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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928 건 검색)

‘전체 면적 중 산림 72%’ 충북 제천시, 국립산림치유원 유치 나선다
‘전체 면적 중 산림 72%’ 충북 제천시, 국립산림치유원 유치 나선다
2025. 02. 02 11:47경제
.... 앞서 2016년 경북 영주에 국립산림치유원이 개관했고, 오는 3월 서남권인 전북 진안에 두 번째 치유원이 개관할 예정이다. 제천시를 비롯해 충남 예산군이 중부권 국립산림치유원 유치를 희망하는...
산림국립산림충북유치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피해자 치유…범정부 지원단 공식 출범
2025. 01. 20 21:03사회
무안공항 활주로 폐쇄 3개월 연장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 지원을 전담하는 범정부 조직이 본격 가동된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참사가 발생한 지 22일 만이다. 국토교통부는 ‘12·29 제주항공...
여객기제주항공무안공항참사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평창군, ‘치유의 숲 무장애 나눔길’ 조성 사업 착수···남산 데크길~평창 치유센터 연결
평창군, ‘치유의 숲 무장애 나눔길’ 조성 사업 착수···남산 데크길~평창 치유센터 연결
2025. 01. 17 11:28사회
... 받을 수 있게 하려고 추진하는 것이다. 평창군은 오는 10월까지 평창읍 남산 데크길과 평창 치유센터 간 1㎞에 무장애 나눔길을 조성할 예정이다. ‘무장애 나눔길’은 휠체어, 유모차 등을...
평창군무장애치유남산
[그림책]‘치매’ 상실의 슬픔, 치유의 묘약 ‘공감’
[그림책]‘치매’ 상실의 슬픔, 치유의 묘약 ‘공감’
2025. 01. 02 21:11문화
우리 할머니는 나를 모릅니다 엄야크 드레이선 지음 아너 베스테르다윈 그림·만화 | 김영진 옮김 주니어RHK | 32쪽 | 1만4000원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경험을 무엇과 비교할 수 있을까....
그림책

스포츠경향(총 305 건 검색)

KCM 신곡 ‘나라는 사람에게’ 공개…“지금은 치유의 시간”
KCM 신곡 ‘나라는 사람에게’ 공개…“지금은 치유의 시간”
2025. 01. 10 23:30 연예
A2Z엔터테인먼트] 가수 KCM이 2025년을 시작하며 치유와 희망을 노래한다. 10일 오후 6시 공개되는 ‘나라는 사람에게’는 KCM이 2025년을 시작하며 올해 첫 싱글로 발표하는 곡이다. 서정적인 어쿠스틱 피아노로 시작해 오리엔탈 풍의 멜로디를 따라 흐르는 웅장한 스트링 사운드와 화려한 풀 밴드의 연주, KCM의 애절한 보이스가 더해져 완성한 어덜트 컨템포러리 장르의 곡이다. KCM이 직접 작사, 작곡, 프로듀싱했다. ‘나라는 사람에게’는 KCM이 가사 작업만 약 8개월에 걸쳐 완성한 노래다. KCM의 노래 중 가장 오랜 시간 노랫말에 공을 들였다. ‘나라는 사람에게’의 가사는 절망에 빠진 스스로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의 형식으로 완성됐다. KCM은 단어 하나하나 공을 들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문장으로 노랫말을 채웠다. 특히 어디선가 더 깊은 소외감을 느끼고 있을 이들을 생각하며 작업했다는 후문이다. KCM은 브릿지에서 노랫말을 비우고 오케스트라와 아카펠라 선율만 남기며 스스로에게 말을 건네거나, 아무 말 없이 자신을 바라보는 순간을 노래 속에서 연출했다. 음악이 만들어낸 여백에서 ‘나라는 사람’과 마주하며 각자의 이야기를 완성할 수 있는 순간을 의도한 구성이다. A2Z엔터테인먼트] 단순한 사랑 노래가 아니라 울림 있는 메시지를 담는 노래인 만큼 뮤직비디오 역시 연출에 공을 들였다. ‘나라는 사람에게’ 뮤직비디오는 김동희, 남기철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KCM이 직접 연출과 각본에 참여하고 연기를 했다. ‘나라는 사람에게’ 뮤직비디오는 차가운 현실의 벽에 부딪친 주인공의 절망과 노래가 담고 있는 희망을 지극히 사실적인 방식으로 표현했다. KCM의 실제 경험을 녹여낸 이야기와 배경은 기존 KCM의 작품들과 선명한 차이를 전달한다. KCM은 “가수로서 사랑과 이별을 노래할 때도 있지만 지금은 치유와 희망을 노래해야 하는 시간이라는 생각에서 곡 작업을 마무리하고 발표하게 됐다. 지금 우리는 모두 위로가 필요한 존재다”며 “누구든 잠시 서로의 곁을 돌아보고, 모두가 스스로 이겨낼 수 용기를 가지길 바라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노그리드, 클라우드 기반 ‘완도 해양 치유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사업 수주
이노그리드, 클라우드 기반 ‘완도 해양 치유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사업 수주
2025. 01. 07 00:43 생활
클라우드 컴퓨팅 및 디지털전환(DT) 전문 기업 이노그리드(대표이사 김명진)는 ‘완도 해양 치유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고 6일 전했다. 이 사업은 완도 해양 치유 산업과 관련한 빅데이터 수집 기반을 마련하고 대국민 건강관리 서비스 제공 및 해양 치유 자원 연구 정보를 활용한 신규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여 해양 치유 산업을 활성화하고자 완도군에서 추진한다. 이를 위해 서비스, AI 빅데이터, 인프라 각각의 플랫폼이 클라우드 기반에서 독립적으로 운영되면서 상호 유기적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완도형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할 방침이다. 이노그리드는 서비스와 데이터가 완도 해양 치유 및 서비스 제공자에게 원활하고 유연하게 제공될 수 있도록 클라우드 기반의 인프라 환경을 구축하고 클라우드 인프라의 운영, 장애 지원 등 상시 유지관리 지원체계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노그리드는 앞서 전북도청 및 산하 공공기관의 정보시스템 313개의 설계 및 클라우드 전환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며 국내 클라우드 전환을 이끌고 있다. 이 외에도 서울시, 경북도청, 화성시, 우리금융그룹, 한국콘텐츠진흥원, 서울관광재단, 울산항만공사, 한식진흥원, 한국관광공사 등 공공과 민간의 다양한 영역에서 클라우드 구축 및 전환 사업을 완수한 바 있다. 이 사업에서 이노그리드는 먼저 민간 클라우드에 MSA 기반 설계를 기본으로 하이브리드 형태의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해양 치유 센터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내/외부에서 수집·연계된 데이터를 서비스 플랫폼에 적용할 수 있도록 기능을 구현하여 무중단 빅데이터 플랫폼 운영과 확장이 용이하게 할 방침이다. 또, 클라우드 구축이 완료된 후에는 원활한 운영을 위해 이노그리드의 자체 관제 센터인 ‘제로 스퀘어(ZERO SQUARE)’를 통해 클라우드 자원 현황을 24시간 365일 모니터링한다. 제로 스퀘어는 이노그리드가 공공 및 민간 기업에 제공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해 24시간 365일 모니터링이 가능한 관제 센터다. 전문 OP(보안관제) 인력들이 상주하고 있어 장애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이슈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이 가능하며, 이노그리드의 클라우드 기술이 집약된 지능형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운영 플랫폼 ‘탭클라우드잇(TabCloudit)’ 기반에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김명진 이노그리드 대표이사는 “완도 해양치유센터의 데이터를 활용하고 서비스를 향상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담는 그릇인 클라우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쌓아온 클라우드 구축 노하우를 기반으로 완도에 적합한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여 완도 해양치유센터가 국내 해양치유산업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슬찬한방병원, ‘치유와 희망’ 원내 전시회
슬찬한방병원, ‘치유와 희망’ 원내 전시회
2024. 12. 31 15:12 생활
3월 말까지 이페로 작가 작품 병원 곳곳 배치 문상현 원장 “정서적 안정·회복의 시간 선사” 문상현 원장 진료 여성암을 종합적으로 진료하는 슬찬한방병원(대표원장 문상현)은 2일 “여성암 환자들에게 심리적 안정과 희망을 선사하기 위한 치유와 희망 (Palette of HOPE) 전시회를 원내에서 열고 있다”고 밝혔다. 의료와 예술이 만나는 이번 전시회에 대해 병원 측은 “이페로 작가와 함께하는, 삶의 본질 탐구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는 예술을 통해 삶의 본질과 고독함을 탐구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2일 시작된 전시회는 올해 3월 31일까지 이어진다. 포스터 이페로 작가는 이번 작품들을 통해 감각적이고 상징적인 음식과 인간관계를 소재로 존재론적 질서와 욕망의 본질을 탐구한다. 작품 속에서 작가는 인간이 느끼는 식욕과 그로 인한 욕망, 그리고 존재의 고뇌를 예술적 언어로 풀어내며, 관객들에게 새로운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삶의 복잡함을 단순화하고, 경험을 통해 진정한 치유와 나아감을 추구한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치유의 열쇠’ 를 건네며, 그들 스스로 삶의 의미를 발견하도록 초대한다. 문상현 원장은 “치료와 예술을 결합해 환자들에게 정서적 안정과 회복의 시간을 선사하기 위해 이번 전시회를 열고 있으며, 전시 작품들은 병원 곳곳에 배치되어 환자들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예술과 만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문 원장은 “치유에는 신체적 치료뿐 아니라 마음을 보듬는 과정과 정서적 회복이 중요하다”면서 “이번 전시를 통해 예술의 힘으로 환자들에게 심리적 위로와 용기를 전달하고 싶다”고 전했다. 문상현 원장이 다발골수종 재발 방지를 위해 면역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와 함께 그림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슬찬한방병원
‘치유와 행복 작가’구채연-조수정, 한국미술재단 2인展, 내년 8일까지 펼쳐
치유와 행복 작가’구채연-조수정, 한국미술재단 2인展, 내년 8일까지 펼쳐
2024. 12. 26 13:40 생활
치유와 행복 작가, 구채연-조수정’ 작품, 한국미술재단서 ‘초대전시’ ‘치유와 행복’, ‘평안함과 온화한’ 작품으로 주목 받아온 화가 2인전이 한국미술재단에서 열린다. 구채연·조수정 화가, 두 작가의 작품들로, 오는 27일부터 2025년 1월 8일까지 한국미술재단이 운영하는 아트버스 카프, 갤러리(서초동 서초중앙로 68)에서 2인 초대전으로 진행한다. 전시 주제는 다시 희망을 담은 ‘오늘도 반짝’이다. 27일부터 2025년 1월 8일까지 한국미술재단, 아트버스 카프(서초동 서초중앙로 68)에서 구채연 조수정 2인 초대전이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 구채연, 조수정 작가는 치유와 행복, 평안함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신작’들을 아트버스 카프 갤러리에 선보인다. 구 작가는 바쁜 우리네 현대인들에게 치유와 여유, 희망의 중요성을 작품으로 전해온 작가다. ‘쉼과 여유, 그리고 행복’ 매개체들인 푸르른 대자연과 숲 속, 하늘과 바다, 꽃과 나무, 고양이와 찻잔 등을 특유의 밝고 온화한 색감으로 캔버스에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다. 조 작가는 부드러운 안정감을 지닌 ‘꽃’과 ‘집’, ‘구름’ 등을 캔버스에 더해 서정적이고 그러면서도 아름다운 작품을 선보여 왔다. 이러한 작가의 전시 작품은 다사다난했던 한해를 마감하고 희망찬 새해를 맞는 감성적 치유감을 얻을 수 있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전망이다. 이번 전시에선 두 작가의 ‘치유와 행복 에너지’를 풍만하게 얻을 수 있도록 구성됐다. 다사다난한 우리네 삶 속으로 다시 희망을 안고, 나아가는 에너지를 건네고 공유하는, 연말 연시 ‘추천 전시’다. 프리뷰는 26일 저녁 7시. 전시 기간은 2024년 12월 27일부터 내년 2025년 1월 8일까지다. 관람은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토요일 휴관, 무료 관람이다. 한편 한국미술재단(황의록 이사장)은 ‘그림으로 세상을 따뜻하게’라는 취지 아래 매년 소속 작가들과 함께 ‘학교안 작은미술관’사업을 전국적으로 펼쳐 이목을 얻고 있다. 한국미술재단은 ‘학교 안 작은 미술관 기증사업’을 매년 초등학교를 선정해 이어오고 있다. 사진 | 전북도교육청 제공. 교육부와 손잡고 지방 지역 내 초등학교를 선정, 학교 안에 작은 상시 미술관을 설치하고, 소속 작가들 작품까지 선정 학교에 기증하는 ‘미술을 통한 공헌활동’ 사업이다. 재단과 작가들이 뜻을 모아 선정 학교에서 수업도 진행하고 그 결과로 얻은 학생이 직접 그린 작품들을 공동전시해 문화계, 예술계, 교육계에서 모범 연계 사례로 주목 받고 있다.

주간경향(총 56 건 검색)

[이주영의 연뮤덕질기](33) 혼돈 치유하는 경청의 힘
[이주영의 연뮤덕질기](33) 혼돈 치유하는 경청의 힘(2024. 10. 04 16:00)
2024. 10. 04 16:00 문화/과학
뮤지컬 <홍련>·<베르사유의 장미>, 연극 <사운드 인사이드>·<트랩> 연극 <사운드 인사이드> 공연 장면 / 쇼노트 보고 싶은 공연과 봐야 할 공연을 수없이 접하다 보면 가끔 폐부 깊이 박히는 작품을 만나 잠 못 이룰 때가 있다. 작품의 고통과 나의 고통이 겹쳐 심중을 살피는 순간이다. 뮤지컬 <홍련>과 <베르사유의 장미>, 연극 <사운드 인사이드>와 <트랩>의 주인공은 관객을 향해 치부까지 다 드러내며 캐릭터를 깊게 들여다보게 이끈다. 상대가 전하는 말과 행동에 집중해 저변에 있는 감정과 고통에 동기화되는 순간 개인의 문제는 사회의 문제로, 캐릭터의 고충은 나의 고충으로 화장된다. ‘경청(傾聽)’이 선사하는 치유의 과정이다. 경청을 통한 집단 치유 창작 초연 뮤지컬 <홍련>(배시현 작·작사, 이준우 연출, 박신애 작곡, 남경식 무대, 김진 안무)은 망자를 심판하는 바리(이아름솔·김경민·이지연 분)와 원귀로 떠돌기 직전, 소멸과 환생의 기로에 선 홍련(한재아·김이후·홍나현 분)에 대한 이야기다. 한국 전통 신화와 전래동화 주인공인 ‘바리공주’의 바리데기(버려진 아이라는 의미)와 ‘장화홍련전’의 홍련은 ‘천도정’이라는 신화적 공간을 매개로 속내를 털어놓는다. 증오와 공포에 찌들어 스스로 존속 살해범이라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던 홍련은 바리와 저승 차사들, 관객의 경청과 공감으로 천도되기에 이른다. 원한을 승화해 새로운 영혼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의미다. 일련의 과정은 록밴드와 거문고 등이 섞인 탈경계 밴드의 연주로 표현된다. 홍련과 바리의 극고음 이중창은 심혈에 찌든 원망과 분노를 토해내게 한다. 속이 후련해지는 집단 치유의 장이다. 반면 한국 초연 라이선스 연극 <사운드 인사이드>(아담 랩 극작, 박천휴 번역·윤색·연출, 박상봉 무대)는 바늘이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 정도로 고요하다. 넓고 쾌적한 거실이자 서재로 디자인된 무대는 극 내향 등장인물들이 서로의 심연을 깊이감 있는 문학적 토론을 통해 드러내게 만든다. 미국 예일대 영문과 교수 벨라(문소리·서재희 분)와 영문과 학생 크리스토퍼(이현우·강승호·이석준 분)가 보여주는 결은 같지만 세대는 다른 예술적 고민과 예민함이 2시간 가까이 무대를 채운다. 단순한 티키타카(주고받기)가 아닌, 심연을 토해내는 그들만의 이야기는 오가는 대화의 반 이상 차지하는 문학작품에 관해 거의 모르는 관객들마저 빨려들게 한다. 벨라와 크리스토퍼만의 세상에 관객들이 기꺼이 주파수를 맞춰 동참하는 이유는 방백과는 다른 결의 ‘관객을 향한 고백’이기 때문이다. 극 중 인물이 깊은 속살을 담담하게 드러내는 순간 관객들의 속내도 교집합이 된다. 크리스토퍼의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작품인 소설 첫 장에 쓰인 도스토옙스키의 말 “우리는 완벽하게 낯선 이들 사이에서 한눈에 말 한마디 나누기도 전 마음이 가는 사람을 만날 때가 있다”와 같은 기적 같은 순간이다. 창작 초연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이케다 리요코 원작, 왕용범 극작·작사·연출, 이성준 작곡, 서숙진 무대)는 ‘마음이 가는 사람’인 앙드레의 희생을 통해 ‘내면의 소리’를 행동으로 옮긴 오스칼 이야기다. 가상인물 오스칼(옥주현·김지우·정유지 분)과 앙드레(이해준·김성식·고은성 분)를 중심으로 역사적 인물이 뒤섞여 나오며 프랑스 대혁명 당시 왕당파와 혁명파의 부조리가 전시된다. 1972년 발표된 일본의 유명한 만화가 원작이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임에도 지금까지는 일본 내수 중심인 다카라즈카 극단(여성 국극단) 공연이 유일했는데 한국 창작 뮤지컬로 번안되면서 보편적인 청년 세대의 고민과 문제의식을 전면화한 작품이 됐다. 방대한 원작을 잘 벼려내 오스칼과 앙드레 중심으로 혼돈의 사회상에 대한 계급 불문, 모든 청년의 공감과 연대를 다루었다. 인형 같은 황실 근위대장으로, 권력의 중심에서 남장 여성으로 살아가는 귀족의 딸 오스칼은 평생 자신에 맞춰 큰 사랑을 실천한 앙드레를 잃는 순간 “마음을 억누르지 말고 살고 싶은 세상을 위해 함께 나아가자”는 내면의 소리를 인정하고 시민혁명의 선두에 선다. 내면의 소리 나누는 기적 이는 국내 초연 연극 <트랩>(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원작, 변우정 각색, 하수민 재각색·연출, 남경식 무대)이 넌지시 찌르는 의표이기도 하다. 현대인들이 살고 싶은 세상은 ‘자기 욕망에 충실한 개인화된 세상인가?’ 아니면 ‘보편적인 윤리와 도덕을 끊임없이 인식하며 자신을 돌아보는 세상인가?’ 질문한다. 고급 스포츠카를 몰고 가다 사고를 당해 숙박할 곳을 찾은 트랩스(김명기 분)는 얼결에 노년 법조인들이 놀이로 하는 모의재판에 피고로 참여한다. 아름다운 만찬과 음악, 미슐랭 별 3개 식당도 울고 갈 고급스러운 음식과 와인의 향연 속에서 트랩스는 자신도 모르게 유도 신문에 빠져든다. 연극 <트랩> 공연 장면 /세종문화회관 서울시극단 트랩스의 입에서 상사 부인과의 불륜, 상사의 죽음을 기대했던 속내가 흘러나오고 판사 역 집주인(남명렬 분)과 검사 역 초른(강신구 분), 변호사 역 쿰머(김신기 분), 사형집행인 역 필렛(손성호 분) 등을 통해 논거와 판결문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트랩스는 내면 깊은 곳 양심과 윤리의 자기 정화에 매몰된다. 가정부이자 집사로 모든 파티의 수발을 들고 라이브 연주를 통해 극적 전개를 이끄는 시모네(이승우 분)의 보이지 않는 승부수 덕일지도 모른다. 전혀 다른 소재, 다른 미장센의 작품이지만 네 작품은 내면의 소리를 경청하는 과정과 결과를 담아냈다는 점에서 하나의 방향을 향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작품들의 결말은 모두 죽음을 매개로 한 성찰이기도 하다. <홍련>은 긴 무명천을 횡단하며 이승의 원한과 분노를 승화한 망자를 인도하는 씻김굿을 소극장 무대에서 처음으로 깊이감 있게 재현한다. <사운드 인사이드>는 무대 깊은 곳에 숨어 있던 미국 도시 뉴헤이븐의 눈이 내리는 넓은 공원을 무대예술로 재현하면서 자신만의 예술성에 매몰된 주인공의 현재와 미래를 애도하게 만든다. <베르사유의 장미>는 국내 처음 시도되는 레이저 다중 고정장치를 활용해 오스칼과 근위대가 수천만 민중의 선봉에 선 모습을 생생하게 재현한다. <트랩>은 내면의 소리에 답한 트랩스의 충격적인 결론을 통해 다른 극 중 인물과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경청하는 자세는 타인을 감각하고 나를 존중하겠다는 선언이다. <홍련>은 마지막 넘버 ‘사랑하라’에서 “부디 너를 사랑하여 부디 너를 용서하라”고 외친다. <베르사유의 장미> 역시 마지막 넘버 ‘나를 감싼 바람은 내게만 불었나’에서 “마음을 억누르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다시 태어날 기회 살고 싶은 세상을 위해 다 함께 가자”고 말한다. 죽음은 새로운 시작이기도 하다. 인간의 삶 역시 죽음을 향해 가는 미래의 기억이다. 이는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과정이며 스스로 ‘힐러’(healer·게임용어로 팀원을 치유하는 역할)가 되고 싶은 욕망의 발현이다. <베르사유의 장미>는 10월 13일, <홍련>과 <트랩>은 10월 20일, <사운드 인사이드>는 10월 27일까지 상연한다.
이주영의 연뮤 덕질기
[취재 후]장애인-농촌, 윈윈하는 치유농업
[취재 후]장애인-농촌, 윈윈하는 치유농업(2024. 03. 20 06:00)
2024. 03. 20 06:00 경제
주영재 기자 “처음 갔을 땐 눈도 못 맞추고, 말도 못 붙이고 저만 보면 달아났죠. 물어보면 마지못해 답했는데 지금은 제가 오면 뛰어와 자랑해요. 월급을 얼마 받아서 엄마에게 얼마를 드리고, 친구하고 중국음식점에 갔다고요. 돈의 가치를 배우고, 친구를 만나 회식하고, 취미생활이 생겼죠. 직장 생활을 하는 사회인의 모습이에요.”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대표는 사회적 농장 푸르메소셜팜 직원들이 2년 전과 천양지차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발달장애인 직원들은 이곳에 있는 스마트팜에서 방울토마토를 키우고, 가공해 판매하는 일을 합니다. 안정적이고 안전한 일자리를 얻자, 부모의 품을 벗어나 독립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내가 돌본 토마토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과정을 보면서 생명을 틔울 수 있는 자기 안의 힘을 깨닫습니다. 자신을 믿고, 자랑할 수 있게 됩니다. 좁은 작업장에서 앉아 일하는 것보다 육체적으로도 훨씬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식물을 키우면서 얻는 치유 효과는 저 역시 3년 넘게 텃밭 농사를 지으며 체감한 바 있습니다. 작은 당근 씨앗이 푸릇푸릇 자라 주홍색 뿌리를 내리고, 김장무가 굳은 땅에 여기저기 틈새를 내며 굵어질 때 참 신기하다고 느꼈습니다. 잡초를 구분해 솎아주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고, 방울토마토의 겹순도 제대로 따지 못하는 초보입니다. 그렇지만 올해 역시 텃밭에 나서는 건 황토만 있던 밭에 싹이 나고, 어느새 쑥 자라 열매를 맺는 과정이 여전히 경이롭기 때문입니다. 농업은 이렇게 멋진 일이지만 여전히 홀대받습니다. 농산물이 ‘금값’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농업인이 손에 쥐는 소득은 작습니다. 일손은 늘 부족합니다. 사람이 떠난 농촌엔 산업단지와 쓰레기매립장이 들어서기도 합니다. 푸르메소셜팜과 같은 사회적 농업은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취약층이 농업을 통해 치유하고, 농업은 이들을 통해 지속할 힘을 얻는 모델입니다. 농업과 농촌을 살리고, 장애인에게도 도움이 되는 농업과 복지의 융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 농업의 시초라 할 네덜란드의 케어팜이 등장한 지 30년 정도 됩니다. 유럽과 일본에선 이미 돌봄의 한 영역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우리도 2021년 3월 치유농업법, 2024년 8월 농촌경제사회서비스법 시행으로 제도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 기업, 시민이 힘을 모아 우리만의 모델을 만들기를 희망합니다.
취재 후
[내 이름 걸고 추천하는 맛집](14)김주영 | 음식에 담긴 놀라운 치유의 힘
[내 이름 걸고 추천하는 맛집](14)김주영 | 음식에 담긴 놀라운 치유의 힘(2023. 12. 04 07:00)
2023. 12. 04 07:00 문화/과학
신비의 세계로 들어가는 듯한 지오쿠치나 입구 /김주영 제공 경기 성남시 ‘지오쿠치나’ 저는 가정의학과 의사입니다. 한때 큰 병원에서 열심히 진료도 보고, 연구도 하면서 살다가 지금은 지방간질환 분야의 디지털 치료기기를 만들어보고자 회사 생활을 열심히 하는 중입니다. 예전 병원에서 암 생존자 클리닉과 비만 클리닉을 담당했습니다. 건강검진센터 상담도 맡았군요. 어느 클리닉에 가든 제가 듣는 많은 질문은 “뭘 어떻게 먹어야 하나요?”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열심히 설명했습니다. 염분은 적게, 정제된 당분 섭취를 줄이고 과다한 포화지방 섭취를 줄이면서 매 끼니 채소는 골고루 드시라는…. 무슨 질환을 앓든, 설사 병이 없더라도 건강한 음식의 구성은 이처럼 대개 비슷하지요. 건강한 음식은 분명히 장기적으로 우리를 건강하게 만들고 질병에 걸릴 확률을 줄여줍니다. 예방의 효과가 분명하게 존재한다는 뜻입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돼 질병예방과 건강증진이란 부분을 새롭게 배우면서 환자들을 전인적으로 대하는 방법과 영양 및 운동의 중요성을 깨우쳤습니다. 대부분의 환자는 섭생과 함께 어떻게 운동해야 건강해지는지를 물었습니다. 제가 만나는 환자들이 10년 뒤, 20년 뒤에도 정말 활력 있고 건강한 삶을 영위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진심을 담아 제가 가진 모든 지식을 쏟아부었습니다. 10년여의 세월이 흘렀고, 나름 과학적 지식으로 무장한 답변을 내놓을 정도는 됐습니다. 그럼에도 “음식이 과연 약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에 대한 답은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미국은 모든 음식 하나하나를 쪼개 분석합니다. 한국도 따라갑니다. 총칼로리가 얼마인지부터 시작해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포화지방, 염분, 콜레스테롤, 단순 당류, 미량 영양소 등으로 분해한 영양 피라미드와 영양 권장표에 따라 이렇게 먹어라, 저렇게 먹어라 하는 식으로 국가 차원에서 사람들에게 권장합니다. 문화와 사회적 환경 및 전통이 어우러진 식사의 개념에 건강이 결합하면서 음식은 영양소로 환원됐으며, 나아가 ‘치료제’ 같은 개념으로 변질하고 말았습니다. 음식을 영양소의 조합으로 보는 환원주의가 만연하고 건강기능식품과 비타민, 미네랄 등 시장이 커진 배경입니다. 음식을 낸다는 것은 그러나 영양소를 단순히 공급하는 행위를 넘어섭니다. 일종의 치유와 사회적 연결고리를 만들어주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우리는 음식을 통해 문화를 맛보기도 하지요. 그 과정에서 따라오는 미각의 즐거움은 덤이자, 인생을 행복하게 이끄는 핵심요소입니다. 3년 전 둘째가 좀 많이 아팠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음식에 대해 신경을 쓰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면역력이 떨어지지는 않을까, 영양소는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을까? 식사를 잘해야 몸이 잘 이기고 버틸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종 채소를 데치거나 삶아 비빔밥을 만들었고, 음식에 아주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별로 관심이 없었고 치료로 인해 구역감이 생기면서 음식을 토할 때가 많았습니다. 체중이 10㎏ 가까이 빠졌어요. 그럴 때마다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걱정만 커졌지요. 정기적인 입·퇴원을 반복하던 어느 날, 아이한테 물었습니다. 이따 퇴원하면 뭐가 먹고 싶냐고. 병원에서 나오는 밥은 절대 안 먹는다고 해서 그날은 둘 다 아침과 점심을 쫄딱 굶은 터였습니다. 퇴원하기만을 기다렸는데 정말 힘도 들고 배도 고팠습니다. 그때 들려온 아이의 대답. 맛있는 이탈리아 음식이 먹고 싶다더군요. 시계를 보니 오후 3시 30분. 여는 장소가 있는지 폭풍 검색에 나섰습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의 ‘지오쿠치나’라는 곳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영업 중이라고 했고, 평점도 좋아 일단 그리로 가야겠다 싶었습니다. 입구가 정말 다른 신비의 세계로 들어가는 느낌이었습니다. 피자 굽는 냄새와 인테리어가 잘 어우러져 들어가기만 해도 하루의 배고픔과 피로가 없어질 듯한 환상에 빠져들었습니다. 또한 따뜻한 벽돌 느낌의 아기자기한 소품들은 보기만 해도 사람을 따스하게 위로하고 행복해지는 느낌을 주더라고요. 메뉴를 보다가 먹고 싶은 게 너무 많아 세 가지를 골랐습니다. 리코타 치즈를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데 이것과 채소의 조합이 환상적이었습니다. 원래 가장 만들기 어려운 요리 중 하나가 샐러드잖아요. 그 집 샐러드는 드레싱과 채소가 잘 어울리면서 치즈와 하나되는 느낌을 선사했습니다. 오랜만에 맛있는 샐러드를 먹으니 머리가 맑아지고 기분까지 좋아졌어요. 샐러드 /김주영 제공 내친김에 ‘멜란자네’란 요리가 궁금해 시켜봤습니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가지 위에 라구소스와 바질, 그리고 치즈를 곁들였는데 정말 부드러우면서도 달콤한 토마토의 향과 바질향이 환상적으로 잘 어울렸어요. 멜란자네 /김주영 제공 마지막으로 여기 시그니처 메뉴로 불리는 ‘지오크레마’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화덕 파스타인데 크림소스가 매콤해 전혀 느끼하지 않았어요. 지오크레마 /김주영 제공 아이가 평소보다 1.5배 정도는 먹었던 듯합니다. 그러면서도 속이 불편하다거나 소화가 안 된다는 소리 한번 안 하더군요. 오랜만에 잘 먹는 모습을 보니 엄마로서 참 행복하고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이날 음식은 제게 너무 큰 행복을 가져다줬습니다. 음식을 영양소로 분해해서 내린 결론은 아니었습니다. 식당의 입구부터 분위기, 향, 맛에 이르기까지 뭐 하나 모자란 게 없었습니다. 물론 음식을 먹기 전의 특수한 상황이 중요하게 작용했음을 부인하긴 어렵겠지요. 어쨌거나 그날 그곳에서의 음식은 지금까지도 소중하고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이가 오랜만에 즐겁게 많이 잘 먹었고, 행복해했고 전혀 토하지 않았다는 점이겠지요. 굶고 지쳐 있던 우리가 그날 받은 음식의 감동은 그 어떤 약보다 강력한 효과가 있었습니다. 이처럼 음식은 단순히 영양소를 넘어섭니다. 약도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특정 음식을 먹는다고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사회적으로 건강하게 연결돼 있어야 합니다. 음식을 먹는다는 건 문화와 정서를 나눈다는 뜻이지요. 건강한 음식을 즐거운 마음으로 어울려서 먹으면 건강해집니다. 같은 논리로, 무슨 병에 걸렸다고 해서 내가 뭘 잘못 먹었다고 생각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복합적인 여러 원인의 소산이니까요. 이것 하나만 기억하면 됩니다. “(가짜가 아닌) 진짜 음식을, (급히 먹지 않고) 천천히, (불안하거나 우울한 느낌 없이 )기분 좋게, (혼자가 아니고) 다른 사람들과 같이 드신다면 치료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필자는 2003년 가정의학과 전문의를 취득하고, 20년 가까이 질병예방과 건강증진, 특히 비만 치료에 관심을 가지고 진료를 했다. 디지털 치료기기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에게 인생의 가치와 건강을 통합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로 지난해 스타트업 분야에 뛰어들었다.
내 이름 걸고 추천하는 맛집
[미래로 가는 농업](12)“장애인·치매인 치유농업, 유럽처럼 활발해져야”(2022. 12. 09 11:25)
2022. 12. 09 11:25 경제
ㆍ조예원 바흐닝언 케어팜 연구소 대표 “농업의 다원적 기능을 통해 교육과 재활, 일자리 훈련, 심지어는 사회통합에 이르는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케어팜의 기본적인 정의이자 원리입니다. 막연히 농장에서 체험활동을 하니 힐링이 되고 좋았다는 말로 끝나는 게 아니에요.” 조예원 바흐닝언 케어팜 연구소 대표는 지난 12월 6일 서울 삼청동에서 열린 사단법인 다른백년의 ‘농업의 미래, 미래의 농업’ 강연에서 케어파밍의 개념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돌봄’과 ‘농업’의 합성어인 케어파밍은 농업으로 사회적 약자를 돌보고, 치유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치유농업, 돌봄농업, 사회적 농업(소셜파밍), 그린케어 등으로도 불린다. 농업을 활용해 복지와 돌봄을 비롯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을 뜻한다. 조예원 바흐닝언 케어팜 연구소 대표가 지난 12월 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열린 사단법인 다른백년의 ‘농업의 미래, 미래의 농업’ 강연에서 네덜란드의 케어팜을 설명하고 있다. / 주영재 기자 농업과 돌봄, 복지가 만난 케어팜 조예원 대표는 네덜란드에서 보건사회학을 공부하다 케어팜을 접했다. 네덜란드는 케어파밍이 가장 발전된 나라로, 1990년대 후반 처음 시작했다. 새로운 소득을 창출하고 싶어한 농업인과 시설의 대안을 찾고자 한 사회복지·시민사회 영역, 농업의 다원화를 장려하려는 정부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였다. “유럽에서도 과거에는 장애인을 요양시설에 평생 가둬놓았죠. 정신보건 쪽에서는 더 이상 이러면 안 된다, 인권을 생각한다면 이분들에게도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줘야 한다, 다른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어요. 장애인들이 농장에서 지내면서 자존감을 찾고 자립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농업인 단체와 정신보건 분야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정부에 압력을 넣었습니다. 정부도 농업을 다각화한다는 측면에서 이 주장을 수용해 1990년대부터 한시적인 지원조직을 만들면서 발전하게 됐습니다.” 네덜란드에서는 현재 1250곳이 넘는 다양한 유형의 케어팜을 운영 중이다. 여러 유럽 국가에서도 케어팜은 보건복지 분야 돌봄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됐다. 나라마다 성격은 조금씩 다르다. 벨기에,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같은 나라들은 농업의 다원적 활동이라는 틀에서 접근한다. 이탈리아는 사회통합적 성격이 강한 소셜파밍을 지향한다. 농촌 실업자나 장애인, 약물 중독자 등 사회에서 소외·배제되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모아 협동조합을 구성하고, 함께 농사를 짓고 생산물을 판매해 경제활동을 이어가게 한다. 네덜란드 케어팜에서는 주간 돌봄, 중증 청년 장애인들을 위한 특수교육과 직업훈련 등의 활동이 이뤄진다. 번아웃 증후군을 겪으면서 정신적 치료나 휴식이 필요한 사람도 이용할 수 있고, 학대 아동을 위한 보호시설로도 기능할 수 있다. 참여자들은 동물을 돌보고, 작물을 재배하고, 식사를 준비하거나 청소를 하는 등 농가의 일을 돕는다. 목공 등 취미활동을 하거나 기술교육에 참여할 수 있고, 원하는 때 주변을 산책하거나 자전거를 탄다. 농산물을 가공·포장·판매하며 직업 활동에 참여할 수도 있다. 농장의 직업훈련은 사회성과 일상생활 능력을 키우는 시간이다. “농장의 일상적인 농업 활동을 농업인과 함께하는 거예요. 처음 몇년간은 한국분들이 이해를 못 했어요. 장애인이나 노인들이 힘든 일을 하는데 돈도 안 주고, 노동착취 아니냐는 거죠. 사실 하루에 정해진 만큼 노동을 한다는 개념은 아니에요. 시간에 쫓기면서 노동 효율성을 높여가도록 강요당하는 반복 노동이 아니거든요. 내 속도에 맞춰서 해도 되는 활동이에요. 작게는 산책하면서 지나가다 보는 꽃과 과일을 따거나 동물을 한번 쓰다듬을 수도 있어요. 그 정도만 해도 집과 시설에만 갇혀 있는 사람들보다 훨씬 건강할 수 있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되죠.” 치유농업법 시행 3년차 맞은 한국 케어팜의 기본 원칙은 ‘원하는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과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래야 탈시설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몇시에 일어나 언제 밥 먹을지, 언제 외출할지를 정해진 일과표에 따라 통제받지 않고 스스로 자신의 리듬에 따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치매 어르신, 약물 중독자 등 시설에서 지내는 사람도 다르지 않다. “보통 시설에 수용된 많은 사람은 시간표에 따라서 움직이잖아요. 이들은 수용된 인원 중 1명일 뿐입니다. 케어팜은 농장주가 내 이름을 알고 내가 뭘 좋아하는지, 지난번에 왔을 때 내가 뭘 했고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해줍니다. 심지어 그럼 오늘은 뭘 할까 이렇게 묻기까지 해요. 이런 경험들이 굉장히 좋은 효과를 만들어냅니다.” 네덜란드 케어팜이 높이 평가받는 이유도 이런 소규모 돌봄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케어팜에서는 장애인 3명에 직원 1명, 증상이 심하면 1 대 1로 조를 이뤄 활동하니까 충분한 보호와 돌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하나 중요한 원칙은 ‘유용하고 보람을 주는 활동을 한다’이다. “책임을 지워주고 확인함으로써 스스로 성취감과 유용함, 보람을 느끼게 하면 이들의 자존감과 자신감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네덜란드에서 케어팜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은 지자체 담당 부서, 보건공공기관과 상담한 후 시설 이용 처방을 받는다. 이후 원하는 케어팜을 골라 직접 신청하거나 케어파밍 지역협회를 통해 케어팜을 소개받는다. 개인 부담은 전혀 없고, 농장이 지자체 또는 지역협회에 비용을 청구한다. 비용은 정부의 보건복지 급여에서 충당한다. 국가의 보건복지 제도를 농장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게 네덜란드만의 차별점이다. “농장인데 주간 보호시설이나 요양시설, 장애인시설 등의 법적 지위를 갖고 운영합니다. 이런 곳은 네덜란드가 유일하죠. 농장을 운영하는 분들이 케어팜 비용을 보전받으니 소득 걱정을 덜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장기요양법이나 사회지원법에 따른 예산 지원을 받으려면 전문 인력 등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한국에서도 2020년 3월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치유농업법)’이 통과됐다. 법 통과로 케어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치유농업사라는 새로운 자격증도 생겼다. 아직 활발하게 운영 중인 곳을 찾기는 쉽지 않다. 치유농업 농장을 운영하는 이들은 운영비를 얻는 데도 힘이 부친다. “체험프로그램처럼 1인당 강사비와 재료비 이런 식으로 비용을 책정하고 운영을 하려니 힘이 들어요. 지속성이 없습니다. 올해는 지원 사업이 있어서 했지만, 내년은 장담할 수 없는 거죠.” 네덜란드처럼 농업과 보건복지 제도와의 결합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개선방안이 필요하다. 국내에서도 치유농업을 건강보험이나 장기요양보험의 예산으로서 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성과가 없다. 조 대표는 예산을 받으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의학적 효과를 증명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호르몬 수치를 재거나 치매환자의 인지능력을 검사하는 것과 같은 정량적 접근에는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치매라는 게 진행성 질환이고 완치가 되는 질환이 아니잖아요. 인지능력 개선도 좋지만 그게 주된 목적이어선 안 됩니다. 시설에 갇히고, 묶여 있는 게 아니라 하루를 더 의미 있고 좀더 즐겁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중요합니다.” 단기 프로그램 위주의 접근은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서 장애인 프로그램을 2시간 동안 한다고 해서 갑자기 자존감이 좋아지기는 어렵죠. 장기적인 이용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건강을 다차원적으로 이해하려는 질적 접근 방식도 필요하다. 조 대표의 내년 연구 목표이기도 하다. “건강의 특정 측면만 보지 않고 신체적·정신적·사회적 건강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바라보려고 합니다. 숫자와 데이터에 집착하는 연구가 아니라 건강의 다른 정의, 개념을 갖고 케어파밍의 효과를 보여주는 연구를 해보려고 합니다.”
미래로 가는 농업

레이디경향(총 13 건 검색)

[책 읽는 레이디] ‘이야기 치유꾼’, 도대체 작가의 본격 이야기집
[책 읽는 레이디] ‘이야기 치유꾼’, 도대체 작가의 본격 이야기집
2024. 03. 05 15:23 문화/생활
카툰 ‘행복한 고구마’와 대범한 강아지 시추 태수 누나로 잘 알려진 도대체 작가의 신작 <기억을 먹는 아이>(유유히)는 전에 없던 장르이자, 새로운 직업의 탄생을 알리는 조용한 선언이다. 만약 ‘이야기치유꾼’이라는 직종이 생긴다면 말이다. “나는 은행나무”로 시작하는 이 이상한 이야기집은 <기묘한 이야기> 혹은 <환상특급>을 연상시키는 상상 이상의 전개로 독자의 얕은 예감을 무너뜨린다. 도대체 작가는 마치 셰에라자드처럼 거침없이 이야기의 가지를 뻗어 나간다. 시대도 국경도 가뿐히 초월하는 그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가슴 한구석이 묵지근해지는 느낌이 전해진다. 제아무리 책을 빨리 있는 독서가라 할 지라도, 한 편의 이야기를 읽고 나면 조용히 책장을 덮고 생각에 빠지게 된다. 허무맹랑하기 그지없는 기억을 먹는 아이도, 풍선을 달고 하늘을 날아다니며 사는 사내도, 기억을 먹혀버린 사람도, 한눈에 사랑에 빠져버린 도공도 … 모두 나의 한 조각과 닮아있다는 기시감이 전해진다. 저마다 짊어진 근심과 고민에 대해 어쭙잖은 위로를 건네는 것은 도대체 작가의 방식이 아니다. 오히려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범우주적 공감대와 다종다양한 생물들의 존재 방식에 대한 거시적인 접근이 어쩐지 피부로 와닿으며 작은 미소를 짓게 하는 위안이 된다. 도대체 작가는 “몇 곳의 출판사와 여러 공모전에 원고를 내밀었지만 매번 반려되거나 탈락했죠”라고 저자 후기를 통해 밝혔다. “낙담은 했지만 포기하지는 않았던” 작가의 글은 이리저리 다듬어져 “점점 더 제 마음에 드는 방향을 찾아갔”다고 했다. 힘들고 지친 상황일 때 떠오른 것들을 담은 이 이야기를 작가는 무척 좋아한다고 고백한다. 작가는 힘겨운 시절에 쓰면서 스스로 위로를 받았듯이 독자들에게도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한다. <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 <태수는 도련님> <그럴수록 산책> <이왕이면 행복해야지>을 통해 도대체 작가의 팬이 된 이들에게 색다른 독서 경험이 될만한 책이다. 도 작가의 그림을 사랑하는 독자들이라면 반길 일러스트와 카툰 부록도 수록돼 있다.
책 읽는 레이디
지친 일상에 쉼과 치유를…해외 트레킹 여행지3
지친 일상에 쉼과 치유를…해외 트레킹 여행지3
2023. 09. 12 12:40 레저/여행
일본 홋카이도 시레토코.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즐겁게 건강을 관리한다’라는 의미의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열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자연 속을 걷는 트레킹 여행이 주목받고 있다. 무더운 여름을 지나 선선한 날씨의 가을이 찾아오면서, 더위를 피해 실내로 제한되었던 여가 활동이 야외로 점차 확장되고 있다. 자연 그대로 보존된 아름다운 절경으로 일상에 지친 여행객들에게 쉼과 치유를 선사해 ‘숲멍’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곳, 글로벌 호텔 검색 플랫폼 호텔스컴바인이 제안하는 리스트다. ■ 사람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자연의 땅 시레토코 국립공원은 일본 홋카이도의 북동쪽 시레토코반도 주변에 있으며 2005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다. 원주민 아이누 말로 ‘땅의 끝자락’이라는 의미가 있는 ‘시레토코’라는 지명처럼,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국립공원 곳곳에서 살아 숨 쉬는 천연한 자연과 불곰, 여우, 사슴 등 다양한 야생동물과 교감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시레토코 내 다섯 개 호수 주변을 탐방하는 코스가 대표적이다. 원시림에 둘러싸인 호수의 트레킹 코스는 고요한 호수 표면에 비친 시레토코의 아름다운 산들을 바라보며 야생 동물과 식물을 마주할 수 있는 곳으로, 나무와 길에 새겨진 홋카이도 대표 동물 불곰의 흔적들을 쉽게 볼 수 있어, 이색적인 트레킹을 체험을 할 수 있다. 숙소는 시레토코 국립공원과 접근성이 좋은 ‘기타코부시 시레토코 호텔&리조트’를 추천한다. 오호츠크해 뷰를 감상할 수 있는 객실로 지친 피로를 풀 수 있는 온천이 갖춰져 있다. 메만베쓰 공항에서 우토로온천 버스터미널까지 버스로 2시간 10분 이동한 뒤, 버스 터미널에서 도보로 약 5분 소요되는 곳에 있다. 중국 장가계.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 빼어난 비경으로 신비로운 무릉도원 연상 중국 후난성 북서부에 있는 장가계(장자제)는 약 4억 년 전 바닷속에 있었으나, 침수와 자연 붕괴를 반복하며 깊은 협곡으로 재탄생한 명승지다. 1992년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됐으며 비현실적인 절경으로 자연의 신비로움과 웅장함을 느낄 수 있다. 장가계의 대표 트레킹 코스로는 영화 <아바타>의 촬영지로 유명한 원가계가 손꼽힌다. 원가계는 300m의 커다란 바위 두 개가 자연적으로 연결된 천연 석교 ‘천하제일교’가 위치한 곳이다. 이 밖에도 사방이 절벽으로 이뤄진 천문산, 드높은 봉우리와 대협곡이 조화롭게 공존하며 진귀한 야생 식물들을 감상할 수 있는 금편계곡도 트레킹 코스로 저명하다. 숙소는 장가계 허화공항에서 차량으로 약 10분 거리에 있는 5성급 호텔 ‘블루 베이 호텔 장자제’를 제안한다. 장가계까지 약 6km 거리에 위치해 천문산 국가삼림공원 등 관광 명소 또한 가까이서 즐길 수 있어 여행객과 비즈니스 여행객들이 선호하는 호텔이다. 태국 치앙마이.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 원시림과 폭포, 소수민족의 문화를 동시에 즐기는 트레킹의 성지 태국의 지붕으로 불리는 치앙마이는 수려한 자연 풍경과 풍부한 문화유산은 물론 고산족들의 다채로운 모습을 걸으며 감상할 수 있어 고산 트레킹의 성지로 불린다. 또한 코끼리 트레킹, 대나무 뗏목 체험 등 이색적인 트레킹을 경험할 수 있다. 태국의 최고봉 ‘도이 인타논’이 있는 ‘도이 인타논 국립공원’에는 고산족이 거주하던 지역을 중심으로 펼쳐진 트레킹 코스가 유명하다. 무성한 숲으로 이뤄진 원시림과 다양한 동식물들을 만나며 걷다 보면 어느덧 정상에 오르게 되는데, 이때 2000m급 봉우리들이 조성한 태국 북부지역의 고산 능선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둘레길을 돌며 숲속 시원한 폭포와 커피 농장의 뛰어난 절경을 감상하는 것도 특별한 매력을 더한다. 숙소는 트레킹 여행에 치앙마이 특유의 감성을 더할 수 있는 5성급 호텔 ‘라야 헤리티지’를 추천한다. 치앙마이 북부 지역 전통 양식을 담은 호텔로, 이국적인 분위기와 향토적이고 친근한 감성을 동시에 선사한다. 호텔은 치앙마이 국제공항에서 차량 이동 시 약 30분 정도 소요되며, 올드타운과 호텔을 오가는 무료 셔틀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신진 디자이너 김용화 ‘치유를 담은 옷’
신진 디자이너 김용화 ‘치유를 담은 옷’
2014. 10. 28 16:56 패션
지난 10월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야외 특설 무대에서 강남문화재단 주최·주관의 ‘2014 강남 신진 디자이너 콘테스트’가 열렸다.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는 패션 인재들이 몰려 경쟁이 치열했던 이 콘테스트에서 「레이디경향」 매거진상과 우수상을 중복 수상한 신진 디자이너 김용화씨.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아직은 자신과 의상을 설명하는 것이 조금은 수줍은 신진 디자이너 김용화씨(25). 그는 이번 ‘2014 강남 신진 디자이너 콘테스트’에서 ‘휴식, 사람 그리고 패션 S.H.O.W’라는 주제를 요즘 메가 이슈인 ‘북유럽’ 감성으로 풀어내 「레이디경향」 매거진상과 우수상 2개의 상을 수상하며 이제 막 패션 아카이브를 쌓고 있다. 이번 콘테스트에서 “주제를 트렌드와 접목해 해석해낸 능력이 뛰어나며 디자인 역시 컨셉트가 잘 반영됐다”라는 심사위원의 호평을 받은 그. 하지만 한세대학교 섬유패션디자인학과에 입학했을 당시에는 적성에 맞지 않아 포기하려 했던 적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내 마음을 다잡고 ‘이왕 시작했으니 어떻게든 해보자’라는 ‘무데뽀 정신’으로 덤볐고, 때로는 ‘오기’로 버티며 작업을 하다 보니 오늘날과 같은 좋은 결과를 얻게 됐다고. “특출한 재주는 아니지만 다른 친구들에 비해 어느 정도 손재주가 있긴 한데, 본격적으로 디자인을 하다보니 갖고 있던 재주에 탄력이 붙었나 봐요. 책을 읽으면서 상상했던 이미지나 일상생활에서 오가며 마주치는 이미지, 순간순간 느끼는 감정을 옷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표현하는 재미가 상상 그 이상이었어요. 평소 집중력이 높은 편이 아닌데 옷을 만들 때만큼은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빠져들어요.” 1 김용화 디자이너는 드로잉을 할 때 기본 스케치 위에 종이를 오려 붙이는 콜라주 기법을 사용한다. 2 의상 컨셉트에 대한 설명과 함께 패턴, 소재를 상세하게 나타낸 스케치 보드판. 3 사람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북유럽 디자인 철학이 담긴 김용화 디자이너의 작품.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이미지와 이야기, 감정을 고스란히 담은 스토리텔링이 있는 디자인을 지향하는 김용화씨. 그는 자신의 옷을 선택한 사람이라면 그 안에 담긴 이야기까지 이해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이를 디자이너와 옷을 선택한 사람 간의 소통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번 콘테스트를 통해 ‘소통을 담은 디자인’에 한 발짝 다가선 것 같다는 고백을 덧붙였다. 언밸런스 길이의 셔츠 위에 에이프런 모티브의 스커트를 레이어드하고 크롭트 재킷으로 마무리한 룩. 컬러와 프린트에서 편안함이 느껴진다. 특히 셔츠, 스커트, 재킷의 각기 다른 프린트의 변주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많은 사람들 앞에 첫선을 보인 이번 콘테스트 출품작은 수줍어하면서도 자신의 이야기를 편안하고 차분하게 풀어내는 그와 많이 닮아 있다. 사람과 자연을 생각하는 북유럽 디자인 철학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이번 의상은 익숙하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자연물인 소라와 꽃, 나무를 프린트 기법을 사용해 표현했다. 특히 자연 친화적이며 치유의 이미지가 담겨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사람과 자연을 먼저 생각하는 디자인을 추구하는 북유럽 디자이너들의 철학. 이를 계승해 사람의 습관이나 생활 방식을 고려한 디자인으로 디자인 그 이상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그가 옷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다. 셔츠의 벨트 포인트, 재킷의 배색, 팬츠의 레이어드 디자인으로 각각의 포인트를 살려 룩이 지루하지 않다. 자연을 닮은 프린트와 뉴트럴 컬러의 조화는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편안하게 어루만져준다. 지금까지는 여성복에만 심취해 있었는데, 이번 콘테스트를 통해 남성복의 매력에 푹 빠졌다는 그는 훗날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한다면 20대 중·후반부터 30대 중반의 남녀를 위한 브랜드가 될 것 같다고 귀띔한다. 디자이너가 표현하고자 하는 실루엣이 정확한 디자인, 즉 기본기가 잘 다져진 디자인을 중시하는 신진 디자이너 김용화씨. 그는 지금 우리가 주목해야 할 디자이너임에 틀림없다. <■진행 / 박솔잎 기자 ■사진 / 김정원 ■장소 협찬 / 남산 스튜디오(02-749-6309, www.namsanstudio.com) ■헤어&메이크업 / 황현, 김세미(황현 커팅스테이션, 02-336-6333) ■모델 / 박소민, 이충만>
치유의 향, 캔들 테라피
2012. 11. 27 15:18 리빙
양초를 간접조명이나 인테리어 소품으로만 사용하던 시대는 지났다. 특유의 향이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어 새로운 힐링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 데커레이션 효과는 물론 치유 효과도 뛰어난 힐링 캔들 중 나에게 필요한 아이템을 찾아보자. 1 오롱차 잎이 들어 있는 수제 양초로 신경 계통에 작용해 진정 효과를 주는 오롱 향이 마음을 평안하게 하고 숙면을 돕는다. 11만5천원, 아쿠아 디 파르마. 2 산뜻한 라임 향에 톡 쏘는 바질과 향기로운 백리 향을 더해 호흡기 질환 예방을 돕고 머리를 맑게 한다. 9만2천원, 조말론. 3 사케 향에 섞인 복숭아의 달콤한 향이 우울하고 불안한 감정을 다스리며 은은한 플로럴 계열의 잔향이 스트레스 해소를 돕는다. 천연 추출물에서 얻은 향이 오래 지속되는 것이 특징. 8만3천원, 프레쉬. 4 청량한 솔 향, 고급스러운 유 향, 따스한 정 향, 마음을 정화시키는 곽 향 등 한방 향이 심신을 다스리는 천연 소이 왁스 캔들. 5만5천원대, 설화수. 5 화이트 글라스에 금빛 로고를 장식한 미니 캔들로 불안한 마음을 편안하게 다스리는 재스민 향이 은은하게 퍼진다. 5만8천원, 딥티크. 6 시트러스 계열의 버베나 향이 주는 상쾌함은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 기분 전환하기에 좋다. 밀랍 양초로 연기 없이 연소되는 것이 특징. 3만3천원, 록시땅. 7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로즈 향이 오래 지속되며, 알루미늄 케이스 뚜껑으로 간편하게 초를 끌 수 있다. 2만원대, 프리메라. 8 꽃과 꿀에 절여 말린 과일의 달콤한 향이 스트레스와 긴장을 완화시킨다. 식물성 왁스를 블렌딩해 그을음 없이 깨끗하고 진한 향을 즐길 수 있다. 2만8천원, 록시땅. 9 날카로워진 신경을 진정시키며 피로와 우울증, 불면증 해소에 탁월한 라벤더 향의 릴랙싱 캔들. 8만원, 펜할리곤스. <■진행 / 왕은주 기자 ■사진 / 이주석 ■제품 협찬 / 딥티크(02-514-5167), 록시땅(02-3014-2965), 설화수·프리메라(02-794-1564), 아쿠아 디 파르마(02-517-5218), 조말론(02-3440-2548), 펜할리곤스(02-555-5152), 프레쉬(02-2015-2742) ■소품 협찬 / 까사미아(031-780-7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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