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3,117 건 검색)
- 하산 중 추락한 30대 등산객…영하 추위 속 10시간 만에 구조
- 2024. 12. 22 14:07 사회
- ... 구급대원들의 모습.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경기 양평군 용문산에서 하산 중이던 30대 남성이 추락해 중상을 입었다가 10시간 만에 구조됐다. 영하 10도까지 떨어진 강추위 속 자칫 위험할 수 있었던...
- 울산 조선소서 30대 노동자 추락사…경찰, 사고 경위 조사
- 2024. 12. 19 08:56 사회|지역
- ... 동구 HD현대미포조선 내 독(Dock·선박건조설비)에서 노동자 A씨(30대)가 약 12m 아래로 추락했다. A씨는 중상을 입고 인근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지만 19일 오전 3시30분쯤 숨졌다....
- [한국갤럽] ‘비상계엄’ 윤 대통령, 지지율 11%로 추락…“내란이다” 71%
- 2024. 12. 13 10:31 정치|정치|정치
- ...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인 11%로 추락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여파다. 비상계엄이 “내란”이라는 응답은 71%, 윤 대통령의 탄핵에...
- 비상계엄내란한국갤럽윤석열 탄핵 정국
- [천준범의 기승전 거버넌스]평판 추락한 ‘주식회사 대한민국’…‘승자독식 체제’ 바꿔야 산다
- 2024. 12. 10 20:02 경제
- 기업에서 거버넌스가 가장 중요하고 회사의 많은 문제가 결국 거버넌스로 귀결된다는 의미에서 ‘기승전 거버넌스’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시작하여 세 번밖에 쓰지 않았는데, 도저히 현실이라고 믿기 어려운...
- 천준범의 기승전 거버넌스
스포츠경향(총 1,068 건 검색)
- ‘계속되는 추락’ 맨시티, 애스턴 빌라에 1-2 패배, 리그 6위 추락···최근 공식전 12경기서 ‘1승2무9패’ 처참한 몰락
- 2024. 12. 22 02:43 축구
- 버밍엄 | AP연합뉴스 추락이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애스턴 빌라에 패하며 3연패 수렁에 빠졌다. 맨시티는 21일 영국 버밍엄의 빌라 파크에서 열린 애스턴 빌라와의 2024~20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맨시티는 이 패배로 공식전 3연패에 빠졌다. 최근 12경기에서 1승2무9패의 심각한 부진이다. 이날 패배로 맨시티의 승점은 27점(8승3무6패)에 머무르며 리그 6위로 떨어졌다. 반대로 홈에서 맨시티를 잡은 애스턴 빌라는 승점 28점(8승4무5패)이 돼 맨시티를 끌어 내리고 5위로 올라섰다. 맨시티는 경기 시작과 함께 실점 위기에 빠졌다. 애스턴 빌라가 강한 전방 압박을 통해 맨시티 수비의 실수를 유도했고, 존 두란이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맞았다. 하지만 맨시티의 슈테판 오르테가가 슈팅 방향을 예측하고 선방해냈다. 이후 이어진 애스턴 빌라의 코너킥에서 파우 토레스가 절묘한 헤더로 연결했는데, 헤더의 슈팅도 오르테가의 손을 맞고 골대를 강타한 뒤 밖으로 나갔다. 버밍엄 | EPA연합뉴스 계속해서 맨시티 골문을 두들기던 애스턴 빌라는 전반 16분 결국 결실을 맺는데 성공했다. 유리 틸레망스의 절묘한 침투 패스를 받은 모건 로저스가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맞이했는데, 슈팅을 날리지 않고 옆에 있던 두란에게 공을 넘겨줬고, 두란이 깔끔하게 마무리 지으면서 1-0 리드를 잡았다. 이후 맨시티의 공세가 이어졌으나 모조리 무위로 돌아가면서 애스턴 빌라가 1-0으로 앞선 가운데 전반전이 마무리됐다. 후반 들어 애스턴 빌라의 공세가 다시 이어졌다. 후반 6분 두란이 또 한 번 맨시티의 골망을 흔들며 멀티골을 달성하는가 싶었지만 부심이 깃발을 들어 오프사이드를 선언했다. 후반 15분에는 로저스가 페널티 왼쪽 지역에서 두란과 2대1 패스를 주고받은 후 가까운 포스트를 향해 날린 슈팅이 골대를 강타했다. 하지만 후반 20분, 애스턴 빌라가 기어코 추가골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페널티 중앙 지역에서 시도한 로저스의 왼발 슈팅이 그대로 맨시티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다급해진 맨시티는 총공세를 벌였으나 좀처럼 애스턴 빌라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그러다 후반 추가시간 필 포든의 골이 터지며 1-2로 추격을 시작했으나, 남은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페프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 버밍엄 | 로이터연합뉴스
- “해결책 아직 찾지 못했다” 자책한 과르디올라 감독, 맨시티의 끝없는 추락···맨체스터 더비서 충격 역전패, 최근 11경기서 8패째
- 2024. 12. 16 10:00 축구
- 게티이미지코리아 유럽 최고의 팀으로 평가받던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가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맨시티가 맨체스터 더비에서도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맨시티는 16일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유와 2024~20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6라운드 홈 경기에서 1-2로 역전패했다. 맨시티가 팽팽한 초반 분위기 속에 선제 골을 넣었다. 전반 36분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일카이 귄도안의 패스를 받은 케빈 더브라위너가 크로스를 넘기자 공격에 가담한 중앙 수비수 요슈코 그바르디올이 헤더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후반 막판 맨유의 공세를 막지 못했다. 맨유는 후반 43분 아마드 디알로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키커로 나선 브루누 페르난드스가 마무리하며 극적으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2분 뒤에는 디알로가 후방에서 날아온 패스를 잡아 골대로 쇄도하며 때린 왼발 슈팅이 그대로 결승 골이 됐다. 맨시티 입장에서는 충격적인 패배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페프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끈 맨시티는 리그 홈 105경기에서 단 4패만 기록했다. 전반 앞선 경기에서는 한 번도 지지 않다가(94승7무) 이날 처음 졌다. 현지 매체에서는 88분간 앞서다 진 이날 경기는 맨시티가 가장 늦게까지 앞서다 패배한 경기라고 전했다. 이날 패배로 맨시티는 최근 공식전 11경기(정규리그 1승1무5패·컵대회 1패·UEFA 챔피언스리그 1무2패) 동안 8패를 당하면서 단 1승만 거두는 치욕적인 상황을 끊지 못했다. 리그 5연패 도전도 사실상 무산됐다. 맨시티는 5위(승점 27점·8승3무5패)에 랭크돼 있지만,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는 선두 리버풀(승점 36점)과의 격차는 승점 9점 차로 벌어졌다. 게티이미지코리아 과르디올라 감독은 “내가 부족하다. 감독으로 해결책을 찾아야 하지만 지금까지 찾지 못했다. 그게 현실”이라며 괴로워했다. 시즌 도중 팀과 2년 재계약을 맺은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도자 커리어에서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최악의 부진과 마주한 상황이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22위로 밀리며 리그 페이즈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생존’을 강조하며 “그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후벵 아모링 감독이 새로 부임한 맨유는 최근 리그 2연패에서 탈출하며 12위로 올라섰다. 아모링 감독은 지난 11월 스포르팅(포르투갈) 감독으로 맨시티에 4-1로 승리한 데 이어 이번에는 맨유 사령탑으로 과르디올라의 맨시티를 상대로 2연승했다.
- [UCL 리뷰] ‘이럴 수가!’ 맨시티 또 졌다.. 유벤투스 원정서 0-2 완패→22위 추락, ‘16강 빨간불’···10경기서 단 ‘1승’
- 2024. 12. 12 06:50 축구
-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또 패배를 당했다. 유벤투스 원정에서 0-2로 패하며 22위로 추락, 16강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또 패배를 당했다. 유벤투스 원정에서 0-2로 패하며 22위로 추락, 16강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또 무너졌다. 유벤투스 원정에서 0-2로 패하며 22위로 추락, 16강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맨시티는 12일 오전 5시(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의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6차전 원정 경기에서 유벤투스에 0-2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맨시티는 2승 2무 2패(승점 8점)를 기록하며 22위로 추락했다. 맨체스터 시티 선발 라인업. 맨체스터 시티 공식 SNS 유벤투스 선발 라인업. 유벤투스 공식 SNS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시티는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에데르송 모라이스가 골문을 지켰고, 리코 루이스-요슈코 그바르디올-후벵 디아스-카일 워커가 백4를 구축했다. 3선에 일카이 귄도안과 베르나르두 실바, 2선에 제레미 도쿠-케빈 더 브라위너-잭 그릴리시가 포진했고, 최전방 원톱에 엘링 홀란이 나섰다. 티아고 모타 감독이 이끄는 유벤투스 역시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미켈레 디 그레고리오가 골문을 지켰고, 니콜로 사보나-피에르 칼룰루-페데리코 가티-다닐루가 백4를 구축했다. 3선에 케프랑 튀랑과 마누엘 로카텔리, 2선에 케난 일디즈-퇸 코프메이너르스-프란시스쿠 콘세이상이 포진했고, 최전방 원톱에 두샨 블라호비치가 나섰다. 맨시티 제레미 도쿠가 유벤투스 퇸 코프메이너르스를 제치고 돌파하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맨시티 엘링 홀란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맨시티가 점유율을 높이며 경기를 주도했으나 유벤투스의 수비를 좀처럼 공략하지 못했다. 유벤투스는 수비적으로 내려 앉은 뒤 최전방 블라호비치를 중심으로 역습 한 방을 노렸다. 전반 20분 유벤투스의 위협적인 슈팅이 나왔다. 박스 밖 조금 먼거리에서 일디즈가 과감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해봤으나 골대 옆으로 벗어났다. 전반 39분 맨시티의 결정적인 기회가 무산됐다. 더 브라위너가 뒷공간으로 절묘한 패스를 연결했고, 홀란이 침투하면서 일대일 상황을 맞았다. 하지만 홀란의 왼발 칩슛을 디 그레고리오 골키퍼가 막아내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팽팽한 경기가 펼쳐진 가운데 양 팀의 전반은 득점 없이 0-0으로 마무리 됐다. 후반 8분 유벤투스 두샨 블라호비치가 선제골을 터트렸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후반 30분 유벤투스 웨스턴 멕케니가 추가골을 터트렸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후반 8분 유벤투스의 선제골이 터졌다. 왼쪽 측면에서 일디즈가 연결한 크로스를 블라호비치가 헤더로 마무리했다. 에데르송 골키퍼가 반응하며 막아냈지만 골라인을 넘어가면서 득점으로 인정됐다. 유벤투스가 홈에서 먼저 리드를 잡았다. 후반 23분 맨시티의 위협적인 슈팅이 나왔다. 박스 앞에서 패스를 받은 귄도안이 빠른 타이밍에 오른발 감아 찬 슈팅을 시도해봤으나 디 그레고리오 골키퍼가 선방해냈다. 후반 30분 유벤투스의 추가골까지 터졌다. 역습 상황에서 티모시 웨아가 연결한 크로스를 웨스턴 멕케니가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추가골을 터트렸다. 유벤투스가 두 골차로 리드를 벌렸다. 두 골을 내주며 무너진 맨시티는 추격에 나서보려 했으나 여전히 두터운 유벤투스의 수비를 공략하지 못했다. 의미 없는 크로스는 정확하게 향하지 못했고, 슈팅 역시 유벤투스 수비진의 육탄 방어에 번번이 막혔다. 결국 맨시티의 0-2 패배로 경기가 종료됐다.
- B팀 추락부터 대표팀 발탁, 승강 PO 영웅까지…문선민의 혼란했던 2024년
- 2024. 12. 09 16:18 축구
- 문선민 | 프로축구연맹 제공 믹스트존을 걸어오는 이의 손짓은 요란했다. 마스크 너머로 들려오는 기침 소리와 피로가 눈에 띄었다. 그래도 눈빛 하나는 빛났다. 간절했던 1부 잔류를 자신이 이끌어냈다는 자신감이었다. 전북 현대의 골잡이 문선민(32)은 지난 8일 기자와 만나 “팬들이 꾸준히 응원했기에 이 고비를 넘겼다. 내년에는 다시 위로 도약할 수 있다는 희망을 얻은 경기”라고 말했다.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결코 웃을 수는 없는 시즌이었다. K리그 최다 우승(9회)을 자랑하는 전북이 10위로 추락해 창단 첫 승강 플레이오프를 경험했다. 승강 플레이오프에선 서울 이랜드FC를 상대로 두 차례 모두 2-1로 승리했지만 2부 추락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문선민은 “내가 모든 걸 아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으면선도 전북이 현대 축구의 트렌드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다고 짚었다. 선굵은 축구를 고집하는 전북과 달리 “라이벌들은 세밀한 포지셔닝과 전술로 무장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전북을 떠나 문선민 개인에게도 힘겨운 한 해였다. 문선민의 올해 기록은 29경기에서 6골 3도움. 예년과 크게 다를 게 없는 활약이었지만 롤러코스터 같은 변화가 있었다. 문선민은 난생 처음 B팀(2군)으로 추락했던 9월을 떠올렸다. 나이가 들면서 기복이 심해진 그는 갈비뼈 부상까지 겹치면서 동료들과 경쟁에서 한 걸음 밀렸다. 다행히 문선민은 B팀 위주로 참가한 아시아챔피언스리그2(ACL2) 2경기에서 3골 1도움을 올리면서 다시 1군에 복귀해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문선민은 “B팀에서 뛰다가 축구대표팀에 복귀하는 극과 극의 일이 한 달 안에 일어났다. 선수는 경기장에서 보여줘야 하고, 항상 보여줄 준비가 되어야 한다는 걸 느낀 2024년”이라고 말했다. 문선민의 깨달음은 시즌 말미에도 있었다. 전북이 파이널라운드B(7~12위)로 밀려나 치른 5경기에서 단 1골도 넣지 못했던 그가 승강 플레이오프에선 영웅이 됐다.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독감이 걸리면서 출전 명단에서 빠질 뻔 하기도 했다. 다행히 컨디션이 올라오면서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1부 잔류를 결정짓는 역전 결승골까지 넣었다. 문선민은 “회복하지 못했다면 안드리고가 뛰었을 것”이라며 “미안한 마음에 더 열심히 뛰었다”고 말했다. 이날 문선민은 이랜드를 상대로 결승골을 터뜨린 뒤 특유의 관제탑 세리머니를 두 차례 반복한 것도 화제였다. 문선민은 “올해 (골을 많이 넣지 못해서) 팬들에게 세리머니를 많이 보여드리지 못했다. 2024년 마지막 골을 내가 넣었기에 (앵콜을 요청하는) 팬들에게 다시 한 번 보여드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문선민의 반복된 세리머니가 전북 팬들에게 보내는 마지막 인사일지 모른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문선민은 31일 전북과 계약이 만료돼 2025년 전북 선수로 뛸지 미지수다. 문선민은 “시즌이 끝났으니 이제 구단과 의논을 해봐야 한다. 독감 조심하세요”라는 마지막 인사와 함께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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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란드 추락 미사일이 남긴 것(2022. 11. 18 11:20)
- 2022. 11. 18 11:20 국제
- 러시아제 미사일이 지난 11월 15일(현지시간) 폴란드에 떨어져 주민 2명이 숨지면서 국제사회가 긴장했다. 폴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으로 러시아가 공격했다면 나토가 전쟁에 개입할 수밖에 없어 확전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나토가 우크라이나의 방공 요격 미사일 발사 실수로 잠정 결론 내리면서 사태는 다소 진정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확전 방지, 긴장관리를 위한 과제가 여전히 많이 남아 있어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11월 15일(현지시간) 폴란드 동부 우크라이나 국경지대 마을인 프셰보두프에 경로를 벗어난 러시아제 미사일 2발이 떨어져 농장 트랙터 등이 부서진 채 뒹굴고 있다. 미사일이 폭발하면서 주민 2명이 사망했다. / 프셰보두프 | 로이터연합뉴스 시간 걸리는 나토 집단방어체제 러시아와 갈등 관계인 유럽국들이 나토에 가입하려는 이유는 회원국 전체가 나서는 집단방어체제의 보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회원국이 공격을 당했다고 해서 자동으로 집단방어체제가 발동되는 것은 아니다. 지원 요청을 위한 절차를 밟으면서 군사 대응이 지체될 수 있다. 실제 발동 사례도 극히 드물어 나토 가입만으로 회원국의 안보를 장담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사건 발생 직후 폴란드는 나토 헌장 제4조를 발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나토 헌장 제4조에 따르면 회원국이 영토 보존과 안보에 위협을 받는 경우 나머지 동맹국에 협의를 요청할 수 있다. 폴란드는 사건 직후 긴급국가안보위원회를 소집하고 군의 대비태세를 격상시켰다. 러시아의 미사일 발사로 확인됐다면 집단 방위 근거 조항인 나토 헌장 제5조를 발동할 수도 있었다. 이 조항은 회원국이 공격을 받으면 회원국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회원국들은 협의를 거쳐 군사행동을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 협의에 정해진 기한은 없다. 자동으로 군사개입이 이뤄지지도 않는다. 1949년 기구 창설 이후 회원국 안보 위협 상황 대응에 관한 회의는 7차례 열렸다. 해당 조항은 2001년 미국 9·11 테러 직후 단 한 번만 발동됐다. 이번 사건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재개한 시점에 발생했다. 앞으로 러시아군의 실수로 나토 회원국이 공격당하면서 확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러시아는 11월 15일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전역에 100여발의 미사일 공격을 퍼부었다. 이에 러시아의 오발로 일부 미사일이 폴란드에 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군이 서부 폴란드 접경 도시인 르비우에도 13발의 미사일을 쐈다고 밝혔다. 이에 동유럽 회원국들의 방공역량 강화가 화제로 떠올랐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11월 16일 기자회견에서 동유럽 회원국의 방공역량을 강화했음에도 대비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을 받고 “동쪽의 방공체계는 순항 또는 탄도미사일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배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처럼 방어 목적의 미사일이 잘못 떨어질 경우 대응할 방법이 없다는 취지다. 유사한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나토 회원국의 방공망을 우크라이나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나토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당사자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이 11월 1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의 주요 20개국(G20) 회의장에서 러시아제 미사일 폴란드 추락 사건 이후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 발리|로이터연합뉴스 나토의 위기대응 능력 시험대 사건 발생 이후 갈등관리는 나토의 위기대응 능력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피해국인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의 방공 미사일이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발표하면서 나토 헌장 제4조를 발동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폴란드 내부에서는 이번 사건에 대해 우크라이나의 책임을 크게 제기하지 않고 있다. 안제이 두다 대통령은 “폴란드를 겨냥한 미사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폴란드에 대한 공격은 아니다”라고 정리했다. 폴란드 주민들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탄보다 전쟁 확대에 대한 불안감이 더 커 비난을 자제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4%는 전쟁이 폴란드로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일이 자신으로 인해 벌어졌다면 사과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우선 공동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하지 않았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로 근본적인 책임은 러시아에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공군사령관의 보고를 언급하면서 “나는 그 미사일은 러시아가 쐈다고 믿는다. 우리의 미사일이나 미사일 공격일 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나토 회원국의 한 외교관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중 아무도 우크라이나를 비난하지 않고 있는데 그들은 공개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이것은 미사일보다 더 파괴적이다”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번 사건으로 우크라이나와의 결속이 망가지기를 원치 않는 서방은 일단 ‘러시아 원죄론’에 더 힘을 싣는 분위기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에이드리엔 왓슨 대변인은 이번 사건이 우크라이나 인프라에 대한 러시아의 무차별 공격 도중 벌어졌다고 언급하면서 “이 비극적인 일의 궁극적인 책임이 러시아에 있음이 명확하다”고 밝혔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러시아의 침공이 계속 위험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맞서 자신을 보호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면 언제든지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 발생 가능한 우발적인 상황을 막기 위한 신속한 갈등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여실히 보여줬다. 이런 관점에서 ‘러시아 소행’이라던 당초의 추정에 제동을 건 미국과 나토의 신속한 대응이 우발적인 확전 방지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 크렘린궁도 “폴란드와 다른 국가들의 히스테릭한 반응과 달리 미국인들은 다소 절제된 반응을 보여줬다”며 이례적으로 호평을 내놓았다. 다만 일각에선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소통망이 아직 정상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군은 이번 사건 직후 러시아군 수뇌부에 전화를 걸어 논의를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의사소통 채널 가동의 실패는 위기 시 이들 군사대국의 갈등관리에 대한 우려를 낳는다. 이번 사건으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평화협상이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우크라이나가 유럽 동맹에 일종의 빚을 지면서 협상론에 힘을 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우크라이나군이 조만간 전쟁에서 완전히 승리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정치적 협상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최근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는 할 수 있는 데까지 러시아를 군사적으로 압박해야 하지만 겨울이 되면 작전이 자연스레 느려질 수 있다”며 “러시아가 후퇴하면서 정치적 해결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 [박희숙의 명화로 보는 신화](21)추락하는 이카로스와 ‘날개’(2022. 10. 28 11:01)
- 2022. 10. 28 11:01 문화/과학
- 고지가 앞에 보이면 마음이 조급해진다. 금방 손에 잡힐 것 같아 무리하게 욕심을 내기 쉽다. 하지만 욕심이 앞서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인생이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 욕망에 눈이 멀어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이카로스의 추락’(1636년, 나무에 유채, 벨기에 왕립미술관 소장) 그리스신화에서 무리한 욕망으로 망가진 사람이 이카로스다. 이카로스는 건축가 다이달로스의 아들이다. 다이달로스는 테세우스를 사랑한 미노스의 딸 아리아드네에게 실타래를 주면서 탈출 방법을 알려줘 테세우스가 미궁을 빠져나올 수 있게 도와준다. 그 일로 다이달로스는 미노스 왕의 노여움을 사 아들 이카로스와 함께 섬에 갇힌다. 다이달로스는 섬을 빠져나가려면 하늘을 나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다이달로스는 자신의 재주를 한껏 발휘해 깃털과 밀랍으로 자신과 아들의 어깨와 팔에 날개를 만들어 붙였다. 다이달로스는 하늘로 날아오르기 전에 아들 이카로스에게 태양에 너무 가까이 접근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경고했다. 태양열로 밀랍이 녹아 깃털이 떨어져 나갈 것을 염려했기 때문이다. 다이달로스와 이카로스는 날개를 힘차게 저어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들은 방향을 북동쪽으로 잡아 파로스섬, 델로스섬, 사모스섬 위를 날아갔다. 스포라데스 제도와 이오니아 해안 사이를 지날 때쯤 이카로스가 비행에 도취한 나머지 아버지의 경고를 무시하고 한껏 하늘 높이 올라갔다. 그러자 태양의 뜨거운 열기가 날개의 밀랍을 녹였다. 날개를 잃은 이카로스는 그대로 바다로 추락했다. 이때부터 이 바다는 이카로스의 이름을 따 ‘이카리아해’라고 불리고 있다. 다이달로스는 근처의 섬(오늘날의 이카로스섬)에 착륙해 바다에서 아들의 시체를 건져 섬에 묻어줬다. 이카로스가 추락하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 페테르 파울 루벤스(1577~1640)의 ‘이카로스의 추락’이다. 몸에 날개를 달고 있는 남자가 다이달로스다. 머리가 바다를 향해 있는 남자는 이카로스다. 이카로스에게 날개가 없는 것은 밀랍으로 된 날개가 태양에 녹아내렸음을 나타낸다. 황금색으로 물들어 있는 하늘 전체는 강렬한 태양을 의미한다. 밝은 빛의 하늘과 대조되는 검은색 바다는 이카로스의 죽음을 암시한다. 루벤스의 이 작품에서 다이달로스가 날개를 활짝 펼치고 있는 것은 온몸을 다해 아들을 구하기 위해서다. 다이달로스의 어두운 얼굴은 아들을 구하고 싶어도 구할 수 없는 아버지의 마음이다. 눈에 보인다고 고지가 내 것이 되지는 않는다. 고지가 목전에 있을 때가 가장 위험한 순간이다. 곤두박질치느냐, 정상으로 올라가느냐가 결정된다. 올라갈 때는 힘이 들지만 내려올 때는 날개가 필요치 않다. 그저 추락의 속도가 줄어들기를 바랄 뿐이다.
- 박희숙의 명화로 보는 신화
- [박희숙의 명화로 보는 신화](17)파에톤의 추락(2022. 08. 26 15:01)
- 2022. 08. 26 15:01 문화/과학
-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상황에서 스스로 존재를 드러내고 싶어 안달한다. ‘파에톤의 추락’(1595년, 패널에 유채, 라이프니치 조형박물관 소장) 그리스로마신화의 파에톤은 태양신 아폴론의 아들이지만,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르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다. 파에톤이 성장하자 어머니 클리메네가 아버지에 대해 말해준다. 파에톤은 자기 아버지가 태양신 아폴론이라고 친구 에파포스에게 말하지만, 친구는 거짓말하지 말라며 놀린다. 파에톤은 친구의 조롱에 분을 참지 못하고 아버지를 찾아나선다. 오랜 여행 끝에 아버지를 만난 파에톤은 자신이 아들이 맞냐고 묻는다. 아폴론은 그동안 아들을 돌보지 않은 미안함에 파에톤에게 소원을 말하라고 한다. 파에톤은 아버지의 태양 마차를 한 번 몰게 해달라고 한다. 자신이 아폴론의 아들임을 온 세상에 보여주기 위해서다. 태양 마차는 아폴론만이 몰 수 있다. 그건 제우스신도 어려운 일이다. 곤란했지만 아폴론은 아들과의 약속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태양 마차를 내준다. 다음 날 아침 아폴론은 아들에게 마차를 내주며 절대 정해진 길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하지만 마차가 가벼워진 것을 알아챈 말들이 출발하자마자 갑자기 궤도를 이탈하기 시작한다. 파에톤의 힘으로는 통제할 수 없는 마차가 궤도를 벗어나 하늘 높이 올라갔다. 지구는 참혹한 고통을 겪었다. 숲과 농작물이 타들어 가고 물은 말라버렸다. 아이티오피아(에티오피아) 사람들은 태양열에 피가 끓고 피부가 새까맣게 변했다. 자칫하면 올림포스 신들의 궁전마저 불에 탈 정도였다. 보다 못한 제우스가 번개를 들어 파에톤에게 던졌다. 제우스의 벼락을 맞은 마차는 산산조각이 나고 파에톤은 새카맣게 그을린 채 추락해 에리다노스강으로 떨어졌다. 파에톤은 꿈에 그리던 아버지를 만나 태양신의 마차를 몰았지만, 분에 넘치는 만용을 부리다 결국 최후를 맞았다. 파에톤이 추락하고 있는 장면을 그린 작품이 요제프 하인츠(1564~1609)의 ‘파에톤의 추락’이다. 화면 상단 하늘에서 독수리에 앉아 있는 제우스가 번개를 내리치고 있고, 화면 중앙 파에톤의 머리가 아래를 향하고 있다. 앞발과 뒷발을 들고 있는 말은 놀라서 마차를 몰지 못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땅을 향하고 있는 파에톤의 머리는 그가 추락 중임을 나타낸다. 화면 하단 여인들이 두려운 표정으로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강물에 누워 있는 노인도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하늘을 보며 놀라고 있는 여인들은 아폴론의 딸들이다. 물에 누워 있는 노인은 강의 신 에리다노스다. 화면 중간 어두운 하늘은 파에톤 때문에 일어난 지구의 재앙을 의미한다. 존재감이 없는 사람일수록 조직이나 인맥의 힘을 자랑한다. “내가 누군지 아느냐. 나 이런 사람이야”라고 온갖 자랑을 늘어놓으면서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게 특징이다.
- 박희숙의 명화로 보는 신화
- [영화로 보는 우크라이나 전쟁](7)소련 해체 후…러시아의 끝없는 추락(2022. 07. 01 14:51)
- 2022. 07. 01 14:51 문화/과학
- ㆍ 2부작 흔히 북반구와 서방에 편중된 부유한 국가들을 ‘1세계’, 남반구와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에 밀집된 가난한 국가들을 ‘3세계’라 칭한다. 그렇다면 ‘2세계’는 어디인가. 바로 소련이 맹주로 있던 동구 현실사회주의 블록이다. 세계의 3축을 이루던 거대진영 중 1축이 증발해버렸다. 그 뒤에 남은 건 무엇일까. 영화 시리즈 주인공 다닐라의 그라피티와 동상 / abrakadabra.fun 몰락 이후, 술주정뱅이 옐친의 시대 소련이 해체될 때 다소간의 혼란은 예상했지만, 러시아 국민은 초강대국의 저력으로 곧 사태를 수습하고 더 잘살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현실은 정반대로 치달았다. 해체 이전 라이벌 미국의 절반 수준 경제 규모를 가졌지만, 대부분의 부를 국가가 소유했기 때문에 제대로 된 개혁만 이뤄졌더라면 러시아인의 꿈은 실현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거대한 국부는 혼란기에 잇속을 차린 과거 공산당 관료와 신흥재벌들에게 넘어갔다. 그들은 ‘올리가르히’라는 기득권 집단이 돼 국가의 부와 권력을 독점했다. 1990년대 초 소련의 1인당 국민소득은 5000달러가 넘었다. 1990년대 중반 러시아 1인당 소득은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보리스 옐친 대통령은 당시 세계를 휩쓸던 신자유주의 개혁을 단행했다. 그 결과 초(超)인플레이션이 발생해 러시아 국민의 90%가 빈곤층으로 전락했다. 1억4000만 인구 중 2000만명이 공식 실업자로 추산되는 참상이 벌어졌다. 소련이 자랑하던 복지제도는 작동을 멈췄다. 임금을 받지 못한 경찰은 부패하거나 범죄 집단으로 변했다. ‘브리트바’라는 마피아가 권력과 결탁해 무소불위의 행패를 부려도 막을 자가 없는 세상이었다. 소련 시절 국민의 물질적 형편은 서방에 비해 낮았지만 교육과 문화예술 접근성은 높았다. 2억9000만 소련 국민의 연간 영화 관객은 20억명이었다(!). 그게 5000만명으로 97.5% 감소했다(!!). 몰락이란 표현이 모자랄 지경이다. 한해 최고 흥행작의 관객 수가 50만명이던 시절이다. 사회 전 분야의 붕괴였다. 그런 기나긴 암흑기를 뚫고 부흥의 희망을 밝혀 당대 러시아의 사회상을 담아낸 작품이 알렉세이 발라바노프 감독의 <브라트>(‘형제’) 2부작이다. 러시아판 ‘택시 드라이버’의 세계 1990년대 ‘잃어버린 10년’ 동안 러시아는 추락을 거듭했다. 경제는 붕괴하고 민주주의는 정착하지 못했다. 소련 체제가 붕괴하자 소수민족의 독립운동이 이어졌다. 그중 대표격인 체첸 자치공화국과의 전쟁에서 러시아는 치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아프가니스탄 침공의 후유증이 소련을 붕괴시켰듯 체첸에서의 졸전은 막대한 희생은 물론 국가적 자존심도 무너뜨렸다. 그 참전용사 중 1명, 행정병 출신이라며 씩 웃는 청년 다닐라가 <브라트>의 주인공이다.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할 일도, 반기는 이도 없다. 노모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성공한 사람’ 형 빅토르를 찾아보라고 한다. 빅토르는 범죄세계의 해결사였다. 그는 지역의 레드 마피아 보스 의뢰로 경쟁조직 체첸 마피아 보스 암살을 준비 중이다. 다닐라는 형을 돕기 위해 혼자 암살을 실행한 후 도주하다 트램 운전사 스베타와 만나게 된다. 그는 시장에서 깡패들에게 시달리던 고프만을 도와주고, 하루하루 쾌락을 좇는 또래 여성 카트와도 만난다. ‘도시’를 상징하는 존재들과 관계를 맺어가며 다닐라는 뒷골목 세계의 항쟁 속으로 빨려든다. 영화 포스터 <브라트>는 (배경인 1990년대 러시아 상황을 제외하면) 그저 이국적 배경의 액션 누아르다. 하지만 미국의 월남전 패배 이후 상실의 시기에 <택시 드라이버>, <람보>(1편)의 탄생에 비견될 만한 사례이자 현대 러시아인들에겐 그야말로 ‘전설을 넘어 레전드 오브 레전드’가 된 영화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비교할 수 없는 <브라트>의 조잡하고 음울한 배경은 구닥다리 느낌이 물씬 풍긴다. 조금만 몰입해보면 이 영화만큼 당대 러시아를 극사실주의로 잘 담아낸 작품이 없다. 날것 그대로 생생하게 억지로 살아가는 힘없는 이들과 그들을 등쳐먹는 악당, 아무 도움 안 되는 공권력, 범죄자가 동경 받는 선악 뒤바뀐 세상이 압축돼 있다. 여기에 홀연히 ‘반(反)영웅’이 나타나 심판을 펼친다. 다닐라는 순박하고 우직하다. 그는 자신과 동료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살인 기술을 배웠고 어떤 원호 대책도 없이 세상에 던져졌다. 그는 자신이 옳다고 믿으면 폭력을 행사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약자를 괴롭히면 응징해야 한다. 단순함이 그의 효율성을 극치에 이르게 한다. 불필요한 폭력, 약자 학대와는 거리가 멀다. 고독한 반영웅에 당대 러시아인들은 현실을 투영하며 열광했다. 1980년대 자유와 개혁을 원하던 청년세대에 빅토르 최가 아이콘이었다면 1990년대 궁핍하고 좌절한 세대에게 다닐라는 그들만의 영웅이었다. 영화 포스터 / DAUM 영화 미국으로 떠난 주인공 복수와 응징이 끝난 후 다닐라는 어두운 ‘도시’의 근원까지 확인해보겠다며 모스크바로 떠난다. 영웅 훈장을 탄 전우와 재회한 그는 친구의 동생이 미국 아이스하키팀에 스카우트돼 스타가 됐지만, 불공정계약으로 착취당한다는 이야길 듣는다. 친구는 미국 마피아 사업가와 동업하던 레드 마피아에게 살해당한다. 이제 다닐라는 러시아의 영혼을 좀먹는 타락한 자본주의의 본산, 미국으로 복수를 위해 친형 빅토르와 비행기에 오른다. <브라트 2>는 너무나 대조적인 두 형제가 각각 미지의 땅 미국에서 벌이는 로드무비로 변모한다. 1편과 2편 사이 3년 동안 러시아는 많은 변화를 겪는다. 무능하고 부패한 옐친에서 KGB(소련의 비밀정보기관) 출신 푸틴으로 정권이 교체되고 강대국 러시아의 부흥을 꿈꾸는 민족주의 정서가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1편의 허무감 대신 2편은 풍자 개그가 지배한다. 미국에서 다닐라는 이상향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미국의 빈부 격차와 인종차별 실상을 체험한다. 조국의 가난 때문에 흩어져 비참한 삶을 살아가는 동포들에게 시선을 돌린다. 그 과정에서 서방의 환상이 무너진 자리에 민족주의와 반미주의의 그림자가 엿보이기 시작한다. 반면에 친형 빅토르는 돈만 있으면 뭐든 할 수 있다며 미국을 예찬한다. 감독은 이를 통해 당대 두 부류의 러시아인을 효과적으로 묘사한다. 다닐라는 미국으로 상징되는 서방에 대한 실망, 말쑥한 차림 이면에 권력을 악용해 부를 쌓는 기득권을 거부하고 소박하고 진실한 삶을 원한다. 그런 다닐라 역을 맡은 배우 세르게이 보드로프 주니어는 시대의 아이콘에 등극하지만 불과 2년 후 촬영사고로 사망하고 시리즈는 이어지지 못한다. 그 덕분에 다닐라는 전설로 온전히 남을 수 있었다. 소박한 러시아인들의 자존심과 향수를 응축한 것 같은 영웅전설의 주인공으로. 당시 러시아인들의 분노가 시간이 흘러 국수주의적 행보로 이어진 현실을 생각하면 차라리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 영화로 보는 우크라이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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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코니 추락사’ 리암 페인 부검 결과…코카인 등 여러 마약 발견
- 2024. 10. 22 13:52 화제
- 예비 부검 보고서에는 ‘다발성 외상’과 ‘내부 및 외부 출혈’ 등 언급 원 디렉션 멤버인 리아마 페인이 지난 10월 16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호텔 3층 발코니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게티이미지 밴드 원 디렉션의 멤버 리암 페인(31)의 비극적인 사망 소식에 대한 원인이 다양한 마약성 약물이라는 부검 소견이 발표됐다. 리암 페인은 지난 10월 16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호텔 3층 발코니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미국 ABC 뉴스에 따르면, 부분 부검 결과 페인의 체내에서 여러 물질이 발견되었다. 그 물질에는 ‘핑크 코카인’이라고 불리는 향정신성 약물, 코카인, 벤조디아제핀, 크랙 등과 같은 약물이 포함되어 있다. 핑크 코카인은 주로 메스암페타민, 케타민, MDMA 등이 혼합된 기분 전환용 약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마약을 복용하기 위한 급조된 알루미늄 파이프도 그의 호텔 방에서 발견됐다. 페인의 사망 전, 호텔 관계자들은 당국에 전화를 걸어 “마약과 술에 취해 있는 손님이 있으니 긴급하게 출동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직원은 응급 구조대에 “발코니가 있는 방에 있기 때문에 손님의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며 긴급 출동을 요청했다. 당국이 도착하고 약 7분 뒤 페인의 시신이 호텔 안뜰에서 발견됐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응급 의료 서비스의 알베르토 크레센티 책임자는 복수의 언론에 현장에서 사망 선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아르헨티나 검찰청의 예비 부검 보고서에 따르면 페인은 ‘다발성 외상’과 ‘내부 및 외부 출혈’로 사망했으며, 25곳의 부상이 보고됐다. 한편, 부에노스아이레스 보안부는 페인의 호텔 방에서 여러 물질과 부서진 물체가 발견되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페인이 사망한 날 그에게 마약을 제공한 혐의로 호텔 직원을 조사했지만, 현재까지 체포나 기소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페인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원 디렉션 멤버인 루이 톰린슨은 10월 17일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통해 페인의 아들 베어에게 “베어가 나를 필요로 한다면 그의 인생에서 삼촌 역할을 할 것이며, 그의 아버지가 얼마나 놀라운 사람이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 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리암 페인은 2017년 전 파트너이자 가수인 셰릴 콜과의 사이에서 현재 7세인 아들 베어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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