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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269 건 검색)

무료 급식소 이용하는 칠곡 어르신들 “더 어려운 이웃 도우라” 110만원 기부
무료 급식소 이용하는 칠곡 어르신들 “더 어려운 이웃 도우라” 110만원 기부
2024. 12. 26 20:24지역
... 위해 모은 110만원을 김재욱 군수(가운데)에게 전달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지역 무료 급식소인 ‘칠곡 사랑의집’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이 자신보다 형편이 더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성금 110만원을...
처음 손잡던 날, 도래꽃 마당, 어무이, 이쁘고 귀하다…칠곡할매들 ‘시’ 교과서에 실린다
처음 손잡던 날, 도래꽃 마당, 어무이, 이쁘고 귀하다…칠곡할매들 ‘시’ 교과서에 실린다
2024. 11. 25 21:25지역
... 시를 썼다. 할머니들의 시는 2015년 <시가 뭐고>라는 시집으로 엮여 나왔다. 이 시집은 89명의 칠곡 할머니들이 문해교육을 통해 익힌 한글로 쓴 자작시 89편을 담았다. 할머니들의 시는 약목면...
경북
“언니야, 우리가 교과서에 나왔데이”…칠곡할매 ‘시’ 교과서에 실린다
“언니야, 우리가 교과서에 나왔데이”…칠곡할매 ‘시’ 교과서에 실린다
2024. 11. 25 10:30지역
... 시를 썼다. 할머니들의 시는 2015년 ‘시가 뭐고’라는 시집으로 발간됐다. 이 시집은 89명의 칠곡 할머니들이 문해교육을 통해 배우고 익힌 한글로 쓴 자작시 89편을 담았다. 할머니들의 시는 약목면...
경북
‘마지막까지 힙하게’…멤버 장례식장서 추모공연 펼친 ‘칠곡할매래퍼’
‘마지막까지 힙하게’…멤버 장례식장서 추모공연 펼친 ‘칠곡할매래퍼’
2024. 10. 16 17:09인물
... 숨기고 공연을 이어온 서 할머니를 추억했다. 서 할머니는 지난 4일 광화문광장 공연이 끝나고 칠곡으로 내려오는 차에서 대뜸 “내가 노래를 한 곡 들려주고 싶은데 들어봐라”며 흥겹게 노래를...
경북칠곡할매래퍼수니와칠공주

스포츠경향(총 37 건 검색)

‘선넘클’ 전현무, 칠곡에서 영탁 러브콜 이유?
‘선넘클’ 전현무, 칠곡에서 영탁 러브콜 이유?
2024. 12. 10 13:19 연예
MBC ‘선을 넘는 클래스’ ‘선을 넘는 클래스’ 전현무가 ‘영탁 찬스’로 할머니들의 얼굴에 웃음꽃을 피운다. 12월 10일 방송되는 MBC ‘선을 넘는 클래스’(기획 정윤정/연출 한승훈 권락희/작가 김수지)에서는 경상북도 칠곡의 랩하는 할머니들 ‘수니와 칠공주’의 부름을 받고 달려가는 전현무, 유병재, 설민석의 두 번째 출장 강의가 펼쳐진다. ‘수니와 칠공주’는 뒤늦게 한글을 배운 ‘평균 나이 83세’ 할머니들이 결성한 힙합 그룹이다. 이름 석 자도 못 썼던 할머니들은 배움의 열정으로 한글을 깨우쳤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시로 쓰고 랩으로 풀어내면서 해외에서까지 ‘K-할매’로 유명세를 탔다. 설민석이 강의를 준비하는 사이, 전현무와 유병재는 래퍼 할머니들과 친해지기 위해 담소를 나눈다. 할머니들은 랩만큼이나 좋아하는 트로트 가수 최애로 ‘영탁’을 꼽으며, “영탁이 노래가 신나잖아. 영탁이 따라갈 사람이 없다”라며 찐팬 면모를 보인다. 이에 전현무는 “영탁이한테 전화를 해볼까요?”라며 휴대폰을 꺼내든다. 긴장감 넘치는 통화대기음이 흐르고, 전현무의 애타는 마음을 영탁이 받으며 통화에 성공한다. 전현무는 영탁에게 노래를 요청하고, 영탁은 구수하게 ‘막걸리 한 잔’을 말아주며 즉석 라이브 공연을 펼친다. 할머니들은 만난 이후 최고의 행복한 미소를 짓는데, 유병재는 “설민석 선생님 큰일 났다”라고 걱정한다. 상상도 못할 강의 경쟁자(?)로 영탁이 급부상한 가운데, 전현무와 유병재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유일하게 웃은 게 영탁이랑 통화할 때다”라며 설민석에게 영탁의 활약상을 알린다. 설민석은 할머니들의 최애 영탁에 맞서(?) 어떤 강의를 준비했을까. 12월 10일 화요일 밤 9시 방송되는 MBC ‘선을 넘는 클래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MBC ‘선을 넘는 클래스’는 주문 즉시 달려가는 전 국민 코앞 배송 오픈 클래스, 의외의 장소에서 펼쳐지는 출장 역사 강의 프로그램이다. 강의 신청 접수는 ‘선을 넘는 클래스’ 공식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에서 할 수 있다.
‘돌부처’ 이창호의 완주, 칠곡 꺾고 창단 첫 해 챔피언결정전 진출···27일부터 고양특례시와 우승 놓고 승부
‘돌부처’ 이창호의 완주, 칠곡 꺾고 창단 첫 해 챔피언결정전 진출···27일부터 고양특례시와 우승 놓고 승부
2024. 11. 25 14:25 스포츠종합
이창호 9단. 한국기원 제공 한국 바둑의 살아있는 전설 이창호 9단이 이끄는 수소도시 완주가 창단 첫 해 레전드리그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수소도시 완주는 24일 서울 성동구 마장로 한국기원 내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4 쏘팔코사놀 레전드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칠곡황금물류를 2-0으로 이겼다. 전날 열린 1차전에서도 2-0으로 승리했던 완주는 종합전적 2승 무패로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1차전의 재판이었다. 양팀 모두 1차전과 같이 2차전에도 1~2경기에 똑같은 선수를 투입했다. 그 결과 완주의 이창호와 권효진 8단이 칠곡의 이상훈·양건 9단을 상대로 나란히 승리를 거둬 챔피언결정전 티켓을 거머쥐었다. 올해 창단한 완주는 27일부터 정규리그 1위 경기 고양특례시와 3판2선승의 챔피언결정전을 벌여 창단 첫 해 우승에 도전한다. 두 팀은 정규시즌 팽팽했다. 전반기에는 완주가 2-1로 이겼지만, 후반기에는 고양특례시가 2-1로 복수에 성공했다. 레전드리그 우승 상금은 3000만원, 준우승 상금은 1500만원, 3위 1000만원, 4위 500만원이다. 한국기원 제공
CGV칠곡 임헌정 대표 “위탁상영관, 영화발전기금 납부조차 어려워”
CGV칠곡 임헌정 대표 “위탁상영관, 영화발전기금 납부조차 어려워”
2021. 05. 12 10:53 연예
한국상영관협회 측이 12일 오전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영화관업계 정상화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다원 기자CGV 칠곡점 임헌정 대표가 상영관 위탁사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임 대표는 12일 오전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진행된 영화관업계 정상화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같은 대기업 외에도 전체 상영관 37%는 위탁사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같은 중소기업들이 정부 지원을 받고자 많은 노력을 했지만, 그 담은 너무나 높았다”며 “매년 납부하는 영화발전기금을 감당하기조차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매년 한국영화발전기금을 내고 있지만 그 발전기금은 제대로 쓰이지 않고 있다. 영진위에서 발표한 기사 내용을 보면 영화관을 지원하기 위해 70억원 가량 지원한다고 하지만, 확인한 결과 2020년 영화발전기금 완납한다는 조건이 붙었다”며 “우린 지금 발전기금을 낼 여력이 안 된다. 우리 회사는 영화관을 총 9개 가지고 있는데 2019년 매출 280억에서 80억 매출로 떨어졌다. 굉장한 손실이다. 대출만 50억을 받아야만 했다. 그 돈을 다 내고 구조조정을 해서 어떻게든 버티고 있지만, 영화발전기금까지 내기는 힘든 상황이다. 1년 5개월을 버텨온 게 대단하다고 할 정도다. 정부에서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돈을 내라고 하는 건 정말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에서 늘 늘리겠다는 일자리, 하지만 상영관 아르바이트생 상당수가 떠났다. 수십억, 수백억 들여서 만든 영화관에서는 정작 영화를 개봉하기 어려운 사정이다. 정부차원에서 도와달라”며 “이대로 지속된다면 단언컨대 1년 뒤에는 우리나라에서 영화관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정부차원에서 이번에 꼭 도와줘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영화발전기금은 영화 발전을 위해서 써야하지 않나. 그 프로그램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며 “영화관은 물론 위탁상영관도 임대료 삭감, 세금 면제 등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해왔다. 차라리 영진위가 보증을 서서 대출을 쉽게 받게 해주는 프로그램이 더 절실하다. 영화발전기금이 남아있으니 지원이 더 확대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20년 전체 극장 관객수는 전년대비 74% 감소하며 통전망이 가동된 200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화관 업계는 위기 극복을 위해 무급 휴직, 운영시간 축소, 일부 지점 휴업 및 폐점 등 필사적인 자구책을 이어감에도,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지속적인 적자 누적, 정부의 각종 재난 지원 정책에서 제외되며 자구책을 통한 운영이 한계에 봉착했다며 정부에 실질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경북 칠곡 북쪽서 규모 2.4 지진
경북 칠곡 북쪽서 규모 2.4 지진
2020. 09. 12 13:42 사회
기상청 제공12일 오후 1시 31분 5초 경북 칠곡군 북쪽 4km 지역에서 규모 2.4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기상청이 밝혔다. 진앙은 북위 36.03도, 동경 128.40도이며 지진 발생 깊이는 15km이다. 기상청은 “지진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간경향(총 3 건 검색)

이승만·트루먼 동상 왜 칠곡군 다부리에(2023. 08. 11 15:14)
2023. 08. 11 15:14 사회
ㆍ다부동전적기념관에 백선엽 동상과 함께…명분도 사회적 합의도 없이 “높은 분들 결정” 경상북도 칠곡군에 있는 ‘다부동전적기념관’에 설치된 이승만과 전 대통령(오른쪽)과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 동상 /김찬호 기자 경상북도 칠곡군은 한국 현대사의 변곡점을 간직한 곳이다. 대구, 안동, 구미 등 주변 도시에 가려져 있지만 역사적 가치로만 보면 이들 지역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특히 전쟁사에 열광하는 이들에게 칠곡군 가산면은 성지와도 다름없다. 대구에서 북쪽으로 22㎞ 떨어진 곳, 상주와 안동에서 대구로 통하는 5번·25번 도로가 합쳐지는 곳, 왜관으로 향하는 908번 지방도로의 시발점이 되는 곳, ‘다부동’의 존재 때문이다. ‘다부동’은 칠곡군 가산면 다부리라는 행정구역을 지칭한다. 하지만 이곳은 지명보다 역사적 사건으로 더욱 알려져 있다. 한국전쟁 시기에 있었던 사건을 일컫는 고유명사 ‘다부동 전투’다.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일방적’ 남침으로 시작한 한국전쟁에서 국군은 초반 열세에 놓였다. 전 국토의 10% 정도만 남은 그해 8월, 국군과 미군이 주축이 된 연합군은 낙동강을 낀 최후 방어선을 구축하고 약 55일간 치열한 사수전을 펼쳤다. 자료에 따라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가 낸 ‘6·25전쟁 주요전투’에 따르면 이중 8월 2일부터 28일까지 칠곡군 왜관읍과 가산면 다부동 일대에서 북한군 제1·제13·제15사단 및 제105전차사단의 진격을 저지해 대구를 사수한 일을 통칭 ‘다부동 전투’라고 부른다. ‘다부동 전투’는 “8월 15일까지 부산을 점령하라”라는 김일성의 지시를 꺾는 시발점이었다. 특히 승리의 주역 중 하나가 한국군 제1사단이라는 점이 더욱 큰 의미를 부여한다. 당시 사단장이 백선엽 장군이었다. 이를 기리기 위해 1981년 ‘다부동전적기념관’이 문을 열었고, 희생한 사람들을 위한 충혼비, 전승비 등을 세웠다. 1951년 주민들이 세웠다는 백 장군 ‘호국구민비’ 역시 2003년 기념관 내로 옮겨왔다. 더하지도, 빼지도 않고 사실 그대로의 역사만 남긴 셈이다. 관람객이 사건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기념관은 모범사례에 가까웠다. 문제는 관점이 달라지는 경우였다. 정치적 관점에서 볼 때 ‘있는 그대로의 역사’는 도움이 되질 않았다. 그 결과 지난 7월, 딱 한 달 동안 다부동전적기념관에 동상 세 개가 들어섰다. 모두 역사적 인물을 대상으로 만든 동상이다. 특정 인물의 동상은 개인에 대한 추모, 참배의 도구가 될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정치적 이용도 가능하다. 이 때문에 다원화된 사회에서 인물 관련 동상을 제작하거나 국가 관련 공간에 동상을 세우는 일은 쉽지 않다. 특히 인물의 공과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사회적 합의가 쉽지 않은 경우 더욱 그렇다. 지역 주민들은 동상 세 개를 두고 “높은 분들의 결정에 의해 섰다”고 했다. 이들 동상의 주인공은 각각 이승만 전 대통령, 백선엽 장군, 해리 S.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이다. 대체 왜 이곳에 동상이 섰나 경상북도 칠곡군에 있는 ‘다부동전적기념관’에 설치된 이승만과 전 대통령(오른쪽)과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 동상 /김찬호 기자 지난 8월 7일 경상북도 칠곡 현장을 찾았다. 최고 37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한창이었다. 다부동전적기념관은 다부 나들목(IC) 지척에 있었다. 서울에서 출발하면 차로 세 시간, 부산에서 출발하면 두 시간 남짓 걸리는 거리였다. 주변에는 산, 도로 등을 제외하면 관광지, 유흥거리 등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동상을 세운다고 해서 많은 이들이 찾을 만큼 접근성이 뛰어난 곳은 아니었다는 의미다. 실제로 이날 점심 무렵 방문한 전적기념관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거의 없었다. 기념관 부지는 설치된 계단을 기준으로 총 3개 층으로 나눌 수 있었다. 1층에는 주차장과 행정건물 그리고 각종 전차, 장갑차, 곡사포 등 군사 관련 무기가 전시돼 있었다. 가장 주요한 건물인 기념관은 별도의 건물로 3층에 있었다. 만약 7월 이전에 방문했다면, 2층은 관람객들이 쉬어갈 수 있는 쉼터 정도라고 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지난 한 달 동안 동상 세 개가 해당 공간을 채웠다. 경상북도 칠곡군에 있는 ‘다부동전적기념관’에 설치된 백선엽 장군 동상 / 김찬호 기자 어느 방향으로 접근하든 계단을 이용하면 무조건 동상과 마주친다. 3층에 있는 기념관 건물로 향한다면 피해갈 수 없다는 뜻이다. 이중 하나는 지난 7월 5일, 2층 한 구역에 세운 백선엽 장군의 동상이다. 백 장군은 실제로 다부동 전투에 참전했다. 인물에 대한 의미를 더하고, 빼며 논란을 자초하지 않는다면 공간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문제는 지난 7월 27일 백 장군 동상이 정면으로 바라보는 지점에 높이 4.3m, 넓이 1.57m, 무게 3t으로 제작해 세운 동상 두 개다. 동상을 정면에서 바라봤을 때 오른편에 있는 동상은 이승만 전 대통령이다. 그 옆에 똑같은 크기로 나란히 선 동상은 해리 S.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이다. 한·미 두 전직 대통령이 경상북도 칠곡에 나란히 동상으로 서 있다. 동상에 대한 관람객의 생각을 들어보기 위해 약 6시간 남짓 머물렀다. 가족 단위 나들이객을 포함해 모두 24명의 관람객을 만났다. 이중 ‘기념관에 세워진 동상의 존재를 미리 알고 왔다’거나 ‘이승만·트루먼 동상이 이곳에 세워진 이유를 안다’고 답한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동상에 대해 설명한 후 돌아오는 반응은 크게 두 가지였다. 대구에서 남편과 함께 나들이를 나온 A씨는 “이승만 동상인지 몰랐고, 저게 왜 여기 세워졌는지는 잘 모르겠다. 나는 저 동상은 여기 있을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실제 전투에서 돌아가신 분도 아니고 그 옆에는 미국 대통령도 있던데 무슨 기준으로 동상을 세우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반면 영천에서 왔다는 김주섭 목사는 “이승만 대통령은 세계 최고의 엘리트 공부를 한 사람이자 건국 기초를 세운 사람이고, 트루먼 대통령은 한국전쟁에 개입해 공산화를 막았다”며 “동상이 들어설 만하다”고 말했다. 이들 외에 방학을 맞이한 아이들과 함께 온 관람객이 많았다. 대구에서 온 B씨는 “동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긴 했는데 아이들이 누구인지 잘 모르고, 논란도 있는 만큼 굳이 설명해주진 않았다”고 말했다. 이들 동상을 왜 여기 세운 것인지 기념관 관계자에게 물었다. 해당 관계자는 “동상을 세우게 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건 꽤 됐는데 결정이 나지 않다가 7월에 급물살을 탔다”며 “기념관 측이 제작 비용을 대거나 한 것은 없고, 부지만 제공했다. 만료 시점 같은 것은 따로 없었다”고 말했다. 인물들을 둘러싼 논란 등에 대한 질문에는 “실제로 동상이 세워진 후 항의하는 사람들이 찾아오고, CCTV를 추가 설치하는 등의 조치는 있었다”며 “다만 기념관은 동상제작과 아무런 상관도 없고, 올해 1월 1일부터 기념관이 칠곡군 소속에서 경상북도 소속으로 변경된 만큼 동상 관리 및 예산편성은 그쪽에서 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지난 7월 5일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 앞에서 민족문제연구소 구미지회 회원들이 백선엽 장군 동상 제막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연합뉴스 정리하면 이렇다. 동상이 이곳에 세워진 명분에 대해서는 관람객도, 기념관 측도 모른다. 민원이 제기됐고, 경상북도가 받아들여 동상을 세우고, 향후 예산을 편성해 관리한다는 것이 밝혀진 내용의 전부다. 동상이 필요하냐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이는 옳고 그르고의 문제가 아닌 해당 인물들에 대한 역사적·사회적 합의가 아직 없다는 의미다.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동상 설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쪽의 목소리가 더 큰 데 따른 일시적 결과일 뿐이다. 이들이 누구였는지는 쉽게 추정해볼 수 있다. 이승만·트루먼 전 대통령 동상은 2017년 제작됐다. 건립부지를 찾지 못하다가 최근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동상을 ‘왜 칠곡에 세웠느냐’라는 물음의 답은 제막 기념식 당시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한 발언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지사는 “2021년에 ‘이 동상이 2017년도에 완성이 됐는데 세울 데가 없다’는 말을 듣고 가슴이 너무나 아팠다”며 “경북도가 우리나라에서 땅이 가장 넓으니 아직도 이런 분 모실 장소가 많이 있다. 추천해 주면 잘 모시겠다”고 말했다. ‘왜 이승만·트루먼 동상인가’ 하는 점은 윤석열 대통령이 설명한다. 제막식 당일 윤 대통령은 화환과 함께 강승규 사회수석을 보내 메시지를 전달했다. “6·25전쟁 당시 한·미 두 나라 정상의 동상은 바로 자유민주주의와 한미동맹의 표상”이라며 “이승만 대통령은 자유야말로 역사의 원동력이라 확신했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기초해 이 나라가 나아갈 비전과 전략을 마련한 선각자셨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한·미 두 전직 대통령을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한 정치적 동반자로 여기는 모양새다. 정말 그럴까. 동상은 역사적 사실을 반영하고 있을까 이승만·트루먼 동상이 나란히 서 있는 장면은 알고 보면 진풍경이다. 이승만은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야 할 한국전쟁 중에 여러 차례 정치파동을 만들었다. 1952년의 부산정치파동이 대표적이다. 대통령 직선제와 양원제를 골자로 하는 ‘발췌개헌안’ 통과가 핵심이었다. 본인의 집권 연장이 목표였다. 이 과정에서 이승만은 5월 25일 0시를 기해 임시수도 부산을 포함한 영남과 호남 지방에 잔여 공비 소탕을 명분으로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 또 50여명의 국회의원을 국제공산당과 관련이 있다는 명분으로 연행했다. 이어 최종 8명을 구속했다. 당시 미국 트루먼 행정부는 방미 중이던 존 조지프 무초 대사를 한국으로 급히 귀환시키고, 5월 30일 계엄령의 조기 해제를 촉구하는 입장을 이승만에게 전달했다. 이승만은 미국이 내정에 간섭한다고 화를 냈다. 결국 미 국무부는 같은날 계엄권을 유엔군이 인수하는 방안에 대해 당시 유엔군 사령관 클라크 장군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빨리 회신하라고 지시했다. 31일 클라크 장군은 미 합참에 전문을 보내 이승만 정부를 대신할 과도정부를 수립할 방안을 검토한다. 1952년 이후 주요 국면마다 계속해서 나오는 미국의 ‘이승만 제거계획’의 시작이다. 트루먼 역시 이승만에게 경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6월 2일 이승만은 국회가 24시간 내에 직선제 개헌안을 통과시키지 않는다면 국회를 해산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미 대사관 대리대사 라이트너는 트루먼이 이승만에게 발송한 친서에 “돌이킬 수 없는 행동을 하지 말라”는 경고를 트루먼의 승인을 받아 첨가했다. 결과적으로 클라크 장군이 1952년 7월 5일 ‘비상계획안’이란 이름으로 미 행정부에 보고한 이승만 제거계획은 시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1953년 이른바 ‘에버레디’ 계획 등을 준비하며 미국은 지속적으로 이승만 제거를 염두에 뒀다. 반공포로 석방을 비롯한 휴전문제가 엮인 1953년 이후 상황을 배제하더라도 트루먼과 이승만을 동일 선상에 놓는 것은 역사에 대한 무지에 가깝다. 윤 대통령이 말한 한미동맹의 표상이 상대국 지도자를 제거하는 작전까지 포함하는 것인지도 의문이다. 누가 역사를 이용하는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처럼 역사적으로 보면 한 공간에 선 동상 3개가 모두 논란의 대상이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보면 정해진 수순을 잘 따라가는 것처럼도 보인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장관급으로 격상한 국가보훈부는 두 가지 눈에 띄는 업무를 추진했다. 하나는 백 장군 재평가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지난 6월 30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열린 ‘백선엽 기념재단 창립대회‘에서 축사한 데 이어, 7월 5일 열린 동상 제막식에도 참석했다. 그리고 지난 7월 24일 국가보훈부는 국립대전현충원 누리집에 백 장군을 ’친일반민족행위자’라고 적은 문구가 법적 근거가 없다며, 이 내용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국립대전현충원 누리집 ‘안장자 검색 및 온라인 참배’란에서 ‘백선엽’을 검색하면, 비고에 나오던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2009년)’이라는 문구를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또 다른 하나는 이승만 재평가다. 특히 김황식 전 총리가 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승만기념관 건립을 지원한다. 이는 윤 대통령이 추진하는 사업으로도 알려져 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지난 8월 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및 유족 158명과의 오찬에서 이종찬 광복회장에게 기념관 건립을 도와달라는 뜻을 전했고, 이 회장 역시 “적극 돕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지난 8월 1일 미리 배포한 ‘대한민국 정체성 선포식’ 개최 인사말에서 “이런 괴물기념관이 건립된다면 광복회는 반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역사적 인물에 대한 평가를 두고 오락가락하는 행태는 이철우 지사의 말을 통해 이해해 볼 수 있다. 이 지사는 “세계 각국을 돌아봤을 때 선진국일수록 영웅들의 동상이 우후죽순 많이 서 있다”며 “그분들이 다 공만 있고 과가 없느냐? 공과가 다 있다. 그런데 공이 크고 과가 작으면 공을 위주로 그렇게 동상을 많이 세운다”고 말했다. 쉽게 말해, 공이 크면 과는 덮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공과 중 무엇이 더 큰가를 평가할 기준이 없다. 해당 논리대로라면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하루아침에 평가를 바꿔도 문제될 것이 없다. 기념관, 동상에 집착하는 것 역시 정치적 의도를 의심케 한다. 개인적 기억이 집단의 기억, 즉 역사가 되는 데는 사회적 의미를 매개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이를 가장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기념관, 동상 등의 존재다. 1인 독재 체제의 북한, 역사적 인물을 신격화한 군국주의 일본에서 이러한 장치들을 정치에 잘 활용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월 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및 유족 초청 오찬에서 이종찬 광복회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대통령실 제공 전문가들은 정치적 필요에 따라 역사를 부각하고 빼는 행위를 경계하고 비판한다. 역사학자 알렉스 폰 턴즐만은 “조각상은 역사에 대한 기록이 아니라 역사적 기억에 대한 기록”이라며 “조각상은 우리가 무슨 생각을 해야 하는지에 관해 특정 시점의 누군가가 생각한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지금, 역사란 무엇인가>의 저자 헬렌 카는 “우리가 얼룩진 과거를 무비판적으로 고집할 때, 우리는 계속해서 현재를 더럽힌다”고 말했다. 헬렌 카는 역사학자 E. H 카의 증손녀다. 윤석열 정부는 역사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논란이 있는 인물의 공을 부각하는 방식으로 재평가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윤 대통령 지지층을 중심으로 이들 인물에 대한 긍정 평가가 높다는 점은 다양한 비판을 낳는다. 사회통합을 해칠 뿐만 아니라 국민 사이에 갈등의 골만 깊게 한다는 것이다. 이는 윤석열 정부가 역사를 수정해 지지층 결집을 노린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 되기도 한다.
특집
칠곡할매 ‘꼴’좋네! 재밌는 서체의 세계(2021. 10. 08 14:52)
2021. 10. 08 14:52 사회
ㆍ사회적 요인·매체 변화 등 따라 유행 바뀌어 ㆍ고해상도 화면 보편화 속 ‘부리’ 달린 글꼴 다시 주목 칠곡할매 글꼴을 만든 할머니들이 자신의 글씨가 담긴 푯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 칠곡군청 제공 “한석봉이처럼 내가 글자 잘 써서 쓴다 카는데 내가 뭣이 잘 쓰노. 폰트 나오면 자식들 제일 먼저 보여주고 싶지.”(김영분 할머니) “폰트가 뭐꼬? 똑같이 잘 쓰고 싶은데 손도 떨리고 와이래 잘 안 되노. 영어는 와이래 꼬불랑거리고. 손이 내 맘대로 안 된다 카이.”(이원순 할머니) “글씨를 더 예쁘게 써야 안 되나 했는데 아닌가 봐. 그냥 쓴 게 더 좋다대. 아직도 이해는 안 돼. 내 글씨가 뭐 이쁜공.”(추유을 할머니) “한 번 할 때마다 열장쓱 했다. 두시간씩 걸렸지. 한글은 적겠는데 영어는 잘 몬하겠더라. 이거 적는다고 한글 안 이자뿌고 지냈다.”(권안자 할머니) “글자를 썼다가 지웠다 하도 하이끼네 볼펜 3개 이거는 금방이라. 다 쓰고 세알려보니까 7개 썼드라.”(이종희 할머니) 할머니들은 한글을 다 배우고도 글씨 연습을 계속했다. 넉달 동안 2000장 넘는 종이에 빼곡히 글자를 채웠다. 글꼴(서체) 제작업체는 할머니들의 글씨로 글꼴을 만들었다. 경북 칠곡군에 사는 다섯 할머니의 글씨를 본떠 만든 ‘칠곡할매글꼴’은 각 할머니의 이름을 딴 ‘권안자체’, ‘추유을체’, ‘이종희체’, ‘김영분체’, ‘이원순체’ 다섯종류로 구성됐다. 할머니들의 손글씨가 디지털 세계의 글꼴로 변신하면서 지난 5월부터 한컴오피스나 MS워드 같은 소프트웨어에도 탑재됐다. 칠곡할매글꼴의 인기에 주목한 칠곡군에서는 한글날을 맞아 아예 기획상품(굿즈)까지 내놨다. 삐뚤빼뚤하지만 정감 있는 글씨를 넣어 만든 병풍, 술잔, 부채 등 30여종의 상품을 기획해 전시하고 있다. 10월 6일 칠곡군청에서 열린 전시 첫날엔 외솔 최현배 선생(1894~1970)의 손자 최홍식 연세대 명예교수도 참석했다. 최 교수가 “칠곡할매글꼴을 통해 우리말과 글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전국으로 퍼졌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건네자 추유을 할머니(87)는 “일제강점기 때 한글을 지키고 팔순이 넘은 나이에도 쉽게 한글을 배울 수 있도록 대중화에 힘쓴 고 최현배 선생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자신이 직접 재배한 햅쌀을 최 교수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글꼴 하나가 탄생하기까지 할머니들이 자신만의 글꼴을 갖게 된 데는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의 영향이 컸다. “코로나19 때문에 문해교실로 모이는 것도 주춤한 상황에서 할머니들 글씨 공부에도 도움이 되고 길이길이 남는 추억으로도 만들 방법이 뭐 있을까 고민을 했죠.” 칠곡군 교육문화회관에서 평생교육을 담당하는 한선혁 계장은 논의 끝에 글꼴 제작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할머니들은 한글 말고도 알파벳과 숫자까지 포함해 종이 한장마다 빼곡하게 글씨를 채워나갔다. 획의 굵기를 일정하게 하려 네임펜을 썼는데 할머니 한명이 7~8개씩 펜을 다 쓸 정도로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한 계장은 “특히 영어 알파벳이 할머니들한테 익숙하지 않으니까 그림 그리듯 글자를 그려내면서 고생을 많이 하셨다”고 말했다. 글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신만의 글씨를 디지털 기기 화면 위에도 나타낼 수 있게 해주는 자작 글꼴을 만드는 이들도 늘고 있지만 사실 이 작업이 쉽지만은 않다. 전문적으로 글꼴을 구상하고 제작하는 글꼴 디자이너가 작업해도 3~4개월 걸리는 일이다. <글자 속의 우주>라는 책을 쓴 한동훈 글꼴 디자이너는 “우선 기초 콘셉트를 잡고 중심이 되는 예시 글자를 만드는 데서부터 시작한다”고 말했다. 영어 알파벳 문자가 대·소문자 각각 26자씩 52자만 만들면 되는 것에 비하면 한글은 최소 2350자부터 만들어야 하므로 쉬운 일이 아니다. 한글 자모의 모든 조합을 고려해 만들 경우 최대 1만1172자가 파생되고 여기에 어울리는 알파벳과 기타 기호까지 포함해야 한글 서체 하나가 완성되는 것이다. 쓰는 입장에서는 무료글꼴 파일을 내려받기만 하면 컴퓨터나 스마트폰에서 쉽게 쓸 수 있지만 그 뒤에는 많은 노력이 들어간다. 그럼에도 아름답거나, 읽기 편하거나 또는 정감이 가는 여러 글꼴은 글자를 읽는 맛을 더한다. 디지털 기기를 통해 글을 읽는 비율이 늘어난 이 시대에 오히려 아름다운 글꼴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 것도 인쇄 매체로 글자를 볼 때와는 또 다른 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글 디자인 전문 스타트업인 이도타입의 대표 이도희 디자이너는 “다수의 이용자가 쉽게 받을 수 있는 무료글꼴을 이용하고 있지만 유·무료를 가리지 않고 글꼴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도타입은 심미성과 가독성 가운데 가독성에 보다 중점을 두고 누구나 읽기 편한 글꼴을 만드는 데 주력한다. 여기엔 한글 디자이너들 사이에서는 흔히 ‘부리’라고 부르는 획 끝부분의 ‘삐침’을 쓸지 말지, 각각의 자모 사이 간격은 얼마나 넓힐지 좁힐지, 획마다의 굵기는 어느 수준에 맞출지를 결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나의 가설을 세운 다음에 가설을 검증하는 데 필요한 글꼴 비교군을 만드는 거죠. 그래서 수십명의 사람에게서 얼마나 잘 읽히는지 데이터를 모아요. 단지 디자이너 머릿속에 떠오른 아이디어만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이런 검증 과정을 필수적으로 거쳐요.” 이도희 디자이너는 글꼴 역시 ‘상품’이기 때문에 시장의 수요를 충분히 충족할 수 있게 면밀히 검토한 뒤에야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글자 디자인 듀오 '글자동경'의 한동훈, 오경섭 디자이너가 한글의 조형미를 다양한 각도에서 살려 만든 한글 레터링 모음 / 글자동경 제공 시대 따라 ‘대세 글꼴’ 바뀐다 이렇게 세상으로 나온 각각의 글꼴 역시 시대의 흐름에 따라 유행을 탄다. 한글 글꼴 디자인의 역사는 한자나 알파벳보다 짧지만 그만큼 역동적인 변화를 거쳐왔다. 최근 유행하는 대표적인 글꼴은 ‘격동고딕’, ‘HG꼬딕씨’ 등 네모틀을 꽉 채운 고딕 글꼴이다. 한동훈 디자이너는 “각종 광고나 유튜브에 필요한 주목성 높고 강한 인상의 서체에 이들이 적절히 맞아떨어져 2010년대 초반 이후 지금까지도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며 “서체 유행은 순환하기 때문에 이 흐름에 질리면 다시 새로운 경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모양의 글꼴이 더 널리 쓰일 때는 사회적인 요인도 작용한다. 현재는 ‘부리’가 없는 고딕에 글자마다 면적이 같은 네모틀 글꼴이 유행하지만 1990년대 초에는 탈네모틀이 유행하며 한글 디자인계에도 일대 변혁이 일어났다. 현재까지도 한글 글꼴 디자인 분야에서 상징적인 입지를 지키고 있는 안상수 디자이너의 안상수체를 비롯해 공한체, 샘물체 등이 문민정부의 출범과 맞물려 사회에 불어온 자유화의 바람을 타고 크게 유행했다. 반면 글자를 어떤 매체를 통해 접하는지에 따라 독자들의 선호도가 바뀌는 매체적 요인도 있다. 가령 한자를 보면 갑골문에 글자를 새겨야 하던 시절 등장한 전서와 이후 진나라의 통일왕조 출현 이후 만들어졌다는 예서는 다르다. 예서는 종이가 만들어지기 전 죽간이나 비단에 글씨를 쓰는 상황에 맞게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한자 글꼴로 가장 익숙하게 여겨지는 해서와 행서는 종이에 붓으로 쓰게 되면서 발전한 글꼴이다. 가장 많이 흘려 쓴 초서 역시 마찬가지다. 이러한 차이는 라틴 문자나 키릴 문자 등의 알파벳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사람이 직접 글씨를 필사하고 돌이나 나무에 글자를 새겨넣던 시절보다 아름답게 글자를 꾸미려는 의도로 만들어진 것이 ‘세리프(Serif)’였다. 세리프는 한글이나 한자의 ‘삐침’ 또는 ‘부리’와 비슷하다. 세리프를 쓰지 않은 글꼴을 한데 묶어 ‘산세리프(Sans serif)’로 부르는 것도 세리프의 유무가 알파벳 글꼴의 모양을 좌우하는 가장 대표적인 기준이었기 때문이다. 한때 컴퓨터 화면에서 구현할 수 있는 화소수가 지금만큼 많지 않고 해상도가 낮았던 시절에는 어떤 문자를 막론하고 산세리프의 특성을 가진 글꼴이 화면을 장악했다. 이도희 디자이너는 “인쇄 매체 역시 종이의 질이 좋지 않던 시절엔 잉크가 번지기 때문에 각각의 글자 획이 가늘게 디자인되는 것이 추세였다”며 “그러나 현재는 스마트폰조차 아주 선명한 디스플레이를 달고 나오는지라 이렇게 획이 가늘면 읽을 때 눈이 부시는 단점이 있어 다시 굵은 획 글꼴이 더 나은 가독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손글씨 기초한 ‘자작 글꼴’ 열풍 ‘부리’ 또는 세리프가 달린 글꼴이 다시 주류로 등장하는 데도 글꼴 제작이 이미 디지털 환경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고해상도 화면이 널리 보급된 점이 작용했다. 안상수 한글 디자이너를 비롯해 20여명의 글꼴 전문가들이 네이버와 함께 기획에 들어가 올해 한글날을 맞아 완성본을 공개한 ‘마루 부리’ 5종 글꼴도 부리가 달린 ‘부리꼴(명조체)’ 글꼴이다. 2018년부터 4년간 진행된 이 ‘마루 프로젝트’에 약 6만명이 참여한 결과 부리 없는 ‘민부리꼴(고딕체)’에 편중된 화면용 글꼴을 충분히 벗어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마루 프로젝트 총괄 디렉터를 맡은 안상수 디자이너는 “종이보다 디지털 화면에 익숙한 지금 세대와 미래 세대를 위해 한글의 현대적인 아름다움, 익숙한 가독성을 마루 부리에 담았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손글씨 역시 부리를 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손글씨에 기초한 자작 글꼴의 유행도 비슷한 맥락에서 읽힌다. 자작 글꼴을 만들어 자신의 블로그에서 배포하고 있는 블로거 이현영씨(32)는 간단한 프로그램 사용법만을 익힌 뒤 ‘나만의 글꼴’을 만들었다. 폰트랩 스튜디오나 글립스 같은 전용 프로그램을 갖추면 보다 더 제작이 쉬워진다. 이후 기본적인 한글 글자를 꾸준히 만들어낸 뒤 각각의 글자 원본들을 모아 폰트 파일로 만드는 작업을 거치면 완성된다. 이씨는 “점점 손으로 글씨를 쓸 일이 줄어들고 있어서 인쇄된 글자를 볼 때만이라도 내 원래 글씨를 담았으면 좋겠다 싶어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한글 글꼴 중 가장 고전적인 글꼴이라는 인상을 주는 ‘궁서체’ 역시 조선시대 궁 내부 사람들이 붓글씨로 썼던 ‘궁체’를 바탕으로 만든 글꼴이다. 현재 불고 있는 손글씨 글꼴 열풍의 원조인 셈이다. 붓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획이 특징이어서 진지한 느낌을 준다. ‘신언서판’이라며 사람마다 다른 글씨를 그 사람을 보는 잣대로 쓰던 조상들의 인식 역시 지금과 다르지 않았던 것이다. 한동훈 디자이너는 말했다. “서체에는 그 기원이 일정 부분 드러나게 마련이고, 그런 뉘앙스를 보통 사람들도 어느 정도 느끼니까요.” ※ 이 기사의 본문은 한글날을 기념해 칠곡할매글꼴을 사용했습니다.
칠곡중앙교회 김동식 목사 “인간미 넘치는 교회로 만들어야죠”(2007. 11. 27)
2007. 11. 27 사회
이 교회는 김 목사가 부임한 이후 매년 10%에 달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목회자만 바로 선다면 교회는 물론 지역 전체가 거듭날 수 있습니다. 그만큼 목회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뜻이죠.” 대구지역을 포함, 영남 전체적으로 복음화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좋은 말씀과 친절한 성도들로 소문난 칠곡중앙교회(담임목사 김동식)는 이러한 열악한 상황에서 선교적 사명을 띠고 하나님의 말씀 전달에 치중하고 있다. 2004년 1월 이 교회에 부임한 김동식 담임목사는 교육과 훈련을 통해 지역민들을 건강한 하나님의 자녀로 세우는 데 노력하고 있다. “모든 성도가 정말 열성적이에요. 지역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자발적 도움을 건네는 성도들에게 감사할 따름이죠.” 이 교회는 적은 예산에도 불구하고 선교활동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평상시 제자 훈련을 통해 성도들을 훈련시키고 있으며, 훈련을 받은 성도들을 통해 중국과 캄보디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버마, 감비아, 프랑스 등 전 세계를 무대로 선교사역을 펼치고 있다. 물론 국내 선교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지역사회를 위한 ‘CJ-자원봉사단’을 중심으로 독거어르신과 중증장애우, 결식아동을 위해 밑반찬 제공 및 목욕지원, 응급차량 지원 등의 봉사활동을 행하고 있다. 지역복지관과 양로원, 어린이 보호시설과 연계한 각종 지원도 이뤄지고 있으며, 공부방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교회가 성장하고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지역민들에게 가까이 다가서는 것이 최대 관건입니다. 사회가 발전했다 하더라도 아직도 우리 주위에는 어려운 이웃이 많습니다. 각종 사회봉사단체도 많지만, 교회가 해야 할 역할도 상당 부분 있다고 생각합니다.” 훈련받은 성도들 전 세계 선교사역 이 교회는 다양한 연령층과 직업을 가진 성도들로 구성돼 있다. 특히 30~40대의 장년부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그만큼 교회와 지역을 위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하나님의 ‘일꾼’이 많다는 이야기다. “새 가족이 출석하면 5주간 새 가족 교육을 실시합니다. 확신반(5주)와 성장반(14주) 간의 교육을 통해 성도들이 반드시 알아둬야 할 신앙적 교훈을 배우는 시기죠. 확신반과 성장반 교육을 받은 분들에 한해 제자 훈련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주는데, 제자 훈련을 받은 성도들은 사역 훈련을 통해 교회에서 교육 분야의 리더로도 훈련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소그룹 모임이 체계적으로 구성돼 있어 성도들을 하나님의 방향으로 잘 이끌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바나바교육과 헌신자교육, CJ-뮤직아카데미 등을 통해 성도들의 교육에 집중하고 있는데, CJ-Club에서는 볼링과 축구, 테니스, 탁구, 등산 등 클럽을 통해 성도들이 서로 아름답게 교제하고 있다. 꼭 말씀으로만 하나님의 길로 인도하는 것이 아니라 스포츠나 예술·문화활동 등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건강한 하나님의 자녀로 세우는 데 방법은 무척 다양합니다. 전도와 선교사역으로 하나님의 지상명령을 이뤄나감은 물론, 다양한 활동을 통해 아름다운 교제를 나누고 신나는 신앙생활을 제공하는 것이 목회자로서 해야 할 임무가 아니겠습니까.” 볼링클럽 등 소그룹모임 활성화 3년 전, 김 목사가 이 교회로 부임한 이후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는 게 교회 관계자의 설명. 올해 주일 평균 500여 명에 이르는 성도가 출석하고 있는데, 유·초등부부터 중·고등부, 대학부, 청년부 등 전체적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인간미가 넘치는 교회가 저와 교회가 추구하는 목표입니다. 목회자나 사역자라고 해서 권위의식을 가지고 있는 구성원은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나님 아래 모두 평등하고 존중할 줄 아는 사이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성도들을 대할 때는 물론 불신자라 할지라도 존중해줌으로써 인간미가 넘치는 교회의 모습을 지향하고 있죠.” 그는 대구·경북지역의 교회들이 대체적으로 연합이 잘 되지 않는 이유가 지역적 특색이 강하게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경기권이나 다른 지역에 비해 교회간 연합이 다소 어려운 이유는 경상도만의 특성이 짙게 배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젊은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활동적이고 개방적인 목회철학과 방식을 전개함으로써 점차 나아지는 것 같아 다행스럽게 여깁니다.” 또 대형 교회의 역할에 대해서는 “개척교회나 어려움에 처한 교회 지원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목회자가 올바른 목회철학과 신념을 지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회 내에서부터 지역을 뛰어넘어 국가와 세계를 향해 발돋움할 수 있는 건강한 교회로 만들고 싶습니다. 바로 이러한 것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교회의 모습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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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카, ‘칠곡군 성추행 사건’ 미확인 보도 자제 요청
2020. 05. 05 17:23 화제
코이카(KOICA)가 최근 발생한 ‘30대 여성 봉사단원에 대한 경북 칠곡군 공무원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무분별한 언론보도 자제를 요청했다. 최근 몇몇 언론들은 “경북 칠곡군의 한 공무원이 코로나19 방역봉사를 하러 온 코이카 30대 여성 봉사단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직위 해제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언론들에 따르면 칠곡군 모 읍사무소에 근무하는 공무원 A씨가 지난달 17일 한 식당에서 코로나19 방역봉사차 칠곡군에 온 코이카 봉사단원 B씨 등과 술을 겸한 저녁식사를 한 뒤 돌아가는 길에 B씨에게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했다는 것이다. 국가재난 상황에서 벌어진 이 같은 불미스러운 사태로 A씨는 결국 직위해제됐다. 하지만 이로 인해 언론이 피해자의 나이나 직업 등 미확인 정보를 무분별하게 퍼뜨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코이카는 “과거 해외봉사활동 수행에 이어서 이번 코로나19 피해지역의 방역봉사활동을 위해 수고와 희생을 아끼지 않은 피해자에게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면서 “해당 피해자에 대한 보호가 최우선이라 생각하며, 해당 피해자가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모든 조치와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아울러 추측성 보도나 잘못된 보도를 통해 피해자가 추가적인 2차 피해를 입지 않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코이카는 “일부 언론에 자원봉사자인 피해자에 대해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나이와 직업 등 미확인된 내용이 반복적으로 보도되고 있다”며 “신분을 유추할 수 있는 보도나 미확인된 보도는 피해자뿐 아니라 순수하게 코로나19 방역봉사를 위해 칠곡군으로 떠났던 다른 자원봉사자분들에게도 마음의 상처를 줄 수 있다. 피해자에게 추가적인 2차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대한 인권을 보호해 주기를 언론사에 간곡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코이카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철저한 진상조사는 물론 관련자의 형사처벌 등 강력한 책임규명을 칠곡군에 요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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