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4,171 건 검색)
- [속보]‘계엄사령관’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 구속
- 2024. 12. 17 13:41 정치|사회
- ... 밝혔다. 군사법원은 박 총장의 도주 우려를 이유로 영장을 발부했을 가능성이 있다. 박 총장은 이날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심사를 포기했다. 앞서...
- 윤석열 탄핵 정국
- 직무정지·출국금지된 ‘별 20개’…육군총장도 직무정지
- 2024. 12. 12 14:24 정치|정치
- .... 이들의 계급장에 있는 별을 모두 합치면 20개(준장 진급 예정자 포함)다. 국방부는 이날 “육군참모총장 육군 대장 박안수에 대해 직무정지를 위한 분리파견을 12일부로 단행했다”고 밝혔다. 박 총장은...
- 윤석열 탄핵 정국
- [속보] 경찰 특별수사단, 계엄사령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출석 요구
- 2024. 12. 10 09:30 사회
- ...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이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계엄사령관을 맡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에 대해 출석을 요구했다. 특별수사단은 10일 이같이 밝혔다. 박 총장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할...
- 윤석열 탄핵 정국
- 전국 의대생·교수들, 의대 총장에 “2025년 신입생 모집 중단” 요구
- 2024. 12. 09 11:50 사회|사회
- ... 요구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9일 의대와 의전원이 소속된 각 학교 총장에게 전하는 글에서 “의학교육 현장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교육기관으로서의 마지막 소신과...
- 의대증원 갈등
스포츠경향(총 378 건 검색)
- 인하공전, ‘2024년도 하반기 인천·경기북부 총장협의회’ 개최
- 2024. 11. 14 10:27 생활
- 인하공업전문대학(총장 김성찬, 이하 인하공전)은 지난 12일 인하공전 11호관에서 ‘2024년도 하반기 인천·경기북부 총장 협의회’를 개최했다. 인천·경기북부 지역 내 15개 전문대학(경민대, 경복대, 경인여대, 계원예대, 김포대, 농협대, 부천대, 서울예대, 서정대, 신안산대, 안산대, 연성대, 유한대, 인하공전, 재능대) 총장이 참석했다. 이번 회의에는 ▲입학자원 확보 지원 강화 ▲전문대학 국제화 역량 강화 ▲RISE 대응 및 협력 강화 ▲교직원 및 학생의 역량 개발 지원 ▲전문대학 경쟁력 강화 지원 등 지역 전문대학이 직면한 주요 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됐다. 특히 저출산에 따른 학령 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문대학들이 입학자원 확보 방안을 모색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와 함께 국제화 역량 강화 및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대응 전략도 공유하면서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회의 후 총장협의회는 3D 모델링 파일을 실체화할 수 있는 3D 프린팅 실습실과 용접 실습실을 방문했다. 특히 대한항공으로부터 교육실습용으로 기증받은 B777-200ER 항공기의 조립 과정을 보며, 항공 관련 특화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김성찬 총장은 “인천·경기북부지역 전문대학 총장님들이 한자리에 모여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하는 자리가 마련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오늘 논의한 방안을 토대로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 상지대, 제9대 성경륭 총장 취임식 개최
- 2024. 10. 11 10:40 생활
- 상지대는 10일 오후 2시 민주관 3층 대강당에서 제9대 성경륭 신임 총장의 취임식을 개최했다. 취임식에는 상지학원 박거용 이사장, 최정환 이사, 한완상 前총장을 비롯한 대학 관계자와 도,시 의원, 전종률 G1방송 대표, 박진오 강원일보 대표, 김중석 강원도민일보 대표 및 언론사 관계자, 각계 주요인사 등 내외빈이 참석했다. 성경륭 총장은 취임사를 통해 “상지대는 저출산으로 인한 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21세기형 ‘확장적 하이브리드 대학모델’을 통해 학생 연령층을 확장하고, 외국인 학생 유치, 온·오프라인 수업 병행 등을 추진하여 혁신을 이루겠다”며 “평생교육 강화와 세계한류한상대학 설립 등 교육 혁신을 통해 새로운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재정 위기를 극복하며 상지대의 미래를 열어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완상 前총장은 축사를 통해 “성총장의 포부를 듣고 상지대가 정말 좋은 사람을 만났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성총장이 학교를 발전시킬 수 있게 학교 구성원 모두 많이 도와주길 바란다”며 상지대의 구성원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성일종 국회의원은 “총장님의 풍부한 학습과 경험으로 상지대가 대한민국의 중심이 되는 대학으로, 인재를 배출하는 요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진태 도지사는 “총장님의 다양한 경험과 탁월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상지대가 대한민국 더 나아가 세계를 향한 닻을 올리게 되었다. 강원의 미래 100년을 이끌 보석같은 인재가 쏟아지길 기대한다”며 상지대의 앞날에 기대감을 표했다. 원강수 원주시장은 “성총장님의 오랜 경험과 깊은 학문적 식견을 바탕으로 상지대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 주실 것이라 기대한다. 상지대는 원주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교육과 학문적 발전에 크게 기여를 해왔다. 앞으로도 성총장님과 함께 상지대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학으로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상지대와 지역 발전에 기대감을 전했다.
- 신임 상지대 총장에 성경륭 전 한국미래발전연구원장 선임
- 2024. 09. 09 10:46 생활
- 학교법인 상지학원 이사회(이사장 박거용)는 지난 7일 이사회를 개최, 성경륭 전 한국미래발전연구원 원장을 상지대 총장으로 선임했다고 9일 밝혔다. 성경륭 상지대 총장 성경륭 총장은 1954년생으로 경상남도 진주 출신이다.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학교 행정학 석사, 스탠퍼드대학교 사회학 박사, 제1대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제7대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한국미래발전연구원 원장 등을 역임했다. 성 총장의 임기는 10일부터 2028년 9월 9일까지 4년이다. 성경륭 총장은 “초저출생과 지방소멸, 그리고 지방대학 소멸이라는 중대한 위기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과거의 고정관념과 선례답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발상과 경천동지의 전략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며, “대학과 지자체·공공기관의 협력은 물론 산학융합이라는 관점에서 대학과 기업의 긴밀한 협력을 추구하여 반드시 상지대를 살리고 원주와 강원도, 그리고 대한민국의 지방을 살리는 확실한 기틀을 만들어보겠다”고 밝혔다.
- 안양대 장광수 총장, ‘AI 교육과 산학협력’ 본격 추진
- 2024. 08. 29 16:06 생활
- 전체 교직원 AI 특강 교육 및 AI 대표기업 ㈜ 솔트룩스와 MOU 체결 안양대학교가 전체 교직원에게 AI 교육을 시행하고 AI 국내 대표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AI교육과 산업협력에 주력하고 있다. 안양대는 28일 오후 4시 30분 일우중앙도서관 5층 국제회의실에서 국내 AI 대표기업인 ㈜솔트룩스와 AI 분야 혁신인재육성 등을 위한 산학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안양대와 ㈜솔트룩스는 업무협약을 통해 △ AI 분야 혁신인재육성을 위한 공동 협력, △ AI 분야 실무형 교과 공동 운영, △ AI 혁신인재 인턴쉽 과정의 공동 개발, △ AI 혁신인재의 취업 지원, △ AI 기술 개발 및 활용에 대한 자문, △ AI 관련 학술·연구의 증진 및 정보 교류 등의 분야에서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솔트룩스는 2000년 설립하여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행정안전부, 서울교통공사 등 국내외 2000개 이상 기업 및 기관의 디지털 혁신을 이끌었으며, 2020년 업계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한 인공지능(AI) 전문 기업이다. ㈜솔트룩스가 지난해 발표한 초거대언어모델 ‘루시아’는 전 세계 오픈 LLM 리더보드 35B 이하 모델 부문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고, 올해는 세계 최초 하드웨어 생성 AI 어플라이언스 ‘루시아 온’을 출시하며 초거대 인공지능 분야에서 선도적이고 혁신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업무협약식에 앞서 ㈜솔트룩스 이경일 대표를 초청해 전체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AI 특강’도 개최했다. 안양대 아리소강당에서 열린 이날 특강은 ㈜솔트룩스 이경일 대표의 “AI기술, 교육, 산업혁신 : 생성 AI와 미래 전망” 특강에는 안양대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추진단을 비롯해 교직원 200여 명이 참석해 이 대표의 AI 특강을 경청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AI시대는 ‘적절한 답변의 시대’에서 ‘위대한 질문의 시대’로의 진화를 의미하며, 1인당 정보량이 과거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증가하는 이 시대에 교육과 지적노동이 가장 큰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인간 지적 수준을 넘어서는 능력을 갖춘 범용인공지능(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 대학은 실제 강의와 학습에 어떻게 AI를 지혜롭게 활용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양대 장광수 총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AI시대의 교육의 미래에 관한 주제로 특강을 해주신 이경일 대표에게 감사를 전하며, 우리 대학의 교육혁신과 산학협력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안양대는 안양대 AI융합학과와 통계데이터사이언스학과, 소프트웨어학과, 스마트시티공학과 등 AI 관련 학과들의 특장점을 살려 대학이 지역사회의 AI 산업혁신에 적극 기여할 계획이다. 장광수 총장은 경제기획원과 국무총리실, 정보통신부, 행정안전부 등 주요 중앙부처에서 국가 경제 및 ICT, 정보화 정책을 수립해, ICT 최고 전문가로서 한국의 국가정보화와 전자정부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바 있다.
주간경향(총 23 건 검색)
- [오늘을 생각한다]건학이념 무너뜨리는 김건희 총장(2022. 11. 25 14:27)
- 2022. 11. 25 14:27 오피니언
- 설립 102년을 맞은 덕성여자대학교는 독립운동가 차미리사 여사가 설립한 조선여자교육회를 모태로 한다. 교육회는 조선 최초 여성야학을 만들었다. 여성의 무지가 가정생활 불편, 자녀 교육의 손실 등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에 착목(着目)했다. 교육 기회를 얻지 못했던 13~30세 여성들을 ‘자생, 자립, 자각’이라는 창학이념을 바탕으로 가르쳤다. 불행히도 덕성여대의 김건희(그분과 동명이인이다) 현 총장은 자생, 자립, 자각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듯보인다. 덕성여대 청소노동자들은 다른 대학들과 마찬가지로 시급 400원을 인상하기 위해 두 달 가까이 총장실 앞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유독 덕성여대만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왜 그럴까? 첫째, 김 총장이 여성들의 ‘자생’을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1907년 차미리사는 하와이로 가 한인 노동자들을 위한 사회봉사활동에 나섰다.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왔다. 다시 말해 노동자들의 자생을 위해 몸소 실천한 셈이다. 서울의 13개 대학 청소노동자들은 10여년 전부터 집단교섭을 통해 이른바 ‘생활임금’ 실현을 위해 애써왔다. 고작해야 법정 최저임금보다 230원 더 받을 뿐이었지만, 우리 사회 불평등의 축소를 위해 뭉쳐 싸웠다. 하단의 임금을 높였다는 데 남다른 의미가 있다. 그런 점에서 1년 넘게 ‘인원 감축 없는 임금인상’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김건희 총장은 또래 여성들의 자생을 무시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둘째, 대학 자립도 방해받고 있다. 대학 평가에는 다양한 기준이 있다. 일방적으로 제시된 정량화된 기준이 있는가 하면, 사회 구성원들이 지닌 사회적 기준이 있다. 대학은 교수와 학생, 교직원, 시설관리 노동자들이 최소한 인간으로 인정받고, 권리가 존중받는 곳이어야 한다. 김 총장은 한편으로는 “덕성여대를 명문대학으로 도약시키고 싶다”면서 동시에 노동조합이 교섭을 거부하는 학교당국을 ‘부실대학, 낙오대학’이라 칭하는 바람에 화가 났다며, 면담을 거절하고 있다. 대화를 거부하는 태도는 대학과 구성원들의 정신적 자립을 저해할 뿐이다. 50~60대 여성이 대부분인 청소노동자들의 싸움은 비단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사와 양육 부담으로 인해 경력 단절을 경험해야 하는 여성 모두의 문제다. 한국사회에서 여성은 남성의 3분의 2 수준의 임금만 받으면서 훨씬 저평가된 일자리로 내몰려왔다. 여성 청소노동자들이 온전히 자기 일의 대가를 받을 수 있느냐는 전체 여성들의 노동 문제와 맞닿아 있다. 김건희 총장은 자신의 행동이 궁극적으로 여성의 보편적 권리 증진을 방해하고 있음을 아직 ‘자각’하지 못한 것 같다. 뭇사람들은 훌륭한 건학이념을 가진 100년 여자대학이 여성 노동자들의 권리를 짓밟는 곳인지 아닌지를 곧 냉정하게 평가할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되물어야 하지 않을까. “청소노동자는 왜 최저시급만 받는 최저인생이어야 하는가? 대학 총장은 무슨 자격으로 1억원 연봉을 받으며, 또래 여성 노동자들의 인생을 멋대로 평가하고 재단해버리는가?”
- “본인이 걷어차고 나간 사람에게 ‘전 총장’이 합당한가”(2021. 10. 08 14:52)
- 2021. 10. 08 14:52 정치
- ㆍ 책 펴낸 강민석 청와대 전 대변인 승부사일까? 최근에 나온 강민석 전 청와대 대변인(55)의 책 <승부사 문재인>을 본 순간 떠오른 질문이다. 마침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 청와대의 ‘침묵’에 대해 비난하는 목소리를 들은 참이었다(10월 5일, 청와대는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고 지켜보고 있다”는 첫 입장을 냈다). 책에 따르면 원래 출판사 대표를 만난 저자가 생각한 제목은 ‘전략가 문재인’이었다. 강 전 대변인은 책 제목을 바꾼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협상가, 전략가, 경략가 앞에 어떤 수식을 하든 변함없는 사실은 문 대통령이야말로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승패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는 점이다. (…) 승패의 결정자를 우리는 ‘승부사’라고 부른다. 이 책의 제목을 ‘승부사 문재인’으로 수정한 이유다.”(책 333쪽) 강 전 대변인은 2020년 2월 7일부터 지난 4월 16일까지 14개월 동안 문재인 대통령을 곁에서 지켜봤다. 책은 코로나19 극복 리더십을 중심으로 기술했지만, 그는 활자화된 것 이외에도 많은 것을 목격한 당사자다. 인터뷰를 요청한 이유다. 인터뷰는 10월 4일 경향신문사에서 진행했다. -SNS에 올라온 사진을 보니 ‘이래도 정권교체냐고 세상에 묻고 싶었습니다’라는 소감을 적었던데요. “여러 버전의 증정사가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맞습니다. 제가 책을 쓴 솔직한 마음입니다. 일부 여론조사를 보면 정권 재신임보다는 정권교체를 바란다는 응답이 50%대 초반이 나오는 상황에서, 제 표현입니다만 열두폭 병풍에서 일련의 흐름을 보여준다면 그렇게 답한 사람들도 생각이 조금 바뀌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담아 쓴 문구입니다. 정권교체가 필요하다는 사람들도 일방적인 선전이나, 착시(錯視)도 작용한 것이 아닌가 생각했고요. 대통령을 보좌했던 참모 입장으로서 착시보다 이제 현실을 직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의 책무가 아닐까라는 생각에서 책을 썼고요.” -청와대 대변인직을 맡아달라고 했을 때 수락한 건 어떤 심정이었습니까. 내가 경험하지 않은 영역을 확인해보고 싶다는 기자적 호기심만으로 마음이 움직이진 않을 텐데요. “당연히 잠입 취재하러 간 것은 아니고요(하하). 분명 호기심 때문만은 아닌 게 전임 청와대, 예를 들어 이명박·박근혜 정부 역시 호기심은 똑같았을 텐데 청와대에 들어갔겠습니까. 물론 부르지도 않겠지만요. 문재인 대통령이니까, 대통령을 돕는 일이니까 들어간 거였습니다. 첫 브리핑 때도 말씀드렸지만 성공한 정부로 가도록 백지장 하나라도 보태고 싶다는 것이 제 생각이었고요.” -이전 정부와 다른 점이 임기 마지막 연도에 40%대의 지지율을 얻고 있다는 점입니다. “더 올라갈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코로나19 대응에 성공한다면요. “네. 이제 곧 ‘위드 코로나’가 시작될 텐데, 얼마나 성공할지가 관건이에요. 그리고 또 올해 약 4% 정도 경제성장률도 예상하고요.” -그러니까 성공한 대통령으로 퇴임할 수 있을까요. “정말 성공하려면 정권 재창출이나 정권 재신임까지 돼야 하는데, 정권 재창출을 했다고 성공한 정부라고 부르진 않는 것 같습니다. 이명박 정부에 이어 보수정권, 박근혜 정부가 들어섰는데 성공한 정부라고 부르지 않지 않습니까. 퇴임하는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를 넘겼다, 이것만 가지고 그렇게 규정할 수도 없고요. 대통령은 대통령대로 코로나19 위기극복에 성공하고, 또 코로나19 때문에 어려워진 민생을 챙겨왔는데, 그를 위해 노력한 대통령 본인 삶을 평가받고, 다음 선거에서 대통령의 뜻을 잇는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다면 성공한 정부라고 평가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책을 낸 것에 대해 청와대가 불편해했다’라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실제로 흘러나온 이야기인가요. “그건 저도 알 수 없죠. 예를 들어 전직 대변인이 현직에 있을 때 겪은 일을 쓴 책이기 때문에 이 책을 다 안 읽은 경우는 당연히 불편하거나 오해할 수 있겠죠. 책 서문에도 밝혔습니다만 대통령께 이 책이 어떤 성격의 책이라는 것을 명확히 설명해드렸어요.” -언제 그랬나요. “4월 16일에 그만두고 사흘 뒤인 19일 저녁에 이제는 민간인 신분으로 소주 한잔 받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때 설명해드렸어요. 그러니 ‘그건 대변인이 스스로 판단해 알아서 할 일’이라고 명시적으로 답을 주셨기 때문에 시작했던 일입니다. 책에서는 코로나19 국란에서 대통령을 중심으로 어떻게 위기를 헤쳐나갔는지만을 정리했거든요. 물론 제가 곁에서 지켜본 대통령의 희로애락까지 적는 건 망설였지만, 대통령이기 이전에 ‘인간 문재인’을 본 대로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어찌 보면 대통령 임기가 끝난 뒤에나 공개하고 평가해야 할 내용이나 대단한 국가의 시크릿 파일 성격은 또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책 출간 뒤 인터넷방송에 출연해 출간 의도를 밝힐 기회가 있었는데, ‘책 내용에 대한 설명을 들으니 후련하다’는 반응을 많이 들었습니다.” 메디치미디어 -책에서 문 대통령의 시각을 보니 ‘주류와 주류앤티’를 거론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즉 정권교체나 선거 승리가 어떻게 가능할까를 볼 때 상대방, 저쪽이 못해 우리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잘하면 이기는 것이고 못하면 지는 것’이 문 대통령의 생각을 지탱하는 정신이라고 했는데요. 사실 지난 총선이나 재보궐을 복기해보면 단순했어요. 코로나19 대응을 잘하니 민주당이 이긴 것이었고, 부동산 이슈 등에 대응을 못 하니 패한 것이었습니다. “네. 특히 지적하고 싶은 것이, 저도 언론인 출신이지만 보수언론의 코로나19 보도를 보면 수준 미달인 사례가 너무 많았습니다.” -검찰개혁 논란 부분은 일부러 뺀 건가요. “전 세계를 마비시킨 코로나19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갔는지에 관한 책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고요. 윤석열씨에 대해서는 제가 할 말은 했다고 봅니다.” -책에서도 ‘씨’라고 쓰셨는데, 전 총장이라는 직함을 붙이기도 아깝다는 평가로 들립니다. “대통령도 임기를 함부로 중단시킬 수 없도록 임기제를 만들어놓은 취지를 버젓이 알면서 본인이 걷어차고 나간 사람에게 윤 전 총장이라고 부르는 게 합당하냐는 생각 때문입니다. 감정적인 표현이 아니에요.” - 이 책을 쓴 의도가 문재인 대통령의 전략가이자 승부사·경세가로서의 면모를 부각하는 것이라면, 한편으로 이런 생각도 듭니다. 윤석열이라는 사람이 저렇게 안하무인으로 나오는 것을 대통령이 나서서 경고하고, 이럴 거면 그만두라고 말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냐고. “그만두라고 할 수 없습니다. 징계가 됐으면 모르는데, 임기제예요. 그러니까 대통령은 임명하고 예를 들어 면직안이 올라온다면 서명할 수도 있는 것이지, ‘그런 식으로 하려면 임기 중단하고 나가’라고 할 수 없는 거예요.” -직접적으로 ‘당신 그만둬’ 이렇게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불러서 알아듣게 경고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그 질서를 민주적으로 세우고 싶으셨던 것으로 저는 이해합니다. 지금 당장 좀 불편하더라도, 예를 들어 제멋대로 선을 넘어 정치행동을 하는 것처럼 의심된다고 임기가 보장되는 검찰총장이 스스로 옷 벗게 만든다는 것을 대통령께선 원치 않았다는 것입니다. 청와대와 검찰과 같은 권력기관의 관계를 합리적으로 세우고 싶었던 것 같은데, 이건 어디까지나 제 해석입니다.” -윤석열이나 최재형은 현 정부에서 직을 맡은 분들입니다. 일정한 책임이 있는 분들이 현 정부 임기 내에 나가 반대편 정당으로 가서 비난하며 출마하는 것은 결국 인사실패 아니었냐는 비판이 있습니다. “파격 인사로 발탁했을 때 언론을 포함해 대체적으로 칭찬 일색이었어요. 1차적으로 인사 대상자가 비판을 받거나 책임을 져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윤석열의 경우 검찰총장 임명에 대해 청와대 내부에서도 반대의견이 있었는데 대통령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압니다. 윤석열 검찰총장, 조국 법무부 장관 양 날개로 검찰개혁을 끌어가려고 했고…. “어쨌거나 믿음과 기대를 저버린 거죠. 믿음과 기대를 준 사람이 있고 저버리고 배신한 사람이 있으면 배신한 사람을 비판해야 하나요, 아니면 배신당한 사람을 비판해야 하나요.” -책에서 대선주자들에 대한 비유도 재미있습니다. ‘설악산과 오대산, 금강산 모두 서로 다르지만 태백산맥을 이루고 있다’며 사퇴한 정세균 전 총리를 포함해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를 거론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 뜻에 충실한 두 전직 총리에 비해 이재명 지사의 경우 이질적인 데가 있어 대통령도 더 유심히 보신 것 같은데.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태백산맥에 비유하는 것도 대통령의 뜻에서 진화하는 경우도 있고 응용하는 경우도 있는 것 아니겠냐는 뜻이었어요. 큰 방향에서는 같은 기조, 같은 방향으로 뻗어가는 것이라는 겁니다. 특히 코로나19 대응회의 때 이 지사가 ‘더 큰 위기가 온다’라고 예견하거나 먼저 행동으로 옮기는 것에서 평소 ‘빨리빨리’를 강조하던 대통령과 케미가 느껴져 그걸 쓴 거죠.” -책 말미에 붙여진 인간 문재인의 희로애락의 애(哀)에 해당하는 대목이었죠.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대해 대통령이 애도를 표한 것에 대해 논란이 있었습니다. “박 전 시장의 극단적인 선택이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기 위한 것이었을까요. 대통령이 조의를 표한 것은 바로 그다음 날입니다. 별다른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보고를 받고 보인 반응인데, 수십년 지기의 사망 소식을 듣고 애도를 표현한 것입니다. 다시 올해 신년기자회견을 할 때 관련 질문이 나왔을 때 피해자에게 그런 행위가 가해졌다면 안타깝게 생각하고, 박원순 시장이 그런 선택을 한 것도 안타깝다고 발언하셨죠. 제 책 내용을 호도해 어떻게든 대통령을 흠집 내려는 시도가 많았는데, 그래서 대통령께는 더 송구스러운 일이 됐습니다.” -8월 말부터 국회의장 특별보좌관을 맡았는데요, 앞으로 다른 계획도 있나요. “1년 2개월 동안 국가서열 1위를 모시다가 이번에는 국가서열 2위를 모시게 됐습니다. 의장께서 제안을 주셔서 도움을 드리게 됐는데, 정말 잘 보좌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다음은 나중에 생각해봐야겠죠.”
- [주간 舌전]“윤 총장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2021. 01. 22 15:39)
- 2021. 01. 22 15:39 정치
- 문재인 대통령이 1월 18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을 평가하며 한 말이다. 문 대통령은 “(윤 총장이) 정치할 생각을 하면서 검찰총장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쏟아졌다. 문재인 대통령 / 강윤중 기자 1월 1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윤 총장의 자세에 대한 주문으로 받아들인다”며 “검찰개혁의 대의를 실현하는 데 검찰과 법무부가 함께 노력해 달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검찰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잘 마무리하라는 뜻”이라며 “검찰개혁 부분에 대해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대통령의 발언으로 그동안 윤 총장의 탄핵을 주장해온 민주당 내 인사들은 입장이 애매해졌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2월 25일 페이스북에 “국회에서 윤 총장 탄핵안을 준비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12월 30일에도 “윤석열을 탄핵하지 않는다면, 이들 기득권 카르텔은 끊임없이 헌정질서를 유린하고 대통령의 행정권을 계속해서 공격할 것”이라며 탄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통령 기자회견 다음 날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 흠집내기가 도를 넘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회견 관련 글을 남겼지만, 윤 총장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 주간 舌전
- “윤석열 총장 와준다면 주단을 깔고 모셔야”(2020. 07. 03 17:23)
- 2020. 07. 03 17:23 정치
- ㆍ[초선의원 릴레이 인터뷰](10) 김웅 미래통합당 의원 약속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인터뷰는 세 차례 연기됐다. 인터뷰 당일(6월 30일) 오전 약속도 미래통합당 긴급 의원총회가 잡히면서 오후로 미뤄졌다. 김웅 미래통합당 의원(50). <주간경향>의 초선 릴레이인터뷰 마지막 주자다. 인터뷰는 국회 의원회관 김웅 의원실에서 진행했다. -원래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으로 예정되어 있긴 했지만 원 구성·협상이 결렬되면서 국회의장이 법사위에 강제 배당하는 형태가 되었습니다. “국회법상 국회의장이 강제 배정할 수 있는 규정이 있어요. 그런데 그건 예외적으로만 가능합니다. 법에는 비례의 원칙이 있거든요. 헌법에 대통령에게 계엄선포권이 있다고 해서 대통령이 그냥 계엄을 선포할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개원하면 통상 원내 구성에 40일 정도 걸렸습니다. 국회의장은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이뤄져 왔던 의회민주주의 원칙을 무너뜨린 거고요. 잘못되었기 때문에 법사위에서 활동하는 것은 지금 상황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지요.” -의원총회에서는 발언을 많이 하는 편입니까. “저는 아예 발언을 안 하는 편이에요. 일단은 다른 의원들 목소리를 듣는 데 주력하고 있죠. 당 내에서는 많이 듣고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우리 의총이 재미있어요. 옛날 자유한국당하고는 완전히 다릅니다. 한국당의 경우는 초선들이 어디 가서 절대 이야기를 못 하는데 지금은 초선들이 제일 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어요.” -그런데 그렇게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는 강경파 목소리가 득세하게 되잖아요. “맞아요. 강경파가 주도하는 것은 맞습니다. 그렇다고 지금 ‘밖으로 나가자’, ‘장외투쟁하자’ 그런 분위기는 아닙니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추경이나 부동산 대책, 아니면 비정규직 전환과 같은 주제별로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국민과 직접 소통하고 전문가들 이야기를 들으며 대안을 내놓는 것도 충분한 방법이 되리라 봅니다. 말하자면 실내 장외투쟁이라고 할까요.” -지난주 아동학대 토론회를 의원실이 주최했어요. 이번 주는 젠더, 다음 주는 학교폭력을 주제로 토론회를 하던데. “법은 원래 약한 사람들 때문에 만들어진 것입니다. 과거 검사 시절 형사소송 사건을 다루면서 항상 느꼈던 것이 ‘이 지경까지 되었는데 왜 아무도 돕지 못했지’라는 것이었어요. 젠더 문제도, 자신이 LGBT(성소수자)라는 것을 대중 앞에 용기 있게 나와서 이야기하는 사람은 극소수이고, 대부분은 성적 지향 때문에 참혹한 일을 당합니다. 학교폭력 문제도 보면 선생님과 애들이 공통적으로 싫어할 만한 애들이 있어요. 그런 애들에게 반 전체가 갖고 있는 스트레스를 푸는 거죠. 다 이야기해보면 ‘얘, 원래 이상해요’, 하나같이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제가 후배들에게 항상 하는 이야기가 인권은 쇠사슬 같은 것이라는 것입니다. 쇠사슬 고리마다 어떤 것은 100㎏, 또 어떤 것은 200㎏, 300㎏을 버티는 것이 있어요. 그런데 한 고리가 30㎏밖에 못 버틴다면 이 쇠사슬을 전체적으로 쓸 수 있는 것은 30㎏밖에 안 되는 거예요. 우리 사회의 가장 약한 고리가 우리 전체 인권이라고 봐야 하는 거죠.” -올해 1월 14일 검찰 내부통신망에 ‘이 정부가 추진하는 검찰개혁은 사기’라는 글을 남기고 사표를 냈어요. 상당히 선동적인 격문으로 읽힙니다. 글은 오래 구상한 겁니까. “전날 수사권 조정안이 통과되었는데, 통과되면 사표를 써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어요. 아침에 일어나보니 너무 분하고, 이 사람들이 국민을 상대로 사기 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정제가 안 된 것은 사실입니다. 바로 올리고 사직서를 냈는데,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저는 검찰 내에서 검찰개혁을 해야 한다고 가장 앞서 주장해오던 사람입니다. 제가 주장하던 검찰개혁은 검찰 본연의 모습을 가져야 하고, 권력이 아닌 국민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것인데, 검찰에서 미래기획·형사정책단장으로 가서 보니 정부와 집권당 안이 정반대로 가고 있는 거였어요. 한국당이 하던 짓과 똑같이 하면서 그걸 검찰개혁이라고 하고 있는 겁니다.” -유승민 전 의원을 만나 새보수당에 들어가면서 기자회견에서 ‘내가 권력을 좇았으면 새보수당에 안 갔을 것’이라고 말했어요. 그런데 정치라는 게 본인의 의지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죠. 새보수당에 들어갔을 때는 뭔가 개혁보수라는 꿈이 이렇게 꺾이면 안 된다, 이렇게 당이 없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그야말로 힘을 보태고 싶었습니다. 진짜 한 줌밖에 안 남은 것 같아서, 당 대 당 통합 후 그래서 들어갔어요. 나중에 지역구 신청을 할 때도 ‘저쪽(자유한국당) 사람들이 절대로 안 줄 것’이라는 주위 충고에 아무 부담 없이 송파갑을 썼어요.”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녹취록에 언급만 됐다면 사퇴할 것인가’라고 쓴소리한 것이 많이 기사화되었습니다. 채널A 기자와 유착 의혹을 받는 한동훈 검사는 알고 지내던 사이입니까. “전혀 모릅니다. 얼굴만 아는 정도? 검찰에 대한 생각도 다르고, 살아온 궤적도 완전히 다르죠. 한동훈 검사도 만에 하나 자기 목적 달성을 위해 검찰권이나 감찰권을 사용했다면 추 장관과 똑같은 비판을 받아야겠죠.” -윤석열 총장은요? “윤 총장도 같이 근무해본 적은 없죠. 늘 이야기하듯 저는 특수수사에 대해 반대해온 사람이라서. 사실 잘 모르는 사람들이 나보고 ‘윤석열의 부하다’라고 그러는데…. 비판하더라도 뭘 좀 알고 이야기하든가. 저는 검찰권은 자제되어야 한다는 문무일 전 총장의 생각과 같습니다.” -윤석열 총장이 3위 대선주자로 부상했어요. 미래통합당에서 영입한다면 찬성할 겁니까. “그것도 추미애 장관이 만들어준 것 아닌가요. (윤 총장으로선) 추 장관이 제일 고맙지 않겠어요? 출마 선언도 안 한 사람을 10% 지지율로 만들어줬으니. 저는 미래통합당이 기존 당의 가치를 지킬 것이 아니라 중도로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 윤 총장 같은 사람이 와서 뛰어주면 흥행에도 엄청 도움이 되고, 또 우리 당, 우리 당원들의 생각을 깨치는 데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와주기만 한다면 주단을 깔고 모셔야 하지 않을까요.” <시리즈 끝>
레이디경향(총 4 건 검색)
- 등록금은 반, 교육의 질은 곱절…서울시립대 이건 총장
- 2012. 12. 11 16:11 화제
- ㆍ“타인과 소통하는 능력을 갖춘 인재를 만들겠습니다” 서울시립대는 반값등록금을 최초로 시행했다. 정치적 이슈를 차치하고 등록금 걱정을 하는 학생과 학부형들에게는 일단 반가운 얘기다. 그런데 서울시립대를 ‘반값등록금 학교’라고만 강조하기는 좀 아쉽다. 교수진의 연구 실적, 커리큘럼, 전문직 아웃풋에 대기업 취업률까지 어느 하나 다른 명문대학에 밀리지 않기 때문이다. 참고로 서울시립대는 최근 2년간 수시 일반전형 경쟁률이 전국 1위였으며, 내신등급 순위는 서울대 다음인 전국 2위다. 점점 높아지는 서울시립대의 위상 서울시립대 이건(58) 총장을 만나기 위해 대학 본부 7층으로 가는 승강기를 탔다. 마침 재학생 한 무리가 동승했다. “교환학생이 말이야. 우리 학교 커리큘럼도 좋고 캠퍼스도 넓고 예쁘다고 칭찬하더라구.” 학생들의 표정은 밝았고 희망이 담겨 있었다. 서울시립대의 미래인 것이다. 이건 총장은 취임 1년을 넘기고 있다.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교수를 역임한 그는 10년 전부터 꾸준히 오르고 있는 학교의 인지도와 위상을 실감하고 있다. “눈에 보이는 수치로 따지면 학생들의 입학 점수가 매년 조금씩 올랐어요. 물론 반값등록금이나 인서울 효과도 있겠지만 학교 자체의 노력이 가장 클 겁니다. 실력 있는 교수진, 탄탄한 학교의 시설이나 입학관리본부, 여러 가지 사업들로 인해 전반적으로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반값등록금으로 인한 추가적인 상승 효과가 있었지요.” 시립대는 2018년 개교 1백 주년을 맞는다. 여느 대학과 달리 국내 유일의 공립대로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대학의 역할에 사명을 갖고 있다. “학교는 취업을 위한 스펙 교육도 좋지만 학생들이 사회에 기여하려는 마인드 세팅, 즉 공공성 교육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작년에 새 서울시장을 맞이하면서 사회봉사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일단 지역사회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그 지역을 잘 알아야 합니다. 구청과 협의하고 지역사회 시민단체와 교류하며 자문단을 구성해 필요한 것들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 총장은 재학생들에게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적극 권장한다. 대학 시절이 지나면 마음에 있다고 해도 배우기 힘든 것, 그러나 사회의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필요한 요소를 직접 이해하고 체득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봉사활동은 남을 돕는 것이라는 생각은 아주 일차원적인 발상입니다. 봉사하는 과정을 통해 배우는 것들은 긴 안목으로 볼 때 사회에 진출해 집단을 조직하고 관리하는 데 필요한 역량이죠. 자기와 다른 종류의 사람을 접하고 소통하는 법은 책을 통해 배울 수 없어요. 경험을 통해서만 습득할 수 있거든요.” 서울시립대는 사회공헌 팀을 만들어 ‘지역사회 재능기부’, ‘환자안심병원의 간병 봉사’, ‘해외 의료봉사’ 등 각종 봉사활동을 기획하고 이를 교양 필수 과목의 학점으로 연결되도록 했다. 학생들의 참여 비율은 과거에 비해 두 배가 늘었다. 서울시립대의 ‘인재 만들기’ 과거에는 문제 해결을 위해 카리스마를 가진 지도자가 독단적으로 결론을 내렸다면 앞으로는 ‘집단 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의 시대라고 이 총장은 말한다. 즉 이제는 집단이 의사소통을 하면서 함께 문제 해결을 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다. “탐구력과 창의력을 융합하는 것은 협조와 소통입니다. 공익을 생각하며 상호 소통하는 능력을 갖춘 인재를 배출해내고 싶습니다. 현재 교수님들과 종전의 탐구 과정 위주의 커리큘럼 안에 융합 과목을 개발하고 찾아내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어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교육과정 개편에 관심과 열정을 갖고 있었어요.” 서울시립대는 2010년 정부로부터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ACE)’로 선정돼 연간 약 30억원씩 총 4년간의 지원금을 받고 있다. 이를 통해 서울시립대는 교육인증원을 설립 전 학과 교육과정 전반에 대한 자체 교육 인증 시스템을 시행하고 있다. “쉽게 말해 종전의 일방적인 지식 전달이 아닌, 학생들의 탐구 역량을 배양하는 교육법에 대해 논의하며 교육의 질을 관리하고 자체 인증하는 시스템입니다. 교수님들이 모여 논의한 뒤 결과 보고를 하고 연말에는 교과부에 제출해 평가도 받아요. 미국 주요 대학은 이미 10년 전부터 하고 있어요. 우리 대학 교육의 중심축이 점점 옮겨지며 대학 기능의 본질을 찾을 수 있겠지요.” 공학교육 인증, 건축학교육 인증, 경영학교육 인증 등 외부 교육 인증을 받는 10개 학부·과 외 나머지 25개 학부·과 다시 말해 대학 내 모든 학과에 인증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교양, 전공, 비교과의 모든 과정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이 총장은 이를 ‘조용한 혁명’이 될 거라 기대한다. 그는 서울시립대 입학을 희망하는 고3 수험생들에게 대학생활에 대해 조언한다. “요즘 학생들은 아직도 탐구를 혼자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혼자 해도 되는 경우는 타고난 천재들이 그렇게 하는 겁니다(웃음). 탐구란 같이하는 거예요. 함께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해가는 겁니다. 그런 역량을 만들고 훈련받는 곳이 대학입니다. 책의 내용을 외워서 점수를 따는 곳이 아니에요. 입학을 한다면 공부에는 방해가 될지언정 큰 꿈을 갖고 여러 곳에 눈을 뜰 수 있는 풍부한 경험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시립대를 믿고 날개를 펼치세요.” 이 총장은 마지막으로 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대학의 장학금을 받고 유학 중인 제자가 후배들에게 쓴 편지를 보여줬다. 거기엔 이런 글귀가 있었다. “조금만 더 본인의 심장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면 당신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운명’과 마주하게 될 겁니다. 스스로 탐험해보고 싶은 일, 대학생이 아니라면 할 수 없는 일, 현재가 아니라면 꿈꾸지 못할 일들을 하나 둘 해보면 ‘운명’의 순간을 감지할 수 있을 겁니다.” <■글 / 이유진 ■사진 / 이주석>
- [명사에게 행복을 듣다]세계가 주목하는 이길여 가천대 총장
- 2012. 04. 10 17:36 화제
- ㆍ사랑하고 또 사랑하라 미국의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 미얀마의 국모 아웅산 수치, 아름다운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 그리고 가천대 총장 이길여. 바로 뉴스위크가 뽑은 ‘세계의 여성 150(Women in the World 150)’의 주역이다. 봄바람이 불어 잔디가 푸르러지면 아름다운 대학 교정에서의 인터뷰를 약속했던 그녀를, 조금 일찍 만나게 됐다. “전 항상 행복해요.” 인터뷰가 시작되자마자 그녀는 자신 있게 대답했다. 모 방송국의 다큐멘터리 촬영도 겹쳤다. 인터뷰가 끝나면 외부 행사도 예정되어 있었다. 정말 행복하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아이고, 힘들어!”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고된 일정이지만, 그녀의 자세는 흐트러짐이 없었고 표정은 밝았다. 행복한 기운이 느껴졌다. “남들이 거짓말이라고 할지도 모르겠어요. 사람이 어떻게 항상 행복하기만 하겠어요? 불행할 때도 있었겠지요. 또 저보고 성공했다고 하잖아요? 하지만 좌절도 있었죠. 그런데 저는 좌절했을 때는 생각이 나지 않아요(웃음). 또 불행했을 때의 생각도 안 나요. 많이 있었겠지요. 여러분의 몇 배를 살았기 때문에 몇 배는 더 그런 걸 느꼈을 텐데 행복해요.” ‘세계의 여성 150’에 뽑힐 정도로 유명하고 성공한 사람이지만, 그녀의 면면을 살펴보면 그 영광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산부인과 의사로 수많은 환자를 치료하고, 국내 굴지의 종합병원을 설립했으며, 글로벌 대학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가천대를 일궈낸 주역이기 때문이다. 누가 봐도 성공한 삶이지만, 그만큼 감내할 것도 있었으리라 추측할 수 있다. 하지만 그녀는 긍정적인 면만 보려고 한다. 행복은 긍정의 방향에 있다. 그녀는 언제 행복을 느낄까? “지난 인터뷰를 보니까 어떤 분은 여유가 있어 행복하고, 다른 분은 행복은 뇌과학이라고 했지만 전 사랑할 때 행복하다고 생각해요. 사랑! 전 모든 것을 사랑해요. 일도 사랑하고 학생도 사랑하고 환자도 사랑해요. 그냥 보통 사랑이 아니라, 김 박사님도 의사니까 아시겠지만 환자가 막 아프다고 하잖아요? 그 아픔을 제가 느끼는 거예요.” 그녀는 ‘사랑’이 행복의 조건이라고 한다. 흰 가운을 입고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의사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히포크라테스 앞에서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여기겠다’라고 선서를 한다. 사랑이 없다면 지킬 수 없는 선서이다. “수시간 진통을 하다가 순산을 해요. 그때 그 환자의 기쁨을 제가 느끼는 거예요. 힘을 줄 때 저도 같이 힘을 주죠. 어떤 때는 하루에 열세 명의 신생아를 받았어요. 힘은 들어도 그 행복감 때문에 이겨내요. 저는 육체적인 것을 정신적인 것으로 극복한다고 생각해요. 힘은 들지만 행복한 거죠.” 생명을 살리는 기쁨까지, 플러스알파 인생 공감을 통해 환자를 사랑하는 만큼, 환자의 행복 또한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녀는 돈을 위해 환자를 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했다. 형편이 어려운 이들은 무료 진료를 해주기도 하고, 적자 투성이인 오지의 병원을 인수해 아픈 사람들에게 의료 혜택을 나누어주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다 자기가 좋아서 하는 거예요. 피아니스트는 피아노가 좋아서 하고, 성악가는 노래가 좋아서 하는 거지만, 의사는 플러스알파가 있지요. 엄청난 플러스알파. 그건 사람의 생명을 고쳤다는 거죠. 내가 즐거워서 일을 했는데 그게 사람의 생명을 고쳤다니, 두 배로 행복한 거죠.” 의술을 통한 생명 구원으로 몇 배나 더 많은 행복을 얻고 있다는 그녀에게 슬럼프나 인생의 어려움은 없었을까? “저는 정말 환자를 보는 데 미쳐서 살았어요. 그러다가 1974년, 마흔두 살 때 마치 벤츠를 타고 정신없이 고속도로를 질주하다가 바위에 턱 부딪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그제야 비로소 좌우를 살펴보니 저한테는 아무것도 없는 거예요. 친구도, 자식도, 남편도 없어요. 그렇다고 다시 미국 유학을 가기도 그렇고, 상대도 없는데 갑자기 결혼을 할 수도 없는 일이고…. 은사님의 조언을 얻어서 일본으로 건너가 공부를 하기 시작했어요. 산부인과와는 아무 관계없는 분야였는데도 정말 즐거웠어요. 공부하는 재미야말로 정말 기가 막히잖아요!” 그녀의 슬럼프 탈출법은 일단 하던 일을 손에서 내려놓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1년을 보내며 나름의 인생을 정리했다. 의사로서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던 그녀는 그 시기를 넘으며 폭넓은 의료 활동을 하기로 결심하고 종합병원 설립에 매진했다고 한다. 행복은 나눌수록 커진다 “전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이 삶을 살 거예요. 여자가 되고, 의사가 되어서 이 삶을 살 거예요. 다만 좀 아쉬운 건 있어요. 아이들과 함께 노래방에 가면 ‘아, 나도 노래와 춤 좀 배워둘걸 그랬어’라는(웃음). 아쉬움은 있되, 후회는 없어요. 그러나 여성들에게 ‘내가 결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성공했으니, 여러분도 결혼하지 말라’라는 이야기는 절대로 하고 싶지 않아요. ‘절대 결혼은 해야 해!’라고 합니다(웃음).” 이 총장은 결혼을 ‘정상적인 자연현상’이라 일컫는다. 하지만 본인은 일하는 것이 무척 행복했기 때문에 결혼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만약 결혼했더라면 남편과 자녀 뒷바라지하는 데 전념했을 것이고, 그랬으면 결코 지금의 이길여 총장은 없을 것이라 했다. 하지만 자칫 ‘여자는 결혼을 하면 성공하지 못한다’라는 인식을 심어줄까 조심스러워했다. 그녀에게 배울 것은 ‘미혼’이 아니고 ‘열정’이다. “어떤 모임에 가서 누군가의 5캐럿 다이아몬드 반지를 껴봤는데, 그렇게 좋을 수가 없더군요. 순간적으로 나도 갖고 싶다는 유혹에 빠졌어요. 하지만 이내 다른 생각을 했어요. ‘내가 이것을 가지면 나 혼자만의 행복이고 만족이지만, 이 돈으로 새로운 기계를 사서 환자 진료에 도움을 주면 만인이 행복하겠다’. 행복은 나눌수록 커진다는 말, 절대 진실이에요. 그래서 전 다이아몬드 반지 대신 최신형 초음파 기계를 샀지요.” 일에 대한 열정과 환자에 대한 사랑으로, 본능적인 허영마저 허락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감동적이었다. 1970년대 초반이었나 보다. 당시에는 임신부를 진찰해도 태아의 성별은 물론, 생사 여부도 알지 못하던 시절이었다. 그녀는 다이아몬드 반지 대신 국내에 오직 네 대가 도입된 최신형 초음파 기계를 구입했다. 임신부들은 곧 태어날 아이의 심장 소리를 들을 수 있어 행복해졌고, 매일 그들을 대하는 이길여 총장 역시 행복한 일상을 보낼 수 있었다. 내 손안의 다이아몬드 반지와 맞바꾼 초음파 기계는 산모와 그녀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다이아몬드가 됐다. 부모 스스로가 교육자가 되세요 인터뷰가 있던 날, 때마침 가천대 글로벌캠퍼스 총학생회 출범식이 있었다. 예정에 없었지만 이길여 총장은 단상에 올라 짧지만 강한 구호로 학생들에게 힘을 불어넣어주었다. 요즘 그녀의 관심사는 오직 학생들에게 향해 있다고 한다. 자녀교육에 대한 조언을 구하자 마치 아는 문제를 받아든 학생처럼 자신 있게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자식들은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라는 옛말이 있잖아요. 부모는 무한 책임을 갖고 있는 거예요. 부모가 공부를 하면 아이들이 그것을 보고 공부를 하는 거죠. 다섯 살 때 미국으로 이민 가 한인 최초로 아이비리그 총장이 된 다트머스대 김용 총장은 인터뷰에서 ‘밥만 먹으면 부모님을 비롯한 식구들이 함께 공부를 했다. 그런 부모가 있었기에 오늘의 내가 있다’라고 말했어요. 정말 부모 스스로가 교육자라고 생각하고 모범적으로 살아야 해요. 그것이 책임질 줄 아는 부모입니다.” 솔선수범하면서 칭찬을 해주라는 그녀의 교육철학이 얼마나 효과적인지는 가천의대 길병원의 네쌍둥이 간호사가 증명한 바 있다. 23년 전 그녀의 병원에서 네쌍둥이를 어렵사리 출산한 부모는 출산 비용은커녕 인큐베이터비, 입원비를 내기 힘들 정도로 형편이 어려웠다. 이 사정을 전해들은 당시 이길여 원장은 병원비를 한 푼도 받지 않았다. 오히려 “이 아이들이 자라면 반드시 최고가 될 테니 잘 키워주세요”라는 조언을 했다. “모두 여의사를 시키세요. 학비는 제가 다 낼게요”라는 희망도 함께 전했다. 18년 후 네쌍둥이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모두 간호학과에 진학했고, 이 총장은 학비를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은 물론 가천의대 길병원 간호사로 네쌍둥이 모두를 채용했다. “불과 1983년만 해도 레이건 대통령이 우리나라의 심장병 어린이를 미국에 데려가서 치료해주던 때였어요. 그로부터 정확하게 8년 뒤에 우리 병원이 베트남에서 심장병으로 죽어가는 여성을 데려와 수술시켰죠. 국제적인 의료봉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겁니다. 그에 맞춰 글로벌 대학으로서의 면면을 확실히 할 계획이에요. 국제적인 교류와 봉사를 위한 학과를 만들려고 합니다.”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다음 일정을 위해 바쁘게 자리를 떠야 하는 상황이 못내 아쉬웠다. 작별을 위한 악수를 청하고 돌아서는데 아쉬운 마음이 전해졌는지, 그녀가 필자를 덥석 안아주었다. 따뜻한 가슴이었다. 결혼도 하지 않고 자식도 낳지 않았지만 그녀의 품은 따뜻한 어머니 같았다. 고통받는 환자들과 미래를 꿈꾸는 학생들의 어머니. 어머니의 사랑은 늘 따뜻하고, 그래서 행복하다. 이길여 총장은… 1932년생. 서울대 의대 졸업 후 ‘김안과’, ‘곽내과’라는 간판이 대세이던 1958년 ‘내 이름을 걸고 진짜 병원다운 병원을 만들겠다’라는 포부로 ‘이길여 산부인과’를 열었다. 이후 1978년 국내 여의사 최초로 의료법인을 설립하고 무의촌, 낙도 진료 등 의료봉사를 벌이는 등 병원의 문턱을 낮추는 데 일조했다. 1998년에는 후진 양성을 위해 가천의과대학을 설립하고 경원대를 인수한 뒤 2011년 두 학교를 통합해 학생 수 기준으로 수도권 사립 3위 규모인 가천대학교를 출범시켰다. 어머니가 “불쌍하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 정도로 밥 먹을 시간도 없이 환자만 바라보고 살던 의사선생님은 이젠 학생밖에 모르는 총장님이 됐다. 앞으로도 그녀의 인생에서 큰 지침은 사랑이다. 사랑을 기반으로 공익경영을 위한 가천길재단의 활동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김진세 박사는… 여자보다 더 여자 마음을 잘 아는 여성 심리 전문가로 유명한 정신과 전문의. 고려제일정신건강의학과에서 일상의 스트레스에 지친 이들을 위한 상담을 하는 한편, ‘행복연구소 소감’을 통해 기업체를 대상으로 임직원의 스트레스 관리와 행복 찾기를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행복 멘토’라 불리고 있다. 2008년 1월호부터 3년간 ‘김진세의 인터뷰_긍정의 힘’을 통해 서른여섯 명의 긍정 아이콘들을 만나 그들이 가진 긍정의 힘과 행복 노하우를 독자들과 공유해왔다. 저서로는 「마흔의 심리학」(공저), 역서 「뜨겁게 사랑하거나 쿨하게 떠나거나」, 「심리학 초콜릿」, 「스타트 신드롬」, 「애티튜드」가 있다. 트위터 @happy_mentor <■글 / 김진세 ■기획 / 장회정 기자 ■사진 / 이주석>
- 명사에게 행복을 듣다
- ‘나눔의 삶’ 실천하는 한세대학교 김성혜 총장
- 2009. 07. 14 화제
- 한세대학교 김성혜 총장은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의 부인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누군가의 부인’이라는 이름 안에 가두기에 그녀는 넘치는 커리어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예술인 출신 종합대학 총장이자 교육자로,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로, 신학자이자 한 가정의 어머니로 누구보다 열심히 삶을 일구어온 김성혜 총장을 만났다.인터뷰 하루 전인 6월 10일은 김성혜 총장의 생일이었다. 총장실 앞은 학생들이 달아놓은 분홍색 풍선과 리본으로 예쁘게 꾸며져 있었다. “멀리까지 오느라 고생이 많았다”며 친근한 미소로 기자를 맞는 김성혜 총장을 보니 ‘굿모닝 총장’이라는 그녀의 별명이 떠오른다. 김성혜 총장은 학생들 사이에서 ‘굿모닝 총장’으로 통한다. 교정에서 마주치는 학생들에게 언제나 ‘굿모닝’이라며 말을 걸기 때문이다. 한세대 학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그녀에게 영어 인사를 받아봤을 정도로 그녀는 학생들에게 말 걸기를 즐긴다. 학생들의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려는 의도도 있지만 학생들과 스스럼없이 소통하고픈 마음에서 시작된 인사다. “처음에는 멀리서 저를 보면 학생들이 저만치 도망갔는데 요즘에는 먼저 말을 걸어와요. 얼마 전엔 한 남학생과 단둘이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제가 영어로 말을 거니까 그 학생 얼굴이 빨개지더라고요.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총장님 사랑합니다!’라고 외치면서 도망치듯 달려 나가는 걸 보고 한참 웃었어요. 대답은 하고 싶은데 차마 영어로 말을 건네기가 쉽지 않다는 거, 저도 잘 알아요.” 2001년 취임해 햇수로 8년째 한세대 총장을 역임하며 그녀는 끊임없는 시도를 했다. 학생들의 해외 체험과 직장 체험을 적극 지원하고 학생 4명 중 1명꼴로 외국인 교수 비율을 높였다. 국내 대학 중 최초로 무료 청강제를 도입해 지역 주민에게 8개 학부 420여 개 강의를 공개하기도 했다. “8년 동안 쉬운 길이 아니었어요. 여자 총장이라 좋은 점도 있지만 힘든 점도 많았죠. 눈에 보이지 않게 느껴지는 걸 극복해야 하는 경우도 많았고요. 언젠가 대처 수상이 60~70명 되는 백발의 의원들 앞에서 호령하고 있는 사진을 봤는데 카리스마가 대단하더라고요. 때로는 그런 카리스마도 필요한 것 같아요.” 대처가 강철 같은 카리스마를 가졌다면 김 총장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가진 사람이다. 포근하면서도 편안한 말투, 소탈함과 호탕함으로 상대방을 무장 해제시킨다. 대학 총장이라기보다는 초등학교 시절 담임선생님 같다. “예전에 호서대학에서 예술 학장을 할 때 고등학교에 입시시험 총감독을 하러 갔어요. 시험시간 동안 잠깐 화장실에 갔는데 뒤에서 누군가 “아줌마! 여기 어떻게 들어왔어요!” 하고 버럭 소리를 지르더라고요. 수위 분이 제가 학생들 시험 보는데 몰래 들어온 동네 아줌마로 아셨나 봐요. 그때 가슴이 철렁했죠. ‘일하는 사람으로서 내 일에 맞게 옷차림도 프로페셔널해야겠구나’하는 생각에 그때부터 정장을 챙겨 입기 시작했어요. 프로페셔널하기 위해 권위를 내세울 필요는 없잖아요? 학생이든 누구든 편안하게 마음을 열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해요.”‘목사 사모살이’ 40년, 공중을 걸어라 김 총장은 어머니 최자실 목사, 조용기 목사와 함께 오늘날의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일군 숨은 공로자로 꼽힌다. 신도 70만 명의 세계 최대 규모의 여의도순복음교회가 맨 처음 신도 5명의 천막 교회에서 시작됐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말로는 다 할 수 없는 어려움도 많았다. “1950년대에 형제 모두가 피아노를 배울 정도로 부족함 없이 자랐어요. 그러다 제가 중학교에 들어갈 무렵 부모님의 사업 실패로 가세가 기울기 시작했죠. 외할머니와 언니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신 뒤 어머니는 신학교에 입학하셨어요. 조용기 목사와 어머니가 신학교 동창이었는데 어느 날 어머니께서 제게 ‘오빠다’라며 소개를 시켜주시더라고요. ‘하나님께서 딸을 데려가고 대신 아들을 주셨구나’ 하시면서요. 그때 제가 중학교 3학년이었어요.” 넉넉하지 못한 살림에 서울예고로 진학한 그녀는 고등학교 때부터 집안 살림을 책임진 소녀가장이었다. 교회에 전념한 어머니와 조 목사를 대신해 그녀는 피아노 레슨을 하며 등록금을 내고 가정과 교회에도 보탬이 됐다. “그때 서울예고에는 부잣집 아이들이 많이 다녔어요. 다들 미제 구두를 신고 승용차를 타고 등교를 하는데 저는 3년 내내 외투 한 벌 없이 벌벌 떨면서 학교에 다닌 기억이 나네요. 피아노 레슨을 하러 가면 학생 어머니께서 밥을 주셨는데 그 밥을 먹고 나면 더 가르쳐야 할 것 같은 거예요. 밥을 주시면 그게 너무 감사해서 한 시간 더 가르치고, 또 주시면 한 시간 또 가르치고. 그러고 집에 오면 밤 11시가 넘었어요. 그때 버스정류장에서 집까지 오는 길이 어찌나 무섭던지. 깜깜한 밤길을 걸으며 찬송가를 부르며 집에 왔죠.” 그렇게 밤늦게 들어와도 다음날 새벽 5시에는 어김없이 교회에 가 오르간으로 찬송가를 연주했다. 힘들었던 시절 피아노와 신앙은 그녀를 지탱해준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힘들 때마다 친오빠처럼 다독여준 조 목사와는 이화여대 음대를 졸업하고 딱 일주일 만에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 전부터 늘 식구처럼 지내온 터라 연애다운 연애를 못하고 결혼한 건 지금도 많이 아쉽다. “결혼 후에도 목사님은 정말 열성적으로 부흥을 하셨어요. 집에 와서도 설교와 기도 준비에 바쁘셨죠. 다정한 남편이었다고는 말씀 못 드리겠네요(웃음). 요즘 TV에 나오는 젊은 부부들이 너무 부러워서 제가 다시 신혼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더니 목사님도 그때 자기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대요. 제자들에게는 자기처럼 살지 말고 부인과 자식들에게 잘하라고 하신대요.” 작은 교회였을 때는 살림이 너무 어려워 힘들었고 교회가 성장한 이후에는 ‘대형 교회의 사모’라는 이름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어렸을 때부터 외향적이었던 성격이 결혼 후 내성적으로 변한 것을 보고 친구들은 “목사 부인이 되면 다들 이렇게 말이 없어지는 거냐”며 농담을 할 정도였다. “시집살이는 3년이라지만 ‘목사 사모살이’는 30년이에요(웃음). 저는 40년이 넘었으니 이제 많이 균형을 찾았어요. 고비가 있을 때마다 ‘공중 위를 걸어라’는 말을 생각해요. 길을 걸으면 돌멩이에도 걸리고 나무에도 걸려 넘어지잖아요. 공중 위를 걸으면 넘어질 일이 없어요. ‘공중을 걷는 마음으로 고비에 맞닥뜨려도 넘어지지 말자’라는 게 제 신조예요.” 성혜장학회와 가나안우리집, 나눈 만큼 채워지는 마음 등록금이 없어 힘겨운 학창 시절을 보낸 그녀는 장학재단을 만들어 불우한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는 것이 꿈이었다. 그리고 그 꿈은 지난해 10월 성혜장학회를 통해 실현될 수 있었다. 성혜장학회는 불우한 환경에 있는 학생들이 배움의 뜻을 잃지 않도록 매년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장학금을 받은 학생 중에는 뛰어난 학생들이 많아요. 고등학교 3학년생인 어느 학생은 미국 아이비리그의 여러 대학에 합격하고도 형편이 어려워 포기할 뻔했는데 장학금을 받고 입학했어요. 제가 학교에 간 것처럼 기뻤죠.” 아들 셋을 낳은 뒤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생각에 미국 맨해튼 음대 피아노과에 진학, 석사학위를 받은 그녀다. ‘공부는 평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공부를 하고 싶어도 환경이 어려워 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볼 때 가장 마음이 아프다. 1996년부터 보육원 ‘가나안우리집’과 무의탁 노인을 돌보는 ‘가나안노인복지원’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가나안우리집 아이들은 그녀에게 무척이나 소중한 보물들이다. “언젠가 새해에 기도를 드리다가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어요. 그 전에 고아원을 해보자는 제의가 많았는데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아 거절했거든요. 아이들을 돌봐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아산에 있던 고아원을 인수했어요. 아이들에게 이름을 뭐라고 할까 물었더니 ‘우리 집에 가자’라는 말이 너무 하고 싶었다면서 ‘우리집’으로 하재요. 그렇게 해서 ‘가나안우리집’이 된 거예요.” 이미 장성한 아들 셋이 있지만 아이들을 돌보는 일은 언제나 새롭고 설레는 일이다. 크고 작은 일이 있을 때마다 달려와 재롱도 부리고 힘을 주는 아이들을 보면 ‘아이들이 나를 돌보고 있구나’라고 느낀다고. “얼마 전 제 피아노 연주회 때 아이들이 놀러왔어요. 두 아이가 한쪽씩 제 손을 잡고 있었는데 꼭 잡은 손을 놓지 않더라고요. 잠깐 손을 떼놓고 화장실을 갔다 와보니 아이가 울고 있어요. 총장님이 자기 떼놓고 멀리 간 줄 알았대요. 정말 예뻐요. 내 아이들 키울 때도 그런 생각 안 했는데 요즘은 이 아이들을 보살피게 해주셔서 하나님께 깊이 감사해요.” 피아노 치는 총장님답게 가나안우리집에도 피아노를 두었다. 피아노가 아이들 정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가나안)우리집에 얼마 전에 열한 살짜리 아이가 왔는데 울음을 그치지 않았어요. 고아원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불안하기 때문에 그런 경우가 있죠.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말없이 울기만 하다가 지난 가을 제 독주회에 와서 제가 피아노 치는 걸 보고 난 뒤에 ‘나 피아노 칠래요’ 하는 거예요. 피아노를 치면서 그 뒤로는 말도 잘하고 훨씬 밝아졌죠. 고아원이라고 밥만 주고 끝내요?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더 잘 교육받고 더 잘해야 돼요. 내 자식 같아요. 자식이 하고 싶다는데 어느 부모가 안 시키겠어요. 아이들이 하고 싶다는 건 다 해주고 싶은 게 제 마음이에요.” 아이들에게는 바라는 것 없이 주고만 싶은 그녀지만 딱 한 가지 바라는 것이 있다. 바로 고마움을 알고 기억했다가 다른 사람들에게 그 고마움을 전하라는 것이다. “아이들이 저에게 고맙다고 하면 저는 아이들에게 편지 한 통 써달라고 해요. 받기만 한 사람은 베풀줄 모르거든요. 지금은 아이들이 베푸는 것보다 받는 게 많으니까 편지를 쓰며 고마움을 알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베풀 줄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전 또 답장을 주고요. 키다리 아저씨는 아니지만 뚱뚱보 아줌마는 될 수 있지 않을까요?(웃음)” 끊임없이 도전하고 아낌없이 베푸는 삶만큼 의미 있는 삶이 또 있을까. 김성혜 총장은 그 두 가지를 실천하는 사람이다. 앞으로 총장으로서 한세대학교를 국제대학으로 만드는 일뿐 아니라 피아니스트로서 자신이 가진 노하우를 제자들에게 전수할 예정이다. 여전히 부족함을 느끼는 영어 공부에도 계속 박차를 가하고 어려운 환경에 있는 이들에게 비전을 밝혀줄 장학사업도 쉬지 않을 계획이다. 그녀가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 바로 열정이다.■글 / 노정연 기자 ■사진 / 홍태식(프리랜서), 한세대학교 제공
- 박범훈 총장의 감성 에세이 ‘우리가 더불어 살 길은 추임새뿐’
- 2008. 12. 11 화제
- 소리와 인연을 맺고 신명 나는 추임새와 더불어 살아온 박범훈 중앙대 총장이 ‘추임새를 하며 살자’며 책 「박범훈의 추임새」를 썼다. 아름다운 청춘이 인터넷 악플 앞에 쓰러지고, 너 죽고 나 살자는 식의 다툼이 벌어지는 이 세상에서 더불어 살 길은 추임새뿐이라는, 박 총장이 조언하는 가족 간의 추임새 나누는 법. 추임새는 ‘상대방을 추어올리다’ ‘치켜세우다’라는 뜻의 순 우리말로, 북을 치는 고수(鼓手)가 창을 하는 창자(唱者)에게 판소리를 잘하라고 얼씨구, 좋지, 그렇지, 얼쑤 등으로 추어올리는 소리를 말한다. 이렇게 말로 하는 추임새 외에 행동으로 하는 추임새가 있다. 창자에게 잘한다고 손짓하고, 고개를 끄덕이고, 슬픈 대목에서 슬퍼하고, 기쁜 대목에서 기뻐하고, 판소리가 끝나는 대목마다 박수를 치는 행위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이제 추임새가 판소리계를 떠나 우리의 삶 속에 활력소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 추임새를 통해 상대를 인정하고, 배려하고, 치켜세울 줄 아는 아름다운 사회, 행복한 사회를 기대해본다. 얼씨구, 좋다, 잘한다! 부부 추임새의 아름다운 실천 한국 남성들은 사랑한다는 말을 할 줄 모른다고 한다. 물론 나이 든 한국 여성들이 한 말이다. 심한 경우에는 “태어날 때부터 ‘사랑’자를 모르고 나온 것 아니냐”는 말까지 한다. 얼마나 한국 남성들이 사랑한다는 말을 못했으면 이렇게까지 수모를 당하는 것인지 나 자신부터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사람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경상도 사내들이 더 심하다는 말은 그전부터 들어왔다. 집에 들어서면 “밥 묵자” “아(아이)는” “자자”라고 ‘딱’ 세 마디 한다는 말이 유행한 적도 있다. 경상도 남성의 우직함을 표현한 말일 게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해도 너무한 것이다. 사랑한다는 말은 못하더라도 집안일로 하루 종일 고생한 부인에게 수고했다는 말 정도는 해야 하는 거니까 말이다. 부부끼리는 나이가 들수록 추임새가 필요하다. 물론 말로 하는 추임새다. 행동으로 하는 추임새가 추가되면 금상첨화지만 무리는 절대 금물이다. 말로 하는 추임새의 종류도 젊은이와는 다르다. ‘사랑’자를 가지고 놀 나이는 이미 지났고, 오랜 세월 함께 살아온 연륜이 추임새를 대신한다. 그냥 쳐다만 보는 눈빛 속에도 추임새가 들어 있고, 등을 돌리고 앉아 아무 말 없어도 추임새가 통한다. 외국 사람들은 ‘사랑’을 입에 달고 산다. 그들은 생활 습관 자체가 그렇기 때문이다. 그것을 보고 한국 남성은 ‘사랑’자를 모른 채 태어났다고 비교한다면 한국 남성의 진정한 사랑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 나이가 들수록 부부는 자주 대화를 해야 한다. 나이 들어 하는 대화는 내용과 관계없이 그 자체가 추임새다. 할 말이 없으면 아무 말이나 하면 된다. 다만 소싯적에 속상하게 했던 말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말하는 나도 집에서 추임새를 잘 못한다. 우리 집사람은 늦둥이를 둔 까닭에 젊어 보이려고 부단히 노력했는데, 실제로 나이보다 젊어 보인다. 그런데 내 머리카락색이 백발이어서 그런지 집사람을 보고 ‘둘째’라고 한단다. 게다가 “큰딸은 전처의 딸이고, 막내는 지금 부인이 낳은 애”라는 얘기까지 떠돈다고 했다. 딸들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자고 한다는 얘기도 전했다. 나는 모처럼 집사람한테 추임새를 했다. “아직 젊고 괜찮네.” 하루는 평소보다 일찍 집에 들어갔다. 집사람이 슬쩍 “오늘은 일찍 들어오셨네”라며 반기는 소리에 나는 능청스럽게 “보고 싶어서 왔지”라고 응대했다. 그러자 집사람은 그대로 받아쳐서 “입에 침이나 바르고 말하슈”라며 핀잔을 줬다. 우리 나이가 되면 이런 소리 모두가 추임새다. 또 어느 날은 퇴근하고 느지막이 집에 들어갔더니 집사람과 딸들이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가족과의 대화 자체가 추임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던 터라 큰맘 먹고 동참했다. 버라이어티 쇼에 흠뻑 빠져 누군가를 흉내 내는 장면에서 모두 자지러졌다. 나만 멍하게 앉아 있었다. 그래도 가만히 있어야 하는데 “왜 웃느냐”고 자꾸 물으니까, 딸들이 “안녕히 주무세요”라고 인사한 후 하나씩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설명해줘도 모를 거라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일 터다. 그래도 집사람은 뭔가 설명해주려고 노력을 하는데, 웃음의 원인을 모르니 헛일이었다. “빨리 씻고 잠이나 자라”는 집사람의 추임새가 시작됐다. “제발 양말 좀 돌돌 말아 구석에 박아놓지 마라”는 소리가 뒤를 이었다. 하지만 알았다고 말하면서도 손이 저절로 양말을 돌돌 말고 있었다. “그렇게 하지 마”라는 소리를 들어도 왜 그게 고쳐지지 않는지 모를 일이다. 나에게는 집사람의 이런저런 소리가 다 추임새로 들리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집사람도 알고 있다.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또다시 그렇게 할 거라는 사실을…. 이런 말 모두가 나이 들어 살면서 하고, 듣는 추임새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렇다. 세상에는 사랑 타령의 추임새가 있는가 하면, 말없이 마음을 주고받는 추임새도 있고, 좋든 싫든 지난 일을 되새겨보며 살아가는 추임새도 있다. 한도 끝도 없는 사랑의 추임새를 어찌 다 털어놓을 수 있겠는가. 어린이는 추임새를 먹고 자란다 어려서부터 추임새를 듣고 자란 아이는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모든 일에 긍정적인 사고를 갖게 된다. 그 이유는 안정된 가정에서 항상 칭찬을 듣고 자란 덕에 성격 자체가 남을 비방하거나 부정적일 수 없기 때문이다. 어린이가 자라면서 추임새를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 조건은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자란 어린이는 사랑과 추임새를 듬뿍 받고 자라기 때문에 성격 자체가 차분하고 밝으며 남을 위할 줄 아는 인간성을 지니게 된다. 특히 여러 가족이 함께 살면서 자연스레 공동체 의식을 지니게 된다. 그러나 요즘 어린이는 핵가족 시대에 살면서 대부분 엄마와 함께 지내는 경우가 많다. 엄마는 항상 아이와 함께 있기 때문에 아이 행동거지 하나하나에 지나칠 정도로 신경을 쓰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칭찬이나 추임새보다는 꾸중을 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물론 아이를 키우면서 추임새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교육적인 면에서 잘못하면 꾸중도 해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반성할 수 있도록 적당히 벌도 줘야 한다. 그러나 잊어서는 안 될 것은 엄마가 꾸중을 하거나 벌을 주면 아버지는 아이를 달래주고 풀어줘야 한다는 사실이다. 아빠는 엄마로부터 꾸중을 듣게 된 이유를 묻고, 아이가 잘못한 점을 자세히 이해시키고 잘한 점을 내세워 칭찬성 추임새로 풀어줘야 한다. 우리 집사람도 아이들을 키우면서 추임새보다는 ‘해라’와 ‘하지 마라’ 소리를 많이 한 것으로 기억한다. 대부분의 아빠들은 아이들에게 아첨성 추임새를 한다. 엄마들은 아빠의 이런 행동이 교육에 도움이 안 된다고 불평을 늘어놓는다. 심한 경우에는 엄마와 아빠가 싸움까지 한다. 결과는 대개 아빠가 엄마로부터 경고를 받는다. 나 역시 “아이 버릇 다 버려놓는다”고 집사람으로부터 경고를 받는가 하면, 더러는 퇴장을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변함없이 기회가 될 때마다 딸들에게 추임새를 해준다. 엄마의 꾸지람이 강할수록 모두 내 추임새에 묻혀버리게 한다. 그래서인지 우리 애들은 사고가 긍정적이고 성격도 명랑하고 밝다. 큰딸은 대학생 때까지 할머니와 함께 살면서 흠뻑 뒤집어쓸 정도로 추임새를 받고 자랐다. 그 덕분에 동생들을 잘 살피고 가족의 일을 자기 일처럼 한다. 우리 애들의 성장 과정에서 느낀 것 역시 ‘어린아이는 가족의 추임새를 먹고 자라야 한다’는 사실이다. 글쓴이 박범훈은… 1948년 경기도 양평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음악과(작곡 전공)와 일본 무사시노음악대학 작곡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지휘·작곡 등 예술가로서의 행보 외에 교육행정가로서 바쁘게 활동하고 있다. 현재 중앙대학교 총장을 맡고 있다. ■글 / 박범훈 ■일러스트 / 전용성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이 글은 「박범훈의 추임새」(경향신문사)에서 발췌·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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