분당 등에서 엎어지면서 최종 108석이 된 것은 ‘양문석 효과’와 같은 야권 악재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미완의 선거 혁명이었다고 본다. 탄핵 여부를 떠나서 나라가 이대로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 표심을 통해 드러난 민심이었다. 결국 윤석열이 바뀌어야 하는데 선거 막판, 그리고 선거 후까지 보여주는 윤 대통령의 태도는 자신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태도를 바꾸려면 100석 이하가 돼야 의미가 있었다. 양문석 당선인은 어떤 의미에서는 역사에 죄를 저지른 셈이고, 그 죄를 만든 후과는 어떤 식으로든 현 민주당 지도부에게 돌아올 것으로 본다.” 과연 그렇게 될까. 공표금지 기간 6일 없애거나 줄여야 현행 6일로 규정돼 있는 공표금지 기간은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선거 여론조사·출구조사 문제가 나올 때마다 항상 지적된다. 김능구 대표는 “소위 깜깜이 기간이라 불리는 공표금지 기간에 이뤄진 여론조사가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아직도 사람들이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우르르 한쪽으로 몰려갈 수 있다는 의심을 전제하고 있는데 실제 국민의 마음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보여주도록 공표금지 기간을 없애거나 단축해야 한다”라며 “한편으로는 여론조사가 실제 투표에서 나타나는 주권자로서 민심 표시와 다를 수밖에 없다는 점도 명확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빈번하게 예측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총선 출구조사에 대한 개선은 여전히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창운 소장은 “한국의 선거 여론조사에서 안심번호 제공과 같은 여건은 선진국들과도 비교해도 나쁘다고 할 수 없다”라며 “똑같이 사전투표가 시행되는데 대선이나 지방선거에서 출구조사의 정확성은 높은 데 비해 총선 출구조사 실패가 계속되는 걸 보면 실패의 원인을 단지 사전투표 실패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신 소장에 따르면 예컨대 미국의 경우 선거가 끝난 뒤에도 유권자들이 어떤 이유로 어떤 후보를 지지하는지 연구용으로 공개해 연구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돼 있는데 한국은 공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많은 돈을 들여서 하는 조사인데 투표가 완료되면 그날 오후 6시부터 30분 정도 사용하고 끝이다. 개표가 시작되면 출구조사는 더 활용을 안 한다. 당연히 딱 1시간 사용하려고 그 많은 비용을 들이느냐는 말이 나올 수 있다. 이 부분도 다른 선진국 사례를 벤치마킹해 개선할 부분은 개선해야 한다고 본다.” 출구조사 결과에 대한 종합판단은 조사를 진행한 세 개 조사기관이 보고서를 만들어 올해 4월 하순 방송 3사 자문교수단과 함께 평가회의를 열어 검토하지만 내용은 비공개다. 방송 3사 출구조사에 참여한 한 여론조사기관 관계자는 “대선이나 지방선거 광역단위와 달리 사실 몇퍼센트 차이로 바뀌는 것이 많아서 개별선거구 단위로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않다”라고 말했다. 출구조사 자료 공개 여부에 대해서는 “조사를 수행한 기관이 소유권을 갖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방송협회 등이 결정할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여론M 판세 예측이 국민의 절묘한 선택에 이바지했다면 보람” 박종희 서울대 교수·국제정치데이터센터장 인터뷰 박종희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가 4월 15일 자신의 연구실에서 총선여론조사와 관련해 인터뷰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에 집계되는 각 여론조사기관 데이터를 종합분석해 판세 예측을 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여심위에 올라온 기관별 개별 데이터를 내려받아 분석하는 작업은 품이 많이 드는 일이었기 때문에 선거전문가나 정치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가진 소수의 사람만 수행하는 작업이었다. 박종희 서울대 교수 연구팀과 MBC가 2020년부터 개설한 여론M 사이트는 그 작업을 대신하는 한편, 들쑥날쑥한 각 여론조사 결괏값의 편향을 제어해 선거구별 판세를 카토그래프 형태로 실시간으로 제공하면서 누구나 쉽게 자신만의 판세를 만들어볼 수 있도록 했다. 지난 4월 16일 서울대 연구실에서 박종희 교수를 만나 한국 여론조사의 현황과 여론M의 전망 등을 들어보았다. -이번 선거를 돌이켜보면 여론M에서 실시간 판세 예측을 해준 덕분에 누구나 쉽게 자신만의 판세를 만들 수 있게 됐다. 그러다 보니 개인 주장 판세가 특정 기관 내부자료가 유출된 것처럼 오해도 생겼다. “당연히 어떤 것이 새롭게 나오게 되면 부작용도 있다. 우리가 여론M을 내놓았던 의도와 다르게 소비하는 사람도 당연히 생긴다. 물론 우리가 내놓은 결과가 객관적인 조사 중에서는 가장 정확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조사가 다르다면 이것 역시 잘못된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도 그런 고려를 하고 있다. 예컨대 공표금지 기간이 없는 미국의 경우 투표 당일까지 이번 선거에서 (미국) 민주당이 과반을 획득할 확률은 몇퍼센트다, 와 같은 확률발표를 하는데 우리는 그런 것까지는 하지 않고 있다. 통계적으로 계산할 수 있는 확률과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확률은 좀 다르다. 일반인들은 그것을 승률로 본다.” -이번 선거 결과에서 흥미로운 대목은 공표금지 기간 전까지의 여론조사기관의 예측 실패가 출구조사까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여론조사가 여론을 반영하기도 하지만 여론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한국은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이 선진국 기준으로 봤을 때 너무 길다.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 전에 진행된 조사 결과가, 예를 들어 이번 선거처럼 유례없이 야권 200석을 돌파할 수 있다고 한다면 당연히 두 가지 가능성이 생긴다. 첫째는 민주당을 꼭 찍어줘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내가 굳이 투표하지 않아도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하자면 투표를 자제하는 요인이 된다. 둘째는 반대쪽으로 이번에는 안 찍으려 했는데, 그러니까 반대당을 찍을 정도로 내가 마음이 변하지 않았지만 이번에 여당이 하는 게 마음에 안 들어 투표를 안 하려고 했는데 이 정도라면 나라도 투표해야겠다, 그렇게 마음먹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출구조사의 경우 앞으로 더 경험과 자료가 쌓이면 정확한 방향으로 개선되리라고 보는가. “세계에서 여론조사에 안심번호를 사용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조사환경은 제가 농담으로 하는 말인데 ‘K-polling(한국투표제도)’도 수출해야 한다고 할 만큼 우리가 굉장히 좋아지고 있다. 또 선관위나 선관위 안의 여심위도 굉장히 과학적이고, 중립적인 역할을 많이 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여론조사가 우려할 만한 방향으로 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앞으로 조사기관과 여론조사를 연구하는 학자들의 지식이나 노하우가 점점 더 쌓이고, 국민의 민도도 높아지면서 저는 굉장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다만 결과를 미리 투명하게 알아버리게 되는 건 다른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본다.” -여론M이 거둔 성과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국민 개인이 일차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본인의 표다. 그런데 유권자로서 내가 마지막에 표를 선택할 때는 전체 판세 예측도 필요하다. 이번에 민주당 쪽에서 우리를 원망할 수도 있다. 여론M 때문에 사람들이 200석 넘게 줄 수도 있었는데 주춤하게 했다고. 그런 말을 한다면 이렇게 답하고 싶다. 민주당으로 봐서는 안 좋은 일이지만 한국 정치를 봐서는 좋은 일 아닌가. 정치학에서는 ‘밸런싱’이라고 하는 게 있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에 표를 주면서도 그 정당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으면 하는 마음이다. 조금 과장을 하면 여론M을 통해 가늠할 수 있었기 때문에 국민이 미시적으로 내 한 표를 행사하면서 거시적으로 밸런싱을 하는, 이 두 개가 이번 선거에서는 아주 잘 작동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결국은 여당도 국민으로부터 교훈을 얻었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야당도 국민에게 큰 상을 받았지만 과한 상을 받지 않은 절묘한 선택이 됐다.”
특집
[기고]4월 총선에 묻는다…미래세대에 ‘탄소 빚’ 떠넘길 텐가
[기고]4월 총선에 묻는다…미래세대에 ‘탄소 빚’ 떠넘길 텐가(2024. 04. 03 10:55)
2024. 04. 03 10:55 경제
그린피스는 지난 3월 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위 사진), 앞서 3월 4일에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게 기후 편지를 전달했다. 그린피스 제공 “대통령님, 5년 후 기후위기를 바꾸어주세요. 집이랑 갔가우면 걸어가고, 바닸가애 쓰레기도 못버리개 해주세요. 언재간은 우리나라도 잠기잔아요.”(-오다윤 목포유달초등학교 1학년) 2년 전 1월,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초등학교 1학년 오다윤양이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 보낸 편지다. 오양의 편지는 1만5000통 가까이 되는 다른 학생들의 편지와 함께 유력 대통령 후보들의 선거사무실에 전해졌다. 편지를 받아본 모든 후보는 답장을 썼다.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고 있으며 꼭 노력해 보겠다고. 그로부터 2년이 흘렀다. 이제는 제22대 국회의원선거가 코앞이다. 답변을 보내온 대통령선거 후보 중 일부는 올해 국회의원선거를 치른다. 이제 초등학교 3학년이 된 오다윤양을 대신해 정치권에 묻고자 한다. “여러분은 기후위기 대응에 어떤 비전을 갖고 있습니까?” 불공정한 탄소예산, 절박한 기후 유권자들 그린피스의 활동가들은 지난 3월 4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다음날인 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직접 찾아가 ‘기후 편지’를 전했다. 이들은 2030년 이후를 살아갈 청년과 아동들에게 기후위기 대응의 짐을 떠넘기지 말아 달라고 호소하며 미래세대에 가혹하고 불공정한 탄소예산의 재분배를 요구했다. 두 정치인 모두 청년의 절박함이 묻은 기후 편지를 받았고,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3월 20일 발표한 기후공약에서 탄소예산 기준으로 탄소중립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초등학교 1학년 오다윤양이 대통령 후보들에게 보낸 편지 /그린피스 제공 그린피스가 문제를 제기한 탄소예산은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내로 붙잡아두기 위해 인류에게 제한된 탄소 배출 총량’을 뜻한다. 그린피스가 유엔(UN) IPCC 보고서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한국의 탄소예산은 2023년 기준으로 45억t에 불과하다. 그러나 현재 정부 계획대로라면 6년 뒤인 2030년까지 전체의 90%에 달하는 41억t을 소진하게 된다. 가까운 미래에 탄소예산을 펑펑 써버린 후, 탄소중립에 도달해야 하는 2050년까지는 단 4억t의 탄소예산으로 버티겠다는 계획이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고서는 불가능해 보인다. 탄소예산을 펑펑 써버리면 결국 현재 세대뿐만 아니라 미래를 살아갈 이들의 삶까지 모두 저당 잡게 될 것이다. 지금의 청년세대도, 미래를 살아갈 어린이들도 ‘탄소의 빚’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도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탄소예산 문제는 미래로 그 책임을 미루는 ‘폭탄 돌리기’처럼 다뤄지고 있다. 때로는 한 나라가 다른 나라에 떠넘길 수 있는 문제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탄소 감축, 목표는 높이고 예산은 늘려야 먼저 한국 정부의 대응을 살펴보자.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그리기에 매우 부족하지만, 그 방향성도 부실하기는 마찬가지다. 2023년, 정부는 탄소 감축을 위한 5년간의 국가예산으로 89조9000억원을 상정했다. 연간 17조9000억원 규모다. 이는 2023년 전체 예산의 3%에도 미치지 않는다. 탄소 배출에 따른 지구 온도 상승이 초래할 악영향을 국가예산의 3%로 막아보겠다는 주장은 누가 보아도 충분치 않아 보인다. 한국의 탄소예산은 2023년 기준으로 45억t에 불과하다. 2030년까지 41억t을 쓰면 남은 20년을 4억t으로 버텨야 한다. 그린피스 제공 이뿐만이 아니다. 정부는 탄소중립 기본계획에서 산업 부문 탄소배출량 감축 목표를 2018년 계획이었던 14.5%에서 11.4%로 줄였다. 언제 상용화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탄소포집기술(CCUS)과 실효성이 부족한 국제 감축 사업에 상당 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지금보다 곱절, 아니 그보다 많이 탄소배출량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정부는 산업 부문의 탄소배출량 감축 목표를 하향하고, 불확실한 미래 기술에 운을 맡겼다. 정부는 ‘현실성’을 결정의 이유로 꼽았다. 2018년 산업 부문의 탄소배출량 감축 목표가 애초부터 현실성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앞서 설명했듯, 2030년 이후부터 2050년까지 20년 동안 남은 탄소예산은 단 4억t에 불과하다. 2022년 한 해에만 6억t가량의 탄소를 배출한 한국이 어떻게 갑자기 4억t으로 20년을 살아 낼 것인지에 대한 계획은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의 현실적인 결정이 조만간 아주 비현실적인 상황을 만드는 데 일조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지난 3월 4일 그린피스 활동가가 한동훈 국민의 힘 비대위원장이 타운홀미팅을 열고 있는 충남 천안 백석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그린피스 제공 기후 대응에 핑계 대지 않는 해외 국가들 한정된 탄소예산을 어떻게 잘 운용할 수 있을지는 많은 나라의 고민으로 남아 있다. 현실이 아주 밝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영국과 독일이 있다. 영국은 아예 법적으로 기후변화위원회를 만든 나라다. 이 위원회는 정부에 탄소배출량 감축 목표를 제시하고 의회에 정부가 기후변화에 잘 대응하고 있는지 보고한다. 이러한 노력 끝에 영국은 탄소예산을 점검하고 준수하는 것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수립의 첫 목표로 설정할 수 있었다. 신민주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독일의 경우 최초, 2030년 탄소 배출 40% 감축을 목표로 삼았지만 2021년 이를 55%로 상향했다. 이후 기후변화 대응법의 목표가 미진하다는 이유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을 받자 기존 목표를 다시 65%로 상향했다. 산업의 부담과 현실적 어려움 등은 이들 국가에도 결코 더 가볍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 국가들은 현실적인 이유를 핑계로 지금의 짐을 미래로 떠넘기지 않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기후위기는 그 위험을 현재와 미래가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의 문제와 연결된다. 정치가 기후위기 대응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는 점을 생각할 때, 24년 총선은 중대한 갈림길 위에 서 있다. 얼마 남지 않은 탄소예산을 펑펑 쓰며 예견된 비극을 마주할 것인지, 아니면 그 비극을 예측하고 새로운 대안을 찾을 것인지의 갈림길 말이다. 4년의 운명을 결정할 총선은 반드시 지구 온도 1.5도를 지켜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중요한 시기, 모두의 신중한 선택을 빈다.
‘낙동강벨트’는 22대 총선의 바로미터
‘낙동강벨트’는 22대 총선의 바로미터(2024. 04. 01 06:00)
2024. 04. 01 06:00 정치
한강벨트 이기면 제1당…충청권도 총선 승리 가늠자 강동을은 서울의 대표적인 총선 ‘바로미터(척도)’ 지역구다. 이곳에서 승리한 정당이 바로 서울지역 총선의 승리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최근 다섯 번 총선(17~21대)에서 서울지역 승리는 더불어민주당이 17대, 19대, 20대, 21대 총선 때 차지했다. 반면 이명박 정권 초기에 치러진 18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이 승리했다. 19대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새누리당에 127 대 152로 졌지만, 서울지역에서는 30 대 16으로 이겼다. 결과적으로 강동을 지역구의 승리가 서울지역의 승리와 매번 일치했다. 15대 대통령선거(1998년·김대중 대통령 당선)부터는 강동을에서 이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이런 지역을 ‘스윙 스테이트’라고도 한다. 이번 총선에서는 강동구청장 3선 출신으로, 재선 의원에 도전하는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재영 전 국회의원(비례)이 맞붙는다. 21대 총선에서도 두 후보가 맞붙어 이해식 의원이 승리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월 28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서 열린 류삼영 후보 지지 유세에서 류 후보와 함께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 지역 옆 강동갑 역시 총선의 바로미터 지역으로 불린다. 17·18·19대 총선에서는 보수정당 후보가 계속 당선됐다. 민주당이 서울 선거에서 승리한 20대·21대 총선에서 진선미 의원이 두 번 연거푸 승리했다. 진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3선에 도전한다. 국민의힘에서는 판사 출신인 전주혜 의원(비례)이 맞붙었다. 김종무 전 민주당 시의원(강동 2)은 “이곳은 진 의원이 연거푸 어렵게 승리한 지역으로 서울지역의 여론이 어떻게 돌아가느냐가 매우 중요한 곳”이라고 말했다.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이 지역에서 패배했다. 김 전 시의원은 “최근에도 민주당에 불리한 여건이 조성됐으나 이종섭 주호주 대사 파동으로 인해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면서도 “스윙보터 역할을 하는 부동층이 많아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 되는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와 함께 범강남권에 속하는 강동구는 여야가 선거 때마다 격전을 벌이는 한강벨트의 가장 동쪽 전선에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월 26일 부산 사하구 신평역 앞을 찾아 이성권 사하갑 후보와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강벨트는 서울지역 최대 격전지 한강벨트(강서·영등포·동작·마포·용산·중구성동갑·광진·송파·강동)는 서울지역 총선의 최대 격전지다. 이곳에서 매번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승리한 정당이 서울지역 총선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다. 2016년 20대 총선 때 새누리당은 한강벨트 중 강서을·동작을·송파갑에서만 승리하는 데 그쳤다. 당시 서울지역 총선 결과는 49석 중 새누리당 12석, 민주당 35석으로 나타났다. 4년 뒤 21대 총선에서는 한강벨트 중 용산·송파갑·송파을만 미래통합당이 건졌을 뿐이다. 이번 총선에서도 한강벨트는 격전지로 떠올랐다. 국민의힘이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겨냥해 저격수 윤희숙 전 의원을 중구·성동갑에 출격시켰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임 전 실장 대신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배치하는 강공을 선택했다. 애초 ‘비명횡사’ 공천으로 민주당으로 불리하게 돌아가던 선거 판세는 한강벨트에서 가장 먼저 돌변했다. 조국혁신당의 붐과 함께 윤석열 정권 심판의 바람이 한강의 강변을 따라 거세게 불어왔다. 여론조사에 의하면 중구·성동갑에서 전 후보의 우세로 더욱 격차가 나는 것으로 보인다(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용산에서는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전 통일부 장관)과 강태웅 민주당 후보(전 서울시 부시장)가 지난 총선에 이어 다시 격돌한다. 여론조사에서도 엎치락뒤치락하면서 판세가 거세게 뒤흔들리면서 한강벨트의 격변을 가늠케 한다. 동작을은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을 공략하려는 민주당의 거센 공격이 퍼부어지고 있다. 류삼영 전 총경이 후보로 나섰는데, 이재명 대표가 여러 번 방문해 지원사격을 하고 있다. 그만큼 한강벨트에서 동작을 선거가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수원지역은 수도권 바로미터 수도권지역에서는 수원의 전체 5석이 이번 총선의 초반부터 바로미터 성격을 띠었다. 국민의힘이 방문규 전 산업부 장관(수원 병)과 이수정 교수(수원 정)를 수원에 투입하는 강수를 두었기 때문이다. 특히 방 전 장관을 투입한 수원 병은 친명 김영진 의원의 지역구라 관심을 모았다. 격전으로 예상됐으나,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이 유리하게 나타나고 있다. 원도심에 속하는 이 지역은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가 부친에 이어 5선까지 한 지역구다. 하지만 최근 20대와 21대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승리해 전국 선거의 결과와 똑같은 양상을 보였다. 경기도에서는 또 분당갑(이광재 민주당 후보 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분당을(김병욱 민주당 후보 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이 수도권지역 선거의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역대 총선지도. 경향신문 전국적으로 보면 충청지역의 투표가 총선에서 1·2당의 결정과 사실상 비슷했다. 대선에서는 충청지역 민심을 잡아야 승리한다는 공식이 나올 정도인데, 총선도 마찬가지다. 대전·세종·충남·충북을 포함하면 28개 선거구의 승리가 제1당을 가늠하는 척도가 돼왔기 때문이다. 지난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28석 중 20석을 차지했다. 대전·세종의 9석은 민주당이 석권했고, 충남·북의 농촌지역은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이 간신히 선방했다. 그 때문에 민주당의 지역구 숫자가 많은 반면, 지도상으로 넓은 농촌지역을 포함하고 있는 국민의힘 지역구 면적은 더 넓다. 20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대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의 의석수 대결에서 충남에서 5 대 6, 충북에서 3 대 5, 대전에서 4 대 3, 세종에서 1 대 0(민주당 계열 무소속 이해찬 당선)이었다. 전체 판세로 보면 13 대 14로 호각지세였다. 이번 총선에서도 격전지가 이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지난 2월의 ‘국민의힘 바람’, 3월의 ‘민주당 바람’으로 민심이 출렁이고 있다. 지역적으로 공주·부여·청양 지역구에서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과 박수현 민주당 후보가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충청지역은 수도권의 광역화에 따라 점차 수도권의 표심과 비슷해지고 있다면서 이번 총선에서는 홍성·예산 지역구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평택과 충남 천안에 이어 이 지역까지 수도권 주민들이 유입되면서 민주당으로서는 한번 해볼 만한 선거구가 됐다는 것이다. 이 지역구는 강승규 국민의힘 후보와 양승조 전 충남지사(민주당)가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두 지역구를 포함해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에서 승리한 충남 남쪽 지역 4개 선거구(서산·태안, 보령·서천)가 ‘민주당 바람’으로 국민의힘 우세에서 격전지로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 충청권 지역의 특성상 아직은 여론조사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잡히지 않지만 민심 변화의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장철민 민주당 의원은 “수도권에 부는 현 정권 심판 바람이 이제 충청권에서도 피부로 느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지난 총선에서 20 대 8로 민주당이 이겼지만, 선거 초반은 지난 총선과 정반대의 분위기였다”면서 “최근 민주당이 치고 올라오긴 했지만, 충청지역에서는 아직 국민의힘이 전체적으로 민주당보다는 나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은 충청 민심 좌우하는 곳 충청지역 중 대전은 도심지역인 데다, 충청도 민심을 좌우하는 곳으로서 충청 바로미터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7석 중 4석을 차지했고, 3석은 새누리당이 승리했다. 전체 총선에서 민주당이 겨우 123석(새누리당 122석)으로 제1당을 차지한 것과 비슷한 결과를 낳았다. 21대 총선에서는 전체 7석을 민주당이 모두 석권했다. 이런 결과는 180석으로 압승한 민주당의 21대 총선 결과와 똑같은 양상을 나타냈다. 대전이 충청권 바로미터 중 알짜 바로미터에 속한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대와 21대 총선을 비교하면 20대에서 대전 동부권인 중구·대덕구·동구가 새누리당 지역구였는데, 21대 총선에서는 이곳마저 민주당에 빼앗겼다.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대전 동부권이 아닌 유성을 지역구의 이상민 의원을 민주당에서 영입해 한때 대전지역 선거구에서 기선을 잡는 듯했다. 하지만 최근 이종섭·황상무 사태로 국민의힘에서 역풍이 불자, 거꾸로 동쪽 지역이 격전지가 됐다. 동구에 출마한 장철민 민주당 의원은 “대전 원도시인 중구, 동구, 대덕구가 원래 보수성향이 강했는데, 지난 총선 때처럼 이번에도 민주당에 분위기가 좋다”고 설명했다. 분위기 급반전으로 가장 격전지로 부각되는 곳이 중구다. 이곳이 사실상 국민의힘이 선전할 수 있는 곳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조국혁신당으로 간 황운하 의원 자리에 민주당 박용갑 후보와 국민의힘 이은권 후보가 열띤 대결을 벌이고 있다. 부산·경남(PK)의 낙동강벨트 역시 전체 총선 결과와 맞물리는 바로미터 지역으로 손꼽힌다. 보수 우위의 이 지역에서 민주당이 선전할 경우 민주당이 전국 선거에서 승리하고, 이곳에서 보수당의 석권을 허용할 경우 민주당이 전국 선거에서 패했기 때문이다. 대선과 지방선거 결과 역시 이와 비슷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공천 초기에 김태호·서병수·조해진 의원을 해당 지역구가 아닌 21대 총선 패배 지역인 민주당 현역 의원 지역구에 일찌감치 투입했다. 하지만 현역 의원이 맞붙은 서병수·전재수 의원의 부산 북구갑, 조해진·김정호 의원의 경남 김해을, 김태호·김두관 의원의 경남 양산을 지역구의 여론조사 결과는 국민의힘에 녹록지 않다. 오히려 이곳뿐만 아니라 부산 북구, 경남 김해·양산 등에서 불붙은 민주당 표심 상승이 PK 전역으로 옮겨붙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특히 민주당과 진보당이 단일화를 한 지역구(부산 연제구 노정현 진보당 후보와 울산 북구 윤종오 진보당 후보)에서 이들이 선전하는 흐름을 나타내 관심을 끌고 있다. 박빙 격전지의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상승 결과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엄경영 소장은 “이들 여론조사를 자세히 보면 조국혁신당 현상과 맞물려 진보 응답자가 비정상적으로 많다”면서 “이런 국면에서 ‘샤이 보수’가 숨어있다고 봐야 하기 때문에 총선 결과와는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홍형식 소장은 “진보 응답자가 많다는 것 자체도 진보의 현 정권 심판 목소리가 커지고, 보수의 변명이 궁색해져 목소리가 작아졌다는 측면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여론조사에 나타난 흐름대로 바닥 민심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가 3%포인트 이내 초박빙 선거구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뒀지만, 지역구별로 살펴보면 박빙의 선거구가 많았다. 결론적으로 박빙의 선거구에서 민주당이 대부분 승리했기 때문에 압도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었다. 그런데 가장 미세한 박빙은 오히려 국민의힘 승리로 돌아갔다. 인천 동구미추홀을 지역구에서는 윤상현 미래통합당 후보가 남영희 민주당 후보를 불과 171표 차로 이겼다. 윤 의원이 40.59%의 득표율을 얻었고, 남 후보가 40.44%로 0.15%포인트 차가 났다. 이곳에서 두 후보는 4년 만에 다시 격돌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는 3%포인트 이내로 승부가 갈린 곳이 많았다. 이중 수도권은 유독 많았다. 용산에서는 권영세 의원이 강태웅 민주당 후보를 0.7%포인트 차로 눌렀는데, 이번에도 재승부하게 된다. 용산은 국민의힘이 강북에 상륙하는 교두보가 되는 셈이고, 민주당은 이를 막는 한강벨트 중심지다. 또 다른 강북 상륙작전의 거점지로 국민의힘은 광진을을 꼽고 있다. 4년 전 선거에서는 고민정 민주당 의원이 오세훈 현 서울시장(당시 미래통합당 후보)에 2.6%포인트 차로 승리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오신환 전 의원이 지역구를 옮겨와 고 의원과 승부를 펼친다. 낙동강벨트에서는 박빙 승부로 민주당이 승리한 곳이 유독 눈에 띈다. 부산 사하갑에서 최인호 민주당 의원이 불과 0.87%포인트 차로 승리했다. 이곳에서는 최인호 의원이 이성권 국민의힘 후보와 격돌한다. 부산 남을에서 박재호 민주당 의원이 1.76%포인트 차로 배지를 달았다. 이번에는 ‘남구’로 지역구가 합쳐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과 맞붙었다. 북구갑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지난 선거에서 2.01%포인트 차로 승리했는데, 이번에는 저격수 서병수 전 부산시장(국민의힘 의원)과 격전을 앞두고 있다. 경남 양산을 역시 지난 총선에서 1.68%포인트 차로 김두관 민주당 의원이 신승한 곳이다. 이곳에서 김 의원은 지역구를 옮겨온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국민의힘 의원)와 승부를 겨뤄야 한다. 충남의 아산갑과 천안갑도 지난 총선에서 3%포인트 이내 박빙으로 승부가 났다. 이번 총선에서 아산갑에서는 지난 총선에서 석패한 복기왕 민주당 후보가 김영석 국민의힘 후보와 대결을 벌이고, 천안갑에서는 지난 총선에서 겨우 승리한 문진석 민주당 의원이 신범철 국민의힘 후보와 겨루고 있다.

레이디경향(총 4 건 검색)

검색창으로 바라본 19대 총선
2012. 04. 03 12:20 화제
ㆍ네티즌이 가장 많이 검색한 Hot Issue만 모았다 3월 22일 후보자 등록이 진행되면서 4.11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공천과 경선으로 뜨거웠던 지난 3월, 네티즌들은 ‘총선’에 대해 ‘무엇’을 검색했을까. 인터넷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일간 종합 검색어’ 중 총선과 관련된 검색어만 간추렸다. 검색창에 가장 많이 입력한 정치 관련 단어 열 개를 소개한다. 일간 종합 검색어 손수조 순위 5일 4위 / 6일 1위 / 7일 6위 / 8일 12위 / 14일 1위 / 15일 9위 이번 총선의 최고 관심지로 꼽히고 있는 부산 사상구의 새누리당 손수조 후보가 조사 기간 중 이틀이나 일간 종합 검색어 순위 1위를 기록했다. 부산 사상구에 출마를 선언한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의 대항마를 찾던 새누리당은 27세의 젊은 정치 신예, 손수조를 선택했다. 새누리당 공천 발표가 있던 다음날인 6일과 박근혜 비대위원이 직접 부산을 방문했던 14일에 일간 종합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연관 검색어 손수조는 누구 올해 스물여덟의 젊은 여성이다. 부산광역시에 위치한 삼덕초등학교, 덕포여자중학교, 주례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국문학을 전공했다. 중·고등학교 시절 학생회장을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교 졸업 후 언론 홍보대행사에서 잠깐 동안 직장생활을 하다 퇴사 후 언론사 입사를 준비 하던 중 출사표를 던졌다. 2월 중순부터 새누리당 최연소 예비 후보로 화제를 모으며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손수조 선거법위반 지난 3월 14일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손수조 후보(당시 예비 후보)는 부산 시내에서 차량으로 이동하는 도중 차량 선루프 밖으로 몸을 빼 손을 흔들었다. 이것이 선거법에 저촉되느냐, 안 되느냐를 놓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손수조 지지율 차기 대권주자로 지목되고 있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과 정치 초년생인 손수조의 맞대결은 ‘달걀로 바위 치기’,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표현됐으나 그 지지율의 격차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지난 3월 11일 한 언론사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 고문은 47.9%, 손 후보는 39.6%의 지지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다른 언론사의 19일자 여론조사에서는 43.5% 대 27.5%로 지지율이 변하고 있어 네티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일간 종합 검색어 봉주 8회 순위 7일 18위 / 8일 18위 / 9일 9위 / 10일 14위 / 11일 9위 / 12일 16위 (익일 19위 검색어 나는 꼼수다 봉주 8회) 지난 3월 11일에 방송된 팟캐스트 방송 ‘김어준의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봉주 8회’가 화제가 됐다. ‘봉주 8회’에서 BBK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된 ‘김경준씨 육성 녹취록’이 공개됐기 때문. ‘나는 꼼수다’의 PD이자 민주통합당 노원갑 김용민 후보가 미리 “‘봉주 8회’에서 김경준씨 녹취록을 공개할 것이다”라고 예고하고도 방송이 예상보다 늦어졌기 때문인지 방송 전후에 걸쳐 오랜 기간 검색어 순위에 머물렀다. 방송에서 공개된 ‘김경준씨 육성 녹취록’에는 “처음에는 박근혜 쪽에서 나한테 와서 협상하자고 했다. 빨리 오라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그것을 다 알고도 관심이 없다고 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연관 검색어 김용민 결국 노원갑구에 민주통합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봉주 8회’ 방송 당시 김용민 후보는 출마 여부를 놓고 고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해 관심을 끌었다. 나경원·주진우 ‘나꼼수-나경원-주진우’ 검색어가 서로 연관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0월부터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직전 주간지 「시사IN」의 주진우 기자가 ‘나꼼수’를 통해 “나경원 후보의 남편 김재호 판사(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가 검사에게 기소를 청탁했다”라고 폭로한 이후다. 이후 나 후보가 ‘허위 사실 유포’ 등의 혐의로 주 기자를 고소하자 주 기자는 ‘명예훼손 및 무고 혐의’로 맞고소했다. 이어 지난 2월 29일, ‘나꼼수-봉주 7회’ 방송에서 “검찰 자체 조사에서 박은정 검사(인천지검 부천지청)가 기소 청탁 사실을 시인했다”라고 폭로함으로써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일간 종합 검색어 김지윤·고대녀 순위 8일 11위(22위 고대녀) / 9일 4위(7위 고대녀) / 10일 7위(10위 고대녀) / 12일 22위 지난 8일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통합진보당 청년비례 후보 김지윤씨를 ‘모욕죄’ 혐의로 고소하면서 김지윤씨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김지윤씨는 지난 4일 자신의 트위터에 ‘제주 해적기지 반대. 강정을 지킵시다’라고 적힌 피켓을 든 사진을 올렸다. 강 의원은 해군을 ‘해적’으로 비유한 것이 ‘해군을 모욕했다’라며 전우회 123명을 대리해 김지윤씨를 고소했다. 김지윤씨는 통합진보당 청년비례대표 후보 경선에서 4위에 그쳐 탈락했다. 연관 검색어 고대녀 고려대 문과대 학생회장 출신인 김지윤씨는 ‘2008년 촛불시위’ 당시 MBC ‘100분 토론’의 ‘한승수 총리와의 대화’에서 대담을 나눈 뒤 ‘고대녀’로 알려지며 유명세를 탔다. 공지영·김용민 김 후보의 ‘해적기지’ 표현에 대해 김용민 후보가 ‘기죽지 말라’라고 지지한 내용과 공지영 작가가 ‘해적이 맞다’라고 동의한 내용이 연관 검색어로 등록됐다. 이와 관련 공 작가는 11일 일간 종합 검색어 17위에 오르기도 했다. 김용민 순위 9일 23위 / 14일 3위 / 15일 17위 9일 김지윤씨의 발언을 지지한 내용과 ‘나경원 의원 불출마 선언’ 등이 맞물려 검색어 순위에 올랐다. 김용민 후보는 12일 나경원 의원 측으로부터 ‘허위 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당하고, 13일에는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그리고 14일, ‘나꼼수-호외4’를 통해 19대 총선 출마를 선언하자, 민주통합당은 정봉주 전 의원의 지역구인 노원갑 후보에 그를 단독 공천했다. 김 후보는 통합진보당과 야권 단일화 경선 여부로 주목을 받았다. 연관 검색어 홍용표 후보 김 후보가 전략 공천되자 ‘야권 단일화 경선’을 치르자고 제안한 통합진보당 노원갑 후보다. 홍 후보는 17대 총선 때 정봉주 의원 공동선거 대책 본부장을 지내 정봉주 전 의원과 인연이 있다. 일간 종합 검색어 나경원 순위 5일 28위 / 8일 15위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8일 오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울지방경찰청에서 김재호 판사에게 소환 통지를 보낸 지 하루 만의 일이었다. 그간 ‘나꼼수-봉주 7회’ 방송 이후 나경원 의원의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한 논란이 지속돼왔다. 나경원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중구 출마를 희망, 도전했으나 새누리당 3차 공천자 명단에 포함되지 못하자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연관 검색어 나경원 남편·나경원 기소청탁·박은정 나경원 의원의 남편 김재호 판사는 아내인 나 의원이 자신을 비방한 누리꾼을 고소한 사건과 관련해 박은정 검사에게 기소를 청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일간 종합 검색어 전여옥 순위 5일 21위 / 9일 21위 3선 의원인 새누리당 전여옥 의원은 공천 탈락의 위기에 놓이자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국민생각에 입당하는 발 빠른 행보를 보였다. 전 의원의 입당은 현역 의원으로는 처음으로 국민생각에 합류하는 것 이기도 했다. 입당 후 국민생각의 공동 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선거 일정 3. 22~23 후보자 등록-3. 22~27 부재자 신고-3. 29 선거기간 개시일- 4. 2-선거인명부 확정-4. 5~6 부재자투표소 투표-4. 11 선거일 ●투표시간 2010. 4. 11(수) 오전 6시~오후 6시 ●선거권 만 19세 이상의 국민, 1993. 4. 12 이전 출생자 ●1인 2표제 지역구 국회의원 투표, 정당별 지지도 투표 ●임기 2012. 5. 30~2016. 5. 29 일간 종합 검색어 국민생각 순위 9일 13위 전여옥 의원이 전격 입당을 선언한 9일, 전 의원보다 더 높은 관심을 모았던 검색어다. 중도 보수신당으로 분류되고 있는 국민생각은 지난 2월, 박세일 전 의원(17대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19대 총선을 앞두고 창당했다. 창당 초 녹색사민당 장기표 대표가 참여했으나 정책적 이견으로 탈당했다. 일간 종합 검색어 강성태 순위 11일 21위 새누리당이 ‘공부의 신(神)’이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강성태씨를 한때 비례대표 후보로 영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터넷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강성태씨는 1983년생으로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했다. 무료 온라인 동영상 강의 사이트인 ‘공신닷컴’을 운영하며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공부의 신」, 「공부의 신 돈 없이 공부하기」 등이 있다. 연관 검색어 석해균·최란 강성태씨와 함께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로 물망에 오른 사람들이 연관 검색어를 장식했다. 국가대표 탁구선수였던 이에리사 용인대 교수, ‘아덴만의 영웅’으로 잘 알려진 석해균 선장, 영화 ‘완득이’에서 얼굴을 알린 이자스민씨, 배우 최란 등이 있다. 지난 20일 발표된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는 이에리사 교수, 이자스민씨가 포함돼 있다. 원자력 분야를 전공한 여성과학자 민병주 후보가 1번, 박근혜 위원장은 11번에 배치됐다. 당초 비례대표 영입이 거론됐던 석해균 선장과 강성태씨는 명단에 오르지 않았다. 일간 종합 검색어 박선규 순위 14일 25위 13일 밤 ‘4월 총선 이것이 쟁점이다’를 주제로 방송된 MBC-TV ‘100분 토론’에 출연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날 방송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지낸 박선규 새누리당 후보와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를 비롯해 남경필 새누리당 국회의원, 이용섭 민주통합당 정챙위의장이 출연했다. 이날 박 후보는 시민 논객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유시민 공동대표와 비교당하는 등 네티즌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박 후보는 서울 양천갑구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전여옥 의원의 선거구인 영등포갑에서 공천을 받았다. 연관 검색어 정옥임 박 후보가 당초 희망했던 양천갑구에 도전장을 던졌던 새누리당 의원이다. 그녀 또한 양천갑구가 아닌 강동을 지역에서 공천을 받았다. 천호선 ‘100분 토론’이 화제가 됐던 것처럼 지난 2월 29일에는 tvN에서 방송된 ‘백지연의 끝장토론’의 반응도 뜨거웠다. 박 후보는 참여정부 때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천호선 후보와 설전을 벌였다. 자료 출처 일간 종합 검색어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3월 5일부터 3월 18일까지의 일간 종합 검색어 순위를 이용했다. 문화, 방송, 건강 등의 전반적인 분야에서 검색된 단어들을 하루 단위로 정리해놓은 인기 순위다. 그중 총선과 관련된 키워드만 골라 소개했다. 연관 검색어 3월 19일자 기준으로 검색창에 해당되는 일간 종합 검색어를 입력한 후 그와 관련된 연관 검색어를 활용했다. 이번 총선과 관련된 연관 검색어만 언급했다. <■글 / 진혜린(객원기자) ■사진 / 이주석, 경향신문 포토뱅크 ■참고 자료 / 네이버 일간 종합 검색어>
17대 총선 출마후 본업에 열중하는 웨이터 윤대리
2004. 07. 01 화제
“손님들이 ‘국회의원 출마한 사람 술 한번 받아보자’고  하는 통에 바쁘게 삽니다!” 17대 총선 민주노동당 서울 중구 출마자인 윤대리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웨이터다. 30년 넘게 웨이터 생활을 하면서 느닷없이 총선에 출마하기까지 조금은 엉뚱하고 조금은 저돌적인 그의 삶을 들여다보았다. “국회의원도 좋지만 웨이터가 천직이라고 생각합니다!” 윤대리(46·본명 조윤행)의 영업장인 명동의 한 호텔 나이트클럽을 찾았다. 주로 밤에만 활동하는 웨이터들에겐 한낮이 이른 시간이다. 하지만 그는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다. 의욕이 넘쳐나는 그는 자그마한 동기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요즘엔 시나리오 한 편 쓰고 있어요. 제가 경험한 일들을 엮은 작품입니다. 벌써 영화사와 계약도 했구요. 이력이 하나 더 생기는 것 같아 뛸 듯이 기쁩니다.” 총선에 실패한 지 불과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상태. 흔히 정치판에 뛰어들었다가 논 팔고 밭 팔고 가진 재산 다 날렸다는 말들을 한다. 그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꿈과 과감한 도전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천직인 웨이터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 웨이터 생활을 시작한 건 70년대 중반. 낮이면 공장에서 일하고 밤이면 야간 고등학교를 다니며 꿈을 키워나갔다. 그는 뮤지션이 되고 싶었다.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공장에서 일을 시작했지만 조금씩 절약해서 드럼 하나를 장만했다. 드럼 연주 실력이 남달라서 무대에도 섰다. 프로급은 아니지만 한동안 뮤지션으로서 자부심을 가졌다. 세월이 흘러 군대 갈 나이가 되고 잠시 일을 접었다. 제대 후 건설 현장에서 기술 자격증을 따며 이라크에도 파견 근무를 나가기도 했다. 절약이 몸에 밴 그는 저축한 돈으로 귀국 후 고향인 강원도 설악산에서 기념품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사업에 실패하고 상경한 그는 웨이터 생활을 다시 시작했다. 그의 성실성을 기억하던 나이트클럽 사장은 흔쾌히 받아주었다. 손님과 동료들에게 신뢰와 믿음을 쌓기엔 그가 적격이라는 판단에서였다. 본격적인 웨이터 생활을 하려면 예명이 필요했다. 본명인 ‘윤행’을 사용하기로 결정하자 지배인은 그를 불렀다. 그는 “웨이터는 유명인의 이름을 사용해야 한다. 나훈아, 김영삼 같은 이름을 사용해야 사람들 머릿속에 빨리 남는다”며 타일렀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그날 밤 우연히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은행에 다니던 친구가 대리시험에 합격했다는 기쁜 소식이었다. 순간 ‘대리’라는 직함이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바로 ‘윤대리’로 결정했습니다. 동료들이 다시 생각해보라고 했지만 전 윤대리가 맘에 들었습니다. 운이 좋았던지 웨이터 느낌이 안 난다며 손님들이 자주 찾아주었어요. 믿음이 간다는 사람도 있었구요. 그후 30년 동안 단 한 번도 예명을 바꾸지 않고 윤대리로 통하고 있습니다.” 그는 92년부터 95년까지 20쌍이 넘는 남녀를 결혼에 골인시킨 주인공이기도 하다. 나이트클럽에 온 손님들의 관상을 보고 나서 하나 둘 연결해준 것이 사랑으로 발전해 좋은 결실을 맺은 것이다. 그의 ‘중매쟁이’ 역할이 소문나면서 모 방송국에서 그와 함께 결혼한 커플을 방송에 출연시키려 했다. 하지만 성사되진 않았다. 당사자들이 나이트클럽에서 부킹해 결혼에 골인했다는 사실을 자녀들에게까지 알리고 싶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요즘은 인터넷 때문에 채팅 문화가 발전하고 인터넷 동호회도 활발한 활동을 하지만, 당시만 해도 남녀가 자연스럽게 만나는 장소는 나이트클럽이었거든요. 지금의 채팅 문화와 다를 바 없었으니까요. 예전엔 남자들의 손을 이끌고 부킹을 시켜줬는데 요즘엔 여자들을 데리고 다닙니다. 7년 전으로 기억하는데요. 그 시점이 어디부터인지 아세요? 바로 강남의 오렌지족 문화가 생기면서 변화된 부킹 문화입니다. 돈 있는 남자들이 마음에 드는 여자에게 연락처를 적은 수표를 전달했고, 그것을 받은 여자가 마음에 들면 그 남자에게로 가는 거였죠. 그후 카바레까지 그 문화가 번졌죠. 참 재미있는 세상입니다.” 그런 그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계기는 우연히 들은 제안 때문이다. 밤늦게 일을 마치고 해장국을 먹기 위해 허름한 식당에 갔다. 때마침 TV에서는 차떼기 정치에 대한 보도가 한창이었다. 식당 안에 있던 모든 손님들은 브라운관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주문을 받으러 온 식당 주인은 그를 보자마자 대뜸 “아저씨같이 성실한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면 우리같이 소외된 사람들이 먹고살기 편할 텐데 말이지요”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저 웃음으로 지나쳤던 이야기를 그날 집으로 가는 택시 안에서 또다시 들었다. 마포구 아현동에 사는 그가 택시를 타자 한숨을 내쉬며 운전사가 말을 건넸다. 경기가 나빠서 살기 힘들다는 이야기였다. 교통방송에 가끔 게스트로 출연해 음주 문화에 대해 열변을 토하던 그를 알아본 택시기사는 “아저씨 같은 사람이 정치를 하면 즐겁고 재미있지 않겠어요”라며 우스갯소리를 했다. 하루에 연거푸 두 번이나 들은 그 말에 그는 잠을 설쳤다. 그리곤 결심했다. “다음날 공탁금을 내러 갔습니다. 등록하자마자 돈을 내야 하는 줄 알았는데 예비 등록 때는 서류만 제출하더군요. 서류도 거의 백 장이 넘는 분량을 준비해야 했습니다. 그걸 혼자서 준비했다면 믿으시겠어요? 정말 정신없이 뛰어다녔습니다.” 공탁금 1천5백만원은 지금 살고 있는 4천만원짜리 전셋집을 담보로 사채를 빌린 것이었다. 30여 년의 웨이터 생활 동안 겨우 재산이 그것밖에 안 되냐는 질문도 많이 받는다. 사실 그는 99년 사업에 손을 댔다가 그간 모은 재산을 고스란히 날렸다. 살 곳 하나만 남기고 다시 맨몸이 됐다. 하지만 그는 절대 주저앉지 않는다. 그를 바라보며 믿고 따라주는 아내와 아들, 두 딸이 있기 때문이다. “총선이 끝난 후 다시 웨이터 생활을 하러 왔는데 손님들이 자주 찾아줍니다. ‘어디 국회의원이 따라주는 술 한번 먹어보자’는 통에 즐겁게 지냅니다. 선거에서는 예상대로 실패를 했지만 저는 용기를 얻었습니다. 학벌 없는 웨이터지만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용기 말입니다. 요즘은 자기 PR 시대라고 합니다. 저만큼 제대로 자신을 알린 사람이 드물지 않겠습니까. 제가 맡은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겁니다.” 글 / 강수정 기자  사진 / 장태규
[4·15총선특집] 주목받는 이색당선자 3인방
2004. 05. 01 화제
한나라당 김희정 당선자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17대 국회 입성하는 최연소 의원 부산 연제구 한나라당 김희정(34) 후보는 여성 후보끼리 맞대결을 벌인 끝에 승리했다. 또한 17대 국회의원 선거 최연소 여성 당선자이기도 하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한나라당 전국 최연소 여성 당선자이면서 고 박순천 여사 이후 50여 년 만에 부산 지역구에서 여성 국회의원이 나온 셈이다. 김희정당선자는 공천 과정에서부터 화제를 뿌렸다. 30대 미혼인 그녀가 공개 토론 끝에 50대 현역 의원을 누르고 공천을 받았기 때문이다. 1995년 신한국당 공채 4기로 정치에 입문한 후 지역구에 출마해 금배지를 단 최초의 여성이기도 하다. 정치인의 평균 연령에 한참 미달되는 그녀가 정치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던진 무기는 단연 ‘젊음’이다. 스스로 2030세대를 응집시키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정치인, 소외된 여성을 대변할 수 있는 토론회용 여성 정치인으로 평가하면서 주말엔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며 선거 활동을 하는 등 신세대 특유의 열정을 보여줬다. 그녀는 새로운 정치와 투명한 정치를 하고 싶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몸싸움과 막말이 없는 정치 문화를 만들고 싶어한다. 국민 위에 군림하지 않고 국민과 함께 하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는 그녀의 포부가 이루어지길 바란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당선자 정치 9단을 낙마시킨 유머 9단의 진보적 신인 선거 때만 되면 후보들의 말 한마디가 이슈가 되고 유행이 된다. 17대 총선에서 최고의 ‘입심’을 자랑한 당선자는 단연 민주노동당의 노회찬이다. 노회 찬당선자는 대통령 탄핵 이후 토론 프로그램에 잇따라 등장해 능수능란한 비유를 가미한 언변으로 ‘비유의 제왕’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의 언변이 이슈가 된 것은 현란한 말솜씨에만 있지 않다. 자신의 당도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 꼬집는 모습이 국민들에게 카타르시스 같은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에겐 ‘야당은 이래야 해…’ ‘우린 민주노동당이니까…’ 라는 식의 전근대적인 생각은 통하지 않는다. 실제로 민주노동당의 이미지는 운동권이라는 인식이 크다. 하지만 노회찬 당선자는 민주노동당은 운동권들의 정당이 아니라, 전체 국민을 포용하는 책임 있는 현실적 정치 세력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전체 진보정치 세력의 실질적 대표체로서 거듭 나는 당이 되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는다. 비례대표 마지막 자리를 두고 자민련 김종필 총재를 낙마시키면서 한 편의 드라마를 연출하기도 했다. 이는 정치의 구습을 타파하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축포와도 같은 것이다. 말뿐만 아니라 현실 정치에서 탁월한 재능을 발휘하기 바란다. 열린우리당 김성곤 당선자 로버트 김 친동생으로 이 문제의 Key Maker! 96년 당시 미국해군정보국(ONI)에서 컴퓨터 정보분석관으로 근무했던 로버트 김(64·한국명 김채곤)은 주미 한국 대사관을 통해 미 해군기밀 40여 건을 대한민국 해군에게 넘겨줬다며 97년 미 연방법원으로부터 징역 9년에, 보호감찰 3년형을 선고받아 현재 앨런우드 연방교도소에 수감중이다. 그의 친동생이 이번 17대 총선에서 당선되어 화제다. 전남 여수갑 선거구에서 열린우리당 김성곤 당선자가 그다. 김성곤 당선자는 15대 국회의원으로 16대엔 지역구를 선배에게 양보했었다. 이후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 원장과 로버트김석방위원회 상임이사로 활동을 했다. 김성곤 후보의 당선으로 로버트 김 구명운동이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곤 당선자는 당선 소감으로도 로버트김후원회에 적극 협조하겠으며 “오는 7월 형님이 만기 출소하면 이후 대책 문제를 국회에서 정식 거론하겠다”고 밝혀 차후 로버트 김 문제의 핵심 키워드를 가진 인물로 평가된다. 글 / 이혜진(프리랜서)  사진 / 웹하드
방송기자에서 예비 정치인으로 변신…총선을 준비하는 노웅래
2003. 12. 01 화제
“기자로서의 비판과 정치인으로서의 정견, 따지고 보면 둘다 공익을 내세우는 것 아닌가요” 터닝포인트는 결단이다. 안정적인 직장을 박차고 나와 무한 경쟁의 정치판을 지향하는 것은 도전이고 모험이다. 안락함보다 새로움을, 앉아 있기보다는 일어서서 희망을 찾으려는 MBC 사회부 기자 출신의 노웅래의 출사표. 온화한 외모지만 결단하면 탱크같다 말은 정말 쉽다. 상사의 꾸지람에 “이놈의 회사 내가 그만둔다. 그래”라고 악다구니를 써보지만 진짜 사표를 던지는 모험을 감행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TV에서 뉴스만 보면 “저것들도 국회의원이라고, 내가 해도 너희들보단 낫겠다”라고 분통을 터뜨리지만 출마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정말 보기 드문 일. 그런데 이 두 가지를 일사천리로 실천에 옮긴 사람이 있다. MBC 보도국 사회부의 노웅래 차장이 그다. 얼마 전 사표를 던졌으니 정확하게 말해서 자연인 노웅래(46)다. 시사매거진 2580, 문화부, 경제부, 선거방송기획단을 두루 거쳤다. 하지만 정치부는 아버지가 국회의원이라 회사나 본인 스스로 피했다고. “20년 가까이 기자 생활을 했습니다. MBC 노조위원장도 맡았었고요. 그리고 현업으로 돌아와서 현장을 떠나 평기자들을 도와주는 지원 업무를 하다 보니 기자로서의 역할이 끝난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들었죠. 이제 새로운 것을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고. 하지만 정치를 하기 위해 어느 정파에 들어가는 것이 MBC에나 동료들에게도 짐을 지우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조심스러웠어요. 공익에 기반을 두고 비판하다가 정파의 이익을 대변해야 한다는 것이 딜레마이기도 하고요. 그러나 따지고 보면 공공의 이익에 기반한다는 것은 마찬가지라 생각하고 열심히 해보려고요.” 그가 말한 출사의 변은거침이 없다. 그만큼 의욕적이란 것이고 그만큼 해야 할 것이 많다는 것이기도 하다. 어쩌면 그의 유전자에 정계 진출의 코드가 입력이 되어 있어서인지도 모른다. 그의 부친이 국회부의장을 지내고 마포구청장을 역임한 5선의 노승환 의원이라는 것도 노웅래의 정계 진출의 모티브라 아니할 수 없다. “부친이 5선 의원이라 선거 노하우가 많지 않냐”는 질문에 “워낙 가진 게 없어서 정말 바닥을 훑는 선거 운동을 하셨기 때문에 제가 나간다고 하니 친척이나 주위 분들이 고개를 가로 저으며 반대를 많이 했다”는 말로 어려움을 얘기했다. 반대하는 것도 당연한 것이 선거 운동은 도와주어야 하는데, 그 이후에 국회의원이랍시고 가족이나 친인척들을 도와주는 게 없었으니 모두들 괜한 고생을 한다고 생각할 만하다. 그것도 한두 번이 아니고 10번 가까이 선거를 치렀으니 지칠 만도 했을 게다. 더군다나 50년간 전통 야당 외길을 한눈 팔지 않고 걸어온 만큼 철저했던 아버지의 결벽증(?) 탓에 어머니가 구슬을 꿰고 봉투를 부치는 것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을 많이 봐왔으니 누구 하나 그 길이 영광의 길만은 아니란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아이들도 “국회의원되면 더 바빠지는 것 아니야?” 하면서 내심 걱정하는 눈치란다. 아버지 역시 자신이 걸어온 길을 가겠다는 아들을 잡고 길게 말할 수 없지만 호의적이지는 않았다고 한다. “성인이니까 알아서 하겠지만 권하고 싶지는 않다”고 잘라 말했단다. 다행히 아내의 반대가 제일 약했다. 첫 직장이던 매일경제신문사의 동기로 만났고 현재 대학강사를 하고 있는 아내 정호정씨(43)는 “연애할 때, 유난히 사회봉사와 공익이라는 말을 자주했던 기억이 나요. 천성적으로 남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많아요. 그런 탓에 언젠가는 기자보다 직접적이고 능동적으로 공익을 위해 일하는 이 길을 걷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심하게 반대하지는 않았죠”라고 얘기한다. 어제까진 행복한 가정, 이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야 그녀가 이번 결정에 대해 그에게 물은 것은 세 가지다. “피할 수 있는 거냐?” “지금처럼 살면 안 되냐?” “술 더 많이 먹어야 하는 거 아니냐?”는 것이었다. 그녀 역시 12대 국회의원 선거때부터 선거 운동원으로 일했던 터라 선거철이 돌아오면 얼마나 정신없을지 모르는 바가 아니다. 아버지가 다져놓은 마포가 지역구가 되는 탓에 혹자는 “그냥 먹는 장사”라고도 한다. 하지만 2년 사이에 마포 지역이 재개발되면서 어드밴티지는 없어졌다. “방송기자 출신이니 모르는 사람은 없겠다”고 부러워하는 시선이 있지만 2~3년 여 방송 현업에서 떨어져 있으면서 그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그 역시 아버지처럼 밑바닥 여론을 박박 긁는 수밖에 방법이 없다. 그러나 그 일이 쉽지 않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도 아버지의 지인들이 가만히 있겠느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민주당이 분당되면서 열린우리당으로 행로를 정한 자신과는 당이 유별하다고 얘기한다. 결국 그가 가는 길은 새롭게 개척해야 할 미완의 장소인 셈이다. “중학교 다닐 때였던 것 같아요. 국회의원 다섯 번에 민선 구청장에 동장 선거까지 정말 온 가족과 친척들이 정신이 없었어요. 어린 마음에 아버지를 도울 요량으로 선거 전단을 길거리에서 나누어 주었죠. 그때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야, 너 동정표 얻으려고 그러지!’ 아직도 그 말이 가슴에 못박혀 있어요.” 그런 기억 탓인지, 아이들이 상처받는 일이 없도록 노심초사다. 기자 일을 하면서도 야근이라고 핑계대는 일이 없었다. 아이들이 원하면 무조건 OK. 한번은 밤샘을 하고 돌아온 노웅래를 붙잡고 아이들이 놀이동산에 가자고 안달이었다. 아이들의 정당한 요구를 흔쾌히 받아들인 그는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노는 그곳 벤치에서 부족한 잠을 채우기도 했다. 간혹 가족동반 여행이라도 가면 같이 간 친구 가족으로부터의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워낙 스킨십을 좋아하는 탓에 아이들을 괴로울 정도로 만지는 통에 같이 온 동료 가족들의 부러움을 한눈에 받기 때문. 이렇게 아이들과 가정을 존중하는 이유는 외부 일이 바쁘기도 했지만 자식들에게 정을 표현하지 않는게 부모의 자세라고 믿었던 아버지의 유교적 가르침을 시대 변화에 맞춰 ‘반면교사(다른 사람이나 사물의 부정적인 측면에서 가르침을 얻는다는 뜻)’로 여기기 때문이다. 집도 아내와 공동 명의로 하고, 일에 있어서도 아내의 영역을 존중한다고. 이 때문인지 정호정씨는 외국어대학 동시통역대학원에서 최초의 박사 학위를 거머쥘 인물로 거론되고 있다고. “과거의 정치가 권력과 특권의 산물이었다면 지금은 삶의 질을 변화시키는 공공 서비스, 생활 속의 정치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민주화 투쟁 이후 단계를 준비해야죠. 그것은 실생활과 연계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지금은 경선 시스템이잖아요. 서로 선의의 경쟁하면서 정치를 업그레이드시켜야죠.” 글 / 강석봉 기자  사진 / 전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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